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방
도서정보 : 이무영 | 2023-03-2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어서 먼저들 휭하니 올러가거라. 내 담배 한 대 피우고 이내 뒤쫓아갈께시니…”
지게 위 목판에다 마지막으로 무나물 보시기를 얹어놔주며 문 서방은 말했다. 큰놈은 그래도 철이 들어서 아버지의 눈치를 슬슬 보며 버티어논 지게 앞으로 가더니 한쪽 무릎을 세우고 어깨를 디어민다.
“엎지를라. 비알을 올러갈 때 몸뚱일 앞으로 폭 까우려.”
“예 ―”
“창식인 집이서 분이나 데리구 놀잔쿠.”
막걸리 담긴 주전자를 들고 앞서는 둘째놈을 보고 문 서방이 달래듯 말을 하니 큰놈이 받아서,
“그래라. 그 주전잔 인 주구 분이하구 간난이나 데리구 놀어.”
“나두 싫은걸.”
“인저 또!”
중식(큰놈)이는 제법 형의 위엄이나 보이려는 듯이 눈을 딱 부릅뜬다.
“간난인 누나가 보잔나. 분이두 간다는걸!”
“난두 간다나!”
하면서 저만큼이나 앞서 달아나는 분이를 보고 큰놈이 버레기 깨지는 소리를 친다.
“가긴 어딜 가! 이놈에 지지배!”
말뚝처럼 마당 한복판에 서서 이 꼴을 보고만 섰던 문 서방은 다 죽어가는 사람의 목소리로,
“놔두렴. 거 그리 멀지두 않구 허니…”
이렇게 큰놈을 타이르고,
“철들이 나기나 해서 그런다면 좋겄다만서두…”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문 서방 아내의 삼우제를 지내러 가는 구슬픈 광경이다.
구매가격 : 500 원
양녕대군의 종손
도서정보 : 이명선 | 2023-03-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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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서 서선으로 통하는 큰 길이 송도에 한 십리? 채 못간 곳에 불과 십여 호박에 안되는 조고마한 동리가 길에서 맛 근너 보이엿다. 이 동리에서 조곰 떨어저 산 속으로 무성한 소나무 숩에 싸이여 아담하게 지은 기와집 한 채와 사당 한 채가 덩금하게 잇섯다.
어느 여름날 무더운 저녁에 이 집 주인이 부채를 들고 마당 우를 어정어정하고 잇느란이 늙은 중 하나가 이 기와집 잇는 데로 집팽이에 몸을 의지하여 터벅터벅 걸어 들어왓다.
“지나가는 중이온데 날이 저물어 하로밤 자고 갈가 하고 차저 들어왓읍니다.”
하고 주인한테 공손히 절을 하엿다.
“이러한 산골을 차저주시니 고맙습니다. 저 사랑으로 들어갑시다.”
주인은 조금도 거릿김업시 늙은 중을 인도하여 사랑으로 들어갓다.
“아 - 참 아즉 저녁을 안 자섯게구먼요.”
주인은 늙은 중과 인사를 맛치고 저녁을 차려내 올여고 안으로 들어갓다.
“사랑에 손이 하나 왓스니 저녁 한 상만 차려 보내시요.”
부인은 방문을 열고
“? 어? 손님이 게시우 ─.”
가만히 그러나 반갑지 안흔 목소리로 대답하엿다.
“지나가는 중이라우. 날이 저물어 하로밤만 자고 간다오.”
주인이 이러케 대답하고 사랑으로 가랴 하니
구매가격 : 5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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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 이무영 | 2023-03-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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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먼저들 휭하니 올러가거라. 내 담배 한 대 피우고 이내 뒤쫓아갈께시니…”
지게 위 목판에다 마지막으로 무나물 보시기를 얹어놔주며 문 서방은 말했다. 큰놈은 그래도 철이 들어서 아버지의 눈치를 슬슬 보며 버티어논 지게 앞으로 가더니 한쪽 무릎을 세우고 어깨를 디어민다.
“엎지를라. 비알을 올러갈 때 몸뚱일 앞으로 폭 까우려.”
“예 ―”
“창식인 집이서 분이나 데리구 놀잔쿠.”
막걸리 담긴 주전자를 들고 앞서는 둘째놈을 보고 문 서방이 달래듯 말을 하니 큰놈이 받아서,
“그래라. 그 주전잔 인 주구 분이하구 간난이나 데리구 놀어.”
“나두 싫은걸.”
“인저 또!”
중식(큰놈)이는 제법 형의 위엄이나 보이려는 듯이 눈을 딱 부릅뜬다.
“간난인 누나가 보잔나. 분이두 간다는걸!”
“난두 간다나!”
하면서 저만큼이나 앞서 달아나는 분이를 보고 큰놈이 버레기 깨지는 소리를 친다.
“가긴 어딜 가! 이놈에 지지배!”
말뚝처럼 마당 한복판에 서서 이 꼴을 보고만 섰던 문 서방은 다 죽어가는 사람의 목소리로,
“놔두렴. 거 그리 멀지두 않구 허니…”
이렇게 큰놈을 타이르고,
“철들이 나기나 해서 그런다면 좋겄다만서두…”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문 서방 아내의 삼우제를 지내러 가는 구슬픈 광경이다.
구매가격 : 500 원
단지 커피일 뿐이야
도서정보 : 이선주 | 2023-03-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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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냄새와 함께 찾아온 엄마의 사랑은 과연 진짜일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선주 작가의 따뜻한 성장 소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2권이 출간되었다. 『단지 커피일 뿐이야』는 트라우마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것이 기존의 가족을 허무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아빠가 돌아가신 지 1년도 되지 않아, 주인공 산에게 갑작스럽게 새아빠가 생긴다. 새아빠의 이름은 브랜든. 동네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그는 집에서도 매일같이 커피를 내리고, 산은 새아빠의 등장 이후 온 집 안에 퍼진 커피 냄새가 역하기만 하다.
어느 날 산은 술을 마시고 브랜든의 카페 유리문을 부수고, 벌로 브랜든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산은 브랜든이 엄마와 카페 건물을 공동 소유했음을 알게 되고, 브랜든이 엄마에게 불순한 목적으로 접근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데…….
구매가격 : 10,100 원
마리 가족
도서정보 : 김은제 | 2023-03-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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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이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삼대가 살아온 이야기
삼대가 각자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는 사랑의 방정식
“이 소설은 이 시대에 생겨난 한국여성의 또 하나의 전형성을 묘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김승옥(소설가)
108년이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삼대가 각자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아 나서는 인간적인 먹빛 삶의 채취와 사랑 이야기다. 100년 동안 삼대가 속했던 시간은 마치 조각난 퍼즐을 맞춘 것처럼 역사가 한눈에 보인다. 삼대가 100년이란 긴 역사를 지나왔다. 하지만? 45억 년의 지구 나이를 인생같이 100년 줄여 생각하면 삼대 인생 100년은 비례적으로 1분 17초의?짧은 시간이다. ‘누가 분(分)들을 살해하였는가 그 찬란한 금빛 분(分)들을, 청춘의 일 분 일 분을, 붉은 코트를 입은 군인이 말한다. 내가, 내가 나의 나팔과 나의 칼과 나의 깃발로써, 내가 분(分)들을 살해하였다.
구매가격 : 10,800 원
생의 반여
도서정보 : 김유정 | 2023-03-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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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 9월 <중앙(中央)>에 발표된 김유정의 중편소설이자 김유정이 가족과 자신이 연모했던 박록주 이야기를 차용한 자기서사 소설. 연재 도중 세상을 떠나 미완소설로 남아있다.
구매가격 : 500 원
차부
도서정보 : 윤기정 | 2023-03-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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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정의 작품세계는 노동자들의 삶의 고통과 착취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그려냈으며, 계급문학운동의 이념적 요구를 기계적으로 반영한 것이 많다.
구매가격 : 500 원
마리 가족
도서정보 : 김은제 | 2023-03-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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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이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삼대가 살아온 이야기
삼대가 각자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는 사랑의 방정식
“이 소설은 이 시대에 생겨난 한국여성의 또 하나의 전형성을 묘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김승옥(소설가)
108년이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삼대가 각자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아 나서는 인간적인 먹빛 삶의 채취와 사랑 이야기다. 100년 동안 삼대가 속했던 시간은 마치 조각난 퍼즐을 맞춘 것처럼 역사가 한눈에 보인다. 삼대가 100년이란 긴 역사를 지나왔다. 하지만? 45억 년의 지구 나이를 인생같이 100년 줄여 생각하면 삼대 인생 100년은 비례적으로 1분 17초의?짧은 시간이다. ‘누가 분(分)들을 살해하였는가 그 찬란한 금빛 분(分)들을, 청춘의 일 분 일 분을, 붉은 코트를 입은 군인이 말한다. 내가, 내가 나의 나팔과 나의 칼과 나의 깃발로써, 내가 분(分)들을 살해하였다.
구매가격 : 10,800 원
사의 행렬
도서정보 : 이무영 | 2023-03-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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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 쎅트 시인 이혁 A급 C ─”
하고 외치다시피 하는 소리에 이혁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말 의외였다.
그는 일단 자기의 귀를 의심해 보았었다.
“내가 쎅트? 반동A급?”
그는 자기 고막에 남은 심사원의 탁한 말소리의 여음을 주워모아 다시 한번 음미해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막에 남은 여음은 분명히 A였다. B나 C라면 좀더 강한 여음이었을 것이다. 거기에는 유하고 부드러운 진동밖에 남아 있지 않았었다. 에이 ─ 정녕 쎅트 A라 했다. 반동이라 했고 또 A라 했다! 끝은 분명 C였다.
‘잘못이겠지! 무슨 착오겠지!’
이혁은 이렇게 생각했었다. 자위하자는 데서가 아니었다. 어디다 내세워도 부끄러울 데 없는 혁이었다. 해방 이후 꾸준히 반동분자들과 비린내가 훅훅 끼치는 투쟁을 해온 자기가 아니냐? 그 이혁이가 반동이 될 리가 있었던가?
쎅트란 더욱 말이 안 되었다.
이념이 똑같다면서도 장안파니 정통파니 하고 싸움질을 할 때는 참석도 못한 혁이었지만, 근로니 인민이니 같은 공산당이 남북으로 나뉘고 소련파다,
조공파다, 그것이 다시 김일성과 박헌영, 무정 등의 직계니, 방계니 하고 주먹질을 했을 때도 그는 초연히 앉아서 자기의 할일만 꾸준히 해온 사람이었다.
“동무들! 일에 파가 무슨 파가 있소? 우리는 오직 일만 하는 파가 됩시다.”
이렇게 말해온 혁명시인 이혁이었었다. 그 혁이한테 쎅트란 당치도 않은 말이다.
“오해다. 그렇지 않으면 모략이고…”
끝내 이혁은 이렇게 생각했었다. 믿었었다. 그렇기에 그는 처음에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었다. 자기의 정체가 드러난다면 그들은 백배사죄하리라 했던 것이다. 아니 그는 유쾌하기도 했었다. 그것은 마치 진짜 형사가 가짜 형사한테 끌리어갈 때와 같은 근지러움이었다.
“어디로 가는가 보라지? 어디로 가서 뭐라고 하는지?”
혁은 이렇게 생각하고 혼자 속으로 웃고 있었다. 사실 이혁을 반동이라 함은 당치가 않았다. 쎅트란 말은 더욱 조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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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반여
도서정보 : 김유정 | 2023-03-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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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 9월 <중앙(中央)>에 발표된 김유정의 중편소설이자 김유정이 가족과 자신이 연모했던 박록주 이야기를 차용한 자기서사 소설. 연재 도중 세상을 떠나 미완소설로 남아있다.
구매가격 : 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