자살포기자의 일기 (young and foolish part 1)
도서정보 : 탁희정 | 2023-07-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왜 살아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난 계속 살아갈 수 없어!
회사를 그만두던 그날부터, 삶과 죽음에 대한 91년생 락키드의 치열한 고찰이 시작되었다.
<자포자기. 물음의 시작. 첫 번째 이야기>
요즘의 나는
높은 곳에선 떨어지고 싶다고 한다.
봉을 보면 목 매고 싶다고 한다.
유연제를 보면 마시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보고 싶은 사람도 많고
그리운 사람도 많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관계들도 있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관계들도 있다
그 사이에서 줄을 탄다
죽거나 버티거나
둘 중에 하나를 못 해서 이도 저도 아닌 채 미쳐가는 것 같다.
나는 정말정말 힘든 걸까?
뭐가 그렇게 힘든 건가?
구매가격 : 10,080 원
무대는 거리, 공연은 지금, 나는 마술사입니다 : 세상을 무대로 마술하는 자유로운 영혼, 그 삶의 기록
도서정보 : 김광중 | 2023-07-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 책 『무대는 거리, 공연은 지금, 나는 마술사입니다』는 고등학교 시절,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어 시작한 마술로 세계를 순회하는 거리예술가가 된 퍼포먼서의 이야기다. 그가 버스커로서 그리고 공연예술가로서의 시간을 정리해 보고 싶었던 지난 몇 년 간 했던 고민의 결과물이자, 부모님의 보살핌이 필요하던 작은 존재가 한 명의 사람으로 성장하기까지 좌충우돌한 스토리, 그리고 버스킹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일상이 담겨 있다. 그래서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어, 나도 그랬는데’라는 정도로, 혹은 ‘이런 경험도 했구나’ 하면서 여유를 느끼게 된다.
[북 트레일러]
https://youtu.be/AWBpaZifZVE
구매가격 : 10,500 원
그래도 살아남아 사랑해야 한다
도서정보 : 윤일현 | 2023-07-1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난 3년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바깥 활동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살았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밤의 적막뿐만 아니라 대낮의 고요에도 익숙해졌다. 눈이 피곤하면 습관적으로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6월의 뜨락에 활짝 핀 수국, 버들마편초, 수레국화, 초롱꽃, 사파이어세이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꽃들은 흔들리다가 어느 순간 잠시 정지한다. 나비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원하는 곳에 내려앉는다. 그 단조로운 반복이 참 보기 좋다.
몸이 굳지 않도록 강변을 걷는다. 마음의 경직을 막기 위해 읽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나를 흔드는 작업이다. 고통스럽지만, 이리저리 흔들다 보면, 어느 순간 나비 한 마리 내 가슴 속에 깃드는 것을 느낀다. 읽고 쓰는 이유다.
위선과 허위, 몰염치와 몰상식의 시대다. 상식은 극복과 존중의 대상이다. 상식에 도전하기 위해 시를 쓰고, 상식을 조롱하는 시대와 맞서기 위해 산문을 쓴다.
구매가격 : 9,000 원
내 삶을 구한 일곱 번의 만남
도서정보 : 캐럴 스미스 | 2023-07-1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열정, 용기, 유머감각, 수용력, 희망…
일곱 살 난 아들의 죽음 이후,
슬픔의 강을 건너며 건져올린 내 인생의 선물
“아들이 갑작스럽게 죽던 날, 나는 작별인사도 건네지 못했다.” 이 책은 삶의 변곡점을 지난 사람들의 일곱 가지 이야기를 통해 트라우마와 슬픔과 함께 사랑과 삶, 끈기와 즐거움을 생생히 전한다. 삶과 죽음은 늘 우리 지척에 있으나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이 책의 저자 캐럴 스미스의 인생은 어느 날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무너져내린다. 일곱 살 난 외동아들의 죽음을 부정도 하고, ‘그때 그랬더라면’ 하며 수없이 자책도 하지만 아들 없이도 삶은 계속된다. 한 해, 두 해 지나 이제 그만 애도를 끝냈으면 하는 주변의 시선에도 아들의 흔적을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다.
막막한 나날 속에서 그에게 살아갈 힘을, 삶의 희망을 되찾아준 것은 자신처럼 인생이 극적으로 뒤바뀐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저자는 기자로 퓰리처상 후보에 일곱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취재차 선천성 조로증, 화상 사고, 사지 절단 사고, 뇌졸중 등 뜻하지 않게 인생이 바뀐 사람을 만났다. 그러면서 그들의 삶에 스며들어 열정, 용기, 유머감각, 수용력 등 생존과 변화의 비밀을 배우고 서서히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제각기 고난을 헤쳐간 사람들의 인생 여정과 20년이 흘러 마침내 아들의 죽음을 대면한 자신의 이야기를 솜씨 좋게 엮어냄으로써 상실을 경험한 모든 이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한다. 삶의 목적을 재설정하고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내면의 힘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고통은 우리를 끊임없이 가르친다
유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자신만의 사연을 하나쯤 가지고 있다. 저자는 비범함과 평범함이 어우러진, 삶의 특이한 전환점을 맞이한 사람을 찾아내 몇 달 동안 그를 밀착 취재해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전서에 소개한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 합참의장 자리까지 올랐으나 뇌졸중이라는 매우 평범한 의학적 재앙에 직면한 섈리캐슈빌리 장군,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선천성 조로증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질병과 맞서 싸우는 소년 세스, 베링해의 고기잡이배에서 일하던 중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로즈, 호스피스 간호사로서 평생 죽음을 지켜보다가 유방암에 걸린 제리, 간호병으로 제1차세계대전에 참전해 숱한 죽음을 접한 로라 등 이 책에서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예기치 못한 현실에 직면한다.
어떤 경험을 했든 모든 흉터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식의 죽음이라는 상상 가능한 최악의 슬픔을 겪고 슬픔에 파묻혀 지낸 저자는 ‘일곱 번의 만남’을 통해 자신만 비통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저마다 ‘슬픔의 지문’을 가졌다는 걸 깨닫는다. 또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마음을 여는 일의 중요성도 배운다. 힘든 상황을 각자의 방식대로 헤쳐온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저자는 상실을 겪은 후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그리고 끝내 사라지지 않는 희망을 배운다. 성장과 새로운 시작에서 오는 ‘좋은 고통’ 그리고 파멸과 고립으로 인한 ‘나쁜 고통’을 구분 짓고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는 힘을 얻는다.
슬픔의 터널 끝에 마침내 발견한 희망
“자녀가 있으세요?” 이 질문은 우리 일상에 지뢰처럼 도사린다. 누군가 이렇게 물을 때면 저자는 고민에 빠진다. 아이가 있다고 답하면 아들의 죽음을 부연해야 할 것 같고, 아이가 없다고 답하면 아들의 삶을 부정하는 것만 같아서다. 고민 끝에 아이가 없다며 입을 다물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자 정체성이 흔들린다. 7년간 아들을 키우며 ‘엄마’로 성장한 자신과 아들을 잃은 자신을 어떻게 통합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그는 ‘일곱 번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는 새로운 관점을 익힌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집중해 자기 내면의 강인함을 확인한 안면 화상 환자 존과 빌리를 통해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의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음을 배운다. 정체성만 찾은 게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려면 때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함도 깨닫는다. 처음에는 아들 또래 근처에도 못 갔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기사화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도 단어로 옮기고, 자신의 트라우마도 재현해 마침내 아들의 죽음을 대면하고 성장해간다. 죄책감 없이 다시 예전처럼 웃고, 사랑하고, 삶을 즐기면서도 아들을 잊지 않는, 슬픔과 동행하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슬픔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기쁨을 선택할 수는 있다. 불가항력적인 상황 속에서 우리 인생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며 원망하고 좌절하기보다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힘. 『내 삶을 구한 일곱 번의 만남』 속 사람들은 그 힘을 보여준다. 일상 속에서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듯 이 책을 통해 평범한 기적으로 가득찬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1,900 원
다른 곳에서 온 언어
도서정보 : 미즈바야시 아키라 | 2023-07-1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70년대 일본에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모국의 관용어가 가한 '언어의 질병'에 짓눌려 숨이 막힌다. 자기 나라의 언어는 보수주의로 마비되고 소비자 운동의 지령에 의해 타락했으며 68의 교조적 강령들을 광적으로 모방함으로써 경직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굉장히 외롭다고 느낀다. 그리고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의 내면의 무언가가 어떤 실존을 열망하지만 그 수단이 결여 되어 있다. 사유의 도구,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막연한 생각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 거기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자기만의 언어가 필요하다. 그게 프랑스어가 될 것이다." - 다니엘 페나크
『다른 곳에서 온 언어』는 일본 출신의 작가이자 번역가, 도쿄의 소피아대학에서 프랑스어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교수인 고전문학자 미즈바야시 아키라의 에세이다. 프랑스어 학습 과정과 그에 따른 개인적인 여정을 깊이 탐구한 자서전인 이 책은 프랑스어에 대한 미즈바야시의 애정과 그로 인한 변화, 그리고 자아의 발견과 성장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국어’인 일본어를 떠나, 프랑스어를 자신의 ‘아버지의 언어’로 묘사하며, 언어가 그의 삶과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깊이 고찰한 이 작품은 미즈바야시가 프랑스로 유학하고 학문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의 성공과 실패, 어려움과 희망, 그리고 자아의 탐색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예술적이고 섬세한 문체로 언어의 아름다움과 힘을 감각적으로 전달한 이 책에서 그는 프랑스어를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 작품과 같은 아름다움과 감동을 지닌 존재로 묘사하며, 언어의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경험인지를 이야기한다. 그의 문학적인 표현력과 섬세한 묘사는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자아의 성장과 언어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찰을 이끌어낸다.
『다른 곳에서 온 언어』는 2011년 아카데미 프랑세즈상,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 보급에 수여하는 레이온느망상, 프랑스어 작가연합상, 그리고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구매가격 : 11,200 원
여름 외투(시인선 193)
도서정보 : 김은지 | 2023-07-0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어떤 문장은
마치 유일한 열쇠처럼
비로소 어떤 상태를 이해한 느낌을 준다”
낯익은 일상 속 숨은 빛을 찾아내는 섬세한 감각,
추운 이들의 어깨를 감싸주는 따뜻한 속삭임
작은 목소리를 지닌 존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평범한 단어들에서 반짝이는 의미를 포착해내는 김은지 시인의 세번째 시집 『여름 외투』가 문학동네시인선 193번으로 출간되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은지는 첫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디자인이음, 2019)와 두번째 시집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걷는사람, 2019)를 통해 “시의 공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시 속의 공간으로 함께 걸어가기 위한 곁을 생각하고 있”(시인 육호수)는 시인이며, “김은지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시를 좋아”한다. 그게 시를 쓰는 사람에게 얼마나 위안을 주는지 모른다”(시인 서효인)는 동료들의 애정어린 평을 받은 바 있다.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은 자칫 심상하게 넘길 수 있는 일상의 사물과 순간들을 주의깊게 들여다보며 앞으로 어떤 시를 지향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작가론적 대답이 담긴 시집이다.
김은지가 사용하는 시어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바람에 꿀이 든 것 같은 날씨”(「여름 외투」)를 만끽하고 “자전거를 타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면 되는/ 세계에 대해”(「어제 새를 봤어」)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일상에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찾아낼 줄 아는 김은지의 문장을 통과하면 그 단어들에서는 은은한 빛이 새어나온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화려하게 꾸며진 일상을 자주 마주하는 우리에게 김은지의 시에서 그려지는 평범한 일상은 오히려 새롭게 느껴진다. 반복되는 일상을 무료하거나 시시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일상을 사랑하는 김은지의 시를 읽고 있으면 우리는 “나에게도/ 똑같은 일이 있었어요”(「밥을 먹는다」)라고 중얼거리는 동시에 “마치 유일한 열쇠처럼/ 비로소 어떤 상태를 이해한 느낌”(「가게 보기」)을 받게 된다.
이렇듯 김은지가 일상의 틈새에서 시를 길어올리고 작은 단어들에서도 시를 발견해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시인이 매순간 시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치볶음밥을 먹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시인은 “밤이 깊어 날짜”가 바뀌면 시인은 “읽고 싶던 시집의 비닐을 뜯어/ 제목에 끌린 시를 몇 편 읽다가/ 아, 맞다 나/ 시 써야 해”(「아, 맞다 나 시 써야 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시인은 사람과 친해지는 일에 대해 생각하다가도 “누가 누구와 친해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시가 달라진다면// 아무래도 조금은/ 달라지겠지 그렇다면/ 누구랑 친해지지”(「슬픔과 기쁨의 개 인사」)같이 시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을 이어나간다. 이처럼 김은지에게 시를 쓰거나 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일상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구매가격 : 8,400 원
전쟁 같은 맛
도서정보 : 그레이스 M. 조 | 2023-07-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2021년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
『타임TIME』, NPR 2021년 ‘올해의 책’
한국전쟁, 기지촌 생활, 미국 이민과 조현병 경험
폭력과 트라우마 속에서도
생의 조건과 정신의 고통을 뛰어넘는 존재였던
어머니 ‘군자’의 삶과 영혼을 되살려낸 회고록
1986년. 열다섯 살 되던 해, 그레이스는 세상 가장 중요한 이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과정을 목도한다. 그 사람은 ‘군자’, 1941년 한국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 기지촌에서 일하다 미국으로 이주해 험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낸 생존자이자, 이 책의 저자 그레이스 M. 조를 낳고 기른 여성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야성미와 카리스마가 넘쳤던 군자, 동포를 보살피고 마을을 먹여 살렸던 그는 어느 날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더니 세상에 문을 닫고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채 소파에 틀어박혀버렸다. 모든 것을 바꿔버린 군자의 사회적 죽음은 조현병이란 이름으로 찾아왔다. 트라우마를 안고 명문대에 입학해 자유와 지성의 세계에서 학자가 된 그레이스는 ‘군자’로 대표되는 전후 한인 이주여성의 기구한 삶의 궤적과 지독한 병의 뿌리를 연구했다. 그리고 2008년 갑작스레 찾아온 모친의 물리적 죽음 이후, 다시 그 생애를 새롭게 복기하기 시작했다. ‘그레이스야, 나 기억나지?’ 군자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고, 거기에 귀를 기울이자 스스로 침묵을 깨고 이야기가 된 한 생애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쟁 같은 맛Tastes Like War』은 첫 책 출간 후 어머니의 때 이른 죽음이 새롭게 되살려낸 기억 속에서 필연적으로 쓰인 ‘속편’이라고 저자는 고백한다. 전쟁에서 생존한 한국계 미국인 가족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이자, ‘전쟁 신부’ ‘성매매’ ‘조현병’이라는 낙인 속에 살다 간 모친에 대한 회고록인 이 책은, 그래서 한편으로 어머니 ‘군자’의 도전과 분투를 기록하고 그 굴곡진 삶의 의미를 써 내려간 평전이기도 하다. 여기서 그 생애는 참혹한 나날을 보내다 고독하게 생을 마감한 이름 없는 여자의 일생이 아니라,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하에서 전쟁이란 사건을 겪고 거기서 살아남아 국가가 주도한 성매매 사업으로 기지촌에서 일했고, 사회적 낙인으로 추방되어 간 미국 땅에서 식민주의의 유산과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삶터를 일구었으며, 지독한 정신질환을 앓으면서도 소박하고 다정했던 시절의 저력으로 생의 의지를 붙들며 사랑을 기억하고 간직하고자 했던 한국인 ‘군자’의 일대기로 그려진다. 번역되어 이 땅에 돌아온 모녀의 이야기를 우리가 우리 자신의 역사로 맞아들이고 환대하게 되는 이유다.
구매가격 : 15,400 원
그럴 수 있어
도서정보 : 양희은 | 2023-07-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생도, 관계도, 시련도 끌어안아버리는 그 말,
“그럴 수 있어!”
더 깊은 이야기로 돌아온 양희은의 신작 에세이 大출간
성시경, 잔나비 최정훈, 박미선, 서명숙 작가의 강력 추천
70년을 넘게 산 이가 쓴 글은 귀하다. 세월의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가슴 아픈 이별도 숱하게 겪고, 죽음 앞까지 갔다가 온 이가 이렇게 말한다.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로 큰 울림을 준 양희은이 더 깊은 이야기로 들고 2년 만에 돌아왔다. 양희은의 글은 특별하다. 함부로 누군가를 위로하지 않고, 섣부르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느새 내린 가랑비에 완전히 젖어들 듯 그의 덤덤한 사색은 우리 안에 서글픔을 찾아 축축하게 적시며 인생의 어떤 시간들을 반추하게 만든다. 이번 책에서는 나이 들어감을 넘어 이별에 더 한발 가까이 다가선다. 자신의 이별 준비 노트를 쓰고, 가장 가까웠던 친구의 이별 전화를 받고 하늘이 더없이 맑아 통일전망대에서 개성 송악산이 보였다는 어떤 날에 목 놓아 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이별을 겪을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막혀서 한강 둔치를 하염없이 걷고 봄이 겨울을 밀어내듯 슬픔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순전한 인내는 마음을 깊게 파고든다.
53년이 넘는 자신의 음악 인생을 일흔셋의 양희은 시점에서 해석해 들려주는 부분 또한 압권이다. 그의 이름 뒤에 대명사처럼 따라 붙는 데뷔곡 〈아침 이슬〉을 두고 훗날 ‘이것이 노래의 사회성이구나!’ 깨달은 수년간의 이야기는 양희은이라는 가수가 한국의 대중음악사에서 어떤 가수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선후배 여성 가수들에게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글에서는 시스터후드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음의 상처로, 누군가를 향한 끝 간 데 없는 미움으로, 육체의 질병으로 스무 살의 양희은처럼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조언 대신 그 시기를 지나온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양희은식 위로를 보낸다. 이래라저래라보다 “그래, 나 그거 알아. 너도 그랬구나” 하는 한마디가 훨씬 힘이 세다. 하늘에서 느닷없는 똥바가지가 떨어졌고 하필 그 자리에 있어 맞은 것뿐, 그러니 “네 잘못 아니야. 고개 빳빳이 들고 다녀!”라고 양희은은 말한다. 마음이 가라앉은 날에는, 기대고 싶은 친구가 필요한 날에는 이 책을 펼쳐야 한다, 절대!
구매가격 : 11,800 원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
도서정보 : 스테파니 그린 | 2023-07-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제 소원은 죽음입니다”
캐나다 최초로 조력 사망이 실행되던 해,
한 의사가 써내려간 특별한 기록
2022년 9월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대표 주자,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죽음(향년 91세)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그가 여생을 보내던 스위스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은 약물을 직접 복용해 사망하는, 이른바 ‘조력 자살’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뇌졸중으로 투병을 이어온 배우 알랭 들롱 또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길 원한다며,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전한다. 우리는 어떤가. 스위스 디그니타스(비영리 조력 사망 지원단체)에 따르면 2022년까지 조력 자살을 선택한 한국인은 3명이며 100여 명 남짓한 신청자들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국회에서도 ‘조력존엄사법’이 발의되어(2022년 6월, 안규백 의원) 조력 자살을 둘러싼 국내의 논의에 불을 지폈다.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 제목처럼 죽음은 마침내 ‘네 멋대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된 것일까? 유명인의 죽음이나 법안 발의를 계기로 하지 않더라도 삶의 끝을 통제하고 싶다는 바람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일 것이다. 우리는 죽어가는 순간 어디에 머물지, 누구와 함께 있을지, 어떤 대화를 나눌지 결정할 수 있다면 삶의 마지막을 마주하는 고통을 덜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법안에 대한 압도적인 찬성률(82퍼센트)에도 불구하고 조력 사망 제도화를 둘러싼 우려도 여전하다. 자칫 생명의 ‘존엄성’을 침해하며 의료취약 계층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모두에게 평등하고 ‘존엄한 죽음’은 불가능한 것일까?
2016년 캐나다 최초로 조력 사망 회복 불가능한 말기 환자 등 특정 요건에 부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주입을 비롯 의료진의 도움을 통해 이르게 하는 사망. 캐나다 의료계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 용어는 의료조력 사망MAiD(Medical Assistance in Dying)이다.
이 실행되던 해, 그 최전선에 있던 스테파니 그린 박사가 쓴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는 의료조력 사망MAiD의 근접 관찰 보고서로서, 특별한 죽음의 현장을 생생히 전한다. 환자들이 이러한 죽음의 방식을 원하는 이유에서 신청 기준, 시행 절차, 임종의 모습 등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나아가 생경한 작별의 순간을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 그 속에서 차오른 복잡다단한 감정이 저자의 개인사와 함께 촘촘히 직조된 이 책은 논쟁적인 주제를 충실히 다룬 논픽션이자 잘 쓰인 에세이로도 손색이 없다. 그린 박사는 독자들을 자신이 자리한 방으로 데려가 환자, 의료인, 스스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죽음을 보는 시각뿐 아니라 실행에 관한 현실적 문제, 의료윤리 등의 맥락을 두루 살피게 한다. 그가 기록한 성공과 시행착오, 의의와 우려는 안락사 제도화 이전 우리가 살필 풍성한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내 환자들 대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다. 나는 그들이 나눈 기이한 마지막 대화, 남편과 아내가 속삭인 사랑의 말들, 엄마와 자식의 눈물 어린 작별, 조부모가 손주에게 한 마지막 조언의 목격자였다. 환자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가족이 모여서 건배하는 가운데 자기 삶의 궤적을 회상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사람은 자신이 죽을 날짜와 시간을 알면 마지막 말과 행동을 심사숙고해서 계획할 수 있다. _「들어가며」(16쪽)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실행되는가?
의료조력 사망 제도 최전선의 생생한 이야기
MAiD가 합법화되기까지 캐나다 또한 조력 사망을 둘러싼 소송과 판결, 논쟁의 긴 여정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린 박사는 자신의 의대생 시절부터 전문의로서 경력을 쌓아온 현재까지 조력 사망 합법화의 주요 국면을 마련한 사건들을 전하며 이를 보는 자신의 관점과 여론의 변화를 중계한다. 1992년 루게릭병을 앓던 수 로드리게스는 조력 사망을 금지하는 법에 이의를 제기하며 발언을 담은 영상―“내가 나의 죽음에 동의할 수 없다면 이 몸은 누구의 몸이란 말입니까? 누가 내 생명을 소유하고 있는 거죠?”―을 캐나다 의회에 보냈지만 그의 의견은 수용되지 않았다. 2000년대로 넘어온 시점에는 케이 카터 사건으로 캐나다 전역이 떠들썩했는데, 척추관 협착증을 앓던 그는 이 병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유발한다며, 삶에 통제권을 갖겠다고 선언하고 2010년 스위스로 건너가 조력 사망을 맞이한다. 이후에도 글로리아 테일러 소송 등 여러 사건을 목도하며 대중의 감정은 변화했고 마침내 대법원은 2016년 카터 판결로써 조력 사망 금지 조항을 폐지한다. 그렇다면 MAiD는 원하는 사람 누구나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인가?
캐나다 법은 MAiD 적합성을 엄격하게 규정한다. MAiD를 받기 위한 요건 중 ‘위중하고 치료 불가능한’ 질병을 앓아야 한다는 것이 있는데, ‘위중하다grievous’라는 말은 극히 심각하고 기능에 의미심장한 쇠퇴가 있는 상태를 뜻하고, ‘치료 불가능한irremediable’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치료가 안 된다는 뜻이다.
이는 환자가 고통을 견딜 수 없어하고 자연사가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할 것을 포함한다. 이런 기준이 법률에 명시되었고, 그것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취약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시행되어왔다._「첫번째 환자, 하비」(29쪽)
조력 사망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를 선택할 수 있으리라는 점이다. 하지만 캐나다를 비롯해 이를 제도화한 여러 국가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캐나다의 경우 환자가 18세 이상이어야 하며, 의사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고, ‘위중하고 치료 불가능한’ 고통을 겪고 있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실제로 그린 박사가 만난 환자의 65퍼센트 이상이 전이성 말기 암 환자였다). 환자가 MAiD를 신청하면 조력 사망 전문의는 적합성 여부를 심사하며, 그가 조건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10일간의 숙려 기간과 절차 직전 최종 동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행 초기의 혼돈은 불가피한 것이어서 조력 사망 전문의들 가운데에서도 ‘무엇이 위중하고 치료 불가능한 고통인가?’에 대해 이견은 존재해왔다. 또한 환자가 명백히 기준을 충족한다 해도 실행 과정에서 난관도 뒤따른다. 가령 MAiD에 거부감을 가진 약사들이 약물 조제를 거부하거나 2차 의료기관의 의료인이 소견서 작성에 비협조적인 경우 등이다. 이러한 어려움에 부딪히면서도 그린 박사가 점차 MAiD 일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동료 의사들과의 협력뿐 아니라 환자들의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충만한 경험 덕분이었다.
남은 생의 의미를 상실하지 않도록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다
“선생님은 어머니께 우리 중 누구도 줄 수 없는 것을 주셨어요”
사람들이 조력 사망을 원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질병으로 인한 극한의 통증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일까? 더이상 회복될 가망이 없을 때일까? 혹은 알츠하이머 등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될 때일까?
그린 박사의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이 삶을 끝내고 싶어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육체적 고통보다는 자율성과 자존감을 잃은 것과 관련된다. 누군가의 돌봄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 삶에 의미나 기쁨을 주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것에서 깊은 회의를 느낀다는 것이다. 말기 환자들은 삶이 죽음보다 고통스러울 뿐이라면 평온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고, 의식이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죽고 싶다고 말한다. 폐암 환자로 화학요법을 3차까지 시도했지만 온몸이 혹으로 뒤덮인 채 ‘총체적 통증 위기’에 시달리던 레이는 죽음을 원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통증 완화 관리를 받고 있으면서도, 병세가 악화되어 의식 없는 상태로 시간을 끌다 죽는 상황을 그는 극도로 두려워했다. 다행히 레이는 조력 사망 기준에 부합했고 호스피스 병동 루프탑으로 침상을 옮겨 가까운 친구 3명 곁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다.
간부전, 다발성 경화증, 흑색종 등 그린 박사가 만난 환자들이 앓는 질병은 다양했지만 이들이 조력 사망 적합자임을 알게 된 순간 보인 반응은 공통적이었다. 삶의 끝에 통제력을 갖게 되자 그들의 고통은 줄어들었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남은 삶을 사는 데 집중하게 된다는 점이다. 예정된 죽음 앞에 떠나온 삶을 충만하게 수용하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며 저자는 말한다. “MAiD는 죽음에 관한 것이라기보다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에서 조력 사망 전문의로
스테파니 그린 박사가 함께한 환자들의 마지막
준비된 애도는 상실의 고통을 덜어준다
흥미롭게도 저자 스테파니 그린은 이 일을 하기 전 응급 대기를 하며 아이를 받아온 산부인과 전문의였다. 삶을 향한 여정을 돕던 그가 정반대로 죽음을 향한 여정을 돕게 된 것은 운명이었을까. 생명의 탄생을 지켜본 그린 박사였기에 생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경험은 훨씬 강렬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죽음의 과정을 돕는 독특한 위치의 외부인으로서, 내밀한 임종 현장을 목격하며 그가 기록한 환자들의 마지막은 저마다 개인의 삶을 요약하는 한 편의 드라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 곁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환자들, 황망해하면서도 죽음을 마주한 이에게 사랑을 표하고 그를 필사적으로 기억하려는 몸짓들…… 케이티의 가족은 그녀를 기억할 물건이나 일화를 돌아가며 소리 내어 말하는 의식을 치렀고, 리처드의 아내 메그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 키스하며 남편의 몸을 품은 채 그를 떠나보냈다.
물론 마지막 순간이 모두 화해와 추억이 오가는 아름다운 자리만은 아니다. 헬렌은 자신이 키워온 손자의 막돼먹은 행실에 분노하며 임종의 순간에도 입바른 말을 하고 “건실하게 살라!”고 훈계한다. 앤이 약물 주입 후 약간의 의식이 남았을 때 그의 딸 질은 또렷하게 말한다. “용서할게요, 엄마, 그 모든 것을.” 분명한 것은 이러한 갈등을 드러내는 것조차 준비된 죽음이기에 허락될 수 있으며, 고유한 마지막 순간들은 그린 박사에게 잊지 못할 소회를 남긴다는 점이다.
삶을 완성할 인간다운 죽음을 향하여
더 나은 죽음을 제도화하기 위하여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결정된 이후 2023년 현재까지 160만여 명이 연명의료 중단 의향서를 등록했지만, 우리 사회 내, 더 나은 죽음을 향한 논의는 아직 더디다. 말기 질환으로 삶이 산산이 조각나버린 환자에게 삶의 마지막 통제권을 줄 수는 없는 것일까? 조력 사망이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존엄한 마지막을 위한 윤리적, 제도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삶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한 아주 특별한 선택들이 담긴 이 책은 인간다운 죽음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게 할 디딤돌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13,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