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별鑑別

도서정보 : 김유미 | 2018-12-1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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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아.
그게 어떤 결과가 되건 간에.

“폐하! 모윤의 자식입니다.”
“그래서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건헌까지도.
“자식이 그 명줄을 어찌 부지해서 살아가는지,
그자가 알면 무간지옥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생각만 해도 재미있거든.”
그날, 백아국 마지막 황자는 홍국 황제의 감별사鑑別師가 되었다.

천륜의 업을 지고 기꺼이 복수의 대상이 된 건헌.
한시도 잊지 못한 은원恩怨 앞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린 류안.
직속 감별사와 황제로서 마주 보기를 한 해가 지난 무렵,
수면 위로 드러난 황제 시해 음모로 인해 둘의 관계가 크게 변화하는데…….

“그대는 이대로 변치 않고 내 연심을 받을 각오나 하면 돼.”
“하오면 감히 지존을 홀린 죄는 죽은 뒤에 갚도록 하겠습니다.”

기실 그것은 이미 정해져 있던 그들의 자리였다.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죽은, 그날로부터.

구매가격 : 3,200 원

 

갓 피어난 장미를 과감히

도서정보 : 피오렌티 | 2018-12-1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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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다소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당신은 절대 나를 가질 수 없어!”

이역만리의 타국으로 시집가는 길에
날벼락처럼 들이닥친 이국의 황태자.
파렴치한 짐승은 공주를 납치했다.

“다른 건 다 해도,”

욕망으로 넘실대는 눈을 한 짐승이
목을 물어뜯을 듯 으르렁대며 경고한다.

“도망만은 안 됩니다. 절대, 분명히.”

사나운 감시의 눈길, 철저히 옭아매는 손길.
세상 그 어떤 방패로도 막을 수 없는 난폭한 탐욕이
자유를 갈망하는 작은 새의 날개를
무자비하게 쥐어 잡는다.

“영원히 내게서 벗어날 수 없어요.”

구매가격 : 3,000 원

침대 밑 드래곤 (외전)

도서정보 : MIA | 2018-11-20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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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공작가 후계자인 크리스티앙의 실체는
자기 자신이 너무 좋아서 연애 한 번 못 해 본 나르시시스트.
그런 크리스티앙의 침실에
밤이면 밤마다 숨어드는 여자가 있다?

“주인님, 오늘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있으시네요.”

동경하는 주인님을 위해서
이 한 몸 불사르겠다는 그 하녀, 린.

“팬이라는 거짓말은 그만둬.
어떤 정신 나간 팬이 이런 짓을 한단 말이냐?
누구의 사주를 받고 잠입한 첩자인지 어서 말해!”

수상쩍은 하녀를 쫓아내야 하는데
자꾸만 심장이 두근거려서 난처한 그 주인, 크리스티앙.

직진밖에 모르는 스토커 하녀와
나르시시스트 철벽 주인님의 로맨틱 공방전!

구매가격 : 1,000 원

 

가면의 연인

도서정보 : 마뇽 | 2018-11-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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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궁으로 돌아온 흑태자, 이수.
그의 등장에 궁 안에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돌고,
그의 곁에는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듣자하니 계집을 데려왔다고?”

황제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이수에게 가면을 쓰고 있는 여자의 존재를 물었다. 여색을 탐하던 태자가 옆에 가면을 쓴 여인을 데려왔다는 사실은 삽시간에 궁에 퍼졌다. 황제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

“태자궁에 머물게 한 것이냐?”

황제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일흔이 되었지만 탐욕스러운 황제는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이 여인을 끌고 가려고 할 것이다.

이수는 밖에서 홀로 비를 맞고 있는 가면을 쓴 여인에게 다가갔다. 가면 아래로 빗물인지, 그녀의 눈물인지 모를 물이 가득 흘러내렸다.

“서러운 것이냐?”
묵직한 사내의 목소리에 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수는 두 팔로 그녀를 끌어안아 빗물을 막아주었다.

서서히 그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여인이 가면을 벗고 황제에게 복수를 할 그날이.

구매가격 : 2,800 원

청호각 객주 이영 1권

도서정보 : 양하나 | 2018-11-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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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이 금지된 산, 가둬진 황제의 씨앗.
천하를 다스려도 사람 입은 봉할 수 없어,
숨겨진 황자에 대한 얘기는 암암리에 퍼졌다.

“……내게 왜 온정을 베풀었습니까.”
“왜 손을 내밀었습니까.”
“홀로 괜찮던 내게 왜…… 다가왔습니까.”

그에게 허락된 세상은 작았다. 외로웠던 남자 소운과,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했던 여자, 청호각 객주 이영.

“너를 속여 이용하려 했고 해서…… 너를 살렸다. 네가 필요해서.”
휘몰아치는 타인의 탐욕 속에 휩쓸리면서도,
이영은 차마 소운의 손을 놓지 못했다.

“소인이 주국의 간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손을 다잡기 위해서 그녀가 아슬아슬한 줄 위에 올라탔다.

제궐 위로 별이 비추니 흉의 조짐이라.
사귀같이 번뜩이며 성신(星辰)을 노려보는 용의 천안(天眼)을 보라.
이 어찌 한 나라 임금의 눈이라 할 수 있는가.
제 아무리 천자라 해도 성좌를 깨뜨릴 수 없는 법이거늘.
“부황께선 뿌리신대로 거두시게 될 겁니다.”

“네 생을 손에 쥔 자가 누구이냐.”
“소자가 사는 것은 소자의 뜻이옵니다.”

그늘 아래 숨어 있던 황자가 별 아래로 나왔으니,
잃어버린 자신의 성을 되찾을 것이며.
박탈당한 자리를 다시 되찾을 것이다.

“당신만 있으면 괜찮아. 그러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이 모든 맹목은 오로지 연모하는 자를 위하여.
이영을 위하여.

구매가격 : 3,200 원

청호각 객주 이영 2권(완결)

도서정보 : 양하나 | 2018-11-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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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이 금지된 산, 가둬진 황제의 씨앗.
천하를 다스려도 사람 입은 봉할 수 없어,
숨겨진 황자에 대한 얘기는 암암리에 퍼졌다.

“……내게 왜 온정을 베풀었습니까.”
“왜 손을 내밀었습니까.”
“홀로 괜찮던 내게 왜…… 다가왔습니까.”

그에게 허락된 세상은 작았다. 외로웠던 남자 소운과,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했던 여자, 청호각 객주 이영.

“너를 속여 이용하려 했고 해서…… 너를 살렸다. 네가 필요해서.”
휘몰아치는 타인의 탐욕 속에 휩쓸리면서도,
이영은 차마 소운의 손을 놓지 못했다.

“소인이 주국의 간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손을 다잡기 위해서 그녀가 아슬아슬한 줄 위에 올라탔다.

제궐 위로 별이 비추니 흉의 조짐이라.
사귀같이 번뜩이며 성신(星辰)을 노려보는 용의 천안(天眼)을 보라.
이 어찌 한 나라 임금의 눈이라 할 수 있는가.
제 아무리 천자라 해도 성좌를 깨뜨릴 수 없는 법이거늘.
“부황께선 뿌리신대로 거두시게 될 겁니다.”

“네 생을 손에 쥔 자가 누구이냐.”
“소자가 사는 것은 소자의 뜻이옵니다.”

그늘 아래 숨어 있던 황자가 별 아래로 나왔으니,
잃어버린 자신의 성을 되찾을 것이며.
박탈당한 자리를 다시 되찾을 것이다.

“당신만 있으면 괜찮아. 그러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이 모든 맹목은 오로지 연모하는 자를 위하여.
이영을 위하여.

구매가격 : 3,200 원

하님(개정판)

도서정보 : 정유석 | 2018-11-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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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의 서녀인 현주에서 폐서인으로, 종국에는 관비로까지.
맑고 아름다운 옥을 뜻하는 ‘청근’이라는 귀한 이름을 얻고도
태생부터 고단하기만 한 인생이라.

“이제야…… 아무도 남지 않았네요. ……다행입니다.”

종국에는 저마저 남김없이 모두 놓아 버리고자 할 적에
지극한 연심을 드러내며 그녀를 붙드는 이가 있으니.

“절 가련히 생각하신다면……
단 하루라도 저를 위해 살아 주시면 아니 되는 것입니까?!”

청근에게 한 자락 따스한 볕이 되길 소망하는 자, 현령 홍서익.
그에게 있어 그녀는 늘 감히 꿈꾸지 못할 저 하늘 높이 떠 있는 별이요,
지근에 자리한 그림자보다도 잡히지 않는 꿈이었다.

청근의 서글픈 사연은 끝 간 데 없이 이어질 뿐이니
단 한 번의 마주침이 드리운 그리움은 더욱 깊기만 하여라.
함께하길 소망할수록 애달프고 슬픈 미련은 쌓여만 가고.

언제쯤 맘껏 불러 보려나,
그 단정하고 아름다운 현주 자가의 존함을.
누가 알세라 별칭만 마음속으로 애타게 부르짖을 뿐이니.

‘옥돌아, 옥돌아.’


<본문 중에서>


길어지던 늦장마에 가려져 있던 하늘은 그사이 가을빛을 띠어 높아져 있었다. 여름이 가는 줄도 몰랐는데, 어느새 가을이 오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그리고 세월이 스쳐 가듯 마음에 품은 불순한 것들도 흐릿해져 갔으면 하였다.
얇게 썬 호박을 넓게 펼쳐 두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었던 청근은, 그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했다.
“선비님을 뵈러 왔습니다.”
언제 오셨는지, 벌써 사립문 안으로 들어서 계신 사또로부터 전해지는 단호함은 그 뒤의 가을 하늘만큼이나 아득하도록 높고 단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아버님께서는 아직 출타 중이십니다.”
평상에서 내려서서 반쯤 그를 등진 채로 현주께서 하시는 말씀은 지난밤처럼 냉랭하였다. 돌아가라는 말씀이셨다.
“기다리겠습니다.”
서익은 집주인의 허락도 구하지 않고 들어왔던 대로, 성큼 마루로 향했다. 그에 척하니 걸터앉아 부채를 펴 들고 보니, 현주께서는 난감해하시는 빛이 역력했다.
“……안으로 드시지요.”
내외의 법도를 지키기보다 그의 얼굴을 보기 싫다는 말씀 같았다. 하지만, 서익도 지난밤 마음먹은 것이 있었다.
“오랜만의 햇살이 반가워 나선 길이니, 이리 있겠습니다.”
연이은 그의 고집에, 현주께서 평상 위에 있던 도마며 칼을 주섬주섬 챙기시는 것이 아무래도 일터를 옮기실 작정인 듯했다. 부채 너머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 사람 때문에 자리를 옮기시는 것이라면 불편하여 또 들르겠습니까? 선비께서 함께 고사에 대해 논하자 청하셔서 공무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낸 것인데요.”
현주께서는 잠시 머뭇거리셨지만, 아무리 마땅찮은 손님이라도 그에 대한 예를 갖추어야 한다 여기셨는지 그의 의도대로 다시 평상에 앉으셨다. 부채에 가려진 그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내려왔다.
이윽고 도마에 칼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를 써는 소리도 그를 써는 주인의 뒷모습처럼 단정하다 하면 그의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씐 것이겠지?
그럼에도 백성들의 수확을 도와줄 한낮의 햇살도 반가웠고 좁은 어깨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 또한 즐거웠다.

구매가격 : 4,000 원

[합본]청호각 객주 이영(전2권)

도서정보 : 양하나 | 2018-11-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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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이 금지된 산, 가둬진 황제의 씨앗.
천하를 다스려도 사람 입은 봉할 수 없어,
숨겨진 황자에 대한 얘기는 암암리에 퍼졌다.

“……내게 왜 온정을 베풀었습니까.”
“왜 손을 내밀었습니까.”
“홀로 괜찮던 내게 왜…… 다가왔습니까.”

그에게 허락된 세상은 작았다. 외로웠던 남자 소운과,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했던 여자, 청호각 객주 이영.

“너를 속여 이용하려 했고 해서…… 너를 살렸다. 네가 필요해서.”
휘몰아치는 타인의 탐욕 속에 휩쓸리면서도,
이영은 차마 소운의 손을 놓지 못했다.

“소인이 주국의 간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손을 다잡기 위해서 그녀가 아슬아슬한 줄 위에 올라탔다.

제궐 위로 별이 비추니 흉의 조짐이라.
사귀같이 번뜩이며 성신(星辰)을 노려보는 용의 천안(天眼)을 보라.
이 어찌 한 나라 임금의 눈이라 할 수 있는가.
제 아무리 천자라 해도 성좌를 깨뜨릴 수 없는 법이거늘.
“부황께선 뿌리신대로 거두시게 될 겁니다.”

“네 생을 손에 쥔 자가 누구이냐.”
“소자가 사는 것은 소자의 뜻이옵니다.”

그늘 아래 숨어 있던 황자가 별 아래로 나왔으니,
잃어버린 자신의 성을 되찾을 것이며.
박탈당한 자리를 다시 되찾을 것이다.

“당신만 있으면 괜찮아. 그러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이 모든 맹목은 오로지 연모하는 자를 위하여.
이영을 위하여.

구매가격 : 6,000 원

 

사랑은 배 안에서 (한뼘 로맨스 컬렉션 33)

도서정보 : 호랑나비 | 2018-11-14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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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백작가의 유일한 상속자인 에리스 로즈는 프린세스호라는 최고급 유람선의 처녀항해에 탑승한다. 귀족 가문의 영애 답지 않게 직선적이고 남성적인 성격, 보이시한 외모의 에리스는 최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마가렛과 약혼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사랑의 상처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가 신경을 쓰는 것은 약혼자의 배신과 친구의 임신 때문에 사교계에서 자신의 품위가 떨어진 것. 이번 프린세스호 여행을 통해서 '버림 받은 여자'라는 평판을 탈피하고자 애쓰는 에리스. 그런 그녀 앞에 '해적과 별'이라는 베스트셀러를 통해 사교계에 이름을 날린 신비의 남자, 저스틴 클라우스가 등장한다. 당당한 태도에 엄청난 외모를 가진 저스틴에게 마음이 끌리는 에리스. 그러나 사실 황제의 비밀 스파이인 에리스가 프린세스호에서 신경 써야 할 일은 하나가 더 있다. 마약 거래 혐의를 두고 있는 낭트 백작을 감시하고, 그를 처리하는 것.
화려한 귀족들만이 탑승할 수 있는 초호화 유람선을 배경으로, 로맨스와 스파이, 음모와 계략이 어우러지는 중편 로맨스. 보이시한 여자 주인공과 섹시한 남자 주인공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벌이는 달큰한 관계가 중간중간 감칠맛을 더한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로맨스 - 한뼘 로맨스 컬렉션.

<미리 보기>
첫째 날
프린세스호가 입항했다. 프린세스호가 입항 할 때 유유히 바다를 가르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특히 바다를 가를 때 뒤로 파도가 퍼지는 모습은 데뷔탕트 시절 입었던 흰 드레스가 생각났었다.
“지금부터 프린세스호 출항 기념 커팅식이 있겠습니다. 귀빈 여러분은 모두 배 앞 행사장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프린세스호는 최근 건조되어 처녀항해를 하기 위해 슐레이만 항에 도착했다. 왕족과 귀족을 위한 초대형 크루즈 선으로 처녀항해를 위한 티켓은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할 정도다.
“신사 숙녀 여러분, 프린세스호 출항 기념식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린세스호에서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출항식은 황제가 와서 빛냈다. 커팅식은 황제와 로이드 공작 부처가 했다. 리본을 자른 후 커팅식 후 열렬한 환호와 출항을 하기 위해 승선하는 사람들에게 열혈한 환호가 이어졌다. 승선 전에 키스를 하는 커플도 있었다.
“레이디 로즈, 승선해야 할 시간이에요. 서둘러요.”
레이디로서 채신머리없게 보이는 행동, 치마가 바다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꼭 말아 쥐고 탔으나 보닛이 바다 바람에 날아갈 뻔 했다. 정확하게는 날아갈 뻔 했으나 어떤 신사의 도움으로 보닛을 챙길 수 있었다. 반듯한 눈썹, 세련되게 보이는 코, 바다를 닮은 새파란 눈동자가 인상적인 신사는 객관적으로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얼굴이다.
“감사합니다. 저는 에리스 신디 로즈입니다. 보닛이 날아갈 뻔 했는데 도와 주셔서 감사해요. 이쪽은 제 샤프롱인 마리 부인이에요.”
샤프롱인 마리 부인에게 두고두고 까일 거리일 것 같다. 마리부인은 로즈 백작가 방계의 미망인으로 내 샤프롱이다.
“아닙니다. 아름다운 레이디의 곤경을 모른 척 하는 건 신사로서 도리가 아닙니다. 제 이름은 저스틴 클라우스라고 합니다.”
보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금발 벽안의 미인과 거리가 먼 진저에, 주근깨가 약간 있는 얼굴이라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입바른 소리라고 생각하지만 듣기에는 좋았다. 언니는 금발 벽안 미인으로 ‘사교계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예뻐 황태자와 결혼했지만 그에 비해 나는 붉은 색 머리에 얼굴은 주근깨까지 있어서 ‘벽장의 꽃’이라고 불렸다. 춤출 상대를 적어두는 수첩은 늘 비었다. 저스틴 클라우스?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설마 ‘별과 해적’의 작가인가.
“혹시 ‘별과 해적’을 쓰셨나요? ‘별과 해적’은 제가 감명스럽게 읽었어요!”
금발 녹안의 안경을 쓴 신사는 얼굴에 당황한 빛이 서렸다.
“그렇습니다.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뱃고동이 울렸다.
배의 진동과 함께 갑판에서 보는 배의 나아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승선하기 전 본 해변 근처 카페에서 입항하는 모습과 전혀 달랐다. 배가 앞으로 전진하면서 울리는 진동과 바닷바람은 내가 프린세스호에 승선한 것을 실감나게 했다.
“정말 아름답네요.”
“아름다운 레이디와 함께 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게 영광입니다.”
내 손을 살짝 들어 입 맞췄다. 이 남자가 아부를 굉장히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비슷한 인상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레이디 로즈, 갑판에 오래 있으면 주근깨가 더 많아져요.”
미혼 여성은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
샤프롱이라고 불리는 집안의 노처녀나 미망인이나 가정교사 또는 남자 형제 없이는 남자와 개인적으로 만날 수 없다. 나는 스무 살로 이미 가정교사를 졸업한 나이다. 그리고 남자 형제가 없기 때문에 먼 친척의 미망인을 샤프롱으로 두고 있다.
마담 사이프러스의 고용인이 와서 쪽지를 전해주었다. 마담 사이프러스의 고용인은 얼굴이 익은 자였다.
“급한 일이 생겨서 실례하죠. 그럼 이만 저는 가보도록 할게요.”
“레이디 로즈, 내일 저녁 연회에서 저와 춤을 추시겠습니까?”
“저는 춤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당신의 제안은 끌리네요. 내일 아침에 대답할게요.”
“그래요. 제 객실은 001호입니다. 레이디 로즈.”
“어머 근처네요. 저는 007호가 객실이에요. 저는 이만 실례할게요.”
***
프린세스호는 왕족이나 귀족들의 여흥을 위한 배로 건조되었다. 일등석 객실은 어느 귀족의 타운하우스 손님방 못지않다. 객실에는 욕실이 딸려있고 레스토랑과 연회장, 극장이 있다. 심지어 갑판에는 야외 수영장도 있었다.
프린세스호의 처녀항해는 시험 항해로 슐레이만 항을 떠나 열흘 동안 북해를 향해한 후 다시 슐레이만 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삼등석의 티켓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후견인인 로이드 공작 부처가 나를 염려해 사교계 시즌 동안 마음 편히 있으라고 보내준 티켓이다. 하지만 승선한 승객들을 둘러보니 사교계 명사란 명사는 다 모인 것 같다. 열흘간의 여행은 생각과는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승객 얼굴을 면면히 본 순간 내리고 싶어졌다. 프린세스호에서 자살 한 승객이 나오면 대서특필되겠지. 그러면 로즈 백작가 이름에 먹칠이 될 거야. 최악이네.
객실에서 보는 바다는 청량했다.
“마리 부인 어떡하죠. 배 안에 길버트랑 마가렛이 타고 있어요.”
길버트 휴즈 남작, 신흥 귀족으로 영지의 금광으로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 '약혼자'였었다.
파혼은 삼 개월 전 나와 제일 친한 친구였던 후작 영애, 마르가리타 루이제 포스터가 길버트 휴즈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깨졌다.
사실 나와 길버트의 약혼을 주선한 것은, 형부인 황태자 전하의 명을 받은 원로원이었고, 황제파와 귀족파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정략결혼인 셈이다. 나는 인기 없는 ‘벽장의 꽃’으로서 어차피 당시 연애하던 영식도 없었기 때문에 약혼에 따랐다. 하지만 제일 친한 친구가 배신할 줄이야. 내심 충격이 컸다.
그리고 나는 의도하지 않게 사교계에 적이 많았다. 건실하지만 수도와 멀리 떨어진 영지를 가진 백작의 후계자, 황태자비인 언니, 막대한 지참금, 그리고 수도 유력 귀족인 후견인까지 두었기 때문이다.
“휴즈 남작과 남작 부인은 신경 쓰지 말아요. 레이디 로즈. 하지만 보는 눈이 많아요. 객실 밖에서 처신을 단단히 하셔야겠어요.”
“레이디 캔디스의 에세이의 화제만 아니었으면 바랄 것이 없겠어요.”
현재 사교계의 화두는 격주 발행되는 잡지 해피 레이디스의 인기 코너 레이디 캔디스의 에세이로 수도의 사교계의 이모저모를 다룬다. 이 에세이 때문에 사교계에 뒷말이 많이 돈다. 사실 이 에세이 아니어도 사교계는 원래 뒷말이 많다. 마가렛의 임신 사실과 파혼 통보도 레이디 캔디스를 통해 널리 퍼졌다.
배 안에서까지 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니 통탄 할 일이다.
“첫날부터 수영을 하는 건 좀 그런가요?”
“레이디 로즈!”
마리 부인의 잔소리 아리아 이후 식사 때까지 한참 남았으니 여정을 풀고 배 안을 돌아다녔다. 삼등석에 내려가 보고 싶었지만 역시 마리 부인이 극구 말려서 일등석 객실과 이등석 객실, 그리고 삼등석 객실 문 앞까지 걸어갔다. 삼등석 객실에는 격투장이 있어 신사답지 못한 신사들이 격투나 내기를 가끔 한다고 한다. 남성들의 클럽에도 가끔 쓰잘데기없는 내기 - 누구네 부인이 먼저 임신한다든가 - 를 하지만 격투장에서 하는 내기는 더 저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파혼과 관련된 내기도 했다고 한다.
“레이디 마르가리타는 진짜 사랑해서 휴즈 남작과 결혼한 걸까요? 포스터 후작의 소문을 들었어요, 레이디 세실”
“어머! 망측해라!
갑판 위를 걷고 싶었으나 양산 없이 햇빛 쐬는 것은 피부의 적이라는 마리 부인의 지론 때문에 양산을 가지러 객실을 들른 뒤에야 갑판에 갈 수 있었다.
사교계에서 봤던 얼굴들이 많다.
에른스트 후작 부인이 다가왔다.
“레이디 로즈, 얼굴 살이 많이 빠졌네요. 상심이 컸군요. 밤에 연회장에서 살롱을 여니 참석 바랄게요.”
에른스트 후작 부인이 내민 초대장을 받았다.
“네, 꼭 참석할게요, 부인”
갑판 위에서 청량한 바다 바람을 맡는 순간 근심이 사라질 것 같았다.

구매가격 : 1,000 원

 

꽃길(19세)

도서정보 : 민은아 | 2018-11-0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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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꽃신은 약조였다.
사내의 연심(戀心)이 흘러넘치고, 넘쳐

감히 쳐다볼 수 없는 공주 홍에게 건네는 김건의 약조였다.

“이걸 신고 소신에게 와 주십시오.”
“저와의 혼인이…… 꽃길이 되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

수줍은 뺨만 붉게 타올라
그리하겠노라, 말 못 한 채 공주는 아름다운 꽃신만 바라보고 있었다.

“제 꿈이 무엇인지 아시옵니까?”
“모르옵니다.”
“제 꿈은 공주마마의 제일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빨리 저에게 오셔야 하옵니다. 전하께서 다음 달에…….”
그의 꿈이 너무 좋아서, 기뻐서 그녀는 소리 없이 웃고 또 웃었다.
홍은 뭐라 답을 해주고 싶어 입술을 움직였지만 입술 밖으로 새어나오지는 못했다. 그가 자신의 입술에 또 입술을 맞대며 안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쿵쿵쿵.
홍은 가슴에서 고동치는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절로 몸이 움직여지고 발가락까지 오그라들었다 펴지길 반복할 만큼 짜릿했다.
입맞춤이 끝나자 만족스러운 듯 그의 눈매와 입술이 보기 좋게 포물선을 그렸다.
온몸으로 퍼지는 거짓말 같은 편안함에 그녀도 따라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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