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3791종의 전자책이 판매중입니다.

당신이라는 보통명사

도서정보 : 조소담 / 21세기북스 / 2018년 04월 0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부서지는 기억 속의 너를 기억할 수 있을까
언젠간 모두 사라져버릴 기억들에 이름을 붙이다

이것은 소녀였던 나의, 그리고 당신의, 사랑의 기록이다

사랑에 빠진 기간엔 항상 생각했다.
내가 글로 적지 않는 날에도 나의 하루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내가 지쳐서 기억하지 못할 순간들까지도 당신이 기억해줄 테니까.
그렇게 ‘당신’이란 보통명사에 의존해온 기억들은 어느 날 한숨에 모두 사라졌다.
나는 나의 인생을 복원하지 못한다. ―조소담




◎ 도서 소개

‘오늘이 기대되는 작가’ 조소담의 첫 산문집
여성의 몸으로 써내려간 아주 보통의 연애, 아주 보통의 청춘

우리의 마음과 몸은 하나가 아니다. 조소담,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20대 여성 CEO,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 유리천장을 깬 여성,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누리기 전부터, 그가 문재인 대통령 직속기관 저출산고령사회위원 최연소 위원으로 위촉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전부터, 그는 꽤나 유명 인사였다. 거침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목소리를 내왔으며, 사회활동가이자 콘텐츠 생산자이며 미디어 기업가로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그리하여 오늘 어떤 일상을 보냈을지 기대하게 만드는 사람, 그런 그가 오늘은 ‘무명의 작가’라는 새로운 얼굴을 가지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서툴렀던 그 순간을 우리는 왜 기억해야 할까
아무것도 아니게 될 순간들에 이름표를 붙이다

조소담은 자기소개는 잘 못해도 자기 서사는 스스로 잘 꿰고 있는 사람이라 본인을 소개한다. 서툴렀던 지난 연애는 미화되거나, 폐기처분되거나 둘 중 하나의 수순을 밟기 쉽다. 그렇게 과거의 순간들은 대개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 채로 기억 저편 어딘가에 매장된다. 하지만 조소담은 과거를 허투루 흘려보내는 법이 없다. 지나쳐간 사람과 시간이 남긴 흔적과 의미를 자음과 모음으로 배열한다. 왜곡도 과장도 없이 그저 기억의 유리병에 라벨을 하나씩 붙인다.
≪당신이라는 보통명사≫는 브런치에서 ‘썸머’라는 필명으로 그가 써내려간 한 편 한 편을 모아 내놓은 그의 첫 산문집이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 읽는 느낌, 내가 쓰지 못했던 날들의 내 일기장을 읽는 기분이 들지만, 독서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그가 기억의 유리병에 붙인 라벨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느새 내가 어두컴컴한 심해에 묻어놓은 기억들의 잔해를 줍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홀로 외롭게 분투했던 시간, ‘망했네, 이건 사랑이야’라고 중얼거리며 얼굴 붉어지던 순간, 살 내음을 맡으며 잠들었던 그날의 새벽…. 이 책은 바로 ‘우리는 왜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는지, 그리하여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며, ‘우리가 왜 사소하고 서툴렀던 순간을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냥 아름답지도 비참하지도 않은 보통의 연애담으로
뻔한 위로가 아닌 진짜 위로를 받는다

조소담 작가가 연애를 탐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연애는 유독 특별한 이름으로 분류된다. ‘나’와 ‘당신’이 세상의 유일한 존재로 관계 맺는 실로 엄청난 사건. 그는 “보호막을 뚫고 서로 한자리에 누울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세계가 포개어졌다 떨어져나가는 연애 관계는 모든 관계의 원형이다. 그래서 소녀가 소년을 만났을 때 벌어지는 일들은 연애담이자 섹슈얼리티의 고백이며 관계로 얽힌 세상 그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된다.



“나는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내 몸을 원한다는 것에 금세 도취되었다. 그 애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누군가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것에 도취해 있었다. 내가 어쩔 줄 몰라 하면 더 심하게 목에 얼굴을 묻었고, 치마를 들추고, 속옷을 벗겼다. … 누군가의 갈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느껴본 적 없는 원초적 즐거움이었다.” ―본문 [인형의 권력] 중에서



그의 연애담에는 ‘나’의 다양한 형상이 등장한다. ‘도구적 존재로서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에서 ‘영리하게 욕망을 교환할 줄 아는 나’를 지나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모름을 연출하며 즐기는 노련한 나르시스트’까지. 여태껏 서사의 영역에서 여성의 몸은 늘 ‘바라봄’의 대상이었다. 조소담 작가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욕망을 말할 수 있는 주체이자 타인의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나’를 재료로 세상에 대한 잔잔하면서도 예리한 사유를 펼쳐놓는다.
이 때문인가. 그녀의 글에는 감성적인 단어도, 기교를 뽐내는 문장도 없다. A는 걸었다. B를 바라보았다. 뚝뚝 끊기는 단순한 문장들 사이로 꾹 참고 있는 울음이 보이고, 푹 배인 진심이 묻어난다. 몇 마디 예쁜 단어로 포장하지 않는 대신, 단단한 진심이 주는 힘으로 우리는 뻔한 위로가 아닌 진짜 위로를 받는다.


◎ 책 속으로

우리는 스치듯 겪더라도 인연을 만나면 그게 인연인 것을 안다. 인연을 만나면 한순간에 마음의 온도가 달라진다. 그 인연을 붙잡아 온몸을 열면 인연이 존재 안으로 흘러들어와 그 존재가 사는 공간의 온도를 바꾸고 공기를 바꾼다. 낭만이란, 그런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을 다시 되새김하는 것이다. 사진가는 그런 순간을 위해 한쪽 눈을 감고 렌즈를 들여다본다. 방랑자는 바람이 좋아서 길가에 눕고, 사람들은 사랑을 기다리며 창문을 연다. ―p.14~16【낭만이란 무엇인가】

나는 좋아한다는 한마디 말 이후에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을 생각했다. 내 일과의 빈틈마다 밀려왔다 밀려 나가는 잔물결 같은 것. 네가 말한 것들, 우리가 함께한 순간들이 반짝이며 발등을 적셨다. 나는 맨발로 따뜻한 모래 위를 걷던 어린 시절처럼 천진난만해졌다. 좋아한다는 말이 가진 주술적 힘. 나는 네가 들려준 노래에, 함께 본 그림에, 나눈 말과 말 사이 시 같은 것들에 그 감정의 조각이 있었음을 기억했다. 어쩌면 주술은 우리의 말 이전에 이미. ―p.61~62【사랑에 빠지는 순서】

둘 사이에 생긴 틈에 단어 단어가 쌓이고, 점점 일은 난해해지고, 가깝고 싶었던 마음은 더 외로워진다. 말이 아니라 따뜻한 품이 필요한 것이다. 이해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은 것이다. 길에서 다친 작은 동물처럼 조심스레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 얼마나 초라하든, 얼마나 더럽든. ―p.72~73【헤어지는 중입니다】

사랑에 빠진 기간엔 항상 생각했다. 내가 글로 적지 않는 날에도 나의 하루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내가 지쳐서 기억하지 못할 순간들까지도 당신이 기억해줄 테니까. 그렇게 ‘당신’이란 보통명사에 의존해온 기억들은 어느 날 한숨에 모두 사라졌다. 나는 나의 인생을 복원하지 못한다. ‘당신’들에게 맡겨둔 어떤 순간들의 의미. 그렇지만 그 기억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가. 기억의 조각들만 가지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길로 흩어진다. ―p.83【당신이라는 보통명사】

전선에 서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누구나 이 시대의 목격자로서 오늘을 산다. 자신 앞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직시 후에 말을 꺼내는 것은 더 쉽지 않은 일이고, 그 후에 변화를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그래도, 직시하고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리는 목격자니까. 미래에 덜 부끄러우려면 오늘 더 용기를 내야 한다. ―p. 185【덜 부끄러우려면 용기를 내야 해】

“나 아웃팅을 당했어.” “내 여자 친구가 남자를 사귀고 싶대.”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었다.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나는 그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그도 친구인 나의 감정을 그렇게 이해하려 애쓰며 껴안아준 적이 있다. 우리는 그런 사이였다. 그럼에도 내가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존재했다. 왜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평생 혼자 살 계획을 하는지, 또 왜 그러면서 커플 아이템은 꼭꼭 챙기는지, 알 것 같다가도 알 수 없었다. ―p. 206~207【친구의 사랑】

상실의 의식. 누군가를 잘 잃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아파하고, 또 기억하며, 남은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그 모든 시간. 그 시간을 지나지 않고서는 누군가를 잃고서도 묻을 수가 없다. 누군가를 온전히 보내지 못한 사람은 상실의 시간 안에 갇힌다. ―p. 211【상실에 대하여】

구매가격 : 11,200 원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40가지 습관

도서정보 : 다구치 도모타카 / 21세기북스 / 2018년 04월 0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평생 돈 걱정 없이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돈이 저절로 모이는 부자들의 자기 관리 비법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돈 스트레스 없는 인생’을 꿈꾼다. 하지만 매월 한정된 월급으로 빠듯하게 살아가는 보통의 직장인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에 불어 닥친 가상화폐 광풍이라든가 시기별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유행 재테크법 역시 우리 사회 보통 사람들의 ‘부자 되기’ 욕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돈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가 단순히 월급이 적어서일까? 평범한 월급쟁이가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복권이나 비트코인 같은 뜻하지 않은 일확천금밖에 없는 것일까?
일본에서 ‘자산 관리의 신’으로 통하는 다구치 도모타카는 “부자가 되는 첫걸음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는 3,000명이 넘는 상위 1% 부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그들 중에는 뚱뚱한 사람들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는데, 자산을 꾸준히 유지하는 똑똑한 부자들은 식사는 물론 모든 면에서 자기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자기 관리의 기본인 식사량 조절과 체중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라면 일과 자산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40가지 습관』에서는 식습관, 소비 습관, 일하는 방식, 인간관계, 이성 관계 등 일과 생활에 걸친 모든 부분에 있어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일들, 즉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 기준을 지켜 내기 위한 부자들만의 철저한 자기 관리 비법을 공개한다. 결국 돈을 모으는 첫걸음은 매일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부자들이 절대하지 않는 습관 40가지’를 명심하여 돈에 평생 돈 걱정 없는 인생을 쟁취해 보자.




◎ 출판사 서평

몸무게와 통장 잔고는 반비례한다?!
상위 1% 부자 3,000명의 자기 관리 불변의 법칙

▫ 뷔페에서 본전을 뽑기 위해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다.
▫ 내 체중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 중요한 이야기는 밤에 술자리에서 한다.
▫ 집은 당연히 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항상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소개한다.
▫ 일하는 날과 쉬는 날을 확실하게 구분한다.

모두 내 이야기 같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은 부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매월 들어오는 족족 사라져버리던 월급을 붙잡아둘, 확실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40가지 습관』의 저자 다구치 도모타카는 “재테크의 첫걸음은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습관’을 따라서 매일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28세 때 5,000만 원이나 되는 카드빚을 지고 파산 직전에 이르렀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자산 운용을 통해 2년 만에 빚을 모두 청산했다. 빚을 갚고 통장 잔고를 점차 불려 나가는 동안 그는 3,000명이 넘는 상위 1% 부자들과 교류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절대 하지 않는 일’의 기준이 명확했으며 그것을 철칙으로 자기 관리를 해나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단적인 예로, 그들은 모두 체중 관리에 철저해 살이 찐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체중의 증감과 자산의 증감 모두 ‘철저한 자기 관리’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식생활과 체중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쉽게 살이 찌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금 사정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산을 모으기 어렵다.
저자 본인의 삶 역시 이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술과 경마, 명품에 빠져서 지게 된 카드빚을 갚기 위해 부자들의 자기 관리법을 따라하다 보니 100킬로그램에 달하던 체중이 저절로 60킬로그램까지 줄어들었다. ‘돈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삶’을 꿈꾼다면 오늘부터 당장 매일 자신의 체중을 재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마라!
재테크가 쉬워지는 ‘자신만의 가치 기준’ 세우는 법

저자가 만난 부자들 중에는 의외로, 누구나 알 법한 명품 브랜드로 치장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똑똑한 부자들은 자기 과시를 위해 고급 브랜드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가치 기준을 두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자신이 가죽 제품을 좋아한다면 장인이 만든 유일무이한 가죽 지갑과 구두 등을 애용하지만, 그것이 누구나 알 법한 유명 브랜드이거나 브랜드 로고가 유난히 돋보이는 제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자들의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것 역시 모든 일에 대해 자기만의 명확한 가치 기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음식을 고를 때나 돈을 쓸 때, 그리고 인간관계를 맺고 교제 상대를 고를 때 등 매사에 고집스러울 만큼 독자적인 가치 기준을 갖고 있다. 이것은 ‘고집’이나 ‘집착’과는 다른 일종의 자기만의 ‘잣대’인데, 본인만의 잣대가 없다면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기의 생각이나 기준에 따라 결정하지 못하고 주변 분위기나 남의 의견에 따르게 된다. 당연히 자기 관리 능력도 떨어진다.
반면 주변과 쉽게 타협하거나 주변에 휘둘리는 법이 없어 타인과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은 곧 경쟁력이 높다는 뜻이고, 이것은 돈이 모여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저축이든 다이어트든 사업이든 모두 자신의 판단 기준에 맞춰 조금씩 해 나가는 사람이 성공한다. 만약 당신이 세워놓은 판단 기준이 타인과 다르다면 부자에 가까워지고 있는 증거라 생각해도 좋다.

‘돈이 따라붙는’ 습관부터 몸에 익히자!
나도 모르는 사이 월급이 새어나가는 당신을 위한,
평생 돈 걱정 없이 사는 비법

부자들은 각자의 판단 기준과 선택 기준에 따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해 놓고 이를 철저히 지킨다. 이 책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습관 40가지’를 소개한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메뉴 선택하지 않기’, ‘중요한 이야기는 늦은 밤 술자리에서 하지 않기’, ‘못하는 일을 굳이 잘 해내려고 애쓰지 않기’, ‘소유를 중시하지 않기’,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서 인연 찾기 않기’ 등 체중 관리 이외에도 식습관, 소비 습관, 업무 방식, 인간관계, 이성 선택 등 모든 방면에서 부자들이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공통적인 ‘철칙’을 배울 수 있다.
누구나 ‘평생 돈 걱정 없는 인생’을 꿈꾼다. 하지만 단지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만 갖고 있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습관’을 따라서 매일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반복하는 것이 재테크의 첫걸음임을 명심하자. 부자들의 생각과 행동을 거울삼아 일상에서 이를 실천한다면 어느새 당신도 ‘돈 스트레스 없는 인생’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 책 속에서

자산을 꾸준히 유지하는 진짜 똑똑한 부자들은 식사는 물론 모든 면에서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잘 쓰지도 않을 명품을 사느라 돈을 낭비하거나 업무 시간 대부분을 인터넷 검색으로 허비하는 일도 없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더 있다. 폭식이나 폭음으로 인해 지나치게 살이 찐 사람이 없다. 정말 똑똑한 부자는 대부분 날씬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이처럼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에겐 돈이 따라붙어 자산이 점점 불어난다.
똑똑한 부자는 욕망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절대 하지 않는 일’이 있으며 그것을 매일 실천한다. 내가 그동안 수많은 부자들을 인터뷰하면서 발견한, 그들만의 공통적인 ‘철학’을 알리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매일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부자들이 ‘절대 하지 않는 일’을 익혀 ‘돈에 얽매이지 않는 인생’을 쟁취해 보자.

- p.14~15, 시작하며



똑똑한 부자는 식생활에 대해서도 꼼꼼히 파악한다. 자신이 하루에 얼마나 먹었는지 또는 몇 칼로리를 섭취했는지 생각하면서 식사를 한다. 여기에 더해 매일같이 체중을 확인하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체중이나 적정 체중이 얼마인지 바로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폭음이나 폭식으로 뚱보가 되는 일이 없다.
체중의 증감과 자산의 증감은 모두 ‘철저한 자기 관리’에 달렸다. 똑똑한 부자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며 자산을 불려 나간다.

- p.29, 프롤로그 자기 관리만 잘해도 자금 사정이 달라진다



저녁 8시 이후에 먹지 않는 습관은 다음날 쾌적한 하루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앞에서 똑똑한 부자는 리듬이 깨지는 것을 싫어하며 아침 식사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밤늦게 음식물을 섭취하면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자연히 기상 시간과 아침 식사 시간도 늦어진다. 즉, 하루의 시작이 늦어진다. 뿐만 아니라 아침 식사를 할 시간인데 배가 더부룩하면 하루의 페이스가 흐트러질 우려도 있다.
당연히 밤과 아침은 이어져 있다. 안정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아침 식사만큼이나 제때 먹는 저녁 식사도 중요하다. 아침에 잘 못 일어나거나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적인 사람은 밤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자. 전날 밤 늦은 시간에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 아침 시간을 관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밤 시간을 관리함으로써 아침의 리듬이 정돈되고 안정적인 업무 수행력을 갖출 수 있다.

- p.49~50, 제1장 똑똑한 부자는 식사할 때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똑똑한 부자는 목표가 생기면 이를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아낌없이 돈을 지출한다. 골프도 혼자 무작정 공을 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 전문가에게 올바른 스윙 자세부터 익히는 것이 순서다. 레슨비는 들지만 독학으로 시작하는 것보다 실력은 훨씬 향상된다. 영어 회화도 수강료를 내고 학원에 다니거나 개인 과외를 받으면 학습 속도가 급속하게 빨라진다.
‘저렴하거나 돈이 안 들어서’ 독학을 고집하는 사람은 비즈니스를 비롯해 어떤 일이든 중도 포기하여 목표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의 용도 중 ‘투자’를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 투자한 돈이 제대로 회수되었는지 검증할 필요는 있다. 인맥을 넓힐 요량으로 술자리에 열심히 나갔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으면 투자라 할 수 없다. 투자는 회수하는 것이다. 아무 것이나 ‘투자’로 구분해서 돈을 지출하면 ‘낭비’가 되고 만다.

- p.78~79, 제2장 똑똑한 부자는 이런 것에 돈을 쓰지 않는다



똑똑한 부자는 일터가 아닌 곳에 있을 때도 일 스위치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는다. 가령 음식점 대기 줄이 길어지면 어떤 메뉴를 누가 좋아하는지 분석하는 식이다. 백화점에서 인기 상품이 보이면 어느 기업의 상품인지 확인하고 주가 동향을 파악한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경우 여행지에 가서도 ‘좋은 물건은 없는지’ 안테나를 곧추세운다.
나도 휴일에는 전철이나 카페에서 주변 사람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며 정보를 수집할 때가 있다. 마냥 넋 놓고 앉아 있거나 차만 마시지는 않는다. 무심코 대화를 듣다 보면 젊은이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장년층의 고민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 살아 있는 정보들이 당장 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뜻밖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 p.121~122, 제3장 똑똑한 부자는 이렇게 일하지 않는다



진정한 부자는 자기 입으로 ‘성과’를 떠벌리지 않는다. 진정으로 실력이나 성과가 독보적인 사람들은 본인이 말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알려진다. 제3자가 인정한 성과는 본인의 말보다 객관성과 신빙성이 몇 배나 높기 때문에 사람들의 신용을 얻는다.
쑥스럽지만 나도 20여 권의 책을 썼고 나름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다구치 씨는 잘나가는 재무 상담사입니다”라고 얘기해 줄 때가 있다. 덕분에 내 입으로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자산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는 소개를 안 해도 된다.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성과는 주변 사람에 의해 알려진다. 본인 입으로 떠벌려야 하는 성과는 별 볼 일 없거나 조작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 p.131~132, 제4장 똑똑한 부자는 이렇게 사람을 사귀지 않는다



‘똑똑한 부자가 될 가능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순간적인 연애 감정에 휩쓸리는 사람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긴 인생길에 닥칠 수많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배우자 또는 연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자는 사랑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지 않는다. 사랑의 감정은 상대를 선택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기준’도 고려한 후 교제한다. 그 기준에 대해서는 이어서 소개하겠다. 우선 똑똑한 부자는 연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기억해 두자.

- p.148, 제5장 똑똑한 부자는 이런 이성을 고르지 않는다

구매가격 : 11,040 원

블랭킷 캣

도서정보 : 시게마쓰 기요시 / arte / 2018년 04월 0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당신만을 위한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나오키 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가
NHK드라마 〈블랭킷 캣〉 원작 소설




◎ 도서 소개

“당신만을 위한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나오키 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수상작가
NHK드라마 〈블랭킷 캣〉 원작 소설

『블랭킷 캣』은 대여 고양이를 빌린 사람들이 2박 3일간 고양이와 함께하며 겪는 성장통을 다룬 7편의 작품이 담긴 시게마쓰 기요시의 옴니버스 단편소설집이다. 2017년 일본에서 NHK에서 동명의 7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최고 시청률 8.4%에 달하며 출연배우와 고양이 모두 인기를 끌었다.
시게마쓰 기요시는 나오키 상(『비타민F』),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십자가』), 야마모토 슈고로 상(『소년, 세상을 만나다』), 쓰보타 조지 문학상(『나이프』)까지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한 일본의 중견 작가이다. 소외된 어른과 청소년들을 등장시켜 집단 따돌림 등 청소년 문제와 현대사회의 가족 문제,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심한 심리 묘사와 담담한 필체로 다루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청소년 상담 코너의 카운슬러로도 활동한 시게마쓰 기요시는 이지메 전문 작가이기도 하며 그의 작품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추었다 평가받고 있다.

“당신에게도 마음속 ‘담요’가 있습니까?”
오색찬란 일곱 마리 고양이의 묘(描)한 힐링!

*블랭킷 캣 대여 규칙*
하나, 기간은 2박 3일. 구입 불가.
둘, 낯선 곳에서도 잠들 수 있게 해주는 담요는
절대 버리거나 세탁하지 말 것.

아이가 없으니 생활이 지나치게 ‘청결’하기만 해서 고양이를 키울까 고민 중인 40대 부부, 30년 일했던 회사의 공금을 횡령하고 고양이와 도피행에 나선 독신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처지이지만 여자친구와 함께 고양이만은 키우고 싶은 ‘N포 세대’ 청년, 치매 앓는 할머니에게 옛 고양이와 닮은 고양이로 눈속임해보고 싶은 가족……. 그들에게 주어진 단 사흘, 영리하고 신비한 대여 고양이는 답이 되어줄 수 있을까?

오늘도 먼지처럼 살아낸 어른아이들의 성장통
소외된 이들을 보듬는 시게마쓰 기요시의 따뜻한 위로

『블랭킷 캣』에서 고양이가 어디서든 잘 수 있는 것은 새끼 시절부터 함께한 담요가 있기 때문이며, 고양이를 빌린 사람들은 각자의 담요, 즉 자신 안의 부드러운 부분과 강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작가는 학교폭력, 노인문제, N포 세대, 정리해고와 실업난, 불임 등 현대인들이 살면서 한 번은 맞닥뜨리는 문제를 ‘대여 고양이의 담요’와 엮어 보편적이면서도 강력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사흘 동안 문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솔직한 질문과 현실 직시에 다다르는 이야기가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또한 완벽하지 않은 인물, 도덕적으로 결함 있는 인물도 단죄하지 않고 화해와 포용을 모색하는 작가 시게마쓰 기요시의 진면모가 이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공금을 횡령한 다에코는 반복된 결혼생활 실패로 좌절한 데다 암까지 선고받은 여자고, 왕따의 가해자로 지목된 고지는 아버지의 터무니없는 기대로 힘겨워했다. 정리해고당한 아버지가 집을 팔기 전 아들딸에게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가족들이 치매 걸린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처럼 각자 자기만족을 위해 고양이를 빌리는 인물들은 나약하지만 선량한 소시민들의 표본이다.
『블랭킷 캣』은 고양이를 전면에 내세운 듯 보이지만 사실 고양이와 살아가는 ‘사람’의 치유와 성장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고양이를 키워본 적 없는 사람이든, 7편의 단편에서 때론 잔잔하고 때론 강렬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에서

기본적인 계약 기간은 사흘이다. 2박 3일.
“좀 짧은 것 같은데요.”
막 계약을 끝낸 손님에게 점장은 늘 이렇게 말한다. 말투도 표정도 밑그림을 그리듯이 정확하게 반복한다.
“사흘 이상 손님과 같이 지내면 정들어버려요. 그럼 고양이는 이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해서 불안해하죠. 그건 서로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는 불가능하다. 같은 고양이를 빌리는 것도 안 된다. 원칙적으로는 1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지 않으면 접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대여만 가능합니다.”
규정을 다시 확인시킬 때의 조용하지만 딱딱한 목소리도 똑같다. 비용은 결코 싸지 않다. 사흘간의 대여료와 그 대여료의 몇 배나 되는 보증금. 전부 더하면 점장의 본업인 애완동물 대여점에서 순혈종의 새끼 고양이를 충분히 사고도 남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고양이 대여 신청이 끊이질 않는다. 일곱 마리의 고양이들 모두 빌려간 곳에서 우리 안으로 돌아오고 하룻밤이나 이틀 밤만 지나면, 다시 새로운 집으로 향한다. 사흘 한정이긴 하지만.
빌릴 때는 화장실과 사료가 딸려간다. 애완동물 대여점에서 준비한 사료 외에는 먹이지 말 것. 특히 양파, 전복, 뼈가 붙은 닭고기는 절대 먹여서는 안 된다고 점장은 강조한다.
“양파는 고양이의 혈액에 치명적인 독성을 일으킵니다. 적혈구가 파괴되어 빈혈을 초래할 수 있어요. 전복을 먹으면 귀가 새빨갛게 부어버리고요. 심한 경우 피부염으로 발전해서 그대로 두면 그 부분이 떨어져 나갈 수 있죠. 닭뼈는 씹어서 부수면 세로로 갈라지거든요. 뾰족해진 닭뼈가 목이나 내장을 찌르면 큰일 나니까요.”
메모를 하는 손님, 놀란 얼굴로 맞장구를 치는 손님,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는 손님,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며 흘려듣는 손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즉 손님에 따라 고양이를 키운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처음 고양이를 키우는 손님에게도 점장은 망설임 없이 고양이를 빌려준다. 대신 조금 강한 어조로 못을 박는다.
“고양이와 함께 자는 건 안 됩니다. 잘 때는 꼭 이 바구니에 넣어야 하고, 바구니 안의 담요도 이 상태 그대로 깔아줘야 합니다. 더럽다고 절대 세탁하시면 안 되고요.”
고양이는 환경의 변화를 싫어한다. 대여가 반복되면 보통 고양이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점장은 정해진 대사를 정해진 표정과 목소리로 입에 담는다. 설명을 시작하고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의 시간도 어쩌면 늘 정확하게 똑같을지도 모른다.
“이 담요예요.”
일곱 마리의 고양이는 태어날 때부터 줄곧 저마다 여러 장의 담요를 차례대로 사용하며 잠들었다. 새끼였을 때부터 애용한 담요만 있다면 어디서든 푹 잠들 수 있다.
“그, 왜 옛날 만화에 자주 나오죠. 여행 갈 때 자기 집 베개를 가방에 넣어간다는 얘기. 그거랑 같은 거예요.”
하하, 하고 웃는 모습도 평소와 다름없다. 지금도 그렇다.
“자, 그럼 규칙은 확실하게 전달해드렸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귀여워해주세요.”
-꽃가루 알레르기 블랭킷 캣

정확히 말하면 도둑질은 아니다.
다에코가 저지른 범죄는 횡령이었다. 30년 동안 근무한 문구 도매 회사 운용 자금 3천만 엔 정도.
‘가족적’이라는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 작은 회사였다. 무리한 확장은 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발전하려는 자세를 버린 것도 아닌 회사. 이 시대 대부분의 회사들처럼 타성에 젖지 않았다. 결코 경영이 쉽지는 않았지만 견실하게 대기업이 아직 칠하지 않은 부분을 찾아내서 가느다란 붓으로 칠하던 그런 회사였다.
다에코는 사장의 신뢰를 받았다. 지금 사장의 부친인 선대 사장부터 사장의 아들인 전무까지도 ‘다에코 씨, 다에코 씨’라고 이름으로 불렀고, 다에코가 관리하는 장부는 다시 확인하는 법이 없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조수석의 구로에게 말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훈훈극장』처럼 좋은 사람만 있었어.”
이렇게 덧붙이며 시속 120킬로미터 가까이 속도를 더 높였다.
사장 일가의 성품에 어울리게 종업원도 모두 느긋했다. 물론 30년이나 일하다 보면 충돌 한두 번쯤은 생기게 마련이다. 성격이 꼬인 사람이나 덜렁대는 사람, 묘하게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도 나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나버린 지금 돌아보면 ‘다들 좋은 사람이었는데’ 하고 어렴풋이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몇 년 뒤면 무사히 정년을 맞이할 예정이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어렸을 때부터 ‘다 아줌마, 다 아줌마’ 하면서 따르던 전무의 아들도 입사하고, 사장에게 ‘정년 후에도 고문으로 일을 계속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들었다.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지금도 없다.
앞으로도 회사를 떠올릴 때 싫다는 느낌이 드는 일은 아마도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없겠지.
“너무하네.”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다가 추월 차선을 달리던 승용차가 깜빡이는 전조등 불빛을 정면으로 받았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금속판을 뒷면 유리에 달고 있는 차는 당황하며 왼쪽 주행 차선 쪽으로 달아났다. 황급히 차선을 바꾸는 모습이 흐앗, 하고 짧은 비명을 지르고 목을 움츠리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위엄이랄까, 위광이랄까, 압박이랄까, 위압감을 실감한다.
외제차를 동경했지만, 결국 크라운 정지 사고에 목숨을 잃은 사장이 문득 떠올랐다. 회사용 차를 조금 무리해서 세르시오로 구입했을 때 지금의 사장이 기뻐하던 미소도 떠오른다.
3천만 엔.
이자 놀음으로 불리거나, 토지를 굴려서 모은 돈은 아니었다. 사장부터 평사원까지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신발 깔창이 닳고 닳도록 뛰고, 접대 자리에서는 자존심을 꽤나 버려가며 조금씩 모은 자금이다. 경영이 어려울 때는 잔고가 줄고, 회복되면 는다. 잔고는 회사 사정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그걸 모두 빼앗아버렸다.
“너무하네, 정말…….”
-조수석에 앉은 블랭킷 캣

5월의 중순쯤, 당번인 야마슈가 교무실에 간 사이에 이다가 물었다.
“야마슈 말이야, 고지랑 친해?”
“너희, 호모야?”
야나세도 고지를 비웃었다. 그리고 스즈키는 ‘검은 수염의 위기일발’통에 칼을 찌르는 듯한 태도로 이렇게 말했다.
“근데, 왠지 야마슈 보면 열 받지 않아?” 주변에 있던 아이들 모두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한 사람이 ‘그치!’ 하고 동조하자, 안심했다는 듯 ‘응’, ‘진짜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하고 각자 한마디씩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은 소년뿐이었다.
“뭐, 고지한테는 미안하지만.”
도야마는 한쪽 손으로 미안하다는 포즈를 취하고는 웃더니 살짝 덧붙였다.
“야마슈한테는 지금 한 얘기 말하지 마.”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라면 야마슈와 세트가 되어버린다.
“야마슈 초등학교 때도 살짝 왕따당했었대.” “아, 알아, 그런 캐릭터야?” “목소리가 짜증 나.” “자기가 잘난 줄 알잖아, 걔. 기분 나빠.” “왕따시켜 버릴까?” “그러다 큰일 난다니까.” “거짓말이지롱.” “뭐, 하지만 엄청 짜증나는데, 걔.”
도야마가 소년을 다시 돌아보고 말했다.
“스파이짓 하지 마, 고지.”
웃으면서 하는 말이었다. 가벼운 농담이었다. 하지만 그게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소년은 당황해서 말했다.
“나도 걔 엄청 열 받아.”
한 마디로는 모자라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왕따시키자, 야마슈.”
다들 일제히 술렁거렸다.
“뭐, 고지가 그렇게 말한다면 같이 해줄 수 있지.”
도야마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등줄기가 다시 서늘해졌다. 주범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
할 일을 마친 야마슈가 교실로 돌아왔다. 소년을 발견하자 늘 그랬듯이 “고 짱, 고 짱” 하고 다가왔다. 도야마와 그 일행이 소년을 봤다. 싱글싱글 웃으며 시험하듯이 쳐다봤다.
“고 짱, 아까 복도를 걸어오는데…….”
“시끄러워, 너.”
고지는 까랑까랑한 야마슈의 목소리를 중간에 끊으며 말했다. 놀란 야마슈의 어깨를 밀쳐냈다.
“저쪽으로 가, 멍청아.”
허를 찔린 야마슈는 뒤에 있는 책상 위로 쓰러졌다.
“죽어, 새끼야…….”
소년은 그렇게 내뱉고 성큼성큼 걸으며 자리를 떴다. 도야마와 친구들도 뒤따라왔다.
“고지, 꽤 하는데.”
누군가 말했다. 그걸 듣고 안심한 자신이 나중에는 엄청 한심하게 느껴졌다.
눈을 떴다. 수화기 액정 화면에 ‘사용 중’이라는 표시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긴 통화다. 이렇게 긴 통화라면 아버지나 어머니의 친구한테서 온 전화일지도 모른다.
소년은 몸을 일으키고 침대 바로 옆에 있는 ‘고지’를 안아 들었다. 뒷다리가 길고 두껍기 때문에 엉덩이를 밑으로 하면 안기 수월하다. 모르는 집에서 모르는 인간에게 안겨 있는데 ‘고지’는 얌전하다. 사료를 먹을 때도 화장실에 갈 때도 어머니가 “대단하다”라고 감탄할 정도로 손이 가지 않는다.
“블랭킷 캣은 머리가 좋고 성격도 좋아야 할 수 있어.”
점장이 자랑했던 것처럼 맹크스 중에서도 고지는 우등생일 테지.
-꼬리가 없는 블랭킷 캣

할머니는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늙어버렸다. 얼굴을 보는 건 정월 이후로 8개월 만이었지만 몇 년치 나이를 한꺼번에 먹어버린 것 같았다.
몸이 줄어들고 얼굴은 주름투성이가 되고 머리숱은 적어지고, 다리도 가늘어지고……. 무엇보다 눈이 안 보인다.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올 때도 아버지가 할머니 어깨를 안고 손을 잡아 부축했다.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롱롱 대역의 정체가 적어도 줄무늬 때문에 들통날 일은 없었다.
소파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은 할머니는 냥, 하고 울면서 다가오는 롱롱을 기쁘다는 듯이 무릎에 앉혔다. 롱롱의 연기도 훌륭하다. 물론 본인은 연기하려고 하는 게 아니겠지만. 게다가 ‘본인’이라는 말도 이상하지만.
뭐, 어쨌든 롱롱의 대역과 할머니와의 만남은 순조로웠다.
“낯가리는 고양이는 블랭킷 캣이 될 수 없습니다.”
과연 애완동물 대여점 점장의 말 그대로였다.
“오늘은 어머니가 좋아하는 은어를 조릴 거예요.”
어머니가 말했다. 달달하게 만든 은어 조림은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턱이 약해진 할머니를 위해서 평소보다 더 시간을 들여 부서질 정도로 부드럽게 쪘다. 무엇보다 입을 귀 근처에 가져다 대고 몇 번씩 반복해서 말하지 않으면 어머니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할머니를 보고 있으려니 더 이상 저녁 밥 메뉴를 뭘 해야 하나 고민할 단계가 아닌 것 같았다.
할머니가 처음 왔을 때는 시끌벅적했던 거실도 곧 조용해졌다. 할머니는 원래 말이 없는 사람이고, 할머니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큰 목소리로 단순하게 천천히 하려면 왠지 묘하게 지쳐버린다.
어머니는 저녁 준비를 구실로 부엌으로 들어가 버리고, “짐, 놓고 올게” 하고 거실 옆 다다미방으로 들어간 아버지도 “텔레비전 잘 나오는지 봐야지”라고 잘 들리지도 않게 말하더니 텔레비전 스위치를 켜고 그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거실에는 나밖에 남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나까지 나가는 건 좀 그렇고, 남동생은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려면 멀었고…….
“할머니.”
말을 걸었다. 할 말이 있었던 건 아니고 침묵의 무게로부터 도망가고 싶었다. 할머니는 롱롱을 무릎에 안은 채로 ‘뭐?’라고 묻듯이 돌아봤다.
“저기…… 어, 음, 뭐라고 하지……. 오랜만이지?”
당연하다.
할머니는 아무 말 없이 살며시 웃었다.
“롱롱 귀엽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할머니는 미소를 지은 채로 롱롱의 등을 쓰다듬었다.
“작년이랑 똑같지? 롱롱.”
스스로 무덤 파지 마.
할머니의 반응은 없었다. 딱히 맞장구를 칠 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애초에 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도 저녁 준비 도울게!”
조금 안심하고 긴장이 풀리자, 갑자기 불안해져서 아이 같은 말투로 말하고 부엌으로 향했다. 도망친 것 같은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왜 여기 왔어?”
부엌에서 시금치로 나물 무침을 만들고 있던 엄마는 나를 탓하듯이 물었다.
“저녁은 엄마가 하면 되니까, 넌 할머니랑 같이 있어.”
치사하다.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보리차를 꺼내 유리컵에 따랐다. 보리차의 계절도 곧 끝이다. 할머니는 내년의 보리차를 마실 수 있을까.
엄마는 다 삶아진 시금치를 꼭 짜서 물기를 없앤 뒤 한숨을 쉬며 말했다.
“큰아버지 집에서도 힘들었나 봐.”
“…… 뭐가?”
“예를 들면 아래 일이라든가. 그런 거.”
“소변 같은 거?”
엄마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시금치를 도마에 올렸다.
“‘큰일’도?”
대답 대신 시금치를 써는 식칼 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들렸다.
“다른 건?”
나는 보리차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
“가끔씩 오락가락하나 봐. 자기가 왜 여기 있는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누군지……. 큰아버지가 맡았을 때는 밤중에 배회한 적도 있었대.”
맡았다, 라는 말에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거기에 발끈하는 건,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입바른 소리라는 것 정도는 스스로도 알고 있다.
“할머니, 요양원에 들어가는 거 받아들이실까?”
“……글쎄.”
큰아버지가 조리 있게 설명하면 제대로 이해하셨다. 더 이상 혼자서 사는 건 위험하고, 그렇다고 세 자식들 집 중 어디에서도 같이 살 수 없다. 잘 알고 계셨다. 요양원의 팸플릿을 보거나, 미리 요양원에 갔을 때는 “친구 많이 사귈 수 있겠네” 하고 긍정적으로 말씀하기도 했다.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할머니는 사람이 변한 것처럼 큰아버지를 비난하며 요양원 같은 곳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자신을 버리겠다면 이 집에서 죽고 평생 저주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대역을 맡은 블랭킷 캣

“나, 고양이는 다 엄청 좋아하는데.”
에쓰코는 이렇게 덧붙이며 무릎 위에 있는 아기 고양이를 쓰다듬는다.
어젯밤 주워왔다. 종이 상자 안에 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 데려가길.’ 가만히 생각해보면, 버린 사람이 적어놓은 메세지는 말도 안 되게 뻔뻔하고 제멋대로다.
“키울 거야?”
내가 묻자, 에쓰코가 조금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그럴 수 있으면.”
“이 방, 애완동물 키워도 괜찮아?”
“……안 돼.”
“그럼 어떡할 거야?”
“음…….”
“가능하면 다쓰, 네 방에서 맡아줬으면 하는데…….”
“그건 절대 안 돼.”
“나도 같이 살 테니까.”
“안 된다니까.”
나는 딱 잘라 대답하고 내 목소리를 확인한 뒤, 에쓰코를 돌아봤다.
“뭐?”
에쓰코는 쑥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말한다.
“뭐, 결혼이라든가, 그런 건 아직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너랑 같이 사는 건 괜찮을까, 하고.”
“……진짜?”
“그렇다니까…….”
에쓰코의 볼이 빨개졌다.
“너도 그게 좋지?”
응, 응, 응, 하고 용수철 달린 인형처럼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훠어, 하고 나도 모르게 만세까지 해버렸다.
길거리에서 헌팅해서 사귀기 시작하고 반년, 사소한 싸움을 몇 번 하기는 했지만 나는 줄곧 에쓰코만 바라봤다. 그 마음이 지금에야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만세를 연창하는 나에게 에쓰코는 불쑥 말했다.
“근데…… 너희 맨션도 고양이 안 되는구나…….”
“자, 잠깐만. 괜찮아. 어떻게든 할게.”
“어떻게든, 이라니?”
“그러니까…… 주인집 영감을 죽인다든가…….”
“바보야.”
에쓰코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내가 생각해도 바보 같다. 그렇지만 만약 혹시라도 에쓰코가 “죽여”라고 진심으로 말한다면, 난 칼을 샀을지도 모른다. ‘여자 때문에 신세 망친다’라는 말의 의미를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이 방에서 같이 살든가.”
“그럼, 나 이사할까?”
“하지만 애완동물을 키울 수 있는 맨션이나 아파트가 별로 없어. 있어도 집세가 비쌀 테고.”
“……음.”
“다쓰, 너 돈 있어?”
나는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가로저었다.
부끄럽지만 나는 스물다섯 살이 되었는데도 프리터다. 낮에는 빌딩 청소 일을 하고, 편의점 심야 근무를 병행하며 어찌어찌 지금의 맨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파견 근무가 한 달에 3분의 1정도밖에 없는 에쓰코도 돈에 여유가 없을 것이다. 둘이서 집세를 반씩 낸다고 해도 엄청 싼 지금 맨션과 같은 수준의 집에 사는 것은 아마도 무리다.
-미움받는 사람의 블랭킷 캣

인간 같은 건 별거 아닌 녀석들이다.
새끼 고양이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머리가 좋았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성격이기도 했다. 덕분에 2박 3일 동안 같이 지낸 주인에게 정이 들어서 이별이 쓸쓸한 적도 없고, 인간이 좋아하는 몸짓이나 울음소리도 잘 알고 있고, 이건 일이라고 딱 구분지어 애교 있게 행동하는 법도 알았다.
대여 고양이의 일에 익숙해지지 않는 동료들에게는 진심으로 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이 일은 말하자면 ‘놀이’이다. 손님은 3일 동안만 자기 집에서 고양이와 함께하는 생활을 즐기고 이쪽은 잠시 동안 집고양이의 편안한 생활을 즐긴다. 그것뿐이다. 환경의 변화도 물론 스트레스이고, 변변치 않은 손님을 만나면 고생도 는다. 하지만 불평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애완동물 대여점에서 팔다 남은 애들의 말로末路는……. 누구도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태비는 대충 짐작하고 있다.
우리는 운이 좋았어.
그 행운을 행복으로 만들면 돼. 주어진 일을 잘하면 먹을 것과 잠잘 공간은 보장된다. 그걸로 됐다. 그것만으로도 좋다. 많은 걸 바라지 마. 인간에게도 인간의 사정 때문에 여행을 하는 자신에게도.
“다른 색은 없어요?”
누님은 껌을 짝짝 씹으며 말했다. 씹던 껌 조각을 모르고 먹어버린 동료가 똥이 배 속에 차서 심한 일을 당한 게 바로 지난달이었다.
이번 주인은 꽝이다. 키우는 방식이 엄청 엉망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를 들면 건사료에 우유를 부어준다든지, 엄청 싫은 목욕을 시킨다든지, 그 뒤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가까운 거리에서 쏘인다든지…….
실버 클래식 태비인 고양이가 있기는 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저번 주부터 감기 기운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가게의 점장도 가능하면 빌려주고 싶지 않을 테고, 이런 손님이라면 만에 하나 불행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다시 돌려보내져서 아픈 동료를 데려가게 할 정도라면 얼른 이야기를 끝내는 편이 좋다.
저런, 저런, 태비는 고개를 들고 누님을 바라보았다. 누님의 몸 덕분에 햇빛이 가려졌다. 눈이 부셔서 동공이 가늘어질 때보다 약간 어두운 곳에서 동공을 동그랗게 하는 편이 인간에게는 잘 먹힌다는 걸 태비는 잘 알고 있다.
태비는 꼬리를 세우고 누님에게 몸을 비볐다. 냥, 하고 가볍게 우는 목소리도 냈다.
“뭐야, 이 녀석 나한테 애교 부리잖아.”
누님은 기분 좋게 웃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점장이 말했다.
“사람을 잘 따라요.”
그러자 누님은 알겠다며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손님을 잘 따르는 것 같으니…….”
점장은 조금 걱정하는 듯한 표정이기는 했지만 태비가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한 번 더 울자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대여 신청서를 접수했다.
태비는 안아 들려고 하는 누님의 손을 슬쩍 빠져나와 자기 스스로 바구니로 들어갔다.
“짱이다. 혼자 들어가네? 대박.”
“이 녀석, 머리가 좋아요.”
그렇다. 태비는 블랭킷 캣 중에서도 월등히 우수한 고양이다. 그래서 사실은 가끔씩 생각한다. 쿨하게 요령 좋게 행동하면서도 문득 그늘진 말이 흘러나온다.
나는 대체 뭘 위해서 사는 걸까?
-여행을 떠난 블랭킷 캣

“못 키워?”
요타도 처음에는 납득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2박 3일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잖아?”라고 류헤이가 말하자 “뭐, 그렇지” 하고 받아들였다. 어차피 이번에 이사 가는 아파트에서는 고양이 같은 건 키울 수 없으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집에서의 마지막 추억이니까. 내일은 비디오라든가, 사진 많이 찍어두려고.”
아, 맞다. 배터리 충전해둬야지, 라며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 마치 카운터펀치처럼 하루에의 목소리가 귀에 날아와 박혔다.
“그거, 누굴 위해서야?”
“응?”
“마지막 추억이라니……. 누구를 위해서 마지막 추억을 만들려고 하는 거야?”
그야, 당연히…… 하고 대답하려는데 다시 카운터펀치가 날아왔다.
“당신을 위해서지?”
“아니야, 무슨 소리야. 나는 요타랑 미유키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하니까, 그래서 마지막이니까 이렇게…….”
“그럼, 미유키가 좋아했어?”
삼연발 카운터펀치.
말문이 막혔다. 좋아하고 뭐고, 결국 한 번이라도 대화를 하기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미유키는 이층으로 올라가고 말았다.
“내일모레 고양이 돌려주러 갈 때 요타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아빠가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다, 고맙다…….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
이번에도 대답할 말이 없다. 아무 말이 없는 류헤이에게 하루에는 따지는 듯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저기, 나 생각해봤는데 추억이라는 건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잖아? 마지막이니까 즐거운 추억을 남기자, 라니 그런 건 어른들의 쓸데없는 오지랖이잖아?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키울 수 없었다. 그걸로 됐잖아. 그런 것도 추억이잖아.”
“……하지만 부모로서 꿈을 이뤄주고 싶었어.”
“정말로 고양이를 키운다면 말이 되지. 하지만 빌리는 거라면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없잖아.”
“그건, 뭐, 그렇지만.”
“어중간해, 오히려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말하면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되게 당신의 자기만족이라는 생각이 들어.”
말이 귀가 아닌 가슴에 박혀 찌른다. 반박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가슴과 목 사이에 무언가 딱딱하고 무거운 것이 꽉 막혀버려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 하루에가 나직이 말했다.
“저녁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어.”
이 집의 매매 가격 사정에 관한 일이었다.
“2천 2백만 엔, 어떻대?”
“그건 이미 처음부터 완전 억지라고.”
“……얼마였어? 사정 결과는?”
“1천 8백만 엔도 조금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그 자식은 얼마면 팔 수 있다고 하는 거야?”
무심결에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그런 격양된 감정도 전부 흡수한 듯이 하루에의 목소리는 냉정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루에는 류헤이가 열심히 쌓아올리고 필사적으로 지켜온 ‘한 나라의 성’의 가격을 알렸다.
“1천 5백만 엔으로 내놓으면 1천 3백만 엔으로 살 사람이 나올까, 말까 한 수준이고…… 1천 2백만 엔까지 내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느냐고.”
-우리 집 꿈의 블랭킷 캣

구매가격 : 12,000 원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도서정보 : 하시다 스가코 / 21세기북스 / 2018년 03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글로벌 히트 드라마 〈오싱〉의 작가,
하시다 스가코의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종활 일기’
★일본 전역에 안락사 논쟁을 일으킨 화제작

“품위 있게, 건강하게, 아름답게,
나는 안락사로 죽고 싶다!”

일본에서 지금 가장 뜨거운 주제는 ‘종활’이다. 종활(終活, 슈카쓰)은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이라는 뜻이다. 종활은 일본의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일명 단카이 세대) 활동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젊은 노인들은 죽음 또한 삶의 일부로 여기고 행복한 죽음을 맞기 위해 주도적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살아 있는 동안 미리 치루는 장례식인 ‘생전장’, 인생을 되돌아보며 쓰는 일기인 ‘엔딩노트’ 작성도 그중 하나다. ‘죽음 준비’라고는 하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도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노력이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종활로 일본 전역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람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히트한 일본 드라마’ 〈오싱〉을 쓴, 하시다 스가코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92세인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품위 있게 살다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안락사로 죽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분게이슌주(文藝春秋)〉에 실었다. 놀랍게도 그녀의 마음에 공감한 수많은 독자들이 찬성 의견을 보내왔고, 방송에서는 안락사 법제화를 주제를 토론을 벌였으며,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까지 이뤄져 안락사 법제화 찬성이 과반수를 넘었다.
하시다 스가코는 이번 책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에서 자신이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지, 어떤 죽음을 바라는지 담담히 밝히면서 안락사 법제화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한다. 그 사이로 각본가로서의 소명의식,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의 이야기, 89세부터 시작한 종활 내용 등, 자존감 있게 평생을 산 하시다의 인간적 삶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하시다의 삶과 죽음,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좋은 죽음(well-dying)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해질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일본 전역에 안락사 논쟁을 일으킨 화제작★
★글로벌 히트 드라마 〈오싱〉의 작가, 하시다 스가코의 종활 일기★

‘나답게‘ 살아온 아흔둘 내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답게, 품위 있게’

“만약 누군가가 ‘안락사를 시켜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나는 웃으면서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당장 죽을 것이다.”

이 말을 한 이는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가장 히트한 일본 드라마’로 꼽히는 〈오싱〉의 각본가, 하시다 스가코다. 〈오싱〉은 한국에서도 1984년에 동명의 소설책으로 각색돼 출간되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작품이다. 〈오싱〉뿐만이 아니다. 하시다 스가코는 내놓는 시나리오마다 대히트를 쳤고, 돈과 명예를 한 손에 쥐고 하고픈 건 뭐든 마음껏 하며 살아왔다. 그런 그녀가 왜 안락사를 바라게 된 걸까?
하시다 스가코가 책 속에 풀어놓는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하시다는 시대를 앞서간 여성이었다. 최초의 여성 각본가로 쇼치쿠라는 일본 영화사에 입사했고, ‘여자만이 쓸 수 있는 각본을 쓰겠다’는 결심으로 드라마계에 진출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정부가 선정하는 ‘문화 공로자’에 각본가 최초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처럼 평생 자존감 있게 살아온 하시다가 나이 아흔둘이 되어 걱정한 건 바로 자신의 죽음이다. ‘혹시 치매에 걸려 주변에 폐를 끼치게 되는 건 아닐까? 병상에 누워 생명 연장만 하다 죽게 되면 어떡하지?’ 하시다는 품위 있게 죽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분게이슌주(文藝春秋)〉에 ‘안락사로 죽고 싶다’는 글을 기고했고, 수많은 독자가 찬성 의견을 보내면서 일본 전역에서 안락사 논쟁이 벌어졌다. 방송에서는 연일 안락사 주제로 토론이 열렸고,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져 안락사 법제화 찬성 의견이 과반수를 넘기도 했다.
하시다 스가코는 이 책 『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에서 자신의 인생사를 풀어내면서 지금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지, 어떤 죽음을 맞길 바라는지 밝히고 있다. 그녀의 삶과 죽음,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좋은 죽음(well-dying)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해질 것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 종활(終活)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는 취직활동을 뜻하는 ‘취활(就活)’, 결혼 준비를 뜻하는 ‘혼활(婚活)’에 이어 최근 ‘종활(終活, 슈카쓰)’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이라는 뜻이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뉘앙스만 보고 일본의 노인들이 죽음만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오해해서는 안 된다. 하시다 스가코가 안락사로 죽길 원하는 이유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품위 있게 살고 싶기 때문’인 것처럼, 노인들에게 종활은, 끝까지, 보다 완전하게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가 더 크다. 살아 있는 동안 미리 얼굴을 보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생전(生前) 장례식’,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일기처럼 적는 ‘엔딩노트’, 연명치료나 장례절차 등에 대한 의사를 밝히고 기록으로 남겨두는 일도 모두 종활에 속한다.
하시다는 ‘죽음을 생각하면 인생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말한다. 그녀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풍조가 문제라고 설명한다. 죽음을 쉬쉬하며 감춰두고, 무조건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인 양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한 죽음’을 맞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무 살 생일에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어떻게 죽으면 좋을지, 장례식은 어떻게 치러지길 원하는지, 생일 때마다 지나온 삶의 의미와 기쁨을 곱씹으면서 죽음을 마주한다면, 언제든 죽음의 순간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시다의 종활은 쾌활하고 기운차다. 그녀는 89세부터 종활을 시작했다. 소지품을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먼지 풍기는 벽장을 뒤졌더니 안 쓰는 핸드백을 120개나 발견했다. 깜짝 놀라 재활용 가게를 팔았더니 40만 엔(한화 약 400만 원)이나 쳐줘서 큰돈을 벌었다. 배우들에게 받은 편지도 잔뜩 찾았다. 그냥 버릴 수는 없으니 파쇄기까지 구입해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없애버렸다. 그리고 쓸쓸함도, 슬픔도 없이, 독자들에게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드니 체력이 있을 때 미리 정리해두시라”며 웃음을 짓는다. 유언장도 작성하고, 죽으면 묻힐 묘도 마련해놓고, 죽을 날이 가까워지면 도우미에게 안락사 비용을 들고 따라와달라며 부탁도 해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쩌면 갈 수 있을지 몰라’ 하고 1년 뒤 출발하는 크루즈 여행을 예약해두고, 사는 동안 건강하도록 매일 스쾃 운동도 하고 200그램씩 고기도 먹는다.
하시다 스가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음을 마주하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있다. 그리고 기왕이면, 일본에서도 안락사 법제화가 이루어져 자신의 집에서 잠들듯 세상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도 남편의 기척이 느껴지는 그 집에서, 늘 앉는 자리에 앉아서. 이 책을 읽으며 하시다의 인생 여정을 함께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책을 덮는 그 순간엔 누구나 그녀의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 책 속에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죽음을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좋다. 젊을 때부터 생각할 수 있어도 좋고, ‘아, 이제 슬슬 때가 된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들었을 때부터 생각해도 좋다. 매년 생일에 케이크를 사듯이 생일이 찾아올 때마다 죽음에 관해 두세 줄 적어놓는 것이다. 장기 기증 희망 카드에 기재된 내용처럼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무의미한 연명 치료는 받고 싶지 않다”라든가, “안락사를 희망한다” 같은 글을 적어둔다. 해마다 생각이 바뀌어도 상관없다.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자신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자연스럽게 안락사가 선택지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

_ p.25, 프롤로그: 자연스러운 선택, 안락사



나는 마침내 행동을 개시했다. 막상 시작해보니 할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먼저 모아두었던 물건을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지금까지 써온 드라마 원고와 방송된 비디오테이프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벽장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받아만 놓고 사용하지 않은 핸드백이 120개나 나와서 깜짝 놀랐다. 재활용 가게에 가져갔더니 40만 엔이 넘게 값을 쳐줘서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배우를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받은 편지도 잔뜩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고 꼭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한 것 이외에는 다 처분했다.

_ p.65, 2장 생명은 누구의 것인가



내 무덤은 이미 아버지의 고향인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 만들어놓았다. 28년 전에 죽은 남편의 무덤은 시즈오카에 있으니 또 한 번 이별하는 셈이다. 마마보이였던 남편은 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다고 했는데 이 묘소에는 남편의 부모님과 아주버님 부부도 함께 있다. 남편이 죽기 전에, 아주버님은 내게 “미안하지만 제수씨는 우리 묘에 들어올 수 없어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고마울 수가……’ 하고 기뻐하면서 이유 따위 묻지 않고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시어머니 문제로 꽤나 고생했기 때문에 죽어서도 함께 사는 것은 이쪽도 사양이다.

_ p.70, 2장 생명은 누구의 것인가



때로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한다. 보호해야 할 존엄성의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사람마다 존엄성을 달리 정의하기 때문이다. “인공호흡기로 연명해도 좋으니 숨을 쉬고 있는 동안은 죽지 않게 해주시오”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이걸 보면서 ‘숨을 쉬고 있는 한 살아 있다’며 만족하는 가족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이런 모습에 비참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_ p.126, 3장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일까?



지금은 환자 본인이 연명 치료를 거부한다는 의사 표시를 미리 해놓으면 어느 정도 바람을 들어주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이 정도에 만족할 수 없다. 연명 치료를 중단한 뒤 한 달 정도 살다가 죽으면 그동안 괴롭지 않겠는가? 한 달 동안 즐겁게 지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몰라도, 병원에서든 집에서든 마냥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릴 바에는 차라리 바로 죽고 싶다. 완화 치료를 받아서 통증은 없다 하더라도 그저 죽음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는 싫다. 하물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연명 치료를 받는 일은 더더욱 사양하고 싶다.

_ p.163, 4장 나는 안락사로 죽고 싶다



살아야 할 사람과 죽어야 할 사람을 선별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나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희망하고 가족이 수긍하며 의사와 변호사 같은 제삼의 전문가가 인정했을 때 비로소 안락사를 허가하는 제도의 설립을 주장하는 것이다. 안락사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치매에 걸린 고령자든 장애인이든 살아갈 권리를 존중받아야 한다. 가족도 계속 살아가기를 원하고 전문 훈련을 받은 직원의 도움으로 집에서보다 더 쾌적하게 생활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돈을 내고 시설에 맡기는 것이다. 상황이 어떻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거나 단축시킬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_ p.216, 6장 죽음을 바라보다



1년 후에 떠나는 여행을 신청했으니 그때까지는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건강하게 걸어서 여행을 갈 수 있을지도 몰라’ 하는 기대를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죽음과 마주하면서도 건강한 동안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 지금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_ p.243, 에필로그: 잠들듯이 행복하게 죽음을

구매가격 : 11,840 원

부모라면 그들처럼

도서정보 : 김민태 / 21세기북스 / 2018년 03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마크 저커버그, 버락 오바마, 제인 구달, 오프라 윈프리…
“대가들의 부모에게 배우는 잠재력 발견의 기술!”

EBS 〈아이의 사생활〉 김민태 PD가 발견한 육아 불변의 원칙!




◎ 도서 소개

마크 저커버그, 버락 오바마, 제인 구달, 오프라 윈프리…
“대가들의 부모에게 배우는 잠재력 발견의 기술!”

EBS 〈아이의 사생활〉 김민태 PD가 발견한 육아 불변의 원칙!
마크 저커버그, 버락 오바마, 제인 구달… 전 세계 1% 대가들을 키운 부모들은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었을까? 아니다, 그들도 지극히 ‘평범한’ 부모였다! 『부모라면 그들처럼』은 아이를 인재로 키운 부모들에게서 발견한 육아 해법을 담은 책이다. 전 세계적으로 큰 획을 그은 위대한 인물들의 성장 과정 중에서도 부모로 인해 잠재력이 깨어난 결정적인 순간들을 분석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부모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이 책은 저자의 호기심이 끌고 가는 다큐멘터리다. EBS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자존감』으로 대한민국 자녀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꾼 육아 다큐멘터리 전문 김민태 PD가 그동안 연출하며 쌓아온 지식을 총동원했고, 해답을 찾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대가들을 리서치했다. 그 결과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깨우는 3가지 심리 욕구, 즉 유능성ž자율성ž관계성 욕구를 육아의 새로운 키워드로 소개한다. 성공적으로 자녀를 키워낸 선배 부모들에게서 육아의 필수 원칙을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냄으로써 다시 한번 자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유치원ž초등학교 입학 등 자녀의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부모부터 학습 태도와 인성 교육을 하고 있는 부모까지, 부모라면 읽어야 할 자녀 교육 교양서다.




◎ 출판사 서평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원칙은 있다!”
아이를 위대한 인물로 키운 평범한 부모들의 특별한 교육법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말에 의문을 품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부모라면 그들처럼』은 이런 오해를 푸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빌 게이츠는 유년 시절 산만한 아이였고, 그 덕에 부모님은 늘 학교에 불려 다녀야 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공부와 거리가 멀어 고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이렇게 특출나지 않던 인물들의 재능이 어떻게 깨어났을까?
저자인 김민태 PD는 EBS 〈아이의 사생활〉, 『아이의 자존감』으로 대한민국 자녀 교육에 자존감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퍼펙트 베이비〉, 〈다큐 프라임〉, 〈육아 학교〉 등 주옥같은 육아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 전문 프로듀서이다. 그동안의 연출 경험에서 쌓아온 수많은 연구와 이론, 육아 노하우를 비롯해 아이를 1% 인재로 키운 평범한 부모들의 특별한 교육법까지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아이를 훌륭하게 키운 데서 나아가 존경받는 부모의 자리에 오른 그들의 비밀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저자가 실증 사례로부터 선별하고 정리해낸 ‘잠재력을 깨우는 3가지 심리 욕구’를 통해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교육법을 제시한다. 사례와 이론 그리고 국내외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결과들은 이 책이 이 단순히 위인들의 성공 사례를 집약한 책이 아닌 자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책임을 보여준다.
“나 지금 잘 키우고 있는 걸까?” 자신 없고 불안한 부모들에게 이미 효과가 검증된 수많은 사례를 들려주며, 절대 실패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자녀 교육의 원칙과 솔루션을 알려주는 책이다.



■ 자녀에게 삶의 용기를 북돋운 부모의 말, 아이의 무한 잠재력이 깨어난 결정적 순간들!
“정말 재미있는 생각이구나. 네 생각대로 한번 멋지게 해보렴!” _마크 저커버그의 아버지
“네가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곧 길이 열릴 거야.” _제인 구달의 어머니
“나는 네가 슬기롭다는 사실과 넌 누구보다 멋진 아들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어!” _존 F. 케네디의 아버지



“우리 아이 잠재력을 깨우는 3가지 심리 욕구에 주목하라!”
아이의 욕구를 알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이 보인다
1부 ‘아이의 무한 잠재력을 깨우는 3가지 심리 욕구에 주목하라’에서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아무에게나 발현되지 않는 잠재력의 정체를 밝힌다. 저자는 아이의 숨을 재능을 일깨운 부모와 자식 사이의 ‘특별한 상호작용’에 집중했고, 내재된 잠재력을 깨운 것은 결국 ‘욕구’임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성공한 사람들의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이의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천재와 우리는 다르다는 인식을 깨는 데서 출발하여 모든 인간에 내재된 잠재력을 발견하고, 인간의 욕구를 아는 것이 부모 공부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부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모들이 주목해야 할 3가지 심리 욕구와 그것을 뒷받침해줄 대가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유능성 욕구’에 주목한다. 인간은 누구나 잘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타고 났다. 부모가 선생님이 되어 가르치고 이끌어가지 않아도 아이의 호기심과 경험을 북돋워주면 이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 유년 시절의 경험을 작품에 녹여낸 대작가들, 종일 집밖을 나도는 딸을 나무라지 않은 제인 구달의 어머니, 자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려고 ‘질문 게임’을 만들어낸 잭 안드라카 부모님의 사례 등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욕구, 즉 ‘자율성 욕구’에 주목한다. 아이를 자신의 뜻대로 이끌지 않고 언제나 뒤에서 지켜보는 것이 교육 철학이라고 밝힌 마크 저커버그의 아버지, 자기주도성 실험의 결과를 통해 알아보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현주소, 부모의 요구에 따르는 삶을 살다가 뒤늦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늦깎이 대가들의 일화 등을 통해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선택을 신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4부에서는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 즉 ‘관계성 욕구’를 꼽는다. 가장 단순한 진리이지만 실행하기 힘든 것이 바로 아이를 절대적으로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건강하게만 자라기를” 바라던 모든 부모의 초심이 아이를 위대하게 키우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말썽꾸러기 아이를 끝까지 신뢰한 존 F. 케네디의 부모, 좌절한 아이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불어넣은 찰리 채플린의 어머니 등등. 문제아를 위인으로 만든 사례와 숱한 방황과 변덕 속에서도 묵묵히 아이를 지지한 부모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녀 교육에 정답이 없다는 사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라면 그들처럼』은 정답과 스킬보다 기본과 원칙에 집중한다. 아이의 잠재력을 믿는 부모라면, 아이의 행복과 성공을 꿈꾸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추천사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이의 잠재력을 깨우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3가지 심리 욕구’는 아이의 학습 능력을 깨우는 중요한 키워드이기에 매우 유용하다. _노규식(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SBS 〈영재 발굴단〉 자문위원)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유명인의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육아 다큐멘터리 PD답게 전문적인 내용도 알기 쉽게 알려준다. 내 아이가 가진 재능이 활짝 꽃피도록 돕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_양선아(《한겨레》 육아 담당 기자, 웹진 ‘베이비트리’ 운영자)

공부에 왕도가 없듯, 부모됨을 배우는 길도 끝이 없다. 선배 부모들과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자녀 교육의 바이블, 『부모라면 그들처럼』이 그 길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_지승현(전 KBS 아나운서, EBS 〈60분 부모〉 진행자)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부모와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 방법에 한발 다가가게 한다. _박광현(배우, 하온이 아빠)


◎ 본문 중에서

이 책에는 출중하지 않아도 또는 악조건 속에서도 아이의 잠재력을 깨운 평범한 부모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선생님’이 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에게 진정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고자 했다. 특히 숨은 재능을 일깨운 부모와 자식 간의 상호작용에 집중했고, 그 결과 자녀 교육의 핵심 키워드를 찾아냈다. (9쪽)

첫 번째 키워드는 ‘잠재력’이다. ‘인간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은 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 중이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앞날이 막막하거나 별 볼일 없는 시절을 거쳤다. 의도적으로 방향을 정해놓고 자료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려서부터 탄탄대로였던 케이스를 찾는 일이 훨씬 어려웠다. 그들의 존재는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다. (9~10쪽)

두 번째 키워드는 ‘욕구’다. 우리의 잠재력을 깨우는 것은 욕구다. 잠재력이 엔진이라면 엔진을 일하게 만드는 연료가 바로 욕구다. 이 연료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다만 사람마다 크기가 다르다. (10쪽)

잭 안드라카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10대들 모두에게 내재해 있으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럴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은 그의 부모님이다. ‘나’의 생각대로 할 수 있게 해준 것. 부모님의 그런 교육 철학이 잭으로 하여금 주저 없이 온갖 실험에 도전하고 실패를 견뎌낼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과정은 사실 부모에게도 용기와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41쪽)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못 말리는 호기심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미 잠재력을 키워낼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이의 호기심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질문은 성립할 수 없는 명제다. 이 질문을 ‘어떻게 하면 아이의 호기심을 꺼트리지 않을 것인가’로 바꿔보자. 그러면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 더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100~101쪽)

가족이 얼굴을 맞대고 함께하는 식탁이라는 곳이 그 어느 교실보다 훌륭한 학습 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식탁에 앉아 함께 밥을 많이 먹을수록 학업 성취도도 높았다. (…) 미네소타대학의 연구는 ‘가족과 식사가 잦을수록 우울증 발생률이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이들은 단지 일상적으로 부모의 얼굴을 보고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이라는 선물을 받으며 성장한다. (115쪽)

아이를 삶의 주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부모와의 열려 있는 대화가 중요하다. 그런데 자녀에게 매니저로 각인되어 있는 부모가 아이의 친구 이름,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것, 아이의 요즘 고민 등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에서 세계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와 함께 식사하는 비율을 조사했다. 한국은 57%로, OECD 평균 78%에 한참을 못 미쳤다. 절대적인 대화 시간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주목할 것은 인터뷰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공부에 대한 주도권이 상당 부분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있다는 점이다. (167쪽)

마크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뉴욕 주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양육관을 밝힌 적이 있다. “아이의 삶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기보다는 강점과 좋아하는 것을 먼저 파악해 도움을 주는 게 부모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190쪽)

부모와 자녀의 대화의 힘은 강력하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어떤 일이 있어도 가족과 대화할 수 있는 저녁식사 시간을 함께한 것으로 유명하다. 윤택하지 못한 청소년기를 보낸 오바마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은 어머니와의 아침식사 덕분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케네디의 아버지 역시 대화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아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232~233쪽)

“대체 누굴 닮아 이 모양이야?” 부부싸움을 하면서 무의식중에 튀어나오는 이런 말은 자칫 아이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이 말은 당사자인 아이에게도 상처가 되지만, 배우자에게도 상처를 주는 말이다. 화목한 부모의 모습을 보지 못한 아이는 정서는 물론 잠재력을 개발하는 데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234~235쪽)

부모가 아이에게 공감해주면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 자존감이 높아진다. 관계에서 오는 자존감은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가 자기결정성 이론을 통해 밝힌 ‘관계성’ 욕구와 일맥상통한다.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은 아이를 안전하다고 느끼게 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안전기지 삼아 마음껏 탐색할 수 있다. 안전하지 않으면 도전을 주저하게 되고 호기심도 피어나지 않는다. (242쪽)

대체 내 적성은 무엇일까? 앞으로도 계속 변할까?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깨달았다. ‘자신의 적성을 일찍 알고 한 길로 매진한 사람은 극소수다.’ 그래서 적성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어진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그 힘은 다양한 경험과 현재 관심 있는 대상, 그 무언가를 용기 있게 두드릴 때 나온다. (264쪽)

구매가격 : 12,800 원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 키라

도서정보 : 박현숙 / 을파소 / 2018년 03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초 베스트셀러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후속편!
어떻게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도서 소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을 위한
키라 자기경영 동화 시리즈 8권
어린이들이 꿈을 이루게 도와주는 어린이 자기경영 동화 시리즈 8권이 출간되었다. 이번 도서의 주제는 바로 ‘스트레스 관리’다. 아이들은 삶을 마음대로 조절하거나 결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성적과 입시를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 가족은 물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 키라』는 어린이들에게 닥친 스트레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면 좋은지 키라를 통해 전달한다. 하루하루 신나게 연설을 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던 키라, 반 인기투표에서 힘겹게 일등이 된다. 평소 모두가 자신을 좋아할 거라 생각한 키라가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처음에는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는 감정이 시작된다. 감정 조절에 실패하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불안감, 우울감이 지속되어 마음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건강을 해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키라와 함께 스트레스의 원인은 무엇인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트레스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왜 스트레스를 받을까?
마음을 괴롭히는 스트레스 신호를 찾아라!
공부 얘기는 잘 하지 않던 엄마가 어느 날부터 키라의 성적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유는 새로 이사 온 엄마의 친구와 그 딸 에바. 에바 엄마가 공부 얘기를 하면서 에바 자랑을 할 때마다 키라 엄마의 마음은 불편해지고, 키라에게 에바 같이 공부를 하라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열심히 노력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아 키라는 마음이 불안하고 몸까지 아프게 된다. 친구들에게 ‘역시 키라야’, ‘역시 키라는 달라’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면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키라. 유명한 사람이니까 언제나 남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자신을 더욱 속박한다.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자극이 생겼을 때 신체적, 심리적으로 나타나는 방어 반응이다. 키라는 엄마가 성적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엄마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에 짜증이 나고, 늘 비교를 당하게 하는 에바가 밉다. 특히 잘하고 있던 개 돌보는 일이나 주식투자까지 자신감을 잃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키라를 괴롭히는 스트레스의 정체는 학교 성적과 공부, 친구관계다. 아이들이 받고 있는 대부분의 스트레스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를 때가 많다고 한다. 그냥 짜증이 난다고만 한다. 자기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 어렵고, 표현하는 방법도 서툴기 때문이다. 우선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왜 짜증이 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지수 테스트
● 온종일 불안하고 초조하다.
●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 머리가 자주 아프다.
● 작은 일에도 화를 내는 일이 잦다.
● 자신감이 떨어진다.
● 모든 일이 다 귀찮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명하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엄마의 잔소리에 키라는 스트레스로 배가 아프고 짜증이 많아져 힘들어 한다. 반면 모니카는 엄마의 잔소리가 긴장감을 주어 더욱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스트레스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다.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모든 사람들이 일등일 수는 없다. 모든 일을 잘하는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부족한 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 대신 자신이 잘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성공했던 일이나 좋아하는 일을 생각한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그래, 키라. 엄마가 네 성적을 걱정하며 공부하라고 강요하셨을 때 왜 에바와 비교당해야 하나, 이게 다 에바 엄마와 에바 때문이야. 이런 생각이 들었지? 그런데 다른 방향으로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학생이니까 당연히 공부는 해야지, 성적을 올리라는 엄마 말씀도 맞는 말이야. 이러면서 공부를 했더라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을 거야. 스트레스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단다.” (본문 124쪽)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아야 긴장이 되고 활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길을 걷는데 앞에 피할 수 없는 큰 돌부리가 있다고 하자. ‘아 저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하는 것도 일종의 스트레스다. 하지만 조심해서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좋은 스트레스다. 모니카는 좋은 스트레스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활력이 되었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지 않도록 노력해 보면 어떨까?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을까?
키라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스트레스는 찾아온다. 문제는 아이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대부분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냥 참거나 부모님에게 대들고, 친구와 싸운다. 키라도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준 엄마에게 대들고, 개 돌보는 일을 도와주는 친구들에게 짜증을 내고, 결국 가출까지 한다. 스트레스를 참기만 하면 그 순간에는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더 큰 스트레스가 되어 몸과 마음을 덮친다.

모니카는 공부로 스트레스를 주는 엄마 때문에 화난 일을 모두 공책에 쓴다. 공부를 잘하는 프랑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려운 문제를 푼다. 과연 키라도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게 될까? 키라는 의사인 필립 아저씨의 조언을 받고 스트레스를 받는 문제에 맞닥뜨린다.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던 자신을 돌아본다. 행복하지 않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무리한 부탁을 하는 친구에게 부드러운 거절을 한다. 가장 큰 스트레스였던 공부도 억지로 하지 않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서로서로 도와가며 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낸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해소하는 방법
● 스트레스 받은 일을 글로 쓰며 풀어내기
● 믿을 만한 사람에게 속마음 터놓고 이야기하기
●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며 기분 전환하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사람마다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다르고 몸의 반응도 달라지기 때문에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스트레스에서 날려 버리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아 행복하게 일상생활을 살아가길 바란다.




◎ 줄거리

연설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키라, 키라는 돈관리, 건강관리, 개 돌보기 등 잘하는 것이 많지만 하나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학교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친구 딸인 에바네가 같은 동네로 이사 온 후 에바 엄마는 학교 성적이 좋은 에바 자랑을 한다. 키라가 잘하는 많은 일은 성적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은 공부를 잘하는 것이라는 말을 한다. 이 말에 키라의 엄마는 키라의 성적이 걱정되어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좋아하는 키라는 친구들 앞에서 에바의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려다 스쿨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혼이 난다. 이 일로 스쿨버스 기사 아저씨를 마주치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고, 아이들에게 ‘역시 키라는 달라’라는 말을 듣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게 된다.
계속되는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친구들과도 원만히 지내기 힘든 키라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점점 자신감이 떨어진다. 급기야 공부를 잘하고 친절해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랑크를 질투하게 되면서 프랑크의 영어문법책을 몰래 감추고, 감춘 사실을 앨버트가 알게 되어 가출까지 하게 되는데... 과연 키라는 이 많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 책 속으로

“스트레스는 풀지 않고 그냥 두면 저절로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다. 그냥 두면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친단다. 그뿐 아니라 너에게 행복이 들어올 틈도 주지 않지."
(128쪽)

“응. 정말 괜찮아. 키라 네가 그런 마음이 들 수 있다고 생각해. 인기투표하던 날, 나는 키라 네 얼굴을 보면서 참 미안했어. 그 뒤로도 나를 의식하는 너를 보면서 계속 미안했고. 네가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고 짐작도 했어. 스트레스를 받는 거는 참 힘든데…….”
프랑크가 말끝을 흐렸다.
“너도 스트레스 많이 받니?”
모니카가 물었다.
“응. 나는 하고 싶은 말을 잘 하지 못해. 그래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잘 안 되는 것 같아.”
“누구나 다 스트레스는 받는구나. 나도 우리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때 모니카가 말했다.
“너네 엄마 때문에?”
모니카의 말이 의외였다. 모니카 엄마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다.
“우리 엄마도 요즘 성적 때문에 잔소리를 하거든. 휴, 하긴 엄마가 잔소리를 하니까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공부를 할 때 집중이 되는 장점이 있기는 하더라.”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부가 더 잘 되지 않던데 모니카는 달랐다.
(144~145쪽)

“우리 앞으로는 스트레스를 잘 풀 수 있을 거 같아. 스트레스 받을 일도 줄어들고 말이야. 왜냐하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 중에 믿을 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방법도 있거든. 우리 셋은 벌써 그런 관계가 된 거야. 속마음을 털어놓는 든든한 친구 사이!”

구매가격 : 10,400 원

불안한 평화

도서정보 : 공병호 / 21세기북스 / 2018년 03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감성적 민족주의와 편향적 반미 정서를 벗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합리적 선택을 할 때

『불안한 평화』(공병호 지음, 21세기북스)는 소용돌이치는 정세 속에서 한국 집권 세력과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어 살얼음판을 딛는 형국이다. 북한은 거듭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군사적 위협을 극대화하고 있고 세계 정치·경제의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노골화되고 있다. 이 속에서 한국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파괴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정체된 사회를 차원 높은 발전의 도상에 올려놓을 지혜가 요구된다.
그러나 불안한 사고방식이 한반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낭만적인 구호와 민주화 과정에서 잘못 뿌리 내린 반미 정서가 뒤섞여 불합리한 판단을 조장하고 있다. 이제 감성적 편견에서 벗어난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한다. 북한과 중국, 미국의 실체가 무엇이며 이들의 지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냉정히 따져보고 최적의 결정을 내려야 할 때이다. 이 책은 이를 위한 생각의 근거를 제공한다. 역사적 맥락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의 흐름을 성실히 파악하며 왜 대한민국의 선택이 미국이어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다.




◎ 출판사 서평

미국의 실체와 마주하기
대한민국에게 미국은 어떤 존재였나?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한국에는 어떤 존재인가? 많은 논란을 불러올 질문이지만 그 해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된다. 과거를 올바르게 기억함으로써 미래를 향한 현실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망각의 비늘이 우리의 눈을 덮었다. 그리고 그 위에 실체가 모호한 감성적 거부감이 한 꺼풀 더 씌워졌다. 이 책 『불안한 평화』는 한국에게 미국이 어떤 존재였는지 역사적 사실을 추적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미국 선교사들의 활동, 해방정국과 미 군정, 6·25 전쟁 참전, 전후 복구와 경제 재건 과정에서의 지원 등의 역사를 거치며 한국은 미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미국은, 설령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야심을 품지 않았고 일관되게 호혜적인 태도를 보였다. 노골적인 야욕을 드러낸 쪽은 구소련과 중국, 그리고 북한이었다. 이들은 한국과 미국의 단절을 획책하였고, 미국이 떠난 자리를 놓치지 않고 전쟁을 일으키며 검은 잇속을 채웠다. 그 아픈 역사가 반복될 조짐을 보인다. 한반도 적화의 망상을 접지 않은 북한과 세계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요구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미국이 한국을 떠나라는 것이다. 불행히도 망각의 늪에 빠져 이 논리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심지어는 이들이 국가의 결정적 선택에 관여할 조짐까지 보인다. 이들의 치명적인 사고가 한반도의 미래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막연한 반감 대신 그대로의 미국을 직시하며 올바른 선택을 할 때이다.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
화합하고 협력해야 할 파트너인가?

한반도가 외세의 부당한 지배 아래 종속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분단이 고착되었고 남북한이 원치 않는 갈등을 겪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뜻밖에도 많이 존재한다. 이들은 외세의 간섭이 사라지면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일구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외세인 미국이 한반도를 떠나는 것이 그 출발이라고 믿는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에 열을 올리는 것은 미국의 봉쇄와 압박에 살아남기 위한 피치 못할 자구책이며, 같은 민족인 남한을 공격할 리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의 믿음은 역사에 대한 망각과 현실에 대한 외면에서 비롯되었다. 북한의 집권 세력은 한반도 적화의 야욕을 꺾은 적이 한 차례도 없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그들에게 민족의 안위는 안중에 없었다. 그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침략과 도발을 감행했다. 최고의 기회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부재’였다. 6·25 전쟁의 비극은 북한의 책략과 남한 내부의 어리석은 동조로 인해 미군이 철수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벌어졌다. 이후에도 늘 ‘미군 철수’를 부르짖어 왔으며 최근에는 핵을 앞세워 미국이 한반도를 떠나라고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6·25 전쟁 이전처럼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제 ‘민족’이라는 낭만적 관점을 벗어나야 한다. 북한이 내세우는 ‘우리 민족끼리’의 의도와 결과를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경제 교류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중국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나?

한국 외교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 교역 규모 때문이다. 한국 수출에서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이를 입증하듯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문화콘텐츠와 관광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런 환경에서 동맹의 파트너를 바꿀 때가 되었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과 경제 협력을 늘리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그러나 중국을 미국의 대안으로 생각하거나 중국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기 위해 미국을 멀리하는 일은 극도로 위험하다. 과거 중국이 어떤 나라였는지 그리고 지금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를 미국과 비교하면 더욱 분명해진다. 우리는 중국의 탐욕과 영향력 아래에서 신음한 역사적 경험이 있다. 6·25 전쟁 때 북한을 도와 참전했고 비극적 희생을 늘렸다. 이를 잊을 수는 없다. 중국은 민주주의와 휴머니즘의 가치가 약하다. 전체주의적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뢰할 만한 동맹을 맺고 유지하지 않는다. 정치·경제적 취약성과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비판하고 견제할 언론과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와 중국의 정의관은 분명히 다르다. 즉, 우리와 중국은 추구하는 지향점이 다르다. 중국이 북한을 통해 자기 이해관계를 실현하고 북한을 공공연히 지원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과는 달리 중국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들이 영토적으로나 영향력으로나 야욕을 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과 현실적 상황을 통해 중국과 동맹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미국에 대한 반감이나 거대해진 교역 규모 때문에 중국과 주된 동맹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을 뿐더러 지극히 위험하다.

대한민국의 선택,
왜 미국이어야 하나?

대한민국의 선택은 불가피하다. 미국이다.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영토적 야욕을 품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에게 한반도가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오해를 지니고 있으나, 역사적 사실은 다르다. 미국은 유럽과 중동, 일본을 중요하게 여겨왔지만 한반도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음이 외교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도 미국은 한국의 좋은 동맹이 되어 왔다. 대표적 불평등 조약이라고 비난받는 조미수호통상조약은 당시로서는 호혜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고 이후 조약들의 표준이 되었다. 일제의 지배 아래 피폐했던 시절 수많은 선교사가 한국에서 헌신했으며 근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남한의 공산화를 저지했고 6·25 전쟁에 참전하여 피를 흘렸다. 가난의 수렁에 빠져 있던 시절에는 경제적 원조를 제공했다. 또한 미국과 한국은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다. 한마디로 가치 동맹을 맺을 수 있는 나라다. 이 점에서는 중국이나 북한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법치, 인권, 비판적 언론과 시민사회를 갖추었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강력한 역량을 지닌 나라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굳건히 다지는 것이 한반도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시민들은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전망과 경각심을 지니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역사적 교훈을 상기하며 동맹국들과의 상호 신뢰를 굳건히 하는 데 뜻을 모아야 한다. 또한 순진하고 낭만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가치 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집권 세력들은 북핵 위기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 시대의 과제를 인식해야 한다. 인간성과 적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의 차이를 냉정히 따져보아야 한다. 지적 교만을 경계하고 지킬 것을 꼭 지킨다는 결연한 의지를 품어야 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6월 30일, 미 육군부는 주한 미군 철수 완료 성명을 발표했다. 불과 1,500명의 주한 미군 철수였지만, 이는 북한에 명확한 시그널을 주었다. “당신들이 이제 침략해서 적화하시오!” 안타깝게도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고 1년이 지나서 한반도는 전쟁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고 만다. 사료들을 살펴보면서 역사는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깨우치게 된다.

_제1장 ‘미국과의 인연’ 중에서



영토나 무력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의 대국이라 불리는 나라를 손에 꼽아보면 된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경찰국가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들의 문제는 영토나 무력이나 경제력의 문제는 아니다. 그들은 역사적으로 자유 사회의 경험을 단 한 차례도 갖지 못하였다. 그들은 보편적 가치를 체험할 시간도 없었고, 그런 가치를 교육받을 기회도 없었다. 그런 가치를 위하여 시민들이 데모라도 하면 무자비하게 탄압해왔다. 중국이나 소련의 지도층은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이 없다. 해방정국의 그 혼란스러운 날들은 가치의 충돌이었다. 한쪽은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고 또 한쪽은 보편적 가치를 깨부수는 그런 세력들이었다. ‘우리 민족끼리’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적대 세력들이 우리가 지키려는 보편적 가치를 허물어뜨리고 우리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강탈하려 하기 때문이다.

_제2장 ‘한국과 미국의 현주소’ 중에서



통일 운동 계열의 친북반미주의자들은 2004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대량 파괴 무기 능력이 미국에 의해 터무니없이 왜곡되고 과장되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2005년 이후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것은 자위권 차원에서 정당한 일이라고 강변한다. 이들에게 논리나 사실 여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로지 친북반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종류의 거짓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포장해서 대중화하는 데 열심이다. 이들은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 설령 내면세계에서는 ‘이게 아니다’라는 양심의 소리가 있을지라도 동질 집단으로부터의 탈퇴는 어려울 것이다.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혹은 북한이 붕괴하는 날까지 친북반미 행보를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_제3장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 중에서



미국의 법치주의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굳건한 토대와 같다. 미국은 이런 튼실한 토대를 갖고 있다. 공평과 신뢰가 무너지면 법은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미국은 이런 점에서 매우 건강한 사회다. 정직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미국이 살만한 나라이지만 요행과 한탕주의에 익숙한 사람에게 미국은 지옥에 가깝다. 거짓이 드러나는 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엄격한 법치주의야말로 미국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제도이자 문화이자 토대이며, 이것이 미국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것은 결코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_제4장 ‘미국의 미래’ 중에서



중국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가? 중국을 이끄는 당국자들에게 오직 중요한 것은 자국의 이익 즉 국익일 뿐이다. 그들에게 언행의 기준은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이익일 뿐이다. 이익이 되면 하고 이익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가치 기준이다. […]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간격이 있다. 같은 대국이라 해서 같은 반열에 둘 수 없다. 보편 가치를 추구하는 대국과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대국의 격차는 얼마나 크다고 보는가? 앞으로도 이런 간격에 큰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처럼 양국 사이에 옳고 그름에 관한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대처해야 한다.

_제5장 ‘미국과 중국의 차이’ 중에서



교역 상대국으로서 중국은 뛰어난 파트너다. 이제까지 경제 면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온 것처럼 앞으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안보, 군사, 정치 등과 같은 면에서 중국과 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맺기는 불가능하다.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노력해서 될 수 있는 일이 있고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서로가 추구하는 정치 체제 자체가 엄청나게 다르다.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다. 화려한 언어로 포장을 하더라도 주권재민에 바탕을 둔 의회민주주의 국가와는 크게 다르다. 정치 체제의 차이는 지향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영원히 평행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시 수십 년 전의 전체주의 체제에 가까운 곳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우리가 정치, 국방, 안보 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동맹국은 미국이다. 이따금 이상한 논리로 한미동맹 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고 말하는 허무맹랑한 ‘쓸모 있는 바보’들도 있지만,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고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모두 철이 드는 것은 아니다. 지식과 지혜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어려움에 빠뜨리지 않는 지혜를 가진 지도자들의 활동을 기대한다.

_제6장 ‘한국과 한국인의 선택’ 중에서

구매가격 : 14,400 원

새로운 길

도서정보 : 박서영, 윤동주 / arte / 2018년 03월 26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별을 사랑한 시인의 마음으로 쓰고 그리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했던 청년 윤동주 시인의 완전한 순수를
말갛게 표현한 손글씨와 그림




◎ 도서 소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했던 청년
윤동주 시인의 완전한 순수를 말갛게 표현한 손글씨와 그림

캘리그래퍼 박서영 X 청년화가 모임 ‘시그널’이 재창조한 윤동주의 세계

별을 사랑한 시인의 마음으로
쓰고 그리다

『새로운 길』은 2017년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손글씨와 그림을 통해 시인의 완전한 순수를 말갛게 표현한 책이다. 캘리그래퍼인 박서영 작가와 시그널의 그림 작가들이 함께 작업한 서화집으로, 윤동주 시인의 사색과 숨결을 단정한 필체와 그림으로 담아냈다.
박서영 작가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학창 시절의 그에게 한 획과 같은 존재였던 시인의 순수를 글씨로 묘사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의 캘리그래피 작가로 참여했다. 시그널은 경기도 일산의 그림이야기(나이브아트스토리)를 기반으로 장애 작가와 젊은 화가들이 함께하는 예술가들의 모임으로, 윤동주의 시를 천진하고 색다르게 그려냈다. 박서영 작가와 시그널은 윤동주 시인의 단단하고도 무결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일 년 남짓의 기간 동안 시인의 시와 평전, 그의 삶을 담은 영화룰 보며 깊이 연구했다. 시 한편 한편에 담긴 윤동주 시인의 정서를 말갛게 표현하기 위해 곰삭힌 시간이었다.
시간이 쌓일수록 시인의 시를 닮은 손글씨와 그림 작품들이 조화를 이뤄 한 쌍으로 묶이기 시작하고 2017년 가을에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도 두 차례 열었다. 시인을 존경했던 마음과 결실을 함께 나누고자, 아직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동시를 추가하고 보완하여 『새로운 길』이라는 책으로 시인의 순수한 마음을 나타냈다. 하늘과 바람과 별을 사랑하는 시인과 그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정성을 담은 손글씨와 그림이, 선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캘리그래퍼 박서영 작가는 연세대 문과대 앞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윤동주 시비를 지나며 꿈을 키웠던 청년이었고, 시그널의 작가는 윤동주 시인처럼 현실과 부딪치며 나눔이라는 가치를 실행하는 청년들이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이야기하며 그림을 공부하는 대학교 새내기 작가, 자기만의 눈높이로 세상과 소통하는 서번트 신드롬 작가, 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경계 없는 예술을 그림으로 구현해나가고 있다.
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 입학 이전에 썼던 시는 대부분 동시였기에 이 책에도 그의 따스하고 소박한 마음이 드러난 동시들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남쪽 하늘」「해바라기 얼굴」「나무」「개」「사과」「눈」과 같은 동시 속의 삽화는 해맑고 엉뚱한 소년의 웃음처럼 표현했고, 「새로운 길」「햇비」「무얼 먹고 사나」의 시에는 특유의 위트를 담아냈다. 「태초의 아침」「아우의 인상화」는 시에서 받은 느낌 그대로 한지 위에 먹으로 담아내 강렬한 인상을 불러일으킨다.
윤동주 시인이 전하는 긍정과 낙관은, 피로한 현실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길을 가려는 청년들에게 올곧은 희망을 건넨다. 시인이 연희전문에 입학하고 쓴 첫 작품 「새로운 길」이 책의 타이틀과 제목이 된 연유도,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새로운 삶을 노래한 이 시가 현 시대의 청년들에게도 소박한 위로를 전할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손글씨와 그림이라는 표현물을 통해 무한을 노래하고, 내면을 성찰했던 시인의 마음을 함께 느껴보기에 좋은 서화집이다.

구매가격 : 9,600 원

스트레치

도서정보 : 스콧 소넨샤인 / 21세기북스 / 2018년 03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당신은 준비되어 있다, 방법을 모를 뿐이다!
작은 시작으로 더 큰 결과를 얻는 잠재력 활용법




◎ 도서 소개

◆ 아마존 독자평점 4.6/5.0
◆ 〈포춘〉 500대 기업 컨설팅
◆ 짐 콜린스, 다니엘 핑크 강력 추천도서

당신은 준비되어 있다, 방법을 모를 뿐이다!
작은 시작으로 더 큰 결과를 얻는 잠재력 활용법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돈은 아무리 벌어도 다 새나가는 당신의 삶을 바꿀 가장 현실적인 해법! 〈포춘〉 500대 기업을 컨설팅하고, 수천 명의 일반인을 상담 교육한 미국 라이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스콧 소넨샤인의 10년 연구 보고서!
세상은 나날이 풍요로워지는데, 우리는 왜 항상 쪼들리는 삶을 사는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 현실을 바꿀 방법은 없을까? 지금 우리가 가진 것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법, 더 생산적이면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스트레치stretch’ 방식을 공개한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스트레칭stretching’과 ‘체이싱chasing’으로 구분한 스콧 소넨샤인 교수는 자신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스트레처stretcher’와 남들의 것을 쫓아가기 바쁜 ‘체이서chaser’의 특성을 비교 분석했다.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정된 상황에서도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며 기대 이상의 성취를 해낸 스트레처들의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 추천사

우리의 통념에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고민을 안기고, 나아가 건설적인 불편함을 주는 책! 내 생각의 틀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 짐 콜린스 (세계 최고의 경영석학,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저자)

우리는 늘 돈도 시간도 부족한 삶을 산다. 놀랍도록 재기 넘치는 저자는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이용하는 법을 가장 현실적으로 알려준다. 수많은 실제 사례와 연구, 실험 자료들이 바로 그 증거다.
– 다니엘 핑크 (세계적인 미래학자, 《새로운 미래가 온다》 저자)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잠재력을 100% 활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당신 안에 잠들어 있는 능력자 ‘맥가이버’가 깨어날 것이다!
– 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 《오리지널스》 저자)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는가? 한계에 부딪힐수록 더 큰 능력이 발휘되는 스트레치의 기술이 이 책 속에 있다. 저자의 인간미 넘치는 지혜가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어 책을 읽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
–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대 경영과학 교수, 《또라이 제로 조직》 저자)




◎ 출판사 서평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내가 가진 걸 100% 써먹는 사람 vs. 내게 없는 것만 찾아헤매는 사람

미국인의 70퍼센트는 다음의 세 가지 경제적 문제 중 하나를 겪고 있다. 첫째, 버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쓴다. 둘째, 한 달 월급의 절반이 빚을 갚는 데 들어간다. 셋째,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는 현금이 없다. 한국 사회라고 예외가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쉼 없이 일을 하지만 일상은 더 팍팍해질 뿐이다. 막연한 미래를 위해 당장의 현실을 저당 잡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없을까?
신간 『스트레치 STRETCH』 (21세기북스 펴냄)의 저자 스콧 소넨샤인(Scott Sonenshein)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희생하는 현실을 바꿀 가장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스트레치stretch’, 즉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삶의 방식’이다.
거창한 용어 같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겪는 문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을 때,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헬스클럽이나 PT를 등록한다. 줄넘기나 달리기를 혼자서 하는 것보다 그 방법이 뭔가 더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값비싼 PT 회원권이 운동 효과를 보장해주진 않는다는 것을. 결국은 의지나 노력의 문제라는 것을.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고급 사양의 카메라를 사는 것, 사업 규모를 넓힌다고 넓은 평수의 사무실로 이전하는 것 등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 손에 있는 것을 제대로 활용해보기도 전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 그것이 가장 ‘손쉬운’ 문제 해결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게 최선일까?

당신은 스트레처인가? 체이서인가?
숨은 능력을 쭉쭉 늘리는 스트레치 방법

사회과학자이자 미국 라이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인 저자 스콧 소넨샤인은 개인과 조직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법을 찾아 10년 넘게 연구했다. 그것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스트레칭stretching’과 ‘체이싱chasing’으로 나뉜다는 것을 포착하고, 각각의 삶의 패턴과 그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스트레칭’이란 앞서 설명했듯 자기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뜻하며, 그 반대 개념인 ‘체이싱’은 자기에게 없는 것만 찾아 헤매는 태도를 뜻한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소비나 소유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이 능력을 발휘하는 데도 똑같이 적용된다.
저자는 「포춘」 500대 기업을 컨설팅하고, 기술·제조·금융·비영리 조직 등 다양한 업계에서 직접 근무하면서 그곳의 경영진, 일선 직원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전 세계 CEO, 기술자, 사회초년생 등 수천 명을 직접 가르치는 기회를 가졌다. 경영학과 심리학의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저자의 연구 결론은, 자신이 가진 자원을 이용하는 방식이 직업적 성공은 물론 개인의 만족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스트레처stretcher’들이 바로 그 증거다.
미국의 어느 10대 소년은 시골 양조장을 물려받아 훗날 맥주 제국을 건설한다. 쓰레기통에 들어갈 뻔한 과일과 채소로 처트니를 만들어 영국의 150개 이상 지역에 판매하는 사업으로 키운 20대 여성도 있다. 어느 영화 제작자가 최소 자본금과 즉흥적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 IT 기업가는 거액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도 월 매출이 오히려 4.5배 증가했다. 이 스트레처들은 모두 일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에서 더 충만한 만족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 실천해보자!
당신의 내일을 바꿀 스트레치 생활기술 12

스트레치 방식은 크게 여섯 가지 특성이 있다. ‘한계에 부딪힐수록 더 자유로워지는 스트레처의 생각법’이 첫 번째다. 스트레치 방식으로 사고를 하면 자신이 가진 한정된 자원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원을 활용하는 법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다양한 경험의 힘을 믿는 유연성’이다. 나만의 생각과 판단에 갇히는 우를 피하고,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 ‘계획표보다 먼저 움직이는 실행력’은 스트레처의 필수 요소다. 스트레처는 완벽한 계획을 궁리할 시간에 일단 시작한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실행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네 번째 ‘누구보다 내 편이 되는 자기확신’을 갖는다. 스트레처는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쪽을 택한다. 이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주도적으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다섯 번째는 ‘룰을 따르지 않고 만들어내는 독창성’이다. 스트레처의 독창성은 역발상의 조합에서 온다. 서로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합칠 때 놀라운 결과가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는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아는 마인드컨트롤’이다. 자기확신은 잠재된 가능성을 실현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자세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스스로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있다. 이를 경계할 줄 아는 것 역시 스트레처의 중요한 태도다.
이러한 특성들을 몸으로 익히고 발휘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통해 실천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실생활에서 직접 적용해볼 수 있는 스트레치 생활기술 12가지를 소개한다. ‘과감히 거절하는 연습하기’, ‘다른 분야의 친구 사귀기’, ‘머리 쓸 일 많을 땐 단순노동 하기’, ‘닮고 싶은 한 사람을 곁에 두기’, ‘사소하지만 감사한 일 5가지 적기’, ‘33벌 옷만 남기고 옷장 정리하기’, ‘계획표는 일이 끝난 뒤에 만들기’, ‘정해진 하루 일과를 새롭게 바꾸기’, ‘1년 목표는 여름에 세우기’, ‘플러스 다이어리 작성하기’ 등의 세부적인 실전 팁을 통해 내일을 바꿀 스트레치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다.
이러한 방법들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킨다면 더 많은 것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기보다 현재의 가능성에 집중하고, 일은 물론 생활에서도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치』는 먼 미래보다 당장 오늘이 버거운 사람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프로젝트를 빨리 완료하고 싶으면 인원을 더 투입하는 것이 논리적인 해결책이다.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제품을 뒷받침하려면 마케팅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이렇듯 자원 보유가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남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구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다면 이미 수중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생산성을 발휘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자기가 늘 빈손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것은 정말 끔찍한 기분이다. 이것은 ‘체이싱chasing’이라는 태도의 전형이다. 이런 방식에 의존하는 체이서들은 새로운 자원을 확보하는 일에만 주력하면서 현재 보유한 자원의 가치를 확장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스트레칭stertching’ 방식을 이용하는 사람과 조직은 더 많은 것을 얻는 일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키우려고 한다.
- 1장. 스트레처 vs. 체이서, 나는 어느 쪽일까?

버려지는 농산물로 잼과 처트니를 만든 도슨의 사업은 점점 성장해 현재 영국 내 150개가 넘는 지역에서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그녀의 회사 경영 원칙 첫 부분은 스트레칭에 대한 선언문 같은 느낌을 준다.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라. 자기가 가진 자원에 신경을 써라.” 스트레처는 다른 사람들이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장소에서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찾아낸다. 우리는 겉모습만 보고 사물을 이해하거나 상호 작용하거나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많고, 그렇기 때문에 가능성을 제한하는 관습에 스스로를 묶어둔다. 스트레칭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면 자신이 이미 소유한 것을 가지고 비범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자원에서 아직 사용되지 않은 가치를 찾아내고 에너지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쏟아 키우고 발전시키는 일이다.
- 3장. 한계에 부딪힐수록 더 자유로워지는 스트레처의 생각법

믿기 어렵겠지만 특히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는 외부인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보다 좋은 성과를 올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외부인이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열쇠는 바로 그들의 다양한 경험이다. 외부인들은 ‘다중 맥락 규칙’이라고 부르는 것을 따른다. 간단히 말해서 경험의 폭이 스트레칭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다양한 장소에 포진해 있는 외부인들은 경험의 폭이 좁은 전문가가 보지 못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문제와 기회를 위한 자원을 가져온다.
- 4장. 다양한 경험의 힘을 믿는 스트레처의 유연성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들을 하나로 합치게 되면, 보다 나은 업무 방법과 높은 수준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온다. 언뜻 보기에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자원들은 짝짓기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이렇게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다른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불가능한 조합이 필요하다. 물론 말로는 간단하지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상충되는 절충안을 이겨내고, 이를 위해 어떤 자원이든지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삶의 다양한 부분이 조화롭게 작동하는 방식을 발견하면 매우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자아 전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 7장. 룰을 따르지 않고 만들어내는 스트레처의 독창성

구매가격 : 12,000 원

시부야 구석의 채식식당

도서정보 : 오다 아키노부 / arte / 2018년 03월 1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는 아무 경험도 없이 작은 식당을 열었다.
‘열정’이라는 비밀 레시피 하나만 가지고.

시부야의 명물이 된 비건음식점 ‘나기식당’ 시작은 마흔 넘은 아저씨의 무모하리만치 뜨거운 열정뿐이었다.

2년 안에 가게의 절반이 문을 닫는다는 도쿄에서 요리를 배운 적도 경영을 전공한 적도 없으면서 무려 10년간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나기식당’.
이 책에는 한 식당 주인이 음식을 통해 행복한 삶을 모색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 도서 소개

우리는 아무런 경험도 없이 작은 식당을 열었다.
‘열정’이라는 비밀 레시피 하나만 가지고.

해외에서 더 유명한, 시부야 외진 곳 반지하 채식 식당

일본 도쿄에서도 번화가인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와 하치코 동상이 있는 메인 스트리트 건너편에는 같은 시부야지만 좀더 차분한 분위기의 또 다른 시부야가 존재한다. 그 거리를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다 보면 반지하로 감춰져 애써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작은 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 이름은 ‘나기식당’. 바람이 불지 않아 잔잔한 바다의 모습을 일컫는 일본어 ‘베타나기(ベタ凪)’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테이블도 몇 개 없는 이 작은 식당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트립어드바이저나 론리플래닛의 추천을 보고 찾아오는 외국인부터 혼식을 즐기는 중년 남성이나 편안한 분위기의 식당을 찾는 여성들까지 고객층도 다양하다.
2년 안에 가게의 절반이 문을 닫는다는 도쿄에서 요리를 배운 적도 경영을 전공한 적도 없는 오다 아키노부 씨가 무려 10년 이상 ‘나기식당’을 계속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 이면에는 경제적 실리적 마인드의 식당 운영 노하우가 아닌, 한 식당 주인이 음식을 통해 행복한 삶을 모색하는 과정이 숨어 있었다.

“죽은 동물의 고기를 나에게 먹일 건가요?”

‘나기식당’ 주인인 오다 아키노부 씨는 사실 식당을 열기 전까지 한 가지 직업을 길게 지속해본 적이 없었다. 버블 시대의 혜택으로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않고 미국에 무작정 건너가 일본 음식점에서 하루 종일 튀김만 튀기기도 했고,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재즈바 바텐더나 레코드 가게 점원, 음악 잡지 기자, 인디레이블 운영과 라이브 공연 기획도 해보았다. 첫 직장을 그만둘 때 산 매킨토시 컴퓨터를 가지고 편집디자인과 잡지 편집 일을 프리랜서로 해보기도 했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동경을 가진 그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작은 식당을 열기로 결심했다. 식당은 ‘채식’으로 차별화했다.
외국 뮤지션들의 라이브 기획을 맡을 무렵, 매번 식사 장소를 찾는 일이 곤혹스러웠던 경험에서 기인했다. 한 뮤지션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죽은 동물의 고기를 나에게 먹일 건가요?”
오다 씨는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아닌, 삶 전반에서 ‘애니멀 라이츠’를 존중하는 외국 뮤지션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크게 감화하여 그 자신도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원하는 것이 아직 세상에 없다면 만들어 나간다. 이것이 DIY적 삶의 방식

가게 자리를 구하고부터의 일은 전부 오다 씨의 몫이었다. 전기 배선이나 수도 등의 전문적인 영역을 제외하고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일이 없었다. 가게 인테리어를 구상하고, 기자재를 사고 타일을 붙이는 것은 기본, 메뉴 개발부터 재료 손질, 스태프 모집과 관리까지 모두가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돈만이 목적인 일은 아니었기에 해낼 수 있었다.
‘채식’이라는 지향점은 있었지만 가스가 2구밖에 없는 좁은 부엌에서 낼 수 있는 요리의 가짓수는 많지 않았다. 해외 투어를 따라 다니며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경험한 그는 나기식당만이 낼 수 있는 에스닉한 채식 요리를 스태프들과 함께 개발하여 선보일 수 있었다.
이렇게 그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세상에 없는 일이라면, 내가 지금부터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이 그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매일 일할 수는 없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만 나와주세요.”

나기식당은 미슐랭으로 대표되는 최고의 식당이 아니라,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찾아가고픈 대중 식당을 지향한다. 이 지향점은 공기처럼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자연체의 식당을 만들어가는 힘이 된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나기식당의 직원들은 대부분 뮤지션이거나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오다 씨는 그들이 이 식당에 전력을 다하지 않기를 바란다. 매일 일하는 무거운 공간이 되기보다는 다른 중요한 일을 꿈꾸며 즐기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이곳은 직원들이 몇 달씩 투어를 돌고 오거나 오다 씨 자신이 아내의 병간호로 자리를 자주 비웠을 때도 평소처럼 유지될 수 있었다. “매일 일할 수 없는 식당”은 위급한 순간 꽤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 추천사

이 책은 저자가 아주 사소한 계기로 ‘채식’에 눈을 뜨고, 도쿄 시부야에 가게를 열게 된 ‘채식’이라는 삶의 방식을 써내려갔다. 원래 채식주의자가 아니던 저자의 경험담인지라 베지테리언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도 알기 쉽게 쓰였다. 가게 운영 분투기는 앞으로 가게를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것이다. 메뉴를 만드는 법도 자세히 나와 있어서 채식 레시피 책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 식당 주인이 음식을 통해 행복한 삶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_ 《아마카라 테쵸》

시부야의 한 켠, 우구이스다니 초에 내세울 경험도 없으면서 채식주의자를 위한 ‘나기 식당’을 창업한 저자가 시행착오에 시행착오를 거치며, 사람들이 몰려가는 장소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작은 가게를 만들고 지켜 나가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_ 다케다 사테츠(작가), 《선데이 마이니치》

보통 고집과 신념은 타인을 배제시키는 요소다. 그런데 오다 씨의 고집과 신념은 왜인지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읽을수록 음식 냄새와 그 냄새 안에 떠다니는 손수 만든 공간, 또 그 공간을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이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리고 책을 손에서 놓은 순간, 나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진다.
_ 호소마 히로미치(시가현립대학 교수)

2년 안에 가게의 절반이 문을 닫는다는 도쿄에서 오다 씨는 요리를 배운 적도, 경영을 전공한 적도 없으면서 무려 10년간 장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요리를 직접 만들어보는 열정, 각지의 채식 식당을 찾아가 먹어보는 집요함, 가게에만 얽매이지 않고 잡지 편집과 음악 앨범 제작 작업에도 손을 대는 자유로움이 오늘의 나기식당을 만든 게 아닐까.
_ 김민정(옮긴이)


◎ 책 속에서

한국어판 출간을 결정한 이래 조금씩이지만 한국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한국어도 더듬더듬 읽어보고, 이런저런 한국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맛보려고 노력 중이다. 큰 문화 전체를 이해하지는 못해도 서로의 ‘작은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며 많은 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6쪽, 한국어판 서문 중)

누군가는 내가 강한 의지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먹는 행위를 좋아하고, 요리하는 행위를 사랑한다. 그렇지만 식당을 열겠다는 계획은 없었다. 그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어슬렁어슬렁 걷다 보니 흘러흘러 지금 이곳에 도착해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찬란한 햇빛이 쏟아지는 메인 스트리트를 벗어나 어느새 좁디좁은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Walking on the narrow side. 좁은 길을 가라. 나에게는 틈새 시장을 찾으라는 말로 들린다. 틈을 의미하는 한자인 隙틈극에는 ‘겨를’이나 ‘짬’의 뜻도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해가 들지 않는 좁은 길에서도 나는 어둡다고 투덜대기보다 스스로 가로등을 하나씩 밝히며 걸어왔다. (13쪽)

가장 사랑하는 교토를 떠나고 싶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교토라는 도시에 대한 애증이랄까. 술을 마시러 가면 대학생들이 있고, 이전에 대학생이었던 사람들이 있고, 그보다 더 전에대학생이었던 사람들이 있고, 그 이전의, 그 이전의…….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모라토리엄이 계속되는 바 카운터. 그리고 그 저편에는 너희의 고민을 다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늙은 남자가 앉아 있다. 그 남자는 아마 좋은 사람이겠지만, 지긋이 있지 못하고 젊은이들에게 설교를 시작한다. 옆에 앉은, 아주 오래전 대학을 졸업한 듯한 사람에게도.
“젊을 땐 좋아도…….”
그 설교와 조언은 대체로 일리가 있다. 하지만 듣고 있는 젊은이의 가슴은 불안감으로 차오른다. ‘여기에 머물러 있다간 나도 저런 어른이 되겠구나’라는.
젊은이들에게 충고하기 좋아하는, 점잖은 체하는 어른이 되는 일은 단연코 씁쓸한 일이다.
(37~38쪽)

만일 지금 내 눈앞에 나처럼 대책 없는 남자가 서 있다면, 그 남자가 서른 살 나이에 퇴사를 선언한다면 나는 그에게 뭐라고 할까? 이런 말 할 자격은 없지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봐”라고 설득할 것이다. “프리랜서도 좋지만 당장 일감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회사에 다니면서 대책을 마련한 다음 천천히 그만둬도 늦지 않아.” (51쪽)

‘일’이라는 명목으로 일하는 것이 싫어서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프리랜서가 되어 먹고살려니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했다. 이게 웬 모순이란 말인가. (55쪽)

데임 다시는 내 인생에서 처음 만난 비건 채식주의자다. 내가 뉴욕에서 살 때 그곳에서는 이미 비건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채식에 대한 편견도 없었다. 그런데 비건과 함께 도쿄에서 지내보니 도쿄는 채식주의자에게 친절한 도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데임 다시와는 짧은 영어와 온갖 제스처를 동원해 이야기했다. 그래도 가끔 말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의사소통보다 더 큰 문제는 식사였다.
“그럼 오늘 저녁은 뭘로 할까요?”
이 질문 뒤에는 정적이 흘렀다.
“죽은 동물 고기를 나에게 먹일 건가요?”
그런 식으로 나를 몰아세웠다. (79~80쪽)

비건 생활 이전에 우리는 “최고의 소스는 계란 노른자”라고 의기투합한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가파오라이스 위에 얹어진, 노른자가 살짝 흐르는 반숙 달걀은 최고로 맛있는 이미지였고, 그 이미지는 보편적인 것이라고 여겨왔다. 무엇보다도 달걀의 부드러운 식감을 잘 살려 완벽한 요리로 탄생시킨 것이 오므라이스가 아니던가. 그런데 오랜만에 먹은 오므라이스는 우리의 믿음을 무너뜨렸다. 아내도 나도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 현실감을 일깨워 주었다.
사실 나는 비건 생활 중에도 ‘동물성 식품이 식물성 식품보다 훨씬 맛있다’는 환상을 버리지 못했다. 고기와 생선 먹기를 그만두었을 때 삶의 중요한 의미 하나를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까지 느꼈을 정도다. 그런데 오므라이스 사건 이후 그 환상을 말끔히 벗어버릴 수 있었다. 채식만으로도 결핍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98~99쪽)

그래, 그거야! 그런 식당이 없으면 내가 만들면 되지 않는가. 잡지를 만들 때도 그랬고, 레이블을 설립할 때도 그랬다. 해외 뮤지션을 초청해 라이브를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다하는 것을 나 같은 문외한까지 나서서 할 필요는 없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나의 목표는 단순했다. 일본 최초로 저렴한 가격의 채식 식당을 만들자! 고매한 인사들을 위한 채식 식당에는 흥미가 없었다. 채식하는 외국 뮤지션이 낯선 땅에서 반갑게 찾아올 수 있는 곳, 또는 혈압이 높아 음식에 제한이 많은 고령자가, 고기를 소화하기 어려운 사람이, 개를 키우면서 육식에 회의를 느낀 회사원이, 유행을 따라 채식을 해보려는 사람이 찾아와 가볍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120쪽)

“아, ‘나기’가 있었지! 바람이 불지 않아 물결이 잔잔한 상태를 ‘베타나기ベた凪’라고 하잖아.”
마치 방언처럼 입에서 ‘나기’라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때는 일본의 경기가 지금보다는 나았지만, 그럼에도 묘한 폐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런 시대에 현대적인 화려함 따위 눈곱만큼도 없는 가게가 유행의 선두주자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내가 가장 잘 알았다. 손님이 넘치지 않아도 좋다. 풍파 없이 조용히 운영할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사우다데saudade’도 매혹적인 단어다. 잔잔한 파도가 치는 바다, 고요한 그리움과 절실함을 드러내는 단어다. 하지만 아주 작은 파도조차 일지 않는 ‘베타나기’가 더 맘에 들었다. (124쪽)

우리 가게 가운데에는 ‘짜잔!’ 델리가 든 쇼케이스가 있다. 2호점에도 작은 쇼케이스를 들였는데, 가게 오픈을 앞두고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쇼케이스였다.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이 손님 취향대로 반찬을 고르는 대중 식당이었기 때문이다. 대중 식당이란 으레 쇼케이스가 있게 마련이다. 백화점 지하에 있는 반찬 가게, 샐러드 가게, 케이크 가게의 쇼케이스를 떠올려보자. 그 안에서 행복의 기체라도 뿜어져 나오는지 그 앞에 선 사람들은 모두 밝은 표정이다. 쇼케이스 안의 맛있는 음식을 뚫어지게 바라볼 때 느끼는 그 행복을 포기할 수 없었다. (134쪽)

오픈 직후에 일안반사식 카메라를 가져온 손님이 있었다. 다른 손님 의자에 등을 부딪쳐가며 사진을 찍어댔다. “사진 촬영을 그만해주세요”라고 했더니 “블로그에 올릴 거예요”라며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다. 이런 얼간이 같은 대답이 또 있을까? 블로그에 올리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걸까? 사진 찍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자유롭게 촬영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 가게의 요리는 커다란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을 수준의 요리는 아니지 않은가.
나로서는 따뜻한 요리가 식기 전에 먹어주었으면 싶다. “사진도 못 찍고 다 먹어버렸네”라며 다 먹고 난 빈 접시를 올리는 블로거에게 오히려 더 호감이 간다. (188쪽)

나는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음식점’ 같은 특별한 곳보다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 찾게 되는 곳을 원한다. 또는 일 년에 한 번쯤 갈까 말까지만 ‘꼭 다시 찾게 되는 음식점’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장소인지 되새기게 된다. 그것은 꼭 단골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평소에 자주 또는 가끔 찾아가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은 삶에 어떤 형태로든 활력을 준다. 그런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작은 증거다. 다음에 찾아갈 날이 당장 내일이 아니라 5년, 10년 후라도 상관없다. 누군가의 인생에 각인된 존재로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1쪽)

아르바이트 직원을 채용할 때 꼭 하는 말이 있다.
“매일 나오고 싶어도 매일 일하실 수는 없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만 나와주세요.”
그래서 아르바이트 직원들 중에는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케이터링 사업을 하는 등 다른 일을 함께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207쪽)

매일 출근하지 말라는 이유는 또 있다. 식당 아르바이트가 생활의 전부를 차지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도 9년간 나기식당에서 일해왔지만, 엉덩이만 살짝 걸치고 있을 뿐 평생 채식 식당을 하며 살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도 내 안에서는 절반은 편집자라고 우기고 있다. 그렇게 양다리를 걸치고 사는 편안함이 운영자로서의 융통성과도 직결된다고 본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매일 같은 사람들과 일하다 보면 솔직히 지겹고 권태로울 때도 있다. 원래는 다른 꿈이 있는데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잠깐 일하는 정도로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자유롭게 공부하고 일해주기를 바란다. 일 년 내내 온종일 나기식당에서 일하다가는 정작 자신의 꿈을 위한 일은 조금도 못하고 후회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208쪽)

“네가 열다섯 살이 되면 우리 둘이 같이 여행을 가자. 어디에 가고 싶어?”
“음,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지금은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어.”
생각지 못한 대답이었다. 왜 아이슬란드냐고 물었다.
“아이슬란드에는 군대가 없대. 그래서 평화롭대. 범죄율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래.”
나는 몰랐던 사실이다.
“그치만 아이슬란드에는 아무것도 없잖아.”
“그러니까 아무것도 없어도 괜찮아.”
아들의 대답을 듣고 안도했다. 나는 아직 부족한 아빠지만 자식들은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으로 크고 있는 것 같다. (295쪽)

구매가격 : 12,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