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棄兒)

도서정보 : 최서해 | 2020-1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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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서재에서 무엇을 을 쓰던 최순호는 그 아내 경희의 부르는 소리에 붓을 멈추었다.
“여보세요. 거기 계세요.”
남편의 대답이 늦으니까 재차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으스름한 초승달 빛이 소리 없이 흐르는 뜰을 지나 순호의 서재 방으로 올려 들어오는 그 소리는 몹시 거칠다. 그러자 뒤따라,
“으아 엄마―.”
하는 어린애 울음소리가 처량히 들린다.
“왜 그러우.”
순호는 아내의 소리에 맞장구를 치면서 ‘교의’에서 일어섰다.
“이리 좀 나와요. 누가 애를 버리고 갔어요.”
그 소리는 날카롭게 순호의 신경을 찌르르 울렸다. 순호는 교의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순호는 아주 진중한 태도로 천천히 걸어서 밖으로 나간다.
“할멈.”
경희는 황겁스럽게 할멈을 부르더니,
“이 뒷집 언니 좀 오시래! 큰일났네.”
퍽 황황해 한다.
순호는 마루 아래 내려섰다. 서늘한 초가을의 으스름 달빛은 퍽 처량히 뜰을 엿보고 있다. 뜰에는 어느새 여자의 그림자가 대여섯이나 어른거린다.
“얘, 너 웬 애냐? 응. 울지 말고 이리 오너라.”
순호는 천천히 대문간으로 걸어나간다.
어득시러한 대문 그림자 속에 유령같이 어른거리는 조그마한 그림자는,
“어엉 엄마― 잉잉 흑흑.”
구슬피 부르짖으면서 밖으로 엉금엉금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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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시대

도서정보 : 최서해 | 2020-1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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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동북 3성에서 활동한 조선인 작가 최서해가 1928년 4월 『동아 일보』에 발표한 미완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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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소녀

도서정보 : 김명순 | 2020-1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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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대동강 동쪽 해안을 이 리쯤 들어가면 새마을이라는 동리가 있다. 그 동리는 그리 작지는 않다. 그리고 동리의 인물이든지 가옥이 결코 비루하지도 않으며 업은 대개 농사다. 이 동리에는‘범네’라 하는 꽃인가 의심할 만하게 몹시 어여쁘고 범이라는 그 이름과는 정반대로 지극히 온순한 팔구 세의 소녀가 있다. 그 소녀가 이 동리로 온 것은 두어 해 전이니 황진사라는 육십여 세 되는 젊지 않은 백발옹과 어디로선지 표연히 이사하여 거한다. 그 후 몇 달을 지나서 범네의 집에는 삼십 세 가량 된 여인이 왔으나 역시 타향인이었다. 하는 일은 없으나 생활은 흡족한 듯이 보이며 내객이라고는 일 년에 한 번도 없고 동리 사람들과 사귀지도 않는다. 그런 고로 이 동리에는 이 범네의 집안 일이 한 의심거리가 되어 하절 장마 때와 동절기인 밤에 담뱃 때들 사이의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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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차장의 일기 몇 줄

도서정보 : 나도향 | 2020-1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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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따라 타락해 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나도향의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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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도서정보 : 백신애 | 2020-11-1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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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쟘’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개구쟁이 오빠는 언제나 “야 잠자리!”하고 나를 불렀다. 호리호리한 폼에 눈만 몹시 컸기 때문에 불린 별명이었다.
나는 속이 상했지만 오빠한테 싸움을 걸 수도 없어서 혼자 구석에서 홀짝홀짝 울곤 했다.
울고 있으면 어머니는 또 울보라고 놀리셔서 점점 더 옥생각하여 하루 종일 홀짝거리며 구석에 쪼그리고 있었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벽에다 손가락으로 낙서를 하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했다.
내가 홀짝거리던 그 구석 벽에는 세계지도가 붙어 있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홀짝홀짝 울 때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 지도 위에 선을 그으며 ‘여기는 미국! 우리 집은 이런 데 있구나!’하며 혼자 재미있어 했다. 그럴 때 누군가가 러시아를 가리키며
“여기는 북극이라 사람이 살 수 없단다. 낮에도 어두컴컴하지. 그리고 오로라를 볼 수 있단다.”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북극, 오로라, 낮에도 어둡다, 라는 말에 ‘어머! 멋있는 나라겠다.’라고 생각했다. 십삼 세 소녀의 꿈은 끝없이 펼쳐졌다. 그 때부터 나의 홀짝홀짝 구석에 붙어 있는 세계지도는 내 생활의 전부인 듯이 생각되었다. 북극, 오로라만이 아니라 레나 강도 찾아내었고 바이칼 호도 우랄 산도 나의 아름다운 꿈속에서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언젠가 꼭 레나 강에 조각배를 띄우고 강변에는 자작나무로 된 통나무집을 짓고 눈이 하얗게 덮인 설원을 걸으며 아름다운 오로라를 바라볼거야! 그리고 초라한 방랑시인이 되어 우랄 산을 넘을 땐 새빨간 보석 루비를 찾아 볼가의 뱃노래를 멀리서 들을 거야.”
라는 뱃노래를 멀리서 듣는다. 내 머릿속은 공상의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어떻게 나 같은 울보 잠자리가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이런 꿈에 젖었는지 조금 이상하다. 정말로 나는 이상한 여자애였다.
이 이상한 여자애에게도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쌓여 열아홉 살의 봄을, 아니 열아홉 살의 가을을 맞이했다.
드디어 찬스가 왔다. 감상의 오랜 꿈은 빨간 열매로 익어 작은 손가방 하나를 든 소녀 여행자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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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닮았는가

도서정보 : 김보영 | 2020-11-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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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출판사 하퍼콜린스에서 한국 SF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개인 소설집을 출간한,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김보영!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 수상작 <얼마나 닮았는가>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수상작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을 비롯, 과작(寡作)으로 소문난 김보영 작가가 10년간 쓴 주옥같은 중단편 모음집!

우주 예찬을 하고 싶어서 인간 세상에 방문한 중단편의 신

문학의 전당에는 아담한 통로가 하나 따로 나 있어야 한다. 느리지만 꾸준히 일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독자가 버선발로 뛰쳐나와 마중 갈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이제 김보영의 신간이 나왔으니, 환호하며 버선발로 뛰어나갈 순간이 왔다.
여러 선집의 형식으로 출간된 김보영 작가의 다양한 단편들을 챙겨 읽은 독자들은 이 소설집이 최신작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로 서점 산책을 통해 책을 만나는 독자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빨간 두건 아가씨>, <니엔이 오는 날>, <걷다, 서다, 돌아가다>, <같은 무게>가 새롭게 읽힐 것이고, 무엇보다 여러 권의 단편 선집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값진 단편들이 한 권의 책으로 깔끔하게 묶였으니 흡족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엔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수작들이 빼곡하다. 물론 일부 단편들은 수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0과 1 사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얼마나 닮았는가>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작이라 할 수 없다. 이 세 편은 걸작이기 때문이다.
? 문목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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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전―활자본 33장 현대어본•고어본•영인본

도서정보 : 나종혁 | 2020-11-11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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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들 가운데 하나인 『최충전』은 『최치원전』, 『최문창전』 등 여러 이명으로 불리지만, 독자들에게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 이번에 간행된 ‘나종혁 최충전’은 1883년 발행 연활자본 33장을 근간으로 『최충전』을 원문 그대로 고어본을 되살리고, 현대어본을 고어에 가깝게 복원했다. 1883년 영인본과 고어본 그리고 현대어본을 비교 평가하며 소설을 감상할 수 있다.

구매가격 : 8,400 원

병동 산책

도서정보 : 조종현 | 2020-1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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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사자처럼 뛰쳐 나뒹굴고 거친 파도처럼 휘돌며 나의 육체는 사계절의 역순환과 같이 엉망이었다.

잠이 들지 않는다. 담배 생각이 나서 아파트 복도에 선다. 밤하늘을 보니 서울 하늘에 잘 보이지 않던 별자리가 선명하다.

다른 별자리는 잘 보이지 않는데 오리온 별자리는 유독 선명하다. 광도가 밝은 주변의 별들을 연결지어 생각해 보면 오리온 별자리가 활을 든 사냥꾼처럼 보인다.

활을 쏘는 것 같더니 별똥별 하나 하늘을 가로질러 땅으로 떨어진다.'



계절이 지나면 여린 잎은 짙어지고 핏빛 낙엽으로 땅으로 떨어진다. 인간이 죽는다는 진실을 누구나 알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는 건 왜일까. 망각하기 때문일까.

에드바르 뭉크는 사랑조차도 '함게 가는 죽음'이라는 말을 남겼다. 연인에게 받은 장미꽃이 시들기 전에 이별을 맞는 사랑을 간직한 채 하늘의 꽃, 별이 지는 밤하늘을 바라다보며 '병동 산책'처럼 짧았던 만남을 잠시 마음에 그려 본다.

구매가격 : 1,000 원

 

불협화음(不協和音)

도서정보 : 이웃집메이 | 2020-1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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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부터 함께 사랑을 키워온 은서와 진영. 그러나 어느 순간 그들 앞에 나타난 ‘이별’이란 이름. 진영은 은서의 이별통보에 어찌할 줄을 몰랐지만, 그 다음 날 상견례에서 알게 되었다. 그들은 각자의 부모님이 재혼을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이복남매’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사랑스러운 연인 관계에서, 하루 아침에 '이복 남매'가 되어버린 두 사람의 아련하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구매가격 : 1,500 원

망나니 대기업 셋째 아들이 사랑을?!

도서정보 : 라일락 | 2020-11-0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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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그룹의 셋째 아들 이지후. 천방지축 제멋대로인 그 때문에 태성그룹의 회장 이태성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자에게 페라리를 선물한 후 아버지에게 혼이 난 그는 그대로 방콕 카오산로드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배낭여행을 하는 채유나를 만나게 되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되는 그들의 인연 속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구매가격 : 2,9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