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곳에서 만나요

도서정보 : 이유리 | 2023-07-2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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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꿈과 서늘한 현실 사이
서러움과 반짝임을 모두 머금은 아지랑이 같은 빛의 세계

찰나의 순간, 생의 끝에 새겨지는 깊은 사랑의 흔적들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잃지 말자고 말하는 이 이야기들을,
나 역시 결국은 열렬히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_김초엽(소설가)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작품 〈빨간 열매〉가 당선되며 등단한 이후 발표작마다 독자들로 하여금 ‘다음 작품을 더 기대하게 된다’는 평을 받아온 이유리 작가가 두 권의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와 『모든 것들의 세계』에 이어 첫 연작소설집 『좋은 곳에서 만나요』를 안온북스에서 펴냈다. 앞서 발표된 작품들에서 불가해한 현실을 초월적 상상으로 맞서며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덤덤하게 특유의 낙관을 고유의 섬세한 묘사들로 납득시켜온 이유리 작가는 『좋은 곳에서 만나요』에서 한층 더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꿰어나간다. 작가는 고되고 고약하며 잔혹하기까지 한 인생에, 자신만의 위트와 세련된 문장으로 이유리식 희망을 새겨넣으며 마침내 독자들의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여기 실린 여섯 편의 소설은 서로 스쳐 지나는 찰나의 만남으로 얽힌 인물들이 자신의 죽음을 목도하며 비로소 진정한 무無 세계에 이르는 생의 마지막 순간을 담고 있다. 한 생 한 생, 소중하지 않은 인생이 없듯, 그 죽음들 하나하나가 애틋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죽음의 순간이 전하는 애통함을 작가는 지독하고 세밀하게 묘사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묵직한 문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생기 어리고 리듬감마저 띠고 있어 그 울림은 상당하다. 그리하여 독자들이 이유리 소설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이유를 다시금 알게 한다. “즐거울 일도 슬플 일도 없는, 오직 살아 있기에만 바쁜 나날”(〈아홉 번의 생〉)을 살던 주인공들이 갑자기 맞닥뜨린 죽음에서 느끼는 회의와 허망의 끝에서 우리가 다시 희망을 길어 올리게 되는 것은, 이 작품이 생의 끝에서 기어이 사랑하고 사랑받았음을 기억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 인생의 사라짐의 현장에서 펼쳐지는 회한과 그리움, 애틋함의 감정을 추스르며 우리는 이유리식 존재론적 성찰을 읽는다. 영원하지도 온전하지도 못한 생의 뒤안길을 사색하며 이유리 소설만의 다채로운 가능성들을 함께하길 기대한다.

구매가격 : 11,200 원

갱들의 어머니

도서정보 : 김유림 | 2023-07-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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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작품-독자의 트리플을 꿈꾸다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19

흩어지지 않는 말, 결정結晶을 가진 느낌
김유림의 세계 안에서만 만져지는 현실적 환상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열아홉 번째 안내서. 2016년 시인으로 등단해 최근 소설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김유림의 첫 번째 소설집이 출간됐다. 늘 살아 움직이는 시어로 환상과 현실 사이를 거닐던 김유림이 이제 소설이란 새로운 세계 안에 그만이 구축할 수 있는 세상을 유연하고도 견고하게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갱들의 어머니』 안에 펼쳐진 세 개의 세상은 마치 시작과 끝이 이어진 무한 루프의 세계 같다. 하지만 제자리로 돌아올 때마다 느껴지는 미묘한 변화가 그 세계 안에서 수없이 존재하고 사라지는 무한한 생명과 삶과 사고를 감각하게 한다. 김유림의 손끝에서 새 의미를 획득한 언어들, 그것들이 부유하고 관계 맺는 과정, 그 과정 속에 새로이 번역되는 또 다른 언어들은 어떠한 범주와 구조를 형성하며 ‘김유림의 문학’으로 정의된다.

구매가격 : 9,800 원

초초난난

도서정보 : 오가와 이토 | 2023-07-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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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알면서도 시작되는 사랑이 있다

★ ‘일본 힐링 소설의 원조’ 오가와 이토의 문학성이 돋보이는 숨은 걸작
★ 낭만적인 사계절 풍경을 따라 무르익어 가는 어른의 사랑 이야기

『달팽이 식당』과 『츠바키 문구점』의 작가 오가와 이토가 이십 대에 쓴 장편소설 『초초난난』이 한국 독자들을 위해 새로이 출간되었다. 작가 특유의 작은 것과 살아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세계관과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만나 한층 감동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그의 소설을 꾸준히 찾는 독자들에게는 풋풋하고 생기 넘치는 오가와 이토의 젊은 시절 작풍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사계절 정취를 따라 사랑에 빠진 여성의 내면을 섬세히 그려 낸 문장들, 도쿄의 옛 모습을 간직한 야나카를 무대로 계절마다 찾아오는 전통 축제와 제철 먹거리 이야기 등 각양각색 문화를 만나는 풍부한 묘미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은 앤티크 기모노 가게 히메마쓰야를 운영하고 있는 시오리는 봄을 앞둔 어느 겨울 한 남자를 만난다. 신년 다회에 입을 기모노를 찾아 가게로 들어선 남자의 목소리는 특별한 관을 통과해 울리는 듯한, 아버지의 목소리와 닮아 시오리는 깜짝 놀란다. 왜인지 그 순간 두둥실 매끄러운 바람이 날아오른 것 같다. 거리를 두어야지 하면서도 차츰 가까워지는 둘 사이를 시오리는 “그저 살아 있어 주기만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그의 인생에 스며드는 게 느껴진다.”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누적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달팽이 식당』, 2020년 서점대상 2위의 화제작 『라이온의 간식』 등 작가로서 저력을 끊임없이 갱신해 가는 오가와 이토는 전 세계 팬들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내재하고 있다. 『초초난난』 속 시오리 또한 언뜻 약하고 여린 여자애 같지만 가까운 이의 배신과 일찍 깨어진 부모 사이에서 받은 상처를 감당하고도 여력을 내어, 가족들을 연결하는 장녀로서 묵묵히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런 가운데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한 남자, 하루이치로 때문에 시오리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봄의 꽃구경으로 시작된 둘만의 약속은 한여름 불꽃놀이를 지나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이하며 다시 지독한 겨울 감기와 함께 사계절의 한 바퀴를 돈다.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인 줄 알았는데 나선처럼 조금씩 위치를 바꿔 간다.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오가와 이토는 그저 일상의 빛나는 아름다움과 함께 둘을 아련하게 스케치해 간다.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선택하며 어른이 되는 것이 정답일까.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 처음 마주하는 삶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진지하게 헤쳐나가는 시오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선택이 무엇이든 응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십 대의 오가와 이토가 바라본 삶의 용기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초록이 깊어지는 계절, 무게 있는 어른의 사랑 이야기를 만나 보자. 조마조마한 설렘, 닿을 수 없는 애절함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할 소설이다. #오가와 이토 #일본소설 #힐링소설 #연애소설

구매가격 : 11,900 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2

도서정보 : 김진명 | 2023-07-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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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핵을 가져야 하는가?
경이로운 600만 부 판매부수를 기록했던 시대의 명작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집필 30주년 특별 개정판 출간!

1993년 출간 이후 600만 부의 경이로운 판매 부수를 기록한 김진명 작가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올해 30주년을 맞아 이타북스에서 특별 개정판으로 출간된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김진명 작가를 단번에 대중소설가이자 밀리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그의 첫 작품으로, 대한민국의 안보 문제에 대한 통찰을 흥미로운 서사 방식으로 담아냈다.
김진명 작가가 소설을 통해 보여준 대한민국의 핵 보유 담론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출간된 1993년부터 2023년에 이르는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여전히 핵 자산 운용이라는 국제적 갈등의 중심에 있기에 작가는 핵무기 보유와 비핵화 선언 사이에서,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는 국민 모두에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소설 속 주인공 ‘순범’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핵 개발에 앞장서던 ‘이용후’ 박사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살해당한 것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독자적 핵 개발을 탐탁지 않아 했던 세계열강의 흉중을 파내면서 김진명 작가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서사를 끌어가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소설의 밀도 있는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대한민국 역사와 현실을 향한 김진명 작가의 예리하면서도 명징한 시선을 뒷받침한다.

출간 이후 30년이 흘렀음에도 소설 속 인물들이 마주하는 세계정세 및 남북한의 갈등은 현시점에 어떤 시의적인 의미로 볼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한다. 그것은 김진명 작가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회자 되는 이유일 것이며, 실질적 문제들을 마주한 우리가 당사자로서 어떤 입장을 갖춰야 하는지 자문하게 만든다.

구매가격 : 15,120 원

변론의 법칙

도서정보 : 마이클 코넬리 | 2023-07-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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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변호사 스스로 무죄를 입증하라”
아마존‧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시리즈 <링컨 차를 탄 변호사> 원작 ★

캐릭터, 복선, 서사, 디테일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수놓아 읽는 이들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법정 스릴러의 거장, 마이클 코넬리가 미키 할러와 함께 돌아왔다. 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는 무뢰한이 의뢰하더라도 수임료만 높게 책정해준다면 누구나 변호할 수 있다는 LA에서 가장 타락한 변호사 미키가 절대 이길 가능성이 없던 재판에서 또 한 번 승소의 달콤함을 만끽하며 시작한다. 술과 여자가 넘치는 축하 파티를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그는 교통경찰에게 의문의 검문을 맞닥뜨린다. 평소와 다른 절차로 몸수색을 강행하는 경찰에게 항변하던 미키는 그의 링컨 차에서 흘러나온 붉은 체액에 수상함을 감지한 경찰로부터 트렁크까지 검문당하는 수모를 겪는데, 무고함이 금방 밝혀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결박된 채 여기저기 총상을 입은 시신이 발견된다. 교통경찰은 곧장 현장 지원을 요청하고, 미키는 살인범 신분으로 구치소에 수용된다. 정황과 증거 모두 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그는 자신을 변호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드라마원작 #살인사건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구매가격 : 13,860 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도서정보 : 이열(이문열) | 2023-07-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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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실을 통해 엿본 권력에 대한 욕망과 실체
“정의의 실현은 그 방식 역시 정의로워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지금은 초등학교라 불리는 국민학교에서 벌어지는 힘 있는 아이와 힘 없는 아이들 간의 폭력적 권력과 굴욕적인 복종을 통해 우리 사회의 권력에 대한 욕망과 실체를 보여준다.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온 한병태는 학급의 급장(반장)인 엄석대가 반 아이들을 좌지우지하며 횡포 부리는 것이 못마땅하다. 석대가 누리는 권력의 부당함을 담임선생님에게 호소하지만, 담임선생님은 그런 석대의 폭력을 눈감아준다. 부모님에게도 하소연해 보지만 오히려 석대처럼 힘을 키워보라고, 전교 1등을 해보라는 엄한 충고를 듣는다. 그러던 어느 날 병태는 엄석대가 매번 전교 1등을 하는 은밀한 이유를 알게 되는데…….
한편 병태는 엄석대가 만든 그 권력이 폭력적이고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엄석대와 친구들의 무리 속으로 자신만은 들어가지 못한다는 소외감에 눈물 흘린다. 엄석대가 만들어놓은 규칙에 동조하는 것이 비굴한 복종일 수 있지만 권력자의 그늘 아래서 평온함을 누리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엄석대를 통해 독재자의 횡포를 고발하면서도 그런 독재자를 옹호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한병태의 인간적 고뇌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또한 새로 부임한 선생님과 반의 우등생들을 지식인에 빗대어 그들이 자유와 합리가 통용되는 새로운 질서, 즉 민주주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능한가? 라는 궁극의 물음을 던진다.

구매가격 : 10,500 원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도서정보 : 장강명 | 2023-07-1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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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유토피아, 혹은 오색찬란한 디스토피아
누구나 꿈꾸었던 기술의 발명,
그로부터 시작된 예측 불허한 일상
근미래 기술의 빛과 어둠을 그린 흥미진진한 ‘STS SF’

『표백』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재수사』 등의 소설과 르포집 『당선, 합격, 계급』 등을 펴내며 우리 사회에 날카로운 화두를 던지고 동시대 독자들과 부지런히 호흡해온 작가 장강명의 신작 소설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이 출간되었다. “이 시대에 어떻게 질문하는지, 왜 질문하는지, 무엇을 염려하는지 확인하게” 해준다는 심사평을 받은 심훈문학대상 수상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일본의 권위 있는 SF 문학상인 성운상 해외 단편부문 후보작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등 총 7편이 수록되었다. 1990년대에 일찍이 『과학동아』 『베스트셀러』 등의 잡지에 SF 단편과 칼럼을 실어왔고 월간SF웹진을 창간해 2001년까지 운영해온 작가는 SF에 대한 애정과 소양을 이번 소설집에서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번 소설집의 장르를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F’라고 명명한다. STS란 과학과 기술이 사회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탐구하는 학문 분야이다. 과학기술이 “여러 영역에서 우리 사회에 실존적 위기”를 일으키고 있으므로 “문학이 여기에 대응해야 하며, 대응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특별 소책자 ‘코멘터리 북’에 수록된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이자 STS의 권위자 홍성욱과의 대담에서 SF를 “사회에 대한 사고실험”이라고도 설명한바, 작가의 그러한 사유가 편편이 녹아 있는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은 급변하는 우리 사회를 한층 깊어진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함으로써 이 열띤 사고실험에 동참시킨다.
『지극히 사소한 초능력』(2019)에 수록되었던 네 편의 중단편을 STS의 시선에서 다시 다듬은 뒤 세 편의 신작과 함께 선보이는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은 새롭게 읽히고 더욱 뜨겁게 논의될 만한 하나의 ‘화두’이다. 작가의 전매특허인 흥미진진한 설정과 몰입도 높은 플롯, 생생한 장면 묘사 또한 이야기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타인의 기억을 체험하는 기계, 증강현실 기술, 엽록체 이식 수술,
육체 부활 장치, 인간관계 예측 분석 앱…
삶의 풍경이 뒤바뀐 시대의 면면

표제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은 ‘STS SF’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단편이다. 눈앞의 풍경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편집해서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 ‘옵터’가 상용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증강현실 규제법’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바다 위의 크루즈선에서 생활하며 본인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통솔하는 가상현실에 안주하려는 “옵터 중독자”(9쪽)들의 모습을 그린다. 우리가 발 딛고 선 사회가 진짜인지, 진짜보다 진짜 같은 거짓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하는 문제작으로, 눈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편집되는 기이한 모습과 가상현실에 발을 걸치고 있는 인물들의 서늘한 대화 장면을 통해 근미래의 황량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이 가상현실로 도피한 이들의 심리를 다룬다면, 「당신은 뜨거운 별에」는 인간이 살아가기에는 척박한 섭씨 400도의 행성 금성에서 고군분투하는 과학자 ‘수정’의 몸에 초점을 맞춘다. 거대 자본을 거느린 어느 탄산음료 회사가 우주로 파견한 과학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람의 몸과 머리를 분리하는 생체 기술을 개발하고, 수정은 몸을 지구의 냉동 시설에 맡긴 채 머리만 금성으로 보내진다. 금성을 탐사하던 수정은 어느 날 과학자들의 몸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회사의 비윤리적인 비밀을 알게 되고 탈주를 계획한다. 소설은 효율성이 극대화된 과학기술의 어두운 면을 한 편의 블랙 코미디로 펼치면서 몸의 소유권을 침탈당한 여성의 울분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
한편, 나치 전범 아이히만이 등장하는 대체 역사소설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은 타인의 기억을 주입받을 수 있는 ‘체험 기계’가 발명됨에 따라 발생하는 윤리적 딜레마를 그린다. 유대인위원회는 아이히만을 체험 기계에 넣어 그가 아우슈비츠 생존자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겪고 반성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그 자리에 기자단을 초청한다. 소설은 유대인 공동체와 과학계, 그리고 각국의 기자들의 반응을 다각도로 묘사하면서 ‘타인의 입장이 되어본다’라는 도덕적 황금률의 허점이 무엇인지를 사유하게 한다.

연쇄살인마, 성폭력범, 아동 학대범들에게도 각각의 사연이 있다. 그러나 그 사연을 굳이 귀기울여 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야 한다면 어떤 이유에서인가? 단순히 그들이 우리와 닮은 존재여서인가? 아니면 인간의 한계가 안 좋은 방향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인가?
(...)
“종종 타인은 지옥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지옥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있음에 우리는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본문 중에서)

앞선 세 편의 소설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회공동체 전방위에 가해지는 충격파를 보여주고 있다면, 「나무가 됩시다」와 「사이보그의 글쓰기」는 새로운 기술을 기꺼이 받아들인 채 생활하는 개인의 내면 속 파문을 그려낸다. 「나무가 됩시다」는 피부에 엽록체를 이식하는 ‘그린 라이프’ 수술을 받은 사람이 쓴 수기 형태의 단편이다. 빛을 받아 양분을 흡수하는 식물처럼 광합성 작용을 할 수 있게 된 트랜스휴먼의 모습을 통해, 먹고살기 위해서는 생명을 살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원죄와 그 죄에 대한 완전한 해방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흥미로운 단편이다.
「사이보그의 글쓰기」는 소설 속 화자 ‘장강명’이 슬럼프를 겪으며 얻은 우울증을 떨치기 위해 플라스마 헤어밴드를 착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플라스마 헤어밴드는 집중력을 극대화해 지루한 일에도 강렬하게 몰입하게 해주는 특수 발명품인데, 소설 속 장강명은 이 물건을 쓰며 점차 예상치 못한 위기에 빠진다. 소설 속 헤어밴드와 같은 발명품을 한 번쯤 꿈꿔보았을 작금의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다른 사람이 알려준 정답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오답을 쌓아가며
그 자신이라는 한 인간을 구성하게 하는 소설

「아스타틴」은 한 편의 장대한 우주 활극으로, 목성과 토성권에서 우주 사회를 이룩한 천재 과학자 ‘아스타틴’을 그린다. 그는 육신을 무한히 재생할 수 있는 부활 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대대로 다시 태어나면서 신적인 존재인 초지능통합체로 거듭난다. 자기 자신을 열다섯 명으로 복제한 그는 그중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과 지능을 지닌 한 명의 개체를 최종 아스타틴으로 선정하는 부활식을 고안해낸다. 세상의 근본적인 생태를 송두리째 바꿀 만한, 길들일 수 없는 야수 같은 기술에 잠식된 포스트휴먼 시대의 이 생존 게임은 읽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마침내 커다란 갈등이 해소되면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결말부는 두말할 것 없이 이 소설의 백미이다.
작품집의 말미에 수록된 「데이터 시대의 사랑」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관계 지속 가능성을 예측하는 앱이 상용화된 사회를 그린다. 성격도 살아온 배경도 판이하게 다른 ‘이유진’과 ‘송유진’은 우연한 계기로 사랑에 빠지지만, 데이터 예측 앱이 전망하는 두 사람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두 사람은 그 예측에 굴복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끝내 앱의 예측대로 이별하고 만다. 그러나 두 사람이 헤어진 이후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묘미이다. 아무리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할지라도 ‘사랑’으로 은유된 삶의 우연성과 불확실성은 제거하기도 제어하기도 어렵다고 소설은 말하는 듯하다. 그것은 또한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다른 사람이 알려준 정답”이 아니라 “스스로 고른 오답”을 선택함으로써 “그 자신이라는 한 인간을 쌓아가는”(본문 중에서) 것. 급변하는 기술 사회에 적응해나가는 데 필요한 모험적인 용기와 주체적인 시선은 그렇게 함양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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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도서정보 : 김기우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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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Rhythm》은 ‘예술가 소설’이다.

소설가 김기우가 신작 장편 《리듬, Rhythm》을 출간했다. 《바다를 노래하고 싶을 때》《봄으로 가는 취주(吹奏)》《달의 무늬》《가족에겐 가족이 없다》 등의 소설집을 발간하며 한국문학에서 독특한 세계의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리듬, Rhythm》은 ‘예술가 소설’이다. 우리 시대의 예술가는 사회에서 어디쯤 위치하는지, 현대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지, 예술가의 창작 의식은 어떤 모습인지, 성찰을 얻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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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지

도서정보 : 최문정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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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칙을 깨는 푸른 눈의 한 청소부 이야기…….
“용서는 복수보다 위대하다는 건 대중을 쉽게 통제하려는 지배층의 세뇌일 뿐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받은 만큼만 돌려주는 ‘동해복수법(同害復讐法)’은 엄연히 정의실현의 방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현재 개인의 복수는 범죄가 되었다. 대신 국가가 법에 의해 가해자를 처벌해준다. 일종의 대리 복수이다.
국가가 행하는 대리복수는 완벽한 정의실현을 하지 못한다. 언제나 교묘하게 법의 약점과 맹점을 이용하는 가해자가 있기 마련이다. 청소부는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간 범죄자를 찾아내 복수를 한다. 복수의 순간, 피해자와 가해자는 뒤바뀐다. 형사들은 시비와 선악이 교차하는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복수와 용서, 그리고 정의실현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그런 형사들의 복잡한 심리변화를 통해 진정한 정의실현의 가능성, 용서와 복수의 의미 등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하였다.”
- 《어벤지》 <집필 동기> 중에서

‘어벤지(avenge)’의 뜻은 “복수. 악 · 부정에 대하여 정의감 등에서 보복하다.”이며, 주로 피해자가 아닌 사람을 주어로 하여 피해자를 대신하여 보복하는 꼴로 쓰인다. 최문정 작가가 《어벤지 : 푸른 눈의 청소부》 집필 동기에서 밝힌 것처럼, 이 소설은 ‘진정한 정의실현의 가능성’, ‘용서와 복수의 의미’ 등에 대해 아프게 묻고 있다.
이번에 펴낸 《어벤지 : 푸른 눈의 청소부》는 화제작 《바보엄마》를 비롯해서 그동안 여성과 가족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온 최문정 작가의 기존 작품과 가족애라는 맥락에서는 같다. 그러나 소재 면에서 작가들이 다루기 어렵고 께름칙한 아동 성착취 문제를 다룬 점이 색다르다고 하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문정 작가의 힘 있는 문체와 특유의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추악한 일면을 낱낱이 고발한다.
‘청소부 : 인간쓰레기를 청소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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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씌어진 이름 1

도서정보 : 복거일 | 2023-07-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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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지난 6월 28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 위원회’ 발족을 알리는 뉴스가 떴다. 민관합동으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추진위에는 정파를 달리하는 각계 인사로 구성되었는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되찾는 길에서 꼭 해야 할 것이 우남 이승만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일”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너무나 때늦은 일이지만….
<한 줄 소개>소설로 그린 이승만의 위대함, 그리고 그의 비극
<40자 소개>대작가 복거일이 목숨을 담보로 잡히고 쓴,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일대기
<200자 소개>물로 씌어진, 그러나 마땅히 청동에 새겨야 할 이름 ‘이승만’. 그가 살아간 현대사가 대한민국의 드라마이고, 그의 삶이 곧 역사를 보는 창이다. 역사의식, 세계사적 안목, 냉철한 현실 인식, 인간을 향한 애정 − 인류사적 격변기를 무대로 문학이라는 형식을 통해 질문하는, 복거일 작가의 대하 전기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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