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바 텐드

도서정보 : 해이수 | 2019-12-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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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아닌 어둠이 만들어내는 삶의 선명한 윤곽들

심훈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수상 작가 해이수 신작 소설집

해이수는 『캥거루가 있는 사막』 『젤리피쉬』 『눈의 경전』 등의 작품에서 이국적인 배경을 주로 선보이며 현실의 비루하고 냉혹한 일상성을 ‘여행’이라는 과정 속에서 새롭고 강렬한 감각으로 인식시켜왔다. 자음과모음에서 이번에 출간된 『엔드(여기) 바(그리고) 텐드(저기)』는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금-이곳’의 삶과 조우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스트레일리아와 히말라야 그리고 서울까지를 소설의 배경으로 삼아왔다면, 해이수의 세 번째 소설집 『엔드 바 텐드』는 오직 표제작인 「엔드 바 텐드」만 몽골이라는 이국적 배경을 소설의 공간으로 삼았을 뿐, 나머지 작품은 모두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외국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이나 여행자의 삶이 아닌 자신이 나고 자란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릴 때 드러날 수밖에 없는 더 날카로운 현실의 실감을 『엔드 바 텐드』에서 발견할 수 있다.

구매가격 : 9,100 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도서정보 : 루이스 캐럴 | 2019-12-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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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후다닥 발걸음 떼는 소리가 들렸다. 앨리스는 급히 눈물을 훔치고는 무슨 일인지 살펴보았다. 흰 토끼가 돌아오고 있었다. 멋진 옷을 빼입고는 한 손에는 흰 장갑 한 켤레, 다른 손에는 커다란 부채를 들고 있었다. 토끼는 뭐가 그리 급한지 허둥대면서 중얼거렸다.
“오, 공작 부인! 공작 부인! 그분을 기다리게 하면 크게 화를 낼 텐데!”
앨리스는 너무도 절박한 상황이었던지라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토끼가 가까이 다가오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저…… 실례합니다만…….”
그러자 토끼가 깜짝 놀라며 염소 가죽으로 만든 흰 장갑과 부채를 바닥에 떨어뜨리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앨리스는 부채와 장갑을 집어 들고는 복도가 너무 더워서 부채질을 하며 중얼대기 시작했다.
“세상에나! 오늘은 정말 모든 게 이상해! 어제까지만 해도 다 평범했는데 말이야. 하룻밤 사이 내가 변한 걸까? 어디 보자, 오늘 아침 눈 떴을 때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인가? 조금 달라졌다고 느끼긴 했지. 하지만 만약 내가 더 이상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난 도대체 누구지? 아! 이건 정말 엄청난 수수께끼야!”
― 「제2장 눈물 웅덩이」 중에서

“실례지만 여기서 어디로 가면 되는지 알려줄 수 있겠니?”
고양이가 대꾸했다.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지.”
“어느 곳이든 크게 상관없어.”
앨리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느 방향으로 가든 중요하지 않잖아.”
고양이가 말했다.
“맞아. 어디로든 갈 수만 있다면.”
앨리스가 설명을 덧붙이자 고양이가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 걸어가다 보면 어디든 나올 테니.”
틀린 말이 아니어서 앨리스는 다른 질문을 던졌다.
“이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니?”
그러자 고양이가 오른발을 흔들며 말했다.
“이 방향으로 가면 모자 장수가 살아.”
이번에는 왼발을 흔들며 말했다.
“저쪽으로 가면 삼월 토끼가 살지.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 미친 건 둘 다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미친 사람들은 만나고 싶지 않은데.”
앨리스가 말했다.
“오, 그건 어쩔 수 없어. 여기서 우리는 모두 미쳤으니까. 나도 그렇고, 너도 마찬가지야.”
― 「제6장 돼지와 후춧가루」 중에서

제일 먼저 나타난 것은 창을 든 열 명의 병사였다. 병사들은 모두 세 정원사처럼 길고 납작한 직사각형 모양이었는데, 네 귀퉁이에 팔과 다리가 달려 있었다. 뒤이어서 열 명의 신하들이 병사들처럼 둘씩 짝지어 걸어 나왔다. 이들은 다이아몬드 무늬로 치장하고 있었다. 신하들 뒤에는 열 명의 왕자와 공주 들이 뒤따라왔다. 귀여운 아이들은 둘씩 손을 맞잡고 즐겁게 뛰어왔는데, 하나같이 하트 모양 장신구로 단장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높으신 분들이 등장할 차례. 왕과 여왕 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흰 토끼가 있었다. 흰 토끼는 초조하고 불안한 기색으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웃음을 짓느라 앨리스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그 뒤로는 왕관이 놓인 진홍 벨벳 쿠션을 받쳐 든 하트 잭이 걸어 나왔다. 이 웅장한 행렬의 끝에 이윽고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 「제8장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 중에서

구매가격 : 4,500 원

세계의 호수

도서정보 : 정용준 | 2019-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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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삶을 뒤흔든, 어느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일
이 뒷걸음질을 우리는 성숙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별도 소통이 되나요?



“불 같고 물 같고 때론 동물 같았던
무주의 감정이 정물처럼 느껴지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한다고도 생각했는데,
막상 그것을 마주한 마음은 서글펐다.”_ p. 69



2009년 『현대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올해로 등단 10주년을 맞은 작가 정용준의 신작 중편소설 『세계의 호수』가 아르테 ‘작은책’ 다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등단 초기부터 한없이 어두운 이야기를 더없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 발표하는 작품마다 신선한 충격과 인상을 남겼던 정용준은, 10년 동안 세 번의 젊은작가상과 황순원문학상, 소나기마을문학상, 문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한국문학의 중심에 우뚝 선 작가다.
그는 죽음을 희망하는 인물들을 통해 세계와 개인 사이의 ‘소통의 단절’을 보여준 첫 소설집 『가나』로 세계의 폭력에 내던져진 개인의 내면을 탁월하게 묘사했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첫 장편소설 『바벨』에서는 SF적 상상력으로 인류 종말의 모습을 ‘말’이 사라진 세상, ‘소통이 부재한 세계’로 그려낸 바 있다. 이후 보편적인 관계(가족) 속에 드리워진 삶의 그늘과 슬픔을 담아낸 두 번째 소설집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를 거쳐, 사라진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신비롭게 풀어낸 두 번째 장편소설 『프롬 토니오』를 선보이기도 했다. ‘소통’과 ‘사라짐’은 정용준의 소설 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출간된 『세계의 호수』야말로 이 두 가지를 오롯이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짧은 소설에서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누구나 속수무책으로 겪어야만 했던 ‘이별’의 감정에 대해 덮고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다가가려 했기 때문이다.
사랑이 사라지고 난 자리,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이별을 통보받았던 남자와 “떠나지 않는 방식으로 떠”난 남자에게 이별을 강요받았던 여자가 7년 만에 낯선 이국에서 만나 자신들의 이별을 되짚는 과정에서 과연 소통은 가능할까? 삶을 뒤흔든, 어느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일, 이 뒷걸음질을 우리는 성숙이라 부를 수 있을까? 결코 잃어버리진 않았지만 잊고 있던 지나간 인연의 소중함을 정용준은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는 소리책으로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팟빵〉 〈밀리의 서재〉에서 아르테 ‘작은책’을 검색해 보세요. 개성 있는 목소리가 소설 감상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그런 이야기 하고 싶어? 옛날이야기?
뭔가 애틋하고 묘한 그런 거 느껴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넌 우리가 그때 어땠는지,
왜 헤어졌는지, 다 잊은 것 같다. 세월이 조금
흘렀다고 세상에, 그런 멍청이 같은 얼굴을 하고
미안하네 어쩌네 이런 이야기를 하다니 놀라워.”_ p. 90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윤기는 자신의 단편 시나리오를 번역하고 가상으로 각색, 연출까지 해보는 번역 실습 워크숍이 해외 교류 사업의 하나로 빈 대학 한국학과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초청을 받아 오스트리아로 향한다. 그 마지막 수업에 원작자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7년 전 헤어진 연인 무주가 늘 가보고 싶다고 말하던 곳이 빈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녀가 결혼해서 살고 있는 곳이 빈에서 멀지 않은 스위스 장크트갈렌이기 때문이다. 절대 연락하지 말라는 무주의 마지막 부탁을 기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기는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빈에 와 있음을 알린다. 올 수 있으면 오라는 무주의 답장을 받고, 그는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스위스로 향한다. 스위스에 가기 전, 윤기는 담당자로부터 그곳에 있는 ‘세계의 호수’가 가볼 만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무주 남편이 부재한 무주의 집에서, 무주의 딸과 함께 셋이 보내는 며칠은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럽다. 윤기는 무주가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고, 7년 전, 갑자기 다른 사람이 생겼다며 자신을 버린 무주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싶어 한다. 시종 담담한 모습으로 윤기를 오래전 친구처럼 대하며, 닦아 놓은 그릇처럼 감정을 정리한 듯 보이던 무주가 지난 감정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는 윤기에게 순간 자신이 이미 선택한 일을 남이 하도록 강요하는 비겁함에 대해 쏟아낸다. 윤기는 그때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해버린 감정과 마음에 대해 얘기했다면 바뀌었을 거라고 말하지만, 무주는 사람은 바뀌지 않고 어차피 끝은 정해져 있다며 힘없이 웃는다. 그들에게 소통의 가능성은 없었다는 이야기. 윤기가 빈 대학의 교수에게 자신의 작품을 이해시킬 수 없던 것처럼, 학생들과 문학적 대화가 막혀버린 것처럼 말이다. 윤기와 달리 자신을 필요로 하는 지금의 남편과 만나 스위스로 온 무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타지에서의 외로운 생활과 가족에 대한 증오심이 자신도 모르게 잿더미처럼 가슴 깊이 쌓여 있는 남편은 무주를 유령처럼 느끼게 만들고, 무주는 누구와도 소통을 이루지 못한다. 이제야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는 이들. 이 밤, 비로소 이들의 소통은 가능한 걸까?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쓴 채 이 시간을 통과하려 애쓰고 있다"



“난 너와 다시 연락하고 싶어. 친구처럼 지내고 싶고.
또 난 너와 다시는 연락하고 싶지 않아. 친구처럼도
지내고 싶지 않고. 어떻게 하면 너와 연락하고 친구로
지내기 위해 연락하고 싶지 않은 이유와 친구로
지내고 싶지 않은 이유를 없앨 수 있을까?”_ p. 135



소설의 말미에서 윤기가 무주에게 전하는 ‘연락하고 싶고 친구로 지내고 싶은 마음’과 ‘연락하고 싶지 않고 친구로 지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서로 반대의 마음이기 때문에 한 가지를 버려야 한 가지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둘은 붙어 있으므로 한 가지를 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 이리저리 흔들리고 말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녹록지 않은 것은 이러한 삶의 모순 때문이 아닐까. 삶에서 이러한 불가능한 것들을 찾아내, 그것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살펴, 생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결국 문학의 일일지 모른다.
‘이별’과 ‘작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각별히 여겨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용준은 ‘이별’이 같은 세계의 양 끝을 향해 걸어가는 거라면 ‘작별’은 각각 다른 세계로 걸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다소 모호하게도 여겨지는 이 말은 작별(作別)의 한자를 떠올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여 ‘이별’을 ‘작별’로 바꾸고 싶은 사람의 마음에 대해 말하고 싶었으나 ‘작별’을 ‘이별’로 바꾸려 애쓰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작가의 고백은, 마침내 ‘작별’을 ‘이별’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소통의 불가능성’에 대한 은유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니까 헤어진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이 없는 세계에서 작은 책상에 앉아 혼자만 펼칠 수 있는 책 한 권을 갖는 일”인지 모른다. 다른 세계로 건너가 혼자 간직한 헤어짐은 영영 공유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완전한 소통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은 어쩌면 끝내 풀리지 않은 채 오래된 숙제로 남을지 모른다. 문학이 그것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라면, 정용준은 선두에 서서 그 실험을 성실히 행하는 연구자라 할 만하다. ‘세계의 호수’가 실은 ‘세 개의 호수’임을, 잘못된 소통으로 만들어진 허상임을 알게 되더라도 그 ‘세계의 호수’에 가고자 하는 이가 바로 정용준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호수』는 지금껏 작가 정용준이 보여준 소설 세계를 총망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그의 문학적 실험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다.


◎ 본문 소개

해결할 걸 해결하지 못하고 헤어진 관계였잖아. 무주는 내 물음에 정확히 답해주지 않은 채 스위스로 가버렸어. 끝났지만 뭔가 풀 게 남은 것 같은 기분은 때론 미련으로 때론 분노로 감각됐지. 차라리 잘된 걸지도 몰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거야. (p. 28)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이 어떻게 오고, 어떤 감각이 희미해져 꿈속으로 빠져드는지, 평생 해왔던 가장 익숙한 그 느낌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만나고 싶고 만나고 싶지 않다. 잊었지만 잊지 않았다. 보고 싶지 않지만 보고 싶다. 만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왜 만나면 안 되는 건지 의문을 품고 있다. 마음의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어 이쪽으로 저쪽으로 뒤척거리기만 했다. (p. 40)

한 장면도 기억나지 않는 꿈인데 마음은 뭔가를 느끼고 있었다. 나는 알았다. 무주를 본 것이다. 얼굴도 생각나지 않으면서 표정이 기억난다는 것이 말이 되나. 그 쓸쓸한 기운. 나를 바라볼 때의 눈동자. 그 비구름 같은 분위기가 다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무주의 얼굴이 생각난다. 기억 속에 저장된 수천 수만의 모습이 겹치고 겹쳐 홀로그램처럼 허공에 떠오르고 있다. (p. 41)

너답다고 생각했어. 넌 늘 너 하고 싶은 대로 했으니까. 빈에 왔겠지. 마침 내 생각이 났겠고 이참에 오랜만에 만나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겠지. 선 같은 거 없어. 감정이 선이야. 감정이 없다면 지킬 선도 없는 거지.
담담하게 말하는 무주의 음성 속에 희미하게 증오가 섞인 게 느껴졌다. (pp. 89~90)

그때와 완전히 달라진 것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게 뭔지 잘 몰랐다. 하지만 지금 알았다. 감정. 무주의 감정은 깨끗하게 닦아 선반에 올려놓은 그릇 같았다. 불 같고 물 같고 때론 동물 같았던 무주의 감정이 정물처럼 느껴지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한다고도 생각했는데, 막상 그것을 마주한 마음은 서글펐다. (pp. 69~70)

그 마음이 품고 있을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알고 감춘 게 아니라 몰라서 감추고 있는 것. 사라지지도 소멸되지도 않은 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내가 모르는 마음.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쓴 채 이 시간을 통과하려 애쓰고 있다. 방이 좁게 느껴진다. 사방에서 벽들이 조여오는 느낌이다. 속이 빈 나무 속에 꽉 박혀 있는 기분이다. (p. 108)

구름 한 점 없는 오후의 강한 햇살이 무주 위로 쏟아졌다. 무주는 빛에 젖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휘청휘청 걸어 물속으로 들어갔다. 머리까지 쑥 집어넣고 한참 뒤 떠올라 아아아, 소리를 내며 배영을 했다. 그러고는 느리고 꾸준하게 호수 끝까지 헤엄쳐 갔다. 멀리 사라질 동물처럼. 자유롭게. 자유롭게. (pp. 136~137)

구매가격 : 8,000 원

암송

도서정보 : 윤해서 | 2019-1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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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사라지지 않고 도착하는 낮은 울림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가 있죠. 누구에게나 말입니다.”



멀리서 찾아오는, 나를 부르는 목소리



“오래전에 읽은 책에 그런 말이 있었어요.
인간이 한 모든 말의 파동은 남는대요.
사라지지 않고. 사물에, 벽에, 공기 중에.
그래서 모든 공기 중에는 음성 파동이 진동하고 있다고요.
누군가가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던 음성이 공기 중에 남아 있다가
나에게 도착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_ p. 128



2017년 첫 소설집 『코러스크로노스』를 통해 독보적인 소재와 자신만의 끈질긴 수사를 선보인 윤해서의 두 번째 작품집 『암송』이 아르테 ‘작은책’ 여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농밀하고 시적인 언어와 SF적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 첫 소설집을 통해 ‘기존의 재현적 언어를 답습하지 않는, 새로운 양상의 허구’, ‘사람, 사물, 언어의 항구적인 이동’이 카오스로 발생하는 ‘여행 서사’를 그려낸 윤해서는, ‘가장 거대한 것에서 가장 미소한 것까지, 한달음에 파악’하는 특유의 서사 방식에 대해 ‘이런 스케일과 속도는 시공간의 규모를 계측하는 음악적인 방법’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윤해서는 새로운 소설 『암송』을 통해 특유의 서사적 매력과 음악적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 보여주면서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곳’ 가까운 자리에서 ‘현실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암송』에는 독일과 한국, 멀리 떨어진 두 나라에서 각자의 일상을 사는 여덟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재난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이기도 하고, 그 당사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생존자이기도 하다. ‘선주’와 ‘미소’는 바로 이 삶과 죽음이 중첩된 공간, ‘떠도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밀려드는 공간’에 머물고 있다.
윤해서는 떠도는 목소리들을 통해 광활하고 낯선 허구의 공간을 새로이 만들어내고, 이런 허구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삶과 죽음’, ‘단절과 연결’, ‘믿음과 환상’ 같은 문제들을 촘촘히 꿰어나간다. 작가도 우리도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사건, 삶이라는 재난에서 남겨진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어떤 새로운 답을 발견할 수 있을까.



*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는 소리책으로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팟빵〉 〈밀리의 서재〉에서 아르테 ‘작은책’을 검색해 보세요. 개성 있는 목소리가 소설 감상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머무는 사람들, 지속되는 삶



“하늘에서 갑자기 사과가 떨어진다. 거대하고 뜨겁고 끔찍한 사과가.
우연히.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삶을 구멍 낸다.
완전히 뻥 뚫린다.”_ p. 153



『암송』은 홍콩 페리 사고로 혼수상태가 되어 목소리로만 세상에 존재하게 된 ‘미소’와 세상을 떠도는 목소리를 혼자만 듣게 되는 ‘선주’, 그리고 한국을 떠나 활동해온 재독 피아니스트 ‘정애길’과 그의 아들 ‘모로’의 이야기가 교차로 얽혀 전개된다. ‘모로’는 엄마가 간직한 슬픔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으로 오게 되고, 엄마가 남긴 이름 ‘미애’와 ‘미소’를 찾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미소’의 사고와 ‘정애길’의 죽음이 ‘미애’의 죽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모로는 ‘미애’가 ‘사회적 재난’의 공적인 희생자들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에 겹쳐 ‘미소’의 사고가 얼마나 엄마의 삶을 더 가혹하게 내몰았는가를 깨닫고 심장이 나뉘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작가는 이 궤적을 여러 인물의 암송(목소리)을 통해 인간의 삶은 단독의 것이 아닌 얽히고 만나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윤해서는 단편소설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문예중앙, 2016)에서 해양사고로 쌍둥이 오빠 ‘영인’을 잃은 ‘영수’와 ‘영인’의 연인 ‘김선’을 통해 불의의 재난과 이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아픔을 작품으로 녹여낸 바 있다. 새롭게 발표한 『암송』까지 최근 윤해서가 골몰하고 있는 주제를 들여다보면, 개인의 삶에 들이닥친 재난과 그 주변인들이 경험하는 상실의 정서를 깊이 체감하며 들여다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져 삶을 구멍 내고 마는 사과 같은 재난.’ 이러한 사건을 대하는 주제 의식은 최근 한국 사회가 경험한 숱한 재난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작가적 현실을 엿보게 한다. 우리 사회는 이런 사고를 두고, 누군가는 ‘사회적 문제’라 칭하고, 누군가는 ‘개인에게 일어난 불행한 사고일 뿐’이라 칭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빚기도 했다. 갈등은 우리가 하나의 재난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 개개인의 사회적 위치와 감수성에 따라 얼마나 다른 이해를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윤해서는 소설이 할 수 있는 일, 소설만이 가능한 일로서 보다 깊이 그들에게 다가서고자 했다. 소설 『암송』이 또 한 번, 재난이 드러내는 참담함의 기저에 감춰진 개인과 공동체의 보이지 않는 고난의 순간을 들춰낸다. 지난 날,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본 적 없는 타인을 향해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는지, 지금 우리의 마음과 맹세는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다.


“당신의 목소리. 너의 진짜 목소리를 기억해.”



“나는 끊임없이 존재하면서 사라지는 이 믿음을 포기할 수 없어.
당신은 돌아올 거야. 당신은 여기 있어.
당신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_ p. 100



형체 없는 목소리들을 듣기 시작한 후, 점점 사회에서 고립되어가고 있던 ‘선주’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곁을 내어주는 ‘모로’를 만나 희박해지던 현실감각을 서서히 되찾기 시작한다. 잠시 비춰진 10년 후 미래의 선주는 여전히 들려오는 목소리들 가운데서도 자신의 손을 잡은 꼬마가 ‘엄마’라고 부르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응’이라 응답하며 누군가의 곁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린다. 어둠 속에서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던 미소는 그의 연인 현웅이 부르는 소리를 들은 후부터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힘을 되찾는다. 윤해서는 누군가를 향한 하나의 목소리가 대상에게 가닿는 여러 순간을 통해, 그 순간이 바로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서로에게 가장 투명하게 증명하고 증명받는 방식이란 것을 주의 깊게 그려냈다.
돌이킬 수 없는 ‘사후’의 순간에도 엄마의 죽음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로’, 죽음의 문턱에서 연인에 대한 기억만은 간절히 붙들고 있는 ‘미소’, 그 곁을 지키는 ‘현웅’. 이들은 모두 상실의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과거로의 복귀나 완전한 회복이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느끼는 ‘애틋한’ 마음으로 멈추지 못하고 사라진 사람을 반복해 부른다. 목소리로 남은 존재들의 뒤늦은 고백, 부르는 말, 옛 노래들처럼 그 마음은 이 세상 어딘가 보이지 않는 파동으로 영원히 남겨진다. 우리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서로를 찾고 부르는 수많은 목소리와 함께 존재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완전히 잊히지 않고 기억되는 존재들과 함께.


◎ 본문 소개

절망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눈을 감고 잠든 척을 해.
잠든 척하고 있으면 절망이 나를 못 본 척 지나갈 것처럼.
나는 절망을 핑계로 조금씩 더 비겁해진다. (p. 11)

매일 오늘만 산다고 생각해. 아침에 일어날 때 오늘도 태어났구나. 밤에 잠들 때 기도해. 한 번만 더 살게 해주세요. 매일 딱 한 번만 산다고 생각해. (p. 35)

엄마가 살아 있을 때나 살아 있지 않을 때. 똑같이. 턴테이블 위에서 엄마의 영혼이 춤춘다. 엄마의 영혼은 피아노의 건반과 건반 사이를 걷는다. 검은건반에서 흰건반으로 뛰어내린다. 온몸을 던진다. 모로는 영혼을 믿고 싶었다. (p.100)

당신과의 모든 순간을 기억해. 기억해내려고 해.
당신을 기억하고 싶어. 당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두려워. 당신을 잊으면.
당신에게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 (p. 109)

어제 꿈에 어떤 사람을 봤어요. 분명히 사람인 건 알겠는데 형태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사람이다. 그런데 왜 안 보이지?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안 보이는데 보자마자라고 하니까 좀 웃기네. 암튼. 그래서 생각을 좀 하다가. 내가 옷을 벗어줬어요. 자켓을 벗어서 걸쳐줬더니 허공에 자켓이 걸리면서 그 사람의 어깨가 나타나더라고요. 모자도 씌워주고 바지도 입혀줬죠. 그렇다고 내가 벌거벗은 것은 아닌데 그 사람에게 벗어줄 옷이 어디서 생겨난 건지. 입혀놓고 보니 사람이 맞더라고.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요. 그냥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어요. 꿈에서도 생각했죠. 아,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구나. 몸이 보이지 않을 땐 보이지 않는 몸을 옷으로 가리면 되는 거구나. 그러면 보이지 않는 몸이 가려지면서 옷 속의 몸이 생겨나는 거구나. (p. 120)

무서워요. 내가 모른 척하고 있는 걸까 봐.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데 모르고 있는 걸까 봐. 나한테 이 목소리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데 내가 그걸 계속 못 알아차리고 있는 거면 어떡하죠? (pp. 124~125)

당신은 내가 보이고, 나는 당신이 들리는데, 우리는 만날 수가 없네. 당신을 보고 싶어. 당신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어. 당신에게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 당신에게 가고 있다고 믿어. 나는 희미해지지 않아. (p. 156)

구매가격 : 8,000 원

피시달러 어페어

도서정보 : 리처드 맥케나 | 2019-11-29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먼 은하에 식민 행성을 개척하기 위한 이주민을 태우고 가던 수송선 안에서 반란이 일어난다. 반란자들은 스스로를 피시달러 5번 행성 공화국이라고 부르면서, 비상용 우주선을 탈취해서 먼 행성으로 사라진다. 그 수송선을 호위하던 은하 순찰군 소속의 비행정 하나가 그 반란자들을 추격해서 우주 끝까지 따라간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구매가격 : 2,500 원

철로 위 시체 - 닥터 손다이크

도서정보 : 오스틴 프리먼 | 2019-1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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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수사와 역방향 진행 방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처음으로 소개한 닥터 손다이크의 탐정 소설.
값비싼 보석을 주로 다루면서 몸에 지니고 다니는 오스카 브로드스키라는 상인가 기차역 근처를 헤매다가, 범죄자 신분을 잘 숨기고 살고 있는 사일러스 라는 남자와 만난다. 같은 기차를 탈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사일러스는 브로드스키에게 자신의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같이 역으로 가자고 권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일러스는 브로드스키가 귀중한 보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구매가격 : 3,000 원

소설 11, 책 18

도서정보 : 다그 솔스타 | 2019-1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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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노르웨이 문학의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사랑하는 이 시대의 소설가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나라이지만 헨리크 입센,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욘 포세 등 문학계의 거물들을 배출한 노르웨이의 또 한 명의 거장 다그 솔스타. 그의 대표작인 『소설 11, 책 18』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소설가, 극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안데르센 교수의 밤』 등을 비롯하여 30여 권의 책을 낸 솔스타의 작품은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북유럽의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그는 노르웨이 문학비평가 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유일한 작가이며, 2017년에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수여하는 노르딕 상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아네 파르세토스는 솔스타를 두고 “노르웨이의 필립 로스”라며 극찬한 바 있고, 『소설 11, 책 18』을 일본어로 직접 번역하여 소개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솔스타의 작품은 아주 기묘하면서도 매우 진지하다”며 가장 좋아하는 현대 작가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는 솔스타의 언어가 “새롭고도 고풍스러운 우아함으로 빛나며, 독창성과 생동감이 넘치는 독특한 광채를 내뿜는다”면서 “이 언어는 배울 수도, 돈을 주고 살 수도 없다”고 썼고, 페터 한트케는 솔스타에게 “깊이”와 “품격”이 있다고 극찬했다. 북유럽에서 이미 ‘작가들의 작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그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 ‘소설 11, 책 18’에 대해 솔스타는 독자들이 작품을 읽기도 전에 제목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을 염려하여 베토벤의 교향곡 6번처럼 자신의 11번째 소설, 18번째 책이라는 뜻으로 제목을 지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구매가격 : 9,500 원

미스 괴이

도서정보 : 이창준 | 2019-11-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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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9년 12월 26일에는 금환일식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금환일식에 대한 예언이 적힌 악마의 책'과 '그 책을 읽는 사람이 끝내 맞이하는 파멸'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맨 앞장에 쓰여 있는 종말에 대한 예언을 읽고 책을 펴게 되면, 망자들이 걸어다니는 세상에 대한 환상에 허우적거리다가

결국에는 스스로의 목숨을 끊게 됩니다.

암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주인공 수연은 하얀 가면이 그려진 책 '미스 괴이'를 보게 되고

책이 그녀을 어둠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는 것을 모른 채 '미스 괴이'에 빠져 조금씩 페이지를 넘깁니다.

수연이 넘기는 책이 끝을 향해 갈수록 악(惡)이 내뿜는 숨결도 점점 그녀의 등 뒤에서 어른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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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책이 보여주는 환각


책의 첫 번째 장에는 목차나 서론이 없었고 다만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2019년 12월 26일 일식이 끝나고 난 뒤에 죽은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거리 위는 죽은 이들만이 서 있는 지옥으로 변했고 하늘은 검게 물들어 버렸다.>


책의 맨 앞장에 쓰여 있는 예언 뒤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5페이지가 있고

한 장을 더 넘기면 사람들로 하여근 마치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느끼는 글귀가 쓰여 있다고 했다.

책의 첫 구절에 쓰여 있는 예언, 금환일식 후에 망자들이 일어났다는 내용 때문에

사람들은 망자들이 산 사람들을 뜯어먹는 세상의 멸망을 상상하게 되었고

각기 다른 환상을 보고 있던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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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괴이’는 말 그대로 괴이한 미혼여성을 뜻하며 작중에서 악마 그 자체를 의미하거나 작중에서 괴이한 파멸을 맞는 주인공, 수연을 의미합니다.

수연은 책을 읽으면서 망자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환상을 보게 됩니다.

수연이 상상하는 작중의 내부 이야기는 불행한 상황에서 수연이 창조해낸 무의식적인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스 괴이’라는 책의 악마가 수연에게 환상을 보여주며 파멸로 이끌고 있는 것이지요.

책 속 환상에서의 주인공과 책 밖의 주인공이 어떻게 변해 가고 끝내는 어떻게 파멸을 맞이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구매가격 : 5,000 원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도서정보 : 김숨 | 2019-11-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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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여기에 있는가
내가 왜 없는 게 아니라 있는가
나무들도 스스로에게 묻고는 할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뿌리 이야기」 수록, 작가 김숨의 존재 3부작

2015년 제39회 이상문학상 대상작에 김숨의 「뿌리 이야기」가 선정되었을 때, 그는 수상 소감에서 당나라 시선 이백의 ‘마부위침(磨斧爲針)’ 고사를 언급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고 있는 노인을 보고 이백이 다시 공부에 정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김숨 작가는 그 노인의 믿음을 자신의 믿음으로 삼겠다 썼는데, 실제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 작가’를 떠올렸을 때 많은 이들이 가장 앞서 떠올릴 이름 중 하나가 그일 터이다. 1997년 등단하여 올해로 작가인생 22년, 조용히 그러나 가열차게 작품활동을 이어온 작가 김숨.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으로 문단은 그에 대한 신뢰를 보였고, 모호한 이미지가 두드러지는 소설부터 역사와 현실을 토대로 한 소설까지, 독자는 그를 ‘믿고 읽는 작가’라 부른다.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는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중편 「뿌리 이야기」를 비롯,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등단작 「느림에 대하여」를 개작한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 당선작 「중세의 시간」을 개작한 「슬픈 어항」 총 3편의 중단편소설을 묶은 독특한 작품집이다.

살리고 싶어, 살려야지…… 혼잣말을 주문처럼 외며 초고 아닌 초고를 완성하고 났을 때 생애 처음 쓴 소설이 ‘뿌리 이야기’와 닿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등단 후 내가 지금껏 쓴, 쓰고 있는 단편과 장편들이 어디에서 왔고, 오고 있는지 가계도 같은 게 그려지는 것 또한 경험했다.
_‘작가의 말’에서

첫 소설집 『투견』의 개정판 작업을 진행하던 중, 작가는 자신의 작품세계가 근본적으로 ‘뿌리 이야기’와 닿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첫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 가운데 두 작품만을 살리고,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쓴 「뿌리 이야기」를 더해 일종의 3부작으로 구성한 것. 세 편 모두 작가가 상당 부분 개작하였고, 셋 중 두 작품은 제목도 바꾸었다.

“우연히 '이식할 나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느낀 공포감이 작품의 모티프가 됐다”고 밝힌 바 있는 작품 「뿌리 이야기」는 이 소설집의 가운데에 자리하여 세 작품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나무는 자신이 태어난 자리와 죽는 자리가 같은 존재야. 태어난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죽음을 맞는……”

그는 메타세쿼이아들보다 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천이백 킬로미터야……”

“이 메타세쿼이아들이 이동한 거리 말이야. 당신 말대로 한자리에 서 있는 존재가 어느 날 뿌리 들려서 천이백 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날아온 거야.”

나는 그가 날아가지 못하게 그의 발등에 못이라도 박아넣고 싶었다. 그를 내 옆에 붙들어둘 수만 있다면 발가락 하나하나에.
_76쪽, 「뿌리 이야기」에서


뿌리를 시각화하는 부정형 미술작품을 만드는 ‘그’와 지지부진한 연인관계를 이어온 ‘나’의 이야기. ‘나’에게는 어린 시절 고모할머니와 한방을 쓴 기억이 있다. 고모할머니는 노년에 홀로되어 ‘나’의 집으로 들어왔고, 방안에 그저 정물처럼 존재하기만 했던 사람이다. 양로원으로 한번 더 ‘옮겨진’ 고모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던 날 밤, ‘나’는 고모할머니의 손이 자신의 방에 날아들어 더듬더듬 자신의 손을 찾아 그러잡았던 것 같다 느꼈다. 간절히 자신의 손을 잡곤 하던 고모할머니. 그녀 역시 ‘그’처럼 ‘뿌리 들린 존재’였을까. ‘뿌리 들림’은 명백히 타의적인 것. ‘그’와 고모할머니의 뿌리를 뽑아든 건 누구 혹은 무엇이었을까.

「뿌리 이야기」 속 ‘그’는 맨 앞에 배치된 작품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이하 「나무」)의 ‘오빠’를 떠올리게 한다. 두 발이 그 자리에 자신을 정박시키는 뿌리가 되기를 소망하는 장면이 두 작품에, 두 인물에게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이다. “나무를 만지는데 ‘나무’를 만지고 싶었어”(28쪽)라 말하는 어린 ‘나’와 불편한 발을 가진 느릿한 ‘엄마’, 세상과 다른 속도를 가진 엄마를 보며 점점 빨라지는 자신의 속도를 버리기로 한 ‘오빠’. 자기 방 천장에 구멍을 내고 그 속에 몰두하다가 끝내 가출하고야 마는 ‘오빠’와, ‘나무’에 대한 시(詩)를 쓰고자 애쓰는 ‘나’. 이는 결국 “오감(五感)으로는 어루만질 수 없는 ‘바깥’에 대한 불가능한 꿈꾸기와 관계 깊다. 따라서 이렇게 말해볼 수 있겠다. 이 작품은 ‘바깥’을 독자에게 보여주지는 않지만?누가/무엇이 그것을 할 수 있겠는가??‘바깥’을 독자에게 내밀어놓고 있다.”(조강석, 해설 「존재 3부작과 이미지-서사」에서)

「슬픈 어항」에는 결벽증적이고 폐쇄적인 삶을 사는 모녀가 등장한다. 세 작품 가운데 한곳에 정박해 ‘뿌리내리고’ 사는 듯 보이는 이 모녀의 삶은 그러나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창문을 포함해 외부와의 통로가 차단된 집에는 ‘나’가 들어가 누우면 꼭 맞을 사이즈의 어항만이 놓여 있다. 산소발생기 없는 어항 속 금붕어들은 죽어나가고, 어렴풋이 추측되는 ‘나’의 아버지의 부재와 그 빈자리가 ‘나’의 어머니에게 남긴 트라우마적 상처가, 이 갑갑한 집을 더욱 숨쉴 틈 없는 기이한 공간으로 느껴지게 한다. “잠언은 어항 속에 있다. 나는 잠언을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 믿음은 그대로 고통이 된다.”(127쪽, 「슬픈 어항」에서) 그러나 “나는 아직 뿌리에 가닿지 못한 게 아닐까, 내가 나를 망각하고 존재하는 곳에. 나는 뿌리에 가닿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77쪽, 「뿌리 이야기」에서)

“자연물인 뿌리가 예술적 오브제로 승화하기 위해 거치는 통과의례들 중 가장 단순하고 의미심장한 의례”를 ‘못박힘’이라고 한 건 「뿌리 이야기」의 ‘그’이다. 「나무」의 오빠가 방 천장 구멍을 막은 철판에 박아넣은 열두 개의 못, 제 살을 긁어 흘린 피를 어항 속에 흘려넣은 「슬픈 어항」 속 ‘나’가 손에 든 것 역시 공사판에서 주워온 못이었다. ‘뿌리 들림’과 ‘못박힘’, 세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두 모티프는 세계의 유폐와 개방에 양가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리라. 모두가 ‘숲을 보라’라고 말할 때에도 ‘숲이 아닌 나무를 보라’라고 말하는 듯한 김숨의 소설 미학은 이렇듯 20년 세월에 걸쳐 인간 존재의 근원을 파고든다. “뿌리를 깊이, 단순하게 내리”는 ‘심근성 나무’처럼.

이 작품집은 일종의 존재 3부작으로 읽히기도 한다. 각각의 서사-이미지들이 세 작품 속에서 상호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 작품집 전체는 일종의 이미지-서사를 구성한다. 바깥에 대한 지향과 내부의 실존적 조건 그리고 양자의 교섭으로서의 삶에 대해…… 그런데 의아한 것은 다소 무거운 이미지들이 연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존재력(the force of existing)이 고양되는 방향으로 몸이 움찔하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김숨 소설의 또하나의 힘이다.
_조강석, 해설 「존재 3부작과 이미지-서사」에서

구매가격 : 8,400 원

12월의 어느 날

도서정보 : 조지 실버 | 2019-11-27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1년 전 크리스마스, 첫눈에 반했던 그 남자가
내 친구의 애인이 되어 나타났다.

* *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킨들 1위,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 선정!





◎ 도서 소개

“크리스마스니까.
난 그에게 첫눈에 반했으니까.
그리고 아마도, 그도 내게 반한 것 같으니까.”
두 사람, 열 번의 기회, 단 하나의 잊지 못할 사랑
크리스마스에 찾아온 마법 같은 러브스토리!

“크리스마스잖아요. 모험을 해봐요.
그러지 않으면 영원히 후회하게 될 테니까.”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나요?
올겨울 당신을 설레게 할 단 하나의 러브스토리
첫눈에 반한 두 남녀의 10년 동안 엇갈리는 사랑을 담은 소설 『12월의 어느 날』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주인공 로리와 잭이 눈 내리는 런던을 배경으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관계를 이어나가며, 읽는 이로 하여금 달콤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 조지 실버는 독특하게도 ‘스물두 살 생일에 자신이 발을 밟은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시작된 인연이 평생의 사랑으로 이어진 실제 경험 때문일까, 이 소설 또한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원 데이」,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비견되며 추운 겨울, 특히 크리스마스를 맞아 꼭 읽어야 할 로맨스소설로 꼽히고 있다.
『12월의 어느 날』은 영국에서 출간되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28개국에 판권이 판매되고, 뉴욕타임스 픽션 1위,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헐리우드의 문학소녀로 떠오르고 있는 리즈 위더스푼의 헬로선샤인 북클럽 도서로도 선정됐다. 리즈 위더스푼은 소설을 직접 읽고 “이 폭풍 같은 로맨스에 휩쓸릴 준비가 됐나요?”라고 소개하면서 그녀의 팬들을 이 마법 같은 러브스토리로 끌어 들였다.
추운 겨울, 설레고 싶은가? 그렇다면 따뜻하고 유쾌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마음을 흔들어놓을 크리스마스 로맨스의 폭풍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운명을 믿느냐고요?
이 책을 읽은 수많은 독자들이 첫눈에 반했던 자기 경험을 얘기해줬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다면 당신도 믿을 수밖에 없을 걸요?” _조지 실버


평생 단 한 번 찾아온 짜릿한 설렘,
친구의 애인이 된 그를 계속 사랑해도 되는 걸까?
크리스마스를 앞둔 저녁, 로리는 지친 몸으로 퇴근길 버스에 앉아 런던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버스가 정류장에 잠시 멈추었을 때, 로리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번잡한 풍경과 동떨어진 것처럼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 순간 그가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들고, 로리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둘은 번개가 내리치는 듯한 짜릿한 충격을 동시에 느낀다. 몇 초간 숨 막히게 서로를 바라보다 남자가 서둘러 버스에 타려던 그때, 버스가 출발하고 둘은 그대로 엇갈린다.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걸까? 로리는 남자를 잊을 수 없다. 남자 또한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로리는 남자를 찾아 런던 이곳저곳을 헤매지만 만날 수 없다. 심지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룸메이트 세라까지 동원해 그를 찾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랬던 그가 나타난 것은 1년 뒤, 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다. 친자매와도 같은 소중한 친구 세라가 자신의 애인이라며 데려온 남자가 바로 그 ‘버스보이’였다. 남자의 이름은 잭. 세라는 로리와 잭이 친해지기를 바라며 소개하고, 로리는 심장이 멎는 듯한 고통 속에 그에게 인사한다. 버스 정류장에서의 그 벼락 치는 듯한 눈 맞춤은 오직 로리의 착각이었던 걸까? 운명적 사랑이라 믿었던 것도, 단지 환상에 불과했던 걸까?
그러나 그 순간, 잭 또한 로리를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었다. 1년 전 로리와의 한순간은 잭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운명을 믿지 않는 잭이지만, 로리는 그 후로도 종종 꿈에 나와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사랑하는 건 곁에 있는 여자 친구, 세라다. 이제 로리와 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누군가 내게 첫눈에 사랑에 빠진 적이 있는지 물어보면,
이제부터 나는 그렇다고 해야 한다.
어느 눈부신 1분 동안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운명의 상대를 잘못된 때에 만난 두 사람,
그 엇갈린 인연으로 성숙해져가는 반짝이는 청춘
『12월의 어느 날』은 사랑과 인연에 대해 그리는 동시에 갈팡질팡 헤매는 청춘이 성장해나가는 과정 또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로리와 잭이 첫눈에 반했던 것은 20대 초반의 일이다.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원대한 꿈을 꾸지만 뭘 하든 헛발질을 하는 것만 같은 시기, 로리 또한 여느 사회초년생과 마찬가지였다. 잡지 편집자가 꿈이지만 현실은 호텔 데스크에서 안내원을 하고 있다. 조용한 성격에 맞지 않게 하루 종일 웃는 얼굴로 손님을 환대해야 하는 게 고역이다.
반면 운명이라 믿었던 잭과 친구 세라는 누구든 홀딱 빠지게 만들 외모와 쾌활한 성격으로 승승장구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 곁에서 로리는 사랑과 일 모두에서 실패한 기분을 느낀다. 왜 이렇게 세상은 불공평할까? 그러나 로리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도 잠시, 마냥 부러움을 사던 세라와 잭에게도 인생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잭은 세라를 사랑하지만 치기 어린 감정을 주체 못해 그녀에게 상처 주고 지치게 한다.
언뜻 보기에 20대는 마냥 반짝이는 것만 같지만, 사실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서툴러 헤매고 있다. 잭과 로리는 쉽지 않은 20대의 순간을 함께 웃고 울고, 화내고 후회하고, 사랑하고 헤어지면서 천천히 어른이 되어간다. 둘은 미래에 대한 불안도, 청춘의 고민도 모두 나누며 두터운 신뢰를 쌓아가고, 사랑의 색은 다채롭게 변화하며 서로를 단단히 묶는다.
조지 실버는 아르테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운명을 믿느냐고요? 이 책을 읽은 수많은 독자가 내게 메일을 보내서, 첫눈에 반했던 자기 경험을 얘기해줬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다면 당신도 운명을 믿을 수밖에 없을 걸요?”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벼락처럼 내리치는, 운명적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단지 그 순간이 아직 오지 않았을 뿐.

“분명 이 순간 그에게도 같은 벼락이 내리치는 게 보인다.
마치 보이지 않는 두 줄기 번개가 내리쳐서
우리 둘을 불가해하게 묶어버린 것 같다.”

구매가격 : 12,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