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51)
도서정보 : 클라우스 도즈 | 2023-11-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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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도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제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미래의 지도를 매 순간 새로 그리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지정학
세계정세를 인식하는 지정학적 프레임
간략하게 훑어보는 지정학 입문서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로 이번에 출간된 『지정학』은 ‘지정학’이란 무엇인지, 지정학은 어떻게 생산되는지, 지정학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문제를 다룸과 동시에 지정학의 지적·역사적 기원은 물론 현재의 관심사를 포괄한다. 지도, 국가안보 영화, 정치 지도자 등 광범위한 사례를 통해 지정학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아랍의 봄, 세계경제 위기와 같이 지정학과 관련된 세계정세를 비롯하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일대일로, 브렉시트와 같은 정치 프로젝트를 위해 국가와 국민, 기업이 지리적 프레이밍을 관리하는 사례로 포퓰리즘과 경제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이는 세계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지정학은 다면적이고 다축적이기 때문에 다루기 쉽지 않다. 단순히 강, 산, 기후와 같은 지리적 특징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 이상으로 강대국 정치와 자원 쟁탈전부터 쓰레기, 액션 완구, 스마트폰 등의 사물에 이르기까지 시민, 기업, 국제기구, 사회운동, 정부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저자는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정치, 지리, 문화적 다양성 사이에서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지정학의 생산자, 수용자, 거래자임을 보여준다.
왜 지정학인가
저자는 역사의 종말, 지리의 종말이 흔들리면서 쉴새없이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주안점을 두며 ‘왜 지정학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과거 냉전시대의 경쟁적/대립적 지정학과는 달리 21세기 지정학은 모든 국가와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압력, 즉 인구 증가, 자원 소비, 기후 변화, 불평등 등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각국은 자원을 확보하고, 접경지대를 비롯하여 영토를 수호하고, 인구를 관리해야 한다. 국가의 위치와 규모, 주권, 자원은 국민들이 더 넓은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지정학은 지리적인 것이 인간사에 개입하는 다채로운 방식에 관해 사고한다. 지정학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지정학의 공식적·실용적·대중적 표현이 여러 규모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방대한 쟁점을 다루고, 광범위한 현장에서 드러나고, 시간에 걸쳐 변화하고, 일상생활에서 등장하는지를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주변세계를 느끼고, 경험하고, 듣는 방식에 관해 많은 것을 드러낸다.
지정학의 길잡이
고전지정학과 비판지정학
저자는 지정학의 미로를 헤쳐나갈 길잡이로서 두 가지 근본적 방식, 즉 고정지정학과 비판지정학을 제안한다. 고전지정학이 국력과 영토적 이해관계, 지리적 환경 간의 상호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데 비해 비판지정학은 담론과 이데올로기의 역할에 좀더 초점을 맞춘다. 다시 말해 고전지정학이 영토, 자원, 입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비판지정학은 인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지정학을 생산하는지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지리적인 것이 어떻게, 어디서, 왜 중요하느냐의 문제다.
한편, 저자는 이 책이 성격과 범위에서 공공연하게 비판적인 비판지정학임을 자처한다. 비판지정학은 환경 결정론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 그것에만 집착하다보면 서로 다른 인간 행위주체와 동물, 날씨, 생태계와 같은 비인간 행위주체의 역할은 간과하게 된다. 또한 집과 일상을 비롯하여 살펴볼 수 있는 지정학적 현장의 복수성을 과소평가할 수도 있다. 지정학은 일상의 맥락 안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 모두 지정학 생산자이자 소비자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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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
도서정보 : 박웅현 | 2023-11-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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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 박웅현, 시대 문맥과 조직 문화를 이야기하다
일하는 우리와 조직이 함께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
“머리가 아닌 가슴, 전략이 아니라 정서,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사실이 아니라 분위기”
대한민국 대표 광고인이자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문장과 순간』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등의 저서로 유명한 박웅현이 ‘조직 문화’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광고를 만들어 왔던 감각으로 2015년부터 기업 브랜딩 컨설팅을 해왔고, 2022년 TBWA 조직문화연구소를 설립한 후 여러 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기업과 조직 구성원들의 고민을 가까이에서 보고 들으며 요즘 조직 문화가 왜 유난히 문제인지, 어떻게 조직 문화에 접근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대한민국을 급속하게 성장시켰던 ‘시스템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민첩하고 기민하게, 유연하고도 담대하게 움직여야 하는 ‘해적의 시대’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시대에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 문맥에 맞는 방식으로 변모해야 하며, 무엇보다 구성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던 광고인의 감각으로 어떻게 조직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조직 문화가 조직의 창의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세심하게 짚어낸다. 여기에 더해 요즘 화두인 ‘세대 갈등’에 대해 저자만의 생각도 함께 풀어놓았다. 조직 생활과 조직 문화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과 저자의 답이 부록으로 담겼다.
구매가격 : 12,000 원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도서정보 : 정아은 | 2023-11-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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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겨레문학상 수상,
글로 먹고사는 전업작가 정아은의 글쓰기 10년 노하우
장편소설 『잠실동 사람들』 『맨얼굴의 사랑』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에세이 『엄마의 독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논픽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글쓰기를 이어온 작가 정아은이 작가생활 10년의 지식과 경험, 희로애락을 낱낱이 쏟아놓았다. 작법서 성격의 1, 2부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섭렵하며 스스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내고, 에세이 성격의 3, 4부에서는 작가의 여정에 도사린 우여곡절과 내밀한 이야기들을 더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글쓰기를 둘러싼 거의 모든 이야기를 꼭꼭 눌러 담은 이 책은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치밀하고 사려 깊은 안내서이자, 지금 쓰고 있는 모든 이에게 속 깊은 위로와 지지를 전하는 동반자가 되어준다.
구매가격 : 12,600 원
불복종에 관하여
도서정보 : 에리히 프롬 저/김승진 역 | 2023-11-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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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비판적으로 계승한 사회심리학의 거장,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에리히 프롬의 철학적 에세이 4편을 엮은 책이다. 프롬이 1960년대에 집필한 글들로, 20세기 인간의 위기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 기초해 ‘불복종’과 ‘자유’, ‘휴머니즘’, ‘사회주의’ 등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명료한 문장에 담긴 사유가 지금에도 여전히 도발적이며 문제적이다.
프롬에게 불복종은 “양심과 신념의 이름으로 권력자에게 감히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 새로운 사고와 변화를 틀어막으려는 권위에 저항하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에 맞서기만 하는 반항이 아니라 ‘삶에 대한 사랑’에 기초한, 무엇을 ‘향한’ 긍정적 행위다. 인류의 역사를 열고 발전을 견인해온 문명의 토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당대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모두 위계적 관료제와 경제원칙의 지배 아래 삶의 기쁨을 잃어버린 순응하는 인간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프롬의 진단이다. 양 체제의 인간소외, 불평등, 물신화 등을 비판하는 프롬은 불복종과 생의 역량 회복을 위해 ‘인간과 정의와 연대’에 기초한, 민주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사회주의의 비전을 제시한다.
구매가격 : 8,200 원
상황과 이야기
도서정보 : 비비언 고닉 저/이영아 역 | 2023-11-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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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언 고닉의 ‘자전적 글쓰기’ 수업
이슬아 작가, 마리아 포포바 추천
자기 서사의 거장,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비비언 고닉의 ‘자전적 글쓰기’에 대한 사유와 통찰을 담았다. 고닉은 에세이와 회고록, 비평 등에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자 오랫동안 논픽션 강좌를 이끈 글쓰기 선생이다. 그가 글쓰기를 가르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대신 읽는 법을 가르칠 수는 있다고, 경험을 이해하고 나를 발견하는 길을 안내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이 배움의 여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둘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를 묻는 ‘방법’이다. 제대로 묻기 위해 고닉은 여러 작가들의 에세이와 회고록을 아름다운 문장과 통렬한 사유로 분석한다.
이 탐구가 고닉이 생각하는 자전적 글쓰기의 핵심으로 나아간다. 진실한 서술자(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하며, ‘상황’에서 ‘이야기’를 떼어내야 한다는 것.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이렇게 물어야 한다. 서술자는 충분히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가? 신뢰할 만한가? 작가는 핵심 통찰로 이야기를 구조화하고 있는가? 독자를 사로잡을 만한 탐구가 글에 담겨 있는가? 서술자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어떤 점을 발견하고 폭로하는가? 독자와 함께 묻고 답을 찾으며 이 책은 자전적 글쓰기 안내서, 자기 서사의 본질을 조명하는 해설서, 우아하고 예리한 문학비평 에세이를 오간다. 조지 오웰, 조앤 디디온,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장 아메리, 마르그리트 뒤라스, W. G. 제발트… 고닉을 사로잡은 작가들의 빛나는 글은 또 하나의 선물이다.
구매가격 : 12,000 원
부모교육 및 상담을 위한 정신역동의 이해
도서정보 : 강진아 | 2023-1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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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좋은 부모는 자신을 촉진적 환경으로 제공한다.
부모 고유의 돌봄을 통해 존재의 미학을 전달해 줌으로써유아가 자기 개성을 지닌 자녀로 자라게 한다."
- Christopher Bollas
구매가격 : 7,200 원
음악에 색깔이 있다면
도서정보 : 피터르 베르헤,율러 헤르만스 | 2023-1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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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탄생부터 21세기 최신 음악까지… 서양음악부터 여성 작곡가의 음악, 대중음악, 월드뮤직까지… 일러스트와 열 개의 ‘뮤직박스’를 곁들인 음악사 100장면을 음악을 들으며 따라 읽다 보면 당신도 어느새 클래식 마니아!
구매가격 : 14,000 원
러시아적 인간
도서정보 : 이즈쓰 도시히코 | 2023-1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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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에서는 하루 종일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의 내음이 느껴진다
월등한 무사태평, 자유에 대한 갈망, 극심한 원한, 열광적인 신앙
러시아인은 자연 및 흑토와 피의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다
그게 없다면 러시아인은 아무것도 아니다
러시아적 인간이란 무엇인가
“전 세계가 주목하고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는 과연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과연 무슨 말을 할 것인가. 그 일거수일투족이 일으키는 파동은 순식간에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뻗어나가며 곳곳에 파란을 일으킨다. 세계사의 중심에 선 오늘날의 러시아는 그 괴물 같은 모습을 스멀스멀 드러내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괴물 주변으로 무수한 사람이 모여 시끌벅적 미친 듯이 떠들어대는 모습은 마치 스타로브긴을 둘러싼 ‘악령’의 세계가 그대로 현실이 되어 출현한 것만 같다.”
이것은 1953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의 첫 단락이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일본에서 스테디셀러로 읽혀온 『러시아적 인간』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독자들의 주의를 끌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은 하나의 세계적 현상이었다. 저자는 한 세기 전에 이미 오늘날의 사상적 문제를 제기했던 러시아 문학이 일반적인 문학사와는 다른 관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본다. 현상적인 격변 너머에 있는 영혼의 러시아, 이념이나 추상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구체적인 것’으로서의 러시아를 파고들어 ‘러시아적인 것’을 밝혀내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쓰인 이유다.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를 만한 작품이 러시아에서는 19세기 푸시킨에 이르러 처음 등장했다. 그때까지 4류, 5류를 벗어난 작가를 배출한 적이 없는 이 나라의 문학은 모두 19세기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거나 영양분이 되었을 뿐이다. 그러다가 푸시킨이 평지돌출한 후 체호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에서는 한 세기 내내 거인들이 탄생했다.
무엇이 러시아인들을 움직이게 하는가? 이것은 러시아적인 것의 본질을 찾고자 19세기 작가들을 읽으면서 저자가 놓지 않은 단 하나의 질문이다. 러시아 문인들이 품고 있는 묵시적·종말적·절망적 세계관과 부활·신세계·구원을 희구하는 마음…… 양쪽으로 요동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비극의 역사. 그것이 왜 러시아에서 일어나는가를 인간미 넘치는 문체로 하나하나 예를 들며 이야기한다. 즉 독자들은 문학을 통해 러시아를 분석적으로 읽을 수 있고, 이로써 인간을 바라보는 깊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아랍어, 페르시아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러시아어, 그리스어 등 30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언어 천재’라 불린 학자다. 그리스 철학, 스콜라 철학, 러시아 문학, 언어학, 이슬람학, 힌두교, 불교, 도교, 노장사상, 주자학 등을 연구한 통섭의 철학자로도 잘 알려졌다.
총 1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4장에서 이민족에게 오랫동안 지배받은 러시아인의 정신사 형성의 흐름을 부감한다. 5장부터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효시라고 평가받는 푸시킨부터 대미를 장식하는 체호프까지 총 11명의 작가론을 전개한다. 총론과 각론을 통해 ‘러시아적 인간’의 윤곽을 드러내는 짜임새 있는 구조다.
전 시대를 발판 삼은 100년 문학의 정수
19세기 러시아 문학 거장들의 면모를 크로키해보자. 안으로는 세계로 통하는 섬세하고 평온한 부드러움을 띠고, 밖으로는 소용돌이치는 격정과 열정을 내뿜는 작가이자 러시아 문학의 원천인 푸시킨. 푸시킨이 결투를 벌여 죽었을 때 그 죽음을 홀로 애도했으나, 시인으로서는 격정적이면서도 냉담한 면모를 보여 미움받은 레르몬토프. 순러시아적 토착 문학을 썼고, 사람 좋다는 평을 얻은 고골. 러시아 인텔리겐치아의 선조 격이며 누구도 뒤따라올 수 없는 문예비평 안목으로 후세 작가들을 찾아낸 벨린스키. 시대의 주류가 산문으로 옮겨갈 때 세계 존재의 어두운 근원을 들여다보는 시를 써 도드라진 튜체프. 러시아적 잉여 인간인 오블로모프를 창조해 역사에 이름을 남긴 곤차로프. 그 자신은 사회비평을 목표로 한 듯하지만 정작 미학적이고도 아름다운 서정적 문장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푸시킨을 계승한 투르게네프. 걸핏하면 불끈 성을 내지만 영원한 세계를 봤고, 그 종교적 구원의 이야기를 흥분과 감격의 문장으로 담아낸 거인 도스토옙스키. 본질은 오직 자아만을 추구해나간 에고이스트이나, 작품에 자아의 모든 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거장 톨스토이. 푸시킨을 닮은 명징한 예지의 문체로 도스토옙스키처럼 인간과 그 구원의 가능성을 찾은 체호프…….
더욱이 이 책은 문학적 분석에 그치지 않고 문학에서 역사와 이들 정신의 심연까지 길어올린다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러시아인 고유의 정신을 다음과 같이 보고 있다. 첫째, 어둡고 음울하며 광대하고 혼돈스러운 자연을 정신적 고향으로 여기며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둘째, 타타르에게 유린당하고 학대받은 300년 세월의 깊은 각인으로 여전히 자신들은 “괴롭힘당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셋째, 따라서 학살당한 인간 예수에게 체감적 공감을 한다. 괴롭힘당한 자신들의 신앙이야말로 정통이고, 그래서 러시아인들은 세계를 구원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을 시대 축에 겹쳐놓으면 다음과 같이 된다. 우선 타타르 이전의 러시아 정신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타타르의 잔학한 지배 아래 처음으로 ‘러시아 정신’(학대받은 사람들의 일그러진 정신)이 형성됐다. 타타르를 무력으로 몰아낸 모스크바 공국을 바탕으로 ‘순러시아적 세계’가 성립됨으로써 피지배층에게는 잔학한 난동을 부렸으나 교회와 결탁해 “세계를 구원한다”는 기만적인 꿈을 심어줬다. 서쪽 창구 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해 세계적 보편성에 뜻을 둔 표트르 대제도 이 ‘메시아주의적’ 세계 구원의 사명감을 계승했고, 이는 훗날 러시아 혁명 정권에까지 이어졌다.
거대한 지하실에서도 환희는 피어난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에서는 “종일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의 내음이 느껴진다”는 것이 저자의 표현이다.
저자가 그리는 ‘러시아적 인간’이란 어떤 부류인가. 서유럽의 지성적인 문화인들과 비교하면 좀더 뚜렷이 부각되는데, 특히 자연과 맺는 관계가 다르다. 과거 수 세기 동안 서유럽의 문화인에게 있어 원초적인 자연으로부터의 유리는 자기 상실을 의미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인간의 자기 확립으로 여겼다. 비합리적인 자연의 카오스를 하나씩 정복하면서 빛과 이성의 코스모스로 향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분이라 생각한 것이다. 러시아인들은 정반대다. 그들에게 원초적 자연성으로부터의 이탈은 곧 자기 상실이자 인간 실격을 뜻한다. 러시아인과 러시아의 자연 그리고 흑토는 피로 맺어져 있다. 이것이 없다면 러시아인은 아무것도 아니다. 서구 문화에 대한 러시아인의 끈질긴 반역은 여기서 비롯된다. 문화의 필요성을 몇 배로 민감하게 느끼고 문화를 열망하면서 동시에 이를 증오하고 반역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월등한 무사태평, 자유에 대한 갈망, 극심한 원한…… 물론 작가들은 작품에서 종종 조화로운 러시아를 그리려고 시도했고, 푸시킨도 그중 한 명이었다. 온화한 빛으로 가득한 평온한 실내에서 문밖의 소란스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창문과 문은 전부 굳게 닫혀 있다. 이는 순수한 내면성의 적막이다. 하지만 바깥에서 무서운 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밖으로는 소용돌이치는 폭풍의 포효, 안으로는 영원한 정적과 아름다운 빛. 이는 단순한 모순이 아니라 디오니소스적 인간의 본질적 구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끓어오르는 정열로 몸도 마음도 남김없이 불태워버리는 디오니소스적 인간의 영혼 중심부에는 이러한 정적 지대가 존재했고, 그것이 바로 러시아적 인간의 내면이다. 그리고 이 불안하고도 불온한 조화는 늘 악령적 힘에 의해 위협받았다.
새로운 작가들의 등장으로 이러한 흐름은 바뀌어간다. 1840년대를 경계로 일반 독자의 요구는 변해 더 이상 시적인 것에 도취되지 않고 일상의 사실적인 것들을 추구해나갔다. 즉 소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인데, 니콜라이 고골이 그 선두에 서 있었다. 이전의 푸시킨이 영웅적 자각을 지녔다면, 고골에게는 그런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었다. 그는 자신을 ‘지상의 버러지’라 여겼지만 언젠가 맑은 지하수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자신의 마음속 토양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이들 일군의 러시아 작가는 신의 얼굴에 절교장을 던지며 골수까지 무신론적인 자아를 발견해나갔다. 벨린스키가 바로 그런 인물이었고, 도스토옙스키는 소설 속 인물 이반을 창조할 때 벨린스키를 모델로 삼았다.
러시아의 무신론은 신에 대한 선천적 원한을 품고 있었는데, 저자는 프랑스 실존주의의 특수한 세계 감각이나 사상적 문제가 매우 러시아적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서유럽에서 시작된 현대의 여러 문제는 러시아에서 일찍이 19세기부터 사활을 건 문제로 제기했던 것들이다.
이 책은 체호프에서 끝을 맺는다. 그리고 처음 마주했던 푸시킨의 모습을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된다. 모든 쓸데없는 말을 배제하고 남은 단순함, 내적인 흥분이 고양될수록 외적으로 더 냉정하고 침착해지는 문체, 깊은 감동을 안에 감춘 채 눈곱만큼도 보여주지 않는 억제의 예술. 이러한 것은 푸시킨 외에 그 누구도 지니지 못한 시적 특질이었다. 게다가 체호프는 이 훌륭한 시를 산문 형식을 통해 궁극의 한계까지 끌어올렸는데, 이 역시 조용하지만 생생하게 혁명에 대한 예감을 지니고 있었다.
구매가격 : 14,900 원
친절한 불안 상담소
도서정보 : 조슈아 플레처, 딘 스탓 | 2023-11-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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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개그맨의 ‘공황장애’ 고백 이후
10여 년 전에 한 유명 개그맨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털어놓아 세간을 놀라게 한 이후 극도의 불안감과 함께 숨이 잘 안 쉬어지고 곧 죽을 것만 같은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는 그 증상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큰 관심을 보였다. 그의 용기에 힘입어 다른 유명 연예인들도 공황장애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황장애는 한때 ‘연예인의 병’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들도 이런 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공황장애 환자가 4년 사이에 무려 44.5퍼센트나 증가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가장 강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불안장애는 건강염려증, 사회불안증, 광장공포증, 강박장애, 범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다양한 범주가 있으며, 과호흡이나 호흡곤란, 심장 두근거림과 가슴 통증, 소화계와 수면 문제, 지나친 땀 흘림(발한), 안면홍조, 눈 떨림, 비현실감(이인증) 등의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동반한다.
누구나 처음 이런 증상을 겪게 되면 자신에게 큰 문제가 생긴 것만 같아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며, 급격히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대 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비교하는 일이 잦아진 데다 변화의 속도 또한 너무 빠른 나머지, 세렝게티 초원에서 맹수들을 피해 살아남아야 했던 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끝없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불안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그저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한 결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관련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어 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나와 있지만, 자신이 불안장애인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병원을 찾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 심리상담사를 찾아가는 경우는 제법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불안장애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감기 같은 질병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불안에 관한 책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일반인이 스스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지침으로 삼을 만한 대중서는 많지 않다. 『친절한 불안 상담소 - 불안장애를 극복한 두 심리치료사의 가이드』는 곧바로 정신과나 상담사를 찾아가기 망설이는 사람,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대상을 마주해야 하는 심리상담사나 교사, 자기 상태가 어떤 수준인지 궁금한 사람, 불안과 불안장애에 관해 체계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 주변인이 불안장애로 고통받고 있어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 펴낸 책이다.
구매가격 : 12,600 원
이토록 가벼운 8컷 철학
도서정보 : 오가와 히토시 | 2023-11-15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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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컷 만화로 이해하면
소크라테스와 데카르트도,
니체, 아렌트, 들뢰즈도 쉽다!
못 말리는 철학자 35인의 개념 장착 철학 수업
철학자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소크라테스, 니체, 데카르트, 마르크스, 칸트, 아렌트, 푸코 등등. 그렇다면 이들에 대한 인상은 어떨까? 대체로 똑똑하고 말 잘하지만 무겁고 따분한 사람으로 생각되지 않을까. 그건 실제로 그들의 성격과 행동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들이 주창한 많은 철학개념들이 이해하고 기억하기가 어려워서일 것이다. 하지만 어렵다는 편견 때문에 철학사의 중요한 철학 개념과 사상을 외면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철학은 인류 역사를 이끌고 사회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또 의외로 철학공부에도 재밌는 구석이 있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신간『이토록 재밌는 8컷 철학』은 철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확 깨준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에서 현대철학자 들뢰즈까지, 철학사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35명의 철학자들이 8컷 만화 속에서 유쾌하게 망가진다. 그런 가운데, 신선한 재미와 철학 지식이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된다.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니체의 초인사상, 루소의 사회계약론, 베이컨의 경험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들뢰즈의 리좀 등, 8컷 만화를 읽으면서 무심결에 피식 웃는 사이, 중요한 철학 개념이 우리 머리에 쏙쏙 박힌다.
이 책의 저자 오가와 히토시는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철학자로, 어렵게만 여겨지는 철학을 어떻게 하면 대중적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해왔다. 유튜브와 철학 소설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간 저자는, 이번 책에서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만화 에세이로 유명한 인스타그램 만화가 마메(mame)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웃기고 재밌는 철학 수업’을 시도한다. 마메 작가의 편견 없고, 자유분방한 그림과 설정 덕에 철학자에 대한 우리의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면서, 철학의 재미에 활짝 눈을 뜨게 된다.
구매가격 : 12,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