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탐정 홈즈 6

도서정보 : 모치즈키 마이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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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도난과 여고생의 행방불명!
두 사건의 연결고리를 찾아라-!!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사귀기 시작한 키요타카와 아오이.

어느 날, 교토의 유명 감정사나 수집가의 집에서 불교 관련 미술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두 사람에게 들려온다.
게다가 요시다 산장 사건에서 알게 된 탐정 코마츠가 행방불명된 딸을 찾아달라며 ‘쿠라’로 찾아오고…….
두 가지 사건은 교묘하게 얽혀서 한층 더 수수께끼로 빠져든다……!!

대히트 미스터리 캐릭터 노블 제6탄!

구매가격 : 5,000 원

무법 변호인 3

도서정보 : 시와스 토오루 | 2019-02-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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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형사재판에서 유죄 비율은 99%. 그러나 그 속에도 반드시 허점은 있다!”

영상 증거가 남아 있는 절망적인 상황에도 재판장에서 결과를 뒤집은 ‘악마의 변호인’ 아부쿠마.

힘이 모자란 탓에 그런 아부쿠마와 사건 해결을 위한 콤비를 맺을 수밖에 없었던 혼다에게 친척 백부 사카이가 묘령의 미녀 사카키바라의 상담을 부탁한다.

스토커 때문에 고민하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경찰에 피해 신고서를 제출하는 일을 도와주고 전부 해결됐다고 생각했건만, 사건이 급변하면서 백부로부터 예상치도 못한 연락이 온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또다시 아부쿠마와 손을 잡은 혼다를 기다리는 것은, 차례로 밝혀지는 예상치 못한 진실.

혼다와 아부쿠마는 복잡하게 꼬인 사건의 피고인을 무죄로 이끌 수 있을까?
궁극의 법정극, 제3탄!

구매가격 : 5,000 원

이상 종생기 외

도서정보 : 이상 | 2019-01-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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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地圖의 암실暗室」은 이 상의 초기의 작품인데 낱말을 띄어쓰지 않은 것이 특색이며, 인생이나 사업에 대한 권태를 사고思考의 부조리, 불연속성으로 전개한 글이다.「지주회사」는 카페를 경영한 체험을 내용으로 쓴 작품이다.

구매가격 : 3,000 원

성인식(짧은소설시리즈)

도서정보 : 이상권 | 2019-01-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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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시우는 어버이날을 맞아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다. 얼마 전 맹장수술을 받아 몸이 허해졌다는 이유로, 집에서 길러온 개 칠손이를 잡으려하는 어머니의 모정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한 생명을 제 손으로 죽이고, 먹어야 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한편, 나의 절친한 친구인 진만은 여자친구 새봄이가 임신을 했다고 알리는데...

구매가격 : 2,900 원

철제계단이 있는 천변 풍경

도서정보 : 김도언 | 2019-01-3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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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오는 날 버스를 기다리던 나는 한 여자를 만난다.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던 여자를 집으로 데려간다. 장형이 살던 골판지 창고를 화실 겸 자취방으로 꾸민 그곳에서 이명(梨明)이라는 이름의 여자와 나는 기이한 동거를 시작한다.

구매가격 : 2,900 원

나도향 계집하인 외

도서정보 : 나도향 | 2019-0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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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급 간의 비화해적인 갈등과 대립 감을 드러내기보다는 인간 본성에 초점을 맞춰 인간관계의 균열을 드러냄으로써 당시 유행하던 계급주의 문학과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특히 가난으로 인한 성(性)의 매매에 대한 주목은 성(性)을 타락시키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의식과 함께 인간 내면에 잠재한 본능적인 애욕을 아울러 보여주는 것이다.

구매가격 : 3,000 원

끝나지 않은 노래

도서정보 : 마야시타 나츠 | 2019-0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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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점 대상 수상 작가, 미야시타 나츠가 그린
『기쁨의 노래』를 이은 또 하나의 ‘청춘×음악 소설’
“굉장한 작품을 만났다.” -나루이 유타카, 연극연출가

싱그러운 청춘과 아름다운 음악을 엮은 소설을 써온 미야시타 나츠가 또 하나의 작품을 빚어냈다. 『끝나지 않은 노래』 는 일본에서 출간 즉시 ‘음악 소설의 걸작’이라 극찬을 받은 『기쁨의 노래』 의 주인공들 이야기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소녀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며 마주한 고민과 도전을 노래와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성악가를 목표로 하는 레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치나츠 등 이제 막 스물이 된 주인공들은 여전히 삶을 치열하게 고민한다. 스무 살은 누구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며 꿈을 펼쳐나가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다. 레이를 비롯한 소녀들 역시 자신만의 인생의 길 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헤맨다. 하지만 미야시타 나츠는 방황하더라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는 아파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발걸음을 응원하게 되고, 어느 순간 소녀들도 “나아가” 하며 우리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청춘들의 치열한 내면을 생생하게 묘사한 저자의 유려한 문체는 순식간에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마음을 파고드는 문장이 곳곳에서 보석처럼 반짝인다.

이 책의 제목 ‘끝나지 않은 노래’는 일본의 록밴드 더 블루하츠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더 블루하츠는 당시 청춘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미야시타 나츠도 학창시절부터 더 블루하츠와 함께했다고 고백했다. 『끝나지 않은 노래』 는 『기쁨의 노래』 를 읽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완결성 높은 소설이다. 하지만 같이 읽는다면 열 배는 더 즐길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의 청춘 음악과 함께한다면 더 큰 감동을 느낄 것이다.

구매가격 : 9,500 원

악몽 조각가

도서정보 : 박화영 | 2019-01-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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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미묘한 시차를 감각하는 작가,
박화영이 조각하는 기괴하고도 따스한 악몽

박화영이 상상한 이 모든 이야기들, 평행세계로 가는 화장실, 불길한 공터, 유령들이 걸어다니는 골목, 사람이 알을 낳는 닭 가공 공장 등을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도시 괴담, 정체불명으로 출현한 기둥과 벽에 대한 목격담들, 신체의 한 기관이 신체 전부를 삼키는 꿈은 좀처럼 깨어나기 힘든 악몽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렇다면 이 작가를 ‘악몽 조각가’라고 명명해볼 수 있을까. 비유컨대 작가는 “악몽의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명정 같은 곳에서 작업을 하는” 존재이고, 악몽은 제아무리 “살아서 날뛰는 거대한 공룡” 같더라도 일단 “마음의 돌”에 조각하고 구체화할수록 “분석 가능한 것” “돌에 새겨진 화석”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할 수 있는 어떤 것이 된다. 게다가 고통과 울분에 짓눌리지 않으려는 소설 곳곳의 유머러스한 문장은 박화영의 첫 소설집을 더욱 빛낸다. 이제 작가가 어떠한 상상의 날개를 달고 이야기의 하늘로 승천할지 여유롭게 지켜볼 일만 남았다. _복도훈(문학평론가)



일상이 다른 용법으로 구부러질 때
조용히 우글거리기 시작하는 기담의 세계

2009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공터」가 당선되어 등단한 박화영의 첫 소설집 『악몽 조각가』가 출간되었다. 「공터」는 동네 사람들이 버려진 공터에 쓰레기와 함께 감추고 싶은 비밀을 투기하면서 벌어지는 불길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신춘문예 심사를 맡았던 문학평론가 김윤식, 소설가 오정희는 흔한 유형에서 벗어난 글쓰기를 통해 “소설을 내면성에 가두지 않고 과감히 공터로 끌어내어 속도감 있는 단문, 드라이한 문체로” 펼쳐냈다고 평했다. 이후 박화영은 “풍부한 ‘스토리’들과 장면 전환의 자연스러운 흐름”(신춘문예 심사평)을 무기로 남들과는 다른 기묘한 소설세계를 풍부하게 일구어왔다.

그렇게 묶인 이 소설집의 도처에는 생명력을 지니고 꿈틀거리는 섬?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화장실이 안에 든 사람을 그 사람의 의지와 관계없이 평행세계로 보내버리고(「화장실 가이드」), 어느 날 도심의 광장 한가운데 나타난 벽이 점점 높고 길게 자라 도시를 반으로 가르며(「벽」), 더이상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무정란 도시’에서 한 여자가 예감이 좋지 않은 무언가를 잉태한다(「무정란 도시」). 달아날 수 없는 악몽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꿈속의 작업실에서 악몽을 조각하거나(「악몽 조각가」), 갑자기 혀가 몸속으로 빠져들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각 부위에 얽힌 과거의 상처들이 되살아나기도 하고(「혀」), 모두가 잠든 밤에 어두운 골목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깨어나면 머리 없는 유령이 자기 머리를 발로 차며 그 길 위를 걸어다니기도 한다(「골목의 이면」).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현상을 일상 속에 침투시키는 박화영 소설의 환상성에 주목할 때, 눈에 띄는 점은 작가가 환상세계를 그리는 방식이다. 박화영 소설에서 “환상은 현실과 다른 차원에 속한 어떤 것”이 아니라, 익숙한 일상 공간이 특별한 사연을 만나 “조금 다른 용법으로 구부러질 때 열리는” 세계다(복도훈, 해설). 즉, 박화영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세계를 만들어내기보다는 현실 밑에 겹쳐진 채 이미 존재하고 있을 법한 환상을 현실 위로 올려놓는다. 그래서 『악몽 조각가』를 읽을 때 우리는 3D 입체 안경을 쓴 것처럼 하나의 화면 위에서 현실과 환상을 동시에 보고, 그 사이의 미묘한 시차를 감각하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박화영 소설이 단순한 괴담으로 종결되지 않는 또하나의 이유는 박화영이 내세우는 서술자들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담담하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소설집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사건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초자연현상들이다. 그런데 박화영의 서술자들은 소름 끼치고 절망스러운 상황을 자신이 처한 현실로 애써 받아들이고 나서야 이야기를 시작하는 듯하다. 인물들의 차분한 행적은 그들이 갑작스레 내던져진 괴기스러운 현재와 충돌하며 묘한 충격을 불러온다. 그리고 이들의 입을 빌려 박화영이 태연하게 구사하는 정련된 문장과 그 속에 담긴 냉소 섞인 유머가 작가의 소설을 독특하고 세련된 기담으로 완성시킨다. 그렇게 우리는 『악몽 조각가』를 읽으며 슬프면서도 웃음이 나고, 기괴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어떤 것과도 닮고 싶지 않다는 열망
박화영 소설세계의 기원을 새기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소설 속에 새겨내려는 박화영의 시도는 단편 「주」에 이르러 과감한 형식 실험으로 이어진다. 가상의 책에 달린 후주라는 형식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 작품은 『악몽 조각가』의 마지막 소설로 자리하여 얼핏 소설집의 후주처럼도 보이도록 위장되어 있다. 땅속 깊이 거꾸로 박혀 있는 정체불명의 거대한 기둥柱에 관해 부연하는 이 60여 개의 주註는우리로서는 읽을 수 없는 책의 내용을 짜맞출 퍼즐 조각이다. 쓰이지 않은 이야기와 주석의 행간에 숨겨진 이야기를 조합해 독자 스스로 또다른 상상을 펼쳐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책의 맨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도 남다르다. 박화영은 ‘작가의 말’ 원고 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작가의 말’을 쓰기 위해 누구의 조언을 구했고, 어떤 도서를 참고했으며, 그 책에는 어떤 중요한 주의사항들이 적혀 있었는지 구구절절 늘어놓는다.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 ‘작가의 말’은 단순한 집필 후기로 남는 것이 아니라, 박화영이라는 작가와 그의 소설이 지닌 분위기를 집약해 전달하는 또다른 장치로 기능한다.

『악몽 조각가』는 박화영이 무엇과도 같지 않으려는 기발한 시도를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가 완성한 첫 결과물이다. 덕분에 이 책을 읽을 독자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게 되었다. 박화영만이 꿈꾸고 조각할 수 있는 이 악몽 같은 이야기들은 한동안 우리의 의식에 달라붙어 끈질기게 감각될 것이다.

*

여기까지 썼으니 이제 물을 한 모금 마셔도 괜찮을 듯하다. 사실 작가의 말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가 물은 글을 다 쓰고 나서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훌륭한 지침은 물론 『작가의 말 작법』에 실려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물과 관련된 조언과 함께 불우했던 19세기 어느 영국 작가의 사연을 전하고 있다. 이 무명 작가는 생애 첫 책의 출판을 앞두고 마지막 작업으로 작가의 말만 남겨두었다고 한다. 작가의 말만 마무리지으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대작이 잉크 냄새를 풀풀 풍기며 미천한 서점 진열대 위에 강림하실 예정이었으나 결국 그 책은 계속 하늘 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말을 쓰다 말고 저자가 콜레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 불우한 저자가 잘못한 일이라곤 글을 쓰기 직전 물을 한 잔 마신 것뿐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물은 콜레라균에 감염되어 있었고 가뜩이나 대작을 쓰느라 심신이 지쳐 있던 작가는 병을 이겨내지 못했다. (…)
내 책이 물론 그 불우한 작가의 책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나름 고생한 만큼 서점 진열대의 미미한 구석에라도 자리잡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_‘작가의 말’에서

구매가격 : 9,100 원

안락

도서정보 : 은모든 | 2019-0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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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라는 말로 마무리할 수 있는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죽음도 삶의 중요한 한 순간
‘어떻게 죽을 것인가’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




2018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예 은모든 작가가 첫 장편 『애주가의 결심』과 첫 단편 『꿈은, 미니멀리즘』 이후, 같은 해 세 번째 작품집 『안락』을 선보인다. 병상에서 생을 연명하는 아흔일곱의 이모할머니와 자발적 수명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려는 여든여덟의 할머니, 할머니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엄마와 이를 지켜보는 딸 지혜까지, 이 소설은 죽음 앞에 선 다양한 세대 여성들의 감정을 한자리에 불러내온다.
10년 뒤의 근미래에 대한민국의 삶은 어떠할까. 여전히 소수자 혐오 집회와 세대 간 갈등으로 사회뿐 아니라 가정도 분화하고 다투고 있지는 않을까. 이러한 와중에 국회에서는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고, 할머니의 폭탄선언으로 ‘안락사’ 문제가 본격적으로 지혜네 가족에게 침투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할아버지를 보낸 할머니는 인사도 없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는 일의 안타까움을 뼈아프게 느끼고는 스스로 신변 정리를 시작한다. 그사이 안락사 법안 통과를 위한 국민투표가 진행되고 그 결과는 할머니의 손을 들어준다.
알고 하는 이별이라고 다를 수 있을까마는 할머니는 조용히 가족 한 사람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직접 담근 자두주로 온 가족과 건배도 나눈 뒤에 “모두 수고 많았다. 고맙다”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말로 고통스러운 삶을 씻어낼 수는 없겠지만, 떠나가시는 할머니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편안해 보였다. 죽음도 삶의 중요한 한 순간인 만큼 이제는 삶의 한가운데서도 죽음에 대해 좀 더 많은 고민을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소설 『안락』이 조심스럽게 묻고 있다.



*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는 소설을 읽는 삶은 그렇지 않은 삶과 어떻게 다른지, 소설이 어떻게 삶을 자극하는지 고민합니다. 인간성을 탐구하고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 소설의 본질이라면, 지금 우리 시대에 맞는 소설을 찾아 더 많은 독자와 나누려 합니다. 가볍게 지니지만 무겁게 나누며 오래 기억될 ‘작은책’ 시리즈에 담긴 소설은 e-북과 함께 오디오북으로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이토록 ‘사적인’ 죽음에 대하여


“할머니의 임종 스케줄은 오후 네 시에 잡혀 있었으므로
이별까지 아홉 시간이 남았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셈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편안하게 보내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할수록 긴장이 됐고,
그러자 시간이 몇 배는 빠르게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_ p. 139



죽음이 얼마나 개별적이고 사적인가를 굳이 어렵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반려동물의 안락사 문제에 동의할 수 있지만, 그러한 결정 후에 집에 돌아갔을 때, 눈뜨고 바라보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선뜻 병원에 데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고통스러운 죽음을 목격하고 어떤 결심을 하였다고 해서, 내 가족에게 그런 결정을 하게 할 수 있을까. 가족의 죽음은 이후에도 자신을 삶을 흔들어놓는 너무나 구체적인 현실이 아닌가. 소설 『안락』은 죽음의 자기 결정권과 가족의 죽음이라는 구체적인 설정 안에서 사건을 극대화시킨다. 같은 가족이지만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하는 구성원들은 그 관계(딸, 손녀, 아들, 사위)에 따라 감정선이 다양하게 얽혀 있다. 극중 화자 지혜는 할머니의 죽음을 맞는 일도 힘겹지만, 할머니(엄마)를 잃는 엄마(딸)를 지켜보는 일 또한 고통스럽다. 죽음이라는 절대적 사실과 또 개인의 죽음이라는 사적인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달큼 시큼 짜릿한 자두주 같은 이승의 맛만큼이나 구체적으로 죽음의 형상을 그려내는 소설 『안락』을 통해 우리는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조금 더 애틋하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존엄한 죽음을 위하여


“어느 분기점을 지나면서부터는
이 소설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_ p. 156



우리는 모두 살아가면서 또 ‘죽어가는 삶’이라는 동일한 조건 안에 있다. 그래서 잘 살아간다는 말 안에는 잘 죽어가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8년 2월을 기준으로 ‘연명의료결정법(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라 하여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런데 삶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통증이 두렵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 고통을 나눠주는 게 아닐까 염려하는 일 또한 괴로울 수밖에 없다. “존엄하게 죽을 인간의 권리와 삶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인간의 목숨을 끊는 것은 엄연한 ‘살인’이라는 목소리가 충돌”하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안락사 합법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말한다. “잘 죽고 싶다” “편안하게 죽으면 좋겠다”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 살며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고, 함께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성찰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서도 확산될 수 있을까. ‘적극적 안락사’를 논해볼 수 있을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일의 충만함은 삶 속에서만 가능한 일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안타까움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아름다운 마무리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존엄한 죽음’을 위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본다.


◎ 본문 소개

나는 한참 동안 잠든 이삭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깊이 잠든 그의 두 눈동자는 눈꺼풀 안쪽에서 천천히 왕복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그 모습을 뒤로하고 살그머니 침대에서 빠져나오려던 차에 이삭이 힘겹게 눈을 떴다. 그는 졸음이 가득 묻은 얼굴로 하품을 하며 내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p. 129)

할머니는 우리가 평소 옷차림대로 편히, 가급적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기분으로 와주길 바랐다. 나는 아빠가 꺼내놓은 여행용 트렁크 안에 검은색 원피스와 카디건을 챙겨 넣은 뒤 평소처럼 살짝 물이 빠진 청바지 위에 살구색 스웨터를 입었다. (p. 130)

안방에서 나오자 노란 장미 앞에 앉아 있는 지용이의 모습이 보였다. 무얼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지용이는 내게 장미가 꽂힌 병을 내밀며 향을 맡아보라고 했다. 싱싱한 장미에서는 사과처럼 상큼한 향기가 났다.
“누나, 장미향이 원래 이렇게 좋은 거였던가?”
지용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긴장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향도, 빛깔도, 꽃잎과 가시의 감촉도 마냥 처음 느끼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pp. 142~143)

“기도해줄게. 너랑 너희 가족을 위해서. 할머님을 위해서.”
“너 지금도 기도를 하는구나. 몰랐어.”
“가끔은 하지. 도저히 내 손이 닿지 않는 일이 있으면, 가끔은.” p. 144

이 술은 꿀꺽 삼키는 게 아니라 입술을 넘어 혀끝을 적시듯 조금씩 맛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 잔을 살짝 기울여 입안에 소량의 술을 흘려 넣자 산뜻한 산미와 달콤한 기운이 입안 가득 퍼졌다. 목 넘김은 와인에 비하면 다소 묵직한 편이었으나 더 이상 소주의 독한 뒷맛이 입안에 남지 않았다. 숙성하면 맛이 달라진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하면서 나는 다시 한번 술잔을 들었다. p. 147

구매가격 : 8,000 원

인터내셔널의 밤

도서정보 : 박솔뫼 | 2019-01-2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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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성별, 지역……
우리는 “주민등록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일단 어디든 다녀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처럼.”




올해로 등단 10년을 맞은 박솔뫼 작가의 여덟 번째 작품집 『인터내셔널의 밤』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만난 한솔과 나미 두 여행자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내셔널의 밤』은 심드렁하게 읊조리는 혼잣말들이 의미를 내포하고 소설의 형상을 갖추며 그리하여 깊이 숨겨져 있다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다각적으로 단서를 드러내고 마는 박솔뫼 소설만의 매력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자신을 옥죄던 교단에서, 현실에서, 성역할에서 도망쳐 나온 이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사실 벗어나려 하기보다는 좀 더 자신의 근본에, 정체에 다가가려 애쓰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솔은 자꾸 배제되고 밀려나는 세상에서 숨으려 하기보다는 눈에 띄고 싶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을 인정하며 사회적 사람이, 인구의 일부가 되는 일을 견디려고 노력한다. 나미는 언제나 더 나은 자, 다른 차원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자신을 구원하는 목소리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듣게 된다. “시간은 길고 시간은 많고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을 거야. 그냥 살면 된다”는 유미 이모의 말은 도망쳐 나온 세상을 등지고 새로운 관문 앞으로 발을 떼볼 용기를 갖게 해준다.
항구와 커다란 여객선 사진을 함께 바라보던 두 사람은 이제 각자의 새로운 여행지로 다시 떠나려 한다. 두려움을 딛고 하나의 새로운 관문을 통과하면서 한솔은 가뿐한 발걸음과 함께 센티멘털을 느끼며 수첩에 한 문장을 남긴다. “모든 것이 좋았다”고.



*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는 소설을 읽는 삶은 그렇지 않은 삶과 어떻게 다른지, 소설이 어떻게 삶을 자극하는지 고민합니다. 인간성을 탐구하고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 소설의 본질이라면, 지금 우리 시대에 맞는 소설을 찾아 더 많은 독자와 나누려 합니다. 가볍게 지니지만 무겁게 나누며 오래 기억될 ‘작은책’ 시리즈에 담긴 소설은 e-북과 함께 오디오북으로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당신은 보편시민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되돌아가세요”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향해도
당신은 열 시간을 이틀을 사흘을 기차에서 보낼 수는 없다.
사람들은 내리고 당신은 어디론가 가야 한다.”_ p. 9



우리는 몇 시간만 달려도 길이 끝나고 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고유한 이름과 고유한 번호를 부여받았으며, 한 도시의 ‘시민’으로서 살아간다. 보편시민으로서 사회가 마련한 여러 장치들을 특별한 두려움 없이 통과해 나간다. 한편, 어떤 관문 앞에서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도 쉽게 답하기 어렵고 자신을 증명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작고 큰 관문들, 지역 관공서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일에서부터 국경을 넘나드는 일, 혹은 어떤 관계와 굴레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나가는 일까지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태어난 이후 줄곧 우리는 이 사회 안에서 규정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자신의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한솔과 나미는 각자의 자리에서 떠나 “신기하고 무섭고 이상한 기분”의 심리 상태에서 기차의 옆자리 사람으로 마주하게 된다. 왜 혼자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몇 살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말해주어도 잘 기억할 수 없는 ‘관계없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는 가운데 이들은 서로의 불안을 감지한다. 불안했기 때문에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게 된다. 마치 벽 앞에 선 것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관문을 통과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 하던 두 사람은 알 수 없는 끌림에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다시 세상으로 조금씩 나아가게 된다.
한솔과 나미가 만나듯 우리는 작은 대한민국 안에서도 같고 또 다른 사람들을 언제나 새롭게 만날 수 있다. 다른 조건 다른 상황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남들과 다른 나를 이해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일 것이다. 보편시민의 둘레가 조금 더 넓게 그려져야 하는 이유이다.




“나는 혼자 서 있는 사람이 아니야”


“우리는 어른이 되고 뭔가 빼먹은 얼굴이 돼서 만난다.
그건 못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전혀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사람으로 다음 장면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겠지.”_ p. 26



한솔에게는 “인생에서 무언가 사건이 있었고 그 이후, 이전의 삶을 회복할 수 없”게 되었다. 멀리 일본에 가 있는 친구에게서 청첩장을 받고 갈 수 없을 것 같아 거절하려 하지만, 조금씩 변해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지금의 자신과, 이십 년 전 친구의 결혼식에 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중년이 된 자신을 상상하며 결국 참석하기로 마음먹는다. 한 사람이 내리는 하나의 결정에도 이렇게 여러 자신의 모습이 겹쳐져 있다. 한 사람이지만, 십 대의 한솔과 이십 대의 한솔이 겹쳐 있고, 매일매일의 한솔들이 모두 포개져 홍한솔이라는 한 인물이 되었다는 작가의 존재론적 성찰을 따라가는 일은 이 작품이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한편 나미는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믿던 곳에서 도망쳐 나온 뒤 쫓기는 불안 속에 괴로워하며 그동안 아끼며 보살피던 아이들을 두고 나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 때문에 가슴 아파한다. 커서, 다 자란 후에 다시 만나면 되지 않느냐는 한솔의 질문에 나미는 지금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단언한다. 한 사람을 좋아하고 알아봐주는 일은 여러 모습을 모두 지켜봐주는 일이 아닐까. 여기서 작가의 성찰은 조금 더 깊어진다.
자신을 증명할 수 없는 곳에서 도망치듯 떠나온 두 사람은 여행 중에 그동안 살며 거쳐온 자신의 모습들을 떠올려본다. 또한 지금은 혼자 있지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 자기를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두터운 존재감을 인식하게 된다. 오는 길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친구의 메시지를 읽으며 한솔이 자신도 모르게 “나는 내가 혼자 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혼자 서 있을 때가 있지만”이라는 말을 내뱉게 되는 장면에 이르러 독자들은 소설을 따라가며 느끼던 불안감에서 벗어나 안도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이제 부산을 떠나 다른 곳으로 향해야 하는 한솔은 호텔방에서 창밖을 내다본다. 불을 반짝이는 야경이 보이다 눈에 힘을 풀면 또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한눈에 보이는 두 가지 모습을 보며 한솔은 자신과 자신이 살아갈 세계가 한 장면에 겹쳐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이 장면은 단연 소설 속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을 만하다.


◎ 본문 소개

하지만 점점 빨라지는 것에 맞춰 사람들은 계속 옮겨질 것이다. 그게 주요한 것을 잃게 되는 것이라면 중요한 것을 잃은 사람인 채로 길 위를 지나가고 기차가 멈춘 곳에 도착할 것이다. [……] 그런 식으로 뭔가를 잃은 사람으로 길 위에 자신의 중요한 것들을 흘려버린 존재로 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잘 주우면 되지 않을까. (p. 11)

인생에서 무언가 사건이 있었고 그 이후, 이전의 삶을 회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편시민에서 박탈당했는지 또한 배제라는 말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반복해서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야 서류에 필요한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p. 55)

책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사라지고 지나간다. 어떤 함께하던 책들은 시간이 지나면 헤어지게 되는데 그걸 슬퍼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어떤 것들은 이미 변해버려 흔적이 없어졌을 수도 있다. 그래도 헤어짐은 있다. 한솔은 열여섯 열일곱에 읽던 책들을 지나가며 아 이미 헤어졌군 우리는 헤어지고 다시 만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p. 89)

나는 혼자 서 있고 가끔 벼랑 끝에 서 있고 지금도 혼자 있다. 외롭거나 고독한 것, 처참하고 우울한 것과 무관하게 모든 개인처럼 혼자 서 있다. (pp. 91~92)

어디든 일단 다녀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처럼.
그게 나미의 리추얼이 될 것이다. (p. 103)

귀에 들리는 외국어를 음악처럼 들으며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 손에 든 수첩에 방금 떠오른 말을 썼다. ‘모든 것이 좋았다’고. (p.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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