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그 후 108일
도서정보 : 문순 | 2012-11-07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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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채는 오는 내내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고 손톱이 생살을 파고들만큼 움켜쥐었었다. 헌데 그의 얼굴을 보며 내뱉는 말은 더할 나위 없이 그녀의 가슴에 비수처럼 남겨졌다. 그와……, 하기 싫은 것이다. 그래서 참으려 해도 눈물이 자꾸만 쏟아지려 하는 것이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해야 할 때……, 얼마나 가슴이 무너지던가. 영채는 고개를 높게 들어올렸다.
“아직 81일 더 남았어.”
“그 기간은 각자의 이별에 대처하는 기간으로 해요.”
“…….”
강화는 영채의 말에 목이 무언가로 턱하니 막혀버렸다.
“다 알아요. 아저씨가 왜 헤어졌는지……. 아저씨의 사랑은 내 사랑하고 다르게 아직도 현재진형이라는 거. 아저씨도 나만큼 그 사람을 좋아했다는 거. 우리의 계약은 충분히 이루어졌어요. 그러니 지금이 가장 좋은 때에요.”
영채는 목소리가 떨려 나오지 않게 주먹을 말아쥔 채 흩어놓았다. 그런데 그가 손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
“계약의 해지는 진 강화가 우선한다!”
그들이 함께한 시간은 고작 108일……, 하고 며칠 몇 시간. 그 시간 안에 서로를 알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평생을 살아도 모를 만큼은 아니었다. 단지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 만큼인지 알 수 없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솔직하고 아름다운 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함께 하는 동안 진실이 왜곡되지 않는 한 그녀에게 상처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배운 것이고 그것이 자신이 이 여자에게 원하는 것이니.
문순의 로맨스 장편 소설 『그후 1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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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체험판)
도서정보 : 김휘경 | 2012-11-0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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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횡령 정황을 포착한 사장의 호출로 불려온 레아. 함정에 빠진 걸 알게 된다. 뜻밖에 자신의 믿어주고 도움을 주는 사장은 여러 소문의 주인공. 믿을 순 없지만 가까이 있는 게 달갑지도 않다. 정우도 자신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누가 그런 소문을 냈는지 몰라도 자신이 성 불구라는 말에서부터 여성 혐오증 환자라는 둥 심지어 호모라는 말까지 돌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호출하지 않았으면 내 앞에는 절대 얼씬도 하지 않았겠지?’ 지금도 자신의 손 밑에 놓인 그녀의 손이 꼼지락거리면서 빠져나가려 하는 걸 정우는 느낄 수가 있었다. 그녀가 점점 곤란해하면서 얼굴을 붉히는 걸 느끼자 그는 이상하게도 장난스런 기분이 들었다. 정우는 그녀의 손을 더 단단히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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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바닐라
도서정보 : 김혜완 | 2012-11-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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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어린이 도서관 그림책 선생님 ‘바닐라 아가씨’와 담 치과 닥터 ‘미스터 카푸치노’의 이야기. “따뜻한 바닐라 밀크 티 한 잔 줘요.” 매일 같은 시간에 카페에서 만나는 그의 모습에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다. 단정히 빗어 내린 머리와 검은 뿔테 안경. 그 아래의 단정한 눈매와 콧날. 소이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꼼꼼히 남자의 모습을 살폈다. 아침 출근길의 카페에서 그를 처음 본 후, 훔쳐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카푸치노 한 잔 주세요.” 아침마다 인사를 건네지 못하고 몰래 쳐다만 보는 작은 아가씨. 놀란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무덤덤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크고 맑은 눈동자에 마음속으로 감탄을 했었다. 여자의 새까맣고 맑은 눈동자에 짐짓 감동을 받은 건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 둘 사이에 일어난 새로운 상황에 따른 것이리라. 김혜완의 로맨스 장편 소설 『커피와 바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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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도서정보 : 신양범재 | 2012-11-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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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여자가 미소를 지었다. 어디서나 보였던 표면적인 미소, 가식적인 상냥함. 다른 사람이라면 넘어가겠지만 그에게는 어림도 없는 그런 미소다. “힘을 주세요. 내가 당신에게 원하는 건 그거 하납니다.” “뭘 위해서?” “당신의 아내를 위해서요. 난 당신의 아내가 될 생각이니까.” 그녀의 말에 지혁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여자의 당당함이 우스워 보였다. “내가 얻는 건 뭐지?” “당신은 아내를 얻는 거죠. 당신에게 충실한 아내. 결혼은 그런 거잖아요.” 신양범재의 로맨스 장편 소설 『결혼』.
구매가격 : 3,500 원
[강추] 옷고름을 풀다
도서정보 : 지은 | 2012-11-02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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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체인 향기 대표 현승언. ‘미친 워커홀릭’으로 불리던 그가 슬슬 결혼하려던 찰나,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부친은 시기적절하게 폭탄을 그의 바지춤에 던졌다. 오래전 그도 알지 못했던 사이 아내가 된 여자는 단아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다. 종갓집 종녀 여해을. 그녀에게 가족이란 구속일 뿐이었고, 어느 누구 하나 그녀를 인정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모든 것을 벗어 던지려던 찰나 그가 앞에 나타났다. 남편이란 이름으로……. 지은의 로맨스 장편 소설 『옷고름을 풀다』.
구매가격 : 3,500 원
촌닭, 빌딩숲에 둥지를 틀다 3
도서정보 : 한이안 | 2012-10-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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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쌀, 수정과와 콜라만큼 멀고도 비슷한 도시남과 시골녀의 이야기.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분명한 글이다. 다름 아닌 ‘인간이 먹어야 할 음식’과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남녀가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인가, 정도다. 논점이 분명할수록 답을 내는 것은 오히려 더 힘들다. 마치 짜장면과 짬뽕을 앞에 두고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남자주인공은 줄곧 빵만 먹어대면서도 여주인공이 차리는 밥상에 눈을 떼지 못하고, 그렇게 차디차고 냉정한 남자주인공을 바라보는 여주인공의 마음엔 자기도 모르는 연민.. 비슷한 게 생긴다. 보통은 사랑이라 믿어도 충분하지만 상대를 자신과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 감정은 이성이 소통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그 덕분에 이야깃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소울 푸드와 소울 메이트,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운명적 사랑.
배가 고파진다. 입에 침이 고인다. 눈으로 글을 읽을 뿐인데, 어마어마한 표현과 화려한 미사어구로 잔뜩 조미료를 친 문장도 아닌데, 볼수록 자꾸만 상상되고 나도 그 음식 한 젓가락만, 한 숟갈만 먹었으면 좋겠다. 설날 남자들이 모여 끓여낸 사골 국에 “무공해쌀 100% 떡국 떡”을 펄펄 끓여내서 그 뽀얀 국물 후루룩 마셔보고 싶다. 사찰식 김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썩둑썩둑 칼로 썰어내서 그 하얗고 아삭거리는 김치 한입에 넣으면, 밥 몇 그릇은 뚝딱 먹어 치워 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절로 맛있는 상상과 대리만족으로 가득한 글귀들은 때론 호기심까지 건드린다. 한밤중 이 글을 잘못 읽다간 당신의 다이어트 계획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차가운 도시 재벌의 주식(主食)인 빵마저 바꿔버린 시골녀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밥상을 누가 마다할까. 그렇다 해도 너무 걱정 마시라. 제대로 끓인 소박한 된장찌개처럼 마음의 건강엔 더 없는 양식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2,000 원
촌닭, 빌딩숲에 둥지를 틀다 2
도서정보 : 한이안 | 2012-10-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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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쌀, 수정과와 콜라만큼 멀고도 비슷한 도시남과 시골녀의 이야기.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분명한 글이다. 다름 아닌 ‘인간이 먹어야 할 음식’과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남녀가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인가, 정도다. 논점이 분명할수록 답을 내는 것은 오히려 더 힘들다. 마치 짜장면과 짬뽕을 앞에 두고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남자주인공은 줄곧 빵만 먹어대면서도 여주인공이 차리는 밥상에 눈을 떼지 못하고, 그렇게 차디차고 냉정한 남자주인공을 바라보는 여주인공의 마음엔 자기도 모르는 연민.. 비슷한 게 생긴다. 보통은 사랑이라 믿어도 충분하지만 상대를 자신과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 감정은 이성이 소통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그 덕분에 이야깃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소울 푸드와 소울 메이트,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운명적 사랑.
배가 고파진다. 입에 침이 고인다. 눈으로 글을 읽을 뿐인데, 어마어마한 표현과 화려한 미사어구로 잔뜩 조미료를 친 문장도 아닌데, 볼수록 자꾸만 상상되고 나도 그 음식 한 젓가락만, 한 숟갈만 먹었으면 좋겠다. 설날 남자들이 모여 끓여낸 사골 국에 “무공해쌀 100% 떡국 떡”을 펄펄 끓여내서 그 뽀얀 국물 후루룩 마셔보고 싶다. 사찰식 김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썩둑썩둑 칼로 썰어내서 그 하얗고 아삭거리는 김치 한입에 넣으면, 밥 몇 그릇은 뚝딱 먹어 치워 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절로 맛있는 상상과 대리만족으로 가득한 글귀들은 때론 호기심까지 건드린다. 한밤중 이 글을 잘못 읽다간 당신의 다이어트 계획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차가운 도시 재벌의 주식(主食)인 빵마저 바꿔버린 시골녀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밥상을 누가 마다할까. 그렇다 해도 너무 걱정 마시라. 제대로 끓인 소박한 된장찌개처럼 마음의 건강엔 더 없는 양식이 될 것이다.
구매가격 : 2,000 원
촌닭, 빌딩숲에 둥지를 틀다 1
도서정보 : 한이안 | 2012-10-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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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쌀, 수정과와 콜라만큼 멀고도 비슷한 도시남과 시골녀의 이야기.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분명한 글이다. 다름 아닌 ‘인간이 먹어야 할 음식’과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남녀가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인가, 정도다. 논점이 분명할수록 답을 내는 것은 오히려 더 힘들다. 마치 짜장면과 짬뽕을 앞에 두고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남자주인공은 줄곧 빵만 먹어대면서도 여주인공이 차리는 밥상에 눈을 떼지 못하고, 그렇게 차디차고 냉정한 남자주인공을 바라보는 여주인공의 마음엔 자기도 모르는 연민.. 비슷한 게 생긴다. 보통은 사랑이라 믿어도 충분하지만 상대를 자신과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 감정은 이성이 소통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그 덕분에 이야깃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소울 푸드와 소울 메이트,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운명적 사랑. 배가 고파진다. 입에 침이 고인다. 눈으로 글을 읽을 뿐인데, 어마어마한 표현과 화려한 미사어구로 잔뜩 조미료를 친 문장도 아닌데, 볼수록 자꾸만 상상되고 나도 그 음식 한 젓가락만, 한 숟갈만 먹었으면 좋겠다. 설날 남자들이 모여 끓여낸 사골 국에 “무공해쌀 100% 떡국 떡”을 펄펄 끓여내서 그 뽀얀 국물 후루룩 마셔보고 싶다. 사찰식 김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썩둑썩둑 칼로 썰어내서 그 하얗고 아삭거리는 김치 한입에 넣으면, 밥 몇 그릇은 뚝딱 먹어 치워 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절로 맛있는 상상과 대리만족으로 가득한 글귀들은 때론 호기심까지 건드린다. 한밤중 이 글을 잘못 읽다간 당신의 다이어트 계획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차가운 도시 재벌의 주식(主食)인 빵마저 바꿔버린 시골녀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밥상을 누가 마다할까. 그렇다 해도 너무 걱정 마시라. 제대로 끓인 소박한 된장찌개처럼 마음의 건강엔 더 없는 양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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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와 개 4
도서정보 : 배푸름 | 2012-10-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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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마치 굶주린 야수처럼 독자의 마음을 먹어치울 모양이다.
물 흐르듯 전개되는 이야기에 넋을 놓고 있다가, 잠시 마음을 놓으면 마음 한구석을 쓱 베어간다. 그저 달짝지근한 사랑이야기에서 멈추지 않고 감정과 대사로 얼마만큼 혼을 빼놓는지 그 능수능란함이 놀랍다. 오랫동안 글을 써온 내공인 것인지, 당차고 능력 있는 새내기작가인지 분간하기 힘들만큼 글은 때로는 심플하게, 혹은 공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낸다. 마치 굶주린 짐승처럼 작가는 독자의 마음을 훔쳐가려 철저히 이 작품을 준비했을지 모르겠다. 새롭지 않은 소재를 던져주자 작가는 아무 말 없이 그걸 씹어 삼켰고, 키보드를 두드려 진주를 뱉어냈다. 동그랗지도 않은 모난 진주알. 그래서 그걸 갈아 연마하지 않았을 땐 진주라고 생각하기 힘들었지만, 결국 자신의 빛을 찾은 보석. 누구나 보면 쉽게 눈을 떼기 힘든 아름답고 오묘한 감성의 충돌이 무지개처럼 독자들을 물들인다.
로맨스가 좋아하는 31가지 정도는 충분히 담고도 남았다.
참, 맛도 여러 가지. 31가지를 다 외우는 것도 힘든, 여러 가지 맛들이 가득한 아이스크림 가게. 사랑이라. 동정, 연민, 그리움, 보고픔.. 수십 가지로도 다 그 형상을 이루어 말하기 힘든 감정이자 인생에서 가장 독보적인 목표. 내 반쪽을 찾기 위해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실수와 서투름. 그에 대한 후회. 그래도 인간은 자신만의 답을 찾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희생한다. 당장 내 옆에 있어도 사랑인지 모르고, 먼 곳만 바라보다 다시 돌아보면 이미 놓쳐버린 지 오래. 그렇다 해도 당신은 또다시 노력할 것이고, 해답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랑이란 그 존재 자체로 어떤 다른 말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좋아해, 보고 싶어.. 아무리 안달복달을 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사랑한다는 말 하나를 당해내지 못한다. 그리고 이 글은 그러한 남녀의 극간에서부터 비로소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친구’ 라는 존재의 이질감을 강도 높게 표현하고 있다. 결국 모든 족쇄가 풀리길 기대하며 한 줄, 한 문장에도 참으로도 신경 쓰이는, 무척이나 재밌는 로맨스 한편.
구매가격 : 2,000 원
야수와 개 3
도서정보 : 배푸름 | 2012-10-3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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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마치 굶주린 야수처럼 독자의 마음을 먹어치울 모양이다.
물 흐르듯 전개되는 이야기에 넋을 놓고 있다가, 잠시 마음을 놓으면 마음 한구석을 쓱 베어간다. 그저 달짝지근한 사랑이야기에서 멈추지 않고 감정과 대사로 얼마만큼 혼을 빼놓는지 그 능수능란함이 놀랍다. 오랫동안 글을 써온 내공인 것인지, 당차고 능력 있는 새내기작가인지 분간하기 힘들만큼 글은 때로는 심플하게, 혹은 공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낸다. 마치 굶주린 짐승처럼 작가는 독자의 마음을 훔쳐가려 철저히 이 작품을 준비했을지 모르겠다. 새롭지 않은 소재를 던져주자 작가는 아무 말 없이 그걸 씹어 삼켰고, 키보드를 두드려 진주를 뱉어냈다. 동그랗지도 않은 모난 진주알. 그래서 그걸 갈아 연마하지 않았을 땐 진주라고 생각하기 힘들었지만, 결국 자신의 빛을 찾은 보석. 누구나 보면 쉽게 눈을 떼기 힘든 아름답고 오묘한 감성의 충돌이 무지개처럼 독자들을 물들인다.
로맨스가 좋아하는 31가지 정도는 충분히 담고도 남았다.
참, 맛도 여러 가지. 31가지를 다 외우는 것도 힘든, 여러 가지 맛들이 가득한 아이스크림 가게. 사랑이라. 동정, 연민, 그리움, 보고픔.. 수십 가지로도 다 그 형상을 이루어 말하기 힘든 감정이자 인생에서 가장 독보적인 목표. 내 반쪽을 찾기 위해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실수와 서투름. 그에 대한 후회. 그래도 인간은 자신만의 답을 찾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희생한다. 당장 내 옆에 있어도 사랑인지 모르고, 먼 곳만 바라보다 다시 돌아보면 이미 놓쳐버린 지 오래. 그렇다 해도 당신은 또다시 노력할 것이고, 해답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랑이란 그 존재 자체로 어떤 다른 말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좋아해, 보고 싶어.. 아무리 안달복달을 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사랑한다는 말 하나를 당해내지 못한다. 그리고 이 글은 그러한 남녀의 극간에서부터 비로소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친구’ 라는 존재의 이질감을 강도 높게 표현하고 있다. 결국 모든 족쇄가 풀리길 기대하며 한 줄, 한 문장에도 참으로도 신경 쓰이는, 무척이나 재밌는 로맨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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