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전집143 사랑에 주렸던 이들

도서정보 : 이광수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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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의 단편소설이다. 형과 서로 떠난지가 벌써 팔년이로구려. 그 금요일 밤에 Y목사 집에서 내가 그처럼 수치스러운 심문을 받을 때에 나를 가장 사랑하고 가장 믿어 주던 형은 동정이 그득한 눈으로 내게서 「아니요!」하는 힘있는 대답을 기다리신 줄을 내가 잘 알았소. 아마 그 자리에 모여 앉았던 사람들 중에는 형 한 사람을 제하고는 모두 내가 죄가 있기를 원하였겠지요. 그 김씨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렇게 순후한 Y목사까지도 꼭 내게 있기를 바랐고 「죽일 놈!」하고 속으로 나를 미워하였을 것이외다. 그러나 내가 마침내 『여러분 나는 죄인이외다. 모든 허물이 다 내게 있소이다!』 하고 내 죄를 자백할 때에 지금까지 내가 애매한 줄만 믿고 있던 형이 『에끼 ─ 네가 그런 추한 놈인 줄은 몰랐다.』 하고 발길로 나를 걷어찬형 의 심사를 나는 잘 알고 또 눈물이 흐르도록 고맙게 생각하오. 만일 나를 그처럼 깊이 사랑해 주지 아니하였던들 형이 그처럼 괴로와하고 성을 내었을 리가 없을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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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144 무명씨전

도서정보 : 이광수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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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씨. 그에게도 명씨가 없을 리는 없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의 이름을 내놓기가 어려운 것뿐이다. 이미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니 그의 고향을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 만 그가 조선 사람이었던 것만 알면 그만이다. 그-무영씨인 그를 편의상 A라고 부르자. A가 열 일곱 살 되던 해에 그의 고향을 뛰어난 것은 까닭이 있다-. 아버지가 애매한 죄에 몰려서 감사 모에게 갖은 악형을 당하고 수천석 타작하던 재산의 대부분을 빼앗긴 것을 알게 되매 분을 참지 못한 것이었다. 그때에는 나라 정사가 어지러워서 당시 정권을 잡았던 M씨 일족이 감사요 목사요 하고 전국에 좋은 벼슬을 다 차지해 가지고 양민을 잡아들여서는 재물을 빼앗기를 업을 삼을 때다. 서울에 큼직만한 집의 기앗장이 이렇게 빼앗아 올린 양민의 피 아닌 것이 얼마나 되나 A는 일본으로 뛰어가서 얼마 동안 준비를 해가지고 동경의 육군 사관 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때 육군사관학교에는 A밖에 B C D E F의 무명씨들이 십여인이나 유학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개 나이가 비등하고 또 일본에 온 동기도 대동소이 하였다. 지금은 비록 천하를 말하고 국가를 논하지마는 애초에 집을 떠난 동기는 대개는 권문세가에 원통한 일을 당한 집 자재로서 한 번 톡톡히 원 수를 갚고 설치를 하자는 것이었다. B는 양반에게 선산을 빼앗겼고 C는 그 아버지가 양반에게 수모를 당하였고 D는 그 아버지가 양반에게 재산을 빼앗겼고 등등. 그러나 그들이 육군 사관학교에 다니는 동안에 일본군인의 의기와 애국심을 보고는 처음 오던 조그만한 동기를 버리고 천하 국가를 경륜하고 큰 뜻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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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125 대동강은 속삭인다

도서정보 : 김동인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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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그대는 길신의 지팡이를 끌고 여행에 피곤한 다리를 평양에 쉬어 본 일이 있는지? 그대로서 만약 길신의 발을 평양에 들여놓을 기회가 있으면 그대는 피곤한 몸을 잠시 여사에서 쉬고 지팡이를 끌고서 강변의 큰길로써 모란봉에 올라 가보라. 한 걸음 두 걸음 그대의 발이 구시가의 중앙에까지 이르면 그때에 문득 그대의 오른손 쪽에는 고색이 창연한 대동문이 나타나리다. 그리고 그 대동문 안에서는 서로 알고 모르는 허다한 사람이 가슴을 제껴 헤치고 부채로 땀을 날리며 세상의 온갖 군잡스럽고 시끄러운 문제를 잊은 듯이 한가히 앉아서 태고적 이야기를 세월 가는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리라. 그것을 지나서 그냥 지팡이를 끌고 몇 걸음 더 가면 그대의 앞에는 문득 연광정이 솟아오르리니 옛날부터 많은 시인가객들이 수없는 시와 노래를 얻은 것이 이 정자다. 그리고 그 연광정 앞에는 이 세상의 온갖 계급 관념을 무시하듯이 점잖은 사람이며 상사람이며 늙은이며 젊은이가 서로 어깨를 겯고 앉아서 말없이 저편 아래로 흐르는 대동강 물만 내려다보고 있으리라. 그들의 눈을 따라서 그대가 눈을 옮겨서 그 사람들이 내려다보는 대동강을 굽어보면…… 그대들은 조그마한 어선을 발견하겠지. 혹은 기다린 수상선도 발견하겠지. 그러나 그 밖에는 장청류(長靑流)의 대동강이 있을 따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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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148 지형근

도서정보 : 나도향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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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향의 단편소설이다. 지형근(池亨根)은 자기 집 앞에서 괴나리 봇짐 질빵을 다시 졸라매고 어머니와 자기 아내를 보았다. 어머니는 마치 풀 접시에 말라붙은 풀껍질같이 쭈글쭈글한 얼굴 위에 뜨거운 눈물 방울을 떨어뜨리며 아들 헝근을 보고 목메는 소리로 “몸이 성했으면 좋겠다마는 섬섬약질이 객지에 나서면 오죽 고생을 하겠니. 잘 적에 더웁게 자고 음식도 가려먹고 병날까 조심하여라! 그리고 편지해라!” 하며 느껴운다. 형근의 젊은 아내는 돌아서서 부대로 만든 행주치마로 눈물을 씻으며 코를 마셔 가며 울면서도 자기 남편을 마지막 다시 한 번 보겠다는 듯이 훌쩍 고개를 돌리어 볼 적에 그의 눈알은 익을 등 말 등한 꽈리같이 붉게 피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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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132 박씨전

도서정보 : 작자 미상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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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조선 숙종 때의 소설로서 일명 박씨부인전 이라고 한다. 작자와 연대는 미상이며 인조때 있었던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실재 인물이었던 이시백과 그 아내 박씨라는 가공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엮은 서사 문학이다. 이 박씨전 은 여러 면에서 자주성이 매우 강한 작품으로 우리 나라를 주무대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남주인공 이시백을 비롯하여 인조 대왕 임경업 호장 용골대 등 역사적 실재 인물을 등장시킨 것부터가 특이하다. 더욱이 이 작품은 남존 여비 시대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드문 것이어서 오늘날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신선의 딸인 박씨와 시비 계화 만리를 훤히 본다는 호왕후 마씨와 여자객 기홍대 등이 이 작품에서는 가히 여인 천하라 할 만큼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 이처럼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주는 박씨전 이 필사본으로 전승되면서 독자층에 깊이 파고 들어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 까지도 그 빛을 잃지 않는 것은 이 작품의 탁월성과 함께 그 애독자의 대부분이 부녀층이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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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131 이생규장전

도서정보 : 김시습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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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때 개성에 살던 이생(李生)이라는 열 여덟 살의 수재(秀才)가 서당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선죽리(善竹里)에 사는 대귀족의 딸인 최처녀를 보게 되었다. 최처녀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설렌 이생은 시를 적은 종이를 최처녀가 사는 집 담 안에 던졌고 최처녀 또한 이에 화답을 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이생은 최처녀의 집을 찾아 백년가약을 맺기로 약속을 했다. 며칠간 최처녀와 시간을 보낸 이생은 그 이후에도 매일같이 최처녀의 집을 드나들었지만 아버지가 이를 알고 크게 꾸짖으며 다른 곳으로 쫓아버렸다. 최처녀를 이생이 개성을 떠난 지 여러 달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상심해 몸져 누웠고 최처녀의 부모는 딸이 이생과 주고받은 시를 보고서야 병의 원인을 짐작했다. 최처녀의 부모는 이생의 집에 중매를 보내 자식들을 맺어주자고 청하고 이생의 부모도 이를 받아들여 두 사람은 혼례를 치렀다. 이생은 높은 벼슬에 올라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신축년(辛丑年)에 홍건적의 난으로 양가 가족이 모두 흩어지고 그 와중에 최처녀도 정조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 도적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난리가 끝난 후 집에 돌아온 이생이 죽은 아내를 다시 만나 그녀와 함께 죽은 부모의 유해를 수습하고 전과 같이 금슬좋게 살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최처녀는 더 이상 이승에 머무를 수 없다고 말한 뒤 슬퍼하는 이생을 남겨두고 종적을 감추었다. 이생 또한 아내를 장사지낸 뒤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자 사람들이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절개를 칭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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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 130 만복사저포기

도서정보 : 김시습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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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부에 살고 있던 한 노총각 양생이라는 사람이 일찍 부모를 잃고 결혼도 못한 채 만복사 동쪽에 홀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달밤 그는 문밖의 배나무 아래를 거닐며 외로운 자신의 심정을 시로써 읊고 있었다. 그 때 공중에서“그대가 진정 배필을 얻고자 한다면 무엇이 어려우랴.”하는 말이 들려왔다. 다음날 그는 소매 속에 저포를 간직한 채 불전에 나아가 축원하되 오늘 부처님과 저포놀이를 하여 만일 내가 지면 법연을 베풀어 치성을 드리옵기로 하고 부처님이 지시면 나에게 아름다운 배필을 얻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였다. 축원이 끝난 뒤 그는 혼자서 저폭을 던졌다. 그가 이겼다. 그는 다시 불전에 꿇어 앉아“일이 이미 이렇게 결정되었으니 저를 속이지 마옵소서” 하고 궤 아래에 숨어서 동정을 엿보고 있었다. 얼마 안 있어 15∼6세의 아릿다운 처녀가 불전으로 오더니 부처님께 자신의 불행을 하소연하고 축원문을 불탁 위에 놓고는 흐느껴 울었다. 그 처녀의 축원문의 내용은 왜구의 침입으로 부모 친척과 노복을 잃고 벽지에서 고독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과 배필을 하나 얻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양생은 춘정을 이기지 못하여 곧바로 뛰어나가 그녀를 대하였다. 그녀도 흔쾌히 그를 맞이해 주었다. 이렇게 하여 부부의 정을 맺은 양생의 사랑과 부모간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아가는 것이 만복사저포기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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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140 아름다운 새벽

도서정보 : 채만식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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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의 『아름다운 새벽』은 일제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에 1942년 2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연재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방 이후인 1947년 박문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의 단행본이 나왔으며 1987년 창작사(현 창비 의 전신)에서 낸 채만식 전집(전10권) 중 제4권에 다른 두 장편과 함께 실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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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139 여인전기

도서정보 : 채만식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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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의 〈여인전기〉에 나타난 모성은 크게 두 가지로 양분해 볼 수 있다. 봉건적 모성과 군국주의 모성이 그것이다. 여기서 봉건적 모성이란 가정이라는 사적 영역에 묶여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전통적 의미의 어머니뿐 아니라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판단 맹목적인 사랑을 퍼붓는 전근대적 어머니상까지 포함한다. 군국주의 모성이란 군국주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총후의 어머니로서 자신의 아들을 기꺼이 국가에 헌납하며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어머니를 가리킨다. 〈여인전기〉에는 이 두 모성이 교묘하게 착종되어 있어 주목을 요한다. 그러나 이 두 모성은 사실 강요된 관제적 모성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즉 전근대적 봉건 이데올로기는 잔여적 이념의 형태로 군국주의 이데올로기는 당대 현실을 추동하는 지배적 이념의 형태로 작동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일제 말기 채만식의 〈여인전기〉에 나타난 모성은 관제적 모성으로 철저하게 획일화된 주입식 모성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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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전집136 금따는 콩밭

도서정보 : 김유정 | 2015-05-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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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개벽(開闢) 3월호에 발표. 금점에 이골난 수재의 꾀임으로 무지하고 가난한 농민 영식이 자신의 콩밭에서 금줄을 찾으려다가 한 해 농사를 망친다는 이야기로 김유정 소설의 현실 인식과 해학성이 잘 드러난 작품. 성실하게 살고자 했던 한 인간이 어리석게 유혹에 빠지는 과정을 통하여 당시 농촌 사회의 열악한 모습과 그 구조적 모순도 곁들여 제시하지만 결코 경직된 주제에 빠지지는 않는다. 금(金)을 따기 위해 콩밭에 뚫은 구덩이 속은 황토 장벽으로 좌우가 콕 막히고 무덤 속 같이 쿠더부레한 흙내와 냉기만이 가득찬 장소이다. 이것은 당시 우리 농민들이 처한 현실의 표상이다. 1930년대 인간 생활의 기본 조건이 갖춰 있지 않은 생활 이전의 절망 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인간 조건에서 무식하고 무력한 주인공은 자신의 생존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꿈을 좇는다. 주인공이 금줄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은 가난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고자 하는 생활적 욕구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일확천금(一攫千金)의 꿈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삶의 마지막 수단으로서 생존을 위한 눈물겨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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