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13권
도서정보 : 박시연 / 아울북 / 2019년 10월 16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출판사 서평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로 시작하세요!
신들의 왕 제우스, 올림포스 십이 신과 영웅 등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대모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인류의 위대한 정신이자 지식의 창고, 상상력의 원천입니다. 우리가 세대를 뛰어넘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지요.”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교수 김헌
“그리스 로마 신화 신들의 이름이 낯설고 너무 많아서 헷갈리는데 아울북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외모의 특징을 잘 살린 만화 캐릭터로 이해하기 쉬웠어요.”
- 인천정각초등학교 교사 김찬원
“아울북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화 TALK’ 코너는 신화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지도해야 할지 도움을 줍니다. “
- 인천부평남초등학교 교사 문새롬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내고 신화 속 지식을 쉽게 구성한 책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의 문화를 이해하는 원천이고, 신과 영웅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인류 최고의 고전입니다. 또한 수천 년 동안 무한히 펼쳐진 상상력의 세계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고전이지만 신화를 읽는 어린이들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들의 왕 제우스를 중심으로 올림포스 십이 신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이끌었는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미난 이야기 형식으로 꾸몄습니다. 신화에 대한 쉽고 재미난 해석으로 어린이들이 신화에 친근감을 느끼고, 신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와 역동적인 스토리로 쉽고 재미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이끄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아이들의 눈을 먼저 사로잡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된 신화 이야기를 만나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열 가지 테마의 교양 페이지로 신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주었습니다.
만화를 통해 신화에 흥미를 가졌다면, 만화 속 또 다른 책인 ‘똑똑해지는 신화 여행’을 통해 인문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꼭 알아야 할 지식들, 만화에서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지식들까지 알차게 다루었습니다. 갖가지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어서 어린이 인문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신화 전문가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의 감수를 거친 검증 받은 콘텐츠입니다.
신화 관련 명화, 유물 등을 참고하고 고증을 거쳐 만화를 구성했습니다. 또 그리스 신화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가 자문으로 참여해 수준 높은 내용을 선보입니다.
*궁금한 지식을 해결하고,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진정한 학습만화입니다.
‘신화 TALK’ 코너에서는 김헌 교수가 직접 신화에 대해 궁금한 점을 되짚어 줍니다. 신화를 어떻게 읽혀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신화 속 의미를 먼저 이해하고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신화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신화 캐릭터 카드가 들어있습니다.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살펴보며 신화 속 여러 신들을 쉽게 익힐 수 있고 카드를 활용해 다양한 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신화를 한층 친밀하게 느낄 것입니다.
구매가격 : 12,000 원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도서정보 : 나카무라 쓰네코, 오쿠다 히로미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스스로를 먹여 살리면서
하루하루 담담하게 나아가는 일,
그것이면 충분하다
세상은 우리에게 인생의 목표라 불릴 만한 꿈과 그 꿈에 상응하는 열정을 가지라 말하고, 일 또는 직업이란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고귀한 수단으로 여긴다. 그리고 자신의 영혼을 깎아 결국은 꿈에 도달한 사람들의 인생을 ‘성공’ 또는 ‘행복’이란 이름으로 대명사화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우리는 그 목표에 쉽게 닿을 수 없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생겨나는 상실과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는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놓은 성공, 행복이라는 잣대에 맞추어 나의 인생을 재단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일과 인간관계에 집착하느라 정작 나에게 중요한 것은 놓치고 사는 우리들을 위한 책이다.
“일이 삶의 보람이 될 필요는 없다. 돈 때문에 일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자신감 부족은 나쁜 게 아니다. 급조된 자신감이 가장 위험하다” “남을 변화시키는 일에 에너지 소모하지 말자. ‘어떻게 하면 내가 쾌적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에 에너지를 사용하자” “인생에서 참고 견뎌야 할 시기는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덜 아프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자”…
90세의 현역 정신과 의사로서 70여 년간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온 저자는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내 마음이 납득할 수 있는 행복을 찾는 법’을 조언한다. 현실과 이상은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사이에서 어떻게 타협점을 찾아가느냐가 인생의 행복을 결정한다. 스스로를 먹여 살리면서 보통의 날들을 담담하게 살아내는 것만큼 대단한 일은 없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너무도 당연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잊고 살았던 이 진리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버티고 견디기만 했던 날들,
그래서 당신은 행복해졌나요?
우리가 느끼는 좌절과 상실의 대부분은 ‘괴리’에서 온다. 어렸을 때 꾸었던 꿈과 어른이 되어 맞닥뜨린 현실의 괴리, 세상에서 통용되는 행복의 기준과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감 사이의 괴리, 주변에서 바라는 나와 진짜 내 모습의 괴리… 그리고 그런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오래 버티고 견뎌왔다. 때로는 언젠가 다가올 ‘내일’을 위해 ‘오늘’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시간들이 행복을 가져다주었는가, 그렇게 바라던 내일이 찾아왔는가 묻는다면 긍정의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대다수의 평범한 우리에게 내일이란 아직 오지 않은 날이며, 해피엔딩이라 불리는 이상적인 삶은 허상에 불과하다.
괴리감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타협’하고 ‘납득’해야 할 감정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것을 체념으로 여겨 적당히 하다 포기하려는 이들의 나약한 마음이라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타협하고 납득하는 것은 ‘삶의 방식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우리 각자에게는 나에게 알맞은 삶의 방식이 있다. 꿈을 이룬 인생이나 이루지 못한 인생, 자식이 있는 인생이나 없는 인생, 금전적으로 풍족한 인생이나 그렇지 않은 인생,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내 마음이 납득할 수 있는
행복을 향해 매일매일 담담하게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는 스스로 납득하며 나아가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올해로 90세를 맞이한 현직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70여 년간 일과 인간관계, 그리고 삶에 대해 상담하며 느낀 36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졸업하자마자 입사한 회사가 나와 맞지 않아요” “지금 직장에서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어요” “집안일과 육아 때문에 힘들어요” “옮긴 회사가 기대와 달라요”… 저자는 연령도 성별도 제각각인 수많은 환자들의 고민에 온화하면서도 단단한 어조로 ‘잘 풀어나가는 방법’을 조언한다.
그는 “이 모든 고민은 결국 현실과 내 마음 사이의 괴리에서 어떻게 타협점을 찾아가느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는 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과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멀어지는 일, 그것이 ‘타협’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가 전하는
긴 호흡으로 ‘오늘’을 사는 삶의 철학
오늘의 고됨을 거름 삼아 내일의 꿈을 이루는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은, 목표가 없는 인생을 경멸하며 무엇인가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기혐오를 일삼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이란 원래 시작부터 끝까지 미완인 채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며, 삶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목표나 꿈의 크기가 인생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이상은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 우리에게는 저마다 살아내야 할 평범한 ‘오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없으니 자신감을 잃고 조바심을 냅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에게는 괴로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왜 꼭 그 이상에 도달해야 하나요? 그건 누구를 위해서인가요?”
인생의 고민은 의외로 명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쁜 일이 있으면 마음껏 기뻐하고,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별 수 없지’ 하고 담담하게 해내면 그만. 먼 훗날의 행복을 찾느라 지금 여기에 있는 만족감을 놓치지 말 것.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도 이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 책 속에서
‘왜 일을 하는 거지?’ 하고 방황할 때는 단순하게 ‘먹고살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결론지으면 그만입니다. 그것이 인간이 일을 하는 원점이니까요.
‘사는 보람’이나 ‘자기 성장’ 같은 건 자신을 제대로 먹여 살릴 수 있게 된 다음 여유가 있을 때 조금씩 천천히 생각하면 됩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답니다.
지금 이미 자신을 먹여 살릴 만큼 돈을 버는 사람은 충분히 훌륭한 사람이에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어딘가에 욕구불만이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살기 위해 일하는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 CHAPTER1. 무엇을 위해 일하나요?
스스로 납득하면서 나아가세요.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는 겁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지만 도저히 만족할 수 없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을 고민해보고 조금씩 새로운 걸 시도하세요.
남과 비교하며 행복을 찾은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본디 행복이라는 감각은 몹시 불안정하고 미덥지 못한 감각입니다. 좀처럼 오래 지속되지 않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기쁠 때는 마음껏 기뻐하면 되고,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별 수 없지’ 하고 담담하게 해내면 그만. 인생이란 그런 일의 반복이 아니던가요?
- CHAPTER 2. 기대하지 않아야 인생이 잘 풀린다
재미있는 건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모두 해결책을 찾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자신이 원하는 답’을 찾고 있는 거랍니다. 가족 관계나 직장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죠. 모 아니면 도, 좋으면 계속 만나고 싫으면 안 본다는 식입니다. 뭐든 극단적이 되기 쉽고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는 의견을 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극단적이지 않아도 나름 잘 풀어갈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인간관계에 100점은 없음을 인식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본심을 말하고 푸념도 하세요.
그래도 도무지 안 되겠다 싶을 때는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면 됩니다.
- CHAPTER 3. 인간관계의 오묘함
사실 어떤 일로 고민할 때는 그 일이 1이라면 10, 20으로 과장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서 멋대로 스케일을 부풀려놓았으나 주위에서 보면 별일 아니죠. 이른바 피해망상입니다. 그럴 때는 스스로에게 ‘생각은 이제 그만!’ 하고 지시한 다음 가벼운 마음으로 텔레비전이라도 틀어보세요. 저는 좋아하는 사극과 여행 프로를 잔뜩 녹화해둔 덕에 밤에 그것들을 보며 즐거워한답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해롭지만 한두 잔 정도는 기분을 푸는 좋은 약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을 두고 한없이 끙끙대는 건 자신을 몰아붙이는 나쁜 습관이에요. 일단 집에 가서 몸과 마음을 가정용으로 전환한 뒤 기분 좋게 잠드는 것이 제일입니다.
- CHAPTER 4. 마음의 평정 찾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부부관계뿐 아니라 인내심이 필요할 때 목표나 기한을 정해보라는 겁니다. 생활에 아무런 목표가 없으면 빈둥대기 일쑤지만 ‘오늘은 이걸 하자’라고 정하면 긴장감을 줄 수 있죠. 그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에는 시련이 따르는 법. 가능한 피하고 싶지만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시련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같은 시련이라도 어떻게 하면 덜 힘들까?’를 생각해봅시다
- CHAPTER 5. 일과 가정을 양립해가는 비결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 깊숙이 쓸쓸함과 불안, 고독, 괴로움을 느끼면서 살아갑니다. 그러한 슬픔과 괴로움을 그때그때 조금씩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은 편안해지고 기운을 낼 수 있죠. 그런 식으로 인생의 타협점을 찾아가는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홀로 오사카로 왔지만 항상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고달픔과 괴로움을 서로 알아주고 보듬어주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음을 절실히 느낍니다.
- CHAPTER 6. 하루하루 담담하게 살아가기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단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훌륭하다거나 꿈을 이뤄야 가치가 있다고들 하죠. 이 말들에 그다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면 그 느낌을 믿으세요. 인생의 만족감은 다른 누군가가 결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똑같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규칙도 없습니다.
이게 내 인생이야’ 하고 마음을 굳게 먹으세요.
결국 사람은 ‘나답게’ 살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남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인생에 지칠 때는 이 말을 꼭 떠올려봅시다.
- CHAPTER 6. 하루하루 담담하게 살아가기
구매가격 : 11,840 원
브링 미 백
도서정보 : B. A. 패리스 / arte / 2019년 05월 30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네가 망가져버렸으면 좋겠어.
내가 원하는 대로 다시 조립할 수 있게.”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의 압도적 반전 스릴러
애플 iBOOKS,《뉴욕타임스》《선데이타임스》베스트셀러 1위
“사랑은 상상조차 못했던 짓까지도 하게 만들지.”
12년 전 사라진 여자, 새로운 삶을 위협하는 알 수 없는 목소리
당신이 믿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압도적 반전 스릴러
(줄거리)
첫눈에 반한 연인 핀과 레일라. 여행을 떠났던 프랑스 도로변 주차장에서, 핀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레일라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적어도 핀이 경찰에 진술한 대로는 그렇다. 12년 후, 핀은 레일라의 언니 엘런과 약혼했다. 레일라와는 녹갈색 눈동자 말고는 모든 것이 정반대인 그녀와는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만나 가까워졌다.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경찰은 레일라가 목격됐다는 제보를 전한다. 그녀가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던 러시아 인형까지 집 앞에서 발견되면서, 핀은 모든 진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구매가격 : 11,200 원
잠중록4
도서정보 : 처처칭한 / arte / 2019년 07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너 역시 나처럼 운명을 믿지 않는구나.”
올봄, 당신을 설레게 할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조우정 주연, 2019년 최고의 중드 기대작!
* * *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올봄,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벼랑 끝에 몰리며 신분을 감추게 된 여자,
마음 한편에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완벽한 남자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운명적 만남!!
어릴 적부터 뛰어난 추리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열일곱 소녀 황재하는 가족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당나라 수도 장안으로 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도망치던 황재하는 황제의 아우 이서백의 마차에 숨었다가 정체를 들키고 만다. 이서백은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누명을 벗겨주겠다고 하고, 황재하는 제안을 받아들여 소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의 곁에서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을 풀어간다.
이서백이 지시한 황재하의 임무는, 살해한 이의 피로 메시지를 남기는 끔찍한 연쇄살인범을 막고, 궁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서백의 예비 왕비를 찾는 것. 황재하는 천재적 추리력을 발휘해 진실을 쫓고, 이서백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간다. 한편 매사에 냉담하고 무심했던 이서백은 황재하를 지켜보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는데…….
“정말 저를 믿으세요? 진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그래,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너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중국 황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잔혹한 살인 사건
그리고 알 수 없는 분홍빛 마음의 행방
작가 처처칭한은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의 로맨스뿐 아니라 중국 황실의 어두운 면모를 치밀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그려내면서 미스터리의 스릴 또한 놓치지 않았다. 처처칭한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필력의 로맨스 소설가로 이름이 높다. 『잠중록』은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추리물로, 이미 중학생이었을 적 얼개를 짜놨으며 이후 무려 13년에 걸쳐 집필을 준비했다. 긴 집필 기간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스토리는 탄탄하고 흥미진진하며 캐릭터는 조연 단 한 명까지도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독자는 읽는 내내 등장인물 곁에서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당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되살린 덕택이다. 심지어 두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은 당나라 실존인물이 그 원형인 독특한 캐릭터로, 각각 당나라 말기에 미제 사건을 여럿 해결한 남장여인 황숭하, 선종의 총명한 아들 기왕 이자를 모델로 창조되었다. 역사적 인물인 주인공들 곁에 시체 해부의 달인 주자진, 욕망의 화신 황후, 강직한 가문의 수호자 왕온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는 가운데 황실의 비밀을 품은 미스터리는 점점 깊어진다.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비녀를 뽑아 썼는데,
지금은 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황재하와 이서백의 활약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는 이름하여 ‘사방안(四方案)’이다. 장안성 북, 남, 서쪽에서 세 사람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이 죽은 자리에는 각각 피로 정(淨), 락(樂), 아(我)라는 글씨가 남겨져 있다. 마지막 동쪽에서 또 한 명이 살해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황재하는 세 글자의 비밀을 풀고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사건에서 먼저 황재하의 추리력을 맛보았다면 두 번째 ‘황실 혼사’ 에피소드에서는 문무를 겸비한 이서백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과거 이서백은 황실 장군으로서 반역도 무리에게서 소녀 두 명을 구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인으로 성장한 소녀 둘이 이서백의 혼사에 예상치 못하게 얽혀 들어가고,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마술처럼 사라진 신부, 때마침 발견된 변사체,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황재하와 그녀의 맑고 투명한 눈빛에 시선을 빼앗기는 이서백, 그들을 둘러싼 황실의 숨겨진 비밀과 치열한 암투, 충격적인 반전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칠흑같이 검고 그윽한 눈과 높고 곧게 뻗은 코, 굳게 다문 입술에서 세상에 대한 냉담함과 무관심이 엿보였다. 하늘색 비단옷에는 푸른색 구름 문양이 수놓여 있었는데, 원래는 부드러운 색깔과 무늬이지만 그의 몸에서는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 무심함과 냉담함 때문에 더욱 우아해 보이는지도 몰랐다. 기왕 이자, 자(字)는 서백. 작금의 황실에서 최고로 뛰어난 인물. 황제도 “서백이 있는 한 짐은 외롭지 않다”며 찬탄할 정도였다. _20쪽
“송구합니다. 항상 비녀를 여러 개 꽂았던 터라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그중 하나를 뽑아 쓰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이서백은 눈썹을 살짝 찡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재하는 이서백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긴 머리를 잡아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시켰다. 그 멀고 험한 길을 오는 내내 조금의 두려움도 없던 황재하건만,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_56쪽
이서백은 이미 머릿속에 모든 것을 그린 황재하를 보며 순간 살짝 당황했다. “벌써 다 알아냈다고?”
“네, 제게 책력(冊曆)만 한 권 주시면 됩니다.”
창밖의 가벼운 바람이 가림막 사이로 천천히 불어 들었다. 서서히 방향을 바꾸던 햇살이 팔락이는 가림막 틈새로 들어와 황재하의 온몸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두 눈이 마주 앉은 이서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서백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좋다. 그럼 기대하지.” _59쪽
따뜻하고 그윽한 향기 속에서도 황재하는 지난날의 참혹했던 시간을 또다시 경험한 듯 온몸이 차가워져 호흡조차 힘겨웠다. 입술이 마치 바람에 시든 흰 꽃 같아, 몸에 걸친 진홍색 관복도 그 얼굴에 혈색을 더해주지 못했다. 황재하는 맞은편의 이서백을 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전하께서도 단지 그런 이유로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서백이 한참 황재하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누가 알겠느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특히 젊은 여인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지.” _87쪽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그래, 나는 너를 믿고, 너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너의 인생은 내게 맡겨야 할 것이다.”
만년설로도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이 느껴졌다. _89쪽
“너는 내 수하이니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내가 처리해주지 못할 일이 있느냐?”
이서백은 다시 시선을 내렸다. 황재하가 그 얼굴을 살폈으나 이서백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런 파동도 없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청아한 얼굴, 분명히 황재하가 아는 기왕 이서백이 맞았다. 그런데 그 순간, 대나무 발을 통과한 금빛 햇살이 드리우고 매미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어빙각 안에서 황재하의 마음속에 이상한 파동이 일며 한 줄기 열기가 퍼졌다. _292쪽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_293쪽
그 순간 어린 황재하가 왕온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얼굴이 뜻밖에도 양숭고와 하나로 포개어지더니 한 사람이 되었다.
황재하와 양숭고. 하나는 열네 살의 소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일고여덟의 환관이다. 하나는 여리고, 하나는 청아했다. 하나는 피부가 희고 자신감이 넘쳐 궁중에서도 빛났고, 하나는 야위고 허약한 낯빛에 늘 기왕 곁에서 조심스럽게 있었다. _ 341쪽
황재하는 미동도 없이 이서백을 바라보았다. 석양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디우와 나푸사는 기왕부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이라 기분이 좋은지 서로의 목을 비벼댔다. 말 위에 탄 두 사람도 자연히 서로에게 더 가까워져, 서로의 호흡마저 느껴질 듯했다. 황재하는 무의식적으로 말 머리를 돌려 이서백과 반 척 정도 거리를 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전하.”
석양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기다랗게 늘어졌다. 그토록 가까이 있건만, 두 그림자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_372쪽
구매가격 : 19,200 원
에스에프 에스프리
도서정보 : 셰릴 빈트 / arte / 2019년 10월 0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장르 경계를 허무는 장르, 사유 체계를 흔드는 상상
SF 마니아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해 줄 SF 비평 가이드
앞으로 발생할지도,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경험·현실·상상적 세계를 낯설게 그려 내는 장르
여덟 가지 핵심 개념으로 보는 SF 입문 가이드
◎ 도서 소개
언제까지 "기발함“, ”새로움“으로 SF를 설명할 것인가?
우리에게도 SF를 말하기 위한 언어가 필요하다!
‘SF 불모지’라는 수식어가 단번에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금 한국은 SF 붐이다. 『개미』에 이어 『신』, 『나무』,『고양이』 등으로 출간되는 즉시 베스트셀러에 그 이름을 올리는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번역 소설 및 한국 소설들이 안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고, 휴고상, 네뷸러상등 SF와 판타지 팬덤에서만 알려진 것이라 생각했던 해외 SF 문학상들이 한국에서도 권위를 가지며 성공적인 마케팅 요소로 편입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말한다. SF는 어렵다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단 독자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일기 시작한 SF의 인기에 더해 신간 리뷰들이 쏟아지지만 이 장르를 설명할 언어가 마땅치 않다. 늘 “새로움”, “놀라움”이라는 수사가 반복된다.
『에스에프 에스프리』는 이제 막 SF 장르를 접하는 독자들에게 SF를 어떻게,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서 읽으면 좋을지 친절하게 안내하는 장르 가이드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SF를 읽는 즐거움을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지 적절한 언어를 제공해 준다. 한국에 번역된 SF 장르를 설명하는 대부분 책들이 ‘연대기 순으로 SF를 설명해 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SF의 새로운 의미를 긷는 데에 한계가 있다. 『에스에프 에스프리』의 해제를 쓴 정소연 작가는 이 책이 “시간적 설명보다는 개념적 설명 방식”을 취하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SF라는 장르가 특히 작가와 독자 간의 협상 내지는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해 왔고, 작가와 독자, 때로는 출판사와 시장, 이론가들이 함께한 이 실천공동체들이 바로 오늘날 SF라는 장르를 만들어 온 과정을 여러 작품과 에피소드로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말한다. 과학기술이 포화한 시대, 인지적 소외, 메가텍스트, 사변성, 실천공동체, 가치에 대한 신념, 변화, 가능성의 문학이라는 여덟 가지 개념으로 각 장을 살펴보면서 대표적인 작품에 대한 꼼꼼한 비평을 실었다.
과학, 인지적 소외, 메가텍스트, 사변성, 팬덤, 신념, 변화, 가능성
SF를 읽을 때 생각하면 좋을 여덟 가지 개념들
『에스에프 에스프리』 1장은 초기 SF 작품이라 할 만한 쥘 베른, H. G. 웰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세계를 비교하고, ‘SF’라는 이름이 전설적인 편집자 휴고 건즈백의 손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널리 유통되어 정착되었는지 소개한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소설(SF) 장르는, 그 내부에서 변화하는 과학기술 환경과 함께 무엇을 ‘SF’로 볼 것인지에 관한 논쟁이 늘 끊이지 않았다. 1장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며 여러 실천공동체들의 상호작용이라는 “총체적이지만 완벽하지는 않은” “그물망”의 형태를 희미하게 보여 준다.
2장 「기술적으로 포화한 사회의 문학」에서는 과학이 SF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핀다. 에디슨이 특허 수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벌인 마케팅 쇼에서 다윈의 진화론이 가져온 충격까지, 과학과 일상의 관계 변화를 보여 주는 당대의 대표적인 예들을 소개하며, 과학기술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인간 인식에 가져온 충격과 기대가 어떻게 문학에 반영됐는지를 살핀다. 이러한 토양에서 발전한 과학소설이라는 장르는 “상상의 미래나 다른 세상을 창조해 내는 기술을 통해” “인간 행동과 사회구조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와 … 그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고 설명한다.
3장 「인지적 소외」에서는 SF 비평에서 유명한 다코 수빈의 ‘인지적 소외’ 개념을 다룬다. 수빈에 따르면 “SF란 경험적 세계와의 급진적인 불연속성을 전제로 한 문학”인데 그 불연속성은 현실과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소설은 “현실의 반영일 뿐만 아니라 현실에 관한 것”이다. SF를 창작하는 사람들은 즐거운 체험과 지적인 자극, 그리고 섬뜩한 느낌 사이를 줄타기하며 소외 현상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데, 3장에서는 이러한 장르적 특징을 비평 이론으로 포착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이렇게 ‘인지적 소외’라는 개념으로써 세계를 새롭게 보도록 도와주는 수단이라는 의미를 SF에 부여한다.
4장 「메가텍스트」는 왜 그토록 많은 독자들이 SF에 진입하기 어려워하는지를 우회적으로 보여 준다. SF를 이해하기 전에 도달해야 하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SF라는 장르를 떠올리는 순간 일련의 상징들을 함께 생각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과 그가 초기의 작품들에서 발표한 로봇 3원칙(①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②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③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 SF 소설과 영화에서 반복되는 외계인 침공이라는 서사 등이 이후 모든 SF의 로봇의 정의와 외계 생명의 특성을 제한한다. 이러한 메가텍스트의 존재는 초심자에게 진입장벽이 되기도 하지만, 메가텍스트를 아는 것이 각 작품들이 갖는 “의미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풍부”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5장 「사변소설」에서는 이제는 더 이상 건즈백이나 캠벨 같은 권위적인 편집장의 기준에 맞춰진 소설이 아닌 다양하고 독창적인 작품들이 출판될 수 있었던 점을 변화의 중요한 계기로 설명한다. 1960년대 영국 《뉴 월즈》편집장이었던 마이클 무어콕이 관심을 기울인 “실험적이고 미학적으로도 복잡하며 사회적으로도 관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SF”가 사변 소설(Specultative Fiction)이라는 개념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들 소설이 ‘과학’과 관계 맺는 방식은 “미래의 발전을 추측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 그것의 목적을 윤리적으로 논평하기 위해 과학의 언어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사변적인 소설로서 SF가 SF 장르의 경계를 흐리면서 “사회문화적 변화”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미학”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설명한다.
6장 「실천공동체」에서는 SF 팬덤을 다룬다. SF 팬덤 안에는 다양한 실천공동체가 존재한다. SF 장르는 팬덤과 떼려야 뗄 수 없는데, 휴고상, 월드콘, 팬진 문화 등 SF 산업의 주요 행사 중 일부는 팬덤에서 비롯했을 정도다. PC와 인터넷의 보급은 폭발적으로 팬덤을 형성하는데, 사이버공간이라는 개념과 사이버펑크라는 장르, 그리고 기술이 지배한 사회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은 이러한 SF와 새로운 기술문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6장에서는 이렇게 각 시대별 팬덤의 양상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7장 「신념의 문학」은 우리가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현실을 다시 생각해 보게끔 하는 SF 장르의 특성을 통해 사회적·문화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사고 실험으로서 SF의 특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장르적 세계관의 미학”은 페미니즘, 퀴어, 인종, 민족에 대한 우리의 고정된 사유를 확장시키는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SF의 확실한 특성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조애나 러스, 어슐러 르 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등 여성 작가들의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신념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음에 집중한다.
8장 「변화의 문학」은 ‘변화’를 키워드로 SF를 소개한다. 앞에서 열거한 일련의 장르적 확장을 겪으면서, 과학소설은 이전의 정의 대부분을 변화시켜야만 했다. “과학소설은 과학과 기술력이 일상에서 구현하는 변화에 반응하는 장르”이자 “인간 존재 조건의 변화에 대한 사고 실험”, “변화하는 철학적 개념에 관한 명상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 “새로운 표현 매체와 미적 이상을 포용하면서 항상 변화”하는 장르이기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이 장르가 시작될 때부터 관객과 주제를 위해 리메이크되는 일이 매우 흔했다는 점 때문에 “결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장르이다.
9장 「과학소설성」에서 저자는 과학소설이란 무엇인지 다시 묻는다. 이제는 SF가 미래를 예측하는 장르가 아니라 “동시대의 현실을 묘사하고 그 현실에 반응할 수 있는 어휘를 제공”하는 장르라는 이해에는 도달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SF의 상상들이 현실도피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답한다. 과학소설이 “우리가 현재 현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미래의 결정에 비판적으로 개입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면, 도피하려는 욕구는 망상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SF가 가능성의 문학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16세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연대기, 토론 질문, 참고 문헌까지!
초심자와 마니아를 아우르는 친절하고 지적인 SF 가이드
과학소설이 얻기 시작한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장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얼마나 변화해 왔을까? SF 작가이자 새로운 SF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여러 공모전의 심사위원을 지낸 정소연 작가는 이 책의 해제에서 “SF라는 장르가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과학소설인가’라는 중요하되 다소 소모적인 두 가지 질문에 오랫동안 거듭 답해야 했”던 고충을 썼다. 동시에 “과학소설은 문학 장르이자 예술로서 계보가 있고”, “문학연구의 주제로서의 과학소설에는 확고한 비평과 이론”이 있음을 『에스에프 에스프리』가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 반가움을 표현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문학이론가들의 SF 장르 비평 작업이 시작되고 있으며, 이 흐름은 영미권과 같이 출판 시장과 독자라는 서로 다른 실천공동체들의 상호작용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리라 예상된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과학 분야 출판 시장의 성장, 과학자와 대중이 만날 기회가 양적으로 성장하고 질적으로 다양화되었다. 이는 과학기술의 변화가 인간의 삶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대중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분명한 변화다. SF와 판타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팬을 보유하고 있는 어슐러 르 귄에 따르면 “물리학이나 천문학에서 역사학이나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과학은 우리에게 열린 우주를 제공”했고, SF는 “그곳을 거처로 삼을 수 있는, 지하실에서 다락방까지 계단을 오르내리며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현대적인 문학예술의 형태”이다. 즉, SF는 “세상을 경험하는 방법(이슈트반 치체리로나이)”이며, 과학기술과 함께 변화하는 현실에서의 SF는 우리 사회와 문화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에스에프 에스프리』는 항상 변화하는 SF 장르를 탐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광범위한 개념과 도구를 제공하며 영미 소설을 중심으로 한 SF 작품의 연대표와 각 장에서 다루는 개념들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토론 질문과 더 읽어 보면 좋을 참고 문헌 등을 싣고 있어, SF 입문자부터 더 깊이 살펴보고 싶은 이들에게 친절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추천사
『에스에프 에스프리』는 내가 어떤 장에 속해 있는지 선명하게 알게 해 준다. 지적이고 깊이 있으며 다양한 영역을 섬세하게 다룬다. 내내 몰입하여 읽었다. 애매하게 느끼고는 있었지만 설명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고전에서 현대까지 아우르는 젊은 비평서며, SF가 과학기술, 젠더, 탈식민주의, 인종,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SF를 진지하게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여다보기를.
_김보영(SF 작가, 『천국보다 성스러운』, 『진화신화』 저자)
『에스에프 에스프리』는 우리를 SF 비평의 은하수로 초대한다. 그러나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명쾌한 답을 기대한다면 당황하게 될 것이다. SF의 복잡하고 비균질적인 우주는 결코 하나의 관점으로 포착되지 않는다. 셰릴 빈트는 풍부하고 깊이 있는 가이드를 통해 SF의 세계를 여러 각도에서 조망한다. 변화하고 확장되는 이 세계는 단순한 몽상과 예언 그 이상이다. 『에스에프 에스프리』는 SF를 읽는 방법에 목말라 있던 독자로서 환영할 수밖에 없는 장르 입문서다. 아름답고 심오한 SF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_김초엽(SF 작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저자)
SF라는 장르가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과학소설인가’라는 두 가지 중요하되 다소 소모적인 질문에 오랫동안 거듭 답해야 했던 입장에서, 『에스에프 에스프리』의 출간이 더없이 반갑다.
_정소연(SF 작가, 『옆집의 영희 씨』 저자)
◎ 책 속으로
이 책은 창의적인 힘(저자, 감독, 예술가)과 마케팅 필수 요건(제작자, 네트워크 브랜딩, 편집자) 및 청중(팬층 및 그 이상까지도)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의해 적극적으로(그리고 종종 경쟁적인 방식으로) 제작된, 항상 진행 중인 장르로서 SF를 탐구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관점에서 이 복잡한 장르를 살펴보겠지만,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포괄적인 답변에 도달하려 애쓰기보다는, SF의 다양한 비전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 줄 프리즘적인 시각으로 답을 찾아 나가려 노력할 것이다. 이때 각각의 비전은 이 장르의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설명이 되고, 전체로서의 비전은 단순하거나 단일한 이미지가 아닌 오히려 복수의 이미지로서 때로는 생산적인 긴장 가운데 모순된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1. 과학소설이란 무엇인가? (p. 17)
이상적으로 볼 때, 우리는 침략이 가져온 이러한 변화들이 SF가 가져다줄 수 있는 문화적인 이익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상상의 미래나 다른 세상을 창조해 내는 기술을 통해서, SF는 우리에게 인간 행동과 사회구조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와 함께 살고 싶은 사람들을 선택했던 방법, 앞으로 계속해서 그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생각해 보기를 강요한다. SF 장르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문화와 가치의 좁은 틀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잠재력을 발현하고 최선을 다해서 더 포괄적이고 이질적으로 인류를 이해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사건 서술에서 인간 관점의 탈중심화를 돕는다.
2. 기술적으로 포화한 사회의 문학 (p. 42)
수빈은 SF를 “인지적 소외의 문학”[p. 4]으로 정의한다. 이것은 연극에서의 관객 소외에 관한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의 서사 기법에서 발전시킨 개념인데, 관객 소외란 관객들이 극의 설정이 단순히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의 구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수빈은 실험적인 방식보다 뭔가 더 광범위한 것을 의미하고자 할 때 ‘과학’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인지를 과학의 또 다른 말로 제안한다. 그는 텍스트의 세계와 우리가 사는 세계의 차이는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합리적인 외삽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한다. 수빈에게 진정한 SF란 사회적으로 변화 가능한 완전한 세상살이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는 이야기가 “작가의 현실 속에서, 그리고/또는 그가 몸담은 문화의 과학적 패러다임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는 하나의 ‘실제 가능성’”에 부합하도록 요구하는 하드 SF의 제한적인 태도에 회의를 보인다.
3. 인지적 소외 (pp. 66-67)
SF를 개념화하는 각각의 방법은 우리가 SF로 인식하는 텍스트에서 반복되는 몇 가지 특성, 즉 이것이 특정 모티프 또는 도상의 조합인지, 언어 사용의 고유한 방식인지, 또는 주제적 선입관 및 비판적 방향의 반복되는 조합인지 등에 중점을 둔다. 물론 장르의 예측 가능성은 SF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대중적인 장르는 어떤 것이든 상업적으로 성공한 특징을 반복해 형성되며, 실제로 최근 장르와 다른 소설들 사이에 줄어든 서열은, 문학은 혁신적이고 놀랍지만 장르는 공식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소설은 작가, 독자, 편집자 및 팬 들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반복 문제에서 다른 인기 장르와는 조금 다른 위치에 놓인다.
4. 메가텍스트 (p. 100)
‘사변소설’이라는 범주는 기술적 변화만큼, 혹은 기술적 변화보다 더 사회·문화적 변화를 강조한다. 사변소설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미학에 관심이 있으며, 그 주제는 과학기술 신화의 문화적 힘에 관한 것이다. 사변소설은 논리적 외삽은 물론이고 비합리적이고 정서적인 경험의 차원에 대한 조사를 장려하는, SF를 구상하는 방식이다. 함께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와 마찬가지로, 사변소설은 우리가 평범한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나누는 담화를 비판하고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따라서 그것은 단지 허구의 세계와 우리 자신의 세계 간 차이에 관해 그리는 소설이 아니다. 그 속에서는 ‘현실’ 그 자체의 존재론도 불안정하다.
5. 사변소설 (pp. 159-160)
실천공동체를 통해 SF를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더는 어떤 단일한 것을 SF라고 부를 수 없으며, 따라서 다양한 수준의 헌신을 아우르면서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다양한 SF를 이론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 준다.
6. 실천공동체 (p. 193)
『그림자 인간』은 LGBT[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등 성소수자]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SF 장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가운데 선정하는 람다문학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다중세계 콩코드 사회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성별을 섬세하게 묘사하는데, 이 때 생식기(난소/고환), 제2의 성징(가슴, 얼굴 털, 근골) 및 염색체의 가능한 조합을 통해 성별마다 고유한 특수성을 부여하고 그에 해당하는 대명사를 제공하면서, 각각이 별개의 성별이며 모든 성별이 세계에서 균형적으로 발견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글자 그대로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섯 개의 성별은 펨[fem](ðe, ðer, ðerself), 험[herm](?e, ?er, ?imself), 맨[man: 남성](he, him, himself), 멤[mem](þe, þim, þimself) 그리고 우먼[woman: 여성](she, her, herself)이다. 이 다섯 가지 성별 정체성은 “동일”하거나 “반대”되는 성별의 특정 조합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정의되는 아홉 가지의 알려진 성적 선호(비[bi], 데미[demi], 디[di], 게이[gay: 동성애자], 헤미[hemi], 옴니[omni], 스트레이트[straight: 이성애자], 트리[tri], 유니-디파인드[uni-defined])를 만들어 내는데, 동일성과 반대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인용부호 (“ ”)는 단지 근사치를 나타낼 뿐임을 밝혀 둔다. 심지어 이 세계에서조차 어떤 성 정체성은 소외되고, 옴니가 되는 것은 최악의 경우 문란하거나 적어도 우유부단한 정체성을 함의한다. 이러한 많은 순열 속에 남성과 여성,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같은 친숙한 단어들이 포함된 것은 이러한 정체성이 자연의 필수적인 사실이 아니라 문화와 협약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7. 신념의 문학 (p. 218)
SF를 변화의 문학으로 개념화하는 것은 일련의 정형화된 협약이라기보다는 현실에 관한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현대 문화 속의 변화에 대한 장르의 반응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허락한다. 그 많은 징후들 속에서, SF는 평범한 현실과 다른 무언가, 즉 변화할 수 있는 어떤 것에 관심이 있다.
8. 변화의 문학 (p. 271)
과학소설이 그런 가혹한 현실로부터 일시적인 탈출 이상의 것이 될 수 있을까? 우리가 이 책 전체에서 탐구했듯이, SF는 여러 면에서 그 자신을 표현한다. SF는 페미니즘과 탈식민주의 작가들이 손에 쥐고 있던 강력한 도구였지만, 한편으로 기술 관료적인 규칙이라는 엘리트주의적 환상 또한 촉발시켰다. 그러나 케셀의 이야기가 제안하듯이, SF의 가장 공식적이고 진부한 환상조차도 현재의 불만을 표현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대한 저항의 씨앗을 품고 있다. 비록 그 저항이 그렇지 않으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를 세상의 비전을 지키는 작은 공헌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9. 과학소설성 (p. 293)
과학소설은 특유의 비유와 모티프의 장르다. 또한 기술, 주관성, 역사 및 사회적 힘에 관해 생각하는 방식이고,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 온 가치와 구조를 소외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세계관이다. 그뿐 아니라 늘 그 자체의 역사 그리고 가까운 형태와 대화를 나누는 심미적 전통이고, 우리가 상상적인 비전과 실세계 사이에서 펼쳐지는 변증법적 교류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정치적 신화 만들기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과학소설은 이러한 면들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며, SF의 어떤 작품도 그것 하나만으로 모든 서술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 각각을 생산적인 긴장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의 교류를 통해 SF에 대한 완전한 이해에 가까이 다가가기는 해도 결코 도달하지는 못하는 무언가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9. 과학소설성 (p.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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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도서정보 : 김종관 / arte / 2019년 10월 1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영화감독 김종관의 10년의 기록
〈밤을 걷다〉시나리오 수록!
영화감독 김종관이 눈과 마음으로 기록한
어쩌면 잊혀질지도 모를 순간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등의 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선보여온 영화감독 김종관의 에세이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12년 김종관 감독이 최초로 집필한 에세이 『사라지고 있습니까』의 개정증보판으로, 그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영화팬뿐만 아니라 에세이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감독 특유의 ‘영상을 아름답게 직조해내는 감각’과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 묘사’는 그의 글에도 짙게 배어 있다. 그는 오랜 시간 이 책을 마음에 품었다. 에세이를 집필할 당시 십 년 전의 이야기와 현재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그가 살고 있는 동네와 마음의 풍경은 더욱 촘촘한 입체를 이루어 창작에 배어들었다.
감독은 창작이 정체된다고 느꼈던 시기에 글을 쓰며 지난날의 기억을 모았고, 빛바랜 사진을 들춰보는 기분으로 일상의 소소한 변화를 기록했다. 1부에서 4부까지는 십 년 전 단편/옴니버스 형식의 멜로인 〈조금만 더 가까이〉,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촬영했던 이문동에 살았던 이야기를 담았고, 5부에서는 장편 〈최악의 하루〉와 〈더 테이블〉을 작업했던 효자동에 살고 있는 현재의 일상을 담았다. 김종관 감독의 영화를 먼저 접한 독자라면, 사랑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작업에서부터 은유와 여백이 짙게 담긴 서사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지나며 변주하는 그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될 것이다.
“한 동네에 몇 년 살다 보니 어느 집에 목련이 있는지도 알게 된다. ‘정마트’ 근처 오래된 빌라에 한 그루, 인도식 카레집으로 나가는 작은 골목에 한 그루, 그러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도 생긴다. 매해 그곳에 서서 때로는 혼자,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목련을 보았다. 몽우리를 맺은 목련이 오늘은 얼마나 폈는지 보기 위해 이문동의 좁은 골목, 낡은 한옥 사이의 작은 계단에 선다. (……) 목련이 질 즈음에도 봄은 떠나지 않는다. 꽃들이 많이도 피고 진 사이, 나도 이 골목을 떠나지 않았다.”
_「목련」에서
“십여 년 사이 나는 어느새
청춘을 슬쩍 비켜난 사람이 되었다.”
이 책은 여섯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김종관 감독이 천착하는 주제이기도 한 골목과 공간의 묘사를 담은 ‘1부 가까운 산책’, 여행에 대한 단상을 기록한 ‘2부 베를린 천사의 시’, 감독 특유의 영상 작법을 엿볼 수 있는 ‘3부 시네마천국’, 그의 기발한 상상이 더해진 일상 이야기 ‘4부 흐르다’, 현재의 사소한 변화를 담은 ‘5부 어느 꿈속에서’가 차례로 이어진다.
‘6부 시나리오’에는 안소희 주연의 〈하코다테에서 안녕〉과 아이유 주연의 〈밤을 걷다〉가 수록되어 있다. 두 작품 모두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을 다룬다. 시나리오를 한줄 한줄 읽어가다 보면, 감독의 독백과도 같은 담담한 속삭임이 오래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있는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해.” 〈밤을 걷다〉에서 아이유(지은 역)의 대사를 대신해 감독은 책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십여 년 사이 나는 어느새 청춘을 슬쩍 비켜난 사람이 되었다”, “봄이 왔지만 그 집은 아직 비어 있고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다”라고. 이런 문장을 만나면 이번엔 감독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필름 카메라와 아이폰 속 사진을 펼쳐 자신만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든다.
“그도 나와 같은 아름다움을 봤다고,
그때 나는 생각했다.”
김종관 감독의 이야기는 그만의 시선으로 붙잡아둔 사진 속 풍경처럼, 그만의 서사와 공식으로 만들어낸 영상처럼, 감각적으로 읽힌다. 아버지와 함께한 최초의 여행 기억이자 최초로 뺨을 맞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그날에 대한 이야기, 새벽녘 찬바람 소리가 들리는 국도변 러브호텔에서의 악몽, 한겨울 베를린 쿠담 거리의 붉은 장벽이 쳐진 극장에서 본 영화, 완벽하게 좋은 순간 그것을 나눌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것을 알고 쓸쓸해진 감정까지……. 십 년의 세월 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사진과 글이, 영사기 속 옛날 영화처럼 조용하고도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영화를 찍으며 경험했던 하나의 기억은 오래 간직될 듯싶다. 단량 기차와 화물차가 지나는 외지고 조용한 건널목 앞, 별 생각 없이 놓아둔 노란 우산 하나가 조용한 바람에 왈츠를 추듯 천천히 움직이는 장면을 바라보았을 때였다. 우산의 움직임이 카메라에 담겼을 때 연인들의 떠도는 목소리가 잠시 들렸다. 만들어낸 이야기 속 그들이 생명을 가지고 속삭이고 거리를 거닐던 순간이었다. 잃어버린 모자가 바람을 타고 내 머리 위로 내려앉은 듯 기다리던 우연이, 우연이 아닌 양 찾아왔다.”
_「하코다테에서 안녕」에서
눈과 마음으로 기록한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당신은, 당신의 어떤 순간을 돌아보게 될까. 누구에게나 허비되고 실패하고 안타깝게도 다시 올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그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 시간들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선물로 받고, 지난날을 또 다른 방식으로 추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만 같다.
◎ 책 속에서
도시가 어떤 자연의 힘에 침범당하는 순간, 그 틈에 들어오는 빛들을 여전히 좋아한다. _18쪽
아직도 어린 시절의 어떤 기억을 떠올리자면 몸서리치게 미안한 순간이 있다. 죄책감의 시간은 은근히 오래간다. _46쪽
대수롭지 않은 작은 일들이 가고 싶은 곳을 만들고, 그 가고 싶던 곳은 이상향으로 살이 붙는다. _64쪽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당시의 고단함을 이겼던 힘은, 가지지 못한 그 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가지지 못한 위로야말로 때로는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으로 둔갑하곤 하니까. _64쪽
아버지의 보따리에 담겼던 요상한 생필품들처럼 나 또한 보따리에 영화를 담고 때때로 여행을 다닌다. 조금은 피곤할 수도 있는 여행. 긴 길을 걷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이에게는 뺨을 맞고, 지칠 때쯤이면 누군가를 닮은 얼굴이 건네는 손을 잡는다. 그날도, 누군가 손을 잡아주기를 바라며 붉은 방에서 잠이 들었다. _73쪽
발끝이 짓무를 때까지 걷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어떤 것에서 나 자신이 가장 멀리 떨어지길 바란다. _78쪽
해 질 녘, 내게도 강바람이 안겼고 고단한 여행 중 빛나는 순간이 그 안에 있었다. 여행은 많은 것을 지우고, 또 많은 것을 새겨준다. _81쪽
혼자 하는 여행은 생각보다 인내가 필요하다. 즐거움을 나눌 벗도 없이 좋은 곳을 혼자서 본다는 것이, 때로는 쉽게 나를 지치게 한다. 간헐적인 자극에도 그 자극을 오래 남기지 못하고 길을 떠난다. _96쪽
가끔 영화를 만들길 잘했다고 느끼는 까닭은, 결국은 나의 허비되고 실패하고 아깝게도 다시 올 수 없는 지난날들의 힘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버려진 시간들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선물로 받는다. _106쪽
‘어떤 공간을 남기고 싶다’라는 열망이,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첫 번째 이유가 되기도 한다. 사소한 기록의 욕구가 그 영화를 만드는 제1의 이유가 된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_109쪽
아무것도 세팅되지 않은 채 거리와 그 거리의 사람들 앞에 카메라가 돌아가고, 가끔 기막힌 우연이 그 공간에 들어오는 기적을 만난다. 나는 그렇게 그 장소의 한 시절을 영화의 방식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된다. _110쪽
내가 좋아하고 또 매일 지나는 골목에 배우와 스태프를 부르고 큐 사인을 준다. 골목은 원래 있던 모습대로 서 있고 원래 흐르던 시간대로 흐르고 그 안에서 배우는 이야기를 만든다. 배우가 대사를 하는 동안 목련이 지고, 슈퍼를 찾는 아이가 뛰어가고, 마을버스가 지나간다. 바람에 진 꽃잎이 배우의 손등 위로 날리기도 하고,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배우의 대사에 묻어나기도 한다. 그러면 난 그 장소, 그 시간을 가진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것들이 언젠가는 모습을 바꾸어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 하나의 인상이 영화 속에 자리 잡는다면, 언제든 다시 되돌아올 수 있으니까. _110쪽
영화가 가끔 편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고 읽히기를, 마음에 가닿기를 바라는 것. 그러한 목적이 살아 있을 때 영화도 살아 있다. 하지만 영화는 고단한 여정에 아랑곳없이 수취인 불명의 편지가 되어 무관심 속에서 서서히 죽음을 맞기도 한다. 긴 죽음의 시간. 만약 시네마테크가 그러한 영화들의 마지막 숨결을 불러일으키고 다음 세대의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건 그 영화가 아직 살아 있다는 이야기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도 위로를 건네주기 위해 어떤 이에게 도착한 편지처럼, 우리 앞에 당도한 영화인 것이다. _131쪽
완벽하게 좋은 순간, 그것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나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은 스러져가는 환영을 잃어버리지 않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_136쪽
어쩌면 그 후로 언제나 내게 사랑의 방식은 같다. 아름다움을 보고, 부러진 날개를 보았을 때, 그때 비로소 좋아하는 마음이 깊어진다. _159쪽
넌 아침에 있고 난 밤에 있고, 넌 여름에 있고 난 겨울에 있고, 넌 우주에 있고 난 모래알 틈에 있어. 난 바람에 있고 넌 오래된 집 안에 있지. _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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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공매도다
도서정보 : 이관휘 / 21세기북스 / 2019년 09월 30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개미’ 잡는 공매도? ‘거품’ 잡는 공매도!
공매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친다!
◎ 도서 소개
“국내 최초의 공매도 전문서!”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권위자,
서울대 이관휘 교수의 공매도 특강!
주가가 하락할 때면 공매도는 늘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공매도가 주가 폭락의 주범이며 개미를 잡는 사악한 투자이기에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는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의 믿음처럼 과연 공매도는 사라져야 마땅한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공매도가 지금까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인가?
공매도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올바른 이해를 도와주는 책 『이것이 공매도다』(21세기북스)가 출간됐다.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이자 국내외 최고의 공매도 전문가 이관휘 교수가 쓴 이 책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매도 전문서다. 저자는 공매도의 순기능과 악용 가능성을 균형 있게 살피고, 국내외 다양한 공매도 이슈를 소개한다. 특히 글로벌 주식시장의 규제 현황을 분석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정책적 조언을 건넨다.
이 책은 단순히 ‘공매도로 돈 버는 법’을 일러주는 책이 아니다. 시장에 대한 ‘통찰’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 ‘혜안’이 공매도 투자의 특징임을 강조하며, 공매도를 통해 금융 생태계를 꿰뚫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공매도란?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와 시장에 팔고, 이후에 그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해 대여자에게 갚아 정산하여 판 가격과 산 가격의 차이만큼 이익을 내는 거래다. 한마디로 주가가 하락할 것을 기대하며 실행하는 투자다. 이 과정에서 반칙들이 자주 끼어들고, 그 반칙들과 여러 오해들로 인해 수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공매도, 금지해야 할 악행인가?”
공매도에 관한 국내외 이슈를 모두 담았다!
투자자와 금융 종사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공매도 투자자들의) 심장을 찢어 꺼내 죽기 전까지 씹어 먹자.”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란 단어를 끔찍하게 싫어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에 비해 공매도 기회가 제한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공매도에 대한 적개심은 극에 달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최근 공매도 규제 강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재무경제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공매도 스타’로 자리매김한 저자는 공매도에 대한 건전하고 폭넓은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것이 공매도다』를 집필했다고 밝힌다. 공매도의 역사적 과정과 주요 사례들을 비롯하여 국내외 실증연구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쉽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공매도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 ‘예측’과 ‘통찰’을 통해 이루어지는 투자 방식이다. 이런 경향은 흐름에 의존하는 감정적 투자가 시장을 휩쓸지 못하도록 견제하며 균형을 잡아준다. 주가에 거품이 끼지 않고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투자자의 리스크를 낮추는 가격 효율성(price efficiency)을 높이는 것이 공매도의 가장 큰 기능이다. 또한 과대평가된 주식들이 적정 가격을 유지하도록 조정하는 가격 발견 기능,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밀려 있는 시점에 적절히 주식을 공급해주어 주식 거래를 용이하게 만들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점, 가격이 오르고 있는 주식들을 매도하고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주식들을 매수하는 방식의 역모멘텀 투자로서 주가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점 등 공매도의 순기능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무엇보다 공매도의 역기능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매도는 시장 조작, 내부자 정보와 거짓 정보 이용 등의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자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악용될 소지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공매도를 금지한다면 그 순기능을 차단함으로써 시장에 더 큰 혼란과 부작용을 가지고 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고 차량 운행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역기능은 줄이고 순기능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공매도 발전을 위한 3가지 제언을 건넨다. 공매도 인프라 확충,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공매도 기회 확대, 공매도 관련 반칙과 범죄에 대한 처벌 대폭 강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이것이 공매도다』는 공매도의 효과를 높여 주식 시장의 발전에 이바지할 대안까지 제시한다. 금융 종사자들을 비롯하여 일반 투자자들도 공매도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 그 진가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단언컨대 가장 확실한 공매도 바이블!
공매도에 대한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안내서!
공매도의 본질에 관해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작 _황이석(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공매도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책 _민상기(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공매도를 두둔하는 책이 아닌, 중립적 입장에서 알기 쉽게 쓴 책 _김형태(김앤장 법률사무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뭇매를 맞고 있지만, 유명세에 비해 그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아는 사람은 사실 드물다. 공매도(空賣渡)에 대한 반감은 ‘없는 것을 판다’는 잘못된 작명에서 시작된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빌려서 파는 ‘차입매도’다. 없는 주식을 파는 행위, 즉 무차입공매도는 엄연히 불법으로 무차입공매도와 합법적 차입매도를 확실히 구분하는 것에서 공매도에 대한 이해가 시작된다. 이에 저자는 공매도라는 잘못된 명칭 대신 ‘차입매도’로 바꾸어 쓰는 것을 제안한다. (1부 ‘이것은 공매도가 아니다’)
공매도에 대한 혐오는 공매도가 주가를 떨어뜨리고 주가변동성을 키워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공매도다』는 학술논문을 비롯해 다양한 연구와 실제 사례를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공매도의 영향에 대해 난무하는 오해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2부 ‘공매도는 억울하다’)
저자는 철저히 가려져 있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공매도야말로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지키는 파수꾼임을 밝힌다. 특히 가격효율성을 높이고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다양한 투자와 헤지 전략의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공매도의 기능에 집중한다. (3부 ‘이것이 ‘진짜’ 공매도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공매도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 책에서는 각국의 규제 변동 전후를 비교함으로써 우리나라 공매도의 개선 방안을 찾는다. 특히 규제와 한시적 금지를 검토 중인 국내 실정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4부 ‘공매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공매도다』는 피와 살이 튀고 찢기는 금융시장에서 공매도가 무수한 욕을 먹으면서도 많은 나라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한마디로 공매도 없이는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매도의 순기능이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현실이란 점을 함께 다루며, 공매도가 우리나라에 정착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독자들은 이렇듯 균형감 있는 시각과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을 통해 공매도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데서 나아가 금융 시장을 읽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사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공매도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책 _민상기(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공매도의 본질에 관해 깊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작 _황이석(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무조건 공매도를 두둔하는 책이 아니다. 중립적 입장에서 알기 쉽게 쓴 책이다. 공매도에 관한 이야기들 중 무엇이 사실이고 허위인지 알 수 있다. _김형태(김앤장 법률사무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공매도는 자본주의의 작은 단면이지만, 공매도에 대한 이해는 자본주의 작동 방식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_김재수(인디애나 퍼듀대학 경제학과 교수)
공매도라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흥미롭고 유쾌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그동안 제대로 화내고 있었는가를. _이동욱(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다양한 연구와 사례 그리고 각종 뉴스를 샅샅이 훑어 공매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돌아본 문제작이다. _김군호(에프앤가이드 사장)
공매도 최고 전문가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탐독하면서 공매도야말로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담보하는 파수꾼이라는 사실에 눈뜨게 될 것이다. _김우찬(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공매도의 순기능과 문제점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본 현직 경영학 교수의 참신한 이의 제기 _강민균(JKL 파트너스 부사장)
재무금융 분야의 심화된 전문지식이나 학계의 연구 결과를 일반 대중이 접할 수 있게 하는…심상치 않은 책 _김누리(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주식 공매도의 필수적 역할(essentiality)에 대해 탐구한 시도이다. _김영식(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탑 저널 논문으로 글로벌 재무경제학계에서 공매도 관련 스타가 되신 이관휘 교수님의 쾌도난마 해설이 돋보이는 책 _김영한(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장)
공매도 분야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동시에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들을 쉽고 재미있는 비유로 설명하는 재담가 _김우진(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공매도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공매도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진실을 정확하게 가려내고 그에 기반한 정책적 조언을 제시한다. _김정욱(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공매도에 대한 오해와 이에 대한 진실을 학문적 관점에서 접근하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서술한 ‘공매도의 진실 고백서 _남욱(나이스신용평가 부사장)
젊은 경제학자의 용기 있는 주장…담담한 어조로 대화하듯 풀어낸 이야기라 더욱 설득력이 있다. _민경부(미래에셋대우 WM총괄대표/부사장)
깊이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 있어…깨달음과 배움을 준다. _백경원(CFA 한국협회 부회장)
재미있고 사고를 자극한다. 골치 아프고 어렵다고 여기는 재무금융 전문 분야 이야기를 지은이는 쉽게 풀어간다. _백복현(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최근 이슈가 되었던 국내외의 실제 사례들과 연결시키면서 독자들의 흥미와 몰입도를 극대화시킨다. _어준경(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공매도를 바라보는 시선은 일반적으로 매우 부정적…공매도의 ‘억울함’이 이 책을 통해 풀릴 수 있을 것 _왕수봉(아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공매도에 대한 이런 단상이 오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_이동협(SBS PD, 〈수저와 사다리〉 연출)
편견과 오해가 난무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를 다루었음에도…흥미진진하게 그 말하는 바를 따라갈 수 있게 했다. _이상윤(에이투파트너스 대표)
공매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실제 투자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관심 있는 분들께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_이인무(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논란이 되는 제도에 대해 업계와 정책 당국, 그리고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이 책 속 곳곳에 담겨 있다. _차문현(타임폴리오 자산운용 부사장)
기관 투자자나 개인 투자자는 물론 특히 거대 기금 운용자, 시장 감독자는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공매도 이론서 _한동주(전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전략실장)
공매도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정확한 인식은 효율성을 위해 필연적…시장참가자들의 필독서 _한승수(모건스탠리 한국대표)
주식시장에서 공매도의 생태적 역할과 기능을 원론적으로 되짚어보고…근본적으로 되새겨볼 수 있는 화두를 던져주는 훌륭한 저서 _허정수(KB생명보험 대표)
공매도에 대한 공연한 매도를 멈추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_현상순(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 대표)
◎ 본문 중에서
이 책이 독자들이 자신과는 안드로메다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던 엄밀한 연구논문들이 사실은 손을 내밀어 문을 열면 닿을 곳에 있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공매도에 대한 수많은 오해를 풀고 그것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끝으로 이러한 과정이 공매도에 대한 건설적이고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공매도(空賣渡)에 대한 공매도(空罵倒)는 이제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_41쪽 ‘프롤로그’ 중에서
관습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불행히도 공매도라는 부정확한 말이 ‘차입매도’라는 정확한 말을 대체해 쓰이고 있다. 용어의 정확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억울하게 부과된 부정적 의미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법적으로 허용되는 공매도인 차입공매도를 무차입공매도와 분리하고 그 이름에서 ‘공’자를 빼서 ‘차입매도’라는 말로 공매도라는 용어를 바꾸어 쓰는 것이 옳다고 본다. _50쪽 ‘1부 이것은 공매도가 아니다’ 중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주식에 집중되는 공매도는 그 주식들의 주가가 이제는 충분히 올랐으므로 앞으로는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행하는 투자다. 이렇게 주가 모멘텀과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투자전략을 추세에 따르는 투자인 모멘텀 투자에 대비해 부의 모멘텀 또는 역모멘텀 투자전략이라고 부른다. 역모멘텀 투자 방식의 공매도는 가격이 오르고 있는 주식에 대해 이루어지므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변동성을 줄인다. _121~122쪽 ‘2부 공매도는 억울하다’ 중에서
주가가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건 투자자들에게 기분 나쁜 뉴스다.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매도는 부정적 정보를 이용해 투자하는 거래다. 따라서 공매도가 가격효율성을 증대시킨다는 말은 공매도 덕분에 주가가 특히 부정적인 정보를 빠르게 반영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공매도가 주가가 부정적인 정보를 적절하게 반영하도록 돕는 통로가 되는 셈이다. _166쪽 ‘3부 이것이 ’진짜‘ 공매도다’ 중에서
교훈은 명확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 시장을 보호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공매도 규제가 가뜩이나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치유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난은 공매도가 아니라 공매도를 규제한 정책이 받아야 마땅했다. 엉뚱한 범인을 두들겨 팬 것이다. _259쪽 ‘4부 공매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중에서
공매도가 시장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시장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에게 공매도를 제약하는 것은 시장효율성을 위해서도 옳지 않은 일일 것이다. 더구나 본문에서 소개한 것과 같이 한국의 개인 공매도 투자자들은 정보에 기반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가격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주는 투자자들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근래 정부에서 개인 공매도 기회 확대를 위해 애쓰는 것은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을 펴나갈 것을 부탁드린다. _280쪽 ‘에필로그’ 중에서
구매가격 : 15,840 원
비 내리는 단칸방
도서정보 : BORAme / 21세기북스 / 2019년 09월 30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오늘도 괜찮은 척
혼자 버텨낸 우리를 위한 그림 동화
‘2017 인디게임의 열정을 플레이하라’ 선정, 구글플레이 누적 다운로드 80만 건을 기록한 인디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주인공 ‘우울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구성의『비 내리는 단칸방』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느껴본 감정인 외로움과 일상의 권태감에 대한 이야기다. 작고 낡은 단칸방에서 찾아오는 친구 하나 없이, 외출도 거의 하지 않은 채 혼자 살아가는 우울한 친구에게 ‘당신’이 방문하면서 일어나는 106일간의 에피소드를 따스하고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담아냈다.
“수줍음이 많아서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게 어려워” “상처받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어” “남들과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가끔 내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특별하진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있어 나도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어” “진짜 내 모습을 알아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조금은 덜 외로울 거야”…
책은 우울과 외로움을 애써 버티고 위로받아야 할 감정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삶이란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고 담담한 말투로 써내려갈 뿐이다. 외롭고 권태로운 일상 속에서도 곳곳에 작은 기쁨이 존재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은 괜찮을 거라고, 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어렴풋하게나마 믿게 될 것이다.
◎ 추천사
가끔씩 찾아와서 이야기할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어요.
곽두*
인생 게임. 처음엔 그냥 신기해서 시작했고 점점 달라지는 게 재밌어서 했는데, 어느새 위로받고 있네요.
상동**
주인공이 점점 밝아지는 모습에 같이 행복해지는 기분입니다.
리엉***
게임을 하면서 너무 많이 울었습니다. 불 꺼진 방 안 야광별과 함께 잠든 주인공에게서 어느 순간 저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어요. 저도 빗물과 마음을 모아 행복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RGB DIRT *******
◎ 출판사 서평
‘2017 인디게임의 열정을 플레이하라’ 선정,
80만 플레이어가 공감한 게임을 책으로 만나다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며, 외롭거나 고독한 감정이 불행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유난히 고달픈 하루를 보낸 날의 귀갓길 예고 없이 찾아드는 서러움, 며칠째 울리지 않는 휴대전화를 들여다볼 때의 외로움,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 속에서 불쑥불쑥 솟아나는 공허함마저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비 내리는 단칸방』은 바로 그 외로움과 우울에 대한 이야기다. 구글플레이 누적 다운로드 80만 건 이상을 기록한 인디게임 <비 내리는 단칸방>을 스토리라인으로 하여, 게임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주인공 ‘우울한 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구성과 섬세한 문체, 따스한 일러스트가 독자들의 감성을 어루만진다. 특히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우울한 친구의 대사는,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위로를 받았다”며 후속 게임 제작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유저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마음 내키는 날 언제든 찾아와.
권태와 외로움이 너를 삼키지 않도록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게”
작고 낡은 단칸방에서 찾아오는 친구 하나 없이, 외출도 거의 하지 않은 채 혼자 살고 있는 ‘우울한 친구’가 있다. 이 친구에게 어느 날 ‘당신’이 방문한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데면데면, 그저 어색하게 인사만 나누는 사이였다.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의 우울한 친구와 ‘인생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신이 마음을 연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공유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서 위로를 얻게 된다. “매일 먹는 배달 음식 말고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어” “수줍음이 많아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게 어려워” “비바람 불고 천둥이 치는 밤에 커다란 인형을 껴안고 잔다면 무서움이 사라질 것 같아” “특별하진 않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어”… 사소한 일상을 나누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고민과 우울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단칸방을 떠나는 날, 우울한 친구는 말한다. 자신이 필요한 날이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변함없이 여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 또한 별다를 것 같지 않은 일상이지만
그래도 당신을 살아가게 해줄 이야기
책은 106일간의 대화, 총 7장으로 구성된다. 우울한 친구는 독자들에게 외롭고 우울한 하루를 버티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삶에서는 행복과 슬픔이 끊임없이 복되며 그런 날들은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는,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사는 진리에 대해 약간의 힌트만을 줄 뿐이다.
책장을 한 장씩 넘길수록, 우울한 친구가 당신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갈수록 느끼게 될 것이다. 외로움과 우울은 비단 나만이 가진 고민이 아니며, 그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세상에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하기만 한 인생은 없다. 다만 이 책이 유난히 우울하고 외로운 날, 당신의 마음을 지탱해 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 책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이렇게 사는 내가 잘못된 걸까? 나는 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이게 맞는 걸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어느 것이 정답인지 모르겠어.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그래서 불안해.
불안한 마음을 감추려고 노력해.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혼자서 다독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불안함을 없앨 수가 없어.
그럴 땐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 집중해.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기분을 느껴. 잠시뿐일 수도 있고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지금 마음이 편해진다면 괜찮다고 생각해.
- CHAPTER 1_나는 할 말이 없어
바람에 창문이 세차게 흔들릴 때가 있어. 방안이 조용해서 그런지 더 크게 들려와. 예전이나 지금이나 무서운 건 마찬가지야. 나이가 많든 적든 같은 마음이야.
어릴 때 천둥만 치면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두려움에 떨었어. 어서 빨리 지나가길 바랐지. 그런 기억 때문인지 천둥이 치는 밤이 찾아오면 잠들기 힘들어져. 깨지 않도록 깊이 잠들고 싶어.
맞벌이로 저녁때가 되어야만 돌아오는 부모님. 부모님의 빈자리가 커서였을까. 저녁까지 쏟아지는 폭우 속 천둥소리는 폭탄이 터지는 소리처럼 들렸어. 부모님이 언제 돌아오실까 숨을 죽이며 이불 속에서 잠든 어린 날의 내 모습을 달래주고 싶어.
- CHAPTER 2_내가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
기다리는 것은 지치는 일이야. 나도 그렇지만 상대방도 그렇지. 기다림 끝에 보상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어. 어떻게 되든 결정을 내려야만 해.
계속 기다리기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의미 없는 세월만 흘러가.
하지만 가끔은 기다림이 필요할 때도 있어. 기다리는 건 지루하고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누군가 나를 끝까지 기다려준다면 기쁠 것 같아.
- CHAPTER 3_정말 잘 지내?
기분전환을 하려고 문방구에 가서 스티커를 사 왔어. 그리고 창문 여기저기에 붙였더니 좀 나은 거 같기도 해. 칙칙한 창문만 바라보며 사는 건 지루하니까 이렇게 살고 있어도 가끔은 기분전환도 해봐야지. 귀찮게 붙어 다니는 지루함은 의욕을 떨어뜨리니까.
스티커가 눈에 띄어서 그런지 새들이 종종 찾아오는 것 같아. 창문 밖에 참새가 앉았다 가는데 잠시 비를 피하러 왔나 봐. 가끔 찾아오는 작은 손님 덕분에 기분전환도 되고 삶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몸속 어딘가가 두근두근 뛰는 기분이야.
- CHAPTER 3_정말 잘 지내?
나도 언젠가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 하지만 지금의 난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이런 내가 과연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래도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아. 하지만 특별하진 않더라도 소중한 사람이 될 수는 있지.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와 함께일 수도 있고 혼자일 수도 있어.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지, 정해진 답은 없다고 생각해.
- CHAPTER 4_내가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지난번에 멍하니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풀숲에서 고양이가 나타나 내 무릎 위에 올라왔었어. 나갈 때마다 마주쳐서 날 알아본 걸까. 무릎 위에 웅크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따듯하더라.
동물에게서도 이렇게 온기를 느낄 수 있는데 왜 사람에게 온기를 느끼는 건 어려울까. 직접 닿지 않아도 말과 행동에서 냉정하고 차가운 시선이 느껴질 때가 많아.
나는 고양이에게 따뜻하 사람으로 느껴지고 싶어. 떠올리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 CHAPTER 5_과연 문 밖에는 어떤 세상이 있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건물에 붙어 있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봤어. 잠깐 스치듯 봤을 뿐이지만 표정이 즐거워 보여서 깜짝 놀랐지. 상상도 못 했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바뀐 걸까. 작은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내 모습을 바꾸었나 봐.
- CHAPTER 6_바쁘게 어디로 가는 걸까?
살다 보면 잊고 지낸 사람들이 떠올라. 무엇을 하면서 지낼지 궁금하기도 하고.
다들 요즘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네. 잘 지낼 거라 믿어.
나는 비록 잘 지내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더라도 상대방이 걱정하기를 바라지는 않으니까, 너도 내가 잘 지낸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 CHAPTER 7_언젠가 그런 날이 올 거라고 믿어
구매가격 : 12,000 원
전라도 섬 맛 기행
도서정보 : 강제윤 / 21세기북스 / 2019년 09월 27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남도 섬 전역을 발로 뛰며 발굴한 토속음식 34가지
◎ 도서 소개
우리 해산물 음식의 바이블!
수년 간의 취재, 구술, 시연으로 지켜낸 끈질긴 기록!
섬에는 우리 밥상에서 사라진 고급스러운 토속음식의 원형이 남아 있다. 여전히 식생활에서 전승되는 음식도 있고 기억으로만 남은 음식도 있다.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은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섬이 많다. 더군다나 외래문화의 유입으로 섬에서도 토속음식은 점차 소멸 중이고 뭍의 음식과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다. 강제윤 시인은 더 늦기 전에 남아 있는 레시피라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년 간의 끈질긴 취재를 통해 전라도 섬의 보석 같은 34가지 레시피를 발굴해냈다.
전복포, 성게알찜, 꽃게초회, 마른복어곰국, 백년손님밥상, 피굴, 냉연포탕, 시금치꽃동회무침, 산도랏건민어탕…. 이토록 화려하고 품격 있는 섬 음식들은 의외로 누구나 따라 하기 어렵지 않은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일상에서 먹던 음식들이기 때문이다. 이 토속음식들이야말로 우리 음식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섬의 미래가치를 살릴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음식으로 읽는 한국의 섬 문화사
우리나라에서 당구와 테니스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 여수 거문도
포트 해밀턴(Port Hamilton)은 영국이 부르던 여수 거문도의 옛 이름이다. 1885년 4월 15일 영국 함대가 조선의 섬 거문도를 점령했다. 2년 가까이 거문도에 주둔하던 영국군은 이때 테니스장과 당구장 등의 시설을 만들었고, 이 땅에서 당구와 테니스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 바로 거문도가 되었다. 18세기 말 무역선이 표류해 오키나와, 필리핀, 중국 등을 떠돌다 조선으로 송환됐던 풍운아 문순득은 우이도 출신 홍어장수였다. 태도 서바다에서 홍어를 사서 영산포로 돌아가던 길에 난파를 당한 문순득 같은 홍어장수들이 삭힌 홍어를 만들어낸 원조다. 이처럼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한 레시피가 아니다. 음식으로 이야기하는 섬의 역사이며, 흥미진진한 문화사이다.
◎ 추천사
그 섬에 가고 싶다, 그 섬만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강제윤 시인과 함께 종종 섬을 여행하며, 섬에서만 얻을 수 있는 에너지와 위로를 받았다. 섬사람들과 어울려 섬의 음식문화를 즐기는 것은 섬으로 가는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그중에서도 강제윤 시인과 함께 한 밥상들은 일상에서도 가끔 그립다. 장도 피굴의 그 찰진 식감과 귀한 대접을 받는 호사를 누리게 해준 안도 백년손님밥상을 잊을 수가 없다. 섬이 그리울 때마다 이 책을 펼친다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바다의 맛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어서 또 이 책을 들고 ‘그 섬에 가고 싶다’. -류승룡(영화배우)
이 책의 저자인 강제윤은 뚝심이 있다. 어지간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그가 섬의 음식을 책으로 냈다. 6년 전에 나 혼자 육지에서 한참 떨어진 섬에 배를 대고 섬 음식을 찾았다. 섬 음식은 없었다. 육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조미료로 맛을 통일시킨 그런 음식밖에 없었다. 그때의 실망감을 만회할 길이 막연했다. 강제윤은 섬의 토속음식을 용케도 뒤져서 찾아냈다. 강제윤이니까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나한테는 그의 뒤를 밟아 섬 음식을 확인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아직 남아있는 섬 생활의 흔적들을 음식 투정 안 하는 친구 2명쯤과 더불어 들추어 봐야겠다. 이런 목표를 가진 70살이 넘은 영감이 몇이나 있겠는가. 흥분된다. -허영만(만화가)
◎ 책 속에서
하의도 사람들이 먹는 연포탕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런 뜨거운 연포탕이 아니다. 냉연포탕이다. 차가운 국물에 삶은 낙지와 채소를 곁들인 요리다. 낙지의 살은 쫄깃하고 국물은 고소하고 감미롭다. 여름에만 냉연포탕을 먹는 것이 아니다. 하의도 사람들에게 연포탕은 언제나 냉연포탕이다. 인근의 신의도, 장산도 역시 같다. 겨울에는 조금 따뜻한 국물로 낼 뿐이다.
- ‘하의도 낙지냉연포탕’ 중에서
지금이야 양식 때문에 흔한 것이 전복이지만 과거에는 보길도에서도 귀한 것이 전복이었다. 더구나 전복포는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전복은 내장을 따로 떼어낸 뒤 소금 간질을 해서 이물질을 깨끗이 씻어낸다. 간질해 삶은 것들은 변질이 없다. 잘 씻은 전복을 미리 끓는 물에 데친다. 색이 노랗게 변할 때쯤 건져낸다. 약 5분 정도 익힌다. 전복은 볕에 말리면 안 된다. 그늘과 바람에 이틀 정도 말리면 전복포가 완성된다. 전복이나 소라 또한 홍합처럼 5개씩 꼬챙이에 끼워서 말리는데 이를 오가재비라 한다. 오가재비를 하는 이유는 별다른 이유는 없다. 5개씩 끼우는 것이 관리하기 쉬워 서 생긴 저장 방법이다. 전복 오가재비 혹은 전복포는 최고의 술안 주였지만 지역 유지들이나 주문해 먹던 음식이다. 아니면 귀한 손님 선물용으로 주문했다. 전복의 영양분이 한껏 농축된 전복포의 맛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다. 술꾼들에게 최고의 술안주인 동시에 최상의 보약이다.
- ‘보길도 전복포’ 중에서
2018년까지 전남 보성군의 섬 장도에는 소가 딱 한 마리만 살았다. 팔순의 노인과 20년을 동고동락해 온 일소였다. 노인의 밭은 장도에 딸린 작은 무인도 목섬에 있는데 이 섬에는 경운기가 들어갈 수 없으니 소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목섬에서 노인은 소와 함께 밭을 갈아 마늘과 고구마, 땅콩 농사를 지었다. 암소인데 그 와중에도 1년에 한 번꼴로 새끼를 배어 20마리나 되는 송아지까지 낳아줬다. 고마운 마음에 노인은 소를 죽을 때까지 팔지 않을 생각이라 했다. 소한테 이름이 있냐고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
“그냥 소지, 소.”
소의 이름은 그냥 소였다. 소는 노인이 저를 못 본 채 지나가 버리면 소리 내어 운다고 했다.
- ‘장도 피굴’ 중에서
구매가격 : 13,440 원
클래식클라우드 011-마키아벨리
도서정보 : 김경희 / arte / 2019년 09월 2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자신의 영혼보다 조국 피렌체를 더 사랑한 르네상스인”
500년 넘게 오해와 논란의 중심에 선 사상가 마키아벨리
그가 던진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피렌체로 떠나다
◎ 도서 소개
근대정치학의 초석을 놓은 『군주론』의 저자
권모술수의 대가, 기회주의자, 군주론자라는 오해를 걷어내고
마키아벨리의 진심을 읽다
단테, 다 빈치, 미켈란젤로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고향
르네상스를 꽃피운 도시 피렌체에서
『군주론』에 담긴 시대를 앞선 지혜를 읽다
- 마키아벨리의 행적을 따라가는 특별한 사상기행
-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는 거장과 명작의 인사이트
- 한눈에 살펴보는 거장의 삶과 사상의 공간과 키워드, 결정적 장면
-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군주국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책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513년이다. 정식 출간도 되기 전에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필사본으로 회람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책이 헌정된 메디치가는 관심을 두지 않았고, 저자가 죽고 난 1532년에야 정식 인쇄본이 출간되었다. 당대에는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묻혔다가 후대에 빛을 발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책과 지은이는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마키아벨리는 우리에게 근대정치학의 문을 연 정치사상가로, 그의 고향 피렌체에서는 역사가나 작가로 기억되지만, 그를 말할 때 빼놓지 말아야할 것은 그가 피렌체공화국의 공무원이자 정치인이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영혼보다 조국을 더 사랑한다고 말한 마키아벨리. 그러나 정권 변동으로 인해 1512년에 14년간 몸담았던 공직에서 쫓겨난 뒤로, 그는 다시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퇴직하고 바로 이듬해에 완성된 『군주론』이 그의 생생한 현실 정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나폴레옹과 히틀러가 탐독했다고 하며, 니체가 이것보다 더 악한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한, 유럽 혹은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책, 『군주론』. 그런데 처음 마키아벨리가 붙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군주론』의 주인공은 ‘군주’가 아니라 ‘군주국’이다. 그간 많은 사람들이 『군주론』을 군주 ‘개인’이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 방법을 담은 책으로 이해했다면, 마키아벨리 전문가 김경희 교수는 ‘국가’와 그 구성원인 ‘인민’에 초점을 맞출 때 『군주론』에 담긴 마키아벨리의 진심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의 참모습을 만나기 위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열한 번째 책 『마키아벨리: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는 마키아벨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도시 피렌체로 갔다. 그가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았던 피렌체의 구석구석과 시에나, 산지미냐노 등 토스카나의 여러 도시들을 돌아보며 김경희 교수는 독자들이 마키아벨리처럼 솔직한 맨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가 남긴 삶의 지혜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다.
군주론자인가 공화론자인가: 마키아벨리의 수수께끼
세계의 중심이 신에서 인간으로 옮겨지고, 상공업의 발전으로 부가 넘쳐나며, 문화와 예술이 부흥했던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그러나 이탈리아 반도 내 도시 국가들 간의 영토 경쟁과 알프스 이북 강대국들의 침략, 내부의 파벌 다툼이 끊이지 않던 피렌체의 정치 상황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불안정했다. 이런 번영과 혼란의 중심에 선 메디치가는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한편,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고 권력을 쥐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바로 이 메디치가에 바쳐진 책이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공화정이 메디치가의 군주정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살았다. 메디치가가 군주 가문으로 자리 잡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는데, 이는 피렌체 시민들의 공화정 복귀 운동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를 대체한 공화국 정부에서 외교와 국방을 맡아 일했고, 메디치가가 복귀한 뒤에는 자리에서 쫓겨난 데다 반메디치가 음모 혐의로 고문까지 당했다. 현실주의자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의 군주적 권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메디치가의 권력이 피렌체를 더 강한 나라로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도록 설득하는 방법으로 비판적 지지를 택하고 『군주론』을 썼다.
『군주론』이 정치의 중심에 군주를 두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파한다면, 『로마사 논고』는 고대의 로마공화정을 모범으로 삼아 공화주의를 지지한다. 비슷한 시기에 쓰인 두 책이 이렇게 상반된 주장을 담고 있는 탓에, 그가 군주론자인지 공화론자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져 ‘마키아벨리의 수수께끼’라는 말이 생겼다. 그러나 정치 체제가 아닌 국가에 초점을 맞춰 읽을 때, 두 책의 주장은 모순되지 않는 하나의 분명한 목표를 갖는다. 마키아벨리는 무엇보다 국가가 처한 위기 상항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한 가지 답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에 따라 그는 군주론을 펴는가 하면 공화주의자가 되어야 했다.
우리가 몰랐던 마키아벨리: 르네상스의 근대인
마키아벨리가 메디치가에게 공직과 재산을 빼앗기고 머무른 피렌체 근교의 산탄드레아 인 페르쿠시나는 유배지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는 한탄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면서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했다. 정치서인 『군주론』『로마사 논고』와 역사서인 『피렌체사』뿐만 아니라 희곡인 「만드라골라」「클리치아」도 모두 이 시기에 나온 저술이다. 특히 「만드라골라」는 이탈리아의 각 도시에서 공연되어 인기를 모았고, 그 덕분에 마키아벨리는 살아 있을 때 정치가나 역사가보다도 희곡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흘러넘치는 자유와 자본만큼 인간의 욕망이 꿈틀대며 다툼을 벌이던 도시에서 태어난 마키아벨리는 그의 모든 저술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즉 인간이 도덕이나 종교의 당위보다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했다. ‘때로는 악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은 이런 인간론을 바탕으로 정치 또는 통치의 방법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정치에 관한 주장을 펼칠 때 당시에 지배적이던 종교나 도덕의 논리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이성과 욕망에 기초해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마키아벨리의 근대성은 이렇듯 도덕주의 정치를 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문제는 인민의 지지다: 살아 있는 지혜
마키아벨리는 국가를 구성하는 귀족과 인민의 관계를 정치의 핵심으로 보았다. 어느 한 계층의 독점적 지배가 아닌 다양한 계층의 참여와 균형을 중시한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 폴리비오스, 키케로를 거치며 전해 내려온 서양 공화주의의 전통을 수용하고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한발 더 나아가 귀족과 인민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며 인민의 역할에 무게를 싣는다.
『군주론』은 흔히 군주 개인의 권력 장악, 즉 성공을 위한 전략서로 읽혀 왔다. 그러나 두 종류의 권력, 즉 개인이 소유하는 강제적인 힘과 주변 사람들의 지지에서 나오는 관계적이고 집합적인 힘 중에서 마키아벨리는 후자를 더 중시했다. 그의 눈에 피렌체가 나약하고 부실해진 원인은 인민이 무력해진 데 있었고, 이는 소수 귀족이 권력을 독점하며 국가의 공적 시스템을 사사화했기 때문이다. ‘모두의 나라’가 아닌 ‘그들만의 나라’에서 권력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은 좌절과 박탈감을 느끼고, 국가는 분열과 반목 속에 활력을 잃는다. 따라서 한 나라가 강해지려면 그 안에서 다수를 이루며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인민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유로운 상황 속에서 저마다 능력을 키우고 공동체의 주인으로 참여할 때, 국가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다.
500년 전 마키아벨리가 가졌던 이 같은 문제의식은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 적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한때 군주처럼 굴었던 대통령에 분노했고, 광장에 모여 정치제도와 민주공화국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500년 전 피렌체 시민들처럼, 우리도 국가의 평화로운 존립을 걱정하며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을 고민한다. 혼란과 위기 속에서 ‘정권’이 아닌 ‘국가’를 중심에 두고 사고했던 마키아벨리의 지혜를 다시 배우고 싶은 이유다.
“마키아벨리를 이해하려면 그가 기쁨과 분노와 희망과 좌절을 모두 겪은
삶의 터전 피렌체로 가야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 책 속에서
◆ 마키아벨리는 공무원이자 지식인으로서 시대의 과제에 치열하게 맞섰다. 귀족과 인민이 서로 불신하고 증오하는 가운데 공동체의 유대와 연대가 무너지고 권력과 제도가 사사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새로운 정치 이론을 제시하려고 했다. 시민과 군주 사이에서 피렌체의 몰락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이다. 나를 마키아벨리에 대한 연구로 이끈 것은 그가 살던 시대와 그 속에서 분투한 한 인간의 삶이 갖는 매력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군주론』에 펼쳐지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방대한 역사적 사실과 그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통찰은 어린 시절부터 쌓은 고전 지식에서 나온 것이다. 그가 아버지 덕에 『로마사』를 읽지 않았다면 나중에 『로마사 논고』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공식적인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마키아벨 리가 탄탄한 글솜씨로 다양한 분야에서 빼어난 작품을 남겼고, 그 작품들이 500년 세월을 넘어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1장 사람을 꽃피운 도시 피렌체〉 중에서
◆『군주론』의 서술 방식을 보면, 한 행동이 일으킬 수 있는 여러 결과를 도출하고 비용과 이익에 따라 비교 분석한다. 더 유용하고 이익이 큰 쪽을 선택하라고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마키아벨리가 실리를 추구하는 상인의 감각을 정치에 적용했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그가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인간이 이익을 기준으로 한 합리적 판단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그것을 분석하면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 〈1장 사람을 꽃피운 도시 피렌체〉 중에서
◆ 피렌체에서 ‘시뇨리아’는 최고 행정기관을 뜻했다. 시뇨리아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베키오궁, 즉 시뇨리아궁은 행정부의 수장으로 뽑힌 사람들이 살던 곳이며 시민들이 모여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던 곳이다. 르네상스 이래 대성당 두오모와 시뇨리아궁은 피렌체 시민들의 자랑이었다. 시뇨리아궁 앞에 ‘로지아데이란치’, 즉 용병의 회랑이라는 공간이 있다. 지금은 복제 조각상이 전시되어있지만, 과거에 코시모 1세를 경호하던 용병이 대기하던 곳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메디치가 지배에 앞선 공화정 시기에는 시민들이 여기 모여서 시정에 대해 토론했다. 군주제가 시민의 토론 공간을 경호 부대의 대기 장소로 바꾼 것이다.
- 〈2장 군주국과 공화국 사이에서〉 중에서
◆ 마키아벨리가 살던 피렌체와 이탈리아에는 로마의 모범이 사라지고 없었다. 과두제와 메디치가의 지배가 공화정 대신 그들만의 나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독점과 배제 속에 자유는 사라지고, 인재는 씨가 말랐다. 설사 인재가 있어도 등용되지 못했다. 그 귀결은 무력함이다.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시민은 힘을 키울 수 없고,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나라는 약할 수밖에 없다. 힘없는 나라의 외교와 국방을 맡았던 마키아벨리의 사고는 어떻게 하면 힘을 기를 수 있을까에 집중되었고, 그가 본 힘의 원천은 바로 시민이었다.
- 〈3장 무엇이 강한 나라를 만드는가〉 중에서
◆ 마키아벨리도 도덕이 좋고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살아남으려면 도덕과 윤리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다면 법 없이도 살 수 있겠지만, 법보다 힘으로 살면서 남을 억압하고 지배하려고 하는 자들이 있다. 따라서 그들에게 당하면서 살기 싫다면 맞서야 한다. 몰락하고 싶지 않으면 착하게 살지 않을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가장 중시한다. 지금이야 UN과 갖가지 국제조약이라도 있어서 노골적인 자국의 이익 추구가 욕을 먹지만, 마키아벨리가 살던 시기 피렌체가 처한 국제 관계에서 힘은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한 조건이었을 것이다.
- 〈3장 무엇이 강한 나라를 만드는가〉 중에서
◆『군주론』은 흔히 말하듯 성공을 위한 지침서도 권모술수를 가르치는 전략서도 아니다. 모든 나라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해 지도자가 해야 하는 일을 탁월한 고전 지식과 탄탄한 정무 경험을 통해 알려주는 책이다.
- 〈4장 절박함이 빚은 명작〉 중에서
◆『군주론』이 악마의 책이라는 오명까지 덮어쓴 것은 마키아벨리가 인간과 권력의 속성을 가식 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세상의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책의 솔직한 내용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정한다고 해서 우리 안의 이기심이나 비굴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허울 좋게 체면이나 차리면서 우리 안의 부정적인 면이 빚어낸 현실의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 『군주론』은 나 자신과 세상을 맨눈으로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오늘도 여전히 우리가 『군주론』을 읽을 것이다.
- 〈4장 절박함이 빚은 명작〉 중에서
◆ 마키아벨리는 시민 문화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화제를 옹호했다.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해 자기 목소리를 내며 자유롭고 공정한 법이 지배하는 나라가 좋다고 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좋다는 것은 ‘힘의 관점’에 기초한다. 그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윤리나 도덕이 아닌 정치의 관점에서 먼저 생각했다. 즉 옳은 정치가 좋은 것은 그것이 선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힘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런 관점은 그의 삶과 그가 살던 시대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위기의 시대에 나랏일을 보던 사람이다. 더구나 약소국의 외교와 국방 업무를 맡았다. 힘이 없는 나라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힘이 없으면 도덕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냉혹한 현실 속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부국강병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5장 정치란 무엇이며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중에서
◆ 현재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은 고정된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의 사상은 시대와 상황의 변화 속에서 서로 다른 의미와 색채를 띠게 되었다. 그의 고향 피렌체에서는 그를 서기관이나 역사가로 기억하고, 시에나에서는 통일국가 형성의 아버지로 기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상황을 마키아벨리가 본다면 흐뭇해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예측할 수 없게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국가의 유지와 부강을 위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려고 한 현실 정치가이자 사상가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변하면 대처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처법은 고정불변한 진리가 아니라 융통성 있는 지혜에 기초해야 한다. 마키아벨리가 시대 변화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소환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가 당대의 요구에 꼭 맞는 지혜를 추구한 사상가라는 데 있을 것이다.
-〈6장 영혼보다 조국을 더 사랑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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