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사

도서정보 : 차상찬 | 2023-01-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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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작가 차상찬이 저술한, 뱀과 사랑 이야기

구매가격 : 500 원

백발홍장

도서정보 : 차상찬 | 2023-01-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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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로 이조(李朝) 인조대왕(仁祖大王) 시대였다. 해주 정씨(海州鄭氏) 중에 정효준(鄭孝俊)이라 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전날 문종대왕(文宗大王)의 사위 되는 영양위정종(寧陽尉鄭棕)의 현손(玄孫)이었다. 보통 때와 같으면 영양위는 일국의 부마(駙馬)이니 평생에 부귀영화를 만족하게 누릴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자손들까지도 남 부럽지 않게 좋은 벼슬도 얻고 세력도 상당하였을 것이지마는 시대를 잘못타고 나고 운수가 불길한 탓으로 문종대왕의 아드님 되는 단종대왕이 열두살의 어린 몸으로 왕위에 나간지 삼년 되던 해 여름에 그 심술 굳고 욕심 많은 작은 아버지 되는 수양대군(首陽大君)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강원도의 협읍(峽邑)인 영월(寧越) 땅으로 귀양살이를 갔다가 정축 시월 이십사일 (丁丑十月二十四日)에 애처러운 죽엄을 당하여 이른바『일편청산에 만고함원(一片靑山萬古含寃)』이라는 만고의 슬픈 역사를 지어 놓고 단종대왕을 옹호하던 황보인(皇甫仁) 김종서(金宗瑞)등의 고명지신(顧命之臣)을 위하여 사육신(死六臣)과 안평대군(安平大君) 금성대군(錦城大君)등 여러 대군이 모두 그의 연좌로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하게 되니 단종대왕의 매부 그중에도 단종이 친어머니 같이 믿는 그의 매씨 경혜공주(敬惠公主)의 남편되는 정종(鄭琮)이야 더군다나 어찌 화를 면할수 있었으랴.
그때에 그는 공주와 같이 전라도 광주(全羅道光州)로 위리안치(圍籬安置)가 되었다가 그 뒤에 여러 승려(僧侶)들과 같이 반역음모(反逆陰謀)를 하였다는 혐의로 사형(死刑)을 받고 경혜공주는 순천(順天)의 관비(官婢)가 되었다가 다행히 정희왕후(貞熹王后〓世祖王后[세조왕후])의 후은을 입어 세조대왕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 대내(大內)로 불려 들어 가게 되니 그가 광주에서 귀양살이 할때에 낳은 어린 아들까지도 궐내에서 길러 나게 되었다.
그의 아들이 육칠세 되었을 때에 대궐 안뜰에서 장난을 하고 놀았더니 세조대왕이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를 본즉 미모가 청수하고...

구매가격 : 500 원

하룻밤에 읽는 동양고전

도서정보 : 김동주 | 2023-01-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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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위대한 고전에서 인생의 길을 찾다.”
힘들고 어려울 때 삶의 무기가 되어 주는 동양 고전의 지혜

고전에서는 ‘향기’가 난다. 이 향기는 ‘지혜’를 뜻한다. 수천 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향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고전은 세월이 지날수록 빛을 발한다. 이 책에서는 인생의 위기가 닥칠 때 마음에 새기면 좋을 고전을 한 권에 모았다.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근본 지침서라 할 수 있는 노자의 《도덕경》, 인품과 품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는 교과서, 공자의 《논어》, 인간 본선에 대한 해설서인 맹자의 《맹자》, 유유자적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 장자의 《장자》, 현존하는 최고의 처세술을 담은 동양의 탈무드, 홍자성의 《채근담》이 그것이다.
주옥같은 고전에서 건져 올린 지혜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더욱 아름답게 가꿔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구매가격 : 11,900 원

윤동주 전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도서정보 : 윤동주 | 2023-01-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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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77주년 탄생 105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스테디셀러 『윤동주 전 시집』의 고급양장 뉴 에디션

“3국을 아우르며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는 영원한 청년 시인!”

2022년 윤동주 서거 77주년과 탄생 105주년을 맞아 새롭게 편집한 『윤동주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 전체를 비롯해 발문 및 후기까지를 모두 발굴하여 한 권에 담은 유일한 시집이다. 이 시집은 2017년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소실되지 않은 윤동주의 시와 수필 전체뿐만 아니라, 윤동주를 위해 쓰여진 서문과 후기와 발문 등도 모두 취합하여 발간하여 스테디셀러가 된 『윤동주 전 시집』을 윤동주 서거 7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누구나 보기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깔끔하게 편집과 디자인을 새로 했다.
윤동주 서거 7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고급양장본으로 제작된 이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던 『윤동주 전 시집』을 8개의 장으로 재구성하였다. 또한 발간 당시 시가 추가될 때마다 실린 추모 글들을 마지막 8장에 모아 독자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정성들여 편집했다.

구매가격 : 6,930 원

기후위기인간

도서정보 : 구희 | 2023-01-27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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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모셔가야 할 웹툰!”- corn****
★타일러 라쉬, 이슬아, 이정모 강력 추천!★
★미공개 에피소드 수록★

평범한 취준생이 마주친 기후위기 에피소드를 웹툰으로 연재해 화제를 모은 <기후위기인간>이 단행본으로 돌아왔다. 46화 전체를 책에 맞춰 새롭게 편집하고, 연재되지 않았던 미공개 에피소드까지 알차게 수록해 선보인다. 이번 단행본은 기후환경전문가로 활동 중인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이 전문 감수를 맡아 공신력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방송인 타일러 라쉬,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이슬아 작가의 강력 추천까지 더해져 기대를 높인다.
《기후위기인간》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을 위한 지구 관리 안내서이다. 주인공 구희가 일상 속에서 기후위기를 인식한 순간들, 이대로 기후 문제를 방치했을 때의 미래, 80억 인구 중 고작 1명에 불과한 ‘나’부터 바뀌어야 하는 이유 등을 이야기한다. 비거니즘, 탄소 중립, 공장식 축산 등 자칫 불편할 수 있고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귀여운 그림과 위트 넘치는 멘트로 풀어내 누구나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배달 대신 다회용기에 포장해오기’, ‘자연식물식 챌린지 도전하기’, ‘일상 속 궁상을 게임화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은 지구인이라면 당장이라도 나도 해보겠다는 의지를 샘솟게 한다. 한편으로 이렇게 작은 변화가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의문을 품거나 스스로를 엄격히 통제할 자신이 없어 머뭇거리는 사람에게도 손을 내민다. 완전한 비건주의자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사회를 움직이고 더 나아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실천들이 모여야 한다고 말이다. 지구의 위기를 외면할 시기는 끝났다. 이제 모두가 움직일 시간이다.
#기후위기 #에코웹툰 #네이버웹툰 #제로웨이스트 #비거니즘 #비건

구매가격 : 13,650 원

우린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도서정보 : 심종오 | 2023-01-2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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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건강해진 미소로 인사말을 나눌 때
우린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구매가격 : 7,200 원

별빛 너머의 별

도서정보 : 풀꽃시인 | 2023-01-26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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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랑도, 소비해버린 인생도
허무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했다 고백한
나태주 시인의 사랑 시 365편

그대 부디 별을 가슴에 안아라. 그러고는 별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가 되기를 바라며 그대의 길을 가라.
그러노라면 그대의 인생도 가짜가 아니라 진짜가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시 쓰기는 길거리에 버려진 보석들을 줍는 것과 같다는 시인 나태주. 그래서인지 나태주 시인의 시 소재들은 사람, 자연, 세상 등 다양하다. 그 어떤 것에서든 영감을 찾는 시인은, 버려져 굴러다니는 돌덩이를 보며 시를 쓰기도 하고, 스마트폰 알람 글에서도, 얼굴을 간질이며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서도 시를 쓰기도 하는 진정한 풀꽃 시인이다.
그가 10여 년 전부터 켜켜이 써내려간 사랑 시 365편을 엮어 《별빛 너머의 별》이라는 시선집을 출간했다. 세상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해 마치 연애편지를 쓰듯 써내려갔던 나태주 시인의 사랑 시 365편은, 마치 시인의 일생을 담듯 한 편 한 편 정성스럽게 고르고 고른 시들이다. 그리하여 나태주 시인의 인생에서 다시없을 사랑 시라 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시인 자신도 그동안의 사랑 시 중 결정판이라 강조하며 특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선집은, 현재를 살아가면서 불확실한 미래로 막막하고, 불안정하며 우울한 이들에게 현상 너머 진짜를 보는 반짝이는 별이 되라고 시인 특유의 따뜻하고 진솔한 시어로 위로를 전하고 있다.

구매가격 : 12,600 원

배우와 배우가

도서정보 : 김신록 | 2023-01-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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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속에 머무르며
좋아하는 일을 지속해나가는 사람들과 나눈
삶이 예술이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

연극 〈비평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드라마 〈괴물〉, 〈지옥〉, 〈재벌집 막내아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김신록이 4년여간 스물다섯 명의 배우를 만나 오직 ‘연기’에 대해서만 치열하게 묻고 답한 인터뷰집 《배우와 배우가》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개별 배우들이 연기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는지를 기록한 예술서인 동시에 저자 김신록의 적극적인 질문에서 촉발한 논의들을 현재적인 문답으로 이어가며 여럿이 함께 써낸 연기 이론서이기도 하다. 배우는 연극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몸을 통과해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계를 구현해냄으로써 추상적인 요소를 사유하게 해준다.

저자 김신록은 이러한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는 데 바쳐온 삶의 순간순간을 오롯이 길어 올리며 한 편의 예술론을 완성해나간다. 연기라는 활동을 누군가는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는 준비된 상태”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나를 확장하고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책에 모인 말들을 통해, 하루 다섯 시간 이상씩 몸 훈련을 하며 연구하는 한편, 서울과 지방을 오가거나 새벽 노동 등으로 몸을 던져 구현해낸 삶의 편편이 예술이 되는 숭고한 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배우 지망생이나 배우는 물론 세계를 탐색하는 예술가 혹은 일상을 사는 누구라도 이 책을 통해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만나길 기대한다.

구매가격 : 14,000 원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문학동네시인선 185)

도서정보 : 장옥관 | 2023-01-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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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라니 실핏줄 돋은 어스름 속으로
누가 애 터지게 누군갈 부르나니, 그 종소리”

애도의 조종(弔鐘)을 새벽의 풍경(風磬)소리로 바꾸어내는 시력(詩歷)

등단 35주년을 맞은 장옥관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가 문학동네시인선 185번으로 출간되었다. “남달리 능숙한 미문이 섬세하고 화사하며 (…) 발상의 전환과 사물의 이면을 더듬는 감각의 촉수“(노작문학상 심사평)가 돋보이는 시인의 이번 시집에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것은 죽음의 이미지이다. 숱한 죽음과 상실의 경험이 새하얀 뼈를 연상시키는 시집의 표지부터 스며들어 있지만, 시인은 그 비애를 동터오는 새벽의 연무로 전환해낸다. 살아 숨쉬는 모든 것을 무화시키는 시간의 위력을 절감하면서도 생을 끝끝내 탐구해내려는 의지의 발산이며, 새로 터져나오는 미지의 목소리를 계시하는 순간이다.

네가 내뱉은 말들, 허우적거리며 소용돌이쳐 가라앉는 네 말들, 소금처럼, 물에 녹는 소금처럼 아아, 그러나 햇빛 들면 다 사라질 말들, 막막한 시공간을 헤매는 중음신의 말들, 입술에 허옇게 말라붙은 말들, 그예 말들은 살아오지 못하고 그 격렬했던 꿈의 말들, 되돌리지 못할 꿈자리가 죽은 꽃나무 같아서
_「입술에 말라붙은 말」 부분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에서는 삶의 가운데서 미끄러지거나 심연으로 굴러떨어지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밤에도 새들은」)로 침몰하고, “예감도 예고도 없이 우리 자빠질 때 짚고 일어날 바닥도 없이 푹푹 빠져들기만 하고”(「미끄러지다」) 있다는 감각은 그 연유를 모르면서도 낯설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몰락을 타개할 상상력뿐만 아니라 의지마저도 부재한 암담한 상황 속에서 ‘말’과 ‘언어’를 대하는 시인의 태도가 돌올하게 솟는다. 보이는 정경에 대해 “물에 갇힌 눈이라고” “호수를 그득 채운 눈동자라고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시인은 세계를 낭만화하는 시선을 벗고 “아픈 몸”(「호수를 한 바퀴」)을 직시하고자 한다. 그간 자신이 “한 번도 피 나도록 긁어본 적 없었”다는 걸 자각하고 “손 없는 손으로” “내일의 얼굴”(「가려움」)을 긁어보겠다는 불가능으로의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꽃이 입술 벌려 들려주는 노래를
모쪼록 웃음의 가려움을
시들어가는 내 몸에서 새어나오는 노을의 목소리는 머뭇머뭇,
아직 쓰이지 않은 노래로 피워올리느니
_「꽃의 입술」 부분

숱한 죽음을 마주하며 “형광등처럼 껌뻑이다가 마침내 암전으로” 가는 인간들의 운명을 생각하던 시인은 “그럴 때 내가 켜놓은 사랑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여행」) 묻는다. 그러나 그의 물음은 해답 없는 비관에 멈추지 않는다. “한번 사라지곤 다시 오지 않았던 이름들// 내가 사라지면 영영 파묻히고 말/ 그 이름들을”(「불러보다」) 불러보는 시인은 없어진 존재들이 기거하던 공간을 손으로 짚어본다. 이들을 없는 채로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그런 시인에게, 다른 존재를 매개체 없이 마주하는 언어의 조탁은 “순간이 탄생”(「돌의 탄생」)하고, ‘나’ 스스로가 “나에게로 찾아오는”(「얼룩말 이야기」) 시간을 가능케 한다.

단지 그는 갑갑했을 뿐이다
갑갑함이 저 스스로 몸 부풀려 이웃집 현관문을 노크한 것일 게다
경계를 벗어나 공기를 장악한 그는 원래부터
바람이었다
_「없는 사람」 부분

한 사람의 고독사를 바라보는 시인은 죽음이 더이상 소멸이 아니라 세상에 남는 또다른 가능성의 방식일 수 있음을 환기한다. “경계를 벗어나 공기를 장악한 그는 원래부터/ 바람이었다”라는 발상의 전환은 사라진 이를 기억하는 남은 자들의 세계에 회색조 우울함 대신 생기와 색채를 부여한다. 시집 곳곳에 돌뿌리처럼 새겨져 읽는 이가 걸려넘어지게 하는 “내 머물던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달팽이가 지나간 끈적임처럼」), “나 없을 그때,/ 내 딸의 뺨이 떠올릴 뼈는 문득 무엇일까”(「물로 된 뼈」)와 같은 묵직한 질문과 사색들을 통과해나가던 시인은 비로소 “명멸하는 것들”이 “내 손에 쥐어지는 순간”(「우기」)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응결된 슬픔이거나 모세가 걸어간 바닷길이라고 여기는 건 오로지 내 몫의 부지(不知) 문자로 짠 천 입고 춤추는 수피의 영혼 혹은 바람의 넋
‘있음’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아무리 두드려도 들어가지 못하는 종교 앞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는 그 돌
_「청금석」 부분

시인에게 있어 시간의 흐름은 사람의 떠남만을 되새기게 한다. 누군가가 떠난 자리에는 미련을 품은 이가 남고,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여전히 자신의 형체를 갖추지 못한 채 있다. 그러나 남은 이가 떠난 사람을 떠올리며 오늘을 영위하는 한 뒤이어질 미래는 더이상 허전하고 황량한 풍경이 아니라 기억들로 풍성해질 수 있다고 시인은 역설한다. 그러므로 시집의 마지막에서 “예순 몇 해를 지금 소환해 물어보거니와/ 생/ 그 한마디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어안이 벙벙하다」)라는 의문은 인간을 천연덕스레 삶의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는 이 모든 생의 순환과 굴레가 꺾지 못하는 의지, 도리어 궁지에 몰렸을 때에 자신의 온 생을 걸어 빚어내고 마는 한 가닥 의지의 존재감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부재로 현존하는 이들과 자기 자신의 현존에 대한 증명으로 장옥관의 시는 계속해서 벼려질 것이다. “생/ 그 한마디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지만, 그 순간에도 “무심코 찾아온 이 말이 정작 어디서 온 건지 왜 떠올랐는지”(「어안이 벙벙하다」) 기원을 궁금해하는 건 오직 시인뿐이기에, 거친 숫돌로 반짝 날을 세운 언어로 하여금 우리에게 ‘돌의 탄생’과 같은 시적인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아직도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남아 있는/ 기적 같은 날들”(「하지만 벌써 버릴 수 없는」)이 있으므로, 지금 여기에서 장옥관의 시는 감은 눈을 뜬다.

_소유정 해설, 「명멸하는 것들을 위한 증언」 부분

구매가격 : 7,000 원

누부야, 꽃 구경 가자

도서정보 : 신혜지 | 2023-01-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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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그 허망의 끝자락에서 비로소 죽음은 따뜻한 상처이고 후끈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는 지점이 신혜지 시의 정점이다. 따라서 빛바래고 사위어가는 사람들의 삶을 향한 정념이 그의 시의 거멀못이 된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들을 향해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을 시로 옮겨 적었는데, 결코 어둡지않아 명랑한 희망의 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호쾌한 멋으로 그득하다는 점이 빼어나다. 희망은 신혜지 시의 사상이며 삶의 원천이다.
-이성모 (문학평론가, 창원시김달진문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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