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풍전
도서정보 : 작자 미상 | 2014-08-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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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로 불렸다는 기록은 없으나 문체나 사설 면에서 판소리의 영향을 받아 창작된 판소리계 소설이다. 여러 종의 이본이 있으나 시기가 앞서면서도 내용이 풍부한 서울대 가람문고본을 원본으로 했다. [이춘풍전]은 조선 시대 말기에 이루어진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구성 방식 서술 시점 공식적 표현구 문체 및 서사 진행 투어 등에서 판소리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상품경제의 발달과 자본의 발달 등 근대화 이행기에 놓인 당대의 세태를 재물을 탕진하는 한량을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계우사]와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춘풍전]은 문제적 인간의 길들이기 방식이라는 공통된 작품 내적 구조를 견지하면서도 [계우사]와 달리 작품 전면에 춘풍의 처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구매가격 : 1,000 원
배비장전
도서정보 : 작자 미상 | 2014-08-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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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국문구활자본. 판소리로 불리어진 〈배비장타령 裵裨將打令〉이 소설화된 작품이다. 판소리 열두마당에 속하지만 고종 때 신재효 ( 申在孝 )가 판소리 사설을 여섯마당으로 정착시킬 때 빠진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이미 〈배비장타령〉은 판소리로서의 생명을 잃어 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그런데 신재효가 창작한 것으로 보이는 〈오섬가 烏蟾歌〉에 〈배비장전〉의 한 부분인 애랑과 정비장의 이별 장면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또 배비장이 애랑에게 조롱당하는 사실이 서술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점으로 보아 이 시기까지 〈배비장타령〉은 부분적으로 불리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1938년에 〈배비장전〉은 판소리가 창극으로 공연되었으며 최근에는 재창조되기도 하였다. 인쇄된 〈배비장전〉의 자료로는 중요한 이본(異本)의 차이를 보이는 두 종류가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1916년부터 발간되었던 것으로 알려진 구활자본이고 또 하나는 필사본을 대본으로 한 1950년에 나온 주석본이다. 앞의 자료에서는 배비장이 애랑과 방자의 계교에 빠져 온갖 곤욕을 치른 뒤에 정의현감(旌義縣監)이라는 관직에 오르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뒤의 자료에서는 배비장이 애랑과 방자의 계교에 빠져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궤 속에서 나오는 장면으로 끝나고 있다. 〈배비장전〉의 소재가 되었을 것으로 지적된 근원설화(根源說話)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랑하는 기생을 이별할 때 이빨을 뽑아 주었던 소년의 이야기인 발치설화 ( 拔齒說話 )이다. 다른 하나는 기생을 멀리하였다가 오히려 어린 기생의 계교에 빠져 알몸으로 뒤주에 갇힌 채 여러 사람 앞에 망신을 당하는 경차관 ( 敬差官 )의 이야기인 미궤설화(米櫃說話)가 지적되어 왔다.
구매가격 : 1,000 원
나쁘게 말하다
도서정보 : 차우모완 | 2014-08-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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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픽션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역사적 감동의 그날이다.
세월호 참사, 언로가 차단 된 윤일병 사건 등
광주민주화운동이 시사하는 언론과 언로의 중요성,
5.18에 대한 다층적이고 새로운 카메라의 시선으로 쓴 영화소설.
진압군인, 저격팀, 선무방송 전옥주, 벙어리 소녀, 보도의 잘못으로 일어난 해프닝 등,
5.18 상황에 처한 여러 계층의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영화적 전개를 보여주는
대본 문학의 독특한 감동!
‘나는 지금까지 기록된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진압 군인이나, 광주 외부의 인물들, 광주를 제대로 목격하지 못한 사람들의 시선을 가정해봤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나의 시각은 그간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일인칭 시선이 아닌 다층적, 입체적 시선이라고 볼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주체적 인물들의 시선과는 또 달라 많은 논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광주를 왜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30여년도 더 지난 광주의 상황이지만, 현시대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고 시간을 거스른 드라마적 감동과 강한 메시지가 전해진다.
[개요]
강현은 12.12 사태를 전후하여 데프콘Ⅲ에 해당하는 군비상사태를 접한다. 하지만 전쟁위기 상황이라고 하지만 전쟁에 대비한 훈련은 하지 않고 충정훈련만 강행됨을 의아해 한다. 지휘관들은 불순세력의 준동에 의한 소요가 진행 중이라며, 비상계엄에 맞선 전국적 시위 세력을 적으로 간주하는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공수부대원들은 이들의 간계에 휘말려 단순한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된 충정훈련과 계엄 상황의 정신 교육으로 용수, 동철, 고참 하사관 등 부대원들은 대학생과 시위대를 적으로까지 간주하는 사고 시스템을 습득하게 된다.
이들은 투입만 되면 즉각 응징할 태세가 되어 있다. 강사는 부마사태의 초강경진압으로 조기에 위기를 수습한 선례를 들며 특전사부대원들을 다그친다.
마침내 고된 훈련 끝에 김포를 거쳐 광주에 투입되고, 그들은 악랄한 만행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부마항쟁처럼 초기에 진압되지 않고 진압이 강해질수록 더욱 불어만 가는 시위대를 보고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감지한다.
한편 선화의 오빠인 공수부대원 하균은 종종 작전을 이탈하여 생사를 오가는 시민을 호송해주고 진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는 복귀 후 심한 구타를 당한다. 반면 강현과 팀원들은 식사를 빵으로 때워가며 계속 진압에 투입된다. 하지만 시민들의 저항은 수그러들지 않고 불이 번지듯 커져만 간다. 광주공원 앞의 시위진압 때 강현은 작전장교로부터 저항세력 측의 선무방송을 담당하는 전옥주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강현은 명령에 따라 동철, 용수와 함께 저격팀을 조직하지만 시위대의 인파에 가려 조준에 자꾸 실패한다. 한편 용수는 옥상의 유리한 거점을 확보하고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선무방송의 주역 전옥주를 저격하려하지만 저격 직전의 순간 다른 건물 옥상에서 한 벙어리 소녀가 던진 화분에 맞아 저격에 실패하고... 용수는 벙어리 소녀를 찾아 광포하게 도시 골목을 헤맨다. 벙어리 소녀는 마침내 용수에게 잡히고 위기의 순간을 맞는다. 그때 하균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총을 겨누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다...
● 이 대본은 영화 형식을 따랐으나 소설처럼 읽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습니다.
● 영화 소설 형태를 따라서 박진감 넘치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 드라마적 전개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차례-
작가의 말
나오는 사람들
장면1-30
장면30-60
장면61-90
장면91-143
구매가격 : 2,500 원
19호
도서정보 : 조광우 | 2014-08-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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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 집단의 음모와 만행에 맞서는 이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조광우 장편소설『19호』. ‘원정녀 몰래카메라’라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음모를 숨기려는 집단과 진실을 파헤치려는 집단 간의 팽팽한 두뇌 싸움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도쿄 미나토구 번잡하지 않은 사쿠라다거리의 한 호텔 화장실에서 한국인 여성 송소희가 면도날로 손목을 그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녀는 일본에 불법체류 중인 호스티스였다. 그러던 중 나가노현의 작은 시골마을 야산에서 야쿠자 인력업체 사장 사토시가 피살되었다. 그 사건을 맡은 나가노현 경찰본부 살인사건전담팀의 유우키 형사반장은 이를 치정사건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그 과정에서 사토시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해서 ‘원정녀 몰카시리즈’라는 동영상을 찍었고 인터넷에 유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가운데 야쿠자 조직원 다이치가 살해되는 사건이 또다시 도쿄에서 발생한다. 그는 한국 여성들의 일본 불법취업을 알선하고 관리하는 사람이었다. 다이치 또한 사토시와 마찬가지로 성기가 잘려나간 채 자신의 집에서 죽어 있었다.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란 느낌을 받은 유우키는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앞에 경악하게 되는데…….
구매가격 : 9,900 원
다람쥐
도서정보 : 이광수 | 2014-08-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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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영웅의 등장, 특별한 다람쥐 율리시스의 모험이 시작된다!
《생쥐 기사 데스페로》,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등을 통해 현재는 영미권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케이트 디카밀로의 신작 『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 사랑 얘기 따위 바보 같다 여기는, 천성이 냉소적인 소녀 플로라와 동네 평범한 다람쥐였다가 하루아침에 초능력을 갖게 된 다람쥐 율리시스의 모험을 그린 책이다. 사랑, 기적 등 인간이 지니는 소중한 키워드들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을 이번 작품 내에서도 엿볼 수 있다.
플로라네 이웃집에 사는 틱햄 씨는 투티 부인의 깜짝 생일선물로 엄청난 성능의 진공청소기 율리시스 2000X를 선물한다. 청소기는 성능이 어찌나 대단한지 투티 부인이 읽던 책은 물론 정원에 있던 다람쥐 한 마리까지 삼켜 버리고 만다. 세상사에 관심 없는 플로라는 그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인공호흡을 해 다람쥐를 살려 낸다. 다람쥐는 그 사건 이후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고, 자신을 초능력 영웅으로 믿는 플로라를 통해 사람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특별한 다람쥐로 변모해 가는데….
북소믈리에 한마디!
로맨스 소설 작가인 엄마는 가족에게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고, 그런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그저 소심하고 예의 바른 아저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플로라의 모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정을 느끼지 못한 채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자신이 트라우마로 인해 시각장애인이 되었다 생각하는 윌리엄 스파이버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기적을 선물해주는 ‘다람쥐’가 있다. 플로라의 아빠에겐 삶의 활력을, 엄마에겐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윌리엄에겐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는 빛을, 플로라에겐 마음의 따듯한 온기라는 기적을 선물해주고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는 지금 마주한 어려움을 기꺼이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해줄 것이다.
구매가격 : 6,000 원
모르는 여인
도서정보 : 이광수 | 2014-08-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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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의 단편소설이다. 나는 팔십이 가까우신 조부님과 일곱 살밖에 안 되는 누이동생 하나를 떠난지 반년만에 찾아서 서울에서 내려갔다. 내가 지난해 즉 노일 전쟁이 터져서 내 고향인 ??에서 노일 양군의 첫 접전이 있은 것은 봄이어니와 그 여름에 조부님 앞에서 배우던 맹자를 「과거도 없는 세상에 이것은 배워서 무엇하오?」하고 집어던지고 서울 길을 떠날 때에는 집에는 늙은 서조모 한 분이 계셨으나 내가 서울 올라가 있는 동안에 그 허리 꼬부라진 서조모마저 돌아가시고 조부님은 어린 손녀인 내 누이동생 하나를 데리고 전 집을 지닐 수 없어서 팔아가지고 조부님의 외가 되는 동리에서 고개 하나 새에 둔 외따른 조그마한 집 이 이상 더 작을 수는 없다 하리만큼 조그마한 집을 사서 옮아와 계셨다. 내가 조부님과 어린 동생을 찾아간 것은 이 ?? 골 집이었다.
구매가격 : 500 원
이생규장전
도서정보 : 김시습 | 2014-08-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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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신화의 출전과 작품 전래 과정 학계나 문단을 통해 발견된 소설작품을 놓고 볼 때 2014년 현재 우리 선조들이 남긴 최초의 소설집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던 금오신화(金鰲新話) 는 최치원전 의 발견으로 최초냐 두 번째냐로 논란 중인 이 소설집은 조선 초기 문인 매월당 김시습 선생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1)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만복사 저포놀이) 2)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이생이 담 넘어 아가씨를 엿보다) 3)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홍생이 부벽정에서 취하여 놀다) 4)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남쪽 염부주 이야기) 5)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등 5편의 한문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1435~1493) 선생의 소설 작품들은 창작 당대부터 희귀본이어서 옛 문헌에 이따금 단편적인 기록만 남아 있을 뿐 한말 이래 국역본이든 한문본이든 작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 일본에서 전해오던 목판본 금오신화 를 최남선(崔南善) 선생이 발견해 잡지 계명(啓明) 19호를 통해 1927년 국내에 소개했다. 이 목판본은 1884년(고종 21) 동경에서 간행된 것이며 상·하 2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상권은 32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서(序) · 〈매월당소전(梅月堂小傳)〉 · 〈만복사저포기〉·〈이생규장전〉 · 〈취유부벽정기〉 등이 실려 있고 하권은 2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남염부주지〉 · 〈용궁부연록〉 · 발문 · 평(評) 등이 실려 있다. 이 글 중 〈매월당소전〉과 발문 2편 가운데 1편은 1882년 일본 도쿄로 유학을 갔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개화파 지식인 이수정(李樹廷) 선생이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권 끝에는 이 작품집을 갑집(甲集) 이라고 구분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본래의 작품 수는 5편 이상이었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목판본 금오신화 는 1653년(효종 4) 일본에서 초간(初刊)되었던 것을 재간(再刊)한 것이며 초간의 대본은 오쓰카(大塚彦太郎) 가문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자료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동경판 ≪금오신화≫가 소장되어 있으며 편역자가 이번에 편역한 작품들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950년대에 발간된 한문본과 국내 대학의 연구자들이 텍스트로 활용한 작품들을 두루 대조해 보며 저본으로 삼았음을 밝혀둔다. ● [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 ▣ 작품 소개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은 금오신화에 수록된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사상예술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다섯 편의 소설 중 만복사저포기 와 취유부벽정기 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랑의 대상이 처음부터 현세에서 억울하게 생명을 빼앗긴 신적인 존재로 등장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남녀주인공이 다 현실적인 인간이라는 점에서 그 특성이 있다. 소설 제목으로 일컬어지는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이라는 한자어 제목을 한글로 번역하면 이생이 담 넘어 아가씨를 엿본 이야기 라고 풀이되는데 이 작품에서 이생이 엿본 담장 안의 세계는 그가 한눈에 반한 최랑(崔娘)이라는 연인이 사는 집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나면 담장 안은 천륜과(天倫)과 절의(節義)를 저버리고 권력을 찬탈한 계유정란의 실세들이 모여 있는 궁궐 안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그리며 비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소설 줄거리는 송도(松都 지금의 개성)에 이생(李生)이라는 총각과 최랑(崔娘)이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는데 이생이 날마다 국학에 공부하러 갈 적이면 최랑의 집 담장 곁을 지나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생이 담장 안을 잠깐 엿보다가 수를 놓고 있는 최랑을 발견하게 된다. 최랑은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바늘을 슬그머니 멈추더니 수심 어린 듯 턱을 고이고 시 한 구절을 조용히 읊는다. 이생은 최랑이 읊는 시 낭송 내용을 알아듣고 난 뒤부터는 마음이 산란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저녁때 공부하고 돌아오던 길에 연정을 담은 시 한 수를 적어 기와 조각에 매달아 최랑의 집 담장 안으로 던진다. 이렇게 되어 최랑과 이생은 사랑이 맺어지고 이생은 날마다 최랑의 집 담장을 넘어 들어가 정을 나누다 운우지정까지 나누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생은 더는 최랑을 찾아갈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이생의 아버지가 아들의 행실을 눈치 채고 그를 최랑이 모르게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가 하인들 농사일이나 감독하라며 내쫓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전혀 알 수 없는 최랑은 저녁마다 이생을 기다린다. 최랑은 여러 날 동안 이생의 소식을 몰라 애태우다 마침내는 시녀 향아를 통해 이생이 아버지의 꾸중을 듣고 울산으로 쫓겨 간 지 벌써 여러 날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자리에 드러누워 상사병을 앓게 된다. 최랑의 부모는 딸이 병이 난 원인을 알고 매파를 보내 이씨가(李氏家)에 청혼한다. 그러나 이씨가는 가난한 선비로서 고문세족의 최씨가(崔氏家) 가문과 통혼하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최씨가는 이씨가와 통혼함으로써만 딸을 죽을병에서 살려 낼 수 있겠기에 납채(혼인을 청하는 의례)를 보내는 예물과 신랑신부를 맞이하는 일체 혼수들을 모두 자기 측에서 담당하겠다고 하면서 어떻게든 이씨가와 통혼하려고 한다. 이씨가도 더 이상 최씨가의 끈질긴 청혼을 뿌리칠 수 없어 마침내는 뜻을 돌려 자기 아들과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이리하여 이생과 최랑은 끊어졌던 인연을 맺고 부부가 되어 서로 극진히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생은 결혼 이듬해에 과거에까지 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고 조정에까지 그 이름이 드러난다. 두 사람의 행복은 절정에 달하게 된다. 그렇지만 꿈에도 생각지 못한 홍두적(홍건적)의 침입으로 양가의 부모는 물론 사랑하는 아내까지 죽고 간신히 이생만 살아남게 된다. 깊은 슬픔에 잠겨 있던 이생 앞에 어느 날 최랑이 환생하여 나타난다. 최랑을 열렬히 사랑한 이생은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다시 예전처럼 함께 수년간을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최랑은 이승에서 인연이 다했다고 말하며 내버려져 있는 자신의 유골을 추스려 묻어달라고 부탁하고 사라진다. 이생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다음날 최랑의 뼈를 찾아 묻어준다. 그 뒤로도 이생은 최랑을 매일같이 그리워하다가 병을 얻어 죽는다……. 이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귀신이 된 아내에 대한 절의(絶義)를 끝까지 지키다 병을 얻어 죽어버린 이생의 이야기로 끝나지만 이 작품도 만복사저포기 란 작품과 맥락이 거의 똑같은 이야기이다. 전해오는 야화를 뒤적이다 보면 세조 재위 당시 조선의 문풍을 주도하는 최고의 자리인 예문관대제학(藝文館大提學 오늘날의 교육부 장관급)을 무려 26년이나 역임했던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과 김시습은 친했다고 한다. 또 세조의 아버지였던 세종 생존 시 김시습은 오세신동(五歲神童 으로 불렸고 세종으로부터 “잘 키워라. 앞으로 크게 쓰일 것이다.”라는 어명까지 받을 만큼 문명을 떨치던 장본인이라 이 금오신화 도 분명 조선왕실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이다. 만약 이 작품이 조선왕실로 들어가 세조가 이 작품을 읽었다면 심정이 어땠을까? 그리고 세조 밑의 여러 중신들이 이 작품을 읽었다면 말할 수 없을 만큼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 같은 상상이 지금도 쿡! 웃음을 치솟게 만들면서 우리들을 순간적으로 긴장시키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 이생규장전 이라는 단편소설은 단순히 세조를 비판하는 해석 말고도 김시습이라는 작가 자신의 인생관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는 여지가 보이는 작품이다. 한미한 서생 이생과 대갓집 규수와의 사랑? 당대 사회에선 참 힘든 일일 것이다. 이는 곧 작가 김시습이 걸어갔던 길과도 일맥상통한다. 그가 걸어간 길은 정말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 진짜 이유야 어찌되었든 단종에 대한 절의(絶義)를 위해 오세동자 오세신동 이란 별호가 뒤따랐던 천재였음에도 변변한 벼슬길 한번 나가지 못하고 전국을 유랑하다 결국 나이 59세에 충청도 홍천 무량사에서 쓸쓸히 죽었으니 말이다. 이런 맥락에선 홍두(건)적의 침입 같은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시련은 김시습 개인의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당대 현실의 정치사회적 억압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생규장전 에서 작가 김시습은 이걸 어떻게 그려냈는가? 비록 홍두적에 의해 최랑이 죽었지만 이생은 그 최랑의 혼령을 사랑하다 죽는다. 자신이 처한 현실이 어떻건 자신이 가는 길이 거대한 시대조류를 거스르든 말든 비록 일개 개인의 미미한 힘일지라도 작가 김시습은 자기 갈 길을 갈 것이라는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가치와 작가의 작품 창작 의도는 바로 여기서 집약된다. ●
구매가격 : 3,000 원
취유부벽정기
도서정보 : 김시습 | 2014-08-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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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신화의 출전과 작품 전래 과정 학계나 문단을 통해 발견된 소설작품을 놓고 볼 때 2014년 현재 우리 선조들이 남긴 최초의 소설집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던 금오신화(金鰲新話) 는 최치원전 의 발견으로 최초냐 두 번째냐로 논란 중인 이 소설집은 조선 초기 문인 매월당 김시습 선생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1)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만복사 저포놀이) 2)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이생이 담 넘어 아가씨를 엿보다) 3)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홍생이 부벽정에서 취하여 놀다) 4)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남쪽 염부주 이야기) 5)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등 5편의 한문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1435~1493) 선생의 소설 작품들은 창작 당대부터 희귀본이어서 옛 문헌에 이따금 단편적인 기록만 남아 있을 뿐 한말 이래 국역본이든 한문본이든 작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 일본에서 전해오던 목판본 금오신화 를 최남선(崔南善) 선생이 발견해 잡지 계명(啓明) 19호를 통해 1927년 국내에 소개했다. 이 목판본은 1884년(고종 21) 동경에서 간행된 것이며 상·하 2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상권은 32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서(序) · 〈매월당소전(梅月堂小傳)〉 · 〈만복사저포기〉·〈이생규장전〉 · 〈취유부벽정기〉 등이 실려 있고 하권은 2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남염부주지〉 · 〈용궁부연록〉 · 발문 · 평(評) 등이 실려 있다. 이 글 중 〈매월당소전〉과 발문 2편 가운데 1편은 1882년 일본 도쿄로 유학을 갔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개화파 지식인 이수정(李樹廷) 선생이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권 끝에는 이 작품집을 갑집(甲集) 이라고 구분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본래의 작품 수는 5편 이상이었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목판본 금오신화 는 1653년(효종 4) 일본에서 초간(初刊)되었던 것을 재간(再刊)한 것이며 초간의 대본은 오쓰카(大塚彦太郎) 가문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자료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동경판 ≪금오신화≫가 소장되어 있으며 편역자가 이번에 편역한 작품들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950년대에 발간된 한문본과 국내 대학의 연구자들이 텍스트로 활용한 작품들을 두루 대조해 보며 저본으로 삼았음을 밝혀둔다. ● [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 작품 소개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는 금오신화에 수록된 소설 중 만복사저포기 가 불교적이라면 이생규장전 은 유교적이며 이 작품은 도교적으로 작가 자신의 도가적(道家的)인 취향과 관련된 주체적인 사관(史觀)을 내면적인 신념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소설은 죽은 여자의 혼령이 산사람처럼 나타나 주인공과 함께 어울렸다는 점에서는 명혼소설(冥婚小說)이라고 할 수 있으나 상대방이 선녀이기에 육체적인 애정 관계는 배제되어 있으며 선녀와의 만남이 꿈속의 일로 설정되어 있어 몽유소설(夢遊小說)과도 상통한다. 소설 제목으로 일컬어지는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라는 한자어 제목을 한글로 번역하면 취하여 부벽정에서 노닐은 기억 이라고 풀이되는데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작품의 서사구조에 긴장감을 조성시키는 요소보다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운문(한시)을 20여 편 이상 투입시키며 작품 전체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끌고 가며 작중 현실을 기점으로 수천 년 전의 동서고금 역사 문제까지 거침없이 끌고나와 독자들을 지적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줄거리는 송도 부호의 아들 홍생이 유람을 겸한 장사를 하기 위해 평양으로 가서 친구들과 같이 대동강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취흥을 이기지 못해 홀로 작은 배를 타고 부벽정 아래에 이르러 정자 위로 올라가서 난간을 의지하고 고국의 흥망을 탄식하며 시를 지어 읊다가 삼경(三更)이 되어 돌아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발자국소리가 들려온다. 홍생은 이때 영명사의 스님이 찾아오는가 하고 생각했으나 뜻밖에도 한 미인이 좌우에 시녀를 거느리고 비단 부채를 들고 나타나는데 그 위의(威儀)가 엄숙하고 정숙해 마치 귀족 집안의 처녀 같은 느낌을 받다가 마침내는 시녀의 안내를 받아 누상(樓上)으로 올라가서 그 미인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로 진전된다. 알고 보니 그 미인의 신분은 은왕의 후예요 기자왕의 딸로서 부왕이 위만에게 왕위를 빼앗긴 후로 정절을 지켜 죽기를 기다리는데 신선이 된 선조가 나타나 불사약을 주어 그 약을 먹고 수정궁의 상아가 되었다는 것이다. 홍생은 부벽루에서 그 선녀와 하룻밤을 지내며 서로 시를 주고받으며 정신적인 정회를 나누다 날이 새자 그 선녀는 승천하고 홍생은 집으로 돌아와 그 선녀를 생각하며 사모하던 끝에 병에 걸려 자리에 눕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선녀의 시녀가 나타나 “우리 아가씨가 상제께 아뢰어 그대를 견우성 막하의 종사로 삼았으니 올라오라.”고 일러주는 꿈을 꾸고 난 뒤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분향하고 누웠다가 세상을 떠난다. 그런데 홍생의 시신은 빈장(嬪葬)한 지 몇 달이 지나도 안색(顔色)이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도 기본 바탕은 선녀에 대한 절의(絶義)를 지키는 삶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좀 더 거세게 세조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소설 취유부벽정기 에서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선녀는 고대 기자가 다스리던 고조선의 공주였다. 그런데 위만이 나타나서 고조선의 왕위를 찬탈한 것이다. 여기까지 읽다보면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는 생각 때문에 웃음이 나올 것이다. 바로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의 이야기를 위만을 빗대어 풍자한 취유부벽정기 란 소설은 바로 작가의 우의(寓意)가 드러나는 작품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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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염부주지
도서정보 : 김시습 | 2014-08-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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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신화의 출전과 작품 전래 과정 학계나 문단을 통해 발견된 소설작품을 놓고 볼 때 2014년 현재 우리 선조들이 남긴 최초의 소설집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던 금오신화(金鰲新話) 는 최치원전 의 발견으로 최초냐 두 번째냐로 논란 중인 이 소설집은 조선 초기 문인 매월당 김시습 선생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1)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만복사 저포놀이) 2)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이생이 담 넘어 아가씨를 엿보다) 3)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홍생이 부벽정에서 취하여 놀다) 4)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남쪽 염부주 이야기) 5)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등 5편의 한문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1435~1493) 선생의 소설 작품들은 창작 당대부터 희귀본이어서 옛 문헌에 이따금 단편적인 기록만 남아 있을 뿐 한말 이래 국역본이든 한문본이든 작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 일본에서 전해오던 목판본 금오신화 를 최남선(崔南善) 선생이 발견해 잡지 계명(啓明) 19호를 통해 1927년 국내에 소개했다. 이 목판본은 1884년(고종 21) 동경에서 간행된 것이며 상·하 2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상권은 32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서(序) · 〈매월당소전(梅月堂小傳)〉 · 〈만복사저포기〉·〈이생규장전〉 · 〈취유부벽정기〉 등이 실려 있고 하권은 2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남염부주지〉 · 〈용궁부연록〉 · 발문 · 평(評) 등이 실려 있다. 이 글 중 〈매월당소전〉과 발문 2편 가운데 1편은 1882년 일본 도쿄로 유학을 갔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개화파 지식인 이수정(李樹廷) 선생이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권 끝에는 이 작품집을 갑집(甲集) 이라고 구분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본래의 작품 수는 5편 이상이었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목판본 금오신화 는 1653년(효종 4) 일본에서 초간(初刊)되었던 것을 재간(再刊)한 것이며 초간의 대본은 오쓰카(大塚彦太郎) 가문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자료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 동경판 ≪금오신화≫가 소장되어 있으며 편역자가 이번에 편역한 작품들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950년대에 발간된 한문본과 국내 대학의 연구자들이 텍스트로 활용한 작품들을 두루 대조해 보며 저본으로 삼았음을 밝혀둔다. ● [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 작품 소개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는 금오신화에 수록된 다섯 편의 단편소설 중 유일하게 남자 주인공만 등장하는 작품이다. 여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므로 남녀의 애정 문제도 나타나지 않는다. 또 취유부벽정기 같은 작품은 작품의 태반이 운문(한시)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 소설은 삽입한 한시 한 편 없이 작품 대부분이 주인공 박생(朴生)의 철학적 이론과 염마왕과의 문답식 담론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작품의 서정성보다 지적 긴장감이 감도는 작품이다. 소설 제목으로 일컬어지는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라는 한자어 제목을 한글로 번역하면 남쪽에 있는 지옥에 가다 또는 남쪽 염부주 이야기 로 풀이되는데 이 소설에서 제목으로 사용되는 염부주 라는 말은 염라국 즉 불교의 우주관에서 볼 때 세계의 중앙에 있는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사방의 바다 중 남쪽 바다를 염부주(炎浮洲)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우주 세계의 남쪽에서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이 항상 공중에 떠 있는 곳.”으로 염라대왕이 있는 지옥을 말한다. 요사이 지구 곳곳에서 종교로 인한 전쟁이 수없이 발발해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의 인명이 살상되고 천당과 지옥이라는 말이 지구상 70억 인구의 마지막 종착지처럼 계시화되고 있는데 지금으로부터 540여 년 전 작가 김시습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소설의 주인공 박생(朴生)을 우주의 남쪽에 있는 지옥으로 보내 염라대왕과 담론을 벌이는 소설을 구상했을까? ▣ 작품 줄거리 줄거리는 성화 초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49년 전인 서기 1465년 조선 세조 11년경 신라 천년의 고도인 경주에 박생이라는 한 서생이 살고 있었는데 이 소설은 그 서생의 용모와 성품 그리고 평소의 생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박생(朴生)은 순박하고 온후한 성격의 소유자로 용모도 준수했다. 유학에 뜻을 두어 태학관에 적을 두고 있었지만 과거에는 합격하지 못한 낙방거사였다. 그렇지만 뜻이 높고 강직했으며 평소 귀신 · 무당 · 불교 등의 이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 유교 경전을 읽기도 하고 세상 이치는 하나뿐이라는 내용의 철학 논문인 일리론(一理論 을 쓰기도 하여 자신의 뜻을 더욱 확고하게 다져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등불을 돋우고 책을 읽다가 베개에 기대어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든다. 그러다 꿈결에 명부(冥府)에서 내려온 사자(使者)에게 인도되어 염부주(炎浮洲)라는 별세계(別世界)에 이르게 된다. 그 별세계라는 곳은 철과 구리로 되어 있어서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아주 추운 지옥이었다. 그는 그 철옹성을 지키는 문지기의 주선으로 염부주의 정전(正殿)으로 인도되어 왕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는 이른바 염라대왕이라고 불리는 염왕(閻王)과 사상적인 담론을 벌인다. 유교 · 불교 · 미신 · 우주 · 정치 등 다방면에 걸친 문답을 통해 염왕과의 의견일치에 이름으로써 자신이 가진 지식의 내용이 타당한 것임을 박생은 재확인한다. 한편 염왕은 박생의 참된 지식을 칭찬하고 그 능력을 인정하여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내용이 담긴 선위문(禪位門) 을 내려주고는 인간 세상에 잠시 다녀오라고 한다. 박생을 그 길로 염마왕의 궁전을 나와서 수레를 타고 귀가한다. 도중에 수레를 끌던 사람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그도 깜짝 놀라서 눈을 뜨고 보니 한마당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책을 보다 잠이 든 것 같았다. 주위에는 서책이 책상 위에 흩어져 있고 등잔불이 가물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박생은 머지않아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집안일과 자신의 신변을 정리한다. 혈육과 이웃의 권유가 있었지만 그는 일체의 의약과 무당의 굿까지 사절하다 조용히 세상을 하직한다. 이때 이웃 사람의 꿈에 한 선인(仙人)이 나타나서 이웃에 살던 박생이 장차 염라대왕이 될 것이라고 전하고 사라진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 작품 창작의도와 문학사적 의의 이 소설은 금오신화에 실려 있는 다른 네 편의 소설들과는 달리 작가 김시습의 철학사상이 집약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박생이 염마왕과의 대화를 통해 민본애민이나 왕도정치의 이념들을 주장하고 뒤에는 패도(覇道)를 경계하며 이런 무리들에 대한 징벌의사를 천명하기도 한다. 그 상징적인 대상 인물은 당연히 수양대군이요 세조다. 계유정란이 곧 패도였으니 말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폭력으로 백성을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오. 백성들이 두려워서 따르는 것같이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반역할 뜻을 품고 있어서 날이 가고 달이 가면 큰 재앙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오. 덕이 있는 사람은 힘으로 왕위에 올라서는 안 되오. 하늘이 비록 거듭 말해 주지는 않아도 행사(行事)로 보여 주니 처음부터 끝까지 상제의 명령은 지엄한 것이오. 대체로 나라라는 것은 백성의 나라요 명이라는 것은 하늘의 명이오. 그런데 천명이 떠나가고 민심이 떠나가면 임금이 비록 제 몸을 보전하고자 한들 어떻게 가능하겠소?” “간신들이 벌떼처럼 일어나고 큰 변란이 계속 일어나는데도 윗사람들이 백성들을 협박하고 위협하면서도 잘한 일이라고 여기며 부질없는 명예만 구하려 한다면 어찌 나라가 평안할 수 있겠습니까?” 작품 속에 인용되는 이런 대화 내용 외에도 불교의 내세관이나 기복신앙적인 행위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명언들이 이 소설에서는 많이 나온다. “아아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구려. 사람이 태어날 때에 하늘은 성(性)을 명하여 주고 땅은 생명으로 길러 주며 임금은 법으로 다스리고 스승은 도(道)를 가르치며 어버이는 은혜로 길러 주는 것이오. 이로 말미암아 오륜에 차례가 있고 삼강이 문란하지 않게 되오. 이를 잘 따르면 상서롭고 이를 거스르면 재앙이 닥치니 상서와 재앙은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받느냐에 달려 있을 따름이오.” 소설 남염부주지 는 이런 작가 김시습의 철학 사상들이 고스라니 녹아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소설 말미에 보면 이런 박생의 철학에 감탄한 염라왕이 박생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말을 하는데 이후 박생이 병들어 죽어 염라의 왕이 되었음을 암시하는 글로써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그렇다면 작가 김시습은 왜 하필이면 박생이 염라국의 왕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구성했을까? 아마도 이것은 현세에서는 못하더라도 죽어 내세에서라도 염라왕이 되어 세조를 벌해 보리라는 작가 김시습의 평생 사위지 못한 분노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하는 어느 선임연구자의 작품 분석론이 더욱 이 작품을 거듭 읽어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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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국사신
도서정보 : 이효석 | 2014-08-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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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단편소설이다. 북국의 이 항구에 두텁던 안개도 차차 엷어 갈 젠 아마 봄도 퍽은 짙었나부에. 그동안 동지들과 무사히 건투하여 왔는가? 항구에 안개 끼고 부두에 등불 흐리니 고국을 그리워하는 회포 무던히도 깊어 가네. 내가 이곳에 상륙한 지도 어언 두 주일이 넘지 않았나. 그동안 찾을 사람도 찾았고 볼 것도 모조리 보았네. 모든 인상이 꿈꾸고 상상하던 것과 빈틈없이 합치되는 것이 어찌도 반가운지 모르겠네. 남녀노소를 물론하고 다같이 위대한 건설사업에 힘쓰고 있는 씩씩한 기상과 신흥의 기분! 이것이 나의 얼마나 보고저 하고 배우고저 한 것인지 이것을 이제 매일같이 눈앞에 보고 접대하는 내 자신 신이 나고 흥이 난다면 군도 대강은 짐작할 수 있겠지. 더구나 차근차근 줄기 찾고 가지 찾아서 빈틈없이 일을 진행하여 나가는 제 3인터내셔널의 비범한 활동이야말로 오직 탄복하고 놀라지 않을 수밖에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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