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리 얄라셩 내똥철학 농담집
도서정보 : 치통 김종진 | 2012-1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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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 함께 웃자고 하는 농담들입니다. 저를 스쳐지나가 흩어지려는 것들이었는데 엔트로피 법칙에 저항하며 이 작은 책에 모았습니다. 독자들께서 이 농담들을 읽는 동안 낄낄거리며 웃고 아주 가끔은 어쩌면 한 번 쯤은 무릎을 치며 동감하고 그러는 동안 몸에서 엔도르핀이 겨자씨만큼이라도 샘솟을 수 있다면 저는 다행입니다. 다 읽은 다음 혹시나 이 책을 태워버려야겠다고 (분서 焚書해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제게 지나친 영광입니다. 똥 치질 섹스 채식주의 담배 끊기 탈모 이런 뜨거운 주제들을 철학적으로 잘 다스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자 그리고 우리는 빨갱이가 아니라 대장부가 되고 싶었을 따름이고 우리는 모두가 정치인이니 악법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선거에서 꼭 투표하자 이런 정도가 여기 농담들의 겉에 흘러가는 의미이긴 합니다. 하지만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실컷 웃은 후 “그 개그가 재미는 있는데 의미가 없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것이 지나친 요구이듯 이 책의 농담들의 일차 목표는 오직 웃음만이라는 걸 기억하시고 지나친 기대는 삼가 주십시오. 혹시나 이 책이 철학과 조금 관련이 있다고 여기서 인생의 지혜나 위안 같은 걸 기대하신다면 그건 저자의 뜻을 정확하게 오해하신 것입니다. 물론 독자들께서 오해하셔서 그런 지혜나 위안을 발견하신다면 제가 말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 생각합니다. “웃기지 않으면 진리가 아니”라는 노자(老子)의 가르침도 있으니 전혀 가능성이 없는 사태는 아닐 것입니다. 제가 가르치겠다고 나서면 “네 까짓 게 날 가르쳐?”라고 할 독자들이 많겠지만 제가 웃기겠다고 나서면 자세를 느긋하게 뒤로 한 채 “음 그래. 그러면 한번 웃겨봐.”라고 할 (첫 번째 종류의) 독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물론 “인생에서 지금 한가하게 웃고 있을 겨를이 없고 하나라도 더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소수의 (두 번째 종류의) 독자들에게도 여기 웃기는 이야기들이 전혀 쓸모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두 종류 독자들 모두에게 웃기는 이야기란 결국 춤을 추고 있는(dancing) 이야기에 다름 아니니 이야기로서 배울 점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철학자이면서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상식(감각)과(common sense와) 유머감각은(sense of humor는) 둘 다 똑같이 생겨먹었는데 다만 다른 점은 유머감각이 춤을 추고 있는(dancing) 점이라고 지적했지요. ‘가르치고’ ‘웃기는’ 상하관계를 마땅찮아 할 독자들께는 ‘나눈다’는 아주 아름다운 한국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만나고 가지게 되었던 아주 웃기는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 소박한 욕심은 이렇습니다. 독자들께서 이 책을 일단 한번 집어 들면 스마트폰으로든 종이책으로든 제가 쪽 마다 고르게 심어 놓은 웃음 코드에 이끌려 낄낄거리다 어느 틈에 마지막 쪽까지 다 읽어 가버리는 것. 혹은 훨씬 적은 수의 독자들께서는 제가 또한 고르게 심어 놓은 격분 코드에 이끌려 씩씩거리다 어느 틈에 마지막 쪽까지 다 읽어 가버리는 것.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새 마지막 쪽까지 다 읽어버린 독자들께서 “속았다!”고 느끼고는 “어 이거 뭐지?”라고 잠시 당황해 하시는 것이 저의 욕심입니다. 너무 과한가요? 이 험한 세상 낄낄거리든 씩씩거리든 잠시나마 독자들께서 자신을 잊은(무아 無我의) 경지에 몰입할 수 있게만 해드린다면 책값은 한 것 아니겠습니까? 300 페이지짜리 책 한 권을 다 읽어도 건질 말이 세 문장도 안 되는 책들이 수두룩한 세상에 적어도 세 번은 통쾌하게 웃겨드리면 책값은 한 것 아니겠습니까? 삶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밥 한 술을 달게 받기 위해서는 밥값을 해야 하고 책을 내면서는 책값을 해야 한다고 제가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다음과 같은 보초문장을 세워둡니다. 이 책에서 제가 경험한 일로 소개한 일화(episode)들이나 액자 이야기들을 모두 제가 직접 경험한 일로 단정 짓지는 말아 주십시오. 작가는 주위의 이야기를 귀담아 잘 듣고 전하는 사람이라는 말씀에 기댑니다. 일화들을 제외하고 독자들께 저의 의견 주장 태도로 보이는 것들은 당연히 저의 의견 주장 태도입니다. 저는 그런 제 정신의 자식들에게 완전한 책임을 느낍니다. 자 그럼 21세기 뉴욕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길어 올린 내개똥철학으로 출발! --- 맺는 말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연구실 저 암자 그 수도원에서 독일어나 한문으로 또 붓다의 설법을 최초로 기록한 팔리(Pali)어나 예수의 설법을 최초로 기록한 꼬이네(Koine) 희랍어로 기록된 철학책과 경전을 붙들고 앉아 묵묵히 ‘오삽’(평삽)으로 진리를 퍼내고 있는 철학자들이 수두룩 빽빽합니다. 제가 이 책에서 소개한 얄팍한 철학 몇 가지는 모두 그 철학자들께 배운 것들입니다. 그들이 한국 철학을 지켜가는 진정한 힘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오삽’은 건설현장에 아직도 남아있는 일본어 흔적이긴 하지만 제 입에 익어 있습니다. 사각형으로 평평하게 생긴 오삽은 둥그스름한 보통 삽에 비해 한 번에 두 배 세 배 더 퍼 담을 수 있습니다. 입대 전 삽자루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던 제가 보통삽으로 ‘깔짝댄다고’ 고참들에게 욕먹고 있을 때 곁에서 묵묵히 오삽으로 저보다 두 배 세 배 작업을 해 주던 군대 동기 박 군에게 저는 늘 감사했습니다. 그 동안 성인이 된 후 오래도록 밥값도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가족 친척과 친구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었던 이들과 내가 사랑했던 이들 제가 그 모든 분들께 지은 죄(罪)가 수미산(須彌山)을 넘고 사해(死海)의 소금으로도 다 녹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작은 책에 담긴 만담들이 한국어 공동체에 내는 저의 적은 밥값이나마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이게 다 낸 건 아니지만요 ―.
구매가격 : 8,100 원
더버빌가의 테스 (세계문학전집 072)
도서정보 : 토머스 하디 | 2012-1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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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토머스 하디의 걸작. 하디 자신이 대표작으로 꼽은 소설 『더버빌가의 테스』는 1891년 출간 당시 선정적인 내용을 다뤘다는 이유로 당대의 보수주의자들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평단은 이 소설을 하디의 가장 뛰어난 성취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출간된 지 채 1년도 안 되어 초판본의 스물세 배가 넘는 부수가 판매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도 수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외모의 농촌 노동계급 여성 테스가 도덕적 편견과 저항할 수 없는 운명에 희생되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당시 사회의 이중적이고 편협한 가치관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또한 미혼모에 살인자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습을 대담하게 거스르면서도 사랑 앞에 진실했던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애틋한 슬픔과 감동을 자아낸다. 서울대 영문과 유명숙 교수의 유려한 번역으로 토머스 하디의 탁월한 문장들과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를 다시 읽는다.
구매가격 : 13,000 원
춤추는 별
도서정보 : 김달국 | 2012-11-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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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인간은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0.15 ~ 1900.8.25.]
중년의 사랑은 과연 무조건 불륜인 것일까? 더구나 당사자에게 배우자가 있다면?
여기 로맨스와 불륜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사랑이 펼쳐진다.
욕망과 소유의 중간에서 자신을 지키면서 나누는 은밀하면서도 따뜻한 관계
서로가 서로로 인해 삶이 행복해지며 아름다워질 수 있는 꽃과 나비 같은 사랑의 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금지된 사랑의 곡조에 춤을 추는 아름다운 두 개의 별,
그 흔들리는 빛의 아지랑이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이제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라. 바로 이들처럼.
구매가격 : 8,450 원
플라이트 투 덴마크
도서정보 : 차우모완 | 2012-11-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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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며 사랑하며 장미를 가꿀 뿐이다”
젊은 날의 꿈, 방황, 그리고 목마른 열정, 사랑...
그러나 아무 것도 되지 못했고, 그래서 아무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아무 것도 아닐 나이지만, 먼 여정 끝에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자신을 끝없이
사랑하게 된 청춘들의 엔솔로지
“알은 세계가 아닌지도 모르지. 알을 깨고 나와도 우리는 여전히 병아리일 뿐이야.”
구매가격 : 4,000 원
용과 용의 대격전
도서정보 : 신채호 | 2012-1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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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에 쓰여진 신채호의 소설로서 단재의 무정부주의 사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1장 ‘미리님의 나리심’은 조선민중을 비롯한 모든 피압박 민중의 처참한 현실에 대한 깨달음이 나타나 있다. 2장 ‘천궁의 태평연 반역에 대한 걱정’에서는 민중에 대한 이 같은 착취가 어떻게 가능했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으로서 억압적인 국가기구와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가 그 중요한 원인으로 등장한다. 지배계의 상징으로 설정된 ‘미리’는 동양사회의 전통 속에서 현실에서의 고통을 보상받기 위한 기원의 대상이다. 그 ‘미리’가 지배계급의 상징으로 설정된 것은 동양 민중의 그같은 미신적 사유를 전복시킴으로써 현사회가 미신에 의해 지탱되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지배계급으로 등장하는 ‘미리’와 ‘상제’는 민중을 착취하고 최고의 향락을 누리다가 민중의 반역에 의해 토우상과 쥐로 변해버린다. 논문투가 채 가셔지지 않았고 피압박 민중의 각성과 혁명을 그려내기보다 지배계급의 동요와 몰락을 그려내는 부정적 양상을 보이지만 무정부주의자 동방연맹대회 때 신채호가 작성한 ‘선언문’의 취지 연장선 위에서 민중혁명문학의 구체적 추구로 그 선구성이 입증되는 환상소설이라 할 만하다.
구매가격 : 800 원
꿈하늘
도서정보 : 신채호 | 2012-1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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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꿈하늘)의 "서"에는 "이 글이 꿈꾸고 지은 줄 아시지 말으시고 곧 꿈에서 지은 글로 아시옵소서." 라고 기술하고있다. 이는 작가가 현실의 문제를 현실을 통해 이야기할 수 없는 당대의 아이러니한 역사적 상황에 기인한다고 볼 수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에 대해 설명 창작과정에 대한 단재 자신이 중요한 단서가 들어 있습니다. 단재는 꿈하늘을 소설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꿈하늘을 후대의 연구가들이 소설이라고 칭한다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단재 자신에게는 그냥 글이었을 뿐입니다. 소설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소설로 분석하고 논의해도 큰 무리가 없지만 그의 글은 한시를 제외하고는 문학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그냥 문장이었습니다. 이것은 그의 절대주의 사상 즉 삶과 역사와 문학의 일원론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그 일원론의 축은 바로 민족이었습니다. 두번째. (꿈하늘)이 갖는 문학사적 한계에 대해 설명 1916년의 꿈하늘은 이듬해 화려하게 등장한 무정의 서술방식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무정에 익수한 우리들은 꿈하늘을 매우 생소하게 대합니다.. 그러면서 꿈하늘이 과연 문학이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를 갖습니다. 결국 문학사의 주류로부터 제외시켜 놓기도 합니다. 카프의 리얼리즘 소설이나 이른바 민족주의 문학의 소설과는 전혀 다른 계보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단재의 민족주의 정신을 지나가치게 강조하다가 자칫 국수주의적 측면을 강조한 부분이 있습니다. 국수주의와 영웅 사관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은 단재의 문학과 사상을 훼손할 염려가 있습니다. 단재는 절대주의적 관점에서 살고 글을 썼습니다. 따라서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논하고 살펴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따라서 단재의 꿈하늘 을지문덕 이순신전 등을 근대소설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은 재고해야만 합니다. 그런 관점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다른 틀에서 바라보고 분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춘원이나 횡보의 소설이 우리의 고대소설로부터 영향을 받았겠지만 일본을 통한 서구문학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민족의 문학 유산을 계승 발전 시킨 단재 신채호야말로 진정한 민족문학의 소설사적 계보임을 시론으로 주저할 까닭이 없는 듯 합니다. 단재의 문학이 자강론과 적자생존을 바탕으로 깔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매가격 : 1,000 원
딸과 아들과(어른들을 위한 동화)
도서정보 : 이무영 | 2012-1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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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무영의 단편 중 하나로 한국 근대기의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딸과 아들의 편중된 우리나라의 남아선호 사상과 한국사회상속에서 한 여자아이가 겪게 되는 가족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은 소설입니다. 이무영의 다른 작품과 달리 농민소설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농촌의 색채를 배제한 채, 그는 여기에서 색다른 소재의 ‘가족’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가정의 동질감 속에 포함하는 ‘딸과 아들’을 주인공으로 과거 우리 시대의 유교적인 사상을 동화처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구매가격 : 3,500 원
첫사랑 첫키스
도서정보 : 김영두 | 2012-11-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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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머무는 순간에는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골프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진 김영두의 소설집 『첫사랑 첫키스』. 1988년 ‘월간문학’에 소설로,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로 등단하고 이후 계몽아동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의 소설들을 만날 수 있다. 유려한 필치로 감성의 현을 울리는 솜씨가 돋보인다.
구매가격 : 6,000 원
모르그 가의 살인
도서정보 : 에드가 얼랜 포 | 2012-11-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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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1년에 발표된 에드가 얼랜 포의 단편소설. 어느 날 파리의 모르그 가에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희생자의 어머니는 매우 처참하게 살해되었고 더욱이 산건 현장이 된 방은 밀실로 되어 있었다. 건물로부터 새어나온 사람의 목소리를 몇 사람이 들었으나 그들은 한결같이 자기 모국어 이외의 언어로 이야기했다고 증언한다. 이들 수수께끼를 아마추어 탐정 어귀스트 뒤팽이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해명한다.
구매가격 : 2,000 원
반역자
도서정보 : 김동인 | 2012-11-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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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에 명색 없는 평안도 선비 의 집에 태어났다. 아무리 날고 기는 재간이 있을지라도 일생을 진토에 묻히어서 허송치 않을 수 없는 것이 평안도 사람 에게 부과된 이 나라의 태도였다. 그런데 오이배(吳而陪)는 쓸데없는 날고 기는 재주 를 하늘에서 타고나서 근린 일대에는 신동(神童) 이라는 소문이 자자하였다. 쓸데없는 재주 먹을 데 없는 재주 기껏해야 시골 향수 혹은 진사쯤밖에 출세하지 못하는 재주 그 재주 너무 부리다가는 도리어 몸에 화가 및는 재주 그러나 하늘이 주신 재주이니 떼어 버릴 수도 없고 남에게 물려줄 수도 없는 재주였다. 대대(代代)로 선비 노릇을 하였다. 그랬으니만치 시골서는 도저한 가문이었다. 그러나 산업(産業)과 치부(致富) 방면에 유의(留意)하지 않았으니만치 재산은 연년이 줄어서 이배의 아버지의 대에는 드디어 파산을 면치 못하였다. 대대로 부리던 세도가 있느니만치 그라도 근처에서 존경받은 지위는 간신히 지켜 왔지만 재산 없고 산업을 모르고 그냥 그 점잖음 을 지키노라니 여간 살림이 이상야릇하지 않았다. 불행한 신동 이배를 시험하심에 하늘은 더 어려운 고초를 내렸다.이배가 열한 살 잡히는 해에 신동 이배의 양친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났다. 천하를 휩쓴 쥐통 에 넘어진 것이었다. 여러 대를 이 동네에 살았지만 자손 번창치 못하는 집안이라 여러 대 계속하여 외꼭지로 내려왔으니만치 일가친척이라는 것이 전연 없었다. 이렇게 외롭게 될 때는 그래도 일가라는 것이 있으면 얼마만치 힘입을 수도 있고 믿고 의지할 수도 있지만 일가라는 것이 전연 없는 오씨 집안에서 양친이 한꺼번에 세상 떠났으매 이 넓은 천하에 이배 단 혼자가 덩더렇게 남았다. 겨우 열한 살 난 코흘리개 소년이. 그래도 대대로 동네의 인심은 잃지 않고 내려왔으니만치 동네의 동정심은 자연 이배에게 부어졌다. 그러나 인심은 안 잃었다 할지라도 이쪽은 그래도 선비요 동네 사람은 모두가 이름없는 농꾼들이라 자연 교제가 없었다. 그래서 마음껏 동정을 나타내기도 쑥스러웠다.
구매가격 : 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