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려암 (고려장군 임난수, 누구를 위해 싸웠나!) 상
도서정보 : 임안수 | 2013-02-1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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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난수장군께서 말년을 보낸 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일대는 지금 큰 몸살을 앓고 있다. 면소재지였던 종촌의 종(宗)자와 임난수장군의 후손들이 거주하는 세거지의 세(世)자. 그 두 글자를 따서 지었다는 세종(世宗)이라는 우리역사의 가장 위대한 임금을 기린, 그 지역이 탈바꿈하고 있다. 작가는 그 임난수 장군의 19세손으로써, 상려암에 올라 선조를 생각했다고 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집필에만 일 년, 준비기간을 합하면 5년의 세월. 그 안에서 당신을 만나 행복했었다고. 살아계신 당신의 음성을 느끼며, 다정했던 당신의 채취와 할머니의 향내음이 현대를 사는 후손들에게 조상의 얼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롯이 살리라. 당신의 삶이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정의와 호국을 위해 싸우다 이름 없이 죽어간 많은 사람들. 그들을 기리고자 하는 마음 또한 담아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책 속의 한 문장]
나는 그의 목을 잘랐다. 그게 무장이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목덜미에서 피가 쉼 없이 떨어졌다. 목울대 사이로 삐져나온 목구멍에서 마지막 남은 울음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듯했다. 나는 그 울음을 장군에게 바쳤다. 장군은 그 울음을 나의 공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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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무렵
도서정보 : 이효석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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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은 1936년 《조광(朝光)》지에 발표된 이효석의 단편소설이다. 원제는 《모밀꽃 필 무렵》이었다. 한국의 현대단편소설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효석의 또한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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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산문
도서정보 : 이효석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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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왜 이리도 어지러운가.
거의 30년동안이나 걸어온 사람의 거리가 그렇게까지 어수선하게 눈에 어린 적은 없었다. 사람의 거리란 일종의 지옥 아닌 수라장이다.
신경을 실다발같이 헝클어 놓자는 작정이지.
문오는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눈을 감고 귀를 가리고 코를 막고 모든 감각을 조개같이 닫쳐 버리면 어지러운 거리의 꼴은 오관 밖에 멀어지고 마음속에는 고요한 평화가 올 것 같다. 쓰레기통 속 같은 거리. 개천 속같은 거리. 개신개신하는 게으른 주부가 채 치우지 못한 방 속과도 거리는 흡사하다. 먼지가 쌓이고 책권이 쓰러지고 수지가 흐트러진---그런 어수선한 방 속이 거리다. 사람들은 모여서 거리를 꾸며 놓고도 그것을 깨끗하게 치울 줄을 모르고 그 난잡한 속에서 그냥 그대로 어지럽게 살아간다. 깨지락깨지락 치운다 하라도 치우고는 또 늘어놓고 치우고는 또 늘어놓고 하여 마치 밑빠진 독에 언제까지든지 헛물을 길어 붓듯이 영원히 그것을 되풀이하는 그 꼴이 바로 인간의 꼴이요, 생활의 모양이라고도 할까. 어지러운 거리. 쓰레기통 같은 거리.
별안간 덜컥 부딪치는 바람에 문오는 감았던 눈을 떴다. 얼마 동안이나 눈을 감고 걸어왔던지 부딪친 것은 바로 집모퉁이 쓰레기통이었다.
다리뼈가 쓰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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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기
도서정보 : 이효석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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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기슭에 붉게 물든 담쟁이 잎새와 푸른 하늘,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이 한 폭도 비늘 구름같이 자취 없이 사라져 버렸다. 가장 먼저 가을을 자랑하던 창 밖의 한 포기의 벚나무는 또한 가장 먼저 가을을 내버리고 앙클한 회초리만을 남겼다. 아름다운 것이 다 지나가 버린 늦가을은 추잡하고 한산하기 짝없다.
담쟁이로 폭 씌어졌던 집도 초목으로 가득 덮였던 뜰도 모르는 결에 참혹하게도 옷을 벗기워 버리고 앙상한 해골만을 드러내게 되었다. 아름다운 꿈의 채색을 여지없이 잃어 버렸다.
구매가격 : 500 원
장미 병들다
도서정보 : 이효석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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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이라는 것을 허다하게 보았으나 그렇게도 짧고 어처구니없고 그러면서도 싸움의 진리를 여실하게 드러낸 것은 드물었다. 받고 차고 찢고 고함치고 욕하고 발악하다가 나중에는 피차에 지쳐서 쓰러져 버리는, 그런 싸움이 아니라 맞고 넘어지고 항복하고 그뿐이었다. 처음도 뒤도 없이 깨끗하고 선명하여 마치 긴 이야기의 앞뒤를 잘라 버린 필름 몇 토막과도 같이 신선한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 신선한 인상이 마침 영화관을 나와 그 길을 지나던 현보와 남죽 두 사람의 발을 문득 머무르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사람이 사람들 속에 한몫 끼여 섰을 때에는 싸움은 벌써 끝물이었다.
영화관, 음식점, 카페, 매약점 등이 어수선하게 즐비하여 있는 뒷거리 저녁때, 바로 주렴을 드리운 식당 문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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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도서정보 : 이효석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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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나 가으내나 그스른 얼굴이 좀체 수월하게 벗어지지 않는다. 아마도 해를 지나야 멀쑥한 제 살을 보게 될 것 같다. 바닷바람에 밑지지 않게 산 기운도 어지간히는 독한 모양이다.
"호연지기가 지나친 모양이지."
동무들은 만나면 칭찬보다도 조롱인 듯 피부의 빛깔을 걱정한다. 나는 그것을 굳이 조롱으로는 듣지 않으며 유쾌한 칭찬의 소리로 들으려고 한다.
"두구 보게. 역발산 기개세 않으리."
큰 소리도 피부의 덕인 듯, 나는 그을은 얼굴을 자랑스럽게 쳐들어 보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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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도서정보 : 이효석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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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화분]은 1939년 『조광』지에 연재되었다가 같은 해에 전작 장편소설로 출간된 바 있다. 남녀의 애욕을 다루었다고 해서, 발표 당시에도 상당한 논쟁을 촉발한 작품이다. 상업적 소설이 아닌 본격소설로서 [화분]만큼 남녀의 성 풍속도를 작품의 중심에 둔 작품은 일찍이 찾기 어려웠다. 남녀 간의 애정문제가 중심을 이루지만, 거기에다 등장인물들 간의 복잡한 성관계와 아울러 동성애까지 다루어 변태적이고 일탈적인 성격을 지녔다.
그러나 [화분]은 이효석의 작품 중에는 보기 드문 장편소설이다. 때문에 이효석의 작가적 면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으로서 문학사적 측면에서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구매가격 : 1,000 원
금수회의록
도서정보 : 안국선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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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회의록]은 1908년 [황구서적조합]에서 간행한 작품이다. 각종 동물들을 등장시켜 [인간 사회와 인간]이란 논제를 통해 인간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을 비판, 풍자하는 우화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이 다른 신소설과 다른 점은 '나'라는 1인칭 관찰자의 시점을 통하여 인간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관찰자인 '나'가 꿈속에서 인간의 비리와 인간의 간사한 현실 사회를 성토(聲討)하는 동물들의 회의장에 들어가 동물들의 회의 내용을 기록하여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액자소설의 형태와 몽유록계(系) 고대소설의 성격을 보여 주는 것이다. 즉, 꿈속에서 현실을 비판한 후 꿈을 깬다는 식의 서사적 구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 [금수회의록]은 일반적으로 신소설들이 지니고 있는 소재·주제의 한계를 벗어나 있는 점에서도 그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 할 수 있다. 즉, 권선징악적 주제나 이야기 서술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 비판의 주제 의식과 1인칭 관찰자 시점을 통하여 구체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신소설 작품과 구별된다.
작품의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서언 : 인간 사회 개탄 - 금수회의소 방청
2) 개회취지 : 회장의 개회 취지
3) 반포지효(反哺之孝)-까마귀 :제일석, 인간의 불효와 부실함을 동서 고금의 전거를 예로 들어가며 규탄
4)호가호위(狐假虎威) :제이석, 한 나라가 다른 나라 국세에 의존함과 인간의 음란을 아울러 규탄
5)정와어해(井蛙語解)-개구리:제삼석, 개화인의 내실이 없는 대외국관의 오류 및 관권과 도당의 해독을 비난,
6)구밀복검(口蜜腹劍)-벌:제사석,강대국에 의한 약육 강식의 풍조와 기독교 신앙에 의한 국민적 구제를 제의
7)무장공자(無腸公子)-게:제오석,국민들의 무주체성과 불법외인에 대한 무저항을 비난
8)영영지극(營營之極)-파리:제육석,인간들의 신의가 없음을 비난하고 아울러 사리사욕을 규탄
9)가정맹어호(茄政猛於虎)-호랑이:제칠석,전쟁에 있어서의 과학의 악용 및 현대 국가의 물욕과 포악함을 통박
10)쌍거쌍래(雙去雙來)-원앙:제팔석,인간의 음란성을 개탄하면서 정상적인 일부일처제를 주장
11)폐회 : 반성과 회개 촉구
이 소설에서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한마디로 금수보다 못한 세상이라고 치부하고 있다. 서언에서 작가 자신이 도덕과 의리의 붕과, 염치와 절개의 없어짐을 탄식하고 있는 대목은 이 작가의 시대 인식이 어느 각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당시 실정으로 볼 때 1905년의 을사보호조약 이후 대외적으로는 일제의 침략세력이 노골화되었고, 대내적으로는 확장되는 외세의 압력에 대응할 만한 주체적인 세력이 확립되지 못한 채 혼란을 자초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이른바 이러한 개화 풍조에 편승하여 혼미를 거듭하고 있던 당시 사회 각층의 의식구조와 지배층의 학정으로 인하여 온갖 비리가 횡행하던 양반 관료의 부패상에 대한 날카로운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금수회의록은 한말의 시대 상황 속에서 국권수호와 자주의식을 고취하여 무너져 버린 인간 윤리의 회복을 강조하기 위해 인간 세계를 비판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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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전
도서정보 : 강경애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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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잠이 들었을 때 중얼중얼하는 소리에 수방이는 가만히 정신을 차려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안 살림에 대한 걱정인 듯싶었다. 그래서 그는 포로로 눈이 감기다가 푸루룽하는 바람소리에 그는 또다시 눈을 번쩍 떠서 문켠을 바라보았다. '아이 저 바람 저것을 어쩌나!' 무의식간에 이렇게 중얼거리며 밤사이에 많이 떨어졌을 사과와 복숭아를 생각하였다. 이 생각을 하니 웬일인지 기뻤다. 무엇보다도 덜 익은 것이나마 배껏 먹을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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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도서정보 : 강경애 | 2013-02-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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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 큰아부지 만나거든 쌀 가져 온 인사를 하여라. 잠잠하고 있지 말고"
저녁술을 놓고 나가는 아들의 뒷멀미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바위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잠잠히 나와 버리고 말았다.
사립문 밖을 나서는 길로 그는 홍철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이나 무슨 기별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났던 것이다. 흥철의 집까지 온 그는 한참이나 주점주점하고 망설이다가 문안으로 들어서며 기침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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