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반절기

도서정보 : 채만식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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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저러고 어째서 이렇게 부지를 못하게 짜증이 나는지를 알 수가 없다.
요새로 바싹 불면증이 더 도져 연일 잠을 잘 자지 못했고 더욱이 간밤에는 한눈도 붙여보지 못한 채 누워서 밝힌 터라, 신경이야 많이 까스라와졌겠지만 그렇기로니 무슨 그다지 뼈아플 까닭은 있으며, 어제 오늘 비로소 눈 거슬린 꼴이라고. 신경인들 또한 어제 오늘 비롯한 병이라고.
분명코 오랫동안 자극없이 한적하던 칩거생활로부터 별안간 이 소란하고도 정갈치 못한 분위기 속엘 들어온 탓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대로 더 심해 가다가는 죄없이 일을 저지르고야 말지 싶다. 시방이라도 누구 톱톱한 상대나 있던지 하여 한바탕 실컷 좀 몰아 대주고 구박을 주고 했으면 속이 후련할 것 같으니.
그러나 그도 실상은 마음뿐이지, 공연한 기염이다. 그러한 경우를 당해 놓으면, 첫마디부터 흥분을 해가지고 침착을 잃는다. 자연 말을 함부로 하고서 되잡혀서는 뒷감당을 못한다. 결과는 망신만 번연하다.
이번 걸음일랑 차라리 작파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만 같지 못할까 보다.
집에는 아내가 있다. 언제고 화풀이를 잘 받아준다. 아내면은 경우와 조리가 빠져도 위격으로 해넘길 수가 있어서 더욱 좋다.
마침 트집거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나는 겨울 외투를 그대로 입겠다는데 저는 어제 아침에도 부중엘 들어갔더니 여럿이들 입었더라면서 우겨서 스프링을 입혀 보냈다. 정거장에 와서 본즉 스프링을 입은 사람이라곤 설렁하니 나 하나뿐이다.
추워서 도로 왔다고, 그리고 무얼 다 아는 체를 하더니 생으로 촌 쟁퉁이 구실을 시키느냐고 얼마든지 잡도리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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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달

도서정보 : 채만식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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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달이 아들 내외가 , 그대도록 만류하는 것을 듣지 않고, 분에 넘치는 호강도 다 마다하고 부득부득 고향으로 내려가기로만 고집을 세우는 것은, 이유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강선달은 미상불 자기 말따나, 농사라든지 집안 살림이라든지가, 두루 마음이 뇌지 않았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은 아니었다. 그것만이라면야, 가령 농사만 하더라도, 인제는 가을걷이밖에 남지 않았으니, 웬만큼 자기가 아니더라도 큰 손자가 영호가 저 혼자서 넉넉 해치울 수가 있었다.
또, 방금 며느리가 하던 말대로 어서 내려가서 일이 하고 싶어서…… 물론 그렇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단순히 일이 하고 싶어서만 어서 바삐 내려가지를 못해 앨 쓰는 것도 또한 아니었다. 아무리 일이 하고 싶어도 손발이 저리기로서니 한가을쯤 그걸 못 참을 바 없지는 않았다.
갑갑하다는 거도 일반이었다.
일 년 삼백육십오 일을 거의 하루같이, 아침 어둘녘부터 온종일 날이 저물도록 들에서 살던 영감이다. 넓은 들에서 넓은 하늘 아래서, 활개를 펴고 맘대로 호흡하며 맘대로 일하고 살던 영감이다. 그리던 영감이 하루아침, 이 옹색스런 속에 와서 들박혀 있으려니 응당 갑갑증이 날 노릇이었다. 뜰이라야 두 걸음만 걸으면 세 걸음째는 앞 판장이 이마에 가부딪친다. 좌우는 이웃집 뒷벽이 답답히 가슴을 누른다. 하늘은 처마와 처마 사이로 손바닥만큼 올려다보인다. 하루의 태반을 좁고 더운 방구석에서 누웠다 앉았다, 서성거렸다 해야 한다. 강선달은 그래서, 이건 바로 전중이 살기보다 더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암만 그렇더라도, 꾸욱 참고 견디자고 들면야 결단코 못할 것은 아니었다. 이 밖에도, 구실은 얼마든지 많이 있었다. 시골로 내려가겠단 말이 날 적마다 번번이 이유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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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죽은 모나리자

도서정보 : 채만식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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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투성이(農民)의 딸자식이 별수가 있나! 얼굴이 반반한 게 불행이지.

올해는 윤달이 들어 철이 이르다면서 동지가 내일 모렌데, 대설 추위를 하느라고 며칠 드윽 춥더니, 날은 도로 풀려 푸근한 게 해동하는 봄 삼월 같다. 일기가 맑지가 못하고 연일 끄무레하니 흐린 채 이따금 비를 뿌리곤 하는 것까지 봄날하듯 한다. 오늘은 해는 떴는지 말았는지 어설프게 찌푸렸던 날이 낮때(午正)가 겨운 둥 마는 둥 하더니 그대로 더럭 저물어버린다.
언덕배기 발 가운데 외따로 토담집을 반 길만 되게 햇짚으로 울타리한 마당에서는 오목이네가 떡방아를 빻기에 정신이 없이 바쁘다. 콩 콩 콩 콩 단조롭기는 하되 졸리지 아니하고 같이서 마음이 급해지게 야무진 절구 소리가 또 어떻게 들으면 훨씬 한가롭기도 하다.
오목이네 이마에서는 빚어진 땀방울이 볕에 그은 주근깨 새까만 얼굴로 흘러내리다가 구정물이 되어 그대로 절구 속 떡가루로 떨어진다. 떡이, 소금을 두지 아니해도, 찝찔한 것 같다. 싯싯 하면서 찧느라고 침도 튀어 들어간다. 싯 하고 콩 하니 내려찧고는 이어 허리를 펴면서 절굿대를 들어올리느라면 때에 전 당목저고리 앞섶 밑으로 시들어빠진 왼편 젖통이 댈롱 내다보인다. 젖도, 광대뼈가 툭 불거지고 코가 펑퍼짐 하니 궁상스러운데다가 겉늙은 얼굴처럼 시들어빠졌다. 기름이 한창 오를 여인네 사십에, 그러나 농군의 아내는 중성(中性)이 되어버린다. 여복(女服)에 머리 얹지 아니했으면 누가 여자라고 볼 사람은 없다.
콩 콩 콩 콩 오르내리는 절굿대는 바쁘다. 그래도 아직도 두 번은 더 쳐야지 무거리가 아깝다. 절구통 옆으로는 그새 찧어서 쳐놓은 떡가루가 하얗게 큰 함지로 가득 담겨 있다. 떡가루를 뒤집어쓴 체가 절구에 울려 함지전에서 위태하게 달랑거린다. 절구통 가로 땅바닥에는 잔 놈, 굵은 놈 떡가루가 아끼듯 살살 뿌려져 있다. 쌀 한 알갱이 떡가루 한 낱도 새로와하는 규모지만 절굿대 끝에서 튀기도 하고 체로 칠 때 날리기도 해서 하는 수 없이 그만큼씩은 번번이 허실을 하게 된다.
해는 더럭더럭 저물어만 간다. 들판 건너 앞마을에서 저녁 연기가 하나씩 둘씩 가느다랗게 솟아오르고, 바로 언덕 밑 대밭집의 대숲에는 잘 새가 날아들어 요란스럽게 지저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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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씨

도서정보 : 채만식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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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짝 손에다는 오리쓰메를 한 개, 다른 한편짝 손에다는 두 홉들이 정종을 한 병…… 이렇게 이야기 허두를 내고 보면 첩경 중산모자에, 깃에는 가화를 꽂은 모닝 혹은 프록코트에 기름진 얼굴이 불콰아하여 입에는 이쑤시개를 물고 방금 어떤 공식 축하연으로부터 돌아오고 계신, 모모한 공직자 영감이나 또는 동네의 유지명망가씨 한 분을 소개하는 줄로 선뜻 짐작을 하기가 십상이겠지만, 실상인즉 그런 게 아니라 바로 저 ××심상소학교의 소사(小使) 현서방의 거동인 것입니다.
교장선생님이 아침에 ‘후로꼬또’를 입고 나오시길래 아마 어디 예식에 참례를 하시나보다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점심 후에 잠깐 나가셨다가 이내 돌아오시면서 그 길에 받아 가지고 오신 오리쓰메와 정종을, 술은 본디 일 모금도 못하시는 어른이라 마개도 뽑지 않은 채 벤또는 반찬서껀 서너 저깔이나 뜨시다 말고
“우리 이리 오부소. 핸소방우 자바라 좃소.”
하시면서 내주신 그 오리쓰메와 그 정종이던 것입니다.
옥같이 하얗고 기름이 지르르 흐르는 일등 정백미의, 알 굵고 보드라운 밥도 밥이려니와 반찬이라기보다도 아이들이 군입으로 좋아하게 생긴 고소한 반찬들이 귀물스러워 현서방은 우선 먼저 딸년 순동이가 생각이 났읍니다.
언제고 학교에서 나가 석양 무렵에 집의 일각대문 안을 헴 밭은기침과 더불어
“순동아!”
부르고 들어설라치면 기침 소리 부르는 소리보다 먼저 발자죽 소리가 아버지의 돌아옴을 알아듣고서 벌써 그 알량스런 다리로 잘름잘름 대문간까지 뛰어나와
“아버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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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懷)

도서정보 : 채만식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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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반이 지나서야 차는 경성역에 닿는다. 중간에서 연해 더디 오는 북행을 기다려 엇갈리곤 하느라고 번번이 오래씩 충그리고 충그리고 하더니, 삼십 분이나 넘겨 이렇게 연착을 한다.
개성서 경성까지 원은 두 시간이 정한 제 시간이다. 그만 거리를 항용 삼십 분씩 사십 분씩은 늦기가 일쑤다. 요새는 직통열차고 구간열차고 모두가 시간을 안 지키기로 행습이 되었기 망정이지, 생각하면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바로 앞자리에 돌아앉았던 중스름한 양복신사 둘이가, 내릴 채비로 외투를 입노라 모자를 쓰노라 하면서, 역시 그런 이야기다.
“등장 가얄까 보군!”
베레모자 신사가 혼잣말하듯 하는 소리고, 다른 국방복짜리는 마침 시계를 꺼내 보면서
“꼬옥 삼십오 분 꽈먹는걸!”
“세상은 바쁘다구 디리 뛰어 달아나는데, 찬 되려 천천히 완보시니!”
“춘향 문전 당도하니, 신가?”
“참 그래! 기차란 여객비행기가 생긴 뒤루야 벌써 쇠달구지 푼수니깐…….”
기차가 춘향전과 동일지담이라니, 실없이 재미있는 감각이었다.
어느덧 조선바닥에서도 증기기관의 스피드를 한 시대 낡은 문명으로 느끼게쯤 되고…… 세태의 변천이란 미상불 쉽기도 한 것이다.
내가 기차라고 생긴 형용을 처음 비로소 타보느라, 그 요절할 광경을 하던 지가 겨우 삼십 년이 될까 말까 하다.
일곱 살 적인지 여덟 살 적인지(보명의숙이라고) 학교엘 명색 다니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그때 시절론 아직 학령 미만이었으나 얼뚱애기로 샘동이라, 형들이 다니고 이웃집 아이들이 다니고 하니까 덩달아 따라 다니면서, 1 2 3학년을 시간마다 제멋대로 오르락내리락, 장난과 놀기가 주장이요 공부란 괜히 벌제위명이었지만, 아무튼지 학도는 학도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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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고전007 조너선 스위프트의 겸손한 제안

도서정보 : 조너선 스위프트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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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당대 영국의 정치, 종교, 식민지 정책, 차별 등을 신랄하게 비꼰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 into Several Remote Nations of the World)(1726)은 ‘세계 최고의 풍자 소설’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은 18세기의 걸작입니다. 아일랜드 추밀원(Irish Privy Council)이 그가 신분을 숨기고 발표한 7편의 드레피어의 편지(Drapier's Letters)(1724~1725)에 현상금을 걸었을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소설’이자 ‘가장 유명한 금서(禁書)’가 된 걸리버 여행기는 출판업자 또한 투옥을 피하기 위해 적지 않은 부분을 고치고 삭제하였을 정도로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문제작인 동시에 그만큼의 인기를 확신할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의 작품은 단연 걸리버 여행기가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다른 작품에서도 스위프트 특유의 ? 스위프트인(Swiftian)다운 풍자와 해학이 넘실댑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풍자 축제 스위프트 풍자 축제(Swift Satire Festival, Trim)가 존재하는 세계 최고의 풍자 문학가(Satirist) 조너선 스위프트의 문학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통 이야기와 마틴의 역사(The Tale of a Tub and The History of Martin)(1704) : 스위프트는 종교분쟁으로 조용할 날이 없는 당시 영국의 현실을 풍자한 통 이야기(1704)를 출간하였습니다. 통 이야기(The Tale of a Tub)(1704)에 등장하는 3형제 ? 피터, 마틴, 잭은 각각 카톨릭, 영국 국교회, 청교도를 은유하며, 제목 ‘통(Tub)’은 바다에서 고래를 만났을 때 고래가 배와 부딪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바다에 던지는 미끼(통)를 의미합니다. 3형제는 아버지가 물려준 외투를 어떻게 수선하느냐, 단추를 다느냐, 어떤 단추를 다느냐 등 사소하다 못해 큰 의미도 없는 꺼리를 가지고 서로 안달복달하는데요, 그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중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나, 정권에서는 ? 특히 앤 여왕(Queen Anne)은 그를 못마땅해 했습니다. 결국 앤 여왕은 1713년 영국의 대성당 주교를 갈망하던 스위프트를 바다 건너 더블린 성 패트릭 대성당으로 임명해, 영국 밖으로 치워 버립니다. 당시의 사건으로 스위프트는 정권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졌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복수 ? 펜을 들었습니다.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 into Several Remote Nations of the World)(1726)에서 궁전의 불을 끄는 공로에도 불구하고, 오줌을 싸면 사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법에 따라 사형 위기에 처하는 소인국 에피소드의 모티브는 앤 여왕과의 알력을 풍자한 것입니다.

아이작 비커스타프(Isaac Bickerstaff)(1708) : 아이작 비커스타프(Isaac Bickerstaff)란 필명으로 발표한 편지와 추도사는 당대 명성을 날리던 점성술사 존 파트리지(John Partridge)(1644~1714)를 비아냥 대기 위해 쓴 것으로, 무려 그의 죽음을 예언하였습니다!! 졸지에 손님이 아니라, 문상객을 맞이하게 된 파트리지는 이에 대한 반박문을 쓰는데, 스위프트는 그마저도 ‘죽은 사람의 글을 믿지 말라’며 비꼽니다. They were sure no man alive ever to writ such damned stuff as this. 이딴 글을 쓸 사람은 없어! 당시의 충격으로 존 파트리지가 사망했다는 썰이 있으나, 그는 70세로 장수한 편입니다. 다만 죽기 전까지 그의 추도사에 괴로워 한 것은 분명합니다.

드레피어의 편지(Drapier's Letters)(1724~1725) : 드레피어(M.B.Drapier)란 필명으로 발표한 7편의 드레피어의 편지(Drapier's Letters)(1724~1725)는 영국 정부의 특허권을 독점한 윌리엄 우드(William Wood)가 제조한 아일랜드 동전의 품질이 형편없음을 고발한 문건으로, 아일랜드인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동시에 영국 정부를 빡치게 만들었습니다. 아일랜드의 화폐는 영국으로써 포기할 수 없는 이권 사업이자 식민지 정책의 일환이였기 때문에 아일랜드 추밀원(Irish Privy Council)은 작가를 찾기 위해 무려 300파운드의 거액을 현상금을 걸었으나 아무도 고발하지 않았다는... 작가를 찾지 못하자 애꿎은 출판업자 존 하딩(John Harding)이 기소되기는 하였으나, 결국 1725년 윌리엄 우드의 특허권은 취소되었습니다. 조너선 스위프트가 단순한 문학가를 넘어, ‘아일랜드의 영웅’으로 불리는 대사건이지요!

겸손한 제안(A Modest Proposal)(1729) : 겸손한 제안(A Modest Proposal)(1729)은 조너선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 into Several Remote Nations of the World)(1726)를 출간한 후 3년 후, 굶주리는 아일랜드의 현실을 비꼬기 위해 쓴 짧은 수필입니다. 원제는 겸손한 제안 : 아일랜드 빈민층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와 국가에 부담이 되는 것을 예방하고, 공공의 이익으로 바꾸기 위한 제안(A Modest Proposal: For Preventing the Children of Poor People in Ireland from Being a Burden to Their Parents or Country, and for Making Them Beneficial to the Publick)으로 상당히 깁니다. 아일랜드는 기후가 좋지 않은데다가 밀을 심을 만한 곳이 많지 않아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힘센 이웃 영국은 영국에서 이주시킨 이주민에게 가장 좋은 땅을 뺏어서 나눠주었기 때문에, 소작농으로 전락한 힘없는 아일랜드의 주민들은 기아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쌀을 대량으로 반출해, 정작 농부들은 잡곡으로 끼니를 떼워야 했던 일제 시대를 연상케 하네요... 이 외에도 영국 성공회 신자가 아닌 카톨릭 교도는 공직에 등용될 수 없는 페널 법(Penal Laws)을 제정하고,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공장은 영국에 두고 아일랜드에서는 오직 농경지만을 경영하는 등 정치·경제적으로 아일랜드를 수탈하였습니다.

겸손한 제안(A Modest Proposal)(1729)은 이렇게 굶주릴 바에야 어차피 굶는 아일랜드의 아이들을 ‘영국 지주님들의 식량’으로 판매하자는 반어적인 주장입니다. 아일랜드의 인구, 가임기 부부와 그들이 출산하는 자녀를 숫자로 계산하여 판매할 상품을 산정하는 과정이 압권입니다. 삼백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겸손한 제안(A Modest Proposal)(1729)이 풍자문학의 최고봉이자, 블랙코미디의 정수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목부터가 참으로 ‘겸손’하지 않습니까? 걸리버 여행기에서 천공의 섬 라퓨타(Laputa)에 착취당하는 발니바르비의 린달리노(Lindalino)는 각각 영국과 아일랜드를 대놓고 풍자한 것입니다.

구매가격 : 8,910 원

로스쿨

도서정보 : 권인정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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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대학생에서 사회인으로 가는 과도기에 있는 주인공이 겪는 사랑과 직장 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20대 초반 가졌던 꿈은 멀어져만 가고, 주인공은 자기도 모르게 연애에 기대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게 흘러가는데…. 인간 본연의 감정인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질투, 욕망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사랑도 직장 생활도 쉽지 않고 막막한 20대 후반의 자아 성찰을 통한 성장 소설이다.

구매가격 : 7,200 원

셜록 홈즈 인형

도서정보 : 아서 코난 도일 | 2021-01-0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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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의 방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교활한 범인과의 심리 게임.
오랜만에 셜록 홈즈의 집에 방문한 왓슨은, 셜록 홈즈가 도난당한 영국 왕관의 보석을 추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실 홈즈는 범인이 누구인지는 밝혀낸 상태였고, 다만 보석의 행방을 알 수 없어 범인을 감시 중이다. 매일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해서 범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셜록 홈즈. 또한 범인이 자신의 제거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징조를 느낀 셜록 홈즈는 집 창가에 자신과 똑 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어서 범인을 혼란시키고 있다. 그러던 중 범인이 셜록 홈즈를 만나러 오면서 이야기가 긴장감을 띠게 된다.

구매가격 : 1,500 원

투명한 날개 빛나는 눈으로 가득

도서정보 : 장일향 | 2021-01-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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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날개 빛나는 눈으로 가득 은 판타지 단편소설집이다. 습관이나 관습의 프레임 안에서 머무는 글이 아니라 자유롭기 위해 쓴 글이라서 참신한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작가의 상상력과 독특한 관점들을 담았다. 새로운 세계 누구도 보지 못했을 숨겨진 이야기 창의적인 생각들을 모험처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작가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하였기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장면이라도 영화나 게임 온오프라인의 새로운 그 무엇으로 자랄 수 있는 가치가 흐르는 스토리들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 본문일부 - 집으로 뚜벅뚜벅 눈을 밟고 돌아오는 길 미끄러운 눈밭에 넘어지지 않으려 정신은 온통 긴장된 발에 쏠려있었다. 눈이 하얗게 밟히는 소리 바람이 허공에 맴돌다 부서지는 촉감도 느낄 수 있었던 그 아슬아슬한 길을 지나왔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투명한 발자국들을 운명처럼 도장 찍으며 걸어왔을까 그 가면을 쓴 물고기는 영영 내 기억의 뒷면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길모퉁이에 들어서는 순간 내 시선은 잠시 얼어있었다. 심장이 온 몸을 흔들며 두근거렸다. 시간이 멈춘 기차역에서 만난 그 물고기와 다시 눈이 마주친 것이다.

구매가격 : 11,000 원

영어고전005 샬롯 퍼킨스 길먼의 노란 벽지

도서정보 : 샬롯 퍼킨스 길먼 | 2021-0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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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의 고전! 샬롯 퍼킨스 길먼의 노란 벽지(The Yellow Wallpaper by Charlotte Perkins Gilman)는 영어고전(English Classics)에서 소개한 찰스 디킨스, 메리 셸리, 제인 오스틴, 나다니엘 호손, 루이스 캐럴 등과 비교하면 낯설게 느껴지는 작가이자 작품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다양한 작품은 현대에 들어서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의 고전’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이후 등장한 페미니즘 계열의 소설 - 어슐러 르 귄(Ursula Kroeber Le Guin)의 어둠의 왼손(The Left Hand of Darkness)(1968),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James Tiptree Jr.)의 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Houston, Houston, Do You Read?)(1976), 게르드 브란튼베르그(Gerd Brantenberg)의 이갈리아의 딸들(Egalia's daughters)(1977), 조안나 러스(Joanna Russ)의 그들이 돌아온다 해도(When It Changed)(1994) 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남자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가 유토피아란 허랜드(Herland)(1915)의 설정은 수많은 SF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죠! 어둠의 왼손(The Left Hand of Darkness)(1968)은 ‘남자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세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이 성을 선택할 수 있는 가상 세계 게센 행성과 게센인을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테마여행신문 TTN Korea 영어고전(English Classics)과 함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멋진 문학여행을! B

휴식 치료(rest cure)로 오히려 악화된 산후우울증 :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을 마친 후 화가 찰스 윌터 스탠슨(Charles Walter Stetson)과 1884년 결혼하고, 이듬해 딸 Katharine Beecher Stetson을 출산하였습니다. 출산 후 겪은 산후우울증과 이에 대한 의사 Dr. Silas Weir Mitchell의 강압적인 ‘휴식 치료(rest cure)’는 오히려 그녀의 증세를 악화시켰고, 그녀의 대표작 노란 벽지(The Yellow Wallpaper)(1892)의 모티브가 됩니다. 당시 의사의 처방은 다음과 같습니다.

Live as domestic a life as possible. Have your child with you all the time... Lie down an hour after each meal. Have but two hours' intellectual life a day. And never touch pen, brush or pencil as long as you live. 가능한 한 가정적인 삶을 살도록 하세요. 항상 아이와 함께 다니세요. 식사 후 한 시간이 지나면, 누우세요. 하루에 지적인 시간은 두 시간만 가지세요. 그리고 다시는 펜이나 붓, 연필을 만지지 마세요.

의사의 처방은 여성이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당시의 시대에서는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었으나, 길먼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고 그녀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길먼은 당시에는 드문 별거를 선택하였으며 이혼(1894), 이사, 조지 하우튼 길먼(George Houghton Gilman)과의 재혼(1890) 등 개인적인 삶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한 남자의 아내’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샬롯 퍼킨스 길먼의 노란 벽지(The Yellow Wallpaper by Charlotte Perkins Gilman)(1892) : 노란 벽지(The Yellow Wallpaper)(1892)는 페미니스트 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Charlotte Perkins Gilman)의 대표작이자, 미국 페미니즘의 역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초기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19세기의 출판물입니다. 내과의사 존과 결혼하였지만, 가벼운 신경우울증(temporary nervous depression)에 시달리는 한 여성(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이 ‘휴식 치료’의 일환으로 방에 누워, 잘 먹고 휴식을 취하지만 일하거나 글을 쓰는 것이 금지된 상황에서 서서히 미치기 시작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었습니다. 방에 갇힌 여성이 벽지의 문양에 집착하게 되면서, 벽지 안에 한 여성이 갇혀 있다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풀어주기 위해 벽지를 뜯어 내다가 결국 스스로 벽지에 갇혔다고 읊조리지요. 때문에 노란 벽지(The Yellow Wallpaper)(1892)는 주제적인 측면에서는 페미니즘 소설이지만,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공포소설이자 심리소설이기도 합니다.

허랜드(Herland)(1915) : 샬롯 퍼킨스 길먼(Charlotte Perkins Gilman)가 1915년 발표한 허랜드(Herland)(1915)는 그녀가 선구자(The Forerunner)의 창간인이자 편집장으로써 집필한 작품 중 하나로, 산으로(Moving the Mountain)(1911), 그녀와 함께 내 나라로(With Her in Ourland)(1916)와 유토피아 3부작(Utopian Trilogy)으로 불리는 대표작입니다. 국내에도 노란 벽지(The Yellow Wallpaper)(1892)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출판사에서 번역출간하였습니다. 여자(Her)들의 나라(Land)란 의미를 담고 있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허랜드(Herland)(1915)는 2000년전 화산 폭발로 대부분의 남자들이 사망한 상황에서 처녀생식(parthenogenesis, asexual reproduction) - 즉 남자 없이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게 되어 번성한 세계입니다. 남성들이 없는 허랜드(Herland)는 남성들의 단점 ? 전쟁, 갈등, 지배 등이 없는 이상세계로 그려집니다. 사로잡인 이방인 남자 탐험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허랜드(Herland)와 허랜드(Herland)에서 평생 남자없이 살아온 여성들 간의 시선이 교차되는 세계로 떠나보시겠습니까?

인간의 노동(Human Work)(1904) : 가사와 육아는 과연 여성의 것인가? 샬롯 퍼킨스 길먼(Charlotte Perkins Gilman)이 1904년 발표한 인간의 노동(Human Work)은 제목만으로도 이에 대한 반기를 듭니다. 의사, 검사, 변호사 등 부와 명예, 심지어 권력까지 쥔 직업(Work)은 오직 남성들의 전유물로 고정되어 있는 현재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이에 대한 과감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여성과 경제학(Women and Economics)(1898) : 샬롯 퍼킨스 길먼(Charlotte Perkins Gilman)이 단순한 페미니스트 소설가가 아니라, 여성 운동에 관한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녀가 사회운동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한 논픽션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1890년대의 미국은 여성운동이 서서히 불붙기 시작한 격동의 시기로, 길먼은 여성과 경제학(Women and Economics)(1898)을 통해 여성 차별이란 화두 아래 여성의 참정권, 가사 노동의 전문화, 가난한 여성이 더 많은 자녀를 갖는 현실, 아동 체벌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사회적 다원주의에 기반한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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