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재지이 - 개구리 신 외
도서정보 : 포송령 | 2019-10-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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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요재지이 (聊齋志異)는 "요재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라는 뜻의 중국 청 시대의 괴기소설 모음집이다. 이 책은 저자 포송령이 민간에 전래되는 설화와 괴기담, 경험담 등을 모아서 만든 소설집으로, 귀신과 여우, 도깨비, 식인귀, 환생, 신선 등 다양한 판타지적 요소가 등장하는 단편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것부터 골라 읽어도 서로 독립적인 이야기인 단편들은, 미녀 귀신에 빠져서 불륜을 저지르는 선비, 게으름에 젖어 집안을 망하게 했으나 여우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나는 귀족, 서로간의 우애가 돈독한 뱀들 등 환상적이고 신비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다른 중국 괴기담들과 달리,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해설하고, 줄거리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나름대로의 전거 등을 밝혔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야기의 다양함과 신비함으로 인해서 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고, 이미 20세기 초에 다양한 서구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기도 했다.
* 1권에 40여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담은, 위즈덤커넥트판 "요재지이"는 2018년 12월을 시작으로, 매달 1권씩 간행될 예정이다.
구매가격 : 4,500 원
요재지이 - 명탐정 어중승 외
도서정보 : 포송령 | 2019-10-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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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포송령이 작품을 선정한 괴이소설집이며 건륭기에 나왔다. 이 작품에는 사람과 여우의 요괴와 꽃의 요정이 많이 등장하지만 인간과의 교정(交情)으로 그들은 재화(災禍)를 주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에게 힘을 불러일으켜 주는 것으로 묘사하였다. 독자는 음침감보다는 친근감을 느낀다. 사회적 모순에 민감한 작자가 민중의 기분을 대변했다고 하겠다."
- 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
"당 시대의 전기나 전등신화 계통의 이야기이지만, 민간의 이야기를 그대로 수록하지 않고, 특이한 이야기를 그려내려는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집필하였다. 그 결과, 교묘한 구성과 전거가 있는 용어를 효과적으로 구사한 간결하고 세밀한 묘사가 전개되어 있으며, 순서도 정연하다. 거기에는 괴이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교착한 새로운 세계가 아름답게 전개되어, 현실을 그린 소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간의 참다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며, 중국의 괴이문학 중에서 예술적 향기가 가장 높은 걸작으로 되어 있다.
- 두산백과
"기묘한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문헌상에 쓰인 용어를 효과적으로 구사한 독자적이고 간결한 표현으로 섬세하게 묘사하였고 순서도 정연하다. 거기에는 괴물 세계와 인간 세계의 교착이 아름답게 전개되고 에로티시즘의 매력도 더해져서 현실을 묘사한 소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인간의 진실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중국 괴이문학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 세계백과사전
구매가격 : 4,000 원
잠중록4
도서정보 : 처처칭한 | 2019-07-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너 역시 나처럼 운명을 믿지 않는구나.”
올봄, 당신을 설레게 할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조우정 주연, 2019년 최고의 중드 기대작!
* * *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올봄,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벼랑 끝에 몰리며 신분을 감추게 된 여자,
마음 한편에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완벽한 남자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운명적 만남!!
어릴 적부터 뛰어난 추리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열일곱 소녀 황재하는 가족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당나라 수도 장안으로 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도망치던 황재하는 황제의 아우 이서백의 마차에 숨었다가 정체를 들키고 만다. 이서백은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누명을 벗겨주겠다고 하고, 황재하는 제안을 받아들여 소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의 곁에서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을 풀어간다.
이서백이 지시한 황재하의 임무는, 살해한 이의 피로 메시지를 남기는 끔찍한 연쇄살인범을 막고, 궁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서백의 예비 왕비를 찾는 것. 황재하는 천재적 추리력을 발휘해 진실을 쫓고, 이서백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간다. 한편 매사에 냉담하고 무심했던 이서백은 황재하를 지켜보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는데…….
“정말 저를 믿으세요? 진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그래,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너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중국 황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잔혹한 살인 사건
그리고 알 수 없는 분홍빛 마음의 행방
작가 처처칭한은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의 로맨스뿐 아니라 중국 황실의 어두운 면모를 치밀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그려내면서 미스터리의 스릴 또한 놓치지 않았다. 처처칭한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필력의 로맨스 소설가로 이름이 높다. 『잠중록』은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추리물로, 이미 중학생이었을 적 얼개를 짜놨으며 이후 무려 13년에 걸쳐 집필을 준비했다. 긴 집필 기간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스토리는 탄탄하고 흥미진진하며 캐릭터는 조연 단 한 명까지도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독자는 읽는 내내 등장인물 곁에서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당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되살린 덕택이다. 심지어 두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은 당나라 실존인물이 그 원형인 독특한 캐릭터로, 각각 당나라 말기에 미제 사건을 여럿 해결한 남장여인 황숭하, 선종의 총명한 아들 기왕 이자를 모델로 창조되었다. 역사적 인물인 주인공들 곁에 시체 해부의 달인 주자진, 욕망의 화신 황후, 강직한 가문의 수호자 왕온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는 가운데 황실의 비밀을 품은 미스터리는 점점 깊어진다.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비녀를 뽑아 썼는데,
지금은 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황재하와 이서백의 활약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는 이름하여 ‘사방안(四方案)’이다. 장안성 북, 남, 서쪽에서 세 사람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이 죽은 자리에는 각각 피로 정(淨), 락(樂), 아(我)라는 글씨가 남겨져 있다. 마지막 동쪽에서 또 한 명이 살해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황재하는 세 글자의 비밀을 풀고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사건에서 먼저 황재하의 추리력을 맛보았다면 두 번째 ‘황실 혼사’ 에피소드에서는 문무를 겸비한 이서백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과거 이서백은 황실 장군으로서 반역도 무리에게서 소녀 두 명을 구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인으로 성장한 소녀 둘이 이서백의 혼사에 예상치 못하게 얽혀 들어가고,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마술처럼 사라진 신부, 때마침 발견된 변사체,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황재하와 그녀의 맑고 투명한 눈빛에 시선을 빼앗기는 이서백, 그들을 둘러싼 황실의 숨겨진 비밀과 치열한 암투, 충격적인 반전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칠흑같이 검고 그윽한 눈과 높고 곧게 뻗은 코, 굳게 다문 입술에서 세상에 대한 냉담함과 무관심이 엿보였다. 하늘색 비단옷에는 푸른색 구름 문양이 수놓여 있었는데, 원래는 부드러운 색깔과 무늬이지만 그의 몸에서는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 무심함과 냉담함 때문에 더욱 우아해 보이는지도 몰랐다. 기왕 이자, 자(字)는 서백. 작금의 황실에서 최고로 뛰어난 인물. 황제도 “서백이 있는 한 짐은 외롭지 않다”며 찬탄할 정도였다. _20쪽
“송구합니다. 항상 비녀를 여러 개 꽂았던 터라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그중 하나를 뽑아 쓰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이서백은 눈썹을 살짝 찡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재하는 이서백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긴 머리를 잡아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시켰다. 그 멀고 험한 길을 오는 내내 조금의 두려움도 없던 황재하건만,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_56쪽
이서백은 이미 머릿속에 모든 것을 그린 황재하를 보며 순간 살짝 당황했다. “벌써 다 알아냈다고?”
“네, 제게 책력(冊曆)만 한 권 주시면 됩니다.”
창밖의 가벼운 바람이 가림막 사이로 천천히 불어 들었다. 서서히 방향을 바꾸던 햇살이 팔락이는 가림막 틈새로 들어와 황재하의 온몸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두 눈이 마주 앉은 이서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서백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좋다. 그럼 기대하지.” _59쪽
따뜻하고 그윽한 향기 속에서도 황재하는 지난날의 참혹했던 시간을 또다시 경험한 듯 온몸이 차가워져 호흡조차 힘겨웠다. 입술이 마치 바람에 시든 흰 꽃 같아, 몸에 걸친 진홍색 관복도 그 얼굴에 혈색을 더해주지 못했다. 황재하는 맞은편의 이서백을 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전하께서도 단지 그런 이유로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서백이 한참 황재하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누가 알겠느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특히 젊은 여인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지.” _87쪽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그래, 나는 너를 믿고, 너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너의 인생은 내게 맡겨야 할 것이다.”
만년설로도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이 느껴졌다. _89쪽
“너는 내 수하이니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내가 처리해주지 못할 일이 있느냐?”
이서백은 다시 시선을 내렸다. 황재하가 그 얼굴을 살폈으나 이서백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런 파동도 없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청아한 얼굴, 분명히 황재하가 아는 기왕 이서백이 맞았다. 그런데 그 순간, 대나무 발을 통과한 금빛 햇살이 드리우고 매미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어빙각 안에서 황재하의 마음속에 이상한 파동이 일며 한 줄기 열기가 퍼졌다. _292쪽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_293쪽
그 순간 어린 황재하가 왕온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얼굴이 뜻밖에도 양숭고와 하나로 포개어지더니 한 사람이 되었다.
황재하와 양숭고. 하나는 열네 살의 소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일고여덟의 환관이다. 하나는 여리고, 하나는 청아했다. 하나는 피부가 희고 자신감이 넘쳐 궁중에서도 빛났고, 하나는 야위고 허약한 낯빛에 늘 기왕 곁에서 조심스럽게 있었다. _ 341쪽
황재하는 미동도 없이 이서백을 바라보았다. 석양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디우와 나푸사는 기왕부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이라 기분이 좋은지 서로의 목을 비벼댔다. 말 위에 탄 두 사람도 자연히 서로에게 더 가까워져, 서로의 호흡마저 느껴질 듯했다. 황재하는 무의식적으로 말 머리를 돌려 이서백과 반 척 정도 거리를 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전하.”
석양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기다랗게 늘어졌다. 그토록 가까이 있건만, 두 그림자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_372쪽
구매가격 : 19,200 원
잠중록 4
도서정보 : 처처칭한 | 2019-07-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너 역시 나처럼 운명을 믿지 않는구나.”
올봄, 당신을 설레게 할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조우정 주연, 2019년 최고의 중드 기대작!
* * *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올봄,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벼랑 끝에 몰리며 신분을 감추게 된 여자,
마음 한편에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완벽한 남자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운명적 만남!!
어릴 적부터 뛰어난 추리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열일곱 소녀 황재하는 가족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당나라 수도 장안으로 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도망치던 황재하는 황제의 아우 이서백의 마차에 숨었다가 정체를 들키고 만다. 이서백은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누명을 벗겨주겠다고 하고, 황재하는 제안을 받아들여 소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의 곁에서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을 풀어간다.
이서백이 지시한 황재하의 임무는, 살해한 이의 피로 메시지를 남기는 끔찍한 연쇄살인범을 막고, 궁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서백의 예비 왕비를 찾는 것. 황재하는 천재적 추리력을 발휘해 진실을 쫓고, 이서백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간다. 한편 매사에 냉담하고 무심했던 이서백은 황재하를 지켜보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는데…….
“정말 저를 믿으세요? 진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그래,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너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중국 황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잔혹한 살인 사건
그리고 알 수 없는 분홍빛 마음의 행방
작가 처처칭한은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의 로맨스뿐 아니라 중국 황실의 어두운 면모를 치밀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그려내면서 미스터리의 스릴 또한 놓치지 않았다. 처처칭한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필력의 로맨스 소설가로 이름이 높다. 『잠중록』은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추리물로, 이미 중학생이었을 적 얼개를 짜놨으며 이후 무려 13년에 걸쳐 집필을 준비했다. 긴 집필 기간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스토리는 탄탄하고 흥미진진하며 캐릭터는 조연 단 한 명까지도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독자는 읽는 내내 등장인물 곁에서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당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되살린 덕택이다. 심지어 두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은 당나라 실존인물이 그 원형인 독특한 캐릭터로, 각각 당나라 말기에 미제 사건을 여럿 해결한 남장여인 황숭하, 선종의 총명한 아들 기왕 이자를 모델로 창조되었다. 역사적 인물인 주인공들 곁에 시체 해부의 달인 주자진, 욕망의 화신 황후, 강직한 가문의 수호자 왕온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는 가운데 황실의 비밀을 품은 미스터리는 점점 깊어진다.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비녀를 뽑아 썼는데,
지금은 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황재하와 이서백의 활약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는 이름하여 ‘사방안(四方案)’이다. 장안성 북, 남, 서쪽에서 세 사람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이 죽은 자리에는 각각 피로 정(淨), 락(樂), 아(我)라는 글씨가 남겨져 있다. 마지막 동쪽에서 또 한 명이 살해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황재하는 세 글자의 비밀을 풀고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사건에서 먼저 황재하의 추리력을 맛보았다면 두 번째 ‘황실 혼사’ 에피소드에서는 문무를 겸비한 이서백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과거 이서백은 황실 장군으로서 반역도 무리에게서 소녀 두 명을 구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인으로 성장한 소녀 둘이 이서백의 혼사에 예상치 못하게 얽혀 들어가고,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마술처럼 사라진 신부, 때마침 발견된 변사체,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황재하와 그녀의 맑고 투명한 눈빛에 시선을 빼앗기는 이서백, 그들을 둘러싼 황실의 숨겨진 비밀과 치열한 암투, 충격적인 반전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칠흑같이 검고 그윽한 눈과 높고 곧게 뻗은 코, 굳게 다문 입술에서 세상에 대한 냉담함과 무관심이 엿보였다. 하늘색 비단옷에는 푸른색 구름 문양이 수놓여 있었는데, 원래는 부드러운 색깔과 무늬이지만 그의 몸에서는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 무심함과 냉담함 때문에 더욱 우아해 보이는지도 몰랐다. 기왕 이자, 자(字)는 서백. 작금의 황실에서 최고로 뛰어난 인물. 황제도 “서백이 있는 한 짐은 외롭지 않다”며 찬탄할 정도였다. _20쪽
“송구합니다. 항상 비녀를 여러 개 꽂았던 터라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그중 하나를 뽑아 쓰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이서백은 눈썹을 살짝 찡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재하는 이서백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긴 머리를 잡아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시켰다. 그 멀고 험한 길을 오는 내내 조금의 두려움도 없던 황재하건만,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_56쪽
이서백은 이미 머릿속에 모든 것을 그린 황재하를 보며 순간 살짝 당황했다. “벌써 다 알아냈다고?”
“네, 제게 책력(冊曆)만 한 권 주시면 됩니다.”
창밖의 가벼운 바람이 가림막 사이로 천천히 불어 들었다. 서서히 방향을 바꾸던 햇살이 팔락이는 가림막 틈새로 들어와 황재하의 온몸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두 눈이 마주 앉은 이서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서백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좋다. 그럼 기대하지.” _59쪽
따뜻하고 그윽한 향기 속에서도 황재하는 지난날의 참혹했던 시간을 또다시 경험한 듯 온몸이 차가워져 호흡조차 힘겨웠다. 입술이 마치 바람에 시든 흰 꽃 같아, 몸에 걸친 진홍색 관복도 그 얼굴에 혈색을 더해주지 못했다. 황재하는 맞은편의 이서백을 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전하께서도 단지 그런 이유로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서백이 한참 황재하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누가 알겠느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특히 젊은 여인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지.” _87쪽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그래, 나는 너를 믿고, 너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너의 인생은 내게 맡겨야 할 것이다.”
만년설로도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이 느껴졌다. _89쪽
“너는 내 수하이니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내가 처리해주지 못할 일이 있느냐?”
이서백은 다시 시선을 내렸다. 황재하가 그 얼굴을 살폈으나 이서백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런 파동도 없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청아한 얼굴, 분명히 황재하가 아는 기왕 이서백이 맞았다. 그런데 그 순간, 대나무 발을 통과한 금빛 햇살이 드리우고 매미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어빙각 안에서 황재하의 마음속에 이상한 파동이 일며 한 줄기 열기가 퍼졌다. _292쪽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_293쪽
그 순간 어린 황재하가 왕온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얼굴이 뜻밖에도 양숭고와 하나로 포개어지더니 한 사람이 되었다.
황재하와 양숭고. 하나는 열네 살의 소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일고여덟의 환관이다. 하나는 여리고, 하나는 청아했다. 하나는 피부가 희고 자신감이 넘쳐 궁중에서도 빛났고, 하나는 야위고 허약한 낯빛에 늘 기왕 곁에서 조심스럽게 있었다. _ 341쪽
황재하는 미동도 없이 이서백을 바라보았다. 석양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디우와 나푸사는 기왕부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이라 기분이 좋은지 서로의 목을 비벼댔다. 말 위에 탄 두 사람도 자연히 서로에게 더 가까워져, 서로의 호흡마저 느껴질 듯했다. 황재하는 무의식적으로 말 머리를 돌려 이서백과 반 척 정도 거리를 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전하.”
석양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기다랗게 늘어졌다. 그토록 가까이 있건만, 두 그림자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_372쪽
구매가격 : 19,200 원
딩씨 마을의 꿈
도서정보 : 옌롄커 | 2019-06-2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홍콩 잡지 《아주주간》선정 ‘2006 중국어로 씌어진 10대 저작물’ 1위.
“중국에서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 옌롄커의 장편소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독일, 베트남, 이스라엘, 싱가포르, 스페인, 일본, 스웨덴,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20여 개국에 작품이 번역?소개된 중국의 실력파 작가, 쟁의로 가득 찬 문제 작가 옌롄커는 “『딩씨 마을의 꿈』은 현실을 쓴 것인 동시에 꿈을 쓴 것이고, 어둠을 쓴 것인 동시에 빛을 쓴 것이며, 환멸을 쓴 것인 동시에 여명을 쓴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과 위대한 인성, 생명의 연약함과 탐욕의 강대함, 오늘과 내일에 대한 기대와 인성의 가장 후미진 구석에 자리한 욕망과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빛을 쓰고자 했”다고 고백한다.
마오쩌둥의 사상과 위상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출간 즉시 판금조치와 함께 전량 회수된 일화로 유명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국내에 소개된 이후 2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0년, 국내에 소개되는 두 번째 작품이자, 옌롄커가 본인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딩씨 마을의 꿈』이 드디어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느님, 맙소사. 인민들에게 피를 팔게 한단 말인가요?”
상부의 주도 아래 대대적인 인민들의 매혈 운동이 전개된다. 딩씨 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떤 이는 타인의 피를 팔아 부를 축적하고, 또 어떤 이는 피를 팔고 열병을 얻는다. 그리고 또 다른 이는 피를 팔지 않았는데도 피를 판 이들과 같은 병에 걸려 사망한다. 매혈 운동을 적극 장려하던 상부는 그로 인해 병을 얻은 어리석은 인민들을 더 이상 돌보지 않고, 타인의 피를 팔아 부를 축적한 매혈 우두머리는 그들을 철저히 이용하고 외면해 버린다.
한 사람의 죽음이 그 누구에게도 충격을 주지 못하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인간성이 말살되어가는 과정을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돈을 받고 피를 판” 결과 에이즈에 점령당하는 한 마을의 이야기가, 매혈 우두머리인 아버지로 인해 죽음을 당한 소년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구매가격 : 11,060 원
잠중록 3
도서정보 : 처처칭한 | 2019-05-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1, 2권에 이어,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 3』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목숨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검은 그림자
그리고 어두운 과거의 기억과 불길한 미래를 예언하는 수수께끼
드디어 황재하는 가족 독살 사건을 재조사하기 위해 이서백과 함께 고향 성도로 향한다. 둘은 여름 풍경 속에서 말을 달리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지만,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객들의 습격을 받는다. 이서백은 쏟아지는 화살 속에서 황재하를 보호하다 큰 부상을 입고, 황재하는 목숨이 위태로워진 이서백을 극진히 보살펴 살려낸다. 부상을 회복하고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깊은 산중에 숨어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 더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자객의 추격을 피해 간신히 성도로 들어선 황재하와 이서백을 맞은 것은 기녀 부신원과 공자 온양의 정사(情死) 사건이다. 혼인을 앞둔 행복한 연인의 동반 자살에 수상함을 느끼고 사건을 조사하던 중, 부신원의 유품에서 우선이 황재하에게 선물했던 옥팔찌가 발견된다. 우선이 직접 주문 제작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팔찌다. 황재하는 성도에서 재회한 우선에게 넌지시 떠보지만, 우선은 그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듯하다.
한편, 이서백이 초청받은 사군부 연회에서 신임 판관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연회가 무르익어 기녀의 황홀한 검무가 펼쳐지고 모두가 그 모습에 정신을 빼앗긴 순간, 판관의 숨이 쥐도 새도 모르게 끊어진 것이다. 엄선된 소수의 인원만이 참석한 연회였기에 참석자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진상을 파헤치던 황재하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건에서 가족 독살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는데……. 숨겨진 그날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마침내 황재하는 가족 독살 사건의 진범을 밝힐 것인가!
“사실 너는 웃으면 정말 예쁘다. 매일 이런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길 바라마.”
“그럴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제게도 정말 올까요?”
핏빛 운명을 딛고 일어나 어둠과 맞서는 여자
밝은 별처럼 여자를 향해 빛을 비춰주는 남자
서로의 곁을 지키는 단 하나뿐인 인연
『잠중록 3』에서 가장 눈여겨볼 포인트는 바로 황재하와 이서백의 달라진 관계다. 이제까지 황재하에게 이서백은 든든하고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이었고, 이서백에게 황재하는 보호해줘야 할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 어떤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처하던 이서백이 자객의 습격으로 중태에 빠지고, 황재하가 그런 그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황재하는 독에 중독되어 싸늘하게 식어가는 이서백을 밤새 껴안아 자신의 체온으로 데우고, 무방비한 그에게 무릎베개를 하고 약을 먹인다. 지옥 같은 밤이 지나고 되살아난 이서백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황재하를 보고 처음으로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서백은 아무도 믿지 않고 이제껏 홀로 고독하게 살아왔지만, 이 일을 계기로 황재하에게만은 마음을 열고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산중에서 보낸 이 며칠을 이렇게 회상한다. “내 평생에 진정한 평안을 누렸던 때는 너와 함께 산속을 도망치며 상처를 돌보면 그 몇 날이 유일하지 않은가 한다.” 세상 모든 시름이 사라지고, 과거와 미래 또한 중요치 않아지고, 나무 그늘 아래서 그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던 그 나날이 이서백의 가슴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세상 사람들은 이서백을 두고 천하에 따를 자 없는 왕제라 우러러 칭송하고 부러워했지만, 정작 본인은 부황과 형님들의 잇따른 사망 후 긴 세월을 언제나 불안과 염려 속에서 살아야 했다. 황재하는 이번 자객의 습격을 두고도 ‘누가 사주한 것인지 짐작된다.’며 묻어두려는 이서백을 보고, 그가 어째서 그처럼 냉정한 사람이 되었는지 깨닫는다.
“평생 초조와 염려 속에 살 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그런 내 앞에…… 네가 나타났다.”
“제가 전하 곁에 있겠습니다. 반드시 전하 곁에서 그 비밀을 밝히겠습니다.”
황재하에게 가족 독살 사건이라는 미스터리가 얽혀 있듯 이서백에게도 인생을 황량하고 쓸쓸하게 만드는, 진실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가 하나 얽혀 있다. 부황이 죽고 이서백이 혼자 성벽 위를 거닐던 어느 날 밤, ‘환잔고독폐질(鰥殘孤獨廢疾)’이라고 쓰인 종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홀아비, 장애, 고아, 무자식, 폐기, 질병’을 뜻하는 이 글자들 위로, 이서백이 해당되는 일을 겪을 때마다 핏빛 동그라미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모친이 죽은 날에는 고아를 뜻하는 ‘고’ 자에, 왼팔을 칼에 찔려 장애를 얻었을 때는 ‘잔’ 자에, 그리고 이번 3권에서 자객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을 때에는 ‘폐’ 자에 붉은 원이 나타났다. 부적은 부모도 아내도 자식도 없이 혼자 아픈 몸으로 병을 앓다 죽을 것이라고, 마치 이서백의 고통스러운 미래를 예언하는 것만 같다.
이 불길한 부적을 보고도, 황재하는 이서백에게 햇살과 같은 미소를 지으며 결연히 말한다. 이건 그저 귀신의 짓으로 꾸민 사람의 짓일 뿐이며, 자신이 이 부적의 비밀을 밝혀 운명을 또렷이 볼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그리고 그때까지 반드시 곁에 있겠다고.
황재하의 소녀 시절을 아름답게 물들여준 우선, 황재하로 인해 모욕을 당하고도 그녀 곁을 떠나지 않는 왕온, 성도에 포두로 부임해 황재하를 돕는 주자진, 충성스러운 부하 경육과 장항영까지. 황재하와 이서백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모든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사실 너는…….” 다시 이서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백은 다음 말을 한참 머뭇거리더니 결국 입 밖에 내었다. “웃으면 정말 예쁘다.”
황재하는 놀라고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이서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건 오히려 내가 하고 싶던 말 아니야?’
“너희 집안 사건을 해결하고 나면…… 너도 기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때가 되면, 다시는 무겁고 슬픈 표정은 짓지 말고, 매일 이런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길 바라마.” 이서백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날을 위해 내 온 힘을 다해 널 돕겠다.” _65쪽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그 비밀을 알려줌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음모 속으로 황재하를 끌어들였다. 어쩌면 가족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고, 누명을 벗게 되어도 황재하는 운명적으로 계속해서 그와 함께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는 그에게서 빠져나올 수 없을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이미 모든 것이 달라졌으니까.
그와 그녀가, 이미 달라져 있었으니까. _133쪽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어쩌면 내 평생에 진정한 평안을 누렸던 때는 너와 함께 산속을 도망치며 상처를 돌보던 그 몇 날이 유일하지 않은가 하는.”
황재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이서백을 쳐다보았다.
“비록 목숨이 경각에 달렸었지만, 그때 처음으로 이 세상의 모든 시름이 사라진 것만 같았고, 나의 과거와 미래 또한 조금도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오로지 우리 둘만이 나무 그늘 아래를 걸어 앞으로 나아갔고,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온 햇살이 우리를 비추었지. 그 햇살 하나하나가 찬란하게 반짝거리며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_345쪽
“하지만 제가…….” 황재하는 이서백의 얼굴을 응시하며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불어오는 밤바람과 흔들리는 불빛에 홀린 듯, 황재하가 손을 내밀어 이서백의 손등을 살며시 감싸 쥐며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전하 곁에 있겠습니다. 반드시 전하 곁에서 그 비밀을 밝혀, 전하께서 다시는 짙은 안개 속에 빠지지 않도록 전하의 눈을 가리는 구름들을 모두 몰아내고, 전하께서 스스로의 운명을 뚜렷하게 보실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황재하는 마치 맹세의 말이라도 하듯, 더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_347쪽
황재하 곁을 지나치던 이서백이 갑자기 고개를 숙여 황재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 곁에 있겠다고 한 말, 기억하고 있다.”
이서백이 거침없이 가볍게 던진 그 한마디에 황재하는 가슴에 얹혀 있던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황재하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띠고 대답했다. “네,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_412쪽
이서백은 손을 들어 황재하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주었다. 떨리는 몸에 이서백의 손이 닿은 순간, 그 맞닿은 부분을 통해 어떠한 힘이 이서백 손에서 황재하의 어깨로 흘러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그 힘은 거대한 용기로 변해 금방이라도 산산조각 날 것만 같던 황재하의 연약한 몸을 진정시켜주었다.
이서백은 고개를 숙여 황재하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두려워 말거라. 내가 여기 있지 않느냐.” _442쪽
황재하는 난처해하며 얼굴을 반대쪽으로 돌렸으나, 이서백은 오히려 황재하의 귓가에 더 가까이 다가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있으니.”
순간 황재하의 가슴이 심하게 요동쳤다. 구름처럼 피어오르던 걱정과 염려는 이서백의 그 한마디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_528쪽
구매가격 : 19,200 원
잠중록 1
도서정보 : 처처칭한 | 2019-04-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너 역시 나처럼 운명을 믿지 않는구나.”
올봄, 당신을 설레게 할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조우정 주연, 2019년 최고의 중드 기대작!
* * *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올봄,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벼랑 끝에 몰리며 신분을 감추게 된 여자,
마음 한편에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완벽한 남자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운명적 만남!!
어릴 적부터 뛰어난 추리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열일곱 소녀 황재하는 가족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당나라 수도 장안으로 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도망치던 황재하는 황제의 아우 이서백의 마차에 숨었다가 정체를 들키고 만다. 이서백은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누명을 벗겨주겠다고 하고, 황재하는 제안을 받아들여 소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의 곁에서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을 풀어간다.
이서백이 지시한 황재하의 임무는, 살해한 이의 피로 메시지를 남기는 끔찍한 연쇄살인범을 막고, 궁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서백의 예비 왕비를 찾는 것. 황재하는 천재적 추리력을 발휘해 진실을 쫓고, 이서백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간다. 한편 매사에 냉담하고 무심했던 이서백은 황재하를 지켜보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는데…….
“정말 저를 믿으세요? 진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그래,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너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중국 황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잔혹한 살인 사건
그리고 알 수 없는 분홍빛 마음의 행방
작가 처처칭한은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의 로맨스뿐 아니라 중국 황실의 어두운 면모를 치밀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그려내면서 미스터리의 스릴 또한 놓치지 않았다. 처처칭한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필력의 로맨스 소설가로 이름이 높다. 『잠중록』은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추리물로, 이미 중학생이었을 적 얼개를 짜놨으며 이후 무려 13년에 걸쳐 집필을 준비했다. 긴 집필 기간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스토리는 탄탄하고 흥미진진하며 캐릭터는 조연 단 한 명까지도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독자는 읽는 내내 등장인물 곁에서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당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되살린 덕택이다. 심지어 두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은 당나라 실존인물이 그 원형인 독특한 캐릭터로, 각각 당나라 말기에 미제 사건을 여럿 해결한 남장여인 황숭하, 선종의 총명한 아들 기왕 이자를 모델로 창조되었다. 역사적 인물인 주인공들 곁에 시체 해부의 달인 주자진, 욕망의 화신 황후, 강직한 가문의 수호자 왕온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는 가운데 황실의 비밀을 품은 미스터리는 점점 깊어진다.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비녀를 뽑아 썼는데,
지금은 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황재하와 이서백의 활약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는 이름하여 ‘사방안(四方案)’이다. 장안성 북, 남, 서쪽에서 세 사람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이 죽은 자리에는 각각 피로 정(淨), 락(樂), 아(我)라는 글씨가 남겨져 있다. 마지막 동쪽에서 또 한 명이 살해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황재하는 세 글자의 비밀을 풀고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사건에서 먼저 황재하의 추리력을 맛보았다면 두 번째 ‘황실 혼사’ 에피소드에서는 문무를 겸비한 이서백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과거 이서백은 황실 장군으로서 반역도 무리에게서 소녀 두 명을 구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인으로 성장한 소녀 둘이 이서백의 혼사에 예상치 못하게 얽혀 들어가고,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마술처럼 사라진 신부, 때마침 발견된 변사체,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황재하와 그녀의 맑고 투명한 눈빛에 시선을 빼앗기는 이서백, 그들을 둘러싼 황실의 숨겨진 비밀과 치열한 암투, 충격적인 반전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칠흑같이 검고 그윽한 눈과 높고 곧게 뻗은 코, 굳게 다문 입술에서 세상에 대한 냉담함과 무관심이 엿보였다. 하늘색 비단옷에는 푸른색 구름 문양이 수놓여 있었는데, 원래는 부드러운 색깔과 무늬이지만 그의 몸에서는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 무심함과 냉담함 때문에 더욱 우아해 보이는지도 몰랐다. 기왕 이자, 자(字)는 서백. 작금의 황실에서 최고로 뛰어난 인물. 황제도 “서백이 있는 한 짐은 외롭지 않다”며 찬탄할 정도였다. _20쪽
“송구합니다. 항상 비녀를 여러 개 꽂았던 터라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그중 하나를 뽑아 쓰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이서백은 눈썹을 살짝 찡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재하는 이서백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긴 머리를 잡아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시켰다. 그 멀고 험한 길을 오는 내내 조금의 두려움도 없던 황재하건만,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_56쪽
이서백은 이미 머릿속에 모든 것을 그린 황재하를 보며 순간 살짝 당황했다. “벌써 다 알아냈다고?”
“네, 제게 책력(冊曆)만 한 권 주시면 됩니다.”
창밖의 가벼운 바람이 가림막 사이로 천천히 불어 들었다. 서서히 방향을 바꾸던 햇살이 팔락이는 가림막 틈새로 들어와 황재하의 온몸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두 눈이 마주 앉은 이서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서백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좋다. 그럼 기대하지.” _59쪽
따뜻하고 그윽한 향기 속에서도 황재하는 지난날의 참혹했던 시간을 또다시 경험한 듯 온몸이 차가워져 호흡조차 힘겨웠다. 입술이 마치 바람에 시든 흰 꽃 같아, 몸에 걸친 진홍색 관복도 그 얼굴에 혈색을 더해주지 못했다. 황재하는 맞은편의 이서백을 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전하께서도 단지 그런 이유로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서백이 한참 황재하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누가 알겠느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특히 젊은 여인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지.” _87쪽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그래, 나는 너를 믿고, 너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너의 인생은 내게 맡겨야 할 것이다.”
만년설로도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이 느껴졌다. _89쪽
“너는 내 수하이니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내가 처리해주지 못할 일이 있느냐?”
이서백은 다시 시선을 내렸다. 황재하가 그 얼굴을 살폈으나 이서백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런 파동도 없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청아한 얼굴, 분명히 황재하가 아는 기왕 이서백이 맞았다. 그런데 그 순간, 대나무 발을 통과한 금빛 햇살이 드리우고 매미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어빙각 안에서 황재하의 마음속에 이상한 파동이 일며 한 줄기 열기가 퍼졌다. _292쪽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_293쪽
그 순간 어린 황재하가 왕온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얼굴이 뜻밖에도 양숭고와 하나로 포개어지더니 한 사람이 되었다.
황재하와 양숭고. 하나는 열네 살의 소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일고여덟의 환관이다. 하나는 여리고, 하나는 청아했다. 하나는 피부가 희고 자신감이 넘쳐 궁중에서도 빛났고, 하나는 야위고 허약한 낯빛에 늘 기왕 곁에서 조심스럽게 있었다. _ 341쪽
황재하는 미동도 없이 이서백을 바라보았다. 석양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디우와 나푸사는 기왕부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이라 기분이 좋은지 서로의 목을 비벼댔다. 말 위에 탄 두 사람도 자연히 서로에게 더 가까워져, 서로의 호흡마저 느껴질 듯했다. 황재하는 무의식적으로 말 머리를 돌려 이서백과 반 척 정도 거리를 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전하.”
석양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기다랗게 늘어졌다. 그토록 가까이 있건만, 두 그림자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_372쪽
구매가격 : 19,200 원
잠중록 2
도서정보 : 처처칭한 | 2019-04-0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그가 미소 짓는 순간, 황재하의 인생이 바뀌었다.”
비녀 한 가락으로 펼쳐내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조우정 주연, 2019년 최고의 중드 기대작!
* * *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올봄,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머리에 꽂은 비녀로 진실을 파헤치는 여자,
냉정하지만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는 남자
봄빛 햇살처럼 은은히 감도는 알 수 없는 마음
성스러운 대법회의 날, 군중이 모여 법음을 듣는 가운데 거대한 향초에 갑자기 벼락이 떨어지고, 그 자리에 있던 동창 공주부의 환관이 온몸에 불이 붙어 사망한다. 천벌을 받은 것이라 모두가 수군거리는 가운데 연이어 동창 공주의 부군이 격구 경기 도중 말에서 떨어져 부상을 당하고, 동창 공주는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는 듯한 꿈을 꾼다. 공포에 휩싸인 동창 공주는 아버지인 황제에게 일련의 사건을 조사해줄 것을 청한다. 이에 ‘사방안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한 것으로 유명해진 환관 양숭고(황재하)는 황제의 명에 따라 ‘천벌’의 진상을 파헤친다.
황제가 애지중지하는 딸인 동창 공주는 온갖 호사를 누리면서도 성질이 불같고 오만방자해 여럿에게 원한을 산 터다. 거기에 더해 동창 공주의 어머니인 곽 숙비는 총애를 잃은 황후 대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무언가 계략을 꾸미고 있다. 여기에 황재하의 옛 정인 우선과 약혼자 왕온이 등장해 그녀의 주변이 더욱 소란해지고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황재하는 이서백의 비호 아래 차분하게 진실을 추적하는 반면, 이서백은 황재하를 때론 보호하고 때론 도우면서 그녀와 얽힌 일에만 유독 냉정함을 잃고 마는 자신을 차츰 깨닫는데…….
“내 잘못이다. 내가 잊어버렸구나, 네가 여인의 몸이라는 것을.”
“괜찮습니다. 저 또한 일찍이 잊어버린 사실입니다.”
애증과 원한으로 뒤얽힌 이들의 치밀한 음모와 계략
그리고 핏빛 미스터리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잠중록』은 미스터리 소설이면서도, 단순히 사건의 추리와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살인 사건도 결국 사람 간의 관계로 인한 것이며, 그 뒤에 남은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것도 결국 사람의 힘이라는 점을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잠중록』 1권이 부(富)를 위해 모든 걸 버린 여인의 잔인한 음모에 대해 다루면서 돈과 사랑을 행복의 저울대 위에 올려놨다면, 2권은 어긋난 애정 때문에 망가지는 부모와 자식 간의 오묘한 관계에 주목한다.
부모의 사랑은 지나쳐도 독, 부족해도 독이 된다. 그 양극단에 있는 인물이 바로 동창 공주와 여적취다. 동창 공주는 황제의 사랑을 받아 금 그릇으로 식사를 하고 진주로 장식한 집에 살며 남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정작 공주는 평범한 부녀지간의 정을 그리워하며 감정이 황폐하게 메말라갔고, 결국 그 연약한 마음이 화근이 되어 끔찍한 파국을 맞게 된다. 반대로 여적취의 아버지는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난폭한 태도로 상처만 준다. 뒤에서는 자식의 행복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지만, 그 사실을 알 수 없는 여적취의 인생은 고통과 슬픔으로 물든다.
이서백과 황재하는 애증과 원한으로 얽히고설킨 인물 군상을 지켜보며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는 고아인 스스로의 처지를 돌아보고, 기댈 곳 없는 서로의 곁을 지키는 상대의 얼굴을 바라본다. 사건을 함께하며 조금씩 자라난 신뢰와 애정이 두 사람을 고요히 감싸고 있다.
“시간이 그 흔적을 말끔히 지워주는 범죄는 없다고 믿습니다.”
“좋다. 내가 늘 뒤에 있을 터이니 아무 염려 말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도록 하거라.”
이서백과 황재하를 둘러싼 묘한 공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황재하의 마음을 흔드는 두 명의 매력적인 남자가 있으니 바로 ‘우선’과 ‘왕온’이다. 우선과 왕온은 모두 황재하가 가족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게 된 사연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과거 황재하의 아버지는 부모를 잃은 어린 우선을 데려와 자식처럼 길렀고, 황재하는 성장하면서 총명하고 선량한 우선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집안에서 정해준 황재하의 약혼자는 명문세가의 장손인 왕온이다. 왕온은 혼사가 정해진 열여섯 소년 시절에 이미 황재하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를 심장이 새겼다.
그러나 우선은 황재하가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녀의 가족을 살해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황재하가 보냈던 고백 편지를 그 증거로 제출하였고, 결국 그녀는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선에 대한 애정을 간직한 황재하, 그런 황재하를 증오하는 우선, 다른 남자를 맘에 품은 황재하에게 치욕을 당하고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 왕온, 이 모든 상황을 말없이 지켜보는 이서백. 미스터리와 함께 네 사람의 마음도 소용돌이친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그는 평온한 얼굴로 황재하의 어깨를 감싸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정신없고 시끄러운 인파 속에 있었으나, 황재하는 그 팔에 안긴 순간만큼은 마치 호젓한 나루터에 정박한 작은 배가 된 기분이었다. 주변의 수라장이 서서히 멀어지며 비현실적인 배경으로 비껴나 더 이상 아무것도 황재하를 괴롭히지 못했다.
황재하는 가슴 한가운데로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서서히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꼈다. 전신의 근육이 마비되는 것만 같았고,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황재하는 이런 감정이 정말 싫었다. 세상을 냉철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이런 느낌. _20쪽
그때, 어깨 위에 손 하나가 와닿더니 황재하를 보호하듯 감쌌다.
그 손에 충만한 힘 덕분에 황재하도 제대로 설 수 있는 힘이 생겨났다. 그 힘이 어깨를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면서 마치 황재하를 구원해준 듯, 마침내 목을 옥죄고 심장을 비틀어 쥔 보이지 않는 손에서 벗어나 다시 호흡할 수 있었다.
그 손의 주인인 이서백은 황재하 뒤에 서서 조용한 눈빛으로 눈앞의 젊은이를 응시하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입을 열었다.“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바로 관아로 가서 기왕부 사람을 내놓으라고 해도 되네.” _32쪽
황재하는 아무 말 없이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흔적이 남습니다. 시간이 그 흔적을 말끔히 지워주는 범죄는 없다고 믿습니다.”
“좋다.” 이서백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덧붙여 말했다. “내가 늘 뒤에 있을 터이니 아무 염려 말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도록 하거라.”
“네…….” 황재하가 고개를 숙였다. 긴 속눈썹 아래 가려진 맑고 깨끗하며 고집스럽기까지 한 그녀의 눈동자에 촉촉한 무언가가 비쳤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감사합니다…… 전하.” _36쪽
황재하는 깊이 머리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송구합니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그러니 왕 공자께서는 깨끗하지 못한 저를 버리시고 다른 가문의 훌륭한 규수를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다음 생애에 공자께 진 모든 빚을 갚겠습니다.”
“다음 생애라, 그런 헛되고 의미 없는 기약을 내 받아서 무엇하겠소?” 줄곧 따뜻하기만 했던 그의 목소리가 결국 차갑게 변해버렸다. “변명은 그만두시오. 그대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저 바다 너머든 땅 끝이든, 하늘 위든 땅 아래든, 설령 그대가 죽음의 강 너머에 있게 된다 할지라도, 그대는 끝까지 내 사람인 것이오!” _116쪽
이서백 곁에 있는 황재하는 항상 복수와 사건만을 생각하는 듯 조용하고 냉담했다. 심지어 호흡조차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었고, 동작 하나하나가 규율을 벗어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곁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생생한 얼굴빛으로 지낸다니, 그를 등에 업고 다른 남자들과 격구를 하고, 남자들과 섞여서 술잔을 나누고……. 직접 보지 않아도 황재하가 그런 사람들과 호형호제하며 즐겁게 웃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도 잊고, 그의 옆에 있을 때와 같은 조용함과 냉담함도 다 내버린 채 말이다. 그녀의 얼굴이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그 순간을, 그에게는 영원히 보여주지 않을 터였다. _245쪽
“내 잘못이다.” 우울한 음성이 황재하의 말을 끊었다. 그의 목소리에 도무지 분간할 수 없는 많은 것이 담긴 것 같아 황재하는 자신도 모르게 의아한 눈빛으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서백이 낮고 느린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잊었구나……. 네가 여인의 몸이라는 것을.”
깜짝 놀란 황재하는 한참 이서백을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저 또한 일찍이 잊어버린 사실입니다.”
그 말에 이서백은 순간 가슴이 먹먹해 한참을 황재하 앞에 서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_284쪽
황재하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전부 알아냈습니다.”
이서백은 의아한 표정으로 황재하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넋을 잃었다. “세 가지 미제 사건, 선황의 유작, 어떻게 천벌로 위장했는가, 각 동기가 무엇인가…… 전부 분명해졌다고?”
“네.” 황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머릿속에 모든 그림이 그려졌고, 조금의 의혹도 없었다. “이 사건은 이미 종료되었습니다.” _478쪽
구매가격 : 19,200 원
요재지이 - 나찰의 해상 시장 외
도서정보 : 포송령 | 2019-02-26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요재지이 (聊齋志異)는 '요재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라는 뜻의 중국 청 시대의 괴기소설 모음집이다. 이 책은 저자 포송령이 민간에 전래되는 설화와 괴기담, 경험담 등을 모아서 만든 소설집으로, 귀신과 여우, 도깨비, 식인귀, 환생, 신선 등 다양한 판타지적 요소가 등장하는 단편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것부터 골라 읽어도 서로 독립적인 이야기인 단편들은, 미녀 귀신에 빠져서 불륜을 저지르는 선비, 게으름에 젖어 집안을 망하게 했으나 여우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나는 귀족, 서로간의 우애가 돈독한 뱀들 등 환상적이고 신비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다른 중국 괴기담들과 달리,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해설하고, 줄거리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나름대로의 전거 등을 밝혔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야기의 다양함과 신비함으로 인해서 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고, 이미 20세기 초에 다양한 서구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기도 했다.
* 1권에 40여편의 짧은 이야기들을 담은, 위즈덤커넥트판 "요재지이"는 2018년 12월을 시작으로, 매달 1권씩 간행될 예정이다.
구매가격 : 4,000 원
나 제왕의 생애
도서정보 : 쑤퉁 | 2018-12-2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가장 아름다운 인생이란 불과 물, 독과 꿀이 함께 어우러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을 쓰게 된 최초의 동인이다.”_쑤퉁
『나 제왕의 생애』의 첫인상은 역사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인명, 지명, 역사적 사건은 모두 상상의 산물이다. 작가 쑤퉁은 현실에는 없었던 ‘섭국’이라는 왕조를 배경으로, 어린 나이에 제왕이 된 소년 단백의 이야기를 펼쳐보인다.
단백은 정치적 음모에 휘말려 열네 살의 나이에 갑작스레 제왕이 된다. 왕이 될 준비도 하지 않았고 왕이 되길 원하지도 않았던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왕이다. 수렴청정의 틈바구니, 비빈들의 암투, 변방 외적의 침입, 왕위를 노리는 경쟁자들이 시시때때로 시도하는 암살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상황에서 소년 단백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실제로 미미하다. 숨막히는 생활 속 단백은 늘 악몽에 시달리고 죽은 자들의 망령에 쫓긴다. 소심하고 겁이 많았던 단백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히스테릭하게 변하는 한편 마음 깊은 곳에선 하늘을 나는 새를 동경하며 매인 데 없이 훨훨 날 수 있기를 강렬히 소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서민의 옷을 입고 궁 밖으로 나가 줄타기꾼의 멋진 기예를 감상할 기회를 얻고, 그의 자유로운 모습에서 해방감을 느낀다.
이후 단백은 음모와 정치적 투쟁의 결과 제왕의 자리에서 쫓겨나 서민으로 전락한다. 서민의 삶이 고단하고 불편하긴 하지만 수치스럽진 않다. 기형적으로 억눌렸던 그간의 자신을 돌아본 후 숨겨진 재능을 찾은 그의 앞에 완벽히 다른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겉모습은 물론, 속모습까지 완벽히 탈바꿈한 그는 도읍으로 돌아가지만 섭국을 집어삼킨 팽국의 군대와 불에 타 재가 된 섭궁만 그를 맞는다.
제왕의 삶이란 지극히 고유하고 특별한 그 무엇이리라 예상하지만, 작가 쑤퉁이 그려내는 제왕의 삶은 다르다. 작가 자신의 말처럼 불과 물, 독과 꿀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제왕에서 서민이 되는, 불가능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무한정의 권력과 자유를 누릴 것 같으면서도 주어진 선택의 폭은 협소하다. 굴곡과 모순으로 점철된 삶이란 특정한 어느 개인이 아니라 결국 우리 보편의 모습이 아니던가. 때문에 이 소설은 『나 (제왕)의 생애』라 읽을 수 있겠다. 소설가 김숨이 이 소설을 두고 “상상 속 고대 왕국 섭의 제왕이었던 단백의 생애와 나의 생애, 두 생애가 물아일체의 경지에 도달하는 황홀함에서 깨어나는 순간, 우리는 “불과 물, 독과 꿀”이 어우러진 인생에 어쩔 수 없이 너그러워지게 된다”고 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성장이 멈춰버린 ‘제왕’
제왕으로서 단백은, “문무백관의 격렬한 논쟁을 듣고도 결코 끼어들지 않는, 무능한 허수아비 왕”(본문 137쪽)이며 “섭국의 재난이 머지않았다”(본문에서 이 표현은 무려 스무 번이나 등장한다)는, 메아리처럼 반복되는 저주 혹은 예언을 감내해야 하는 궁지에 몰린 왕이다. 세상은 단백이 왕으로 성장하길 바라지 않는다. 아니,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서 성장하는 것도 막는다.
“조회중에 함부로 입을 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입을 천으로 틀어막고 두 손을 옥좌에 결박”(본문 102쪽)해 발언권을 막아 왕으로서 기본적인 직무를 방해하는 일은 예사고 “궁 밖으로 한 걸음이라도 나가는 걸 허락지 않”는다(본문 46쪽). 자유가 없다. 첫 몽정을 하고 속옷이 젖자 궁녀들은 “이게 뭔지 아느냐?”는 그의 물음에 답하는 대신 그 속옷을 잡아채 수렴첨정을 하는 할머니 황보부인에게 대령하기 바쁘다. 신체의 변화를 겪으며 사춘기에 접어든 그에게 그 누구도 이렇다 할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몸은 커지지만 정신은 성장하지 않는다. 때문에 단백은 소년이 되기보다 유아기 상태에 머물러 있게 된다. 회의 시간에 정사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귀뚜라미를 들여다보고 있는가 하면, 하얀 꼬마귀신을 보는 착란 증상을 보이고, 죽은 자와 관계되는 일이라면 무조건 경계하는 등 정신적 지체를 겪는다.
정신적?정서적 지체는 악순환을 낳는다. 정사를 장악하는 실질적 권한과 정세를 파악하는 통찰이 부재한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시국은 어려워진다. 변방에 외적이 침입하고, 이를 막기 위한 순행 길에서 “날씨가 너무 추워서 떠나고 싶지 않단 말이다!”라는 논리로 수비를 위해 움직이자는 장수의 간언을 무시한 후 나아가 그를 베어 없애버린다. 이 일은 훗날 단백을 해하려는 음모가 되어 되돌아온다. 무지막지한 세금 부과에 반발해 들고 일어난 농민의 반란도 막지 못한다. 유일하게 사랑했고,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인에게는 ‘흰여우’를 출산하게 하고, 궁 밖으로 쫓겨나는 기구한 운명을 가져다준다. 종국에는, 왕위를 이어받은 후 끊임없이 자신과 경쟁했던 장자 단문에게 자리를 빼앗긴다. 스스로를 왕의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이다.
‘서민’으로 전락한 후 진정한 자신으로 서다
무더운 여름, 세속의 삶으로 내팽겨쳐진 단백. 제왕의 용포를 벗자, 단백은 벌거벗은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고, 진정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고자 한다.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궁 안에서 줄곧 갈망해온 자유로운 ‘줄타기꾼’의 길을 가리라 결심한다. 그에게 줄타기는 “재능을 타고났으나 삶 때문에 묻혀버렸던 아름다운 기예”(본문 293쪽)였다. 왕이었을 때는 매사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답을 남에게 묻기 바빴으나 줄타는 방법만큼은 스스로 찾기 위해 분투한다.
“나는 왼쪽의 멧대추나무를 타고 올라가 허공의 밧줄 위에 흔들흔들 서다가 아래로 쿵 떨어졌다. 그다음에는 오른쪽 멧대추나무를 타고 올라가 밧줄 위에 서다가 역시 아래로 쿵 떨어졌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내 마음속 깊은 곳의 외침이 얼마나 뜨겁고 비장한지 깨달았다. (…) 스승 없이 모두 스스로 깨우쳤다. 그러다 어느 가랑비 내리는 아침, 그 긴 밧줄을 수월하게 다 건넜다. (…) 구월의 가을비가 내 얼굴 위에 뚝뚝 떨어지자 이미 시들어버린 지난 일들이 내 마음속에서 다시 피어났다. 나는 만면에 눈물을 흘리며 밧줄 한가운데에 서서 밧줄의 반동에 따라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내 몸과 영혼이 함께 솟구쳤다가 떨어져내렸다.”(본문 292~293쪽)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왔으나 그가 보고 주유하는 세상은 밀폐된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바뀌었다. 수직적 지위 하락이 역설적으로 수평적 시야 확장을 일궈냈다. 그는 더 나아가 초연함까지 얻는다. “나는 서민이고 줄 타는 광대다. 내 앞에 있는 것은 망국 군주의 죄업이 아니라 삶과 죽음의 선택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미 무서울 게 없다(본문 317쪽).” 단백은 그렇게 뒤늦게 도약을 이루고, 줄 위에서 진정한 자신으로 곧추선다.
“이토록 예스럽고 우아한 정조는 어디서 왔을까”
가상역사소설의 짙은 센티멘털리즘 출처=옮긴이 김택규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luxun2004/80030493034
전통과 모던이 공존하는 작법
왕들의 솔직한 심정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기록으로 남은 실록이나 왕의 일기를 통해서 ‘추측’을 해볼 수는 있겠지만, 왕의 용포를 입고 있는 자라면 철저한 자기검열을 했을 테고, 그렇다면 기록된 그 심정은 ‘진짜’일까. 게다가 폐위된 왕의 그것이라면, 그 심정을 알 리 만무하다. 작가 쑤퉁은 궁금했다. ‘역사소설 쓰기 벽癖’이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고, 정사正史보다는 야사野史나 전설 속 소재들을 재구성해 새로운 세계를 고안하길 즐겨하는 그다(구습이 남겨진 1920년대, 어느 일가의 이야기를 다룬 「처첩성군」이나 맹강녀 설화를 다룬『눈물』등이 그러하다). 『나 제왕의 생애』에서는 역사에서 길어올린 소재뿐 아니라 작법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중국 고대소설의 요소들을 빌려와 양이(?毅)의 논문 <서정 스타일의 재현과 재구성-쑤퉁 소설론(抒情?格的再??重????童小??)>을 참고했다.
‘진짜’ 같은 왕의 일대기를 완성시켰다.
『나 제왕의 생애』는 주인공 단백이 자신의 마음 깊숙이 숨긴 이야기들을 마음껏 펼쳐보이는 1인칭 시점이다. 단백이 느끼는 실존에 대한 공포와 불안, 자아 분열이 의식의 흐름을 따라 서술되어, 한국 문학 모더니즘의 선두주자인 이상李箱의 시나 소설을 떠오르게도 한다.
나는 내가 진짜 섭왕 같지 않았다. 단문이 나보다 더 진짜 섭왕 같았다.
그것은 말 못할 내 마음의 병이었다. 나는 이처럼 스스로를 비하하는 의심을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가장 가까운 연랑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위태로워 보여도 진정한 위험은 없었던 내 제왕의 생애 초반에 그러한 의심은 커다란 바위가 되어 깨지기 쉬운 내 왕관을 누르며 내 정신에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나는 괴팍하고 고집 센 소년 천자가 되었다.
나는 예민했다. 나는 잔인하고 난폭했다.(본문 106~107쪽)
*
“그러면 나는? 나는 아직 살아 있느냐?”
“폐하는 만수무강하실 겁니다.”
연랑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이 『논어』를 다 읽기는 그른 듯하구나.”
소란스러운 말발굽 소리가 마침내 밀물처럼 광섭문을 통과해 왕궁으로 쏟아져들어왔다. 나는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서 말했다.
“들었느냐? 이렇게 섭국의 마지막날이 왔다.”(본문 238쪽)
인물의 심리 상태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러한 작법은 모던하면서도, 인물의 성격을 행동이나 언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발화해 욕망과 상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중국 고대소설과 닮아 있다. 전통과 모던의 공존이다. 한편 이미지나 몽환적인 암시 등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주조하고 복선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도 중국 전통소설의 예술적 흔적이다. 소설에서는 ‘새’가 단백의 심경을 대변하고, 분위기를 전환하는 주요한 소재다.
정말 숲속의 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었다.
“날자!”
나는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 그것은 오래 앓아온 내가 입 밖으로 뱉어낸 두 음절이었다.(본문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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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새 한 마리가 내 머리 위를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기괴한 새 울음소리가 여름날의 하늘에 울려퍼졌다. 내 귀에는 그것이 마치 사람 소리처럼 들렸다.
“망했노라…… 망했노라…… 망했노라……”(본문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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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되어서는 자유로이 창공을 나는 새들을 가장 좋아했다. 이십여 종의 새 이름을 알았으며, 그 새들의 울음소리를 구별하고 흉내내기도 했다. 외로운 여행길에서 나는 나처럼 홀로 길을 가는 학자나 장사꾼을 숱하게 만났지만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하지만 새들과는 적막한 길에서 늘 대화를 시도했다.
“망했노라…… 망했노라……”
나는 공중의 새를 향해 외쳤다.
“망했노라…… 망했노라…… 망했노라……”
곧 새떼의 응답이 내 목소리를 덮었다.(본문 280쪽)
무엇보다 참언讖言, 즉, 예언의 적절한 사용이 도드라진다. 참언의 사용은 중국 고대소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이다. 앞서 언급했듯, 『나 제왕의 생애』는 소설 전체가 “섭국의 재난이 머지않았다”는 거대한 저주에 휩싸여 있다. 이 주문은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반복되고, 많은 인물들에 의해 말해짐으로써 힘을 가져 섭국은 결국 소멸하고 만다.
작가 쑤퉁이 전통소설의 작법에서 빌려온 특징들과 ‘폐위된 왕’에게도 눈을 돌리는 작가 고유의 시선, 의식의 흐름을 좇는 모던한 작법으로, 소설은 “예스럽고 우아한 정조”를, “처연함의 미학”’(옮긴이의 말 341쪽)을, “가상역사소설의 짙은 센티멘털리즘”이라는 모순적이고도 독특한 울림을 선사한다.
구매가격 : 10,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