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우주선
도서정보 : 머레이 라인스터 / 번역 이창렬 | 2023-06-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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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상 수상 작가 머레이 라인스터의 장편 SF 모험담
인류가 은하계로 진출해 각자 문명을 일궈 살아가는 먼 미래. 3억 개가 넘는 행성 중 알핀 III라고 이름 붙여진 곳에서 살고 있는 킴 렌델은 무법자로 낙인찍힌 신세다.소수의 권력자들이 첨단 기술을 통해 피지배 계층을 마음껏 감시하고 통제하는 세상에서, 그 부조리에 반항했다는 이유로 그는 행성에서 추방될 위기에 놓인다.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나머지 우주선 자체가 구시대의 유물이 된 이 우주에서, 그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은 아이러니하게도 집안의 가보로 물려받은 구식 우주선 스타샤인뿐. 킴 렌델은 이에 굴하지 않고 난관을 타개할 계획을 세우는데...
구매가격 : 10,000 원
신의 숨겨진 얼굴
도서정보 : 후지사키 쇼 | 2023-06-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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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선생님이 살인을 저지르다니 말도 안 돼…….”
과연 그는 완벽한 교육자인가, 잔혹한 범죄자인가
신에 빗대어 이야기할 만큼 완벽한 교육자였던 쓰보이 세이조가 세상을 떠났다. 많은 사람들의 애도 속에서 비통하게 이루어지던 장례식 경야. 동료 교사와 제자, 그의 연립주택에 세 들어 살던 세입자와 이웃 들은 고인을 추억하던 중에 그가 어마무시한 범죄자가 아닐지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살의의 대담』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한 후지사키 쇼의 데뷔작 『신의 숨겨진 얼굴』이 출간되었다. 제24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신의 숨겨진 얼굴』은 마치 그림으로 그려낸 것같이 완벽해 보이는 교육자가 사망하면서 장례식 경야에서 그를 추억하던 조문객들이 실은 그가 범죄자가 아닐지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조문객 각각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인물의 모습을 엔터테인먼트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예상치 못한 반전과 재미를 선보인다.
●그의 진정한 모습은……
마치 그림으로 그려낸 듯한 참교육자. 진정한 스승의 표상처럼 여겨지던 교육자 쓰보이 세이조.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장례식장에는 제자들을 비롯해 많은 수의 조문객이 찾아온다. 친자식만큼이나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들에게도 열과 성을 다하던 그의 생전 모습을 조문객들은 슬픔을 억누르며 그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완벽한 교육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지만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 학생 때문에 곤란을 겪었던 쓰보이의 딸 하루미, 쓰보이의 제자이자 하루미의 동급생으로, 쓰보이의 가르침 덕에 제대로 된 사람이 될 수 있었다던 사이키, 쓰보이의 동료 교사로 그와 정반대의 교육관을 가지고 있지만 제법 친분을 유지하던 네기시, 쓰보이 옆집에 살면서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주부 고무라, 쓰보이의 제자이자 그가 운영하던 연립주택의 세입자로 학창 시절이나 졸업한 이후나 쓰보이에게 신세를 졌던 아유카와, 역시 연립주택의 세입자로 무명 개그맨인 데라시마 등, 가까웠던 조문객들의 과거 회상을 통해 그가 숨겨왔던 다양한 면모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연의 일치로 치부했던, 혹은 그동안 몰랐던 사소한 연결점이 밝혀지면서, 쓰보이는 이내 교활한 이중인격자, 태연한 사이코패스, 냉혹한 살인마로 변모한다. 한번 뻗어나간 생각의 가지는 확장되어 걷잡을 수 없어지고 만다. 영락없는 참교육자였던 쓰보이의 지난 모습들이 살인마의 모습을 숨기기 위한 가면이었다고 생각하면, 평소의 한없이 자상했던 모습만큼 충격은 배가된다. 과연 그는 진정 살인마인 것일까?
●한계점을 알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 소설
후지사키 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작가이다. 개그맨으로 활동하다가 요양사 자격을 취득하는가 하면,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을 집필해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여 작가 데뷔를 이루어냈다. 『신의 숨겨진 얼굴』이 바로 그 작품이다. 사람의 이미지는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각도로 변화한다. 작가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해 장례식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일곱 명의 화자의 입을 빌려 고인인 쓰보이 세이조의 이미지를 쌓아 올렸다가 무너뜨리는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한다. 이제는 운명을 달리해 어떤 주장에도 반박할 수 없는 고인이기에, 조문객들의 주장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 한계점을 모르고 내달린다. 이들이 겪은 생생한 추억들은 이중 삼중의 반전을 선사하며 마지막에는 경악할 만한 진상을 쏟아낸다. 복선과 반전의 진수를 선사했던 『살의의 대담』처럼 『신의 숨겨진 얼굴』 역시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복선과, 차근차근 쌓아 올려진 이야기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반전들이 일품이다. 또한 자신의 독특한 이력을 『살의의 대담』에서 십분 활용했던 것처럼, 무명 개그맨으로 등장하는 데라시마 유라는 인물을 통해 실제 무명 개그맨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인위적인 재미와 희열은 후지사키 쇼를 여타의 미스터리 작가들과 구분시킨다. 작정하고 철저히 흥미 본위의 엔터테인먼트적인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하는 작가로서, 『신의 숨겨진 얼굴』과 『살의의 대담』을 통해 후지사키 쇼는 벌써 작품 활동에 있어서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매가격 : 10,500 원
해부학자 (세계문학전집 067)
도서정보 : 페데리코 안다아시 | 2023-06-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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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오래된 강박관념인 여성의 쾌락을
은밀하게 해부한 작품.” _ 라우라 에스키벨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아르헨티나 작가 페데리코 안다아시의 첫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으로, 실존 인물인 16세기 최고의 해부학자 마테오 콜롬보의 독특하면서도 위험한 ‘발견’을 그린 소설이다. 여성의 사랑과 쾌락을 지배하는 작은 신체기관인 클리토리스를 발견하게 된 과정과, 악마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견을 했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에 회부된 해부학자의 이야기가 긴박감 있게 펼쳐진다. 안다아시는 해부학, 종교, 인문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통해 역사를 재해석, 재생산해내고, 해부학자의 발견을 ‘이단’으로 규정한 가톨릭 권력을 조롱함으로써 중세의 음울하고 폐쇄적인 도덕관념과 종교적 금기, 인간의 무지에 예리한 메스를 들이댄다. 이 작품은 1997년 스페인에서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다.
여성의 몸에서 발견한 천국과 지옥의 열쇠,
위대한 ‘발견’인가, 불경스러운 ‘이단’인가?
소설은 “오, 나의 아메리카여, 나의 달콤한 신대륙이여!”라는 감탄문으로 시작된다. 해부학자 마테오 콜롬보는 자신이 발견한 실체를 성이 같은 탐험가가 찾아낸 ‘아메리카’에 비견했다. 탐험가의 ‘아메리카’에 비하면 해부학자의 아메리카는 한량없이 작고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지만 한층 도발적이다. 그것은 모든 남자가 한번쯤 꿈꾸는 것으로, 여자의 마음을 여는 마술의 열쇠이며 여성의 변덕스러운 의지를 정복하는 도구이다. 해부학자는 자신의 아메리카에 ‘비너스의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그것이 바로 ‘클리토리스’이다.
마테오 콜롬보의 발견은 두 여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가 흠모했던 베네치아의 고급 창녀 모나 소피아와의 만남을 계기로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성녀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정결하고 신심이 깊은 젊은 미망인 이네스 데 토레몰리노스의 몸에서 그 방법을 찾아냈다. 그녀의 두 다리 사이에서 여자의 사랑과 쾌락을 지배하는 작은 기관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해부학자의 발견은 악마적인 것으로 여겨졌고, 가톨릭 신앙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을 만한 대사건이었다. 결국 마테오 콜롬보는 이단죄, 위증죄, 신성모독죄, 미신 숭배죄, 악마 숭배죄로 종교재판에 회부된다.
『해부학자』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마테오 콜롬보의 발견과 그것을 기록한 책 『해부학에 관해』에 대한 교회의 격렬한 반응과 종교재판정에서 행한 마테오의 변론이다. 이 변론에서 안다아시는 르네상스 시대를 꿰뚫는 방대한 지식과 내공을 과감하게 선보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체에 대한 인식과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음경에 대한 언급과 더불어 다양한 과학적 지식이 펼쳐지고, 여자의 육체에 대한 해부학적 설명이 형이상학적인 교리와 연결된다. 또한 마테오 콜롬보를 내세워 중세의 서슬 퍼런 종교 권력에 도전함으로써 가톨릭교회의 폐쇄적인 도덕관념과 비합리성, 인간의 무지를 조롱하기도 한다.
구매가격 : 7,400 원
인공호흡 (세계문학전집 045)
도서정보 : 리카르도 피글리아 | 2023-06-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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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를 잇는 아르헨티나 최고의 작가 리카르도 피글리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아르헨티나 작가 리카르도 피글리아는 라틴아메리카에 불어온 거대한 역사적 변환 가운데서 작품 활동을 전개했다. 페론주의자였던 아버지로 인해 페론주의가 아르헨티나 사회에 남긴 깊은 상흔을 목격하며 성장했고,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1960년대에는 쿠바 혁명으로 라틴아메리카 전체가 변혁의 소용돌이로 휘말려 들어가던 때였다. 또한 1970~80년대에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군사 정권의 독재 아래 신음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서 피글리아는 문학이 사회적 투쟁에 개입해야 한다는 동시대 작가들과는 달리, 문학의 자율성을 옹호하며 문학을 더 근원적으로 사유하고자 했다. 즉 문학을 통해 정치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문학 자체의 잠재력을 극대화시켜 광기의 시대에서 문학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과 나아갈 길을 모색했던 것이다.
피글리아 작품의 대부분은 아르헨티나와 유럽의 다양한 텍스트를 다른 각도에서 읽고 사용함으로써 전혀 다른 의미와 새로운 문학 형식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1975년 출간된 『가명』은 아르헨티나 소설가 로베르토 아를트의 미간행 원고를 둘러싼 문제를 풀어가면서 아를트 문학의 핵심 주제인 돈과 허구의 문제를 드러낸다. 아르헨티나 최대의 문학상인 플라네타상 수상작인 『타버린 돈』(1997)은 그리스 비극의 현대적 의미를 재발견함으로써, 신탁의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밝혀내는 작품이다.
이러한 문학 관점과 경향으로 리카르도 피글리아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충실한 계승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보르헤스 이후로 한동안 잠잠하던 라틴아메리카 문학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새로운 대표 작가로 등극했다.
폭력의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
『인공호흡』은 1977년에서 1979년 사이에 쓰여 198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기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세력이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잔혹하고 비도덕적인 인권 탄압 사건인 ‘추악한 전쟁’을 자행하던 때였다. 군사정권은 ‘좌익 게릴라 소탕’이라는 명분 아래 수만 명의 사람들을 소리 소문 없이 납치, 고문, 암살했으며, 정치 세력 탄압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내면에 숨은 저항의식까지 씻어버린다는 의도로 시민들의 정신적 영역까지 침범했다. 이에 따른 문화 말살 정책으로 각종 검열과 검문이 강화되어, 많은 지식인과 작가들은 해외 망명의 길을 택하거나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살벌한 폭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내에 남아 있던 작가들은 목숨을 유지하면서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는데, 기존의 문학 형식과 언어를 해체하고, 과학소설·탐정소설·메타픽션 등 여러 장르를 차용하는 등 다양한 서술전략을 통해 작품 활동을 벌여나갔다. 이 시기에 발표된 『인공호흡』의 복잡하고 파편화된 구조 역시 군부의 혹독한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는 것이 당시 아르헨티나 비평계의 주류적 견해였다. 이 소설은 아르헨티나 작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훌륭한 10대 소설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사의 신음, 혹은 패배자들의 목소리
『인공호흡』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제1부는 주인공 에밀리오 렌시(이 사람은 피글리아의 대부분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로, 작가의 ‘알터 에고(alter ego)’의 역할을 한다)가 외삼촌인 마르셀로 마기의 삶에 얽힌 비밀을 소재로 한 첫 소설 『현실의 지루함』(1976)을 출간한 후, 렌시와 마기 사이에 이루어진 서신 교환으로 시작된다. 당시 변방인 콩코르디아에서 은거하던 마기는 19세기의 애국자인 엔리케 오소리오의 모순적인 삶을 재구성함으로써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엔리케 오소리오는 19세기 아르헨티나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애국자였지만, 역사적 운명 탓에 ‘배신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인물이다. 마기는 오소리오의 삶에 “시대의 모든 역사적 진실이 압축”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불행과 오욕으로 점철된 그의 삶이 무엇을 드러내주는지” 포착하기 위해 그의 전기를 쓰고자 한다. 즉 그에게서 시대의 폭력에 저항하다 파멸을 맞은 자유 지식인의 운명을 보고, 그가 남긴 수수께끼 같은 족적을 풀어나감으로써 아르헨티나 역사를 재조명하려는 것이다.
1년 가까이 렌시와 편지를 교환하며 렌시에게 ‘역사적 시선’을 가질 것을 당부하던 마기는 자신의 장인이자 엔리케 오소리오의 손자인 루시아노 오소리오를 만나보라고 렌시에게 부탁한다. 상원의원이었던 루시아노 오소리오 역시 아르헨티나 역사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독립 혁명 기념식장에서 연설을 하던 중 괴한에게 저격을 당해 척추를 다치는 바람에 평생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다. 마기에게 엔리케 오소리오의 원고 등 그가 남긴 족적을 전해주며 역사의 비밀을 밝히라고 한 사람이 바로 루시아노 오소리오이다. 작가는 전신마비 상태로 독방에 갇혀 환각 증세를 보이는 루시아노를 통해 폭력으로 사지가 절단된 아르헨티나의 현재를 암시하면서, 그의 환각적인 독백을 통해 ‘역사적 시선’이 어떤 것인지 드러낸다.
뒤이어 마기가 가지고 있는 엔리케 오소리오의 일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독재자인 로사스의 개인 비서로서 일하면서 독재정권 타도를 위한 비밀 조직에 가담해 활동하다가 발각되어 망명길에 올랐던 엔리케는 뉴욕에 정착하여 ‘유토피아’에 관한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다. 그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미지의 공간이 아니다. 그저 시간 속에서만 존재하는 아득한 미래의 어느 날, 즉 1979년(이 시기는 렌시와 마기가 편지를 교환하는 시점과 일치한다)의 아르헨티나와 만나는 것이 올바른 유토피아적인 관점이라고 말한다. 그가 미래에 집착하는 것은 과거를 부정당하고 현재의 모든 가능성이 차단된 상황에서 공포를 이겨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 소설을 통해 그는 미래로 자신의 열망을 보내 미래를 재구성하려고 한다.
계속해서 신분을 알 수 없는 미래 시대의 사람들이 주고받은, 맥락이 닿지 않는 편지들이 모자이크 방식으로 이어진다. 가슴에 송신장치가 박혀 있어 계속 사람들이 학살당하는 광경을 본다고 주장하는 여인의 편지, 오빠의 박사 학위 취득을 축하하는 여학생의 편지, 미사 도중에 강도를 당한 남자의 하소연, 엔리케 오소리오가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나열된다. 여기에는 상원의원에게 조카가 찾아갈 거라고 알리는 마르셀로의 편지와 외삼촌에게 곧 찾아갈 것을 약속하는 렌시의 편지도 포함된다. 그러나 여기에 검열관으로 추정되는 아로세나라는 인물이 개입해 편지에 숨겨진 비밀 메시지를 판독해내려고 노력한다. 그의 등장은 세대를 거듭하도록 시대의 폭력(독재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아르헨티나의 현실을 보여준다.
광기의 시대, 폭력의 사회를 향한 인공호흡
제1부를 통해 ‘역사적 시선’을 제시했다면, 작가는 제2부에서 ‘문학적 시선’으로 초점을 이동하여 현실과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문학의 잠재력을 이야기한다. 2부는 렌시가 마기를 만나기 위해 콩코르디아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외삼촌은 ‘부재’ 상태이며,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폴란드 망명자인 타르뎁스키가 마기를 대신하여 렌시를 맞는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문학 전통과 유럽주의(유럽의 모델을 따라 아르헨티나 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 긴 대화를 나눈다. 아르헨티나 작가 도밍고 사르미엔토의 『파쿤도』에서부터 시작되어 1880년대 ‘정통 유럽의 관점’을 표방하며 아르헨티나 문화계를 쥐락펴락했던 폴 그루사크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출발부터 잘못된 유럽주의가 아르헨티나 문학을 심각한 병폐에 빠뜨렸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올 것이라고 했던 마기가 도착하지 않는 가운데, 렌시와 타르뎁스키는 밤늦도록 대화를 나누는데, 타르뎁스키는 자신이 아르헨티나로 망명하는 계기가 되었던 우연한 발견, 즉 아돌프 히틀러와 카프카의 (가상적) 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타르뎁스키는 케임브리지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총애를 받는 전도유망한 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사서의 착오로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받게 되었고 그 책의 주석을 통해 무명 화가이자 병역기피자였던 히틀러가 프라하에 숨어 있을 당시 아르코스 카페에 자주 들렀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 카페가 프란츠 카프카의 편지에도 언급된 것을 떠올린 타르뎁스키는 두 사람이 1910년 1월 프라하에서 조우했음을 알게 된다. 카프카는 당시 가진 것이라고는 ‘말과 계획’밖에 없던 히틀러에게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 하인들, 노예들의 절대적 주인, 즉 총통으로 군림하는 모습을 희미하게 엿볼 수 있었다고 일기에 고백했다.
타르뎁스키는 카프카의 『소송』에서 그려지는 공포의 세계가 아르코스 카페에서 만난 무명 화가 히틀러가 장차 하고자 했던 바를 그보다 앞서 예측한 것이라고 말하며, 카프카의 『소송』과 히틀러의 나치즘, 그리고 폭력에 신음하는 아르헨티나의 상황이 하나의 선 위에 놓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 이는 카프카가 자신의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던진 질문이기도 하고, 상원의원 루시아노 오소리오가 렌시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기도 하고, ‘추악한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아르헨티나인들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말이기도 하다. 작가 리카르도 피글리아 역시 작품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렌시가 기다리는 외삼촌 마르셀로 마기는 결국 돌아오지 않은 채 ‘실종’되고, 마기가 하고자 했던 엔리케 오소리오에 대한 연구는 렌시의 몫으로 남겨진다. 엔리케 오소리오, 루시아노 오소리오, 마르셀로 마기는 ‘침묵’의 세계로 들어가는 한편,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기’, 즉 역사의 재구성을 통해 전신불수의 상태인 아르헨티나에 생명을 부여하는 ‘인공호흡’은 렌시에 의해 계속되는 것이다.
구매가격 : 9,100 원
척 맨
도서정보 : 박찬성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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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 이익~ 퍽.” 화살이 날아와 여진족장의 큰아들 머리에 정통으로 박히며 관통합니다.
여진족과의 전쟁 전 척준경이 여진족에게 잡혀가 노예로 팔리고 그곳에서 지상 최강의 무술을 완성해 다시 돌아와 여진족과의 전쟁에서 활약하고 나라 정치 권력의 정점으로 들어가 권력을 쥐기 위해 이자겸과 싸우다가 서울 인왕산에.
‘척’은 척준경이 되고, ‘척준경’은 ‘척맨’이 됩니다.
“작품에 영혼을 전부 갈아 넣는다.”는 마음으로 만든 책입니다. “작가의 핏줄을 가르고 종이 위에 피를 흘릴 때 서야 비로소 독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말처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구매가격 : 8,000 원
블랙 카르텔
도서정보 : 박찬성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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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텔은 카르텔로 이긴다.”
“작품에 영혼을 전부 갈아 넣는다.”는 마음으로 만든 책입니다. “작가의 핏줄을 가르고 종이 위에 피를 흘릴 때 서야 비로소 독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말처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구매가격 : 8,000 원
벌칙
도서정보 : 박성신 | 2023-06-23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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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방송이 방송의 다양성을 부각시키며 많은 방송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이른바 ‘먹방’ 컨텐츠는 전세계인의 컨텐츠가 된 지 오래이며 인터넷 컨텐츠의 자유로움은 다양한 유튜브나 각종 채널을 통하여 많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시청자와 방송 간의 긴밀한 상호관계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의 유명 BJ들은 이미 사회 각층에 흡수하여 건전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자유로운 팬들과의 소통을 통하여 양질의 다양한 컨텐츠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실정 입니다.
그런 취지에서 저는 요즘 각광을 받고있는 인터넷 방송을 소재로 짧은 소설을 써 보았습니다. 벌칙은 후원자가 유튜버나 BJ들에게 바라는 좋은 방송을 향한 마음과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각종의 전략과 미션 해석이 시청자들이 바라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부각시킵니다.
다소 퇴행적인 문화도 인터넷 방송에서 드러나고 있긴 하지만 이 소설은 인터넷의 건전한 소통이 우리 사회의 관계성을 얼마나 부각시키느냐에 대한 이야기로 쓰여집니다. 비록 적은 분량의 책이지만 한 시대의 의미 있는 컨텐츠가 주는 사회적 유익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구매가격 : 1,000 원
when i was in covid : Fragments of Resilience
도서정보 : 최선우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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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레코드
도서정보 : 이대영 | 2023-06-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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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구에 정체불명의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처음 듣는 소리에 모두 긴장하지만,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궁금증만 쌓여갔다. NASA에서는 토성에 국제우주정거장(ISS) 설치를 위해 선장 제라드와 네 명의 우주인이 탄 ‘가이아’호를 발사한다. 발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주에 있는 모든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에 통신 이상이 생기고 항로까지 혼선이 생기며 급기야는 무인 우주선 ‘톰’이 실종되고 휴스턴은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그런 가운데 전 세계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큰 지진과 해일, 화산 폭발로 인해 공포와 혼란에 빠지게 되고 대재앙이 임박했음을 알게 된다.
걱정되기는 제라드도 마찬가지였다. 우주선은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데 넓은 우주에서 통신이 제 역할을 못 하면 눈 감고 걸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캄캄한 우주는 이정표도 없고 화살표도 없다. 끝없는 어두움만 한없이 펼쳐져 있고 의지하는 것은 컴퓨터가 계산해 놓은 항로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잘못된다면……. 그런 것은 생각하기도 싫다. (p.77)
지구는 더 이상 아름다운 파란색의 지구가 아니었다. 인공위성을 통해 본 지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지구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시뻘건 불기둥이 여기저기 쏟아 오르는 게 보였다. 그것은 태고에 처음 지구가 만들어질 때 모습처럼 보였다. 지구 가까이 있는 ISS에서는 그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은 영상으로 고스란히 지구에 전해졌다. 사람들은 지구 사진을 보자 모두 경악했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처참한 장면이었다. (p.113)
우주선 안은 숨 쉬는 것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창문으로 보이는 우주는 까맣게 맑았다. 알지는 못하지만 처음 그대로 우주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숨만 쉴 수 있고, 배고픈 것만 없다면 그대로 가만히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으니 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을까 파란 불이 켜졌다. (p.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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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
도서정보 : 채진수 | 2023-06-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간들은 어째서 다른 인간들을 가두는가?
우리는 그것을, 다름 아닌 죄악 때문이라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만큼 악한 자들은
당연히 사회와 격리되어야 한다고 했다.
퍽이나 옳은 소리다.
형벌은 격리를 위한 것이라던 사람들의 합리화는 점차 그 빈약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중은 죄수들이 갇혀 있다는 사실에서 그 어떠한 위안도 얻지 못했다. 그들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던 것은, 오롯이 응보에만 초점을 둔 비뚤어진 공정함뿐이었다. 대중은 죄수들이 좀 더 원초적이고 직관적인 불편함을 겪기를 원했다. 죄수 놈들이 입에 담지도 못할 악랄한 짓을 저질러 놓았음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밥을 먹고, 똥오줌을 싸고, 퍼질러 자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느끼고 있던 것이다.
* * *
대중은 죄수들에게서 인간의 자격을 박탈하고 그들을 정말 짐승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과연 그렇다면, 대중이 죄수들에게 어떤 대우를 보낼 것인지는 뻔한 일이었다. 그것은 인간이 다른 짐승을 대할 때의 공통을 따를 것이었다, 학대한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죄수들을 향한 급진적인 박탈 행위는 그 선을 넘기 시작했다. 박탈에 그쳤어야 할 것들이 절도와 다름없어지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산책길 같았던 세상은 조금 흥미로운 곳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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