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두 번째 페미니스트
도서정보 : 서한영교 / arte / 2019년 08월 0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집사람, 남성 아내, 시시한 일상을 살아내는 시민…
삶을 반짝이게 하는 남성 페미니스트 연대기
조한혜정 교수, 김현 시인 추천
과제와 책임을 떠맡아
열렬히 응답하는 두 번째 페미니스트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간 남성 페미니스트의 고백록
『두 번째 페미니스트』는 저자 서한영교가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페미니즘을 어떻게 실현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물으며, 삶의 작은 단위부터 구체적으로 가꾸고 돌보는 일에 대해 풀어간 책이다. 시적 언어에 경도된 문학지망생이 눈이 멀어가는 애인의 곁에 머무르기로 하고, 100일간 아기를 품에서 키우며 돌봄을 도맡는 ‘남성 아내’로 변화하기까지, 그는 자기 안의 여성성을 발견하고 키워나갔다.
너무나 확실했던 남성의 세계가 점점 불확실해져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을 비하하는 남성들의 언어에 자주 불끈거리게 되면서, 편하게 살았던 세계를 뒤집고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간 저자의 고백이 이 책에서 펼쳐진다. 동시에 여성과 두루두루 우정을 나누며 언어의 미세한 오류들을 점검하기 시작한 남성 페미니스트의 성장기가 담겨 있고, 수유하는 애인의 곁에서 애간장을 태우며 한철을 보낸 사랑의 기록, 속싸개 위에 아이를 눕히고 최상의 섬세함을 다해 자장가를 불러준 육아 일기가 시인의 섬세한 언어로 그려져 있다.
저자는 그의 어머니, 이모, 친구와 동료 중 절반인 여성들과 훌륭하게 살아가기 위해, 남성적 동일성을 위해 억압해야만 했던 자신의 여성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나는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오류를 끌어안은 채, 정체성으로서의 격렬한 페미니스트라기보다 과제와 책임을 떠맡아 열렬히 응답하는 ‘두 번째 페미니스트’가 되기를 애썼다. 첫 번째 사람을 지키고 선 두 번째 사람으로서.
“나는 잊지 않기 위해 기록했다. 출산 후 침대에 누워 회복하고 있는 아내의 눈빛을 잊지 않기 위해, 젖을 먹다 잠에 든 아가의 귀밑머리를 잊지 않기 위해, 썼다. 기도가 아니면 안 되는 순간들을 위해 썼다. 몸에 열이 펄펄 끓는 아가 머리맡에서, 먹은 걸 모두 게우고 있는 아내를 화장실 문밖에서 기다리면서 썼다. 이 기록의 혈관 속에 기억의 혈액이 떠돌고, 기도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_프롤로그
육아를 함께하기 위한
집사람들의 크고 작은 생활의 실험들
저자는 고등학생 때까지 운동도 곧잘 했고, 적당히 욕을 섞어 말할 줄도 알았고,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별 어려움 없이 지냈다. 그의 세계가 크게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열아홉 살이던 2001년부터였다. 온갖 욕설이 난무했던 박남철 시인이 쓴 ‘욕시’를 보고 나서는 며칠간 온몸이 쿵쾅거리는 상태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페미니즘이 저자에게 “들이닥친” 이후부터 당연하고 마땅하게 여겼던 이 세계의 추악함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영 불편하고 이상한 세계에서 너무도 편하게 지냈다는 사실이, 여성은 이상한 세계 속에서 계속 상해가고 있는데 남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것이, 징그러웠고 매스꺼웠다.
그 이후로 나는 대체로 불편해졌다. 축구경기가 시작되고 축구팀을 이끌던 한 작가가 능숙하게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경기에 처음 참가한 나를 두고 “빨리 안 뛰어? 뭐 하는 거야 새꺄!” 나는 대개 불편해졌다. 그런 수컷들의 살기 어린 승부욕이 불편해졌다. 나는 대체로 불쾌해졌다. 속옷이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을 두고 하는 말이. “아예 벗고 다니지. 왜 저렇게 아슬아슬하게 입어. 저런 애들이 진짜 밝히는 애들이야.” 짧은 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을 두고 하는 말이. “아예 나 먹어주세요, 광고를 하는구나.” 친구의 솟구친 말이 불쾌해졌다.
왜 집안일은 엄마가 다 하는 걸까. 부인들은 남편 아침밥은 꼭 챙겨야 한다는 세상의 말을 당연히 여기며 왜 아침부터 한 상 차려내야 하는 걸까. _17쪽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나의 삶을 바꾸지 않겠다는 변명으로 삼지 않고”, 저자가 정의하는 집사람들(집을 근거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애인, 아이)과 리듬을 맞추기 위해 집사람 회의를 하고, 시간과 역할을 분담해 가사노동을 함께한다. 아이도 집사람으로서 가사노동의 몫을 다할 수 있게, 밥을 다 먹고 나면 같이 설거지를 하고, 아침 청소 시간에는 물걸레를 쥐여주고 빨랫감은 세탁기에 넣게 한다.
자본주의 아래 명랑함을 잃지 않기 위해 ‘자본주의 비무장지대’라는 문패를 집에 걸어두었다. 선물, 공유, 생산이 저자와 집사람들을 떠받치는 세 가지 경제원칙이고, “지구에 돈만 벌러 오지 않았다.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겠다. 시를 살아내겠다.”가 집사람들의 받침 문장이다. 한 달에 77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는 임금 노동을 하며,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만들어 쓴다. 텃밭을 꾸리고 실을 잣고 천을 짠다.
이러한 집사람들의 크고 작은 생활의 실험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식은, 최소생계에 대한 불안을 덜어내고 적당한 임금노동 속에서 육아를 온전히 함께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육아휴직이 끝나고 작은 아르바이트들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 일해서 한 달에 77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는 번역, 광고 카피라이팅, 기업의 스토리텔링, 속기, 잡지사 보조 에디터 일들을 돌아가며 했다. 일감은 무조건 일주일에 하루만 하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었다. 그다음 조건은 재택근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말이 좋아 재택근무지 사실 계속해서 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해 일한다는 조건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아이가 이제 막 걸어다니기 시작했기에 집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_242쪽
내면에 존재하는 여성성과, 수많은 타자들(LGBTQ, 장애인)과 함께 살 수 있게 도와준 것이 페미니즘이다!
여러 가지 실험과 모험을 겪어나가면서도 여전히 저자는 흔들린다. 그러나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남성으로서 “다시 한 번 더” 실패할 것임을 예견하고, 두 번째 페미니스트로서 “평생 거듭”해야 하는 실패 속에 있어야 할 운명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페미니즘은 구체적이지 않고서는 관통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관계의 정치학이자 자유의 형이상학이며 사랑의 변증법인 것이다.
내면에 존재하는 여성성과, 수많은 타자들(여성, LGBTQ, 장애인)과 함께 살 수 있게 도와준 것도 페미니즘이고, 아이를 돌보며 생명의 질감을 새롭게 배우게 한 것도 페미니즘이었다. 살림을 돌보고 일상을 돌보면서 작고 시시한 것들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지를 깨닫게 한 것도 페미니즘이었다.
그래서 그는 ‘구체적으로’ 삶의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의심한다. 혼인 의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임신/출산/육아/가사노동을 둘러싼 젠더 질서를 어떻게 뒤집을 것인가? 습관적으로 쓰는 젠더 용어 중에 반드시 고쳐야 할 낱말은 무엇인가? 지구에 해를 덜 끼치는 생활용품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 소비를 덜할 수 있는 생활의 목록들을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볼 수 있을까? 등등.
그에게 페미니즘은 작고 구체적이어서 더욱 반짝이는 스케일로 확장한다. 씨앗을 심고 흙을 가꾸는 일, 실을 잣고 천을 짜는 일, 방바닥을 반짝반짝하게 닦는 일, 100일간 아기를 품에서 키워내는 일, 임신한 애인의 변화를 좇으며 아버지로의 근력을 다지는 일, 팽목항과 광화문에서 울부짖고, 가정폭력 피해 여성 청소년들, 탈학교 청소년들과 함께 글을 읽고 써내려가는 일, 어머니가 기록해둔 가계부 속에 스며 있는 생활의 혼잣말을 기록해두는 일……
일상의 작고 사소한 것들은 날마다 반복했을 때에만, 그 반짝거림을 만날 수 있다. 어쩌면 그 반짝거림은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는 사람에게 건네는 박수소리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감히, 우리라고 말하기 위해” 페미니즘을 지향하고, 남성의 젠더 규범을 파격하며 “감히, 살아내려고 한다.” 저자는 말한다. “가볍게, 춤추듯, 반복하며, 실패하며, 조금씩, 앞으로, 한발씩, 그렇게. 페미니즘은 언젠가 도달해야 할 세계의 이름이 아니다. 물음과 시도와 행위 속에서 늘 실현되는 것이다.”라고.
◎ 추천사
“이 책은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페미니스트 생활사’가 존재하는지, 존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예시가 될 것이다.” - 김현 시인
“서한영교 시인은 눈이 멀어가는 애인의 곁에 머무르기로 했고 돌봄을 도맡는 ‘남성 아내’가 되기로 했다. 강함이 아니라 (취)약함을 선택한 그는 남성적 동일성을 위해 억압했던 자신의 여성성을 찾았고, ‘여성스러움과 게이스러움과 장애인스러움을 긍정’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다.” - 조한혜정 교수
◎ 책 속에서
나의 세계는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남성으로 살아왔던 계절이 저물어가고 있음을 예감했다. 금이 한번 가기 시작하자 멈출 수 없었다. _16쪽
남성 페미니스트로서의 운명이란 끊임없이 실패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평생 거듭”해야만 하는 실패 속에 있어야 할 운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_24쪽
우리는 서로에게 ‘집사람’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집을 근거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 집을 길들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 바로 집사람. _66쪽
일요일 저녁을 먹고 거실 소파에서 앉아 바느질을 할 참이면, 너무 평화로워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을 지경이 되고 만다. 이 반복의 파토스, 한 땀 또 한 땀의 에로스. 산모 팬티에, 배냇저고리에 아이의 이름을 바늘로 적고 나니 입에 바늘구멍이 났는지 웃음이 실실 새어나왔다. _85쪽
젖이 도는 기분은 어떤가요. 젖이 차는 느낌은 어떤가요. 정말 핑핑 하고 도는 느낌이 있나요. 당신이 느끼고 있는 그 느낌의 세계에 초대받고 싶습니다. _84쪽
매일매일 미역국을 끓이다 보니 어느새 나는 미역국 장인이 될 기세다. 미역국 끓는 소리. 들깨미역국, 홍합미역국, 쇠고기미역국, 북어미역국, 꽃게미역국, 닭고기미역국. 분명 나는 미역국 장인이 될 태세를 완벽히 갖추었다. _110쪽
나도 이렇게 아버지의 품에 안겨 긴 새벽을 소낙소낙 건넌 적 있겠지. 나도 이렇게 어머니의 품에 안겨 아침 모양으로 가랑가랑 잠든 적 있겠지. 나도 이렇게 품을 키워가며 아버지가 되어가는 거겠지? _117쪽
집밥을 매일같이 차려낸 어머니를 요즘 자주 떠올린다. 나는 어머니의 수고만으로 차려지는 집밥을 이제 그리워하지 않겠다, 고 마음먹었다. 어머니를 겪고 있는 탓이다. _121쪽
반복되는 집안 살림과 하루 세끼 밥상 차림은 굉장한 체력을 필요로 했다. 허리가 나갈 것 같고, 손목이 쑤셨다. 저녁에 잠자리에 누우면 열을 세기도 전에 곯아떨어졌다. 100일 쯤 익히고 나니 본격적으로 집사람,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을 갖추어나갔다. _124쪽
품에서 젖이 도는 것처럼 가슴이 따뜻하다. 사랑한다, 행복하다는 말을 가장 나중에 쓰고야 마는 나 같은 사람이 요즘은 나도 모르게 사랑해, 행복해라는 말을 중얼거린다. 품의 세계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_158쪽
돌봄이 “사회생활의 필수 원리”로 받아들여져 “돌봄에 대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이 “공동체적 삶을 기획”하기 시작할 때, 돌봄은 ‘돌아보다’, ‘보다’, ‘돌아버리다’를 포함한 천 가지 지층을 가진 두꺼운 낱말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나는 이 낱말을 끝끝내 아끼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_163쪽
지난 한 해를 돌아본다. 돌아본 그 자리에 아가의 비릿한 똥냄새가 있다. 아기의 침과 음식물이 얼룩져 있는 옷가지가 있다. 코고는 소리와 그치지 않는 울음소리가 있다. 젖 맛을 풍기는 아내의 브래지어가 있다. 하루에도 열두 번 더 빠는 걸레가 있다. 내 사랑하는 집사람들이 있다. _179쪽
분홍색 티셔츠를 하나 사서 자주 입고 다닌다. 자주색 원피스를 자주 입고 다닌다. 아이에게도 젠더 규범에 맞추어 옷을 입히지 않는다. 빨간색 베레모를 씌워주고, 모로코에서 선물받은 원피스를 입힌다. 누군가에게 놀림받으면, 남의 외모평가 하는 거 아냐! 라고 대답하라고 슬쩍 일러준다. _226쪽
남자니까, 라는 말은 입에 올리지 않기로 한다. 남자답게, 라는 말은 지워버리기로 한다. 남자라 해야 하는 일과 여자라 해야 하는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해준다. _226쪽
집안일은 비트다. 반복되고, 동일한 시간에 거의 정확하게 해내야 한다. 이것이 내 삶에 음악성을 부여하는 근간이 된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아가 아침밥을 차리고, 빨래를 갠다. 7시에 아침밥을 먹이고 8시까지 설거지, 청소, 걸레질, 정리/정돈을 끝낸다.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집을 두드리며 하루의 비트를 만든다. _228쪽
아기가 나오니 정말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심보다는, 마음을 다해서 아이와 아내를 돌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 가능하면 육아휴직을 써. 1년 동안 쓰는 게 어려우면 최소한 100일이라도 써야 해. 아이는 물론 아내에게도 100일 동안은 전폭적인(!) 돌봄이 필요하더라. 딱 100일 만이라도! 나는 그 100일 동안 정말 대단한 경험을 했지. 고민 너무 많이 하지 말자. _241쪽
차상위계층 신청하러 주민센터에 갔다. 배우자는 시각장애인, 나는 실업자, 아이 한 명. 이렇게 쓰고 나니까 조금, 우울해졌다. 국가는 나를 기분 상하게 했다. 서류를 쓰라고 해서 쓰기 시작했다. 자동차 없음. 부동산 없음. 유산 없음. 생각보다 없는 게 많았다. 없는 게 많은 나에게 국가는 1년에 8만 원씩 문화활동비를 주겠다고 했다. 정부미를 할인해서 제공해주겠다고 했다. 통신비, 전기세를 할인해주겠다고 했다. 사회보장 서비스를 먼저 이용하게 해준다고 했다. _247쪽
저는 애인의 젖 앞에서는 언제나 두 번째 사람이었습니다. 젖을 무는 느낌, 젖이 나가는 느낌, 젖이 차는 느낌을 저는 늘 궁금했지만 언제나 간접적으로, 비유적으로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두 번째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인간의 힘으로서의 안간힘을 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_281쪽
내가 실존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 이 지긋지긋한 가부장(남성, 국가, 자본) 세계에서 하나의 반항 행위가 되는 ‘시민과 시인으로서의 시시한 일상’을 떠올려본다. _303쪽
위대한 사랑은 그 자신이 사랑할 대상을 먼저 창조하듯, 우리가 사랑할 세계를, 우리가 사랑할 공동체를, 우리가 사랑할 사랑이라는 관념을 재창안해나갈 것이다. 사유하는 사랑은 분명, 무모하고 감히, 아름다울 것이다. _304쪽
구매가격 : 14,400 원
키라의 감정학교5 행복해!
도서정보 : 최형미 / 아울북 / 2019년 08월 0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새 시리즈
행복의 얼굴은 모두 달라!
◎ 도서 소개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감정이 극에 달할 때 펼쳐지는 판타지 세계,
키라의 감정학교에서
진짜 나 자신을 마주해 보자!
행복이 너무 멀게만 느껴질 때,
행복의 순간을 알아채기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감정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솔직한 나를 마주하는 〈키라의 감정학교〉. 그 마지막 주제는 ‘행복’이다. 행복은 모두가 바라고 원하는 긍정적인 감정이다.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질 때,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갖고 싶은 장난감을 선물 받을 때 행복한 감정을 느낀다. 사람들은 나를 기쁘게 하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멀리 있는 행복을 좇느라 정작 곁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 책의 주인공 키라도 새 학기 친구들의 행복 일기를 들으며 자신이 생각했던 행복과 너무 다른 모습에 혼란을 느낀다. 특히 사고로 오른손을 다치고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스테파니를 보며 정말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게 맞는지 큰 의문을 갖게 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이 우리에게 다가왔을 때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행복은 느끼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행복에는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화, 무서움, 슬픔, 부끄러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보다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 그동안 행복이 늘 곁에 있어서 쉽게 잊어버리거나 당연하게 생각해 왔기 때문에 행복을 멀리서만 찾았던 것은 아닐까? 일상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을 찾아 내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해지는 시간을 가져 보자.
왜 행복을 크고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누구도 다른 사람의 행복을 평가할 순 없어!
행복이 어려운 키라와 늘 행복하기 위해 애쓰는 스테파니가 느낀 감정의 혼란이 극에 달하는 순간 노란빛 세계가 펼쳐진다. 따스한 햇볕이 몸과 마음을 감싸주는 ‘행복’으로 가득 찬 판타지 세계, 감정학교에서 키라와 스테파니는 행복이란 감정이 무엇인지를 찾아 헤매이게 된다. 작은 것에도 큰 기쁨을 느끼는 슈미츠,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희생해야 한다는 엄마와 갈등을 겪는 호프만, 서로 함께 있는 시간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헤이든과 헤이든 엄마,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스텔라 할머니까지. 키라와 스테파니는 이들을 통해 자신에게 행복이라는 감정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짚어 보기 시작한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행복과 비교해 내 행복이 보잘것없는 것은 아닌가 걱정한다. 다들 행복을 떠올릴 때 크고 거창한 것, 멋지고 대단한 일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은 작고 사소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자신의 행복을 있는 그대로 발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또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 행복을 과장하거나 꾸며낼 필요도 없다. 행복은 그 누구도 평가할 수 없는 감정이며, 내 감정에 충실할 때 비로소 진짜 행복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상담센터 허그맘허그인 심리전문가의 심리 솔루션과
행복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부록 〈감정표현카드〉
키라의 감정학교 시리즈는 기획 단계부터 최종 감수까지 허그맘허그인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심리 전문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힘을 실어 주었다. 허그맘허그인은 임상심리전문가, 심리상담사, 부부상담사, 미술·놀이·언어치료사 등 분야별 전문가 600명을 보유한 전국 최대 심리상담센터다. 허그맘허그인 아동심리치료상담전문가 서주은 박사는 “긍정적인 감정도 표현하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렵다.”라면서, 이 시리즈를 통해 “행복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성격 형성에 매우 중요한 결정적 시기를 지나고 있다.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심리 상담을 받기는 어렵다. 키라의 감정학교 시리즈는 이런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특정한 개별 지침을 제공하기보다는 감정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 주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각이 넓어지면 생각의 폭도 따라 커지며 이해력도 좋아진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다양한 감정을 다루고 자신의 내면을 잘 보듬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에 참여한 심리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책의 뒷부분에는 특별 부록으로 제작한 감정표현 카드 8종이 들어 있다. 감정표현카드는 아이들 스스로 감정이 생길 때 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을 생각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이를 활용해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사랑하는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전해 보자.
◎ 줄거리
새 학년, 새 학기 로미나 선생님은 키라네 반 아이들에게 행복 일기를 숙제로 내준다. 키라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행복을 쓰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행복 일기를 듣고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려던 키라는 눈썹을 홀랑 태워 먹고 만다. 다행히 엄마가 눈썹을 그려 주어 무사히 도서관 강연을 마치지만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또다시 눈썹이 지워지게 된다. 키라는 빈 강의실에 숨게 되고, 그곳에서 늘 행복하다고 말하는 스테파니가 혼자 울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키라가 스테파니를 보며 왜 행복을 좇아 애써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는 순간 노란빛 행복의 세계, 감정학교가 펼쳐진다. 과연 키라와 스테파니는 의문을 목소리를 따라 진짜 행복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까?
◎ 책 속으로
키라는 친구들의 행복 일기를 들으며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친구들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미소가 가득한 엄마의 얼굴을 보니 이상한 건 키라였나 보다. 아무래도 키라가 행복에 대해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43쪽)
“행복도 선택이야.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행복할 수 없는 것처럼 행복은 각자 선택하는 거야.”
또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드럽지만 더욱 단호하고 힘 있는 목소리였다.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그 누구도 내 행복을 평가할 수 없으니까. 대신 선택에 대한 책임도 자신의 몫이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지.”
키라와 스테파니는 목소리의 단호함에 압도되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92쪽)
“난 요즘 아주 행복하단다. 누군가는 묻겠지. 어떻게 아들이 죽었는데 행복할 수 있냐고. 하지만 사람의 얼굴과 마음이 제각각이듯 행복의 얼굴도 제각각이라 생각한단다. 모든 사람이 같은 행복을 바라고 산다면 어떨까? 어떤 사람은 사는 게 지옥이지 않을까?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 다르듯 각자 느끼는 행복도 다를 수 있다고 믿기로 했지. 살아 보니 불행과 행복의 얼굴은 크게 다르지 않더구나.”
(118쪽)
키라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눈썹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눈썹이 타 버리고 나니 눈썹이 멀쩡하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체 행복이 뭘까? 난, 난 언제 행복했던 거지? 내게 행복은 뭐지? 왜 난 늘 거창하고 멋있고 대단한 것들만 행복이라고 생각했을까?”
(122쪽)
구매가격 : 9,600 원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2 근대 편
도서정보 : 움베르토 에코, 리카르도 페드리가 / arte / 2019년 08월 0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르네상스에서 근대로
사유의 진보가 낳은 새로운 우주론으로의 도약
움베르토 에코가 기획 편저한 서양 지성사 프로젝트!
에코가 쓰고 편집한 철학 이야기 그의 소설처럼 지적이고 풍성한 과학, 철학, 예술의 성찬!
다 빈치, 갈릴레이,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등 서양 지성사의 핵심 사상가들을 이 한 권에서 만난다!
“우리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탄 난쟁이들에 불과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그들보다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다.”
◎ 도서 소개
인간·신·세계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는 신인류의 세기
15세기부터 18세기에 이르기까지 독보적인 사상들의 대폭발
현대의 우리를 만든 근대의 경이로움은 무엇이었을까?
1492년 유럽의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 1517년 신학·철학·해석학의 기초를 흔든 종교개혁의 시작. 1543년 주류 우주관을 뒤집는 코페르니쿠스 혁명. 그리고, 1500년대를 전후로 일어난 유럽 국가들의 재편 등. 근대를 열어젖힌 르네상스라는 관문은 흔히 ‘신플라톤주의’로 명명되는 고전의 부활이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이자 혁신의 시기였다. 요동하는 사상의 물결 속에서 인간은 ‘신학 없이’ 또렷한 현실감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근대적 사상으로 무장하게 되었다.
1600년대에는 종교적·문화적·윤리적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사상을 바탕으로 ‘대화의 시기’가 열렸고, 18세기에는 백과사전식 집적 작업과 지식과 앎에 대한 비평적 탐구가 계몽과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일어났다. 살롱 문화와 함께 페미니즘적 통찰, 철학과 과학적 소양으로 여성들의 자유를 옹호한 사상가의 출판 활동도 두드러졌다. 또한 ‘국가’라는 개념이 구체화되면서 촉발된 정치학은 중세와의 단절을 명백히 드러내며 승승장구하였다.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2』의 편저자 움베트토 에코와 리카르도 페드리가는 각 단계를 특징짓는 진보적 이상을 강조하는 동시에 오래 지속된 과거 사고에 대해서 다채로운 내용을 보여 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프랜시스 베이컨, 갈릴레오 갈릴레이, 르네 데카르트, 아이작 뉴턴, 니콜로 마키아벨리, 몽테스키외, 볼테르, 드니 디드로, 장자크 루소, 존 로크, 임마누엘 칸트 등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서양 사상의 거인들을 만날 수 있는 르네상스와 근대. 한 시대의 사상 및 물질문명에 얽힌 매력적인 철학·과학·예술의 성찬이 이 한 권에 펼쳐진다.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그리고 근대로 이어진 인간의 길
새로운 발견과 추론으로 인식을 뒤바꾼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르네상스의 철학적 사유는 1400년대에서 1500년대로 넘어오는 동안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 1543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등이 그것이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으로 중세의 ‘납작한 땅’이 둥근 천구로 바뀌었고, ‘미지의 땅’에 사는 생경한 존재에 대한 신학적 문제가 제기되었다. 또한 대륙 간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자본과 인간의 잠재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이 시기에 신학과 과학, 과학과 마술이 뒤얽혀 발전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 루터의 종교개혁이 신학적 전제들로부터 인간의 이성을 자유롭게 하고, 철학이 신학의 시녀라는 위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탐구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코페르니쿠스가 지금까지 반복되어 온 수많은 천문학적 오류가 지구를 우주의 중심으로 간주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과학 혁명의 시기에도 왕, 추기경, 교황 등은 여전히 점성술과 별점을 통해 미래를 내다봤고 인쇄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식인과 일반인을 위한 다량의 점성술 서적들이 보급됐다. 실제로 점성술은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었고 심지어 대학에서 교과목으로 채택되기까지 했다. 사람들은 흔히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등장 이후 점성술이 사라졌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16, 17세기를 거치며 전복된 우주론은 인간의 사고에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을 안겨 주었다. 우주에 인간 외의 지적 생명체가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갈릴레이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인간중심주의를 거부하고 우주의 광활함과 풍부함 및 자연의 다양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은 “인간의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자부심을 폭로”하는 과학소설의 탄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르네상스에서 근대로
17세기는 무질서와 불안정, 전쟁과 혁명, 절대주의와 체제 전복, 경제 침체와 상업의 갑작스러운 성장, 고전주의와 바로크, 이성주의와 정신적 혼란의 세기였다. “무한히 큰 세계와 무한히 작은 세계 사이에 ‘고민하는 갈대’”로서, 근대의 인간은 17세기 내내 전통적인 사유와 견해의 가치를 무효화하고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모색했다.
또한, 17세기는 사유의 자유와 탐구 방식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과학적 발전을 공개하고 누구나 정치적·철학적·종교적 의견과 신념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로크로 대표되는 당대 철학자들로부터 제기되었다. 이러한 자유주의와 더불어 관용에 대한 사유가 탄생했고, 과학·철학·정치 영역에서의 토론 문화가 만개했다.
지식의 분류에 천착한 프랜시스 베이컨. 개인과 국가의 관계를 정의한 홉스. 경험에 바탕을 둔 사유를 강조한 로크. 관념들의 질서와 사물들의 관계를 연결시킨 스피노자. 학자이자 교육자이자 발명가였던 갈릴레이. 자유로운 지적 존재로서 혼돈스러운 이미지들을 ‘단순하고 명료한 사슬’의 질서 속에 정립하고자 했던 데카르트. 모나드론을 통해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자유의지의 조화를 꾀한 라이프니츠 등. 17세기는 양적 개념과 질적 개념을 동시에 포용하는 관념들로 넘쳐 났던 시대다.
?상식과 이성의 시대에서 칸트까지
18세기는 계몽의 시대, 이성주의의 시대로 일컬어진다. 18세기 철학자들은 이전 시대의 경험주의와 이성주의를 수용하고 발전시켰으며 전통적인 형이상학과 종교적 원칙들을 비판적인 자세로 바라보았다. 특히 흄은 뉴턴의 세계관을 인간의 정신 및 인성에 대한 이해의 단계로 확장시킬 수 있는 인문학을 계획했다. 또한 습관, 믿음, 감성, 정념 등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면서 인간의 인식론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기할 만한 것은 드니 디드로와 장 르 롱 달랑베르가 기획한 『백과사전』이다. “인간의 지식 체계 전체에 대한 이성적이고 일관적인 설명을 제시”한다는 목표에 따른 ‘백과사전’이라는 지적 기획은, 방대한 지식들을 가능한 한 작은 공간 안에 통합시키는 형식을 취한다. 그럼으로써 거대한 미로가 한눈에 들어오는 높은 곳에 철학자를 세우고, 여러 학문 분야와 주요 기술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세계지도와 기차 노선도와 같은 근대의 이미지와 닮았다.
또한 18세기는 자유주의적 사상과 살롱 문화의 유행과 함께 여성 철학자들이 대두된 시기이기도 하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이자 과학서 번역가. 그리고 당대의 페미니스트였던 에밀리 뒤 샤틀레. 파리의 살롱을 운영하며 여성의 교육적·감성적·지적 특수성을 철학서 『에밀리와의 대화』로 보여 준 루이스 데피네. 자율적인 지식인이자 문학가인 동시에『여성의 권리 옹호』를 집필하며 진보주의 정치 활동을 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여성 학자다.
한편, 이러한 이성의 빛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계몽주의가 발달한다. 18세기 학자들은 신고전주의의 영향에서 벗어난 미적 경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데, 17세기에 시작된 정념과 감정에 대한 성찰이 18세기에 이르러 인간의 영혼이 지니는 모호한 영역에 대한 철학적·문학적 탐구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칸트는 지식의 기반을 인식의 대상이 아닌 인식의 주체로 정초함으로써 인식론의 혁명을 가져왔다. 이렇게 칸트는 경험적 직관과 이것의 정당성 문제를 ‘이성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해결하고자 함으로써 18세기 인식론의 정점에 이르게 된다.
유명 작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진지한 철학자였던
움베르토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 이야기
움베르토 에코(1932~2016)는 철학자, 미학자, 기호학자, 언어학자, 소설가 등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걸출한 학자이자 이탈리아어, 영어, 프랑스어에 능통했고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라틴어, 그리스어, 러시아어를 읽을 줄 알던 언어 천재이기도 했다. 그는 이 시대의 ‘르네상스인’이었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까지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던 분야는 바로 ‘철학’이었다.
움베르토 에코는 3000년 철학적 사고 흐름을 보여 주는 이 방대한 지적 작업의 포문을 열면서 철학은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 철학이 비실용적인 관념에 불과하다고 말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는 역사가 흐르는 동안 철학적 질문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쳐 왔고 철학을 실천하는 것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주장한다. ‘옳은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시리즈에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모든 철학가들이 특정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 속에서 살았고, 따라서 이들이 철학하는 방식도 철학과는 무관해 보이는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기획은 해당 시기의 과학, 예술, 기술, 관념들을 충분히 살펴보면서 그 시대에 왜 이런 철학이 나올 수 있었는지, 혹은 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더욱 폭넓은 관점에서 사고하게 한다는 점에서 서양에서 비롯된 인문학의 지형을 그리고 싶은 독자들에게 맞춤한 기획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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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시리즈
고대 우주론에서 현대 정치사상까지, 철학과 문화의 얽힘을 드러내는 야심찬 기획!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는 움베르토 에코와 볼로냐 대학의 철학교수 리카르도 페드리가가 ‘la filosofia e le sue storie’라는 제목으로 기획한 철학 아카이브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철학’이라는 학문이 더욱 사람들에게 친근해지기를 바라며 사상과 그 사상의 문화적인 환경을 연결하는 철학 이야기를 늘 꿈꿨다. 이에 움베르토 에코와 리카르도 페드리가는 우리를 다시 '생각하는 삶'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철학의 역사를 한데 모으고, 철학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학자와 전문가 83명을 참여시켰다. 이들은 철학에 대한 단순한 역사를 기술하기보다는 철학자들이 살았던 그 시대와 문화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춰 철학 이야기를 썼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각 시대와 문화 안에서 각 철학자들이 지녔던 위상과 그의 사상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고, 각각의 챕터를 관심사 별로 엮어서 읽을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독자들로 하여금 ‘철학’이 경건하고 심오한 학문이라는 부담을 가지지 않고 철학을 ‘이야기’처럼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와 같은 지성사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la filosofia e le sue storie’는 고대·중세, 근대, 현대로 나뉘어 총 세 권으로 발행되었으며 움베르토 에코와 리카르도 페드리가는 기획자이자 저자로서 각 시대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적절하게 녹여 독창적인 철학 이야기를 구성했다. 각 장에 삽입된 ‘책과 호리병’기호로 시작하는 글, ‘망원경’ 기호로 시작하는 글들은 철학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 사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뤘다.
◎ 책 속에서
15세기는 중세와 르네상스라는 두 시대의 힘이 대립하는 동시에 조화를 이룬 진정한 의미에서의 과도기였다고 볼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시대의 철학적 사유가 새로운 세계의 등장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은 동시에 인쇄의 발명으로 인해 사유의 무한한 보급과 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I. 지속과 단절, 15세기_ p. 13
이 과도기적 시대의 과학이 이룩한 성과와 한계를 어떤 식으로 평가하든 간에 이 시대를 두고 과학 발전의 ‘정체 현상’을 언급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합리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 시대는 바르톨로메우 디아스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바스쿠 다 가마를 비롯해 수많은 탐험가들이 새로운 대륙에 발을 디딘 위대한 지리학적 발견의 시대일 뿐 아니라 게오르크 폰 포이에르바흐와 레지오몬타누스가 『새 천체 이론』을 발표하고, 더 나아가 니콜로 레오니체노와 에르몰라오 바르바로가 대大 플리니우스의 『자연사』에 수록된 수많은 허구를 폭로하기 위해 책 전체를 오류 표기로 빽빽이 채워 넣던 시대이며, 위僞 아리스토텔레스의 『역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함께 소아병과 노인병을 다루는 최초의 의학 ‘매뉴얼’이 출판되고, 알레산드로 베네데티가 의사들에게 파도바의 해부학 실습실에 가서 의학의 현장을 목격하라고 종용하던 시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다양하기 짝이 없는 자연현상들을 분석하고 그의 놀라운 스케치를 통해 시각화한 시대였다.
I. 지속과 단절, 15세기_ p. 15
마르틴 루터(1483~1546년)는 인문학을 철저하게 불신했을 뿐만 아니라 고전 문화를 칭송하는 풍토에 대해 공공연히 혐오감을 표명했던 인물이다. 루터에게 고전 문화는 곧 세속적인 성격의 문화를 의미했다. 하지만 종교개혁을 통해 이루어진 초기 그리스도교 사회의 재조명은 사실상 구약 및 신약성경과 사도 바울의 서신 같은 고대 문헌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종교개혁과 고대 철학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고 할 수밖에 없으며 단순한 배척 관계로 정의되어서는 안 된다.
II. 근대의 탄생_ p. 167
수학자들 간의 논쟁을 계기로 폴란드의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년)가 지구의 ‘운동’에 대해 언급했던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의 글들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지구의 운동이 우주의 구조에 관한 좀 더 적절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반복되어 온 수많은 천문학적 오류들이 사실은 지구를 우주의 중심으로 간주해 왔기 때문에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II. 근대의 탄생_ p. 179
르네상스의 철학은 상당히 다양하고 이질적인 주제들을 다룬다는 특징을 지니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는 주제들이나 저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고리 역할을 하는 몇 가지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15세기에 발달해 16세기까지 전승되는 마술의 전통이다.
III. 16세기와 17세기의 자연과 마술_ p. 211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점성술은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등장과 함께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상 점성술이 곧 지구중심설을 의미했던 것은 아니며 지구중심설을 거부하는 이들도 얼마든지 점성술과 예언을 수용할 수 있었다. 코페르니쿠스, 튀코, 케플러, 갈릴레이는 모두 점성술을 공부하고 활용했던 학자들이다.
III. 16세기와 17세기의 자연과 마술_ p. 218
르네상스는 모든 측면에서 이탈리아적인 현상이었다. 적어도 르네상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짧은 시기에 르네상스는 이탈리아의 것이었다.
III. 16세기와 17세기의 자연과 마술_ p. 273
1600년대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다양하고 이질적인 세계를 다루는 독특한 문학 장르가 굉장한 성공을 거두면서 발전했다. 대표적인 예로 존 윌킨스의 『신세계의 발견』(1638년), 마거릿 캐번디시의 『눈부신 세계라는 새로운 세계에 관하여』(1666년),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달과 태양의 나라와 제국들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이야기』(1656년), 베르나르 드 퐁트넬의 『세계의 다양성에 관한 대화』(1686년) 등을 들 수 있다. 과학적 지식과 정보 및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공상과학적인’ 이야기들이 철학적 성찰과 마구 뒤섞여 있는 이 복잡한 글들은 모두, 시라노가 말했듯이, 태양이 “오로지 자기만을 위해 뜬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자부심”을 폭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III. 16세기와 17세기의 자연과 마술_ p. 288
17세기는 무질서와 불안정, 전쟁과 혁명, 절대주의와 체제 전복, 경제 침체와 상업의 갑작스러운 성장, 고전주의와 바로크, 이성주의와 정신적 혼란의 세기였다. … 17세기는 불안과 혼란의 세기인 동시에 인간이 우주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재정립하기 위해 새로운 관점을 탐색하던 시기였다. 이미 16세기부터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이 유럽인들의 정신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지만 이 이론은 17세기 초에 들어와서야 실험을 통해 검증되고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IV. 17세기, 확신과 불안 사이에서_ p. 321
17세기가 과학의 세기였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거대한 유토피아의 세기였다는 사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성의 분열과 함께 폭발적으로 부각한 대조와 분쟁 속에서도 17세기는 분명 유럽의 지성인들을 세계의 경계 바깥으로 인도했던 상상의 시대였다.
IV. 17세기, 확신과 불안 사이에서_ pp. 322-323
세계가 곧 무대라는 은유는 어떤 익명의 저자를, 예를 들어 신이나 자연, 우연, 또는 대사를 읊는 인간과 일치하지 않는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전제하도록 만든다. 그는 운명의 구도를 소유하고 지배하는 저자인가? 아니면 이해나 해독이 불가능한 어떤 힘이 임의로 역할들을 부여하고 이를 의식하지 못하는 배우들에게 삶의 무의미라는 씁쓸한 고통을 선사하는 것인가? 첫 번째 경우 세계는 해석이 가능하고 다름 아닌 책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세계가 한 권의 책이라는 생각은 중세에서 1600년대까지, 예를 들어 아우구스티누스에서 니콜라우스 쿠자누스와 갈릴레오 갈릴레이까지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는 또 하나의 은유다. 반면에 두 번째 경우는 세상을 잠시 살다가 갈 뿐인 인간들에게 세계에 대한 암울하고 혼란스러운 이미지만 선사할 뿐이다.
IV. 17세기, 확신과 불안 사이에서_ p. 327
17세기의 사유를 지배했던 것은 무엇보다 우주를 더 이상 전통적인 지식에 얽매이지 말고 전적으로 새롭게 정의하기 위해 새로운 탐구 방식을, 그것이 이성적이든 실험적이든 간에,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공동 연구 역시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 가운데 하나였고 방법론과 실험도 다방면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탐구가 발견과 실험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만큼 탐구의 결과들도 비교와 토론을 거쳐 검증되어야 했다. 정치권과 교회 지도자들은 새로운 지식과 사상의 전파를 방해하거나 장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이러한 간계의 희생자들이 바로 갈릴레이와 데카르트였다) 하지만 과학자들과 철학가들은 끊임없이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에게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알렸고, 사실상 이러한 소통의 문화가 무르익으면서 과학 아카데미들이 탄생했다.
V. 철학과 방법론_ p. 404
다양성과 이에 대한 뚜렷한 의식이야말로 철학적 사유들을 이질적이면서도 풍부하게 만드는 특징이었고 결과적으로 철학은,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에게 그랬듯이, 이성적일 뿐 아니라 보편적인 동시에 사변적일 수 있는 사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V. 철학과 방법론_ p. 503
데카르트는 하나의 철학적 체계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당대의 학문 세계를 지배하던 스콜라주의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새로운 철학으로 대체하기 위해 일종의 철학적 전략을 계획했다. 그가 생각했던 것은 새로운 과학을 열린 자세로 수용하는 동시에 종교적 신앙을 수호할 수 있는 새로운 철학이었다.
VI. 17세기의 다양한 전통_ p. 531
1740년대에 디드로와 볼테르가 만나 대화를 나누던 마담 조프랭의 거실은 마담 뒤 데팡의 살롱과 마찬가지로 백과사전학파 철학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모여들던 일종의 문화공간이었다. 18세기 초반에는 여성 작가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이미 조성되어 있었고 독자들의 기억 속에는 몰리에르의 『박식한 여인들』(1672년)이 심어 주었던 강한 인상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VII. 상식과 이성의 시대_ p. 750
칸트의 말대로, 그가 제안했던 것은 사유의 코페르니쿠스적인 혁명이었다.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이 지구와 다른 별들의 주변을 맴돈다는 기존의 생각을 뒤엎고 태양이 오히려 행성계의 부동의 중심이라는 우주관을 제시했던 것처럼 칸트는 지식의 기반을 인식의 대상이 아닌 인식의 주체로 정초할 것을 제안했다. 인식의 주체가 주체와 별개로 존재하는 형태와 법칙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칸트를 통해 인식의 주체가 이러한 형태와 법칙들을 어떤 식으로 다루는가의 문제로 변한다.
VIII. 이성의 그림자에서 칸트의 사유까지_ p. 775
구매가격 : 78,400 원
나의 까만 단발머리
도서정보 : 김혜랑 / arte / 2019년 08월 0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세계 대회 팝핀 우승자,
빛나는 K팝 안무의 숨은 주인공,
구독자 1,600만 유튜브 채널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안무가
안무가 리아킴 에세이
보기만 해도 전율케 하는 춤의 주인공, 리아킴! 그녀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까만 단발머리를 흔들며 때론 파워풀하고 때론 섹시하게 넘치는 에너지를 몸으로 발산하며 춤춘다. 팝핀, 락킹, 힙합, 어반 코레오그라피 등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리아킴은 댄스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K팝 안무, 유튜브 채널, 공중파 방송, 기업과의 아트 컬래버까지 영역을 넘나들며 춤을 전파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그녀가 이번에는 에세이 『나의 까만 단발머리』로 오롯이 그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짧게 선보였던 그녀의 삶과 앞으로의 비전을 에세이로 만나는 일은 특별하다. 앞만 보며 달려오던 그녀가 천천히 돌아보며 자신의 언어로 스스로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나의 까만 단발머리』는 리아킴을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녀와 더 가까이 만나며 소통하는 기쁨을 줄 것이다.
왕따, 찌질이, 아싸 소녀에서
세계 댄스 대회 챔피언으로
그리고 마침내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이 되기까지
왕따, 찌질이, 아싸였던 중학생 소녀는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을 보고 처음으로 심장이 폭발할 듯 뛰었고, 문화센터, 댄스팀 등 춤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어디든 찾아다녔다. 재능과, 열정, 노력이 함께 폭발해 세계 댄스 대회에서 팝핀과 락킹 부문에 우승하며 댄스 커뮤니티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나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이 주었던 행복은 단 3일 뿐이었다. 이 책은 그녀가 춤, 즉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추구하며 겪은 황홀한 성공과 긴 방황,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자기만의 깨달음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내 최고가 되면 행복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최고의 행복은 언제까지나 보장될까? 어떤 분야든 주목받는 스타일과 트렌드가 변하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도 엎치락뒤치락 바뀐다. 재능을 타고난 사람, 정상을 향해 올라오는 사람, 지독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끝없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오래’, ‘행복하게’, ‘만족스럽게’ 해나갈 수 있을까? 세계 대회 우승자였던 그녀가 댄스 배틀에서 연이어 바닥을 찍고, 눈을 돌려 도전했던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굴욕을 맛본 뒤, 철처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비로소 ‘새롭게’ 춤추기 시작했다. 리아킴은 이야기한다. “내안의 바이브대로 나만의 소울 댄스를 춰보자”고, “춤만 아니고 인생도 춤추듯, 그렇게 가 보자”고. 리아킴에게 ‘까만 단발머리’는 타인의 인정이나 시선을 벗어버리고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추구해가는 모습, 곧, 그녀만의 바이브이자 시그니처다.
“이제 여기가 우리의 무대야”
세상 어디서나 플레이되는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
리아킴의 안무는 K팝과 함께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와 트와이스의 「TT」, 아이오아이(I.O.I)의 「너무너무너무」는 아티스트이 캐릭터와 노래의 콘셉트가 절묘하게 어울려, 노래를 들으면 절로 몸이 반응한다. 리아킴은 이러한 K팝 안무가에서 자신의 영역을 한 걸음 더 확장한다.
“너 영상 찍을 줄 안다고 했지? 그럼 춤 연습하고, 안무 짜고, 이런 것도 찍어서 올려보자. 밖에서 아무리 잘해봤자 몇 명이나 알아준다고. 여기서 이렇게 더 많이 알아주고 공감해주는데. 앞으로는 다 이렇게 하지 않겠어?” 191쪽
지금 1,600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과 오프라인 댄스 스튜디오를 함께 운영하는 ‘원밀리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모든 안무가들이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안무를 선보이는 곳, 같은 공간 안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들이 함께 춤추며 에너지와 즐거움을 공유하는 곳이 바로 ‘원밀리언’이다. 춤을 사랑하는 리아킴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춤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녀의 에세이 『나의 까만 단발머리』에 그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책 속에서
한 남자가 눈부신 조명이 내리꽂힌 무대 위에서 춤추며 노래했고 수천 명의 관중들은 그 남자에게 글자 그대로 미쳐 있었다. 관중들은 온몸으로 환호하고 열광했다. 음악에 따라 달라지는 그의 미세한 표정과 호흡, 숨소리, 목소리, 손끝, 발끝의 움직임까지 어느 하나 눈을 뗄 수 없었다. 땀에 젖은 까만 곱슬머리는 그가 움직일 때마다 탱글탱글 땀방울들을 튕겨냈다.
곧바로 마이클 잭슨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매일 마이클 잭슨의 영상을 보고 자료를 찾았다. 그에 대해 알면 알수록 머리는 찌릿해지고 가슴은 터질 것 같았다. 볼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도 저런 거 하고 싶어!’ 찌질이, 왕따, 사춘기, 반항의 시기를 온몸으로 겪고 있던 내가 꽤 오래 고민하다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저 춤 배우고 싶어요.”
「나의 운명을 바꾼 남자」 65쪽-67쪽
세계 대회 우승은 내 인생을 변화시킨 두 번째 변곡점이 됐다.
내가 가장 바라던 순간.
하지만 가장 힘들어진 순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황홀함은 안타깝게도 3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걸. 대회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전히 나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지하 연습실에 있었다. 며칠 지나면 다시 또 돈에 쪼들려야 했고, 호텔방 대신 고시원 작은 침대에 몸을 뉘어야 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며 사람들을 붙잡고 “제가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최고 댄서예요.”라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느 대회든 우승을 하고 돌아오면 늘 반복됐던 일상이었다. 제아무리 세계 1등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연습실 한쪽 다용도실. 간이침대에 몸을 뉘인 나는 왼쪽 벽을 보고 누워 있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몸을 돌린다. 어둠 속에서도 싱크대, 작은 냉장고, 선풍기,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스럽게 수도세, 전기세, 연습실 관리비가 떠오른다. (중략) 그토록 원했던 타이틀을 얻었지만 당장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화려한 프로필은 눈에 보이는 수익으로 바뀌지 않았고, 명성은 최고였지만 내가 겪는 현실은 이 사실을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그래, 이게 현실이라면. 그렇다면 내면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만큼 나는 성장했나? 발전했어?
웃고 있는 내 얼굴이 부서져 흩어진다. 꿈꿔왔던 세계 챔피언은 현실이 됐는데, 그게 꿈이었나? 아니면 지금 이게 꿈인가. 꿈같았던 1등의 기쁨은 딱 3일 만에 끝났다.
「내가 춤을 만들어볼까」 98쪽-103쪽
“그냥 춤이나 추세요. 그 노래 실력으로 뭘 하려고 그래.”
오디션에서는 보기 좋게 탈락했다. 누구누구의 춤 선생이라면서 뭐 하러 여기 나왔냐는 말도 들었다. 방송에서 눈물까지 보였는데 지금도 그때 영상을 찾아보면 세상에 이렇게 찌질할 수 없다. 그만큼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였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난 당시 변화 없는 내 삶에서 벗어나야만 했고, 절박했다. 수년 전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이후에도 한결같던 어두운 지하 연습실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암담함을 허울 좋은 이름 뒤에서 감내할 수는 없었다.
“남들이 뭐라면 어떤가. 난 그냥 할 거야. 뭐라도 해야지. 그냥 있는 것보단 낫잖아.”
「'위대한 탄생'에서의 위대한 탈락」 171쪽-173쪽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다른 나를 만나야겠다.
어제 먹다 남은 음식을 먹던 아이가 아침에 주스를 만들어 마시고, 정해놓은 운동을 한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생각한 대로. 계획을 짜서 체계적으로. 나의 매일은 내가 선택하는 대로 흘러가니까.
‘펑키리아’가 아직 괜찮다고 인정받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나를 바꾸지 못했을 거다. 그동안 쌓아놓은 것들을 누군가 조금이라도 알아줬다면 아까워서라도 이렇게 다 버리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밑바닥까지 가보니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치고 올라갈 여지가 생겼다.
그렇게 ‘펑키리아’를 버린 건, 어쩌면 나비가 번데기를 뚫고 나온 것이나 뱀의 탈피와 비슷할지 모른다.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완전한 나로 새롭게 거듭난 것. 지난 시간을 거쳐 나는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했다.
「나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던 거야?」 212쪽-215쪽
레게 머리 친구는 어디에서도 그런 동작을 해본 적이 없었을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비보잉을 흉내 내며 마음 가는 대로 몸을 움직였던 적이 이전엔 없었을지 모른다. 춤 전문가들에겐 말도 안 되는 동작이지만 그녀는 그녀만의 몸짓으로 그 순간의 자신을 드러냈다. 그 날것의 귀함은 함께 있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모두가 여기에 환호로 응답했다. 그 순간의 희열을 다 같이 공감하는 거다.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 그것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느끼고 있다는 가슴 벅참. 우리가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그때.
여러분의 춤이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다. 같은 공간 안에서 춤이 주는 에너지를 함께 누릴 때의 기쁨.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것이 그 순간 나를 소름 돋게 하고, 눈물 나게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 춤을 못 추는 사람은 없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창피하면 창피한 대로」 269쪽-270쪽
구매가격 : 12,800 원
서가명강-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도서정보 : 최영기 / 21세기북스 / 2019년 03월 12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수학은 인간이 우주에게 바치는 가장 아름다운 러브레터다!”
일상에서 발견한 수학의 감동과
세상을 뒤흔든 위대한 생각까지!
◎ 도서 소개
서울대 학생들이 듣는 인기 강의를
일반인들도 듣고 배울 수 있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가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은 2017년 여름부터 ‘서가명강’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다른 주제의 강의를 펼쳤으며, 매회 약 100여 명의 청중들은 명강의의 향연에 감동하고 열광했다. 이 배움의 현장을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앞으로 독자들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교양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은 서울대 수학교육과 최영기 교수가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한 깊고 넓은 단상을 편안한 언어로 풀어낸 대중교양서다. 저자는 수학이 단순한 계산의 반복, 복잡한 수식을 풀어내는 지겨운 과정이 전부라는 편견을 깨고자 이 책에서 수학의 정신과 그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저자는 “수학에는 감동이 있다!”라고 말한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수학을 배운다는 것은 우리의 눈을 더 행복한 곳으로 향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수학을 싫어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 것이다.
* 서가명강 오프라인 강연 www.book21.com/lecture
* 서가명강 팟캐스트 audioclip.naver.com/channels/345
◎ 출판사 서평
내 삶에 교양과 품격을 더해줄 지식 아카이브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 수포자도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강의!
★★★★★ 이 강의를 일찍 들었더라면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
★★★★★ 아! 이토록 러블리한 수학이라니!
서가명강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서울대학교 강의를 엮은 시리즈로, 현직 서울대 교수들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를 재구성하여 도서에 담았다. 서울대생들이 직접 뽑은 인기 강의, 전공을 넘나드는 융합 강의, 트렌드를 접목한 실용 지식까지, 젊고 혁신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서가명강의 다채로운 인문학 콘텐츠는 도서뿐만 아니라 현장 강연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출퇴근길을 이용해 교양 지식을 쌓고자 하는 직장인, 진로를 탐색하려는 청소년, 나아가 늘 가슴에 공부에 대한 열망을 품고 사는 대한민국의 모든 교양인들에게 우리나라 최고의 명강의를 손쉽게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수학은 인간이 우주에게 바치는 가장 아름다운 러브레터다!”
수학은 삶 속에서 어떻게 감동이 되는가!
저자는 ‘수학이란 우리 마음속의 관념을 아름답게 구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불안정한 세상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인간의 갈망, 가치를 추구하는 본성, 본질에 대한 호기심이 만들어낸 수학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문득 서쪽 하늘을 물들이는 저녁노을을 볼 때나 마음을 울리는 시 한 구절을 만났을 때 나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사가 나올 때가 있을 것이다. 수학의 모든 개념도 이와 같다. 자연을 통해서, 시를 통해서 감동과 기쁨을 느끼듯이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서도 그 이상의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수학에서도 어떤 하나의 개념을 마주했을 때, 그 개념이 나의 생각을 뛰어넘는 어떤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을 때 우리는 감탄을 넘어 숙연해질 수 있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개념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다.
이 책은 수학이 본래 추구하는 아름다운 정신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1부는 방정식, 도형, 함수, 삼각형, 소수 등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운 수학 개념으로부터 어떻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2부는 추상, 같음, 표현 방식 등 수학이 추구하는 가치를 소개하고 수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우리 일상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 3부에서는 스메일, 푸앵카레, 페르마, 갈루아 등 세상을 바꾼 수학자들의 위대한 생각을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풀어냈다.
우리는 매일 순간이라는 점으로 이루어진 도형을 만들어간다
당신의 삶은 어떤 도형을 그리고 있는가
우리는 언제부터 모두 ‘수포자’가 된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인 저자는 무조건적인 반복 학습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우리나라 수학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 성취도는 높을지 몰라도 흥미도나 자신감은 최하위라는 점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수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우리는 숫자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며 살아간다. 성적, 연봉, 재산, 성장률 등을 나타내는 숫자를 개개인의 능력으로 인정하고 평가하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우리 마음속에 ‘인생의 목표는 숫자’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삶의 가치도, 행복도 숫자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아름다움, 배려, 나눔, 사랑, 용기 등 아직 숫자가 지배하지 못한 가치들은 아주 많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본질을 추구하고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곧 우리의 눈을 아름다운 곳, 행복한 곳으로 향하게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수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학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과 그 소중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책 속에서
자연을 통해서, 시를 통해서 감동과 기쁨을 느끼듯이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서도 그 이상의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다.
【들어가는 글: 10쪽】
우리는 매일매일 순간이라는 점으로 이루어진 삶의 도형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도형의 형태는 죽음과 함께 완성된다. 점들이 모여 선과 면을 이루고 그 방식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도형이 만들어지듯이, 순간을 살아내는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삶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삶의 점 하나하나가 더없이 소중하고 귀하다.
【점 – 멈추어라 순간이여, 그대 참 아름답다: 20쪽】
함수에서 궁극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어 대응하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사람에게 이름으로 대응시킬 수도 있고, 나이로도 대응시킬 수 있으며, 그 사람이 속한 국가로도 대응시킬 수 있다. 이렇게 대응하는 규칙을 함수라고 하는데, 수학에서 관심이 있는 것은 각 대응 방식에 규칙성이 있을 때다. 둘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규칙을 통해 상호관계의 관련성을 알 수 있기 때문 이다.
【함수 –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64쪽】
어느 철학자가 물었다. 수학을 가장 못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 철학자가 내놓은 대답은 ‘수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 말은 우리나라 수학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입시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의도와 달리 우리의 수학 교육이 아이들을 오히려 수학을 가장 못하는 학생으로 만들고 있진 않은지 걱정스럽다.
【Q/A 묻고 답하기: 80-81쪽】
수학의 구조를 살펴보면 우리가 진정으로 지향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현상과 반응하느라, 또한 현실에 적응하느라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인간은 무엇을 하든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는 본질적으로 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권력이 필요하지도 않다. 단지 우리의 마음을 여는 자세가 전부다.
【아름다운 수학 – 세상에 완전히 둥근 것은 없다: 88-89쪽】
손에 빨간 사과 하나를 들고 있다. 쟁반에는 파란 사과, 배, 단팥빵, 유리컵이 있다. 쟁반에 있는 것들 중 손에 든 사과와 같은 것을 고르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것을 고르겠는가? 이때 파란 사과를 고른다면 그것이 정답일까? 파란 사과를 빨간 사과와 같은 것으로 고른다면 그것은 오류일 수 있다. 같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규정하지 않는 한 파란 사과를 빨간 사과와 같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음 – 어떤 차이가 있는가: 108-109쪽】
우리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우리의 뇌로 이해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뇌가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서 다른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산에서만 살던 어린아이가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상상하지 못한다고 해서 바다가 없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우리가 인지하는 것들은 광활한 자연에 비하면 먼지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학은 우리를 광활한 자연을 향한 인지의 바다로 이끈다.
【모든과 임의의 – 모든 걱정은 내게 맡겨라: 119쪽】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배우는 자세를 통해 두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면, 이로써 둘의 관계는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워진다. 수학에서도 어떤 공간에 거리를 줄 수 있다면, 그 공간의 구조가 풍요롭다고 말한다. 어떤 공간에 항상 거리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거리를 줄 수 없는 공간은 매우 빈약한 구조를 갖는다.
【거리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129쪽】
수학은 자연 현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것뿐 아니라 우리 마음속 관념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한 학문의 시작이다. 그러므로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우리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일이며, 수학의 구조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지향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그려볼 수도 있다.
【선천적 지식 – 우리는 무엇을 타고 났나: 138쪽】
예전에는 소중하게 여겼으나 숫자로 나타나지 않아 점점 소홀해진 것들에 때때로 그리움이 남는다. 통장에 찍힌 숫자가 커지는 것을 볼 때면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도 뿌듯해지는 마음이 들 때 더 강한 삶의 의미를 느낀다. 분명한 것은 삶의 가치도, 행복도 숫자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 – 숫자로 환원될 수 없는 삶의 가치 : 144-145쪽】
구매가격 : 13,600 원
빈센트 나의 빈센트
도서정보 : 정여울, 이승원 / 21세기북스 / 2019년 04월 0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누구나 한번은 인생에서 빈센트를 만난다”
빈센트 반 고흐와 정여울, 두 감성의 만남
10년간 빈센트의 길을 걸으며 만난 그의 모든 것
빈센트 반 고흐는 살아 있을 때 단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한 안타까운 삶을 살았다. 세상은 그를 인정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를 오해하고 외면했다. 그럼에도 가장 ‘나’다운 것, 자기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는, 오늘도 자신의 마음을 지켜내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반짝이는 별, 눈부신 꽃, 보랏빛 안개 속에 소용돌이치는 그의 그림은 치열하게 살면서도 결국 자신의 것을 만들어낸 ‘빈센트의 세상’이다.
베스트셀러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의 작가 정여울은 지난 10년간 빈센트가 머물었던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도시 곳곳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그의 흔적과 풍경을 이 책 《빈센트 나의 빈센트》에 담았다. 작가는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20대 시절 빈센트의 그림을 만나 구원과 같은 위로를 받고 그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빈센트는 오해와 비판, 멸시 속에서 치유받지 못할 상처를 받았지만, 이제 우리는 그의 그림을 보며 깊은 위로를 받는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빈센트를 기억한다면, 평생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지만 예술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의 삶을 기억하는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스물, 서른, 마흔, 인생의 고비마다
내 마음을 어루만진 ‘빈센트, 나의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에는 어떤 강렬한 힘이 있기에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일까. 최근에는 빈센트의 그림과 인생을 다룬 영화, 전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그는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던 예술가다. 돈이 없어서 동생 테오의 도움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고 그림을 그린 일화는 유명하다. 동생의 도움에 보답하고 싶던 빈센트는 꼭 돈을 갚고 만일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영혼을 주겠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그림이 팔리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야 했다. 게다가 그는 그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이곳저곳 떠돌며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을 만났지만 어울리지 못했다. 방랑자, 외톨이, 괴짜와 다름없던 빈센트에게 작가 정여울은 이유를 알 수 없이 이끌렸다.
지금의 20대가 그렇듯 작가의 20대도 꿈과 직업,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작가는 빈센트의 그림을 보기 위해 빚을 내어 여행을 떠났다. 마침내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빈센트의 그림 앞에 선 순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의 마음을 건드린 것은 빈센트 역시 ‘절박한 마음으로 견뎌낸 두려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 세상이 ‘나’를 막아서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가 그의 그림에서 느껴졌던 것일까. 작가는 빈센트의 그림을 만난 후 인생에서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한다.
“성공하지 못해도 좋다, 내가 걸었던 길에 후회가 없다면.
남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도 좋다, 내가 걷는 길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빈센트는 그림 속의 붓질 하나하나를 통해 내게 말하고 있었다.”
_본문에서
남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도 좋다
내가 걷는 길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누군가 빈센트의 그림에서 위로와 감동을 받는다면 그의 붓질 하나하나에 치열함과 간절함이 묻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하여 저마다 스물, 서른, 마흔 또는 인생의 고비에 한번은 빈센트를 만난다. 작가에게 빈센트가 꿈을 지지해준 ‘벗’이자 ‘동지’였듯 말이다.
그 후 10년, 작가는 빈센트의 흔적을 좇아 그와 인연이 있는 도시로 향했다. 고향 네덜란드 준데르트,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벨기에 몽스, 수많은 걸작을 쏟아낸 프랑스 아를과 생레미, 죽기 전까지 그림을 그린 오베르쉬르우아즈. 그리고 빈센트의 그림이 소장된 곳이라면 암스테르담, 누에넨, 오텔로, 런던은 물론 뉴욕, 보스턴 등 유럽과 미국 어디든 찾아 나섰다. “빈센트의 삶과 관련된 장소들을 찾아 매해 여행을 떠나면서, 빈센트의 그림뿐만 아니라 ‘빈센트라는 사람’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빈센트를 알아가는 작가의 여정은 예술과 문학의 탐구이자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빈센트에게는 부모의 인정, 스승의 가르침, 타고난 재능, 풍부한 지원, 곁에서 지지해줄 동반자도 없었다. 세상 사람들의 외면과 오해, 비난과 멸시는 그의 마음에 씻기지 않을 상처를 남겼다. 그럼에도 빈센트는 치열하게 자아를 탐구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썼다. 한시도 쉬지 않고 그린 그림과 종이에 빼곡히 써내려간 편지는 그의 의지를 보여준다. “매일 아침 해가 뜰 때부터 저녁 늦게까지, 나는 해바라기 그림에 매달리고 있다. 이 꽃은 정말 빨리 시들어버리거든. 그래서 한 번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끝을 봐야 한다.”
〈별이 빛나는 밤〉을 바라본 뉴욕에서
그의 무덤이 있는 오베르쉬르우아즈까지
이 책 《빈센트 나의 빈센트》에는 작가와 빈센트의 강렬한 첫 만남이 있던 뉴욕에서부터 그와 동생이 나란히 묻힌 오베르쉬르우아즈까지 모든 여정이 담겨 있다. 빈센트가 그림 공부를 했던 벨기에 안트베르펜 미술학교와 보리나주 작업실, 〈밤의 카페테라스〉〈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비롯해 그림의 배경인 프랑스 아를과 생레미 등 빈센트를 기억하는 여행자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장소들의 풍경도 함께 실었다.
작가는 치열하게 살았음에도 예술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길 원했던 빈센트의 삶 속으로 더욱 깊이 발을 내디딘다. 그의 트라우마와 아픔에 맞서기 위한 용기가 결국 ‘빈센트적인 것’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빈센트의 인생길은 그의 그림과 더불어 또 다른 ‘길’을 안내한다. “빈센트는 내게 선물했다. 내게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모든 세계를, 내게 허락되지 않는 모든 세계를 감히 꿈꾸는 용기를.” 이 책은 빈센트의 인생과 그림, 작가 정여울이 만나는 새로운 ‘접점’에 놓여 있다. 작가는 “가혹한 불운에 대한 가장 멋진 복수, 그것은 예술의 창조”라면서 “이 책은 ‘내가 사랑하는 심리학’과 ‘내가 걸어온 문학의 발자취’, ‘내가 떠나온 모든 여행’이 만나는 가슴 떨리는 접점”이라 말한다.
“나는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그는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_빈센트 반 고흐
자신의 마음은 상처로 얼룩져 있으면서도 마음이 깊은 사람, 마음이 따듯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했던 빈센트.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예술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의 삶을 기억하며 누구나 한번은 인생에서 빈센트를 만나 자기답게 사는 길을 꿈꾸길 소망한다.
구매가격 : 14,000 원
7일 안에 끝내는 면접 합격 시크릿
도서정보 : 우지은 / 21세기북스 / 2019년 04월 1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면접은 준비된 자신감이다!
국내 최고 보이스 & 스피치 컨설턴트의 탁월한 면접 코칭
면접 유형별 핵심 전략, 목소리 트레이닝, 스피치 집중 연습 7일 완성 합격 플랜
공채 아나운서 및 전문 MC 경력, 보이스 트레이닝과 스피치 분야 최고의 전문가 우지은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의 면접 코칭서. 저자의 7일 플랜에 따르면 말하는 순간 뽑고 싶게 만드는 최강 면접 스킬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생애 첫 채용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에게 이 책은 인생을 바꾸는 ‘시크릿’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더욱 탁월한 트레이닝을 위해 저자의 유튜브 강의 영상, 스피치 트레이닝 오디오 파일, 실전 대비 워크북을 함께 실었다.
◎ 출판사 서평
말하는 순간 뽑고 싶게 만드는
최강 면접 전략
★ 상·하반기 공채, 취업 면접 대비
★ 유튜브 저자 강의 영상 제공
★ 목소리 트레이닝 오디오 파일 제공
★ 7일 완성 면접 합격 플랜 & 워크북
“다음 주가 면접인데 코칭을 받을 수 있을까요?”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우지은 대표는 공채 시즌이 다가오면 면접 대비에 바쁜 사람들의 다급한 부탁을 받곤 한다. 면접까지 며칠 안 남은 상황,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자신감 있게 면접을 치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공채 아나운서와 전문 MC 경력, 보이스 트레이닝과 스피치 분야의 독보적 전문가인 우지은 대표는 최강 면접 전략을 담은 코칭서 《7일 안에 끝내는 면접 합격 시크릿》을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면접 자신감을 심어줄 ‘7일 플랜’을 제안한다. 두루뭉술하고 막연한 면접 준비가 아니다. 지난 16년간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방송과 강의에서 축적된 노하우,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커리큘럼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면접 합격 시크릿’이다.
회사는 면접을 통해 ‘이것’을 확인하고 싶다!
저자는 ‘회사가 면접을 통해 무엇을 확인하고 싶은지,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모르고’ 면접에 임하는 구직자가 상당수라고 밝힌다. 따라서 회사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는 스펙보다 조직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갓 학교를 졸업했거나 사회생활이 길지 않은 20대의 경우, 시야의 폭이 자기 자신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면접 역시 오로지 자신이 ‘취업’하기 위해 보는 거라고 생각하지, 회사의 입장에서 ‘채용’을 한다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면접자가 가장 혼동하는 것이 회사와 자신의 입장 차이다. 회사는 잠재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 조직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회사에 무조건 자신을 맞추라는 말은 아니다. 저자는 또한 면접에서 ‘진실된 자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면접장에서 진짜 소통이 이뤄지는 일은 실제로 많지 않다. 대부분은 형식적이고 똑같은 답변을 하고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반쯤은 거짓말로 포장을 한다. 그 시간을 반복해서 견디는 면접관이야말로 진실한 인간과의 소통을 갈망하고 있다.”
저자는 경쟁률이 높은 아나운서 공채시험과 방송사, 대학원 면접을 비롯해 기업 대표로서 면접을 진행하면서 면접자의 마음, 면접관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고, 판에 박히지 않은 생생한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진실된 자기 모습’을 끌어내는 저자의 코칭이 뜨거운 호응과 신뢰를 받는 이유다.
면접 준비 단 7일 안에 끝낸다!
저자의 7일 플랜에 따라 준비하면 말하는 순간 뽑고 싶게 만드는 최강 면접 스킬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면접 개념 정리’부터 ‘인성 면접, 역량 면접, PT·토론 면접 등 유형별 핵심 전략’을 비롯해 ‘목소리 트레이닝’과 ‘스피치 집중 연습’은 물론, 이미지 메이킹 방법을 책 한 권에 모두 담았다.
WARM UP l 면접에 대한 확실한 개념 정리
D-DAY 7 l 7일 안에 끝내는 면접 준비
DAY 1. 자신을 알라
DAY 2. 직무에 대해 알라
DAY 3. 회사에 대해 알라
DAY 4. 인성 면접 집중 공략
DAY 5. 면접 스피치 집중 연습
DAY 6. 역량 면접 집중 공략
DAY 7. PT·토론 면접 공략
D-DAY.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한 전략
또한 더욱 탁월한 트레이닝을 위해 저자의 유튜브 강의 영상, 스피치 트레이닝 오디오 파일과 실전 대비 워크북을 함께 실었다. 대기업, 공기업, 중견기업 등 생애 첫 채용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에게 이 책은 어떤 면접이든 두렵지 않은 ‘준비된 자신감’과 인생을 바꾸는 ‘시크릿’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구매가격 : 11,200 원
동경하는 작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2
도서정보 : 저자 : 사와무라 미카게 역자 : 김미림 / arte / 2019년 04월 19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제2회 가도카와 문고 캐릭터소설대상 대상 수상작
수수께끼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뱀파이어?
원고를 받아내기 위한 신입 편집자의 고군분투기
판타지 추리 사건 × 현실 직장 코미디
◎ 도서 소개
제2회 가도카와 문고 캐릭터소설대상 대상 수상작
판타지 추리 사건 × 현실 직장 코미디
“저는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어요. 미사키 선생님의 원고를.”
수수께끼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뱀파이어?
원고를 받아내기 위한 신입 편집자의 고군분투기!
편집자 세나 아사히가 담당하게 된 작가 미사키 젠의 정체는 무려 뱀파이어! 인간 외의 존재가 일으키는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에 협력하고 있는 미사키 젠 곁에는 기묘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미사키 젠의 열렬한 팬이기도 한 세나 아사히는 그런 미사키 젠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원고를 쓸 수 있도록 보디가드를 자처한다. 하지만 과거의 연인을 만나기 위해 글을 쓰던 미사키 젠은 뱀파이어가 된 뒤부터 과거의 연인과 연결된 모든 끈을 잃어버리고, 원고 집필을 주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나 아사히와 미사키 젠은 이수계 형사 나츠키에게서 한 아이의 죽은 아버지가 다시 살아나 아이와 만나고 있다는 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 그는 분명 암에 걸려 죽어 장례까지 치른 사람이었다. 미사키 젠의 활약으로 사건을 해결한 뒤에도 몸과 얼굴이 분리되는 이수 여자와 인간 남자의 사랑 이야기, 세나 아사히와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런 사건들 속에서 과연 세나 아사히는 미사키 젠에게 무사히 원고를 받아 낼 수 있을까?
★★★★★
제2회 캐릭터소설대상 심사에서 만장일치로 선택된 작품이다.
‘빨리 계속해서 읽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 주인공 세나
아사히와 미사키 젠의 궁합도 경쾌 그 자체다.
_가도카와 문고 담당 편집자
구매가격 : 9,600 원
킬링 이브2
도서정보 : 루크 제닝스 / arte / 2019년 04월 2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제76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주연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영국 BBC 드라마 ‘킬링 이브’의 원작소설 시리즈가 돌아왔다. 방영 즉시 인기와 극찬을 동시에 얻으며 4월 7일 시즌2 방영 예정인 ‘킬링 이브’의 두 번째 이야기 『킬링 이브2: 노 투모로』에서는 럭셔리 파티와 살인 현장을 오가며 거침없이 표적을 쓰러뜨리는 매혹적인 킬러 빌라넬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암살범 빌라넬을 쫓아 은밀하고 어두운 조직의 세계로 뛰어드는 전직 MI5 요원 이브의 싸움이 한층 더 치열하고 잔혹하게 펼쳐진다. 서서히 밝혀지는 비밀조직 ‘12사도’의 정체와 영국 정부의 속내는 이브를 더욱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돌아갈 일상이 없는 빌라넬과 평범했던 일상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이브에게 ‘내일’은 아득하고 멀게 느껴질 뿐이다. 거리를 좁혀가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겨냥한 총의 방아쇠를 당길 것인가, 말 것인가?
"넌 죽을 거야. 그 여자가 널 찾아낼 테니까."
한층 더 잔혹하고 치명적인 빛과 그림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암살범 빌라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흔적을 쫓던 이브는 예전 상사이자 현 영국정보부 고위 간부인 크레이들이 비밀결사조직 ‘12사도’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를 심문하러 찾아간다. 그러나 크레이들을 추궁하던 중 빌라넬로 추정되는 여성이 이브의 집을 무단침입했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경찰로 위장한 빌라넬에게 크레이들을 넘겨주고 만다. 실의에 빠져 집으로 돌아온 이브는 빌라넬이 남긴 단서를 발견하고 단서가 가리키는 대로 런던과 베니스, 모스크바 등지를 누비며 한 발짝씩 위험한 진실에 다가선다.
한편 그 누구와도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없는 빌라넬은 다만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화려하고 난잡한 생활을 하며 보다 어려운 임무를 요구하여 거듭 조직과 갈등을 빚는다. 마침내 빌라넬이 흡족해할 만한 고난이도의 암살 임무를 받고 외부로부터 격리된 은밀한 장소로 향한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임무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그 사이 이브는 한층 더 빌라넬과 조직의 정체에 가까이 다가온다.
한 치의 실수도 감정도 사랑까지도 용납하지 않던 빌라넬은 이브에게만은 무모한 작전을 강행하고, 이브 또한 남편과 동료들의 만류에도 집요하게 추적을 계속한다. 새를 노리는 고양이처럼 서로를 유혹하고 유혹 당하며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대담해지고, 술래만 있는 술래잡기를 멈추기 위해서는 누군가 방아쇠를 당겨야만 한다.
“너한텐 내가 필요해. 나는 죄책감 없는 너야.”
불복하는 킬러 빌라넬과 가정적이지 않은 아내 이브
『킬링 이브2: 노 투모로』는 여성 킬러 빌라넬과 여성 요원 이브가 남자들의 세계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동시에 그들을 배신하면서 능동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간의 눈으로 바라본 빌라넬과 이브는 결코 고분고분하거나 착한 여자가 아니다. 빌라넬은 남자를 죽여야 할 표적 혹은 욕망의 상대로만 생각하고,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는 건 유일무이한 적 이브뿐이다. 이브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남편을 두고 집요할 정도로 일에 집착하는 워커홀릭인 한편, 사치와 쾌락의 유혹에 약한 양면적인 모습을 모두 보인다. 양 극단에 위치한 적대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끊임없이 미묘하고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한다. 흔히 봐왔던 킬러와 비밀요원의 정형화된 인물상과 관계를 산산이 깨부순 이 작품의 부제목 ‘노 투모로’는 어쩌면 지금까지의 느와르 작품들에 안녕을 고하는 인사처럼 들리기도 한다.
작품은 빈틈없는 묘사와 능수능란하게 치고 빠지는 위트로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빠르게 교차되는 시점과 속도감 있는 전개 방식으로 독자들을 작품 속 세계로 무자비하게 끌어당긴다. 전편의 배경이 되었던 런던과 파리에서부터 아름다운 강이 흐르는 베니스와 차갑고 혹독한 모스크바까지 전 세계를 오가며 서로를 쫓던 두 사람이 2권에서 마침내 잔인한 진실 앞에 서로를 마주한다. 작전명 킬링 이브. 36시간 후 야경이 반짝이는 런던에서 잔혹하고 아름다운 느와르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펼쳐진다.
더욱 깊어지는 서로를 향한 집착. 그리고 런던, 베니스, 파리, 모스크바, 알프스를 오가며 이어지는 숨막히는 추격전. _ 북리스트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화려한 매력은 빌라넬을 단순한 살인범이 아닌 제임스 본드로 만들어준다. _ 데일리메일
유머와 진지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책! _ 선데이타임스
빠른 속도감, 인상적인 액션장면, 섹시한 캐릭터들, 색다른 유머 감각까지. _ 데일리메일
◎ 책 속에서
“제발.” 리나트가 훌쩍이며 애원한다.
“제발 뭐?”
“아까 그랬잖아…….”
“내가 뭐라고 했는진 알아, 멍청한 새끼야. 12사도에 대해서 말해봐.”
“내가 들은 건 전부 소문이야.”
“그래도 해봐.”
“12사도는 일종의…… 비밀조직이야. 굉장히 막강하고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내가 들어본 건 그게 다야, 맹세코.”
“그 조직이 원하는 게 뭔데?”
“그걸 대체 내가 어떻게 알겠어?”
마리나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그 여자애들은 몇 살이었지? 황금 형제단이 유럽으로 보냈다는 여자애들이?”
“최소 열여섯. 그래도 우린…….”
“애들은 안 보낸다고? 그래서 페미니스트라도 된다는 거야?”
입을 열어 대답을 하려던 리나트가 경련을 일으키는 바람에 등이 활처럼 굽어 순간 거미처럼 사지로 몸을 지탱한다. 잠시 후, 발 하나가 그의 가슴 위에 놓이더니 그를 천천히 최대한 고통스럽게 바닥으로 찍어 누른다. 그가 마리나 팔리에리로 알고 있는 여자가 흑발 가발을 잡아당겨 벗고 호박색 콘택트렌즈를 뺀다. “이거 다 태워버려.” 라라에게 명령한다.
변장을 벗으니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짙은 금발,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이 텅 빈 차가운 회색 눈동자. 손에 쥔 소음기 달린 CZ 자동권총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끝이라는 걸 리나트도 알고 있다. 왠지 몰라도 그걸 알고 나니까 고통이 조금 가라앉는다.
“너 누구야? 대체 누구냐고?” 리나트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묻는다.
“내 이름은 빌라넬이다.” 여자가 CZ를 리나트의 심장에 겨눈다. “12사도의 암살자다.”
빤히 노려보는 리나트에게 빌라넬이 두 발을 발사한다. 후덥지근한 한낮에 소음기를 거친 폭발음 소리는 죽은 나무가 딱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것처럼 들린다.
- 본문 중에서
여자가 손을 들어 올려 손가락 하나로 이브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그러는 동안 여자의 손목에서 상하이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팔찌를 본 이브가 너무 놀라 할 말을 잃는다.
“그거…… 그거 내 거잖아. 그거 어디서 났어?”
“씨버드 호텔 네 방에서. 어느 날 밤 벽을 타고 네 방에 들어가서 자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너무 못 참겠더라고.”
이브가 무표정한 얼굴로 여자를 노려본다. “네가…… 지켜봤다고, 내가 자는 걸?”
“베개 여기저기에 머리를 산발하고 자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정말 연약해 보이던데.” 여자가 이브의 귀 뒤에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동그랗게 만다. “몸조심 좀 해야겠더라. 너를 보면 전에 알던 사람이 생각나. 너처럼 눈이 예쁘고 미소가 슬펐지.”
“그 여자 이름이 뭐였는데? 네 이름은 뭐고?”
“이런 이런, 이브. 내가 이름이 얼마나 많은데.”
“넌 내 이름을 알면서 나한텐 네 이름을 안 알려 주겠다고?”
“그럼 재미없어질 거야.”
“재미가 없어져? 오늘 아침에 남의 집에 쳐들어가 놓고, 지금 재미없을까 봐 걱정해주는 거야?”
“너한테 뭘 좀 남겨주고 싶었거든. 깜짝 선물이랄까.” 여자가 손목에 찬 팔찌를 흔든다. “팔찌에 대한 답례야. 이렇게 수다 떠는 거 정말 좋은데, 그만 가봐야겠네.”
“크레이들을 데려갈 거야?” 이브가 턱을 들어 크레이들을 가리킨다. 크레이들은 스무 걸음 쯤 떨어진 지점, 오토바이 옆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
“데려가야 돼. 언제 꼭 다시 한번 이렇게 수다 떨자고,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 너한테 할 말도 많고. 그러니까 àbientôt(잘 가), 이브. 곧 또 보자고.”
- 본문 중에서
이브는 옷장을 열고 옷걸이를 하나씩 밀어가며 원피스, 윗옷, 스커트를 휙휙 훑어본다. 그러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동작을 뚝 멈춘다. 벨트, 장갑, 작년 여름에 산 밀짚모자를 올려둔 선반 위에 박엽지로 포장한 작은 상자가 하나 있다. 맹세코 전엔 본 적이 없던 물건이다. 장갑 한 짝을 꺼내 낀 다음 조심스럽게 꾸러미를 집어 들어 한 손으로 무게를 가늠해 보고는 포장을 벗긴다. 비둘기 색 상자에는 반 디에스트라는 이름이 쓰여있다. 상자 안, 회색 벨벳 쿠션 위에는 정교한 로즈골드 색 팔찌가 놓여있고, 팔찌의 걸쇠에는 똑같은 다이아몬드 두 개가 박혀있다.
두근두근 심장이 두어 번 뛰는 동안 노려본다. 왼쪽 장갑을 홱잡아당겨 뺀 후, 팔찌에 손목을 쏙 집어넣고 걸쇠를 채운다. 맞춘 듯 딱 맞는다. 잠시 무기력하게 팔찌 낀 팔을 쭉 뻗고는, 팔찌의 외관과 찬 듯 안 찬 듯한 무게에 황홀감을 느낀다. 접힌 박엽지 안, 간신히 보이는 한쪽 구석에 카드가 있다. 친필 카드다.
몸조심 해, 이브 – V가
팔찌를 차고 장갑 낀 손에 카드를 쥔 채, 이브는 그 자리에 꼬박일 분 동안 서있다. 저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장난스러운 인사말일까, 아니면 노골적인 협박일까?
- 본문 중에서
구매가격 : 12,000 원
레오나르도 다빈치
도서정보 : 저자 : 월터 아이작슨 역자 : 신봉아 / arte / 2019년 04월 2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다빈치는 스티브 잡스의 심장이었다!”
혁신가들의 영원한 교과서, 다빈치의 상상력을 파헤치다
“7200페이지 다빈치 노트에 담긴 창의력 비밀!”
『스티브 잡스』의 저자 월터 아이작슨 신작!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 2018 빌게이츠 추천도서 ★
★ 오피니언 리더들의 추천도서 ★
“내가 지난 10년간 읽은 책 가운데 단연 최고의 책이다.”
―김정운 문화심리학자
◎ 도서 소개
“그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가장 혁신적인 인물이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21세기를 빛낸 인물들의 롤모델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자신의 영웅으로 꼽았던 ‘스티브 잡스’,
72쪽의 다빈치 노트(코덱스 레스터)를 3080만 달러에 구입한 ‘빌 게이츠’
2019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타계한 지 500주기가 되는 해이다. 1452년 피렌체에서 태어나 1519년 6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후 5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과 그의 삶은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2011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출간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끈 월터 아이작슨이 이번에는 스티브 잡스의 영웅,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7200페이지 분량의 노트를 연구한 끝에 그의 작품과 삶을 아우르는 새로운 전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내놓았다. 20여 년간 『타임』 지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CNN의 CEO를 역임한 저널리스트이자 전기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은 이 시대의 핵심이 의심할 것 없이 ‘창의성’이며 그것은 다양한 분야 사이의 접점을 찾는 데서 비롯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에 가장 큰 재능을 보인 이가 바로 15세기를 살다 간 인물,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해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세기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작품에 대한 안내서이자, 우리가 창의성을 논할 때마다 어김없이 호출되는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천재의 일대기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21세기의 빛나는 인물―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들에 의해 자주, 다시금 호명되는 이유는 15세기를 산 그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가장 혁신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 창의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인가?
월터 아이작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각 작품에 관한 다양한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았고 레오나르도의 진품을가려내는 과정에 생긴 에피소드 또한 모자람 없이 소개한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생을 기록한 수많은전기 중에서도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인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코덱스 레스터’라고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를 소장할 만큼 그에게 큰 관심을 가진 빌 게이츠는 “수년간 레오나르도에 관한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러나 한번도 그의 삶과 작품의 다른 면모에 대해 만족스러울 만큼잘 살핀 책은 찾지 못했다”라며 아이작슨의 전기가 “독자들에게 레오나르도가 얼마나 인간적인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특별한 사람인지를 알려줄 것”이라는 말로 책을 추천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전기가 흔히 빠지는 함정이 그 대상을지나치게 독보적인 인간으로 정의하는 것인데 아이작슨은 오히려 “레오나르도를 가장 인간적이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이야기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라고 평했다. 레오나르도는 천재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천재이기보다는 끊임없는호기심을 상상력과 노력으로 해결하며 스스로 천재가 된 인물이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용하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퇴화되어버리는 근육과도 같은 것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어릴 때그 기능을 잃고 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은 그가 작성한방대한 양의 수첩에 그대로 드러난다. 바로 월터 아이작슨이 그의 노트에 집중한 이유다.
그는 천재였다. 걷잡을 수 없는 상상력, 뜨거운 호기심,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창의성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표현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레오나르도에게 ‘천재’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그를 벼락 맞은 특별한 인간으로 만듦으로써 오히려 그의 가치를 축소시키기 때문이다. (…) 레오나르도의 천재성은 인간적 성격을 띠었고 개인의 의지와 야심을 통해 완성되었다. 그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처럼 한낱 평범한 인간이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초인적인 두뇌를 타고난 게 아니었다. 레오나르도는 학교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다시피 했고, 라틴어를 읽거나 복잡한 나눗셈을 할 줄 몰랐다. 그의 천재성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종류, 심지어 한번 배워볼 수 있는 종류에 해당한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 이를테면 호기심이나 치열한 관찰력을 기반으로 한다. 레오나르도의 걷잡을 수 없는 상상력은 공상과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였는데, 이러한 상상력 역시 우리가 스스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키워줄 수 있는 부분이다. ―머리말 중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가 남긴 유명한 두 작품,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로 몇 세기에 걸쳐 전 세계인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여기는 천재성, 즉 노력 없이 주어지는 능력에 말미암은 것이 아니다. 걸작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지치지 않는 관찰과 연구, 그리고 경계 없는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미 잘 알려졌듯, 레오나르도는 많은 미완성작을 남겼는데 그것을 다만 그가 게을렀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에게는 선입견이라는 것이 없었으며 진리는 늘 새로이 발견되는 것이었기에, 작품은 늘 완성으로 가는 과정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이 맺는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고, 과학적인 사고를 통해 이성적인 판단을 했으며, 종교적 사유도 거침없이 뒤집었다.
“상상력이 결여된 기술은 척박하다.”
그리고 상상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
레오나르도는 몇 세기를 앞당겨 산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의학, 치과학, 해부학, 생물학, 지질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이룰 단초를 스스로 알아내 연구했고 또 기록했다. 그는 갈릴레이보다 1세기 앞서 과학혁명의 단초를 찾았고, 오늘날 사용되는 인체 해부도의 형식을 개척했다. 어쩌면 치과학의 선구자로도 기억될 수 있었을 만큼 인간 치아의 모든 요소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역사상 최초의 인물이고, 그의 노트에는 동맥경화증을 설명한 첫 사례로 볼 수 있을 만한 기록 또한 남아 있다. 또 레오나르도는 혈액계의 중심이 간이 아니라 심장임을 깨닫고 심장의 기능에 대해 알아냈는데 해부학자들은 450년 뒤에 가서야 그가 옳았음을 깨닫는다. 어느 날은 바다 생물의 화석이 고도가 높은 지역에 있는 것을 본 후 고심한 끝에 지각이 융기하면서 산맥이 형성되었음을 알아챘는데, 생흔학은 300년이 흐른 후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또 그는 당시 상식에 반하여 배아는 어머니의 손이나 발처럼 여전히 모체의 일부라는 주장을 펼쳤고 달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태양 빛을 반사한다는 것을 알아채기도 했다. 이런 그의 업적은 공식적으로 발표되거나 출간되지 않았기에 이후 세기의 혁신가들이 다시 발견할 때까지 짧게는 100년 길게는 400여 년까지도 기다려야만 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이 많은 분야를 파고들었다. 원근법을 연구한 덕에 인체를 해부한 후 각 신체 부위를 2차원 평면에 3차원으로 그려냈고, 해부를 통해 이미 한참 전에 자신이 그린 그림 속 인물의 근육 묘사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수정한다. 미소를 만들어내는 근육을 알아내기 위해 안면과 입술 근육을 집요하게 해부·관찰했는데, 아마 이것은 「모나리자」의 아름답고 미스터리한 미소를 그려내는 데 한몫했을 것이다. 걸작은 천재의 붓 끝에서 완성되었지만, 화가가 경이롭게 바라본 그의 일상에 이미 그 싹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것, 바로 그 자세가 그를 천재로 만든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레오나르도가 “예술과 공학 양쪽에서 모두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며 그 둘을 하나로 묶는 능력이 그를 천재로 만들었다”라고 했다. 잘 알려져 있듯 잡스는 새로운 기술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목해 IT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기술은 상상력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상상력이 결여된 기술은 그 누구의 이목도 끌지 못한다.
“다빈치는 사생아, 동성애자, 채식주의자, 왼손잡이였다.”
다름을 포용하는 문화가 천재를 만든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주 요구되는 핵심적인 자질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그저 개인의 역량인 것처럼 자주 착각한다. 하지만 창의성은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할 때 더욱 크게 발휘되며, 혁신은 바로 그 현장에서 시작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혼자 작업하기보다는 늘 동료와 제자,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했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 그 분야에 더 박식한 사람을 찾아 질문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우연히 마주치는 물리적인 회합 장소에서 종종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건물에 중앙 아트리움을 만들었고, 젊은 시절의 벤저민 프랭클린은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람들이 금요일마다 모이는 클럽을 열었다. 루도비코 스포르차의 궁정에서 레오나르도는 서로 다양한 열정을 공유하며 새로운 생각을 싹 틔울 친구들을 얻었다.” ―8장「비트루비우스적 인간」215쪽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살던 시대에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 가까이 일했고, 여유 시간에는 광장으로 몰려가 어떤 주제로든 토론하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이질적인 분야의 아이디어를 융합하고 창의력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구텐베르크를, 콜럼버스를 있게 한 것이다. 레오나르도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재능뿐 아니라 멋진 외모, 근육질 몸매, 다정한 성격으로 유명”했고 “동시대를 살았던 저명한 지식인 수십 명의 편지와 그에서 레오나르도는 소중하고 사랑받는 친구로 언급된다”. 그렇지만 그가 가진 생의 조건이 그다지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사생아이자 동성애자였고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또 이성적인 사고를 중시하다 보니 종교적인 시선에서는 가끔 이단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그는 두루 사랑받고 존경받았으며 권력자들은 그를 후원했다. 현대에 필요한 것은 오히려 르네상스의 문화를 제대로 배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른 것을 배척하지 않는 문화, 어느 분야에서든 배울 것이 있다는 자세, 그리고 이질적인 것을 융합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용인하는 분위기. 그런 문화 속에서 천재가 만들어지고 우리의 혁신은 매일 새롭게 이어질 것이다.
◎ 추천사
창조적이어야 한다면서 죄다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만 한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창조적일 수 있었는가에 대한 설명은 쏙 빠져 있다. 그 따위 책은 다 버렸다. 이 책은 다르다. 창조의 비밀을 정확히 집어냈다. 데이터 관리다! 단언컨대, 창조는 편집이다. 다양한 편집, 즉 창조가 가능하려면 축적된 데이터가 엄청나게 쌓여 있어야 한다. 월터 아이작슨은 다빈치가 평생에 걸쳐 어떻게 데이터를 관리했는지를 그의 남겨진 노트와 작품을 집요하게 분석하며 아주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좌충우돌하는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덤으로 얻는 재미다. 정신없이 읽었다. 내가 지난 10년간 읽은 책 가운데 최고의 책이다. (그의 전작 『스티브 잡스』 보다 100배 좋다! 정말이다!)
― 김정운 문화심리학자
이 책을 읽으면 다빈치의 천재성은 천부적인 것이 아니라 피렌체라는 도시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5세기 피렌체는 사생아로 태어나도 사회적 차별이 없었고, 교황도 예술가를 존중했으며, 브루넬레스키부터 알베르티까지 주변에 창의적인 사람들이 넘쳐났다. 또한 교육 커리큘럼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분위기의 도시였다. 실크 제작자는 금박공과 협업했고, 예술가는 상인들과 함께 일을 해나갔다. 이런 도시가 다빈치를 빚었다. 이 책은 한 천재의 삶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시대의 내면을 놀랍게도 집요하게 파헤치면서 도시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 때 가능하다.
― 유현준 건축가
◎ 리뷰
“지난 수년간 레오나르도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왔지만, 그의 인생과 작품의 다양한 측면을 이토록 만족스럽게 전부 조명한 책은 이제껏 없었다. 월터―나는 재능 있는 언론인이자 작가인 그와 수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이 모든 내용을 아주 훌륭하게 엮어냈다…. 이 책은 내가 읽은 레오나르도에 관한 다른 어떤 책보다, 그를 온전한 한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가 얼마나 특별한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 놀라운 전기를 읽는다는 것은, 역사상 가장 비범한 인간의 인생과 작품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박식하고 통찰력 넘치는 가이드와 함께 살펴보는 것과 같다. 월터 아이작슨은 진정한 학자이자 독자의 혼을 빼놓는 작가이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얼마나 무궁무진한가.”
- 데이비드 매컬로, 『라이트 형제』와 『1776』을 쓴 퓰리처상 2회 수상 작가
“예술, 과학, 호기심, 절제에 관한 매혹적인 내러티브.”
- 애덤 그랜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오리지널스』의 저자
“언제나 그렇듯, ‘아이작슨’은 아주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하고 종합적인 통찰이 담긴 글을 쓴다. 그 결과물은 복잡한 주제에 관한 값진 입문서다…….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창의성이 무엇인지, 어떻게 얻어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창의성에 관한 연구서다……. 무엇보다 아이작슨은 유쾌한 한 인간과 인생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뉴요커
“아이작슨의 본질적인 주제는 천재적인 인간의 특별한 삶이다……. 아이작슨은 레오나르도의 친근한 면을 솜씨 좋게 드러낸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레오나르도의 놀라운 천재성과 기벽은 월터 아이작슨이 야심차게 새로 내놓은 전기를 통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가의 모습을 담은, 활기차고 통찰력 넘치는 초상이다……. 아이작슨의 목표는 다양한 내용을 빈틈없이 엮어내는 것이며, 그는 솜씨 좋게 그 일을 해낸다.”
- 워싱턴포스트
“월터 아이작슨은 르네상스인이다……. 그는 레오나르도처럼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자 하는 유쾌한 욕망에 의해 움직인다. 그 유쾌함은 이 놀라운 책 속에 흘러넘친다. 아이작슨은 레오나르도의 부산하고 종종 기괴하기까지 한 연구를 이해할 수 있는 작가이므로, 레오나르도는 자신에게 걸맞은 전기 작가를 얻은 셈이다……. 천재의 인간적 면모를 조명한 아이작슨은 대단한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 런던타임스
“레오나르도는 놀랍도록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아이작슨은 그 삶의 본질을 멋지게 포착한다.”
- 토론토 스타
“아이작슨은 이번에도 거대하고 복잡한 한 인간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로 바꿔놓는다……. 너무 흥미진진하고 노련하고 열정적이다.”
- 커커스 리뷰
◎ 책 속에서
◆ 그는 유쾌하면서도 강박적인 열정을 품고 해부학, 화석, 조류, 심장, 비행 기기, 광학, 식물학, 지질학, 수류水流, 무기 등 여러 획기적인 분야를 탐구했다. 그리하여 르네상스인의 전형이 되었고, 그의 말마따나 “자연의 무한한 조화들”이 서로 조화롭게 엮여서 경이로운 패턴을 만들어낸다고 믿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과학과 예술을 결합하는 그의 능력은, 정사각형과 원 안에 팔다리를 활짝 뻗은 완벽한 비율의 남자를 그린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Vitruvian Man」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능력 덕분에 그는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천재가 되었다.
- 머리말 pp.17~18
◆ 우리는 레오나르도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 예술, 과학, 기술, 상상력을 결합하는 그의 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뛰어난 창의성을 위한 공식으로 알려져 있다. 남들과 조금 다른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느긋함도 마찬가지다. 그는 사생아, 동성애자, 채식주의자, 왼손잡이였고 쉽게 산만해졌으며 때때로 이단적이었다. 15세기 피렌체가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건 이런 사람들을 기꺼이 포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레오나르도의 끈질긴 호기심과 실험 정신을 거울삼아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에게 기존 지식을 수용하는 것을 넘어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켜야 한다. 또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법과, 어느 시대에나 있는 창조적인 사회 부적응자와 반항아처럼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머리말 p.27
◆ 「그리스도의 세례」를 통해 베로키오는 레오나르도의 스승에서 동업자가 되었다. 그는 레오나르도에게 입체화 기법을 비롯한 회화에서의 조각적 요소를 가르쳤고, 움직일 때 몸이 어떤 식으로 뒤틀리는지 익히도록 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유화물감을 얇게 덧칠해 완성한 반투명하고도 탁월한 묘사, 남다른 관찰력과 상상력을 통해 예술을 완전히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 저 멀리 지평선의 옅은 안개부터 천사의 턱 아래 그림자, 예수의 발에 닿는 물에 이르기까지 레오나르도는 화가가 관찰 대상을 변형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했다.
- 〈2장 도제〉 p.88
◆ 레오나르도가 이 그림을 완성하지 못한 다른 이유, 더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그는 구상을 현실화하는 것보다는 구상 자체를 좋아했다. 이 작품을 맡기며 엄격한 계약서를 작성했던 그의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은 진작 알고 있었겠지만, 스물아홉 살의 레오나르도는 현재에 집중하기보단 미래에 의해 쉽게 산만해졌다. 그는 근면함을 훈련받지 못한 천재였다.
- 〈3장 홀로서기〉 p.120
◆ 그는 소우주인 인체와 대우주인 지구를 같은 선상에 놓는 고전적 비유를 사용했다. 도시는 순환하는 체액과 배출해야 할 노폐물을 가진, 숨을 쉬는 유기체였다. 그는 최근 인체의 혈액과 체액 순환을 연구하기 시작한 터였다. 비유적 사고를 통해 그는 유통부터 폐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도시에 필요한 최고의 순환 체계가 무엇인지 고심했다. (…) 레오나르도의 다른 공상적 설계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시대를 너무 앞선 이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루도비코는 레오나르도의 도시 비전을 채택하지 않았지만, 이 경우 레오나르도의 제안은 기발할 뿐 아니라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그의 계획 중 일부만이라도 실행되었다면, 그것은 도시의 속성을 완전히 바꾸고 역병 발생을 억제하고 역사를 바꿨을지도 모른다.
- 〈4장 밀라노〉 pp.146~147
◆ 현존하는 7200페이지 이상의 노트는 레오나르도가 기록한 전체 분량의 4분의 1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500년의 세월이 흐른 이 기록은 스티브 잡스와 내가 회수할 수 있었던 1990년대 잡스의 이메일과 전자 문서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레오나르도의 노트는 창조력 응용의 기록을 낱낱이 제공하는, 그야말로 놀라운 뜻밖의 횡재라 할 수 있다. (…) 좋은 종이는 비쌌기 때문에, 레오나르도는 대부분 페이지의 가장자리까지 꽉 채워 사용하려 했다. 각 페이지마다 최대한 많은 내용을 담았고 언뜻 무관해 보이는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뒤죽박죽 섞어놓았다. 그는 몇 달 전, 혹은 몇 년 전 작성한 페이지로 되돌아가 자신이 진화하고 성숙한 만큼 그 내용을 다듬기도 했다. 「황야의 성 히에로니무스」를 나중에 다시 채색하고 이후 그리게 될 작품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다듬었던 것처럼.
- 〈5장 레오나르도의 노트〉 pp.150~151
◆ 레오나르도는 밀라노에서 재능뿐 아니라 멋진 외모, 근육질 몸매, 다정한 성격으로 유명해졌다. 바사리는 레오나르도에 대해 “그는 눈에 띄는 아름다움과 무한한 우아함의 소유자였으며 빼어난 미남이었고 그의 남다른 존재감은 고통받는 영혼들에게 위안을 선사했다”라고 표현했다. (…)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타인과 나누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는 너무 너그러워서 부자든 빈자든 간에 모든 친구를 먹이고 재웠다”라고 바사리는 전한다. 그는 부나 물질적 소유를 중요시하지 않았다. 자신의 노트에 “물질적 풍요만 추구할 뿐 인간에게 자양분이 되고 가장 신뢰할 만한 재산인 지식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점점 불어나는 식솔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것 이상의 돈을 벌려고 애쓰기보다는 지식 추구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일을 거의 안 했지만 늘 하인들과 말들을 거느렸다”라고 바사리는 전한다.
- 〈7장 개인적인 삶〉 pp.178~179
◆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의 눈빛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사람처럼 강렬하다. 어쩌면 이것은 실제로 거울을 들여다보는 장면이리라. 이 그림에 관한 책을 저술한 토비 레스터Toby Lester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것은 레오나르도의 이상화된 자화상이다. 그는 자신의 정수만 남긴 채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치수를 측정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영원한 인간의 희망을 구현했다. 그것은 세상 만물의 거대한 섭리 속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아낼 능력이 우리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었다. 이 그림을 사변의 행위라고, 레오나르도가 —예술가이자 자연철학자이자 모든 인류의 대표자로서 —자신의 본질에 관한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미간을 찌푸린 채 스스로를 응시하는 모습을 그린 형이상학적 자화상이라고 생각해보자.”
레오나르도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은 예술과 과학을 결합하여 유한한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지, 거대한 우주 섭리에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와 같은 영원한 질문을 고찰하는 한 순간을 구현한다. 또한 이것은 인간 개개인이 지닌 존엄, 가치, 이성을 높이 평가하는 인문주의적 이상을 상징하기도 한다. 우리는 정사각형과 원 속에서 지구적인 것과 우주적인 것의 교차점에 나체로 서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정수를, 그리고 우리 자신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 〈8장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pp.213~214
◆ 레오나르도가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을 그렸을 때, 그의 머릿속에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진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쳐났다. 그것은 원과 같은 면적의 정사각형 작도, 인간이라는 소우주와 지구라는 대우주의 유사성, 교회 건축에서 정사각형과 원의 기하학, 기하학적 형태의 변화, ‘황금분할’ 혹은 ‘신성 비례’라 불리는 수학과 예술이 결합된 개념 등이었다.
그는 이런 주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순전히 자기 경험과 독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친구 및 동료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을 키워나갔다. 여러 학문 분야에 발을 담갔던 많은 사상가들과 마찬가지로, 레오나르도에게 사고의 발전이란 협력을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 미켈란젤로처럼 늘 고뇌에 차 있던 예술가들과 달리, 레오나르도는 친구, 동료, 제자, 조수, 궁정 일꾼, 사상가 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의 노트를 통해 그가 생각을 나누고 싶어 했던 수십 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와 가장 가까운 친구는 지식인들이었다.
이렇듯 서로 생각을 나누고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밀라노 궁정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궁정을 드나듦으로써 더 촉진되었다. 스포르차 궁정에서 급여를 받던 사람 중에는 악사와 공연자뿐 아니라 건축가, 의학 연구자,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도 있었다. 이들은 레오나르도가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끝없는 호기심을 채우게끔 도왔다. 뛰어난 시작詩作보다는 아첨으로 유명했던 궁정 시인 베르나르도 벨린치오니는 루도비코가 보살피던 다양한 인재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루도비코의 궁정은 예술가로 가득하다. 꿀 냄새를 맡은 벌처럼 모든 박식한 학자들이 그에게 모여든다.” 그는 레오나르도를 가장 위대한 고대 그리스 화가에 비유했다. “그는 피렌체에서 아펠레스Apelles를 이끌고 이곳으로 왔다.”
- 〈8장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pp.214~215
◆ 레오나르도가 그저 경험의 제자로만 남았던 것은 아니다. 그의 노트에서 그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490년대부터 책에서 지식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경험적 증거뿐 아니라 이론적 체계의 인도를 받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더 중요하게는, 이 두 가지가 긴밀하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20세기의 물리학자 레오폴트 인펠트Leopold Infeld는 “우리는 레오나르도에게서 이론과 실험의 상호 관계를 제대로 평가하려는 극적인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썼다.
- 〈10장 과학자〉 pp.233~234
◆ 다양한 분야의 패턴을 알아보는 본능과 더불어, 레오나르도는 과학 연구에 유용한 두 가지 능력을 발전시켰다. 그것은 광적이라 할 만큼 잡다한 호기심과 무섭도록 극성맞고 날카로운 관찰력이었다. 레오나르도의 다른 부분들이 대체로 그렇듯, 이 두 가지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할 일 목록에 “딱따구리의 혀를 묘사하라”라는 말을 적을 정도의 인간이라면 누구든 호기심과 예리함을 지나치게 많이 타고났다고 할 수 있겠다.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레오나르도의 호기심은 보통 사람이라면 열 살을 넘긴 시점부터 궁금해하지 않는 현상을 주목했다. 하늘은 왜 푸른가? 구름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왜 우리의 눈은 직선으로밖에 보지 못하는가? 하품은 무엇인가?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일상의 시시한 현상을 놀라워하게 된 이유는 어릴 적 말을 늦게 배운 탓이라 했다. 레오나르도의 경우, 이러한 재능은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란 동시에 기존 지식을 지나치게 주입받지 않은 덕분일지도 모른다.
그가 호기심을 가지고 노트에 적어둔 다른 주제들은 더 야심 찼고 탐구 관찰력을 필요로 했다. “눈을 움직이게 하는 건, 그래서 한쪽 눈의 움직임이 반대쪽까지 움직이게 하는 건 어떤 신경인가” “자궁 속에 있는 인간의 시작을 묘사하라.” 딱따구리와 더불어, 그는 “악어의 턱”과 “소의 태반” 같은 것도 살펴보고자 했다. 이런 일들은 엄청난 노력을 들여야만 가능했다.
그의 호기심은 날카로운 눈썰미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우리가 대부분 놓치는 것들을 알아차렸다. 어느 날 밤 건물들 뒤편으로 번개가 번쩍 내리치는 것을 목격했는데, 바로 그 순간 건물들이 평소보다 작아 보였다. 그는 일련의 실험과 통제된 관찰을 통해 물체는 밝은 곳에서 작아 보이고 안개나 어둠에 싸여 있을 때 커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한쪽 눈을 감고 있으면 두 눈을 다 뜨고 있을 때보다 사물들이 덜 입체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발견한 뒤에는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했다.
- 〈10장 과학자〉 pp.238~239
◆ 기계를 연구함으로써 레오나르도는 뉴턴보다 앞서 기계론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는 우주의 모든 운동이 —인간의 팔다리, 기계의 톱니, 인간의 혈액, 강물 등 —동일법칙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결론 내렸다. 이러한 법칙 간에는 유사성이 존재한다. 한 영역의 운동은 다른 영역의 운동과 비교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패턴이 드러난다. “인간은 기계, 새는 기계, 온 우주는 기계다.” 레오나르도의 장치들을 분석한 마르코 치안키의 말이다. 레오나르도를 비롯한 인물들이 유럽을 새로운 과학 시대로 인도하는 동안, 레오나르도는 점성술사, 연금술사처럼 원인과 결과의 비기계적 해석을 믿는 이들을 조롱했고 종교적 기적을 사제의 영역으로 강등시켰다.
- 〈12장 기계학〉 p.263
◆ 레오나르도는 역사상 가장 잘 훈련받은 자연 관찰자 중 한 명이었지만, 그의 관찰력은 상상력과 충돌하기보다는 긴밀히 협조했다. 예술과 과학에 대한 그의 사랑처럼, 관찰력과 상상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그가 가진 천재성을 구성하는 씨실과 날실이 되었다. 그는 통합적인 창의성의 소유자였다. 진짜 도마뱀에 다양한 동물의 신체 부위를 덧붙여 용을 닮은 괴물을 만들어내듯, 그는 사교장에서의 속임수든 상상화든 간에 자연의 세부 사항과 패턴을 파악한 다음 그것을 상상력의 산물과 버무릴 수 있었다.
놀랍지도 않지만, 레오나르도는 이 능력과 관련된 과학적 근거를 찾으려 했다. 해부학 연구를 하면서 인간의 두뇌 지도를 제작할 당시, 그는 이성적 사고 능력과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상상 능력이 뇌실 속에 함께 존재한다고 봤다.
- 〈17장 예술의 과학〉 p.341
◆ 「성모와 실패」 그림들은 타블로이드 신문 크기에 불과하지만 그 그림들에는, 특히 랜스던 버전에는, 레오나르도 특유의 천재성이 반영되었다. 어머니와 아들의 머리카락은 모두 윤기 있고 단단하게 말려 있다. 신비롭고 안개 자욱한 산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강물은 마치 지구라는 대우주를 두 인간의 몸속 핏줄과 연결해주는 동맥 같다. 레오나르도는 성모의 얇은 베일 위에 비친 햇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알고 있었는데, 성모의 피부보다 베일을 더 엷게 표현하되 햇빛이 그녀의 이마 꼭대기에 닿아 반사되도록 했다. 햇빛은 성모의 무릎 옆에 그려진 가장 가까운 나무의 잎들을 선명하게 비추지만, 레오나르도가 선명도 원근법에 관한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나무들은 멀어질수록 덜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또한, 예수가 기대고 있는 암석의 퇴적층은 레오나르도의 과학적 정확성을 잘 반영한다.
- 〈20장 다시 피렌체로〉 pp.399~400
◆ 레오나르도의 지도들은 그가 이룩한 위대하지만 과소평가된 혁신의 또 다른 사례다. 그는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고안했다. 레오나르도는 파치올리의 기하학 관련 저서에 삽화를 그려주면서 완벽한 명암으로 인해 삼차원처럼 보이는 다양한 다면체 모형을 완성했다. 공학과 기계학에 관한 노트 기록에서는 절묘함과 정확성을 갖춘 기계장치를 그림으로 그리고, 다양한 부품을 따로 떼어낸 장면까지 추가했다. 그는 복잡한 기계장치를 분해해 각 부분을 따로 그린 최초의 인물 중 하나였다. 해부도에서도 마찬가지로, 근육과 신경과 뼈와 장기와 혈관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렸고 이 모든 것을 여러 겹으로 묘사하는 방법을 개척했다. 이것은 몇 세기 뒤의 백과사전에서 등장하는 인체의 여러 층을 나타낸 투시도와 비슷하다.
- 〈23장 체사레 보르자〉 pp.441~442
◆ 그의 열정과 호기심이 얼마나 다양했는지 보여주는 마지막 증거로서, 말들이 스케치된 페이지의 뒷면을 보면 그가 당시 이외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거기에도 활기 넘치는 말 머리가 그려져 있지만, 바로 그 위에는 지구와 태양과 달이 표시된 태양계의 섬세한 도해와 우리가 달의 여러 모습을 보게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투영선들이 있다. 그는 달이 공중에 떠 있을 때보다 지평선에 걸려 있을 때 더 커 보이는 착시를 분석했다. 그는 오목렌즈를 통해 보면 물체가 더 커 보인다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대기를 정확히 모방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 페이지의 가장 아랫부분에는 정사각형과 잘린 원 같은 기하학 도형이 그려져 있다. 레오나르도는 기하학 도형을 같은 면적의 다른 형태로 바꾸고 원과 동일한 면적의 정사각형을 작도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끝없이 애썼다. 심지어 거기 그려진 말도 경외심과 존경심을 품은 표정이다, 레오나르도가 그 대단한 정신의 증거들을 자기 주변에 흩뿌려놓은 것이 새삼 놀랍다는 듯이.
- 〈25장 미켈란젤로와 사라진 전투 그림들〉 p.466
◆ 레오나르도의 모습으로 짐작되는 모든 초상화 중 가장 유명하고 눈부신 작품은, 레오나르도가 붉은색 초크를 사용해 왼손 해칭으로 직접 그린 인상적인 그림이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보관되어 있어 ‘토리노 초상화’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너무 많이 재생산되어, 이것이 레오나르도의 실제 자화상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가 생각하는 레오나르도의 이미지를 규정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턱수염이 길고 머리가 곱슬곱슬하고 눈썹이 덥수룩한 노인이 그려져 있다. 머리카락의 날카로운 선은 부드러운 스푸마토 기법으로 묘사된 뺨과 대비를 이룬다. 부드러운 그림자와 직선 및 곡선의 해칭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된 코는 약간 휘어 있지만, 레오나르도의 노인 낙서에서처럼 심한 매부리코는 아니다. 레오나르도의 많은 작품에서처럼, 이 얼굴에는 강인함과 연약함, 체념과 조급함, 운명론과 단호한 결의 등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지친 눈은 사색에 잠긴 듯하고 아래로 내려간 입꼬리는 침울하다.
- 〈29장 로마〉 p.573
◆ 「모나리자」를 거의 제일 마지막에 그려진 작품으로 보고, 예술과 자연의 교차점에 서는 능력을 키우는 데 한 평생을 바친 인생의 정점으로서 탐구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듯하다. 포플러 패널 위에 수년에 걸쳐 여러 겹의 글레이즈를 얇게 덧입혀 완성된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가 가진 천재성의 여러 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크 상인의 젊은 아내의 초상화로 시작한 그림은, 옅은 미소의 미스터리를 통해 전달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묘사하고 우리의 본성과 우주의 본성의 연관성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었다.
- 〈31장 「모나리자」〉 pp.601~602
◆ 리자의 얼굴에 빛이 닿는 방식과 관련해 다른 작은 특이점이 있다. 레오나르도는 광학 관련 글에서 환한 빛에 노출되었을 때 동공이 작아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연구했다. 「음악가의 초상」의 경우, 크기가 다르게 표현된 양쪽 눈의 동공은 그 그림에 움직임의 감각을 부여했고, 레오나르도가 그림에 사용한 밝은 빛과도 잘 어울렸다. 「모나리자」의 경우, 리자의 오른쪽 동공이 약간 더 크다. 하지만 오른쪽 눈은 오른쪽에서 들어오는 빛을 더 직접적으로 향하고 있고(고개를 돌리기 전에도 광원을 향해 있었다), 그러므로 오른쪽 동공은 더 작아야 한다. 「살바토르 문디」에서 수정 구체의 굴절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 것처럼, 이것도 단순히 실수일까? 아니면 교묘한 속임수일까? 레오나르도는 20퍼센트의 인구에게 발생하는, 좌우 동공의 크기가 다른 동공부등 증상을 알아챌 만큼 관찰력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그는 쾌락 역시 동공 확장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리자의 한쪽 동공을 반대쪽보다 더 빨리 확장시킴으로써 리자가 우리를 보게 되어 느끼는 기쁨을 표현한 걸까?
어쩌면 이건 너무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내용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을 ‘레오나르도 효과’라고 해두자. 그의 관찰력은 너무도 예리해서 좌우 크기가 다른 동공 같은 모호한 이상異狀조차 우리로 하여금 그가 무엇을 발견했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어쩌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의 주변에 머묾으로써 우리는 동공 확장의 원인 같은 자연의 세세한 사항을 더 유심히 관찰하고 새삼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모든 세세한 것까지 인식하고자 하는 그의 욕망에 자극받아, 우리는 그와 똑같이 행동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 〈31장 「모나리자」〉 pp.611~612
◆ 레오나르도는 광학 연구를 통해 빛이 눈의 한 지점에 모이지 않고 망막 전체로 들어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심와’라고 알려진 망막 중심부는 색과 미세한 부분을 잘 파악하고, 중심와의 주변부는 그림자와 흑백의 음영을 잘 파악한다. 우리가 어떤 물체를 똑바로 쳐다보면 그것은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주변 시야를 이용해 곁눈질하면 물체는 마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약간 흐릿하게 보인다.
이런 지식을 이용해 레오나르도는 손에 잡히지 않는 웃음, 너무 열심히 보려 하면 오히려 안 보이는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리자의 입꼬리에 그려진 아주 가느다란 선은, 해부도 페이지의 꼭대기에 그려진 입술에서처럼 약간 아래로 처져 있다. 그 입을 똑바로 쳐다보면 우리의 망막은 이 미세한 부분과 선을 인식하게 되고, 따라서 리자는 웃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입에서 눈길을 돌려 눈이나 뺨이나 그림의 다른 부분을 쳐다보면, 우리는 리자의 입을 주변 시야로만 보게 된다. 입꼬리의 작은 선은 흐릿해지지만 여전히 그곳의 그림자는 보인다. 이러한 입가의 그림자와 부드러운 스푸마토 기법 때문에 리자의 입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 미묘한 미소를 짓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그 결과, 굳이 보려고 애쓰지 않을수록 더 환하게 빛나는 미소가 완성된다.
- 〈31장 「모나리자」〉 pp.618~619
◆ 레오나르도와 관계된 일이 늘 그렇듯, 그의 예술과 인생, 그의 출생지부터 이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는 신비로운 베일이 드리워져 있다. 우리는 딱 떨어지는 선으로 그를 묘사할 수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레오나르도 역시 「모나리자」를 그런 식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으리라. 약간은 우리의 상상에 맡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도 알고 있었다시피, 현실 속의 윤곽선은 필연적으로 흐릴 수밖에 없고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약간의 불확실성을 남겨둔다. 그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이 세상에 접근하며 사용했던 방법과 똑같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 세상의 무한한 경이에 감탄하며.
- 〈32장 프랑스〉 p.652
◆ 왕성한 지식욕을 가진 박식가들은 물론 많았고, 르네상스 시대에도 많은 르네상스인이 배출되었다. 하지만 그중에 「모나리자」를 그린 사람은 없었다. 동시에 수차례의 해부를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해부도를 그리고, 수로 변경 계획을 구상하고, 지구에서 달까지의 빛의 반사를 설명하고, 심실의 작동 원리를 알아내려고 막 도살한 돼지의 뛰는 심장을 열어보고, 악기를 디자인하고, 야외극을 기획하고, 화석을 통해 성서 속 대홍수 이야기에 반론을 제기하고, 그런 다음 대홍수 그림까지 그린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레오나르도는 천재이면서 그 이상이었다. 그는 모든 창조물과 우리가 그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까지 이해하고자 했던 보편적인 지성인의 전형이었다.
- 〈33장 결론〉 pp.655~656
◆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 우리는 대부분 일상적인 현상들을 골똘히 생각하지 않게 된다. 파란 하늘의 아름다움에 잠깐 감탄할지는 몰라도, 왜 하늘이 그런 색인지 더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레오나르도는 궁금해했다.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또 다른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자네와 나는 우리가 태어난 이 세상의 놀라운 수수께끼 앞에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서 있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되네.” 우리는 모든 것을 신기해하던 어린 시절 모습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33장 결론〉 p.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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