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도서정보 : 박찬국 | 2018-12-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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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니체의 인생수업
“왜 이렇게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질까” “다들 행복해 보이는데 나만 왜 이렇게 힘들까” “산다는 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이런 생각들로 마음이 답답할 때가 있다.
괴로운 일은 많은데 뾰족한 방법은 없고, 위로와 공감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때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행복하게 산다는 게 대체 뭔지 누군가라도 붙잡고 물어보고 싶지 않은가. 만약 그 누구보다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철학자 니체에게 고민을 묻는다면 니체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21세기북스 펴냄)는 2014년에 출간된 『초인수업』의 제목과 표지를 새롭게 디자인하여 재출간한 것이다. 초판 출간 이후 박찬국 교수(서울대 철학과)의 깊이 있는 내공과 강의 형식의 따뜻한 해설로 “가장 친절한 니체 입문서”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책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는 삶의 여러 문제들로 지쳐 있는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니체의 뜨거운 울림을 전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아름답고 고귀한 삶을 위한 니체의 말
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의 따뜻한 해설
이 책은 행복의 조건, 인생의 의미,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일의 가치 등 인생에 대한 10가지 고민과 니체의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명쾌하면서도 강렬한 니체의 메시지는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디자인하고 싶어 하는 20-30대들에게 공감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니체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사는 게 힘들다고 느껴질 때 세상을 탓하지 말고, 자신과 남을 비교하며 좌절하지 말고,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나답게 사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이라는 것이다.
- 나의 가치는 내가 아닌 그 누구도 평가할 수 없다
- 남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 쓰는 사람은 스스로를 노예의 지위로 하락시키는 것이다
- 자기 자신과 친구에게는 정직하게, 적에게는 용감하게 대하라
- 약점조차 눈부신 것으로 만들어라
- 아무 일 없이 오래 연명하는 삶은 아무런 가치도 없다
- 타고난 성질대로 사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라
니체가 들려주는 진정한 행복의 조건
“시련을 극복하려는 자기 자신을 존경하라”
니체가 살던 시대와 요즘 우리의 현실은 그 맥락이 맞닿아 있다. 니체가 살았던 19세기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부여해주던 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이 무너지기 시작한 시대였다. 사람들은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답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인생은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이라 여기며 삶에서 맞닥뜨리는 고통과 시련을 피하려고만 했다.
이때 니체는 인간의 삶이란 필연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이기에 피할 수 없다고 외쳤다. 그리고 행복이란 아무 걱정도 근심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 앞에 주어진 어려움과 시련을 헤쳐 나갈 때 자신이 고양되고 강화되었다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행복한 인간은 고통이나 어려움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그런 삶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니체는 “시련을 극복해나가는 자기 자신을 존경하라”라고 외친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고귀하다고 말한다. 삶의 여러 문제들로 인해 짜증이 날 때, 자존감이 낮아져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니체의 메시지는 지쳐 있던 우리에게 다시금 살아갈 용기를 선사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니체는 인간은 짧게 그리고 험난하게 살더라도 자신의 힘, 다시 말해 자신의 생명력이 고양되었음을 느끼고 싶어 하는 존재라고 봅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장수와 안락한 삶이 아니라 힘의 고양과 증대라는 것입니다. 니체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 힘이 증가되고 있다는 느낌, 저항을 초극했다는 느낌을 말한다.”
【편안함만을 바라는 사람에게 행복은 오지 않는다 : 34-35쪽】
인생이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로 여겨지는 사람은 ‘이 놀이를 계속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지요. 우리가 삶의 의미를 묻게 되는 것은 삶이 더 이상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때입니다. 그때 우리는 삶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면서 ‘왜 이 짐을 짊어져야 하지?’라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의미를 찾지 않을 때 의미 있는 삶이 된다 : 60쪽】
니체는 책이 거의 팔리지 않을 정도로 전혀 유명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인생에 만족했고 그것을 긍정했습니다. 그는 설령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삶을 낭비하지 않고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자신이 처한 운명적 상황을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니체는 심지어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야말로 자신의 발전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위험하게 사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 85쪽】
사람들은 흔히 협동과 협조는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경쟁은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니체는 경쟁이 없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쟁을 통해서만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자신을 뛰어난 인물로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귀한 인간은 자신의 적을 필요로 한다 : 100-101쪽】
‘신은 죽었다’라는 말이야말로 니체가 남긴 말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니체의 이 말은 매우 역설적입니다. (…) ‘신이 죽었다’라는 니체의 말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상징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것은 근대에 들어와 사람들이 신을 믿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당신을 위한 신은 어디에도 없다 : 124쪽】
니체가 말하는 자유로운 정신은 곧 독단적인 이념이 우리에게 주는 삶의 위안을 값싼 위안으로 간주하여 거부하면서 세계와 사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정신이 될 경우에만 인간은 어떤 이념의 노예가 되지 않고 다양한 이념들을 자기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신념은 삶을 짓누르는 짐이다 : 176쪽】
니체의 고민은 궁극적으로 과학에 의해 ‘신이 살해된’ 이 세계에서 생은 어떻게 긍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니체는 생을 긍정할 수 있는 길을 궁극적으로 예술에서 발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 이전에 우리 각자가 예술가적인 정신 상태로 삶을 사는 데서 찾습니다.
【예술은 삶의 위대한 자극제다 : 200쪽】
니체는 연민을 비판했습니다. 니체가 연민을 비판한 것은 그가 비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연민은 인간을 성장시키기보다는 연약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낸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을 불쌍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고, 불쌍한 사람으로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약하고 무력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다 : 212-213쪽】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항상 남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쓰고 남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니체는 이렇게 남의 평가에 민감한 것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노예근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 남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노예의 지위로 하락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너만의 꽃을 피워라 : 237쪽】
니체는 자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정과 생각을 다스리는 것을 넘어서 신체를 다스려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힘들다고 해서 함부로 눕지 말고 그때마다의 상황에서 요구되는 적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 이렇게 신체를 완전히 우리의 지배 아래 둘 수 있을 때에야 우리는 본능까지 건강하고 기품 있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격에 스타일을 부여하라 : 255쪽】
구매가격 : 17,600 원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도서정보 : 정지혜 | 2018-12-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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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책과 사람의 만남을 만드는 곳
홍대에서 신촌으로 넘어가는 길목, 조금 허름해 보이는 건물 4층에 작은 책방이 하나 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야만 방문할 수 있는 곳. 온갖 책 이야기를 도란도란 주고받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 때때로 누군가 꾹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거나 속 시원하게 웃는 소리가 들리는 곳. 때로는 일본어 문장을 읽어 나가는 수줍은 목소리가, 때로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시와 책 속 한 구절을 낭독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곳. 이곳은 책과 사람의 만남을 만드는 동네 책방 ‘사적인서점’입니다.
사적인서점에서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제공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책을 처방하는 약국 같은 서점, 상담소 같은 서점이지요. 이 서점의 주인은 책을 얼마나 좋아하기에,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기에 이런 서점을 운영하는 걸까요? 사적인서점의 정지혜 대표는 말합니다. “나답게 즐겁게 지속 가능하게” 일하고 싶어서 이 일을 택했을 뿐이라고요. 책 읽기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어서, “책으로 들어가는 입구 같은 서점”을 만들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요.
책이라는 씨앗을 공공연하게 퍼뜨립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듯 정지혜 대표도 어릴 때부터 책을 끼고 살았습니다. “커서 뭐가 될지는 몰라도 그게 책 곁을 맴도는 일일 거란 확신”이 있었지요. 그런 확신 덕분인지 정지혜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출판사에 취직, 책 만드는 편집자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책을 기획하고 만들었지만 그는 책 만드는 과정보다 책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고는 전업을 선택합니다. 물론, 새로운 일 또한 책 곁을 맴도는 일입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에서 ‘전하는 사람’이 되어 홍대 앞 동네 서점 ‘땡스북스’에서 서점원으로 일하기 시작하지요. 마냥 평화로워 보였던 서점원의 일도 쉽지 않습니다. 정지혜 대표는 책을 고르고 진열하는 일뿐 아니라 독서 모임, 다른 동네 책방 일일 책방지기, 일본 서점 여행 워크숍, 헌책잔치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만들고 또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궁리합니다. 이후 땡스북스를 그만두고 도서관지기, 프리랜서 북디렉터를 거쳐 자신의 서점을 차리기로 마음먹은 것은 다양한 경험이 바탕이 된 오랜 자기 관찰과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며 내린 결정이었지요. 정지혜 대표는 자신에게 처음 만난 누구와도 편안하게 소통하는 능력이 있으며, 사람들에게 책의 재미를 직접 전하는 일을 무엇보다 좋아한다는 걸 확실히 깨닫고는 자신이 원하는 일의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 나갑니다.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에는 정지혜 대표가 편집자를 거쳐 서점원이 되고, 서점원에서 특별한 콘셉트의 책방 주인이 되기까지 겪은 온갖 시행착오와 서점을 운영하며 고군분투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동네 책방 주인의 창업기이자 운영기라고 할 수 있지요. 책이 좋아서 책 곁을 맴돌고 있는 한 사람의 책 여정기이기도 합니다. 책을 둘러싼 크고 작은 도전과 책에 대한 애정과 믿음으로 과감하게 시도한 일들을 소개하고 있지요. 무엇보다 이 책은 다정한 선언문이기도 합니다. 책은 고답적이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이 세상에 좋은 책 나쁜 책은 없으며 나에게 맞는 책과 맞지 않는 책만 있을 뿐이라고, 책은 삶에 가능성을 안겨 주는 씨앗이라고 공공연하게 선포하지요. 사적인서점에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하는 책이라는 씨앗이 어디로 어떻게 퍼져 나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정지혜 대표는 이번에 직접 새로운 씨앗을 만들었습니다. 여기, 새로운 가능성이 담긴 씨앗을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어떤 가능성인지는 이 책을 읽게 될 여러분만 알 수 있겠지요.
구매가격 : 9,800 원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
도서정보 : 이현주 | 2018-12-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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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의 고향 시애틀의 동네 서점 생존기
이 책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의 저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이자 쇼핑몰이 된 아마존닷컴의 본거지 시애틀의 동네 서점을 탐방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그 역시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저자이지만, 사실 전직 편집자이자 서점도 책도 몹시 사랑하는 사람이 마침 삶의 터전을 시애틀로 옮긴 마당에 그 도시의 서점을 둘러보지 않을 수는 없죠.
저자는 시애틀 곳곳의 서점을 살펴보고 꿋꿋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작은 서점을 찾아갑니다. 전자우편으로 인터뷰를 요청해 서점 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서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 왔는지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삼십 년 가까이 미스터리 전문 서점으로 정체성을 지켜 온 시애틀미스터리 북숍,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서점 피터밀러, 요리 전문 서점으로서 서점 안에서 요리도 직접 하는 북 라더, 조합원이 서점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레프트뱅크 북스, 독립 출판과 독립 서점을 함께 운영하는 고서점 애런델 북스, 퀴즈쇼 상금으로 서점을 만들어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소식지로 전하는 피니 북스, 다양한 독서 모임과 저자 강의를 기획하는 공학 전문 서점 에이다스테크니컬 북스, 지역 사회와 연대하여 생존 전략을 찾고자 하는 퀸앤 북컴퍼니, 희소한 시 전문 서점임에도 이십구 년을 지속한 오픈 북스 등을 꼼꼼하게 스케치하고, 그들과 나눈 대화를 담은 이 글에는 요즘 같은 세상에 오프라인 서점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은 요령은 무엇일까,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저자와 서점 사람들의 고민이 따뜻하고도 호기심 어린 시선과 함께 녹아 있습니다.
‘동네 서점’ 혹은 ‘독립 서점’의 작은 움직임
시애틀의 동네 서점들은 각자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그러모아 정체성을 세우고 오프라인이라는 점을 활용하여 지역 주민과 책 그리고 독자와 세계를 연결하고자 합니다. 소식지를 보내기도 하고, 직원이 추천하는 글과 책을 함께 두기도 하고, 지역 상인의 물품을 들여 팔기도 하고, 저자를 초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지역의 독자와 독서 모임을 하기도 합니다. 생존만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자 노력하지요.
한국에서도 온라인 서점의 성장과 독서 인구 감소에 따라 오프라인 서점은 더 이상 안 된다고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는 동안, 겨울을 견딘 잡초처럼 각 지역 이 동네 저 동네에 작은 서점이 들어섰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매체에 이런 작은 서점을 다룬 기사가 나오기도 했고, 책도 제법 나왔지요. 한국뿐 아니라 외국의 작은 서점을 소개하는 책도 여럿 있습니다. 작은 서점은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올해 본 서점이 내년에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동네 서점도 자신의 터전에서 뿌리내리고 살아남기 위해 이런저런 모색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서점의 분투는 어쩌면 세계의 많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일 겁니다. 아마존닷컴은 여러 나라에 지사가 있을뿐더러 온라인은 이제 하나의 문화니까요. 그중에서 아마존닷컴을 바로 곁에 둔 시애틀의 동네 서점 생존기는 그들과 우리가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그곳에서도 오랜 서점이 결국 문을 닫고 또 그 자리에 새로 서점이 들어섭니다. 공룡처럼 모든 걸 집어삼키는 아마존닷컴에 굴하지 않고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면서요. 오프라인 서점은, 동네 서점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앞으로도 이따금 길을 걷다 동네 서점에 들어가 책을 뒤적이고 읽고 사서 나올 수 있을까요? 동네 서점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온라인 서점이라는 공룡과 공존할 길을 찾을까요?
이 책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서점』은 뾰족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책의 처음에 소개한 미스터리 전문 서점은 이십칠 년여 만에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문 닫은 서점의 주인이 쓴 글을 소개하면서도, 담담합니다. “오고 가는 만큼 다양해지고 풍부해진다”고 믿으면서요. 미래는 알 수 없으니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 그러하듯. 조용히 그리고 위태롭지만 자연스럽게 우리와 함께하는 동네 작은 서점에 애정이 있는 모든 분과 같이 읽고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구매가격 : 10,500 원
중국의 한국 유학생들
도서정보 : 왕링윈 | 2018-12-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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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방사회 한중 유학생 물꼬를 트다
『중국의 한국 유학생』은 한중문화 시리즈로 기획된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문화》 《급변하는 현대 중국의 일상》 《중국의 한국 유학생들》 총 3권 중, 제3권에 해당한다. 이 책은 현재 중국 옌타이대학(烟台大學) 국제처 유학생 담당 부서에서 16년째 근무하고 있는 왕링윈(王凌云)이 유학생을 안내하고 관리하면서 겪었던 외국 학생들, 특히 한국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보고 느꼈던 여러 가지 경험과 실제 사례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생생하게 전개한 글이다. 공동저자인 장범성 한림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유학 생활 경험 사례나 팁을 달아 보충하는 형식으로 글을 덧대었다.
구매가격 : 4,800 원
펜의 자리, 칼의 자리 : 88 언론 테러 30년, 군사문화는 청산되었나
도서정보 : 오홍근 | 2018-12-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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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의 뿌리, ‘군사문화’는 청산되었는가?
탈영한 군사문화와 펜으로 맞선 한 언론인의 분투
한홍구 교수, 김종대 의원, 오홍근 전 기자의 특집 좌담
“88 언론 테러 30년, 군사문화는 청산되었나”수록
이 책은 88 언론 테러 30년을 맞아 과연 이 땅에서 군사문화는 청산되었는지 집중 조명해 보고자 했다. ‘걸어다니는 한국 현대사’로 불리는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정치권의 대표적인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 그리고 테러 피해 당사자인 오홍근 기자와 더불어 진행한 특집 좌담을 맨 앞에 배치했다.
그리고 테러를 촉발했던 문제의 칼럼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와 그 즈음의 글들을 1부에 엮고, 언론을 떠나 공직을 역임한 뒤 다시 칼럼니스트로 북귀해 쓴 칼럼들을 추려 다시 시대별로 2부~4부까지 엮었다. 최근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양승태 대법원의 군사문화”를 포함하고 있다.
책에 실린 그의 칼럼은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침윤해 있는 군사문화를 발견하고, 그 폐단을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행태에서 고질적인 군사문화를 발견하고 지적하는 눈은 예리하다. 그의 칼럼은 이들 두 전 대통령의 참담한 말로를 내다보는 듯 명쾌하다. 특히 “4부 유신의 진정한 종결,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의 칼럼들은 현재의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분명히 지적하고 있어, 노 언론인의 빛나는 혜안을 볼 수 있다.
구매가격 : 10,500 원
아인슈타인의 생각
도서정보 : 사토 후미타카 | 2018-12-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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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 이후의 물리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인물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현대 물리학의 기초를 마련한 이론으로서, 오늘날 텔레비전과 컴퓨터, 우주 왕복선, 원자력 등의 기술이 등장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인슈타인은 어떻게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였을까. 아인슈타인의 일생과 생각을 따라가보며 그가 개척한 우주의 새로운 지식에 대해 살펴본다.
구매가격 : 7,900 원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도서정보 : 류승연 | 2018-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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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다음 세대가 묻다
“왜 거리에 장애인이 보이지 않을까요?”
류승연이 답하다
“우리들의 시선이 그들을 거리에서 내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서른두 번째 주제는 ‘왜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할까’이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을 종종 마주친다. 과거에 비해 전동 휠체어가 보편화되면서 거동하기 힘든 지체장애인도 홀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반해 발달장애인은 우리 주위에서 많이 마주칠 수 없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는 254만 명이 넘고, 그중 10% 정도가 발달장애인이라고 한다. 등록된 장애 인구만을 나타내기 때문에 실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그 많은 발달장애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려워하거나 혐오하거나 동정하는 우리들의 시선이 발달장애인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던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에서 세상의 모든 시선이 두려운 장애 아이의 엄마가 된 지 어언 10년.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통해 발달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사회적 문제들을 다각도로 짚어냈던 저자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왜 하나의 세상에서 공존해야 하는지,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장애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발달장애인은 정말 위험할까? 아무것도 못 알아들을까? 장애인과 그 가족은 불행할까? 우리는 장애인과 그들의 삶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우리의 그릇된 시선으로 인해 세상과 단절된 ‘장애도’에 숨어버리는 장애인들. 마주할 기회가 없어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른다. 미디어에서도 우울하고 힘든 삶의 고난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장애에도 불구하고 멋진 성취를 이룩한 인간 승리 드라마로 그릴 뿐, 장애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모른 채, 서로에 대한 관심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세상 한가운데서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장애인과 어우러져 사는 건 비장애인이 그들을 위해 일방적인 희생과 양보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삶이, 그러한 세상이 비단 장애인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비장애인도 장애인과 더불어 살면 요즘처럼 다양화된 사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힘, 즉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기도 하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우리의 신체는 점차 제 기능을 잃어간다. 다시 말해 노화로 인해 장애인이 되어가는 것이다. 장애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장애인은 장애가 있을 뿐인,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대상화를 지양해야 한다. 장애인을 위험하거나 불쌍한 존재로 규정짓고 바라보는 태도가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장애는 한 개인을 대표하는 특성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닌 여러 특성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장애인은 장애가 있을 뿐인 ‘사람’이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에도 장애인으로만 보는 시각으로부터 대상화와 차별이 생겨난다. 장애라는 다른 점만 바라보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혐오하고, 불쌍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유독 ‘같은 것’에 의미를 두려는 경향이 있다. 고향, 학교뿐만 아니라 무언가 같은 것을 찾아내어 서로 친밀도를 높이고 결속하려 한다. 하지만 문제는 같지 않은 것, 즉 다른 것은 그 모임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애의 문제는 다수와 소수의 문제, 나아가 갑과 을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수인 비장애인은 소수의 장애인에 비해 힘이 센 갑이다. 그러나 생각해봐야 할 점은, 자신이 영원히 다수에 속할 것이라는 보장, 평생 갑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보장은 그 누구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수인 장애인의 삶에, 장애인을 위한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애 아이의 엄마로 살아오며
보고 느끼고 깨닫게 된 생생한 이야기
이 책에는 남의 일인 줄로만 알고 있다가 벼락같이 찾아온 장애로 인해 10년 동안 장애 아이의 엄마로 살아오며 보고 느끼고 깨닫게 된 저자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왜 주변에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지, 발달장애인은 정말 위험한지, 장애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불행한지, 교육이나 취업 등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는 어떠한지,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비장애인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렇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저자 스스로 장애 아이의 엄마로서 아무 희망이 없이 절망과 한숨과 눈물뿐인 삶을 살았던 ‘장애도’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다시 꿈과 희망, 행복을 찾을 수 있었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얼마나 잘 어울려 지내는지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알려주는 척도라고 한다. 저자는 누군가의 장애가 인생의 장애가 되어버리지 않는 세상, ‘장애인 접근 금지’ 같은 것은 없는 세상, 행복한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장애는 한 줌의 불편함 정도가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의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다음 세대의 생각을 바르게 이끌어줄 것이다.
구매가격 : 7,000 원
천문과 인문의 결합 관상학
도서정보 : 정한구 | 2018-12-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천문은 인간사와 자연의 이치를 보는 기준이다
인간의 마음을 천문 속에서 읽어내는 것이 바로 관상학이다!
관상학은 천문과 지리, 인사가 서로 교통하는 체계 속에서 인간의 심성을 살펴보는 학문이다. 고대로부터 하늘을 관찰하고, 땅의 형상을 본받아 인간과의 조화를 살피는 일이 중요했으며, 그것이 관상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사람의 ‘상(相)’을 보는 행위와 관련해서 ‘중용’을 강조한다. 여기서 ‘중용’은 『주역』의 천지인삼재론에 입각하여 천문과 인간과의 관계를 서술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미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을 지양하고, 학문적 토대 아래 인문학적으로 ‘관상학’을 탐구하기를 권한다.
단순히 길흉화복이나 부귀빈천 등의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으로만 ‘관상학’을 한정 짓는 것은 겉핥기식 공부일 뿐이다. 천지만물의 조화로움이 인간의 삶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깊이 있는 독서를 원하는 독자라면, 지금이라도 읽어도 좋다. 당신을 다른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다.
구매가격 : 15,000 원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도서정보 : 김준혁 | 2018-12-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어느 한 걸음에도 인간과 인간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삶에 의료윤리가 필요한 순간들
최근 2, 3년 사이 글 잘 쓰는 의사 작가가 출판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전문 영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안정된 문장력을 겸비한 작가들의 출연은 반가운 일이다. 의료계와 독자의 적극적인 소통과 만남이 의미 있는 것은 그들이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전문가들이란 사실 때문일 터, 고령 사회 도래와 함께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궤를 같이하는 물음이 된 지금, 의사 작가들이 이루어나갈 사회적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의사 김준혁은 이 책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서 ‘의료윤리’라는 조금은 생소한 분야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의학은 “엄밀한 과학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철저히 인간적인 일”이기에 의료진, 환자, 보호자 등 질병과 진료, 치료와 관련된 모든 선택들에 “인간과 인간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선택 기준에 어떤 윤리적 문제들이 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바로 그 고민을 해나가는 학문이 ‘의료윤리’이다.
이 책은 존엄사, 임신중절, 면역항암제 문제 등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다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이슈들을 역사와 문화라는 두 축으로 설명하며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의료윤리적 문제가 포진해 있는지 담아냈다. 단순히 제도적 문제라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뒤에 우리 각자의 삶이 있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어떠한 윤리 이론이나 원칙도 삶을 다 끌어안을 수 없다. 아니, 우리는 삶을 완전히 다 파악할 수 없으며, 우리의 생각 밖에는 항상 삶의 또다른 면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경험할 수 없는 타인의 상황을, 조건을, 생각을 반추할 가상의 집을
마음속에 건설하는 일에 대하여…
―몸과 마음과 사회는 절대적으로 연결돼 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을 기억할 것이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인구 절반이 좀비로 변한 상황, 부산에서 가까스로 백신을 개발해냈다. 그렇다면 이 백신은 누구에게 먼저 주사할 것인가? 백신 개발자와 군인이 먼저인가? 고위 공무원과 학자들인가? 미래를 만들어나갈 어린아이들을 후순위에 둘 수 있는가?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인 임신중절은 어떤가. 생명이 우선인가 여성의 선택이 우선인가. 생명이 우선이라면 그 생명은 임신의 어느 단계부터 생명이라 부를 수 있는가. 한편 ‘『82년생 김지영』의 내레이터로 설정된 남성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나 ‘의사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관해 의견을 밝혀도 되나’ 같은 질문 또한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300쪽이 넘지 않는 이 책에는 이처럼 답 없는 질문으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더더욱 생각해봄직한 이슈들로 말이다.
이런 식의 답 없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에 ‘의료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이다. 좀더 풀어보면 의료인문학은 의학과 사회, 제도와 문화, 개인과 개인의 결정과 선택, 도덕관의 충돌이 빚는 갈등을 고민하는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57쪽)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의료윤리 이론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피고 영화와 소설을 통해 풀어낸다. 더불어 기존의 논의가 이론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삶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가령 앞서 언급한 『82년생 김지영』의 남성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사전에 규정한 자신의 이론에 환자를 맞추려고 함으로써 결국 분석에 실패했던 대표적 사례, ‘안나 오’와 ‘도라’의 이야기로 거슬러올라간다.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관련한 질문은 미국 대선의 흑역사라 할 수 있는 ‘존슨 대 골드워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던 미 전직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이란-콘트라 사건’에서부터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이어진다. 공시적 통시적으로 다양한 사례와 다양한 잣대를 폭넓게 살펴보며, 이 외에도 고통, 여성, 죽음, 낙태, 치매, 유전자 조작, 보호의 의무와 비밀 엄수의 의무, 정신질환과 주체의 문제 등을 다룬다.
2부에서는 의료 시스템과 병원의 현실에 대해 조망한다. 격리와 권리, 신체의 상품화, 온정주의와 소비자주의, 의료인의 감정 등을 다룬다. ‘감정적으로 초연하면서도 환자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의사’라는 쉽지 않은 이상향 앞에 의사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고민을 비롯해, 인공지능 왓슨이 암 진단을 돕는 세상에서 ‘더 인간적인 의학’이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저자가 숙고한 바가 담겨 있다.
3부에서는 흔히 ‘문둥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이 환자에게 찍는 ‘낙인’과 같은, 질병, 건강, 의학의 은유를 따져본다. ‘투병(鬪病)’, ‘질병과의 전쟁’ 등과 같은 표현도 한 예가 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질병과 의학의 은유는 어떻게 이뤄져 있으며 이것은 의료 시스템과 어떤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담았다.
‘햄버거병’은 좋은 은유는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일상의 친숙함을 무기로 잘못된 공포를 전파한다. 질병의 ‘전쟁’ 은유도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전쟁’이라는 예외 상황은 모든 것을 허용하며, 따라서 ‘영웅’ 의사의 행위를 환자가 감내해야 한다는 식의 암묵적인 강요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해롭기 때문이다. 답을 찾다보니 푸코의 ‘춤’으로 흘러왔다. 외부의 압력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만들어가는 개인은 숭고하기까지 하며, 이렇게 건강과 질병을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표현처럼 “세속의 수도승”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삶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다. 그 앞에서, 우리 서로 손을 붙잡아야 하지 않을까. (189쪽)
“우리는 모두 삶의 어느 순간 환자다.”(234쪽) 의사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는 특유의 시선, 공동체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콘텐츠와 메시지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함께 건강해질 길을 모색할 때이다. 몸과 마음과 사회는 절대적으로 연결돼 있다.
서사 의학과 서사 윤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환자의 이야기, 의료인의 이야기를 더 주의깊게 파악,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 이야기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이해의 틀이다. 짧은 대화에서, 환자의 몸짓과 표정에서 질환이 드리운 그림자와 환자의 회복력이라는 햇살을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의료는 더욱 풍성해질 거라고 믿는다. (123쪽)
■ 추천사
의료‘윤리’라니. 누군가는 의사들이 충분히 윤리적이지 않기에 이 학문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허나 이 학문은 선악을 구분하거나 진리를 제시 하는 것이 아니다. 유사 이래로 임신중절이나 배아 연구, 안락사 등의 첨예한 문제에 정답이 있었던가. 가까이는 죽음을 전하고 다루는 방식에 정답이 있을 수 있을까. 이 화두들은 생명이 있는 것처럼 태어나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그래서 ‘윤리’를 탐구하는 이 학자의 글에 정답은 없다. 이 유예는 그가 합리와 정의에 가까워지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궁구해나갈 것이라고 읽힌다. 그가 제시하고, 여러분이 살아 있는 한 계속 논쟁중일 이 화두들에, 한 발 더 가까이, 한층 더 깊이 다가가보기를.
_남궁인(응급의학과 전문의,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저자)
김준혁은 요즘 보기 드문 박식가이다. 자신의 주 전공인 치의학에서 시작해 의학과 의료 일반의 역사, 철학과 윤리, 교육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문학, 영화, 회화, 음악 등 본인이 체험한 예술에서 뽑아낸 다양한 재료를 배합해 만든 씨줄과 날줄로 현실의 문제들을 파악하기 위한 그물망을 짠다. 이제 그가 이 책에서 제공하는 촘촘한 ‘지식과 체험의 그물망’으로 어떤 지혜를 길어올려 어떤 ‘몸의 이야기’를 만들어갈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_강신익(부산대학교 의료인문학교실 교수)
구매가격 : 9,700 원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
도서정보 : 이해호 | 2018-12-1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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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누대로 대구의 갈미 마을(옛 대구시 달서구 갈산동)에서 살아온 올곧은 토박이 어른이자 향토민속문화연구가인 자칭 ‘늙은 농사꾼’ 이해호 선생의 수상집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2003년 초판)가 새로이(제3판) 발간되었다.
1933년에 태어난 이해호 선생은 예사 농사꾼이 아니다. 민속학자이며 향토사학자 국어학자, 심지어 과학자이기도 한 선생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농경사회, 우리 민속 문화 전반에 대한 열렬하고도 오랜 애정의 결실이 바로 이 책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이다.
이 책에는 선생이 미수에 이른 오늘날까지 고향 갈미에 살면서 겪고 들은 어린 시절의 사람들 삶의 모습 옛 풍습이 민담 전설 등 구비 전승된 옛이야기와 함께 정감 있게 복원되어 있으며 갈미 사람들이 부르던 구전민요 농요 동요 등과 같은 각종 노래와 소리도 농사꾼들의 토박이말 그대로 옮겨져 있어 재미와 지식을 주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묘비 문이나 민요해설집의 풀이, 지명의 유래를 다룬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각종 민속 연구 자료가 기록되어 있어 우리 민속 문화의 벌판에 버려진 한 알의 낟알이라도 수집, 발굴, 보존하겠다는 선생의 정성과 가르침에 감탄할 만하다.
특히, 우리 고유어에 대한 선생의 자부심은 대단하여 생생하고도 품격 높은 경상도 말씨를 책 전반에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토 독자는 물론 우리말을 아끼는 독자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서 그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우리의 구전 문화유산에 대한 선생의 속 깊은 정성을 담은 수상집이면서 한 편의 귀중한 논픽션 기록물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하여 소중한 우리 민속 문화유산 원형의 맛을 듬뿍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2,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