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합시다
도서정보 : 배상민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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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복수를 상상하다”
치밀하진 않지만 치열한 일상의 복수극
배상민의 『복수를 합시다』가 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제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조공원정대』, 『콩고, 콩고』, 『페이크 픽션』 등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의 문제들을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방식으로 펼쳐왔다. 특히 소설 속 인물들이 문제적이면서도, 가장 보통의 우리의 모습과 밀접해 있다는 점에서 일상의 고투와 핍진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복수를 합시다』 역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복수’를 보여주고 있다. ‘직장상사의 자동차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 상상.’ ‘나를 배신한 애인이 끔찍한 고통을 당하는 상상.’ 실제로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존재는 늘 곁에 있으며-가족이나 연인 또는 친구나 직장상사-그러므로 복수의 대상도 아주 가까이에 있을 수밖에 없다. 소설 속 주인공인 ‘나’ 또한 일상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런 항시적이고 일상적인 억압에 고통받아왔던 ‘나’는 마침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법적인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치밀하진 않지만 치열한 일상의 복수극을 펼치는 주인공의 분투를 통해, 우리는 쓰디쓴 농담처럼 공허하지만 통쾌한 복수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9,100 원
몽상
도서정보 : 천서원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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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는다
구매가격 : 4,200 원
아이디 23
도서정보 : 시온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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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는 결국 우리 자신인가!
시카고 중앙병원의 초짜 레지던트인 제이슨에게
새로운 아이디가 부여되다!
닥터 23이 된 그에게 벌어진 일과 그를 돕는 의문의 회색머리의 남자,
그리고 그에게 나타난 한 소녀.
이제 평범한 의학도였던 제이슨에게 일어난 불가사의한 일들의 행보,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매가격 : 6,700 원
채전
도서정보 : 강경애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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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잠이 들었을 때 중얼중얼하는 소리에 수방이는 가만히 정신을 차려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래서 그는 포로로 눈이 감기다가 푸루룽하는 바람소리에 그는 또다시 눈을 번쩍 떠서 문켠을 바라보았다. '아이 저 바람 저것을 어쩌나!' 무의식간에 이렇게 중얼거리며 밤사이에 많이 떨어졌을 사과와 복숭아를 생각하였다. 이 생각을 하니 웬일인지 기뻤다. 무엇보다도 덜 익은 것이나마 배껏 먹을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번 바람에 저 실과가 다 떨어질 터이니……"
"그러니 내 말이 그말이얘요. 실과도 돈 값어치가 못 되고 채마니 뭐 변변하오. 그러니까 일꾼을 줄여야 하지 않겠수."
"글쎄 나도 그런 생각이여. 그러나 지금 배추밭 부침 때가 아닌가. 그러니……"
"그게 뭐 걱정이 되어요. 배추밭 부침이나 해놓고 나서 내보내지."
"그럴까?"
"그러면요"
수방이는 어느덧 졸음이 홀랑 달아나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누구를 내어보내려누. 맹서방이 안 될는지 혹은 추서방인지…… 아이 누굴까? 하고 귀를 기울이나 그들은 잠잠하고 숨소리만 높을 뿐이다.
어느 때인가 깜짝 놀라 깨니,
"수방아 어서 밥 지어!"
어머니의 음성이다. 그는 펄쩍 일어는 나면서도 눈이 자꾸만 감겨지며 정신차릴 수가 없었다.
"이애 얼른."
그가 재차 놀라보니 문턱을 집고 자고 있었다.
"이놈의 계집애, 또 한 개 붙여 주어야 일어날 모양이구나!"
지정이 저르릉 울린다. 그는 그제야 안타깝게 감겨지는 눈을 손으로 부벼치며 문밖으로 나왔다.
산뜻한 바람이 그의 앞머리칼을 살랑살랑 흔들어 주었다. 그는 적이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심히 하늘을 쳐다보며는 '언제나 잠을 실컷 자보누'하였다.
구매가격 : 500 원
낙오
도서정보 : 백신애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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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사회의 지배와 억압에 전적으로 순응하는 여성상에서 벗어나 근대적 사회를 건설하고 구성하는 독립된 주체로서의 여성상을 탐색한, 백신애의 작품.
구매가격 : 500 원
학사
도서정보 : 백신애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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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지적 우월성과 허위의식에 빠져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학력 룸펜의 문제를 다룬, 백신애의 단편소설
구매가격 : 500 원
기아와 살육
도서정보 : 최서해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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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는 묶은 나뭇짐을 걸머졌다.
힘에야 부치거나 말거나 가다가 거꾸러지더라도 일기가 사납지 않으면 좀 더하려고 하였으나 속이 비고 등이 시려서 견딜 수 없었다.
키 넘는 나뭇짐을 가까스로 진 경수는 끙끙거리면서 험한 비탈길로 엉금엉금 걸었다. 짐바가 두 어깨를 꼭 죄어서 가슴은 뻐그러지는 듯하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서 까딱하면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곤두박질할 것 같다. 짐에 괴로운 그는,
“이놈, 남의 나무를 왜 도적질해 가니?”
하고 산임자가 뒷덜미를 집는 것 같아서 마음까지 괴로웠다. 벗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여러 번 나다가도 식구의 덜덜 떠는 꼴을 생각할 때면 다시 이를 갈고 기운을 가다듬었다.
서북으로 쏠려 오는 차디찬 바람은 그의 가슴을 창살같이 쏜다. 하늘은 담뿍 흐려서 사면은 어둑충충하다.
오 리가 가까운 집까지 왔을 때, 경수의 전신은 땀에 후줄근하였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의복 속으로 퀴지근한 땀 냄새가 물씬물씬 난다. 그는 부엌방 문 앞에 이르러서 나뭇짐을 진 채로 펑덩 주저앉았다.
“인제는 다 왔구나.”
하고 생각할 때, 긴장되었던 그의 신경은 줄 끊어진 활등같이 흐뭇하여져서 손가락 하나 꼼짝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
“해해, 아빠 왔다. 아빠! 해해.”
뚫어진 문구멍으로 경수를 내다보면서 문을 탁탁 치는 것은 금년에 세 살 나는 학실이었다. 꿈같은 피곤에 싸였던 경수는 문구멍으로 내다보는 그 딸의 방긋 웃는 머루알 같은 눈을 보고 연한 소리를 들을 제 극히 정결하고 순화하고 부드럽고 따뜻한―---무어라 형용키 어려운 감정이 그 가슴에 넘쳤다. 그는 문이라도 부수고 들어가서 학실이를 꼭 껴안고 그 연한 입술을 쪽쪽 빨고 싶었다.
“으응, 학실이냐?”
그는 빙그레 웃으면서 바와 낫을 뽑아 들었다. 이때 부엌문이 덜컥 열렸다.
“이제 오니? 네 오늘 치웠겠구나! 배두 고프겠는데 어찌겠는구?”
하면서 내다보는 늙은 부인은 억색해한다.
“어머니는 별 걱정을 다 합메! 일없소.”
여러 해 동안 겪은 풍상고초를 상징하는 그 어머니의 주름 잡힌 낯을 볼 때마다 경수의 가슴은 전기를 받는 듯이 찌르르하였다.
구매가격 : 500 원
전아사
도서정보 : 최서해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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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간문 형식의 단편소설로, 허영과 거짓된 삶을 스스로 비판하고 노동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주인공의 결의를 드러내는 작품
구매가격 : 500 원
해돋이
도서정보 : 최서해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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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다 낯에 지척을 모르게 흐르던 안개는 다섯점이 넘어서 걷히기 시작하였다.
뿌연 찬 김이 꽉찬 방안같이 몽롱하던 하늘부터 멀겋게 개이더니 육지의 푸른 산봉우리가 안개 바다 위에 뜬 듯이 우뚝우뚝 나타났다. 이윽하여 하늘에 누릿한 빛이 비치는 듯 마는 듯할 때에는 바다 낯에 남았던 안개도 어디라 없이 스러져 버렸다.
한강환(漢江丸)은 여섯시가 넘어서 알섬[卵島]을 왼편으로 끼고 유진(楡津) 끝을 지났다. 여느 때 같으면 벌써 항구에 들어왔을 것이나 오늘 아침은 밤 사이 안개에 배질하기가 곤란하였었으므로 정한 시간보다 세 시간 가량이나 늦었다.
안개가 훨씬 거두어진 만경창파는 한없는 새벽 하늘 아래서 검푸른 빛으로 굼실굼실 뛰논다. 누른 돛 흰 돛 들은 벌써 여기저기 떴다. 그 커다란 돛에 바람을 잔뜩 싣고 늠실늠실하는 물결을 좇아 둥실둥실 동쪽으로 나아가는 모양은 바야흐로 솟아오르는 적오(赤烏)나 맞으려 가는 듯이 장쾌하였다.
여러 날 여로에 지친 손님들은 이 새벽 바다를 무심히 보지 않았다.
먼 동편 하늘과 바다가 어울은 곳에 한일자로 거뭇한 구름 장막이 아른아른한 자주빛으로 물들었다. 그것도 한 순간 다시 변하는 줄 모르게 연분홍빛으로 물들었다. 그 분홍 구름이 다시 사르르 걷히고 서너 조각 남은 거무레한 장미빛으로 타들더니 양양한 벽파 위에 태양이 솟는다. 태연자약하여 늠실늠실 오르는 그 모양은 어지러운 세상의 괴로운 인간에게 깊은 암시를 주는 듯하였다.
아직 엷은 안개가 흐르는 마천령(摩天嶺) 푸른 봉우리에 불그레한 첫 빛이 타오를 때 검푸른 바다 전면에는 금빛이 반득반득하여 눈이 부실 지경이다.
침묵과 혼탁이 오래 흐르던 세계는 장엄한 활동이 시작되는 세계로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와졌다.
배는 해평(海坪) 앞바다를 지나갔다. 추진기 소리는 한풀 죽었다. 쿵 덩 쿵 덩 하고 온 배를 울리던 소리가 퍽 가늘어져서 밤 사이 풍랑에 지친 피곤을 상징하는 듯하였다.
구매가격 : 500 원
길
도서정보 : 현경준 | 2020-08-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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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사흘째다.
무슨 일로 결석을 하는지 이웃에 사는 녀석들과 물어도 모른다고 하며 집도 어느 모퉁인지 딱히 안다는 녀석이 없다.
시골 농촌과 달라 한반에 다니는 동무라도 피차 서로 주소를 모르고 지내는 것쯤은 보통사라 하겠지만 그러나 인규에게 한해서만은 그럴 리 없을 것 같다.
공부를 잘하고 동무 사이에 쌈 한 번 하는 일 없고 운동도 잘하고 게다가 급장까지가 아닌가?
누구든지 그에게 대해서만은 악의를 가지는 일 없고 서로 다투어가며 친하게 지내려 애쓰는 반 내의 인기자(人氣者)인데 어째서 그의 주소를 모를까?
근방에서 사는 줄은 알지만 어느 모퉁이가 그의 골목이며 어떤 집이 그의 거주하는 집인지는 통히 모른다니 그러면 이때까지 그가 반 내의 인기자였다는것은 전부가 자기의 잘못된 추측이었던가?
만약 그것이 자기의 잘못된 추측이었다면 그러면 사흘 동안의 그의 결석에서 반 내 동무들이 모두가 섭섭해 하며 자꾸 외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확한 단정은 얻을 수가 없다.
영식은 다시 한번 빽하니 들어찬 중대가리들의 얼굴들을 둘러본 다음 창밖을 내다보며 속으로 오늘은 방과 후 백사불고하고 인규의 가정 방문 할 것을 궁리했다.
그러는데 하학 종소리가 울려온다.
바로 마지막 시간인지라 중대가리들은 영식의 명령이 내리기가 바쁘게 도구들을 책보에다 걷어 싸며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한다.
방 내에는 이내 보오야니 먼지가 일기 시작한다.
옆방에서는 벌써 ‘기립’ ‘예’ 소리의 뒤를 이어 책상을 들어 올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인다.
한시 바삐 뿔뿔이 흩어져가려고 초조해 하는 녀석들을 교정에 정돈시켜놓고 매일 되풀이하는 내일의 주의를 형식대로 판에 박은 듯이 일러준 다음 해산을 시키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무의식중에 긴 한숨이 흘러 나오며 늘어진 기지개가 켜진다. 시계를 쳐다보니 10분 전 4시다.
제각기 서로 떠들며 몰려드는 동료들의 얼굴에도 피곤한 빛깔이 역력히 들어나 보인다.
영식은 잠시 그 모양들을 바라보다가 자기의 자리에 가서 학적부를 펼쳐들고 인규의 주소를 조사했다.
번지까지 정확하게 적혀 있다.
수첩을 꺼내 적은 다음 그는 곧 교장에게 가서 사유를 말한 다음 총총히 책보를 싸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바로 방과한 뒤라 골목은 아이들의 물결로 터질 지경이다.
처처에서 번갈아 하는 인사 소리들을 대강 귓등으로 받아 흘리며 큰 거리에 나서니 비로소 우리에서 풀려난 듯 가슴속이 후련해진다.
그는 걸음거리도 가볍게 도로 위를 한참 가다가 다시 좁은 골목으로 접어들어 수첩에 적어논 ××구 인규의 주소를 찾기 시작했다.
지저분한 골목이다.
가끔 만주인 마차가 덜칵거리며 지날 뿐 꽤 한적한 음침한 골목이다.
구매가격 : 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