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박

도서정보 : 민병수 | 2014-02-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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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수의 소설은 미로 안에 갇혀 있는 부자유스런 소시민들의 고독과 절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일곱 편의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부유(浮游)를 통해 인간이 지닌 절대적 한계상황과 내면적 공허함을 담담한 필치로 묘사해 나가고 있다. 포르노 박 은 상하관계가 엄격한 군대 조직에서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상하 불복종 사건’을 통해 이 세상 그 어떤 단단한 조직이라도 인간(개인)을 결코 넘어서지 못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마주하게끔 한다. 박 상병(포르노 박)과 소대장이 과연 어떤 문제로 갈등하고 있는지 그 갈등관계는 과연 어떤 국면으로 접어들 것인지 박 상병과 소대장은 과연 어떤 관계로 얽혀 있는지 박 상병이 표현하려고 하는 생성과 소멸의 문제란 도대체 무엇인지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소설이 주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민병수 소설의 인물들은 초라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보통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까닭은 보잘것없고 약해 보이며 고독하고 지쳐 있지만 그 한계상황을 이겨내려는 강한 몸부림이 있기 때문이다. 어딘가 있을지 모를 안식처를 찾아 헤매는 것 그것은 바로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해 나가야 할 숙명의 슬픈 몸부림이 아닐까. 작가는 그들의 처연한 몸부림과 한탄을 통해 인간의 운명적 삶에 대한 비통한 통찰을 표현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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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도서정보 : 이상 | 2014-02-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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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어서…… 차라리 어두워 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 벽촌의 여름날은 지루해서 죽겠을 만큼 길다. 동에 팔봉산 곡선은 왜 저리도 굴곡이 없이 단조로운고? 서를 보아도 벌판 북을 보아도 벌판 아 이 벌판은 어쩌라고 이렇게 한이 없이 늘어놓였을꼬? 어쩌자고 저렇게 똑같이 초록색 하나로 돼먹었노? 농가가 가운데 길 하나를 두고 좌우로 한 10여 호씩 있다. 휘청거리는 소나무 기둥 흙을 주물러 바른 벽 강낭대로 둘러싼 울타리 울타리를 덮은 호박덩굴 모두가 그게 그것같이 똑같다. 어제 보던 댑싸리 나무 오늘도 보는 김 서방 내일도 보아야 할 흰둥이 검둥이. 해는 100도 가까운 볕을 지붕에도 벌판에도 뽕나무에도 암탉 꼬랑지에도 내리쬔다. 아침이나 저녁이나 뜨거워하며 견딜 수가 없는 염서 계속이다. 나는 아침을 먹었다. 할 일이 없다. 그러나 무작정 널따란 백지 같은 ‘오늘’이라는 것이 내 앞에 펼쳐져 있으면서 무슨 기사라도 좋으니 강요한다. 나는 무엇이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연구해야 한다. 그럼 나는 최 서방네 집 사랑 툇마루 장기나 두러 갈까. 그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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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기

도서정보 : 이상 | 2014-02-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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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암만 봐두 여편네 얼굴이 왼쪽으로 좀 삐뚜러징 거 같단 말야 싯?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처녀가 아닌 대신에 고리끼 전집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독(讀)파했다는 처녀 이상의 보배가 송(宋)군을 권(勸)하게 하였고 지금 송(宋)군의 은근한 자랑거리리라. 결혼하였으니 자연 송(宋)군의 서가(書架)와 부인 순영 씨(이 순영이라는 이름짜 밑에다 씨(氏)짜를 붙이지 않으면 안 되는 지금 내 가엾은 처지가 말하자면 이 소설을 쓰는 동기지)의 서가가 합병할밖에―합병을 하고 보니 송(宋)군의 최근에 받은 고리끼 전집과 순영 씨의 고색창연한 고리끼 전집이 얼렸다. 결혼한 지 한 달쯤 해서 송(宋)군은 드디어 자기가 받은 신(新)판 고리끼 전집 한 질을 내다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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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도서정보 : 이상 | 2014-02-1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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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단편소설이다. 1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2 꿈―---꿈이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자는 것이 아니다. 누운 것도 아니다. 앉아서 나는 듣는다. (12월 23일) "언더 더 워치―--- 시계 아래서 말이에요 파이브 타운스―--- 다섯 개의 동리란 말이지요. 이 청년은 요 세상에서 담배를 제일 좋아합니다―--- 기다랗게 꾸부러진 파이프에다가 향기가 아 주 높은 담배를 피워 빽― 빽― 연기를 풍기고 앉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낙이었답니다." (내야말로 동경 와서 쓸데없이 담배만 늘었지. 울화가 푹― 치밀을 때 저― 폐까지 쭉― 연기나 들 이켜지 않고 이 발광할 것 같은 심정을 억제하는 도리가 없다.) "연애를 했어요! 고상한 취미―--- 우아한 성격―--- 이런 것이 좋았다는 여자의 유서예요―--- 죽기는 왜 죽어―--- 선생님―--- 저 같으면 죽지 않겠습니다. 죽도록 사랑할 수 있나요―--- 있 다지요. 그렇지만 저는 모르겠어요." (나는 일찍이 어리석었더니라. 모르고 연(姸)이와 죽기를 약속했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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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도서정보 : 이광수 | 2014-02-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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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의 단편소설이다. 원산 시가와 송도원 해수욕장 사이에 푸른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산기슭이 뾰족이 나와 있는 그곳에 안(安)씨라 하는 한 기인(奇人)이 살고 있다. 안씨와 나와는 수십 년 전부터 알아 오는 사이였으나 친밀한 교제가 있는 사이는 아니었었다. 올 여름 내가 송도원 해변가에서 뜻 아니한 안씨와 만나게 되어서 내 어린 자식들과 한 가지 안씨 댁으로 만찬에 불리게 되었다. 『옥수수밖에는 아무것도 없읍니다만.』 하는 말이 안씨의 초대사이었었다. 약속한 오후 다섯 시에 안씨는 우리를 맞으러 와 주었다. 초대된 손들은 만주국 별명까지 가진 나(羅)씨 부부와 그의 아이들과 그리고 우리들이었었다. 나씨와 나와는 옛 친구일 뿐더러 또한 가정적으로도 벗되는 사람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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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놀이

도서정보 : 이광수 | 2014-02-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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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의 단편소설이다. 오월 어느 아침 날이 . 맑다. 그러나 대기 중에는 뽀유스름한 수증기가 있 다. 첫여름의 빛이다. 벌써 신록의 상태를 지나서 검푸른 빛을 띠기 시작한 감나무 능금나무 잎들이 부드러운 빛을 발하고 있다. 나는 뚱땅뚱땅하는 소고 소리와 날라리 소리를 들었다. 『오늘이 사월 파일이라고 조의 일 하는 사람이 길놀이 떠나는 거야요.』 이것이 작은 용이의 설명이다. 다섯 살 먹은 딸 정옥이가 작은 용이를 끌고 소리나는데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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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태자

도서정보 : 이광수 | 2014-02-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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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김일(金鎰)이며 마의태자라는 말은 별칭으로 마로 된 옷을 입고 다녔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제56대 임금인 경순왕과 죽방왕후(...) 사이에서 태어났다. 후백제에 정변이 일어나 신검이 즉위하고 건국왕 견훤이 금산사에 유폐되었다가 고려에 귀부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사실상 후삼국시대를 통일할 대세가 고려로 정해지자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은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고려에 항복하기로 결정했다. 마의태자는 여기에 반대하였으나 결국 왕의 뜻을 막지 못하고 신라는 고려에 항복하고 만다. 마의태자는 아버지를 따라 개경으로 가지 않고 개골산(=금강산)으로 가버리고 삼베(마)로 만든 옷을 입고 가난하게 살았으며 그 때문에 마의태자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강원도 인제로 가서 신라의 남은 충신들과 지사들을 규합해 고려에 저항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쪽이 맞는지는 확실치는 않지만 일부에서는 금강산으로 들어간 마의태자와 인제로 간 마의태자가 다른 인물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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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도서정보 : 이상 | 2014-02-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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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소설이다. 나의 지난날의 일은 말갛게 잊어 주어야하겠다. 나조차도 그것을 잊으려 하는 것이니 자살[1]은 몇 번이나 나를 찾아왔다. 그러나 나는 죽을 수 없었다. 나는 얼마 동안 자그마한 광명을 다시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전연 얼마 동안에 지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또 한 번 나에게 자살이 찾아왔을 때에 나는 내가 여전히 죽을 수 없는 것을 잘 알면서도 참으로 죽을 것을 몇 번이나 생각하였다. 그만큼 이번에 나를 찾아온 자살은 나에게 있어 본질적[2]이요 치명적[3]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연 실망 가운데 있다. 지금에 나의 이 무서운 생활이 노[4] 위에 선 도승사[5]의 모양과 같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도 무섭지 아니한 것이 없다. 그 가운데에도 이 죽을 수도 없는 실망 은 가장 큰 좌표에 있을 것이다. 나에게 나의 일생에 다시 없는 행운이 돌아올 수만 있다 하면 내가 자살할 수 있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 순간까지는 나는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이 호흡을 속에서 계속할 것이다. 나는 지금 희망한다. 그것은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이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서운 기록이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1930. 4. 26. 의주통 공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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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과 사정

도서정보 : 이상 | 2014-02-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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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단편소설이다. 삼년전이보산과SS와 두사람사이에 끼어들어앉아있었다. 보산에게다른갈길이쪽을가르쳐주었으며 SS에게다른 갈길저쪽을가르쳐주었다. 이제담하나를막아놓고이편과저편에서 인사도없이그날그날을살아가는보산과SS사람의 삶이어떻게하다 가는가까워졌다. 어떻게하다가는 멀어졌다이러는 것이 퍽재미있었다. 보산의마당을 둘러싼담어떤점에서 부터수직선을 끌어놓으면그선위에SS의방의들창이있고 그들창은 그담의매앤꼭대기보다도 오히려한자와가웃을 더 높이나있으니까SS가들창에서 내어다보면 보산의마당이환히들여다보이는것을 보산은 적지아니화를내며 보아지내왔던 것이다. SS는 때때로 저의들창에매어달려서는 보산의마당의임의의한점에 춤을배앝는버릇을 한두번아니내애는것을 보산은SS가들키는것을 본적도있고 못본적도있지만본적만쳐서 헤어도꽤많다. 어째서 남의집기지에다 대이고함부로 춤을 배앝느냐 대체생각이어떻게들어가야 남의집마당에다 대이고춤을 배앝고싶은 생각이 먹힐까를보산은 알아내기가 퍽어려워서어떤때에는 그럼내가 어디한번저방저들창에다가 매어달려볼까 그러면 끝끝내는 나도이마당에다대이고춤을배앝고싶은생각이떠오르고야 말것인가 이렇게까지생각하고하고는하였지만보산은 아직한번도실제로 그들창에가매어달려본적은없다고는하여도 보산의SS의그런추잡스러운행동에대한악감이나분노는 조금도덜어지지않은 채로이전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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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시

도서정보 : 이상 | 2014-02-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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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단편소설이다. 그날 밤에 그의 안해가 층계에서 굴러 떨어지고-- 공연히 내일 일을 글탄 말라고 어느 눈치 빠른 어른이 타일러 놓셨다. 옳고 말고다. 그는 하루치씩만 잔뜩 산(生)다. 이런 복음에 곱신히 그는 벙어리(속지 말라) 처럼 말(言)이 없다. 잔뜩 산다. 안해에게 무엇을 물어보리요? 그러니까 안해는 대답할 일이 생기지 않고 따라서 부부는 식물처럼 조용하다. 그러나 식물은 아니다. 아닐 뿐 아니라 여간 동물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이 귤 궤짝 만한 방안에 무슨 연줄로 언제부터 이렇게 있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에 없다. 오늘 다음에 오늘이 있는 것. 내일 조금 전에 오늘이 있는 것. 이런 것은 영 따지지 않기로 하고 그저 얼마든지 오늘 오늘 오늘 오늘 헐 일없이 눈 가린 마차 말의 동강난 視야다. 눈을 뜬다. 이번에는 생시가 보인다. 꿈에는 생시를 꿈꾸고 생시에는 꿈을 꿈꾸고 어느 것이나 재미있다. 오후 네 시. 옮겨 앉은 아침-- 여기가 아침이냐. 날마다다. 그러나 물론 그는 한 번씩 한 번씩이다. (어떤 거대한 母체가 나를 여기다 갖다버렸나)-- 그저 한없이 게으른 것-- 사람 노릇을 하는 체 대체 어디 얼마나 기껏 게으를 수 있나 좀 해보자-- 게으르자-- 그저 한없이 게으르자-- 시끄러워도 그저 모른 체하고 게으르기만 하면 다 된다. 살고 게으르고 죽고-- 가로대 사는 것이라면 떡먹기다. 하루가 한 시간도 없는 것이라고로서니 무슨 성화가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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