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의 책상
도서정보 : 배수아 | 2021-07-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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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쓰기를 원했으나, 그것이 단지 소설의 형태로만 나타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무엇이라고 불리는가 하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가 될 것이다.”
정신에 대해, 사랑에 대해, 언어에 대해,
그리고 음악에 대해
‘배반의 글쓰기’라 불릴 만큼 이질적인 작품으로 독자를 당혹스럽게도, 또 즐겁게도 해온 배수아 작가, 그가 또 어떻게 우리를 놀라게 할까 하던 독자들의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켰던 작품. 2003년 출간되어 마니아 독자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장편이다. 초판의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그는 이 작품이 “단지 소설의 형태로만 나타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어느 순간에는 글 속에 담긴 스토리 자체를, 혹은 그런 선명한 스토리에 의존해서 진행되는 글을 내게서 가능한 한 멀리 두고 그 사이를 뱀과 화염의 강물로 차단하고자 했다”고. 그간의 작품에서도 이 특징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니나, 2000년대 들어 발표하기 시작한 작품들에서 본격화한 것은 분명하다. 관습과 통념을 낯선 방식으로 거스르는 그의 작품은 한층 더 이방인의 것, 이국의 것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느껴지는 것 자체가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해온 경계와 틀을 자각하게 하였다. 그 이후에 오는 것이 지금껏 몰랐던 자유로움은 아닐지.
소설은 ‘나’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그 사이사이 끼어드는 M과의 기억으로 채워진다. 핵심은 또렷한 스토리나 사건이 아닌 ‘나’와 M이 함께한 시간들, 그 시간을 ‘나’가 기억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흔히 소설적인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으로 구성되기 어려운 작품일 수밖에. 마치 M을 정신적 질료로 하여 그에 대한 회상에서부터 풀려나오는 언어나 음악에 대한 생각과 예술 텍스트에 대한 개인적 논평을 펼쳐놓는 에세이처럼 읽히고, 또 실제로 소설 전체가 인물이나 사건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에세이적인 형식을 띠고 있기도 하다. 이 소설의 제목이 ‘에세이스트의 책상’이라는 것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일반적인 생각대로라면 음악을 내게 더 많이, 라고 말하는 편이 적절할지도 몰랐다. 더 많은 죽음이거나 더 많은 알몸(나체의 개체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더 많은 (단 한 명인) 최초의 인간, 더 많은 우주, 더 많은 음악의 영혼, 더 많은 유일한 것, 더 많은 더 멀리 그쪽으로, 더 많은 멘델스존, 더 많은 M, 그리고 더 많은 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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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주의한 사랑
도서정보 : 배수아 | 2021-07-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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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서 알게 되는 생의 아주 짧은 한순간이 있고
그것은 정말로 불현듯 찾아온다.”
아름다운 소설만이 위험할 수 있다, 배수아 초기 실험작
1996년 발표한 배수아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 ‘미령’과 ‘모령’ 자매, 그들이 낳거나 기른 아이 ‘나’와 ‘연연(蓮蓮)’, 네 여성의 삶과 그들 각자의 ‘부주의한 사랑’이 불러일으킨 파국이 선명한 이미지들로 형상화된 작품이다. 이모이면서 어머니인 존재, 친언니이지만 사촌이 되는 존재, 이모부이자 아버지인 존재 등의 혼란스러운 설정이 논리적인 서사성이나 연대기적 질서 없이 흐르며 ‘읽기’보다는 ‘보기’에 가까운 독서 경험을 가능케 한다.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흰색과 녹색, 핑크로 채색해 보여주는 방식. 작가는 어쩌면 삶을 이미지로 겪는지 모른다.
배수아가 그린 부주의한 사랑은 ‘부주의했던 사랑’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의 부주의한 사랑들이 응고되지 않은 채 현재로 흘러들어와 ‘나’의 빈틈을 메우려 한다. 위악적이기를 선택한 부주의한 사랑은 다른 것으로 대치될 수 없기 때문에 기억된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에 나는 밤에 문득 잠을 깬다. 가을바람이 창문을 사정없이 흔들고 지나가고 먼 강에서 비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비바람은 슬픔에 싸인 여자처럼 울고 있었다. 나는 나이들고 지쳤다. 바람이 나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말기를 바라며 이제는 꿈속에서도 아무것도 알 수가 없고 이제 조용히, 조용히 죽어가기만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더이상의 일은 생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 반드시 그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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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
도서정보 : 배수아 | 2021-07-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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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영혼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구별된 나’를 선언하는 배수아의 인물들
그들이 웅성거리는 세계의 풍경
2006년 출간되었던 배수아의 다섯번째 소설집. 1999년 『그 사람의 첫사랑』 이후 7년 만의 소설집으로 공무원 생활을 접고 독일에서 체류했던 시기와 맞물리는 작품집이다. 본래 전통적 의미의 서사와 거리가 먼 작품을 써온 그이지만 이 작품집에 특유의 파편화, 교란과 틈, 두 세계의 경계, 집단과 나 사이의 구별 짓기, 마이너리티의 정체성이 강렬하게 응축되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이 처한 고립과 고독은 얼핏 사회와 제도에 의한 것으로 읽힐 수 있으나 조금 더 깊숙한 데까지 들어가보면 신중하고 자발적인 것이라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개인의 역사 중에서 타인이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타인은 과연 실재적인 것의 이름인가. 만일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토록 비밀스럽게 존재하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가”(「회색 時」)에 대한 탐구.
표제작 「훌」에는 ‘훌’이라는 똑같은 이름으로 세 인물이 등장하여 낯섦과 혼란을 가중하는바, 이름으로 서로를 구별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며, 이름이 갖는 권력을 소거한 뒤 남는 존재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 그것이 가능한지 새로이 환기한다. 이름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로 명명된 시간의 흐름과 체계 역시 배수아의 작품 세계에선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느끼는 생경함과 혐오, 미래에 느끼는 친숙함 등 시간 순 혹은 인과관계라 불리는 것 또한 뒤엉켜 제시된다. 세계가 굴러가는 원리들이란 당연한 것이 아닐지 모르며, 그것이 한번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발 디딘 모든 것이 뒤흔들릴 수 있다. 바로 그것이 배수아라는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간혹 나는 미리 그것들을 용서했으며, 아직 만나지도 못한 것들과 이별하기도 했고 사랑하기도 전에 싫증을 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나는 때때로 미래의 일을 ‘기억’하곤 했다. 그에 비해서 과거의 시간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모호해지고 비현실적이 되어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잊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거울의 벽을 통한 미래는 과거의 예언이 되었다. 과거의 장면들은 화상처럼 벽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이 장면과 저 장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들을 짜맞추다보면 어느새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자신이 얼마나 큰 공포와 혐오를 가지고 있는가 깨닫고 그 예감만으로도 구토감을 느끼기도 한다. _「회색 時」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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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도서정보 : 배수아 | 2021-07-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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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 가까이 오지 마라.
나를 쳐다보지 마라.”
배수아 첫 소설집, 새로운 장르의 시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배수아 작가가 등단 2년 만인 1995년에 출간한 첫 소설집이다. 워드 연습을 하다가 탄생했다는 여담으로 유명하기도 한 등단작 「1988년의 어두운 방」을 포함해, 가족주의의 억압적 질서에 투항하고자 한, 그러면서 자기만의 푸른색으로 텍스트의 곳곳을 물들인 특별한 작품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등 총 일곱 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른 살 배수아가 쓴 이 작품들을 통해, 그의 등장이 당시 한국문학에 어떤 파격이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으리라. “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글은 더욱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 가득한 거리에서 걷고 있으면 떠오르는 것들, 엑스터시와 이미지.” 이번 개정판에서는 빠졌으나 초판에 덧붙였던 ‘작가의 말’ 일부를 힌트 삼아 적어둔다.
생은 내가 원하는 것처럼은 하나도 돼주지를 않았으니까. 부모의 사랑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학교에서는 성적도 좋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는 늘 그런 식이다. 그리고 자라서는 불안한 마음으로 산부인과를 기웃거리고, 남자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기를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기다리면서 연한 커피를 세 잔이나 마신 다음에 밤의 카페를 나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느 날의 한적한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에서 눈앞을 지나간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가 된다. _「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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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사랑
도서정보 : 장은진 | 2021-07-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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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장은진의 감성 연애소설
마음속에 사막을 품은 여자, 내리지 않는 비를 기다리는 남자
우리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소수자들을 향한 따스한 연대와 공감의 에너지”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9년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장은진의 다섯번째 장편소설 『날씨와 사랑』이 출간되었다. 장은진 소설은 보통에서 조금 비껴난 독특한 캐릭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인상적인 장면을 독자들에게 선사해왔다. 10년이나 스스로를 집에 유폐한 여자(『앨리스의 생활방식』), 눈먼 개와 모텔을 전전하며 유랑하는 남자(『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몸에 전류가 흘러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게 된 여자(『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종말을 맞는 순간까지 제자리에서 서로를 사랑하기로 결심한 연인(『날짜 없음』)까지, 장은진 소설의 인물들은 세간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생활방식을 고수한 끝에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작 『날씨와 사랑』에서는 비가 오든 오지 않든 온종일 우산을 쓴 채 생활하는 남자가 시선을 잡아끈다. 잠시도 우산을 접지 못하는 이 남자 ‘우산씨’를 이웃들은 기인奇人으로 여기고 냉담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할 뿐이다. 하지만 우산씨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해주’가 나타난 어느 여름, 우산씨와 해주의 일상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사랑할 여력이 없기에 은근하게 표현되는 두 사람의 애정을 그리며 간질간질한 설렘을 안겨준다. 찌는 더위나 팍팍한 삶뿐만 아니라 두근거리는 감정으로 숨이 차오르는 여름 풍경이 서정적인 문장을 통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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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당신 것이니
도서정보 : 김경욱 | 2021-07-05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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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노인이 된 전직 요원에게 부고처럼 날아든 암호문
그분이 나를 부르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조금의 낭비도 없는 날렵한 문장으로 하드보일드와 유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원숙한 스타일리스트 김경욱의 여덟번째 장편소설 『나라가 당신 것이니』가 출간되었다. 장편으로는 5년 만의 신작인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칠순 노인이 된 전직 첩보요원. 강산이 여러 번 바뀌어도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하는 그에게 생애 마지막 임무가 주어지고, 그는 왕년의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거스르는 기이한 여정에 나선다. 그러나 지나간 시대의 맹목과 현재의 누추함이 뒤엉킨 이들의 발걸음은 자꾸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작가는 이 시대착오적인 반영웅들의 이야기에 대한 익숙한 기대를 능란하게 비틀며 세계의 심연에 대한 끝없는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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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꽃이 이렇게 말했다
도서정보 : 한가을 | 2021-07-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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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레벨(티어)에 오르면 누구나 한 번쯤 타고 싶어 하는 기차가 있다. 기차는 낙원을 약속하는 마르카시티로 간다. 사람들은 일생을 바쳐 마르카시티로 가는 승차권을 구하기 위해 누구나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출발 직전 승객들은 여권 위조업 검은 갱단에 비싼 승차권을 모조리 뺏기고 만다. 낙담한 승객들을 태우고 열차는 출발하지만, 승차권 없이는 환승역을 통과할 수 없다. 무임승차 밀항자로 전락한‘나’와 승객들은 일생일대 초특급 공포 여행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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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블록환상특급
도서정보 : 차우모완 | 2021-07-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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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간들의 제왕이 되든지, 굶주린 인간이 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인간들이 하나둘씩 개들로 변해 버린 야비하고 굶주린 살육 도시. '나' 또한 감염돼 개가 되지만, 잘못 먹은 개사료로 슈퍼 초능력 대형 개가 돼 버린다.
개 도시 제국 개들은 가장 강한 개인 나를 대통령으로 추대한다.
하지만 '나'는 개들의 왕이 될 것인가, 인간으로 살아남다 굶어 죽을 것인가. 둘 중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인다.
생존규칙 1:
-최악의 경우가 아니면 인간처럼 행동하지 말기. 개들에게 인간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개의 습성을 연구해 그대로 따라할 것-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우린 굶어 죽어.”
“그럼 내가 오빠를 먹지.”
“요게. 이젠 나가자.”
“안 돼요. 개들이 더 많아진 거 같아요. 이젠 이 도시 전체가 완전 개판이 된 거 같아요. 인간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걸요. 먹히는 건 이제 시간 문제라고요.”
“여기서도 굶어 죽긴 마찬가지야.”
“그럼 이렇게 하면 어때요? 어차피 개가 될 건데, 미리 개가 되는 연습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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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색고개의 전설
도서정보 : 차상찬 | 2021-07-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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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경주회고」, 「남한산성」, 「관동잡영」의 저자 차상찬이 저술한 춘향전 외전격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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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
도서정보 : 이인직 | 2021-07-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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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쟁 때 평양 모란봉의 참상을 시발점으로 하여, 그 뒤 10년간의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한국·일본 및 미국을 무대로 옥련 일가의 기구한 운명의 전변(轉變)에 얽힌 개화기의 시대상을 그린 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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