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슈의 발소리
도서정보 : 저자명 : 사와무라 이치 역자명 : 이선희 | 2023-09-1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귀신의 아이가 이 집으로 들어오려는 거야.”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일본 호러소설대상 수상 작가
베스트셀러『보기왕이 온다』의 사와무라 이치가 선보이는
히가 자매 시리즈 최고의 공포 미스터리 단편집!
◎ 도서 소개
평범한 현실 속 뒤틀린 인간 심리를 건드리며 극한의 공포를 끌어낸 메타 호러의 걸작 『보기왕이 온다』로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사와무라 이치의 최신작 『젠슈의 발소리』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일상의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포를 선사한 전작 『나도라키의 머리』에 이은 두 번째 단편집이자 『보기왕이 온다』로 시작된 히가 자매 시리즈를 완성하는 다섯 번째 소설이다.
“신인답지 않게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솜씨가 얄미울 정도로 능숙하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극찬을 받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심사위원(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 아야쓰지 유키토)의 만장일치로 예선을 통과하고, 최종 선고를 거쳐 그대로 수상까지 이어지며 큰 화제를 모았던 사와무라 이치. 그는 『보기왕이 온다』로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한 이듬해 바로 『즈우노메 인형』을 선보였고, 이 작품은 각종 미스터리 순위에서 거론되며 제3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는 「학교는 죽음의 냄새」라는 단편으로 제7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20년에는 『패밀리 랜드』로 센스 오브 젠더상 특별상까지 거머쥐었다. 데뷔작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이어서 출간하는 작품들마다 저명한 문학상을 차지한 사와무라 이치는 어느새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젠슈의 발소리』는 표제작 「젠슈의 발소리」를 비롯해 5편의 중단편을 수록한 소설집으로 히가 자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마코토와 노자키 커플의 결혼식 이야기가 실려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또한 『보기왕이 온다』에서 요괴에게 끔찍하게 죽임을 당한 히데키가 죽기 전에 겪은 일, 노자키에게 자신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을 들어달라고 부탁하는 친구의 이야기, 학교를 떠도는 도시 전설과 관련된 여장남자 목격담을 파헤치다가 알게 된 끔찍한 진실, 무엇보다 히가 자매 팬들의 아픈 손가락인 차녀 미하루가 나오는 괴담까지 사와무라 이치가 선사하는 히가 자매 시리즈 최고의 공포 미스터리가 펼쳐진다.
사와무라 이치의 호러에는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너무 감질나지도 않고 너무 지나치지도 않으며, 미스터리 기법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사와무라 이치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_이선희 역자
◎ 줄거리
[거울]
사랑하는 아이가 곧 태어날 예정이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다하라 히데키는 거래처 높은 분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식에서 신부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되는데…….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
고등학생인 아스카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는데, 바로 남자친구인 다쿠미가 스킨십을 원한다는 것이다. 한편 학교에는 여장 남자를 봤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아스카는 다쿠미와 함께 도시전설을 조사하다가 끔찍한 진실을 마주한다.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기요코는 아픈 시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시가에 들어가 살면서 불행해지기 시작한다. 돈벌이와 집안일에 지쳐갈 즈음, 갑자기 30년 전 산속에서 실종된 남편의 쌍둥이 형이 나타난다.
[빨간 학생복의 소녀]
슌스케는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그가 있는 307호 병실 사람들은 하나둘 도시전설로 알려진 빨간 학생복의 소녀를 만나러 간다. 어딘가 수상한 이곳에서 슌스케는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
[젠슈의 발소리]
마코토는 노자키와의 결혼식에 나타난 고토코를 반가워하다 실수로 넘어지는 바람에 손과 발을 다치게 된다. 책임감을 느낀 고토코는 마코토 대신 의뢰받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위협적인 요괴와 마주치게 되는데…….
◎ 책 속에서
[거울]
“그 얘기 몰라? 면도칼을 입에 물고 물거울을 들여다보면 결혼 상대의 얼굴이 보이거든.” _9쪽
저것은 사내다.
얼굴의 절반 정도가 보이지 않는다, 마치 도려낸 것처럼. _14쪽
본능이 “보지 마!”, “당장 이 자리를 떠나!”라고 명령하고 있다. 그럼에도 몸은 멋대로 돌아보려 하고 있다. _15쪽
”다시 말해…… 신부가 장난감이라는 건가요?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_30쪽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
레이지는 살아 있다. 죽지는 않았다. 그것까지는 알겠다. 내가 알고 싶은 건 그다음이다. _56쪽
‘범인’은 왜 레이지를 죽이지 않았는가. 왜 목숨을 빼앗는 것보다 훨씬 더 잔혹한 짓을 했는가. _57쪽
“레이코 씨 이야기도 변형이 많은데, 기본적으론 어떤 이야기에도 신체의 한 부분이 없어.” _63쪽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무수히 많은 실종이나 행방불명 또는 그렇게 소문난 사건 중에서 어쩌면 만에 하나 정도는 정말로 신이 데려갔을지도 모른다.’ _98쪽
……노자키, 지금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지? _98쪽
“다양한 생물이 있었어. 파란 진흙 덩어리 같은 것, 눈알처럼 생긴 포도, 검은 마네킹들, 빨간 이불 같은 것…….” _110쪽
[빨간 학생복의 소녀]
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증거는 두 가지다. 간바라 군이 갑자기 사망한 것. 그리고 내 왼팔이 이상해진 건. _147쪽
이렇게 살게 된 이유는 알고 있다. 그녀가 죽은 탓이다. 그런데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지금 그녀는 내 눈앞에 나타났다. _150쪽
오늘 밤에 빨간 학생복의 소녀를 만나러 가자. 분명히 홀로 외로워하고 있으리라. _162쪽
“이곳은 삼도천 같은 곳이에요. 꿈의 세계라고도 할 수 있죠. 어느 쪽이든 현실이 아니에요.” _171쪽
비겁하다. 그 부탁은 함부로 거절할 수 없다. 죽은 사람의 부탁은 거부할 수가 없지 않은가. _174쪽
[젠슈의 발소리]
사악한 저주를 받은 나와 마코토는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살아남은 건 우리가 저주를 풀어서가 아니라 운이 좋아서였다. _188쪽
“어떻게 생각해? 얌전해지고 있어? 아니면 이미 끝났어?”
“둘 다 아니야. 이대로 있으면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단지 감에 불과하지만.” _199쪽
밤길에서 기묘한 발소리를 들었다.
짐승의 발톱이 아스팔트를 긁는 듯한 소리. 개나 고양이가 아닌, 훨씬 큰 짐승의 발소리. _201쪽
남성의 머리는 부자연스러운 형태로 움푹 들어갔고, 여성의 목은 기묘한 방향으로 꺾여 있었다. _211쪽
“보이지 않는 괴물을 어떻게 생각하나? 결국 사람을 죽였다면서?” _231쪽
구매가격 : 13,600 원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도서정보 : 무라카미 하루키 | 2023-09-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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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출간 즉시 서점 베스트셀러 1위!
첫 발표 이후 43년, 마음에 품어왔던 소설을 마침내 완성하다.
하루키적 상상력의 모든 것이 담긴 결정적 세계!
“이 작품에는 무언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처음부터 그렇게 느껴왔다.” _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한국어판이 9월 6일 출간된다. 이번 작품은 현지에서 2023년 4월 출간 당일 독자들의 행렬과 언론의 취재 열기로 주요 서점이 마비되었고, 2개월 만에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 신작의 전 세계 최초 번역본을 문학동네가 선보인다.
이번 신작은 집필과 발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특별하다. 1979년 데뷔 이래, 무라카미 하루키는 각종 문예지에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글을 발표했고, 대부분 책으로 엮어 공식 출간했다. 그중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아 팬들 사이에서도 오랜 미스터리로 남은 작품이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던 중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1980)이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을 책으로 출간하지 않았지만 작가로서 줄곧 마음에 품고 있었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벽이 세워지기 시작한 2020년, 작가는 마침내 사십 년간 묻어두었던 작품을 새로 다듬어 완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삼 년간의 집필 끝에 총 3부 구성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세상에 내놓았다.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70대의 작가가 청년 시절에 그렸던 세계를 마침내 완성한 것이다. 거장 하루키가 43년간 견고히 구축해온 세계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내가 쓴 소설 가운데 책이 되어 나오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텐데, 이 작품만은 일본에서도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아직 한 번도 출판되지 않았다. (…) 그사이 나는 서른한 살에서 일흔한 살이 되었다. (…) 어쨌거나 이 작품을 이렇게 다시 한번, 새로운 형태로 다듬어 쓸 수 있어서(혹은 완성할 수 있어서) 솔직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 나에게 이 작품은 줄곧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신경쓰이는 존재였으므로. (…) 그것은 역시 나에게(나라는 작가에게, 나라는 인간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가시였다. 사십 년 만에 새로 쓰면서 다시 한번 ‘그 도시’에 돌아가보고, 그 사실을 새삼 통감했다.”
_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작가 후기에서
마음속에 비밀을 품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해, 우리는 둘만의 비밀 도시를 만들었다.
분리되는 그림자, 바늘 없는 시계탑,
그리고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네가 나에게 그 도시를 알려주었다.
도시는 사방이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시에는 시간이 없다. 시계에도 바늘이 없다.
도시에 들어가려면 내 그림자도 버려야 한다.
네가 일한다고 했던 도서관으로 간다.
그런데 너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도서관에는 책 대신 사람들의 꿈이 놓여 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그 꿈들을 읽는 것이다.
꿈을 읽으려면 내 눈에 상처를 내야 한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나,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너.
이 비밀의 도시에서 이제 우리는 무엇이 되어가는 걸까……
나: 열일곱 살 남고생. 고교생 에세이 대회에서 ‘너’를 만나 호감을 품는다. 일생일대의 용기를 쥐어짜내 ‘너’에게 친구가 되자고 제안한다. ‘너’가 들려주는 미지의 도시 이야기에 빠져들어 그 도시의 모습을 기록하는 일에 몰두한다.
너: 열여섯 살 여고생. 매일 꾸는 꿈을 생생하게 기억해서 ‘꿈 일기’를 쓴다. ‘여기 있는 나는 가짜이고, 진짜 나는 벽으로 둘러싸인 그 도시에 산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자취를 감춘다.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사방이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시로 들어가는 문은 오직 하나, 건장한 문지기가 지키고 있다. 도시에는 특별한 자격이 있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바늘이 없는 시계: 그 도시의 시계에는 바늘이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시간을 감각하게 된다.
분리되는 그림자: 그 도시의 사람들에게는 그림자가 없다. 원래 그림자를 갖고 태어나지만 어릴 때 헤어져야 한다. 다른 도시의 사람이 그곳에 들어가려면 자신의 그림자를 버려야 한다.
꿈 도서관: 도시에는 도서관이 하나 있다. 그런데 도서관에는 책이 없다. 그 대신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마치 달걀과 비슷한 모양으로 줄지어 놓여 있다.
열일곱 살 남고생인 ‘나’, 열여섯 살 여고생인 ‘너’. 고교생 에세이 대회에서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된 그들은, 화창한 여름날 순수한 한쌍의 소년과 소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진짜 나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그 도시에 살아.” 소년은 어리둥절하지만, 이내 소녀가 들려주는 도시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 이야기를 따라 소년이 도시의 모습을 상세히 기록해가던 나날, 돌연 소녀가 사라진다. 우연한 사고인지, 무언가의 암시일지 종잡을 수 없어 괴로워하던 소년은 소녀가 남긴 단서를 따라 그 미지의 도시로 향한다. 단 하나의 분명한 현실과 사실을 갈구하는 일이 무의미한 그곳, 인간의 믿음이 끊임없이 시험당하는 그곳에서 과연 ‘나’는 어떤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뜻깊은 ‘완성’ 그리고 ‘시작’
더불어 ‘하루키의 세계’로 안내하는 완벽한 입문작!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하나의 매듭이자 또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작품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현실과 비현실을 다채롭게 넘나들며 하루키적 상상력을 만끽할 수 있는 이번 작품은 그의 신작을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하루키 세계를 완성한 작품’으로, 이제 막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하루키 세계로 들어가는 완벽한 입문작’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구매가격 : 14,000 원
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도서정보 : 아시자와 요 | 2023-08-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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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함정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다음이 너무 궁금해 멈출 수 없었다.”
_ 오노 후유미(<십이국기 시리즈> 저자)
서스펜스의 여왕 아시자와 요의 두 번째 장편소설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교묘하게 파헤쳐 불편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미스’, 데뷔하자마자 이 장르의 대표 작가로 떠오른 아시자와 요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이 마침내 국내 독자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그녀가 발표한 작품들은 섬세하게 설계된 전개로 정평이 나 있으며 전부 나오키상, 서점대상, 추리작가협회상 등 유수의 문학상 후보로 지목되어 일찌감치 평단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면서도 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에와 결혼한 후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자원봉사를 하는 나쓰코, 오래전부터 늘 함께였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열등감과 부러움을 느끼는 한편 남편보다 더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는 데 익숙하다. 두 사람의 이상하리만치 끈끈한 관계는 사에의 남편 다이시가 사에에게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고백한 뒤 실종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더구나 다이시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둘은 서로에게 결코 들키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하나씩 벗어던지기 시작하는데…. 남편이 살해되던 순간 사에는 정말 직장에 있었을까? 나쓰코는 왜 사에가 출근한 시간에 사에의 집 앞을 서성인 걸까? 사건은 언론 취재와 경찰 탐문으로 이어지며 생생히 펼쳐진다. “쉴 새 없이 페이지를 넘겨 결말에 이르러서야 또 속았구나! 깨닫게 되었다”라는 독자 후기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입증하듯 그야말로 이 여름에 걸맞은 페이지터너 소설이다.
구매가격 : 11,760 원
초초난난
도서정보 : 오가와 이토 | 2023-07-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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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알면서도 시작되는 사랑이 있다
★ ‘일본 힐링 소설의 원조’ 오가와 이토의 문학성이 돋보이는 숨은 걸작
★ 낭만적인 사계절 풍경을 따라 무르익어 가는 어른의 사랑 이야기
『달팽이 식당』과 『츠바키 문구점』의 작가 오가와 이토가 이십 대에 쓴 장편소설 『초초난난』이 한국 독자들을 위해 새로이 출간되었다. 작가 특유의 작은 것과 살아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세계관과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만나 한층 감동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그의 소설을 꾸준히 찾는 독자들에게는 풋풋하고 생기 넘치는 오가와 이토의 젊은 시절 작풍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사계절 정취를 따라 사랑에 빠진 여성의 내면을 섬세히 그려 낸 문장들, 도쿄의 옛 모습을 간직한 야나카를 무대로 계절마다 찾아오는 전통 축제와 제철 먹거리 이야기 등 각양각색 문화를 만나는 풍부한 묘미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은 앤티크 기모노 가게 히메마쓰야를 운영하고 있는 시오리는 봄을 앞둔 어느 겨울 한 남자를 만난다. 신년 다회에 입을 기모노를 찾아 가게로 들어선 남자의 목소리는 특별한 관을 통과해 울리는 듯한, 아버지의 목소리와 닮아 시오리는 깜짝 놀란다. 왜인지 그 순간 두둥실 매끄러운 바람이 날아오른 것 같다. 거리를 두어야지 하면서도 차츰 가까워지는 둘 사이를 시오리는 “그저 살아 있어 주기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그의 인생에 스며드는 게 느껴진다.”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누적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달팽이 식당』, 2020년 서점대상 2위의 화제작 『라이온의 간식』 등 작가로서 저력을 끊임없이 갱신해 가는 오가와 이토는 전 세계 팬들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내재하고 있다. 『초초난난』 속 시오리 또한 언뜻 약하고 여린 여자애 같지만 가까운 이의 배신과 일찍 깨어진 부모 사이에서 받은 상처를 감당하고도 여력을 내어, 가족들을 연결하는 장녀로서 묵묵히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런 가운데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한 남자, 하루이치로 때문에 시오리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봄의 꽃구경으로 시작된 둘만의 약속은 한여름 불꽃놀이를 지나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이하며 다시 지독한 겨울 감기와 함께 사계절의 한 바퀴를 돈다.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인 줄 알았는데 나선처럼 조금씩 위치를 바꿔 간다.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오가와 이토는 그저 일상의 빛나는 아름다움과 함께 둘을 아련하게 스케치해 간다.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선택하며 어른이 되는 것이 정답일까.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 처음 마주하는 삶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진지하게 헤쳐나가는 시오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선택이 무엇이든 응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십 대의 오가와 이토가 바라본 삶의 용기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초록이 깊어지는 계절, 무게 있는 어른의 사랑 이야기를 만나 보자. 조마조마한 설렘, 닿을 수 없는 애절함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할 소설이다. #오가와 이토 #일본소설 #힐링소설 #연애소설
구매가격 : 11,900 원
나도라키의 머리
도서정보 : 저자명 : 사와무라 이치 역자명 : 이선희 | 2023-07-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절대 그곳에 들어가서는 안 돼!”
일본 호러소설대상 만장일치 대상 수상 작가
『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의 최신 공포 단편집
제72회 추리작가협회상 단편부문 수상작 수록!
◎ 도서 소개
평범한 현실 속 뒤틀린 인간 심리를 건드리며 극한의 공포를 끌어낸 메타 호러의 걸작 『보기왕이 온다』로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사와무라 이치의 최신작 『나도라키의 머리』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일본에서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며 팬덤까지 형성된 최강의 영능력자 히가 자매가 어린 시절에 겪은 괴이한 일들과 주변 인물들의 과거 일화가 담긴 스핀오프 괴담집으로 『보기왕이 온다』로 시작된 히가 자매 시리즈의 네 번째 소설이자 첫 단편집이다.
“신인답지 않게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솜씨가 얄미울 정도로 능숙하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극찬을 받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심사위원(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 아야쓰지 유키토)의 만장일치로 예선을 통과하고, 최종 선고를 거쳐 그대로 수상까지 이어지며 큰 화제를 모았던 사와무라 이치. 그는 『보기왕이 온다』로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한 이듬해 바로 『즈우노메 인형』을 선보였고, 이 작품은 각종 미스터리 순위에서 거론되며 제3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는 「학교는 죽음의 냄새」라는 단편으로 제7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20년에는 『패밀리 랜드』로 센스 오브 젠더상 특별상까지 거머쥐었다. 데뷔작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이어서 출간하는 작품들마다 저명한 문학상을 차지한 사와무라 이치는 어느새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는 2015년에 데뷔한 이후 불과 5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나도라키의 머리』는 제72회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학교는 죽음의 냄새」를 비롯한 6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집으로 이전 시리즈를 읽지 않은 독자라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의 공포를 선사하는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또한 히가 자매의 팬들에게는 히가 자매의 죽은 차녀 미하루가 학교에서 겪은 괴담과 마코토와 노자키가 처음 만난 순간, 노자키가 고등학생일 때의 괴이한 일까지, 절대 놓쳐선 안 될 이야기가 잔뜩 담긴 종합선물세트가 될 것이다.
사와무라 이치가 장편을 잘 쓴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단편을 이렇게 치밀하고 짜릿하게 쓰는 줄 몰랐다. 여섯 편 모두 소재는 물론이고 주제도 전부 다르지만, 숨 막히는 내용 전개와 놀라운 반전에 다만 망연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_이선희 역자
일본 최고의 호러 작가 사와무라 이치가 선보이는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로의 초대!
최신작 『나도라키의 머리』는 히가 자매의 과거와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모은 공포 미스터리 단편선으로 직장, 학교, 부동산 등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괴담들을 담아냈다. 이 작품을 번역한 이선희 역자는 사와무라 이치가 펼쳐 보이는 공포 세계에는 애절함과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문제를 다룰뿐더러 약자를 위한 호러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단편 「5층 사무실에서」는 직장 내 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한 공포를 그려낸다. 끔찍한 고통이 날아드는 기묘한 공간 이면에 가려진 폭력과 억압, 그리고 제대로 반격할 수 없는 약자의 처절한 괴로움을 서늘하게 서술했다.
또한 단편 「비명」에는 공감 능력 없이 장난을 치거나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가 녹아 있다. 장난이라고 치부한 말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그 말이 힘을 얻은 것처럼 실제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미스터리가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학교는 죽음의 냄새」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히가 자매의 차녀 미하루가 오래전 그곳에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던 소녀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친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하얀 소녀의 모습과 달리,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날아와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
「술자리 잡담」에는 직장에서 언어적 폭력을 당하는 여직원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결말을 향해 갈수록 가해하는 인물들에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약자의 공포를 극대화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두려움이 느껴지지만, 사필귀정의 결말과 함께 공포에서 해방되며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표제작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캐릭터부터 줄거리, 문체, 섬뜩한 울림을 지닌 정체 모를 제목에 이르기까지 매우 정교하게 짜내어 읽을수록 서서히 조여오는 숨 막히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와무라 이치의 특기가 발휘된 작품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그가 다채롭게 펼쳐 보이는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에서 온몸이 얼어붙는 괴이의 존재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 줄거리
[5층 사무실에서]
밤이 되면 ‘아프다’고 우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는 사무실. 건물주인 우모메토는 ‘진정꾼’에게 영혼을 진정시켜달라고 부탁하는데…….
[학교는 죽음의 냄새]
비 오는 날에만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이 있다? 학교 괴담의 진실을 파헤치던 미하루가 하얀 소녀의 영혼을 목격하면서 알게 된 무서운 진실.
[술자리 잡담]
퇴근 후 부하 여직원에게 막말을 하며 성희롱을 일삼는 세 남자는 평소와 다른 여직원의 반응에 당황한다. 여직원의 괴담 같은 이야기는 진실일까?
[비명]
아카기 치구사는 대학교 호러영화 동아리에서 제작하는 독립영화에 출연하기로 한다. 여학생이 교제하던 남학생에게 살해된 곳에서 촬영을 시작한 뒤, 동아리에는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파인더 너머에]
《월간 불싯》 편집자 스오는 오컬트 작가 노자키, 카메라맨 묘진과 함께 기묘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스튜디오에 촬영하러 간다. 그곳에서 묘진이 찍은 사진에는 결코 찍을 수 없는 사진이 섞여 있는데…….
[나도라키의 머리]
데라니시는 초등학교 4학년 백중 때 ‘나도라키의 전설’이 내려오는 친할아버지 집에 놀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촌형 유지와 함께 기괴한 유물 소실 사건을 목격한다. 노자키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가위에 눌리는 친구 데라니시를 위해 진상을 밝혀내기로 한다.
◎ 책 속에서
[5층 사무실에서]
“어디까지나 장소와 사람의 문제죠. 장소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영혼이니, 신이니, 괜히 쓸데없는 개념을 가져오니까 복잡해지는 거죠. 그렇게 착각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고, 결국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_17쪽
“알았어요, 이 애는 여기서 죽은 애예요. 몇 년 전에 누군가가 낳자마자 바로 죽였죠.” _34쪽
[학교는 죽음의 냄새]
“너 몰라? 비 오는 날에만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 말이야! 난 그런 거 안 믿지만…… 목소리가 들린 것 같긴 해.” _55쪽
“네가 본 하얀 소녀는 귀를 막고 있는 게 아니야. 머리를 들고 있는 거지.” _84쪽
[술자리 잡담]
“남자는 뇌로 생각하고…….” 나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콕 콕 찌르고 나서 덧붙였다. “여자는 자궁으로 생각한다고 하잖아? 안 그래, 하루미?” _100쪽
“여러분은 저와 달리 고환으로 생각하시는 군요.” _103쪽
“K대학 2학년이었을 때, 같은 과 여성을 플랫폼에서 선로로 떠민 건 뇌의 논리적 판단이었나요? 그 결과, 대학에서 제적되고 부모님도 등을 돌려서 의사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건요?” _108쪽
“당신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요. 여기서 부하직원을 조롱하고 모욕하며 즐거워했던 것 말고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이곳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아닌가요?” _126쪽
[비명]
“애당초 그 문장도 이상하잖아? 남학생도 여학생도 다 죽었는데, 여학생이 살해되는 과정을 어떻게 아는 거지? 하이힐이 벗겨지면서 넘어졌다든지, 여학생을 올라타고 목을 졸랐다든지. 기본적으로 앞뒤가 안 맞잖아? 문제가 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_150쪽
[나도라키의 머리]
“이 세상에 귀신이 있을 리 없잖아? 옛날에 이 근방에서 한동안 무서운 병이 유행했다는 건 너도 알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걸 몰랐던 시대에 인간이 생각해낸 병의 원인이 바로 나도라키야. 틀림없어.” _246쪽
“인간은 금방 죽으니까 처음에 누가 말했는지도 어느새 잊히게 되었지. 진짜와 가짜의 차이도 알 수 없게 되고.” _267쪽
구매가격 : 12,800 원
클래식 라이브러리 007 - 인간 실격
도서정보 : 저자명 : 다자이 오사무 역자명 : 신현선 | 2023-06-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한 인간이 ‘던져진 존재’로 태어나 자신이 누구인지,
세상은 어떤 곳인지를 알아가는 ‘청춘의 통과의례’를
투명한 감수성과 탁월한 심리 묘사로 보여 준 데카당스 문학의 결정체!
“인생에서 대개의 함정은 다자이가 예고해 준다고 믿는다. 다자이 문학은 내게 예언서였다.”
- 마타요시 나오키(『불꽃』 저자, 2015년 아쿠타가와상 수상)
“우리는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우리의 길을 걸어갈 뿐입니다. 자살을 해도 좋고 백년 장수를 누려도 좋고 제각각 자신의 길을 끝까지 살아가는 것. 자신의 탑을 쌓아 올리는 것. 그것 말고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다자이 오사무(1935년 9월 30일 편지 중)
세상과 타인이 낯선, 모든 이에게 보내는 위로
다자이 오사무(1909~1948)의 대표작이자 유작인 『인간 실격』과 「굿바이」가 아르테 세계문학 시리즈인 클래식 라이브러리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번역은 다자이 오사무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신현선이 맡아 원작의 문체를 살리면서도 적확한 표현을 찾아내며 공들여 옮겼다.
『인간 실격』은 한 인간이 던져진 존재로 태어나 자신이 누구인지 세상은 어떤 곳인지를 알아가는 ‘청춘의 통과의례’가 다자이 오사무의 투명한 감수성과 사진을 찍어 인화해 내는 듯한 심리 묘사로 다가온다. 인간 본질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를 비롯하여, 일상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모순, 악, 불안에 대한 좌절과 괴로움 등이 적나라하게 쓰여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독자를 유혹한다. 젊은이들은 다자이의 고뇌를, 그들이 대면하고 있는 지난한 현실과 그에 따른 문제의식과 동일시해 왔다.
다자이는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한 집안에서 11남매 중 열 번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의원직을 역임하며 정치 활동에 바빴고, 어머니는 병약하여 이모와 보모의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다자이의 작품에서 보이는 잉여인간,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그의 필살기인 익살은 다양한 인간 유형이 공존하는 봉건적 대가족 속에서 키워진 듯하다.
부유한 가문 출신, 빈번한 여성 편력, 네 번의 자살 시도와 서른아홉 살에 자살로 마감한 삶이라는 그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는 다자이를 오해하기 십상이다. 다자이는 다이쇼大正(1912~1926) 시대와 쇼와昭和(1926~1989) 시대라는 극도로 혼란했던 광기의 시대를 살았다. 그는 20대 후반까지 전시戰時라는 시대적 광기 속에서 방황과 갈등을 계속했다. 당시 일본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변화와 혼란이 극심하여 국민의 정신적 불안이 팽배했다. 특히 1931년 만주사변을 기점으로 전시 체제를 구축했으며, 1937년에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국가 총력전에 돌입했다. 시대적 혼란 속에서 정신적 피폐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갔다. 다자이 또한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 내기에 당시 제국주의 일본이라는 사회와 전쟁의 부조리 앞에서, 인생의 막다른 길 앞에서 방황하고 번민하고 한없이 나약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약한 인간은 아름답고 고귀한 존재’라는 다자이 문학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실존의 위기와 인간 실격의 역설
『인간 실격』은 서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서술자인 ‘나’가 요조라는 사내의 사진과 수기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첫 번째 수기는 “너무나 부끄러운 인생을 살았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을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시골의 부잣집에서 태어난 요조는 순수한 나머지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특히 서로를 속이면서 조금도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요조는 세상의 우열 기준에 놓고 보았을 때 자신이 열등한 존재라는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다. 그는 보통의 인간, 보통의 삶이 어려운 이유를 고백하면서도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무기를 꺼내든다.
두 번째 수기에서 요조는 상급학교 진학으로 난생처음으로 타향에 나가게 되고 묘한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타향이 주는 안락함도 이내 ‘백치에 가까운’ 다케이치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결국 요조는 ‘세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체득하게 된다. 호리키라는 미술 생도에게 술, 담배, 매춘부, 전당포, 좌익사상을 배우고, 자기 물건을 팔아가며 그런 생활에 탐닉하던 중 카페의 여급과 동반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여자는 목숨을 잃고 자신만 살아남게 된다.
세 번째 수기에 이르러 요조는 비로소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라는 깨달음을 통해 이전보다 조금은 본인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은 요조와 같은 사람이 살아가기에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일상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모순, 악, 불안에 대한 좌절과 괴로움, 그리고 오해의 연속 등이 요조의 삶을 점점 나락으로 몰고 간다. 결국은 알코올중독, 모르핀 중독으로 타의에 의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이제 더 이상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인간 실격’이라는 인식에 이른다.
함께 수록한 「굿바이」는 다자이 오사무가 쓴 마지막 소설이다. 주인공 다지마 슈지는 안정된 생활에 들어가고자 그동안 사귀었던 애인들과 슬기롭게 헤어지기 위한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나가이 기누코와 손을 잡는다. 둘은 함께 애인들이 있는 곳을 순회하기로 하는데 다지마는 어느새 기누코에게 주도권을 뺏긴다. 유머, 위트, 풍자, 따스한 시선과 경쾌함이 어우러진 미완의 소설이다.
◎ 책 속으로
“너무나 부끄러운 인생을 살았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을 잘 모르겠습니다.”(13쪽)
“그것이 인간에 대한 저의 최후의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도저히 인간을 단념할 수 없었습니다.”(17쪽)
“서로 속이지만 희한하게도 아무도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서로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듯 참으로 산뜻한, 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예가 인간 생활에 충만한 것 같습니다.”(24쪽)
“다만 저는 여자가 그렇게 갑자기 울거나 하면, 뭔가 단것을 건네주면 그것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어릴 때부터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34쪽)
“그래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전혀 마음이 확고히 서지 않았다, 잘 생각해 봐라, 오늘 하룻밤 진지하게 생각해 봐라, 하는 말을 듣고는 저는 쫓기듯이 2층으로 올라가 자리에 누웠으나 이렇다 할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68쪽)
“지금 제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까지 소위 ‘인간’ 세계에서 아비규환으로 살아오면서 진리라고 믿은 것은 단 한 가지 그것뿐이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121쪽)
“모두 정리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건 전혀 거짓이 아니었다. 무언가 변하고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3년이 지나자 어딘가 변했다.”(130쪽)
“이거야, 원. 이제 다 틀린 건가. 핸섬보이의 명예가 걸린 일인데 여기서 물러나면 안 되지. 어떻게든 끈질기게 버텨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151쪽)
구매가격 : 12,000 원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
도서정보 : 무라야마 사키 | 2023-04-1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적이 있다면
지금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
《오후도 서점 이야기》《별을 잇는 손》을 이은
시골 작은 서점을 둘러싼 따뜻하고 신비로운 이야기
따뜻한 마음으로 잇세이를 품어준 오후도 서점이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 사쿠라노마치. 이 작은 마을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수만큼 신비한 일도 가득하다. 산을 가로지르는 바람이나 흐르는 강물 소리에서 이 세상 것이 아닌 존재를 느끼기도 한 잇세이. 서로 다른 이유로 마을을 찾은 이들도 잊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과연 이 산골짜기 마을이 간직한 비밀은 무엇일까? 상처와 슬픔을 극복하며, 책을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누군가와 함께한 추억과 그리움으로 연결되는 마법과 같은 이야기는 어느덧 우리가 잊고 있던 진정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줄거리
1장 가을 괴담
어른들에게는 별을 본다고 거짓말을 하고 친구인 후타, 오토야와 함께 마을 산속 벼랑에 있는 유령이 산다는 외딴 저택을 향한다. 그러나 비바람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바람에 도오루는 담벼락에서 떨어져 정신을 잃고 만다. 눈을 떠보니 저택 안. 도오루는 그곳에서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책, 《하늘색 기사》를 만나 기뻐하는데…….
2장 여름, 길 잃은 아이
긴가도 서점의 점장 야나기타 로쿠로타는 배웅하겠다는 잇세이를 뒤로하고 사쿠라노마치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한여름의 산길에서 길을 잃고 만다. 해는 저물고, 통신 서비스 지역은 벗어났고, 산짐승이 나오는 곳에서 불안해하던 그는 어린 시절 사촌 누나에게 들었던, 조난을 당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떠올리자 잊고 있던 기억들도 함께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것에서 그리운 목소리들을 만난다.
3장 아기 여우의 편지
잇세이를 좋아하는 소노에의 소꿉친구이자, 긴가도 서점 문예 담당 점원인 미카미 나기사는 휴가를 맞아 사쿠라노마치에 있는 오후도 서점을 방문하기로 한다. 기차역에서 고갯길을 넘어 가려던 미카미 나기사는 그 길에서 그토록 미워했던 아버지이자 유명 편집자였던 나츠노 고요와 마주한다.
4 등대지기
서로 돕고 신뢰하지만 비밀을 간직하고 싶다면 굳이 따져 묻지 않는 사쿠라노마치 사람들조차 호기심을 품고 있는 푸른 눈의 늙지 않는 노인. 신비한 능력이 있는 오후도 서점 고양이 앨리스. 그리고 그 둘의 눈에만 보이는 한 소녀. 그 소녀는 누구이고, 왜 잇세이 곁을 맴도는 걸까? 푸른 눈의 노인은 정체가 무엇일까?
일본 독자 리뷰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판타지.
마음의 책장에 살짝 놓아두고 싶은 한 권이다.
판타지를 읽는 데 서투른 나도 차분히 그 세계에 잠길 수 있었다.
친숙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섬세하고 신기한 환상기담집.
본문 중에서
어두운 유리창 너머로 서가와 그곳에 가득 꽂힌 책을 본 것 같았다. 한순간이었지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책에 관한 것이라면 도오루가 잘못 봤을 리가 없다. 세상에서 책을 가장 좋아하는 데다 최고의 서점인인 오후도 서점 주인의 손자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잘못 본 걸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생각할 만큼 찰나였지만 도오루는 현관문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을 보았다. 검은 옷을 입은 할머니가 긴 백발을 바람에 나부끼며 붉게 물든 나무들을 거느리는 양 서 있었다. _가을 괴담
“있잖아, 산에서 길을 잃으면 절대 당황하지 말아야 해.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된다고. 사람들은 그럴 때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려 하거든. 하지만 길을 잃은 상태에서 아래로 내려갔다가 자칫 골짜기에 빠지기라도 하면 혼자 힘으로는 올라오지 못하게 되거나 덤불 속에 가려진 벼랑으로 떨어질 수 있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다치기라도 하면 옴짝달싹도 못 하게 되는 거야. 발목을 삔 것만으로도 산에서는 목숨이 위험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누나는 검지로 천장을 가리켰다.
“침착하게 위를 향해 가는 거야.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으니까. _여름, 길 잃은 아이
그 일이 있기 전에는 아빠를 정말 좋아했다. 아름답고 멋진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 마치 신처럼 존경하고 있었다. 집에 있는 많은 책으로 나기사를 키워준, 어쩌면 책에 관한 영재 교육을 시켜준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인간으로서 반드시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성장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츠노 고요는 좋은 책과 베스트셀러를 연달아 세상에 내놓았지만 괴짜인 데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많았고, 인간관계에도 좋고 싫음이 분명했다. _아기 여우의 편지
“별장촌에는 그런 집이 많이 있긴 하지. 그러니까 얼굴이 닮은 친척끼리 그 집을 물려받아 사는 거라는 말이지? 그럴싸한데?” 하며 마음대로 결론지어버리고는 다른 쪽으로 화제를 옮긴다. 숲에 사는 노인에 대해 그 이상 파고드는 일은 없었고, 진상을 캐려고 찾아가는 일도 없다. 이곳은 그런 마을이니까. 서로 돕고 신뢰하지만 비밀을 간직하고 싶다면 굳이 따져 묻지 않는다. 특히 여행자에게는. _등대지기
구매가격 : 11,400 원
사양
도서정보 : 다자이 오사무 | 2023-03-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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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대문학의 한 획을 그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 생전 최고의 인기작 《사양》
일본 문학의 대체 불가능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의 생전 가장 큰 인기를 누린 작품 《사양》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무너져가는 귀족 집안과 시대 의식을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은 《인간 실격》에 앞서 1947년 문예지 《신초(新潮)》에 연재되었고 같은 해 출간되었다. 초판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만여 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몰락한 집안과 사람들을 일컫는 ‘사양족’이란 신조어가 생겨 유행하는가 하면, 지금은 기념관이 된 다자이 오사무의 생가는 ‘사양관’이라 불렸다고 하니 당시 이 작품의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다자이는 일본의 패전 후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대저택이 몰락하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던 실제 경험을 이 소설 곳곳에 녹여냈다. 일본의 문예평론가이자 다자이 오사무 연구의 권위자인 오쿠노 다케오는 “《사양》은 사랑과 혁명에 사는 새로운 인간상과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한 작품”이라며 “다자이의 생생한 묘사와 천재적 필력은 독자들의 영혼을 완전히 사로잡는다”고 상찬했다. 방황하는 청춘을 대표하는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가 자기 경험을 반영해 인간 세상의 부조리를 향한 반감과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한 고뇌를 솔직하게 풀어낸 이 소설은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을 사로잡았다.
추천사
아름답고, 정교하며, 힘 있는 문체! 틀림없이 독보적인 작품이다! ?《애틀랜틱 먼슬리》
다자이 오사무는 영구하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여준다. ?《뉴욕 타임스》
다자이는 밝음과 어둠을 대립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어둠 속에서 밝음을, 밝음 속에서 어둠을 보는 눈을 지녔다. ?가라타니 고진
다자이는 귀족적 부랑자였고 불량자를 자처했지만, 그는 단식하는 수도자의 인내심으로 작품을 썼다. ?패티 스미스(뮤지션, 작가)
일본 문학의 대표 작가를 꼽는다면 소세키도, 야스나리도 아닌 다자이 오사무라고 생각한다. ?이노우에 야스시
구매가격 : 4,750 원
슌킨 이야기
도서정보 : 다니자키 준이치로 | 2023-02-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아름다움과 사랑에 미친 일본 탐미 문학의 대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대표 단편선!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일본 탐미 문학의 대가로 ‘여성’과 ‘아름다움’을 집요하게 추구하며 그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이 책은 탐미주의, 에로티시즘, 페티시즘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대표적인 단편 7편을 실은 단편집이다. 다니자키는 작품에서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가는데 작품 속 남성들은 숭배에 가깝도록 여성에게 복종하고 헌신하며 희열을 느낀다. 특히 이 책의 표제작인 〈슌킨 이야기〉는 다니자키 문학의 완성작이라 할 만한 작품으로 스토리의 완결성까지 갖춰 탐미 문학의 절정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첫 작품 〈문신〉에서부터 여성의 몸에 찬미와 집착을 보인 다니자키는 〈슌킨 이야기〉에서 그의 작품 경향을 더욱 확고하게 드러낸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그저 탄식할 뿐!”이라는 말로 작품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단편 곳곳에는 아름다움의 화신인 여성을 숭배하는 남성의 모습이 나온다. 여성 숭배는 “여자 없이는 시도 예술도 없다”라고 한 다니자키가 평생에 걸쳐 추구해온 주제로, 이러한 작품 경향은 1920년대 일본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특히 첫 작품 〈문신〉은 젊은 문신사 세이키치가 ‘새하얀 맨발’을 가진 소녀에게 거대한 여덟 개의 발이 달린 무당거미를 등에 문신해주는 내용으로, 여성의 ‘발’과 ‘등’에 집착한 다니자키의 페티시즘이 담겨 있다. 〈문신〉에서 아름다운 여성의 몸에 천착하던 다니자키는 이후 여성의 몸과 일본의 고전미를 결합하여 오묘한 아름다움과 설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러한 여성을 쉬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우러러보며 숭배한다. 슌킨이 그랬고 〈갈대 베는 남자〉의 오유가 그랬다. 〈갈대 베는 남자〉를 읽다 보면 “해마다 가을의 쓸쓸함이랄까 적적함이랄까, 이유 없는 계절의 슬픔”을 이야기하는 남자의 아픈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시리다. 그리고 “달을 보며 지나가버린 세상의 환상”을 여전히 꿈꾸고 그리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외에 소년과 소녀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년〉도 기묘한 느낌의 여성 숭배적 내용으로 끝을 맺으며,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아내를 은밀히 죽음으로 유도하는 남편의 이야기인 〈길 위에서〉는 촘촘한 구성과 긴장감이 돋보인다.
다니자키 작품 속 사랑의 모습은 헌신적이고 순수한 듯 보이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상대를 지배하는 왜곡된 사랑으로도 보여 당혹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다니자키의 문학적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력, 힘 있는 문장은 독자를 작품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고 현실과 떨어진 또 다른 세계에 던져놓는다.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한 편이라도 읽게 된다면 그의 다음 작품을 찾을 수밖에 없고 이게 다니자키 소설의 진정한 매력이다.
구매가격 : 6,9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