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도서정보 : 스위즈 | 2021-12-2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중국의 석학이자 인문학자인 스위즈 박사,
그가 들여다본 중국의 문화와 민족성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

무엇이든 거리를 두고 보면 아름답기 마련이다. 『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은 중국에서 대학원 공부까지 마친 후, 미국으로 옮겨 가 7년 동안 수학하며 박사 학위를 받고, 중국인 위주의 사회인 싱가포르에서 10년간 일한 저자가 안팎에서 관찰하고 분석한 중국의 문화와 민족성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중국인의 시각으로 자신의 속한 사회를 바라보고, 또 한편으로는 전 세계라는 무대에서 중국과 중국인을 바라보는 외부의 관점을 바탕으로 중국인이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 발견하고 분석한 것이다. 저자가 오랫동안 주로 연구했던 인지기능과 언어학, 문법화이론, 중국어 역사 어법 형태학, 언어와 문학의 관계 분야에 다양한 직접 경험을 녹여 분석한 중국 문화와 민족성은 『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통해 알려져 중국 현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구매가격 : 11,200 원

비폭력의 힘

도서정보 : 주디스 버틀러 | 2021-12-2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비폭력의 힘’을 성찰하는 이 시대 가장 필요한 목소리
『젠더 트러블』 이후 또하나의 해방의 길을 여는
주디스 버틀러의 윤리학-정치학의 핵심이 담긴 열정적 제안

“이 책은 우리를 해방의 길로 인도한다. 이전에는 접어든 적 없는, 그러나 한때 우리가 추구했고 알아챌 수도 있는데다 친숙한 듯한 그 길로.” _런던정경대 리뷰 오브 북스
이 책은 버틀러가 2010년대 세계 유수의 대학 및 연구단체에서 했던 강연을 바탕으로, 그간 전작들에서 다루었던 윤리적 정치적 문제를 ‘비폭력’이라는 화두 아래 갈무리해 2020년에 출간한 책이다. 서론과 후기 이외에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푸코ㆍ파농ㆍ벤야민ㆍ프로이트 등의 관련 논의를 끌어와 비폭력을 저항의 실천이자 서로의 평등한 애도가치를 보살피기 위한 윤리적 공격성을 지닌 정치적 힘으로 서술하고 있다.

구매가격 : 15,000 원

최소한의 선의

도서정보 : 문유석 | 2021-12-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류가 공유해온 타협의 기술이다”

저마다의 가치관이 부딪히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누가, ‘모두의 약속’을 위반하는지 따져보면 된다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작가가 말하는 ‘법치주의’라는 타협의 기술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을 그리워할수록, 그걸 지탱해왔던 기둥들의 무게가 새삼 느껴졌다. 우리는 약속, 규칙, 양보, 거래, 상호이해, 자제, 존중의 힘으로 배낭을 메고 낯선 도시로 떠날 수 있었고, 한밤중에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사 먹을 수 있었다. 그 힘이 제도화된 것이 법이다. 법이란 사람들 사이의 넘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선線’인 동시에, 사람들이 서로에게 베풀어야 할 ‘최소한의 선善’이기도 하다. 이것이 문명 세계를 떠받들어온 기둥이다. 단순히 위반하면 안 되는 규칙이나 강제라는 의미로서가 아니다. 오랜 역사를 통해 인류가 발전시켜온 공통의 가치,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미에서 법은 문명 세계의 기둥이다. 그 기둥이 세계 도처에서 무너지는 듯한 공포를 느끼던 2020년 봄의 어느 날, 나는 법에 대해 뭐라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_「프롤로그」에서

구매가격 : 11,500 원

문일평의 꽃 이야기

도서정보 : 문일평 | 2021-12-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문일평의 44종 꽃에 대한 아름답고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꽃 이야기!!
꽃 품종 가운데 모란(牡丹)을 제일로 삼고 작약(芍藥)을 두 번째로 삼는다.
세인(世人)이 말하기를,
“모란은 꽃의 왕이요, 작약(芍藥)은 화상(花相)(정승)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면 장미는 무엇이라 할까? 혹은 꽃의 왕비(花妃)라고 하는 것이 어떠할까?
<‘장미’ 중에서>

구매가격 : 6,000 원

기나긴 혁명 (개정판)

도서정보 : 레이먼드 윌리엄스 | 2021-12-1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현대 문화연구의 고전

문화연구와 문화유물론의 기틀을 놓은 위대한 비평가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역작
전후戰後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독보적인 비평가
_테리 이글턴

하나의 문화 이론을 구축하려는 영웅적 시도
_스튜어트 홀

문화연구, 문화비평의 기틀을 놓은 선구적인 책. ‘기나긴 혁명’은 민주주의 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은 마지막 문화혁명을 가리킨다. 출간 후 60년이 지났지만 그 기나긴 혁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투기꾼(시장경제)과 관료(사회주의)라는 우울한 양자택일을 넘어서는 제3의 길, 개인과 대중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제도, 새로운 행동양식을 창조하는 진정한 문화혁명은 어떻게 가능한가? “우리는 기나긴 혁명의 과정 속에서 살고 있다. 그것은 인간과 제도를 변형시키는 진정한 혁명이다.”

구매가격 : 17,500 원

번역의 모험

도서정보 : 이희재 | 2021-12-1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좋은 번역, 훌륭한 번역이란 무엇인가?
두 언어를 횡단하는 베테랑 번역가의 치열하고도 경이로운 모험

《번역의 모험》은 30여 년 동안 번역 현장에 몸담으며 한국어의 개성을 살리는 독창적인 번역론을 모색해 온 저자의 숙련과 통찰이 담긴 책이다. ‘번역 바이블’이라 불리며, 번역가와 편집자뿐 아니라 언어를 다루는 직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필독서로 꼽는 책 《번역의 탄생》 이후 저자가 12년 만에 출간하는 후속작이다. 전작이 원문을 영어와 일본어에 물들지 않은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옮기는 법을 다루었다면 《번역의 모험》은 ‘문턱이 낮은 한국어’로 옮기는 법을 다룬다.
저자가 말하는 문턱이 낮은 글이란 독자가 편히 ‘정주행’하도록 돕는 글이다. 즉 문장에 담긴 뜻이 금방 와닿지 않는 모호한 대목에서 독자가 읽기를 멈추거나 다시 뜻을 살피려고 ‘역주행’하지 않게끔 하는 글이다. 이 책은 명료하고 간결한 우리말 문장을 짓는 데 요긴한 원칙을 ‘쉼표’ ‘모으기’ ‘찌르기’ ‘흘려보내기’ ‘맞추기’ ‘낮추기’ ‘살리기’라는 주제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짚어준다. 남발되는 쉼표 탓에 문장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문장부호를 적절히 사용하는 법, 가까이 있어야 할 말을 모으고 멀리 두어야 할 말을 떼어놓아서 문장의 모호함을 없애는 법, ‘주연’을 압도하는 문장 속 ‘조연’을 슬쩍 흘려보내 주제어를 명확히 드러내는 법을 알려준다.

쉼표 하나, 띄어쓰기 하나에 이렇게 깊은 뜻이 있다고?
고대 그리스부터 근대 조선까지 흥미로운 역사와 맞물려 펼쳐지는 번역의 여정

서양에서 쉼표는 기독교 시대가 열리면서 등장했다. 신의 말을 정확히 옮겨야 한다고 믿었던 기독교인은 오해의 여지 없이 뜻을 정확히 담아내려고 문장부호에 기댔고, 그 덕분에 글의 문턱이 낮아져 글을 눈으로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한국어의 띄어쓰기는 모든 단어를 붙여써서 뜻이 모호해진 글의 문턱을 낮추려 했던 조선 후기 서양 선교사들의 주도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글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탄생한 ‘쉼표’와 ‘띄어쓰기’가 오늘날에는 왜 되레 글의 문턱을 높이는 주범이 되었을까?
저자는 쉼표까지 그대로 살리는 번역의 영향을 받아 한국어 문장을 쓸 때에도 기계적으로 쉼표를 찍는 사례가 많아진 현실을 지적하며 과도한 쉼표와 띄어쓰기 사용이 글의 문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현행 맞춤법에 따르면 ‘싶어 하다’는 띄어써야 하지만 ‘싫어하다’는 붙여써야 한다. ‘글솜씨’와 ‘말솜씨’는 붙여써야 하지만 ‘요리솜씨’와 ‘노래솜씨’는 띄어써야 한다. 이렇듯 예외에 예외가 겹치면서 띄어쓰기 자체가 족쇄가 되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입말을 그대로 옮긴 글로 마음을 사로잡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말하듯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초에 있었던 것은 말이지 글이 아니다. 말하듯 쓰면 문장은 저절로 깨끗해진다.

원문에 얽매이지 않아야 비로소 원문이 살아나는 역설의 번역론

번역은 말과 말을 잇는 일이다. 다시 말해 원문과 번역어를 연결하는 일이다. 이때 원문에 충실할 것이냐 번역어에 충실할 것이냐는 번역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저자는 원문을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번역자가 사소한 대목까지 옮겨놓으면 독자가 고통스러워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원문에 무작정 끌려가지 않으면서 원문을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필요한 번역 원칙이 무엇인지 자세히 다룬다. 주제가 무엇인지 찔러주는 역할을 하는 주제조사를 아껴 써야 하는 이유, 시뿐만 아니라 산문에서도 운율을 더해 문장의 박자감을 살리는 법, 한국어에 없는 완료 시제를 우리말 부사어로 표현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말과 저 말을 잇는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절박감이 있을 때
좋은 번역가가 될 수 있다”

2018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보고서 <4차산업혁명시대의 신(新)직업>에서는 인공지능이 발달하여 위험해진 대표적인 직업 중 하나로 통·번역가를 꼽고 있다. 과학 논문이나 사건 보도 기사처럼 문장 구성이 정형화돼 해석의 폭이 좁은 글은 기계번역으로 대체하기가 쉽고, 기계가 사람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30여 년간 번역 일선에서 분투하며 현실에서 쓰이는 우리말에서 출발한 창조적인 번역관을 정립해 온 저자는 장래의 번역가들에게 번역의 앞날을 길게 바라볼 것을 조언한다. 번역가는 단순히 이 말을 저 말로 옮기는 좁은 의미의 번역가로 만족해서는 안 되며, 현실을 말로 제대로 담아내는 넓은 의미의 번역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10년 전에 한 번역과 1년 전에 한 번역이 달라지는 것. 조금씩이라도 나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정진하는 것. 그것이 번역이 위기에 처한 시대에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번역가의 덕목이다.

“문턱이 낮은 글이 좋은 글이고
문턱이 낮은 사회가 좋은 사회다.”

번역하다 떠오른 풀이와 표현을 적어두기 시작한 것은 기억이 안 날 때 처음부터 다시 궁리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의 낭비를 피하고 싶어서였다. 시간은 걸렸지만 그런 자료가 쌓여 2009년에 《번역의 탄생》을 낼 수 있었다. 《번역의 탄생》이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추구했다면 《번역의 모험》은 문턱이 낮은 한국어를 추구한다. 문턱이 낮은 글 덕분에 독자는 자원을 그만큼 덜 수 있지만 역자는 자원을 더 들여야 문턱이 낮은 글을 지어낼 수 있다. 궁리를 더 해야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자동번역의 시대에 번역가가 자기 직업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키는 길은 번역에 더 공을 들이는 길 말고는 없다.
문턱이 낮은 글이 좋은 글이고 문턱이 낮은 사회가 좋은 사회다. 작고한 기업인 김우중 회장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모험 정신을 강조했지만 세계는 넓고 읽어야 할 책, 옮겨야 할 책은 많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문턱이 낮은 글, 문턱이 낮은 사회를 꿈꾸는 번역자의 여정에 《번역의 모험》이 작은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_머리말에서

주요 내용 소개

원문을 죽여야 원문이 사는 역설의 번역론

이 책의 특징은 현실 한국어에서 출발한 번역, 문턱을 낮추는 한국어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딱딱한 번역체 문장이 아닌 한국 독자들이 편히 읽을 수 있는 단정하고 간결한 번역문 짓는 법을 열한 개의 주제를 통해 명쾌하게 제시한다.

부사가 제자리에 놓여야 문장이 안정된다 _ ‘모으기’

‘모으기’에서는 부사와 동사, 주어와 동사 등 제짝처럼 붙어다녀야 할 것들을 제대로 모아주어야 원문의 내용을 해치지 않는 정확하고 명료한 번역문이 나올 수 있음을 알려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차 방한해 자국 교민행사에서 여성에게 키스한 것에 대한 비판에 ‘질투하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위 문장에서 6일은 필리핀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날인가요 아니면 방한한 날인가요. 필리핀 교민행사가 있던 날인가요. …… 만일 6일이 정상회담 날짜라면 ‘6일 정상회담차’로, 방한 날짜라면 ‘6일 방한해’로, 교민행사 날짜라면 ‘6일 자국 교민행사에서’로 날짜와 사건을 붙여주어야 합니다. 부사가 있어야 할 자리는 부사가 도우려는 동사의 바로 옆자리입니다. 부사가 제자리에 놓여야 문장이 안정됩니다. 제대로 놓인 부사는 글의 집중도를 높입니다. (45~47쪽)

주제조사, 명료한 문장의 비밀 _ ‘찌르기’

‘찌르기’에서는 문장 안에서 ‘주제가 이것이다’ 하고 급소를 정확히 찔러주는 역할을 하는 주제조사 ‘-은’ ‘-는’을 적재적소에 넣어 문장의 모호함을 없애는 법을 제시한다.

주제조사는 말 그대로 문장 안에서 주제가 이것이다 하고 주제를 찌르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주제조사가 나오면 우리는 저절로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크게 뜹니다. 그런데 문장 안에 쉼표가 너무 많으면 흐름이 끊기듯 문장 안에서 주제조사가 여기저기에서 찔러대면 오히려 초점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주제조사가 부각시키려는 것은 결국 주제어입니다. 문맥상 주제어와의 관계를 분명히 알 수 있을 때는 진짜 주제어만 남기고 나머지는 빼도 좋습니다. (72, 73쪽)

원문 그대로 강박이 문장을 망친다 _ ‘흘려보내기’

‘흘려보내기’에서는 원문을 있는 그대로 살리기보다 살릴 것은 살리고 흘려보낼 것은 흘려보내 한국 독자들이 편히 정주행할 수 있도록 잘 읽히는 번역문 짓는 법을 알려준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코로나 감염병으로 죽은 사람이 20만 명이 넘고 이것은 충주시 인구와 맞먹는다는 기사를 한국 언론사가 보도했다면 충주시라는 비교 대상은 20만이라는 숫자를 한국 독자가 실감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기사를 미국 언론에서 보도하면서 원문의 충주시를 영어 번역문에서도 그대로 살려주면 미국 독자는 충주시라는 단어 앞에서 멈칫할 겁니다. 비교 대상 자체가 낯설고 생소하다면 글에서 제시하는 비교 대상은 글의 흐름을 오히려 끊어놓습니다. 원문에 담긴 내용은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번역자가 사소한 대목까지 있는 그대로 옮겨놓으면 독자가 고통스러워집니다. (106, 107쪽)

쉼표가 없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는 글이 좋은 글이다
_ ‘묵독’ 문화의 시작과 ‘쉼표’의 탄생

요즘 한국어 책을 읽다보면 쉼표가 부쩍 많이 들어간 문장을 쉽게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따라서, 더욱이,’ 다음에는 무조건 쉼표를 찍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어에서 ‘however, therefore, moreover,’ 다음에 쉼표를 찍기 때문이다. 긴 문장이 아닌데도 별 생각 없이 글 안에 쉼표를 찍는 사람도 많다. 역시 영어의 영향 탓으로 보인다. 저자는 영어에서 쉼표를 찍는 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지만 한국어에서 불필요한 쉼표는 오히려 글을 지저분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한국어는 ‘-면’ ‘-지만’ ‘-고’ ‘-며’처럼 어미가 발달해서 쉼표에 기대지 않고도 글을 얼마든지 길게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Although the shooting has stopped for now the damage is enormous.
이 영문은 모호합니다. ‘총격이 그쳤지만 당장은 피해가 막심하다’고 볼 수도 있고 ‘당장은 총격이 그쳤지만 피해가 막심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앞의 뜻이 되려면 for now 앞에 쉼표를 찍어야 하고 뒤의 뜻이 되려면 for now 뒤에 쉼표를 찍어야 합니다.
영어에서는 although 같은 접속사가 거느리는 종속절이 앞에 오면 종속절이 어디에서 끝나고 주절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종속절과 주절이 갈리는 곳에 쉼표를 찍어줍니다. 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지만’ 같은 영어 접속사 although에 해당하는 어미가 문장 중간에서 종속절을 잘 매듭지어주므로 쉼표에 크게 안 기대어도 됩니다. (13~15쪽)

‘쉼표’는 누가 처음 만들었고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을까? 쉼표는 글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끊어 읽는 곳을 알리려고 기원전 3세기 알렉산드리아도서관 사서였던 문법학자 아리스토파네스가 개발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많은 저술가들은 쉼표 같은 문장부호를 하찮게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의 글은 입으로 한 말을 그대로 적어놓은 입글이었고, 묵독보다 낭독을 위한 글이었다. 6세기경 기독교 시대가 열리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기독교인은 신의 말을 정확히 담아내야 한다고 믿었으므로 문장부호를 적극 차용했고, 문장부호 덕분에 글의 문턱이 낮아지다보니 글은 낭독하는 입글이 아니라 묵독하는 눈글로 바뀌어 갔다.

서양에서 입으로 읽는 낭독 문화가 눈으로 읽는 묵독 문화로 바뀐 것은 15세기 중반에 일어난 인쇄 혁명으로 책이 대량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서양 문장부호의 역사를 연구한 영국의 서지학자 맬컴 파크스에 따르면 독서 풍토를 낭독에서 묵독으로 바꾼 주역은 문장부호입니다. 묵독은 인쇄기가 없어서 책이 귀했던 중세의 수도원에서도 이미 지배적 독서 문화였습니다. 문장부호는 독서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묵독의 길을 터주었습니다. 하지만 문장부호는 글을 지저분하게 쓰는 문화도 낳았습니다. 쉼표는 아껴야 합니다. 그래야 꼭 필요한 순간에 쉼표가 빛을 발합니다. 쉼표는 쉼표에 둔감해지지 않은 사람에게만 선명한 이미지를 남깁니다. (41, 42쪽)

참을 수 없는 ‘사이시옷’의 가벼움
_ ‘어원주의’ 영어, ‘표음주의’ 에스파냐어와 한국어의 차이

오늘날 영어 맞춤법의 토대가 말의 뿌리를 드러내려는 ‘어원주의’로 자리 잡은 데에는 어원주의 맞춤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16세기 영국의 교육자 리처드 멀커스터의 영향이 컸다. 단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한다는 ‘표음주의’를 따르면 발음 변화에 맞추어 맞춤법을 수시로 바꿔야 하는데, 현실에서 북쪽 방언과 남쪽 방언을 쓰는 사람이 소리 나는 대로 적는 영어는 매우 달랐으므로 소통의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였다. 현실에서 쓰이는 글을 사람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못 느낀다면 굳이 라틴어 어원을 살리려 한 영어의 전통주의 곧 어원주의 맞춤법을 뜯어고칠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영어와 달리 에스파냐어는 ‘표음주의’를 토대로 삼아 맞춤법의 토대를 세웠다. 13세기에 갈리시아, 레온, 카스티야 세 왕국을 통합한 에스파냐 국왕 알폰소 10세는 카스티야를 중심으로 하여 이슬람 세력을 에스파냐 영토에서 몰아내는 국토회복운동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되찾은 땅에 백성들을 잘 정착시키기 위해 문턱이 높은 글말 라틴어가 아니라 문턱이 낮은 입말이었던 토착어 카스티야어를 행정어로 삼아 각종 법률을 반포했다.
이렇듯 영어와 에스파냐어의 맞춤법은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문턱이 낮은 글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영어 맞춤법이 어원주의 원칙을 기둥으로 삼은 것은 이미 어원 중심으로 굳어진 기존의 맞춤법을 고수하는 것이 가독성을 높이고 글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라고 믿어서였습니다. 에스파냐어 맞춤법이 표음주의 원칙을 기둥으로 삼은 것은 되찾은 땅에서 뿌리내리고 살 백성과 소통하려면 백성의 입말에 가까운 표기를 표준말로 삼아 글의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고 믿어서였습니다. (237, 238쪽)

한국어의 사정은 어떨까? 대체로 된소리가 나는 자리에 사이시옷을 집어넣으라는 한글 맞춤법 30항에 따르면 한국어는 어원주의가 아니라 표음주의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표기는 발음에 가깝게 적어야 한다며 사이시옷을 들이미는 한글 맞춤법이 오히려 글의 문턱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사이시옷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느라 보통 사람이 글쓰기를 더 두려워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냇가’나 ‘깻잎’은 확실히 ‘내까’나 ‘깬닢’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을 넣어야 한다는 원칙에 수긍이 갑니다. 하지만 ‘장마비’를 ‘장맛비’로 적어야 하고 ‘막내동생’을 ‘막냇동생’으로 적어야 한다는 규정 앞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장마비’를 ‘장마삐’로, ‘막내동생’을 ‘망내똥생’으로 거세게 읽기가 더 불편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입니다. ……
1880년 프랑스인 신부들이 낸 《한불자전》에도 ‘핏줄’이 아니라 ‘피줄’이 표제어로 올라 있었습니다. ‘핏발서다’가 아니라 ‘피발셔다’가 표제어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햇볕’이 아니라 ‘해볏’이, ‘햇빛’이 아니라 ‘해빗’이 표제어였습니다. 설령 일부 사람들이 자꾸 된소리로 발음하는 습성이 생겼다 하더라도 그런 된소리를 맞춤법의 기준으로 삼아서 사이시옷을 자꾸 끼워넣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요. (229, 230쪽)

원칙 없는 띄어쓰기가 글의 문턱을 높인다
_ 한국어에서 띄어쓰기를 하면 오독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

한국어의 띄어쓰기는 쉼표와 띄어쓰기가 없는 언문을 읽을 때마다 어려움을 토로했던 조선 후기 서양 선교사들의 주도로 받아들여졌다. 7세기 말 서양에서 아일랜드 수사들이 처음으로 띄어쓰기를 시도한 것도 낯선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정확히 끊어 읽기가 어려워서였다. 하지만 한국어의 띄어쓰기 의존도는 유럽어보다 훨씬 낮다. 한글도 로마자나 그리스 문자처럼 소리를 자음과 모음으로 정밀하게 나타내는 알파벳 글자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한국어에서는 ‘유엔과학기술발전위원회보고서’처럼 한글 자모를 가로세로로 묶어서 쓰는 ‘모아쓰기’를 하지만 유럽어에서는 ‘unreportonscienceandtechnologyfordevelopment’처럼 알파벳 자모를 풀어서 쓰는 ‘늘어쓰기’를 한다는 점이다.

십자군전쟁 당시의 이슬람 지도자 알아딜을 알라딜로 잘못 읽지 않도록 알파벳에서는 Al-Adil처럼 중선을 넣지만 한글은 안 그래도 됩니다. 이런 특성은 1880년 프랑스 선교사들이 낸 《한불자전》에서 ‘인가보다’라는 조선어의 발음을 알파벳으로 적으면서 IN-KA-PO-TA처럼 중선으로 음절 사이를 끊어야 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납니다. 알파벳은 늘어쓰기를 하기에 중선으로 끊지 않으면 음절의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그래서 INKAPOTA라고 중선 없이 늘어놓으면 ‘인갑오다’로 읽을 수도 있고 ‘인가볻아?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한글은 모아쓰기를 하기에 음절의 구분선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영어 알파벳보다 한글의 띄어쓰기 의존도도 훨씬 낮아집니다. (242, 243쪽)

한국어와 달리 중국어와 일본어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중국인과 일본인이 새로운 내용이 담긴 글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한자의 강한 표의성 때문이다. 한국어도 예전처럼 한자를 섞어 쓴다면 굳이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한글 전용’이 글의 문턱을 낮추는 데 여러모로 유리하므로 한국어에서 띄어쓰기는 여전히 필요하고 유효하다.

하지만 저자는 오늘날 띄어쓰기 자체가 하나의 족쇄가 되어서 글쓰기를 억압하는 기제가 된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애당초 띄어쓰기를 한 목적은 유럽에서도 한국에서도 글쓰기의 문턱을 낮추려던 것이었는데 과도한 띄어쓰기가 문장을 오히려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같이 어울려 쓰이는 말들은 자연스럽게 달라붙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죽을병, 우는소리, 식은땀, 목매달다, 귀담아듣다, 피맺히다, 눈멀다, 잘살다, 못살다, 잘나가다, 잘되다, 오래되다, 힘들다, 생각나다가 표제어로 당당히 오른 것은 그래서입니다. 흘러들다, 모여들다, 찾아다니다도 같은 이유로 표제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흘러내려가다, 모여서다, 찾아나서다도 표제어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요. 들고일어나다가 표제어로 올랐다면 들고일어서다도 표제어로 올라야 하지 않을까요.
원래 한글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글의 문턱을 낮추려고 띄어쓰기를 했을 뿐입니다. …… 띄어쓰기는 새로운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띄어쓰기는 어디까지나 조역임을 알아야 합니다. 띄어쓰기 원칙은 쉽고 명쾌하고 유연해야 합니다. (246~254쪽)

번역은 언어의 징검다리를 놓는 일
_ 번역가, 사전편찬자가 되다

《영일대역휴대사전》(1862) 《영일자휘》(1873) 등 일본에서 영일사전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쳐 대체로 번역가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그들은 영어에 대응하는 일본어가 있는지 없는지 찬찬히 살폈고 없다 싶으면 한자를 공유하는 중국어에서 말을 빌려와서라도 영일사전을 만들어나갔다. 그들의 출발점은 현실 일본어였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조선에서 영한사전 편찬을 주도한 사람은 외국인 선교사였다. 그들은 조선인이 쉽게 알아들을 만한 조선말이 외국인의 입에서 나올 수 있도록 영한사전을 만들었다. 그들의 출발점도 현실 조선어였다.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에서 영한사전 편찬을 주도한 사람은 한국인이었다. 그들은 현실 한국어에서 출발하지 않고 이미 완성도 높은 영일사전에서 출발했다. 이는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한국의 영한사전은 영일사전이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마련한 일본어 풀이의 도움으로 번역에 유용한 두말사전으로서의 모양새를 빠르게 갖춰나갈 수 있었습니다. 영한사전은 영일사전 덕에 지름길을 걸었지만 낭비와 혼선도 컸습니다. …… 한국어 현실에서 출발하지 않고 영일사전에서 출발하다보니 반세기 전 외국인 사전편찬자들이 조선어 현실에서 찾아낸 살아 있는 조선말을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1890년 언더우드가 《영한자전》을 내면서 조선말에서 찾아냈던 담대한(bold), 도모(contrive), 사양(decline), 상(table), 성품(character) …… 같은 살아 있는 한국어는 해방 이후 한국인의 손으로 편찬된 영한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한국어 현실에서 출발하지 않고 영일사전이라는 일본어 현실에서 출발한 탓이었습니다. (281~284쪽)

영일사전이라는 중간상을 거치지 않고 영어와 직접 소통한 영한사전은 한국에서 2008년을 전후해서야 비로소 등장했다. 영일사전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살다보니 현실 한국어에 어두워진 한국의 사전편찬자들은 자기 언어 현실에서 대응어를 찾고야 말겠다는 절박감이 부족했다. 저자는 서양을 못 따라잡으면 끝장이라는 절박감에서 서양의 책들을 열심히 번역하다 사전편찬자로 돌아선 일본의 번역가들을 언급하면서, 번역가는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국어를 뒤져 대응어를 찾아내야 하고 가리키는 대상이 사전에 없다면 새로운 말도 과감히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번역가는 기존의 사전에 없는 뜻에 기어이 이름을 지어주고야 마는 사전편찬자의 마음으로 이 말과 저 말을 잇는 징검다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절박감이 있을 때 좋은 번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사전편찬자는 낯선 말을 만났을 때 건너뛰지 않고 기어이 뜻을 밝혀내는 번역가의 마음으로 이 사전 저 사전을 뒤지면서 기존의 사전에 없는 뜻을 찾아내려는 간절함이 있을 때 좋은 사전편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번역가는 사전편찬자입니다. 번역가와 사전편찬자는 영과후진의 동반자입니다. (299쪽)

구매가격 : 11,340 원

산들바람 산들 분다

도서정보 : 최성각 | 2021-12-10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최성각의 글들은 아름답고 힘차다. 꼭꼭 눌러 담겨 허튼 데가 없다.”

좋은 산문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책,
산문정신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책!
최성각의 ‘폼나게 빈둥거리는’ 삶
“자주 소리 내어 웃고, 바로 옆에 누가 있는지 정신 차리고 알아보는 일,
그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최성각의 글들은 아름답고 힘차다. 꼭꼭 눌러 담겨 허튼 데가 없다. 길건 짧건 다르지 않다. 그는 삿된 꾸밈새나 비본질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가 진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시인 김사인)

시인 김사인의 말처럼 최성각의 글은 아름답고 힘차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인간과 이 세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최성각의 산문이 지닌 힘이자 매력이다. 이번에 출간된 산문집 『산들바람 산들 분다』도 마찬가지다. 최성각의 글이 늘 그렇듯이 이 책에도 “내 시간의 온전한 주인으로서” 살아온 자유인의 거침없는 삶의 성찰이 담겨 있다. 그가 늘 견지해온 생명에 대한 애정은 물론 그가 살아온 일상이 아름답고 힘찬 문장에 가득 담겨 있다. 그야말로 좋은 산문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책, 산문정신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고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이런 최성각의 글을 두고 “지금 이 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그러나 아직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정한 문학적 발언에 속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성각은 1990년대 초 서울 상계동 쓰레기 소각장 반대운동에 이어 1999년 ‘풀꽃세상을위한모임’이라는 환경단체를 만들며 환경운동을 펼쳐왔다. 특히 ‘풀꽃세상’은 새나 돌멩이, 조개, 지렁이 등 비인간에게 참회와 감사의 환경상(풀꽃상)을 드리는 방식으로 환경운동을 벌여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4년 동안 여덟 차례의 풀꽃상을 드린 뒤 ‘풀꽃세상’을 회원들에게 넘기고, 2004년 강원도 춘천 외곽의 골짜기 툇골로 들어가 산촌생활을 시작했다. 『산들바람 산들 분다』는 최성각의 18년여의 툇골 산촌생활 기록을 모은 것이다.

구매가격 : 12,600 원

서가명강20-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도서정보 : 김덕수 | 2021-12-0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나는 벽돌의 로마를 보아왔으나 대리석의 로마를 남겨주었노라”
위기와 변화의 풍랑 속에서 불멸의 역사를 만든 4인의 로마 황제들



◎ 도서 소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스무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지식의 확장과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는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김덕수 교수가 쓴 책으로, 로마제국을 만든 4인의 리더들을 통해 본 로마 역사서다. 이 책에서는 22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로마를 역시에 새길 수 있게 이끈 네 명의 리더들을 다룬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디오클레티아누스, 콘스탄티누스. 이 네 리더들의 업적과 역량을 살펴보면 한계를 극복하고 시대를 전환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로마의 역사는 현재의 역사다”
무엇이 ‘영원한 로마’를 만들었는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주사위는 던져졌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이 말들의 근간에는 ‘로마의 역사’가 흐르고 있다. 그만큼 로마는 기록 속 박제된 제국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현대인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살아 숨 쉬는 역사이자 문화다. 이탈리아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시작한 로마는 2200년 동안 지중해를 걸쳐 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정복하여 대제국을 이루며 서양 문명의 근간이 되어왔다. 오랜 세월과 방대한 지역을 지배한 만큼 그 영향력은 길고도 넓다. 먼 훗날 지구 반대편, 현재의 대한민국에도 영향을 끼칠 만큼.
민주‘공화국’이라는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체제에서 로마공화정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기독교 문화도 로마에서 공인된 후 비로소 꽃피우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로마 유적으로 남은 도로, 목욕장, 원형경기장, 극장 등이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주변만 둘러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로마의 역사를 배우는 것은 그저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들의 뿌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김덕수 교수가 “로마사는 현재사”라고 역설한 의미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계를 극복하고 시대를 전환하다!
로마제국을 설계한 위대한 리더들
우리는 과거의 인물을 통해서 현재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네 명인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디오클레티아누스, 콘스탄티누스는 로마가 대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간 로마 역사의 핵심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은 로마가 위기에 처하거나 전환점이 필요할 때, 구원투수처럼 나타나 로마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냈다. 또한 이런 위기 상황에서 리더 개인적으로도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낸 이들이라는 점에서 리더는 물론 우리 개인들에게도 거울삼을 만하다.
1부에서는 원로원의 견제를 ‘삼두정치’라는 돌파구로 헤쳐간 카이사르의 삶과 업적을 엿볼 수 있다. 대내외적으로 로마의 힘을 다짐과 동시에 모든 시민을 포용해 국가 발전을 이뤄 로마를 강력한 지중해 제국으로 발전시켰다. 정치적 힘이 부족할 때 세력을 끌어모으는 강한 리더십과 위기의 순간에 발휘하는 과감한 결단력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카이사르의 양자이자 로마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를 다룬다. 카이사르를 신격화해 스스로를 ‘신의 아들’로 격상시킨 아우구스투스는 수없이 들어오는 정치적 견제를 ‘제2차 삼두정치’로 해결하고 마침내 로마 초대 황제가 된다. 그리고 그는 ‘팍스 로마나’라고 불리는 로마의 평화 시대를 만들어낸다.
3부에서는 비교적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디오클레티아누스를 재조명한다. 하층민 출신 군인인 디오클레티아누스는 50년간 황제가 열여덟 번이나 바뀐 혼란한 정국 속에서 황제로 등극했다. 그는 강력한 리더십과 군사력으로 외세의 압박 속에서 로마를 지켜내고, ‘4제 통치’라는 체제를 만들어 정치적 안정까지 꾀했다.
4부에서는 오랜 내전에서 그리스도교로 군사를 하나로 결집하여 승리를 이끈 콘스탄티누스의 로마를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집권 후 로마제국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종교 탄압의 역사를 청산하고 그리스도교를 로마의 종교로 공인했다. 이는 서양 중세의 그리스도교 천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토대가 되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가장 생생한 로마사!
그들은 어떻게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놓았는가!
이 책을 통해 로마사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리더들의 명과 암을 다룸으로써 그저 ‘위인’으로 알고 있었던 이들의 더욱 입체적인 면모를 엿볼 수도 있다.
카이사르는 로마 영토를 확장한 영웅이자 공화정을 파괴하고 자유를 압살한 독재자라고 평가받는다. 아우구투스의 일인정에 대해서도 “사실상 권력을 독점하고 권력을 자신에게로 귀속시켰다”는 평가와 “자유와 질서를 보장하는 가장 이상적인 체제”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양립한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그리스도교를 탄압한 폭군으로, 혹은 3세기 로마제국의 구원투수로 평가된다.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놓은 사람.” 로마 전통 종교를 무시하고 그리스도교화 정책을 삼은 콘스탄티누스에 대한 이 부정적인 평을, 저자는 역설적이게도 그의 많은 업적이 만사로 바꾸고 뒤집어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긍정적인 평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인류의 역사에는 제2, 제3의 카이사르가 여전히 등장하고 몰락하기를 반복한다. 그중에는 반론의 여지없이 뼛속 깊이 독재자로서만 존재한 인물들도 있고,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기울인 사람들도 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의 입체적인 면모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리더들에게도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가 독자들에게 더욱 생생하게 다가올 수 있는 이유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것들에서 로마사의 흔적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본문 안의 다양한 라틴어 사료들을 직접 번역하여 소개하기도 했다.
이 책이 안내하는 로마사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춰보는 재미는 물론, 생생히 살아있는 인물들을 통해 개인적인 통찰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오늘날 프랑스 땅인 유럽 중앙부로 로마의 세력권을 확장하고 장차 로마 문명이 서양 문명의 토대가 되는 데에 크게 기여한 카이사르, 내전의 최후 승자이자 초대 황제로서 로마 평화의 첫 발을 내딛은 아우구스투스, 3세기 중엽 군인 황제 시대에 내우외환의 혼란상을 극복하고 로마제국 장기 발전의 토대를 구축한 디오클레티아누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리스도교를 공인하고 로마가 그리스도교 국가로 가는 길을 연 콘스탄티누스의 업적과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들이 이룬 업적의 일부는 그대로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글 | 왜 로마인가 : 12~13쪽】

카이사르는 정치가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임에는 틀림없다. 힘이 없을 때는 정치 세력을 끌어 모아 제휴하고, 위기의 순간에 과감하게 결단했으며, 내전에서 승리했을 때는 모든 시민들을 포용해 국가 발전을 도모했다. 심지어 정적까지도 포용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권력욕에서 해방되지 못한 독재자였다. (중략) 결국 카이사르는 권력의 정점에서 암살이라는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며 몰락했다. 하지만 역사는 그를 권력에 눈이 먼 독재자로만 기억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그는 누군가에게는 위대한 정치 지도자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폭군으로 평가된다. 이 두 얼굴 모두가 우리가 기억하는 카이사르다.

【1부 | 카이사르, 불멸의 영웅이 되다 : 70~71쪽】

평소 그의 좌우명은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라는 말이었다. 서로 모순인 이 표현을 우리식으로 풀이하자면 ‘급할수록 돌아가라’ 정도일 것이다.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꾸준히 한 단계 한 단계 이루어나갔다. 그는 비할 바 없이 많은 업적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아우구스투스의 평화라고 불릴 만큼 그는 로마에 평화를 가져온 인물이며, 그것은 결국 팍스 로마나의 시작이 되었다. 로마 공화정 시대는 엄청난 내전기를 겪으며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반복되었다. 두 번의 삼두정치 역시 결국 전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아우구스투스는 제2차 삼두정치의 최후의 승자로서 또다시 내전이 재현되지 않도록 자유와 평화를 위해 애쓴 탁월한 리더이자 군주였다.

【2부 | 아우구스투스, 로마의 평화 시대를 열다 : 123~124쪽】

서로마제국은 200여 년, 동로마제국은 1000년 이상 유지되었다. 3세기 위기의 시대에는 황제가 채 2년도 자리를 보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개혁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를 ‘로마제국의 구원투수’라고 평가한다.

【3부 | 디오클레티아누스, 위기에 빠진 로마제국을 구하다 : 179~180쪽】

콘스탄티누스는 그리스도교로 로마제국을 재건축했다. 313년에 있었던 밀라노 칙령 선포를 시작으로 325년에는 로마제국을 통일시킨 황제가 되었으며, 330년에는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수도를 이전해 새로운 도시를 건설했다. 이는 로마제국의 그리스도교 국가로의 출범이었으며, 이후 서양 중세의 그리스도교 천 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토대가 되었다.
이교 역사가인 암미아누스 마르켈리누스(Ammianus Marcellinus)는 로마의 다신교적 전통 종교를 무시하고 로마의 그리스도교화 정책의 토대를 놓은 콘스탄티누스를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 놓은 사람”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어쨌든 그리스도교 전통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콘스탄티누스의 그리스도교 공인은 오늘날까지 서양이 그리스도교의 세계로 남게 하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적절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4부 | 콘스탄티누스, 종교의 자유를 선포하다 : 237~238쪽】

구매가격 : 12,800 원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도서정보 : 한이경 | 2021-12-0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은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은 곳까지’라는 부제에 걸맞게 호텔이 어디에서 비롯했고,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까지를 오롯이 담고 있는 책이다.

그동안 호텔에 관한 책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전공자들의 교재가 아니라면 주로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집으로, 눈부신 물산의 전시장 같은 인테리어 가이드로, 위치와 가성비 좋은 수많은 목록으로, 맛집과 힙한 공간의 팸플릿으로 주로 기능했다.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은 제목이 책의 지향점을 그대로 말해준다. 즉, 지금까지 파편적으로, 값비싼 서비스의 대명사로만 여겨온 호텔에 관해 제대로, 그 정체를 말해주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저자가 지향하는 바다. 이를 위해 저자는 20여 년 동안 경험한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집약해 놓았고, 그동안 관찰해온 전 세계 호텔들의 다양한 공간의 사진을 전진 배치했다. 이러한 이미지들과 정보는 그 자체로서 기능하지 않고, 날줄과 씨줄로 엮여 맥락과 의미를 읽게 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구매가격 : 13,000 원

인생명강04-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도서정보 : 김민형 | 2021-12-0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0만 독자가 선택한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교수의 최신작!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이 전하는 지적이고 아름다운 수학 강의



◎ 도서 소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이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수학 강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인스타그램·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10만 독자가 선택한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교수의 최신작 『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는 네이버 온라인 강연 ‘지식라이브ON’에서 진행된 8편의 수학 강의를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수학과 인문학을 접목한 이 강의를 들은 청중들은 “누구나 배웠던 피타고라스 정리가 세계 역사에 끼친 영향을 알게 되어 재밌었다” “어려운 줄만 알았던 수학이 흥미롭게 느껴졌다”라고 평가했다.
이 책에서는 고대 수학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 근의 공식이 발명되기까지 대륙을 넘나든 인간의 수학적 사고의 역사, 현대과학의 전환점에서 시인이 수학자의 전기를 쓰게 된 사연까지 문학, 자연과학 등 많은 학문과 맞물린 수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수학과 인문학을 융합적으로 사유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혀주는 동시에 멀게만 느껴지던 수학의 매력에 푹 빠지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역사의 전환점엔 언제나 수학이 있었다!”
수학의 장대한 세계 위에 역사와 문화가 융합된 매혹적인 컬래버레이션
“멈추기를 거부하는 수학자들의 신념 속에서 인류의 삶은 진화한다.”(108쪽)
수 세기에 걸쳐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수학이 인류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거 수학자들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기술적인 해법으로 풀고자 했으며, 이는 인간의 사고를 상당한 고효율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예컨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차방정식의 체계적인 풀이법은 이슬람 문명 최고의 수학자인 알 콰리즈미로부터 시작된다고 전해지는데, 현대 수학에서 당연하게 사용하는 수, 연산, 방정식 등의 풀이법 역시 알 콰리즈미가 발표하기 전에는 체계화되어 있지 않았다. 이러한 방정식 이론은 과학의 역사에서 놀랍도록 큰 파급효과를 수반해왔고, 이는 현대 양자역학의 시초가 되었다.
또, 피타고라스의 수학적 호기심에서 시작한 화음 이론은 음악뿐 아니라 우주와 자연의 모든 현상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대한 역할을 했다. 세상 모든 소리의 주파수는 합성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주파수를 분석하는 게 모든 소리 과학기술의 근본이며 이것이 피타고라스의 화음 이론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수학은 인간의 문명과 함께 축적되어왔고, 우리 삶에 전방위적으로 스며들어 있다. 이는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수학이 필요한 순간』 등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이미 독자들에게 수학적 사고의 통찰에 대해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전한 바 있는 김민형 교수는 『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에서 학문적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수학의 재미를 선사한다. 복잡한 수식과 원리 뒤에 숨겨진 역사적 배경, 철학·역사·인문학 전반을 꿰뚫는 수학자들의 빛나는 인사이트와 업적 등을 만날 수 있다.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수학이 필요하다!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수학적 통찰의 힘
낯선 공식이나 도형에 ‘멘붕’을 겪고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난해한 수식과 어려운 문제에 갈수록 수학을 회피하게 되고 두려움만 커진다. 그러나 김민형 교수는 문학과 수학과 인문학의 공통적인 목적으로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을 꼽는다. 문학이나 역사 등을 전공하는 사람은 생활 속에서 수학과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적인 수학적 지식을 쌓고 있다면 지식을 더욱 깊이 통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보편적인 도구, 이것이 바로 수학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식민지 시대 중남미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수녀 시인인 소르 후아나의 작품은 17세기 과학 정신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어느 날 나는 어린 두 소녀가 팽이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았다. 팽이의 동작과 바닥에 그려지는 모양을 보자마자 나는 나만의 이상한 관점으로 둥그런 모양이 수월하게 운동하는 방식과, 힘을 줘서 팽이를 돌리는 아이의 손을 떠난 후 최초의 속도가 유지되는 관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소르 필로테아 데 라 크루스에게 보내는 답변」 중에서)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열망, 호기심에서 비롯된 탐구 정신, 이론적 성찰 등이 드러나는 그녀의 작품은 17세기 과학사에 등장하는 중요한 사상을 녹여낸 문학·철학·과학의 훌륭한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의 문학 작품을 이해할 때도 수학이 필요하다. 저자는 비전공자나 문과생도 수학을 향한 장벽을 깨길 기대한다. 수학하면 복잡한 공식만 떠오르는 ‘수포자’, 수학과 나는 관계가 없다고 여기는 문과생도 이 책과 함께라면 수학적 통찰의 힘과 깊이를 더해갈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은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
시대를 아우르고 대륙을 넘나든 ‘수학적 사고’의 역사
이 책에는 역사나 문학의 학문적 근거를 열거하는 대신 수학과 관련된 일화나 대표적인 에피소드를 담아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총 8강의 강의로 구성된 이 책의 1강과 2강에서는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 등 익히 알려진 수학자들의 전기와 업적을 통해서 수학이 삶과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살펴본다. ‘수’에 대한 호기심과 관념이 고대 사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수천 년 전 수학자들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다. 3강과 4강에서는 인도, 아랍의 수학이 대륙을 넘어 유럽으로 중세에 대해 다룬다. 근의 공식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시인이 발견한 방정식의 해법 등 수학이 문화, 과학의 형성에 미친 영향을 추적해본다.
5강과 6강에서는 과학혁명 시대의 실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과학과 수학 사이의 복잡다단한 상호작용을 알아보고, 17세기 소르 후아나의 작품을 통해 시인의 수학적 통찰을 엿보면서 당대 대서양 양변의 지적 분위기를 상상해본다. 그리고 7강과 8강에서는 현대 과학에서의 원자론이 본격적으로 체계화된 배경과 원리, 그리고 시인이자 정치 활동가 뮤리얼 루카이저가 미국 최초의 과학자이자 통계역학의 창시자 기브스의 전기를 집필한 동기를 생각해본다.
김민형 교수가 이끄는 지적 여정에 함께 나서보자.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인류 역사에서 수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게 될 것이고 나아가 수학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에 한 발짝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피타고라스의 화음 이론은 음악뿐만 아니라 우주와 자연의 모든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음을 생성할 때 소리의 주파수가 기본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소리가 주파수의 합성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스펙트럼 애널라이저spectrum analyzer’라고 해서 주파수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장치가 있다. (…) 온라인으로 녹음 파일을 업로드하면 그 소리에 들어 있는 주파수를 모두 그림과 색깔로 표현해주는 기계도 있다. 인터넷에 ‘스펙트럼 애널라이저’라고 검색하면 이 장치를 통해 누구나 주파수를 분석할 수 있는데, 요즘은 이렇게 모든 소리를 주파수로 나누어 분석도 하고 녹음도 하고 재현도 한다. 이 주파수 분석이 모든 소리 과학기술의 근본이며, 이 또한 피타고라스의 관찰로부터 시작되었다.

【1강 수학이라서 더 아름다운, 화음 : 33쪽】

다양한 역사적 시각에서 헬레니즘의 수학을 더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수 체계의 위기로 인해 수학이 기하학적으로 발전했다는 주장이 한편으로는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헤론이나 디오판토스 같은 학자들이 그리스식의 기하학만 연구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헬레니즘 이후로도 인도와 아랍을 비롯한 여러 문명의 발전을 통해 수학은 기하학을 초월한 다양한 방향으로 엄청난 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르네상스 과학의 발전에서 기하학이 독보적으로 중요했던 이유에 대해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3강 헤론의 공식과 알렉산드리아의 부상 : 105쪽】

알 콰리즈미가 처음으로 방정식 이론을 개발할 당시에는 방정식이 이렇게 서술적으로 표현되다가 차츰 우리가 알고 있는 방정식의 형태로 바뀌었다. 인류의 역사에서 수학의 발전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변화가 인간의 사고를 엄청나게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소한 개념이나 표기법조차도 심각하게 다루어야 하는 이유가 수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이와 비슷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4강 뉴턴은 왜 『프린키피아』를 기하학적으로 썼을까 : 132쪽】

수십 년 뒤 뉴턴에 이르러서는 훨씬 더 대대적으로 수학을 활용한 과학혁명이 일어났다. 이후, 특히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수학 없이 물리학을 이해하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 물리학 논문의 경우 수학을 모르면 읽기조차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러한 의미에서 17세기는 과학혁명과 수학혁명이 동시에 일어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는 20세기에도 마찬가지다. 과학의 필요에 의해 수학이 개발되기도 하면서 과학혁명이 수학혁명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수학혁명이 과학혁명에 기여하기도 한다. 이처럼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학과 과학 사이에는 매우 복잡다단한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5강 우주를 기술하는 언어, 수학 : 158쪽】

루카이저는 자신의 저서 『시의 생The Life of Poetry』에서 “시는 민주주의 그리고 인간의 삶과 이해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관점에 따라 당연한 주장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시와 민주주의가 무슨 관계인지 궁금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일종의 전율 같은 것을 느꼈다. 나 역시 수학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같은 세상을 살고 있으므로 시인이든 수학자이든 세상을 이해하려는 목적은 같 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8강 시와 수학,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 : 238쪽】

구매가격 : 13,6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