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

도서정보 : 에밀 졸라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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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로서의 인간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소설을 통해 인간의 삶의
보편적 진리를 발견하고자 했다

에밀 졸라는 자신이 주창한 자연주의 문학론에 입각해서 총 20권의 ‘루공-마카르’ 총서를 20년에 걸쳐 썼다. 아델라이드 푸크라는 여자가 루공가의 남자와 결혼하여 낳은 자식들과 마카르가의 남자와 재혼하여 낳은 자식들의 후손의 이야기로 되어 있는 이 총서는, 유전과 환경의 영향 하에 살아가는 자손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고 있다. 『목로주점』은 그중 일곱 번째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 제르베즈는 마카르가의 자손이다. 『목로주점』은 슬프고 처절한 소설이다.
예쁘고 착하고 부지런한 제르베즈가 나태에 빠지게 되고, 알코올 중독으로 몰락하여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이 소설이 우리를 더 슬프게 하는 것은, 그녀가 그렇게 몰락하게 되는 계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일을 하던 중 지붕에서 추락해 다친 후 타락의 길을 걷는 남편 쿠포, 그녀를 버리고 달아났다가 다시 나타나 그녀의 몰락을 부추기는 몰염치한 랑티에 등을 원인으로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영향은 간접적이다. 사실은 제르베즈 자신이 게을러졌고, 빚에 시달리면서도 끊임없이 식도락에 빠져 돈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부지런하던 여자가 느닷없이 대책 없는 여자가 된 것이다. 마치 그녀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것 같다.
바로 유전자적 운명이다. 제르베즈의 가계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녀의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알코올 중독자이며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난폭한 사람들이었다. 그 유전적 특질이 마치 만유인력처럼 고유의 법칙을 가지고 한 인간을 지배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 유전적 법칙의 지배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에밀 졸라가 이런 엄격한 자세로 노동자들의 삶을 그리면서, 그들의 욕망, 희망, 고통을 바로 그들의 언어로 그려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소중하다.
그는 인간이라는 유기적 생명체가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자연과학자의 눈으로 연구해보기 위해 소설을 썼다. 관찰과 실험에 입각해 출발한 그의 소설은 역으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을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인물들로 만들었고, 사회지도층의 이기적 욕심과 편견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중요한 소설이 되었다.

구매가격 : 8,400 원

알퐁스 도데 단편집

도서정보 : 알퐁스 도데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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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하고 이기적인 삶에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이슬 같은 정을 함뿍 머금은 도데의 걸작

문학사가들은 알퐁스 도데를 자연주의 작가의 한 명으로 분류하곤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자연주의 문학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자연주의 문학에서 자연주의는 자연과학, 즉 문학에 과학적 이론과 논리를 도입한 것이다. 개인적인 삶도, 사회적인 삶도, 인간의 모든 삶은 자연과학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믿음에서 탄생한 것이 자연주의 문학이다. 그런데 알퐁스 도데의 작품은 이런 차가운 문학과는 거리가 있다.
도데의 작품 속에는 사람의 마음, 정감이 넘쳐흐른다. 한 줄 한 줄마다 사람의 정(情)이 배어 있고 인간성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풍차 제분소를 유지한 사람들 사이의 정, 요정으로 상징되는 자연을 향한 경배 대신 자리 잡은 황금과 과학. 이처럼 사라져가는 것들을 향한 애틋한 향수로 독자를 이끈다. 도데는 자연주의라는 엄격한 눈으로 세상을 관찰했다기보다는 정감 어린 손길로 세상을 어루만졌다. 그의 작품에서는 세상을 향한 애정과 연민은 물론 사회 비판까지도 익살스럽게 풀어나가는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본 단편집에서는 가슴속을 울리는 여러 작품 중에서도 두 작품집 『풍차 방앗간에서 보낸 편지』와 『월요일 이야기』의 몇몇 작품을 추렸다. 『풍차 방앗간에서 보낸 편지』에서는 총 12편을 실었다. 「스갱 씨의 염소」 「별」 등 프로방스 지방의 토속적인 자연과 풍습을 그린 작품들과 「황금 뇌를 가진 사내의 전설」 「퀴퀴냥의 신부」 「고셰 신부님의 영약」 등 때로는 묵직하게 때로는 익살스럽게 사회 비판을 다룬 작품들이 그것이다. 우아한 문체로 황금만능주의와 인간성 상실에 빠진 각박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도데의 시선이 일품이다. 또한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후 받았던 충격과 슬픔, 조국을 향한 애정을 담은 『월요일 이야기』에서는 「마지막 수업」 「꼬마 스파이」를 비롯하여 총 5편의 작품을 실었다.
동시대를 살았던 반 고흐를 포함해 폴 세잔, 르누아르, 마티스, 샤갈 등 프로방스를 사랑한 많은 화가들처럼 도데가 보여주는 세상은 한 편, 한 편이 아름다운 시나 그림과 같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문학의 인상주의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 미려한 문체로 펼쳐진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삭막해진 가슴속이 정(情)으로 촉촉하게 적셔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테스

도서정보 : 토머스 하디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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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습과 편견에 억눌리지 않고
깨끗하고 순수한 영혼을 지켜낸 순결한 여인의 삶

초판 출간 당시 제목인 『더버빌가의 테스』에는 ‘순결한 여인’이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테스는 결혼하기 전에 아이를 낳은 미혼모에, 나중에는 살인을 저지른 죄로 사형에 처해지는 범죄자이기도 하다. 작품이 발표되었을 당시로서는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죄를 지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여인을 순결한 여인 즉, 죄를 짓지 않은 깨끗한 여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파격적인 표현은, 테스를 죄인으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테스는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본받을 만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어려운 집안을 구하겠다는 책임감, 알렉 더버빌에게 유린당하고 그 때문에 낳게 된 아이를 떠나보내는 등 힘든 일을 겪고도 부지런히 일하는 생활력, 죄의식이나 남들의 시선에 속박되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자존심……. 테스는 역경을 수차례 이겨내고, 자신의 본질을 지켜낸다.
그녀의 본질은 바로 ‘자연’이다. 그녀는 농장에서 일을 하면서 아늑하고, 평온한 느낌을 받는다. 체면이나 가식, 세속적인 가치를 멀리하고 자연의 품에서 행복해하며, 그렇기에 인습과 편견에 짓눌리지 않고 건강하고 순수하게 자신을 지킨다.
“자기 자신을 죽이려드는 척박한 세상 속에서도 테스처럼 순결을 지킬 수 있는가?”
저자 토머스 하디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순결은 도덕적이거나 사회적인 순결이 아니다. 정신적인, 영혼의 순결이다. 자연에 한없이 가까운 테스,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키며 순결을 지킨 테스. 그녀의 순결함은 소설 속 물리적인 죽음을 뛰어넘는다. 출판된 지 100년이 넘는 지금도 살아 숨쉬며, 진정 순수하고 깨끗한 삶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기 드 모파상 단편집

도서정보 : 기 드 모파상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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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내면에 대한 신랄한 작가의 시선을 통해
느끼는 뭉클한 감동과 진한 여운

모파상 하면 『여자의 일생』이라는 제목으로 잘못 번역된 『어느 생애』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단편 「목걸이」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장편소설뿐 아니라 단편소설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작가인 그를 일약 문단의 스타로 주목받게 해준 작품이 바로 단편 「비곗덩어리」이다. 모파상 문학의 본령은 장편이 아니라 단편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지만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단편 작가를 딱 한 명 꼽으라면 그건 바로 모파상을 들 수 있다.
모파상은 평생 동안 장편소설 6편과 희곡 5편 등을 썼다. 그러나 단편소설은 무려 300여 편을 썼다. 오로지 양의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모파상만큼 단편을 많이 쓴 작가는 거의 없다. 그리고 거의 모든 작품이 단편이 지녀야 할 특성과 품격을 지니고 있다.
모파상은 결코 인간의 밝은 면, 상식적인 면에 주목한 작가는 아니다. 「비곗덩어리」만 보더라도 애국심, 민족주의라는 고상한 단어 밑에는 욕정과 이기심이 꿈틀거리고 있고, 신분에 대한 자부심도 배고픔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확인시킨다. 심지어 수녀들의 경건한 신앙심마저도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으로 신랄하게 묘사된다. 이 단편집에 실린 사랑에 대한 몇 편의 작품들도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비정상적인 사랑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들이 비관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인간이라는 불가사의한 존재에 대한 진실 탐구 그 자체가 모파상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추한 면을 꿰뚫어 보는 그의 시선은 왜곡된 시선이 아니라 진실을 추구하겠다는 열정으로 빛나는 시선이다. 여기 실린 모파상의 단편들을 음미하다 보면 신랄한 시선과 함께 뭉클한 감동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드라큘라

도서정보 : 브램 스토커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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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만능주의에 물든 19세기에도
신비스러운 힘을 믿게 한 『드라큘라』의 힘

19세기는 과학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다. 인간에게 과학의 이름으로 못 밝힐 것이 없다는 믿음이 팽배했던 시기다. 또한 과학의 힘으로 못 이룰 것이 없다고 믿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 믿음이 문학에도 영향을 미쳐서 나온 것이 ‘자연주의 문학’이다.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 인간의 이성이 이룩한 과학에 대한 믿음이 절정에 달하면,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 되어버린다. 인간은 인간의 이성의 힘으로 밝힐 수 있는 것만 밝히려 애쓴다. 그러면서 인간의 관심은 지극히 현실적인 분야로 좁아진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개운하지도 않다. 인간의 삶에는 여전히 명백하게 밝힐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탄생 이전의 세계, 죽음 이후의 세계다. 그게 바로 영혼의 세계다. 인간은 육신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승의 세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사는 게 아니다. 도대체 인간이 어디에서 왔는지, 죽은 이후에는 어디로 가는지 관심을 갖고 살아간다. 과학의 힘으로 모든 것을 밝힐 수 있다고 아무리 소리 높여 말해도, 이 세상에는 신비스러운 힘이 함께 하고 있다고 믿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이다. 아무리 과학만능주의에 물들어 있던 19세기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아니다. 『드라큘라』 같은 환상 문학, 괴기 소설 들이 등장한 것은 바로 그런 분위기에서다. 『드라큘라』는 묘한 소설이다. 흡혈귀라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작품에 등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런 현상이나 존재를 부정하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드라큘라』는 그런 악마의 속성을 지난 초월적인 존재를 이 세상에서 몰아내는 소설이라는 점에서는 시대 흐름과 정확히 일치한다.
작품이 발표된 후부터 지금까지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모든 흡혈귀 영화, 연극, 뮤지컬 등 수많은 작품으로 각색되어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큘라’라는 캐릭터는 원작자인 브램 스토커의 이름을 가릴 만큼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구매가격 : 9,100 원

보물섬

도서정보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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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캐릭터 외다리 해적 실버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인공 짐이 만들어내는
흥미진진한 모험

『보물섬』은 계속 재탄생하는 일종의 신화와 같다. 모험 소설의 원형으로 영화, 연극, 드라마로 끊임없이 재탄생하고 노래와 게임 등에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를 한 명 꼽으라면 바로 외다리 해적 실버다. 그는 철저히 이중적인 인물이다. 교활하고 야비한 악당이면서, 유쾌하고 재치도 있으며, 힘도 세고 판단력도 빠른 인물이다. 게다가 리더십도 있어서 동료 해적들의 존경도 받는다. 한마디로 영웅과 악당의 이미지가 혼합되어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어른들의 틈 사이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짐 호킨스도 빼놓을 수 없다. 보물섬의 지도를 손에 넣은 것도 실버가 해적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도 짐이다. 짐의 일탈 행동은 일행들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들을 구하는 실마리가 된다.
이런 창조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이외에 우리를 『보물섬』에 푹 빠지게 만든 것은 보물섬에 묻혀 있는 ‘보물’에 대한 호기심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짐이 겪는 모험 자체다. 그렇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마치 유전자처럼 ‘모험’을 향한 호기심이 들어 있다. 물론 모험은 위험하다. 하지만 위험에 도 불구하고 모험에 뛰어들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구를 갖고 있는 게 바로 인간이다. 우리의 삶 자체가 이미 모험이다. 우리는 결코 우리가 이미 살아본 길을 되밟아 갈 수 없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미지의 삶을 산다. 우리 앞에는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미지의 길만이 놓여 있을 뿐이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처음으로 개척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모험 소설, 모험 영화에 빠져드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모험 소설과 모험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따르고 있던 안전한 길에서 잠시 일탈해서,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그 모험에 동참하면서 우리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그러면서 살아 있다는 기쁨과 매력을 느낀다. 그렇다. 모험은 단순히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을 뜻하지 않는다. 모험은 우리에게 우리가 살아 있다는 기쁨, 우리 삶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삶의 동력이다. 여러분들 앞에도 어느 날 이 소설의 주인공 짐 호킨스처럼 낯선 사람이 찾아올지도 모르고, 보물섬 지도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면 도망가지 말고 과감하게 모험의 길로 나서라. 그러면 자신의 어깨에 자신의 날개가 돋는 것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구매가격 : 8,400 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도서정보 : 오스카 와일드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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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가
‘헨리 워튼 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고,
바질 홀워드는 실제의 나의 모습이다’라고 말한
작가의 분신 같은 작품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고, 젊음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게 된 도리언 그레이는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과 경탄의 대상이 된다. 현실적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어느 누가 세월의 무게를 빗겨갈 수 있겠는가? ‘내가 겉은 이래 보여도 마음만은 아직 젊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아니, 우리는 모두 그런 착각 속에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도리언 그레이는 모든 사람들의 꿈, 죽는 순간까지도 버리지 못하는 착각의 화신 그 자체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 그레이는 내가 되고 싶었던 존재’라고 말했다. 어찌 오스카 와일드만 도리언 그레이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을까? 우리는 누구나 잃어버린 청춘을 아쉬워하고, 그 청춘이 영원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럴 수 없음을 안다. 모든 것이 덧없는 것을 알면서도, 세월이 흐르면 늙을 수밖에 없고,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 무언가에 온 정열과 사랑을 바친 그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기도 하는 게 인간이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그런 보편적인 인간의 꿈을 보여주면서도 대표적인 데카당스 문학의 하나로 꼽히는 것은, 이 작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헨리 워튼 경을 통해 모든 사회적 윤리와 관습을 통렬하게 비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적이고, 자유롭다. 그러면서 그는 독설을 내뿜으며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냉소적이다. 작가는 ‘헨리 워튼 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오스카 와일드는 헨리 워튼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스카 와일드는 ‘바질 홀워드는 실제의 나의 모습이다’라는 말도 했다. 그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그린 예술가다. 그러니 오스카 와일드가 그를 실제의 나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바질 홀워드는, 헨리에게는 그냥 따분한 사람이라며 경멸을 받고, 도리언 그레이에게는 도덕적인 충고만 일삼는 피하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 게다가 그는 도리언 그레이에게 살해당하는 가련한 인물이다. 작가는 바질 홀워드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자기 자신도 냉소의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이렇게 작가의 분신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여러 인물들을 통해 오스카 와일드를 만나보자.

구매가격 : 8,400 원

로드 짐

도서정보 : 조셉 콘래드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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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로맨틱해서 비현실적인 인물,
하지만 ‘꿈꾸는 나’, ‘또 다른 로맨틱한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로드 짐

이 소설이 로드 짐을 보여주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시점도 변화하면서 주로 말로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말로의 이야기는 직접 이야기하는 대화체 형식으로 시간 순서를 따르면서도 필요하다면 나중 이야기를 먼저 끌어오거나 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뒷부분에 가서는 편지와 직접 쓴 원고의 형태로 로드 짐의 최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입체적 구조의 『로드 짐』을 다 읽고 나면 소설이 던지는 여러 가지 복잡한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드 짐’을 향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그의 비극적인 결말을 두고 그가 영웅적인 선택을 했다고 느끼는가, 아니면 그가 바보 같다고 느끼는가? 그를 향해 연민과 공감을 느끼는가, 아니면 그저 안타까운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가? 그가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현실적인 인물로 여겨지는가, 아니면 실제로는 만날 수 없는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인물처럼 여겨지는가? 그의 선택과 행동들이 나름대로 그럴 수도 있는 선택과 행동으로 보이는가, 아니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선택과 행동으로 보이는가? 질문이 아주 복잡하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분명 각자마다 나름대로 느낌과 판단이 다를 것이다. 위의 여러 느낌들 중 딱 한 가지 느낌만을 분명하게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느낌을 동시에 한꺼번에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이 소설 자체가 분명하게 답을 보여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를 답으로 이끄는 게 아니라 질문으로 이끌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 자체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 질문이 복잡하니까 대답이나 반응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뛰어난 작품이 주는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다.
그가 침몰을 앞둔 배에서 뛰어내리는 대목을 읽었을 때, 우리는 그를 속으로 비난했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고 그를 용납하게 되지는 않았을까? 그때 그는 우리와 별다르지 않은 친숙한 인물이 된다. 하지만 그가 비겁하게 탈출을 꿈꾸던 승무원들과 대립했을 때, 그들이 모두 도망가버렸지만 홀로 남아 심판을 받았을 때, 그 영웅적인 행동이 현실을 살아가는 범인인 우리와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이때 로드 짐의 이런 영웅적인 행동을 지지하는, 명예와 진실을 소중히 여기는 다소간 ‘비현실적인 나’, ‘꿈꾸는 나’, 내 속의 ‘또 다른 로맨틱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로드 짐』을 읽으면서 우리가 꺼져버렸다고 생각했던 우리 안의 불꽃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조셉 콘래드는 모두 20여 권의 소설을 남겼는데 1899년 발표한 『어둠의 속』, 1900년에 발표한 『로드 짐』, 1904년에 발표한 『노스트로모』가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소설들 덕분에 그는 주제와 기법에 있어 소설의 혁신을 가져온 작가, 20세기 현대 소설의 문을 연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들은 대개 자신의 해양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들이다. 그의 대표 걸작으로 꼽히는 『로드 짐』은 동남아시아 항해를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철학자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버트란드 러셀은 아들의 이름을 콘래드라고 지으며 “내가 늘 가치를 발견하는 이름”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매가격 : 8,400 원

안톤 체호프 단편집

도서정보 : 안톤 체호프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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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인물이라도 웃음 짓고, 연민을 느끼면서
그런 인물이 우리들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이 단편집에 첫 번째로 실린 「귀여운 여인」을 보면, 아마 많은 사람들의 눈에 주인공 올렌카가 정말 줏대 없는 여자로 보였을 수도 있다. 그녀는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극장 경영인, 목재상, 군 수의관을, 마지막으로 수의관의 아들을 차례대로 사랑하지만 그녀의 사랑에는 극적인 드라마도 없고, 이른바 영혼의 떨림 같은 것도 없다. 다만 그들이 그녀 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그녀의 성격, 그게 바로 그녀의 줏대다. 사랑이 삶의 조건 그 자체이기에 사랑만 할 수 있다면 자신이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것, 얼마든지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의 줏대다. 그러니 그녀만의 줏대 없음이 바로 그녀의 줏대가 되는 셈이다. 사랑만이 그녀에게 생각할 힘과 삶의 목표를 줄 수 있고, 그녀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여자다. 그러니 그녀에게는 사랑이 전부다.
이 작품집에 실린 나머지 작품들의 주인공들도 「귀여운 여인」의 올렌카처럼 온갖 비난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귀여운 여인」의 올렌카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우리를 분노하게 하거나 배척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부정적인 인물이라도 우리를 쓴웃음일지언정 웃음 짓게 하거나 연민을 갖게 한다. 각 단편들은 인간의 영혼이 그 얼마나 알록달록한가를 우리에게 실감나게 보여준다. 제아무리 지저분하고 어리석고 부정적인 인물이라도 그것이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는 그런 우리 자신에 대해 연민과 애정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체호프의 작품들은 그 연민이라는 물감으로 그려놓은 그림들인 것 같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들이 대개 다 한 폭의 정갈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때로는 그림의 크기가 좀 더 커지거나 작아지기도 하고 색조가 조금씩 변하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작품이 아름다운 그림 한 편을 감상한 것 같은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그 그림 전체가 잔잔하게 우리 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것이 바로 안톤 체호프의 단편들이 지닌 매력이고 힘이다.

구매가격 : 8,400 원

오 헨리 단편집

도서정보 : 오 헨리 | 2023-07-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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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를 통해 보편적 일상과 감정을 비틀어
인간의 이기심과 무관심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단편들

문학사가들이 일반적으로 세계 3대 단편 작가로 꼽는 에드거 앨런 포, 기 드 모파상, 안톤 체호프의 작품보다 우리에게 더 친숙한 작품이 바로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일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가장 밀접한 작품을 쓴 이를 꼽으라면 오 헨리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300편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의 작품을 써냈지만 오 헨리가 작품 활동을 한 기간은 생애 마지막 9년뿐이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다른 작가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오 헨리의 삶 자체가 파란만장한 하나의 드라마였기 때문이며, 그의 작품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일을 묘사함으로써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이유다.
오 헨리의 작품에는 온갖 직유와 은유 등 비유가 사용되지 않은 문장을 찾기가 힘들 정도인데, 이는 비유를 통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변용시키기 위한 작가의 영리한 장치다. 비유를 통해 이기심과 무관심 속에 일상을 보내고 있을지 모를 인간들에게 일상 속 경험을 통해 느끼는 감정을 새롭게 느끼게 하고, 깨닫게 해준다. 단면적으로 생각하는 일상과 세상에 의미를 주고, 의미를 넓힘으로써 우리는 생명이 없는 것에 생명을 줄 수 있고 비참한 것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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