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만나요, 나의 S 파트너 (한뼘 BL 컬렉션 308)
도서정보 : 펭컨 | 2018-11-28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잠을 자도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이었던 주인공이 언제인가부터 매일 매일 꿈을 꾸기 시작한다. 언제나 같은 남자가 등장하는 꿈속에서 주인공은 그와 섹스 파트너로 여러 가지 것들을 즐긴다. 하루는 그가 묶인 상태로 등장하기도 하고, 다른 날에는 주인공이 묶인 상태로 희롱을 당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갖가지 도구가 담긴 상자가 주어지기도 한다. 귀접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격렬하면서도 즐거운 꿈 때문에 일상 생활이 힘들어질 정도인 주인공. 그런 그를 안타깝게 생각한 직장 동료가 영양제를 선물하고, 꿈을 꾸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온갖 야한 상상이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이라는 기발한 착상이 즐거운 하드코어 중편. 이러면 잠을 안 잘 도리가 없을 듯.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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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자주 꾸지 않던 나는, 어느 날을 기점으로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내가 처음으로 회사 회식자리에서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셨던 날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부로 딱 한 달 째였다.
내 꿈속 배경은 매일 다른 장소였다. 그리고 매일 다른 시간대. 야외일 때도 있었고 실내일 때도 있었다. 게다가 그 수많은 배경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하냐면, 아마도 귀접으로 추정되는 것인데, 꿈속에서 모르는 인간과 질리도록 섹스를 하고는 했다.
그 진득하게 야한 섹스 꿈에서 깨어나면 내 속옷 안쪽으로 잘 수납되어있던 자지는 언제나 발딱 서서 쿠퍼액을 질질 흘려댔고,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속옷을 축축하게 적셨다.
심지어 꿈속의 상대는 생판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이 아니라서 다행이지. 그랬으면 죄송스러워서 얼굴을 어떻게 봤겠어.
아, 그나저나 보통 귀접은 연예인도 많이들 나온다고 하던데 왜 나는 아니지. 게다가 내 꿈은 내가 상상만 해봤던 섹스 판타지가 아주 조금씩 녹아있었다. 것도 일반인을 상대로. 아니, 일반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얼굴이 내 취향인 것을 보면 그 사람은 내가 만들어낸 이상형일지도 몰라. 물론 성별이 남자라는 것이 함정이지만.
***
오늘도 잠들면 그 사람이 나오는 꿈을 꾸겠지. 최근 나는 이 꿈속 섹스에 과하게 몰입한 탓에, 피로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피로를 풀기 위해 잠에 들어도 내내 섹스하는 꿈만 꿔대니 하루 24시간이 기가 빨리기도 하고.
하루 24시간. 한 달이면 720시간. 720시간 동안 꿈에선 그 사람과의 섹스로 기가 빨리고, 눈을 뜨고 일상생활을 할 때면 그 섹스를 떠올리며 복습하듯 상상하느라 기가 빨린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정말 고문이 따로 없다.
한 달 전, 처음 그 꿈을 꿨을 땐 쾌감이 가득한 단순한 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깨고 나서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고, 계속 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떨렸다.
근데 한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 이것은 분명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것도 아주 이상하고 괴상한, 나 혼자서는 단정내릴 수 없는 무언가가.
하지만 그렇다고 점을 보러 가거나 무당집에 갔다가 정말 이 꿈속 섹스가 끝나버리면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싫어서 망설이게 된다. 왜냐면 그 꿈속 남자랑 하는 섹스가 졸라 기분 좋으니까!
결론은, 나도 이 꿈을, 귀접으로 추정되는 이 꿈속 섹스를, 절대 깨고 싶지 않다고 여길 정도로 아주 열심히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
일이 끝나고, 지친 몸을 열심히 이끌며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피곤하다. 몸이 부서질 것 같은 탓에 샤워를 마치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웠다. 잘까. 일찍 자는 게 좋겠지. 그래야 오래하지. 헤헤. 잠에 들면 내게 펼쳐질 행위를 상상하니 입에선 멍청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꿈속 섹스에 중독되면서부터 한 달이라는 꽤 긴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니, 이 꿈에 대해서 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 눈을 감으면 분명 그 남자와 섹스를 할 것이다.
꿈을 꾸고 있으면 분명 몸이 지치고 피곤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그냥 잠에 들어 꿈속 행위를 이어나가고 싶다.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제가 아니라 꿈속 만남이라는 안전한 브레이크를 걸고 있으니 남자를 자꾸만 만나고 싶기도 하고, 그런 그와의 섹스를 쉬지 않고 즐기고 싶기도 했다. 이젠 꿈을 꾸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았다.
꿈속 섹스에 집착하는 나를 누군가는 정신 나간 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 속에서 내가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은, 실제로 섹스하는 것보다는 꿈속에서 섹스하는 것이 기력소모가 덜할 것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섹스는 기분이 엄청 좋잖아! 실제로 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오늘도 잠에 들 결심을 마치고 조용히 이불을 뭉쳐 침대 밑으로 떨어트렸다. 혹시나 기분 좋다고 사정해서 이불에 정액이 튀면 안 되니까.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편하게 몸을 뉘었다. 스르륵 서서히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
잠에 들기 직전, 문득 처음 꿈속에서 귀접을 경험했던 그날이 떠올랐다.
그 꿈을 처음 꾸던 난, 처음엔 분명 상확파악이 되지 않아 머뭇거리기만 하고 있었다. 머뭇거리게 된 이유도 나는 알고 있다. 꿈이 평소와는 다르게 묘하게 생생했고, 이것이 꿈이라는 사실도, 잠들기 전까지의 기억이 종종 꿈을 꾸던 다른 때와는 다르게 또렷해서 겁이 나기도 한 탓이었다. 게다가 그런 생생함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 이유도 모른 채 홀딱 벗고 있는 내가 부끄럽기도 했고.
게다가 난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내 옆에 앉아있는 한 남자와 내가 곧 섹스를 할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있는 방 어딘가에 ‘너네 둘이 섹스를 해라’라고 쓰인 것도 아니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섹스하기 직전의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두근거리는 가슴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만화책에서 봤었다.
결국 나는 남자가 내 몸에 스치고 지나간 간지러운 터치와, 목에 내려앉는 부드러운 입맞춤을 시작으로 '꿈인데 뭐 어때' 하는 생각을 하며 내 정신을 놓아버렸다. 내 얼굴을 부드럽게 잡아 돌린 그 남자와의 첫 뽀뽀가 기분이 존나 좋았던 탓도 있었다.
남자는 키스를 잘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아님 그냥 내가 쾌락에 약한 것인지, 한번 키스했더니 두 번째 키스는 더더욱 쉬웠다. 입술을 맞추고 타인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가 질척한 타액을 빨아 마시는 것도, 그 반대로 내가 당하는 것도 기분 좋았고, 내가 느끼는 타인의 혀는, 입술은, 내 것보다 더욱 말캉하고 부드러웠다. 입술이 젖어 부르트든 말든 계속 빨고 싶을 정도로.
거기에 더해, 내 몸을 훑고 지나가는 남자의 손길이 더욱더 거칠게 나를 쓰다듬었으면, 나를 더 진득하게야한 손길로 만져줬으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는데도 나는 본능적으로 남자와의 행위를 진하게 탐했다.
분명 꿈이었는데도 꿈속 남자와 나는 굉장히 뜨거웠다. 땀으로 촉촉하게 젖은 피부가 마찰하며 생기는 끈끈함도, 그런 피부 위로 혀가 길을 만들며 지나가는 것도, 내 몸을 빨고 내려간 혀가 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자지를 흡입하듯 빨아들이는 것도 너무 자극적이었다. 그러니 잊을 수가 없겠지.
그 첫 꿈의 패팅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나는 꿈속 남자와 자연스럽게 기분 좋은 첫 섹스를 하게 되었고, 그와 나의 첫 섹스는 강렬하고도 달달했다.
구매가격 : 1,000 원
교수님의 연체료 (한뼘 BL 컬렉션 309)
도서정보 : 이하진 | 2018-11-28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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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이라는 나이에 국문과 교수가 된 하진. 교수로 부임한 지 얼마 안된 하진에게 도서관에서 독촉 전화가 온다. 도서관에서 빌려와 장기 연체된 책들을 돌려달라는 독촉이다. 미안한 마음에 눈에 띈 책 몇 권을 들고 도서관을 직접 찾아간 하진은 도서관 사서 유현에게 한눈에 반해버린다. 까칠하고 웃음기 없는 얼굴이지만 진지하고 날카로운 모습이 오히려 하진의 취향이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하진은 하루에 한 권씩 장기 연체된 책을 들고 도서관을 찾아온다. 물론 반납은 다른 사서가 아닌 유현에게만 한다.
천재 소리를 듣는 능력에 훤칠한 키와 외모의 교수와 일에는 깐깐하기 그지없는 잘생긴 도서관 사서.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밀고 당기기의 애정 단막극.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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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파스텔 톤으로 물든 봄날의 어느 캠퍼스.
벚꽃이 다 떨어진 나무들엔 이제 파릇파릇한 녹색 이파리들이 자라났다.
어제까진 비가 오더니 오늘의 하늘은 푸른색으로 맑게 개었고, 이젠 슬슬 덥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햇빛도 쨍쨍했다.
덕분에 하진은 자켓도 걸치지 않고, 푸른색 셔츠에 남색 넥타이를 맨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캠퍼스를 걸어가고 있었다.
이마를 덮을 정도의 길이까지 내려온 앞머리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구두를 신은 다리는 군더더기 없이 길쭉하게 쭉 뻗어 있다.
가방도 없이 두꺼운 전공서적 한권만 달랑, 손에 든 채 어디론가 가뿐하게 걸어가는 하진에게, 배낭을 멘 두 명의 남학생이 아는 척을 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네, 안녕하세요-”
발랄한 목소리로 살짝 목례하며 웃는 하얀 얼굴이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났다.
두 남학생은 저도 모르게 화아- 맑아진 얼굴로 옆을 지나쳐 가는 하진을 멍하니 바라봤다.
길쭉한 뒷모습은 또 다른 학생들의 인사를 받아주고 있었다.
이번엔 세 명의 여학생이었다.
그들은 하진의 밝은 인사를 받고서는 아예 자리에 멈춰 서서 발을 동동 굴렀다.
“진짜 훈훈하다.......”
“웃는 거 봤냐? 오늘 셔츠 너무 잘 어울려.”
“하아... 나 왜 국문과가 아니지? 나 왜 경영...?”
뒤에서 여학생들이 뭐라고 하는지 하진은 전혀 듣지 못하고, 책 한 권 달랑달랑 든 채 기분 좋게 어딘가로 계속 걸어갔다.
그렇게 도달한 곳은 다름 아닌 교내 도서관.
열린 자동문 사이로 활기차게 들어간 하진에게는 또다시 여러 학생들의 인사가 쏟아졌다.
보통 자신의 과 교수가 아니면 인사는커녕 잘 알아보지도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 국문과 교수인 하진에게는 예외였다.
아직 30대도 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정식으로 교수에 임용된 흔치않은 케이스라 첫 출근 때부터 유명인사이기도 했고,
그런 사람이 잘생긴데다 키까지 비범하게 크니, 시선이 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덕분에 하진이 임용된 작년부터 국어국문과 학생들은 소위 말하는, 계를 탄 사람들이 되었다.
점심시간이라 잔뜩 붐비던 도서관은 이하진 교수의 등장으로 조금 더 소란해졌다.
그 분위기 같은 것은 의식되지 않는지 하진은 어느 한곳에만 시선을 꽂은 채 걸어가 사서 앞으로 늘어선 줄의 맨 뒤에 섰다.
“어, 교수님! 먼저 서세요!”
“아이, 무슨 소리예요. 괜찮아요.”
소란을 느낀 바로 앞의 남학생은 뒤를 돌아봤다가, 바로 뒤에 선 하진을 알아보고 순서를 양보하려고까지 했다.
당연히 완곡하게 거절한 하진은 왠지 상기된 얼굴로 얌전히 순서를 기다렸다.
여전히 시선은 한곳에만 꽂혀 있었다.
“30일까지 반납해주시면 돼요.”
하진이 다니는 대학교의 도서관에는 두 명의 사서가 있었다.
한 명은 연차가 꽤 오래 된 여자 사서. 다른 한 명은 올해 2월에 갓 들어온 신입 남자 사서였다.
그리고 하진은 지금 그 신입 남자 사서의 앞에 줄을 서서, 그가 앉은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큰 우월한 신장 덕분에 하진은 사서의 얼굴을 조금 멀리서나마 미리 볼 수 있었다.
“네, 다 되셨어요. 다음 분 오세요. 학생증 주시고요.”
검은 색의 뿔테 안경 뒤로, 일하느라 잔뜩 진지한 다소 날카로운 눈매가 보였다.
언제나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는 갈색 머리. 하얗고 말끔한 피부. 날렵한 눈과는 달리 통통하게 예쁜 모양을 한 입술까지.
하진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감탄했다.
‘하아... 오늘도 잘 생겼어.......’
게다가 줄이 아무리 밀려도 당황 한 번 하지 않고 능숙하게 일을 해내는 신입답지 않은 노련함이라니.
하진은 손에 들고 있던 두꺼운 책을 쥔 손에 꾸욱, 힘을 주며 입술을 깨물었다.
5분도 되지 않아, 길고 긴 줄이 줄어 드디어 하진의 차례가 되었다.
잔뜩 상기된 얼굴과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하진이 앞에 서자마자 사서가 흘끔, 하진을 올려다봤다.
그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중 가장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납은 굳이 줄 서서 기다리실 필요 없다니까요, 교수님.”
그래도 듣는 사람이 교수라는 체면을 생각해주긴 했는지, 목소리가 작아 다른 사람들에게까진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씩 웃은 하진이 허리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
“에이, 그래도 도서관에 왔는데 인사는 해야죠- 이러면서 유현 씨 얼굴도 한 번 더 보는 거고-”
“책 주세요.”
한없이 차가운 태도였다.
하지만 하진에게 그 정도는 이미 익숙했다.
하진은 여전히 상기된 채 웃는 낯을 하고선 소중하게 들고 있던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책을 받아든 사서, 유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왜 또 한 권뿐이에요? 교수님 앞으로 연체된 책 아직 서른 권이나 남았다니까요?”
유현이 하진에게 특히나 싸늘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반납 기한을 지키지 않아 연체된 도서가 무려 30권이 넘는다는 것.
원래 40권이 훌쩍 넘었는데 그나마 줄어서 30권 정도가 된 것이었다.
하진은 머쓱하게, 아니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알아요. 그래서 나 블랙리스트라면서요.”
꺼내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게 참 수줍은 미소였다.
블랙리스트 주제에 웃기는. 유현은 둥글게 넘어가주지 않고 캐물었다.
이러는 것도 하루 이틀이어야 말이지.
“잘 아시면서 왜 달랑 한 권만 가져오셨어요?”
“미안해요. 까먹었어요.”
“...바로 어제도 제가 말씀드렸는데요. 한 번 오실 때 세 권씩은 가져오시라고. 그걸 벌써 잊으셨다구요?”
“네. 제가 기억력이 좀 안 좋아서요....”
기억력 안 좋다는 사람이 스물아홉에 교수님이 되셨다.......
어디 한번 계속 해보라는 식으로 유현이 빤히 올려다보자, 하진은 흘끔, 유현의 표정을 한 번 살피더니 아아- 하고 어깨가 아픈 시늉을 했다.
“사실은 한 권만 들어도 팔이 빠질 것처럼 아픈데 세 권은 너무 무거워요. 이거 봐, 이거. 한 권도 이렇게 두꺼운 거. 내가 이래봬도 좀 연약하거든요. 아이고, 팔 아파라....”
엄살을 피우는 것이 뻔한 하진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는 유현의 눈빛에 속마음이 그대로 쓰여 있었다.
‘염병 하고 앉아있네....’
하지만 차마 교수님에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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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영웅의 이야기 (한뼘 BL 컬렉션 307)
도서정보 : 김익명 | 2018-11-23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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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만화를 통해서 접하게 된 '영웅'이 너무나 되고 싶었던 로이. 간절한 기도 덕분인지 로이는 영웅이 되어 악당들을 처치하고,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산다. 로이의 평범한 신분은 의사이지만, 악당들이 나타나면 다양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영웅이 되는 로이. 영웅으로서의 자긍심과 사람들의 환호에 행복한 삶을 즐기던 로이에게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를 처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온다. 그가 악당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지시에 의문을 품지만 영웅으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없었던 로이는 결국 친구를 찾아가고, 친구는 아무런 변명도 없이 로이의 칼에 맞아 쓰러진다. 하지만 그 이후 로이는 영웅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번민을 시작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술로 시간을 보낸다.
수퍼 히어로라는 익숙한 소재를 기반으로, 성찰적이면서도 유연하게 흐르는 문체와 히어로물 특유의 숨겨진 비밀이 잘 어울린다. 빛과 어둠이 강하게 대비되는 느와르적 수퍼히어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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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처음 봤던 것이 언제였더라. 언젠가 누구였는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한 친구가 만화책을 빌려줬었다. 영웅이 악당을 물리치는 흔한 내용으로 지금 생각하면 틀에 박힌 진부한 내용이었지만, 그때에는 영웅이 너무나 멋져 보였었다. 아름다운 미녀를 구하고서는 뒤돌아서는 영웅의 모습에 반했다. 영웅이 되고 싶었다. 어머니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그저 웃으셨다. 친구들은 놀리고 선생님도 그것을 말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매일 밤 잠들기 전 눈을 감고 기도했다.
'하나님. 저도 영웅이 되게 해주세요.'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했던 것일까. 나는 영웅이 되었다. 비록 만화에서 보던 것처럼 눈에서 빔이 나오고 하늘을 날지는 못하지만, 일반인보다 강하고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일부는 영웅을 칭찬했고, 일부는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에 불과하다고 비웃었다. 만들어진 존재라고 해도 내가 '영웅'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기에 화가 나지는 않았다. 주위에는 언제나 동료들이 있었다. 악당을 물리치고 사람을 구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자신은 정의였다. 악당을 벌하는 것이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사람을 죽였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악당을 잡고자 했는데 악당이 죽어버렸다.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 영웅이 아니라 살인범이라 불리게 되는 것일까? 사람들은 나를 욕할까? 경찰이 들이닥쳐 손목에 수갑을 채울까? 아니면 같은 영웅이 나를 잡으려 들까?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은 악당을 죽였다고 열광했다. 위에서는 오히려 앞으로도 악당은 죽여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확실히 악당은 죽는 것이 사회에도 이득이었다. 그들을 감옥에 넣는다면 국민들의 세금이 나가지만, 우리들이 죽인다면 세금도 나가지 않는다. 그것이 편리한 방법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는 있었지만, 그동안은 사회의 도덕적 시선 때문에 죽일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국민들도 기뻐한다. 도덕적 시선보다 우위에 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악당은 살인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 중에서 동료 중 한 명이 살인은 마음에 안 든다면서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와는 다시 연락할 수 없었다. 다시 만난 날, 친구는 죽었다.
회색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굵은 빗줄기가 내리던 날, 친구를 죽였다. 친구는 이렇게 비 오는 날이면 으레 어디선가 고양이를 주워오곤 했었다. 그 덕에 친구의 집은 언제나 동물들로 북적였다. 사정이 있어 주워오지 못할 때면 대신 우산을 고양이에게 양보했다. 왜 그랬냐고 물으면, 고양이가 감기 걸릴까 봐. 하고 멋쩍게 웃었다. 누구보다도 착했다. 참으로 착했었다.
그런 그는 악당이 되어 있었다. 누구보다 착하고, 악이랑은 전혀 상관 없어보였던 친구는 악당이었다. 왜 그는 악당이 되었던 것일까? 어째서? 질문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 입만 열면 친구에게 소리를 칠 것 같았다. 이유를 묻고 따지고 싶었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자신은 영웅이었다. 악당을 물리치고 평화를 지키는 영웅. 언제부터 영웅이 악당의 사정을 일일이 들어줬단 말인가? 자신은 영웅이었고 그는 악당이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그를 처리해야할 명분이 생겼다. 그래서 자신도, 친구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를 죽였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친구는 죽는 순간까지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친구의 모습은 언제나 봐왔던 악당들과는 다르게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만난 악당들은 미친 듯이 웃으며 자신의 범죄행각을 자랑하던가, 바지자락을 잡고는 살려달라고 목숨을 구걸해왔었다. 그는 둘 중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눈을 감고 덤덤히 죽음을 받아들였다. 초연한 모습은 마치 순교자와 같았다. 그는 '악당'이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친구만 달랐던 걸까. 그래서였을까, 그날 처음으로 악몽을 꾸었다.
그날 이후로 술에 절어 살았다. 잠이 드는 것이 무서웠다. 술에 의지를 해야만 간신히 쓰러지듯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잠이 들어도 언제나 꿈을 꾸었다. 꿈의 내용은 매번 같았다. 친구를 처음 만날 날부터 그와 함께 지내고 그를 죽인 순간까지 영화를 보듯이 필름은 흘러갔다. 꿈속에서의 친구는 죽는 순간까지 미소만 짓고 있었다. 친구가 죽을 때 웃었던가? 알 수 없었다. 지금 발 딛고 있는 공간이 꿈인지 현실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꿈에서의 친구는 아무런 말도 없이 웃고만 있었지만, 그것이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꾸짖는 것 같았다. 평범한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닐까, 그는 정말 악당이었던 것일까.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나 자신에게 물었다. 답은 알 수 없었다. 자신은 아무런 말도 듣지 않고 악당인 친구를 죽였다. 그렇지만 친구가 악당이 아니었다면? 아아, 머리가 아프다.
동료들은 요즘 여자라도 만나서 잠을 못자냐고 농을 걸었다. 동료들의 말에 자신은 그저 하하 웃었다. 이 웃음은 친구와 닮았을까? 어느 순간부터 눈을 감으면 친구가 보였다. 그는 언제나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속으로 아무리 말을 걸어도 친구는 웃고만 있었다.
바람이라도 쐬고 정신을 차리라는 동료의 말에 모처럼 정처 없이 밖을 걸었다. 그리고 이내 후회했다. 친구의 아내를 만났다. 그녀 역시 악당이 되어있었다. 친구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모른다. 어쩌면 자신이 친구를 죽여서 그녀가 악당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을 때렸다. 지금까지 맞았던 주먹 중에서 가장 약했지만, 이상하게도 맞은 곳이 쓰라렸다. 숨이 막힌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때리는 것도 지쳤는지 그녀가 마지막에는 옷자락을 잡고 주저앉아 울었다. 악당이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여리고 착한 여자였다.
울고 있는 여자가 부러웠다. 자신도 울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울었던 게 언제였지? 젊었을 적에는 울기도 잘 울었던 거 같은데, 눈가에 주름이 잡힐 무렵부터는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울기에는 이미 너무 늙었다. 그저 대신 울고 있는 여자를 끌어안았다. 여자의 어깨 너머로 웃고 있는 친구가 보였다. 이 상황에서도 친구는 그저 웃고만 있었다.
여자는 악당이었다. 자신은 그녀를 죽여야만 했다. 죽이지 않는다면, 최소한 생포라도 해야 했다. 그러나 어느 것도 할 수 없었다. 울고 있는 여자는 그저 한 남자의 아내였다. 너무나 평범한 여자. 영웅은 악당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악당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이고 형제이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악당과 일반인의 경계가 흐려지니 주의해야했다. 그것은 자신이 누누이 지적하고, 말해왔던 점이었다. 그런데 정작 지금 자신이 그녀가 정말 악당인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그녀는 정말 악당인 걸까? 어디까지가 악당이지? 알 수 없었다. 그동안 튼튼하다고 믿고 달려왔던 길은 사실 진흙탕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발이 빠진다. 점점 몸이 잠긴다. 숨을 쉴 수가 없다.
결국, 여자를 죽이지 못했다. 악당을 죽이지 못하는 영웅이라니 우습군, 너무나도 우스워, 로이. 스스로를 비웃어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친구가 죽어도 이 세상은 그대로인 것처럼, 악당을 죽이지 않았는데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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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탕 나무꾼 (한뼘 BL 컬렉션 305)
도서정보 : 벵갈고양이 | 2018-11-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옛날 옛날, 산속에서 혼자 사는 나무꾼이 있었다.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에, 잘생긴 외모, 건강한 몸을 가졌지만 너무 가난하기 때문에 결혼은 엄두에도 내지 못하는 나무꾼. 어느 날 산속에서 나무를 하던 중 우람한 덩치에 위협적인 뿔를 가진 사슴 하나가 나무꾼 뒤로 슬며시 접근한다. 깜짝 놀란 나무꾼에게 사슴은 자신을 숨겨달라는 부탁을 한다. 불쌍한 마음과 위협적인 분위기에 나무꾼이 사슴을 숨겨준다. 그리고 뒤이어 험상궂은 얼굴에 커다란 몸을 가진 사냥꾼이 나타난다. 사냥꾼은 사슴의 행방을 묻고, 물론 나무꾼은 사슴은 보지도 못했다고 답한다. 그렇게 살아난 사슴이 나무꾼이 짝을 얻도록 돕겠다고 제안한다. 그렇게 해서 사슴과 함께 나무꾼은 선녀들이 하강한다는 선녀탕 근처로 향한다.
익숙한 동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무꾼과 사슴, 사냥꾼이 어우러진 기발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선녀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가 반전의 묘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옛날 옛날 먼 옛날, 깊은 산속에 젊은 나무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홀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나무꾼은 산속에서 혼자 살게 되어 무척 외로웠습니다. 나무꾼은 혼인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나무꾼은 아주 건강하고 잘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찢어지게 가난한지라 아내를 데려올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살림이 펴서 아내를 데려오기에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나무꾼은 점점 한숨만 늘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날도 사냥꾼은 언제나처럼 아침 일찍부터 산속에 들어가 나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나무꾼은 도중에 윗도리를 벗어 던지고 일을 계속했습니다. 송골송골한 땀방울이 나무꾼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곧 점심시간이 되어 나무꾼은 일을 멈추고 나뭇등걸에 앉아 집에서 싸온 주먹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언제쯤 나는 색시를 데려올 수 있을까?'
식사를 하다가 이런 생각에 잠긴 나무꾼은 밥을 먹던 것도 멈추고 수심에 차서 먼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저기... 저 좀 도와주실 수 없나요?"
귓가에 뜨거운 숨결이 닿아 나무꾼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나뭇가지처럼 뻗은 멋진 뿔을 가진, 키가 2m나 되는 수사슴 한 마리가 서 있었습니다.
"제가 뭘 잘못했나요?"
나무꾼은 당장이라도 자기를 받아버릴 것 같은 사슴의 당당한 몸집에 덜덜 떨면서 물었습니다. 그러자 사슴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씩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지금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답니다. 만약 무사히 도망치게 해주신다면 꼭 보답할게요."
나무꾼은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사슴이 자기를 뒷발로 차버리지나 않을까 무서워졌습니다. 그래서 수사슴을 나뭇짐 속에 숨겨주기로 했습니다. 사슴의 몸집이 워낙 커서 숨긴다고 해도 그냥 발각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었지만 지금 나무꾼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정도가 다였습니다.
주변에서 나뭇잎이 달린 가지까지 꺾어와 간신히 사슴을 숨기고 나자 저쪽에서 험상궂은 사냥꾼 하나가 총을 짊어지고 헐레벌떡 뛰어왔습니다. 호랑이 가죽 무늬 모자를 쓴 사냥꾼은 나무꾼보다 적어도 머리 하나는 커 보였습니다.
"여보시오. 이 근처에서 사슴 한 마리 보지 못하셨소?"
사냥꾼이 물었습니다.
"못 봤는데요."
나무꾼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정말 못 봤소?"
사냥꾼이 안 그래도 험상궂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오늘따라 왜 이리 크고 흉포해 보이는 것들만 만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그래도 자기가 어디 가서 몸집으로 밀리는 일이 없었는데 말이지요. 그래도 사슴과의 의리를 생각해서 나무꾼은 다시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 근처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하는 거면 천벌을 받을 걸요?"
"휴, 내가 그 녀석을 따라서 벌써 일주일이나 이 산을 헤맸는데 말이오. 소득이 없으니 답답하구려. 내 다른 곳을 둘러 볼 테니 혹시 사슴이 지나가거든 나한테 알려주시겠소?"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나무꾼의 대답을 듣고 사냥꾼은 다시 산속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나무꾼이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찰나,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사냥꾼이 길을 가다 멈춰 서서 이쪽을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산에서 혼자 살아오며 나름대로 배짱이 있다고 자부하던 나무꾼도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들킨다고 해봐야 고작 사슴이 사냥꾼에게 잡혀갈 뿐인데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것인지 나무꾼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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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 아저씨 (한뼘 BL 컬렉션 306)
도서정보 : 재택근무 | 2018-11-22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옛날 옛적 한 마을에 홀아비가 두 아들과 살고 있었다. 조루인 큰 아들과는 달리 절륜함을 뽐내는 작은 아들. 그렇지만 아버지는 이상할 정도로 큰 아들을 편애한다. 어느 날 아버지가 작은 아들에게 화려한 팬티들을 빨아오라는 일을 시킨다.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던 작은 아들은 실수로 보석 장식이 달린 팬티를 우물 안으로 빠뜨리고, 아버지에게 혼날까 무서워진 작은 아들은 팬티를 찾아서 우물 속으로 뛰어든다. 그런데 우물 안은 신비한 세계이고, 돌아갈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숲속 길을 따라가며 탈출구를 찾으려는 작은 아들. 그의 앞에 이상한 자세로 혼자서 욕정을 풀려고 하는 남자들이 등장하고, 작은 아들은 그들을 모두 도와 욕망을 해결해 준다. 그리고 인간의 몽정을 책임지는 몽정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유럽의 동화 "홀레 할머니"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차별받는 형제와 신기한 세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 등 익숙한 이야기 구조, 능청스러운 문투, 시원한 전개로 빙그레 미소 짓게 만드는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미리 보기>
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한 홀아비가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두 아들 다 크고 아름다운 페니스를 가졌지만, 큰 아들은 조루였고 작은 아들은 절륜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인 홀아비는 조루인 큰 아들을 훨씬 사랑하며 항상 작은 아들을 차별했습니다. 큰 아들이 자신의 친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도 조루였기 때문에 큰 아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절륜한 작은 아들을 질투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작은 아들에게 팬티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주며 우물가에 가서 빨아오라고 했습니다.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집에서 쫓겨날 줄 알아라!"
작은 아들은 서러웠지만 집에서 쫓겨나는 것이 무서워 울면서 바구니를 들고 우물가로 갔습니다. 바구니에서 팬티를 꺼내 보니 쓸데없이 이것저것 화려한 장식이 잔뜩 달려있었습니다. 팬티의 화려한 장식으로 눈을 돌려 조루인 것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이 반영된 것 같았습니다. 작은 아들이 팬티를 분류해서 빨려고 하는 순간, 보석이 잔뜩 달린 팬티 하나가 떨어져 우물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아, 이걸 어쩐다. 저 팬티를 잃어버린 걸 알면 집에서 쫓겨날 텐데."
집에서 쫓겨나는 것이 무서웠던 작은 아들은 팬티를 주으러 우물 안으로 뛰어내렸습니다. 풍덩- 하고 물에 빠진 작은 아들은 팬티를 찾아 우물의 바닥으로 향했습니다. 우물 바닥에 비치는 밝은 빛을 따라가보니 어느새 물은 사라지고, 작은 아들은 벌레가 우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숲 속의 폭신한 잔디밭에 떨어졌습니다. 아차, 보석이 달린 팬티를 왼쪽 발로 밟고 있었습니다. 작은 아들은 얼른 발 밑에 떨어진 팬티를 주워 올렸습니다. 흙이 좀 묻기는 했지만 보석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아서 작은 아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나저나 우물로 돌아가야 하는데."
작은 아들이 자신이 떨어진 곳을 올려다보았으나 그곳에는 이미 우물 입구는 보이지 않고 파란 하늘에 태양만 눈이 부시게 빛날 뿐이었습니다.
작은 아들은 어쩔 수 없이 오솔길을 따라 숲을 빠져나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한참 걷던 작은 아들이 숲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였습니다.
"하앙, 아앙... 거기 젊은이."
누군가 작은 아들을 불러 돌아보니 숲 입구 수풀 더미 속에 한 남자가 누워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거북 묶기로 손과 다리가 뒤로 결박되어 있었는데, 큰 페니스가 불뚝 솟아올라 그 끝에서 하얀 액체를 방울방울 흘리고 있었습니다.
"부탁이네, 나를 좀 도와주게."
작은 아들은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나요?"
남자는 힘겹게 턱을 움직여 자신의 페니스를 가리키고는 말했습니다.
"지금 내 안에 가득 차서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데, 보시다시피 내가 손을 쓸 수가 없어서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네. 부디 내 것을 만져서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내보내주지 않겠는가."
착한 작은 아들은 남자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보석 팬티를 잠시 바닥에 내려놓고 부드러운 손길로 남자의 페니스를 주무르기 시작했습니다.
"핫...하앙...아아앙..."
남자의 페니스 끝에서 하얀 점액질 액체가 점점 더 많이 흘러내렸습니다. 작은 아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묶인 몸을 부르르 떨며 느끼던 남자가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하아..하앙... 미..미안한데, 입으로 좀 해주겠나..."
착한 작은 아들은 남자의 부탁대로 페니스 끝을 입에 물고 이를 세워 위 아래로 남자의 페니스를 긁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씩 작은 아들의 혀가 닿을 때마다 남자가 몸부림을 치기도 했습니다.
"하아앙.. 너무... 좋아아앗!"
마지막으로 남자가 바이브레이터라도 된 양 부르르 떨며 작은 아들의 입에 하얀 액체를 분사했습니다. 작은 아들의 입술 양 옆으로 하얀 점액질이 흘러나왔습니다.
"하아..하아... 미안하네."
작은 아들은 입 안의 액체를 꿀꺽 삼키고 손등으로 입가를 닦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이제 편안해지셨나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정말 고맙다고 다시 한 번 이야기했습니다. 작은 아들은 바닥에 내려놓았던 보석 팬티를 들고 다시 길을 따라 갔습니다. 숲을 빠져나온 작은 아들은 양옆으로 평지가 펼쳐진 길을 걸어갔습니다. 푸른 들판이 넓게 펼쳐져 아름다웠습니다. 저 멀리 반짝이는 호수도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발걸음이 조금 느려졌을 무렵, 어디선가 작은 아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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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엑소시즘 (한뼘 BL 컬렉션 303)
도서정보 : 탄산탄산수 | 2018-11-21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영혼을 보는 능력이 있는 서남주 부제는 김장익 신부와 함께 구마의식을 행하는 구마사제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귀신 들린 소녀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먼저 파견된 김 신부를 뒤따라 홀로 산길을 운전하던 서 부제. 그의 앞에 잠시만 차를 태워달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신부라는 사회적 신분을 의식한 서 부제는 내키지 않지만 남자를 차에 태운다. 그리고 연쇄살인범이 탈주했다는 라디오 방송이 흘러나오고, 남자가 서 부제에게 이상한 말들을 속삭이기 시작한다.
귀신을 쫓는 구마사제들이라는 특이한 설정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을 파고드는 악마가 우리의 귀에 속삭이는 유혹과 저주의 말들이 섬?한 오컬트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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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휴게소 나올 때까지만 태워다주십쇼."
그날은 비가 무던히도 많이 내렸다. 서남주 부제는 속초로 가는 길이었다. 낡은 소나타를 타고 시내를 지나 산길 초입에 이르렀을 무렵 그의 앞에 한 남자가 다가왔다. 인적 없는 산길에서 스스럼없이 차로 뛰어드는 남자. 서 부제는 불안했다. 그를 무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날이 어둡고 비가 쏟아지는 탓에 차는 서행을 하고 있었고 의문의 남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창문을 두드리자 서 부제는 애써 외면하려고 했지만 남자는 자신이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은 듯 신분증을 꺼냈다. 김종원, 1979년생. 서 부제는 신분증까지 내보이는 사람을 비가 쏟아지는 길에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다친 이웃을 외면하던 무정한 레위인이 될까 두려웠다. 결국 서 부제는 차를 세우고 잠금장치를 풀었다. 남자는 조수석에 앉았다. 그에게서는 흙냄새와 묘한 향내가 났다.
"정말 감사합니다."
서 부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 남자는 비를 맞았음에도 정돈된 머리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산길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수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얼굴과 손은 굳은살과 주름 하나 없이 매끈했다. 산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서 부제는 그의 큰 배낭을 보면서 길을 잃은 여행객이겠거니 짐작했다.
"등산하러 오셨나 봐요?"
"아니요, 그냥 볼일이 있어서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여기까지 와버렸네요."
"아 네, 그러셨군요."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고 어느새 차는 한창 포장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평일 저녁 비 오는 밤인 탓에 도로에는 지나가는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남자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는 받을 생각이 없었다. 전화가 끊어졌다가 다시 왔고 벨소리가 집요하게 울렸다. 서 부제는 그 벨소리가 불편했다. 하지만 남자는 핸드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정면만 응시할 뿐이었다. 결국 서 부제는 참다못해 라디오를 틀었다. 서 부제는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서 부제는 예민한 사람이었다. 마치 늘 천적의 위협을 감지하는 초식동물처럼 경계심이 강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자신이 위험에 빠진 상황을 누구보다 잘 감지했다. 설령 몸이 느끼지 못했을지라도 그의 무의식은 늘 그를 자극했다. 그런 이유로 서 부제가 김장익 신부와 짝을 이뤄 구마의식을 행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산 속이라 그런지 라디오 신호가 잘 잡히지 않았다. 자꾸만 손이 미끄러졌다. 보다 못한 남자가 대신 주파수를 맞췄다. 신기하게도 남자가 바로 손을 대자 귀신같이 주파수가 맞춰졌다.
[사흘 전 구치소에서 탈주한 연쇄살인범 이준재는 현재 강원도 속초시 시내에서 행적이 발견된 것을 마지막으로 그의 행방은 미궁에 빠졌습니다. 강원경찰청은 시민들에게 야간 외출 자제를 당부했으며 184cm 상당의 키와 얼굴에 흉터가 있는 남성을 보았을 시 신고를.....]
순간 서 부제는 생각했다. 아까 본 신분증에 있던 사진 속 얼굴이 이 남자의 얼굴이었는지를. 결론은 '아니다' 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설마 이 남자가 연쇄살인범일까. 그렇다면 아까 보여준 신분증의 주인은 과연 어디로 간 걸까. 무엇보다도 나는 왜 이 남자를 태웠을까. 서 부제가 자책을 하는 동안에도 남자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때 서 부제의 핸드폰이 울렸다. 필시 김 신부임이 분명했다. 운전 중에는 절대 전화를 받지 않던 그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여보세요?"
"서 부제, 지금 몇 시야? 왜 아직도 안와?"
"아 예, 지금 가고 있습니다. 미시령 휴게소 들렸다가 바로 내려가면 됩니다. 거의 다 왔어요."
"미시령? 무슨 소리야 서 부제. 미시령 휴게소 폐쇄 된 지가 언젠데.... 너 지금 어디야?"
"예? 폐쇄요?"
"그래, 폐쇄 됐어 거기. 그리고 이 밤에 왜 그 위험한 길로 와. 밑에 터널로 와. 이거 맹추가 따로 없네."
차창 밖에는 미시령 휴게소가 1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였다. 내려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남자는 서 부제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서 부제는 목이 메었다.
"신부님...."
"왜?"
쉿- 남자는 자신의 검지를 부제의 입술에 대었다.
".........."
"왜 그러는데?"
"금방....가겠습니다."
서 부제가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남자는 그의 핸드폰을 뺏어 전원을 껐다.
"신부인줄 알았는데, 부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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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에서 허니트랩을 (한뼘 BL 컬렉션 304)
도서정보 : 백만송이캠벨 | 2018-11-21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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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블랙요원 이재현은, 건설 현장에서 노무자로 위장하여, 조선족 출신의 조직폭력배를 추적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정신을 차려 보니, 그는 건설 현장의 함바집 안에 묶인 자신을 발견한다. 이지현이 같이 일하면서 전혀 의심을 하고 못했던 조석족 노무자 정춘봉이 그를 묶은 것이다. 그리고 이재현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다면서, 국정원 요원임을 순순히 자백하라면서 온갖 고문을 가한다. 이재현에게는 가장 치욕적인 방식으로.
국정원 비밀요원과 스파이, 범죄인 추적, 위장된 신분 등 다양한 미스터리 요소를 등장시키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줄거리 전개를 통해서 읽는 재미를 배가하는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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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은 거동이 불편해서 눈이 떠졌다. 눈을 떠보니 알몸으로 넓적다리와 종아리가 묶여져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는 포즈였다. 똥구멍에는 이물감이 들었다. 항문을 비집고 뭉툭한 무언가가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배출만 해야 하는 곳에 들어있는 어떤 것으로 추정 되는 것은 이재현의 속을 울렁거리게 했다.
"눈을 떴군."
사람 짜증나게 하는 저음의 주인공은 그놈이 아니었다. 억양에는 중국 억양이 섞여 있었다. 이 새끼는 짱깨 깡패일 수도 있었다. 찼고 있었던 그놈의 끄나풀일 확률도 있었다.
"미친 새끼야, 이거 풀어!"
온몸을 비틀어 보지만 당연하게도 끈은 풀어지지 않았다.
"나성재, 아니 이재현."
함바집. 함바집은 보통 함박 스테이크를 파는 집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공사 현장에서 현장 인부의 식사를 책임지는 식당이다. 함바는 노무자 합숙소를 뜻하는 쪽바리 말에서 유래되었다. 건설 현장에서 쪽바리 말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
"춘봉이가 나눠주는 거 알바 하다가 걸렸단다! 아이고~ 내가 못산다."
불법 상행위는 불법이다.
나성재, 천애고아로 함바집에서 시다로 일하고 있다. 순박하고 착한 스무 살 청년으로 시다로 일하면서 방통대 사회복지과 1학년을 재학 중이다. 지금은 방송 통신대 중간 과제물 제출기간이라서 나성재는 열심히 방통대의 과제 중 모르는 것은 인부들에게 물어물어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래 정체는 국정원 블랙요원 이재현, 대학을 졸업하고 국정원에서 잠입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임무는 탈북자 행세를 하고 있는 조선족 출신 조직 폭력배를 잡아내는 것이다.
"성재야, 니 공부하나?"
"어렵네예."
"과가 머라고 했냐?"
"사회복지과라예."
"뭐가 제일 어렵냐?"
"영어 억수로 어렵다 아이입니까."
방통대에서 필수교양으로 영어회화가 있다. 대학 교양 수준보다 더 쉽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재현은 영어교양 다시 듣는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꼈다. 군 입대기간을 제외하면 스트레이트로 졸업을 했기 때문이다.
핸드폰 문자 어플 스크롤을 내렸다.
구매가격 : 1,000 원
등하불명 외전
도서정보 : 가막가막새 | 2018-11-19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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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물, 동양풍, 무협, 미인공, 강공, 까칠공, 츤데레공, 개아가공, 광공, 초딩공, 절륜공, 천재공, 순진수, 소심수, 허당수, 도망수, 얼빠수, 코믹/개그물, 사건물, 3인칭시점, 사파이공자공, 제멋대로공, 입걸공, 내가 최고공, 다내밑이공, 비굴수, 비밀있수
형문산 높은 곳에 홀로 사는 소심한 사냥꾼 ‘삼복’.
평화로운 그곳에 백여 년 전 천하제일인의 비보가 나타났단 소문이 돌고
온갖 무림인이 그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뒤늦게 피하려던 그는 사자맹의 오절도왕 ‘사지평’에게 납치되고 마는데…….
사내는 멍하니 넋 놓은 삼복을 보며 이를 드러냈다.
“하나 남은 게 저런 쥐 불알만 한 놈이야? 한 대 치면 골로 가게 생겼네, 썅.”
협박에 못 이겨 사지평의 길잡이를 하게 된 삼복은
그의 구박을 받으면서 열심히 비보를 찾아 헤매고.
한편, 자신 외에는 다 발밑으로 보던 오만한 사지평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삼복을 점차 신경 쓰기 시작하는데…….
삼복은 왜소한 체구임에도 사냥꾼이어서 그런지 몸이 단단하고 피부색이 짙어 건강하고 활기찬 소년으로 보였다. 거기에 웃기까지 하면 꽤 귀엽…….
“……기는 개뿔!”
“힉!”
사지평이 기겁하며 버럭 소리 질렀다. 덩달아 놀란 삼복이 식겁해서 어깨를 움츠렸다.
쥐불알에 치여 정신 못 차리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천하절색 오절도왕과
엉엉 울면서도 할 말 다 하고 사고까지 치는 사냥꾼 삼복의
비보를 둘러싼 좌충우돌 중원 이야기!
“놔. 안 놔? 이 쥐불알이!”
“아, 안 떨어질 거야…….”
구매가격 : 400 원
조교사 Q - 교도소에서의 의뢰 (한뼘 BL 컬렉션 302)
도서정보 : 호레이 | 2018-11-16 | EPUB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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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사라는 직업은 의뢰인의 취향에 맞추어, 각종 노예나 파트너를 입맛에 맞도록 조교해 주는 것. 성공적인 조교사 Q에게 들어온 이번 의뢰는 교도소의 수감자 하나를 성노예로 조교해달라는 것이다. 교도소 안에서 온갖 문제를 일으키지만, 엄청난 배경을 가진 덕분에 마땅히 제지할 방법을 찾지 못한 교도소 측에서 내놓은 아이디어가 조교였던 것이다. 붉은 머리에 반항적인 성격을 가진 스무 살 청년을 조교하기 위한 작업은 '기분이 좋아지는' 마사지부터 시작된다.
조교사라는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Q의 조교 일지 한 편. 엄청난 집안 출신에 안하무인, 거친 성격의 젊은이를 다루는 조교사의 능숙함을 즐길 수 있다.
* 이 작품은 '조교사 Q' 연작에 속하는 단편입니다. 그러나 각각의 단편이 독립적인 줄거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개별적으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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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악적 직업이라 해야 할까? 사람들이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직접 언급하거나 자신의 주변에서 발견하는 것은 꺼려하는 종류의 일들이 있다. 피비린내 나는 중세라면 사형 집행인이 그 대표적인 예시일 것이고 좀더 세련되어진 현대라면 프로 조교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요. 꼭 있어야 하는 직업이죠. 그 사람들이 없으면 건방진 노예나 더럽게 궁합 안 맞는 잠자리 파트너를 어떻게 다루겠어요. 그래도 거 뭐냐… 그런 사람들은 은밀하게, 그늘에서 일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것이 조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전문 조교사 Q도 그런 사람이었다. 사유 묻지 않습니다. 왜 그딴 취향이냐고 따지지도 않습니다. 돈만 주시면 의뢰해주신 분의 기호에 맞추어 얼마든지 취향대로 조교 해드립니다. 그가 언제나 자랑스럽게 자기 PR로 내세우는 슬로건이었다.
그날도 평범하게 전화 상담 몇 건을 마무리하고 사무실 문을 닫으려던 Q는 특이한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가… 관공서? 이상하다. 꼬박꼬박 세금도 다 냈고 조교중인 노예 때문에 의뢰인과 마찰이 생긴 적도 없는데. 한순간 그냥 무시할까 했으나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는 전부 받고 보는 사업자 본능이 기어이 수화기를 들게 했다.
“네. Q의 조교소입니다. 출장 업무요? 추가 비용 내시면 가능합니다. 비밀 엄수. 물론이죠. 그럼 장소가… 교도소라고요?”
교도소에서 출장 조교라. 이번 일은 만만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Q는 최대한 챙길 수 있는 물건들을 전부 챙겨 지정 받은 장소로 향했다.
의뢰인인 교도소장은 생각보다 온후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가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프다며 내민 조교 대상의 프로파일 서류 몇 장을 훑어본 Q는 흐음 하고 콧소리를 내며 고개를 갸웃했다.
“결국 한 죄수를 다른 죄수들의 성욕 처리소로 전락시켜 달란 의뢰로군요?
“그렇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 장소를 통제할 수가 없어요. 놈은 손꼽히는 자산가 집안의 아들이라 애초에 방면되지 않고 징역 판결을 받은 것부터가 기적에 가까웠습니다. 입소한 후에도 죄수가 아니라 왕처럼 굴었고요. 다른 죄수들도 놈 뒤에 있는 배경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놈의 말이라면 무조건 예예 합니다. 이제는 교도관들도 그 분위기에 전염되고 있으니 그 괴상한 권력 구도를 깨려면 놈이 성노예처럼 취급 받기를 자처하도록 만드는 수밖…”
“네. 사정은 잘 알았습니다. 서류를 아직 덜 봐서 그런데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을까요?”
Q는 소장의 장광설을 중지시킨 후 손에 들린 서류를 좀 더 꼼꼼하게 읽어 내려 가기 시작했다.
상대는 제레미라는 이름의 스무 살 난 어린 청년으로 기르다 만 붉은 머리카락이 사진의 반을 꽉 채우고 있었다. 사진만으로는 몸매까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폭력 전과로 수감되었으니 아마 탄탄하고 강인한 체격일 것이다. 그리고 인상이… 고양이 눈이 한참 바싹 치켜 올라간 것을 보니 반항깨나 하게 생겼는데. 실제 성격도 그럴지 궁금해진 Q는 소장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많이 반항적이겠죠?”
“말하면 입이 다 아프죠. 선생이 혹시 곤란할 것 같으면 미리 결박해 둘까요?”
“어느 정도로 날뛸지 모르겠으니 우선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또 뭐 해드릴 일이 있을까요?”
“나중에 필요해지면 그때 말씀드리죠.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특별히 이 제레미인가 하는 친구에게 해선 안 되는 짓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선생이 필요하다 싶은 건 전부 하도록 하시죠. 단 이 이야기가 교도소 밖을 나가는 일이 없도록.”
거기까지 말한 소장은 Q의 눈치를 보며 추가 조건을 꺼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녀석이 조교 받은 일로 변호사 부르겠다고 악을 쓰거나 그 친구 부모가 알게 된다면 큰일이 벌어질 텐데… 선생.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 있습니까?”
“걱정 마십시오. 제레미 본인이 그걸 원할 수밖에 없도록 잘 가르쳐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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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본 남자 1
도서정보 : 카키색사랑 | 2018-11-15 | EPUB파일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부잣집 아들에, 우성 오메가다운 작고 귀여운 몸집과 얼굴의 수철. 그는 짝사랑이던 진영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에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낀다. 작은 몸집 때문에 세계적인 발레리노가 되지는 못했지만, 수철은 발레 속에서 슬픔과 아픔을 추스르려 애쓴다. 그러나 그의 아픈 상처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 아버지의 강요에 못 이겨 선 자리에 나간 수철은 우연인지 운명인지 진영의 결혼 상대자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현민을 만난다. 대형견 같은 덩치에 좋은 직업을 가진 우성 알파 현민에 대해서 수철은 '선본 남자'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감정을 가지지만, 홧김에 저질러버린 원나잇 때문인지 현민은 수철을 줄기차게 쫓아 다닌다. 섹스 파트너로만 머물자는 둥, 만나려면 보건증을 끊어 오라는 둥, 그냥 보기 싫으니 꺼지라는 둥 온갖 구박 속에서도 현민은 꿋꿋하다 못해 멍청할 정도로 수철의 곁을 지킨다. 그리고 결혼이나 하라는 아버지 몰래 러시아로 발레 공연 여행을 떠나려는 수철의 계획을 알게 된 현민이 그를 돕겠다고 약속한다.
커다란 덩치에 재벌 출신 우성 알파는 의외로 순진한 순정파에 작은 마음의 상처에도 눈물을 흘리는 울보. 작고 귀여운 몸집과 얼굴을 가진 오메가는 실연의 상처를 날카로운 말과 행동으로 숨기려는 고슴도치. 가시에 찔리면 찔끔 눈물을 흘리지만 연인을 놓지 않는 순정으로 사랑과 삶의 상처를 위로하고 위로받는 장편. 따듯하게 데워진 달콤한 레몬 수플레가 입안에서 녹아드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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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에게 자주 부럽다고 말하곤 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서, 우성 오메가라서, 우성 오메가다운 작고 귀여운 몸집과 얼굴을 가져서, 좋아하는 것에 소질이 있어서.
너 같은 아이는 힘든 일을 모르고 살았을 거라고 말하곤 했다. 줄곧, 그런 말을 듣고 살았다. 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싫은 것은 티를 내며 싫다고 말할 줄 알았지만,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 티를 낸다고 싫은 것을 다 안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난 다른 사람들과 다름없이 언제나 힘들게 살아왔고, 오늘은 그중에서도 유독 더 힘든 날이었다.
“새신랑들이 잘 웃네, 평생 잘 살겠어요.”
막 피로연이 시작된 예식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하하호호 즐겁게 웃어댔고, 저마다 덕담 한마디씩을 오늘의 주인공들에게 건넸다. 새신랑 둘은 방금 누군가가 말했듯 정말 잘도 웃어대고 있었다. 잘 어울리기만 하는 두 신랑을 보면서 속이 뒤틀려하는 사람은 아마 나 하나뿐일 게 분명했다.
“수철 씨, 왜 이렇게 못 드십니까?”
옆자리에 앉아있던 병신이 물었다. 오늘 나에게 개명아웃을 한 이 병신은 몇 달 전 나랑 선을 봤고, 몇 번의 만남을 가졌으며, 성관계 한번을 했을 뿐인. 그저 그런 우성 알파였다.
덩치 크고, 직업 좋고, 남들이 말하는 ‘스펙’을 모두 가진 듯 보이는 그런 알파지만, 사실 나랑 선봤던 수많은 선남, 선녀들은 모두 그랬고, 그들에 비교하면 오히려 이 알파는 조금 모자랐다.
“알빠.... 흘리지나 말고 처먹던가.”
옆에 앉아 있는 병신 때문에 내가 욕먹으면 안 되니까 병신이 흘린 음식을 휴지로 주워서 빈 그릇 위에 올려준 뒤, 잠바를 챙겨 입었다. 더 앉아 있으면 어쩐지 체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남 때문에 체할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보는 건 처음이라, 역시 윤진영. 뭘 해도 내 처음을 장식 시켜주는 건 너구나 싶었다.
진영이는 이제 퍽 가까운 자리에서 인사 중이었다. 하얀 턱시도를 곱게 차려입은 오늘 결혼식의 주인공. 그는 내가 7년 동안 짝사랑한 오메가였다.
성인이 될 때까지 발레만 보고 살았던 내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사람. 예쁘니까 친해지고 싶었고, 알고 보니 여려서 지켜주고 싶었고, 나한테만 기대니까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
하지만 나는 진영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 그뿐이었고, 진영이는 만난 지 고작 두 달 조금 넘어가는 알파와 오늘 결혼을 한다.
사실, 먼저 선을 보러 다닌 것은 나였다. 오메가끼리 결혼을 하는 게 흔하지도 않을뿐더러, 진영이는 어차피 나한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 않으니까. 게다가 우리 아버지는 내 혼기가 차니 나를 사업 도구로 쓰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였다.
물론 난 결혼할 마음이 없었고,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하는 척만 했다. 그니까 선은 보러가되, 내 꼴리는 대로 하고 다녔다는 건데, 옆에 있는 병신은 내가 막말을 해도 좋다고 나를 따라 다니는 유일한 알파였다.
난 얘가 나를 따라 다니는 이유를 아주 잘 알고 있다. 사랑 같은 개풀 뜯어 먹을 이유는 절대 아니고, 얘는 보모가 필요한 모질이다.
“흘릴 거면 처먹지를 말라고. 나 나가면 처먹던가, 내가 흘린 것 같잖아!”
“다 먹고 가면 안 됩니까? 수철 씨도 좀 드시죠? 오늘 하루 종일 뭐 안 드셨는데, 그러다 몸 상합니다.”
“내가 하루 종일 뭐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네가 어떻게 아는데.”
나에 대해 잘 알기라도 한다는 듯 말하는 게 고까워서 따지듯 물으니, 병신이 입을 삐죽였다.
“지가 더 먹고 싶은 거면서.... 기다릴 생각 없으니까 많이 잡숫고 오시던가.”
부러 한마디를 더 하고, 병신이 떽떽거리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테이블에 올려놨던 부케를 챙기려고 팔을 뻗는데, 어느새 다가온 진영이가 말을 걸었다.
“수철아, 벌써 가게? 박 비서님도 안녕하세요.”
아까까지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해맑게 웃어대던 진영이는 내 앞에선 묘하게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은 얼굴이었다. 나에게 미안한 모양이었다.
한 달 동안 사라졌다가, 결혼식 당일 날 나타난 윤진영. 이 타이틀 하나 만으로도 진영이가 나에게 그리고 그의 남편에게 미안해야 할 이유는 충분했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심지어 쟤 남편 될 사람도 모르는, 나랑 진영이만 아는 비밀이 있다.
[저의 시체는 김수철이 관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장례식장에는 다른 사람이 조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철의 번호는 010-5***-0***입니다. 수철아 고마워.]
아직도 내 지갑 안 깊숙이 들어있는 진영이의 유언장. 진영이는 내가 가지고 있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 할 테지만, 쟤가 나한테 저런 얼굴을 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일 게 분명했다.
나는 진영이와 멀어지는 게 싫어서 좋아한다는 티도 내지 못하고 언제나 친구로 있기 위해 노력했는데, 진영이는 지가 나를 불편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근데, 억울하지는 않았다. 덕분에 나도 미안할 일을 만들어 버렸으니까. 진영이가 결혼한다고 처음 나에게 말했던 날, 나는 진영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진영이가 사라지고 나서는 차라리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유언장을 주웠다는 연락을 받고나서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이게 내 손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가 죽지 않았다는 소리일 테니까, 그냥 그대로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말았으면 했다. 그러니까 쟤를 한 달 동안이나 아무도 찾지 못한 이유가 나 때문일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갈 때도 박 비서랑 같이 가십니까?”
진영이의 옆에 서있던 까만 연미복을 입은 알파가 물었다. 이서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남자는 키도 크고, 극우성 알파에, 유명하고, 돈도 잘 벌고 진영이랑 결혼까지 하는, 정말 내가 갖지 못한 모든 것들을 다 가진 남자였다.
그는 내 마음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데다가, 대놓고 좋아하냐 묻기까지 했었지만, 나를 라이벌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같잖았겠지. 나는 쥐콩만 하고 남자답지도 않으니까 진영이가 어차피 나 같은 거한텐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게 뻔했다.
“아뇨. 쟤랑 안가요.”
진영이에게 먼저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울먹일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하니까 이서원에게 먼저 대답했다. 나는 누구든지 세 번 이상 보면 말을 놓지만, 이 남자에게는 내가 아무리 귀찮더라도 말 놓을 생각이 절대 없다. 이유는 진영이를 빼앗아간 놈이랑은 조금이라도 친근해지고 싶지 않으니까.
이서원은 진영이를 찾기 전부터 이 예식장을 예약해 뒀었다. 게다가 진영이의 사진을 실물 크기로 뽑았고, 만약 진영이를 찾지 못하면 그 사진과 결혼식을 할 거라고 했었다. 속이 시원할 뻔했는데.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진영이는 결혼을 하면 안됐다. 같은 오메가니까 페로몬에 홀리는 몸은 어떻게 할 수 없더라도, 마음만은 나랑 이어진 것처럼. 내가 착각할 수 있게. 그렇게 영원히 혼자 살았어야 됐다.
하지만, 진영이가 결혼 하는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나는 그와의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친구로서 할 수 있는 말이나 울먹이며 뱉었다.
“윤진영 나쁜 놈.... 이따 나한테 전화해. 나 너한테 들을 얘기 존나 많으니까.”
그렇게 진영이의 옆을 스쳐 지나왔다. 진영이에게서 내가 몇 번 맡아 본적 없는 낯선 페로몬이 풍겼다. 햇살 같이 따뜻한 그 페로몬은 진영이의 상큼한 페로몬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고 덕분에 나는 조금 더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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