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작 살인
도서정보 : 박상화 | 2020-01-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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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와 마작판, 커다란 저택 안을 돌아다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존재,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 흥미로운 단편 '실화' 소설이다.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는 서사 구조가 특이함을 더한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구매가격 : 500 원
금고실에서 사라진 금괴
도서정보 : 윌리엄 넬슨 태프트 | 2020-01-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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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 산하 특별 수사 기관인 비밀 첩보국 (The US Secret Service)이 다뤘던 사건들에 기반한 단편 소설.
비밀 첩보국 소속의 요원 드러몬드는 오랜만에 얻은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 기차를 탄다. 그때 급한 전보를 든 소년이 기차에 올라타 그의 이름을 불러대고, 어쩔 수 없이 기차에서 내린다. 그 전보의 내용은, 미국 전역에서 사용되는 화폐를 제조하는 조폐국 국장이 그를 찾는다는 것이다. 조폐국에 도착한 그에게 맡겨진 사건은, 밀실에 가까운 지하 금고실에서 350킬로그램의 금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구매가격 : 800 원
보석에 대한 굶주림
도서정보 : 맥스 펨버튼 | 2020-01-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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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상을 주인공으로 하는 미스터리 단편.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보석에 대해서 끊임없는 탐욕을 보이는 귀족 해닝험 경. 외동아들에게 지독한 정도로 적은 돈을 줘서 캐나다로 이주하게 만들고, 아내에게는 싸구려 장신구조차 선물해 본 적 없지만, 그의 금고 안에는 온갖 값진 보석들이 가득 하다. 그의 조카가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결혼 선물을 고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히려 그가 무엇을 선물할 것인가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화를 낸다.
구매가격 : 1,000 원
인생의 작은 아이러니들
도서정보 : 토마스 하디 | 2020-01-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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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하디의 원숙기에 쓰여진 주옥 같은 걸작 단편집. 우리 인생의 뒤안길을 속속들이 파헤친 8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었다. 장삼이사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다양한 시선으로 거침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구매가격 : 9,000 원
영국제 권총
도서정보 : A. E. W. 메이슨 | 2020-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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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모로코를 배경으로, 지하드와 신비한 혈통의 소년, 구식의 영국제 권총, 유럽에서 온 여행자, 잊혀진 조상 등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하는 단편 소설이다. 결말 부분에서 정리되는 아이러니가 흥미를 더한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구매가격 : 1,000 원
문 안쪽의 덫
도서정보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2020-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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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낯선 집의 문 속으로 밀려들어가게 된 젊은 장교. 하룻밤의 기이한 이야기.
프랑스 왕위 계승권을 둘러싸고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벌이던 시절, 프랑스 한 시골에 부르고뉴와 영국의 연합군이 주둔한다. 드니스 드 볼루아는 그 군대의 장교인 젊은 기사이다. 어느 날 저녁 친구의 집을 방문해서 놀다가 너무 늦은 시간에 숙소로 돌아가게 된 드니스는 낯선 도시의 어둠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러다가 술에 취해서 시빗거리를 찾아다니는 병사 무리와 마주치게 되자, 도피를 위해서 어느 저택의 문 그림자 속으로 숨는다. 그가 살짝 문을 건드렸을 뿐인데, 문이 안으로 밀리며 그는 저택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고, 문이 저절로 닫혀 버린다.
구매가격 : 1,500 원
자유 평등 클럽 - 스칼렛 핌퍼넬
도서정보 : 에무스카 오르치 | 2020-01-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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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기 광기 속에서 수 많은 귀족들이 무고하게 사형대에 오른다. 스칼렛 핌퍼넬은 그런 프랑스 귀족들을 빼돌려 영국으로 탈출시키는 일종의 스파이 단체 또는 개인이다.
파리 한복판의 지저분한 술집 '자유 평등 클럽'에서는 한 판 노름이 벌어지고 있다. 그 노름의 승자가 가지게 되는 것은 부유한 재산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자이다. 그녀는, 혁명 전 저명한 귀족이자 은행가의 딸 에스더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반혁명 혐의로 처형되고, 그녀 자신은 파리를 떠나지 못한 채 숨어서 살고 있다. 클럽의 노름꾼들은 그녀와 그녀의 재산을 차지할 음모를 꾸미고, 최종적으로 그 모든 것을 가져갈 사람을 노름으로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구매가격 : 2,000 원
미쳐가는 자의 일기
도서정보 : 기 드 모파상 | 2020-0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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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인지 기이한 존재인지, 정체 모를 것에 사로잡혀 가는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그린 모파상 공포 소설의 극점.
세느 강변 근처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 평안한 전원 생황을 즐기고 있는 중, 며칠 전부터 열이 오르고 환각이 보이는 현상을 경험한다. 단순한 병으로 생각하고 의사의 처방을 받고 휴식을 취하지만, 증상은 심해져만 간다. 본격적인 휴양을 위해 여행을 떠나고, 다시 기운을 차려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상한 것은 집에 있던 하인들이 기력이 쇠해지는 증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밤 사이 이상한 현상들이 집안 곳곳에서 벌어진다.
구매가격 : 2,000 원
문문
도서정보 : 제시 앤드루스 | 2020-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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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봉준호의 〈기생충〉이 한국의 양극화를 그렸다면
《문문》은 세계의 양극화를 형상화한다.
픽션이지만, 논픽션처럼 사실관계를 따지면서 읽어보게 되는 소설이다. 제시 앤드루스(Jesse Andrews)의 소설 《문문》이 다루고 있는 ‘소득 양극화’라는 문제가 우리 모두에게는 너무나 엄중한 문제이기에 그렇다. 이 부분에 대한 리얼리티에 성공하지 못하면 절대 독자들이 몰입할 수 없는 소설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소설은 비록 자산이 많은 사람은 자산만큼 키가 크고, 가난한 자, 못 가진 자는 그만큼 몸집이 작다는 기본적인 대가정을 내세우고 형상화를 했지만 이 가정이 이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데 있어 전혀 방해가 되지 못한다. 우선 배경이 그 어느 국가도 아닌 미국이기에, 미국은 전 세계의 국가 중 가장 소득 양극화가 심한 국가다. 실제로 미국은 상위 1퍼센트가 미국 자산의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게다가 제시 앤드루스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많이 천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그 어려운 소득 양극화의 문제의 해결에 하나의 단초를 제공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해결책은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잠시만이라도 진지하게 검토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하버드대 출신의 소설가인 제시 앤드루스는 이 소설 《문문》에서 소득 양극화를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세계적인 석학이 자주 거론하고 있는 ‘기본소득’ 역시 빠뜨리지 않고 터치하고 지나간다.
절망과 회한,
그 나락에서 생환하고 고질라 킹콩에 빙의하여
양극화를 타파하려던, 극빈층 소년의 어드벤처
사람들의 몸 크기가 곧 그들의 부(富)와 비례하는 세상. 은행은 이 세계의 화폐인 문문(munmun)을 관리하고, 고객은 계좌 잔액에 따라 신체의 크기를 증감한다. 소설 《문문》은 이처럼 허황한 공간에서 표류하는 한 남매의 일대기를 그린다.
주인공 워너와 그의 누이 프레이어는 극빈층이다. 부모와 마찬가지로 덩치가 아주 작다. 미미한 아빠가 초장부터 중산층 어린이에게 우연히 밟혀 죽는다. 압사의 공포로부터 안전하려면 극빈층 신세를 면해야겠지만, 가장을 잃은 워너네 가족이 문문을 벌 방법이란 묘연하다.
프레이어는 중산층과의 결혼을 통한 신분 상승을 꾀한다. 하지만 현실은 프레이어조차 로스쿨 학생들의 노리개로 전락할 만큼 절망적이다. 프레이어를 창녀로 삼으려던 포주에게 마침내 워너가 총구를 겨눈다. 워너가 당긴 방아쇠는 장차 누구에게 어떤 회한을 남길 것인가.
이 소설은 2018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상영되기 전부터, 라일리 레드게이트(Riley Redgate) 소설가로부터 봉준호판 새 영화(this book is my new favorite bong joon-ho movie)라는 평을 받고 있어 봉준호 영화감독에게 이 소설의 일독을 감히 권한다. 그래서 이 소설이 기생충 2탄 내지는 차기작을 제작하는 데에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지만, 무엇보다 극심해진 세계의 소득 양극화 해소에 불쏘시개 역할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솔직히 더 크다.
■ 추천의 말
《문문》은 재기발랄하면서도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그와 동시에 히스테리컬한 유머를 보여준다.
- 니콜라 윤(Nicola Yoon),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에브리씽 에브리씽》 (위즈덤하우스, 2017)의 작가 -
이것은 눈부시면서도 흉폭하고, 낄낄거리게 하면서도 우리 자신의 모습도 녹아 있는 거친 세계를 탐험하는 장도다.
- 커커스 리뷰 -
유난스럽고 야단스럽다고 할 정도로 독창적인…… 워너가 작을지 몰라도, 그의 담대한 마음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한 내레이션은 강렬하고 예리하게 소설적 재미를 만들어간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
부(富)에 대한 미국인들의 강박을 독창적이면서 신랄하게 풀어낸다. 동시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풍자를 보여준다.
- 북리스트 -
구매가격 : 14,400 원
난민87
도서정보 : 엘르 파운틴 | 2020-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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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이토록 당당하게 지킨 소설은 없었다.
출간 즉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켜
3일 만에 5천 부 매진, 재쇄 돌입!
아마존 YA 베스트셀러 1위!
★ 2019 UKLA 북 어워드 롱리스트 선정
난민은 불쌍하니까 도와야 한다고?? - 그런 거지 같은 동정은 당신의 호주머니에 넣어두어라. 적선 따윈 필요 없다.
난민은 사회적 약자다. 사회적 약자이니까 사회적 강자가 될 때까지 도와야 할까? 아니면 법무부에서 난민 인정을 받도록 도우면 할 일을 다 한 건가? 우리 사회의 많고 많은 사회적 약자를 제쳐두고 굳이 생면부지의 난민을 도와야 할 정당성은 어디 있을까?
이런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시민 정우성을 만나게 되었다.
‘시민 정우성’은 난민 문제에 관한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간단한 사고실험을 해보자. 우리는 두 세계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난민을 나 몰라라 하는 세계’와 ‘난민 책임을 각국이 나눠서 지는 세계’다. 여기에 결정적 조건이 붙는다. 우리는 내가 어디서 태어날지 모르는 상태로 이 선택을 한다. 즉, 우리는 내가 태어난 지역이 안전할지 분쟁 중일지 알 수 없다. 어떤 세계를 골라야 할까?”
솔직히 이러한 인식은 이 소설을 대여섯 번 읽으면서 절로 든 생각이기는 하다. 그러나 “Refugee Welcome Day of Welcome with Refugee”라는 난민 환영 행사에 참석했음에도 그 인식은 더 나아가지 않았다.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정우성은 왜 배우 정우성이 아니라 시민 정우성이라고 했을까? 이 의문 속에 답이 있었다.
소위 난민이라는 사람은 한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항력적인 국가의 폭행에 의해서 난민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보전할 가능성이 제로보다 조금 높은 확률밖에 없는 보트에 타는 상황에 누가 자신을 노출하고 싶어 할까? 보트피플도 마찬가지일 게다.
“이 조건을 진지하게 따져본 사람들은 ‘난민 책임을 각국이 나눠서 지는 세계’를 고를 가능성이 높다. 내가 분쟁지역에 태어났을 때의 고통이 너무나 클 것이기 때문에, 그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책임을 나눠서 지는 비용은 이 위험에 비하면 훨씬 사소해 보인다. 출생이라는 제비뽑기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면, 책임을 공유한다는 아이디어는 매우 자연스럽다.”
난민 포르노를 넘어가다!
그렇다. 우리는 난민에 대해서 최소한 시민의 기본권은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국민이기도 하지만 시민이기도 하다. 시민인 우리의 목숨을, 우리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오늘날의 난민들에게도 시민의 기본권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배우 정우성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시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배우 정우성’이라고 하지 않고 ‘시민 정우성’이라고 스스로 칭한 것이다.
이 소설이 여느 난민 소설과 다른 지점도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독재 국가는 끊임없이 시민을 폭압하고 탄압한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저항하는 시민들의 팔목을 자르고, 시리아에서는 하루아침에 정든 집이 눈앞에서 날아간다. 그래서 여느 난민 소설은 국가폭력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인류애에 호소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삶에 대한 난민 개인의 주체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이 좋다.
“한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위협이기에 ‘나’는 아프고 불쌍하다. 그래서 전 세계가 ‘나’를 도와야 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작가 엘르 파운틴은 난관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을 당당하게 지켜내는 모습으로 소설 속 주인공 시프를 그리고 있다. 어쩌면 이는 작가가 실제로 5년 동안 에티오피아의 도시와 오지를 돌아다니며 취재한 다음 소설을 집필했기에 형상화가 가능했던 난민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소설은 소위 말하는 ‘난민 포르노’를 넘어간다.
시프는 유럽에 당도한 뒤, 자신의 삶이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고 했다. 이 말에 힘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난민 소년 시프가 유럽에 무사히 도착했으니 앞으로는 아무런 고통과 슬픔 없이 행복한 삶을 보장받을까? 시프의 삶은 이제 소위 탄탄대로에 놓이게 될까? ‘어쩌면’이 아니고 ‘분명’ 아닐 것이다. 구조를 받더라도 난민의 삶이 위태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의 삶처럼.
그리고 묻고 싶다. 당신은 난민이나 불쌍한 사람을 도울 만큼 당신 인생이 윤택하고 좋다고 생각하는가? 이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제주에 온 예멘 난민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난민에게 당장 국경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당신 시민의 목숨과 안위를 위해! 지금의 난민인 시민 예멘인을 위해!
■ 이란 소년 안토니오의 난민 불인정 결정을 뒤집는 데 일조한 오현록 교사의 추천사
여름내 기다려 온 난민의
슬픈 이름을 되찾아 줄 이야기
난민은 수치스러운 이름이다.
이슬람교도, 테러리스트, 범죄자, 거짓말쟁이, 세금 도둑. 온갖 혐오스러운 딱지가 붙어 공격 대상이 되는 이름.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웃을 향한 우리의 불온한 상상이 만들어낸 끔찍한 괴물.
유럽에서는 사진 한 장이 그런 불온한 상상을 흔들어 놓았다. 지중해 바닷가에 떠오른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시체. 괴물로 여겼던, 그래서 두렵기만 했던 이웃의 정체는 빨간 윗도리와 푸른색 반바지, 감색 운동화를 신은 채 잠든 듯 해변에 엎드린 세 살짜리 소년이었다.
난민은 슬픈 이름이다.
아프리카 북동부의 작은 나라. 20년이 넘도록 비상사태가 유지되는 독재정권의 나라. 한번 군에 징집되면 5년이고 10년이고 제대를 기약할 수 없는 나라. 수용소를 탈출해 유럽으로 가기 위한 열네 살 소년의 여정은 멀고 험하다. 가족과 헤어지고, 친구를 사지에 남겨놓고, 다친 이를 인간 사냥꾼들 사이에 버려둔 채 앞으로 나가야 하는 걸음. 때론 고물 트럭에 몸을 싣고 때론 걷고 때론 보트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며 바다를 건너야 하는 필사의 탈출.
나는 지난여름 내내 아일란 쿠르디를 기다려 왔다. 얼음장 같은 우리 사회의 심성을 깨뜨릴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난민87》 한 소년의 이야기가 부디 기적의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하여 내가 몸담은 이 땅이 ‘슬픈 이름을 가진 이’들에게 진정으로 희망의 땅이 되길 바란다.
- 이란 난민 소년 안토니오에 대한 대법원의 난민 불인정 결정을 뒤집는 데 일조한 아주중학교 교사 오현록의 추천사다. 현재 오현록 교사는 키르기스스탄 소녀의 난민 지위 인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 압도하는 공포,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비통함과 함께 희망이 소설 전반에 걸쳐 흐른다.” - The Guardian
“압도적인……실화에 기반하기에 생생하고 설득력 있고 공감되는……얼마나 심장이 쫄깃한지 이 소설은 우리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 The Sunday Times
■ 책 속으로
“신발 신어. 내일부터 입대다.”
“저는 아직 열네 살밖에 안 됐는데요.” 나도 모르게 뱉었다.
“신 신어.” 내 옆에 있던 군인이 반복했다.
그러더니 침대 발치에 놓인 가방으로 눈길을 돌렸다. 안을 들
여다보았다. 옷가지와 먹을거리, 물이 담긴 가방을.
“내일 학교에서 필요한 것들이에요.” 엄마가 둘러댔다.
“학교에 여벌 옷을 가져간다고? 체스판도? 어디 다른 데로 가
려던 건 아니지?” 군인이 내게 물었다.
- 74쪽
“여기가 교도소입니까?” 비니가 물었다.
“친구 하는 것 좀 보고 배워라. 말을 줄여.” 네바이가 지청구를 놓았다.
일이 분이 지난 뒤, 요나스가 답했다. “너희는 중범죄자 강제수용소에 온 거야.”
“하지만 저희는 잘못한 일이 없는데요. 우리는 위험한 사람도 아니고, 범죄자도 아니라고요.”
“그럼 네가 보기엔 우리는 중범죄자 같으냐?” 그 늙은 남자가 상자 안의 다른 남자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 89쪽
“너희들은 온 지 이틀밖에 안 됐으니까 이해가 안 되지.” 밭은기침을 하더니 요나스가 다시 말을 시작했다. “우리가 여기 수용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조차 아무도 몰라. 정신은 또렷하지만 몸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어. 설령 우리 중의 하나가 수용소를 탈출을 시도한다 해도 몇백 미터도 못 걸어가 픽 쓰러질 거야. 우리가 여기서 죽으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진실을 모를 테지. 아무도. 우리를 사람 취급도 안 하는 교도관 새끼들을 빼고는.”
- 122쪽
“그런데 수용소를 빠져나갈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비니가 정말 궁금하다는 투로 물었다.
테스파이가 잠시 말을 멈췄다. “이렇게 정리하면 돼. 너희를 석방시켜줄 확률은 제로야. 그런데 너희가 수용소를 살아서 빠져 나갈 확률은 그것보다는 살짝 더 높아.”
- 145쪽
눈을 질끈 감은 채 비니가 외쳤다. “먼저 가!”
트럭이 거의 우리를 따라잡았다. 총탄이 발 위로 윙 하고 지나갔다.
“가. 도망가.” 비니가 발악하듯 소리쳤다.
트럭이 다가오자 헤드라이트가 노란빛을 우리 주위에 비췄다.
나는 비니의 얼굴을 바라봤다. 눈에 한가득 절망이 보였다. 내가 달리기 시작하자 멀쩡한 팔로 물병을 내게 집어 던졌다.
- 160쪽
누워 있는 동안 이런 간구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비니라면 어땠을까? 비니라면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내게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나는 사하라사막을 건너 나를 북쪽 해안에 있는 보트로 데려다줄 브로커를 만나야 한다.
그런데 나는 이곳 언어도 못하고 지인이나 신뢰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이 문제가 오늘 밤 다시 내게 슬금슬금 기어들어 오는 어둠을 멈추게 할 것이다.
- 191쪽
저녁을 다 먹고 나자, 여자가 말을 꺼냈다. “난민 캠프로 가면 안 돼. 수용소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납치하는 하이에나 같은 무리들이 있어. 큰 도시 외곽에 천막을 짓고 살지. 시장이나 버스 정류장을 돌아다니며 우리 같은 사람들을 찾아다녀. 그들은 우리한테 도와줄 친구도, 친척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
“잡아서 집으로 돌려보내나요?” 내가 물었다.
“아니, 팔지.”
“사람을 판다고요?”
- 202쪽
“국경 보안대에서 일하는 사람이 국경을 넘도록 도와줬다고?”
믿어야 할지 확신이 안 섰다.
“이상하게 들리는 거 알아. 돈이 많으면 국경을 지나 해안으로 바로 갈 수도 있어.”
고향에서는 돈이 그리 중요한 것 같지 않았었다. 떠나고 나니 돈이 모든 일을 결정했다.
- 229쪽
문을 두드리는데 서늘함이 느껴졌다. 만약 삼촌이 돈을 안 보냈으면, 이 마을에 혼자 남아야 한다. 혼자 일자리를 구하고, 혼자 요리를 하고, 장을 보면서, 동시에 돈을 구해야 한다. 다시 떠날 기회를 얻기까지 일 년이 걸릴지, 오 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납치를 당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건 알마즈 가족과 떨어지는 거였다. 그들이 함께했기에 내가 여태 살 수 있었다. 엄마와 렘렘과 떨어진 상황에서 그 가족이 내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오롯이 나 혼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 240쪽
메스핀이 나를 쳐다보며 당부했다. “우리 딸을 돌봐다오. 그게 이 순간부터 네가 할 일이야. 너라면 우리 딸의 생명을 지켜줄 거라 믿어. 이미 한 번 구했잖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의 생명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메스핀이 믿어도 되는지 확신이 안 섰다.
-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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