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백범의 길 - 조국의 산하를 걷다 2권
도서정보 : 도진순, 신복룡, 김상기, 한규무, 김용달 / arte / 2018년 08월 23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나는 내가 못난 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못났더라도 국민의 하나, 민족의 하나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쉬지 않고 해 온 것이다. “
— 김구
2019년 백범 김구 선생 서거 70주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3·1운동 100주년 기념
역사·정치 분야 전문가가 김구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역사 여행기
멀고도 험난한 노정이었다. 길도, 안내인도, 등불도 없었다. 백범은 스스로 길을 내고 등불을 밝히며 고단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소원하며 보이지도 않는 저 아득한 곳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조국의 산하와 중국 대륙 곳곳에 피땀으로 얼룩진 얼과 혼을 새겼다. 우리는 그 길을 되밟기로 했다. 발자취를 더듬고 흔적을 헤아리며 백범의 숨결과 체온을 느끼려 했다. “진실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백범이 걸어간 길 위에서 당시의 시대상과 그의 행동, 그리고 사상을 되짚어 보려 했다.
-「발간사」 에서
◎ 도서 소개
행동하는 이상주의자, 꿈꾸는 리얼리스트
백정범부의 길에서 삶의 이정표를 만나다
2019년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이자 스스로 민족의 문지기가 되고자 했던 김구가 서거한 지 70주기가 되는 해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나라 없는 백성으로 억압과 설움을 겪어야 했던 우리 민족에게 김구는 독립운동의 상징이자 대표로 우뚝 자리매김하고 있다. “18세에 붓을 던진” 이후 시종 유랑생활을 하며 조국과 민족의 독립운동에 헌신해 온 백범 김구. 그래서 김구의 발길은 조국의 산하 구석구석에 이르렀으며 드넓은 중국 대륙을 종횡무진 활보하였다. 1945년 임시정부의 주석이었으나 단지 개인 자격으로 환국한 이후, 미소 냉전으로 재편되는 복잡한 세계 질서와 해방 후의 혼란한 국내 정세 속에서 국토의 분단을 막고자 애썼던 그의 행보는 삼팔선 이남은 물론 이북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방 이후 남북에 각기 다른 정부가 들어선 뒤, 김구가 고심하고 해결하려 한 남북 분단의 상황은 김구의 서거 70주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남북정상회담이 희망의 기운 속에서 성사되고 미국과 북한의 대표가 65년 만에 만난 역사적인 이 시기에, 당시 김구가 바랐던 나라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냉전 시기를 한참 지나 왔지만 이제야 얼어붙어 있던 남북 관계가 회복되어 가는 듯하다. 이러한 역사의 한 장면 속에서 『백범의 길』의 필자들은 김구가 걸어간 길 위에서 당시의 시대상과 그의 행동과 사상을 돌아보았다. 이는 김구라는 한 인물을 통해 우리의 근현대사를 조망해 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백정범부의 삶을 지향했던
김구라는 인물의 크고 깊은 그늘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십 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영향력이 큰 것이 먼 데까지 미친다는 뜻이다. 『백범의 길』을 보면 우리의 근현대사는 김구라는 한 인물의 그늘에 깃들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백정과 범부를 지향하는 한 인물의 크기와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황해도 해주 백운방 텃골이라는 한 궁벽한 골짜기에서 시작한 그의 발자취는 충청도 보은 장안의 대도소에서 동학의 교주 해월 최시형,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의 안태훈 진사와 그의 아들 안중근으로 이어지고, 만주의 의병 김이언 부대를 거쳐, 국모의 원수를 갚으려 했던 치하포사건을 통해 고종과 명성황후에게로 이어진다. 인천감옥과 탈옥, 은신과 방랑의 길을 거쳐 마곡사의 승려 생활, 다시 전덕기, 이동녕, 최재학 등과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고 뒤이어 교육운동에 투신한다.
안악사건, 105인사건 등 크고 작은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는 김구라는 인물을 확인할 수 있으며 1919년 3‧1운동 이후에 상하이로 망명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경무국장이 된다. 이후 김구는 임시정부의 여러 직책을 맡아 임시정부를 통한 독립투쟁을 전개하였고, 그야말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문지기로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문패를 환국하는 날까지 지켜왔다. 임시정부의 주석이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개인 자격으로 환국하여 74세에 경교장에서 눈을 감기까지 어느 한 순간 개인적인 평온함과 안정을 추구한 적이 있었을까, 김구의 인생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공인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위태롭고 엄격한 삶이었다. “나라를 위해 왜놈이 죽을 일은 했어도 내 민족에게 죽을 일은 안 했다”라고 말했던 김구는 같은 민족인 국군 장교 안두희의 흉탄을 맞고 눈을 감았다.
『백범의 길』은 김구라는 한 인생의 역정을 더듬어 감으로써 사람 냄새 나는 그의 모습을 젊은이들에게 보여 주고자 마련된 전기이자 답사기이다. 충무공 이순신과 세종의 뒤를 이어 젊은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사의 위인으로, 김구는 왜 우리의 가슴에 그리 깊이 각인되었는가? 서문을 쓴 신복룡 선생은 그의 삶과 투쟁이 훌륭한 바도 있지만 『백범일지』라고 하는 불후의 자서전이 “사료라기보다는 철학서요, 경세서이며 고백 문학의 백미”로서,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한 민족지도자의 사료적 가치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 시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백범의 길』 여덟 명의 필자들은 김구의 발끝에서 시작해 정신으로 다져진 그의 인생 역정을 보여 주는 이정표가 될 책이 되길 바라며 이 역사 여행기를 썼다.
티끌처럼 돌멩이처럼 떠돈 수만 리 길
역사‧정치 분야 전문가가 김구의 길을 따라 걷다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에는 김구와 관련한 역사학계와 정치학계의 전문 연구자 여덟 분이 참여하였다. 연구자들은 저마다 권역을 나누고 사진도 직접 찍으며 김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김구의 체취가 서려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는 국내 편으로 기획되어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다루는 1권, 강원‧충청‧전라‧경상 지역을 다루는 2권으로 구성된다.
김구는 자신이 말했듯이 “바람에 날리는 티끌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돌멩이처럼” 전국을 돌아다니며 길 위에서 삶의 자세를 배웠다.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 2권에서는 강원도‧충청도‧전라도‧경상도 곳곳에 배어 있는 김구의 흔적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19세에 명성왕후 시해 사건에 분노해 일본인 쓰치다를 살해한 후, 인천감옥에서 수형 생활을 한 김구의 애국심과 비범함을 알아본 유완무, 이시발, 성태영 등이 그를 민족 지사로 키우기 위해 비밀리에 회동을 벌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무주와 김천에 남은 흔적을 통해 상상해 본다. 또한 신분 고하에 따른 차별에 반대해 동학에 심취하여 ‘애기 접주’라는 칭호로 불리며 활약하다가 정부의 탄압으로 피신하게 된 마곡사. 그곳에서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고자 하기도 했지만 결국 속세로 돌아온 그의 깊은 고민을 헤아려 본다.
특히 환국 후 한국독립당의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시작한 지방 순회 길은 그가 젊었을 적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보은의 길과 맞물려 김구의 인생 역정을 돌아보는 흥미로운 여정이 되었다. 순천, 보성, 함평, 김제, 전주가 바로 그런 지역이다. 이 밖에도 전재민에 대한 구호의 손길과 충무공 시비, 촉석루 등 항일 정신이 깃든 장소를 방문해 나라를 빛낸 위인들을 찾은 김구의 발걸음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편에 이어 김구 선생 서거 70주기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에는 한국과 중국 학자들의 합작으로 중국 편을 낸다. 또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김구가 태어나고 자랐으며 망명 전까지 머물면서 일제에 항거했던, 또 환국 이후 통일을 열망하며 삼팔선을 넘었던 북녘 땅 답사기를 낼 계획이다.
◎ 책 속에서
동학의 2대 교주인 최시형이 정부의 탄압을 피해 태백산 등 여러 곳에서 피신 생활을 했는데, 이곳 국사봉 서남쪽 끝자락에 있던 가섭암에서도 숨어 지냈다고 한다. 1898년 6월 최시형이 체포되어 사형당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늦가을, 최시형으로부터 접주 임명을 받은 김구가 피신 생활을 하다가 끝내는 마곡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루 종일 걸어서 마곡사 남쪽 산꼭대기에 오르니, 해는 황혼인데 온 산에 단풍잎은 누릇누릇 불긋불긋하였다. 가을바람에 나그네의 마음은 슬프기만 한데 저녁 안개가 산 밑에 있는 마곡사를 마치 자물쇠로 채운 듯이 둘러싸고 있는 풍경을 보니, 나같이 온갖 풍진 속에서 오락가락하는 자의 더러운 발은 싫다고 거절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저녁 종소리가 안개를 헤치고 나와 내 귀에 와서 모든 번뇌를 해탈하고 입문하라는 권고를 들려주는 듯하였다. (『 백범일지』 151쪽)
김구는 마곡사에 도착했을 때의 풍경과 심정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위 글은 마치 어느 수필집의 한 구절같이 유려하다. 비록 소설가 춘원의 손을 거쳐 나온 문장이라지만, 김구의 심사가 잘 나타난다. 필자가 김구의 자취를 찾고자 마곡사에 간 것이 11월 어느 날 오후 4시경이었다. 120년 전 김구가 왔던 시각도 비슷한 때였다. 며칠 전 내린 눈으로 남아 있는 단풍도 잎이 누렇게 바래 있었다. 김구가 느꼈을 쓸쓸함이 밀려왔다.
「공주 마곡사-출세간의 길을 가다 」 (37~39쪽)
김구의 사상이나 종교의 편력이 아무리 복잡하다 해도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유교 사상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날에 관서의 유학자인 고능선(高能善, 1842~1922)을 만난 것이 그의 운명을 갈랐다. 김구는 자신이 그를 만난 것은 “젖을 주리던 아이가 젖엄마를 만난 것과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고능선의 학맥은 화서학파華西學派로 이어진다. 호는 후조後凋이다. 그는 1880년대 후반에 3년간 강원도 춘성군 가정리의 가정서사柯亭書舍에서 성재省齋 유중교柳重敎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화서학파 안에서 그리 두드러진 인물은 아니었다. 그 무렵 고능선은 유중교의 집안 조카인 의암 유인석을 만났다. 고능선과 유인석은 동문수학을 한 동갑내기로서 그 사이가 자별했다.
고능선이 어떤 인연으로 춘천을 찾아갔는지는 알 수 없다. 1893년, 그러니까 50세가 넘은 초로에 고능선은 안중근安重根의 아버지인 안태훈安泰勳의 초청으로 황해도 신천에 정착하여 청계동에서 학동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 무렵에 김구는 황해도 팔봉 접주로 동학농민전쟁에 참가한 뒤 안태훈의 주선으로 청계동에 피신하러 가면서 안태훈을 통하여 고능선을 만났다. 김구의 충의를 들은 고능선도 그를 각별히 아꼈다. 이때 김구는 고능선에게서 『화서아언華西雅言』과 『주자백선朱子百選』을 배웠다. 그 뒤 안태훈 일가와 종교적 문제로 갈등하다가 단발령을 계기로 고능선은 청계동을 떠났다. 고능선은 김구를 손주사위로 삼을 생각을 할 만큼 그를 사랑했으나 인연은 거기에서 그쳤다.
고능선은 김구에게 이제 청나라의 복수 전쟁이 곧 일어날 것이니 이때를 이용하여 국모를 죽인 일본에게 항전할 의병 활동을 권고하면서, “나라가 망하는 데도 신성하게 망함과 더럽게 망함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더럽게 망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서로 붙잡고 울 때도 있었다.
「춘천 가정리 유인석 묘소-존경과 그리움의 여정」(81~83쪽)
쇠실마을 주민들은 마을 입구의 도로를 수리하고 솔문을 세워 김구를 환영했는데, 당시 국민학교 2학년생 김경회는 가가호호 쌀을 걷어 음식을 장만했다고 회고했다. 김구는 은거 당시 식사했던 바로 그 마루에서 음식을 대접받았다. 김광언은 이미 사망했고, 7세 때 김구가 글공부하던 자리에서 놀았다는 여성과 김판남이란 주민만이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김구는 주민들에게 휘호를 써 주면서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한편 김구는, 자신이 48년 전 쇠실마을을 떠날 때 붓 주머니를 선물했던 선계근이 생각났다. 다음은 『백범일지』의 내용이다.
그중에 또 잊지 못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다름 아닌 48년 전 동갑되는 선씨 한 사람이 있어, 나와 격의 없이 지내다가 내가 그 동네를 떠날 때, 그 부인의 손으로 만든 필낭筆囊 하나를 작별 기념으로 내게 주었던 일이 눈에 선하다. 그 선씨에 대해서 물으니 “선씨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 부인과 가족은 보성읍 부근에 거주합니다. 그 노부인 역시 옛일을 잊지 않고 지금 가시는 보성읍으로 마중 나온다 합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날 그 동네를 떠나 보성읍에 도달하니, 과연 그 부인이 전 가족을 거느리고 마중 나온 광경은 참으로 감격에 넘치었다. 만나는 자리에서 나이를 물으니 나와 역시 동갑이라, 과거사를 잠깐 토론하고 헤어지는 예를 마치었다.
『백범일지』를 읽다 보면 감동적인 장면이 한둘이 아니지만, 필자는 이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다. 40여 일 남짓 머물다 떠나는 생면부지 낯선 타지인에게 정성스럽게 만든 붓 주머니를 이별의 선물로 건네준 선씨 부부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22세 꽃다운 나이 때 만난 동갑내기들이 48년이 지나 70대 노인이 되어 다시 만났을 장면이 떠올라서다. “그 부인이 전 가족을 거느리고 마중 나온 광경은 참으로 감격에 넘치었다”라는 짧은 구절이지만 서로에게 얼마나 가슴 벅찬 순간이었을까. 이들을 비롯한 쇠실마을 주민들이야말로 김구를 민족의 지도자로 키워준 수많은 민초民草들이 아닐까.
「보성 김광언 가옥-쇠실마을에서 추억에 잠기고 」(187~189쪽)
김구가 전주를 다시 찾은 시기는 1949년 봄이다. 환국 후 김구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여잡고 살았다. 임시정부의 주석으로 환국했으니 당연한 일이었으나, 그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삼팔선을 경계로 미소가 남북한을 분할 점령하여 각기 군정을 실시하고,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스크바삼상회의에서 신탁통치를 결정하여 추진하려는 굴욕적인 상황이 도래하였다. 임시정부나 김구의 입장에서 보면, 제2의 독립운동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민족의 ‘자주독립과 통일 민주국가’ 수립을 위해 목숨을 바쳐 왔던 김구이고 보면 해방 정국은 또 다른 고뇌와 고난의 시기였다. 그래서 김구는 ‘신탁통치반대국민총동원위원회’를 설치하여 자주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하였다. 나아가 민족분단이 뻔히 보이는 단독정부 수립 노선에 반대하여 남북협상을 통한 통일 민주국가 건설에 온갖 노력을 경주하였다. 하지만 김구의 뜻과는 달리 남한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곧이어 북한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성립하였다. 남북 국토 분단에 기반하여 각기 다른 체제의 정부가 만들어져 민족 분단이 현실로 나타났다. 김구가 우려하고 걱정하던 일이 기어코 일어나고 말았다.
민족 분단국가는 김구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나라였다. 낯설고 물선 수만 리 이국땅에서 풍찬노숙하며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때에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걱정되는 일은 또 있었다. 민족 분단은 필연코 민족 상쟁의 비극을 초래한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일만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되기에 김구의 마음이 바빴다. 좌절된 남북 통일정부 수립의 필요성을 동포들에게 다시금 전파하고, 자신을 따르는 한국독립당 동지들을 격려하기 위해 재차 지방 순회에 나섰다.
「전주-호남제일성으로」(260~261쪽)
구매가격 : 20,000 원
백범의 길 - 조국의 산하를 걷다 1권
도서정보 : 김명섭, 심지연, 도진순, 신복룡, 이희환 / arte / 2018년 08월 23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나는 내가 못난 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못났더라도 국민의 하나, 민족의 하나라는 사실을 믿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쉬지 않고 해 온 것이다. “
— 김구
2019년 백범 김구 선생 서거 70주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3·1운동 100주년 기념
역사·정치 분야 전문가가 김구의 발자취를 찾아 떠난 역사 여행기
멀고도 험난한 노정이었다. 길도, 안내인도, 등불도 없었다. 백범은 스스로 길을 내고 등불을 밝히며 고단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소원하며 보이지도 않는 저 아득한 곳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조국의 산하와 중국 대륙 곳곳에 피땀으로 얼룩진 얼과 혼을 새겼다. 우리는 그 길을 되밟기로 했다. 발자취를 더듬고 흔적을 헤아리며 백범의 숨결과 체온을 느끼려 했다. “진실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백범이 걸어간 길 위에서 당시의 시대상과 그의 행동, 그리고 사상을 되짚어 보려 했다.
-「발간사」 에서
◎ 도서 소개
행동하는 이상주의자, 꿈꾸는 리얼리스트
백정범부의 길에서 삶의 이정표를 만나다
2019년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이자 스스로 민족의 문지기가 되고자 했던 김구가 서거한 지 70주기가 되는 해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나라 없는 백성으로 억압과 설움을 겪어야 했던 우리 민족에게 김구는 독립운동의 상징이자 대표로 우뚝 자리매김하고 있다. “18세에 붓을 던진” 이후 시종 유랑생활을 하며 조국과 민족의 독립운동에 헌신해 온 백범 김구. 그래서 김구의 발길은 조국의 산하 구석구석에 이르렀으며 드넓은 중국 대륙을 종횡무진 활보하였다. 1945년 임시정부의 주석이었으나 단지 개인 자격으로 환국한 이후, 미소 냉전으로 재편되는 복잡한 세계 질서와 해방 후의 혼란한 국내 정세 속에서 국토의 분단을 막고자 애썼던 그의 행보는 삼팔선 이남은 물론 이북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방 이후 남북에 각기 다른 정부가 들어선 뒤, 김구가 고심하고 해결하려 한 남북 분단의 상황은 김구의 서거 70주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남북정상회담이 희망의 기운 속에서 성사되고 미국과 북한의 대표가 65년 만에 만난 역사적인 이 시기에, 당시 김구가 바랐던 나라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냉전 시기를 한참 지나 왔지만 이제야 얼어붙어 있던 남북 관계가 회복되어 가는 듯하다. 이러한 역사의 한 장면 속에서 『백범의 길』의 필자들은 김구가 걸어간 길 위에서 당시의 시대상과 그의 행동과 사상을 돌아보았다. 이는 김구라는 한 인물을 통해 우리의 근현대사를 조망해 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낮은 곳에 임하며 높은 이상을 지녔던
김구라는 인물의 크고 깊은 그늘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십 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영향력이 큰 것이 먼 데까지 미친다는 뜻이다. 『백범의 길』을 보면 우리의 근현대사는 김구라는 한 인물의 그늘에 깃들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백정과 범부를 지향하는 한 인물의 크기와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황해도 해주 백운방 텃골이라는 한 궁벽한 골짜기에서 시작한 그의 발자취는 충청도 보은 장안의 대도소에서 동학의 교주 해월 최시형,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의 안태훈 진사와 그의 아들 안중근으로 이어지고, 만주의 의병 김이언 부대를 거쳐, 국모의 원수를 갚으려 했던 치하포사건을 통해 고종과 명성황후에게로 이어진다. 인천감옥과 탈옥, 은신과 방랑의 길을 거쳐 마곡사의 승려 생활, 다시 전덕기, 이동녕, 최재학 등과 을사늑약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고 뒤이어 교육운동에 투신한다.
안악사건, 105인사건 등 크고 작은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는 김구라는 인물을 확인할 수 있으며 1919년 3‧1운동 이후에 상하이로 망명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경무국장이 된다. 이후 김구는 임시정부의 여러 직책을 맡아 임시정부를 통한 독립투쟁을 전개하였고, 그야말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문지기로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문패를 환국하는 날까지 지켜왔다. 임시정부의 주석이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개인 자격으로 환국하여 74세에 경교장에서 눈을 감기까지 어느 한 순간 개인적인 평온함과 안정을 추구한 적이 있었을까, 김구의 인생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공인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위태롭고 엄격한 삶이었다. “나라를 위해 왜놈이 죽을 일은 했어도 내 민족에게 죽을 일은 안 했다”라고 말했던 김구는 같은 민족인 국군 장교 안두희의 흉탄을 맞고 눈을 감았다.
『백범의 길』은 김구라는 한 인생의 역정을 더듬어 감으로써 사람 냄새 나는 그의 모습을 젊은이들에게 보여 주고자 마련된 전기이자 답사기이다. 충무공 이순신과 세종의 뒤를 이어 젊은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사의 위인으로, 김구는 왜 우리의 가슴에 그리 깊이 각인되었는가? 서문을 쓴 신복룡 선생은 그의 삶과 투쟁이 훌륭한 바도 있지만 『백범일지』라고 하는 불후의 자서전이 “사료라기보다는 철학서요, 경세서이며 고백 문학의 백미”로서,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한 민족지도자의 사료적 가치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 시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백범의 길』 여덟 명의 필자들은 김구의 발끝에서 시작해 정신으로 다져진 그의 인생 역정을 보여 주는 이정표가 될 책이 되길 바라며 이 역사 여행기를 썼다.
김구가 살아온 길과 걸어온 길
백범의 궤적을 좇는 역사 탐방기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에는 김구와 관련한 역사학계와 정치학계의 전문 연구자 여덟 분이 참여하였다. 연구자들은 저마다 권역을 나누고 사진도 직접 찍으며 김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김구의 체취가 서려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는 국내 편으로 기획되어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다루는 1권, 강원‧충청‧전라‧경상 지역을 다루는 2권으로 구성된다.
『백범의 길: 조국의 산하를 걷다』 1권에서는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김구의 흔적은 거의 모두 다루었다. 김구의 삶에서 1945년 환국 이후의 시기는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맞게 된 미소 양국의 이데올로기 대립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김구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이라는 입지를 가지고 정치적인 행보에 나섰다. 그토록 바랐던 통일 정부를 수립하는 데 실패했다 하더라도, 김구는 집무실과 미군정청을 오가며 통일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힘을 모으는 데 힘썼다. 서울 지역은 그러한 김구의 노고가 오롯이 새겨져 있다.
또한 민족주의자로서 그가 지켜내고자 했던 독립정신은 효창공원에 모신 삼의사 묘에 남았으며, 청년 김창수 시절에서부터 독립운동가 김구에 이르기까지 그가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인천감옥, 서대문형무소는 그 장소를 돌아보는 우리에게 그의 강인함을 돌아보게 하는 산교육장이 되었다. 식민지의 국민이라는 치욕은 벗었지만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젊은 세대를 위해 교육을 통한 구국 운동을 펼쳤던 김구의 애민정신을 백범학원과 창암학원의 흔적에서 찾을 수 있고, 단국대학교, 건국대학교, 성균관대학교, 홍익대학교에서 그가 세운 건국실천원양성소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 편에 이어 김구 선생 서거 70주기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에는 한국과 중국 학자들의 합작으로 중국 편을 낸다. 또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김구가 태어나고 자랐으며 망명 전까지 머물면서 일제에 항거했던, 또 환국 이후 통일을 열망하며 삼팔선을 넘었던 북녘 땅 답사기를 낼 계획이다.
◎ 책 속에서
1949년 6월 26일 일요일, 아들 신이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옹진지구 시찰을 수행하기 위해 새벽같이 경교장을 떠났다. 오전 11시 30분경 포병 소위 안두희가 방문하여 김구를 뵙기를 청했다. 안두희는 45구경 권총을 차고 있었지만 일전에 한국독립당 조직부장 김학규의 소개로 이미 경교장을 찾은 바 있었기에 그대로 방문이 허락되었다. 12시 40분을 조금 지난 시각, 식모 아주머니가 오찬으로 준비 중인 만둣국이 다 되어 간다고 말했다. 그 순간, 안두희가 올라갔던 2층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났다. 안두희가 손에 권총을 든 채 고개를 숙이고 내려왔다. 그는 권총을 계단에 떨어뜨리며, “선생님을 내가 죽였다”고 자백했다.
암살 위협 속에서 “나라를 위해 왜놈이 죽일 일은 했어도 내 민족에게 죽을 일은 안 했다”라고 말했던 김구는 같은 민족, 그것도 한때는 그를 따랐던 33세 국군 장교의 흉탄을 맞은 것이다. 김구의 사망 진단은 성모병원 원장이자 그의 주치의였던 박병래가 맡았다. 김구의 유해는 경교장 2층 침대 위에 모셔졌다. 주치의 박병래는 적십자병원에 연락해서 김구의 데스마스크를 뜨게 했다. 김구의 장례는 한국독립당이 주장한 민족장과 대한민국 정부가 고려한 국장을 절충한 국민장으로 치러졌다. 백범김구선생국민장위원회 위원 등이 중심이 되어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가 만들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교장-반탁의 중심에서 서거의 현장으로」 (29~31쪽)
1948년 3월 12일 오전 9시 45분 김구는 군사재판이 열리는 미군정청 제1회의실로 미군 헌병에 인도되어 법정 한가운데에 있는 증인석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4시 30분까지 이어진 증인 심문에서 김구는 “나는 왜놈 이외에는 죽일 리가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1948년 3월 15일 두 번째로 소환되어 증인 심문을 받는 자리에서 김구는 답변을 거절했다. 자신을 죄인이라고 보면 기소하여 체포하든지, 증인이라고 보면 자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니 퇴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구로서는 장덕수가 피살된 데 대해 누구보다도 자신이 더 분하게 생각하는 마당에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는 것에 대해 기가 막힌다는 심정에서 한 말이었다. 법정을 나온 김구는 증인으로 소환되어 심문받게 된 것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과거 수십 년 해외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분투하던 김구는 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로 고국에 돌아왔으니 삼천만 동포 앞에 허물을 받음이 마땅하거늘, 도리어 해외에서 망명 생활을 할 때보다도 안일한 생활을 하게 되고 국내 동포로부터 과분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을 하느님이 꾸짖으시며 징계하시는 뜻으로, 나로 하여금 미군 법정에 나가서 과거에 내가 왜놈의 법정에서 당하던 단련을 다시 한 번 맛보게 하시는 뜻으로 생각하고, 마음속에 많이 뉘우치게 되었다.
통일된 자주독립 국가를 수립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을 이같이 토로한 김구는 법정에서 나오는 길로 효창공원에 모신 삼의사 묘소에 참배하고, 선열의 영 앞에서 참회의 묵도를 올렸다. 그리고 다시는 미군정청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미군정청-조선총독부에 뒤이은 새로운 권력으로」(97~99쪽)
김구가 1948년 4월 남북연석회의를 다녀오고,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김구에게는 정치적으로 무척 어려운 시기였으며, 김구가 있는 경교장은 찾아오는 사람이 격감하여 적막하였다. 그해 연말인 12월 31일, 김구는 서울 시내 각처를 순례하며 집 없이 굶주림에 떨고 있는 빈궁한 동포들에게 총9 0만 원의 거금을 희사하였다.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이후 김구는 가정의 현안 문제들을 연달아 처리하였다. 8월 20일 어머니 곽낙원 여사, 부인 최준례, 맏아들 김인 3인의 유해 봉환식, 1948년 10월 7일 이 3인의 묘비 제막식이 있었으며, 12월 18일에는 남대문교회에서 차남 김신의 결혼식이 있었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1948년 연말에 희사한 90만 원의 돈은 곽낙원, 최준례, 김인 3인의 유해 봉환식에 들어온 부의금과, 둘째 아들 김신 결혼식 축의금의 일부라고 한다.
「백범학원과 김구주택-어리오나 저의 4백여 백범이 또 있아오니」(157쪽)
이날 김구는 지난날 생사를 함께하다 먼저 순국의 혼백이 된 동지 삼의사의 유골을 받들고 서울로 향하면서 국민에게 다음과 같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 세 사람을 죽으라고 내보낸 것은 바로 나입니다. 그러나 그 세 사람을 보내고 나만이 살아 있으면서 아직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 삼열사에 대하여 부끄럽기 한량없고, 회고를 금할 수 없습니다. 조국을 위하여 심령을 바치고 지하에 잠드신 선열과 충의지사가 어찌 삼열사뿐이리오만 대담무쌍히 왜적의 심장을 향하여 화살을 던져 조선 민족의 불멸의 독립 혼을 중외에 떨친 것은 아마 이 세 분이 으뜸일 것입니다. 나는 지금 유골을 모시면서 스스로 부끄러운 생각을 억제할 수 없으며 그들[과 함께] 지하에 불귀의 손이 된 몇만 몇천 명의 동지들의 사심 없는 애국의 지성을 본받아 하루 바삐 통일된 우리 정부의 수립이 실현되도록 삼천만과 같이 분골쇄신 노력하겠습니다.
「삼의사 천장식-태고사에서 효창공원에 이르는 길」(247~249쪽)
인천항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기 직전, 김구는 장티푸스에 걸려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가 겨우 살아난 만신창이 상태로 간수의 등에 업혀 경무청으로 들어갔다.
인천항 전체에 큰 파장을 몰고 온 김구에 대한 신문 내용은 『백범일지』에 매우 드라마틱하게 기록되어 있다. 1896년의 인천감리서 경무청에서 열린 첫 신문이 그만큼 김구 자신에게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1929년 『백범일지』 상권에서는 이 재판정에서 김구가 조선인 관리를 통렬하게 꾸짖는 기개를 보여 주었다. 제2차 신문도 옥문 밖의 경무청에서 진행됐는데, 첫 번째 재판 소식이 알려져 “길에는 사람이 가득 찼고 경무청 안에는 각 관청의 관리와 항구의 유력자들이 다 모인 모양이었다. 담장 꼭대기와 지붕 위까지 경무청 뜰이 보이는 곳은 어디나 사람들이 다 올라가 있었다”고 『백범일지』에서 묘사하였다. 김구는 세 번째 신문은 감리서에서 했다고 기록했는데, 이재정이 친히 신문을 하고 왜놈은 보이지 않았는데, 신문서 꾸민 것을 보고 고치게 한 후 서명을 해서 신문을 마쳤다고 했다.
「인천감옥-22세에 사형수가 되다」(274쪽)
구매가격 : 20,000 원
잘돼가? 무엇이든
도서정보 : 이경미 / 북이십일 / 2018년 08월 0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힘들지? 우리 좀 웃고 가요.”
힘들고 우울할 때마다 적어 내려간 농담 같은 안부
인생이란 결코 아름답게 굴러가지 않지만……
원래, 그런 거 아닌가요?
◎ 도서 소개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 두 편의 장편영화를 통해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영화감독 이경미, 그의 첫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2008년, 〈미쓰 홍당무〉로 장편영화에 데뷔한 후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고, 8년 만에 〈비밀은 없다〉로 제36회 영평상 감독상, 제17회 부산 영평상 대상, 2016년 올해의 여성 영화인 각본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이경미 감독은 뛰어난 연출력은 물론이거니와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디테일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영화들을 그려내온 그가 과연 자신의 일상은 어떻게 연출하고 있을지, 남다른 시나리오를 쓰는 그의 글은 또 어떤 독특한 느낌을 자아낼지, 그의 첫 에세이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제, 독자들의 기대에 값하는 그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잘돼가? 무엇이든』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잘돼가? 무엇이든’이라는 제목은 이경미 감독이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 영화로 이경미 감독은 2004년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으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찬욱 감독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작은 기대도, 설레는 희망 한 조각도 없이 그저 살아야 되니까 살던 그 시절의” 자신에게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만든 이 영화의 제목이 첫 책의 제목으로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은, 영화와 함께한 지난 15년 동안의 자신에게,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마음으로 되묻는 안부가 아닐까. 삶은 여전히 힘들고 그리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래도 농담 같은 그 시간의 기록이 우리를 웃게 하고, 그 웃음의 힘으로 또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이다. 자신의 영화와 닮은꼴인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경미 감독의 일상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영화보다 더 흡인력 있게 독자들을 끌어당길 것이다.
“나는 염치 불고하고 조금 행복한 편이다”
불같이 화내고 큰 소리로 웃고 나면 함께 행복해지는 소소한 일상들
인생 참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농담으로 넘기지 못하면 숨 막혀 죽을 것 같아서 혼자 끼적였던 지난 15년의 부끄러운 기록들을 모았다. 이제 나의 철없고 부실한 농담들이 계획대로 가지지 않는 삶에 지친 누군가에게 작은 웃음이 되면 참 좋겠다.
그럼, 덕분에 나도 정성 들여 크게 웃고 다음 인생으로 넘어가보겠다.
_ 프롤로그 「이건 그냥 하는 농담이지만」에서
총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가족’과 ‘영화’ ‘사랑’ 등 이경미 감독의 일부가 되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과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찰, 주변의 상황과 사회적 현상 앞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등 이경미 감독의 외면과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는 그간 발표해온 칼럼뿐만 아니라 이경미 감독이 꼼꼼하게 기록한 일기도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칼럼의 발표 순서나 일기의 날짜순으로 배열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각 글이 가진 의미가 그 기록이 쓰였던 그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는 지난 일일지라도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반응과 생각들은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지금의 독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제36회 영평상의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이경미 감독은 “〈비밀은 없다〉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여성은 끝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울지 않는 강한 여성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그는 딱 한 번 울었다고 이 책에서 밝힌다. 이렇듯 영화감독이라는 일견 특별해 보이는 직업을 가졌지만, 이경미라는 사람의 일상은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 앞에서 그러지 말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혼자 오해하기도 하고, 술 마신 후 실수하고……. 어쩌면 스스로 가장 싫어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아주 우울하게 하는 상황들이 글에 녹아 있지만, 글에 비친 그 모습들은 공감을 넘어서 언제나 웃음을 일으키고, 사랑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이 바로 이경미 감독이 가진 힘이 아닐까. 특별할 것 없는 자신의 모습을 영화 속 캐릭터들 속에 담아 많은 관객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킨 그가 아니었던가.
내가 못나서 폐를 끼쳤을 직장 동료들에게 뒤늦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잘돼가? 무엇이든〉의 ‘희진 씨’를 만들었고, 짝사랑에 실패한 나에게 ‘제발 너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마!’라고 다짐하며 〈미쓰 홍당무〉의 ‘양미숙’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처럼 이기적인 사람에게도 모성애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밀은 없다〉의 ‘연홍’을 만들었다. (「임부 경찰 ‘마지’」, p. 115)
물론 그는 자신이 만든 영화 속 인물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아주 별로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나를 설득하고 싶었는데, 들인 정성에 비해 성과는 그닥 좋지 않아서 지금도 저 인물들은 영화 속 비호감 캐릭터 리스트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임부 경찰 ‘마지’」, p. 116)
그가 끼적인 지난 15년의 기록을 좇으며 함께 화내고 크게 웃다 보면 우리는 어느 페이지에선가 지금, 혹은 지나온 자신의 모습을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 ‘잘돼가? 무엇이든’ 하며, 이경미 감독이 건네는 농담 같은 안부가 들려올 것이다. 여기에 어울리는 대답은 2003년에도 2010년에도 그가 적었던 일기처럼 “어쨌든, 아주 조금씩 가고 있다”가 아닐까. 이 대답을 되뇌어보면 어느새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처럼 조금은 행복해질 것만 같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우울증이 무섭다. 나의 모든 문제는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긴 하지만 이 병은 진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때로는 이해받기도 어려워 혼자 늪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그냥 그렇게 존재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걸 왜 이렇게 잘 아는 거지, 진짜 무섭게. (「내 귓가의 노랫소리」, p. 58)
문득 작년 연말의 기억이 떠올랐다. 조촐한 송년회 자리에서 A가 질문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게 뭐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답은 기억이 안 나는데 A의 답이 번개처럼 스쳤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죄책감’이에요.” 전날 밤, 마르고 새까매진 얼굴로 오랜만에 나타난 A의 얼굴을 다시 떠올린다. 음, 정말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가 좋은 걸까? 나빠도 좋은 사람이 매사 가슴속에 품고 있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의 무게를 생각해본다. 그래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그냥 그가 안고 있는 그의 무게를 즐겁게 함께할 존재가 꼭 나타났으면 좋겠다.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니까 더더욱 같이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를 만나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지적인 행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한다는 것’, 그것을 A도, B도, 나도 누렸으면 좋겠다. 전체를 구한다는 의미만으로도 정말 신경질이 나 죽겠는데. (「잘돼가? 무엇이든」, pp. 70~71)
‘갈대밭을 베며 걸어가는 팔자’라고 아저씨가 그랬다. 나는 진짜 열 받았다. 인생에 큰 굴곡은 없었지만 늘 미래가 안 보이니까 답이 없고 무서웠다. 대학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남들 보기엔 안정적인 세팅인데 나는 미래가 안 보였다. 회사 그만두고 다시 학교 들어가니 이젠 남들 보기에도 불안정한 세팅에 미래는 계속 안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열심히 답을 적고 있는데 나만 빈 시험지를 붙잡고 시간은 계속 흐르는 시험장에 앉은 기분이었다.
영화감독 입봉도 했고 8년 만에 두 번째 영화도 만들고, “잘돼가? 무엇이든” 하고 누가 질문한다면 나는 갈대 무성한 망망무제한 벌판에서 낫을 들고 서서 외치겠다.
“어떻게 이렇게 평.생.을 살아요, 아저씨이??!” (「잘돼가? 무엇이든」, pp. 100~102)
남몰래 짝사랑하던 유부남이 젊은 여자랑 바람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쓴 이야기가 〈미쓰 홍당무〉다. 혼자 좋아해도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은 차마 품지 못했는데 나도 아는 여자랑 그 남자가 어떻게 됐다고 하니 그럼 나는 어떡하지, 속상한 마음으로 내가 나를 가지고, 나를 웃겨서, 내가 위로받은 영화가 〈미쓰 홍당무〉다.
사랑을 잃고 직업을 얻은 셈이니, 천만다행이다. (「미쓰 홍당무」, p. 103)
‘감독 입봉 준비’는 정말 어려운 터널이다. 실패를 해야 그만둘 명분이 있는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패배감을 가질 일이 다반사라서, 어디서부터가 실패인지도 본인이 정해야 한다.
어렵게 입봉하면 직업란에 ‘영화감독’이라고 쓸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변함없는 생활고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선배 영화감독의 부고를 접할 때마다 심장이 떨렸다. 불행한 자살만은 아니길 바랐다.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더 이상 만들 수 없어서 죽음을 선택하는 일만은 아니기를. 8년 만에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늘 긴장하고 있다. 내가 좇고 있는 목표가 나를 불행하게 만들면 빨리 그만두겠다, 수시로 다짐한다. (「임부 경찰 ‘마지’」, p. 117)
쓰레기를 쓰겠어!
라고 결심하니 써지긴 써진다.
매일 다짐해야겠다.
쓰레기를 쓰겠어! (「2010. 07. 29.」, p. 141)
필수는 쓰레기통을 부엌 싱크대에서 닦는다.
자기네 가족은 원래 그런다고 한다.
나는 쓰레기통을 욕실에서 닦는다.
요리하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말도 안 된다.
필수는 얼굴을 닦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토 나온다고 한다.
어렵네. (「필수와의 대화 2」, p. 227)
구매가격 : 11,200 원
잘되가? 무엇이든
도서정보 : 이경미 / 북이십일 / 2018년 08월 0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힘들지? 우리 좀 웃고 가요.”
힘들고 우울할 때마다 적어 내려간 농담 같은 안부
인생이란 결코 아름답게 굴러가지 않지만……
원래, 그런 거 아닌가요?
◎ 도서 소개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 두 편의 장편영화를 통해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영화감독 이경미, 그의 첫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2008년, 〈미쓰 홍당무〉로 장편영화에 데뷔한 후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고, 8년 만에 〈비밀은 없다〉로 제36회 영평상 감독상, 제17회 부산 영평상 대상, 2016년 올해의 여성 영화인 각본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이경미 감독은 뛰어난 연출력은 물론이거니와 장르의 전형성을 탈피한 디테일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영화들을 그려내온 그가 과연 자신의 일상은 어떻게 연출하고 있을지, 남다른 시나리오를 쓰는 그의 글은 또 어떤 독특한 느낌을 자아낼지, 그의 첫 에세이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제, 독자들의 기대에 값하는 그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잘돼가? 무엇이든』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잘돼가? 무엇이든’이라는 제목은 이경미 감독이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 영화로 이경미 감독은 2004년 미장센 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으며,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찬욱 감독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작은 기대도, 설레는 희망 한 조각도 없이 그저 살아야 되니까 살던 그 시절의” 자신에게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만든 이 영화의 제목이 첫 책의 제목으로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은, 영화와 함께한 지난 15년 동안의 자신에게,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마음으로 되묻는 안부가 아닐까. 삶은 여전히 힘들고 그리 아름답지도 않지만 그래도 농담 같은 그 시간의 기록이 우리를 웃게 하고, 그 웃음의 힘으로 또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이다. 자신의 영화와 닮은꼴인 듯하면서도 전혀 다른 이경미 감독의 일상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영화보다 더 흡인력 있게 독자들을 끌어당길 것이다.
“나는 염치 불고하고 조금 행복한 편이다”
불같이 화내고 큰 소리로 웃고 나면 함께 행복해지는 소소한 일상들
인생 참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을 농담으로 넘기지 못하면 숨 막혀 죽을 것 같아서 혼자 끼적였던 지난 15년의 부끄러운 기록들을 모았다. 이제 나의 철없고 부실한 농담들이 계획대로 가지지 않는 삶에 지친 누군가에게 작은 웃음이 되면 참 좋겠다.
그럼, 덕분에 나도 정성 들여 크게 웃고 다음 인생으로 넘어가보겠다.
_ 프롤로그 「이건 그냥 하는 농담이지만」에서
총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가족’과 ‘영화’ ‘사랑’ 등 이경미 감독의 일부가 되는 이야기는 물론이고,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과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찰, 주변의 상황과 사회적 현상 앞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등 이경미 감독의 외면과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는 그간 발표해온 칼럼뿐만 아니라 이경미 감독이 꼼꼼하게 기록한 일기도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칼럼의 발표 순서나 일기의 날짜순으로 배열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각 글이 가진 의미가 그 기록이 쓰였던 그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는 지난 일일지라도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반응과 생각들은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지금의 독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제36회 영평상의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 이경미 감독은 “〈비밀은 없다〉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여성은 끝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울지 않는 강한 여성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그는 딱 한 번 울었다고 이 책에서 밝힌다. 이렇듯 영화감독이라는 일견 특별해 보이는 직업을 가졌지만, 이경미라는 사람의 일상은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 앞에서 그러지 말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혼자 오해하기도 하고, 술 마신 후 실수하고……. 어쩌면 스스로 가장 싫어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아주 우울하게 하는 상황들이 글에 녹아 있지만, 글에 비친 그 모습들은 공감을 넘어서 언제나 웃음을 일으키고, 사랑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이 바로 이경미 감독이 가진 힘이 아닐까. 특별할 것 없는 자신의 모습을 영화 속 캐릭터들 속에 담아 많은 관객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킨 그가 아니었던가.
내가 못나서 폐를 끼쳤을 직장 동료들에게 뒤늦게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잘돼가? 무엇이든〉의 ‘희진 씨’를 만들었고, 짝사랑에 실패한 나에게 ‘제발 너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마!’라고 다짐하며 〈미쓰 홍당무〉의 ‘양미숙’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처럼 이기적인 사람에게도 모성애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밀은 없다〉의 ‘연홍’을 만들었다. (「임부 경찰 ‘마지’」, p. 115)
물론 그는 자신이 만든 영화 속 인물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아주 별로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나를 설득하고 싶었는데, 들인 정성에 비해 성과는 그닥 좋지 않아서 지금도 저 인물들은 영화 속 비호감 캐릭터 리스트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임부 경찰 ‘마지’」, p. 116)
그가 끼적인 지난 15년의 기록을 좇으며 함께 화내고 크게 웃다 보면 우리는 어느 페이지에선가 지금, 혹은 지나온 자신의 모습을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 ‘잘돼가? 무엇이든’ 하며, 이경미 감독이 건네는 농담 같은 안부가 들려올 것이다. 여기에 어울리는 대답은 2003년에도 2010년에도 그가 적었던 일기처럼 “어쨌든, 아주 조금씩 가고 있다”가 아닐까. 이 대답을 되뇌어보면 어느새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처럼 조금은 행복해질 것만 같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우울증이 무섭다. 나의 모든 문제는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긴 하지만 이 병은 진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때로는 이해받기도 어려워 혼자 늪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그냥 그렇게 존재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걸 왜 이렇게 잘 아는 거지, 진짜 무섭게. (「내 귓가의 노랫소리」, p. 58)
문득 작년 연말의 기억이 떠올랐다. 조촐한 송년회 자리에서 A가 질문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게 뭐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답은 기억이 안 나는데 A의 답이 번개처럼 스쳤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죄책감’이에요.” 전날 밤, 마르고 새까매진 얼굴로 오랜만에 나타난 A의 얼굴을 다시 떠올린다. 음, 정말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가 좋은 걸까? 나빠도 좋은 사람이 매사 가슴속에 품고 있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의 무게를 생각해본다. 그래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그냥 그가 안고 있는 그의 무게를 즐겁게 함께할 존재가 꼭 나타났으면 좋겠다.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니까 더더욱 같이 맨 뒤에서 달리는 버펄로를 만나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지적인 행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한다는 것’, 그것을 A도, B도, 나도 누렸으면 좋겠다. 전체를 구한다는 의미만으로도 정말 신경질이 나 죽겠는데. (「잘돼가? 무엇이든」, pp. 70~71)
‘갈대밭을 베며 걸어가는 팔자’라고 아저씨가 그랬다. 나는 진짜 열 받았다. 인생에 큰 굴곡은 없었지만 늘 미래가 안 보이니까 답이 없고 무서웠다. 대학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남들 보기엔 안정적인 세팅인데 나는 미래가 안 보였다. 회사 그만두고 다시 학교 들어가니 이젠 남들 보기에도 불안정한 세팅에 미래는 계속 안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열심히 답을 적고 있는데 나만 빈 시험지를 붙잡고 시간은 계속 흐르는 시험장에 앉은 기분이었다.
영화감독 입봉도 했고 8년 만에 두 번째 영화도 만들고, “잘돼가? 무엇이든” 하고 누가 질문한다면 나는 갈대 무성한 망망무제한 벌판에서 낫을 들고 서서 외치겠다.
“어떻게 이렇게 평.생.을 살아요, 아저씨이??!” (「잘돼가? 무엇이든」, pp. 100~102)
남몰래 짝사랑하던 유부남이 젊은 여자랑 바람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쓴 이야기가 〈미쓰 홍당무〉다. 혼자 좋아해도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은 차마 품지 못했는데 나도 아는 여자랑 그 남자가 어떻게 됐다고 하니 그럼 나는 어떡하지, 속상한 마음으로 내가 나를 가지고, 나를 웃겨서, 내가 위로받은 영화가 〈미쓰 홍당무〉다.
사랑을 잃고 직업을 얻은 셈이니, 천만다행이다. (「미쓰 홍당무」, p. 103)
‘감독 입봉 준비’는 정말 어려운 터널이다. 실패를 해야 그만둘 명분이 있는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패배감을 가질 일이 다반사라서, 어디서부터가 실패인지도 본인이 정해야 한다.
어렵게 입봉하면 직업란에 ‘영화감독’이라고 쓸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변함없는 생활고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선배 영화감독의 부고를 접할 때마다 심장이 떨렸다. 불행한 자살만은 아니길 바랐다.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더 이상 만들 수 없어서 죽음을 선택하는 일만은 아니기를. 8년 만에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늘 긴장하고 있다. 내가 좇고 있는 목표가 나를 불행하게 만들면 빨리 그만두겠다, 수시로 다짐한다. (「임부 경찰 ‘마지’」, p. 117)
쓰레기를 쓰겠어!
라고 결심하니 써지긴 써진다.
매일 다짐해야겠다.
쓰레기를 쓰겠어! (「2010. 07. 29.」, p. 141)
필수는 쓰레기통을 부엌 싱크대에서 닦는다.
자기네 가족은 원래 그런다고 한다.
나는 쓰레기통을 욕실에서 닦는다.
요리하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말도 안 된다.
필수는 얼굴을 닦는 자리에서 쓰레기통을 닦다니 토 나온다고 한다.
어렵네. (「필수와의 대화 2」, p. 227)
구매가격 : 11,200 원
브레이크 다운
도서정보 : B. A. 패리스 / arte / 2018년 06월 2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그날 밤 차 안의 그 여자,
그때는 살아 있었을지도 몰라.”
베스트셀러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신작 소설
마지막 50페이지를 향해 달려가는 고속질주 스릴러
* 《뉴욕타임스》《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 아마존 킨들 베스트, 200만 부 판매 돌파, 전 세계 23개국 출간
ㆍ 첫 문장에서 당신을 붙잡아 마지막 문장까지 놓아주지 않는다._굿리즈 독자 리뷰
ㆍ 거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하다. 숨을 멈추고 책을 꽉 쥐게 된다._굿리즈 독자 리뷰
ㆍ 주인공 뒤를 홀린 듯 따라가, 전혀 생각지 못한 결말에 도착할 것이다._《익스프레스》
ㆍ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페이지터너. _《USA 투데이》
◎ 도서 소개
독자들이 직접 검증한 스릴러 여왕의 귀환!
마지막 50페이지를 향해 달려가는 고속질주 심리스릴러
* 베스트셀러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신작 소설
*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200만 부 판매 돌파, 전 세계 23개국 출간
*《뉴욕타임스》《퍼블리셔스 위클리》베스트셀러
『비하인드 도어』를 능가하는 충격적 반전,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
믿지 마라, 확신하지 마라, 예상하지 마라!
“아무도 믿을 수 없다.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나 자신.”
2017년 여름을 강타한 압도적 심리스릴러『비하인드 도어』의 작가 B. A. 패리스가 신작 『브레이크 다운』으로 돌아왔다. “눈을 떼지 못하는 놀라운 데뷔작”(《퍼블리셔스 위클리》)이라는 찬사를 받은 첫 소설에 이어, “또 한 번 해냈다.” (작가 앤디 워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브레이크 다운』은 《버슬》에서 “올해 가장 기대되는 소설”로 선정되었으며, 특히 압권인 마지막 50페이지의 반전으로 화제가 됐다. 이 작품 역시 작가 특유의 긴박한 속도감과 공포감으로 “한번 들면 놓을 수 없는 책”이라는 독자들의 찬사가 쏟아졌으며, 전 세계 23개국 판권 판매, 200만 부 판매를 기록했다. 한 권의 데뷔작으로 단번에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B. A. 패리스는 두 번째 소설 『브레이크 다운』으로 독보적인 심리스릴러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체적, 물리적 폭력은 단 한 장면도 없이, 정신적, 심리적 폭력만으로 극한의 긴장과 공포를 그려내, 가스라이팅 스릴러라는 장르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 가스라이팅(gaslighting) :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
“그날 밤 차 안의 그 여자,
그때는 살아 있었을지도 몰라.”
그날 이후, 죄책감과 공포감으로 둘러싸인 악몽이 시작됐다!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밤. 위험하다는 남편의 경고를 무시하고 숲속으로 난 지름길로 차를 몰던 캐시는 멈춰 서 있는 차 안의 여자와 마주친다. 이상한 징후를 느꼈지만 왠지 모를 두려움에 그대로 지나쳐 가고, 집에 도착한 다음에는 신고하는 것도 잊어버린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 숲길에서 한 여자가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한 캐시는 엄청난 죄책감에 휩싸인다. 게다가 그 사건 이후 말 없는 전화가 매일같이 걸려오기 시작한다. 누군가 계속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숨 막히는 공포감과 자신 때문에 그 여자가 죽었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정신은 피폐해져 간다. 점차 자신의 판단과 기억조차 믿을 수 없어진다. 의지했던 남편과 친구마저 지쳐가고, 결국은 스스로를 의심하는 상태에 이른 캐시는 어느 날 삶을 뒤흔들어놓는 진실과 마주한다.
“그동안 그리웠어.”
속삭이는 목소리가 전화선을 스르르 타고 내려와 보이지 않는 힘처럼 나를 타격한다. 공포가 다시 솟아오른다.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 그 악랄함으로 나를 숨 막히게 만든다.(본문 238쪽)
“사악한 침묵이 나의 공포를 노려보고 있다.
공포가 온 몸을 할퀴는 듯하다.”
나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는 불안, 나를 노려보는 사악한 침묵에 맞서다
운명적인 밤, 숲을 관통해 지름길로 가기로 한 순간의 선택이 캐시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날 이후 캐시에게는 두 가지 공포가 동시에 찾아온다. 하나는 반복해서 걸려오는 말 없는 전화에서 느끼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공포감이다.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의 기억과 판단을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다. 특히 캐시를 힘들게 한 것은 스스로를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체도 알 수 없는 악의 존재가 주는 공포감보다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는 두려움을 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어느 순간, 충격적인 사실을 직면하고 “나를 잃고 싶지 않다.”라는 본능적이고 정확한 지각에 따라 행동하고 맞서기 시작한다. 캐시가 자신에 대한 의심을 걷어내고 스스로를 믿기 시작하면서 모든 상황은 극적으로 전환된다.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두 가지 공포감에 대항하면서 점점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는 주인공은 저 멀리 희미하게 점멸하는 불빛을 향해 다가간다.
하지만 놈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않다. 순순히 전화를 받고 말없이 서 있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은 아니다. 내 남은 인생의 소중한 몇 주, 몇 달을 이미 잃어버렸다. 더 이상 잃지 않으려면 이제는 맞서기 시작해야 한다.(본문 271쪽)
◎ 추천사
ㆍ 거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하다. 숨을 멈추고 책을 꽉 쥐게 된다. 첫 문장에서 당신을 붙잡아 마지막 문장까지 놓아주지 않는다._굿리즈 독자 리뷰
ㆍ 주인공 뒤를 홀린 듯 따라가, 전혀 생각지 못한 결말에 도착할 것이다._《익스프레스》
ㆍ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페이지터너._《USA 투데이》
ㆍ B. A. 패리스는 또 한 번 해냈다. 『브레이크 다운』은 당신이 사랑하는 가족, 신뢰하는 친구, 그리고 자기 자신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페이지 터너 스릴러다._앤디 워커(작가)
ㆍ B. A. Paris는 앞선 이야기들에 대한 모든 대답을 마지막 50페이지에서 독자들에게 던진다._《커커스》
◎ 책 속에서
또 번개가 하늘을 가르고 숲속으로 사라진다. 바람이 몰아쳐서 나뭇가지가 조수석 창문을 긁어대, 누가 들어오려 애쓰는 것 같다. 등골이 오싹하다. 핸드브레이크를 풀고 차를 조금 앞으로 움직여 떠나는 시늉을 해 보인다. 그러면 무슨 반응이 있지 않을까? 내가 떠나길 원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다시 차를 멈춘다. 여자를 그냥 놔두고 떠나서는 안 될 것 같으니까.(15쪽)
나는 창문으로 뒤뜰을 내다본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집중하려 노력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어젯밤 생각뿐이다. 내가 차를 세웠다 다시 출발시키던 그 순간을 자꾸자꾸 되돌려본다. 차 안의 그 여자, 그때는 살아 있었는지도 모른다.(24쪽)
나는 숨을 멈추고 입을 닫았다. 얼음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 쓴 듯 깨달음과 함께,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그제야 알아챘다. 나는 그 여자가 이미 도움을 요청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숲속에서 전화가 안 터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지? 잠시 깜빡 해서? 아니면 양심의 가책을 안 받고 떠나려고? 이제는 그럴 수 없다. 내가 그 여자를 죽게, 살해당하게 내버려두었다.(27쪽)
그 운명적인 금요일 밤, 숲을 관통해 지름길로 가기로 한 한순간의 선택이 내 삶에 이렇게 치명적인 타격을 미치다니, 믿을 수가 없다. 제인도 문제적 시간에 문제적 장소로 가는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야말로 그 사소한 실수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결과를.(101쪽)
“내가 충고 하나 할까, 캐시?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을 먹어. 그럼 우리 둘 다 좀 쉴 수 있을지 몰라.”(147쪽)
사악한 침묵이 나의 공포를 확인시켜준다. 놈이 또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목요일과 금요일에 전화를 걸지 않았던 건 매튜가 집에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집에 혼자 있는 줄 알고 다시 전화를 건 것이다. 우리 집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근처에 있다는 뜻이다. 공포가 내 몸을 할퀴는 듯하다.(150쪽)
복도에서 소리가 들린다. 현관문이 딸깍 열리더니 탁 닫힌다. 그러고 나서 자박자박 발자국이 다가온다. 나는 거실 문만 꼼짝 않고 쳐다본다. 손잡이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공포가 장막처럼 나를 덮친다. 무섭게 휘감아 숨을 쉴 수가 없다. 이제는 아예 흑흑 소리까지 내던 나는 창문을 향해 뛰어간다. 다급하게 커튼을 젖히고 창턱에 놓여 있던 난초 화분도 밀쳐버린다. 내가 창문을 확 여는데 거실 문이 열리다가 안락의자에 탁 걸린다.(152쪽)
“걱정 마.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니까. 커피머신 작동법이 생각이 안 났어. 처음에는 전자레인지더니, 그다음엔 세탁기, 이젠 커피머신이야. 다음번엔 옷 입는 법을 잊어버리겠지.”
그러고 나서 폭탄선언을 할 준비를 한다. “나 조발성 치매에 걸린 것 같아.”
“그래, 몇 주 전에 얘기했어.”
“그랬나.” 나는 기운이 빠져 말한다.(235쪽)
가만 생각해보니, 매튜는 한 번도 나를 차분히 앉히고 왜 살인자가 나를 쫓고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본 적이 없다. 만일 그랬더라면, 그날 밤 제인의 차를 본 이야기를 털어놓았을지 모른다.(255쪽)
“내가 망상을 하는 건 아닐까요?”
“정말 망상이라면 망상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안 하겠죠.”
“그럼 정말 내가 제인의 살인자에게서 전화를 받는다는 걸 믿는단 말이에요?”
“아뇨, 전화를 받는다는 건 믿지만 제인의 살인자가 거는 건 아닙니다.”
“설마 광고 전화라는 건 아니죠?” 나는 실망감을 숨기지 못하며 다시 묻는다.
“아뇨, 분명 그것도 아닙니다. 누군가 확실히 당신을 괴롭히고 있어요.”(266쪽)
전화를 받자 헉 하는 숨소리가 들린다. 내가 놀래킨 것이다. 놈에게 불시의 일격을 가했다는 즐거움에,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침묵에도 전보다 훨씬 잘 대처할 수 있다. 평소에는 공포에 떨리던 나의 숨결이, 고른 상태를 유지한다.
“그동안 그리웠어.” 속삭이는 목소리가 전화선을 스르르 타고 내려와 보이지 않는 힘처럼 나를 타격한다. 공포가 다시 솟아오른다. 피부에 소름이 돋는다. 그 악랄함으로 나를 숨 막히게 만든다.(238쪽)
“누구야?” 내가 전화를 받는다. 무섭다기보다는 궁금하다.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지? 그럼 누구야?” 내가 묻는다. 나는 전화를 내려놓으며 이상한 승리감을 느낀다. 하지만 경악스럽게도 곧바로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나는 잠시 서서 전화를 받아야 하나 망설인다. 받지 않으면 받을 때까지 걸 것이다. 하지만 놈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않다. 순순히 전화를 받고 말없이 서 있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은 아니다. 내 남은 인생의 소중한 몇 주, 몇 달을 이미 잃어버렸다. 더 이상 잃지 않으려면 이제는 맞서기 시작해야 한다.(271쪽
구매가격 : 11,200 원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
도서정보 : 이성현 / 21세기북스 / 2018년 07월 18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랑, 그게 뭐라고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모든 이들을 위해 사랑을 말하다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억, 155만 SNS 팔로워들에게 사랑받는 연애 코치 ‘난쟁이성현’의 첫 번째 에세이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 이 책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짝사랑에 마음이 타들어가는 당신, 매일 밤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가슴 설레는 당신, 그리고 시들어버린 사랑을 확인하고 이별을 고민하는 당신이 궁금해 하는 ‘그’의 진짜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남자들의 ‘귀엽다’에 담긴 의미는? 썸 타는 그 남자는 왜 고백을 하지 않을까? 질투 안 하는 남자들의 심리는? 남자들은 왜 잔소리나 다툼을 회피할까? 나는 변했다고 느끼지만 남자친구는 아니라고 하는데 정말일까? 오래된 전 남자친구가 다시 잡는 이유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수십만 팔로워들의 뜨거운 공감과 찬사를 받았던 ‘여모남심’ 37편의 에피소드를 난쟁이성현 특유의 유쾌한 감성을 살려 다시 쓰고, 사랑스럽고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담아냈다. 같은 시간, 같은 상황에서도 여자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남자들의 진짜 속마음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정곡을 파고드는 속 시원한 연애 명답을 발견하게 됨은 물론, 당신을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사랑이 주는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억,
155만 SNS 팔로워들이 뜨겁게 공감한
‘여모남심’을 책으로 만난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고민한다. 그가 나에게 하는 말 속에 또 다른 속마음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나의 이 행동이 그에게 어떻게 보일까,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그리고 이별을 맞이한 사람들은 후회한다. 그때 그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줬다면 어땠을까, 나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그에게 상처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의 진심을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달라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는 이렇듯 사랑 때문에 하루하루를 울고 웃는 당신, 하지만 사랑에 서툴기만 한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이다.
유튜브 누적 조회 수 l억의 스타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155만 SNS 팔로워들의 연애 코치 ‘난쟁이성현’의 ‘여모남심’ 유튜브 시리즈 중 독자들의 가장 뜨거운 공감을 받았던 37개의 에피소드를 엄선했다. 사랑일까 아닐까 첫 만남의 두근거림과 풋풋하고 달콤한 사랑, 이별의 상처와 후회… 이 모든 감정들을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 에피소드들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었을 당시 “최고의 연애 명답”이라며 엄청난 호응을 얻었고, 3년이 지나 시리즈가 종료된 지금도 시즌2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사랑이 서툴고 막막하지만
누구보다 달콤한 연애를 하고 싶은
당신에게 보내는 조언과 가슴 따뜻한 위로
‘그 남자’를 만나 마음이 움직이고 연애를 하고 안타깝게 이별을 하기까지… 사랑을 단계별로 풀어낸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는 사소하고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많은 독자들이 나 자신의 이야기라고 여길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저자 특유의 솔직하고 흡인력 있는 언어로 써내려간 이 책은 사랑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달콤한 미래에 대한 설렘을,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는 더 나은 관계를 위한 조언을, 사랑을 떠나보낸 이들에게는 상처를 안아줄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연애가 서툴고 사랑 앞에 막막한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서로의 마음을 오해해서 소중한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면 내가 가진 사랑의 무게만큼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해주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그리고 오래도록 사랑을 지켜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알아주는 것이니까요”라고.
사랑의 시작과 끝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정해진 방법도 없으며 정답도 없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사랑에 서툴고 사랑과 자꾸 어긋난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37가지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그럼에도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려 노력하고, 서로에게 조금씩 상처 주지만 서로로 인해 조금씩 위로받으며, 그렇게 함께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당신도 깨닫게 된다.
세상의 모든 이들은 사랑한 적이 있고, 혹은 지금 사랑하고 있으며, 그것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사랑할 것이다. 그들 중 한 사람인 당신 역시 이 책으로 인해 조금 더 성숙하고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되기를,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기를 바란다.
◎ 책 속에서
대부분의 남자는 아무 이유 없이 칭찬하지 않아요. 남자들은 칭찬하는 것을 되게 어색해하고 부끄러워하는데 그 칭찬을 이성인 여자한테 한다? 그럼 마음이 있을 확률이 높아요. 근데 그중에서 ‘예쁘다’도, ‘못생겼다’도 아닌 ‘귀엽다’라고 말하는 의미는 예쁘다고 대놓고 칭찬하기에는 사귀지도 않는 사이라서 괜히 부담스러워할까 봐, 못생겼다고 장난치기에는 기분이 나쁠까 봐. 그래서 애매한 표현인 ‘귀엽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거예요.
오늘따라 너는 너무 예쁘고 그래서 칭찬은 하고 싶은데, 사귀는 사이는 아니고 애매모호한 사이라 대놓고 칭찬하기에는 부담스러워할까 봐. 혹은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귀엽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요.
- pp. 17-18 CHAPTER1. 두근두근, 썸남의 마음이 궁금해!
그런데, 분명히 썸을 타고 있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고백을 안 하는 남자는 무슨 이유일까요?
첫째, 고백했는데 거절당할까 봐. 내가 만약 고백했는데 거절당하면 ‘다시 못 만나니까’라는 생각 때문에 고백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카톡을 못 하고, 같이 영화도 못 보고, 같이 밥조차도 먹지 못하고, 아는 척하기도 힘든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리니까 망설이게 됩니다.
둘째, 자격지심을 느낄 때. 나랑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이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게 되게 예쁘거나 다른 이성들에게 인기가 정말 많은 경우 다가가는 것조차 어려워합니다.
pp. 30-31 CHAPTER1. 두근두근, 썸남의 마음이 궁금해!
남자는 단순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존심이 세기도 해요. 지나가다가 펀치 기계를 친다든가, 누군가에게 시비가 붙으면 같이 싸운다든가, 평소에는 무시했을 상황을 화내면서 악화시킨다든가, 이런 행동들은 다 자존심이 세서 그러는 거예요.
이처럼 자존심이 센 남자는 어디서 들은 건지 모르겠는데, 어디서 배운 건지 모르겠는데,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야 한다’라는 인식이 박혀 있어요. 그것이 당연하다 여기고, 그것이 자신의 자존심을 살린다고 생각하는 거죠.
‘밥값은 내가 내야 해.’ ‘영화 값은 내가 내야 해.’ ‘커피 값은 내가 내야 해.’ ‘데이트 비용은 내가 내야 해.’ 더치페이를 자존심 상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내 여자친구를 책임진다는 것은 혼자 외롭지 않게 끙끙 앓지 않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게,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같이 함께 해주고 사랑하는 것인데 무조건 돈으로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남자들은 돈이 없으면 데이트를 못 한다고 거절을 자주 하게 돼요.
pp. 56-57 CHAPTER2. 내 남친님아, 널 이해하고 싶어
남자는 여자와 달리 감성보다는 이성적이고 복잡하기보다는 단순하고 직설적이에요. 말 그대로를 믿고, 행동 그대로를 믿어요.
말과 행동에 의미 부여를 잘 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서 싸우면 여자가 연락하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는 진짜 연락을 안 해요. 왜? 화났는데 연락하면 더 화날까 봐. 괜히 하지 말란 짓 하면 더 화날까 봐. 나 때문에 화가 났으니까 내가 없으면 화가 더 빨리 풀릴까 봐. 미안해서 여자가 원하는 대로 하는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여자가 말한 그대로를 실천하는 거예요
pp. 68-69 CHAPTER2. 내 남친님아, 널 이해하고 싶어
보통 여자들은 남자의 변화를 연락 속도에서 많이 느껴요. 처음에는 남자가 연락이 빨랐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느려지니까 변했다고 느껴요. 하지만 남자 관점에서는 마음이 변해서 연락이 느려진 것이 아니라 여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는 할 말이 많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할 말이 사라지는 거예요.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이상형은 무엇인지, 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무엇인지, 무슨 취미를 가졌는지 등 여자친구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으니까 할 말도 많고 그로 인해서 카톡도 자주 하게 되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친구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까 할 말이 줄어들고 카톡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에요.
pp. 92-98 CHAPTER2. 내 남친님아, 널 이해하고 싶어
“시간을 갖자”라고 말하는 게 사귀는 동안 잠깐 만나지 말자는 뜻일 때도 있지만, 남자는 화가 났거나 싸웠을 때도 잠깐 시간을 갖자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때는 헤어지기 위해 시간을 갖자고 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지금 화가 났는데 이 사람과 계속 마주하고 있으면 혹여나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고 홧김에 심한 말을 할까 봐. 지금 이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머리가 너무 복잡하니까. 시간이 좀 지나서 화가 좀 가라앉거나 상황에서 벗어나 마음이 좀 가라앉게 되면 좀 더 이성적이고 좋은 판단을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시간을 갖자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pp. 107-108 CHAPTER3. 이젠 전 남친이 되어버린 그 놈의 심리
‘남자들은 첫사랑을 잊기 힘들다’는 것은 헤어지고 난 뒤에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감정이 아니라 그냥 기억 속에서 잊기 힘들다는 것이에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람을 못 잊는 건 연애뿐만이 아니라 다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죽하면 남자들의 첫사랑은 결혼할 때 잊힌다는 말도 있잖아요?
하지만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전 여자친구처럼 자나 깨나 생각이 난다는 것이 아니에요. 그냥 한 번씩 생각나는 정도예요. 무심코 흘러나오는 음악이 첫사랑과 함께 들었던 음악이라면, 무심코 걸었던 길이 첫사랑과 함께 걸었던 길이라면, 무심코 먹었던 음식이 첫사랑과 함께 먹었던 음식이라면, 가끔 생각나는 정도예요.
pp. 150-151 CHAPTER4. 도대체 남자들은 왜 그러는 걸까
구매가격 : 11,040 원
결국 이기는 힘
도서정보 : 이지훈 / 21세기북스 / 2018년 07월 1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대한민국 1% 리더들의 멘토 이지훈의 신작!
50만 부 판매신화 『혼창통』 두 번째 이야기
24개 기업, 96명 대가들의 위기 극복 드라마
“도망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도서 소개
대한민국 1% 리더들의 멘토 이지훈의 신작!
50만 부 판매신화 『혼창통』 두 번째 이야기
24개 기업, 96명 대가들의 위기 극복 드라마!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가?
키루스 대왕부터 스티브 잡스까지, 인류의 고전 속 영웅들과 우리 시대 경영의 대가들은 고난의 순간을 어떻게 돌파했을까? 전작 『혼창통』으로 50만 부 판매 신화를 기록한 이지훈 저자가 후속작 『결국 이기는 힘』을 통해 날카로운 조언과 깊이 있는 통찰을 선사한다. 과거와 현재, 인문과 경영을 넘나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 결국 이기는 힘의 정체를 밝히는 책이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리더들의 진정한 성공과 성취를 향한 여정이 펼쳐진다.
다년간 경제경영 분야 기자로 활동하고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편집장을 지낸 저자는 전 세계 대가들을 직접 인터뷰한 경험과 고전과 문학, 영화 등의 스토리를 연결해 풍부한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디즈니, 에어비앤비, 츠타야, 발뮤다 등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기업들과 알렉산드로스 대왕부터 마스다 무네아키, 르 코르뷔지에, 나영석까지, 시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영감을 선사하는 대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위기관리 능력을 비롯해 창의적 발상의 원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까지, 경영 현장을 비롯해 저마다의 인생을 경영하는 모든 이들에게 현실적 솔루션을 제시한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한 이들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더 큰 성공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한걸음 더 나아갈 기회를 선사하는 책이다.
◎ 출판사 서평
대기업 CEO, 창업자들이 신뢰하는 대한민국 1% 리더들의 멘토,
탁월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러 이지훈의 신작!
저자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편집장을 지내며 전 세계 대가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글로벌 뉴스를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우리나라 1% 오피니언리더들의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전작 『혼창통』이 저자의 취재와 인터뷰 경험을 집약한 것이라면 『결국 이기는 힘』은 경영의 사례에 고전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연결해 더 깊은 통찰과 혜안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론보다 경험과 현장을 중시하는 저자는 고금의 고민과 현대의 고민을 병렬적으로 비교함으로써 리더의 덕목에 대한 지혜를 입체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일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너무 강한 경쟁자를 만났을 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할 때, 도저히 버티기 힘든 순간이 올 때 등,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는 현실의 위기를 돌파할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경영의 교훈을 감동과 여운이 담긴 스토리로 재구성하여 기업의 CEO든 크고 작은 조직의 리더든, 저마다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지혜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저널리스트로서의 예리한 시각과 시대의 흐름에 대한 기민함, 거기에 직접 운영하는 세종대 최고경영자과정 ‘혼창통 아카데미’를 통해 기업 CEO와 임원, 스타트업 창업자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쌓은 현장 감각까지. 그것을 경영 이론이나 수식이 아닌 스토리로 풀어낸 신작 『결국 이기는 힘』은 독자들의 성공 여정을 이끌어줄 친절한 안내자이자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날카로운 조언, 뜨거운 위로, 깊이 있는 통찰
돌아온 『혼창통』으로 한 차원 높은 성공을 쟁취하라!
성공한 이들의 스토리에는 공통된 공식이 있다. 이는 신화의 패턴과도 일치하며 영화부터 드라마,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콘텐츠의 흥행 공식이기도 하다. 『결국 이기는 힘』은 이러한 성공의 원형, 성공의 본질을 현대의 경영 사례에 접목시켜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성공의 패턴을 체계화하는 데서 나아가 영웅의 여정, 즉 성취의 과정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위기 상황과 그것을 지혜롭게 돌파한 기업 및 인물들의 사례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또한 〈반지의 제왕〉, 〈아이언맨〉, 『그리스인 조르바』 등의 영화와 문학 작품 등을 예로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큰 업적을 이룬 대가들은 공통적으로 위기의 순간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했다. 특히 이 책은 성취 이후에 또다시 찾아오는 시련에 주목한다. 개인적 성취를 넘어 사회와 소통하고, 가치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이들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성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웅이 되기를 포기하는 시대, 모험 없는 안온한 삶이 로망이 된 시대다. 하지만 아무리 피하려 해도 도전은 닥쳐오고 누구나 시련을 겪기 마련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을 영웅 신화에 빗대어 본다면 삶의 모든 순간을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지금의 위기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용기를, 지금 자신의 삶에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더 큰 성공을 이루기 위해 나아갈 자극을 선사한다. 저마다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격려하며 한걸음 더 나아가도록 하는 책이다.
도망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0년 출간된 『혼창통』은 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기업인들을 비롯해 예술, 스포츠, 공직 사회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리더들을 열광시켜왔다. 신작『결국 이기는 힘』에는 혼창통에 담지 못한 이야기, 그간 업데이트된 기업과 인물 사례를 담아냈고 나아가 더 깊이 있는 사례와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준다. 이미 전작을 통해 성공의 인자를 ‘사람을 움직이는 힘(혼)’, ‘어제보다 새로워지는 힘(창)’, ‘거대한 공감과 소통(통)’으로 체계화한 저자는 그것이 성공 스토리의 원형인 신화와 구성과 궤를 같이함을 발견했고, 그 정신을 책 곳곳에 담아냈다.
성공에 필요한 4가지 힘을 제시하는 이 책은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 ‘내 안의 영웅을 깨우는 힘’에서는 전 자신의 힘을 자각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친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인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 이단아로 낙인찍히면서도 사명의식을 놓지 않았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막 ‘한 차원 높이 도약하는 힘’에서는 카피라이터에서 책방 주인이 된 최인아 대표와 평범한 소재에서 특별함을 창조하는 나영석 PD 등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뉴 리더들을 소개한다. 또한 격변의 시대 속에서 무모하리만치 자신의 길을 닦은 디즈니 밥 아이거 회장, 소프트뱅크 손정의 대표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3막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에서는 버티는 힘 하나만으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어낸 에어비앤비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외로움이라는 리더의 숙명을 감내한 크세노폰과 알렉산드로스, 분노에 이성이 흔들리는 순간 기억해야 할 세네카의 충고 등을 소개한다.
4막 ‘나를 뛰어넘어 결국 이기는 힘’에서는 ‘일은 사랑의 실천’이라는 철학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제2의 전성기를 펼친 사티아 나델라, 자유와 질서의 조화로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집단이 된 픽사의 사례 등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면 세상과 소통을 이루어내야 함을 강조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시대, 하지만 우리의 고민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시련은 알고 보면 앞서 다른 기업인들 혹은 수천 년 전 리더들이 이미 경험한 것이고, 그것을 지혜롭게 돌파한 자들만이 결국 진정한 성공을 쟁취해왔다. 『결국 이기는 힘』은 시대와 상황이 아무리 변해도 절대 변치 않는 성공의 인자와 성취의 과정을 추적한다. 나아가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성공의 의미와 일의 목표를 반추하게 만드는, 깊은 통찰을 선사하는 책이다.
◎ 추천사
최인아(최인아책방 대표)
공무원을 선망하는 시대에 ‘영웅’이나 ‘모험’이 설 자리는 없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시련과 도전은 찾아온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에게 우리보다 먼저 고난을 겪고 또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기는 법을 들어보자.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 책에서 용기와 통찰을 얻기를,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기를!
김봉진(우아한형제들 대표)
‘배달의민족’ 창업 당시 저자의 전작인『혼창통』을 읽고 큰 도움을 받았다. 『결국 이기는 힘』은 초일류기업을 이끈 경영 대가들에게 인사이트를 찾는 데서 나아가 고전과 현대의 사례들을 연결하여 리더라면 갖춰야 할 덕목을 살펴본다. 창업자를 비롯해 지금보다 더 나은 리더가 되기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본문 중에서
현대 리더의 고민은 그리스 로마 고전에 등장하는 영웅, 정치인, 군인 등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함께 공부하던 리더들이 수천 년 전의 이야기에 웃고 우는 모습을 보면서, 케케묵은 고전의 어떤 면면이 저들의 공감을 자아내는지 궁금했다. 공감의 코드를 풀어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고금의 고민을 병렬하고 비교함으로써 리더의 덕목에 대한 지혜를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10쪽 ‘저자 서문’ 중에서)
우리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 영웅이다. 자신의 노래를 부르려는 자, 자신의 시를 쓰려는 자,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찾아나서는 자, 그들이 바로 영웅이다. 버티는 자, 그도 영웅이다. 아무리 안온한 삶을 원해도 삶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련은 늘 닥쳐오기 마련이고, 도전은 종종 우리의 등을 떠민다. 버티고 뛰어넘어야 한다. 그때 우리는 영웅이 된다. (20쪽 ‘인트로’ 중에서)
이나모리 가즈오는 “처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해 평생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애석하게도 그런 사람은 1000명 중 한 명이 될까 말까다”라고 대답한다. 이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기보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37쪽 ‘1장 소명_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떠나라’ 중에서)
최인아 대표가 카피라이터로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창의성은 흔히 생각하듯 아주 기발한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이 세상 모두가 아이디어의 재료”라고 말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내게 신호를 보내는데 단지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내 것으로 취하는가, 아니면 그냥 흘려보내는가 하는 점이 창조자가 되느냐, 범인凡人으로 남느냐를 결정한다. (97쪽 ‘3장 멘토_나를 이끌어줄 단 한 사람’ 중에서)
나영석 PD의 남다른 성취의 이면에는 혼창통이 작용하고 있다. 그는 신선함과 보편성,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을 하나로 버무리는 데 지혜가 있으며, 일의 목적과 핵심 콘셉트를 정한 뒤 흔들리지 않고 집중한다. 또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겸손함과 후배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그를 당신의 멘토로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9쪽 ‘3장 멘토_나를 이끌어줄 단 한 사람’ 중에서)
밥 아이거는 디즈니의 가장 큰 사명을 “93년 전통을 존중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디즈니의 핵심이 스토리인 것만은 변함이 없지만 그것을 전달하고 활용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은 존중해야 하지만 숭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118쪽 ‘4장 통과_돌아올 수 없는 길에 서다’ 중에서)
발뮤다의 창업자 테라오 겐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이란 뚫고 나갈 수 있다.” 그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리스인 조르바』가 떠올랐다. 조르바는 “인생이란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법이지요.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브레이크를 써요. 그러나 나는 브레이크를 버린 지 오랩니다. 나는 꽈당 부딪치는 걸 두려워하지 않거든요”라고 말한다. (150쪽 ‘5장 시련_나약한 나와 대면하라’ 중에서)
사티아 나델라는 구성원들에게 개인의 삶과 일터의 삶이 공존할 수 있다고 외쳤다. “우리는 돈 때문에만 일하는 게 아닙니다. 자아실현을 위해 일합니다. 조직이 그것을 돕는 곳이 될 때 구성원과 조직 모두 성장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성취에 머물지 않고 더 큰 사명에 눈뜨는 영웅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233쪽 ‘7장 귀환_더 큰 사명에 눈떠라’ 중에서)
플루타르코스는 비난의 여지없이 당당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가 필요하다고 한다. 정직한 친구를 두는 것이 하나이고, 분노한 적을 두는 것이 다른 하나다. 친구는 솔직한 충고로, 적은 험담과 욕설로 내가 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문제는 정직한 친구를 찾기가 힘들다는 데 있다. 그에 대해 플루타르코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 시대에 우정은 거의 침묵으로 바뀌었고, 예전에 갖고 있던 자유로움을 잃어버렸다. 그것은 아첨에는 달변이지만, 충 고에는 눌변이다. 결국 우리는 적의 입을 통해서만 진실을 들을 수 있다.” (265쪽 ‘8장 부활_결국 나는 나로 설 것이다’ 중에서)
개인은 조직의 부속품이 아니다. 조직이 아무리 훌륭한 이상과 목표를 가지고 있어도 개인을 수단으로 다룬다면 개인은 불행해질 것이고, 결국 조직의 목표도 달성하기 힘들다. 자유와 질서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든다면 자발적으로 재미있게 일하면서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297쪽 ‘9장 융합_모험의 끝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중에서)
구매가격 : 14,240 원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6권
도서정보 : 박시연 / 아울북 / 2018년 07월 30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마법천자문을 잇는 아울북의 야심작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신화’가 시작된다!
◎ 출판사 서평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로 시작하세요!
신들의 왕 제우스, 올림포스 십이 신과 영웅 등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대모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인류의 위대한 정신이자 지식의 창고, 상상력의 원천입니다. 우리가 세대를 뛰어넘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지요.”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 교수 김헌
“그리스 로마 신화 신들의 이름이 낯설고 너무 많아서 헷갈리는데 아울북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외모의 특징을 잘 살린 만화 캐릭터로 이해하기 쉬웠어요.”
- 인천정각초등학교 교사 김찬원
“아울북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화 TALK’ 코너는 신화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지도해야 할지 도움을 줍니다. “
- 인천부평남초등학교 교사 문새롬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내고 신화 속 지식을 쉽게 구성한 책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의 문화를 이해하는 원천이고, 신과 영웅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인류 최고의 고전입니다. 또한 수천 년 동안 무한히 펼쳐진 상상력의 세계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고전이지만 신화를 읽는 어린이들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들의 왕 제우스를 중심으로 올림포스 십이 신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이끌었는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미난 이야기 형식으로 꾸몄습니다. 신화에 대한 쉽고 재미난 해석으로 어린이들이 신화에 친근감을 느끼고, 신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줍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와 역동적인 스토리로 쉽고 재미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이끄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아이들의 눈을 먼저 사로잡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된 신화 이야기를 만나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열 가지 테마의 교양 페이지로 신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주었습니다.
만화를 통해 신화에 흥미를 가졌다면, 만화 속 또 다른 책인 ‘똑똑해지는 신화 여행’을 통해 인문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꼭 알아야 할 지식들, 만화에서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지식들까지 알차게 다루었습니다. 갖가지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어서 어린이 인문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신화 전문가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의 감수를 거친 검증 받은 콘텐츠입니다.
신화 관련 명화, 유물 등을 참고하고 고증을 거쳐 만화를 구성했습니다. 또 그리스 신화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가 자문으로 참여해 수준 높은 내용을 선보입니다.
*궁금한 지식을 해결하고,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진정한 학습만화입니다.
‘신화 TALK’ 코너에서는 김헌 교수가 직접 신화에 대해 궁금한 점을 되짚어 줍니다. 신화를 어떻게 읽혀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신화 속 의미를 먼저 이해하고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신화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신화 캐릭터 카드가 들어있습니다.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살펴보며 신화 속 여러 신들을 쉽게 익힐 수 있고 카드를 활용해 다양한 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신화를 한층 친밀하게 느낄 것입니다.
구매가격 : 12,000 원
How to - 동물
도서정보 : 오승희, 신수빈 / 아울북 / 2018년 07월 26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직접 해 보면서 익히는 실천형 지식 백과 《How to》 시리즈 출간!
반려동물 천만의 시대, 《How to 동물》 속 21가지 방법으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기를 실천해 볼까요?
◎ 도서 소개
물고기를 잡아 주면 하루를 먹고 살 수 있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면 평생을 먹고살 수 있다.
- 탈무드
배운 대로 해 보고 싶어지는 신기한 지식 백과 《How to》
《How to》 시리즈의 부제는 ‘어린이 방법 백과’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는 ‘방법’.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의 온갖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오늘날, 머릿속에 많은 지식을 담고 있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지식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비로소 그 지식이 내 것이 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How to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해 기획된 초등학생을 위한 실천형 지식 백과 시리즈다. 첫 권으로 출간된 《How to 동물》에 이어 공부, 놀이, 과학 실험, 마술, 스토리, 친구, 요리 등 백과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주제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가장 궁금한 지식만 모아 잡지처럼 다채롭게
《How to》 시리즈 각 권은 주제와 관련해 초등학생이 가장 궁금해하는 동시에 놓쳐서는 안 될 내용만 가려 뽑아 20여 개의 꼭지로 구성했다. 각각의 꼭지는 글에 어울리는 사진과 그림을 배치한 일반적인 구성부터 사용 설명서처럼 순서를 따라가며 읽는 구성, 사진이나 그림이 중심이 되고 내용은 캡션으로 처리되는 구성, 독자가 테스트에 참여한 뒤 결과를 확인하는 구성, 예-아니오를 선택하며 따라가는 순서도 구성 등 매우 다채롭다. 백과 하면 떠올리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내용과 어울리는 최적의 구성을 선택함으로써 독자가 이해하기 쉽고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동물, 어디까지 알고 있니?
《How to 동물》은 동물을 아주 좋아해서 귀여운 동물만 보면 갖고 싶다고 떼를 쓰는 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이는 동물 박사를 자처하지만 정작 부모님께는 함께 사는 강아지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꾸지람을 듣는다. 이처럼 ‘동물’이라는 주제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친숙하기에 충분히 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반려동물 천만 시대인 지금, 관련 시장은 커졌지만 사람들의 의식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키우지 않는 사람 모두의 합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How to 동물》은 초등 독자의 주된 관심사인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실천적 지식을 담고 있다. 나에게 맞는 반려동물 찾는 법부터 알쏭달쏭 동물의 감정 읽는 법, 동물에게 안전한 먹이 주는 법, 동물 관련 응급 상황 대처법까지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도 함께 알아 두면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시민 참여 과학, 동물 실험, 유기 동물 등 시사적인 문제도 놓치지 않도록 내용에 녹여 냈다.
책에서 배운 How to는 부록으로 완성
《How to 동물》에는 실천적 지식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기초 과학 지식도 함께 실려 있다. 봐도 봐도 헷갈리는 동물 구별하는 법, 똥으로 동물 알아맞히는 법, 동물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 등의 꼭지는 교과서와 연계된 동물의 분류, 서식지, 행동과 의사소통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 소개와 생생한 직업 탐구, 수의사-아쿠아리스트와의 인터뷰는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외에 동물 사진 예쁘게 찍는 법, 한눈에 봐도 알 수 있게 동물 그리는 법, 동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법, 동물 관찰 노트 작성하는 법처럼 책상 앞을 벗어나 다양한 체험 활동을 유도하는 꼭지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부록으로 제공되는 ‘나만의 동물 관찰 노트’로 책에서 배운 How to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실제로 동물이 사는 현장을 찾아 관찰하고 기록했다면 이제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준비는 마쳤다고 할 수 있다. 최재천 교수의 말처럼 “생명은 알면 알수록 더 사랑하게” 되니 말이다.
구매가격 : 11,040 원
초인수업
도서정보 : 박찬국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1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안일함을 탐하는 ‘말세인’으로 살 것인가!
고귀하고 기품 있는 ‘초인’으로 살 것인가!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찬국 교수가 들려주는 니체의 인생철학
◎ 도서 소개
초인이란 고난을 견디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난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고통이 없는 편안한 삶만을 바라는 우리에게 던지는 니체의 일침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렇게 사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때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려는 ‘힐링’서가 유행한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위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만약 인생 자체가 고난과 고통의 연속이었던 19세기 철학자 니체에게 인생의 고민을 물어본다면 니체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니체가 살았던 19세기는 종교적 세계관이 무너지고 전통 형이상학이 흔들리기 시작한 시대였다.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인생 자체는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여기며 좌절했다. 하지만 니체는 이러한 근대적 경향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채찍질을 했다. 그것이 허무주의와 니힐리즘에 빠진 사회를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때 니체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향해 “위험하게 살아라!” “너의 운명이 평탄하기를 바라지 말고 가혹하기를 바라라!”라고 외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위로와 동정을 바라는 연약한 정신이 아니라 자신의 고양과 강화를 위해 고통과 험난한 운명을 요구하는 ‘초인(超人)’의 정신을 우리에게 요구한 것이다.
삶의 벽에 부딪혔을 때 니체에게 묻고 싶은 것들
가치, 행복, 욕망, 운명, 경쟁, 종교 … 니체 철학의 정수를 만나는 10개의 질문
이번에 출간된『초인수업』(21세기북스 펴냄)은 우리가 살면서 던질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10가지 질문과 이에 대한 니체의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찬국 교수는 수십 년간의 연구와 강의 활동을 바탕으로 이 책에서 니체 철학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인생론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라고 푸념하는 우리에게 니체는 “안락한 삶을 경멸하라”고 이야기하고, “인생의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라고 고민하는 우리에게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은 그런 물음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여야만 해결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우리가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고 남의 평가에 민감한 것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노예근성 때문이라고 니체는 충고한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는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노예의 지위로 하락시키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니체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은 어떤 삶을 사는 사람일까? 니체는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잃어버린 시대에 초인의 이상이 들어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필요한 일을 견디며 나아갈 뿐 아니라 그 고난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약점이나 자신이 겪은 고통과 고난까지도 자기발전의 계기로 승화시킬 줄 아는 사람이다.
우리는 흔히 고통이 없는 편안한 상태를 행복이라고 생각하지만, 니체는 자신이 고양되고 강화되었다는 느낌이 행복이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행복한 인간은 고난과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않고 그런 것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평정과 충일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도처에서 살벌한 경쟁이 지배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변혁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뇌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니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니체는 인간은 짧게 그리고 험난하게 살더라도 자신의 힘, 다시 말해 자신의 생명력이 고양되었음을 느끼고 싶어 하는 존재라고 봅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장수와 안락한 삶이 아니라 힘의 고양과 증대라는 것입니다. 니체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 힘이 증가되고 있다는 느낌, 저항을 초극했다는 느낌을 말한다.”
(1장 안락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을 경멸하라 : 34-35쪽)
인생이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로 여겨지는 사람은 ‘이 놀이를 계속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지요. 우리가 삶의 의미를 묻게 되는 것은 삶이 더 이상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때입니다. 그때 우리는 삶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면서 ‘왜 이 짐을 짊어져야 하지?’라고 묻게 되는 것입니다.
(2장 인생, 의미를 찾지 않을 때 의미 있는 삶이 된다 : 58-59쪽)
운명에 대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운명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인간이 노력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하면 된다’는 철학이지요. 그런데 니체는 이러한 극단적인 자유의지의 철학을 ‘단죄(斷罪)의 철학’이라고 불렀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의 주체이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철학은 언뜻 보면 인간을 존중하는 휴머니즘(humanism)의 철학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니체는 왜 그것을 단죄의 철학이라고 불렀을까요?
(3장 위험하게 사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 74쪽)
사람들은 흔히 협동과 협조는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경쟁은 부정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니체는 경쟁이 없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쟁을 통해서만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자신을 뛰어난 인물로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4장 당신의 적을 경외하라 : 95쪽)
니체는 ‘기쁜 소식을 가져온 자’인 예수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을 택했다고 봅니다. 예수는 자신에 대한 모든 중상(中傷)과 탄압에 대해서 저항하거나 분노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권리를 변호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을 사랑하면서 죽었다는 것입니다. 예수가 인류에게 남긴 것은 특정한 교리 체계가 아니라 이러한 삶의 모습이었습니다.
(5장 당신을 위한 신은 어디에도 없다 : 114쪽)
니체가 말하는 자유로운 정신은 곧 독단적인 이념이 우리에게 주는 삶의 위안을 값싼 위안으로 간주하여 거부하면서 세계와 사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정신이 될 경우에만 인간은 어떤 이념의 노예가 되지 않고 다양한 이념들을 자기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6장 신념은 삶을 짓누르는 짐이다 : 163-164쪽)
니체의 고민은 궁극적으로 과학에 의해 ‘신이 살해된’ 이 세계에서 생은 어떻게 긍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니체는 생을 긍정할 수 있는 길을 궁극적으로 예술에서 발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 이전에 우리 각자가 예술가적인 정신 상태로 삶을 사는 데서 찾습니다.
(7장 예술은 삶의 위대한 자극제다 : 184쪽)
니체는 연민을 비판했습니다. 니체가 연민을 비판한 것은 그가 비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연민은 인간을 성장시키기보다는 연약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낸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을 불쌍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고, 불쌍한 사람으로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약하고 무력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8장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절정이다 : 195-197)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항상 남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쓰고 남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니체는 이렇게 남의 평가에 민감한 것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노예근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노예는 자기 자신을 주체적으로 평가하지 못했습니다. 노예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주인뿐이기 때문입니다. 노예는 주인이 ‘잘했다’고 칭찬하면 기뻐하고 ‘못했다’고 지적하면 슬퍼합니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노예의 지위로 하락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9장 너만의 꽃을 피워라 : 219쪽)
니체는 자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정과 생각을 다스리는 것을 넘어서 신체를 다스려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힘들다고 해서 함부로 눕지 말고 그때마다의 상황에서 요구되는 적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신체를 완전히 우리의 지배 아래 둘 수 있을 때에야 우리는 본능까지 건강하고 기품 있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10장 감정을 다스리는 것을 넘어 몸을 다스려라 : 236-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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