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무진(江山無盡)(체험판)
도서정보 : 김훈 | 2012-05-2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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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첫 단편 「화장火葬」을 발표한 것은 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고도 2년이 지난 2003년 5월이었다. 나이 어린 동료 직원에게 연정을 품은 초로의 사내는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기만 할 뿐,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한다. ‘당신’이라고 감히 발음하기도 어려운 그녀. 뇌종양인 아내의 병수발을 하는 동안에도 원피스 옷깃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빗장뼈와 그 위로 드러난 푸른 정맥에 사내의 마음은 수줍게 떨리기만 하고, 아내의 빈소를 찾아 절을 하는 추은주의 완연한 몸매에도 그는 어쩔 줄을 모른다. 병들고 시들어가는 인간의 몸에 대한 적나라하고 섬뜩하리만큼 리얼한 묘사들이 돋보였던 이 첫 단편으로 그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첫 단편을 발표하고도 1년 6개월이 지난 2004년 겨울에야 그는 두번째 단편을 발표했고, 이듬해 5월에 발표한 「언니의 폐경」으로 다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첫 단편을 발표한 지 꼭 삼 년 만에 첫 창작집 『강산무진江山無盡』이 출간되었다.
여전히 ‘소설가’로 불리길 수줍어하는 그는 자신을 ‘자전거레이서’라 불러달라 하지만, 이제 그는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한 지 오 년 만에 세 개의 문학상을 거머쥔 온전한 ‘소설가’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열어볼 독자들은 아마, 벌써 다음 창작집을 기다리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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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구
도서정보 : 이영탁 | 2012-05-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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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재벌들의 변화를 꿈꾸다! 사회의 이익을 독식해온 재벌 가문에 메시지를 던지는 소설 『이정구』.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저자 이영탁의 첫 장편소설로, 다수 시민들의 소망을 외면하고 수십 년 동안 사회의 기득권을 독점해온 ‘벌족(閥族)’들이 변해야 세상이 바뀐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각 분야의 고위층 인사들, 특히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벌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대 최대의 재벌그룹인 삼현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정구. 삼현그룹은 3대 편법 세습, 비자금 축적 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다. 고조되는 시민들의 저항과 후계를 둘러싼 자식들의 분쟁, 가신들의 반란 속에서 이정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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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처가 괴담
도서정보 : 마광수 | 2012-05-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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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여성해방운동’만이 아니라
‘남성해방운동’도 일어날 껄~!
요즘 여권신장운동이 확산되면서 남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아내한테 매 맞고 사는 남편도 많고, 직장을 잃거나 병이 들면 아내가 도망가는 일도 많다.
물론 한국 같은 보수적 봉건사회에서는 아내한테 매 맞고 사는 남편보다 남편한테 매 맞고 사는 아내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미국 풍속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설사 아내가 바람을 피워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남자가 위자료를 줘야 할(아내를 사랑해 주지 않아 할 수 없이 아내가 바람을 피우게 됐다는 이유로) 날이 곧 도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젠 ‘여성해방운동’만이 아니라 ‘남성해방운동’도 적극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남자가 너무 기가 죽어 음양(陰陽)의 이치가 깨지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고, 모든 남성이 여성화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처가는 요즘만이 아니라 옛날에도 많았다. 그래서 “세상은 남자가 지배하고 남자는 여자가 지배한다”는 말이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본 어느 공처가 얘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본문 중에서
현대판 ‘전기소설’의 실험,
현대 판타지의 원조를 만나다
『공처가 괴담』은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연작 형태로 연결되어 각 작품의 독립된 내용 사이에 유기적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배열되어 있는『광마잡담』의 네 번째 이야기다.
『광마잡담』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양식의 현대적 적용, ‘사소설’ 기법의 도입, 그리고 ‘가벼움’의 서술미학 실험 등 몇 가지 면에서 작가의 창작 의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소설 양식인 ‘전기소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성수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우리 소설 전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서구의 문학과는 달리 주제나 형식면에서 대체로 ‘가벼운 소설’에 그 정서적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작가가 전기소설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시도하려는 의도는 지나치게 이념 일변도의 ‘무거운 주제’만을 ‘무겁게’ 다루고 있는 우리 문학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문학이론에 대한 입장, 즉 동양문학론에 기초한 문학의 이해 방식과도 상통한다. 그것은 ‘상징’에 관한 이론서 『상징시학』에서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재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보다는 ‘표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광마잡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전기성’은 ‘가벼움’의 서술미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구매가격 : 800 원
모란꽃 요정
도서정보 : 마광수 | 2012-05-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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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수호천사 같은 존재는 정말 있을까?
나를 지켜주는 요정을 찾아서……
이 세상에 나 자신을 지켜주는 요정 같은 존재는 정말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봄직한 이야기. 어릴 때 피터팬이 찾아와줄 지도 모른다는 상상과 주변의 꽃과 나무들도 모두 요정이 있다는 상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하다. 더구나 현실이 더 팍팍하면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 같은 ‘나의 요정’이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힘이 날 때가 있다.
작가는 “우울할 때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지고 자꾸 꿈속으로만 잠기고 싶어진다. 하지만 삶이 괴롭고 어려울 때뿐만 아니라 소설은 그 자체로 이미 ‘현실 도피’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또 작가는『광마잡담(狂馬雜談)』의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리얼’한 작품만이 고전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것이 아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동양 문화권에 속한 나라의 문학 작품들 가운데서 현대의 고전을 고른다면 아무리 시대가 1900년 이후라 하더라도, 동양 문학의 전통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계승 ?수용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말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참뜻이리라.
지금까지 다소 장황하게 밝힌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나는 현대판 전기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광마잡담(狂馬雜談)』을 썼다. 이중에는 옛 전설이나 설화를 패러디한 것이 많다. 이 책은 내가 몹시 우울할 때 쓰여졌다.
현대판 ‘전기소설’의 실험,
현대 판타지의 원조를 만나다
『모란꽃 요정』은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연작 형태로 연결되어 각 작품의 독립된 내용 사이에 유기적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배열되어 있는『광마잡담』의 세 번째 이야기다.
『광마잡담』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양식의 현대적 적용, ‘사소설’ 기법의 도입, 그리고 ‘가벼움’의 서술미학 실험 등 몇 가지 면에서 작가의 창작 의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소설 양식인 ‘전기소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성수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우리 소설 전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서구의 문학과는 달리 주제나 형식면에서 대체로 ‘가벼운 소설’에 그 정서적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작가가 전기소설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시도하려는 의도는 지나치게 이념 일변도의 ‘무거운 주제’만을 ‘무겁게’ 다루고 있는 우리 문학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문학이론에 대한 입장, 즉 동양문학론에 기초한 문학의 이해 방식과도 상통한다. 그것은 ‘상징’에 관한 이론서 『상징시학』에서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재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보다는 ‘표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광마잡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전기성’은 ‘가벼움’의 서술미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구매가격 : 800 원
미스터리 두 여인
도서정보 : 마광수 | 2012-05-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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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팬으로 상담을 요청해오는 독자,
묘령의 두 여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나는 독자들로부터 편지나 전화를 꽤 많이 받는 편이다. 내가 쓴 글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내용으로부터 성문제에 대한 상담 요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편지나 전화가 계속 온다.
나는 최대한 성의를 내어 엽서로라도 답장을 보내고 긴 전화상담에도 응해주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내 몸뚱어리는 하나이고 독자는 많다 보니 일일이 다 만나줄 수가 없다.
하지만 아주 간절하게 요청하면 이따금 만나주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대상은 아무래도 여성독자일 경우가 많다. 그건 역시 내가 오래전부터 몹시 외롭게 지내는 형편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의 목소리가 특별히 예쁘다든지, 말하는 품이 교양이 있어 보여 스토킹을 당할 염려가 없어 보인다든지 하는 경우,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성독자와 약속을 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
-본문 중에서
현대판 ‘전기소설’의 실험,
현대 판타지의 원조를 만나다
『미스터리 두 여인』은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연작 형태로 연결되어 각 작품의 독립된 내용 사이에 유기적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배열되어 있는『광마잡담』의 두 번째 이야기다.
『광마잡담』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양식의 현대적 적용, ‘사소설’ 기법의 도입, 그리고 ‘가벼움’의 서술미학 실험 등 몇 가지 면에서 작가의 창작 의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소설 양식인 ‘전기소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성수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우리 소설 전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서구의 문학과는 달리 주제나 형식면에서 대체로 ‘가벼운 소설’에 그 정서적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작가가 전기소설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시도하려는 의도는 지나치게 이념 일변도의 ‘무거운 주제’만을 ‘무겁게’ 다루고 있는 우리 문학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문학이론에 대한 입장, 즉 동양문학론에 기초한 문학의 이해 방식과도 상통한다. 그것은 ‘상징’에 관한 이론서 『상징시학』에서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재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보다는 ‘표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광마잡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전기성’은 ‘가벼움’의 서술미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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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인어 이야기
도서정보 : 마광수 | 2012-05-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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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어 이야기의 주인공은
왜 모두 다 암컷일까?
인어를 가지고 재밌는 얘깃거리를 만든 작가들은 얼마든지 많다.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 공주』가 되겠고, 그다음으로 유명해진 것은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미국 영화 <스플래쉬> 같은 것이 될 것이다(나는 그 영화를 보며 여배우 ‘데릴 한나’의 백치미에 홀딱 반했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동화작가 강소천(姜小泉)도 『인어』라는 동화를 쓴 바 있고, 『아라비안나이트』에도 인어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온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모든 인어 이야기들이 ‘암컷 인어’만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어란 것이 정말 존재한다면 반드시 수컷 인어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인어 이야기의 작가들은 모두 암컷 인어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인어 이야기를 쓴 작가들이 거의 다 남자들이었다는 점이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여자의 풍만한 유방’을 강조하려고 암컷 인어를 내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문 중에서
현대판 ‘전기소설’의 실험,
현대 판타지의 원조를 만나다
『야한 인어 이야기』는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연작 형태로 연결되어 각 작품의 독립된 내용 사이에 유기적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배열되어 있는『광마잡담』의 첫 번째 이야기다.
『광마잡담』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양식의 현대적 적용, ‘사소설’ 기법의 도입, 그리고 ‘가벼움’의 서술미학 실험 등 몇 가지 면에서 작가의 창작 의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소설 양식인 ‘전기소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성수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우리 소설 전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서구의 문학과는 달리 주제나 형식면에서 대체로 ‘가벼운 소설’에 그 정서적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작가가 전기소설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시도하려는 의도는 지나치게 이념 일변도의 ‘무거운 주제’만을 ‘무겁게’ 다루고 있는 우리 문학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문학이론에 대한 입장, 즉 동양문학론에 기초한 문학의 이해 방식과도 상통한다. 그것은 ‘상징’에 관한 이론서 『상징시학』에서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재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보다는 ‘표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광마잡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전기성’은 ‘가벼움’의 서술미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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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잡담
도서정보 : 마광수 | 2012-05-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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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마잡담』은 현대판 ‘전기소설’의 실험
그의 첫 장편소설 『권태』가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을 받도록 ‘페티시즘’을 주요 모티프로 하여 판타스틱한 묘사에 치중한 작품이었다면, 『광마잡담』은 관능적 묘사와 아울러 서사적 스토리텔링이 주는 속도감 넘치는 재미를 느끼도록 의도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광마잡담』에는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연작 형태로 연결되어 각 작품의 독립된 내용 사이에 유기적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배열되어 있다. 『광마잡담』에 배열된 아홉 편의 이야기 가운데 일인칭 ‘나’가 주인공으로 되어 있는 것은 「인어 이야기」 「두 여인」 「무덤 속의 여인」 「다이아나 이야기」「별은 멀어도」다섯 편이고, 삼인칭은 「모란꽃 이야기」 「공처가 이야기」「노루 이야기」 「도깨비집 이야기」 네 편이다.
『광마잡담』은 ‘전기소설(傳奇小說)’ 양식의 현대적 적용, ‘사소설’ 기법의 도입, 그리고 ‘가벼움’의 서술미학 실험 등 몇 가지 면에서 작가의 창작 의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우리의 전통소설 양식인 ‘전기소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김성수 평론가의 ‘작품해설’ 중에서
‘상징적 계시’가 뛰어난 전기소설의 부활, 현대 판타지의 원조
‘작가의 말’에 따르면, 전기소설의 특징은 그 ‘유현성(幽玄性)’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유현’이란 현실의 세계가 아닌 상상적 세계, 환상 세계를 말한다. 물질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과학 문명이 현상적인 가시(可視)와 가능의 세계를 밑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데 반하여, 동양의 생활 철학은 실용적이면서도 현실의 모든 양상을 불가지론적 관점에서 상징적 그림자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하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졌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인생은 이미 ‘꿈’으로밖에는 표현될 수 없는 지극히 애매모호하고 가변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현실을 영원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을 현실 그대로 보지 않는 일종의 ‘상징적 계시’가 필요하다.
김성수 문학평론가에 따르면, 우리 소설 전통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서구의 문학과는 달리 주제나 형식면에서 대체로 ‘가벼운 소설’에 그 정서적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작가가 전기소설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시도하려는 의도는 지나치게 이념 일변도의 ‘무거운 주제’만을 ‘무겁게’ 다루고 있는 우리 문학의 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 자신의 문학이론에 대한 입장, 즉 동양문학론에 기초한 문학의 이해 방식과도 상통한다. 그것은 ‘상징’에 관한 이론서 『상징시학』에서 그가 강조한 바와 같이, ‘재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보다는 ‘표현적 입장’으로서의 문학관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광마잡담』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전기성’은 ‘가벼움’의 서술미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광마잡담』은 인간의 본성을 잘 드러내주는 판타지 소설
역사상 많은 천재적 문학가들이 자기 자신이 처한 국한된 현실 상황과 이데올로기 또는 종교의 울타리 속에서,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비웃음과 경멸을 헤쳐 나와 당당히 자신의 벌거벗은 알몸뚱이 그대로를 내보였다.
그런 솔직하고 감성적인 삶, 즉 현상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 뒤편에 웅크리고 있는 본질을 상징적으로나마 이해하고자 몸부림쳤던 노력의 결실이 바로 뛰어난 고전 작품들이다. 선과 악을 뛰어넘어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의 가능성을 일깨워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이나 로트레아몽의 작품, 그리고 패륜아로 낙인 찍히면서 스스로의 본능을 숨김없이 고백하여 현대 심리학의 길을 열어준 사드나 자허마조흐의 작품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사드가 만들어놓은 사디즘이란 용어와 자허마조흐가 만들어놓은 마조히즘이라는 말은 오직 정신분석학이나 심리소설의 분야에만 응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정치학에까지도 응용되어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되어버렸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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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2
도서정보 : 신경숙 | 2012-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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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가 6년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펴낸 장편소설. 궁중 무희의 신분으로 프랑스 외교관을 사랑한 실존 여인, '리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19세기말, 시대의 역동 속에서 자기만의 운명과 사랑을 만들어간 한 여인의 모습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졌다.
'내가 리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사 년 전이다. 동시대인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본 대가로 깨진 유리조각들을 손에 움켜쥔 채 피 흘리고 있는 백 년 전 한 여인의 고통이 나를 엄습했다. R에게 전화를 걸어 A4용지 한 장 반 안에 갇혀 있는 그 여인을 소설로 되살려내보겠노라 했다. 그날로부터 나는 하던 일을 접고 리진을 찾아 헤맸다.'
작가 신경숙은 그렇게 이 여인, 리진과 조우했다. 그날부터 책이 나오게 된 오늘까지, 꼬박 사 년 동안 작가는 그녀, 리진에게 들려 있었고, A4용지 한 장 반 안에 갇혀 있던 그녀의 짧은 생은 신경숙의 손끝에서 자신만의 역사를 가지고 새롭게 태어났다.
왕비의 총애 속에서 궁중의 무희로 자라나, 조선의 궁 안에서 나비와 같이 춤을 추고, 물빛 드레스를 입고 파리의 거리를 거닐고, 모파상의 작품을 불어로 낭독하던 여인은 19세기 말 과거의 여인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여인과도 같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의 역사는 또다른 줄기를 이루며 흘러가게 마련이다. 그렇게, 리진은 자기 자신만의 역사를, 기억을, 사랑을,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시대의 역동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여자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소박한 자신의 일생을 스스로 다스려낸 것이다.
따뜻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현대인의 인간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던 작가는 이 작품 『리진』에서 19세기 말이라는 문제적 시대를 배경으로 조선의 궁정에서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에 이르는 광대한 스케일의 여정을 따라가는 한편 밑바닥 서민층에서 귀족과 왕족, 상인과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선보이고 있다.
구매가격 : 8,000 원
깊은 슬픔
도서정보 : 신경숙 | 2012-05-2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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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간직해온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아니 어느 사이 커져버린 사랑이었기에 스스로도 그 깊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때문일까요. 그 사랑이 너무나 힘겹습니다.
그 여자, 은서
그 사람은 언제나 내게 등을 보이고 서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나에 대한 그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그 사람, 언젠가 나를 향해 돌아서주기는 할까요. 아직까지는 가끔 돌아봐주는 그의 눈길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눈길, 그것만으로 언제까지 더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그 사람을 향해 있는 내 등뒤엔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나를 지켜줄 것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언제까지라도 그 자리에 서서 나를 기다려줄 것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왜 몰랐을까요. 너무 뒤늦게 깨달아버린 사랑이었습니다.
그 남자, 완
그 여자를 사랑합니다. 나만을 바라보는, 돌아보면 늘 그 자리에 있는 그 여자를 사랑합니다. 그런데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진심이 아니었지만, 그렇게 말해버렸습니다. 지금 우리가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있겠냐고, 사랑이란 말이 가능하기나 하겠냐고, 사랑…… 사랑으로 살기엔 이미 늦었다고.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 여자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나란히 서 있는 여자를 보았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죽음에 가까운 피로를 겪었던 지난 시간, 그 시간들이, 모두 그 여자를 잃어서였다는 것을…… 되돌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린 걸까요.
그 남자, 세
그 여자의 시선은 늘 딴 곳을 향해 있습니다. 그 여자가 무엇을 바라보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여자는 죽어서도 내가 돌아갈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를 얻었습니다. 그걸로 된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거면 됐다고……
몰랐습니다. 그 여자보다 내가 먼저 흔들릴 줄은…… 몰랐습니다. 그 사람이 아니라 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를 보게 될 줄은…… 조금씩 무너져내리는 여자를 보는 것이 견디기 힘들지만, 이젠 어쩔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구매가격 : 12,6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