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판본 홍길동전
도서정보 : 허균 / 김상규 | 2017-06-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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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은 조선 중기 문신인 ‘허균(許筠)’(1569(선조 2)∼1618(광해군 10))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보다 앞선 한글소설로는 채수(蔡壽)가 지은 한문소설 ≪설공찬전≫(薛公瓚傳)의 한글번역 ≪설공찬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설공찬이≫의 경우는, 발견 당시부터 떨어져나간 부분이 있어서 완전한 형태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홍길동전≫을 ‘완결된 형태로 전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소설’이라고 합니다.
≪홍길동전≫은 목판본과 필사본으로 전하는데, 목판본에는 경판본 4종과 안성판본 2종, 완판 36장본 1종 등이 있습니다. 필사본으로는 여러 가지 형태가 전합니다. 이 책은 경판본 중 핵심적인 구성이 가장 탄탄한 24장본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기본 줄거리를 엿보기에 가장 적절한 판본입니다.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이 세상을 원망하다가, 결국은 자기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해 나간다는 기본 줄거리는 조선시대 당시로서는 상당히 급진적인 발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술을 부린다는 부분도 유교적 가치관으로 보면 혹세무민에 해당되지만, 신하가 조정과 왕을 농락하는 내용은 매우 파격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균은 서자가 아니지만, ≪홍길동전≫을 통해서 신분제로 꼼짝 못하는 조선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한계도 있습니다. 신분제도 자체를 제거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서자인 홍길동이 왕이 되어 새로운 신분질서를 만든다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신분제를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신분제에 억눌려 지내던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비록 소설이지만, 홍길동이 자신들을 소망을 대변해주었다는 대리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잘못된 사회구조와 변화에 대한 열망, 그리고 해외 이상국 건설 등으로 이어지는 ≪홍길동전≫을 통해 한 시대의 고뇌를 드러낸 작가 허균의 사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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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에이지
도서정보 : 다이앤 애커먼 | 2017-06-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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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옮기는 작가, "경계 없는 글쓰기"의 대가 다이앤 애커먼의 과학논픽션. 저자는 수많은 생물종 중 하나에 불과한 인류가 지구 전체를 쥐락펴락하게 된 유례없는 현상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재주가 펼쳐지는 현장을 다큐멘터리영화처럼 생생하게 펼쳐 보여준다. 그 영역은 농업, 어업, 기후, 조경, 지질, 식물, 동물, 유전자, 미생물, 컴퓨터, 로봇에 이르기까지 폭넓고도 다채롭다.
저자가 찾아간 곳곳의 광경과 그가 만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과 자연의 유대를 되새기도록 일깨우고 미래를 가늠하는 지혜를 북돋아줄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영어권 지역에서 출간 당시 "미래 사회를 내다보는 참신하고 희망적인 관점"으로 주목을 받으며 일약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싯다르타 무케르지, 조너선 와이너 등 퓰리처 상 수상자들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던 이 책은 "2015 헨리 데이비드 소로 상"과 "2015 내셔널 아웃도어 도서상"을 수상했다.
구매가격 : 14,100 원
동화독법 (개정판)
도서정보 : 김민웅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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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독법』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너무 익숙해서 다시 볼 이유가 있을까 싶은 바로 그 동화를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김민웅은 목회자이자 언론인으로,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가 해온 모든 활동의 본령은 어떤 하나의 역할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그는 때로는 정치의 일선에서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의 대안을 촉구하기도 하고, 또 성서의 무거운 메시지를 일반의 언어로 풀어 종교의 영역 밖으로 성서의 텍스트를 끌어내기도 한다. 그는 또한 새로운 교육의 방식과 방향을 제안하고 그것의 실천을 촉구하는 역할도 진취적으로 꾸려간다.
이 책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너무 익숙해서 다시 볼 이유가 있을까 싶은 바로 그 동화를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책이다. 책에는 모두 11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서양 전래동화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동화 그리고 성서 이야기까지 넘나들며, 각각의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나가는 저자의 글맛은 독자로 하여금 이전의 동화에서 결코 깨닫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게 한다. 초판본에는 10편이 실렸으나 개정판에서는 일본의 전래동화 <모모타로>를 추가해 실었다.
새롭게 추가된 <모모타로>의 글 제목은 "그들은 오합지졸이 아니었다!"이다. 이는 얼핏 보기에 아무런 힘도 없어 보이는 개별적 존재들이 서로 연대하여 도저히 이길 수 없어 보이는 괴물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는 이야기다. 이것이 그저 동화로만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가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이루어낸 연대의 과정이 거기에 있고, 그것이 만들어낸 동화 같은 결말이 비단 동화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서 현재진행형으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매가격 : 15,400 원
종소리가 좋다
도서정보 : 이재태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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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그의 소설 제목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로 결정하며 쾌재를 불렀을 것 같다.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지지는 않으나, 제목 자체만으로도 혼자 남겨진 조던의 비장하고 애달픈 메시지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정호승 시인은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시고…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라고 했다.‘종은 왜 울리는가?’라는 질문에 한 가지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같은 종소리에도 우리의 행동 규범을 결정해주는 알림의 목적,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아 차마 말로써 전할 자신이 없는 그 무엇을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 주위와 같이 나누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기쁨, 어떤 방법으로도 다 표현될 수 없는 깊은 슬픔이 각각 담겨 있기 때문이다.
종Bell은 인류가 역사를 처음 기록하던 시절에도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황제黃帝와 염제炎帝가 종을 처음 주조했다는 기록이 있고, 은銀, 주周나라 시대의 종은 제법 많은 종류가 남아 있다. 서양에서도 3000년 전에 만들어진 바빌론의 유물에 종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성경 출애굽기 28장은 ‘제사장의 복장에 종을 달아…’라고 썼다. 종은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세상에는 종을 둘러싼 신기한 전설도 많고, 자신들이 아끼는 종에는 자연 재해를 이기고자 하는 특별한 힘이나 역병이나 마법을 없애주는 영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각각의 종에는 그들의 문명과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종교나 문화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는 것이다. 고대 사람들은 신들과 소통하거나 영혼이 된 조상이나 초자연의 말씀을 듣기 위하여 종을 울렸고, 점차 동물과 인간과의 소통, 인간과 인간과의 소통을 위하여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통일신라시대의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에는 “지극한 진리는 형상 밖의 모든 것을 포함하니 그것을 보려 하여도 그 근원을 보기 어렵고, 진리의 소리는 천지에 진동하니 들으려 해도 듣기 어렵다. 이에 신종神鍾을 달아 진리의 소리를 깨닫게 한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제는 기계 소리, 녹음한 디지털 음향에 그 자리를 내어 주고 있는 종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평화롭게 소통하던 옛날에 대한 추억을 가슴 깊이 지니고 있다.
추억 속의 종소리를 기억하며, 아름다운 모습의 종을 수집한 지 사반세기가 지났다. 아직 멋진 수집가의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뒤를 돌아보니 꽤나 오랜 시간동안 종을 수집하며 혼자 즐거워했던 것 같다.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Outlier’에서 많은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한 결과 만 시간 이상을 투자하면 어느 분야에서든지 수준급에 도달한다고 하였다. 그의 기준으로 평가해볼 때, 나의 종에 대한 짝사랑도 이젠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
그동안 종을 수집하며, 때로는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종도 많이 보았다. 사기꾼들이 만든 가짜 종을 비싸게 구입한 뒤, 씁쓸한 마음을 홀로 달래야만 했던 순간도 있었다. 16세기에 스페인 성당의 복사소년altar boy이 흔들었다는 푸른 녹이 슨 금속 종을 구한 적이 있었다. 카리브 해에 침몰한 중세시대의 난파선에서 건졌다는 종이라고 했다. 소중한 인류의 유산이라 생각하고 몇 년간 애지중지하였는데, 어느 순간 이 종들이 30여 년 전 멕시코에서 다량으로 만들어 유포하였던 저가의 청동 종임을 알게 되어 망연자실하였다. 자연스럽게 종에 대하여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미국 종 수집가들의 모임American Bell Association, ABA을 알게 되었다. 열성적인 종 애호가들에 의하여 결성된 ABA는 종에 관한 공부를 하고, 1940년부터 종에 관련된 다양한 사연들을 찾아‘벨타워Bell Tower’란 잡지를 만들고 있었다. 어느 날 고인이 된 어머니의 수집 자료를 판매하던 분에게서 지금까지 발행된 벨타워 잡지 전체와 관련 책들을 일괄 구입하였다. 고등학교 화학교사, 병원 간호사, 주말이면 교회에서 성가대로 활동하는 것이 가장 기쁘다는 평범한 가정주부, 의학잡지에서 이름을 본 적이 있는 메이요 병원의 종양내과 교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합하여 만든 간행물이었다. 그들이 종을 좋아하게 된 시시콜콜한 내력부터, 종과 관련된 문화인류학적 지식과 그 시대의 예술사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되어있었다. 공예나 미술사 전공자들이 아닌 아마추어들이 이런 수준의 책을 정기적으로 발간해 왔다는 사실에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즉시 ABA에 가입하였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인 회원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교류하며 마치 그들의 해박한 지식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종을 설명하고 있었다. 또 자신들의 궁금증을 서로 해결해 주고 있었다. 한때 주한 미군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는 앨런 영감님은 미국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세계의 종들을 찾아내서 그 종들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예상 가격, 그리고 거기에 연관된 종교, 문화, 문학, 예술학적 배경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올려주었다. 캐나다의 전직 교사인 롭과 샐리 로이Roy 부부에게서는 종뿐만 아니라 다 방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과는 아직 한 번도 만나보지는 못했으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ABA에 참여한 것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특별한 분야에 대한 책을 발간하거나 취미를 전문가 수준으로 승화시킨 블로그 운영자들을 본적이 있으나, 이곳은 회원들의 집단지성으로 전문가 수준의 백과사전을 만들고 있었다. 이들도 처음에는 취미로, 그리고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이런 활동을 시작하였을 것이나, 서로 도와가며 만든 그들의 잡지나 회원들의 공간에 수록된 기록들은 실로 깊고 방대하였다. 세상에 종에 미친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경이로웠지만 그 할아버지 할머니 회원들이 종에 대한 역사와 지식을 기록한 전문서적들의 깊이와 이를 만든 그들의 열정에 정말 감동했다. 나도 사소한 것 하나라도 제대로 이해한 후, 그 바탕 위에서 체계적인 수집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훗날 나의 수집품에 대하여 궁금하게 생각할 사람들의 호기심과 의문점에 미리 답변해줄 준비를 할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내가 만난 종에 관한 설명과 그 종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을 찾아서 글로 정리하였고 나의 개인 SNS에도 남겼다. 주로 종소리에 담긴 내력을 문화 인류학적, 세계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내용이었다. 2014년 이성주 대표의 권유로 세계의 종들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과 배경에 관한 글을 의료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기 시작했다. 넓고 깊지 않은 지식에 관한 책이 유행을 해서 일까? 나의 중구난방식 글에 따뜻하게 호응을 해 주신 분들이 있었고, 연재 횟수가 많아지자 사이버 공간에 남겨진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발간해 보라는 권유를 해주셨다. 순전히 나의 눈높이에서, 그리고 세상의 삶에 관심을 가진 한 사람의 지적 호기심으로 시작하였던 완숙되지 못한 글이었으나, 용기를 내어 《종소리, 세상을 바꾸다》란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마침내는 속편을 발간하게 되었다.
“지즉위진애知則爲眞愛 애즉위진간愛則爲眞看 간즉축지이비도축야看則畜之而非徒畜也”.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감상하게 되며, 감상하다 보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그냥 쌓아두는 것은 아니다).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兪漢雋의 글이다. 유홍준 교수는 그의 책에서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며愛則爲眞看를 알면 참으로 감상하게 된다.知則爲眞看’로 바꾸어 썼다. 아는 만큼 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수집蒐集’은 사라져 가는 물건에 다시 혼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 하였다. 몸을 떠나가는 혼을 다시 잡아넣어 주는 것은 귀신이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라지는 혼을 다시 불어준다는 수집과 그리고 그들의 출생에 관한 비밀을 찾는 일은 기쁜 마음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내가 만난 종을 만들었던 장인들이 쏟아 부었던 열정을 나의 글로 세상에 알릴 수 있다는 것도 큰 보람이라 생각되었다.
자기의 관심 대상을 순수한 호기심으로 깊이 파고드는 열정적인 사람을 마니아mania라 한다. 이들은 수집가적 기질이 강한 사람일 것이다. 일본어로‘당신’의 존칭인 ‘댁宅’을 뜻하는 오타쿠御宅는 “이상한 것에 몰두하거나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다. 오타쿠의 의미에는 마니아를 넘어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집중하여 자신들만의 문화를 창조할 정도로 몰입하는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 오타쿠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예 무시하고, 혼자만의 기준으로 자신만의 세상에 깊게 몰두하여 돈과 시간, 정열을 낭비한다고 생각한다. 과도하고 부정적인 시각이 담긴 용어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스스로의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마니아와 오타쿠의 삶을 존경한다. 그들은 즐겁게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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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이 아니고 짜장면이다
도서정보 : 민송기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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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어 선생이라고 하면 어떤 이들은 문자를 보내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불편해 한다. 국어 선생이라고 하면 왠지 바른말 고운 말을 쓰라고 일일이 지적할 것 같고, 왠지 비속어나 외래어, 외국어 대신에 순화어를 고집해서 쓰라고 할 것 같기 때 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말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기분 좋은 대화에 끼어들어서 사람들이 큰 문제없이 쓰는 말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남에게 지적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을 지적하는 말이 나에게로 돌아와 나를 부자유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표준어를 바른말 고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짜장면’이라고 쓰지 말고 ‘자장면’으로 쓰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사람들이 ‘짜장면’이라고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말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생겨나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속에는 오랫동안 말을 써 온 사람들의 삶과 더 적절한 말에 대한 감각이 녹아 있다. 사라진 말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지금 남아 있는 말은 남아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국어학자나 국어 교사들이 강제로 어떻게 쓰 라고 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자장면’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이유는‘자장면’이라는 말이 어색하고, 까맣고 반들거리는 음식을 표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른말 고운 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바른말 고운 말은 누가 지정한 말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상황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말이라고 인정된 말이고, 가장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말들이다. 그래서 어떤 말이 바른말 고운 말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규정을 찾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국어 선생이 쓰는 ‘우리말 이야기’라고 하면 표준어 규정에 대해 해설하는 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책은 많고 많은데 굳이 내가 세상에 고리타분한 책 하나를 더할 이유는 없었다. 이 책은 쉽고, 가볍게 우리말에 담겨 있는 삶을 ‘생각해’ 보는 책이다. 독자들이 우리말을 통해 지식과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구매가격 : 7,800 원
대구의 건축, 문화가 되다
도서정보 : 최상대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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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건축, 스케치로 읽고 문화로 느끼다’ 발간 이후 3년만이다. 여기서는 오직 대구라는 지역의 건축물에 한정하여 스케치하고, 건축이 가진 문화를 살폈다.
건축建築은 무엇인가? 단어가 지니는 외형적인 뜻은 ‘建세우고 築쌓는’ 오직 기능적인 면을 말하는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이다. 그러나 이것을 뛰어넘는 진정한 뜻이 있다. 우주宇宙다. ‘宇집 우 宙집 주’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영역이다. 곧 무한한 우주공간의 근본인 건축도 집이 중심이라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표현이다. 그렇다. 건축Architect은 형이상하形而上下를 넘나드는 광범위이다.
건축은 도시를 구성하는 기본적 요소 중 하나이다. 우리가 말하는 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의 외형적인 측면은 쾌적한 자연환경과 훌륭한 건축 공간이 조화로운 도시다. 이러한 도시가 사람들 삶의 질을 좌우한다. 훌륭한 건축과 공간은 그 도시 그 나라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의 도시들은 저명한 건축가를 초빙하여 문화적 건축, 랜드마크 건축물을 세운다.
우리가 말하는 유명 도시라 함은 곧 유명건축물이 있는 도시를 일컫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도시는 곧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건축물들이 존재하는 곳들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티칸성당과 콜로세움, 루부르, 에펠탑,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나오시마의 미술관 등은 창조된 건축 작품들의 장소이다.
매년 살기 좋은 도시의 순위를 발표한다. 그 기준들에는 차이는 있지만 도시 생산 활동의 기본 요소와 삶의 질을 위한 장기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 도시, 쾌적한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건축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들이다. 서구의 유명 도시들은 유구한 역사의 민주화·경제화· 복지화까지 잘 이룬 계획도시들이다. 도시는 시민들을 위하고, 도시를 통하여 시민들은 더욱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현대에는 도시를 구성하는 개별적 건축과 함께 공간空間 경관景觀에 까지 더욱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다. 대구의 도시계획은 미래를 향하여 변화하고 있다. 신서혁신도시, 이시아폴리스, 테크노폴리스, 알파시티 등 신도시의 생성 변화 발전은 대구 도시의 중요한 건축과 함께 공간空間 경관景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건축가의 역할은 좋은 집을 설계하고 좋은 건축을 만드는 일이다. 또한 좋은 건축을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건축 문화적 가치와 이해를 높이는 역할도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축과 시설 공간에 대하여 글을 쓰고 스케치로 표현 하였다.
이 책을 통하여 시민들에게는 건축을 문화적으로 인식하고 건축가들에게는 성찰과 의욕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문화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주역으로서 좋은 건축, 훌륭한 공간과 경관이 많이 탄생하여 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기원한다.
구매가격 : 12,000 원
딴생각의 힘
도서정보 : 마이클 코벌리스 | 2017-06-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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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림과 딴생각의 여러 모습들
《딴생각의 힘》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통해 멍때림과 딴생각을 강력하게 옹호한다. 그러면서 집중하지 못하는 마음의 여러 양상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우리는 집중하지 않는 시간을 생각보다 건설적으로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왜 멍때리거나 딴생각을 할까? 바로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억을 재료로 지식을 쌓고, 기술을 익히며,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계획한다. 그리고 자아를 확립한다. 저자는 2장과 3장에서 기억을 재료로 하는 ‘집중하지 않는 시간’에 대해 소개한다. 역설적인 사례로 기억상실증이나 서번트 증후군처럼 평범치 않은 기억능력을 소개하면서 기억을 재료로 한 ‘마음의 방랑’(멍때림이나 딴생각)은 시시때대로 일어나며 ‘인간다움’을 만드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집중하지 않을 때 타인의 마음을 알아채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타인의 마음을 알아채는 능력을 심리학에서는 ‘마음이론’이라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 뇌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려 할 때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킨다. 5장에서는 우리 인간이 멍때림이나 딴생각 속에서 어떻게 타인과 공감하는지 소개한다.
이 책에서는 재미있게도 동물의 연구사례가 많이 소개된다. 인간과 다른 동물과의 유사한 부분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여타의 동물과는 구분되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 특징 중 하나가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남들과 공유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이야기 만들기는 멍때림과 딴생각의 ‘화려한 주인공’이다. 6장에서는 이야기 만들기에 대해 소개한다.
멍때림과 딴생각의 영역은 깨어 있을 때만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의식이 통제하고 있지 않은 꿈, 그리고 환각상태일 때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활발하게 활동하며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7장에서는 무의식과 꿈에 대해서 8장에서는 환각상태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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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는 시간 인문학 : 우주 탄생에서 시간 여행까지 인류와 함께한 시간에 관한 모든 것
도서정보 : 리즈 에버스 | 2017-06-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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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시계, 달의 주기, 광년과 시간 여행에 관한, 인류가 다스려온 시간의 역사. 시간이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은 많지만 과학과 철학의 주제인 시간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시간과 인간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운명적 관계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부터 시간이라는 한계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은 시간의 제약을 넘어서려고 노력하고 시간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왔다. 그런 노력 속에서 등장한 시간 테크놀로지는 문명이 전개되면서 발전과 진화를 거듭했으며, 달과 날을 구분하는 표준으로 삼았던 태양과 달에서 시작한 자연의 시계는 달력과 시계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현대에 들어와서 인간이 시간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시도는 더욱 빠르게 전개된다. 인터넷 망을 통한 실시간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며 시간의 제약을 넘어선 공간의 확장을 열망하면서 우주 여행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시간을 멈추고 되돌리는 실험을 하면서 시간 여행에도 도전하고 있다. 《가볍게 읽는 시간 인문학》은 이렇게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시간이라는 주제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키워드별로 과학적, 철학적,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를 한다. 마치 시간 여행처럼 태초부터 시작해 아직 도달하지 않은 미래와 우주까지 가볍게 여행하는 마음으로 펼쳐볼 수 있는 작은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독하게 독하다
도서정보 : 정송 외 | 2017-06-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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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글쓰기 -‘서평쓰기’ 강의를 수료하며
서평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그저 결석하지 않고 열심히 강의를 듣겠다는 각오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첫 시간의 끝 무렵 책을 정의하라는 말에 그제야 아차! 싶었다.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왔구나. 강의 첫날 경주에서 오신 서강선생님 말마따나 강의를 듣는 수료생 중 이미 책을 출간하신 분들이 반수라는 것을 알고는 ‘내가 왜 여기 있나? 의문이다’ 했듯이, 나도 조용히 추천 도서를 열심히 읽는 것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1기 수료생들의 서평모음집을 받아보기도 했지만, 그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선생님들만 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배우는 입장이더라도 하지 않을 권리 또한 내게 있다. 글을 쓰고 안 쓰고는 내 자유다. 그렇게 되도록이면 글을 쓰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던 내게, ‘내 인생의 책 100권을 만들어 보라’, ‘글은 생각이다’, ‘쉬운 책으로 서평하라’, ‘배운 대로 꼭 그대로 몇 번만 실천해 보라’ 진정성이 내포된 이 모든 원장선생님의 말씀들이 실은 글(서평)을 쓰게 하는 구체적인 동기가 되었다.
강의에 소개된 좋은 책들 가운데는 『책은 도끼다』와 같이 친절한 책들이 참 많았다. 그중에서 특히 『종이책 읽기를 권함』은 그 친절함이 가히 충격적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는 한참을 그냥 멍하니 있었다. 친절하다는 형용사가 사전 속에서 몸을 일으키고 걸어 나와 실체를 보여준다면 이 책과 같은 모습이 아닐까? 나는 불현듯 ‘친절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친절-하다(親切--)〔형용사〕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하다….
그리고는 친절하다는 단어를 언제 처음으로 인지했던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우습게도 나는 이 단어를 국어 시간이 아닌 중학교 1학년 영어 시간에 예문으로 쓰이던 문장에서 처음으로 인지했던 것 같다. She is kind. She is very kind. 한국 사람은 대부분 친절하지 못한 것인가. 외국에서도 남자보다는 여자가 친절한 모양이다.
사전적 의미의 피상적인 단어에 불과했던 ‘친절하다’가 그나마 어렴풋이 실체를 드러낸 적이 있긴 하다. 내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장점을 한 가지씩 적으라는 워크북에 ‘부 : 장난을 잘 친다. 모 : 친절하다.’ 라고 적어 놓았다. 나는 아이의 코멘트에 살짝 감동했고, 친절하기 위한 나의 노력을 아이도 느끼는가 싶어 흐뭇했다. 나 자신이 너무 엄격하고 무서운 엄마 밑에서 자랐기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친절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이, 행동의 결과보다 과정이나 감정을 살펴주려는 노력이 아이에게도 전해졌던 모양이다. 친절함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 없이는 결코 표현될 수 없는 무엇이다.
이렇게나 친절한 책을 읽고도 서평을 하지 못한 것은 정말이지 ‘합당한 표현’1)을 찾지 못해서였다. 이렇게 좋은 책에 대해, 좀 더 생각이 깊어지고 또 넓어져서 글로서 ‘합당한 표현’을 찾을 수 있을 때 멋진 서평을 써 보리라 마음먹었다.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읽지 않는 일이 “죄에 가깝다”는 간곡한 표현이 있는 줄은 강의 자료로 쓰신 원장님의 서평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수료식 날 원장선생님은 강의를 하는 내내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만큼 좋았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고 내가 가졌던 생각은 ‘나야말로 염치없이, 주는 대로 이렇게나 많은 것들을 다 얻어가도 되나’싶었다. 강의 시간에 소개한 책 못지않게 강의를 위한 선생님의 자료들도 한결같이 친절했다. 참 미안할 정도로. 서평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글쓰기가 어떤 형태가 되더라도 나 자신과 독자를 존중하는 친절한 글쓰기는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행복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가 꿋꿋하게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구매가격 : 6,000 원
프라이드(TAKE PRIDE)-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원초적인 힘
도서정보 : Jessica Tracy | 2017-06-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세계 지성이 극찬한 심리학자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가 말하는
당당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성공의 비밀
⋆⋆⋆ 수백 개 심리학 저널과 논문에서 인용된 화제의 연구! ⋆⋆⋆
⋆⋆⋆ 애덤 그랜트, 앤절라 더크워스, 로버트 치알디니 등 세계 지성의 극찬! ⋆⋆⋆
⋆⋆⋆ 뉴욕, 퍼블리셔스 위클리, 라이브러리 저널 등 각종 언론 추천! ⋆⋆⋆
무엇이 인생의 한 순간을 만드는가
원대한 꿈을 실현시키는 가장 강력한 본능, 프라이드
잘나가는 사업가처럼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은 채 의기소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과 노숙자처럼 허름하고 더러운 옷을 입은 채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 중 누가 더 사회적으로 성공했을지 예상해 보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사람들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 대부분 멋있는 정장을 입은 사람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는 정반대다. 많은 사람들이 허름한 옷차림에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을 선택한다.
제시카 트레이시 브리티시콜럼비아대 심리학 교수는 이렇게 상식을 뒤집는 사람들의 선택의 이면, 즉 우리가 인식하는 성공의 가치에는 ‘프라이드(Pride)’라는 감정이 깔려 있다고 주장한다.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아와 감정 연구소(Self&Emotion Lab)을 운영하고 있는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는 우리의 인생을 바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드는 주요한 힘이 바로 프라이드라고 보고, 다윈의 진화론에서 폴 에크먼의 감정연구까지 학계를 넘나들며 프라이드에 대해 연구해 왔다. 이 연구는 발표되자마자 전미 심리학계에 반향을 일으키며 NPR, BBC,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각종 언론에 보도되고 수백 개 논문에 인용되었다. 이 책 『프라이드』는 바로 그러한 십여 년간의 연구가 고스란히 담긴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의 첫 대중서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프라이드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프라이드가 정확히 무엇일까? 이 책이 말하는 프라이드는 ‘자부심’ 혹은 ‘자존감’, 쉽게 말하자면 ‘스스로를 기분 좋게 느끼는 감정’이다. 이는 인간 행동의 근원적인 감정이자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으로, 지금까지 분노, 두려움, 기쁨, 슬픔, 놀람, 혐오라는 여섯 가지 감정만을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 보았던 것과 달리 저자는 프라이드도 인간의 본능이라고 주장한다. 즉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 인류의 고유한 특성이며 인간은 프라이드를 느끼기 위해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의 증거는 프라이드를 느끼는 상황에서 어떤 문화권이든 비슷한 방법으로 표현을 하고 그 표현을 대부분 알아듣는다는 점이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은 미국,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풍부한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프라이드가 여섯 가지 기본 감정과 더불어 성공을 이끄는 제7의 감정이라는 주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는 보통 성공한 사람들이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프라이드와 프라이드를 느끼고 싶다는 욕구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이고 그것이 성취의 원동력이라면 우리 모두에게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성공한 사람들이 꿈을 이룬 이유는 그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타고난 본성에 충실했기 때문이며, 우리도 우리 내면에서 진심으로 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그러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최상위권의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프라이드가 동기가 되어 웨스트포인트에 지원한 생도들이 그렇지 않은 생도들보다 훈련을 잘 소화해 내고 졸업률이 높았으며 10년 뒤 직업적으로도 더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의 본능인 프라이드를 활용해 자신이 꿈꾸는 성공한 인생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우리를 목표를 향해 달리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드는 프라이드의 놀라운 잠재력
작년 한 해를 강타한 심리학 용어 중에 ‘그릿(GRIT)'이 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끈기, 투지를 의미하는 말이다.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바로 이 그릿을 제시한다. 성공에 있어 뛰어난 재능보다도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해내는 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력의 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노력도 타고나는 것 아닌가? 재능이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가 아니라면 왜 똑같이 노력을 해도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실패하는 걸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 차이가 우리를 노력하게 만드는 계기에 달려 있으며, 그 계기는 바로 프라이드를 좇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바로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온 평범한 삶과 완전히 다른 삶을 선택하고 노력을 기울여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그들이 꿈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을 결심한 한 순간, 즉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어떻게 만났는지를 소개한다. 증권 중개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다가 가족에게 모든 것을 주고 화가로서 제2의 삶을 택한 폴 고갱, 미래가 보장된 사업가 생활을 포기하고 세계를 누비는 울트라마라톤 선수가 된 딘 카르나제스 등이 그 예다.
이 책의 저자 본인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는 평화롭고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었던 자신의 소박한 삶에서 무언가 공허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공허함이 어디서 기인되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학교에서 친구들과 학보를 만들며 밤을 새우던 시절, 소중한 것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던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 깨달음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한 저자는 심리학자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이처럼 이 책은 이렇게 우리에게 강력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 바로 프라이드라고 말한다. 끈기 있게 목표를 향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원동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인정하고 꿈꾸는 나의 모습대로 살고 싶다는 강한 욕망, 프라이드를 느끼고 싶다는 그 욕구가 인생의 목표를 이룬 많은 사람들을 땀 흘리게 만들었다. 또한 프라이드에 대한 욕구가 인간에게 사회적 학습을 가능하게 만들어 인류의 진화까지도 가지고 왔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즉 그릿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프라이드라는 것이다.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프라이드의 힘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일궈낸 집요한 연구는 마침내 그릿을 이야기한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에게 “경이롭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겸손은 더 이상 성공하는 사람의 조건이 아니다!
프라이드가 제시하는 진정한 성공의 가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듯 프라이드가 우리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역사적으로 겸손을 미덕으로, 프라이드는 부정적인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프라이드에 대한 고정관념과는 달리 진정한 프라이드를 추구한다면 성공을 이룰 수 있으며 심지어 부정적인 프라이드로 일컫는 ‘오만한 자부심’에도 성공으로 이어지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정확히 프라이드와 오만한 자부심의 차이는 무엇일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비교하면 극명하게 알 수 있다. 2011년 국제적인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뒤 오바마의 연설을 보자. 오바마는 ‘우리’라는 주어 대신 ‘나’와 ‘저’를 사용하면서 자신의 성취에 대한 자부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동시에 그 과정에서 어떤 단계를 밟았는지를 침착하게 설명하고 타인과 그 공을 나누었다. 반면 당시 오바마가 아프리카 출생이라고 거짓공격하기 위해 트럼프가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오바마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나는 내가 아주 자랑스럽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성취하지 못한 것을 내가 해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자신이 이루어 낸 것이 다른 사람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가치가 외부의 평가와 인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드러낸다. 즉 진정한 프라이드는 자기 내면에서 발현되는 성취를 향한 감정이고 오만한 자부심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는 외부적인 요소에 의해 생겨난 감정으로, 진정한 프라이드를 추구하는 사람은 성공을 위해 정당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오만한 자부심을 추구하는 사람은 목표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을 저지르기까지 한다.
이렇게 오만한 자부심의 정의를 들으면 처음에는 누구나 악인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실제로 오만한 자부심을 추구한 사람들의 예시로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폭언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세계 최고의 사이클 선수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 약물을 사용한 랜스 암스트롱 등이 있다. 하지만 오만한 자부심이 반드시 사람들에게 나쁜 일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진정한 프라이드이건 오만한 자부심이건 프라이드를 표현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지위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면 사람들은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 사람을 성공할 만한 사람으로 인정한다. 또한 연구 결과 오만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프라이드를 가진 사람보다 경쟁적인 상황에서는 더욱 좋은 결과를 내며,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될 경우 그 집단의 분위기가 더욱 고양되고 능력 있고 노련한 구성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프라이드가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공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잘 차려입은 의기소침한 사람과 허름하게 입은 당당한 사람들 중 사람들이 후자를 더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말해 주듯, 우리는 프라이드 자체를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프라이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프라이드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성취의 과정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처럼 『프라이드』는 날카로운 분석과 방대한 사례를 통해 성공의 의미이자 목표를 달성하게 만드는 힘인 프라이드를 고찰하고, 오만한 자부심과 진정한 프라이드를 비교해 진정한 프라이드를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프라이드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성취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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