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면서생 일대기 4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아버지를 해친 자가 누구이던 간에 나 곽자의의 손으로 죽음을 안겨줄 것이다!
곽자의는 단검을 그대로 책상 위에 꽂았다. 핑! 하며 단검이 떨려오는 진동이 곽자의의 내부에 감동, 흥분 그리고 두려움과 원한이 교차된 어떤 답답한 파문을 만들었다.
왠지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도저히 마음이 떨려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게다가 복수하겠다는 열의는 한층 더 깊어져 지금 당장이라도 무공수련법을 익히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종연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곽자의는 스스로의 행동에 그럴싸한 사유를 붙였다.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밖에 서 있는 곽자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몇 번 헛기침을 하며 만약 그녀가 잠들어 있지 않다면 그 소리를 듣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종연이 나왔다.
아, 종연 소저. 밤이 야심한데 아직 안 자고 있었소?
말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뻔뻔스럽다고 곽자의는 생각했다.
곽공자,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세요?
답답해서 바람 좀 쐬던 중이었소. 아, 운기조식 한다던 걸 방해한 건……?
그건 아까 끝냈어요.
대꾸하며 종연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곽자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매우 기쁘긴 한데 막상 야심한 밤에 나눌 만한 대화가 떠오르지 않아 헛기침을 했다.
여름밤엔 모기가 많은데 물리진 않았소?
괜찮아요. 아까 가솔 한 분이 오셔서 약초를 한 줌 태워놓고 가셨어요. 그 향내가 아직도 방안에 퍼져 있어요.
그렇군요! 그… 그렇담… 쉬시구려!
연실 헛기침을 하며 사라지는 곽자의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대화를 나누고 싶어 잠 못 자고 이곳까지 달려와서는 결국 그냥 돌아서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종연의 표정에도 어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습기가 어려 있는 여름밤의 공기가 붉어진 얼굴에 닿았다.
아, 저……!
그녀의 음성이 너무 작아서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그의 몸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곽공자.
그녀는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왜 그러시오?
곽자의는 황급히 돌아섰다. 사라졌던 빛이 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퍼지는 듯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뭘 그런 걸… 모름지기 의를 아는 사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러했을 겁니다.
되려 쑥스러워 하는 그의 얼굴 위로 종연의 다정한 눈빛이 닿았다.
아뇨. 남을 위해 아무런 사심도 없이 목숨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요. 의와 협을 중시하는 강호인들도 위기 앞에선 공자처럼 초연하지 못하답니다. 나는 지금껏 그런 것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공자

구매가격 : 2,000 원

풍마조 제3권

도서정보 : 사마달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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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꿈(夢)이 있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하고 싶지도 않은, 홀로 가슴
속에 오래도록 품고 싶은 아름다운 꿈이었다.
그 꿈은 겨드랑이에 역린(逆鱗)을 달고 있는 것처럼 두려
웠다.
반면 역린이 발각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지라도 절대
로 이 꿈만은 버릴 수 없다고 결심 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
지했다.
그 꿈에 들기에 앞서 항상 부드러운 현악기(絃樂器)의 선
율(旋律)이 먼저 들려왔다.
이제 막 젖몽울이 잡히는 아름다운 소녀의 내면처럼 감미
롭고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또한 베짱이의 날개짓 소리가
부드러운 나삼에 휘감겨 흘러나오듯 여린 선율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현음(絃音)에는 신비한 힘이 있었다.
내 의식을 조금씩 야금야금 해체해 마침내 손 끝 하나 움
직일 수 없는 가사(假死)상태로 만들었다.
그 후에야 나는 비로소 몽환(夢幻) 속으로 들어갈 수 있
었다.
경이로움과 함께 다른 세계로 이입(移入)되는 데 대한 두
려움을 동반한 여행은 가슴 떨리는 설렘과 함께 시작되었
다.

나는 또 세 개의 창에 관한 꿈을 기억한다.
몽환의 뒷장을 장식하는 그 세 개의 창과 불에 달궈져 화
염을 뿜어대던 창날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악신(惡神)을 닮은 거대한 동상(銅像)의 손에 들
려 있다가 내 아름답고 화려한 꿈의 마지막을 온통 피바다
로 만들었다.
소리도 없이 내 복부에, 머리에, 오른팔에 꽂히던 세 개
의 창날.
츄아악!
분수처럼 뿜어지던 피는 바다를 이루고 그 피는 곧 거대
한 악마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잊어라. 기억하려 하지 마라.

몽환의 끝에서 들려오던 저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 오래도록 나는 그녀에 관한 꿈을 꾸지 못했다.

구매가격 : 2,000 원

천애광정기 제2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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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 전, 천하무림이 마접(魔蝶)에게 유린당했을
때, 무림십검은 힘을 모아 마접을 무너뜨렸다. 피에
굶주린 마접을 제압한 후, 그들은 하나의 맹세와 함께
중악 태실봉 위에 대무림탑을 세웠다.

- 이제 누구도 군림천하(君臨天下) 못하리라.

그 장엄한 글귀는 그때 쓰여진 것이었다. 다시는 마접
과 같은 악마에게 유린당하지 않기 위하여, 다시는 무
림천하가 일인이건 일파건 누구에게도 굴복당하지 않
기 위하여.



<일인(一人)이건 일파(一派)건 불취대천하(不取大天
下)!>



그런데 어이하겠는가! 그 글씨가 바로 대천하에 군림
하고 있는 것을…….

휘이이-잉-! 바람이 불어온다. 온 천하를 뒤흔들고
삼라만상을 날려 버릴 듯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風)… 그리고 구름(雲)이…….

휘이이-잉-! 이제 대무림탑의 모습은 없었다. 일진
풍(一陣風)과 더불어 일어난 흑무(黑霧)가 모든 것을
가려 버리는 것이었다.


<맛보기>


* 서막

대무림탑(大武林塔)의 서(序)


중악(中嶽) 숭산(嵩山)의 태실봉(太室峰) 위, 장검(長劍)이 바로 선 듯 하늘마저 찌를 듯한 첨각(尖角)의 산정(山頂).

백운(白雲)이 거기 닿아 반으로 나뉘어지는 듯, 장엄한 산세(山勢)가 천지신명(天地神明)마저도 눈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는 듯하다.

신원(神猿)도 기어오르지 못할 미끄러운 암벽(岩壁), 까마득히 높은 벼랑 위.

탑(塔). 거대한 철탑 하나가 웅자(雄姿)를 과시하고 있었다. 삼라만상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거대한 철탑.

아니, 그것은 탑이 아니라 하늘(天)이었다. 바로 전무림(全武林)의 하늘!

그것은 신성(神聖)의 화신(化身)이었고 무림천하(武林天下)의 상징이었다.

무림의 하늘! 누가 감히 그 탑을 간과할 수 있겠는가!

세워진 지 수십 년도 더 되어 보이는 철탑. 그 세월을 말해 주듯 탑신(塔身)에는 이끼가 끼여 있다. 언제나 흑운(黑雲)에 잠겨 제 모습을 잘 보여 주지 않는 신비한 탑.

<대무림탑(大武林塔)>

현존(現存)하는 무림의 전설(傳說). 바로 그것이 있었기에 무림이 장엄하지 않겠는가!

휘이이-잉-! 선풍(旋風)이 일어난다. 모든 것이 흔들리는데, 대무림탑만은 오만하게도 모든 것을 조롱하듯 우뚝 서 있었다. 육중한 자세, 살아 눈을 부릅뜨고 있는 듯한 거대한 탑의 형용!

절벽에 쓰인 단서(丹書)를 보면 그 모습이 그렇게 위대해 보이는 이유를 알리라.

수십 년 전에 쓰여진 듯 그 붉은 빛은 퇴색해 가고 있었지만, 석자 깊이로 새겨진

구매가격 : 2,000 원

 

신행마동 제1권

도서정보 : 와룡강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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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마동(神行魔童) 소일초(蘇一招)!

별호가 본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이놈은 귀신도 울고 가는 못말리는 악동(惡童)이다.
이놈에게 걸리면 달마건 장삼풍이건 예외가 없다. 빠지는 건 넋이오, 달아나는 건 혼백이라, 제 아무리 천하제일고수나 천하를 떨어울리던 대악당이라도 이놈을 만나는 순간 자신의 불운을 탓하게 된다.
백인장(百刃莊)이란 무림제일의 명문가와 천하제일도객인 아버지를 배경 삼아 강호무림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귀여운 악동 신행마동!
그와 적이 된 자들은 그를 알게 된 것을 저주하고 그의 친구는 그와 같은 세상에 태어난 것을 최대의 행운으로 여기는데……!

- 넋두리 한마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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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면서생 일대기 3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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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해친 자가 누구이던 간에 나 곽자의의 손으로 죽음을 안겨줄 것이다!
곽자의는 단검을 그대로 책상 위에 꽂았다. 핑! 하며 단검이 떨려오는 진동이 곽자의의 내부에 감동, 흥분 그리고 두려움과 원한이 교차된 어떤 답답한 파문을 만들었다.
왠지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도저히 마음이 떨려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게다가 복수하겠다는 열의는 한층 더 깊어져 지금 당장이라도 무공수련법을 익히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종연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곽자의는 스스로의 행동에 그럴싸한 사유를 붙였다.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밖에 서 있는 곽자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몇 번 헛기침을 하며 만약 그녀가 잠들어 있지 않다면 그 소리를 듣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종연이 나왔다.
아, 종연 소저. 밤이 야심한데 아직 안 자고 있었소?
말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뻔뻔스럽다고 곽자의는 생각했다.
곽공자,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세요?
답답해서 바람 좀 쐬던 중이었소. 아, 운기조식 한다던 걸 방해한 건……?
그건 아까 끝냈어요.
대꾸하며 종연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곽자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매우 기쁘긴 한데 막상 야심한 밤에 나눌 만한 대화가 떠오르지 않아 헛기침을 했다.
여름밤엔 모기가 많은데 물리진 않았소?
괜찮아요. 아까 가솔 한 분이 오셔서 약초를 한 줌 태워놓고 가셨어요. 그 향내가 아직도 방안에 퍼져 있어요.
그렇군요! 그… 그렇담… 쉬시구려!
연실 헛기침을 하며 사라지는 곽자의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대화를 나누고 싶어 잠 못 자고 이곳까지 달려와서는 결국 그냥 돌아서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종연의 표정에도 어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습기가 어려 있는 여름밤의 공기가 붉어진 얼굴에 닿았다.
아, 저……!
그녀의 음성이 너무 작아서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그의 몸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곽공자.
그녀는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왜 그러시오?
곽자의는 황급히 돌아섰다. 사라졌던 빛이 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퍼지는 듯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뭘 그런 걸… 모름지기 의를 아는 사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러했을 겁니다.
되려 쑥스러워 하는 그의 얼굴 위로 종연의 다정한 눈빛이 닿았다.
아뇨. 남을 위해 아무런 사심도 없이 목숨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요. 의와 협을 중시하는 강호인들도 위기 앞에선 공자처럼 초연하지 못하답니다. 나는 지금껏 그런 것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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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마조 제2권

도서정보 : 사마달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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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꿈(夢)이 있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하고 싶지도 않은, 홀로 가슴
속에 오래도록 품고 싶은 아름다운 꿈이었다.
그 꿈은 겨드랑이에 역린(逆鱗)을 달고 있는 것처럼 두려
웠다.
반면 역린이 발각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지라도 절대
로 이 꿈만은 버릴 수 없다고 결심 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
지했다.
그 꿈에 들기에 앞서 항상 부드러운 현악기(絃樂器)의 선
율(旋律)이 먼저 들려왔다.
이제 막 젖몽울이 잡히는 아름다운 소녀의 내면처럼 감미
롭고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또한 베짱이의 날개짓 소리가
부드러운 나삼에 휘감겨 흘러나오듯 여린 선율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현음(絃音)에는 신비한 힘이 있었다.
내 의식을 조금씩 야금야금 해체해 마침내 손 끝 하나 움
직일 수 없는 가사(假死)상태로 만들었다.
그 후에야 나는 비로소 몽환(夢幻) 속으로 들어갈 수 있
었다.
경이로움과 함께 다른 세계로 이입(移入)되는 데 대한 두
려움을 동반한 여행은 가슴 떨리는 설렘과 함께 시작되었
다.

나는 또 세 개의 창에 관한 꿈을 기억한다.
몽환의 뒷장을 장식하는 그 세 개의 창과 불에 달궈져 화
염을 뿜어대던 창날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악신(惡神)을 닮은 거대한 동상(銅像)의 손에 들
려 있다가 내 아름답고 화려한 꿈의 마지막을 온통 피바다
로 만들었다.
소리도 없이 내 복부에, 머리에, 오른팔에 꽂히던 세 개
의 창날.
츄아악!
분수처럼 뿜어지던 피는 바다를 이루고 그 피는 곧 거대
한 악마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잊어라. 기억하려 하지 마라.

몽환의 끝에서 들려오던 저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 오래도록 나는 그녀에 관한 꿈을 꾸지 못했다.

구매가격 : 2,000 원

천애광정기 제1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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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 전, 천하무림이 마접(魔蝶)에게 유린당했을
때, 무림십검은 힘을 모아 마접을 무너뜨렸다. 피에
굶주린 마접을 제압한 후, 그들은 하나의 맹세와 함께
중악 태실봉 위에 대무림탑을 세웠다.

- 이제 누구도 군림천하(君臨天下) 못하리라.

그 장엄한 글귀는 그때 쓰여진 것이었다. 다시는 마접
과 같은 악마에게 유린당하지 않기 위하여, 다시는 무
림천하가 일인이건 일파건 누구에게도 굴복당하지 않
기 위하여.



<일인(一人)이건 일파(一派)건 불취대천하(不取大天
下)!>



그런데 어이하겠는가! 그 글씨가 바로 대천하에 군림
하고 있는 것을…….

휘이이-잉-! 바람이 불어온다. 온 천하를 뒤흔들고
삼라만상을 날려 버릴 듯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風)… 그리고 구름(雲)이…….

휘이이-잉-! 이제 대무림탑의 모습은 없었다. 일진
풍(一陣風)과 더불어 일어난 흑무(黑霧)가 모든 것을
가려 버리는 것이었다.


<맛보기>


* 서막

대무림탑(大武林塔)의 서(序)


중악(中嶽) 숭산(嵩山)의 태실봉(太室峰) 위, 장검(長劍)이 바로 선 듯 하늘마저 찌를 듯한 첨각(尖角)의 산정(山頂).

백운(白雲)이 거기 닿아 반으로 나뉘어지는 듯, 장엄한 산세(山勢)가 천지신명(天地神明)마저도 눈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는 듯하다.

신원(神猿)도 기어오르지 못할 미끄러운 암벽(岩壁), 까마득히 높은 벼랑 위.

탑(塔). 거대한 철탑 하나가 웅자(雄姿)를 과시하고 있었다. 삼라만상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거대한 철탑.

아니, 그것은 탑이 아니라 하늘(天)이었다. 바로 전무림(全武林)의 하늘!

그것은 신성(神聖)의 화신(化身)이었고 무림천하(武林天下)의 상징이었다.

무림의 하늘! 누가 감히 그 탑을 간과할 수 있겠는가!

세워진 지 수십 년도 더 되어 보이는 철탑. 그 세월을 말해 주듯 탑신(塔身)에는 이끼가 끼여 있다. 언제나 흑운(黑雲)에 잠겨 제 모습을 잘 보여 주지 않는 신비한 탑.

<대무림탑(大武林塔)>

현존(現存)하는 무림의 전설(傳說). 바로 그것이 있었기에 무림이 장엄하지 않겠는가!

휘이이-잉-! 선풍(旋風)이 일어난다. 모든 것이 흔들리는데, 대무림탑만은 오만하게도 모든 것을 조롱하듯 우뚝 서 있었다. 육중한 자세, 살아 눈을 부릅뜨고 있는 듯한 거대한 탑의 형용!

절벽에 쓰인 단서(丹書)를 보면 그 모습이 그렇게 위대해 보이는 이유를 알리라.

수십 년 전에 쓰여진 듯 그 붉은 빛은 퇴색해 가고 있었지만, 석자 깊이로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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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낙영 제3권

도서정보 : 사마달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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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달의 무협소설 '신풍낙영(神風落影)'

신뢰뇌벽의 신장이 독응의 날카로운 발톱에 부서지는 날, 마후가 군림할 것이다. 강호는 마후(魔后)의 발 아래 두고두고 신음할 것이다. 새로운 영웅이 등장해 그 뿌리를 뽑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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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면서생 일대기 2권

도서정보 : 서효원 | 2012-04-0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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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해친 자가 누구이던 간에 나 곽자의의 손으로 죽음을 안겨줄 것이다!
곽자의는 단검을 그대로 책상 위에 꽂았다. 핑! 하며 단검이 떨려오는 진동이 곽자의의 내부에 감동, 흥분 그리고 두려움과 원한이 교차된 어떤 답답한 파문을 만들었다.
왠지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도저히 마음이 떨려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게다가 복수하겠다는 열의는 한층 더 깊어져 지금 당장이라도 무공수련법을 익히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종연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곽자의는 스스로의 행동에 그럴싸한 사유를 붙였다.
선뜻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밖에 서 있는 곽자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몇 번 헛기침을 하며 만약 그녀가 잠들어 있지 않다면 그 소리를 듣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종연이 나왔다.
아, 종연 소저. 밤이 야심한데 아직 안 자고 있었소?
말하면서도 자신이 매우 뻔뻔스럽다고 곽자의는 생각했다.
곽공자,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세요?
답답해서 바람 좀 쐬던 중이었소. 아, 운기조식 한다던 걸 방해한 건……?
그건 아까 끝냈어요.
대꾸하며 종연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곽자의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매우 기쁘긴 한데 막상 야심한 밤에 나눌 만한 대화가 떠오르지 않아 헛기침을 했다.
여름밤엔 모기가 많은데 물리진 않았소?
괜찮아요. 아까 가솔 한 분이 오셔서 약초를 한 줌 태워놓고 가셨어요. 그 향내가 아직도 방안에 퍼져 있어요.
그렇군요! 그… 그렇담… 쉬시구려!
연실 헛기침을 하며 사라지는 곽자의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대화를 나누고 싶어 잠 못 자고 이곳까지 달려와서는 결국 그냥 돌아서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종연의 표정에도 어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습기가 어려 있는 여름밤의 공기가 붉어진 얼굴에 닿았다.
아, 저……!
그녀의 음성이 너무 작아서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그의 몸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곽공자.
그녀는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왜… 왜 그러시오?
곽자의는 황급히 돌아섰다. 사라졌던 빛이 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퍼지는 듯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뭘 그런 걸… 모름지기 의를 아는 사내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러했을 겁니다.
되려 쑥스러워 하는 그의 얼굴 위로 종연의 다정한 눈빛이 닿았다.
아뇨. 남을 위해 아무런 사심도 없이 목숨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요. 의와 협을 중시하는 강호인들도 위기 앞에선 공자처럼 초연하지 못하답니다. 나는 지금껏 그런 것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공자

구매가격 : 2,000 원

풍마조 제1권

도서정보 : 사마달 | 2012-04-03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내게는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꿈(夢)이 있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하고 싶지도 않은, 홀로 가슴
속에 오래도록 품고 싶은 아름다운 꿈이었다.
그 꿈은 겨드랑이에 역린(逆鱗)을 달고 있는 것처럼 두려
웠다.
반면 역린이 발각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지라도 절대
로 이 꿈만은 버릴 수 없다고 결심 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
지했다.
그 꿈에 들기에 앞서 항상 부드러운 현악기(絃樂器)의 선
율(旋律)이 먼저 들려왔다.
이제 막 젖몽울이 잡히는 아름다운 소녀의 내면처럼 감미
롭고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또한 베짱이의 날개짓 소리가
부드러운 나삼에 휘감겨 흘러나오듯 여린 선율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현음(絃音)에는 신비한 힘이 있었다.
내 의식을 조금씩 야금야금 해체해 마침내 손 끝 하나 움
직일 수 없는 가사(假死)상태로 만들었다.
그 후에야 나는 비로소 몽환(夢幻) 속으로 들어갈 수 있
었다.
경이로움과 함께 다른 세계로 이입(移入)되는 데 대한 두
려움을 동반한 여행은 가슴 떨리는 설렘과 함께 시작되었
다.

나는 또 세 개의 창에 관한 꿈을 기억한다.
몽환의 뒷장을 장식하는 그 세 개의 창과 불에 달궈져 화
염을 뿜어대던 창날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악신(惡神)을 닮은 거대한 동상(銅像)의 손에 들
려 있다가 내 아름답고 화려한 꿈의 마지막을 온통 피바다
로 만들었다.
소리도 없이 내 복부에, 머리에, 오른팔에 꽂히던 세 개
의 창날.
츄아악!
분수처럼 뿜어지던 피는 바다를 이루고 그 피는 곧 거대
한 악마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잊어라. 기억하려 하지 마라.

몽환의 끝에서 들려오던 저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후 오래도록 나는 그녀에 관한 꿈을 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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