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어가는 이들
도서정보 : 이익상 | 2020-08-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부자와 빈자의 대립과 계급의식을 노골적으로 반영한 이익상의 단편소설
구매가격 : 500 원
먼동이 틀 때
도서정보 : 최서해 | 2020-08-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짧으나짧은 여름밤을 빈대 모기 벼룩에게 쪼들려서 받아주는 사람도 없는 화증과 비탄으로 앉아 새다시피 한 허준이는 가까스로 들었던 아침잠조차 앵앵거리고 모여드는 파리떼로 흔들리고 말았다. 그러지 않아도 남의 집에서 자는 잠이니까 늦잠을 잘 수는 없는 일이지만 화나는 양으로 말하면 그놈의 파리를 모조리 잡아서 모가지를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도 생각하면 소용없는 짓이려니와 되지도 않을 일이니까 그는 하는 수 없이 찌긋찌긋한 몸을 뒤틀면서 일어나 앉았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비비면서 창문 밖을 내다보니 아침 햇볕은 벌써 마당에 쫙 퍼졌다. 그는 뒤가 다 나간 양말을 집어 신고 일어서서 허리끈을 바로 매었다. 고의적삼에서 흐르는 땀냄새도 양말의 고린내에서 못지지 않았다. ‘이렇게 괴로운 줄 알았으면 회관에서 잘 것을…….’ 그는 잠 못 잔 것을 은근히 분개하면서 수세미가 다 된 두루막을 떼어 입고 밖에 나섰다.
“와 세수도 하지 않고 어디 가노?”
저편에서 세수하던 똥똥한 사람이 비누를 허옇게 바른 얼굴을 이편으로 돌렸다. 그는 밀양 사람인데 작년 겨울부터 이 집에 주인을 잡고 있다. 첫 두 달 밥값밖에는 갚지 못해서 주인에게 축출을 당했으면서도 여태 버티고 붙어 있는 사람이다.
“가 봐야지……. 자네 회관에 올 테지?”
허준이는 걸음을 멈추었다.
“와 그렇게 가노? 아침 묵고 가자구…… 들까…….”
그 사람은 얼굴의 비누를 씻으면서 말하였다.
“참 뱃속 편한 사람일세! ……자네나 쫓기지 말고 얻어먹게…… 허허.”
“누가 떼먹나…… 돈 생기면 다 갚을 걸…… 흐흐.”
“허허.”
이렇게 서로 어이없는 웃음을 웃다가 허준이는 대문 밖에 나섰다.
밤비가 지난 뒤의 아침 볕은 맑고 서늘하였다. 맞받아 보이는 집 뜰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포플라 잎새는 아침 볕에 유들유들 기름기가 흐른다. 어디선지 지절대는 참새의 소리가 상쾌하게 들렸다.
그는 엉터리로 유명한 밀양 친구를 다시 생각하고 혼자 벙긋하면서 밤비에 질척한 계산 학교 뒤 언덕에 올라섰다. 그의 눈 아래에는 서울의 전경이 벌어졌다. 서울에 흐르는 아침 빛은 연기에 흐려서 빛을 잃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뛰고 지껄이는 계산학교 마당가로 지나 계동 골목으로 떨어졌다.
재동 네거리를 지나다가 이발소 시계를 들여다보니 벌써 아홉시 오 분 전이다.
“남과 약속해 놓고…….”
그는 이렇게 혼자 뇌이고 거기 다녀갈까 하고 망설이다가 회관에 가서 세수나 하고 가리라고 걸음을 분주히 걸었다.
안동 네거리를 지나 중동 학교 앞으로 빠져서 청진동에 있는 회관 앞에 이르렀다. 대문 안에 발을 들여놓으려는데 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발을 멈칫하면서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아사쯔미에리에 캡을 쓰고 윗수염을 싹 자른 그 사람의 빨리 돌아가는 시선이 그의 온몸을 배암처럼 스치자 그의 가슴은 뭉클하였다. 그의 바로 뒤에는 허준이와 같은 회 회원인 최라는 얽은 친구가 따라오고 최의 뒤에는 또 형사가 하나 따라섰다. 그의 가슴은 뭉클한 정도를 지나서 떨렸다. 그런 것은 매일 보다시피 하는 것이지만 어쩐지 보는 때마다 불유쾌하고 기연가 미연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죄였다.
골목으로 나가면서 두어 번이나 흘끗흘끗 돌아다보는 그 날카로운 시선은 무슨 위험하고도 크나큰 수수께끼를 던져 주는 것 같았다.
그는 그래도 태연한 낯빛을 지으면서 천천히 대문 안에 들어섰다.
구매가격 : 500 원
불
도서정보 : 현진건 | 2020-08-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작가가 주로 다루어온 지식인의 자전적 소재를 청산하고 하층민의 삶에 눈을 돌린 소설 가운데 하나로서, 현진건의 소설 중에서는 드물게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구매가격 : 500 원
까마귀
도서정보 : 이태준 | 2020-08-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까마귀 소리 들리는 고색창연한 친구의 별장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나’와 ‘나’의 문명(文名)을 사모하던 어떤 폐병환자 여인과의 만남과 그 여인의 죽음을 그리고 있는 작품
구매가격 : 500 원
달밤
도서정보 : 이태준 | 2020-08-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다소 모자라지만 순수한 성품을 지닌 황수건이 세상에서 겪는 아픔을 통해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에 대한 연민을 그려내는 작품
구매가격 : 500 원
체향초
도서정보 : 지하련 | 2020-08-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식민지 말기 암울한 현실에서 이념을 포기하고 삶을 선택한 자들의 이야기
구매가격 : 500 원
삼성 오디세이아
도서정보 : 백인호 | 2020-08-0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알려진 사건 속 누구도 알지 못한
삼성그룹의 비화를 파헤치다
어느 날 걸려온 삼성 비서실장의 전화. 변 기자는 2년 전 사건을 떠올렸다.?상공부 출입기자였던 변 기자는 삼성이 제지산업 시설을 도입하는 데 외화도피 방법을 쓰려 하고, 정부 관계부처는 그걸 도우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있었다. 삼성의 '전주제지 프로젝트'를 기사화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 봉투를 건넨 비서실장. 정치권과 재계의 뒷거래 냄새를 맡은 변 기자는 돈 봉투를 내던지는데…….차남의 쿠데타, 이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사카린 밀수사건 등 삼성그룹의 승계 구도에 변화를 준 사건들이 변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제일제당과 제일모직, 반도체 사업 등 지금의 삼성공화국을 만든 굵직한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삼성그룹의 명암을 지켜보며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를 깨달은 변 기자는 이 회장에게 묻는다.
“이후 삼성의 장래를 낙관하십니까?”
구매가격 : 10,500 원
산골
도서정보 : 김유정 | 2020-08-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머리 위에서 굽어보던 햇님이 서쪽으로 기울어 나무에 긴 꼬리가 달렸건만 나물 뜯을 생각은 않고, 이뿐이는 늙은 잣나무 허리에 등을 비겨 대고 먼 하늘만 이렇게 하염없이 바라보고 섰다.
하늘은 맑게 개고 이쪽저쪽으로 뭉글뭉글 피어오른 흰 꽃송이는 곱게도 움직인다. 저것도 구름인지 학들은 쌍쌍이 짝을 짓고 그 새로 날아들며 끼리끼리 어르는 소리가 이 수풍까지 멀리 흘러내린다.
갖가지 나무들은 사방에 잎이 욱었고 땡볕에 그 잎을 펴들고 너훌너훌 바람과 아울러 산골의 향기를 자랑한다.
그 공중에는 나는 꾀꼬리가 어여쁘고…… 노란 날개를 팔딱이고 이가지 저가지로 옮아 앉으며 흥에 겨운 행복을 노래 부른다.
―---고―이! 고이고―이!
요렇게 아양스레 노래도 부르고.
―---담배 먹구 꼴 비어!
맞은쪽 저 바위 밑은 필시 호랑님의 드나드는 굴이리라. 음침한 그 위에는 가시덤불 다래넝쿨이 어지러이 엉클리어 지붕이 되어 있고, 이것도 돌이랄지 연록색 털복숭이는 올망졸망 놓였고,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뻐꾸기는 날아와 그 잔등에 다리를 머무르며.
―---뻐꾹! 뻐꾹! 뻐뻐꾹!
어느덧 이뿐이는 눈시울에 구슬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물 바구니가 툭, 하고 땅에 떨어지자 두 손에 펴든 치마폭으로 그새 얼굴을 폭 가리고는 이뿐이는 흐륵흐륵 마냥 느끼며 울고 섰다.
이제야 후회나노니 도련님 공부하러 서울로 떠나실 때 저도 간다고 왜 좀더 붙들고 늘어지지 못했던가,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만 미어질 노릇이다. 그러나 마님의 눈을 기어 자그만 보따리를 옆에 끼고 산속으로 이십 리나 넘어 따라갔던 이뿐이가 아니었던가. 과연 이뿐이는 산등을 질러갔고 으슥한 고갯마루에서 기다리고 섰다가 넘어오시는 도련님의 손목을 꼭 붙잡고,
"난 안 데려가지유!"
하고 애원 못 한 것도 아니니 공연스레 눈물부터 앞을 가렸고 도련님이 놀라며,
"너 왜 오니? 여름에 꼭 온다니까, 어여 들어가라."
하고 역정을 내심에는 고만 두려웠으나 그래도 날 데려가라고 그 몸에 매어달리니 도련님은 얼마를 벙벙히 그냥 섰다가,
"울지 마라 이뿐아, 그럼 내 서울 가 자리나 잡거든 널 데려가마."
하고 등을 두드리며 달래일 제 만일 이 말에 이뿐이가 솔깃하여 꼭 곧이듣지만 않았던들 도련님의 그 손을 안타까이 놓지는 않았던 걸…….
"정말 꼭 데려가지유?"
"그럼 한 달 후에면 꼭 데려가마."
"난 그럼 기다릴 테야유!"
구매가격 : 500 원
정분
도서정보 : 김유정 | 2020-08-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들고 나갈거라곤 인제 매함지박 키쪼각이 있을뿐이다. 체량 그릇이랑 이낀 좀하나 깨지고 헐고하야 아무짝에도 못쓸것이다. 그나마도 들고 나설랴면 안해의 눈을 기워야 할턴데 맞은쪽에 빤이 앉었으니 꼼짝할 수 없다. 허지만 오늘도 밸을 좀 긁어놓으면 성이 뻐처서 제물로 부르르나가버리리라. 아래묵의 은식이는 저녁상을 물린 뒤 두다리를 세워 얼싸안고는 고개를 떠러친 채 묵묵하였다. 묘한 꼬투리가 선뜻 생각키지않는 까닭이었다.
웃방에서 나려오는 냉기로하야 아랫방까지 몹씨 싸늘하다. 가을쯤 치받이를 해두었든면 좋았으련만 천정에서 흙방울이 똑똑 떨어지며 찬바람이 새여든다. 헌옷때기를 들쓰고앉어 어린아들은 화루전에서 킹얼거린다. 안해는그 아이를 옆에 끼고 달래며 감자를 구어먹인다. 다리를 모로 느리고 사지를 뒤트는냥이 온종일 방아다리에 시달린 몸이라 매우 나른한 걋潔駭? 하품만 연달아 할뿐이였다.
구매가격 : 500 원
보은단 유래
도서정보 : 윤백남 | 2020-08-04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조선 선조(宣祖) 때 역관(譯官) 홍순언(洪純?)이 변무사(辨誣使)를 따라 연경(燕京)에 가 후한 뇌물을 주고 숫처녀인 창녀(倡女) 한 사람을 구출해 주었는데, 그 창녀가 나중에 상서(尙書) 석성(石星)의 총희(寵姬)가 되었다. 얼마 뒤에 홍순언이 또 연경에 들어가자 그 여인이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으로 손수 짠 보은단 100 필을 홍순언에게 바쳤다 한다.
구매가격 : 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