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nderful Wizard of Oz

도서정보 : L.Frank Baum | 2020-12-0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 책은 미국의 프랭크 바움의 작품으로 유명한 덴슬로가 그림삽화를 추가 하여 완성하였다. 어린이를 위한 미국 문학으로 Kansas에서 숙부인 Henry 숙모 Em과 함께 사는 도로시(Dorothy) 소녀의 모험이야기이다.

구매가격 : 5,500 원

여름으로 가는 문

도서정보 : 로버트 A. 하인라인 | 2020-12-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더 즐겁고 온전한 세계를 꿈꾸는 전문번역가. 대학에서 미학을 배우고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공공정책학을 공부했다. 생태와 환경, 사회, 예술, 노동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식스웨이크》, 《사소한 정의》, 《사소한 칼》, 《사소한 자비》, 《고양이 발 살인사건》, 《혁명하는 여자들》, 《내 플란넬 속옷》,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공역), 《아랍,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버블 차이나》, 《덫에 걸린 유럽》, 《침묵을 위한 시간》, 《북극을 꿈꾸다》,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공역) 등이 있다.

구매가격 : 10,000 원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도서정보 : 로버트 A. 하인라인 | 2020-12-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미스터 SF' 로버트 A. 하인라인이 쓴 최고의 우주 SF
전 세계 SF팬들의 필독서, 많은 이에게 인생의 첫 번째 SF였던 SF의 고전

“어느 날 내게 우주복이 생겼다!”
〈마션〉을 비롯한 수많은 SF의 원형과도 같은 작품,
SF계 최초의 명인이 쓴 아득한 우주의 꿈!

비누회사 경품대회서 우연히 받게 된 낡은 우주복을 입고 뒤뜰에서 놀던 소년,
무선통신에 다급하게 잡힌 소녀의 목소리와 갑자기 나타난 우주선 두 척!
정신을 차려보니 우주 해적에게 잡혀서 꿈에도 소원하던 달로 가게 되는데…
알고 보니 소녀는 노벨상을 받은 저명한 과학자의 딸,
소녀를 지키려다 지구의 운명까지 짊어지게 된 소년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까?

20세기 중반 SF의 황금기를 대표하고 이끌었던 ‘빅 쓰리(Big Three)’의 일원인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하인라인의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다. 미국에 나사(NASA)가 생겼지만 아직 인류가 달에도 가지 못했던 1958년에 출간된 이래로 수많은 청소년들에게 우주의 꿈을 꾸게 하고, 그들을 SF작가와 독자의 길로 인도했다. 소련과의 우주개발경쟁에 참여한 미국 엔지니어들의 상당수는 어린 시절 하인라인의 청소년 SF를 보고 자라난 이들이었다고 한다. 한국에선 1996년 《은하를 넘어서》란 제목으로 출간되어 독자들의 반향을 얻었고 20년 만에 새롭게 번역을 하고 원제를 살려 재출간했다.

“하인라인은 SF 장르에서 시대를 초월해 가장 중요한 작가이다.”
? SF백과사전
“우리는 그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길을 걷는다.
하인라인은 우리에게 미래가 어디 있는지 보여줬다.
? 톰 클랜시

구매가격 : 10,000 원

취업 사기의 비밀 - 셜록 홈즈

도서정보 : 아서 코난 도일 | 2020-12-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파격적인 조건으로 취업을 하게된 젊은이를 둘러싼 셜록 홈즈의 논리적 사건 해결.
셜록 홈즈와 함께 생활했던 왓슨 박사는 결혼과 함께 병원을 인수하여 독립을 하고,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어느 날 아침 홈즈가 왓슨 박사를 찾아와 함께 외곽의 도시로 외출을 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 그렇게 홈즈와 기차를 타게된 왓슨 박사는, 홈즈의 의뢰인에게서 특이한 취업 관련 이야기를 듣게된다. 증권 회사에 입사할 예정이던 의뢰인에게 낯선 남자와 접근해서 파격적인 조건의 연봉과 직위를 제안했고, 그 회사에 출근하고 보니 회사의 정체가 의심스럽다는 것이었다.

구매가격 : 1,700 원

우리의 색깔

도서정보 : 꿈꾸는 담쟁이 | 2020-12-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의 색깔은 조대여고 책쓰기 동아리 ‘꿈꾸는 담쟁이’ 8명의 학생들이
10대 고등학생 소녀들의 일상과 상념을 담은 감성 넘치는 글모음집입니다.

구매가격 : 0 원

들메

도서정보 : 이무영 | 2020-12-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갓 둘레가 깔쪽깔쪽한 오십전짜리 은전 한 푼이 나의 총재산이었다. 이 오십전으로 서울까지의 삼백리 길 노자를 해야 했고, 이 오십전으로 백사지 땅이나 진배없는 서울 에서 고학을 해야 했다. 아무리 물가가 싼 시절이라 하지마는 정말 터무니없는 공상이었다. 열세 살 때 일이다.
그때만 해도 집에서는 얼마간의 학비쯤은 보태어줄 수도 있는 형편이기도 했었다. 두 섬지기의 광작이었고 남한테 내어준 땅섬지기로 텃도지 들어오는 것도 약간 있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이 보조도 바랄 수 없이 일을 저지르고 집을 떠났었다. 서울 공부 가는 것을 방해하는 형을 재떨이로 때리어 머리를 터뜨렸던 것이다.
아버지한테 붙들리기만, 하면 반은 죽는 판이다. 그날 밤을 메밀묵 장사 하는 복순네 집 벽장 속에서 새우고, 이튿날 새벽 먼동이 트기도 전에 길을 떠났던 것이다. 맨주먹으로라도 떠날 작정이었었다. 그것을 어떻게 아셨는지 어머니가 오십전 한 푼을 주시면서,
“음성 가서 며칠 있다가 오너라. 끼니 거르지 말구 떡을 사먹는지 밥을 사먹든지 해.”
이렇게 일러주신다. 아버지 성미를 아시기 때문에 어머니는 나보다도 더 겁이 나시는 눈치시었다. 처음 만져보는 닷 냥짜리다. 그때는 어린 생각에는 이 닷 냥만 가지면 조선땅이라도 살 수 있을 것처럼 내게는 큰돈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 해 설날 양직 분홍 두루마기를 새로 해입었었다. 양직이 우리 시골에 처음으로 들어왔었다. 값이 비싸서 아무도 엄두도 못 내는데 어머니가 막내아들이라고 끊어주셨던 것이다. 그것을 입고 이화(모표)없는 마래기(모자)를 쓰고 나선 것이다.
집에서 이천까지는 백사십리나 된다. 장원까지는 지름길을 왔으니까 백이십리 폭이지만 열세 살 난 소년한테는 벅찬 길이었다. 그래도 그날로 이천까지 왔었다. 두 끼 먹고 하루 숙박에 한 냥(십전)이었다. 음성 외가댁에 가서 며칠 묵은 일은 있었지만, 집을 떠나서 객지에 나오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저녁을 먹고 앉았으려니까 설움이 복받친다. 나는 어린애처럼 엉엉 울고 말았었다. 울다가 곯아떨어졌다. 눈을 뜨니 먼동이 튼다. 나는 아침도 안 먹고 또 길을 떠났었다. 보행 객줏집 할머니가 신통하다고 하시면서 닷 돈(5전)을 되거슬러 주신다. 서울까지는 아직도 백오십리였다. 경안까지 겨우 와서 자고 이튿날 서울에 들어왔다. 지금 생각하니 왕십리다. 서울에는 같이 졸업한 화석이가 먼저 와서 있었다. 화석이는 용산에 고모님이 계시기도 했지만, 집안도 넉넉했다. 내가 터무니없는 고학의 꿈을 꾸게 된 것도 실은 이 화석이 때문이었다. 화석이한테 지기가 싫었다. 화석이가 일번 내가 이번으로 졸업은 했지만 사뭇 일번을 번갈아 다투던 화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화석이는 반가워했다. 보름턱이나 먼저 올라온 화석이는 전차도 탈 줄 알았고, 학교도 혼자서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아니 얘, 저 육중한 것이 어떻게 저렇게 좁다란 쇠길 위로 달리면서도 쓰러지지를 않는다지?”
하고 내가 희한해했을 때도 화석이는,
“에이, 밥통, 그게 왜 쓰러져! 안 쓰러져.”
기실 저도 똑똑히는 모르는 눈치였는데도 이렇게 핀잔만 준다.

구매가격 : 500 원

장화

도서정보 : 이무영 | 2020-12-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출생 사망 따위의 허섭쓰레기나마 여남은 장을 써야만 그날 하루의 생활이 유지되는 셈인데 세시가 지나도록 개미새끼 하나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쥐꼬리만하다는 겨울 해가 세시를 지났으니 장도 파장이 다 되어갈 무렵이다.
“빌어먹을 자식들… 밥 처먹군 뭘하길래 애새끼들두 못 맨드누… 뭬 또 그리 재미가 깨 쏟아지듯 한다구 다 뒈질 생각은 않으며…”
헌 신문지쪽에다 사법 대서 김달영이란 똑같은 글자를 몇 십 몇 백으로 쓰고만 있노라니 부아가 슬며시 돋는다. 무슨 날에도 이런 일이 없었거든 황차 오늘은 장날이 아니냐. 그것도 명색이 읍으로 승격을 한 첫 장이란 게 이 꼬락서니다.
“읍 ─ 경을 치래라!”
붓장난하던 연필로 신문지를 벅 그어대니 찍 찢어진다. 지금 심사 같아서는 뭣이고 눈에 뜨이는 대로 모조리 바수어대고 싶다. 책상이고 서류궤고 사진들, 꽃병 ─ 아니 그럴 수만 있다면 자기 자신의 목덜미를 잡아서 한길에 개구리처럼 태기를 치고 싶어진다. 울화 치미는 대로 하면 문 첩첩이 닫아치우고 어디 가서 술이나 고주망태가 되게 들부어대고, 심사 틀린 놈들하고 염병을 한번 부렸으면 비위가 가라앉을 것 같으나 권세와 세도가 한꺼번에 뚝 떨어졌고 보니 어느 시러베아들놈이 자기한테 술턱을 낼 리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제 돈 들여서 술을 먹기도 싫다. 홧김에 서방질두 한다는데 뭐 번듯이 자빠져서 이런 생각을 하고 주머니 속 돈과 자기 주량을 견주어보기도 하다가는 성난다고 돌부리를 차면 나만 앵하지 하고 고개를 흔들어댄다.
“더러운 놈의 자식!”
터질 구멍을 찾지 못한 울분은 또 딴 데로 튄다.
“주었던 것 도로 달라면 똥구멍에 종기 난다는데 그 자식 나이 사십이 다된 자식이 한번 준 것을 도로 내래? 더러운 자식 같으니. 줄 땐 무슨 맘이구 이제 와 또 도루 달라는 건 다 뭐야.”
왜정 때 순사를 다니던 강창복의 말이다.
“세상인심이 다 그렇다군 하지만서두 사내자식이 체통이 있어야잖아? 그놈이나 고년이나…”
울분은 또 딴데로 튄다. 놈이란 강창복이지만 년이란 것도 강가와 좋아지내는 삼일병원 간호부 조경애다.
“쥐길 년놈들! 년놈들끼리 또 뭬라구들 했기에 그 자식이 사람을 보냈겠지!”
온종일 출생신고 한 장 못 쓰고 있는 판에 문이 드르륵 열리며 양곡조합 사환아이가 강창복이의 편지를 가지고 온 것이다. 해방 직후 순사도 그만두고 해서 쓸모도 없고 하니 가지라고 제 손으로 갖다준 가죽장화를 도로 보내라는 것이다. 그것도 제 것도 아니고 사법주임으로 있던 일인 경부보가 주고 간 것이라고 하며 자기한테는 인제 개발에 편자나 진배없다고 떠맡기듯 한 것인데 도로 내란 것은 도시 말이 되지 않는다. 인제 언제 한번 신어볼지도 모르는 ─ 아니 어쩌면 영영 그런 것을 신고 뽐낼 계제가 다시 와볼 것 같지도 않은 가죽장화니 자기야말로 인제 정말 개발에 편자 격인지라 아까운 생각은 손톱 반푼어치도 없지마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하는 강가의 소행머리가 괘씸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지금 어디 처박혔는지 모른다고 퉁명스럽게 아이를 돌려보내고 나서 생각하니 그 강가놈한테 또 한번 진 것 같아서 도시 비위가 가라앉지를 않는 것이다. 그 자식이 가죽장화 하날 무슨 큰 보물인 줄 알구서 안 내놓지 ─ 이렇게 놈과 년이 주고받을 생각을 하면 더욱 역심이 난다.
“더러운 놈의 세상 또 한번 뒤집히지 않나!”

구매가격 : 500 원

궁촌기

도서정보 : 이무영 | 2020-12-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10월 ×일
아침 여섯시에 기상. 제법 산산하다. 일어나는 길로 우물로 가다. 우물을 친 지가 여러 날 되어서 파란 이끼가 서리어 있다.
얀정없이 샛노란 감나무잎이 두 잎새 물 위에 동동. 헤식은 밤나무 단풍 한 잎이 저도 단풍이로라 감나무잎 사이로 매식매식 돌아다닌다.
우물 둥천 이맛돌에 놓인 바가지 조각으로 물을 휘휘 저어 한 모금 마시다. 잔입이라 그런지 물맛이 곧 달다. 되거퍼 한 모금. 웬일인지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고추밭머리를 돌아서 방울방울 열린 이슬을 차고 골짜기를 건너막은 밤나무 다리를 건너 산기슭에 오르다. 안개낀 때처럼 목안이 칼칼하다.
동산에 오르니 펀한 들. 모닥모닥 한줌씩 집어다 놓은 것 같은 조그만 산들이 잔솔을 덮고 요기도 하나, 조기도 하나. 으레 그 산밑에는 초가가 네다섯 집. 어쩌다 많은 곳이라야 여남은 채. 그러나 한 집, 두 집, 산당처럼 선 곳도 또한 여러 군데다.
산 아래 뫼. 뫼 앞에 농가. 농가 둘레로는 빠알갛게 불붙는 감나무가 그 이글이글한 횃불을 아직 이슬에 촉촉히 젖은 대공을 향하여 쏘고 있다. 나직한 산기슭에 불덩이 같은 단풍인가…
삐―ㄱ!
기다란 흰 연기가 널따란 들판을 가로지른다. 여섯시 봉천행인가. 누이가 나간 지 십오분. 오늘은 지각이 아닐까?
스스로 창안한 아침 체조를 한 십분. 하얀 사기 대야에 세숫물을 찰찰 넘게 떠놓고, 언제 보아도 고운 감나무잎에 소금을 한줌 갖다놓고, 세숫물 속에 얼른거리는 야윈 얼굴을 들여다보고 앉았으려니, 우물터 위 동산 망주석에 까치 한 마리가‘깍깍깍’손을 부른다. 전하는 말에, 까치는 손이 옴을 알린다고―누가 이 산속을 찾아오려나?… 아무라도 좋으니 오기만 한다면… 소식 채갱이나마 다정히 마주앉아 하루를 즐기련만…
오후에 고개 너머 서 군이 찾아오다. 이십대 청년에게 장죽이 격에 안 맞는다. 그런 말을 하니 서 군은 오직 웃을 뿐.
“허허, 모르는 소리니, 짚단을 깔고 앉아서 세상만사를 모두 잊고 뻑뻑 빠는 맛이야 말로 신선 부럽지 않으니…”
모를러라.―된 현실 앞에 눈을 감음이 그 신선이 될지…
서, 흡, 나― 이렇게 셋이 수수밭과 콩밭 샛길을 타고 산기슭에 허리를 폈다. 우물 오른편 쪽 동백나무와 대추나무 사이로 쑥 들여다보이는 도독하고도 편편한 지점을 장죽으로 톡톡 두드리며,
“자네도 여기다 집이나 한 칸 세우게.”
하고 서가 권하는 말이다. 조그마한 여유가 있대도 초가삼간라도 세우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솟아오른다.

구매가격 : 500 원

이식과 도승

도서정보 : 윤백남 | 2020-12-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놀라운 실정과 횡포로 민심(民心)을 잃고 있던 광해조(光海朝)에 있어서는 어른 아이 할것없이 기가 죽고 풀이 삭아 이르는 곳마다 침체한 기운이 음산하게 떠도는데 저평(砥平)읍 백아곡(白?谷)에 있는 이식(李植)의 집 넓은 바깥 마당에는 여덟살로부터 열아믄 살 쯤 되어 보이는 울망졸망한 아이들의 한떼가 싸움장난에 열중하고 있다.
돌을 모아다 성을 쌓고 홍백군으로 갈리인 두패가 머리에 수건을 동이고 나무 막대기로 된 칼들을 휘두르며 와 ─ 몰려 갔다가 또다시 우 ─ 몰려오고 어린 목이 찢어져라고 고함들을 지르며 놀이하는 모양은 비록 어린 아이들의 장난이지만 입에 침을 삼키게 해주었다.
이때 얼굴이 맑고 눈이 영특한 한 소년이 옆에 책을 끼고 들어오다가 아이들의 왁자하고 떠드는 것을 보자 약간 이맛살을 찌푸리더니 그냥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그럼 이 소년은 누구인가. 곧 이 집의 어린 주인 이식(李植) 그 사람이었다.
주인이 돌아오는 것을 보자 남의 집 마당에다 돌을 쌓고 금을 긋고 한 것이 어린 것들의 마음에도 미안하였던지 장난하던 아이들은 민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흘글흘금 식이를 쳐다보며 흥이 깨어진 모양인데 그 중에도 똑똑해 보이는 한 아이가 앞으로 나서며
『이얘 너도 용문산(龍門山) 스님에게 글 배우러 갔었나 보구나』
하고 아첨하듯 웃었다. 식이는 대답하기도 귀찮다는 듯이 고개만 끄덕이어 긍정하는 뜻을 표하니 그 아이는 역시 웃으며
『너도 책 두고 나온. 우리 하고 놀자.』
한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참 재미있단다.』
『그래 여간 기쁘지 않아 얘』
『얼는 나온!』
하며 충동을 하나 식이는 낯을 붉히며 고개를 흔드니, 그것은 그가 비겁하거나 그 같은 놀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 몸이 약질이라 아이들 틈에 섞이어 놀지 못하는 까닭이었다. 과연 그의 얼굴은 맑고 준수하기는 하난 소년다운 혈색이 없이 오직 창백할 뿐이오, 손팔 역시 피부 속을 달리는 정맥(靜脈)이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할 지경이었다.

구매가격 : 500 원

장마가 실어온 발복

도서정보 : 윤백남 | 2020-12-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정조(正祖)가 할아버지 영조(英祖)의 대통을 이어 등극한 이래, 주소를 불문하고 머리에 왕래하는 것은 아버지 사도세자(思悼世子)가 할아버지의 곡해를 입어 인륜상 처참지극한 죽음을 당한 비통한 사실이거니와 동시에 당신의 고모님 화평옹주(和平翁主)가 매사에 동생을 옹호하여 아버지 영조의 노염을 풀기에 지극한 노력을 하였고 아버지 사도세자도 누님을 하늘 아래에는 더 없는 사람으로 사모하고 의지하여 내 지하에 간들 어이 누님의 은의를 잊겠는가 하는 말을 항시 해왔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지라 정조는 원통히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아버지를 극력 수호해준 고모님을 고맙게 생각하여 고모님의 남편 박명원(朴明源)에 대해서도 특별한 신임을 해왔다.
누구의 말이거나 그 말이 옳으면, 그것을 배척하는 속 좁은 임금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고모님이나 그의 남편 고모부 ── 박금성위 말이라면 신중히 취급하고 어지간하면 거역치 않고 가납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남에게 하지 못할 정담도 고모에게는 하였고 고모부의 보필을 받아 오는 터이었다.
박명원은 인격이 고아한 사람이라 비록 임금의 신임이 특히 두터울지라도 그 권세를 남용해서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은 아니었다. 일편단심으로 임금을 보필해서 왕가의 번영을 도모하기에 충실하였다.
그러므로 남의 부러워함은 받을지언정 미움은 받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척신의 한 사람으로 덕망이 높았다.
그러나 여기에 한사람 임금의 두터운 신임, 다시 더 형용하면 절대적인 신임을 아끼지 아니하는 벼슬아치 하나가 있었으니 그는 홍낙춘의 아들 홍국영(洪國榮)이다.
그러나 홍은 박명원과 같은 인격자는 아니었다. 그 권세를 남용하며 여러 사람에게 원망을 사고 횡포 무쌍한 처사는 물론을 일으키었다.
그러나 언제나 상감은 눈을 감고 그를 용서하는 것이었다.
일찌기 상감이 세손(世孫) ─ 뒤를 이을 손자)으로 있어서 극도의 신경질을 지니고 있는 할아버지 영조의 뜻을 받들고 있을지음 자칫하면 세손의 지위에서 떨어질 뿐 아니라 생명까지도 위험할번한 일을 홍국영의 예민한 돈지로서 무사히 면하게 되자 세손은 그 공훈에 감격하여 「내 다음날 보위에 오른 후에는 그대가 설혹 반역의 대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그대를 살리리라.」
하는 수서(手書)까지 써 준 일이 있었다.
그것을 생각하고 상감은 홍국영의 여하한 죄과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상감(정조)의 세손 시대로 돌아간다.

구매가격 : 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