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시티

도서정보 : 제니퍼 이건 | 2022-09-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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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가의 눈과 로맨스 소설가의 심장’
퓰리처상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의 제니퍼 이건

그 찬란한 시작이 담긴 단 한 권의 소설집

에메랄드 시티』는 명실상부 동시대 미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인 제니퍼 이건의 첫 소설집이자 유일한 소설집으로, 표제작 「에메랄드 시티」와 『뉴요커』에 실려 작가로 처음 주목받기 시작한 「스타일리스트」, 퓰리처상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 국내 출간 당시 계간 『문학동네』 지면에 소개된 「스페인의 여름」을 포함해 열한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장편 데뷔소설 『인비저블 서커스』에서 견지하는 ‘여행과 각성과 갱생의 메커니즘’을 각각의 버전으로 변주하며 상실과 결핍을 떠안고 변화와 구원을 찾아 자기 현실의 바깥으로 나선 다채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 확고한 세계를 이미 구축하고 반열에 오른 작가 제니퍼 이건의 시작을 만나볼 수 있다.

제니퍼 이건은 지금껏 여섯 편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을 발표하는 동안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도전하듯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인비저블 서커스』에서는 전통적인 소설 문법의 성장서사에 히피와 게이와 펑크록의 전성기였던 1970년대 말의 샌프란시스코를 녹여냈고, 『킵』에서는 고딕소설과 메타픽션을 뒤섞으며 장르의 전복을 꾀했다. 『깡패단의 방문』은 시간의 비가역성이라는 주제를 말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형식으로 파워포인트와 문자메시지를 활용했으며, SF 스파이 스릴러 『블랙박스』는 트위터 계정 연재라는 실험적 시도의 결과물이었다. 그후로는 다시 전통적인 작법을 따르되 역사소설, 페미니즘 소설, 누아르를 새롭게 결합한 대작 『맨해튼 비치』를 선보였다. 그리고 최근 『깡패단의 방문』 후속작에 해당하는 『캔디 하우스』로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자기를 갱신해온 제니퍼 이건은 제일 먼저 단편소설로 주목받았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뉴요커』 『마드무아젤』 『GQ』 등의 잡지에 발표한 작품들을 모은 『에메랄드 시티』는 눈부신 통찰과 감정의 대담성으로 강렬하게 어필한다(엘르), 새롭게 부상하는 재능 있는 작가의 모든 특징이 각인되어 있다(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전서), 현대인의 삶을 이해하는 영리한 소설집(피플) 등의 상찬을 받았다. 이건 특유의 지적이고 건조하면서도 감각적인 글쓰기는 단편마다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다양한 감정이 충돌하는 인물들의 내면 풍경으로 우리를 단번에 데려다놓는다.


어떤 소망도 이루어진다는 에메랄드 시티까지
변화와 구원에 대한 열망으로 각자의 여정을 시작한 사람들
자기 현실의 바깥에서 뭔가를 찾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

『에메랄드 시티』 속 인물들은 인생의 벼랑 끝에 서 있다. 그들이 처한 현실은 오랫동안 염원해온 바람을 저버리고 좌절감만 안길 뿐이다. 월가에서 뼈빠지게 일하며 중산층 가정을 꾸려온 가장에게도, 꿈을 좇아 화려한 도시로 찾아든 모델 지망생에게도, 몇 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한 스타일리스트에게도, 지금껏 남부럽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해온 젊은 여자들에게도, 외로움을 채워줄 존재를 드디어 찾았다고 생각한 십대 여자아이들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다. 가정을 지탱하려다가 사기를 당해 횡령까지 저지르고, 원하는 자리에 모델로 발탁될 길은 끝내 보이지 않고, ‘일하는 동네’ 분위기상 자신은 가진 것 없이 이미 늙어버렸다는 느낌이 엄습하고, 여유롭고 안정적이었던 관계가 외도 고백으로, 과거 폭로로 흔들리는 순간이 닥치고, 애써 다가간 친구들은 말 한마디 없이 모습을 감추거나 무시하고 따돌린다. 이들은 그래서 여행을 떠난다, 탈출을 희망하며 자기 현실의 바깥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이는 “참담하지만 거치지 않고선 이른바 성찰을 얻을 수 없는 과정, 그래서 특별히 여정이라 불리는 것”(본문 중에서)이다.

그들이 여행을 떠났을 때도 그런 기대가 있었으리라. 도로시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오즈에 불시착한 것과 달리, 그들은 막연하지만 절실한 목적성을 가지고 여행을 떠났다. 그들이 어떤 소망도 이루어진다는 머나먼 ‘에메랄드 시티’까지 간 것은, 다만 물리적인 귀향을 바랐던 도로시와 달리, 변화를, 내처 구원을 기대해서였던 것 같다. , ‘옮긴이의 말’에서

때로 녹록지 않은 이 길을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나간다. 자기 자신 그리고 피하고 싶었던 아픈 과거와 대면하면서. ‘여행지는 가혹한 운명의 시험장이 되기도’(278쪽) 하지만, ‘여행의 하찮은 일화가 절망에 빠진 삶을 단숨에, 희망으로 전향시키기도’(283쪽) 한다. 지난 관계를 끊어낸 여자들은 이후에도 또다른 인생이 가능할 것임을 깨닫고, 십대 소녀들은 불안했던 시절을 견디고 살아남을 것이다. 꿈은 가까이 가도 멀어지기만 할 뿐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지만, 이제 “이도 저도 안 되면 그때는 세상을 달리 보게”(89쪽) 될 거라고, “새로운 일이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본문 중에서)다고 담담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해도 삶은 다른 전망을 보여준다.”(본문 중에서)
제니퍼 이건은 각각의 단편에서 이 모든 인물을 날카롭지만 사려 깊은 시선으로 그려 보이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구매가격 : 10,200 원

깡패단의 방문

도서정보 : 제니퍼 이건 | 2022-09-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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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미국의 가장 독창적이고 대담한 소설가
제니퍼 이건의 2011 퓰리처상 수상작

2011 전미비평가협회상, LA 타임스 도서상 수상
2011 영국 아마존 ‘올해의 책’ 2위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퍼블리셔스 위클리, 타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보스턴 글로브, 시카고 트리뷴, 오프라 매거진 등 25개 매체 선정 ‘올해의 책’
HBO 드라마 제작

21세기 미국 문학의 빛나는 성과
『깡패단의 방문』을 만나다

2011년 퓰리처상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이 출간되었다. 지난해 『킵』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제니퍼 이건의 최고작으로, 전미비평가협회상, LA 타임스 도서상을 수상하고,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퍼블리셔스 위클리> <타임> <오프라 매거진> 등 주요 매체 25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소설가로는 드물게 제니퍼 이건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꼽기도 했다.

열세 개의 장으로 이뤄진 『깡패단의 방문』은 각각의 장이 다른 화자,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는 레코드 레이블 대표 베니와 그의 비서 사샤를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인간관계이자 그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이다. 이야기의 시간순서를 뒤섞고, 문자메시지와 파워포인트 등 파격적인 형식을 도입하는 『깡패단의 방문』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 그리고 그것이 빚는 부조리와 비애를 그린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타임워프 하듯 변모하는 문화에 따스한 호기심을 보이고, 디지털 시대에 어른이 된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독창적으로 탐구한다”며 수상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11년 <타임> 선정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제니퍼 이건의 문학적 절대음감

제니퍼 이건은 2011년 <타임>이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린 세 명의 소설가 중 하나다(참고로, 나머지 두 명은 『자유』의 조너선 프랜즌과 『얼음과 불의 노래』의 조지 R. R. 마틴이다). 또 『깡패단의 방문』은2011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서 연말 결산 기획으로 작가들에게 ‘올해의 책’을 물었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된 책이기도 했다. 데이비드 니콜스(『원 데이』), 데이비드 로지(『교수들』), 로디 도일(『패디클라크 하하하』) 등 여러 작가들이 오랜만에 경탄과 질투에 사로잡혔던 책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언론과 동료 작가들이 찬탄하는 제니퍼 이건은 어떻게든 작가를 규정하고 범주화하려는 시도를 번번이 헛수고로 만드는 작가다. 단편집 『에메랄드 시티』(1996), 장편 『보이지 않는 서커스』(1994), 『나를 봐』(2001), 『킵』(2006), 『깡패단의 방문』(2010)을 발표한 그녀는 “냉철하고 명쾌하면서도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을 쓰는 작가이자 오늘날 미국인의 삶에 관한 흥미로운 이슈들을 다뤄온 작가이다. 매번 자기 자신에게 도전하듯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발표해온 이건은 대담하지만 위악적이지 않고, 유연하고도 지나침이 없다. 자연히 그 저력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 은연중에 작품에 배어나게 마련인 작가 개인의 성적, 문화적, 장르적 한계마저도 깡그리 무화하는 놀라운 작가이기도 하다. 이미지에 대한 미국적 강박관념, 즉 이미지를 통한 자기 발명이야말로 미국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건(고등학교 졸업 후 잠시 모델로 일했다)은 대중매체를 통해 익숙한 통속적인 이미지, 현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역할에 일관된 관심을 보이는데, 이런 주제의식은 고딕소설의 틀을 빌린 『킵』과, 현대사회에서 미디어에 가장 의존하는 모델과 테러리스트를 다룬 『나를 봐』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모든 것을 남김없이 부수어버리는 무자비한 시간
그 잔재와 마주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자기 파괴와 구원의 이야기

레코드 레이블 대표 베니와 그의 비서 사샤. 이야기는 그들의 비밀스러운 과거와 다가올 미래, 주변 사람들의 내면을 넘나든다.
서른다섯 살인 사샤는 다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을 간직한 물건을 훔칠 때마다 자신이 시간을 소유했다고, 개성적이라고 느낀다. 레코드 레이블을 대기업에 팔아버린 이혼남 베니는 소싯적엔 혈기 왕성한 로커이자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프로듀서였으나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으며 과거의 낯 뜨거운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허둥지둥 주차권에 기록한다. 성인의 문턱에서 아찔하리만치 무한한 가능성에 자신을 내던졌던 조슬린은 세월이 지나 무절제의 대가를 치르며 쓰디쓴 회한에 잠긴다. 십대 시절 친구이자 프로듀서로 성공한 베니를 찾아간 스코티는 시간 안에서 ‘진짜’라고 부르는 경험은 대개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고 자신은 도태됐음을 절감한다.
뉴욕 주 북부 백인 부유층 동네로 이사 온 스테파니는 ‘공화당 것들’의 눈치를 보며 어울려 살고, 히스패닉계인 남편 베니가 느끼는 이질감은 부부간의 불협화음으로 발전한다. 방약무인한 록 아이콘이었던 보스코는 병들고 몰락한 끝에 자신의 존재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자살 투어’를 기획한다. 패기 넘치는 저널리스트였지만 취재 도중 어린 여배우를 덮쳐 감옥까지 갔던 스테파니의 오빠 줄스는 자신이 미국의 운명을 닮았다고 한숨짓는다. 화려한 인맥과 수완을 자랑하던 뉴욕 최고의 홍보 담당자 라 돌은 자만의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대량학살자의 이미지 쇄신을 맡아달라는 전화를 받는다. 현실에 짓눌려 예술에 대한 열정도, 아내에 대한 사랑도 반으로 접고 또 접어 티끌로 만든 중년의 교수 테드는 나폴리에서 조카딸 사샤를 찾는다는 목적은 뒷전인 채 예술작품들에 빠져든다.
모든 인물들은 너무나도 바쁜 삶을 살다가 부지불식간에 눈앞에 버티고 선 시간이라는 깡패를 알아차리고 비틀거린다. 젊음도, 사랑도, 꿈도 사그라지고 망가지고 끝나간다. 그러나 구원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찾아든다.

구매가격 : 9,700 원

햄닛

도서정보 : 매기 오패럴 | 2022-09-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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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여성문학상’ 수상 · 27개 매체 선정 ‘최고의 책’

매기 오패럴은 경계를 넘고 어떻게 실제 삶이 역사적 걸작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상상함으로써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_빌 게이츠

셰익스피어와 열한 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아들 ‘햄닛’,
그리고 사 년 후 탄생한
그의 비극 ‘햄릿’

실제 셰익스피어에게는 ‘햄닛’과 ‘주디스’라는 쌍둥이 아이가 있었다. 그중 ‘햄닛’이 열한 살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사 년 후, 셰익스피어는 비극 『햄릿』을 세상에 내놓는다. 허구와 현실을 관통하는 비상한 작가적 상상력의 길 위에서 불길한 계시, 비극적 운명, 신비로운 삶들이 피어나 거대한 숲을 이루는 아름다운 환상 서사.

매기 오패럴, 소설적 상상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작가
이십 년간 견고히 구축해온 작품세계 속에서 탄생한 독보적 걸작 『햄닛』

매기 오패럴은 2000년 데뷔작 『네가 떠난 후After You’d Gone』로 베티 트래스크 상을 수상한 이후 이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하고 견고하게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장편소설 9권을 발표했고,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서 호평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작가와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 역시 높은 가운데 2017년에 발표한 자전적 에세이 『나는, 나는, 나는I Am, I Am, I Am』이 출간 직후 현지 베스트셀러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그중 단연 독보적 걸작이자 화제작인 장편소설 『햄닛』이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된다. 실제 셰익스피어에게 ‘햄닛’이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었고, 열한 살의 나이에 햄닛이 죽고 사 년 후 비극 『햄릿』이 세상에 나왔다는 작은 단서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에 대해서도 언제든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상하게 동시대적으로 보이면서 시대를 초월해 계속되는 중차대한 인간 경험을 다룬다” 등의 평을 받으며 여성문학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2020)을 수상하고 영미권 27개 매체의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그해 최대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매기 오패럴은 『햄닛』을 통해 비상한 작가적·소설적 상상력의 결실을 맺고, 문학과 창작의 새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셰익스피어와 『햄릿』에 관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상상
새롭게 덧씌워진 상상의 장막, 그리고 기발한 반전으로 완성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

햄닛과 햄릿은 사실 같은 이름이다.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스트랫퍼드의 기록 문서에서는 보통 혼용되었다.
_스티븐 그린블랫, ‘햄닛의 죽음과 『햄릿』의 탄생’ <뉴욕 리뷰 오브 북스>(2004년 10월 21일)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앤 해서웨이의 사이에는 딸 수재나, 쌍둥이 남매 햄닛과 주디스가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아버지는 장갑 장인이었고, 작업실을 겸한 본가를 중심으로 일가가 생활했다. 햄닛의 때 이른 죽음에 관련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작가 매기 오패럴은 1989년 영문학 수업에서 햄닛의 존재를 처음 알았고, 세계적 명작 뒤에 가려진 미지의 비극에 오랜 시간 매료되었다. 그 작은 단서에서 출발해 방대하고 꼼꼼한 조사를 거쳐 작가는 ‘햄닛’이 어린 나이에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사 년 후 비극 『햄릿』이 탄생했는지를 한 편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창작 서사로 풀어냈다.

아이는 현실의 테두리, 주변 물질세계의 반경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는 버릇이 있다. 몸은 방안에 앉아 있는데 정신은 자기만 아는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정신 차려, 할머니는 얼굴 앞에서 손가락을 탁 튕기며 소리친다. 뭐하니, 누나 수재나는 귀를 당기며 쏘아붙인다. 집중해, 선생님들은 호통을 친다. 어디 갔었어? 마침내 햄닛이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자기가 집에, 식탁에, 식구들 사이에 돌아와 있다는 걸 깨달을 때 주디스가 이렇게 속삭인다. 어머니는 보일 듯 말듯 웃으며 마치 햄닛이 어디에 갔다 왔는지 훤히 아는 것처럼 바라본다. (본문 중에서)

햄닛이 이들을 한데 묶어주는 핀이었다는 걸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 아이 없이는 바닥에 떨어져 깨진 컵처럼 모두 조각조각으로 흩어져버리리라는 걸? (본문 중에서)

소설은 열한 살 햄닛이 집안을 황급히 뛰어다니며 어른들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해, 현재와 과거를 다양한 호흡으로 오가며, 청년 셰익스피어와 가족들, 셰익스피어와 애그니스의 만남, 애그니스의 신비로운 능력, 결혼과 출산, 역병과 죽음, 런던으로 떠난 셰익스피어의 삶과 명작의 탄생을 세밀하고도 촘촘하게 엮어낸다. 그리고 그 방대한 여정의 끝에서 작가는 또 한번 비범한 상상력을 발휘해 비극 『햄릿』에 대한 기발한 반전을 선보인다.

구매가격 : 11,600 원

빨강머리 앤

도서정보 : 루시 모드 몽고메리 | 2022-09-1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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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좋아할 게 이렇게 많다니 정말 신나지 않아요?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건 그 기쁨의 절반을 미리 누린다는 뜻이잖아요.
혹시 이루어지지 못한다 해도 기대하는 동안의 즐거움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할 거예요.
전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게 더 불행한 것 같아요.

몽고메리는 ‘북해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캐번디시에서 상상력이 풍부한 유년기를 보냈다. 어릴 때부터 잠시라도 읽고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몽고메리는 겨우 두 살때 어머니를 읽고 외가에서 자랐지만 자연과 글을 친구 삼아 펜력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었다. 마침내 세계 문학사상 가장 사랑스러운 소녀 ‘앤 셜리(Anne Shirley)’가 몽고메리의 펜 끝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꿈 많은 고아 소녀 앤의 곧은 성품과 열정, 낭만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12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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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작가 기행 - 셰익스피어, 예이츠, 조이스, 오닐, 엘리엇, 포크너, 헤밍웨이, 스타인벡

도서정보 : 나종혁 | 2022-09-0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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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미의 주요 작가들 8인의 연혁과 연보를 모아놓은 작가 연대기이다. 중세 시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그리고 20세기 모더니즘 시대 7인의 작가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유진 오닐(Eugene O’Neill), T. S. 엘리엇(T. S. Eliot),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 어니스트 헤밍웨이(Earnest Hemingway),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이 포함되었다. 영미 세계 작가들의 연혁과 연보를 통해 세계 작가들의 면모를 이해할 수 있다.

구매가격 : 10,000 원

사막여우

도서정보 : 김영진 | 2022-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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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운이 좋게도 아프리카 대륙 2개 나라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각기 10년 간격으로 근무하였다. 대부분 동료들이 물심양면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그 덕분에 그 나라의 이해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도 우호적인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동일한 객체에 대하여 다양한 사람들 각자의 시야에서 바라보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그 눈빛 너머 상념은 무엇을 그리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한참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본성을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성장하면서 무수한 일을 겪으며 본성이 비로소 형성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형성 중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것을 알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이 책은 기존의 생활방식과는 다른 해외라는 생소한 곳에서, 각자의 관점에서 침해받지 않는 본인의 둥지를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이야기이다.

구매가격 : 5,000 원

솔베이지의 미상

도서정보 : 김영진 | 2022-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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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젊은 날의 기억을 더듬어 켜켜히 쌓인 응달진 낙엽길을 더듬어 거닐어 보았다. 누구나 한번 쯤 겪었을 호기롭던 시절의 첫사랑의 기억은 책갈피에 꽂아 둔 부스러질듯한 낙엽과도 같아 소중히 간직하다 가끔씩 꺼내보지 않았을까. 이러한 추억놀이도 생활의 형편과는 관계없이 각박한 현실과 너무나 비조화라서 산들바람이 왔다 간 정도까지만 허락하는데 말이다. 그래도 바삐 살다가 문득 마음이 허해진다면, 들개의 낮잠이 한가로운 간이역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가.

구매가격 : 3,000 원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도서정보 : 김묘원 | 2022-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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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에는 왜 이리 금기가 많습니까?”

한 가지 약조를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 궁녀끼리는 비밀 이야기나 괴이한 이야기를 하고 나면 반드시 귀를 씻는답니다. 귀 씻은 물을 대나무밭에 부으면 비밀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받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돌아다니지 않고, 오로지 대나무숲만 헤맬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약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본문 중에서)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은 제4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수상작 「도깨비집터」(수상 당시 제목은「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를 비롯하여 총 여섯 편의 작품이 실린 연작 단편집이다. 아직 고려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조선 초, 경복궁 내명부에서 일하게 되는 궁녀에게만 전해지는 ‘규칙’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신참을 위한 궁녀 생활 규칙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지 말아야 할 ‘금기’ 조항들이다. 이런 조례가 있을 만큼 궁궐의 밤은 음산하고, 궁녀들은 밤마다 모여 자신이 겪거나 들은 괴담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괴담은 다시 괴이한 일을 부른다. 궁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고, 벌어지려는 것일까?
어릴 적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오빠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뒤로 집이 몰락하고 가족도 모두 잃으며 궁녀로 들어오게 된 세답방 나인 백희, 고려 때부터 궁녀로 살아 왕실 생활과 예절에 밝은 지밀나인 노아.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에는 두 나인을 주인공으로 경복궁 내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담고 있다. 백희의 과거사로 시작한 괴담은 궁녀 한 명이 갑자기 사라지며 점점 현실감을 띠기 시작하는데, 전부 괴력난신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부 ‘궁녀 규칙 조례’에 담긴 ‘금기’와 연관이 있다. 대체, 이곳에는 왜 이렇게 금기가 많을까. 괴력난신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들, 그리고 잠 못 드는 궁녀들의 아찔한 이야기에 담긴 수수께끼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구매가격 : 11,200 원

지고 말 것을 (세계문학전집 214)

도서정보 : 가와바타 야스나리 | 2022-09-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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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는 자신의 작품과 꼭 닮은, 섬세하면서도 견고한 사람이었다.
따뜻하고 다정하며, 그러면서도 서늘한 면이 있는.
_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번역가, 문학연구가)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단편선 『지고 말 것을』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4번으로 출간된다. 그의 문학세계에 허무와 서정성이 자리잡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초기 대표 단편들을 모은 단편선으로, 「푸른 바다 검은 바다」 「봄날의 경치」 「수정환상」 「서정가」 「그것을 본 사람들」 「금수」 「지고 말 것을」 총 7편이 실려 있다. 이중 「푸른 바다 검은 바다」 「봄날의 경치」 「수정환상」 「그것을 본 사람들」 4편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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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드 1

도서정보 : 조이스 캐럴 오츠 | 2022-09-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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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화제의 영화 <블론드> 원작 소설!”

『블론드』는 실로 신화적 압승이다, 여기서 매릴린은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니다 - 의미심장한 거대한 흰고래, 자연의 맹목적 힘뿐 아니라 인간의 맹목적 권력을 상징하는 표상._GQ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며 발표하는 소설마다 파란을 일으키고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아온, 그 이름만으로 고유한 ‘장르’가 된 조이스 캐럴 오츠가 21세기 벽두에 20세기 가장 상징적인 아이콘을 주인공으로 한 거대한 스케일의 장편소설을 내놓는다. 시종일관 굵직하고 논쟁적이며 독특한 미국적 주제를 다뤄온 오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소설, 바로 『블론드』다. 『블론드』는 2000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 “압도적으로 생생하고 강렬하다” “오츠는 자기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을 창조해냈다” “도저히 몰입하지 않을 수 없는 소설”과 같은 극찬과 함께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등 여러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걸작이라는 평을 두루 받았다. 그리고 첫 출간 후 20년이 되는 해인 2020년 『블론드』 20주년 기념판이 다시 출판되었다. 그와 발맞춰 넷플릭스에서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블론드>가 제작되었고, 2022년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는 『블론드』가 여전히 ‘지금, 여기’에서 읽히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는 반증이다. 아니, 오히려 시대를 거듭할수록 더욱 새롭게 ‘다시 읽기’가 가능한 혹은 필요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념판 ‘서문’을 쓴 일레인 쇼월터(프린스턴대 영문학과 명예교수)가 말한 것처럼 “고작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책은 먼로의 이야기를 과장하여 선정적으로 다뤘다고 읽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열정적이고 예언적인 변론으로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먼로는 나의 ‘모비 딕’, 전기충격기 같은 강력한 이미지다.”
『블론드』는 오츠가 우연히 보게 된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에 조화로 만든 왕관을 쓰고 목에는 귀여운 로켓 목걸이를 건, 아직 전혀 매릴린 먼로로 보이지 않는 열다섯 살 노마 진 베이커의 환히 빛나는 얼굴’을 사진에서 보고 오츠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그 시절 녹록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라던 친구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시대의 아이콘이 된 매릴린 먼로에 의해 지워져버린 외로운 이 소녀에게 자신이 생명을 불어넣어줄 수 있으리라는 전율을 느꼈다. 그래서 처음에는 평범한 여고생이 스타로 탈바꿈하는 중편소설을 쓸 계획이었으나, 먼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단순한 피해자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거인이었던 한 여인’을 탐구하려면 보다 거대한 허구적 형식이 절실함을 깨달았다. 오츠가 직접 밝혔듯 “먼로는 나의 ‘모비 딕’, 무수히 다채로운 층위의 의미와 의의가 중첩되어 진짜 대하소설이 나오겠다 싶은, 전기충격기 같은 강력한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츠가 쓰고자 했던 건 매릴린 먼로의 전기가 아니었다. 당연히 역사적 사실을 따르는 전기소설 또한 아니었다. 『블론드』는 전적으로 허구의 산물이다. 오츠는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증류’라는 과정을 통해 사건을 압축하고 융합해 먼로의 인생에서 ‘상징적인 몇몇만 선택적으로’ 살피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밀한 시적 진실과 영적 진리를 획득하기 위해 오히려 픽션 형식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20세기 중엽 미국 사회와 문화를 특징짓는 정치, 스포츠, 종교, 범죄, 공연 등을 먼로의 삶과 교차시키며 시대적 배경의 골격을 창조했다. 남성중심적인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 영화산업 내 공산주의자에 대한 마녀사냥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살해당한 젊은 여성들에 대한 뉴스 보도 등이 심도 있게 각각의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그려지면서 작품 전체의 ‘서사시적 품격’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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