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먹을 것인가

도서정보 : 캐롤린 스틸 | 2023-0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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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린 스틸은 도시의 식생활이 오랜 시간에 걸쳐 문명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살펴왔다. 땅과 바다에서 시작해 도로와 철도를 거쳐 시장과 부엌, 식탁, 마지막에는 폐기물 처리장으로 이어지는 음식의 여정을 따라가며 각 단계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형성했는지에 주목해왔다. 이 과정을 통해 캐롤린 스틸은 음식이 우리 존재의 사실상 거의 모든 측면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밝히며, 이 책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시토피아(Sitopia: 그리스어 ‘음식(sitos)’과 ‘장소(topos)’의 합성어), 즉 우리가 ‘음식으로 형성된 세계’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캐롤린 스틸은 왜 음식에 주목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행동해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음식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조상이 인간으로 진화하기 훨씬 이전부터 음식은 우리의 몸과 습성, 사회와 환경을 형성해왔다고 캐롤린 스틸은 이야기한다. 음식이 미치는 영향력은 워낙 광범위하고도 심원하기 때문에 그 실체를 제대로 바라보기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의 얼굴처럼 익숙하다고 볼 수 있다. 음식은 훌륭한 매개체이자 삶의 질료이며 가장 손쉬운 삶의 비유다. 이렇게 다양한 세계와 사상을 아우르는 포용력 때문에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삶을 변모시킬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구매가격 : 22,400 원

수필을 어떻게 쓸 것인가?

도서정보 : 김병기 | 2023-0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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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극적인 스토리가 전개되거나 인문서처럼 방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왜 수필 또는 에세이를 즐겨 읽을까? 그것은 아마도 공감대일 것이다. 저자의 인간적인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는 문학인 만큼 꾸밈없이 진솔한 문장을 읽고 있으면 오랜 친구를 편안히 조우하듯 글 안에서 위안을 얻는다. ‘감동은 진솔한 데서 오며, 진솔함은 소박한 문장에서 빛이 난다.’라는 말처럼 한 사람의 체험이 녹아있는 진짜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구매가격 : 2,000 원

공무원 좋지. 뭐? 법원직? 일단 이거 읽어봐!

도서정보 : 이승훈 | 2023-02-1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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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법원직 공무원 시험 수험 생활을 하기 전이자 의무소방원으로서 전환복무를 하던 어느 날. 한 소방관분께서 저에게 전역하면 무엇을 할 거냐고 물으셨습니다.



저 : 공무원 하려고 합니다.

반장님 : 공무원 좋지. 어디? 소방?

저 : 법원직 준비하려고 합니다.

반장님 : 뭐? 법원직? 잠깐 여기 앉아봐!



하고 저와 법원직에 관한 짧은 대화를 나눈 일이 있었습니다.



다만 위의 대화를 통해 따로 법원직 수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전역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중에 따로 법원직 수험 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매체가 없다시피 했으니까요. 학원의 합격 수기나, 인터넷에 떠도는 개인의 경험을 쓴 게시글 정도는 있었지만 제가 원하는 전반적인 정보를 담은 것은 없었습니다. 법원에 근무하시는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법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저에게 수험 생활은 시작 전부터 장님이 코끼리 설명하는 것과 별다르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저와 같은 막막함을 겪을 후배 실무관님들이 수험 생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하찮은 내 글이라도 작은 도움이 되진 않을까 싶어, 비 수험생일지라도 이 글을 통해 누군가가 법원직 수험 생활을 간접 경험하며 재미를 느끼고 어떤 부분은 공감도 해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썼습니다.



이 글은 제 수험 생활 경험을 기반으로 쓴 것이기에 어떤 부분에서든 독자분께서 아는 사실과 다르거나 그에 대한 평가가 잘못됐다면, 제 실수입니다. 다만 이 글의 취지가 제 수험 생활 경험을 전달하는 것뿐인 만큼 조금의 악의도 없음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제가 법원직을 궁금해하는 독자분들에게 위의 반장님처럼 이 책의 제목으로써 대화의 서두를 떼려고 합니다.



부디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 책을 읽는 분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구매가격 : 3,000 원

이토록 낚시가 좋아지는 순간

도서정보 : 전명원 | 2023-0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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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플라이 낚시꾼이라면
‘catch and release’
낚시를 하며 맞이하는 적요의 순간,
잠시 인생의 페달을 멈추는 순간이다.

물가로 떠나는 이른 새벽의 고요가 얼마나 벅찬지, 밤의 고속도로에서 내 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얼마나 예쁘게 퍼져나가는지, 이런 것도 꼭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낚시의 하루가 내게 남겨준 소중한 단상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 중-

구매가격 : 14,800 원

오늘도 별일 없었어요

도서정보 : 캐스린 니콜라이 | 2023-02-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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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다운로드 수 6500만 회 이상,
전 세계 수많은 청취자들에게 꿀잠을 선사해온 ‘숙면용’ 인기 팟캐스트
〈오늘도 별일 없었어요〉
일러스트와 함께 책으로 재탄생!

밤이 되었습니다.
잠들지 못한 분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주세요.
'별일 없는 동네'에 입장할 시간입니다.

우리가 잠자리에 누워서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유는, 각종 전자기기와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우리의 뇌가 빠르게 ‘자는 모드’로 전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뇌에게 오늘 일은 모두 끝났고 이제 잠을 자야 할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는 낮에 반복하던 활동의 고리를 확실히 끊고 경계를 그어야 해요. 취침해야 하는 시각 삼십 분 전에는 전자기기를 모두 끄거나 무음으로 전환한 뒤 ‘수면 준비 의식’을 치르는 게 좋아요. 양치질이나 세수, 다음날 입을 옷 꺼내놓기, 따뜻한 차 마시기 등 간단한 루틴을 정해놓고 스스로에게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죠. 그리고 방의 조도와 온도 등 수면 환경을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조정한 뒤 자리에 누워 온몸에 힘을 뺍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여러분은 ‘별일 없는 동네’로 입장할 준비가 된 것이랍니다.

이야기는 복잡하게 뒤엉킨 머릿속을 비우고 안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에요. 『오늘도 별일 없었어요』에 실린 이야기들은 작가가 ‘별일 없는 동네’라고 명명한 소박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그 이름처럼, 이곳은 느긋하게 산책을 나와 길거리의 사람들을 구경한다거나, 단골 카페에 들러 좋아하는 커피를 마신다거나, 무릎에 올라앉은 반려동물의 온기를 느끼며 책을 읽는다거나 하는 정도의 소소한 일들만이 일어나는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책의 24∼25페이지에 실린 간단한 지도를 참고하면 이 가상의 공간 속에서 길을 걷는 자신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수록된 이야기들은 계절순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지금 계절과 일치하는 배경의 이야기를 먼저 읽어도 되고, 경험하고 싶은 계절의 이야기부터 읽어도 좋아요.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 속 디테일을 재료삼아 마음이 안락하게 머무를 만한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느긋하게 심호흡하며 “금방 잠들겠네. 오늘밤은 푹 자야지” 하고 중얼거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그러다보면 천천히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그렇게 잠이 들었다가도, 한밤중에 별안간 깨어나는 날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잠들기 전에 떠올렸던 이야기 속으로 차분하게 되돌아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여름날 아침에 반려견을 데리고 마당에 나와 산책하는 이야기를 읽었다면, 강아지의 부드러운 털과 훈훈한 아침 공기, 흙냄새, 이슬 맺힌 풀의 차가운 감촉을 상상하며 그 여유롭고 기분좋은 장면을 머릿속에 되살려보세요. 이렇게 하면 뇌가 잡념과 걱정에 갇혀 맴도는 것을 멈출 수 있답니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해보세요. 그러면 어느 날 힘들이지 않고도 푹 자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될 거예요.

자, 그럼 이제 따스한 풍경들 속에서 달콤한 꿈을 꿀 시간이에요. 길고 고요한 밤, 이 책이 단잠에 든 당신의 머리맡을 밤새 지켜드릴 거예요. 오늘밤은 좋은 꿈 꾸세요!

구매가격 : 11,900 원

그녀를 위한 러브레터

도서정보 : 김지현 | 2023-02-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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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방법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편지, 이벤트, 고백, 사랑, 결혼, 청혼, 메일, 문자, SNS 등등....여러 기념일에 쓰는 연애편지 이벤트의 감동적인 글 내용 공유합니다. 특별한 날에 연인에게 보내는 고백의 방법은 이렇게 다양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선언이 될 수도 있고, 감사를 표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며 단순히 “나는 너를 생각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메시지가 어떻든 특별한 날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지금의 시대에 가장 소중한 선물일 수 있을 것입니다.
소개하는 이 글의 편지들은 남녀 간의 기억할만한 추억이 담긴 기념일 13개 테마로 연인에게 전하는 아름답고 감동할 만한 수백 편의 편지글로 채워져 있습니다. 연인과 첫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 겪고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편지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로 얼마나 사랑하고 감사하는지를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세요. 개인적으로 최고의 러브레터는 진실한 감정입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본인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그들에게 알려주세요.

구매가격 : 8,000 원

끈기의 말들

도서정보 : 강민선 | 2023-02-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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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의 말들』은 강민선 작가가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기 위해, 계속하기 위해 오래 골몰하며 생활 습관을 정비하고 마음을 정돈한 생생한 경험담이다. 걱정, 불안, 조바심과 싸우다가도 이내 다시 회복해 제자리로 돌아와 매일을 살뜰히 꾸린다. 누구보다도 굳센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을 좇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 온 작가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언가를 꾸준히 해 보고 싶게끔 만든다.

구매가격 : 9,800 원

상호대차

도서정보 : 강민선 | 2023-0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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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로 독립출판과 상업출판에서 모두 호평을 받은 신예 작가 강민선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상호대차는 도서관과 도서관의 장서공유 서비스로 여기에 없는 책을 다른 곳에서 빌려주는 걸 말한다. 이 책에는 상호대차로 빌린 책과 더불어 여기의 나와 저기의 내가 책으로 교차하는 지점들이 나온다. 책은 한곳에 머무는 게 아니라 찾는 사람에 따라 자리와 주인을 바꿔가며 이동한다. 여기서 착안한 이 책은 독서 일기이자, 책들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상호대차에는 작가의 인생을 관통한 책 10권이 등장하는데 10권의 책은 단순히 재미있게 읽은 목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거울처럼 비춘 책으로 책을 읽은 경험으로 ‘나’를 보여주고 있다.

구매가격 : 7,700 원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문학동네시인선 186)

도서정보 : 양안다 | 2023-0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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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가 외면한 슬픔의 총체인 걸까.
우리는 아름다운 종류의 괴물을 천사라고 부르기로 합의했는데.”

대체할 수 없는 시인 양안다가 들려주는
모든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한 꿈과 영원의 이야기

문학동네시인선의 2023년 새해 첫 권으로 양안다의 신작 시집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를 펴낸다. 2014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양안다는 『작은 미래의 책』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 『숲의 소실점을 향해』 등 네 권의 시집을 부지런하게 펴내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꿈과 현실을 오가며 인간이라는 미로를 탐색해온 양안다는 이번 시집을 통해 “애정과 증오” “사랑과 살의” 같은 “이분법”(「퇴원」)적인 시선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관계의 이면을 한층 깊어진 감성으로 펼쳐 보인다.
이번 시집은 사랑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연인”들의 이야기로 넘실거린다. 양안다의 시 속 연인들은 “영원한 사랑”에 다가가려 애쓰지만 “실패하기를 반복”한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사랑해”(「첫 안경을 쓰는 아이들을 위해」)라고 속삭이는 그들은 때로는 “들개 두 마리”(「여름 개들의 끝 절망」)로, 때로는 “곤히 잠든 환자들”(「천사 잠」)로, 혹은 “뒷골목”에서 “납작한 빵을 찢어 먹는”(「무지개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소년 소녀들」) 소년 소녀로 목소리를 바꿔가면서 읽는 이들 저마다의 기억과 감성을 환기시킨다.
또다른 특징은 시집 전반에 걸쳐 청색이라는 색채 이미지가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푸른 핏줄이 불거진 내 손목을 붙잡았지”(「잔디와 청보리의 세계」)라는 구절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서 맥동하는 관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고, “파랑은 파랑, 천사는 천사―나는 인형에게 푸른 천사 따위의 이름을 붙여주지 않을 것이다”에서는 대상의 존재성을 다른 것으로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강렬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청색 계열 중에서도 “새벽이면 우리의 방에 청색 리듬이 필요합니다”처럼 ‘새벽’의 빛깔은 특히 그 의미가 남달라 보인다. “새벽 욕조의 푸른색”, “창문에서” 쏟아지는 “새벽빛”(「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은 꿈과 현실, 밤과 아침이라는 경계를 함께 보내는 연인들의 몽환적이고도 환상적인 시간을 상징하는 듯하다. 영원과도 같은 그 시간 속에서 연인들은 서로의 “아득한 깊이”(「소학교 일년생」)를 들여다보며 사랑의 가능성을 시험한다.

짐승이 되는 꿈은
해일을 일으킨다. 악몽은 당신을 가파른 협곡으로 몰아붙인다.
당신의 발에 두 손을 얹을게. 새벽 욕조의 푸른색으로.
온수입니다. 물속에서 빛나는 우리 발목을 봐. 어떤 어류가 우리를 간질인다.
피울 때마다 안개가 드리웠지요. 입맞추기 전에 기도를 가볍게 올렸어요.
우리는 인어의 방식으로 익사하지 않는다.

(…)

별들은 오리온자리 배열로 빛나는데, 그래, 내가 잘게 흩어졌어.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지평선이 불탄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우리 반지의 테두리가 빛난다고 말했다.
당신은 내가 외면한 슬픔의 총체인 걸까.
우리는 아름다운 종류의 괴물을 천사라고 부르기로 합의했는데.
우리가 영원히 깨어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해줘.
이곳에서 기절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좋은 부부가 될 거야. 우리는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할 거야.
알 수 없는 구름 속으로 나룻배가 산산조각나고 있어. 내가 절반 이상 죽은 줄 알았어.
그리고 가느다란 월식. 그리고

누군가가 우리의 문을

노크할 때.

창문에서 새벽빛이 쏟아진다. 블루.
_「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부분

한편, 발문을 쓴 시인 윤의섭은 양안다의 시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장면과 장면이 이접되면서 몽타주 기법으로 전개”됨으로써 논리적인 서사로 읽히기보다는 여백의 의미를 상상하게 하는 그런 영화 말이다. 이러한 특징은 양안다 시 특유의 독특한 발화 방식에서 연원한 것이다.

“서늘한 곳에서 기다려요.
우리 육체가 펄럭이는 깃발로 변할 때까지요.” 맞아요. 육체란
영혼이 굳는 과정이야. 깨진 유리잔은 없고 오직 금간 물이 담겨 있어요.
슬픔의 낮은 슬픔의 밤과 같지 않습니다.
……네 차례야.
네가 고안한 밤을 들려줘.
한낮에 질주하던 야생마도
한밤에는 걷는 것이 조화롭습니다.

(…)

내가 천치와 같던 어느 나날,
나는 내 주변 모든 사람을 천치로 보기 시작했다.
“한 손에 사과, 다른 손에 칼을 쥐면
우리는 껍질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 아이는 나의 왕관을 쓴 채 날 묶습니다.
_「꿈의 체스」 부분

「꿈의 체스」에서 ‘나’의 발화는 “했다”라는 어미로 끝나지만 ‘그 아이’에 대한 묘사는 “습니다”로 끝난다. ‘나’의 발화는 독백으로 들리지만 ‘그 아이’를 묘사하는 대목은 마치 독자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린다. 이처럼 양안다는 “일관된 주체를 통해 일관된 방향으로 발화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포함한 다양한 청자를 설정하고 그들 각자를 향해 서로 다른 형식으로 발화하는 시쓰기 방식을 보여”준다. 윤의섭은 이를 “다성성의 오케스트라”라고 명명하며 “양안다 고유의 문체(스타일)”라고 짚어낸다. 양안다의 시는 “파도가 일렁이듯 다채로운 결들로 펼쳐졌다 끊어졌다 하며 우리의 감각을 건드리는” 연주와 같다는 것이다.

아이는 발목에 닿는 물기를 느낀다. 문득 해변의 모양을 바라본다. 바닷물이 아이의 발목을 적신다.

“이걸 뭐라고 부르지?”

아이는 물의 춤을 바라본다. 해변을 사랑할 의지가 없다.
_「첫 안경을 쓰는 아이들을 위해」 부분

신이라고 여겨지는
아이는 인간의 그림자에 흥미를 갖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고 떠나요.
이것은 걸음마의 형식. 세상 모든 아이들은 앉은 채로 떠나고 싶다. 지평선 너머로 아이가 사라질 때. 그의 아버지가 문득 발에서 통증을 느끼기 시작할 때.
_「가장 선호하는 관심사」 부분

내가 원하는 것은 꿈이자 영혼이자 피크닉.
스텝에 밟힌 잔디가 다시 일어난다. 광장 바닥으로부터.
느린 속도로. 나는 잔디와 같은 마음이 없어서
무기력하게 쓰러지고 춤도 아닌 몸부림을 사랑했다.
철창 속 기린은 무슨 기분일까.

(…)

지난 휴가에서 개에게 물려 죽은 아이가 나였다니 그걸 늦게 알아버려서.
_「잔디와 청보리의 세계」 부분

양안다의 시에는 ‘연인’이 되기 이전의 존재라 할 수 있는 ‘아이’ 또한 자주 등장한다. 아이란 자아가 완결되지 않은 미완의 주체이자 미래의 가능성을 품은 사람이다. 아이는 엄격한 어른, 금지와 규율의 세계를 상징하는 “교육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저 친구들과 즐겁게 춤을 출 뿐이다.

불을 지폈고 나체로 춤을 추었고
절정이었을까?
아름다워. 숲속의 호수가
달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물결을 풀었다가
당겼다가…… 뛰어들었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익사하지 않아요.
네 꼴을 좀 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지.
너는 조금 춤을 춘다.
나는 조금 불을 지켜보고 있는데.
_「Queen of Cups」 부분

시집 곳곳에 등장하는 이 아이들의 춤은 잘하려 할수록 “망가지는 춤”(「가장 선호하는 관심사」)에 가깝다. 아이들은 “매 순간 춤을 추며” 사랑을 발견하고, 연인이 되고, 아름답게 “패배”(「여름이 오면 우리는 나아지겠지 그런 믿음」)해나간다. 양안다의 시는 이러한 사랑의 가능성을 품은 아이들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를 읽으며 우리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아이 시절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실패를 웃어넘길 수 있게 되고, “꿈속에서 나는 사랑을 만드는 사람”(「여름 개들의 끝 절망」)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우리 지금, 썸머

도서정보 : 김다은, 장경혜, 류시은, 박산호, 이현석, 박다해, 하고운, 이병윤, 양양 | 2023-02-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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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내 여름을 그토록 빛나게 해 줘서.”
영화감독·교사·기자·일러스트레이터·소설가·번역가로 살아가는
여덟 명의 작가가 고유한 자기만의 채도로 담아낸 여름의 빛깔!

에세이, 그림 만화, 그래픽노블 등의 장르를 통해 생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모아 가는 ‘위 아 영We are young’ 시리즈 두 번째 책 『우리 지금, 썸머』가 출간되었다. 2021년 12월에 펴낸 시리즈 첫 책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가 학창 시절 ‘겨울 방학에 있었던 일’을 포근한 온도로 담았다면, 이번 책은 서로 다른 여덟 명의 작가가 제각기 지나온 ‘그해 여름, 우리들의 여름 방학’을 청량한 색채로 그려낸다.

여름은 우리에게 어떤 계절일까. 어떤 날은 더없이 쾌청한 하늘과 밤바람처럼, 어떤 날은 습기 머금은 장마처럼, 또 다른 날은 온종일 에어컨 냉기에 휩싸였는데 바깥은 여전히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가 지속되는 것처럼…… 다채로운 풍경만큼, 계절이 건네는 의미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여덟 명의 작가가 써 내려간 이야기도 그런 여름의 결을 꼭 닮았다. 다시는 없을 그 여름의 추억, 우정과 사랑과 상실의 순간, 계절을 지나온 애틋한 마음, 상처받고 상처를 주기도 했던 날들, 환대와 존중의 태도를 배운 고마운 경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방학의 풍경…….

그때의 우리라 가능했고 그 시절의 나이기에 유일했던 기억의 조각들은 하나의 계절을 이루어 내며 눈부신 여름을 새롭게 통과한다. 각각의 이야기에 담은 그림 작가 양양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수채화 닮은 여름의 여덟 가지 모습을 탁월하게 펼쳐 보인다.

구매가격 : 9,1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