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가문 메디치 3

도서정보 : 마테오 스트루쿨 | 2020-04-2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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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불멸의 가문
메디치가는 도나텔로, 기베르티, 미켈란젤로 등의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문예부흥을 주도하고 피렌체에서 찬란한 르네상스 시대가 꽃을 피울 수 있게 한 가문이다. 따라서 메디치가 없이는 르네상스 시대도 없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한 시대를 뒤흔든 가문의 주요 인물이자 <권력의 가문 메디치> 삼부작의 주인공인 코시모, 로렌초, 카테리나는 현대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이 메디치가의 일원으로서 유럽에 끼친 영향이 다대하기도 하거니와 거대한 권력을 좌지우지했던 사람들 특유의 불가해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한 도시, 한 나라를 다스릴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권력의 가문 메디치>는 피비린내 나는 꽃의 도시 피렌체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배신, 사랑과 같은 인간 드라마를 그리면서 이 매력적인 세 주인공의 통찰력, 리더십, 처세술에 대해 파헤친다.

메디치가의 이야기는 아직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저자 마테오 스트루쿨은 이 삼부작을 쓰기 위해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에서부터 펜싱 교본까지 다양한 자료들을 섭렵했다. 약 2년간의 이러한 철저한 자료조사와 그에게 다대한 영감을 준 뒤마의 작품들로 인해, 이 삼부작은 지적인 역사소설이면서 뒤마의 작품과 같은 속도감 있는 모험소설의 결을 띠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피렌체와 파리를 면밀히 탐방 조사하여 작품의 생동감과 정교함이 더욱 크게 향상되었다. 메디치가에 대한 소설이 별로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 이런 질 높은 작품이 나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메디치가의 훌륭한 장점들을 쉽고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는 점에서도 매우 가치가 높다.
코시모가 등장하는 1권 《피렌체의 새로운 통치자》에서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코시모의 뛰어난 통찰력이 새로이 조명되고 있고, 로렌초가 등장하는 2권 《피렌체를 사로잡은 남자》는 그의 섬세한 리더십과 결단력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다. 카테리나가 등장하는 3권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 파란만장한 궁정에서 살아남아 권력을 쥐었던 카테리나의 놀라운 처세술에 대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문학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를 견인한 메디치가를 재발견하다
이 삼부작의 의의와 매력은 메디치가를 재발견했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논문과 자료들은 메디치가의 정치적 역량에 포커스를 맞춘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 삼부작은 메디치가의 영광스러운 순간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까지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위대한 자’로 불린 로렌초가 권력과 사랑,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또, 30년간 사상 최악의 끔찍한 종교 전쟁이 벌어진 프랑스에서 카테리나가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 온갖 상반된 인간관계를 겪어내는 모습은 어떠한가. 이처럼 이 삼부작은 메디치가의 인물들을 생생히 되살려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찰 또한 담고 있다. 권력과 예술 중심으로 기술되던 메디치가에 대한 묘사에서 한 발짝 더 인간 중심적으로 나아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묘사와 정교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재해석된 500년 전 메디치가 이야기는 이탈리아에서 200여 곳 서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전국적으로 50만 부나 판매되었을 정도로 열띤 호응을 얻었다. 이 작품은 뛰어난 통찰력, 리더십, 처세술에 대한 모범적인 교과서일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인간적인 고뇌까지 아우르고 있는 호소력 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그녀를 이단자, 악마의 숭배자, 부패를 일삼는 여자, 살인자로 묘사했다”
3권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에서 프랑스 왕가로 시집간 카테리나 데 메디치는 달리 의지할 곳이 없는 고립무원 상태에 놓여 있다. 남편이 애첩 디안에게 빠져 그녀의 마음대로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카테리나가 미래의 왕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를 갖는 것뿐. 그래서 카테리나는 미지의 수상한 점성술사 노스트라다무스를 애타게 찾는데…. 과연 노스트라다무스는 어떤 해결책과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가톨릭과 신교로 나뉘어 처절하게 싸우는 종교 전쟁 속에서 카테리나는 어떤 무시무시한 결단을 내리게 될까? 배척받는 이방인의 몸으로 프랑스 최고 권력을 거머쥔 카테리나의 처세술과 그녀가 물려받은 메디치가의 문화유산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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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식과 이완의 해

도서정보 : 오테사 모시페그 | 2020-04-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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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작가)_좋아할 만한 주인공은 누구나 좋아한다. 오테사 모시페그의 독보적인 재능은 도저히 좋아하기 힘든 인물을 등장시키고, 그 어둡고 뒤틀린 면을 다 알고 나서도 그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만드는 데 있다. 읽는 이의 세계를 더 넓히는 건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반쯤 몽롱한 상태로, 자주 큭큭대며 읽었다. 깨어 있거나 잠든 채로 우리는 낙하하곤 한다. 벨벳 같은 암흑을 향해, 또는 가차없는 땅바닥을 향해.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삶이라는 고통에 내동댕이쳐질 때 눈을 감느냐 뜨느냐의 문제다. 나는 이 책이 삶에 대한 애착을 말한다고 믿는다. 잠이 아니라.

마거릿 애트우드_비호감 여자 주인공 가문에 탄생한 신랄하고 웃기고 어두운 새 식구.

조이스 캐럴 오츠_소름 돋게 냉정한 문장으로 숙성시킨 세련된 블랙코미디와 예리한 풍자,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와 영화 <레퀴엠>의 삐딱한 만남이 극강의 강렬함을 선사한다.

뉴욕 타임스_지독히도 염세적인 냉담함으로 글을 쓰지만 모시페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늘 진정으로 즐겁다. 『내 휴식과 이완의 해』 의 배경은 이십 년 전이지만 현재의 일처럼 다가온다. 동면이라는 발상이 매력적이다.

뉴요커_모시페그는 살아 있는 게 끔찍할 때 살아 있다는 문제를 다루는 가장 흥미로운 현대 미국 작가다. 존재의 소외라는 주제에 이상하고도 순수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가디언_모시페그의 지칠 줄 모르는 무자비함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코믹의 외피를 입고 있으며 실제로도 코믹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웃기다고만은 할 수 없고, 그럼에도 웃음이 터진다.

런던 리뷰 오브 북스_모시페그의 글은 은연중에 두려움에 들게 하는 힘이 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드러내는 솔직함, 부드럽게 가슴을 찌르는 문장들이 그렇다. 따라서 이 작품을 그 어떤 것과 비교하는 게 부적절하게 느껴진다.

보스턴 글로브_가슴 찡하고, 섬세하고, 성숙하다. 감히 말하건대, 이 재능 넘치는 작가가 지금까지 써온 작품 중 가장 진솔하다.

NPR_기이하게 매력적인 작품이다. 모시페그는 심술과 도발을 매력으로, 음침함을 뜻밖의 따뜻함으로 만들 줄 안다.

뉴욕 포스트_그저 약동하며 광적으로 재미있기만 한 작품이 아니다. 발칙하고도 속 깊은 걸작이다.


인간의 ‘동면’이라는 환상의 소재를 현실화한 자비 없는 블랙코미디
오테사 모시페그, 『아일린』에 이은 두번째 장편소설

독보적인 개성을 발산하며 영미 문학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오테사 모시페그의 두번째 장편소설 『내 휴식과 이완의 해』는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일 년간 동면에 들기로 계획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차갑고 신랄한 블랙코미디로 그려내 십여 개 이상의 언론사로부터 ‘올해의 책’에 호명되었고, 마거릿 애트우드와 조이스 캐럴 오츠의 호평을 받았다.

현실에서 만난다면 도저히 좋아하기 힘든 인물의 이야기를 집요하고 거침없이 써 보이며 절묘하게도 공감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작가 모시페그. 소년원에서 비서로 일하며 자기혐오로 똘똘 뭉친 24세 여성의 젊은 날을 그린 첫 장편소설 『아일린』에 이어 『내 휴식과 이완의 해』에서는 사망한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아 말 그대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돈을 버는 26세 뉴요커 여성의 염세와 절망어린 나날이 펼쳐진다.

동면에 들겠다는 내 결심이 어느 한 사건의 결과라고 특정할 순 없다. 처음에는 생각과 판단을 막아줄 진정제를 원했을 뿐인데, 왜냐하면 그 끊임없는 공세가 모든 사람과 사건을 싫어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내 뇌가 주변 세상을 비난하는 짓을 조금 덜 하면 삶이 더 참을 만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31p)

“가끔 내면이 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나는 말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싫어요.” (33p)

주어진 부를 그대로 누리고 살아간다면 세상살이의 허들이 꽤나 낮아질 테지만 주인공 ‘나’의 정신은 극복하지 못한 과거의 상처, 끊임없이 떠오르는 온갖 기억, 모든 사람에 대한 혐오와 모든 일에 대한 허무로 매일같이 고통의 정점을 찍는다. “풍자적 냉소를 구사하는 모시페그가 부럽다”고 한 로런 그로프(『운명과 분노』 저자)의 말처럼,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 직설적이고 냉담한 유머를 쏟아내며 삶에 따르는 환멸과 허무에 대해 태연하게 정곡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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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

도서정보 : 피터 케리 | 2020-04-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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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호주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피터 케리
그에게 두번째 부커상을 안긴 기념비적 작품?

<가디언> 선정 ‘최고의 영문소설 100’ ‘21세기 최고의 책 100’
러셀 크로, 조지 매케이 주연 영화 원작소설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는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의 가장 중요한 소설가 피터 케리에게 두번째 부커상을 안긴 기념비적 작품으로, 영국의 식민지배에 항거한 전설적인 민중 영웅 네드 켈리의 파란만장한 삶을 재현해낸 역작이다. 경찰의 추격을 피해 구두점을 생략한 채 거칠게 써내려간 열세 통의 편지를 통해 경찰과 사법조직이 부패한 19세기 오스트레일리아의 현실과 폭압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하층민의 삶이 생생히 되살아난다.

부커상을 두 번 수상한 네 명의 작가 중 하나인 피터 케리는 국제적으로 가장 명성이 높은 오스트레일리아 작가로, 대부분의 작품이 영미권의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거나 후보에 올랐다. 첫 장편소설 『더없는 기쁨』부터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사기꾼』, 부커상과 오스트레일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마일스 프랭클린 상을 동시에 수상한 『오스카와 루신다』 등 주요 작품에서 그가 천착한 주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와 정체성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분투한 초기 정착민의 삶, 광활한 대지의 신화적 세계에서 유리된 현대 도시인의 공허함을 두루 그려온 그는 국가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오스트레일리아 훈장을 수훈했다. 이런 그가 국가적 아이콘 같은 인물인 네드 켈리에 주목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오스트레일리아인이라면 누구나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네드 켈리의 짧고도 격렬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고, 2000년 시드니 하계 올림픽 개막식 때는 경찰에 맞서 스스로 만든 철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그의 상징적인 모습이 무대 중앙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진실과 정의를 부르짖으며 남긴 편지 ‘제릴데리 레터’를 접한 피터 케리는 어법이 부정확한 편지 속 날것의 목소리로 그 삶을 재구성하기로 결심하고 2000년 일곱번째 장편소설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를 발표했다.

철저한 조사와 작가적 상상력의 결합으로 복원된 전설적 영웅의 일대기는 “거부할 수 없는 문학적 복화술의 역작”(<가디언>) “피터 케리가 네드에게 부여한 바로 그 목소리에서 마법이 시작된다”(<옵저버>) “잘 알려진 대상을 다룬다는 대담한 시도가 멋들어지게 성공했다”(<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의 찬사와 함께 영연방작가상을 수상하고 그해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 문학상을 석권했다. 무엇보다 큰 영예는 이 작품으로 두번째 부커상을 거머쥔 것이었다. 이언 매큐언의 『속죄』, 데이비드 미첼의 『넘버 나인 드림』과 나란히 후보에 올라 마지막까지 경쟁했으며 특히 판매고가 세 배에 달하던 『속죄』를 제쳤다는 점에서도 큰 화제가 된 수상이었다. 명실공히 피터 케리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이 작품은 <가디언>에서 2015년 선정한 ‘최고의 영문소설 100’, 2019년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에 이름을 올리며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호명되는 작품성을 입증했고, 러셀 크로, 니컬러스 홀트, 조지 매케이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개봉을 앞두고 다시 한번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는 그저 시민이 되길 바랐을 뿐이다
나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 개××들이 내 혀를 훔쳐갔다
나는 정의를 요구했지만 놈들은 내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딸아, 지금부터 읽게 될 이 글이 진짜 내 이야기다

아일랜드 태생 전과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멸시와 협박에 시달린 네드 켈리. 무허가 술집을 운영하는 홀어머니를 도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던 그는 뜻하지 않게 악명 높은 무법자 해리 파워의 조수로 들어간다. 산악지대의 지형과 쓸 만한 은신처, 도피에 유용한 요령을 배우던 그는 불안정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와 성실하게 땅을 일구며 가축을 키우는 농부의 삶을 꿈꾼다. 하지만 식민지의 현실은 소박한 희망을 허락하지 않고, 열다섯 살 나이로 얼결에 노상강도 혐의를 받아 경찰에 끌려간 이후 부당한 체포와 투옥을 거듭하는 사이 그는 식민 당국으로부터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힌다. 가까이 지내던 경찰 피츠패트릭의 배신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 동생 댄과 산속에 숨어들고, 평소 이들을 따르던 친구 스티브 하트와 조 번이 합류한다.

?당국은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을 파견하지만 접전 끝에 경찰 셋이 사망하자 ‘캘리 갱’이라는 이름으로 현상금을 내건다. 그때부터 이들 넷은 식민정부에 대한 항거의 표시로 영국 출신 목장주의 재산을 약탈하고 정부 소유 은행을 털어 도피자금을 챙기는 한편 가난하고 억압당하는 식민지 농부들에게 돈을 나눠준다. 폭압의 역사가 피에 새겨진 하층민들은 그에게 지지를 보낸다. 그사이 네드는 같은 아일랜드 출신의 메리 헌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권유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 시작한다. 도피생활이 길어지자 메리는 뱃속의 아이와 함께 미국으로 몸을 피하고, 네드는 자기 때문에 체포된 어머니를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에 남아 의회 의원과 신문사에 편지를 보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마침내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펼치고 수백 명의 병력에 포위당한 켈리 갱은 직접 제작한 철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채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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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오스트레일리아를 온몸으로 살아낸 전설적 영웅
날것으로 쏟아내는 분노와 저항감
살아 숨쉬는 이야기의 압도적 힘!

당시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의 정치범이나 반체제 인사, 특히 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했던 인물이 추방되는 유형지였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전과자 4분의 1은 아일랜드 출신이었고, 영국인의 이름을 당당히 부를 수조차 없던 이들은 토지를 불하받아도 대대로 빈곤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일부는 울창한 숲에서 노상강도를 일삼으며 경찰과 치안판사의 적이자 가난한 자의 친구, 자유의 상징이 되었으며 해리 파워와 그의 가르침을 받은 작품의 주인공 네드 켈리가 그 대표적인 예다.

소설은 극빈한 어린 시절부터 경찰과 마지막 총격전을 벌이기까지의 짧고도 격정적인 삶을 네드 켈리가 아직 만나보지 못한 딸에게 편지를 통해 전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그 자신이 조 번에게 남긴 실제 편지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문체는 교육받지 못한 하층민이자 공권력에 쫓기며 정의를 호소하는 도망자의 절박한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쉼표와 마침표를 생략하고 줄임말과 기호를 과감히 사용하며 내달리는 언어는 부당한 폭압의 역사에 온몸으로 항거하는 분노를 맹렬하게 전하고, 아일랜드 출신 농민이 많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경험은 한층 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네드가 몸담고 있던 공동체에서 극히 자연스러웠을 비속어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인물 메리 헌과 둘 사이의 딸을 위해 검열되어 있다.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소탈하고 때때로 시적이기까지 한 입말은 지식과 어휘에 한계가 있지만 영리하고 재치 있는 청년, 식민의 폭압에 마주한 가족을 위해 어둠의 길을 걸어야 했던 헌신적인 아들, 의리 있는 친구, 사랑이 넘치는 남편이자 아버지의 다채로운 내면을 굴곡진 삶의 여정과 함께 펼쳐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이미 여러 편의 전기가 나와 있고 누구나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인물의 일대기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은 네드 켈리라는 인물을 저 먼 곳의 신화적 존재가 아닌 살과 뼈가 있고 온기가 도는 인간으로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교수대에서 스물여섯 해의 짧은 삶을 마감했지만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화려하게 부활한 그는 최소한의 자존을 유지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자유와 정의를 부르짖었던 한 사람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 본문에서

내 나이 12살에 아버지를 잃었으니 거짓과 침묵 속에 자라는 게 어떤 건지 안다 내 사랑하는 딸아 너는 지금 너무 어려서 내가 쓰는 글을 조금도 이해 못하겠지만 이 이야기는 너를 위한 것이고 거짓은 하나도 없다 내가 거짓을 말한다면 지옥불에 떨어질 것이다.
하느님이 허락하신다면 네가 이 글을 읽을 때까지 목숨을 부지해서 지금 이 시대에 우리 불쌍한 아일랜드인들이 얼마나 억울하게 살았는지 네가 알고 놀라서 검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딱 벌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19쪽)

나는 비치워스 감옥으로 돌아갔고 거기서 교도관들이 나를 홀딱 벗기고는 베이고 피 나는 머리를 박박 밀면서 협박과 모욕을 해댔다. 하지만 불이 너무 뜨거우면 생나무도 타는 법이다 나는 강물이 세차게 흐르는 강가에 앉아 숱한 밤을 보냈다 비는 그칠 줄 몰랐고 새파란 생나무들이 비도 끌 수 없는 분노의 불길 속에서 거품을 일으키며 활활 타올랐다. (261쪽)

어머니가 말했다 넌 내 인생이 얼마나 한심한지 몰라 여기서 사는 게 어떤지 잊었다 염×할 이웃들은 틈만 나면 닭이나 송아지를 훔쳐다 가두지 경찰은 날마다 찾아와 내 새끼들 잡아가려고 문을 두드리지. (273쪽)

나는 평생 어머니를 곁에서 지켰다 10살 때 어머니에게 고기를 주기 위해 머리 씨의 암소를 죽였다 우리 불쌍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어머니를 도와 일했다 나는 맏아들이라 농사일을 거들기 위해 12살 때 학교를 그만뒀다 어머니가 금을 가질 수 있도록 해리 파워를 따라나섰다 먹을 게 없을 때는 열심히 일했다 돈이 없을 때는 훔쳤다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프로스트&킹이 사슬에 묶인 암캐에게 접근하는 비겁한 들개처럼 주위를 맴돌 때 어머니를 보호하려고 애썼다. (365~366쪽)

내 딸아 어떤 이야기를 더 듣게 될지 기다려보렴 결국 가난하고 못 배운 우리 같은 사람들도 불속에서 고귀해질 테니까. (406쪽)

어머니는 갓난아기까지 빼앗겼소 내가 말했고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인 그들은 무자비한 법의 공포를 너무나 잘 알았다 그들의 피에는 부당함에 대한 역사적 기억이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 은행원이나 목장 감독이라고 해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체포된 적이 없다고 해도 강제로 감옥에서 흰 두건을 쓰는 게 어떤 건지 마음속 깊이 알고 있었다 간수 눈을 똑바로 봤다고 채찍질을 당하는 게 어떤 건지 알았다 상류층 말을 쓰는 나방도 그런 공기를 마시며 살았기에 부당함이라면 골수에 사무치도록 잘 알았다. (476쪽)

대영제국이 지원자를 부족함 없이 대줬다 단지 우리 친구라는 죄로 땅을 임대받지 못한 사람 정부의 강요로 밀을 심었다가 녹병으로 농사를 망친 사람 밴 디멘스 랜드 감옥의 삼각 형틀에서 몸이 망가진 사람 아들을 감옥에 보낸 사람 힘들게 얻은 땅을 목장주에게 빼앗긴 사람 위증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사람 허구한 날 가축을 몰수당하는 데 진저리난 사람. (518쪽)

나는 그저 시민이 되길 바랐을 뿐이다 나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 개××들이 내 혀를 훔쳐갔다 나는 정의를 요구했지만 놈들은 내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5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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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에 쏟아진 찬사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누구나 네드 켈리의 전설을 듣고 자란다. 극빈한 어린 시절부터 교수형을 당한 스물여섯 살 때까지, 피터 케리가 탁월하게 복원해낸 그의 생애는 다이아몬드 원석처럼 순수하다. 딸을 위해 비속어를 검열하고 쉼표와 마침표를 생략한 채 이어지는 문장이 당시 오스트레일리아 사회의 질감을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실존하는 기록으로까지 읽히는 이 작품은 진지한 소설이자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다. 찰스 디킨스와 코맥 매카시, 오스트레일리아의 멜랑콜리한 정조가 결합된 크고 꽉 찬 소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작가는 세피아톤의 전설을 눈부시고 강렬하게 채색했고, 저 먼 곳의 신화에 온기가 도는 살과 뼈를 붙여주었다. 코미디와 파토스가 생동하는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는 당신이 소설에 기대하는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뉴욕 타임스

스스로 네드 켈리가 된 작가의 독창성과 공감능력, 시인의 귀는 아무리 상찬해도 부족하다. 교육받지 못한 무법자의 문체가 모든 페이지에서 독자를 기쁘게 한다. 존 업다이크(소설가)

피터 케리는 노련하고 영리한 작가다. 액션과 사건으로 가득차 있고 오스트레일리아 미개척지의 모든 현란한 빛깔이 담긴 작품. 뉴욕 리뷰 오브 북스

피터 케리가 네드에게 부여한 바로 그 목소리에서 마법이 시작된다. 한 페이지도 빠짐없이 실감나고 충격과 신선한 기쁨이 이어진다. 단순하고 직설적이고 생생한 구어체는 유머러스하고도 품격 있으며, 무엇보다 시적이다. 숨기는 것 없이 정직한 목소리와 투명한 언어가 진정 위대한 영웅의 마음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옵저버

거부할 수 없는 문학적 복화술의 역작. 구두점을 생략한 육성이 통쾌하게 쏟아진다. 때로는 신화적이고 때로는 섬세한, 잃어버린 미개척지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 가디언

피터 케리는 지금까지도 탁월한 작품을 발표했지만, 이 소설은 단언컨대 그의 최고작이다. 잘 알려진 대상을 다룬다는 대담한 시도가 멋들어지게 성공했다. 제대로 빚어진 강렬한 소설. 데일리 텔레그래프

피터 케리는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보다 깊이 있고 풍성한 이야기를 전할 수단과 방법을 찾아냈다. 워싱턴 포스트

주목할 만한 성취. 강렬한 감정을 경험할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속도감. 오스트레일리아 미개척지의 모험 서사로서, 심리·역사 드라마로서 전적으로 설득력 있는 작품이다. 상상력의 스펙터클한 묘기. 보스턴 글로브

전설적인 민중 영웅의 황홀한 연대기. 덴버 포스트

구두점을 생략하고 때때로 어법에 맞지 않는 켈리의 글은 이해가 어렵기는커녕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길어낸 모더니스트의 살아 숨쉬는 독백으로 느껴진다. 피터 케리의 손에서 되살아난 그의 목소리는 최면을 거는 듯하고, 이제껏 보지 못한 시적인 간결함 속에 연민과 신랄함, 분노와 저항감이 모두 담겨 있다. 선 헤럴드

구매가격 : 11,600 원

컬러 퍼플 (세계문학전집 187)

도서정보 : 앨리스 워커 | 2020-04-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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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3년 퓰리처상
★ 1983년 미국도서상
★ 뉴스위크 선정 ‘역대 최고의 명저 100’
★ 미국대학위원회 SAT 추천도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이자
열정적인 사회운동가 앨리스 워커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과 문화, 역사를 조명해온 앨리스 워커는 1944년 미국 조지아주 이턴턴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소작농이었으며 워커는 여덟 남매 중 막내였다. 여덟 살 때 오빠가 쏜 비비탄 총에 맞아 오른쪽 눈을 실명했다. 눈가의 흉터와 시각장애로 또래에게 놀림받으며 점점 남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게 되었고, 자신이 “속한 세상이 너무나도 힘들어 책을 자신의 세상으로” 삼았다. 몇 년 뒤 흉터를 제거하면서 차츰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느꼈다. 1961년 장애인 장학금을 받아 애틀랜타의 스펠먼대학교에 입학했고, 당시 교수였던 역사가이자 사회운동가인 하워드 진과 스토턴 린드의 영향으로 흑인민권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년 뒤 뉴욕의 세라로런스대학교로 편입했고, 졸업 후 인권운동을 위해 남부로 귀향해 조지아주와 미시시피주에서 흑인 유권자 등록 운동을 펼쳤으며 이때 만난 유대인 변호사 멜빈 로즌먼 레벤탈과 1967년 결혼했다. 1968년 원치 않는 임신과 중절로 겪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담은 첫 시집 『한때』를 발표했고, 1970년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미국 남부의 흑인 소작농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삶을 그린 첫 장편소설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번째 인생』을 출간했다. 이후 단편집 『사랑과 고통』, 시집 『혁명하는 피튜니아』, 장편소설 『머리디언』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한편 웰즐리대학교와 매사추세츠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했고, 1980년대에는 여성주의 저널 『미즈』의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1982년 『컬러 퍼플』을 출간해 이듬해 미국도서상과 흑인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잡았다. 1983년 첫 산문집 『어머니들의 정원을 찾아서』를 발표했고, 이 책에서 처음으로 ‘우머니스트’라는 말을 쓰며 새로운 사상인 ‘우머니즘Womanism’을 주창했다. 우머니즘은 ‘흑인 또는 유색인 페미니즘’을 뜻하며 흑인 여성과 페미니즘 운동을 결합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다. 또한 반핵·반전·환경보호에 관한 의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여성에게 행해지는 할례 등의 폭력적인 관습에 반대하며 열정적인 사회운동가로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컬러 퍼플』은 출간되자마자 문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은 작품으로, 그의 세계관이 집약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워커는 이 소설을 통해 가정 내 강간과 폭력 등 그간 쉬쉬대던 사회문제를 세상에 드러내고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제목인 ‘컬러 퍼플(보라색)’은 “자신과 공동체를 사랑하고 음악과 춤, 달과 영혼을 사랑하는 강렬한 열정으로 가득찬” 여성, 우머니스트를 표현하는 색이자 상처 입은 영혼에게 고통과 억압, 차별적인 현실 속에도 해방과 구원의 메시지가 자연 곳곳에 숨어 있음을 알려주는 신비로운 빛깔이다.

“우리가 보랏빛 일렁이는 어느 들판을 지나가면서도 그걸 알아보지 못하면 신은 화가 날걸.” _본문에서


사랑하고 사랑받음으로써 새로운 주체로 다시 태어나는
여성들의 뜨거운 결속에서 발화하는 희망의 불꽃

『컬러 퍼플』은 1900년대 초 미국 조지아주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가부장제, 인종차별, 성차별의 다층적인 억압 상황에 놓인 흑인 여성 ‘셀리’의 삼십여 년에 걸친 인생 역정을 다룬다.

셀리는 아빠에게 여러 차례 강간당하고 두 아이를 낳기까지 하나 둘 모두 아빠가 어디론가 보내버려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이후 아빠의 강요로 학교를 그만둔 뒤,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아이들을 키워줄 여자를 찾는 ○○ 씨와 결혼한다. 동생 네티와의 연락도 끊긴 채 ○○ 씨의 아이들을 돌보며 힘든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 씨가 사랑했던 여자 슈그가 집에 와 머물게 되고, 셀리는 그와의 만남을 통해 서서히 자신이 귀중한 존재, 충만한 신성神性의 일부임을 깨달아간다.

『컬러 퍼플』의 주인공 셀리는 남편에게 강간과 학대를 당하고, 그의 연인에게 사랑을 느꼈던 워커의 할머니를 모델로 고안되었다. 서문에 따르면 이 책은 “영적 포로로 인생을 시작하지만 자신의 용기와 타인의 도움으로 자유를 얻는 사람, 그 과정에서 자신 역시 자연과 마찬가지로 지금껏 멀게만 느꼈던 신성의 아름다운 표현임을 깨닫는 사람의 힘겨운 여정을 탐구”하고 있는데, 남편의 연인인 슈그는 셀리로 하여금 고유한 종교적 경험을 통해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인물이다. 그는 셀리가 스스로를 가치 있고 사랑받을 만한 존재로 자각하게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소설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만연한 현실에서도 섹슈얼리티에 따른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해, 워커는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체한다.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느질에 ○○ 씨를 참여시키고, 아들 부부인 하포와 소피아 역시 집안일을 나누는 데 있어 성역할의 전형성을 따르지 않는다. 또 슈그와 소피아는 남성의 폭력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인다.

『컬러 퍼플』은 출간 당시 많은 찬사를 받는 한편으로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법적 평등은 이루었지만 현실의 인종차별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상황에서, 인종문제보다 남녀문제를 더욱 두드러지게 제시하고 흑인 남자는 ‘미개하고 폭력적’이라는 편견을 강화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워커는 성차별적 현실 속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고난을 전면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가부장제와 인종차별의 고통을 함께 겪는 남성들 또한 사랑으로 이해하고 포용하고자 했다. 소설 속 ○○ 씨는 홀로 남겨진 뒤 삶의 의욕을 잃고 방에 틀어박히는데, 이때 쇠약해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집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 역시 주위 사람들의 이해와 사랑, 그리고 위로다. 워커는 흑인 남자들이 “끔찍한 사람”처럼 보일지라도 종내에는 “사랑 많고 너그럽고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워커는 흑인들이 겪는 이 같은 고통이 개개인의 특수한 경험이 아니라 공동체가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임을 깨달았고, 그들의 고통을 완화시키고 희망을 품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상처 입은 영혼들 사이의 사랑과 연대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손을 내민다. 혹사당하고 박탈당하는 삶 한가운데서도 각자가 지닌 내면의 힘을 발견하고 용기를 내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돕는다. 워커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온전한 공동체를 꿈꾸며, 이러한 참혹한 현실과 그로부터 얻은 자신의 통찰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을 완성해냈다. 그의 작품은 “타격을 줄이려 하지 않으면서 가능성에 대한 믿음, 용서와 친절과 희망에 대한 믿음을 확고하게 붙들 수 있도록 확신을” 안겨준다.

아름다운 상상력과 공동체에 대한 깊은 연민으로 쓰인 이 소설은 사랑이 지닌 구원에의 가능성을 증언한다. 인종·성·종교에 따른 편견과 억압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즐겁게 사는 세상,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온전한 사회, 모두의 자유와 해방을 꿈꾼 앨리스 워커. 그의 말처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세상을 구할 것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데미안

도서정보 : 헤르만 헤세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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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는 이른바 초기의 작품에서 후기로 전환하는데 이《데미안》의 다리를 건너간 것이다. 연대적으로도 그 중심이 되는 1919년 1차 대전 직후에 발표된 것이다. 누구도《데미안》을 읽고 얼핏 그것이 헤세의 작품이라고 말하지 못한다.(그의 초기 작품만을 읽은 독자에게 있어서), 그만큼《데미안》은 헤세의 인간과 문학에 뚜렷한 획을 그은 것이다.

구매가격 : 4,000 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rt&Classic)

도서정보 : 주식회사 퍼엉(puuung inc.)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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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고전과
오늘을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만나는 새로운 시도,
아트앤클래식

오랜 세월을 건너며 사람들의 삶 가운데 깊이 자리한 아름다운 고전들.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아온 명작과 오늘을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감각이 하나로 만난 새로운 클래식 시리즈, 아트앤클래식Art & Classic의 첫 책이 출간되었다. 고전을 색다르게 만날 수 있도록 안내할 아트앤클래식은 1년여의 기획 기간을 거쳐 고전 작품을 선별하고, 그에 어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되었다.
첫 책은 세계가 사랑한 일러스트레이터 퍼엉이 재해석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일상 속 따뜻한 정서를 공감 가득한 그림으로 담아내온 퍼엉 작가는 자신만의 감성으로 이 책을 읽어내어 유쾌하고, 신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덕분에 우리는 그림을 넘겨보는 것만으로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빠져들었던 것처럼 이상한 나라로의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앨리스의 꿈속 이야기가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는 말
“부탁인데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말해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가 회중시계를 든 시계 토끼를 쫓아 토끼 굴로 빠져들어 만난 이상한 나라와 그곳에서 겪은 모험을 담은 이야기이다. 주인공 앨리스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때론 기이하고, 때론 어설픈 여러 동물들과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모두 저마다 독특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앨리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가르치려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앨리스는 그 무엇에도 주눅 들지 않고 그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하며 모험을 지속한다.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인물들은 때론 철학적 질문과 답을 던지기도 하는데, 늘 웃고 있는 체셔 고양이는 어디로 가야 할지 묻는 앨리스에게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다”고 답해주고는 “계속 걷는다면 결국 어딘가에 도착하게 될 거라”는 말을 남긴다. 그런가 하면 물담배를 피우는 애벌레는 앨리스에게 “넌 누구니?”라는 질문을 던져 외형의 변화가 자신의 본질을 달라지게 할 수 없다는 걸 일깨우기도 한다.
물론 ‘목을 베라’고 명령하는 것 외에 다른 해결 방법이 없는 하트 여왕이나 말도 안 되는 판결을 내놓는 하트 왕의 모습을 통해 어른들의 세상을 비웃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그 어떤 교훈적 형태도 취하지 않는다. 그저 앨리스에게 일어난 일들을 앨리스라는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이해하고, 보여줄 뿐이다.


긴 이야기와 긴 꼬리,
언어유희로 가득 찬 세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유독 말장난이 많은 이야기다. 긴 꼬리를 가진 생쥐가 눈물 웅덩이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내 이야기는 슬프고도 길단다”라고 말하자 앨리스는 “아무렴, 네 꼬리는 길지”라고 답한다. 이야기tale와 꼬리tail의 영어 발음이 동일한 것을 이용한 말장난이다. 이야기 전체에 이런 말장난은 수없이 많이 등장한다. 우리말로 옮기는 데 있어서 이 부분은 가장 많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지금까지 출간된 책들은 대개 우리가 이해하기 좋게 한국어의 운율을 살리거나 한국 문화에 적용될 수 있는 말들로 옮겨지곤 했다.
긴 고민 끝에 이 책에서는 작가의 의도를 확연히 알아차릴 수 있도록 최대한 원문에 충실하게 옮기고, 꼼꼼하고 세심하게 주석을 달았다. 언어유희 자체가 하나의 이상한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고, 또한 독자들이 말장난으로 가득 찬 이상한 나라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아트앤클래식의 첫 번째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65년 출간된 이래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판타지의 고전을 전혀 다르게 읽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언어유희의 읽는 재미와 함께 특별히 퍼엉 작가만의 감성으로 채워진 일러스트를 찬찬히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설핏 보면 넘겨버릴 수도 있는 그림 속 이야기들이 환상 나라의 모험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할 테니 말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달걀과 닭

도서정보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 2020-04-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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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불협화음’을 내는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좋아하는 여성작가를 만나기 위해 마르그리트 뒤라스, 엘프리데 옐리네크, 버지니아 울프를 거쳤지만, ‘환상적인 불협화음’을 내는 리스펙토르야말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다.”
“「달걀과 닭」은 희게 번득이는 빛의 칼날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런 칼날에 베이는 것을 사랑한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종이의 촉감을 가진 광선이 피부 속으로 곧장 들어와 나라고 불리는 한 순간을 직선으로 투과하고 빠져나간다. 나는 희고 투명하게 피폭되었다. 그런 느낌을 이 단편집 번역 작업 내내 이어졌다.”
- 배수아


1 생생하고 다채로운 색깔을 띤 20세기의 가장 신비로운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1920-1977)는 20세기 브라질의 가장 위대한 작가로, ‘진실을 꿰뚫는 천재’, ‘진실로 뛰어난 작가’, ‘인물 묘사의 천재이자 문학적 마술사’, ‘마를린 디트리히 같은 용모에 버지니아 울프같이 쓰는 희귀한 인물’ 등으로 불렸다.

“리스펙토르는 이전에 누구도 쓰지 않았던 듯이 쓰는 능력이 있다. 20세기의 숨은 천재 중 한 명이다. 플랜 오브라이언과 보르헤스, 페소아와 같은 일족이며, 전적으로 독창적이고 뛰어나며, 뇌리에 박혀 마음을 건드리는 글을 쓴다.”
- 콜름 토이빈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에 관한 모든 것이 믿기 어렵다. 대단한 미모, 이른 명성, 독창적인 목소리, 브라질의 상징이라는 지위, 열정과 가면 그리고 고향 우크라이나에서의 대학살을 피해 브라질 레시페에 정착한 가난한 유대인 집안의 딸이라는 가족사. 현대문학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중요도는 버지니아 울프에 버금갈 것이다.”
- 주디스 서먼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 예리하고 깊숙하게 꿰뚫어보는 시선, 이집트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눈꼬리가 위로 치켜올라간 독특하고 신비로운 눈빛, 낮고 느린 템포의 말투, 메탈릭한 저음의 목소리와 살짝 이국적인 발음.”
- 배수아

클라리시 리스펙토르는 냉철한 지성과 통찰력, 순진한 놀라움에서 사악한 코미디로 바뀌는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표현대로 삶의 다양한 스캔들 속에서 우리 존재를 있는 그대로 생각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포착하려 시도한다. 문학계 안에서도 밖에서도 실질적인 계보를 찾을 수 없는 놀라운 작가이다.
- 레이첼 쿠쉬너


2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 및 문체에 대하여
얼마나 기이한 문장들인가. 얼마나 기이한, 이야기 없는 이야기인가. 그리고 얼마나 기, 이. 한. 목소리인가.

예측할 수 없는 부조리와 돌연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글은 구조나 플롯으로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전체 이야기가 하나의 덩어리로, 한꺼번에 다가온다. 글쓰기의 테크닉을 전혀 발휘하지 않거나 혹은 아예 무시하는 듯 보임으로써 도리어 증폭되는 효과가 있다.

그녀는 전 작품을 통해서, 가난한 이민자의 가족으로 북동부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과 성인이 된 후 리우에서의 시절을, 명백한 유대인으로서, 그리고 동시에 명백한 브라질인으로서, 사회적이면서 동시에 추상적으로, 비극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종교와 언어의 질문에 실어 표현했다.


3 대표작 「달걀과 닭」에 대하여
「달걀과 닭」은 신비하게 읽히며, 실제로 오컬트적인 요소가 있다. 난해하면서도 심오한 이야기인 것이 맞다. 그래소 아마도 (낭독회의) 청중들은, 내가 모자에서 도끼라도 꺼내서 보여주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아니면 갑자기 트랜스에 빠지거나. 하지만 나는 일생 동안 그런 짓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내 영감은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무의식의 정교한 작업이며, 그것이 저절로 누설되는 형태로 표면에 나타난 결과물이다. 게다가 내가 글을 쓰는 것은 타인에게 어떤 종류든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4 클라리시 리스펙트로의 작품에 대한 페미니즘적 해석에 대하여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버지니아 울프는 클라리시의 작품 세계를 말할 때 항상 비교되는 인물이다. 예를 들자면, “남미의 버지니아 울프”, 또는 “버지니아 울프처럼 글을 쓰는, 그레타 가르보의 외모를 지닌 작가”니 하는 식으로. 클라리시의 사후에 그녀의 작품 전반과 생애를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마치 카프카가 여자인 것처럼, 릴케가 우크라이나 출신 브라질 유대인 여인인 것처럼, 만약 랭보가 어머니였다면……. 바로 그 지점에서 리스펙토르의 글쓰기는 시작된다.
-엘렌 식수


5 배수아 번역의 『G. H.에 따른 수난』(근간)에 대하여
하나의 인생은 서로 영원히 만날 일이 없는 두 갈래로 갈라진 길이다. 지금 『G. H.에 따른 수난』은 내 의식에 가장 깊게 달라붙은 책 중의 하나가 되었다. 설사 한 명의 고독한 인간 여자와 한 마리 벌레 이외에, 다른 모든 디테일은 없거나, 잊힌다 하더라도. 어떤 독자에게 『G. H.에 따른 수난』은, 카프카 이래로 가장 신비로운 작품이 될 것이다.
- 배수아

구매가격 : 10,000 원

1Q84 세트

도서정보 : 무라카미 하루키 | 2020-04-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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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6일 아침 아홉시. 일본 주요 서점가 앞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날 아침 발매되는 『1Q84』 3권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 앞에 독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것이다.

과연 아오마메는 총구를 당겼을까? 덴고가 아버지의 침상에서 목격한 소녀 아오마메는 어디로 갔을까? 풀리지 않은 1,2권의 미스터리에 잠 못 이루던 수많은 일본 독자들은 3권의 발매 소식에 환호했다.

1,2권과 마찬가지로 일본 예약판매 첫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3권. 초판은 50만 부를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바로 20만 부를 추가 제작했다. 또한 하루키는 2010년 상반기 서적 매출을 총정리하여 발표한 오리콘 도서 랭킹에서 작가별 종합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산케이신문 발표에 따르면 2010년 7월 1일자로 일본에서만 1~3권 총합 377만 7천부가 팔렸다는 『1Q84』의 기록은 한마디로 경이롭다.

한국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2009년 출간된 1,2권은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19주 연속 종합 1위에 올랐고, 8개월 만에 백만 부 이상이 팔리며 한국 출판사상 최단기간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또한 2010년 7월 16일 온라인서점 예약판매를 시작한 3권은 예판 이틀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예판 종료를 하루 앞둔 현재 총 3만여 부가 판매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덴고, 지금 어디 있어?
빨리 나를 찾아줘. 다른 누군가 나를 찾기 전에……

3권을 우리보다 먼저 읽은 일본 독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결국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아오마메와 덴고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면서, ‘굉장한걸, 역시 대단해’의 연발! 대만족이었습니다.(일본 아마존 독자 cocoapple)” “어른이 되어서는 다 잊은 줄로만 알았던, 어린 시절 처음으로 굉장한 만화나 소설, 영화를 봤을 때의 그런 감정을 다시 맛보았다.(일본 아마존 독자 はちみつ大好)” “지금까지의 소설 중에 가장 다르지 않나 싶다.(일본 아마존 독자 tommy)”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라카미 월드, 3권도 단숨에 다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일본 아마존 독자 다가타가)”


모두가 기다렸던 3권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달라진 구성이다. 1,2권을 집필할 때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구성을 염두에 두었던 하루키는 3권을 구성하면서 바흐의 <3성 인벤션>을 참조했다고 밝히고 있다. 덴고와 아오마메의 장이 교차되었던 1,2권과는 달리, 덴고와 아오마메, 그리고 독자의 허를 찌르는 제3의 인물이 매 장을 번갈아 진행하게 된다. 작가는 이로 인해 작품이 더욱 ‘폴리포니적인(다성적인) 목소리’를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BOOK3을 시작하고, 세 가지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부터 각각의 관계는 한층 복잡해집니다. 이 각각의 목소리가 감응하여 서로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서로 쫓고 쫓긴다든가 하면서요. 시간성도 더욱 복잡해집니다. 쓰면서 뇌 안에서 새로운 근육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세 인물의 목소리가 교차하면서, 시간성과 플롯이 더욱 풍부해진 3권은 분량도 1,2권에 비해 약 100여 페이지가 더 길다. 그럼에도, 1Q84의 세계를 떠나고자 하는 아오마메, 아오마메를 뒤쫓는 ‘선구’, 아오마메를 지키는 다마루와 노부인,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비밀을 밝히려는 덴고, 그런 덴고를 수호하는 후카에리, 그리고 덴고와 아오마메를 동시에 추적하는 제3의 인물 등으로 책장은 숨 돌릴 새 없이 가쁘게 넘어간다.

과연 덴고와 아오마메는 서로 만나게 될 것인가? 그리고 두 사람은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갈망을 부르는 끝없는 이야기의 샘,
BOOK4는 출간될 것인가?

아름답고도 충격적인 3권의 결말을 읽은 뒤에도, 독자들의 궁금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리틀 피플과 어두운 숲속,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년’이라는 새롭고 거대한 세계의 서사는 독자들로부터 마치 이야기에 대한 ‘끝없는 갈망’을 이끌어내는 듯 보인다. 하루키는 독자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 소설을 읽다가 궁금해져서 질문이 생기면, 그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다른 수수께끼 같은 질문과 패러프레이즈Paraphrase(바꿔 읽기, 바꿔 쓰기)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읽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독자가 각자 자기 나름대로, 수수께끼를 다른 형대로 치환해가는 것이죠.

소설이라는 것은 원래가 그렇게 치환하는 작업입니다. 마음속 이미지를 이야기의 형태로 치환해나가는 것입니다. 그 치환은 어떤 경우에는 수수께끼처럼 보일 겁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1권과 2권을 읽은 후에 BOOK3를 계속 쓰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상관없습니다. 이번 BOOK3는 “나라면 이렇게 쓰겠습니다”라는 하나의 예증인 셈입니다. 내 쪽이 BOOK3는 더 잘 쓸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할 것 없죠. 내가 쓴 BOOK3는 1,2의 세계가 내 안에서 환기시킨 풍경을 나 나름으로 깊이 추구한 것입니다. 꽤 깊은 곳까지 좇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작가인 하루키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은 역시 3권에 이어 4권이 출간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루키는 일본 신초사에서 펴내는 문학계간지 <생각하는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음 권이 나올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나도 모릅니다. 장편을 쓸 때, 저는 거의 매일 쉬지 않고 씁니다. 다른 건 전혀 쓰지 않습니다. 머릿속이 이미 완전히 ‘장편소설 뇌’ 상태가 되니까요. 그렇게 하기를 3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내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만들어내려면, 또다시 여러 가지를 끌어모으기 위한 나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음에 내 안에 무언가가 쌓였을 때, 무엇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는 스스로도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아요. 그저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자면서 기다릴 뿐입니다. 그래서 『1Q84』‘BOOK4’나 ‘BOOK0’가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요.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전에도 이야기는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라는 겁니다. 그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수태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음 권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죠.”

끝으로, 방한을 애타게 기다리는 한국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부탁한다는 편집부의 요청에 하루키는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실은 아직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고, 왜 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왜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가까운 곳이라 갈 기회가 없었고, 그래서 가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가지 않는 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웬일인지 갈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슬슬 마라톤경기에 출장할 겸 개인적으로 살짝 다녀올까 하는 참입니다(한국에도 마라톤 경기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죠).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리셉션에 참석한다든가,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힌다든가,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든가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들은 가능한 한 피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가면 굉장한 환영을 받을 테니 각오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도 한국 행을 주저하게 되는 한 가지 이유일지 모르겠습니다. 환영받는 것은 물론 기쁩니다(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다면 곤란하겠죠). 하지만 시끌벅적한 자리에서는 금방 피곤해지고 맙니다. 일본에서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은 거의(절대) 없습니다. 이해해주세요.

미국 대학에 있을 때는, 유학중인 한국인 유학생과 자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두 제 소설을 열심히 읽어주고 있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모두 젊고, 나와는 꽤 나이차가 있었지만, 그래도 여러 주제의 이야기를 즐겁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개인과 개인의 교류라면, 늘 대환영입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공식적인 분위기가 되어버리면, 여러 가지로 어려운 문제들이 생기죠. 이런 일들에 대해 훌륭한 대안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일본에도, 나와 같은 세대인 60세가량부터 10대까지 독자층이 존재합니다. 집에서 부모와 아이가 같은 책을 보고 있다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 제게는 기쁜 일이지요. 나는 지금의 10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거의 알지 못합니다만, 그래도 ‘이야기’는 세대나 언어를 초월해 기능하는 깊고 큰 장치입니다. 나는 그 힘을 믿고 싶습니다. 한국 독자 여러분들과도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기쁨은 없습니다.”


1Q84에 쏟아진 찬사

그는 이 소설을 기점으로 확실히 변했다.
상실을 노래하던 젊은 작가는 이제 온기를 이야기한다.
이번 하루키 소설 속 사랑은 현실에 닿아서 부식되거나 왜곡되는 사랑이 아니고
새로운 의욕과 더욱더 절실한 현실을 낳는 사랑이다. _정혜윤(CBS 피디)

´하루키적´인 모든 것들이 녹아들어 있다.
그러나 그 모두에 앞서 이 소설은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_한국일보

사랑과 인연의 안타까운 엇갈림을 겪어본 독자라면 공감의 농도는 더 진해질 것이다. _조선일보

하루키 필생의 역작으로 보인다.
강한 스토리 전개의 힘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을 일으키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_한겨레

개성 뚜렷한 등장인물들이 품고 있는 불가사의한 과거의 상처들과 실타래처럼 엮인 비밀들을
감칠맛 나게 풀어간다. _동아일보

작품은 오래 공들인 만큼 그동안 하루키가 보여 줬던 소설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능숙한 필치도 그렇고, 남녀 주인공의 애달픈 사랑 얘기를 은근히 섞어내는 솜씨도 그렇다._서울신문

전작을 넘어서는, 하루키의 세계 안에서 만들어진 또다른 세계!
한번 손을 대면 멈출 수 없는 하루키 소설 특유의 가독성에 정점을 찍는 느낌이다._무비위크

인간이기에 그 속에 늘 함께 할 수밖에 없는 ‘환상’과 ‘현실’ 사이의 두려움. 이를 어루만지는 문장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작가. _네이버 블로거 빵굽는타자기

‘정말 재밌는 책´ 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몇 번이나 내려야 하는 버스정류장을 지나친 건, 책 읽기를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_네이버 블로거 자유

이게 진짜다. 이 소설이 진짜다._예스 24 독자 hynews20

아, 정말 하루키씨는 엄청난 것을 들고 와버렸다. <1Q84>는 하루키 문학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_예스 24 독자 반코츠

다 읽고 나자 읽을거리가 없다는 데에 상실감이 너무 크다. 정말 최고다!! _알라딘 독자 donuts76

『1Q84』처럼 ’재미있는 소설’이라면 10권까지 나온다고 해도 환영이다. _알라딘 독자 리아트리스

클라이맥스 부분을 읽을 때는 내가 글씨를 읽고 있는 게 아니라 글씨가 나를 읽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그렇게 독자를 강하게 끌어안는다. _알라딘 독자 벚꽃지는 계절에

『상실의 시대』의 하루키가 돌아온 것이다. _알라딘 독자 mcwivern

나는 지금, 200Q 세계에 놓여 있다. _알라딘 독자 spica

구매가격 : 31,900 원

1Q84 1

도서정보 : 무라카미 하루키 | 2020-04-0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지금, 일본은 『상실의 시대』 이후, 또다시 ‘무라카미 현상’으로 온통 떠들썩하다.

해마다 노벨상 후보에 거론되며,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가 『해변의 카프카』 이후 7년 만에, 『어둠의 저편』 이후 5년 만에 출간한 신작 장편소설 『1Q84』는 출간되기 전 예약 판매 첫날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당일인 5월 29일 하루에만 68만 부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발매 10일 만에 100만 부가 팔려나갔으며, 발매 두 달이 채 안 된 7월 말까지 모두 223만 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Q84』를 펴낸 신초샤新潮社는 출간하자마자 책이 매진되어 품절사태가 빚어지자, “이는 이례적인 속도다. 전국적으로 품절상태라 6월 11일 이후에나 책을 시장에 내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신초샤는 초판으로 1권을 20만 부, 2권을 18만 부 인쇄했으나, 아마존 저팬에서 예약판매분이 모조리 팔려버리는 등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놀라, 출간하기도 전인 5월 22일에 각각 5만 부를 추가 인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행 후 보름 남짓은 대부분의 서점에서 ‘품절→재입고’ 안내가 번갈아 공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점에서 품귀현상을 빚으며 일본 독자들이 줄을 서서 구했던 『1Q84』 1,2권은 출간 3개월 만에 2009년 일본 전체 서적 판매 1위에 올랐고, 현재도 일본 대형서점 기노쿠니야의 문학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2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소설이 불러온 인기는 관련서적과 음반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본 소니뮤직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소설 속 주인공인 아오마메가 택시 안에서 듣는 곡인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는 발매 후 9년 동안 2천 장이 팔렸는데, 『1Q84』가 출간된 뒤 일주일 만에 주문이 9천 장까지 쇄도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러시아 작가 체호프의 여행기 『사할린 섬』은 1950년대에 출간된 이후 절판되었다가, 갑자기 주문이 밀려드는 바람에 1950년대에 출간된 판본을 수정하지 않고 바로 중쇄를 찍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는 ‘하루키 특집’을 게재한 『군상』과 『문학계』2009년 8월호가 문예지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으로 전권 매진되었고, ‘『1Q84』 읽기’ 및 하루키와 관련된 내용을 수록한 서적이 5종 이상 출간되었으며, 판매 호조에 힘입어 그 수는 더 늘어날 기세다.

하루키는 이 독특한 작품을 쓰면서,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구성을 염두에 두었다고 밝혔다. 음악의 구약성서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12음계 모두를 균등하게 사용한 48곡을 1권과 2권에 절반씩 배치하고 있다. 모두 합쳐 48곡. 이는 1권 24장, 2권 24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과도 완벽히 일치한다. 지극히 정교하고 수학적인 사이클을 통해 아름다움을 창조한 바흐의 음악처럼 소설은 길고 긴 여운을 남긴다.

하루키의 소설에서 늘 그랬듯, 이번 작품에도 음악이 흐른다. 소설의 서두에 등장했으며, 원래 스포츠제전의 팡파르를 염두에 두고 작곡되었다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는 스포츠클럽 강사인 아오마메의 테마곡이다. 1984년의 동경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과 아오마메에게 살인을 지시하는 우아한 노부인의 비통함을 상징하는 존 다울런드의 바로크 음악 <라크리메>, 그리고 가짜의 세계를 진짜로 만드는 사랑의 힘을 노래한 <이츠 온리 어 페이퍼 문>과 같은 음악들이 곳곳에 흘러넘친다. 또한 디킨스, 도스토옙스키, 제임스 프레이저, 피츠제럴드, 안톤 체호프의 작품 등, 작가는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통해 소설 여기저기에 섬세한 암시와 장치들을 숨겨두었다. 한 일본 아마존 독자는 “그의 다양한 문화적 코드가 나과 교집합을 이루는 것을 확인하고는 하루키가 나와 동시대에 살고 있음에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1Q84』는 아오마메와 덴고의 아련한 첫사랑의 이야기인 동시에, ‘1Q84’를 헤쳐나가며 겪게 되는 환상소설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어제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구석구석 말하고 있는 작가의 진지한 목소리다. 그가 이루어낸 ‘종합소설’의 새로운 경지가 이제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예루살렘상 수상 기념 연설문(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소설가로서, 즉 거짓말을 꾸며내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예루살렘에 왔습니다.

물론 소설가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정치가도 거짓말을 합니다. 자동차 세일즈맨, 푸줏간 주인, 목수처럼 외교관이나 군 간부도 각자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나 소설가의 거짓말은 다른 사람들의 거짓말과는 다릅니다. 그는 거짓을 말한다고 해서 비도덕적이라고 비판받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거짓이 크면 클수록, 거짓말이 능숙하면 할수록, 독자들이나 비평가로부터 큰 찬사를 받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것, 즉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소설가는 진실을 들추어내고, 그곳에 새로운 빛을 비출 수 있게 됩니다. 대개의 경우, 진실의 본디 모습을 파악하여 그것을 그 모습 그대로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진실이 숨어 있는 장소로부터 그것을 꾀어내어 이야기가 있는 곳으로 옮긴 다음,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치환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일을 해내려면, 진실이 우리들 사이 어디에 놓여 있는가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는 좋은 거짓말을 꾸며 내는 데 필수적인 자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거짓말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가능한 한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날은 일 년에 불과 며칠뿐인데, 오늘이 바로 그날인 것 같습니다.

진실을 말씀드리죠. 일본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제게 예루살렘상 수상식에 가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시상식에 참석한다면, 제 책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경고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물론, 가자 지구에서의 격렬한 전투 때문입니다. UN의 보고에 의하면, 봉쇄된 가자 시에서 1,000명 이상이 숨졌는데, 그들 대부분이 비무장 시민들, 즉 어린이와 노인이었다고 합니다.

수상 통지를 받은 후, 저는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습니다. 이런 시기에 예루살렘에 가서 문학상을 받는 것이 과연 정당한 행위일까, 수상식에 참석함으로써 갈등을 빚고 있는 양 진영 중 어느 한 편만 지지한다는 인상을 주는 게 아닐까, 압도적인 군사력을 행사한 국가의 정책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 저는 물론, 그런 인상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전쟁을 반대하고, 어떤 국가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의 책이 불매운동을 당하는 것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중히 생각한 결과, 결국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판단의 이유 중 하나는, 실로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가지 말라고 충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도 다른 많은 소설가들과 마찬가지로, 저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정반대로 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면 안 된다” “그런 일은 하지 마라”는 얘기를 들으면, 특히나 그에 대해 “경고”를 받으면, 그곳에 가고 싶어지고, 그 일을 해보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이는 아마도 소설가로서 저의 기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가들은 특별한 인종입니다. 우리 소설가들은 제 눈으로 본 것과 제 손으로 만져본 것 외에는 쉽게 믿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저는 이곳에 오고야 말았습니다. 멀찍이 떨어져 있기보다는, 이곳에 오는 걸 선택했습니다. 외면하기보다는, 제 눈으로 직접 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쪽보다, 말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에서, 이제 아주 개인적인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걸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소설을 쓸 때 언제나 제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것입니다. 종이에 써서 벽에 붙여야겠다고는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제 마음속에 새겨져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런 것입니다.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혀 깨지는 계란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언제나 계란의 편에 서겠다.”

그렇습니다. 그 벽이 아무리 정당하고, 계란이 정당하지 않다고 해도, 저는 계란의 편에 설 것입니다. 누가 정당하고 정당하지 않은가는 다른 누군가가 대신 결정해줄 것입니다. 아마도 시간과 역사라는 것이. 하지만 만일 어떤 이유에서든, 벽 쪽에 서서 작품을 쓰는 소설가가 있다고 한다면, 그 작품에서 과연 어떤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이 은유가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떤 경우에 대입해보자면, 무척이나 단순하고 명백할 겁니다. 예를 들어 폭탄, 전차, 로켓탄, 백린탄은 높은 벽입니다. 이들에 의해 짓밟히고 불태워지고 총격당하는 비무장 시민들은 계란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여기엔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주십시오. 우리들은 모두, 많든 적든 간에, 계란인 것입니다. 우리들은 각자, 부숴지기 쉬운 껍질 속에 개성적이고 둘도 없이 소중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높고 견고한 벽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벽의 이름은 ‘시스템’입니다. ‘시스템’은 때로 우리를 지켜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가 증식하여 우리를 죽이고, 또한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을 냉혹하고도 효과적으로, 조직적으로 살해하게 만듭니다.

제 부친은 작년에 90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교사였고, 가끔은 승려이기도 했습니다. 교토의 대학원생이었을 때 징병된 그분은 중국의 전장에 보내졌습니다. 전쟁 후에 태어난 저는, 매일 아침 식사 전에 아버지가 길고도 깊은 내용을 담은 불경을 읊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저는 아버지에게 왜 그러시는지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전장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분은 적이든 아군이든 구별하지 않고, ‘모든’ 전사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불단 앞에 정좌하고 앉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버지의 주변에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저로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그 기억들도 모두 가지고 가셨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주변에 잠재해 있던 죽음은 아직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버지에게 얻은 몇 안 되지만 아주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국적과 인종과 종교를 넘어서서 우리는 하나의 인간이며, 개개의 존재입니다. ‘시스템’이라는 견고한 벽에 직면한 깨지기 쉬운 계란입니다. 아무리 봐도, 우리가 이길 가망은 없습니다. 벽은 높고 견고하며 차갑습니다. 만일 승리의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우리 자신이나 다른 이들의 독자성과 둘도 없는 소중함을, 더 나아가 서로의 영혼을 만남으로써 얻는 따뜻한 온기를 믿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요.

이 점을 생각해주십시오. 우리들은 모두 실재하는, 살아 있는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스템’은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시스템’이 우리를 먹이로 삼는 걸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시스템’이 자가 증식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시스템’이 우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만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작가와의 대화

작가생활 30년에 거쳐 발표한 장편 『1Q84』는 현실에서 조금 비껴난 듯한 세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다. 어떻게 발상이 이루어졌고, 어떤 테마가 녹아 있는가.

조지 오웰의 미래소설 『1984』를 토대로, 가까운 과거를 소설로 쓰고 싶다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또 한 가지는, 옴 진리교 사건이다. 나는 지하철 사린 가스중독사건의 피해자 60명 이상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언더그라운드』로 정리했고, 뒤이어 옴 진리교 신자 8명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약속된 장소에서』(국내 미출간)를 써냈다. 그후에도 동경지방재판소, 동경고등재판소에 방청하러 다녔다.

사건에 대한 분노는 식지 않았지만, 지하철 사린 사건에서 가장 많은 8명을 죽이고 도망쳤다가 잡힌 사형수 하야시 야쓰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별것 아닌 이유로 옴 진리교에 들어가, 세뇌를 당하고 살인을 저질렀다. 일본의 형량, 유족의 분노와 슬픔을 고려하면 사형이 타당하리라는 생각도 들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판결을 들었을 때 마음이 무거웠다. 범죄형 인격도 아닌 극히 보통사람인 그가 이런저런 흐름에 뒤엉켜 무거운 죄를 저지르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언제 목숨을 잃을지 알 수 없는 사형수가 된 것이다. 달의 뒷면에 혼자 남겨진 듯한 그런 공포를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상상하면서, 그 상황의 의미를 몇 년이나 계속 생각했다. 그것이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됐다.

완성된 작품을 통해 인간의 고상함과 무서움을 깊이 되새기게 되었다. 선악이란 무엇일까? 사람을 재판한다는 것이란 어떤 것일까? 배심원제도가 시작되어 다들 모두가 이에 대해 생각하는 시기인데. (*일본에서는 얼마 전부터 일반인 배심원제가 시행되고 있다.)

옴 진리교 사건은 현대사회에서 ‘윤리’란 어떤 의미인가 하는 크나큰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주었다. 옴 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두 가지 시점에서 현대의 상황을 재조명하는 일이었다. 이제, 절대적으로 옳은 의견이 무엇이며 행동은 무엇이라고 단면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매우 곤란한 시기가 온 것이다.

죄를 지은 인간과 죄를 짓지 않은 인간을 구분하는 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얇다. 가설 안에 현실이 있고, 현실 안에 가설이 있다. 체제 안에 반체제가 있고, 반체제 안에 체제가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시스템 전체를 소설로 쓰고 싶었다. 거의 모든 등장인물에 이름을 짓고, 한 사람씩 정성들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중에 누가 나 자신이라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인물들이 모두 상처를 안고 있지만 동시에 매력적이다. 달이 두 개 떠 있고, 초현실적인 ‘리틀 피플’이나 ´공기 번데기’가 돌연 나타나도, 영화나 게임의 CG영상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는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가 정말로 현실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 현대인의 심리에 나타나는 고전적 현상이 아닐까 한다. 9.11테러로 인해 쌍둥이 빌딩이 마치 조작한 영상 같은 모습으로 소멸했다. 그토록 어이없이 무너지는 영상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는 동안, 사소한 어떤 흐름 때문에, 자신이 그 건물이 원래 없는 기묘한 세계에 들어와 있는 거다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할 게 없다. 조지 부시가 재선에 실패하고, 이라크 전쟁도 일어나지 않은 그런 별도의 세계가 이곳이 아닌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일본인은 1995년에 연이어 발생한 한신대지진과 옴 진리교 사건으로 인해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걸까?’라는 현실과의 괴리감을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먼저 경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상실의 시대』를 제외한 내 소설들이, 소위 말하는 리얼리즘 소설은 아니지만, 새로운 리얼리즘으로서 세상에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9.11 이후로는 특히나.

그런 동시에 나는 발자크처럼 세속 그 자체를 그린 소설을 좋아해서, 한 시대의 세상 전체가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나름대로의 ´종합소설´을 쓰고 싶었다. 순문학이라는 장르를 넘어, 다양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많은 서랍을 확보하여, 지금 존재하는 시대의 공기 속에서 인간의 생명을 담아 넣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Q84』에는 학생운동에서 파생한 집단이 정치적 그룹과 자급자족적 코뮌으로 분열되고, 후자는 사이비종교 교단으로 변한다. 배경에는 현대사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이 떠오른다.

우리 시대가 1960년대 후반 이후,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마르크시즘이라는 대항가치가 결국 생명력을 잃은 시점에서 우리 세대는 새로운 무언가를 일으켜야만 했다. 무엇이 마르크시즘을 대체할 좌표로서 유효한가. 이를 모색하는 중에 사이비종교나 뉴에이지적인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리틀 피플’도 그러한 결과물들 중 하나다.

야마나시 숲속에서 후카에리가 본 ´리틀 피플´이란 무엇인가? 독자에게 건넨 최대의 수수께끼인 듯한데.

신화적인 아이콘(상징)으로 옛날부터 존재해왔으나, 언어화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존재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신화라는 건 역사, 또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기억에 새겨져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 갑자기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최근의 인플루엔자처럼 특수한 상황하에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저 우리 자신 안의 있는 무언가인지도 모른다.

이는 원리주의 문제와도 관계가 있다. 세계가 카오스화할 때, 단순한 원리주의는 확실히 힘을 얻는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머리로 사물을 생각하는 것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개의 사람들은 예전부터 존재해온 언어를 빌려와서는 자신이 그걸 생각했다고 믿게 된다. 그렇게 단순화된 만큼, 원리주의에 엮이기 쉽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과자 같다. 바로 에너지화되지만 몸에 좋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이 시대는 스스로의 힘으로 정신을 고양시키는 일이 어려운 시대다.

시장주의, 세계화와 함께 정보화가 진행됐다.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부여된 정보에 조작될 수밖에 없다는 측면도 있다.

확실히 세계는 1984년과는 전혀 다르다. 그때는 워드프로세서는 있어도 컴퓨터는 없었기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도서관에 찾아보러 갔었다. 휴대전화도 없어서 공중전화 앞에 줄을 서고, 33회전의 레코드가 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나 블로그로 의견을 밝히고, 익명의 악의가 금세 인터넷상에 모여든다. 지식이나 의견은 간단히 복사되어 여기저기 사용된다. 속도와 알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올해 2월, 예루살렘상을 수상했을 때, 인터넷상에서 반발이 일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대개 내가 상을 받을지 거부할지라는 흑백의 이원론일 뿐, 현지에 가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발을 들여놓고 논의한 것은 거의 없었다.

수상 연설 ‘벽과 계란’에서 ‘개인 영혼의 존엄을 드높여, 그곳에 빛을 비추기 위해’ 소설을 쓴다고 발언했다.

작가의 역할이란, 원리주의나 어떤 종류의 신화성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남는다. 좋은 이야기는 적당히 마음의 어느 공간 안에 정착하게 되면 남는다. 예를 들어 ‘벽과 알’처럼 말로 한 이야기는 아무리 감동적이라 해도, 언젠가 소비되어 힘을 잃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글로 남은 이야기는 몽땅 마음에 남는다. 즉효성은 없지만, 시간을 견디고, 시간과 함께 성장할 수도 있다. 인터넷으로 인해 ‘의견’이 넘쳐나는 시대기 때문에 더욱더 ‘이야기’는 더욱 힘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테제나 메시지와 같은 것들이 표현하기 힘든 정신의 영역을 알기 쉽게 언어화해서 마음에 담는 것이라고 한다면, 소설가는 표현하기 힘든 것의 표면을 언어로 확실히 단단하게 잡아서 작품으로 만들고, 온전히 읽는 사람에게 건넨다. 그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책을 읽던 독자가 작품 안에서 소설가가 언어로 감싸고 있는 진실을 발견해준다면, 이처럼 기쁜 일은 없다. 중요한 것은 팔리는 부수가 아니다. 건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클럽에 근무하는 독신여성 아오마메와 소설가 지망생인 입시학원 강사 덴고.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가 1.2권 각각 24장씩 교대로 진행된다. 또한, 이야기 전개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처럼 지극히 독창적이다.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형식에 따라, 장조와 단조,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를 교대로 쓰자고 정했다. 그전에 우선 이름이 필요했는데, 언젠가 ‘아오마메라는 이름 괜찮네’라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술집 메뉴에 있었던 ‘푸른콩 두부’(아오마메는 한자로 ?豆로 ‘푸른 콩’이라는 뜻)에서 연상했다. 덴고라는 이름도 동시에 번쩍 떠올라서, ‘아, 이걸로 벌써 소설이 다 됐네’라고 생각했다. 2년간 써내려가면서도 완성에 대한 확신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10살에 만나 뿔뿔이 헤어진 30세의 남녀가 서로를 깊이 바라는 이야기로 만들자, 그런 단순한 이야기를 가능한 길게 복잡하게 써보자. 2006년 가을, 하와이에 머물면서 쓰기 시작했던 그 시점에 머릿속에 있었던 건 그것뿐이었다. 내 경우엔 줄거리를 먼저 생각하면 잘 써지지 않는다.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 라는 작은 포인트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그다음은 흐름에 맡긴다. 줄거리가 정해진 이야기를 2년이나 쓰고 싶지는 않다.

장편소설로서는 처음으로 (전격) 3인칭을 사용했다. 하지만 ‘나’의 시점에 가까워서, 하루키 작품 특유의 친밀함은 유지된다. 등장인물들은 상처받기 쉽고, 아름답다. 30년간 계속 써온 이런 글을 통해 하루키의 소설은 청춘의 문학이라고 재인식하게 되었다.

작가는 보통 나이를 먹으면 동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쓴다. 독자도 작가와 함께 나이를 먹는다. 하지만 나는 현재를 살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더 흥미가 있다. 지금의 20대와 교류하고 있지도 않고, 휴대전화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은 거의 보지 않는다. 하지만, 생생한 이야기를 쓴다는 건 그런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30살 즈음에는 30살의 내 이야기밖에 쓸 수 없었지만,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15살의 소년을, 『어둠의 저편』에서는 19살의 여자아이를 나 자신인 것처럼 쓸 수 있었다. 이번에는 10살인 아오마메의 기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고 싶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이 느끼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을 더욱 파고들어 써보고 싶었다.

오랜 기간 매일 글을 쓰다보면, 작중인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처럼 되어서, ‘그렇구나.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몇 번이나 고쳐 써서 모양새를 조정해나간다. 묘사하는 말 하나, 한 행의 문장교체로 인해 인물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덴고를 매료하는 두 여자 후카에리와 아오마메는 성적(性的)으로 대담한 일면을 지니고 있다. 어린이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이야기는 현대의 문제이기도 하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나 『1973년의 핀볼』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폭력과 성’은 작품을 쓸 때 중요한 문제가 되어왔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사람의 영혼 깊숙이 들어가는 것으로서, 일종의 ‘중요한 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처럼 사람 피부를 벗겨내거나 『해변의 카프카』에서처럼 고양이 목을 치거나 하는 잔혹한 묘사는 이번에는 없지만, 성적인 장면은 꽤 나온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야기를 위해서 필요하다.

2권은 ‘9월’로 마무리된다. 속편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글쎄. 이다음에 어떻게 될지는 천천히 생각해서 나아가고 싶다.

1000페이지나 되는 장편은 강인한 문체가 없이 성립할 수 없다. 당신은 레이먼드 챈들러의 문장을 ‘치밀한 가설과 디테일의 주의 깊은 집적’이라 평했는데, 『1Q84』의 문장도 정말로 그렇다.

7년 전 『해변의 카프카』이후, 고전을 새롭게 번역하는 일을 차례차례 해왔다. 챈들러의 『기나긴 안녕』,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그리고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나 『위대한 개츠비』… 다들 너무나 뛰어난 문장이다. 그것을 어떻게 일본어로 옮길 것인가. 번역가로서의 책무를 짊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달려들어, 어쨌든 뛰어넘었다. 그 대신, 동시대의 미국 소설부터 멀어진 셈이다. 밖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해서 나갈 수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상실의 시대』를 통해 리얼리즘 소설에 한번 도전했는데, 그걸로 맘이 편해졌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철저하게 다른 이의 이야기를 문장으로 만들어낸 것도 그렇고, 『시드니』에서 매일매일 올림픽을 보며 30~40장씩 글을 썼던 것도 좋은 수업이 됐다. 쓰고 싶은데 기술적으로 쓸 수 없는 것들은 꽤 적어졌다고 생각한다.

비주얼한 매체가 대세가 된 현재, 언어의 힘으로 새로운 표현을 개척하는 것은, 예전에 비해 더욱 어렵지 않은가?

한 편 한 편의 작품마다 나 나름대로 새로운 언어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이번에 삼인칭으로 쓴 것도, 이 긴 소설에서 새로운 표현방식을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세계가 넓어졌다고 느껴졌다. 기뻤다.

언어라는 건, 누가 읽어도 논리적으로 소통 가능한 ‘객관적 언어’와, 언어로는 설명하기 힘든 ‘사적 언어’에 의해 성립된다고 비트겐슈타인은 정의했다. 사적 언어의 영역에 양 발을 두고, 그곳에서 메시지를 끄집어내,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게 소설가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적 언어를 객관적 언어와 잘 교류시키면, 소설 언어가 더욱 힘을 가지게 되고, 이야기는 입체적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프로야구의 교류전처럼. (웃음)

독자 입장에서도 언어능력을 함양하기 어려운 시대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프로그래머가 살게 된 부자유한 닫힌 세계가 현재 사회를 예측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의 발전은 새로운 계급사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편리하지만, 그 배후에는 프로그래밍하는 다수의 지적 노동자를 필요로 한다. 그런 전문화가 이루어지면서 건전한 창조성이 우리에 갇히게 되어, 세계가 오웰이 그린 『1984』처럼 되어갈 우려가 있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공용어로서 영어 없이는 살아나갈 수 없게 됐지만, 한편으로 다양한 나라가 문화적인 특이성을 내보일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이다. 어떤 시대라도, 전체의 5%에는 중심이 되는 지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리 복사라든가 따다붙이기가 횡행해도, 예술적인 관심이나 오리지널한 스타일이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다.

(2009년 6월18-20일, 요미우리신문)


이 책에 쏟아진 찬사

* 지금까지의 일본문학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미 코너를 돌아버려 후속 주자들이 보이지 않게 되어버린 느낌이다.

압도적인, 월등한 스케일의 작품.

_가토 노리히로(문학평론가)

* 존재의 내부에 깃든 공백을 메우는 사랑!

일단 책을 손에 잡으면 읽기를 멈출 수가 없다.

‘하루키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매력적인 비유들이 넘쳐난다.

_오노 마사쓰구(소설가), 요미우리 신문

* 작가의 모든 것을 불어넣은 듯한 작품이다.

이제, 도스토옙스키가『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출간한 나이를 훌쩍 넘은 하루키는, 하나의 작품이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가 되는 소설을 추구하고 있다._

누마노 미쓰요시(도쿄대대학원 교수), 마이니치 신문

* 간절히 바라는 것, 그것이 ‘리얼’을 만들고, 인생을 만든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소설.

_가와이 쇼이치로(도쿄대대학원 교수, 산케이 뉴스)

* 혹시 3권으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

독자들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결말을 이어 쓸 수 있는 작품!

계속 다시 씌어진다는 건, 바로 걸작이라는 것이 『1Q84』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_아사히 신문

* 현실의 이면으로 끌어들이는 마술!

서스펜스의 매력을 마음껏 활용하는 능력을, 무라카미 하루키는 또한번 보여주고 있다.

_주니치 신문

* 이 작품은 학생운동 이야기면서, 부자를 비롯한 가족의 이야기면서, 기묘한 SF적인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나 필사적으로 그리워하는 아오마메와 덴고의 ‘사랑’이야기다.

_홋카이도 신문

*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두 남녀가 서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복합적이고 초현실적인 작품. 살인과 역사, 종교와 폭력, 그리고 가족과 사랑의 이야기.

_가디언

구매가격 : 10,400 원

1Q84 2

도서정보 : 무라카미 하루키 | 2020-04-0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2010년 4월 16일 아침 아홉시. 일본 주요 서점가 앞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날 아침 발매되는 『1Q84』 3권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 앞에 독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것이다.

과연 아오마메는 총구를 당겼을까? 덴고가 아버지의 침상에서 목격한 소녀 아오마메는 어디로 갔을까? 풀리지 않은 1,2권의 미스터리에 잠 못 이루던 수많은 일본 독자들은 3권의 발매 소식에 환호했다.

1,2권과 마찬가지로 일본 예약판매 첫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3권. 초판은 50만 부를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바로 20만 부를 추가 제작했다. 또한 하루키는 2010년 상반기 서적 매출을 총정리하여 발표한 오리콘 도서 랭킹에서 작가별 종합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산케이신문 발표에 따르면 2010년 7월 1일자로 일본에서만 1~3권 총합 377만 7천부가 팔렸다는 『1Q84』의 기록은 한마디로 경이롭다.

한국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2009년 출간된 1,2권은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19주 연속 종합 1위에 올랐고, 8개월 만에 백만 부 이상이 팔리며 한국 출판사상 최단기간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또한 2010년 7월 16일 온라인서점 예약판매를 시작한 3권은 예판 이틀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예판 종료를 하루 앞둔 현재 총 3만여 부가 판매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덴고, 지금 어디 있어?
빨리 나를 찾아줘. 다른 누군가 나를 찾기 전에……

3권을 우리보다 먼저 읽은 일본 독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결국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아오마메와 덴고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면서, ‘굉장한걸, 역시 대단해’의 연발! 대만족이었습니다.(일본 아마존 독자 cocoapple)” “어른이 되어서는 다 잊은 줄로만 알았던, 어린 시절 처음으로 굉장한 만화나 소설, 영화를 봤을 때의 그런 감정을 다시 맛보았다.(일본 아마존 독자 はちみつ大好)” “지금까지의 소설 중에 가장 다르지 않나 싶다.(일본 아마존 독자 tommy)”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라카미 월드, 3권도 단숨에 다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일본 아마존 독자 다가타가)”


모두가 기다렸던 3권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달라진 구성이다. 1,2권을 집필할 때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구성을 염두에 두었던 하루키는 3권을 구성하면서 바흐의 <3성 인벤션>을 참조했다고 밝히고 있다. 덴고와 아오마메의 장이 교차되었던 1,2권과는 달리, 덴고와 아오마메, 그리고 독자의 허를 찌르는 제3의 인물이 매 장을 번갈아 진행하게 된다. 작가는 이로 인해 작품이 더욱 ‘폴리포니적인(다성적인) 목소리’를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BOOK3을 시작하고, 세 가지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부터 각각의 관계는 한층 복잡해집니다. 이 각각의 목소리가 감응하여 서로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서로 쫓고 쫓긴다든가 하면서요. 시간성도 더욱 복잡해집니다. 쓰면서 뇌 안에서 새로운 근육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세 인물의 목소리가 교차하면서, 시간성과 플롯이 더욱 풍부해진 3권은 분량도 1,2권에 비해 약 100여 페이지가 더 길다. 그럼에도, 1Q84의 세계를 떠나고자 하는 아오마메, 아오마메를 뒤쫓는 ‘선구’, 아오마메를 지키는 다마루와 노부인,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비밀을 밝히려는 덴고, 그런 덴고를 수호하는 후카에리, 그리고 덴고와 아오마메를 동시에 추적하는 제3의 인물 등으로 책장은 숨 돌릴 새 없이 가쁘게 넘어간다.

과연 덴고와 아오마메는 서로 만나게 될 것인가? 그리고 두 사람은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갈망을 부르는 끝없는 이야기의 샘,
BOOK4는 출간될 것인가?

아름답고도 충격적인 3권의 결말을 읽은 뒤에도, 독자들의 궁금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리틀 피플과 어두운 숲속,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년’이라는 새롭고 거대한 세계의 서사는 독자들로부터 마치 이야기에 대한 ‘끝없는 갈망’을 이끌어내는 듯 보인다. 하루키는 독자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 소설을 읽다가 궁금해져서 질문이 생기면, 그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다른 수수께끼 같은 질문과 패러프레이즈Paraphrase(바꿔 읽기, 바꿔 쓰기)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읽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독자가 각자 자기 나름대로, 수수께끼를 다른 형대로 치환해가는 것이죠.

소설이라는 것은 원래가 그렇게 치환하는 작업입니다. 마음속 이미지를 이야기의 형태로 치환해나가는 것입니다. 그 치환은 어떤 경우에는 수수께끼처럼 보일 겁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1권과 2권을 읽은 후에 BOOK3를 계속 쓰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상관없습니다. 이번 BOOK3는 “나라면 이렇게 쓰겠습니다”라는 하나의 예증인 셈입니다. 내 쪽이 BOOK3는 더 잘 쓸 수 있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할 것 없죠. 내가 쓴 BOOK3는 1,2의 세계가 내 안에서 환기시킨 풍경을 나 나름으로 깊이 추구한 것입니다. 꽤 깊은 곳까지 좇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작가인 하루키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은 역시 3권에 이어 4권이 출간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루키는 일본 신초사에서 펴내는 문학계간지 <생각하는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음 권이 나올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나도 모릅니다. 장편을 쓸 때, 저는 거의 매일 쉬지 않고 씁니다. 다른 건 전혀 쓰지 않습니다. 머릿속이 이미 완전히 ‘장편소설 뇌’ 상태가 되니까요. 그렇게 하기를 3년 가까이 지나다보니, 내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만들어내려면, 또다시 여러 가지를 끌어모으기 위한 나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음에 내 안에 무언가가 쌓였을 때, 무엇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는 스스로도 전혀 예측이 되지 않아요. 그저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자면서 기다릴 뿐입니다. 그래서 『1Q84』‘BOOK4’나 ‘BOOK0’가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요.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전에도 이야기는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라는 겁니다. 그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막연하게나마 수태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음 권을 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죠.”

끝으로, 방한을 애타게 기다리는 한국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부탁한다는 편집부의 요청에 하루키는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실은 아직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고, 왜 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왜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가까운 곳이라 갈 기회가 없었고, 그래서 가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가지 않는 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웬일인지 갈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슬슬 마라톤경기에 출장할 겸 개인적으로 살짝 다녀올까 하는 참입니다(한국에도 마라톤 경기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죠).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리셉션에 참석한다든가,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힌다든가,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든가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들은 가능한 한 피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가면 굉장한 환영을 받을 테니 각오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던 것도 한국 행을 주저하게 되는 한 가지 이유일지 모르겠습니다. 환영받는 것은 물론 기쁩니다(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다면 곤란하겠죠). 하지만 시끌벅적한 자리에서는 금방 피곤해지고 맙니다. 일본에서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은 거의(절대) 없습니다. 이해해주세요.

미국 대학에 있을 때는, 유학중인 한국인 유학생과 자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두 제 소설을 열심히 읽어주고 있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모두 젊고, 나와는 꽤 나이차가 있었지만, 그래도 여러 주제의 이야기를 즐겁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개인과 개인의 교류라면, 늘 대환영입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공식적인 분위기가 되어버리면, 여러 가지로 어려운 문제들이 생기죠. 이런 일들에 대해 훌륭한 대안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일본에도, 나와 같은 세대인 60세가량부터 10대까지 독자층이 존재합니다. 집에서 부모와 아이가 같은 책을 보고 있다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 제게는 기쁜 일이지요. 나는 지금의 10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거의 알지 못합니다만, 그래도 ‘이야기’는 세대나 언어를 초월해 기능하는 깊고 큰 장치입니다. 나는 그 힘을 믿고 싶습니다. 한국 독자 여러분들과도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 이상의 기쁨은 없습니다.”


1Q84에 쏟아진 찬사

그는 이 소설을 기점으로 확실히 변했다.
상실을 노래하던 젊은 작가는 이제 온기를 이야기한다.
이번 하루키 소설 속 사랑은 현실에 닿아서 부식되거나 왜곡되는 사랑이 아니고
새로운 의욕과 더욱더 절실한 현실을 낳는 사랑이다. _정혜윤(CBS 피디)

´하루키적´인 모든 것들이 녹아들어 있다.
그러나 그 모두에 앞서 이 소설은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_한국일보

사랑과 인연의 안타까운 엇갈림을 겪어본 독자라면 공감의 농도는 더 진해질 것이다. _조선일보

하루키 필생의 역작으로 보인다.
강한 스토리 전개의 힘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을 일으키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_한겨레

개성 뚜렷한 등장인물들이 품고 있는 불가사의한 과거의 상처들과 실타래처럼 엮인 비밀들을
감칠맛 나게 풀어간다. _동아일보

작품은 오래 공들인 만큼 그동안 하루키가 보여 줬던 소설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능숙한 필치도 그렇고, 남녀 주인공의 애달픈 사랑 얘기를 은근히 섞어내는 솜씨도 그렇다._서울신문

전작을 넘어서는, 하루키의 세계 안에서 만들어진 또다른 세계!
한번 손을 대면 멈출 수 없는 하루키 소설 특유의 가독성에 정점을 찍는 느낌이다._무비위크

인간이기에 그 속에 늘 함께 할 수밖에 없는 ‘환상’과 ‘현실’ 사이의 두려움. 이를 어루만지는 문장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작가. _네이버 블로거 빵굽는타자기

‘정말 재밌는 책´ 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몇 번이나 내려야 하는 버스정류장을 지나친 건, 책 읽기를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_네이버 블로거 자유

이게 진짜다. 이 소설이 진짜다._예스 24 독자 hynews20

아, 정말 하루키씨는 엄청난 것을 들고 와버렸다. <1Q84>는 하루키 문학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_예스 24 독자 반코츠

다 읽고 나자 읽을거리가 없다는 데에 상실감이 너무 크다. 정말 최고다!! _알라딘 독자 donuts76

『1Q84』처럼 ’재미있는 소설’이라면 10권까지 나온다고 해도 환영이다. _알라딘 독자 리아트리스

클라이맥스 부분을 읽을 때는 내가 글씨를 읽고 있는 게 아니라 글씨가 나를 읽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그렇게 독자를 강하게 끌어안는다. _알라딘 독자 벚꽃지는 계절에

『상실의 시대』의 하루키가 돌아온 것이다. _알라딘 독자 mcwivern

나는 지금, 200Q 세계에 놓여 있다. _알라딘 독자 sp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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