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도서정보 : 정세랑 | 2019-08-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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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왔어. 2만 광년을, 너와 있기 위해 왔어.
우주가 아무리 넓어도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우주 가장자리에서 일어나 모두가 기억하게 된,
외계인 경민과 지구인 한아의 아주 희귀한 종류의 사랑 이야기!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작가 정세랑의 두번째 장편소설. 칫솔에 근사할 정도로 적당량의 치약을 묻혀 건네는 모습에 감동하는 한아는 저탄소생활을 몸소 실천하는 의류 리폼 디자이너다. 그녀는 ‘환생’이라는 작은 옷 수선집을 운영하며 누군가의 이야기와 시간이 담긴 옷에 작은 새로움을 더해주곤 한다. 한아에게는 스무 살 때부터 좋아한, 만난 지 11년 된 남자친구 경민이 있다. 늘 익숙한 곳에 머무려 하는 한아와 달리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경민은 이번 여름에도 혼자 유성우를 보러 캐나다로 훌쩍 떠나버린다. 자신의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 경민이 늘 서운했지만 체념이라고 부르는 애정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한아. 때마침 캐나다에 운석이 떨어져 소동이 벌어졌다는 뉴스에 한아는 걱정이다. 경민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어딘지 미묘하게 낯설어졌다. 팔에 있던 커다란 흉터가 사라졌는가 하면 그렇게나 싫어하던 가지무침도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아를 늘 기다리게 했던 그였는데 이제는 매순간 한아에게 집중하며 “조금 더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달라진 경민의 모습과 수상한 행동이 의심스러운 한아는 무언가가 잘못되어간다고 혼란에 빠지는데……
구매가격 : 9,100 원
네 사랑 받기를 허락지 않는다
도서정보 : 최영숙 | 2019-08-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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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은 우리나라 여성 가운데 경제학을 전공한 첫 번째 인물이다. 보통사람은 학교 문턱도 가보기 어렵던 시절에 그는 중국 유학을 거쳐 스웨덴까지 가서 경제학을 공부하였다. 그가 스웨덴을 택한 것은 당시 세계 여성운동의 지도자 엘렌 케이를 만나고 사회과학이 발달한 나라에서 학문을 연마해 나라와 겨레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고학해가며 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지 6개월 만에 요절하고 만다. 5개국어에 능통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갖춘 재원이었지만, 식민지 조선은 여성인 그에게 일할 기회조차 제공하지 못했다.
이 책은 한 시대 역사의 격랑 속을 치열하게 고민하며 산 한 선각자를 조명하기 위한 기획이다. 그의 생각을 가감 없이 엿볼 수 있는 것은 오직 그가 남긴 기록이다. 이 책에는 최영숙이 쓴 모든 글을 한데 모았다. 기사 속에 들어 있는 글이라 할지라도 최영숙의 육성이 담긴 것이라면 추려내었다. 최영숙의 삶과 죽음을 다룬 주요 잡지 기사도 모두 모았다. 비록 흥미 본위의 글이라 할지라도 최영숙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최영숙의 글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인도 기행문이다. 그는 마하트마 간디와 사로지니 나이두 두 사람을 만나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인도를 찾았다. 그에게 인도는 조선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출구였다. 귀국길에 인도뿐 아니라 유럽 각지를 두루 둘러 본 것도 학문 연구를 넘어 ‘실지적 생의 싸움을 실험’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발굴하고 새로 쓰기 위한 ‘일제강점기 새로읽기’ 시리즈의 하나다.
구매가격 : 9,000 원
이순신 홀로 조선을 구하다
도서정보 : 사토 데쓰타로, 세키코세이, 오가사와라 나가나리 | 2019-08-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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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가 이순신 전기를 집필한 것은 1908년이었다. 놀랍게도 그보다 16년 앞선 1892년에 일본에서 최초로 이순신 전기가 출간되었다. 그리고 당시 메이지 시대 일본 해군도 이순신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그래서 시바 료타로 같은 작가는 ‘이순신을 발견한 것은 메이지 일본 해군’이라는 말을 내뱉었을 것이다. 이들이 이순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국의 필요에 의해서였지만, 그들은 세계의 해전사를 연구하면서 영국의 넬슨이나 네덜란드의 데 로이테르 같은 세계적인 해군 장수들도 이순신에 미치지 못함을 새삼 깨닫는다. 그리하여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이순신 신화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같은 기록은 나중에 우리 작가들에 의한 이순신 전기 집필에도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모든 이순신 전기의 효시는 세키코세이가 저술한 《조선 이순신전》이다. 임진전쟁에 참가한 일본 수군의 전모를 비판적으로 살피면서 이순신을 조명하는 내용이다. 메이지 일본 해군 내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문필가는 사토 데쓰타로와 오가사와라 나가나리였다. 이들 역시 이순신을 흠모하고 이순신에 관한 기록을 남겼다. 《일본제국해상권력사강의》는 오가사와라 나가나리가 해군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제5장의 대부분은 이순신과 관계된 내용이다. 이 책은 해군 장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나중에 해군대학교 교장을 지낸사토 데쓰타로는 누구보다 이순신을 존경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 역시 자신의 이론을 집대성한 《제국국방사론》속에 이순신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 있지만, 그가 이순신에 관해 가장 체계적으로 기술한 글은 1927년에 쓴 〈절세의 명장 이순신〉이다. 이들 3편의 글은 메이지에서 다이쇼 시대 일본 해군과 일본인들의 이순신관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기록이다.
이 책 〈이순신 홀로 조선을 구하다〉는 이들 3편의 글을 묶은 것이다. 이순신 연구자, 근세 일본 연구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임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구매가격 : 11,000 원
당신의 속도로, 당신의 순간에 날마다 용감해지기
도서정보 : 탄야 페터스 | 2019-08-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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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될 순 없지만, 매일 조금씩 용감해지는 법!
이 책은 일상에서 용기 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거창한 ‘영웅’ 같은 용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필요한 용기를 말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친구나 연인 사이에서 우리는 날마다 ‘참는 법’을 강요받는다. 완벽에 대한 환상 속에서 작은 실수도 두려워하며 벌벌 떤다. 그렇게 주눅 들고, 그래서 매일매일 자존감이 낮아진다. 또 내면의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난 안 돼’ 하면서 스스로 의지를 꺾곤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작은 용기’를 일으켜 세우는 법을 말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을 인지하면서도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는 능력이다. 그리고 용감한 인생이란 자기주도적으로 사는 것이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다. 그러니 완벽에 대한 환상은 버리고, 명랑하게 실수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저자의 메시지를 정리하면 이렇다. “세상은 용감한 자의 것. 그러나 누구도 용감하게 태어나진 않는다. 용감해지도록 노력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당신도 노력과 훈련으로 어제보다 더 용감해질 수 있다!”
어제보다 더 용감해진 나를 위하여
‘힘들어도 용기를 잃지 마’, ‘용기를 갖고 힘을 내!’
살면서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하거나 위기를 겪을 때, 혹은 두려움이 앞서는 변화를 앞두고 있을 때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하거나 누군가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모두 좋은 의도가 담긴 말이고, 그렇게 하는 게 맞는다는 걸 알지만 사실 이런 말을 듣는다고 해서 용기가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곱씹다보면 막막해지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용기가 도대체 뭐지?
누구나 용기 있고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용기를 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운 적은커녕 그런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도 잘 없다. 용기도 근육처럼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는 더욱더 생소하다. 그보다 용기라는 덕목은 사람마다 각자 타고난 정도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일반적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의 저자 탄야 페터스는 용기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용기 있는 사람들의 정의부터 다시 내린다. 저자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용기 있는 사람들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용기는 근육과 같아서 저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훈련하면 전보다 용감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사람마다 어렵다고 느끼는 대상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용기를 발휘해야 하는 순간도 저마다 다르다고 설명하며, 그렇기 때문에 남들과의 비교를 멈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용기에 관한 작은 이야기 하나
한 숲속에서 동물들이 죽어나갔다. 무시무시한 곰이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리스트에 이름이 적히면 죽는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침, 수사슴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이에 고슴도치와 여우는 불안을 감출 수 없었다. 고슴도치가 여우에게 말했다.
“여우야, 그 얘기 들었어? 곰이 리스트를 갖고 있대. 거기 수사슴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그래서 죽은 거래. 그 다음은, 그 다음은 분명 나일 거야.”
여우와 고슴도치는 겁을 잔뜩 먹고, 죽을 걱정을 하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았다. 둘은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날 아침, 이번에는 여우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고슴도치는 또다시 잔뜩 흥분한 채로 숲속을 떠돌다 작은 겁쟁이 토끼를 만났다.
“토끼야, 토끼야, 그 얘기 들었니? 곰이 리스트를 가지고 있대. 그 리스트에 이름이 적히면 죽는 거야. 거기에 수사슴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그래서 죽은 거래. 여우의 이름도 적혀 있었는데 여우도 죽었어. 그 다음은, 그 다음은 분명 나일 거야.”
둘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대책이 서지 않았다. 그렇게 둘은 목숨을 잃을 것을 걱정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날 아침, 예상은 역시 빗나가지 않았다. 고슴도치가 죽은 채로 발견된 것이다. 겁쟁이 토끼는 패닉에 빠져 숲속을 돌아다녔지만 어떤 동물과도 마주칠 수 없었다. 곰이 리스트를 가지고 있고, 그 리스트에 이름이 적히면 죽는다는 게 사실인 것 같았다. 토끼는 그 다음이 분명 자신의 차례일 거라고 생각했다.
작은 토끼는 죽음에 대한 큰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는 평소에 일상에서 발휘해본 적 없던, 자신이 가진 모든 용기를 끌어모았다. 그 덕분에 한편으로는 조금 용감해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겁에 질린 채로, 토끼는 곰이 사는 동굴로 향했다. 동굴에 도착한 토끼는 큰 숨을 들이마신 뒤 문을 노크했다. 그러자 곰이 투덜거리며 동굴 앞의 돌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그러나 한편으로는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문 앞의 토끼를 바라봤다. ‘요놈 봐라?’ 곰은 생각했다.
작은 토끼는 동굴로 오는 내내 중얼거리며 연습했던 질문들을 곰에게 하기 시작했다.
“곰아, 그게 사실이니? 네가 가진 리스트에 이름이 쓰이면 죽는다는 게?”
“그래.” 곰이 으르렁거렸다. “사실이야!”
작은 토끼는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이어갔다. “곰아, 내 이름도 리스트에 있니?”
“그럼.” 곰이 대답했다. “네 이름도 있지. 봐봐, 여기 있잖아. 네가 다음 차례로군!”
대답을 들은 작은 겁쟁이 토끼의 심장은 터질듯이 뛰었다. 그 순간, 토끼는 자신이 얼마나 삶을 사랑하는지를 떠올렸다. 그 생각은 토끼로 하여금 남아 있는 마지막 용기까지 쥐어짜게 만들었다. 토끼는 마지막으로 또 한 번 물었다.
“곰아, 리스트에서 내 이름 좀 지워줄 수 있겠니?”
토끼의 질문에 놀란 곰은 눈을 크게 떴다. 곰은 작은 토끼의 질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에게는 다음의 대답 외에 딱히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좋아, 작은 토끼. 네가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면, 내 리스트에서 너의 이름을 지워주지!”
그렇게 해서 작은 토끼는 곰의 리스트에서 이름을 지울 수 있었고, 그는 그때부터 스스로를 ‘용감한 토끼’라고 칭했다. 아직 죽지 않았다면, 용감한 토끼는 숲속 어딘가에서 여전히 용감하고 즐겁게 살고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0,500 원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
도서정보 : 김솔 | 2019-08-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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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역사에 가정을 매다는 행위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망각과 거짓말 사이에서 진짜 로마니rromani를 만나다!
박해와 멸시의 대상이던 로마니의 역사 속으로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두 권의 소설집과 세 권의 장편소설을 펴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 김솔이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로 신작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를 출선보인다. 2018년 초 두 권의 장편소설을 연달아 출간한 이후 1년 만에 펴내는 경장편소설이다. 독보적인 스타일과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국 문학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김솔은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기도 하다.
이국의 낯설고, 때로는 모호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의 작품은 장르적 실험과 독특한 질감의 상상 세계를 보여주면서 독자들에게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왔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작품 세계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면서 그 매력을 더하는데,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은 그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가상의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우리의 과거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로마니의 왕, 퀴에크 가문의 연대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박해와 멸시의 대상이었던 로마니의 역사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로마니는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살고 있는 유랑 민족으로, 흔히 영미권에서는 집시, 프랑스에서는 보헤미안 등으로 불린다. 집시는 이집트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그 기원은 확실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스스로를 ‘사람’의 의미를 가지로 있는 롬(Rom) 혹은 로마(Roma)라고 부르는데, 국제집시연맹은 rrom, 혹은 rroma, rromani로 명칭을 통일하여 공식적인 서류나 회의석상에서 사용하고 있다(‘r’이 두 번 쓰인 것은 이탈리아의 로마나 루마니아와 혼동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집시라는 명칭은 인종 차별적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렇게 불리는 것을 원치 않으나 여전히 문제의식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 검색만 해보더라도 알 수 있다. ‘로마니’로 검색했을 때보다 ‘집시’로 검색했을 때 훨씬 더 많은 정보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명칭에서부터 우여곡절이 많은, 정착할 곳 없이 떠도는 숙명을 지닌 그들의 역사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파편적 기록들을 모아 소설로 완성해낸 이야기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우리의 얼굴은 또한 어떤 모습일지 함께 들어가보자.
“관용은 없고 편견뿐인 세상 사람들에게 새로운 눈과 귀”가 되어줄,
어느 로마니가家의 아주 특별한 기록
“현재란 과거의 결과물이나 미래를 길러내는 양분도 아니며,
오히려 미래의 결과물이자 과거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라고 생각하셨다.
어제의 삶은 오늘의 실수와 후회로 이미 파괴되었고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내일이 기약되어 있으며, 꿈 때문에 인간이 퇴화하고 있다고 걱정하셨다.”_ p. 91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책은 로마니의 역사, 특히 퀴에크 가문의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일반적인 소설의 모습이 아닌, 작중 화자가 써내려간 역사책의 형식이다. 이 역사책에는 참고 문헌 대신 특이하게도 괄호의 문장들이 있다. “여기까지 읽은 자에게 영광을!”로 시작하는 이 괄호 안의 문장을 황제와 그의 가족들 앞에서 절대로 소리 내어 읽으면 안 된다고 화자는 밝히고 있다. 황제와 그의 혈족들은 문맹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보일 수 없는 내용이 바로 이 괄호 안에 묶인 것이다.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역사가 아닌, 어쩌면 진실에 조금 가까운 이야기가 이 괄호 안에 있는 것일까. 조금은 특별한 형식의 이 기록물은 그 시작부터 독자들을 흡인력 있게 끌어당긴다.
이 책은 역사학자 보그단 마텔에 의해 기록된 셈 로만디의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다. 셈 로만디는 로마니의 황제 플로린 퀴에크에 의해 루마니아 영토 안에 건설된, 전 세계 모든 로마니의 유일한 자치국이다. 그런데 역사학자 는 사실 거짓 신분이라고 화자는 책의 도입부에서 밝힌다. 선교를 위해 셈 로만디에 파견되었으나 신분을 밝히지 못하고 역사학자라고 둘러댄 것이다. 교회를 세우는 일보다 성서를 번역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던 그는 로마니의 현실과 그들의 과거를 알수록, 이웃의 위선과 위악을 고발해야겠다는 의무감이 강력해졌다. 이 책의 기록은 그 결과물이다.
제국주의 시대, 나치의 만행은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되는 추악한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아픈 시기, 그 참혹한 역사의 뒷면엔 로마니가 있었다. 당시 유대인의 피해 사실과 저항의 활약상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로마니의 기록은 찾기 힘들다. 그들을 외면한 것은 누구였을까, 이 책을 읽는 이는 어쩌면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관용은 없고 편견뿐인 세상 사람들에게 새로운 눈과 귀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화자는 과연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그의 바람처럼 이 기록을 읽은 후 우리는 “진심으로 로마니를 위무하게 될”까.
「작가 노트」에서 김솔이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어쩌면 로마니의 역사가 우리와 전혀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었는지 모른다. 베를린의 모든 로마니가 체포되어 공동묘지와 쓰레기 매립장에 강제로 수용되었던 그때, 일장기를 달고 1등과 3등으로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두 명의 (우리나라) 선수는 패자의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
이 소설은 작가가 인용하고 있는 1937년 12월 25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집시의 조국 건설’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이 단신 기사에는 조국을 되찾게 된 유대인 이야기에 이어 방랑의 민족이 무솔리니로부터 일정 지방을 국가 건설을 위해 제공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국만리의 이 소식이 식민지하의 국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품게 했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는 작은 책 안에 거대한 서사를 담아 독자들을 압도하며, 그들의 이웃이었으나 그들을 외면했던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게 만든다.
◎ 본문 소개
로마니가 이웃에 미친 해악보다 오히려 이웃이 로마니에게 끼친 고통이 훨씬 컸지만 어떤 역사가도 그 진실을 가감 없이 기록하지 않았다. 로마니는 성서 밖의 오지로 추방되거나 성서 안에서 노예로 핍박받았고, 전쟁 중에 절멸 수용소에서 학살되기도 했다. 유대인도 이와 같은 처지였으나 신성한 책을 보관하고 꾸준히 읽은 덕분에 로마니와는 전혀 다른 운명을 얻었다. 유대인의 시오니즘에 자극받은 퀴에크 가문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더라면 로마니도 영광스러운 현재를 누리고 있을 것이나 그러지 못하는 것이 몹시 유감이다. (pp. 13~14)
로마니는 풍문에서 태어나서 풍문으로 사라지는 족속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것을 망각하지만 금세 빈자리를 채워 넣는다. 그들의 역사는 실재(實在)보다도 더 길고 풍성하며,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한꺼번에 포함되어 있다. 굳이 각각의 함량을 따지자면 과거의 비중이 가장 낮고 미래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는 사실보다 거짓이 많다는 뜻인데, 거짓이란 비록 현재까지 실현되지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증명되거나 공리처럼 증명 없이 인정받게 될 진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근거 없는 거짓말이 훗날 개인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p. 20)
역사에 가정을 매다는 행위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하나의 역사적 사실은 수백만 가지의 개연성이 작용한 결과이므로 그 사실을 수정하거나 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p. 25)
단 하나의 단어나 문장이 잘못되는 순간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역사가 통째로 부정될 수 있다. 왜냐하면 역사에서 인과율을 따르지 않고 일어나는 사건은 단 한 건도 없기 때문이다. (p. 69)
절멸 수용소 안에서 로마니와 유대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유대인의 활약상은 널리 알려진 반면 로마니의 그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로마니는 수용소에서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절망과 대결했다. 그들은 거짓 희망에 쉽게 현혹되지 않기 때문에 자해와 가까운 행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수천 년 동안 전염병과 가뭄, 굶주림에서도 거뜬히 살아남은 그들이 나치의 수용소에서만큼은 거의 살아남지 못했던 까닭은 인간의 범죄가 자연의 섭리보다도 더욱 잔악하고 집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치보다 나치의 부역자들이 더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나치를 찾아내고 없애는 건 쉽지만, 그들에게 부역한 뒤에 자신의 죄악을 숨긴 채 피해자들 사이에 숨어버린 자들을 없애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세계에서 로마니는 영원한 박해와 차별을 피할 수 없다. (pp. 72~73)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시작되자 유럽의 모든 나라는 승전국의 자격으로 독일로부터 배상금을 챙겼다. 심지어 국가가 없던 유대인마저도 영토를 얻었으나, 로마니만큼은 보상은커녕 관심조차 받지 못하다가 전쟁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갔다. 그들은 용서와 망각을 강요받았다. 통일된 언어와 종교가 없다는 사실보다 로마니의 미래를 걱정하고 비전을 제시할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이 로마니를 유대인과는 정반대의 길로 이끌었다. 그리하여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로마니는 또다시 반세기 동안 굴욕과 압제를 견디면서 메시아를 기다려야 했고,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가 나타나 로마니 최초의 자치국을 유럽 안에 건립했을 때 비로소 자신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다고 크게 기뻐하며, 세계 곳곳에서 축하 파티를 열고 수일 동안 춤추고 노래했다. (pp. 75~76)
구매가격 : 8,000 원
해피 아포칼립스
도서정보 : 백민석 | 2019-08-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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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자본 전쟁의 사상자들이 펼치는 마지막 향연
“괜찮아. 어차피 미래는 없을 테니.”
세상에 끝에서 우리는 한번 웃을 수 있을까
“세상은 꼭 인간의 상상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현실은 인간의 상상력보다 느리기도 하고 빠르기도 하고,
당연히 아무도 바라지 않았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_ p. 13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1990년대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그은 백민석은 10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그 명성을 이어가며, 최근엔 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여전히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로 신작 『해피 아포칼립스!』를 선보인다. 강렬하고 충격적인 단편소설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장편소설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던 그이기에 이번 경장편소설에서는 어떤 즐거움을 안겨줄지 기대된다. 작가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주 특별한 ‘종말의 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문학 작품에 나타나는 ‘종말’의 상상력이 따뜻하고 희망적일 리는 만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라는 수식이 붙는 종말은 어떤 모습일까. ‘공포’와 ‘악’에 관한 이야기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믿고 보는 작가 백민석이기에, 이 천진한 제목 앞에 기대와 호기심은 더욱 높아진다.
이 작품은 “달나라에 첫발을 디뎠다고 난리가 난 지 70년도 더 지”난 때, “개포동을 지나 구룡산 중턱의 만 가족 타운하우스”에서 벌어지는 파티를 그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후, 서울의 강남에 위치한 ‘만 가족 타운하우스’로 향하는 차 안에서 혜주와 최가 나누는 대화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기상 이변으로 지구는 달아올랐고, 한낮엔 햇빛 때문에 민얼굴로 나갈 수도 없는 거리에는 배회하는 늑대인간, 좀비족, 뱀파이어 들이 구차한 삶을 연명하고 있다. 한데 이 모습이 허무맹랑한 상상의 결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 불과 얼마 전 우리는 끔찍한 미세먼지로 덥힌 공포스러운 하늘을 경험했고, 그것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진행형의 현실이다. 이상기후는 전 지구적 문제이며, 기후 난민에 대한 뉴스도 낯설지 않은 이야기이긴 마찬가지다. 또한 가속화되는 미중 무역 전쟁의 유탄은 언제 한국으로 날아들지 모른다. 관세 부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되면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이에 따른 피해가 한국으로 이어질 거라는 분석은 우리를 또 다른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이쯤 되면 작가 노트의 한 문장이 떠오르며 한 걸음 더 가깝게 와닿는 작품 속 상황의 섬뜩함을 지울 수 없다. “이 소설의 상당량은 오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답게 죽을 것인가, 돌연변이로 살아남을 것인가
― 참혹한 살육의 난장에서 ‘해피’ 아포칼립스는 가능할까
“저 늑대인간들을 좀 봐.”
은이 민이에게 전망경을 넘겨주며 말했다.
“가난은 불치병에 전염병이라고.
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늑대인간이 된 거고.”_ pp. 126~127
혜주와 최가 향하는 ‘만 가족 타운하우스’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엘리트 만 가족이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민석이 「작가 노트」에서 “우리 사회에서 서울 대치동의 타워팰리스가 띠어온 상징적 의미를 생각하면 우리는 이미 ‘만 가족 타운하우스’를 가진 셈이다”라고 적은 것처럼, 이 작가가 그리는 미래와 종말의 상상력은 철저하게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데 오늘의 현실을 담아낸 가상의 공간이 기괴하기 짝이 없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극대화시킨 소설 속 배경은 그래서 더욱 읽는 이를 아득하게 한다.
최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였던 은의 입주 축하 파티에 스내퍼로 방문한다. 상위 1퍼센트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답게 ‘만 가족 타운하우스’는 밖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바깥의 불행이 그들에게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지아에 전망경을 설치한 후 반대편 건물에서 떨어져 자살하는 이들을 지켜보고, 늑대인간족, 좀비족, 뱀파이어족을 해치운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으며, 가난은 불치병에 전염병이라고 말하는 이들. 작가는 이것을 “종말 문학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실은 경제 재앙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 전쟁이 방아쇠가 되어 발발한 자본 전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전쟁인지도 모른 채 참전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경제적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 전쟁의 희생자 혹은 사상자의 많은 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또한 돌연변이를 일으켜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한 자들은 늑대인간족이나 뱀파이어족, 좀비족 같은 끔찍한 것들로 변했다. 자본 전쟁에서 패배한 이들은 지구에 덮친 환경 재앙에 그대로 노출되어 회복 불가능한 처지가 되어버렸고, 이 전쟁에서 승리한 이들은 한때 패배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척했지만, 어느새 자신들만의 성에서 그들을 비웃고 손가락질하는 것이다. 그렇게 종말의 서막은 서서히 올라간다.
결국 그들이 견고하게 쌓아올린 ‘만 가족 타운하우스’로 배고프고 억울한 늑대인간족, 좀비족, 뱀파이어족이 몰려든다. 총에 맞아 머리가 터지고 칼로 난자당해도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반란의 끝도 정해져 있는 듯하다. 승자는 역시 가진 자들일 것이다. 참혹한 살육의 난장에서 ‘해피 아포칼립스’를 맞이할 수 있을까. 소설의 마지막에서 최가 바라보는, 현실인지 미래인지 꿈인지 알 수 없는, 평범하지만 지극히 평화로운 장면은 그 끔찍한 장면들과 대비되어 독자들에게 더욱 애틋한 그림으로 남을 것이다.
이 책을 덮을 때, 소설이 너무 앞서나간다고, 인류는 소설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제 독자들이 대답할 차례이다.
◎ 본문 소개
“영화감독이든 소설가든 너무 앞서 나간다고.” 혜주가 말했다. “인류는 느려 터졌어. 한낮엔 햇빛 때문에 민얼굴론 편의점도 갈 수 없는데 지구를 가려줄 양산 하나 띄우지 못해 쩔쩔매잖아.” 지구가 너무 뜨거워지자 태양열을 가려줄 차단막을 대기권 너머에 띄우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술자들, 과학자들, 수학자들, 관료들…. 지구에 양산을 씌우자고 선동했던 그 인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넷플릭스.” 최가 중얼거렸다. (p. 10)
최는 만 가족 타운하우스에 처음 들어와보았다. 소문으로 듣거나 상위 1퍼센트의 삶을 다룬 언론 기사에서 어쩌다 보긴 했지만 실제로 겪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는 초대받은 손님이면서도 난파한 로빈슨 크루소 같았고, 타운하우스 바깥세상의 현실이 자꾸 떠올라 불안하고 두려웠다.
바깥세상에 사는 최의 현실은, 녹내장이 슬어가는 눈처럼 뿌옇게 흐려지고 있었다. 아니, 모래 바닥에 가라앉아 수압으로 빠르게 흐물흐물해져가는 심해 생물의 사체 같았다. 그의 현실은 현실 자체의 압력에 부스러져 형체를 알 수 없게 된 사체의 살덩어리 같았고, 그는 매일이 몽롱세계에서 사는 것만 같았다. (p. 26)
최는 나이가 더 들어서야 자살이 한국 사회의 만성질환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와 은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두 명이 더 본관 옥상에 올라갔다. 카밀라 카베요의 노래를 부르던 그 아이도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결국 지하철에 뛰어들었다. 소문으로 듣거나 동영상으로 보는, 그런 자살이 아니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도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차에 뛰어드는 아이들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 했다. 대학 입학식 날에도 강당 입구 돌계단을 물들인 핏자국을 봤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를 해서도 그는 장교의 차를 몰다가 막사를 들이받은 운전병의 뒷수습을 해야 했다. (p. 42)
혜주의 말처럼 서울은 갈수록 더럽고 위험한 곳이 되어갔고, 그 주거비 리스크의 영향인 범죄와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서울 시민 모두가 평등하게 부담했다. 하지만 최가 보기에 그녀는 아직 덜 가난해져봤다. “아파트가 20억이면 뭐해. 해 떨어지면 무서워서 바깥에 나오지도 못하잖아!” 하고 그녀는 분통을 터뜨렸지만, 그런 아파트도 없는 최의 가족은 대낮에도 거리에서 공포를 느꼈다. (pp. 79~80)
민이는 혜주가 나중에야, 자기 신랑을 뜯어먹은 게 늑대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안 것처럼 그 소녀가 좀비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소녀의 피부를 뒤덮은 멍은 산 채로 몸이 썩어가면서 생기는 시반 같은 것이었다.
“좀비라니…. 그게 뭐였든,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고양이 밥을 다 훔쳐 먹었을까 싶으면서도 불안한 예감이 자꾸 들어. 저것들이 언젠가는 은혜도 모르고 내 뒤통수를 치고 내 내장을 뒤집어놓겠지, 내 뼈까지 다 발라먹겠지 하는.” (p. 101)
중국과 미국의 무역 전쟁이 방아쇠가 되어 전 세계가 억지로 참전한 자본 전쟁이 발발했다. 선진국,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경제가 바닥을 뚫었다. 치솟는 실업률을 따라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계층의 사망률도 치솟았다. 그에 더해 절망하고 굶주린 사람들 위로 환경 재앙이, 가뭄과 태풍과 홍수와 섭씨 50도의 난파와 섭씨 영하 20도의 한파가 밀어닥쳤다. (pp. 124~125)
그렇게 사람들은 전쟁인 줄도 모르고 참전했고, 그 전쟁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경제적으로 사망했다. 낙담하고 병든 자본 전쟁의 희생자, 경제적 사상자 중에 많은 수가 물리적으로도 목숨을 끊었다. 아니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늑대인간족이나 뱀파이어족이나 좀비족 같은 끔찍한 것들로 변했다. 돌연변이를 일으켜서라도 목숨을 부지하려 했다. (p. 126)
그는 이 불평등한 세계가 마지막 순간에 평등을 이루는 광경을 보고 있는 듯했다. 패배자든 아니든 모두 다 함께 종말을 맞는다면 억울할 것도 불행할 것도 없었다. 한 세계가 몰락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인류는 수백 년 전에 그중 한 길을 선택했고, 어느새 그 길의 끝에 와 있었다. (p.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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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간호사가 되어간다
도서정보 : 김혜선 | 2019-08-0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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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반짝이는 별, 그대를 사랑합니다
병원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밤을 새우고, 생사의 현장에서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간호사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쓴 책. 병원에서의 하루하루를 일기처럼 써 내려간 이 책 속에는 ‘백의의 천사’라는 이미지 속에 가려져 있는 ‘인간’의 이야기들이 담겼다. 20년차 간호사 ‘삼월이’의 눈에는 환자와 함께 웃고 우는 모든 간호사들이 반짝이는 별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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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익 비오는 길 외
도서정보 : 최명익 | 2019-07-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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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길」의 주인공은 사진사와 안면을 트고 술잔도 나누는 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나 그 관계는 사진사의 죽음으로 허망하게 끝나며 타인은 언제까지나 노방의 타인이기를 바라며 지금부터는 더욱 독서에 강행군을 하리라고 계획합니다. 병일의 근무처 주인, 사진사, 기생을 따라다니는 한 사내 등 병일의 눈에 비친 타인들은 모두 인색하고 속물이며, 병일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자기의 껍질 속으로만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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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어린벗에게 외
도서정보 : 이광수 | 2019-07-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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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벗에게」는 일방적 발신형태의 서신 네 편으로 구성된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소설입니다. 여기에서 수신자로 지칭된 ‘어린 벗’이란 특정한 청자라기보다는 발표지인 『청춘』의 독자일반으로 생각됩니다. 말하자면 작가가 독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건네는 방식이죠.
구매가격 : 2,000 원
[개정판] 천등산
도서정보 : 손재찬 | 2019-07-30 | PDF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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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글
이 책, 엄청난 천기비밀을 공개!! 해주는 신비소설 《천등산》은 2009년도에 첫 출간을 하였고, 10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을 계속하면서 필자는 홍익인간을 펼치려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흥미와 깨달음을 동시에 안겨주는 좋은 책은 드물고, 또한 많은 작가들이 있지만 2천억 원 큰 상가의 대주주 겸 회장까지 성공을 하고 또다시 산(山)속으로 들어가 10년 동안 도(道)를 닦고 신선(神仙)경지까지 오른 도사작가는 드물 것입니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현재진행형으로 산(山)속에서 홀로 기도와 명상수련을 하면서 ‘신통술’을 이루어내는 과정과 그 신통술로 신(神)들의 비밀과 운(運)작용의 비밀을 알아내어 인간세상에 모두 밝혀주는 엄청난 ‘천기누설 이야기’를 펼쳐가면서 중간 중간에 알박기로 세상의 모든 진실과 최고로 잘사는 기술을 모두 밝혀주는 아주 귀중한 보물책입니다.
또한 책 뒷편에는 필자가 평생동안 체험으로 터득한 삶의 지혜를 직접 가르쳐주는 ‘특별부록편’을 실어서 생존경쟁이 치열한 현대인들에게 ① 부자되는 방법 ② 무병장수하는 방법 ③ 깨달음을 얻는 방법 등 인생 3박자 성공을 위한 ‘좋은 글귀 모음’을 수록해 놓았습니다.
이 책을 한 번만 읽으면 지식과 지혜가 10배까지 상승을 합니다!!!
‘개정판’ fact 신비소설 《천등산》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21세기 현자 손재찬 도인 전함.
구매가격 : 9,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