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도서정보 : 김준혁 | 2018-1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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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걸음에도 인간과 인간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삶에 의료윤리가 필요한 순간들
최근 2, 3년 사이 글 잘 쓰는 의사 작가가 출판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전문 영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안정된 문장력을 겸비한 작가들의 출연은 반가운 일이다. 의료계와 독자의 적극적인 소통과 만남이 의미 있는 것은 그들이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전문가들이란 사실 때문일 터, 고령 사회 도래와 함께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궤를 같이하는 물음이 된 지금, 의사 작가들이 이루어나갈 사회적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의사 김준혁은 이 책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서 ‘의료윤리’라는 조금은 생소한 분야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의학은 “엄밀한 과학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철저히 인간적인 일”이기에 의료진, 환자, 보호자 등 질병과 진료, 치료와 관련된 모든 선택들에 “인간과 인간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선택 기준에 어떤 윤리적 문제들이 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바로 그 고민을 해나가는 학문이 ‘의료윤리’이다.
이 책은 존엄사, 임신중절, 면역항암제 문제 등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다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이슈들을 역사와 문화라는 두 축으로 설명하며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의료윤리적 문제가 포진해 있는지 담아냈다. 단순히 제도적 문제라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뒤에 우리 각자의 삶이 있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어떠한 윤리 이론이나 원칙도 삶을 다 끌어안을 수 없다. 아니, 우리는 삶을 완전히 다 파악할 수 없으며, 우리의 생각 밖에는 항상 삶의 또다른 면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경험할 수 없는 타인의 상황을, 조건을, 생각을 반추할 가상의 집을
마음속에 건설하는 일에 대하여…
―몸과 마음과 사회는 절대적으로 연결돼 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을 기억할 것이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인구 절반이 좀비로 변한 상황, 부산에서 가까스로 백신을 개발해냈다. 그렇다면 이 백신은 누구에게 먼저 주사할 것인가? 백신 개발자와 군인이 먼저인가? 고위 공무원과 학자들인가? 미래를 만들어나갈 어린아이들을 후순위에 둘 수 있는가?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인 임신중절은 어떤가. 생명이 우선인가 여성의 선택이 우선인가. 생명이 우선이라면 그 생명은 임신의 어느 단계부터 생명이라 부를 수 있는가. 한편 ‘『82년생 김지영』의 내레이터로 설정된 남성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나 ‘의사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관해 의견을 밝혀도 되나’ 같은 질문 또한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300쪽이 넘지 않는 이 책에는 이처럼 답 없는 질문으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더더욱 생각해봄직한 이슈들로 말이다.
이런 식의 답 없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에 ‘의료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이다. 좀더 풀어보면 의료인문학은 의학과 사회, 제도와 문화, 개인과 개인의 결정과 선택, 도덕관의 충돌이 빚는 갈등을 고민하는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57쪽)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의료윤리 이론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피고 영화와 소설을 통해 풀어낸다. 더불어 기존의 논의가 이론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삶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가령 앞서 언급한 『82년생 김지영』의 남성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사전에 규정한 자신의 이론에 환자를 맞추려고 함으로써 결국 분석에 실패했던 대표적 사례, ‘안나 오’와 ‘도라’의 이야기로 거슬러올라간다.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관련한 질문은 미국 대선의 흑역사라 할 수 있는 ‘존슨 대 골드워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던 미 전직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이란-콘트라 사건’에서부터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이어진다. 공시적 통시적으로 다양한 사례와 다양한 잣대를 폭넓게 살펴보며, 이 외에도 고통, 여성, 죽음, 낙태, 치매, 유전자 조작, 보호의 의무와 비밀 엄수의 의무, 정신질환과 주체의 문제 등을 다룬다.
2부에서는 의료 시스템과 병원의 현실에 대해 조망한다. 격리와 권리, 신체의 상품화, 온정주의와 소비자주의, 의료인의 감정 등을 다룬다. ‘감정적으로 초연하면서도 환자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의사’라는 쉽지 않은 이상향 앞에 의사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고민을 비롯해, 인공지능 왓슨이 암 진단을 돕는 세상에서 ‘더 인간적인 의학’이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저자가 숙고한 바가 담겨 있다.
3부에서는 흔히 ‘문둥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이 환자에게 찍는 ‘낙인’과 같은, 질병, 건강, 의학의 은유를 따져본다. ‘투병(鬪病)’, ‘질병과의 전쟁’ 등과 같은 표현도 한 예가 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질병과 의학의 은유는 어떻게 이뤄져 있으며 이것은 의료 시스템과 어떤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담았다.
‘햄버거병’은 좋은 은유는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일상의 친숙함을 무기로 잘못된 공포를 전파한다. 질병의 ‘전쟁’ 은유도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전쟁’이라는 예외 상황은 모든 것을 허용하며, 따라서 ‘영웅’ 의사의 행위를 환자가 감내해야 한다는 식의 암묵적인 강요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해롭기 때문이다. 답을 찾다보니 푸코의 ‘춤’으로 흘러왔다. 외부의 압력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만들어가는 개인은 숭고하기까지 하며, 이렇게 건강과 질병을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표현처럼 “세속의 수도승”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삶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다. 그 앞에서, 우리 서로 손을 붙잡아야 하지 않을까. (189쪽)
“우리는 모두 삶의 어느 순간 환자다.”(234쪽) 의사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는 특유의 시선, 공동체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콘텐츠와 메시지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함께 건강해질 길을 모색할 때이다. 몸과 마음과 사회는 절대적으로 연결돼 있다.
서사 의학과 서사 윤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환자의 이야기, 의료인의 이야기를 더 주의깊게 파악,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 이야기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이해의 틀이다. 짧은 대화에서, 환자의 몸짓과 표정에서 질환이 드리운 그림자와 환자의 회복력이라는 햇살을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의료는 더욱 풍성해질 거라고 믿는다. (123쪽)
■ 추천사
의료‘윤리’라니. 누군가는 의사들이 충분히 윤리적이지 않기에 이 학문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허나 이 학문은 선악을 구분하거나 진리를 제시 하는 것이 아니다. 유사 이래로 임신중절이나 배아 연구, 안락사 등의 첨예한 문제에 정답이 있었던가. 가까이는 죽음을 전하고 다루는 방식에 정답이 있을 수 있을까. 이 화두들은 생명이 있는 것처럼 태어나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그래서 ‘윤리’를 탐구하는 이 학자의 글에 정답은 없다. 이 유예는 그가 합리와 정의에 가까워지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궁구해나갈 것이라고 읽힌다. 그가 제시하고, 여러분이 살아 있는 한 계속 논쟁중일 이 화두들에, 한 발 더 가까이, 한층 더 깊이 다가가보기를.
_남궁인(응급의학과 전문의,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저자)
김준혁은 요즘 보기 드문 박식가이다. 자신의 주 전공인 치의학에서 시작해 의학과 의료 일반의 역사, 철학과 윤리, 교육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문학, 영화, 회화, 음악 등 본인이 체험한 예술에서 뽑아낸 다양한 재료를 배합해 만든 씨줄과 날줄로 현실의 문제들을 파악하기 위한 그물망을 짠다. 이제 그가 이 책에서 제공하는 촘촘한 ‘지식과 체험의 그물망’으로 어떤 지혜를 길어올려 어떤 ‘몸의 이야기’를 만들어갈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_강신익(부산대학교 의료인문학교실 교수)
구매가격 : 9,700 원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
도서정보 : 이해호 | 2018-12-1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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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누대로 대구의 갈미 마을(옛 대구시 달서구 갈산동)에서 살아온 올곧은 토박이 어른이자 향토민속문화연구가인 자칭 ‘늙은 농사꾼’ 이해호 선생의 수상집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2003년 초판)가 새로이(제3판) 발간되었다.
1933년에 태어난 이해호 선생은 예사 농사꾼이 아니다. 민속학자이며 향토사학자 국어학자, 심지어 과학자이기도 한 선생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농경사회, 우리 민속 문화 전반에 대한 열렬하고도 오랜 애정의 결실이 바로 이 책 ‘버려진 낟알을 찾아서’이다.
이 책에는 선생이 미수에 이른 오늘날까지 고향 갈미에 살면서 겪고 들은 어린 시절의 사람들 삶의 모습 옛 풍습이 민담 전설 등 구비 전승된 옛이야기와 함께 정감 있게 복원되어 있으며 갈미 사람들이 부르던 구전민요 농요 동요 등과 같은 각종 노래와 소리도 농사꾼들의 토박이말 그대로 옮겨져 있어 재미와 지식을 주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묘비 문이나 민요해설집의 풀이, 지명의 유래를 다룬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각종 민속 연구 자료가 기록되어 있어 우리 민속 문화의 벌판에 버려진 한 알의 낟알이라도 수집, 발굴, 보존하겠다는 선생의 정성과 가르침에 감탄할 만하다.
특히, 우리 고유어에 대한 선생의 자부심은 대단하여 생생하고도 품격 높은 경상도 말씨를 책 전반에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토 독자는 물론 우리말을 아끼는 독자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서 그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우리의 구전 문화유산에 대한 선생의 속 깊은 정성을 담은 수상집이면서 한 편의 귀중한 논픽션 기록물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하여 소중한 우리 민속 문화유산 원형의 맛을 듬뿍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2,000 원
표준어와 경상도·대구 말씨
도서정보 : 이해호 | 2018-12-12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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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대구 토박이이자 고향 지킴이로 살아온 이해호 선생이 경상도·대구 말씨의 정수를 담은 경상도 방언·속담·고사성어 사전인 <표준어와 경상도·대구 말씨>를 펴냈다.
이 책은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점차 산업화되어가면서 급속히 잊혀져가는 각 지방의 독특한 언어자원인 방언, 사투리 어휘, 속담 등의 지방 말씨의 소실을 안타까워한 저자가 순수 대구 토박이(native speaker)로서의 자긍심과 아울러 경상도·대구 말씨의 고유함과 소중함을 보존하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엮은 귀한 토박이말 사전이라 할 수 있다.
경상도·대구권 방언과 속담, 고사성어 등의 표제어를 표준어 사전에서 찾아 그 의미를 쓰고 대조하는 형식으로 엮었는데, 표준어와 경상도·대구 말씨와 어휘 비교, 속담, 고사성어와 경상도·대구 말씨의 대조 이외에도 기존 국어사전의 부실한 지방어 풀이를 보강하고, 사전에 등재되어야 할 경상도·대구 말씨를 찾아 수록하였다. 또한 편이어(便易語), 경상도식 발음 등에 이르기까지 경상도·대구 말씨에 관해 저자가 오래도록 수집한 광범위하고 값진 경상도·대구 방언학 자료를 담고 있어 그 의미가 깊다.
소실된 우리 옛말 본래의 모습을 찾아 복원하고 재구성하는 데 있어 방언만큼 값진 것은 없다는 저자의 전문가적인 식견과 사라져가는 고향 말씨를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합쳐져 담긴 보기 드문 책이다.
구매가격 : 10,000 원
신라문화와 희랍문화의 비교
도서정보 : 오장환 | 2018-12-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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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인은 종교를 가지지 않았고 가질 필요도 없었다. 설사 가졌다 해도 그것은 완전히 희랍 정신에 포섭되었던 것이다. 만일 진정한 종교가 있었더라면 그것은 희랍 문화를 진정한 자태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존재할 수 있는 숙명적인 것이었다.
신라는 종교를 가졌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나 문화적으로 독립된 이후이었다.
<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4,000 원
하나님의 거짓말
도서정보 : 마셜 브레인 | 2018-1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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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발 하라리, 스티븐 호킹, 리처드 도킨스 등
세계의 지성들은 왜 신을 부정하는가!
성경과 예수, 종교 및 신앙의 허상을 통렬히 비판하고 검증해 보인 문제작!
컴퓨터 공학자 출신으로 미국 최고의 웹사이트 중 하나로 꼽히는 HowStuffWofks를 설립한 마셜 브레인은 공학도로서의 활발한 활동 외에도 〈신은 왜 팔다리를 잃은 장애인을 고치려 하지 않는가?〉라는 글과 동명의 사이트로 유명하다. 그는 인류의 딜레마이자 영원한 논쟁거리인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주제를, 지적이고 엄격한 과학적 접근방식으로 이해하려 애써왔다. 신은 누구인가, 신은 어떤 속성을 갖는가, 신은 무엇을 어떻게 실행하며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신은 인류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우리는 신이라는 존재가 실재인지 허상인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를 묻기에 이른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이 집대성된 사이트 www.whywontgodhealamputees.com에 실린 주요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성경과 예수, 종교 및 신앙이라는 주제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 객관성과 논리에 근거해 진실을 좇아 나가는 계몽적 여정이 펼쳐진다. 단지 미국만의 문제라기보다, 일부 종파의 독단적인 행보, 성직자들의 일탈과 범죄행위가 이슈가 되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에도 종교의 의미를 성찰해볼 계기가 되어줄 책이다.
구매가격 : 11,900 원
지례의 추억
도서정보 : 권상진 | 2018-12-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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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것은 고교시절 한 여고생과 함께 찾아갔던 김천시 지례면 산골 동네를 61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다녀오면서 부터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나는 여름방학을 맞아 학급 친구의 고향집을 방문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구의 집을 떠나 먼 길을 나섰다.
친구의 집은 경북 김천시 지례면 산골짜기에 있었고, 나는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포장도 되지 않은 길을 걷고 내를 건너 그의 집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떠나는 먼 여행이었고, 친구가 사는 동네 이름 하나 말고는 아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구불구불하고 좁은 산길을 따라 높은 산을 넘어가야 하는 길이었다.
물어물어 낯설고 먼 길을 가야 했던 내게 뜻밖의 동행이 생겼다. 장복순. 여고 3학년이던 그녀는 기차 안에서 나눈 짧은 인사를 인연으로 가파르고 깊은 산길, 날이 저물어 어두운 데다 언제 산짐승이 튀어나올지 모를 무서운 길을 나와 동행해주었다.
그 짧은 인연은 긴 세월이 흘렀지만 늘 내 가슴을 아리게 하는 애틋함으로 남아있다. 손을 잡아본 일도, 어설픈 고백을 한 적도, 내일을 약속한 적도 없었지만 나는 그녀를 잊지 못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사업체를 일으키고, 우리 사회에 내가 공헌할 수 있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나는 부지런히 살았다. 아무데나 함부로 퍼질러 앉아 쉬거나 곁눈질 하지 않았다. 언제나 어디서나 최선을 다했고, 쓸모 있는 사회인, 존경받는 아버지와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길고 힘겨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그때 험한 산길을 동행해 주었던 그 사람을 잊은 적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백발의 노인이 되어 그녀와 함께 걸어갔던 길을 다시 한 번 가보리라 결심했다.
구매가격 : 9,600 원
당신은
도서정보 : 천준집 | 2018-12-1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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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중>>
이 하얀 종이 위에 그 마음의 흔적들을 오롯이 담아
눈물과 고통 속에서 이 한 권의
시집은 탄생하였습니다
바람은 지나가고 고통도 잠시의
기억을 가져다 줄 뿐
오늘도 아날로그의 초침 소리는
그 기억들을 흐리게 할 뿐입니다
저 멀리 기차 소리가 들립니다
이제 떠날 시간이 다가오는군요…
구매가격 : 7,000 원
‘아무거나’라는 메뉴는 없다
도서정보 : 요헨 마이 | 2018-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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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하루종일 내리는 결정, 최대 2만 건
‘옳은’ 결정보다 중요한 건 ‘후회하지 않는’ 결정이다!
세상의 모든 결정장애를 위한 선택의 실전 기술!
오전 11시가 넘어가면 드는 생각. ‘오늘 점심은 뭘 먹지?’ 회사를 나서며 일행에게 결정권을 일임하는 일도 다반사다. 메뉴판 앞에서도 고민은 계속된다. ‘날씨가 쌀쌀하니 뜨거운 국밥을 먹을까? 아니면 얼큰한 국수를 먹을까?’ 고민을 거듭하다 그냥 ‘아무거나’ 선택해버리고 만다. 우리가 겪는 고민이 메뉴 선택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것인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인가? 회사를 옮겨야 할까, 좀더 버텨서 경력을 쌓아야 할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할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할까?
『‘아무거나’라는 메뉴는 없다』는 직업 선택부터 인간관계까지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선택의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실전 기술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독일의 인기 저널리스트이자 인지심리학 전문가인 요헨 마이는 흥미롭고 공감 가는 생활 밀착형 사례를 통해 우리가 왜 결정 내리는 일을 어려워하는지, 무엇이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자세히 제시한다. 또한 여러 선택지를 비교하고 조정하는 다양한 결정 기법을 소개한다. 18개 챕터에 걸친 세세한 가이드는 우리의 결정력을 자연스럽게 키워줄 것이다.
당나귀는 왜 건초더미 사이에서 굶어 죽었을까?
합리화에 능한 우리의 뇌가 결정을 지연시킨다!
프랑스 철학자 뷔리당이 소개한 당나귀 일화가 있다. 굶주린 당나귀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다니다 두 개의 건초 더미를 발견했다. 둘 다 양이 비슷해 보였다. ‘좋아. 그럼 더 가까이에 있는 건초 더미를 고르자.’ 그런데 둘 다 거리가 비슷했다. 그렇게 망설이느라 몇 시간이 흘렀고, 결국 당나귀는 건초 더미 사이에서 굶어 죽었다. 결정 내리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사실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건 우리의 뇌 때문이다. 뇌는 합리화에 능하다. 설령 선택의 오류를 깨닫는 경우에도 오류를 시인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에게 상황을 합리화하는데, 이를 가리켜 선택맹(choice blindness)이라고 한다. 원래 지니고 있는 견해와 지각에 어긋나는 상황을 참기 힘들어하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어떤 정보들을 대할 때 우리가 이미 가진 이론이나 의견을 뒷받침하는 부분만 편향적으로 수용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또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요인이다. 워싱턴포스트의 다음 실험은 일상의 확증편향이 우리의 시야를 얼마나 흐릿하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래피티 아티스트이자 거리의 예술가 뱅크시가 뉴욕 센트럴파크 근처 길가 매대에 자신의 작품들을 한 개당 60달러에 내놓았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뱅크시가 직접 서명한 작품들이 경매에서 이미 일곱 자리 가격대로 팔리는데 말이다. BBC는 이 실험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었는데, 가령 어떤 여성은 아이들에게 준다고 그림 두 점을 사면서, 가격을 절반으로 깎기까지 했다. 그날 하루 매출은 420달러였다. _본문 87~88쪽
우유 사러 나갔다가 자전거를 사 오다니…
결정장애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각 오류로 인한 결정장애를 판매에 교묘히 활용한다.
• 상호호혜 전략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다’를 활용한 단순한 전략이다. 마트 쇼핑을 하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다앙한 시식 맛보기다. 하지만 뭔가를 제공받으면 빚진 것 같은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해 그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고 한다. 식당에서 계산서를 건넬 때 한 조각의 초콜릿이나 사탕을 함께 가져다주면 팁 액수가 평균 10퍼센트 올라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 빠듯함 전략
“마지막 하나 남은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 머릿속에 경종이 울린다. 이를 이용해 판매 직원들은 물건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려 조급해지게 만든다. 고객들은 물건이 다 떨어져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칠까봐 얼른 구매를 결정한다.
• 비교 전략
우리는 상품과 가격을 서로 비교해보면서 무언가가 비싼지 아니면 적절한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런 비교 심리를 활용한 마케팅도 있다. 가령 웨딩드레스 숍에서 한 벌에 몇백만 원짜리 드레스를 고르고 나면, 10만 원짜리 베일은 되레 저렴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가격대가 높은 물건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건을 끼워 파는 마케팅이 생겨난다.
모든 문을 다 열어볼 수는 없다
선택의 고통을 덜어주는 의사결정 기법
그렇다면 결정장애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는, 마케팅 전략에 현혹되지 않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의사결정 기법이 있을까?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만 해봐도 수십 수백 가지의 의사결정 기법이 나오는 통에, 결정을 내리기도 전 벌써 혼란스러워진다. 요헨 마이는 전통적인 몇 가지의 결정 기법을 혼용하기를 권한다.
• 찬반 리스트: 논지를 찬반 목록화하여 비교하는 방식.
• 프랭클린 리스트: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여러 개일 경우 장점만 나열해 비교해보는 방식.
• 의사결정 나무: 운동 경기의 토너먼트처럼 대안을 두 가지씩 견주어보고 더 좋은 대안을 다음 라운드로 보내는 방식.
• 의사결정 매트릭스: 선택지를 표식화하여 점수를 매겨 선택하는 방식.
• 모든 선택지를 목록화하기/ 딱 하나만 고려하기
• 조각내기: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여러 개로 잘게 나누어 결정을 단순화하는 방식.
• 최상의 경우/최악의 경우 분석하기
• 시간여행하기: 내 선택은 10일 후․10개월 후․10년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방식.
옳은 결정보다 중요한 건 후회하지 않는 결정이다
오류 없이 절대적으로 옳은 결정을 내리는 일은 가능할까? 요헨 마이는 단번에 완벽해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모든 상황에서 실수 없는 결정을 내리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 방향을 가늠해보고, 가능성을 고려해보고, 관련성을 찾아내고, 실수로부터 배우면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잘못된 결정일지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결정은 우리를 목표로 더 가까이 이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셈이다.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사실 비슷하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대안이 더 좋을지, 무엇이 우리의 필요에 더 잘 맞을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옳은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는 것이다. 상황에 딱 맞는 결정을 내리겠다며 고민만 거듭한다면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다.
좋은 결정이든 나쁜 결정이든 결정의 순간이 나를 만든다. 결과를 바꿀 수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일에 부여하는 의미는 바꿀 수 있다. 그러니 명심하라. 결정이 온전히 우리의 몫이라는 걸! _ 본문 299쪽
구매가격 : 11,300 원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도서정보 : 이진순 | 2018-12-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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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인생도 완벽하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한 방은 있다.”
세상을 밝히는 건, 잠깐씩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반짝임이다
2013년 6월, 첫번째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한다.
“희망을 찾고 싶었다. 개인적 경험의 틀 속에 갇히지 않고 낯선 것, 새로운 것, 나와 다른 것에 자신을 열어 그 신선한 소통으로 스스로 진화하는 열린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혁명’이나 ‘진보’조차 낡고 진부한 용어가 되어버린 시대, 열린 사람들의 심장 소리만이 우리를 꿈꾸게 한다. 그들 심장의 고동 소리를 찾아 떠나는 모험의 이름은 ‘열림’이다. ‘열린 사람들의 어울림’이 되면 더할 나위 없겠고, 스스로를 ‘열기 위한 몸부림’에 그치더라도, 나는 이 탐험에 많은 이들이 동참하기를 소망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오래된 진보의 화석이 아니라, 그치지 않고 자라나는 열린 성장판이므로.”
그리고 6년 후, 마지막 인터뷰에 대한 이진순의 소회는 이러했다.
“열림의 마지막 인터뷰, 예멘 난민 살와의 기사가 온라인에 떴다. 살와와 그 아버지 자말에게 이메일과 문자를 보내며 마음을 졸였다. 그들이 혐오와 적대로 가득한 댓글이 달리기 전에 이 기사를 보길 원했다. 구글번역기로 기사를 읽으면서 살와가 그린 사랑스런 그림과 그들이 한 말이 제대로 실렸는지만 볼 수 있기를.
(…) 열림의 내 마지막 취재여행은 이렇게 끝났다. 수천 개의 악플이 달리는 걸 보면서도 나는 고래가 멀리 있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살와가 가진 기대와 꿈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차라리 그와 한편이 되어 매를 맞겠다.” _이진순 페이스북 글 중에서(2018. 7. 24.)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은 2013년부터 2018년 8월까지, 6년간 한겨레신문 토요판에 ‘이진순의 열림’이라는 제목으로 인기리에 연재된 122개의 인터뷰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되었던 12편의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평범한 “삶의 어느 길목에선가 자신의 가장 선량하고 아름다운 열망을 끄집어내 한순간 반짝 빛을 더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진순의 인터뷰는 기사가 될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인터뷰 대상이 된 인물들도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대중의 뜨거운 관심이라는 너울이 지나간 후, 그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그들의 ‘반짝이던 순간’은 계속되고 있을까. 저자는 ‘이진순의 열림’을 통해 주목 받았던 인물 중 세심하게 12명을 고르고 추가 인터뷰를 진행하여, 지면에 미처 다 싣지 못했던 기나긴 뒷이야기를 더했다.
누구의 인생도 완벽하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한 방은 있다. 삶의 어느 길목에선가 자신의 가장 선량하고 아름다운 열망을 끄집어내 한순간 반짝 빛을 더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망하지 않고 굴러간다. 세상을 밝히는 건, 위대한 영웅들이 높이 치켜든 불멸의 횃불이 아니라 크리스마스트리의 점멸등처럼 잠깐씩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짧고 단속적인 반짝임이라고 난 믿는다. 좌절과 상처와 굴욕이 상존하는 일상 속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만의 광채를 발화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순간을 담고 싶었다.
_프롤로그에서
6년, 122명, 원고지 8000매로 기록한 진심들
이진순이 그간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인물은 총 122명, 녹취록 분량만 원고지 8000매에 이른다. 일주일간의 사전 자료 조사와 질문지 작성 그리고 이어지는 인터뷰, 그다음 일주일 동안 원고 구성을 비롯해 추가 자료 조사와 추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사를 송고하는 일. 그 일을 이진순은 6년간 해왔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작업을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건, 삶을 긍정하고 사랑하며 살고자 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또한 인터뷰가 어렵게 인터뷰에 나선 이들의 진심에 대한 기록이자 진심이 전해지는 작은 통로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진순의 인터뷰를 통해 관심을 받았던 이들은 김민기, 이국종, 채현국 그리고 고 김관홍 잠수사의 아내 김혜연과 노태강 등 헤아리기 어렵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던 인물들도 이진순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진심을 알렸다. ‘이진순은 자신의 짧은 글로는 삶과 죽음에 대한 표현이 정밀하게 나아가질 못한다고 답답해했지만, 나는 이진순이 써내려간 글 행간의 날카로운 단면에서 진정성 있는 그녀의 목소리를 느꼈다. 나는 진실로 이진순이 진정성을 가지고 보낸 많은 시간들에 대해 감사한다.’(외과의사 이국종) ‘세상에 알려진 작가로서의 ‘나’라는 객관성이 무엇인가를 배웠다. 그리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내 숨겨진 과오들이 드러나는 고통과 자책도 느낄 수 있었다.’(소설가 황석영) ‘발견당한 기분을 오래도록 음미하고 싶었다’(소설가 손아람)는 인터뷰이의 소회는 말 한마디 숨소리 하나마저 세심하게 담아내고자 했던 이진순을 드러내준다.
책에는 그중 12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부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에서는 세월호 민간잠수사인 고 김관홍 잠수사의 아내 김혜연, 아주대학교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전 문체부 체육국장이자 현 문체부 제2차관 노태강 그리고 영화감독 임순례를 담았다. 이들은 그 투박한 진심과 업(業)에 대한 단호함 하나로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온 이들이다. 2부 ‘상처의 자리를 끌어안다’에서는 대한민국 꼰대의 삶을,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성소수자들의 상처를, 그리고 90년대 운동권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와 구수정 베트남 평화활동가, 성소수자부모 뽀미와 손아람 소설가의 인터뷰를 통해 상처의 자리를 보듬고 껴안아 한 발씩 나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인터뷰이들은 살며 활동하며 받았던 상처들을 고백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용기 있는 고백이 누군가에게 가닿아 또다른 희망을 틔울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3부 ‘저항하고 거부하며 선택한 삶’에서는 세상에 몸으로 직접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데리고 시설 밖으로 나와 일상을 꾸려가는 다큐멘터리 감독 장혜영, 안정된 중산층 주부의 삶을 박차고 일흔이 넘은 현재까지 현역 화가로 활동중인 윤석남, 생이 곧 현대사의 굴곡과 일치했던 소설가 황석영, 잘나가던 탄광업을 정리하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채현국 선생이 그들이다.
“사람들은 ‘옳다, 그르다’를 따지는 게 생각인 줄 알아요.
생각은 저항하고 거부하는 거예요.”
인터뷰를 통해 ‘노인들을 봐주지 말라’는 채현국 선생의 쓴소리가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이를 신선하고 유쾌한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그후 4년이 지났고 책에는 선생과의 추가 인터뷰가 담겼다. 인터뷰는 촛불민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때 이뤄졌다. 채현국 선생은 지배세력이 ‘대가리’를 자른 것일 뿐이며 몸통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세상이 바뀌었다고 착각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진리라 믿는 모든 것을 의심하고 거부하는 진짜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옳다, 그르다’를 따지는 게 생각인 줄 알아요. 그걸 생각이라고 훈련시키니까. 생각은 그런 게 아녜요. 생각은 저항하고 거부하는 거예요. ‘그게 아닐 텐데……’ 하면서 모든 진리에 대해 회의하는 것. 그게 진짜로 생각하는 거라고요. _본문 313쪽
저자 이진순은 말한다. 대중이 이 인물들에게 그토록 환호했던 건, 이들이 세상을 빛내려는 원대한 목표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세상을 홀로 묵묵히 비추었기 때문이라고.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은 입지전적 성공을 거둔 사람이 아닌, 매 순간 망설이고 갈등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보통사람들을 조명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에게 위안을 줄 것이다. 누구에게나 반짝 빛나는 순간이 있다. 어려움을 딛고 타인과 함께하겠다는 결심이 빛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믿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진순 인터뷰의 힘일 것이다. 누구도 완벽하진 않지만, 누구에게나 한 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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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국민문학의 시조
도서정보 : 최남선 | 2018-12-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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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조선인의 손으로 인류의 운률계에 제출된 하나의 시의 형식이다.
조선의 풍토와 조선인의 성정(性情)이 음조를 빌어 그 활동의 하나 형상을 구현한 것이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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