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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도서정보 : 한재우 / 21세기북스 / 2019년 06월 1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도서 소개

초라한 출발, 고단한 하루, 흔한 슬럼프…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34편의 응원 에세이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은 작가 한재우의 첫 번째 에세이다.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도 보상받기 힘든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며 사는 오늘, 버티면서 보내는 하루가 충분히 의미 있음을 34편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한다. 애써 살아봤자 소용없다고 말하고 매주 로또 1등을 꿈꾸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불안해하며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마음속에 와 닿을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직장 생활을 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팟캐스트를 해온 경험으로 열심히 사는 것이 틀리지 않다고, 부지런히 나이를 먹어가자고 말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아직 노력을 포기하지 않은 이를 위한 단 하나의 진솔한 응원이다.




출판사 리뷰

초라한 출발, 고단한 하루, 흔한 슬럼프…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34편의 응원 에세이
“아마 내일은 오늘보다는 조금 더 나아질 거예요.”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은 작가 한재우의 첫 번째 에세이다.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도 보상받기 힘든 시대,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과 아무리 뛰어도 잡을 수 없는 집값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며 사는 오늘, 버티면서 보내는 하루가 충분히 의미 있음을 34편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한다. 애써 살아봤자 소용없다고 말하고 매주 로또 1등을 꿈꾸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불안해하며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마음속에 와 닿을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직장 생활을 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팟캐스트를 해온 경험으로 열심히 사는 것이 틀리지 않다고, 부지런히 나이를 먹어가자고 말한다. 초라하지 않은 출발은 없고, 버티지 않고 지속되지는 않으며, 슬럼프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흔한 일이지만, 그래도 계속한다면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아직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이를 위한 단 하나의 진솔한 응원이다.

열심히 달린다고 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매일 드는 것은 아니었다. 좋아짐과 나빠짐을 반복하는 중에는 방향을 잃기 쉬웠다. 그래도 부지런히 노력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길을 알지 못했고, 큼지막한 홈런을 날릴 재주가 없다면 작은 안타라도 착실하게 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법 몇 년을 지켜보았는데 다행히 이런 생각이 틀리진 않은 것 같다.
_ 본문 중에서

지금, 당신은 잘 살고 있습니까?
여기, 당신의 고민을 어루만져주는 책
“커다란 꿈이 없어도 잘 살 수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잘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마다의 고민 때문이다. 누군가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누군가는 어떤 일을 한창 하면서, 누군가는 어떤 일을 실패했을 때, 또 다른 누군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을 계속해야 할 때 고민한다. 지금, 머릿속과 마음속을 헤집는 고민을 뛰어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면서 동시에 삶이 던지는 묵직한 고민을 어루만져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고민 해결서이기도 하다. 4개의 카테고리, 34개의 고민… 책장을 넘기면서 고민에 대한 당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늘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들은 예외 없이 시작을 미루는 핑계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언제나 시작 그 자체였다.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출발이 형편없이 초라할지라도 어떻게든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어딘가에는 있었다.
_ 본문 중에서

지금, 당신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
여기, 당신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책
“어디로 가도 상관없다면 아무 데나 가도 괜찮아요.”

세상을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보다 나은 것들이 자꾸 눈에 보인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 나보다 취업을 먼저 한 사람, 나보다 좋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 나보다 돈이 많은 사람… 잘 살아보려고 해도 상대적 박탈감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역시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 나는 이 일을 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되어 저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짜증스럽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노력이, 당신의 버티기가 결코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처음부터 유명 소설가는 아니었다. 생계를 위해 낮에는 가게를 운영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노력과 버티기 덕분에 그렇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모든 일이 언제나 잘되었던 것은 아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날과 해야 하기에 하는 날은 홀수와 짝수처럼 번갈아 찾아왔다. 그런 까닭에 세상의 그 누구도 자기 일이 온전히 즐겁기만 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슬며시 웃음이 났다. 우리는 평생 아기처럼 자꾸 넘어지면서 앞으로 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_ 본문 중에서

지금, 당신이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여기, 당신의 삶에 힘이 되어주는 책
“버티는 한 우리는 기대할 수 있어요.”

작가 한재우는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을 쓰며 7년간 몸담았던 회사에서 퇴사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성실하지만 일탈을 꿈꾸는 직장인만의 사정과 자유롭지만 불안을 느끼는 프리랜서만의 심정이 각각의 모습으로 담겨 있다. 작가는 책으로써 이야기한다. 당신이 지금 어떤 모습이든 세상이 요구하는 ‘노오력’이 아니라 ‘나만의 노력’을 한다면, 우스갯소리로 내뱉는 ‘존버’가 아니라 이왕 하는 거 ‘웃으면서 버티기’를 한다면 그다음에는 원하는 모습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그러므로 이 책은 시작하는 당신에게, 달리는 당신에게, 넘어진 당신에게, 그래도 계속하려는 당신에게, 당신이 어떤 삶을 살든 두고두고 힘이 되어줄 것이다.

나무는 같은 장소에 함께 있어도 각자의 하늘을 향해 자란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몸뚱이만큼의 햇빛뿐이다. 우리도 저 나무와 같다. 삶에서 진정으로 주어진 바는 몸 하나와 그것을 움직일 수 있는 약간의 시간뿐. 그렇기에 자꾸 넘어지더라도 계속 가는 일 외에 삶을 충실하게 사는 다른 방법은 아직 배우지 못했다.
_ 본문 중에서

책 속으로

때때로 노력이란 말은 굉장히 눈물겹거나 혹은 다소 우아하게 들린다. 하지만 본질은 조금 다르다. 보통은 죽을 만큼 힘들지도, 감상에 잠길 만큼 아름답지도 않다. 나는 내가 하는 노력들이 축축하게 젖은 구두를 신은 채 먼 길을 걷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퇴근 후에 텔레비전을 보는 대신 2시간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이 뭐가 그리 대단한가. 버틸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고시와 장사를 경험한 나는 버텨야 할 이유와 버틸 수 있는 기회가 인생에서 늘 갖춰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버틸 수 있으므로 버텨야 했고, 버팀으로써 조금씩 나아졌다.
-14p, 〈프롤로그 - 버티는 한 우리는 기대할 수 있다〉 중에서

시작하는 인연에는 3가지가 있다. 시작하는 줄도 모른 채 어느새 깊숙이 들어와버린 인연이 있고, 시작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끌려간 인연이 있다. 그리고 시작할 인연이 없었지만 작정하고 시작한 인연이 있다. 사람들은 늘 자신을 에워싼 세상이 톱니바퀴처럼 잘 들어맞아서 인생이 자연스럽게 잘 풀리기를 바란다. 시절 인연과 사람 인연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덕스럽고 기다림은 긴데 귀한 삶은 너무도 짧다. 그렇기에 인연이 다가오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을 때에도 먼저 운동화 끈부터 묶는 이들이 있다. 자연스레 시작하든, 어쩔 수 없이 시작하든, 작정하고 시작하든, 내딛고 나면 같은 시작임을 그들은 안다.
작정(作定)이란 지어서(作) 정한다(定)는 뜻이다. 가보고 싶은 길이 있다면 허락을 구하지 말고 성공을 셈하지 말고 그저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마음을 지어 정하기를. 운동화 끈을 묶는 일부터 출발할지라도 말이다. 우리는 아무 이유가 없어도 시작할 수 있는 존재니까.
-29p, 〈하루키가 작정하고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대하여〉 중에서

노력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임은 노력하기 힘들어진 뒤에야 깨닫는다. 흔하고 평범한 과거의 하루가 지금의 나에게는 특별한 시간이다. 마음먹고 내딛어야 하는 특별한 도전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도, 훗날의 언젠가 돌아보았을 때는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오늘이, 아직 특별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노력하기 좋은 날’일지도 모르겠다.
-125p, 〈하루 3,000번의 윗몸 일으키기 ; 하루하루가 의미 없이 지나간다는 고민에 대하여〉 중에서

사람은 약하다. 열흘 동안 매일 한 걸음씩 전진하더라도 하루 만에 열 걸음을 후퇴할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은 나아질 수 있다. 한 번 연습하면 한 번 좋아지고 한 번 단련하면 한 번 강해진다. 비록 미약하고 보잘것없을지라도 어제보다 나아질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이다. 그것이 분명한 까닭에 우리는 삶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노력할 가치가 있다.
-160p, 〈아마 내일은, 오늘보다는 조금 더 빨라질 것이다 ; 빨리 늘지 않는다는 고민에 대하여〉 중에서

우리는 존재로써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존재에 대한 인식을 통해 그 반작용으로써 존재를 인식하는 것이다. 정의롭지 못한 일을 당하고 나서야 정의에 대해 생각하고, 기회를 잃은 다음에야 기회의 귀함을 알며, 젊음이 사라지고 난 후에야 젊음을 그리워한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건강의 체험은 건강하지 못한 체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하지 않음이 있고 난 다음에야 함이 있는 우리 모두는 어리석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미 가진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아직 갖지 못한 것을 갈구하다가 갖고 있는 것이 없어진 뒤에야 후회하기 때문이다. 감사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가장 넓은 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문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그 무엇이라도, 잃어버린 후에는 애타게 찾게 될 감사한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 223p,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그 무엇이라도 ; 행복해지기 힘들다는 고민에 대하여〉 중에서

구매가격 : 11,200 원

2020 부의 지각변동

도서정보 : 박종훈 / 21세기북스 / 2019년 07월 1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그널을 읽는 자가 미래를 가진다!”
금리, 부채, 버블, 환율, 중국, 인구, 쏠림
박종훈 기자의 경제 대전망과 생존전략





도서 소개

당신이 놓쳐선 안 될 단 하나의 경제 바이블!
KBS 박종훈 기자의 경제 대전망과 생존전략!

“어제의 패턴으로는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
2020년 경제 변화, 7가지 ‘시그널’만 알면 된다!

KBS 보도본부 경제부장 박종훈 기자는 『2020 부의 지각변동』을 통해 곧 도래할 ‘부의 지각변동’을 읽어내는 방법으로 ‘시그널’을 제안한다. 이 책은 2020에 정말 경제 위기가 올 것인지 분석하면서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가짜 시그널과 진짜 시그널을 가려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아가 경제 이슈 중 가장 중요한 ‘금리, 부채, 버블, 환율, 중국, 인구, 쏠림’이라는 7가지 시그널을 소개한다. 이 시그널에서 어떤 변화에 주목해야 하며, 각각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전문가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예측한다. 마지막으로 머지않아 불어 닥칠 대규모 경제 위기 속에서 어떻게 하면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저자의 노하우를 담은 투자 전략을 알려준다.
경제 위기는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다. 이 책은 독자들이 부의 지각변동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기회를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2020 위기설, 이번엔 진짜일까?
전문가들이 인정한 국내 최고 경제기자
박종훈의 날카로운 분석과 대담한 통찰!

벤 버냉키, JP모건 등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2020년에 대규모 경제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경제 위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제 위기가 찾아오려고 하면 경제주체, 정부가 대책들을 내놓아 경제 상황을 바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20년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20년 경력의 경제기자이자 KBS 보도본부 경제부장인 박종훈은 2020년의 경제를 미리 읽기 위해서는 7가지 ‘시그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진짜 시그널을 가리는 방법부터 시그널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그것들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분석까지 책에 담았다. 나아가 시그널을 활용해 나만의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지금까지의 경제 예측은 잊어라!
금리, 부채, 버블, 환율, 중국, 인구, 쏠림…
부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7가지 시그널!

이 책은 2020년 경제를 읽는 방법으로 ‘금리, 부채, 버블, 환율, 중국, 인구, 쏠림’ 7가지 시그널을 소개한다. 박종훈 기자는 미약한 ‘금리’ 인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금리가 빠른 폭으로 오르지 않는 것에 모두 기뻐할지 모르지만, 사실 이는 경제 위기를 한 발 빨리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금리 인상에 주춤하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인구’ 변화 역시 중요한 시그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경기를 부양하는 생산연령인구의 비중이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다. 생산연령인구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은 곧 경제 성장이 더뎌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인구구조 악화는 2020년 이후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자산 가격을 위협하는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것이다. 책은 금리와 인구를 비롯한 부채, 버블, 환율, 중국, 쏠림 등 5가지 시그널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대규모 경제 위기가 예고되는 지금, 잘못된 시그널을 맹신하고, 잘못된 투자 방식에 매달린다면 끝없는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반면 7개의 시그널로 경제를 읽고 대처한다면, 승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박종훈 기자의 전문가로서의 냉철한 분석과 통찰을 담아낸 이 책은 2020 경제위기설로 인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독자들에게, 2020 투자 계획을 세우려는 독자들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그 어떤 현자나 전문가라도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경제는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끝없이 발산해 나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제 위기도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처럼 진화하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만으로 대응했다가는 커다란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책은 지금 주어진 경제 조건과 상황이 불변이라고 가정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섣불리 예단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제 상황 속에서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정확한 시그널을 안내하고자 한다.

【프롤로그 : 10-11쪽】



지난 10년간 장기호황이라고는 해도 역대 호황 국면에 비하면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낮았다. 하지만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세계 부동산 가격과 미국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자산 가격만은 그 어떤 호황 시기 못지않게 부풀어 올랐다. 그야말로 성장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산 가격만 치솟아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 결과 점점 더 많은 경제학자들과 세계적인 투자자들, 그리고 투자은행들이 이제 곧 미국 경제의 호황이 끝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경기 침체나 금융위기까지 겪을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내놓으면서 2020년을 ‘위기의 해’로 지목하고 있다.

【1-1장 어디까지가 위기이며, 무엇이 진짜 위기인가 : 21쪽】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시그널은 바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시점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언론과 증권가는 이제 금리 인상 걱정을 덜었다며 주가 상승을 점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995년과 2006년에는 금리 인상 중단 이후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오히려 불이 꺼지기 직전 타오르는 마지막 불꽃과 같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은 결코 긍정적인 시그널로만 볼 수는 없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었다는 것은 미국 경기의 활황이 끝나고 경기 둔화의 신호가 잡히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2-1장 금리 시그널,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순간을 주목하라 : 68-69쪽】



우리는 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화 가치가 급락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실제로 한 나라의 통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다. 일단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 워낙 속도가 빨라 제대로 대응할 기회조차 없기 때문에 환율 급변이 시작되기 전에 한발 먼저 환율의 시그널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한 나라의 통화 가치가 경제의 기초체력에 걸맞지 않게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과거에는 국가가 환율을 통제하려고 무리한 시도를 하다가 통화 가치가 급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금은 중국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대체로 환율은 그 나라의 외환 정책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2-4장 환율 시그널, 돈의 흐름을 한 발 먼저 읽는 기술 : 103-104쪽】



이미 성장률이 정체되고 더 이상 돈을 벌 곳이 사라진 경제 환경에서 부동산 가격만 오르는 것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일시적인 ‘쏠림’ 현상에 불과하다. 성장을 동반하지 않은 부동산 가격 폭등은 마치 촛불이 꺼지기 직전에 잠깐 타오르는 불꽃과 같다. 소득 증가와 경제 성장을 동반하지 않은 과도한 부동산 가격 급등은 ‘쏠림’ 현상의 시그널로 보고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2-7장 쏠림 시그널, 한국 사회, 지나치게 쏠리면 반드시 터진다 : 157쪽】



고령화의 충격이 찾아온 국가라도 경제구조가 고령화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주가가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줄어든 시기를 전후해 주가가 폭락했지만 다시 반등해 최저점 대비 주가는 10년 만에 3배 정도 상승했고, 이탈리아는 폭락 이후 5년여 만에 최저점 대비 2배 상승했다. 따라서 고령화의 충격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투자를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3-3장 요동치는 증권시장, 도대체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 201쪽】



자산을 주식과 부동산, 현금으로 분산한다고 해도 따지고 보면 다 원화로 표시된 자산이기 때문에 원화 가치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오면 분산 투자의 효과는 떨어진다. 따라서 불안한 경제 상황에서 현금 비중을 늘릴 때는 다른 나라 통화도 분산 대상으로 고려한다.
현금을 분산할 때 고려해볼 수 있는 통화는 달러화와 엔화다. 물론 유로화도 분산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유로화는 엔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편인데다 유로화의 특성상 유로존의 복잡한 정치 상황에 좌우될 수도 있다. 게다가 이자도 없기 때문에 굳이 유로화까지 분산 투자 대상에 넣을 필요는 없다. 현금은 아니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는 잠시 금을 편입해두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3-5장 원화, 달러화, 엔화, 금… 무엇이 안전자산인가? : 234쪽】

구매가격 : 13,600 원

왜 칸트인가

도서정보 : 김상환 / 21세기북스 / 2019년 07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철학은 왜 칸트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가?“





도서 소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칸트의 ‘3대 비판서’를 통해 이뤄낸 위대한 철학 혁명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지식의 확장과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왜 칸트인가』는 서울대 철학과 김상환 교수가 칸트의 위대한 업적을 통해 인간에게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철학이 시대의 고민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세밀하게 되짚어보는 대중교양서다. 서양 사상사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속하는 칸트는 근대인에게 제기되는 궁극의 물음들과 씨름하면서 사고의 대전환을 이루어낸 서양철학의 아이콘이다. 오늘날까지 철학사를 장식하는 주요 사조는 칸트가 발견한 ‘초월론적 차원’ 위에서 개진되어 왔던 만큼 칸트는 근대적 사유의 대륙을 발견한 철학의 콜럼버스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칸트 철학이 현재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생각한다는 것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한 권에 집약된 칸트 철학의 핵심 개념!
『왜 칸트인가』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네이버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에서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김상환 교수의 철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서울대에서 개설되고 김상환 교수가 강단에 선 철학 입문 강의에서 학생들은 칸트를 다루는 부분에서 가장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칸트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현대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칸트를 읽고 이해해야 한다고 가르쳐온 저자는 이 책에서 칸트 철학과 그것이 이루어낸 혁신적 변화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저자는 인간 사고의 다양한 층위를 분석하면서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칸트를 조명하기 위해 칸트 철학을 다양한 도식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이에 대해 저자는 “생각한다는 것은 때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 다이어그램을 만들어간다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다. 즉 철학은 지식을 가르친다기보다 생각하기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철학은 왜 칸트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가?
인류 정신사를 뒤바꾼 칸트의 3대 비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여러 철학자 가운데서도 칸트의 위상은 특별하다. 특히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꼽으라면 칸트를 빼놓을 수 없다. 인류의 정신사를 뒤바꾼 혁명적 변화를 이루어낸 것이 칸트 철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 『왜 칸트인가』는 칸트가 남긴 3대 비판서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을 통해 칸트 철학의 근간을 소개하며, 칸트 이전의 철학과 이후의 철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칸트는 무엇을 이루어냈기에 이처럼 특별한 것일까? 칸트 철학은 인식론, 윤리학, 미학, 자연관 각각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 변화는 천문학에서 코페르니쿠스가 일으킨 전회에 비유되곤 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통해 이전과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태양과 지구의 관계를 주장했듯이, 칸트는 초월론적 차원을 발견하고 규명함으로써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완전히 전도시켰다. 칸트 이전에는 인식의 출발점에 대상이 있고 주체는 그 대상을 수동적으로 비추는 거울로 간주되었다는 점에서 칸트의 인식론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라 불리는 것이다. 이 책 『왜 칸트인가』에서 저자는 칸트가 인식론의 혁신과 함께 3대 비판서 각각을 통해 어떠한 복수의 전회들을 일으켰는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처럼 철학의 신대륙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영토를 발견한 칸트를 저자는 ‘철학의 콜럼버스’에 비유한다. 칸트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철학사를 수놓은 의미 있는 사상은 대부분 칸트가 발견한 대지 위에서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도는 물론 칸트 이전에도 있었다. 데카르트가 먼저 사유하는 주체를 논했다. 그러나 칸트는 인식론에 완결된 형식을 부여해 철학의 근대적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한 인물이다. 칸트가 서양철학사에서 차지하는 거대한 위상과 그가 일으킨 위대한 변화를 표현하는 많은 말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호수의 비유다. “칸트 이전의 모든 철학은 칸트라는 큰 호수로 들어오고, 칸트 이후의 모든 철학은 칸트에서 시작된 물줄기다.” 이후 칸트를 시작으로 발전한 독일관념론은 서양철학사의 주류 중 하나가 되어 여전히 현대 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철학은 어떤 문제와 씨름하고 어떻게 답하는가?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 위대한 스승, 칸트
이 책 『왜 칸트인가』에서 칸트가 인식론, 윤리학, 미학, 자연관에서 가져온 각각의 전회를 되짚어보는 이유는 철학적 논쟁을 위함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오히려 칸트의 현대적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칸트를 철학의 근대적 정체성을 확립한 철학자로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근대인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 위대한 스승으로 부각하고 있다.
칸트는 당시 서양철학이 다루는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개진한 철학자다. 저자는 칸트가 근대 사회에서 제기되는 철학적 물음들을 정확하게 정식화했고, 그 분석이나 결론을 ‘모범 답안’으로 제시했다고 말한다. 칸트의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정답을 알려주지는 못할지언정, 자신의 시대에 제기되는 철학적 물음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칸트는 적어도 그들이 참고할 가장 균형 잡힌 답안을 내놓은 철학자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인간 사고의 다양한 층위를 분석하면서 근대인에게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친 위대한 스승, 칸트의 철학이 이루어낸 혁신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꼽으라면 칸트를 빼놓을 수 없다. 칸트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헤겔과 더불어 서양철학사의 5대 천왕에 속한다. 이 5대 천왕 중에서 단 한 명만 꼽아야 한다면 많은 경우 칸트는 플라톤과 경쟁하면서 정상을 다툴 것이다. 칸트는 그만큼 서양 사상사에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우리는 앞으로 칸트 사상의 근간을 소개하되 그가 서양 사상사에 가져온 혁명적 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서양철학사는 칸트에 의해 어떻게 달라졌는가? 칸트 이전의 철학과 칸트 이후의 철학은 어떠한 대조를 이루는가? 이것이 이번 강의 전반을 끌고 가는 주도 물음이다. 이것은 서양 사상사에서 칸트가 만들어놓은 근대성의 문턱 자체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들어가는 글 : 11-12쪽】



『순수이성비판』의 대부분은 우리의 마음을 가르는 과정, 의식을 해부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왜 가르고 해부하는가? 의식 안에 들어 있는 인식능력을 찾아내고 그 능력의 작동원리(선험적 형식)와 한계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칸트는 인식과 관련된 모든 물음을 마음의 분석을 통해 해결해간다.
요즘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마음 이론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일체가 오로지 마음 작용에 따른 이미지일 뿐이라는 불교의 유식(唯識) 이론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칸트의 의식 이론이다. 그만큼 칸트의 의식 이론은 오늘까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부 칸트의 인지 혁명 - 마음 모델의 혁신 『순수이성비판』 : 38쪽】



칸트는 이런 선과 법의 관계를 완전히 바꾸어놓는다. 법을 윤리학 전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태양의 자리에 놓고 선을 종속적인 위치에 두는 것이다. 칸트는 이처럼 선 중심의 윤리학을 법 중심의 윤리학으로 대체한다. 이렇게 위치가 바뀌면서 법과 선 각각의 의미도 달라진다.
법은 이제 사회 구성원이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편적 규칙이 된다. 그 규칙은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절대적인 규칙에 부합하는 행동은 ‘선하다’ ‘좋다’ ‘착하다’라고 말해지는 반면, 그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은 ‘악하다’ ‘나쁘다’ ‘죄다’라고 말해진다. 선악은 이제 그 자체로 독자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도덕법칙과의 일치 여부를 가리키는 술어에 불과하다.

【2부 | 칸트의 윤리 혁명 - 덕 윤리에서 의무의 윤리로 『실천이성비판』 : 100-101쪽】



숭고는 아름다움과 함께 고전 미학의 양대 범주를 이룬다. 예술가들은 아름다움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숭고 또한 추구해왔다. 요즘의 예술가들은 예쁘게 조형하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름다움의 미학을 멀리 하고 오히려 ‘추醜의 미학’17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런 추의 미학을 뒷받침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숭고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미학의 중심에는 아름다움이 있다기보다는 숭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숭고를 이야기할 때 칸트는 자연의 숭고가 우리 안의 숭고를 일깨우기 위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숭고 체험은 도덕법칙이 일으키는 숭고 체험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3부 | 칸트의 미학 혁명 - 근대 예술의 정초 『판단력비판』 전반부 : 221-222쪽】



칸트는 생명체를 존재론적으로 절대화하는 데는 손사래를 치며 반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칸트 이후 철학사를 장식하는 다양한 유기체 형이상학은 칸트가 이루어놓은 결정적인 전회가 없었다면 세상에 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독일관념론 이후 20세기에는 베르그손, 화이트헤드, 들뢰즈 같은 철학자들이 생명의 존재론이나 유기체 형이상학을 펼친다.
물론 새로운 과학적 발견의 성과들을 흡수한 이들은 저마다 19세기의 학자들과는 다른 생명 개념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이들이 칸트가 『판단력비판』 후반부에서 가져온 전회에 여전히 빚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그 전회를 불완전하게나마 코페르니쿠스적 도식에 맞추어 다음과 같이 그려볼 수 있다.

【4부 | 칸트의 생태 혁명 - 기계론에서 유기체론으로 『판단력비판』 후반부 : 243

구매가격 : 14,400 원

메타인지 학습법

도서정보 : 리사 손 / 21세기북스 / 2019년 07월 30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다른 결과를 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메타인지의 힘!





도서 소개

좋은 성취가 좋은 머리를 이긴다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메타인지의 기술

〈토끼와 거북이〉란 동화를 기억하는가?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다룬 이솝 우화 말이다. 우리는 이미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많은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토끼이길 원한다. 공부든 예체능 활동이든 ‘아이가 그저 빨리 익히기만을 바란다’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에서는 메타인지가 ‘상위 1%의 공부법’이나 ‘공부 잘하는 법’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부모가 메타인지를 키우면 아이가 ‘더 빨리 배우거나’ ‘시험에서 100점을 맞을 것’이라는 수단-목적 프레임으로 메타인지를 바라본다. 하지만 메타인지의 진짜 목적은 ‘메타인지를 키우는 과정이 바로 배움의 과정’임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가 배움의 과정이 주는 다양한 의미와 재미를 무시하고 아이의 ‘학습 속도 향상’에만 관심을 두면 아이의 메타인지는 발달할 수 없다. 초등 부모들이 ‘학습 속도가 빠른 아이는 똑똑하다’라는 착각에 빠지는 이유는 초등학생들의 빠른 학습 속도 때문이다. 빠른 학습 속도와 관련하여 아이들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이는데 첫 번째는 아이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친구들과의 경주를 재미있다고 여기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학습 수준이 어렵지 않아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학습을 끝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쉽고 빠르게 학습 목표에 도달한 아이들은 스스로의 성공에 도취되어 자기 자신을 똑똑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속도전에 익숙한 아이들, 초등학교 때 제법 공부를 잘하던 아이들 중 상당수는 상급학교에 진학한 뒤 성적이 떨어진다. 문제가 어려워지니 학습 속도와 성취 속도가 느려지는 게 당연한데 속도전에 익숙한 부모와 아이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직접 공부하는 당사자가 아닌 부모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속도가 느려진 아이에게 “평소엔 잘하더니 요즘 왜 그래?” 혹은 “벌써 사춘기야?”라는 질문을 던진다.

열심히 학습하는 내 아이, 무엇이 문제일까?
메타인지 전략의 핵심, ‘모니터링’과 ‘컨트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메타인지 전략의 핵심인 ‘모니터링’과 ‘컨트롤’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모니터링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질과 양을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이고 컨트롤은 이러한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학습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아이들은 학습한 내용을 잘 안다고 착각해 공부를 일찍 끝내버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와 반대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스스로 알고 있다고 착각에서 비롯되는 행동이다. 모니터링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알아야 함과 동시에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무언가를 모를 수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면 모니터링과 컨트롤 능력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개구리와 같다. 부모들은 자신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했던 과정은 쉽게 잊어버리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자신이 지식을 빨리 획득했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학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부모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후과잉확신편향(어떤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난 후 마치 처음부터 그 일의 결과가 그렇게 나타날 것임을 알고 있었던 듯 생각하는 경향)’이라 칭하는 이 현상은 ‘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잘못된 메타인지의 또 다른 예이기도 하다.
이러한 편향을 가진 부모는 자신이 원래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혹은 알아야 한다고 착각한다. 아이가 자신처럼 모든 것을 능숙히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내 머릿속에선 벌써 답이 떠올랐는데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느리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식 습득 이전의 상태에 있던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이미 얻은 지식을 기반으로 과정과 결과를 생각하는 ‘편향의 오류’다.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든다
내면의 힘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생각 습관
문제는 이러한 오류와 착각들이 안 그래도 불안한 학부모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에 있다. 게다가 학원 광고 문구들은 어떠한가. 불안한 학부모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노골적 문구로 ‘내 아이만 너무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데 보습학원 광고 문구들을 가만히 살펴보라. ‘빠른’ ‘쉬운’ ‘실패 없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등의 단어를 중심으로 학원을 홍보하는데 이는 모두 기계를 묘사하는 단어다. 아이들은 기계가 아니다. 아이들은 제 나이에 맞게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며 배우고 학습하며 성장하는 게 당연하다.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칼리지 심리학과 교수이자 메타인지심리학의 대가인 리사 손 교수가 전하는 메타인지 학습법은 속도와 성적만 쫓는 부모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다른 결과를 내는 이유, 열심히 공부는 하지만 아이의 성적에 변화가 없을 때 살펴볼 문제들, 생각의 힘=내면의 힘이 강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들을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생각하는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으며 부모의 메타인지 또한 아이의 메타인지만큼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부모와 아이의 메타인지를 발달시킬 수 있는 최고의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사

10여 년 전부터 메타인지에 관한 수많은 강연과 집필을 해왔고 수많은 질문을 받아왔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질문은 “왜 우리나라의 독자들을 위한 메타인지만 책을 집필하지 않으십니까?”였다. 그 질문에 대한 내 답은 “그 책을 쓸 수 있고 써야만 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저는 그저 메타인지를 소개할 뿐 그 사람에 비하면 메타인지에 대해 백분의 일도 모릅니다”였다. 그 사람이 바로 리사 손 교수다.

_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 교수)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철학적 자기성찰을 심리학에서는 "메타인지"라 부른다. 이제 서야 제대로 된 메타인지에 관한 책이 나왔다. ‘내 자식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부모의 메타인지가 제대로 된 자녀교육의 시작이다. 쏟아지는 자녀교육 매뉴얼에 지친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_김정운(문화심리학자)



메타인지 분야의 탁월한 학자이자 교육자인 리사 손 교수의 책을 한국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축복이다. 이것은 절대로 과장된 말이 아니다. 언뜻 보면 자녀교육이나 학습을 위한 실용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놀라운 연구 결과들을 완벽하게 연결함으로써, 왜 메타인지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능력인지 깨닫게 만든다. 감히 지금까지 출간된 학습 관련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라 말하고 싶다. 이 책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메타인지’라는 단어가 회자되길 기대한다.

_장대익(한국인지과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부모 자격증 하나 없이 덜컥 부모가 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는 ‘나를 아는 것’, ‘내가 부족함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게 돼야 ‘내 새끼’의 부족함에 네 탓 내 탓을 하지 않으며 아이와 함께 부모도 자라날 수 있다. 내가 손 교수와 수많은 대화 속에서 얻은 보석 같은 인사이트를 당신도 이 책에서 얻게 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당신도 나처럼 부모 됨에 큰 자유를 얻길 바란다.

_신윤주(KBS 아나운서)




책 속으로

첫 번째, 스스로 평가하는 모니터링 monitoring 전략이다. 모니터링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질과 양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하는 과정이다. 위의 사례에서 아이는 영어와 수학이라는 두 가지 시험 과목을 비교한 후 스스로 ‘먼저 공부할 과목’을 정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본인이 영어에 비해 수학에 더 자신이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두 번째, 컨트롤 control 전략이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모니터링한 후 아이는 영어보다 비교적 빨리 끝낼 수 있는 수학을 먼저 공부하기로 판단한다. 이러한 선택, 즉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이 바로 컨트롤이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모니터링’과 ‘컨트롤’이라는 두 가지 과정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이 둘 중 하나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학습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학습은 메타인지로부터 시작된다」 중에서



하나의 고정관념을 진실이라고 믿다 보면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믿게 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고정관념에 맞춰 행동하려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나처럼 미국에서 자란 동양인 여성은 서 로 모순되는 두 가지 고정관념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니까 수학을 못하지만 동양인이니까 수학을 잘한다’가 바로 그것이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출 경우엔 ‘여자라서 수학을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따라가고, ‘동양인’이라는 사실에 무게를 두면 ‘동양인이라서 수학을 잘한다’는 고정관념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아이의 자신감을 위협하는 고정관념의 늪 」 중에서



인간은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을 꺼내기 위해 ‘단서 cue ’라는 것을 사용한다. 맥락 속에는 단서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해내기 위해 당시 주변에 있던 책상, 선생님과 같은 외적 단서를 사용하거나 취한 상태와 맨정신, 또는 좋은 기분과 나쁜 기분 등의 내적 맥락을 사용하기도 한다. 맥락의 특정적인 단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단서를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학습하면 그 맥락과 상관없이 기억하고 싶은 정보를 불러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떠올리기’에 용이한 도구인 가변적 단서를 잘 사용하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중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잘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 ‘내가 이 내용을 잊어버릴까?’ ‘어느 시점부터 수업 내용을 회상하지 못할까?’ 같은 질문보다 ‘내가 현재 잘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익숙하다. 학교에서 혼자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책상에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바로 눈앞의 정보를 외우기만 하는 공부법으로는 기억을 인출하는 연습을 할 수 없다. 이런 학습 방법 자체가 실패를 경험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기억할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잊어버릴 것인가’를 질문하라」 중에서

구매가격 : 12,000 원

늘어놓고 싸서 굽기만 하면 끝나는 레시피

도서정보 : 저자 :우에다 준코 역자 : 김경은 / 21세기북스 / 2019년 07월 30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오븐용 시트를 올린 후 그림대로
재료를 늘어놓고, 싸서 굽기만 하면 완성!”





도서 소개

그림 위에 오븐용 시트를 올린 후
재료를 늘어놓고, 싸서 굽기만 하면 완성!

맛있는 한 끼 식사를 먹고 싶은 마음은 크다. 그러나 항상 마음은 현실 앞에 약해진다. "복잡한 요리를 할 수 있을까? 이것저것 필요한 재료가 너무 많아서 시작도 못하겠는데? 설거지 하는 건 너무 귀찮은 일이잖아..." 등등 생각이 꼬리 물듯 이어진다. 맛있는 한 끼 식사와 바꿔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결국 배달앱을 켜거나 편의점으로 향하곤 한다. 그런데 만약 최소한의 재료로, 최소한의 과정을 거쳐 완벽한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면? 뒷정리도 크게 필요 없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요리, 한번 도전해 보지 뭐!"라는 마음이 강해진다.

〈늘어놓고 싸서 굽기만 하면 끝나는 레시피〉는 요리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에 불을 지핀다. 책에서 먹고 싶은 요리의 페이지를 편다. 그림 위에 오븐용 시트를 올린다. 그림 맞추기를 하듯 요리 재료를 늘어놓은 후 시트를 사탕 포장하듯 말아준다. 옆으로 두세 번 흔들고 오븐에 넣어 구우면 끝! 따로 플레이팅도 필요 없다. 예쁜 접시에 오븐용 시트 그대로 담아도 멋스럽다. 이제 남은 건 맛있게 먹는 일. 30분이면 완벽한 한 끼가 완성된다. 몸은 편하고, 입은 신나고, 건강에도 좋은 프랑스식 건강 레시피만 담았다. 이제 요리 한 번 해보자.




출판사 서평

읽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신감각 레시피

〈늘어놓고 싸서 굽기만 하면 끝나는 레시피〉는 요리 방법을 읽기보다 눈으로 보고 완성하도록 돕는다. 책 위에 오븐용 시트를 펼치면 식재료가 그대도 보인다. 그 모양을 따라 재료를 놓고 시트를 싸서 굽기만 하면 요리 완성! 일본과 서양, 에스닉 등 다양한 스타일의 프랑스식 요리 레시피가 소개되는 것도 장점이다. 입맛에 맞게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건강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요리 초보자도, 어린이도 완성할 수 있는
프랑스식 간단 레시피

포인트 1. 간단하다
식재료를 잘라, 그림처럼 늘어놓고 굽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요리를 못하는 사람에게 맞춤 레시피 북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요리법으로도 추천!

포인트 2. 정리가 즐겁다
오븐, 전자레인지 등으로 만들기 때문에 뒷정리가 편하다. 완성된 요리는 오븐용 시트 그대로 그릇에 올려 두고 먹어도 되니 설거지도 거의 없다.

포인트 3. 맛있다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요리법이다. 수분을 놓치지 않고 가열 조리가 가능하므로 재료의 맛이 온전하게 살아난, 건강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책속으로

책 위에 오븐용 시트를 펼친 후 보이는 그림대로 재료를 늘어놓고 싸서 굽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됩니다. 프랑스에서 발견한 색다른 아이디어를 참고해 일식, 양식, 중식, 에스닉풍 등 다양한 요리에 응용했습니다. 부디 즐겁게 만들어 보기 바랍니다.

“누구나 간단하게 싸서 굽기만 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 프롤로그 중

구매가격 : 14,400 원

잠중록 3

도서정보 : 처처칭한(Qinghan CeCe) / arte / 2019년 05월 2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1, 2권에 이어,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 3』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목숨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검은 그림자
그리고 어두운 과거의 기억과 불길한 미래를 예언하는 수수께끼

드디어 황재하는 가족 독살 사건을 재조사하기 위해 이서백과 함께 고향 성도로 향한다. 둘은 여름 풍경 속에서 말을 달리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지만,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객들의 습격을 받는다. 이서백은 쏟아지는 화살 속에서 황재하를 보호하다 큰 부상을 입고, 황재하는 목숨이 위태로워진 이서백을 극진히 보살펴 살려낸다. 부상을 회복하고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깊은 산중에 숨어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 더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자객의 추격을 피해 간신히 성도로 들어선 황재하와 이서백을 맞은 것은 기녀 부신원과 공자 온양의 정사(情死) 사건이다. 혼인을 앞둔 행복한 연인의 동반 자살에 수상함을 느끼고 사건을 조사하던 중, 부신원의 유품에서 우선이 황재하에게 선물했던 옥팔찌가 발견된다. 우선이 직접 주문 제작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팔찌다. 황재하는 성도에서 재회한 우선에게 넌지시 떠보지만, 우선은 그에 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듯하다.
한편, 이서백이 초청받은 사군부 연회에서 신임 판관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연회가 무르익어 기녀의 황홀한 검무가 펼쳐지고 모두가 그 모습에 정신을 빼앗긴 순간, 판관의 숨이 쥐도 새도 모르게 끊어진 것이다. 엄선된 소수의 인원만이 참석한 연회였기에 참석자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진상을 파헤치던 황재하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건에서 가족 독살 사건의 실마리를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는데……. 숨겨진 그날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마침내 황재하는 가족 독살 사건의 진범을 밝힐 것인가!

“사실 너는 웃으면 정말 예쁘다. 매일 이런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길 바라마.”
“그럴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제게도 정말 올까요?”


핏빛 운명을 딛고 일어나 어둠과 맞서는 여자
밝은 별처럼 여자를 향해 빛을 비춰주는 남자
서로의 곁을 지키는 단 하나뿐인 인연

『잠중록 3』에서 가장 눈여겨볼 포인트는 바로 황재하와 이서백의 달라진 관계다. 이제까지 황재하에게 이서백은 든든하고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이었고, 이서백에게 황재하는 보호해줘야 할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그 어떤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처하던 이서백이 자객의 습격으로 중태에 빠지고, 황재하가 그런 그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황재하는 독에 중독되어 싸늘하게 식어가는 이서백을 밤새 껴안아 자신의 체온으로 데우고, 무방비한 그에게 무릎베개를 하고 약을 먹인다. 지옥 같은 밤이 지나고 되살아난 이서백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황재하를 보고 처음으로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이서백은 아무도 믿지 않고 이제껏 홀로 고독하게 살아왔지만, 이 일을 계기로 황재하에게만은 마음을 열고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산중에서 보낸 이 며칠을 이렇게 회상한다. “내 평생에 진정한 평안을 누렸던 때는 너와 함께 산속을 도망치며 상처를 돌보면 그 몇 날이 유일하지 않은가 한다.” 세상 모든 시름이 사라지고, 과거와 미래 또한 중요치 않아지고, 나무 그늘 아래서 그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던 그 나날이 이서백의 가슴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세상 사람들은 이서백을 두고 천하에 따를 자 없는 왕제라 우러러 칭송하고 부러워했지만, 정작 본인은 부황과 형님들의 잇따른 사망 후 긴 세월을 언제나 불안과 염려 속에서 살아야 했다. 황재하는 이번 자객의 습격을 두고도 ‘누가 사주한 것인지 짐작된다.’며 묻어두려는 이서백을 보고, 그가 어째서 그처럼 냉정한 사람이 되었는지 깨닫는다.

“평생 초조와 염려 속에 살 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그런 내 앞에…… 네가 나타났다.”
“제가 전하 곁에 있겠습니다. 반드시 전하 곁에서 그 비밀을 밝히겠습니다.”

황재하에게 가족 독살 사건이라는 미스터리가 얽혀 있듯 이서백에게도 인생을 황량하고 쓸쓸하게 만드는, 진실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가 하나 얽혀 있다. 부황이 죽고 이서백이 혼자 성벽 위를 거닐던 어느 날 밤, ‘환잔고독폐질(鰥殘孤獨廢疾)’이라고 쓰인 종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홀아비, 장애, 고아, 무자식, 폐기, 질병’을 뜻하는 이 글자들 위로, 이서백이 해당되는 일을 겪을 때마다 핏빛 동그라미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모친이 죽은 날에는 고아를 뜻하는 ‘고’ 자에, 왼팔을 칼에 찔려 장애를 얻었을 때는 ‘잔’ 자에, 그리고 이번 3권에서 자객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을 때에는 ‘폐’ 자에 붉은 원이 나타났다. 부적은 부모도 아내도 자식도 없이 혼자 아픈 몸으로 병을 앓다 죽을 것이라고, 마치 이서백의 고통스러운 미래를 예언하는 것만 같다.
이 불길한 부적을 보고도, 황재하는 이서백에게 햇살과 같은 미소를 지으며 결연히 말한다. 이건 그저 귀신의 짓으로 꾸민 사람의 짓일 뿐이며, 자신이 이 부적의 비밀을 밝혀 운명을 또렷이 볼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그리고 그때까지 반드시 곁에 있겠다고.
황재하의 소녀 시절을 아름답게 물들여준 우선, 황재하로 인해 모욕을 당하고도 그녀 곁을 떠나지 않는 왕온, 성도에 포두로 부임해 황재하를 돕는 주자진, 충성스러운 부하 경육과 장항영까지. 황재하와 이서백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모든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사실 너는…….” 다시 이서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백은 다음 말을 한참 머뭇거리더니 결국 입 밖에 내었다. “웃으면 정말 예쁘다.”
황재하는 놀라고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이서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건 오히려 내가 하고 싶던 말 아니야?’
“너희 집안 사건을 해결하고 나면…… 너도 기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때가 되면, 다시는 무겁고 슬픈 표정은 짓지 말고, 매일 이런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길 바라마.” 이서백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날을 위해 내 온 힘을 다해 널 돕겠다.” _65쪽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그 비밀을 알려줌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음모 속으로 황재하를 끌어들였다. 어쩌면 가족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고, 누명을 벗게 되어도 황재하는 운명적으로 계속해서 그와 함께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는 그에게서 빠져나올 수 없을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이미 모든 것이 달라졌으니까.
그와 그녀가, 이미 달라져 있었으니까. _133쪽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어쩌면 내 평생에 진정한 평안을 누렸던 때는 너와 함께 산속을 도망치며 상처를 돌보던 그 몇 날이 유일하지 않은가 하는.”
황재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이서백을 쳐다보았다.
“비록 목숨이 경각에 달렸었지만, 그때 처음으로 이 세상의 모든 시름이 사라진 것만 같았고, 나의 과거와 미래 또한 조금도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오로지 우리 둘만이 나무 그늘 아래를 걸어 앞으로 나아갔고,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온 햇살이 우리를 비추었지. 그 햇살 하나하나가 찬란하게 반짝거리며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_345쪽

“하지만 제가…….” 황재하는 이서백의 얼굴을 응시하며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불어오는 밤바람과 흔들리는 불빛에 홀린 듯, 황재하가 손을 내밀어 이서백의 손등을 살며시 감싸 쥐며 진지하게 말했다. “제가 전하 곁에 있겠습니다. 반드시 전하 곁에서 그 비밀을 밝혀, 전하께서 다시는 짙은 안개 속에 빠지지 않도록 전하의 눈을 가리는 구름들을 모두 몰아내고, 전하께서 스스로의 운명을 뚜렷하게 보실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황재하는 마치 맹세의 말이라도 하듯, 더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_347쪽

황재하 곁을 지나치던 이서백이 갑자기 고개를 숙여 황재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 곁에 있겠다고 한 말, 기억하고 있다.”
이서백이 거침없이 가볍게 던진 그 한마디에 황재하는 가슴에 얹혀 있던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쑥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황재하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띠고 대답했다. “네,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_412쪽

이서백은 손을 들어 황재하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주었다. 떨리는 몸에 이서백의 손이 닿은 순간, 그 맞닿은 부분을 통해 어떠한 힘이 이서백 손에서 황재하의 어깨로 흘러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그 힘은 거대한 용기로 변해 금방이라도 산산조각 날 것만 같던 황재하의 연약한 몸을 진정시켜주었다.
이서백은 고개를 숙여 황재하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두려워 말거라. 내가 여기 있지 않느냐.” _442쪽

황재하는 난처해하며 얼굴을 반대쪽으로 돌렸으나, 이서백은 오히려 황재하의 귓가에 더 가까이 다가가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있으니.”
순간 황재하의 가슴이 심하게 요동쳤다. 구름처럼 피어오르던 걱정과 염려는 이서백의 그 한마디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_528쪽

구매가격 : 12,800 원

퇴근하고 강릉 갈까요?

도서정보 : 어반플레이 / arte / 2019년 07월 23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쉼표가 필요한 순간, 검색으로는 만날 수 없는 강릉의 얼굴을 만나보세요.

도시문화콘텐츠 그룹 어반플레이가 강릉의 특별한 곳곳을 안내합니다.





◎ 도서 소개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반차 쓸까 말까 고민한 사람,
잦은 야근 때문에 휴가 하루 전까지 짐도 못 싼 사람,
주말에 훌쩍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 싶은 사람, 당신인가요?

문득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쉼표의 도시’ 강릉으로 당신을 안내할
가볍고 알찬 여행서가 나왔습니다.

쉼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머리가 멍해진 채 퇴근길 버스에 올라 가만히 창밖만 바라볼 때, 저녁도 먹지 못하고 야근한 뒤 집에서 라면 물을 올릴 때, 연말이 다가오도록 쌓인 연차를 쓰지 못해 애면글면하고 있을 때, 지금 당장 나를 찾지 않는 곳 어디로든 떠나지 않으면 안 되겠을 때. 그러나 막상 어디론가 떠나자니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 바다? 섬? 휴양림? 막연할 뿐이다. 이럴 때 하루 또는 이틀 시간을 내서 훌쩍 다녀오기 좋은 곳이 있다. 바로 쉼표의 도시이자 바다와 솔숲, 호수를 모두 볼 수 있는 곳, 강릉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경강선이 개통되어 KTX를 타면 서울에서 강릉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퇴근하고 바로 기차에 올라도 무리없이 강릉에 다녀올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하루이틀 반짝 시간을 내서, 그것도 제대로 계획을 짜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기에, 가고 싶은 곳을 바로바로 안내할 최소한의 가이드는 필요하다.

사실 강릉은 유명한 여행지이기에 맛집 정보는 기차에서도 검색하여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인기 있는 식당은 사람이 몰려 한두 시간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급히 먹어야 할 가능성이 높고, 너무나 정보가 쏟아지기에 오히려 검색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 때도 있다. 인터넷에 나오지 않는 강릉 여행 정보를 엄선하여 잘 소개하는 책을 원한다면, 저자인 도시 문화 콘텐츠 기업 어반플레이가 강릉 곳곳을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한 뒤 큐레이션한 『퇴근하고 강릉 갈까요?』가 최고의 가이드 역할을 해줄 것이다.


강릉은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만
나온 곳이 아니에요.
강릉에 빠진 ‘영화감독 조성규’와 ‘로케이션 매니저 김태영’이
영화와 드라마에 담았던 강릉의 특별한 곳곳을 이야기합니다.

인터넷에 나오지 않는 곳을 찾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현지 사람들 또는 그들만큼 동네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들을 어반플레이는 ‘로컬 큐레이터’라고 부른다. 이 책에서 강릉의 특별한 곳곳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준 로컬 큐레이터는 ‘로케이션 매니저 김태영’과 ‘영화감독 조성규’이다. 모두 영화 촬영을 위해 강릉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사소한 곳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꼼꼼히 인터뷰하여 책에 실었다.

로케이션 매니저는 영화, 드라마 등의 촬영지를 찾아 전국 어디든 돌아다닌다. 매일 200km 이상 운전하고,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곳까지 다니며 영상이 감독의 의도대로 최대한 구현될 수 있도록 한다. 한국에 로케이션 매니저가 50여 명 있는데 김태영 매니저는 그중 처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3000여 편의 영화 · 드라마 · CF 등의 촬영지 섭외를 담당하며 약 190만 장의 사진을 쌓아왔으며, 그 경험과 노하우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루트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국내 1호 로케이션 매니저이자 강릉 옆 동해시 바닷가가 고향이기도 한 그가 전하는 강릉 이야기에 신뢰가 가는 이유다.

서울 사람인 영화감독 조성규는 10년째 강릉을 찾고 있다. 다녀도 다녀도 끊임없이 솟아나는 강릉의 매력에 빠진 탓이다. 이렇게 발견한 강릉 곳곳을 그는 꾸준히 영화에 담아왔고 2018년 여름 여섯 번째 강릉 배경 영화 촬영을 마쳤다. 그는 도대체 강릉의 어떤 면에 빠졌기에 강릉을 10년 동안 질리지도 않고 다니고 있는 것일까? 그는 강릉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뿌리가 단단한 도시”라고 말한다. 신라시대에는 ‘하슬라’라고 불렸고, 고려 · 조선시대 관아인 ‘대도호부관아’가 있을 뿐 아니라 한옥과 적산가옥 등이 잘 보존되어 다양한 시간의 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바닷가에는 어촌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녹색도시체험센터’ 등 최신식 건물이 생겨 다양한 건축의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커피, 장칼국수, 막국수 등 강릉에서 유명한 것뿐 아니라 닭볶음탕, 순댓국 등 일반적인 음식 모두 손색이 없는 곳이 강릉이라고 말한다. 모두 그가 직접 발품을 팔아 먹어보고 발견해낸 것들이다. 그가 영화에 녹여낸 강릉의 모습과 아직 담아내지 못해 차고 넘치는 강릉의 이야기 모두를 책에 담아 다른 강릉 여행서와 차별화를 꾀했다.


국가문화재에서 손님을 넉넉히 품어주는 쉼터로,
300년 고택 선교장의 장주 이강륭 인터뷰와
한옥에서의 하룻밤 에세이도 담았습니다.

강릉은 한옥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헌, 허난설헌 생가, 강릉향교, 강릉대도호부관아 등 문화재부터 서지초가뜰, 카페 교동899, 400년집 초당순두부 등 개인이 보존하고 관리해온 곳도 많다. 이 책에서 어반플레이는 300년 고택 선교장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었다. 이곳은 〈식객〉 〈관상〉 〈상의원〉 〈사임당, 빛의 일기〉 등 수많은 사극의 촬영지로 쓰일 만큼 멋스러운데, 국가지정문화재이면서 동시에 밤에는 숙박객에게 개방해 한옥 스테이를 할 수 있도록 내어주는 강릉의 대표 한옥이기도 하다.

선교장 장주 이강륭을 인터뷰했다. 선교장에서 태어난 그는 그의 조부에게 들은 선교장의 역사와 가문의 가치관, 어린 시절 연꽃이 피던 이야기와 흉년에 이웃을 위해 곳간을 연 이야기, 평창동계올림픽 때 IOC위원들이 찾아와 잘 묵고 갔다는 이야기를 두루 들려주었다. 강릉 역사의 한 흐름을 한 사람의 입을 통해 고스란히 들은 것이다.

선교장 1박2일 한옥스테이 체험기도 실었다. 강릉 시내에서 묵을 곳이 필요할 때 300년 대갓집의 정취를 느끼며 조용히 하루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한 지면이다. 하룻밤 취재 및 체험 차 선교장을 갔던 담당에디터는 이곳에서 온전히 “객의 마음”이 되었다고 말한다. 선교장에서 마련한 물통과 이불 등 어느 하나 온기가 배어 있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이를 통해 선교장이 그를 귀한 손님처럼 대하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느 숙박시설과는 달리 혼자 있었음에도 전혀 적적하지 않았다고 에디터는 썼다. 불확실한 미래와 불확실한 관계 때문에 바다에 가서 자주 위로받던 이들이라면, 이 에세이를 읽고 온전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이 바다 말고도 더 있다는 점에 관심이 갈 것이다.


하루 또는 이틀이면 충분할
나의 나들이,
오늘 저녁은 강릉에서 먹어요.

인터뷰이가 추천한 곳, 영화 및 드라마에 나온 곳 등, 인터뷰와 에세이에 마저 담지 못한 이야기는 ‘루트 큐레이션’과 ‘중요 여행지 50곳’을 통해 소개한다.

‘루트 큐레이션’ 지면에서는 ‘사천’ ‘명주’ ‘옥계에서 심곡까지’로 여행 루트 세 가지를 소개한다. 영화 속 촬영지와 인터뷰이 추천 장소를 중심으로 취재한 뒤, 담당 에디터가 현지에서 보고 들은 정보와 묶어 1박2일 여행 루트로 큐레이팅한다. 바다와 시내, 유명한 곳과 한적한 곳 등 강릉의 세 가지 얼굴을 두루 보여줄 수 있는 곳들을 기준으로 묶었다. 살펴본 뒤 그대로 따라 여행하면 만족할 만한 여행이 될 것이다.

‘중요 여행지 50곳’에서는 인터뷰와 에세이, 루트 큐레이션에서 자세히 소개하지 못했으나 강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을 소개한다. 주문진, 초당, 병산, 정동진 등 지역별로 묶고 각 지역의 볼 거리, 먹거리, 숙소 등을 두루 소개하니 가보고 싶은 곳을 콕콕 집어서 다니기 좋다. 어반플레이가 창립 이후 부지런히 쌓아온 강릉에 대한 정보도 담아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만나기 어려운 강릉의 매력을 소개하는 책의 장점을 강화했다.

하루 이틀 시간을 내서 훌쩍 다녀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반플레이가 큐레이션한 루트를 고스란히 따라가도 좋고, 소개된 곳을 마음대로 엮어서 다녀도 좋다. 문득 떠나고 싶은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을 때, 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씨앗 삼아 ‘강릉앓이’에 빠지는 사람이 늘어나 각자의 강릉 이야기를 이곳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책 속에서

선교장 1박2일 한옥스테이 체험 에세이_「낯선 여행지의 익숙한 밤」 중에서

바다를 보고 싶은 날에는 강릉을 찾았다. 비록 오가는 기차에서도 걸려오는 전화와 쌓여가는 메일을 외면하지 못했지만, 강릉에 있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비우고 그저 너울거리는 파도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내게 강릉은 쉼표의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그 바다마저도 충분치 않은 날이 있었다. 불확실한 미래와 그보다 더 불확실한 관계들. 많은 것이 흔들릴 때, 다시 짐을 꾸려 강릉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나를 내버려두기보다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돌보아줄 곳을 찾았다. 그렇게 묵게 된 선교장에서의 하룻밤은 온전히 나를 돌보는 시간이었다. (88쪽)

미리 주문한 ‘초당두부정식’은 참 정갈했다. 어느 반찬 하나 과한 것이 없어 이른 아침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누군가 정성스레 차려준 아침밥을 먹는다면 이런 느낌이겠지, 생각하며 음식을 꼭꼭 씹었다.
그릇을 모두 비우고 나오는 길, 마음이 한 뼘쯤 너그러워진 것 같았다. 아침에 먹은 따뜻한 음식 덕분인지, 아니면 너른 집에서 여유를 만끽한 덕분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또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면 선교장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101쪽)


김태영 로케이션 매니저 인터뷰_「여행이며 여행이 아닌」중에서

고향이 강원도 동해라고 하셨어요. 동해 사람인 대표님에게 강릉은 어떤 곳인가요?
강릉에는 고모가 살았어요. 강릉 부잣집 막내아들인 고모부에게 고모가 시집을 가면서 살게 된 거죠. 그래서 어렸을 때 고모댁 간다고 하면 서울 가는 것처럼 좋았어요. 집이 워낙 좋아서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요. 어릴 땐 터미널에 내려서 고모댁까지 가는 데 시간이 꽤 걸리곤 해서 강릉이 엄청 큰 도시인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어서 차로 한번 돌아보니까 별로 크지 않더라구요.(웃음) 로케이션 매니저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강릉은 아주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이에요. 오죽헌, 허난설헌 생가 등 고택이 주는 중후함이 크죠. 요즘은 커피를 중심으로 세련된 분위기가 자리를 잡고 있구요. 작은 창고나 동네 골목길에 있는 방앗간, 한옥 등이 카페로 많이 바뀌는 추세잖아요. 또 소나무와 바다, 호수가 어우러진 곳을 찾으라면 강릉밖에 없기도 하구요. (33쪽)


조성규 영화감독 인터뷰_「렌즈 안팎에 담아온」중에서

강릉을 10년 째 다니는 건데, 어떤 면이 그렇게 좋으신가요?
이곳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해요. 뿌리가 단단한 도시랄까요. 이런 도시는 단연코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없어요. 제가 주로 영화를 많이 찍었던 명주로 뒤쪽은 ‘하슬라’라는 이름으로 신라시대부터 있던 지역이에요. 조선시대 관아도 있고 일제강점기 때 적산가옥, 중국식 가옥, 한국 50년대 이후 양옥집까지 다 존재해요. 중간 중간 많은 집이 카페로 바뀌는 게 아쉬워요. 최근에는 올림픽까지 열리면서 현대식 건물과 아파트가 많이 생겼지만 아직도 바닷가에는 어촌 마을이 있는 점도 좋구요. (43~44쪽)

보통 여행은 마음먹고 가야 하는 거잖아요. 일상이 빡빡해서 여유 내기도 쉽지 않구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갈 수 있는지 궁금해요.
한때 일에 파묻혀 살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제가 한창 영화 수입하러 다닐 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쟤 또 외국 갔다. 좋겠네” 이렇게 말했어요. 그런데 아니거든요. 일하러 가는 거였고, 영화 계약할 때마다 150만 불에서 200만 불이 오가서 스트레스가 엄청 심했어요. 하루도 쉰 적이 없었고 쉬면 불안했어요. 2~3년 전에 일을 다 정리했을 때도 한 번에 잘 안 되더라구요. 그 뒤로 계속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려 노력해서 지금은 더 널널하게 다니게 되었어요. 요즘은 짐도 거의 없이 가요. 정말로 아무것도 챙기지 않는 거예요. 잠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요. 마음의 문제인 거 같아요. (44쪽)


이강륭 선교장 장주 인터뷰_「시간의 더께에 깃든 고귀한 마음」 중에서

개인의 집에서 숙박을 제공하게 된 이유도 궁금했어요.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일반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내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오면 좋아해요. 그들에게 한국의 옛날 집은 초가집이거든요. 이런 장원이 있는 줄 잘 몰라요. 그런데 선교장에 오게 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는 거죠.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IOC위원들도 찾아왔는데 아주 좋아했어요. (78쪽)

여기에서 자라셨으니 얽힌 추억도 많을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어디이신가요?
바로 이 자리, 활래정을 가장 좋아해요. 1816년에 지어졌으니 200년이 조금 넘었네요. 활래정은 할아버지가 여름에 사용하시던 곳이에요. 겨울은 열화당에서 지내셨고요. 이 연못이 400평이 넘는데, 여기서 여름이면 연꽃이 펴요. 어렸을 적, 학교 가기 전에 활래정 문을 딱 열면 연꽃이 뽀드득뽀드득 커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연꽃은 밤에 닫히고 아침에 벌어지는 꽃이거든요. 그래서 연의 향기가 그득했죠. 정말 최고의 명당자리예요 여기가. (81쪽)

구매가격 : 11,200 원

오늘을 쓰담쓰담

도서정보 : 모쿠모쿠 / arte / 2019년 07월 17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계속 곁에 있었어, 너는 몰랐겠지만

트위터 20만 팔로워의 마음을 사르르 녹인 다정한 친구들이 온다!





◎ 도서 소개

‘다정한 사람에게는 다정한 일들만 일어나기를’
지친 당신에게 전하는 다정한 친구들의 위로
『오늘을 쓰담쓰담』은 지금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모쿠모쿠의 그림 에세이다.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흰곰, 쓰다듬어주는 손길을 아주 좋아하는 토끼, 언제든 나타나 곤란한 일을 처리해주는 바다표범 등 ‘다정한 동물 친구들’의 작지만 상냥하고 예쁜 마음을 그린다. 한 번도 자기 앞으로 온 편지를 받아보지 못한 우체통의 마음, 드라이브를 해본 적 없는 눈사람의 마음, 햇살을 받아본 적 없는 우산의 마음 같은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은 마음을 보듬는 동물 친구들의 너무 무해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혹은 있는지도 몰랐던 외로운 마음들을 하나하나 보살피는 ‘다정한 동물 친구들’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다정한 사람에게는 다정한 일만 일어나기를 마음 깊이 바라게 된다. 친구들의 행복을, 또 그들이 마음 쏟은 많은 이들의 안녕을 저절로 기도하게 된다.

계속 곁에 있었어, 너는 몰랐겠지만.
고된 하루를 보낸 당신의 오늘을, 쓰담쓰담
모쿠모쿠라는 닉네임으로 그림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 산업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전업주부가 되었다. 퇴사 후 여유로운 일상도 잠시, 집안일과 육아에 치이다보니 ‘한숨 돌리는 시간’이 절실했다. 그렇게 트위터에서 처음 그리기 시작한 ‘다정한 동물 친구들’은 무기력했던 시절 저자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었고, 마침내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했다. 일상엔 점점 활기가 돌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정한 동물 친구들의 예쁜 마음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인형, 손목시계 등 각종 굿즈가 쏟아져나왔고, 캐릭터를 본따 만든 디저트를 만든 카페도 생겼다. 이렇게 수많은 분야에서 콜라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다정한 동물 친구들’은 명실상부 지금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캐릭터다.
저자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전해준 작은 배려와 응원으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기에, 다정한 동물 친구들을 통해 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하려 한다. 고된 하루를 보낸 당신을 꼬옥 안아주는 동물 친구들과 함께라면 우리는 언제든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게 오늘도 당연하게 곁에 있을 때
그게 바로 행복일 거야
늘 곁에 조용히 머물고 있어서 모르는 것들이 있다. 햇살과 산들바람이 그렇고, 엄마가 그렇다. 시원한 물, 개운한 샤워, 뽀송한 이불, 달콤한 아이스크림… 주변엔 우리를 단숨에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여전히 곁에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존재를 알아채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것들로 눈을 돌려보고, 아주 작은 다정한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 곁엔 동물 친구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의 작지만 너무 따뜻한 마음에 하루의 온 피로가 녹아내릴 게 분명하다.

구매가격 : 10,400 원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도서정보 : 김정운 / 21세기북스 / 2019년 05월 1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불안 없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슈필라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몸으로 제안하는 슈필라움의 심리학
그리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꾸게 해주는 24개의 키워드와 통찰

2012년,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돌연 자신이 ‘지난 50년’ 동안 떠밀려 살아왔음을 깨닫고 ‘앞으로의 50년’ 동안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러고는 교수라는 안정적 고위직을 박차고 그림 공부를 하러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그가 ‘나름 화가’로 다시 돌아와 머무르기로 선택한 곳은 서울이 아니라 여수다. 왜 여수여야 했을까?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는 김정운이 여수에서 바다를 마주한 채 쓰고 그린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 ‘슈필라움’에 대해 언급한다. 독일어에만 있는 단어인 슈필라움(Spielraum)은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주체적 공간’을 뜻하는데 ‘물리적 공간’은 물론 ‘심리적 여유’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자기만의 슈필라움이 있어야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자존감과 매력을 만들고 품격을 지키며 제한된 삶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우리가 밀집 장소에서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려 하고, ‘내 공간’을 어떻게든 마련하여 정성껏 가꾸며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이유이다. 이는 현대인이 나만의 ‘케렌시아’를 추구하는 트렌드를 해석하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김정운은 여수에서 자신이 꿈꾸던 바닷가 작업실 ‘미역창고(美力創考)’를 찾기까지의 여정을 들려준다. 그리고 24개의 키워드(‘시선’과 ‘마음’, ‘물때’와 ‘의식의 흐름’, ‘미역창고’와 ‘바닷가 우체국’, ‘불안’과 ‘탈맥락화’, ‘열등감’과 ‘욱하기’, ‘삶은 달걀’과 ‘귀한 것’, ‘기억’과 ‘나쁜 이야기’, ‘감정 혁명’과 ‘리스펙트’, ‘민족’과 ‘멜랑콜리’, ‘아저씨’와 ‘자기만의 방’, ‘저녁노을’과 ‘올려다보기’, ‘관대함’과 ‘첼로’)를 통해 그 슈필라움이 현대인에게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하여 우리는 어떤 삶을 새롭게 꿈꿀 수 있는지에 대해 통찰한다.


“삶이란 지극히 구체적인 공간 경험들의 앙상블…
공간이 문화이고, 공간이 기억이며, 공간이야말로 내 아이덴티티다!”
—귀농, 귀촌, 텃밭이 우리 슈필라움의 전부일 수는 없다

아무리 드넓은 공간을 물리적으로 소유해도 그곳이 슈필라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값비싼 과시용 가구들로 그 공간을 가득 채운다고 해도 슈필라움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주체적 개인의 아이덴티티가 취향과 관심으로 구체화돼야 비로소 진정한 슈필라움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서라면 아무리 보잘것없이 작은 공간이라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정말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으면서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 하루 종일 혼자 있어도 전혀 지겹지 않다. 무엇보다 온갖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다.
나만의 슈필라움에서는 타인의 시선이 함부로 나에게 개입할 여지가 없다. 나를 관찰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내 시선으로 관찰하는 일이 가능해져야 삶과 사회를 주체적으로 조망하고 행복의 지평을 자율적으로 개척할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은 ‘감시’로 작동하는 순간 내 몸과 마음을 불안하게 옥죄는 치명적 공포에 지나지 않는다. 내 존재는 나를 감시하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초라하게 쪼그라든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고려는 “언제나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타인을 이해하고 싶을 때 전제돼야 할 요소일 뿐이다.
자기 자동차 앞을 양보하면 인생 끝나는 것처럼 절대 비켜주지 않으려는 한국 남성들이 〈나는 자연인이다〉에 채널을 고정하는 이유는, 타인의 감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슈필라움에서 ‘시선의 자유’를 쟁취한 자연인들이 부럽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연인’이 될 용기도 없는 그들은 현재 유일한 슈필라움인 자동차 운전석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며 그마저 부정당하지 않으려고 아득바득 내 앞을 지키는 데 사력을 다한다. 은퇴 후 ‘귀농, 귀촌, 텃밭’을 꿈꾸면서. 그러나 그게 슈필라움의 전부일 수는 없다. “삶이란 지극히 구체적인 공간 경험들의 앙상블”이라고 생각하면 나의 ‘아이덴티티’이고, ‘기억’이며, ‘문화’인 공간을 언제까지나 자동차 운전석이나 텃밭으로만 한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라!
구체적으로 애쓰지 않으면 행복은 결코 오지 않는다
—김정운의 슈필라움 ‘미역창고’ 이야기

‘미역창고(美力創考)’는 김정운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로망으로 간직해온 공간으로, 여수라는 낯선 곳에서 혼자 좌충우돌하면서 만들어가는 ‘바닷가 작업실’이다.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듣고 싶은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내 공간’, 바로 눈앞에서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슈필라움에 대한 그의 ‘공간충동’이 구현된 결과이다. 무소유를 주장하고 실천한 법정 스님조차 ‘깨끗한 빈방’에 대한 이 공간충동을 평생 어쩌지 못했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는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공간은 물리적으로 비어 있는 ‘수동적 공간’이 아니다. 그 공간에 주인으로 머무르는 인간과 상호작용하여 그가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자기 이야기’를 창조하도록 돕는 ‘적극적 공간’을 일컫는다. 그렇게 창조된 이야기는, 타인의 무책임한 평가나 애꿎은 비난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나 자신과 세상을 관찰하고 성찰한 ‘내 이야기’일 것이다. 즉 공간이 우리의 남은 이야기들을 좌우하므로 남은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운은 자신의 행복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가기 위해 ‘비싼 것’이 아니라 ‘좋은 것’, ‘추상적 교환가치’가 아니라 ‘구체적 사용가치’를 찾아 서울에서 일본으로, 다시 여수로 인생의 자리를 옮겼다. 96퍼센트의 공연한 걱정은 제목을 붙여 노트에 적고 ‘가나다순’으로 정리하여 대처하고,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싫은 것 ․ 나쁜 것 ․ 불편한 것’은 하나씩 제거하고, 인류의 불안 극복기로 가득한 미술관 ․ 박물관이나 삶의 시간을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음악회를 찾아가고, 귀한 ‘책’에 침을 발라가며 밑줄을 긋는다. 잘 안되는 ‘어쩔 수 없는 시간’도 있음을 받아들이고, ‘리스펙트’를 토대로 ‘나와는 언제나 다른 생각을 하는’ 타인과 의사소통의 상식적인 순서를 주고받으며, 멀리 보고 자주 올려다보면서 구불구불 돌아가며 살아가려 애쓴다.
행복한 인생에 좀 더 실천 가능한 구체적 방식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김정운이 자신만의 슈필라움에서 쓰고 그리면서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일은 ‘책’을 매개체로 하는 ‘자신과의 내적 대화’, 즉 ‘생각’이다. 이 책에 담긴 에세이와 그림은 그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그 ‘생각’을 토대로 현대인의 삶과 사회에 대해 쓰고 그려간 ‘진짜 이야기’들이다. 이제 당신의 슈필라움에서 당신이 창조하는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다.


◎ 책 속에서

시선은 곧 마음이다. 내 시선이 내 생각과 관심을 보여준다는 이야기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 눈의 흰자위가 그토록 큰 이유는 시선의 방향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흰자위와 대비되어 시선의 방향이 명확해지는 검은 눈동자를 통해 인간은 타인과 대상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함께 보기’다. 인간의 의사소통은 바로 이 ‘함께 보기’에 기초한다. (…) 그래서 인간은 남의 시선이 향하는 쪽을 반사적으로 따라 보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의사소통 장애인 자폐증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바로 ‘함께 보기’의 거부다. ‘훔쳐보기’는 자신의 시선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소통 거부의 집단적 자폐 증상이다. ―34~36쪽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섬의 내 작업실 공사는 그해 여름부터 시작되었다. 내 고독한 결정의 기준은 분명했다. ‘교환가치’가 아니라 ‘사용가치’다. 카를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는 망했지만,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구분한 경제학자 마르크스의 가치론은 여전히 유효하고 탁월하다. (…) 이른바 ‘사용가치’라는 ‘질적 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양적 가치’ 사이의 모순이다. ‘교환가치’는 내 구체적 필요와는 상관없는, 지극히 추상적 기준일 뿐이다. 한국 사회의 온갖 모순은 무엇보다도 주택이 ‘사는 곳(사용가치)’이 아니라 ‘사는 것(교환가치)’이 되면서부터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십 대 후반의 (…) 나이에도 내 ‘사용가치’가 판단 기준이 되지 못하고, 추상적 ‘교환가치’에 여전히 마음이 흔들린다면 인생을 아주 잘못 산 거다. 추구하는 삶의 내용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57~60쪽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 주고받기’다. 타인의 ‘순서’를 기다릴 수 있어야 진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는 바로 이 ‘순서 주고받기’를 제일 먼저 가르친다. 엄마가 인형 뒤에 숨었다가 갑자기 ‘우르르 까꿍’ 하며 나타나는 놀이는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문화에서 발견된다. (…) 오늘날 사방에서 ‘욱’하는 이유는 ‘성취’와 ‘경쟁’의 규칙들로만 지내온 세월 때문이다. (…) 자신의 ‘순서’를 빼앗긴 상대방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낳는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지내온 ‘순서 주고받기’라는 의사소통의 근본 규칙을 회복하지 않으면 이 분노의 악순환으로부터 결코 헤어날 수 없다. 조금만 차분하게 기다릴 줄 알면 그렇게까지 ‘욱’할 일은 별로 없다. ―105~106쪽

‘침 바르기’는 ‘존재 확인’의 숭고한 행위다. 우리는 ‘귀한 것’에 꼭 침을 바른다. 뭉칫돈이 생기면 우리는 한 장 한 장 침을 발라가며 돈을 센다.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어떻게 해서든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침을 바르고 싶어 안달 난다. 책도 마찬가지다. 전자책이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아날로그 책 읽는 재미를 따라갈 수 없다. 침을 바를 수 없기 때문이다. (…) 침 바를 일이 없으니 그렇게들 ‘분노와 적개심의 침’만 사방에 퉤퉤 뱉는 거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 ‘침 바르기’가 동반되는 독서는 ‘성찰적’이며 ‘상호작용적’이다. ―126~127쪽

우리가 ‘나쁜 이야기’에 매번 귀가 솔깃한 이유는 바로 이 원시적 본능이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잠시만 한눈팔아도 목숨이 날아가던 원시시대 이야기다. 문명화된 사회란 날것의 위험들을 제어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갖춰진 상태를 뜻한다. 그런데도 사방에 ‘나쁜 이야기’들뿐이다. ‘나쁜 이야기’에 끌릴 수밖에 없는 타인의 반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불안한 인간이 너무나 많은 까닭이다. 불안한 이들이 불안을 유포해 혼자만 불안하지 않으려는 아주 웃기는 현상이다. ―140쪽

화장실이나 목욕탕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다. 이런 곳에서 침을 뱉거나, 깊은 신음 소리를 내는 이들은 언제나 아저씨들이다. 에드워드 홀의 ‘공간학’에 따르면 45센티미터 이내의 거리는 엄마와 아기, 혹은 부부 사이와 같은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만 허용된다. 낯선 이가 이 거리 안으로 침입하면 몹시 불편해진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장소일수록 소변기 사이의 거리가 멀고, 칸막이가 쳐져 있는 거다. 소변기 앞에서 없는 가래를 뽑아내며 소리를 내는 이유는 심리적으로 몹시 불편하다는 뜻이다. 한때 폼 나는 ‘싸나이’였던 범재가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권력 공간’이 사라진 것에 대한 불안이다. ―194쪽

인간이 세상을 보는 기준은 항상 자기 몸이다. 어릴 적 그렇게 컸던 학교 운동장이 나이가 들어 찾아가보면 그렇게 작을 수가 없다. 그 넓었던 집 앞 ‘신작로’가 그렇게 좁을 수가 없다. 내 몸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의 작은 몸으로 본 세상은 크고 놀라웠다. 호기심에 가득 차 세상을 올려다봤다. 그러나 성인의 몸을 기준으로 보면 죄다 시시하고, 볼품없다. 지금 내 삶이 지루하고 형편없이 느껴진다면, 지금의 내 관점을 기준으로 하는 인지 체계가 그 시효를 다했다는 뜻이다. 내 삶에 그 어떤 감탄도 없이, 그저 한탄만 나온다면 내 관점을 아주 긴급하게 상대화시킬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220~221쪽

구매가격 : 17,600 원

잠중록 1

도서정보 : 처처칭한(Qinghan CeCe) / arte / 2019년 04월 0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너 역시 나처럼 운명을 믿지 않는구나.”

올봄, 당신을 설레게 할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조우정 주연, 2019년 최고의 중드 기대작!

* * *

중국 웹소설 베스트셀러 1위, 80만 부 판매!
인터넷 조회 1억 뷰, 소설 ․ 만화 저장 수 500만 명 돌파!





◎ 도서 소개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던 소녀가 황실로 숨어들면서 펼쳐지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전 4권) 1, 2권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남장으로 신분을 감춘 천재 탐정소녀 황재하,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냉담하고 무심한 황족 이서백, 이 두 사람이 해결해가는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과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이 소설은 중국의 인기 로맨스 작가 처처칭한의 대표작이다.
『잠중록』은 중국 문학 사이트인 텐센트 QQ 독서와 장웨(iReader)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조회수는 1억 뷰를 돌파했으며,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제작되었다. 현재 소설․만화 저장수 500만을 넘기고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주인공 조우정 주연의 드라마 또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잠중록(簪中录)’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황재하가 추리를 할 때 머리의 비녀를 뽑아 끼적이는 버릇과도 이어지는 제목이다. 과연 황재하는 기묘하고 잔혹한 사건들을 해결하고 누명까지 벗어 신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차갑지만 고고한 남자 이서백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올봄, 설레는 로맨스와 짜릿한 미스터리가 황금비율로 짜인 『잠중록』이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벼랑 끝에 몰리며 신분을 감추게 된 여자,
마음 한편에 알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완벽한 남자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운명적 만남!!

어릴 적부터 뛰어난 추리력으로 소문이 자자한 열일곱 소녀 황재하는 가족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당나라 수도 장안으로 간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도망치던 황재하는 황제의 아우 이서백의 마차에 숨었다가 정체를 들키고 만다. 이서백은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누명을 벗겨주겠다고 하고, 황재하는 제안을 받아들여 소환관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그의 곁에서 황실의 기이한 사건들을 풀어간다.
이서백이 지시한 황재하의 임무는, 살해한 이의 피로 메시지를 남기는 끔찍한 연쇄살인범을 막고, 궁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이서백의 예비 왕비를 찾는 것. 황재하는 천재적 추리력을 발휘해 진실을 쫓고, 이서백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사건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간다. 한편 매사에 냉담하고 무심했던 이서백은 황재하를 지켜보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느끼는데…….

“정말 저를 믿으세요? 진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그래,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너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중국 황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잔혹한 살인 사건
그리고 알 수 없는 분홍빛 마음의 행방

작가 처처칭한은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의 로맨스뿐 아니라 중국 황실의 어두운 면모를 치밀하게, 그러나 무겁지 않게 그려내면서 미스터리의 스릴 또한 놓치지 않았다. 처처칭한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필력의 로맨스 소설가로 이름이 높다. 『잠중록』은 그녀의 작품 중 유일한 추리물로, 이미 중학생이었을 적 얼개를 짜놨으며 이후 무려 13년에 걸쳐 집필을 준비했다. 긴 집필 기간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스토리는 탄탄하고 흥미진진하며 캐릭터는 조연 단 한 명까지도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독자는 읽는 내내 등장인물 곁에서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작가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로 당시 시대상을 완벽하게 되살린 덕택이다. 심지어 두 주인공, 황재하와 이서백은 당나라 실존인물이 그 원형인 독특한 캐릭터로, 각각 당나라 말기에 미제 사건을 여럿 해결한 남장여인 황숭하, 선종의 총명한 아들 기왕 이자를 모델로 창조되었다. 역사적 인물인 주인공들 곁에 시체 해부의 달인 주자진, 욕망의 화신 황후, 강직한 가문의 수호자 왕온 등 다양한 이들이 함께한다. 그리고 역사와 허구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는 가운데 황실의 비밀을 품은 미스터리는 점점 깊어진다.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비녀를 뽑아 썼는데,
지금은 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황재하와 이서백의 활약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는 이름하여 ‘사방안(四方案)’이다. 장안성 북, 남, 서쪽에서 세 사람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이 죽은 자리에는 각각 피로 정(淨), 락(樂), 아(我)라는 글씨가 남겨져 있다. 마지막 동쪽에서 또 한 명이 살해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이서백은 황재하에게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지시한다. 황재하는 세 글자의 비밀을 풀고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첫 번째 사건에서 먼저 황재하의 추리력을 맛보았다면 두 번째 ‘황실 혼사’ 에피소드에서는 문무를 겸비한 이서백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과거 이서백은 황실 장군으로서 반역도 무리에게서 소녀 두 명을 구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여인으로 성장한 소녀 둘이 이서백의 혼사에 예상치 못하게 얽혀 들어가고,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마술처럼 사라진 신부, 때마침 발견된 변사체,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황재하와 그녀의 맑고 투명한 눈빛에 시선을 빼앗기는 이서백, 그들을 둘러싼 황실의 숨겨진 비밀과 치열한 암투, 충격적인 반전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독자들이 보내는 찬사!
★★★★★ 사랑과 원한, 그리고 애증이 황재하의 그 얇디얇은 비녀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 추리소설임에도 복잡한 감정들을 교차시키며 엮어놓아 매 순간마다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바닷물과 화염을 맴돌던 나의 시각이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촉각으로 바뀐 것 같았다!
★★★★★ 『잠중록』은 담백하지만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책 속으로

칠흑같이 검고 그윽한 눈과 높고 곧게 뻗은 코, 굳게 다문 입술에서 세상에 대한 냉담함과 무관심이 엿보였다. 하늘색 비단옷에는 푸른색 구름 문양이 수놓여 있었는데, 원래는 부드러운 색깔과 무늬이지만 그의 몸에서는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 무심함과 냉담함 때문에 더욱 우아해 보이는지도 몰랐다. 기왕 이자, 자(字)는 서백. 작금의 황실에서 최고로 뛰어난 인물. 황제도 “서백이 있는 한 짐은 외롭지 않다”며 찬탄할 정도였다. _20쪽

“송구합니다. 항상 비녀를 여러 개 꽂았던 터라 뭔가를 끼적이고 싶을 땐 그중 하나를 뽑아 쓰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소환관 차림이라 비녀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이서백은 눈썹을 살짝 찡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재하는 이서백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긴 머리를 잡아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시켰다. 그 멀고 험한 길을 오는 내내 조금의 두려움도 없던 황재하건만,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도 모르게 수줍은 표정을 짓고 말았다. _56쪽

이서백은 이미 머릿속에 모든 것을 그린 황재하를 보며 순간 살짝 당황했다. “벌써 다 알아냈다고?”
“네, 제게 책력(冊曆)만 한 권 주시면 됩니다.”
창밖의 가벼운 바람이 가림막 사이로 천천히 불어 들었다. 서서히 방향을 바꾸던 햇살이 팔락이는 가림막 틈새로 들어와 황재하의 온몸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이슬처럼 맑고 깨끗한 두 눈이 마주 앉은 이서백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이서백은 순간 정신이 아득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좋다. 그럼 기대하지.” _59쪽

따뜻하고 그윽한 향기 속에서도 황재하는 지난날의 참혹했던 시간을 또다시 경험한 듯 온몸이 차가워져 호흡조차 힘겨웠다. 입술이 마치 바람에 시든 흰 꽃 같아, 몸에 걸친 진홍색 관복도 그 얼굴에 혈색을 더해주지 못했다. 황재하는 맞은편의 이서백을 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전하께서도 단지 그런 이유로 자신의 가족을 죽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서백이 한참 황재하를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누가 알겠느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특히 젊은 여인의 마음은 더욱 그러하지.” _87쪽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그래, 나는 너를 믿고, 너를 도와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너의 인생은 내게 맡겨야 할 것이다.”
만년설로도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함이 느껴졌다. _89쪽

“너는 내 수하이니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든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내가 처리해주지 못할 일이 있느냐?”
이서백은 다시 시선을 내렸다. 황재하가 그 얼굴을 살폈으나 이서백의 표정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런 파동도 없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청아한 얼굴, 분명히 황재하가 아는 기왕 이서백이 맞았다. 그런데 그 순간, 대나무 발을 통과한 금빛 햇살이 드리우고 매미 소리가 새어 들어오는 어빙각 안에서 황재하의 마음속에 이상한 파동이 일며 한 줄기 열기가 퍼졌다. _292쪽

문득 이서백은 텅 빈 하늘 같던 자신의 인생에 어느샌가 새하얀 구름이 덧칠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의 맑게 갠 하늘처럼 맑은 소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서백의 운명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부터였다. 서로 대립해도 좋았고, 얽히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이서백의 인생에서는 역시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며 서로를 잊는 게 제일 좋으리라. _293쪽

그 순간 어린 황재하가 왕온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얼굴이 뜻밖에도 양숭고와 하나로 포개어지더니 한 사람이 되었다.
황재하와 양숭고. 하나는 열네 살의 소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일고여덟의 환관이다. 하나는 여리고, 하나는 청아했다. 하나는 피부가 희고 자신감이 넘쳐 궁중에서도 빛났고, 하나는 야위고 허약한 낯빛에 늘 기왕 곁에서 조심스럽게 있었다. _ 341쪽

황재하는 미동도 없이 이서백을 바라보았다. 석양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디우와 나푸사는 기왕부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이라 기분이 좋은지 서로의 목을 비벼댔다. 말 위에 탄 두 사람도 자연히 서로에게 더 가까워져, 서로의 호흡마저 느껴질 듯했다. 황재하는 무의식적으로 말 머리를 돌려 이서백과 반 척 정도 거리를 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전하.”
석양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기다랗게 늘어졌다. 그토록 가까이 있건만, 두 그림자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_3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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