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메로스

도서정보 : 다자이 오사무 | 2022-08-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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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단편집 『달려라 메로스』 출간으로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은 명작 ‘다자이 오사무 베스트 3’가 완성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없는 작은 방에서 열심히 글을 썼다.
이번에는 유서로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썼다.”

새로운 번역이 주는 진한 감동을 전하고 있는 성림원문학 일본문학 베스트 컬렉션, 그 1차분으로 ‘다자이 오사무 베스트 3’가 완성되었다. 누적 판매 부수 천만 부 이상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인간 실격』을 시작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로부터 “여성의 심리묘사를 가장 탁월하게 그려낸 역작!”이라 평가받은 『사양』에 이어, 다자이 오사무의 희망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단편을 모은 『달려라 메로스』가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천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 일본 젊은이들의 우상,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 다자이 오사무 앞에 붙는 수식어는 참 많다. 그의 작품 못지않게 사람들은 그의 삶에 관심을 갖는다. 그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지독한 생애를 살다 갔기 때문이다. 그는 일생 동안 네 번 자살을 시도했고, 다섯 번째 자살 시도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작품집은 우리가 흔히 아는 어둡고 절망적인 다자이 오사무가 아니라 그의 색다른 모습을 담은 9편의 단편을 모은 것이다. ‘불안한 청춘문학의 대명사’ 다자이 오사무가 그려낸 좌절 속에 피어난 희망, 삶에 대한 의지는 현대사회의 청년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이다.

구매가격 : 14,800 원

크리처스 1

도서정보 : 곽재식, 정은경 | 2022-08-18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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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수집가 곽재식의 K-크리처 판타지
기상천외한 토종 괴물들을 소환하다!



◎ 도서 소개

드넓은 상상의 바다,
자유롭게 유영하는 괴물 이야기

왜 우리에겐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를 통해 친숙하게 접해 온 고블린이나 트롤, 오크 같은 괴물이 없을까? 『크리처스』는 오랫동안 우리 전통 설화와 민담, 문헌 기록 속 토종 괴물들을 집요하게 채집해 온 괴물 박사(?) 곽재식의 물음표에서 출발한다. 위 질문에 곽재식은 한 번도 제대로 쓰여진 적 없었기 때문이라는 듯, 전에 본 적 없는 신비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토종 괴물들을 우리 앞에 소환시킨다. 곽재식 작가의 재기발랄한 입담이 다수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써 온 정은경 작가와 안병현 그림작가를 만나 한국형 판타지 시리즈물, 『크리처스』 1권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남을 웃기는 덕담꾼으로 성공하고 싶은 철없는 소년 소소생은 어느 날 덕담꾼으로 크게 성공시켜주겠다는 수상한 한 남자의 말을 믿고 값진 보물을 덜컥 내어 준다. 어린 소년을 상대로 사기를 친 건 희대의 사기꾼이자, 절세 미남 해적인 철불가! 화려한 사기 전과 이력을 가진 철불가는 이미 다른 해적 무리에게도 쫓기는 신세였고, 철불가를 쫓던 소소생은 졸지에 철불가와 한패로 오인받아 무시무시한 해적 무리의 1순위 제거 대상이 되는데…. 대체 어쩌자고 이런 원수 같은 인간과 엮이게 된 걸까? 신세를 한탄할 여유도 없이, 해적 무리를 피해 달아난 바다에는 설상가상! 거센 폭풍우와 번개를 흩뿌리는 백룡, 바다에 빠진 사람을 뿔에 꽂아서 잡아먹는 적각어, 고개를 젖혀도 한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키를 가진 장인 등 기기괴괴한 괴물까지 공격한다. 이들은 과연 무사히 집으로, 아니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

『크리처스』는 마치 영상을 보듯 시청각적 경험을 극대화하는 소설이다.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들과 비장한 장면에서 돌연 팽팽하던 긴장감을 유머로 반전시키는 재치, 역사적 고증과 상상의 힘을 버무려 환상적인 세계관을 재현한 그림은 텍스트의 한계를 뛰어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10대 청소년은 물론, 새로운 한국형 크리처물을 고대해 온 팬이라면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선택일 것이다.



◎ 출판사 서평

괴물 박사 곽재식,
가장 신선하고도 독창적인 소재를 발굴하다!

〈부산행〉, 〈킹덤〉,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등 한국에서 제작된 크리처물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캐릭터와 배경이 한국인과 한국으로 설정됐을 뿐, 우리 고유의 크리처(Creature: 기묘한 생물)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왜 아무도 한국형 크리처에 주목하지 않을까? 왜 우리는 서양의 설화와 민담에 기반한 괴물들의 이름은 줄줄이 읊으면서도, 토종 크리처 이름 하나를 대 보라는 질문에 말문이 턱 막힐까? 한국에도 괴물이 있었다, 우리에게 오랫동안 잊혀졌을 뿐. 그리고 여기, 그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토종 괴물을 수집하는 일을 고집스럽게 해 온 이가 있다.

KAIST 출신의 공학 박사이면서, 과학과 역사, 판타지 등 다방면의 주제를 넘나드는 SF 소설가로 알려진 곽재식 작가는 눈길을 끄는 이력에 더해 ‘괴물 수집가’로 우리에게 더 친숙하다. 그는 실제 기록 문헌(『고려사』, 『동국여지승람』, 『삼국유사』, 『성호사설』)을 토대로, 『한국 괴물 백과』와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등의 저서를 통해 한국 괴물 정보를 대중에 널리 알려왔다. 이처럼 작가가 집대성해 온 괴물 자료들은 『크리처스』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창조하는 밑거름이 되었고, 포악하면서도 왠지 인간적이고, 생경하면서도 어딘가 사랑스러운 괴물들을 우리와 마주하게 한다.

해학과 풍자,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선사하다!

『크리처스』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는 장보고 사후, 바다의 새로운 주인을 자처하는 해적들이다. 잔인무도하기로 소문난 여걸 저승사자 흑삼치, 전갈의 독보다 강력한 독기를 품은 싸움꾼 바다전갈, 약탈한 재물을 백성들에게 나눠 주는 의적 고래눈, 이렇게 세 세력은 삼면의 바다를 둘러싼 쟁탈전을 벌인다. 어째서 해적인가? 곽재식 작가는 『삼국사기』 속 실제 존재했던 신라구(신라 해적)에 대한 고증을 토대로, 부패했던 신라 왕실과 고관대작들의 횡포를 가감없이 그려낸다. 한 나라의 국운이 쇠하는 데 있어 힘없고 나약한 백성들의 책임은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단언컨대, 없다. 작가는 그런 신라 왕실의 질서에 반기를 드는 해적들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을 타개할 짜릿하고도 통쾌한 반전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또한, 덕담꾼 소소생이 펼치는 서툴지만 뼈 있는 덕담 한마디 한마디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 준다.

곽재식의 상상은 4D 영상이 된다!

텍스트의 시대는 가고, 영상의 시대가 왔다? 바야흐로 영상 전성시대라고 하지만,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둘 다 가진 책이 있다! 『크리처스』는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판타지물이다. 다수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영상으로 구현되는 글을 써온 정은경 작가는 매 장면마다 시각적인 묘사와 청각적인 효과를 짜임새 있게 구성하며 사각 영상 프레임의 한계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상상의 끝을 보여준다. 여기 더해 안병현 그림작가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토종 괴물의 역동적인 모습을 재현하는가 하면, 상상 속 세계를 자유롭게 누비고 탐험하는 주인공들을 그려낸다.

개성 넘치는 해적들의 짜릿한 액션 활극, 눈을 뗄 수 없다!

해적들의 스릴 넘치는 액션 활극도 『크리처스』를 즐기는 주요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개성 넘치는 해적들은 고문헌 속 무기들을 재해석한 ‘솔개처럼 조각된 몸통에 화살을 연발로 쏠 수 있는 솔개날’, ‘검집이 다섯 개 달린 오합도’, ‘상 위에 놓고 쏘아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감을 안기는 상노’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눈을 뗄 수 없는 스케일을 선보인다. 그리고 텍스트 중간에 삽입된 그래픽 노블 감성의 액션 만화는 이야기의 생동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 추천사

이토록 인간적이면서도 매력적인 해적 무리들과 전에 본 적 없던 비주얼을 가진 괴물의 조합! 마치 빨리감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뒷장이 궁금해지는 전개! 텍스트가 불어넣는 상상의 힘은 영상의 한계를 뛰어넘고, 동시에 매력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영상에 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연상호 (〈부산행〉, 〈반도〉,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연출 및 감독)

서양 기원의 신화보다 『삼국유사』를 비롯한 우리 문헌과 설화에 주목해야 하는 K-문화 전성시대! 여기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우리의 토종 괴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괴물 수집가 곽재식이 재해석한 역사와 상상력의 조합을 즐겨 보자.

큰★별쌤 최태성 (별별 한국사 연구소장)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세계화 바람의 구호였던 이 말은 적어도 세계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새삼스러울 것 없는 팩트임이 증명되고 있다. 괴물 수집가 곽재식의 손끝에서 탄생한 우리 고문헌 속의 신박한 토종 괴물 판타지라니! 이보다 더 매력적이고 세계적인 스토리가 있을까.

한정은 (콘텐츠웨이브(wavve) 주식회사 마케팅그룹장)

◎ 책 속에서

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 나와 철불가는 목에 올가미를 건 채 해적선 난간에 위태로이 섰다. 양손은 등 뒤로 포박당했고 두 발도 밧줄로 묶인 상태였다. 발밑을 보니 시꺼먼 바다에서 창처럼 뾰족하고 긴 뿔을 가진 괴물 물고기들이 우리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놈들은 피에 굶주린 상어처럼 우리를 찔러 죽이려고 펄떡펄떡 바다에서 뛰어올랐다.
밧줄을 끊으면 괴어의 뿔에 찔려 죽고, 밧줄을 당기면 목이 졸려 죽을 상황. 어쩌다 철불가와 엮여 죽게 되었단 말인가. 이 마당에도 저자는 휘파람이나 불며 별 구경을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열일곱일 뿐인 내가!
평범하고 나름 선량하게 살아왔던 내가!
덕담꾼으로 인기를 얻고 싶었을 뿐인 내가!
어찌하여 죽게 되었는지 그 억울하고 구슬픈 덕담(이야기)을 그대들에게 들려드리겠다.

-p.4~5

먹구름과 비바람 사이로 검은 털이 수북한 무언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어두운 데다 비바람이 거세 눈을 뜨기 어려워 그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진 않았다. 쿵 쿵 그것이 걸음을 뗄 때마다 땅이 흔들리고 웅덩이의 물도 요동쳤다.
“괴… 괴물이다!”
무역상이 덜덜 떨며 말했다.
“……내 어디서 이상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소. 동쪽의 어느 섬에 거인이 사는 나라가 있다더군.”
검은 털이 수북한 괴물은 산처럼 두터운 손바닥으로 해적 셋을 개미처럼 눌러 죽이고, 창처럼 긴 손톱으로 해적 여섯을 꼬챙이처럼 꿰어 죽였다.
“놈은 손톱이 길고. 이빨은 톱니처럼 날카로우며 사람을 잡아먹는다 했소.”
먹잇감을 놓친 괴물의 눈알이 철불가와 무역상 쪽을 향했다.
“놈의 이름은… 장인…….”
무역상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괴물의 손이 무역상을 낚아챘다.

-p.27~29

“이것들은 적각어다. 적색 뿔을 가진 물고기란 뜻이지. 흰색 뿔인데 왜 적색 뿔이라고 말하는지 아느냐? 저놈들의 뿔에 찔리면 꼬챙이처럼 꿰여서 산 채로 죽을 때까지 끌려다녀야 하거든. 하얀 뿔이 피로 물들어 적색이 된다고 해서 적각어라 한다. 뿔에 꽂혀 장기를 관통당한 채 이놈 저놈에게 뜯어 먹힌다니.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라나? 하하하.”
어둠 속에서 싸늘하게 웃는 흑삼치는 별명처럼 정말 저승사자 같았다. 소소생은 다리가 바들바들 떨려 하마터면 난간에서 미끄러질 뻔했다. 그 모습을 보고 흑삼치의 부하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눈이 어둠에 익으니 정말로 적각어의 뿔이 피로 물들어 붉은색인 것이 보였다. 덩치가 큰 놈일수록 뿔에 사람의 잘린 팔다리가 산적 꼬치처럼 많이 꽂혀 있었다. 적각어가 펄떡거릴 때마다 잘린 팔다리도 꿈틀꿈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네놈들을 쉽게 죽일 수는 없지. 밤새 벌벌 떨며 제발 죽여 달라고 애원하게 만들어 주마.”

-p.82

암초 사이의 좁은 길로 나룻배가 들어서자마자 휘이잉 돌풍이 불었다. 눈을 뜨기 힘들 만큼 바람이 세졌다.
고래눈의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나부꼈다. 난데없는 바람에 흑삼치도 눈을 뜨기 힘들었다. 바다전갈은 팔을 들어 얼굴로 불어닥치는 바람을 막았다.
그 순간, 하늘과 바다 사이에 하얗고 기다란 것이 나타났다.
“……백룡?”
소소생은 눈앞에 나타난 것을 믿기 힘들어 혼잣말을 했다. 하지만 분명히 백룡이었다. 온몸이 하얀 용이 용오름을 일으키며 바다에서 동이 터 오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장 낭자다! 장 낭자가 나타났다!”
해적들이 외쳤다. 해적들은 혼비백산하여 배를 반대쪽으로 몰기 시작했다.
“해적들이 도망치고 있어요!”
해적들이 뱃머리를 돌리는 것을 보고 소소생이 외쳤다. 하늘로 날아오르던 백룡이 몸을 틀어 철불가와 소소생이 탄 나룻배로 빠르게 다가왔다.
“으아악!”
센 바람과 높은 파도에 소소생은 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p.115~118

후드득 후드득. 찐득한 빗방울이 떨어졌다.
소소생은 얼굴로 떨어진 비를 손으로 닦아냈다. 손바닥이 시뻘건 색으로 물들었고, 코를 찌르는 지독한 비린내가 진동했다.
“피?”
시꺼먼 털로 뒤덮인 거대한 기둥 두 개가 나타났다. 언뜻 스무 척은 넘어 보이는 커다란 괴물이 두 발로 서서 소소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뻘건 비는 까마득하게 높은 위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누구를 잡아먹었는지 이빨에서 흘러내린 피가 비처럼 떨어졌다. 소소생이 아무리 고개를 들어도 장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철불가는 물속에서 의지하고 있던 노를 장인에게 집어 던지고는 혼자 달아나기 시작했다. 찰방찰방 물을 튀기며 도망치려 했지만 커다란 손이 철불가를 잡아챘다.
“으아아아악!”
철불가를 낚아챈 손에는 손톱 끝마다 손가락 인형처럼 사람 머리통 몇 개가 대롱대롱 꽂혀 있었다.

-p.132~134

구매가격 : 10,400 원

부여 찾아 90000리

도서정보 : 잔아 | 2022-08-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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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패망이라는 슬픈 역사에서 캐낸
부여의 아름다움의 극치
부여 사람, 잔아(殘兒) 김용만의 『부여 찾아 90000리』는 백제 패망의 슬픈 역사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백제의 미학적 탐구라는 주제의식을 멀리 백제 시대로까지 소급해 올라가는 대신 6ㆍ25전쟁과 그 이후라는 ‘동시대적’ 이야기를 통해 실현, 체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새뜸’이라는 작은 마을에 대립하는 두 집안과, 이 반목을 운명처럼 짊어진 주인공 찬혁과 세영의 슬픈 성장사와 사랑으로 응축된 이야기를 통해 부여의 진정한 ‘비극미’를 선연하게 그려내고 있다.


반목을 운명처럼 짊어진
두 남녀의 사랑

『부여 찾아 90000리』의 주무대는 부여에 속하는 ‘새뜸’(행정구역상 오덕리)이라는 고장으로, 단순히 궁벽한 산골이 아닌 “선조왕의 태실비가 서 있”(26쪽)는 역사적 유물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며 윗마을(위뜸)과 아랫마을(아래뜸) 사이에 해묵은 대립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이 원수 사이가 된 것은 위뜸 김씨와 아래뜸 전씨가 씨족 부락을 이루어 서로 앙숙으로 지내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네가 잘되기보다는 상대방이 못되기를 더 바랐다. 그처럼 적대관계로 살아온 두 뜸 사이에 주막이 있는데 짓궂은 사람들은 그 주막을 판문점이라고 부르고, 위뜸과 아래뜸이 합친 새뜸을 통일조국이라고 불렀다. (26쪽)

주인공 찬혁과 세영은 이처럼 대를 이어 대립하는 집안의 자식으로, 서로를 사랑하지만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 숙명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6ㆍ25전쟁이 끝나고 세영의 집안이 좌익분자였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찬혁의 집안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멸문지화를 당하게 한 ‘원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에 뜻을 둔 아버지 전덕술의 욕망 때문에 재벌 자제인 배태욱과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세영은, 이 곤란에서 벗어나고자 선거를 핑계로 아버지에게 찬혁의 집안인 ‘위뜸’과의 화해를 제안한다. 전덕술이 소유한 유원지에 위락시설을 만들고, 위뜸과 아래뜸이 공동운영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개업식 전날 위락시설에 원인 모를 화재 사건이 일어나고, 찬혁을 방화범이라고 여긴 세영의 오해로 인해 두 사람은 오랜 이별을 하게 된다.

구매가격 : 9,600 원

60개의 이야기

도서정보 : 디노 부차티 | 2022-08-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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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환상문학의 거장 디노 부차티
타로카드처럼 펼쳐지는 신비한 이야기 60선
★ 1958년 스트레가상 수상작 ★

“나는 독자의 재미와 감동을 위해 단편을 쓴다.”
_디노 부차티

환상문학의 거장 부차티의 단편 미학의 정수가 담긴 대표작 60선
이탈리아 스트레가상 수상작 국내 첫 소개

이탈리아 현대문학에서 마술적 사실주의, 실존주의, 환상주의를 일군 작가로 손꼽히는 디노 부차티(Dnio Buzzati, 1906~1972)는 보르헤스, 카뮈, 칼비노, 마텔, 망겔 등 여러 작가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오늘날 이탈리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88년에는 디노부차티국제협회가 설립되었고, 2022년 내년이면 작가 사후 50년이 되는 해다.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장편 『타타르인의 사막』(1940)에 이어, 이 책 『60개의 이야기Sessanta racconti』(1958)는 최근 한국에 두번째로 소개되는 부차티의 책이다. 문학평론가 김현 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간략히 회자되어온 이 작가의 단편 미학의 정수가 담긴 대표작 60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출간 당시 보기 드물게 장편이 아닌 이 단편집에 이탈리아에서 가장 명망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스트레가상’이 수여되었다.
부차티는 평생 단편집 10권 남짓을 냈는데, 그중에서도 『60개의 이야기』는 앞서 출간한 세 단편집(『일곱 전령』 『스칼라극장의 공포』 『발리베르나 붕괴 사고』)에서 직접 작가가 36편을 엄선하고, 이후 신문 및 잡지 등에 발표한 새 단편들을 묶은 것이다. 이 책은 몬다도리에서 펴내는 ‘오스카 모던클래식’ 시리즈로 평단과 독자를 동시에 사로잡으며 오늘의 고전으로 여러 분야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일례로 작가가 실제로 유양돌기염을 앓았던 경험에서 바탕한 「7층」은 코미디 영화와 희곡으로 각색되고 알베르 카뮈가 번역하여 파리의 극장에서도 상연되었고, 「망토」 「그들이 문을 두드린다」 「그것은 금지되었다」 등은 성황리에 무대에 올라 동명의 오페라 대본집으로도 출간되기도 했다.

구매가격 : 12,600 원

페스트

도서정보 : 알베르 카뮈 | 2022-08-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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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가 7년을 매달린 작품, 『페스트』
전염병으로 폐쇄된 도시, 무너진 일상, 사회 혼란과 공포.
극한의 상황에서 희망의 끈을 잡다

『페스트』는 43세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카뮈가 7년 동안 매달린 다섯 번째 작품이다. 언제부터인가 거리에 쥐가 곳곳에 죽어 있고, 정부는 페스트를 선언한다. 그로인해 평범하고 조용하던 도시 오랑에서의 비극적인 사투가 시작된다. 공포와 죽음, 극한의 고통과 절망, 이별의 아픔 등. 일상이 무너진 현실과 전염병으로 폐쇄된 도시 속에서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구매가격 : 6,000 원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도서정보 : 듀나 | 2022-08-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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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 만나는 우리의 ‘미친 현실’
한국 장르문학의 거성, 듀나 소설집
한국 장르문학의 독보적인 스토리텔러
듀나가 열어 보이는 새로운 세계

한국 장르소설의 자존심, 독보적인 스토리텔러 듀나의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가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간되었다. 듀나의 초기 단편부터 중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 열세 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와 수록작 「안개 바다」는 개정판이 동시 출간되는 『제저벨』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으로, ‘링커 우주’의 시발점이 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그 외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 등 ‘장르소설’의 스펙트럼에 속하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을 통해 펼쳐진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한 상상력의 소유자 듀나.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떤 과정과 방식을 통해 형성되었는지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그곳에 우리와 닮은 누군가가 있다
‘다른 세계’에 투영된 우리의 ‘미친 현실’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이 어디에 있든 바로 거기에서 다른 세계로 가는 틈새가 열리고, 그렇게 휩쓸려 들어간 다른 세계에서 뜻밖에도 당신은 여러 겹으로 기묘하게 겹쳐 보이는 낯익은 세계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듀나가 열어 보이는 이질적이고 환상적인 ‘다른 세계’에서 우리는 항상 현실의 문제들과 마주치게 된다. 인터넷 채팅을 소재로 한 「A, B, C, D, E & F」에서 A와 B가 만든 가상 인물들은 점차 막강한 실제성을 지니게 된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끼리 커플이 되고 마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이른다. 그 속에서 실재와 가상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게 된 상황과 무한한 소통을 기대하지만 쉽게 나르시시즘에 빠지는 사이버 공간의 실상이 떠오르게 한다. 「죽음과 세금」에 축조된 사회에서도 지구의 모든 인구가 ‘불사신’이 된 상황에서 공정한 살인 임무를 수행하는 불사자들의 비밀 집단이 있다는 설정은 장르적인 상상력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지금 당면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정부의 부담과 과중한 세금 문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의 배경이 되는 외계 행성도 마찬가지이다. 군대 가기 싫어서 달아난 청수, 외계인에게 복음을 전파하러 간 선교사역단, 탈북인에 대한 적개심 등 우리 사회의 일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장르소설이 어떤 식으로 현실의 문제를 그려내는지 인상적으로 예시하는 작품이다.

SF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시스템의 세계
가장 강력한 생태계 시스템, 링커 바이러스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시스템’ 이미지다. 「호텔」, 「소유권」 등에서 보이는 막강한 시스템은 매트릭스적 신경망과 편집증적 감시체계를 넘어 자본주의 시스템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작품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와 「안개바다」에 등장하는 링커들의 광대하고 강력한 네트워크 역시 지배적인 시스템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브로콜리 행성에서의 끔찍한 혈투가 끝난 ‘다음 세대’에서는 지난 시대의 역겨운 기억들은 모두 지워진다. 지금의 현실을 옥죄는 강박적인 시스템과 문제 상황들도 ‘링커 바이러스’가 구축한 거대한 생태계의 흐름에서 바라본다면 찰나에 불과한 것이다.

사회를 지배하는 시스템 이미지들과 동시에 가장 전복적인 이미지를 함께 빚어내는 상상력. 그런 작가의 상상력을 빌어 전혀 다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재미. 그것이 듀나의 다양한 작품들이 모두 강렬한 흡인력을 가지는 이유일 것이다.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 수록된 개성 넘치는 초기작들은 그러한 듀나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작품들로, ‘듀나 월드’에 입문하는 독자는 물론 오랜 독자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구매가격 : 9,800 원

모순

도서정보 : 황범정 | 2022-08-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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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인간의 언어로는 구현할 수조차 없는, 그 위에 더함이 없는 최상이요, 최고요, 으뜸이다. 이 힘은 수없이 많은 세계를 주관하고, 육안에는 보이지도 않는 티끌도 빠뜨림 없이 만물을 만들었고, 너무나 밝고 신령스러워서 감히 명하여 헤아릴 수조차 없다. 소리와 기로 원해도 보임이 없으니 내적인 성품으로 머리끝에 내리심을 구할 수 있을 뿐이다.”

구매가격 : 9,100 원

수면 아래

도서정보 : 이주란 | 2022-08-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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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독보적 감수성
젊은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수상 작가 이주란 첫 장편소설

극적인 장면 없이 고루 팽팽하고, 대단한 플롯 없이 완벽하며, 시 없이 시로 가득하고, 청승 없이 슬픔의 끝점을 보여준다.
_박연준(시인)

일상적 풍경에서 강렬한 감정의 파동을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감수성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주란 소설가가 장편소설을 내놓았다.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한 첫 소설집 『모두 다른 아버지』부터 젊은작가상 수상작(「넌 쉽게 말했지만」), 김유정문학상 후보작(「한 사람을 위한 마음」) 등이 수록된 두번째 소설집 『한 사람을 위한 마음』까지, 조용한 위트와 무심한 온기, 말과 말 사이의 여백으로 정서를 전달하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이주란 작가가 쓴 첫 장편소설이다.
2021년 <주간 문학동네>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 먼저 선보인 뒤 세심한 퇴고 과정을 거쳐 출간된 『수면 아래』는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함께해오다 결혼한 두 사람이 아이를 잃는 커다란 상실을 겪은 뒤 다시 삶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두 사람은 감당할 수 없는 아픔에 이혼을 택했지만, 완전히 이별하지는 못한 채 가까운 곳에서 일상을 나누며 살아간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고통스러운 기억을 공유한 두 사람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며 일상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잔잔하지만 널리 퍼지는 수중의 파동처럼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깊은 상실을 공유하고 헤어짐을 택한 두 사람
삶의 파동에 흔들리며 조금씩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

나는 이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우경과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우리는 열일곱 살에 처음 만났다. 삶의 반 이상을 함께해왔고 중간에 한 번 결혼을 했다가 헤어진 적이 있다. 결혼식을 하던 날에는 평소 말수 적은 나의 어머니와 우경의 동생 우재까지, 넷이서 차례로 울었던 것 같다.
_본문 중에서

해인은 매일 아침 마을버스를 타고 ‘해동중고’라는 이름의 한 중고물품점으로 출근한다. 그녀의 일상은 새로 들어온 중고 물품을 닦아서 진열하고, 종종 물건을 팔러 가게에 들르는 장미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가게 근처 공원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구경하는 등의 작은 일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그녀는 가끔 우경을 만난다. 우경은 해인과 같이 동네를 걷기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해인의 집에 와서 함께 카레를 먹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나누기도 한다. “한 번 결혼을 했다가 헤어진 적이 있”는 그들은 일상에서 때때로 즐거운 순간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 즐거움은 두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어떤 기억에 의해 번번이 가로막힌다.

우경이 더없이 좋다고 느낄 때마다 왜인지 그날의 우경이 천천히 떠오르곤 한다. 우리는 누구도 그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낸 적이 없다.
_본문 중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하지 않는 ‘그날 일’. 해인의 서술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에서는 (아마 차마 말할 수 없기에) 분명히 언급되지 않지만, 우리는 그 일이 두 사람이 베트남에서 아이를 잃고 돌아온 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해인과 우경이 말없이 공유하고 있던 커다란 상실의 아픔은 잔잔하게 이어지는 듯 보였던 풍경에 전혀 다른 색채를 덧입힌다.
그리고 어느 날 우경은 해인에게 상사로부터 베트남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아픔을 딛고 나아가고자 하는 우경, 괜찮느냐는 물음에 여전히 괜찮다고 대답할 수 없는 해인. 우경은 해인에게 그곳에 함께 가자고 말하고, 그로 인해 그동안 깊은 수면 아래 아픔을 묻어둔 채 지내온 두 사람의 관계에 고요한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그냥, 난 우리가 괜찮았으면 좋겠어.
각자의 자리에서, 많은 순간에, 정말로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수면 아래』는 해인의 일상을 따라가며 진행된다. 베트남에 함께 가자는 우경의 이야기를 들은 뒤에 그녀는 뜻하지 않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다행히 그녀의 주변에는 온기어린 인물들이 있다. 이주란의 소설에는 늘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어딘지 허술해 보이면서도 마음이 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해인과 함께 분식을 사먹고, 달리기를 싫어하던 그녀에게 함께 달려보자고 제안하는 장미씨, 진해에서 함께 해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주는 유진씨, 실없는 듯하지만 뜻하지 않은 순간에 위로를 주는 성규, 천진하게 ‘슬퍼도 괜찮으니까 슬퍼도 괜찮다고’ 말하는 어린아이 환희. 이주란의 소설에는 커다란 슬픔의 크기와 비례하는 커다란 온기가 존재한다고 말해볼 수 있을까? 이 이야기가 극적인 사건 없이도 이토록 마음을 뒤흔들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온기어린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감정의 진폭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수면 아래』를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한 이유를 알 듯도 하다. 그것은 비단 슬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떤 안도에서 비롯된 동요가 아닐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위로가 아니라, 심장이 저릿할 정도의 강력한 위로. 혼자가 아니었다는 생각, 누군가가 함께여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에 큰 소리로 울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러한 감정을 이해할 것이다.
“시 없이 시로 가득하고, 청승 없이 슬픔의 끝점을 보여준다”는 박연준 시인의 서평처럼, 이주란의 소설은 음악이 없는 음악이기도 하다. 가사 없이도 곧바로 마음을 파고드는 애잔한 선율처럼, 단 몇 문장으로도 이 소설 속의 공기와 정서가 읽는 이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200쪽으로 그리 길지 않은 이 소설이 이만큼의 울림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주란의 문장이 가진 불가사의한 힘 덕분일 것이고, 그건 우리가 이주란을 읽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구매가격 : 9,450 원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도서정보 : 리처드 플래너건 | 2022-08-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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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영문학을 비롯해 세계문학의 대가 반열에 오른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고향 "태즈메이니아섬의 호메로스"로 불리는 리처드 플래너건
12년간 집필에 매달려 완성한 5개 판본 중 마침내 나온 최종판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태국-미얀마 간 철도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전쟁포로이자 현재 화려한 전쟁영웅으로 부활한 외과의사 도리고의 기억과 현실을 중심으로 사랑과 죽음, 전쟁과 진실, 상실과 발견의 세계를 그린 장편소설. "죽음의 철도"라고 불리는 미얀마 철도는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고자 만든 길이 415km의 철도로, 군인과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건설됐다. 실제로 작가는 일본군 전쟁포로로서 미얀마 철도건설 노동자였던 아버지의 경험을 되살려 작품을 썼다.
2014년 맨부커상 심사위원들은 "사랑도 잃고 전우도 잃은 전장에서 삶을 짓누르는 경험을 떠안고 살아야만 하는 자의 트라우마를 담아낸, 그야말로 최고의 소설"이라고 했다. 심사위원장은 "몇 해간 정말 좋은 작품들이 수상했지만, 올해 수상작은 그야말로 걸작"이라며 "세계문학의 카논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여러 언론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판 『전쟁과 평화』"에 견주며 "고전의 반열에 들어선 작품" "비교 불가의 작품" "그야말로 걸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상상력의 소유자"로 거론되는 리처드 플래너건, 그가 오랜 세월 작품의 완성도에 온 심혈을 기울인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수정같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서사시이자 진정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구매가격 : 10,900 원

굴드의 물고기 책

도서정보 : 리처드 플래너건 | 2022-08-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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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수상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출세작
19세기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밀려온 ‘불한당들의 세계사’

★ 2002년 영연방 작가상 (최고의 책 부문)
★ 2002년 오스트레일리아 문단 황금메달
★ 2002년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 문학상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가 리처드 플래너건
그를 세계문단에 알린 초기 대표작, 국내 초역!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가이자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초기 대표작 『굴드의 물고기 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윌리엄 뷜로 굴드라는 유형수 화가를 중심으로 19세기 영국 식민지이자 유형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의 잔인한 현실과 몽환적 기억을 창조해낸, 기존의 역사에 반대하는 허구의 역사소설이자 실제 현실에 뿌리내린 환상소설이다. 작가는 실화와 허구를 겹치고 쪼개면서 역사와 허구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허물었다가 되살리기를 주고받는다.
이 작품은 2001년 출간 당시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수상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물론 영어권 문단 전체에서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듬해 플래너건은 이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의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이언 매큐언의 『속죄』, 네이딘 고디머의 『픽업』 등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영연방 작가상(최고의 책 부문, Commonwealth Writers’ Prize: Best Book)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800년대 영국의 유형지이자 식민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작은 섬으로 떠밀려온 불한당들의 건국 프로젝트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초 북반구 유럽에서 배로 반년을 가야 닿는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다. 영국에서 태어나 떠돌이 위조꾼으로 살아가던 윌리엄 뷜로 굴드는 영국 왕실 모독죄로 체포되어 징역 50여 년을 선고받고 오스트레일리아로 유배된다. 그는 화가이자 위조꾼, 살인자이자 무기수, 모리배이자 몽상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이 모든 존재이면서 그 무엇도 아닌 오인된 인물이다. 탈옥을 감행했다 20여 년 만에 다시 붙잡혀온 그는 이제 태즈메이니아 인근 세라섬이라는 유형지에 갇혀 모든 희망을 잃고 죽음만을 기다리며 지낸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구원 같은 과제가 주어진다. 태즈메이니아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을 그림으로 묘사해 본국으로 보내라는 것이다. 정식 화가는 아니지만 그림 재주로 먹고살았던 굴드는 솜씨를 발휘해 여러 물고기들을 하나씩 그려나간다. 다만 그림 작업을 하는 동안,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 한 가지를 몰래 진행한다. 이 감옥섬에서 일어나는 일을 글로 쓰는 것이다. 밤마다 물이 머리까지 차오르는 동굴 감옥에서 그는 사람의 피와 똥, 오징어의 먹물과 성게의 가시를 짓이겨 물고기 그림을 그리면서 이야기를 써나간다. 식민지 관리들이 미화하고 날조한 기록에 맞서 진짜 일어났던 흉포한 사건, 그 기적의 시간을.
이곳에는 영국 관리의 눈을 피해 나라를 세우려고 하는 스케일 큰 사기꾼 사령관이 있고, 죄수들의 재능과 노역을 착취해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으며, 유형지의 실제 모습 대신 자신의 이야기 재주에 취해 역사를 날조하는 서기가 있다. 또 마지막 남은 자유를 사수하기 위해 침략자들을 공격하는 토착민들이 있으며, 훔치고 베끼고 속여서 영국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끌려온 유형수들이 있다.
폭력과 고문과 공포와 지루함으로 점철된, 허황된 건국의 꿈으로 들떠 있는 이 외딴 세계에서 굴드는 자신이 관찰한 인물들과 분위기를 태즈메이니아 물고기들에 입혀 그리기 시작한다. 그의 기록이 현대의 골동품 위조꾼의 눈앞에 곧장 쏟아지면서, 후세에 알려진 역사와 전혀 다른 암흑의 세계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좇는 사람들의 세계가, 몰락을 향해 치달았던 놀랍고 잔인한 시대가 펼쳐진다.

구매가격 : 10,2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