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에이지
도서정보 : 다이앤 애커먼 | 2017-06-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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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옮기는 작가, "경계 없는 글쓰기"의 대가 다이앤 애커먼의 과학논픽션. 저자는 수많은 생물종 중 하나에 불과한 인류가 지구 전체를 쥐락펴락하게 된 유례없는 현상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재주가 펼쳐지는 현장을 다큐멘터리영화처럼 생생하게 펼쳐 보여준다. 그 영역은 농업, 어업, 기후, 조경, 지질, 식물, 동물, 유전자, 미생물, 컴퓨터, 로봇에 이르기까지 폭넓고도 다채롭다.
저자가 찾아간 곳곳의 광경과 그가 만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과 자연의 유대를 되새기도록 일깨우고 미래를 가늠하는 지혜를 북돋아줄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영어권 지역에서 출간 당시 "미래 사회를 내다보는 참신하고 희망적인 관점"으로 주목을 받으며 일약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싯다르타 무케르지, 조너선 와이너 등 퓰리처 상 수상자들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던 이 책은 "2015 헨리 데이비드 소로 상"과 "2015 내셔널 아웃도어 도서상"을 수상했다.
구매가격 : 14,100 원
동화독법 (개정판)
도서정보 : 김민웅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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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독법』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너무 익숙해서 다시 볼 이유가 있을까 싶은 바로 그 동화를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김민웅은 목회자이자 언론인으로,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가 해온 모든 활동의 본령은 어떤 하나의 역할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는 때로는 정치의 일선에서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의 대안을 촉구하기도 하고, 또 성서의 무거운 메시지를 일반의 언어로 풀어 종교의 영역 밖으로 성서의 텍스트를 끌어내기도 한다. 그는 또한 새로운 교육의 방식과 방향을 제안하고 그것의 실천을 촉구하는 역할도 진취적으로 꾸려간다.
이 책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너무 익숙해서 다시 볼 이유가 있을까 싶은 바로 그 동화를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책이다. 책에는 모두 11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서양 전래동화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동화 그리고 성서 이야기까지 넘나들며, 각각의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나가는 저자의 글맛은 독자로 하여금 이전의 동화에서 결코 깨닫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게 한다. 초판본에는 10편이 실렸으나 개정판에서는 일본의 전래동화 <모모타로>를 추가해 실었다.
새롭게 추가된 <모모타로>의 글 제목은 "그들은 오합지졸이 아니었다!"이다. 이는 얼핏 보기에 아무런 힘도 없어 보이는 개별적 존재들이 서로 연대하여 도저히 이길 수 없어 보이는 괴물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는 이야기다. 이것이 그저 동화로만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가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이루어낸 연대의 과정이 거기에 있고, 그것이 만들어낸 동화 같은 결말이 비단 동화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서 현재진행형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매가격 : 15,400 원
종소리가 좋다
도서정보 : 이재태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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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그의 소설 제목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로 결정하며 쾌재를 불렀을 것 같다.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지지는 않으나, 제목 자체만으로도 혼자 남겨진 조던의 비장하고 애달픈 메시지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정호승 시인은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시고…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라고 했다.‘종은 왜 울리는가?’라는 질문에 한 가지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같은 종소리에도 우리의 행동 규범을 결정해주는 알림의 목적,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아 차마 말로써 전할 자신이 없는 그 무엇을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 주위와 같이 나누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기쁨, 어떤 방법으로도 다 표현될 수 없는 깊은 슬픔이 각각 담겨 있기 때문이다.
종Bell은 인류가 역사를 처음 기록하던 시절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황제黃帝와 염제炎帝가 종을 처음 주조했다는 기록이 있고, 은銀, 주周나라 시대의 종은 제법 많은 종류가 남아 있다. 서양에서도 3000년 전에 만들어진 바빌론의 유물에 종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성경 출애굽기 28장은 ‘제사장의 복장에 종을 달아…’라고 썼다. 종은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세상에는 종을 둘러싼 신기한 전설도 많고, 자신들이 아끼는 종에는 자연 재해를 이기고자 하는 특별한 힘이나 역병이나 마법을 없애주는 영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각각의 종에는 그들의 문명과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종교나 문화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는 것이다. 고대 사람들은 신들과 소통하거나 영혼이 된 조상이나 초자연의 말씀을 듣기 위하여 종을 울렸고, 점차 동물과 인간과의 소통, 인간과 인간과의 소통을 위하여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통일신라시대의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에는 “지극한 진리는 형상 밖의 모든 것을 포함하니 그것을 보려 하여도 그 근원을 보기 어렵고, 진리의 소리는 천지에 진동하니 들으려 해도 듣기 어렵다. 이에 신종神鍾을 달아 진리의 소리를 깨닫게 한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제는 기계 소리, 녹음한 디지털 음향에 그 자리를 내어 주고 있는 종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평화롭게 소통하던 옛날에 대한 추억을 가슴 깊이 지니고 있다.
추억 속의 종소리를 기억하며, 아름다운 모습의 종을 수집한 지 사반세기가 지났다. 아직 멋진 수집가의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뒤를 돌아보니 꽤나 오랜 시간동안 종을 수집하며 혼자 즐거워했던 것 같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Outlier’에서 많은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한 결과 만 시간 이상을 투자하면 어느 분야에서든지 수준급에 도달한다고 하였다. 그의 기준으로 평가해볼 때, 나의 종에 대한 짝사랑도 이젠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
그동안 종을 수집하며, 때로는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종도 많이 보았다. 사기꾼들이 만든 가짜 종을 비싸게 구입한 뒤, 씁쓸한 마음을 홀로 달래야만 했던 순간도 있었다. 16세기에 스페인 성당의 복사소년altar boy이 흔들었다는 푸른 녹이 슨 금속 종을 구한 적이 있었다. 카리브 해에 침몰한 중세시대의 난파선에서 건졌다는 종이라고 했다. 소중한 인류의 유산이라 생각하고 몇 년간 애지중지하였는데, 어느 순간 이 종들이 30여 년 전 멕시코에서 다량으로 만들어 유포하였던 저가의 청동 종임을 알게 되어 망연자실하였다. 자연스럽게 종에 대하여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미국 종 수집가들의 모임American Bell Association, ABA을 알게 되었다. 열성적인 종 애호가들에 의하여 결성된 ABA는 종에 관한 공부를 하고, 1940년부터 종에 관련된 다양한 사연들을 찾아‘벨타워Bell Tower’란 잡지를 만들고 있었다. 어느 날 고인이 된 어머니의 수집 자료를 판매하던 분에게서 지금까지 발행된 벨타워 잡지 전체와 관련 책들을 일괄 구입하였다. 고등학교 화학교사, 병원 간호사, 주말이면 교회에서 성가대로 활동하는 것이 가장 기쁘다는 평범한 가정주부, 의학잡지에서 이름을 본 적이 있는 메이요 병원의 종양내과 교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합하여 만든 간행물이었다. 그들이 종을 좋아하게 된 시시콜콜한 내력부터, 종과 관련된 문화인류학적 지식과 그 시대의 예술사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되어있었다. 공예나 미술사 전공자들이 아닌 아마추어들이 이런 수준의 책을 정기적으로 발간해 왔다는 사실에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즉시 ABA에 가입하였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인 회원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교류하며 마치 그들의 해박한 지식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종을 설명하고 있었다. 또 자신들의 궁금증을 서로 해결해 주고 있었다. 한때 주한 미군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는 앨런 영감님은 미국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세계의 종들을 찾아내서 그 종들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예상 가격, 그리고 거기에 연관된 종교, 문화, 문학, 예술학적 배경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올려주었다. 캐나다의 전직 교사인 롭과 샐리 로이Roy 부부에게서는 종뿐만 아니라 다 방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과는 아직 한 번도 만나보지는 못했으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ABA에 참여한 것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특별한 분야에 대한 책을 발간하거나 취미를 전문가 수준으로 승화시킨 블로그 운영자들을 본적이 있으나, 이곳은 회원들의 집단지성으로 전문가 수준의 백과사전을 만들고 있었다. 이들도 처음에는 취미로, 그리고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이런 활동을 시작하였을 것이나, 서로 도와가며 만든 그들의 잡지나 회원들의 공간에 수록된 기록들은 실로 깊고 방대하였다. 세상에 종에 미친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경이로웠지만 그 할아버지 할머니 회원들이 종에 대한 역사와 지식을 기록한 전문서적들의 깊이와 이를 만든 그들의 열정에 정말 감동했다. 나도 사소한 것 하나라도 제대로 이해한 후, 그 바탕 위에서 체계적인 수집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훗날 나의 수집품에 대하여 궁금하게 생각할 사람들의 호기심과 의문점에 미리 답변해줄 준비를 할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내가 만난 종에 관한 설명과 그 종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을 찾아서 글로 정리하였고 나의 개인 SNS에도 남겼다. 주로 종소리에 담긴 내력을 문화 인류학적, 세계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내용이었다. 2014년 이성주 대표의 권유로 세계의 종들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과 배경에 관한 글을 의료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기 시작했다. 넓고 깊지 않은 지식에 관한 책이 유행을 해서 일까? 나의 중구난방식 글에 따뜻하게 호응을 해 주신 분들이 있었고, 연재 횟수가 많아지자 사이버 공간에 남겨진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발간해 보라는 권유를 해주셨다. 순전히 나의 눈높이에서, 그리고 세상의 삶에 관심을 가진 한 사람의 지적 호기심으로 시작하였던 완숙되지 못한 글이었으나, 용기를 내어 《종소리, 세상을 바꾸다》란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마침내는 속편을 발간하게 되었다.
“지즉위진애知則爲眞愛 애즉위진간愛則爲眞看 간즉축지이비도축야看則畜之而非徒畜也”.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감상하게 되며, 감상하다 보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그냥 쌓아두는 것은 아니다).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兪漢雋의 글이다. 유홍준 교수는 그의 책에서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며愛則爲眞看를 알면 참으로 감상하게 된다.知則爲眞看’로 바꾸어 썼다. 아는 만큼 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수집蒐集’은 사라져 가는 물건에 다시 혼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 하였다. 몸을 떠나가는 혼을 다시 잡아넣어 주는 것은 귀신이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라지는 혼을 다시 불어준다는 수집과 그리고 그들의 출생에 관한 비밀을 찾는 일은 기쁜 마음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내가 만난 종을 만들었던 장인들이 쏟아 부었던 열정을 나의 글로 세상에 알릴 수 있다는 것도 큰 보람이라 생각되었다.
자기의 관심 대상을 순수한 호기심으로 깊이 파고드는 열정적인 사람을 마니아mania라 한다. 이들은 수집가적 기질이 강한 사람일 것이다. 일본어로‘당신’의 존칭인 ‘댁宅’을 뜻하는 오타쿠御宅는 “이상한 것에 몰두하거나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다. 오타쿠의 의미에는 마니아를 넘어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집중하여 자신들만의 문화를 창조할 정도로 몰입하는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 오타쿠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예 무시하고, 혼자만의 기준으로 자신만의 세상에 깊게 몰두하여 돈과 시간, 정열을 낭비한다고 생각한다. 과도하고 부정적인 시각이 담긴 용어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스스로의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마니아와 오타쿠의 삶을 존경한다. 그들은 즐겁게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구매가격 : 10,200 원
자장면이 아니고 짜장면이다
도서정보 : 민송기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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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어 선생이라고 하면 어떤 이들은 문자를 보내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불편해 한다. 국어 선생이라고 하면 왠지 바른말 고운 말을 쓰라고 일일이 지적할 것 같고, 왠지 비속어나 외래어, 외국어 대신에 순화어를 고집해서 쓰라고 할 것 같기 때 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말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기분 좋은 대화에 끼어들어서 사람들이 큰 문제없이 쓰는 말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남에게 지적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을 지적하는 말이 나에게로 돌아와 나를 부자유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표준어를 바른말 고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짜장면’이라고 쓰지 말고 ‘자장면’으로 쓰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사람들이 ‘짜장면’이라고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말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생겨나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속에는 오랫동안 말을 써 온 사람들의 삶과 더 적절한 말에 대한 감각이 녹아 있다. 사라진 말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지금 남아 있는 말은 남아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국어학자나 국어 교사들이 강제로 어떻게 쓰 라고 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자장면’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이유는‘자장면’이라는 말이 어색하고, 까맣고 반들거리는 음식을 표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른말 고운 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바른말 고운 말은 누가 지정한 말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상황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말이라고 인정된 말이고, 가장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말들이다. 그래서 어떤 말이 바른말 고운 말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규정을 찾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국어 선생이 쓰는 ‘우리말 이야기’라고 하면 표준어 규정에 대해 해설하는 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책은 많고 많은데 굳이 내가 세상에 고리타분한 책 하나를 더할 이유는 없었다. 이 책은 쉽고, 가볍게 우리말에 담겨 있는 삶을 ‘생각해’ 보는 책이다. 독자들이 우리말을 통해 지식과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구매가격 : 7,800 원
대구의 건축, 문화가 되다
도서정보 : 최상대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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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축, 스케치로 읽고 문화로 느끼다’ 발간 이후 3년만이다. 여기서는 오직 대구라는 지역의 건축물에 한정하여 스케치하고, 건축이 가진 문화를 살폈다.
건축建築은 무엇인가? 단어가 지니는 외형적인 뜻은 ‘建세우고 築쌓는’ 오직 기능적인 면을 말하는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이다. 그러나 이것을 뛰어넘는 진정한 뜻이 있다. 우주宇宙다. ‘宇집 우 宙집 주’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영역이다. 곧 무한한 우주공간의 근본인 건축도 집이 중심이라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표현이다. 그렇다. 건축Architect은 형이상하形而上下를 넘나드는 광범위이다.
건축은 도시를 구성하는 기본적 요소 중 하나이다. 우리가 말하는 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의 외형적인 측면은 쾌적한 자연환경과 훌륭한 건축 공간이 조화로운 도시다. 이러한 도시가 사람들 삶의 질을 좌우한다. 훌륭한 건축과 공간은 그 도시 그 나라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의 도시들은 저명한 건축가를 초빙하여 문화적 건축, 랜드마크 건축물을 세운다.
우리가 말하는 유명 도시라 함은 곧 유명건축물이 있는 도시를 일컫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도시는 곧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건축물들이 존재하는 곳들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티칸성당과 콜로세움, 루부르, 에펠탑,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나오시마의 미술관 등은 창조된 건축 작품들의 장소이다.
매년 살기 좋은 도시의 순위를 발표한다. 그 기준들에는 차이는 있지만 도시 생산 활동의 기본 요소와 삶의 질을 위한 장기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 도시, 쾌적한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건축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들이다. 서구의 유명 도시들은 유구한 역사의 민주화·경제화· 복지화까지 잘 이룬 계획도시들이다. 도시는 시민들을 위하고, 도시를 통하여 시민들은 더욱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현대에는 도시를 구성하는 개별적 건축과 함께 공간空間 경관景觀에 까지 더욱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 대구의 도시계획은 미래를 향하여 변화하고 있다. 신서혁신도시, 이시아폴리스, 테크노폴리스, 알파시티 등 신도시의 생성 변화 발전은 대구 도시의 중요한 건축과 함께 공간空間 경관景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건축가의 역할은 좋은 집을 설계하고 좋은 건축을 만드는 일이다. 또한 좋은 건축을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건축 문화적 가치와 이해를 높이는 역할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축과 시설 공간에 대하여 글을 쓰고 스케치로 표현 하였다.
이 책을 통하여 시민들에게는 건축을 문화적으로 인식하고 건축가들에게는 성찰과 의욕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문화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주역으로서 좋은 건축, 훌륭한 공간과 경관이 많이 탄생하여 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기원한다.
구매가격 : 12,000 원
가볍게 읽는 시간 인문학 : 우주 탄생에서 시간 여행까지 인류와 함께한 시간에 관한 모든 것
도서정보 : 리즈 에버스 | 2017-06-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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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시계, 달의 주기, 광년과 시간 여행에 관한, 인류가 다스려온 시간의 역사. 시간이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은 많지만 과학과 철학의 주제인 시간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시간과 인간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운명적 관계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시간이라는 한계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은 시간의 제약을 넘어서려고 노력하고 시간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왔다. 그런 노력 속에서 등장한 시간 테크놀로지는 문명이 전개되면서 발전과 진화를 거듭했으며, 달과 날을 구분하는 표준으로 삼았던 태양과 달에서 시작한 자연의 시계는 달력과 시계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현대에 들어와서 인간이 시간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시도는 더욱 빠르게 전개된다. 인터넷 망을 통한 실시간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며 시간의 제약을 넘어선 공간의 확장을 열망하면서 우주 여행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시간을 멈추고 되돌리는 실험을 하면서 시간 여행에도 도전하고 있다. 《가볍게 읽는 시간 인문학》은 이렇게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시간이라는 주제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키워드별로 과학적, 철학적,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를 한다. 마치 시간 여행처럼 태초부터 시작해 아직 도달하지 않은 미래와 우주까지 가볍게 여행하는 마음으로 펼쳐볼 수 있는 작은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독하게 독하다
도서정보 : 정송 외 | 2017-06-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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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글쓰기 -‘서평쓰기’ 강의를 수료하며
서평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그저 결석하지 않고 열심히 강의를 듣겠다는 각오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첫 시간의 끝 무렵 책을 정의하라는 말에 그제야 아차! 싶었다.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왔구나. 강의 첫날 경주에서 오신 서강선생님 말마따나 강의를 듣는 수료생 중 이미 책을 출간하신 분들이 반수라는 것을 알고는 ‘내가 왜 여기 있나? 의문이다’ 했듯이, 나도 조용히 추천 도서를 열심히 읽는 것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1기 수료생들의 서평모음집을 받아보기도 했지만, 그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선생님들만 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배우는 입장이더라도 하지 않을 권리 또한 내게 있다. 글을 쓰고 안 쓰고는 내 자유다. 그렇게 되도록이면 글을 쓰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던 내게, ‘내 인생의 책 100권을 만들어 보라’, ‘글은 생각이다’, ‘쉬운 책으로 서평하라’, ‘배운 대로 꼭 그대로 몇 번만 실천해 보라’ 진정성이 내포된 이 모든 원장선생님의 말씀들이 실은 글(서평)을 쓰게 하는 구체적인 동기가 되었다.
강의에 소개된 좋은 책들 가운데는 『책은 도끼다』와 같이 친절한 책들이 참 많았다. 그중에서 특히 『종이책 읽기를 권함』은 그 친절함이 가히 충격적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는 한참을 그냥 멍하니 있었다. 친절하다는 형용사가 사전 속에서 몸을 일으키고 걸어 나와 실체를 보여준다면 이 책과 같은 모습이 아닐까? 나는 불현듯 ‘친절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친절-하다(親切--)〔형용사〕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하다….
그리고는 친절하다는 단어를 언제 처음으로 인지했던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우습게도 나는 이 단어를 국어 시간이 아닌 중학교 1학년 영어 시간에 예문으로 쓰이던 문장에서 처음으로 인지했던 것 같다. She is kind. She is very kind. 한국 사람은 대부분 친절하지 못한 것인가. 외국에서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친절한 모양이다.
사전적 의미의 피상적인 단어에 불과했던 ‘친절하다’가 그나마 어렴풋이 실체를 드러낸 적이 있긴 하다. 내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장점을 한 가지씩 적으라는 워크북에 ‘부 : 장난을 잘 친다. 모 : 친절하다.’ 라고 적어 놓았다. 나는 아이의 코멘트에 살짝 감동했고, 친절하기 위한 나의 노력을 아이도 느끼는가 싶어 흐뭇했다. 나 자신이 너무 엄격하고 무서운 엄마 밑에서 자랐기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친절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이, 행동의 결과보다 과정이나 감정을 살펴주려는 노력이 아이에게도 전해졌던 모양이다. 친절함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 없이는 결코 표현될 수 없는 무엇이다.
이렇게나 친절한 책을 읽고도 서평을 하지 못한 것은 정말이지 ‘합당한 표현’1)을 찾지 못해서였다. 이렇게 좋은 책에 대해, 좀 더 생각이 깊어지고 또 넓어져서 글로서 ‘합당한 표현’을 찾을 수 있을 때 멋진 서평을 써 보리라 마음먹었다.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읽지 않는 일이 “죄에 가깝다”는 간곡한 표현이 있는 줄은 강의 자료로 쓰신 원장님의 서평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수료식 날 원장선생님은 강의를 하는 내내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만큼 좋았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내가 가졌던 생각은 ‘나야말로 염치없이, 주는 대로 이렇게나 많은 것들을 다 얻어가도 되나’싶었다. 강의 시간에 소개한 책 못지않게 강의를 위한 선생님의 자료들도 한결같이 친절했다. 참 미안할 정도로. 서평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글쓰기가 어떤 형태가 되더라도 나 자신과 독자를 존중하는 친절한 글쓰기는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행복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가 꿋꿋하게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구매가격 : 6,000 원
프라이드(TAKE PRIDE)-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원초적인 힘
도서정보 : Jessica Tracy | 2017-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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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성이 극찬한 심리학자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가 말하는
당당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성공의 비밀
⋆⋆⋆ 수백 개 심리학 저널과 논문에서 인용된 화제의 연구! ⋆⋆⋆
⋆⋆⋆ 애덤 그랜트, 앤절라 더크워스, 로버트 치알디니 등 세계 지성의 극찬! ⋆⋆⋆
⋆⋆⋆ 뉴욕, 퍼블리셔스 위클리, 라이브러리 저널 등 각종 언론 추천! ⋆⋆⋆
무엇이 인생의 한 순간을 만드는가
원대한 꿈을 실현시키는 가장 강력한 본능, 프라이드
잘나가는 사업가처럼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은 채 의기소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과 노숙자처럼 허름하고 더러운 옷을 입은 채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 중 누가 더 사회적으로 성공했을지 예상해 보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사람들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 대부분 멋있는 정장을 입은 사람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는 정반대다. 많은 사람들이 허름한 옷차림에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을 선택한다.
제시카 트레이시 브리티시콜럼비아대 심리학 교수는 이렇게 상식을 뒤집는 사람들의 선택의 이면, 즉 우리가 인식하는 성공의 가치에는 ‘프라이드(Pride)’라는 감정이 깔려 있다고 주장한다.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아와 감정 연구소(Self&Emotion Lab)을 운영하고 있는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는 우리의 인생을 바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드는 주요한 힘이 바로 프라이드라고 보고, 다윈의 진화론에서 폴 에크먼의 감정연구까지 학계를 넘나들며 프라이드에 대해 연구해 왔다. 이 연구는 발표되자마자 전미 심리학계에 반향을 일으키며 NPR, BBC,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각종 언론에 보도되고 수백 개 논문에 인용되었다. 이 책 『프라이드』는 바로 그러한 십여 년간의 연구가 고스란히 담긴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의 첫 대중서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프라이드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프라이드가 정확히 무엇일까? 이 책이 말하는 프라이드는 ‘자부심’ 혹은 ‘자존감’, 쉽게 말하자면 ‘스스로를 기분 좋게 느끼는 감정’이다. 이는 인간 행동의 근원적인 감정이자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으로, 지금까지 분노, 두려움, 기쁨, 슬픔, 놀람, 혐오라는 여섯 가지 감정만을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 보았던 것과 달리 저자는 프라이드도 인간의 본능이라고 주장한다. 즉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 인류의 고유한 특성이며 인간은 프라이드를 느끼기 위해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의 증거는 프라이드를 느끼는 상황에서 어떤 문화권이든 비슷한 방법으로 표현을 하고 그 표현을 대부분 알아듣는다는 점이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은 미국,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풍부한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프라이드가 여섯 가지 기본 감정과 더불어 성공을 이끄는 제7의 감정이라는 주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는 보통 성공한 사람들이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프라이드와 프라이드를 느끼고 싶다는 욕구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이고 그것이 성취의 원동력이라면 우리 모두에게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성공한 사람들이 꿈을 이룬 이유는 그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타고난 본성에 충실했기 때문이며, 우리도 우리 내면에서 진심으로 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그러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최상위권의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프라이드가 동기가 되어 웨스트포인트에 지원한 생도들이 그렇지 않은 생도들보다 훈련을 잘 소화해 내고 졸업률이 높았으며 10년 뒤 직업적으로도 더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의 본능인 프라이드를 활용해 자신이 꿈꾸는 성공한 인생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우리를 목표를 향해 달리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드는 프라이드의 놀라운 잠재력
작년 한 해를 강타한 심리학 용어 중에 ‘그릿(GRIT)'이 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끈기, 투지를 의미하는 말이다.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바로 이 그릿을 제시한다. 성공에 있어 뛰어난 재능보다도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해내는 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력의 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노력도 타고나는 것 아닌가? 재능이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가 아니라면 왜 똑같이 노력을 해도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실패하는 걸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 차이가 우리를 노력하게 만드는 계기에 달려 있으며, 그 계기는 바로 프라이드를 좇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바로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온 평범한 삶과 완전히 다른 삶을 선택하고 노력을 기울여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그들이 꿈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을 결심한 한 순간, 즉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어떻게 만났는지를 소개한다. 증권 중개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다가 가족에게 모든 것을 주고 화가로서 제2의 삶을 택한 폴 고갱, 미래가 보장된 사업가 생활을 포기하고 세계를 누비는 울트라마라톤 선수가 된 딘 카르나제스 등이 그 예다.
이 책의 저자 본인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는 평화롭고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었던 자신의 소박한 삶에서 무언가 공허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공허함이 어디서 기인되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학교에서 친구들과 학보를 만들며 밤을 새우던 시절, 소중한 것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던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 깨달음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한 저자는 심리학자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이처럼 이 책은 이렇게 우리에게 강력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 바로 프라이드라고 말한다. 끈기 있게 목표를 향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원동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인정하고 꿈꾸는 나의 모습대로 살고 싶다는 강한 욕망, 프라이드를 느끼고 싶다는 그 욕구가 인생의 목표를 이룬 많은 사람들을 땀 흘리게 만들었다. 또한 프라이드에 대한 욕구가 인간에게 사회적 학습을 가능하게 만들어 인류의 진화까지도 가지고 왔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즉 그릿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프라이드라는 것이다.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프라이드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일궈낸 집요한 연구는 마침내 그릿을 이야기한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에게 “경이롭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겸손은 더 이상 성공하는 사람의 조건이 아니다!
프라이드가 제시하는 진정한 성공의 가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듯 프라이드가 우리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역사적으로 겸손을 미덕으로, 프라이드는 부정적인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프라이드에 대한 고정관념과는 달리 진정한 프라이드를 추구한다면 성공을 이룰 수 있으며 심지어 부정적인 프라이드로 일컫는 ‘오만한 자부심’에도 성공으로 이어지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정확히 프라이드와 오만한 자부심의 차이는 무엇일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비교하면 극명하게 알 수 있다. 2011년 국제적인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뒤 오바마의 연설을 보자. 오바마는 ‘우리’라는 주어 대신 ‘나’와 ‘저’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성취에 대한 자부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동시에 그 과정에서 어떤 단계를 밟았는지를 침착하게 설명하고 타인과 그 공을 나누었다. 반면 당시 오바마가 아프리카 출생이라고 거짓공격하기 위해 트럼프가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오바마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나는 내가 아주 자랑스럽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성취하지 못한 것을 내가 해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자신이 이루어 낸 것이 다른 사람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가치가 외부의 평가와 인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드러낸다. 즉 진정한 프라이드는 자기 내면에서 발현되는 성취를 향한 감정이고 오만한 자부심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는 외부적인 요소에 의해 생겨난 감정으로, 진정한 프라이드를 추구하는 사람은 성공을 위해 정당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오만한 자부심을 추구하는 사람은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을 저지르기까지 한다.
이렇게 오만한 자부심의 정의를 들으면 처음에는 누구나 악인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실제로 오만한 자부심을 추구한 사람들의 예시로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폭언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세계 최고의 사이클 선수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 약물을 사용한 랜스 암스트롱 등이 있다. 하지만 오만한 자부심이 반드시 사람들에게 나쁜 일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진정한 프라이드이건 오만한 자부심이건 프라이드를 표현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지위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면 사람들은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 사람을 성공할 만한 사람으로 인정한다. 또한 연구 결과 오만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프라이드를 가진 사람보다 경쟁적인 상황에서는 더욱 좋은 결과를 내며,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될 경우 그 집단의 분위기가 더욱 고양되고 능력 있고 노련한 구성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프라이드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공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잘 차려입은 의기소침한 사람과 허름하게 입은 당당한 사람들 중 사람들이 후자를 더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말해 주듯, 우리는 프라이드 자체를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프라이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프라이드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성취의 과정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처럼 『프라이드』는 날카로운 분석과 방대한 사례를 통해 성공의 의미이자 목표를 달성하게 만드는 힘인 프라이드를 고찰하고, 오만한 자부심과 진정한 프라이드를 비교해 진정한 프라이드를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프라이드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성취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
구매가격 : 11,200 원
서울 문학 기행
도서정보 : 방민호 | 2017-06-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상, 윤동주, 박인환, 김수영, 박완서…
불멸의 문인들이 사랑한 도시, 서울을 걷다!
서울에 쌓여간 삶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다.
이어령 추천! “한국문학의 뛰어난 연구자 방민호 교수의 새로운 삶의 독법!”
서울은 어떤 이야기를 낳았는가.
시와 소설의 사연 깃든 문학의 길을 걷다!
서울이 남긴 문학, 문학이 남긴 서울을 연구해온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지난 1년 반 동안 서울 곳곳을 다니며,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 열 명의 작품을 연구해 『서울 문학 기행』을 펴냈다. 이 나라의 문화가 가장 찬연하게 살아 숨 쉬는 도시 서울에는 한국 사람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아름다움, 인내의 이야기가 압축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방민호 교수는 문학의 시선을 통해, 서울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장소의 한 축을 설정하고 이곳에 쌓여간 삶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삶의 독법을 보여준다. 서울을 단순히 ‘물질의 공간’이 아니라 ‘영혼의 공간’으로서, 인간 본질을 들여다보는 투시적 시선으로 도시 이면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상의 「날개」에서 주인공이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하고 외친 장소는 현재 ‘소공동의 신세계백화점’의 옥상이며, 한국에서 자본주의가 최초로 전입되었던 상징적 공간이다. 윤동주의 서촌 ‘누상동 9번지 하숙집’은 다섯 달 남짓 열 편의 시를 남길 정도로 정신적으로 충만한 시기의 작품의 산실 역할을 했으며, 이광수의 ‘홍지동 산장’은 민족주의자의 자존과 변절자의 유혹 사이에서 평생을 우유부단하게 살아갔던 삶을 상징한다. 박태원이 구보라는 인물의 시각으로 바라본 ‘경성역’은 조선인의 세계를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며, 임화에게 ‘종로 네거리’는 사랑하는 조선과 사랑하는 민중을 상징하는 향수의 세계다.
이렇듯 한국 문학사 대표 작가들이 남긴 시와 소설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작가와 맺어온 관계를 한 겹 한 겹 선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나아가 장소가 작품에 갖는 의미 또한 동서양의 문학과 철학 개념에 근거해 한국문학연구자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 이야기를 따라 찬찬히 걷다 보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문학의 생명력을 만날 수 있다.
문학의 눈으로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새롭게 알게 될 것이다!
불멸의 문인 열 명의 작품과 서울의 상관관계를 탐구한 저자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끝내 마주하게 되는 질문은 ‘그들이 운명에 대처했던 태도는 어떠했는가?’라는 것이다. 그들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의지의 순간을 채록한 문학 작품이야말로 삶에 대한 지침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내밀하면서도 적확한 도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서촌의 누상동 9번지는 윤동주가 순수의 시인으로 거듭난 문학의 공간이다. 이 시기 윤동주의 하숙집은 문단의 소왕국이었다. 희곡작가이자 소설가였던 집주인 김송을 찾아 드나드는 문인을 통해 문단의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윤동주의 창작열은 깊어갔을 것이다. 누상동 시절에 직면한 식민지 조국의 운명을, 완벽하고도 감당하기 어려운 순수의 시로 승화시켜낸 것을 두고 저자는 ‘젊어서 말년에 이른 완전한 순수’로 명명한다. 일본 유학을 위해 불가피하게 창씨개명을 한 뒤 참회의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윤동주, 무한의 순수를 추구했기에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쓸 수 있었던 윤동주의 내면세계는 절대 순수라는 가치를 지향한 초인적인 노력으로 충만했을 것이다.
김수영의 생전 마지막 거처는 마포구 구수동 41번지다. 김수영의 구수동은 외부에서 내부를 비판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이해된다. 비판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과 거리를 둔 김수영의 부릅뜬 눈에서 우리는 그 도저한 ‘불온’의 의식을 읽을 수 있다.
박인환의 문학은 시대를 앞서간 탓에 시대의 제약에서 오히려 자유로웠다. 저자의 지적대로 제도와 생활을 버린 박인환은 명동의 동방살롱에서 첨단 시론을 읊었고, 이념과 이윤의 논리에 병든 현대사회를 투시했다. 그러나 견자의 세련과 우울이 ‘불모의 문명’을 딛고 서고자 노력했던 장소인 동방살롱은 현재 완전한 상업시설이 되어 박인환을 배반했다.
반면, 이광수의 홍지동 별장은 지식인의 변절과 문학인의 재능이 일장춘몽처럼 서린 곳이다. 시대의 제약이 이광수에게는 약속된 기회가 되어버렸지만, 저자의 전언대로 이광수가 처절하게 문학을 갈구하는 삶을 살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파란만장한 봄을 살다간 이광수의 삶과 문학은 아름다움과 고통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들을 통해 드러낸 ‘서울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낳은 이야기’는 곧,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인 ‘우리 보편의 삶’이 나아가는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불멸의 문인 열 명의 ‘내면 세계’를 탐구하고,
새로운 ‘삶의 독법’으로 해석하다!
방민호 교수는 문학평론가 활동과 더불어 고등 문학교과서 책임저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기라성 같은 작가들과 인연을 맺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국어교과서를 만들 때 박완서 작가의 인터뷰를 넣을 생각으로 구리 시 가는 길목에 있는 그의 자택을 방문했다. 거실에서 키우던 양란의 화려한 꽃이 보기 좋다는 저자의 인사말에 박완서는 “저것들이 저렇게 극성스럽게도 피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방민호 교수가 박완서의 『나목』을 통해 보여주는 1950년대 계동과 명동 일대는 바로 이 ‘극성스러운 생명력’이 일으켜 세운 세계다. 해방 이후 곧장 6·25전쟁을 거치는 잔인한 현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상흔을 딛고 일어나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런 모진 의지가 요구되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잃었어도 살고자 한 욕망이 전쟁통에도 수도극장의 영사기를 돌렸고,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목’에 봄의 향기를 배게 했을 것이다.
손창섭과의 인연은 더 드라마틱하다. 방민호 교수는 우리 현대문학사에서 손창섭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해온 연구자다. 1973년에 일본으로 떠난 뒤 행방이 묘연했던 손창섭의 문학과 삶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추적해온 저자는 각고의 노력 끝에 손창섭의 일본인 아내를 만나 말년에 그가 창작한 시조가 적혀 있는 수첩을 입수하기에 이르고, 이 책에 몇 편을 소개한다. 이는 손창섭이 일본에서 오래 머물면서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수했다는 증거가 된다. 한국인이되 철저한 아웃사이더로서 한국사회의 외부에 존재한 손창섭, 그가 1960년대 서울에서 기거한 곳은 흑석동이었다. 그곳에서 집필한 『인간교실』은 도덕적 해이와 부정부패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세태 소설로, 주인공 주인갑이 기거하는 곳 역시 흑석동이다.
이호철 또한 방민호 교수의 연구 편력이 아니라면 만나기 어려운 작가다. 『서울은 만원이다』를 통해 저자는 하층민을 시민사회에서 배제시키는 도시개발의 음습한 이면을 종로3가라는 욕망의 거리를 배경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울 문학 기행』은 서울의 공간에 켜켜이 쌓여간 문학과 삶의 시간을 깊고 넓게 드러내 보인다. 그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바탕에 우리 삶의 행간이 숨어 있을 것이다. 이 책과 함께 서울의 곳곳에서 발견하는 문학의 상상력과 생명력이 우리 삶의 계기가 되어줄 시간을 마주해보자.
◎ 추천사
도시는 우리의 삶을 만들어주는 물질의 공간이자,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영혼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상에게 ‘경성’은 파격과 감시의 장소였고, 윤동주에게 ‘누상동 9번지’는 시의 산실이자 무한에 도전한 공간이었다. 서울은 그런 면에서 여러 개의 얼굴을 지닌 야누스와 같다. 문학 속에서 서울은 욕망이 집결된 도가니였으며 슬픔이 짙게 배어 있는 투쟁의 장이자 생존의 터전이었다. 재능 있는 작가이자 한국문학의 뛰어난 연구자인 방민호 교수는, 한국 현대문학의 교두보이자 여전히 새롭고 수수께끼 같은 공간 서울에 쌓여간 삶의 시간을 깊고 넓게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탐구적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은 서울이 어떻게 이야기를 낳았는가에 대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이 장소들에 의미를 부여한 우리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가 열 명의 기쁨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치 지층처럼 그 삶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거와 현재의 인과 속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다. 그것을 방민호 교수는 장소라는 흔들리지 않는 한 축을 설정하고 문학이라는 투시를 통해 새로운 ‘삶의 독법’으로 명징하게 밝히고 있다.
— 이어령 문학평론가·초대 문화부 장관
서울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삶이 차곡차곡 쌓여온 역사 도시다. 치열하게 산 사람들이 만들어온 시간과 공간 안에서 작가들은 의미 있는 문학을 창조해냈다. 그런 이야기와 역사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서울 구석구석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 작가와 문학 이야기를 찾아내 우리에게 흥미롭게 펼쳐 보여준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찬찬히 걸어보면 여전히 펄펄 살아 있는 작가와 문학의 생명력을 만날 수 있다. 부지런히 신발 끈 동여매고 이 책과 함께 아름답고 따스한 문학기행에 나가 서울을 새롭게 만나보자.
—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전 서울도서관 관장
◎ 책 속에서
「날개」의 주인공은 옥상에서 떨어져 죽지 않았습니다. 미쓰코시 백화점 문을 나서서, 결국 아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적 현대의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생활 속으로, 그 피로한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나’에게는 예술적 삶과 정열로 이 생활의 세계를 지양하고 초극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지를 다 잃어버린 지금, 현실 생활 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느낄 때, 그때 ‘나’는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 1장, 36~37쪽
새로운 거처로 옮기기 전까지 짧은 기간을 보낸 하숙집이었지만, 누상동 9번지는 여전히 문제적 공간으로 남습니다. 다섯 달 남짓 동안 열 편의 시를 쓸 정도로 윤동주 시의 산실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쓴 시의 총 분량을 고려하면, 하숙하는 동안 시 창작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김송의 집을 드나드는 문인을 통해 문단의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창작열을 생성해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 시기 동안 어떤 문학의 길을 가야 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을까요?
―2장, 59쪽
1941년 11월 20일에 쓰인 「서시」에는, 아시다시피 시대의 운명 속에서도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완벽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순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윤동주를 아마추어 청년 시인쯤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등단해 문단에서 교류를 하지 않았고, 죽은 뒤에야 작품집이 나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누상동 9번지 하숙집 이야기나, 백석과 정지용 등 당대 제일의 문학에 깊이 심취해 연마를 거듭한 사실을 떠올려보면, 그를 단지 아마추어 시인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그는 시인으로서 자신의 세계를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2장, 84쪽
다시 이광수의 삶을 떠올려봅니다. 그 또한 얼마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가요.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 우여곡절을 겪으며 일제강점기를 보냈으면서도, 풍광 좋은 홍지동에 산장을 짓고 멋과 경치를 즐겼습니다. 고뇌를 겪으면서도 풍류를 놓지 않은 것입니다. 일장춘몽처럼 그 시절을 보낸 이광수는 1950년 6·25전쟁 이후 북한으로 끌려가 그해 10월 13일, 죽음을 맞이합니다. 탕춘대성 앞 벤치에 앉아 연산군과 이광수의 삶을 반추하며 생각했습니다.
―3장, 114쪽
경성역은 기차를 타기만 하면 부산으로, 부산에서 일본으로, 거기서 다시 태평양으로 떠날 수 있는 교두보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구보는 거기서 돌아서서 도회의 항구를 떠납니다. 이처럼 식민지 도시는 폐쇄적이며, 벗어날 수 없는 구심력을 갖고 있습니다. 도회의 항구라는 표현과 더불어 구보가 경성역에서 돌아서는 장면은, 병들고 음산한 세계를 쉽사리 떠날 수 없게 만드는 힘에 의해 우리의 산책자가 갇혀 있음을 의미합니다.
― 4장, 139쪽
자기 고향의 물상들, 사람들을 바라보며 병든 임화는 현재의 고통이 지나간 뒤에는 반드시 내일의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간절한 희구의 노래를 부르고자 합니다. 그는 지금 병든 몸을 이끌고 먼 남쪽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옛날에 폐결핵은 일단 악화되면 살지 죽을지 알 수 없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임화는 자신의 ‘고향’ 종로 네거리를 향해 다음과 같은 마지막 노래를 부릅니다.
그에게 있어 종로 네거리는 곧 사랑하는 순이요, 사랑하는 조선이요, 사랑하는 민중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 5장, 182~183쪽
이제 저는 명동 거리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 명동의 동방살롱에서 박인환은 문인들과 만나 시대의 시적 주제들을 놓고 격렬하게 토론했겠지요. 그 골목 안 선술집에서 박인환은 「세월이 가면」을 쓰기도 했습니다. 쓸쓸한 3월 초 어느 날 밤, 박인환이 쓴 시에 이진섭이 곡을 쓰고 임만섭이라는 테너가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마침 지나가던 소설가 이봉구와 김광주, 송지영까지 합세해 유명해졌고,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지요. 참으로 전설 같은 일화입니다.
― 6장, 220~221쪽
「세월이 가면」은 박인환의 최후의 글들 가운데 하나겠습니다. 「목마와 숙녀」를 읽다보면 이 시도 인파 속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박인환에게 명동은 과연 어떤 곳이었을까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우리들에게도 삶과 문화가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곳이었을까요? 어둠 속의 등대 같이 빛나는 곳이었을까요? 바로 이 인파 속에 버지니아 울프를 읽으며 삶의 허무를 깊이 호흡하던 박인환이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의 큰 키가 저만치 인파 위로 불쑥 솟아오를 것 같습니다.
― 6장, 221쪽
김수영은 직업 갖기를 싫어했습니다. 체제의 구속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 것이지요. 당시 구수동 41번지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체제를 가장 변방에서 바라볼 수 있는, 바깥에서 거리감을 두고 볼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왜 기어코 외부로 나가려 했던 것일까요? 김수영은 산문 「모기와 개미」에서, 지식인을 “인류의 문제를 자기의 문제처럼 생각하고, 인류의 고민을 자기의 고민처럼 고민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지요. 인류 전체의 문제에 골몰하는 한 개인이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은 어딜까요? 바깥, 가장자리이겠지요.
― 7장, 243쪽
그러니까 주인갑 씨의 집은 노량진에서 동작동 국립묘지 가는 길가의 언덕배기에 있어 한쪽으로는 한강을, 다른 한쪽으로는 노량진을 굽어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 집이 손창섭의 실제 흑석동 자택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손창섭은 흑석동 효사정孝思亭과 원불교 서울회관 자리의 언덕쯤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손창섭의 집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아래 잔잔히 흐르는 한강과 인도교와 노량진 길을 무심히 내려다볼 수 있는” 주인갑 씨의 집은, 한강과 서울로 상징되는 한국사회의 내부를 외부에서 건너다보듯 또는 내려다보듯 주시하고자 했던 손창섭의 작가적 시점을 상징하는 듯 보입니다.
― 8장, 286쪽
『서울은 만원이다』는 한국 자본주의의 병리적, 퇴폐적 요소를 상징하는 종삼과 길녀로 대표되는 몸 파는 여성을 통해, 1960년대 중반 이후 한국사회가 이러한 잉여를 처리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김현옥 전 서울시장의 행정과 통치자들의 도시개발 계획은 종삼으로 상징되는 세계를 폐지함으로써 한국사회의 병폐와 잉여들의 존재를 극구 감춘 것이지요. 구획 정리를 통해 그들을 보이지 않는 외곽으로 밀어냈던 것입니다. 종삼 사창가를 폐지한다는 내용의 1968년 9월 27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볼까요.
― 9장, 322쪽
PX와 고가 사이는 바로 수도극장이라는 의미 있는 공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선 서부활극, 철 지난 남의 전쟁 그리고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가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이는 전쟁의 참상을 겪는 이들에게도 여전히 즐기고자 하는 욕망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바로 그 욕망이야말로 『나목』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모든 것을 잃었어도 살아가야 한다는 욕망을 지닌 이경, 그녀는 어떻게 이 상황을 뚫고 나갈 것인가? 이것이 소설의 주제지요.
― 10장, 353쪽
『나목』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강렬하게 꿰뚫어보는 눈동자의 존재를 느끼게 합니다. 미군 PX에서 명동을 지나 쇼윈도가 펼쳐진 거리를 지나 수도극장에 이르고, 또는 을지로입구에서 전차를 타고 종로에서 계동으로 가는 동안 피부에 스미는 정적, 괴괴한 도시 풍경, 아직 피난민들이 다 돌아오지 않은, 인적이 말소된 공허한 서울의 모습.
도강 금지령 때문에 정적에 차 있으면서도, 끝내 삶을 이어가야 하고 꽃 피워야 하는 사람들은 그때 자기의 어떤 이야기를 매만지고 있었을까요? 박완서는 그것을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10장, 366쪽
구매가격 : 14,400 원
매일 세 줄 글쓰기
도서정보 : 김남영 | 2017-06-22 | PDF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책 소개]
스마트 시대에 필요한 건
짧지만 진심을 담은 임팩트 있는 글쓰기!
우리는 이미 프로필 대화명, SNS, 블로그, 댓글, 영화나 도서 리뷰 등 많은 글과 닿아 있다. 스마트폰으로 확 뜬 웹툰과 웹소설, 책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같은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작가에 대한 관심도 급격이 높아졌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글쓰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 역시 늘고 있다. 그러나 보기엔 쉬워 보이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써야 할지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매일 세 줄 글쓰기》는 짧은 글을 사용할 일이 많아진 요즘, 글쓰기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들을 다루며 실전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작가의 짧은 글 예시를 통해 글쓰기 감을 익힌 후, 오늘의 글쓰기 수업에서 작가가 터득한 노하우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쉬운 설명으로 배워 본다. 한 단원이 끝난 후 ‘매일 세 줄’ 쓰기로 핵심 요약과 연습을 동시에 해 보자. 매일 글 쓰는 훈련은 여러분을 ‘글 좀 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또한 내가 배운 글쓰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실생활 활용법’을 참고한다. 일기, 인사말, SNS 글, 리뷰 등 분야별로 하나씩 다루고 있어 글쓰기 초보자도 일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매일 일기를 쓰듯 하루 세 문장이라도 조금씩 글쓰기를 즐겨 보자. 단 두 문장으로 상대의 마음을 훅 울리는 글, ‘너도 그래. 나도 그랬는데.’ 하는 공감 가는 글, 내 마음을 좀 더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다듬어진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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