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메소드
도서정보 : 방은진 / arte / 2017년 12월 1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5초 매진 화제작!
〈오로라 공주〉〈용의자X〉〈집으로 가는 길〉에 이은 방은진 감독의 네 번째 세계
시나리오부터 콘티, 감독 일기까지, 영화 탄생의 모든 것
“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 _ 알 파치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방은진 감독의 네 번째 작품 〈메소드〉. 시나리오부터 콘티, 감독 일기까지 영화 〈메소드〉의 모든 것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배우이자 연출가인 방은진 감독이 “언젠가 꼭 한번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메소드〉는 배역에 극도로 몰입하는 두 인물을 통해 배우에게 연기란 무엇인지 고민을 던져주는 동시에, 예술의 본질과 인간 내면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섬세한 디렉팅의 시나리오, 치열하고도 따뜻한 감독 일기, 배우와 시나리오 작가의 진솔한 말, 냉철한 평론, 상세한 콘티를 한 권에 담아 한 편의 영화가 나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 도서 소개
광기가 돼버린 욕망이라는 이름의 메소드
- 현실과 연기 사이, 경계에 선 배우를 말하다
“무대 위에서는 약속을 해야 돼. 약속이 왜 중요하냐. 자유롭기 위해서지.”
관객이 배우의 연기에 격찬을 보낼 때 기본 전제는 배우가 실제 어떤 사람인지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몰입도 높은 열연을 펼쳤을 때다. 이렇게 캐릭터와 배우가 동일하게 느껴질 정도의 열연을 ‘메소드’라고 하며, 그런 배우를 ‘메소드 배우’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은 배우가 메소드 연기를 할수록 그의 실제 삶에 더욱 열광한다. 영화 〈메소드〉는 바로 현실과 연기 사이의 경계선에 선 배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는 정통파 메소드 연기로 명망 높은 연극배우 ‘재하’(박성웅)와 세상만사에 시큰둥한 아이돌 스타 ‘영우’(오승훈)가 갈등을 일으키며 시작된다.
베테랑 선배와 철부지 후배. 보통 영화였다면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하늘 같은 선배가 새파란 후배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식으로 진행되겠지만 〈메소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바로 극중극 〈언체인〉에서 동성 연인으로 열연하는 두 배우 사이에 미묘하고도 위태로운 감정이 싹트는 것. 그리고 이 두 사람을 바라보는 재하의 오랜 연인 ‘희원’(윤승아)의 시선이 시종 관객과 함께하는 것.
‘배우에게 연기란 무엇인가’란 물음에서 시작된 영화가 삼각 멜로로 확장되면서 극적 긴장감을 유발하고, 관객은 어떤 인물을 따라가느냐에 따라 이 영화를 배우 이야기, 사랑 이야기, 인간의 내면 이야기 등으로 다양하게 규정지을 수 있다. 물론 이 영화는 이화정 평론가의 말대로 분명 “연기라는 소재를 통해 예술의 본질”(190쪽)을 말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란 관객에게 전달되는 순간 천 갈래로 해석되게 마련이고, 시나리오 작가 민예지가 대본 작업 초반에, “누구의 어떤 감정을 붙잡아야 할지 모르”(178쪽)겠어서 괴로워했던 시간은 오히려 관객이 다양한 각도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해줬다.
탄탄한 시나리오, 섬세한 연출력의 정수
- 배우를 통해 예술의 본질과 인간의 내면을 포착하다
“무대 위에서의 내가 나인가? 과연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메소드〉가 배우에 관한 영화로서 처음은 아니다. 예술가의 광기를 다룬 영화도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니다. 그럼에도 〈메소드〉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방은진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화정 평론가 말처럼 방은진 감독은 연출가 세계에서 소수자인 여성, 배우 출신이라는 이중 허들을 넘어 어엿한 장편을 네 편이나 완성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충무로에서 ‘없던 케이스’였던 것이다. 동시에 앞선 세 작품 〈오로라 공주〉(2005),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을 통해 오롯이 감독으로 인정받은 뒤에야 비로소 “꼭 한번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배우에 관한 영화를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결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선택이었다. 소설가가 쓰는 작가 이야기, 가수가 노래하는 음악 이야기는 ‘군대 가서 족구 한 얘기’만큼이나 일반 대중에게 식상하다. 대중은 의외성에 열광하는 존재 아닌가. 배우가 무슨 감독을 하겠느냐는 섣부른 선입견 외에도 방은진은 ‘배우가 말하는 (식상한) 배우 이야기’라는 선입견을 무릅쓰기까지 무려 12년이란 시간을 기다린 셈이다. 배우 출신 감독이기에 피해왔던, 그러나 배우였기에 풀어낼 수 있었던 근원적 질문 “무대 위에서의 내가 나인가? 과연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방은진만큼 탄탄한 시나리오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진솔하게 답을 내놓을 감독이 또 있을까.
시나리오, 감독 일기, 평론, 배우와 작가의 말, 콘티…
- 완벽, 그 이상을 담은 영화 에세이
“깨지 않는 긴 꿈을 꾼 것 같다.”
이 책이 여느 희곡집과 다른 점은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았다는 것이다. 섬세한 디렉팅의 시나리오, 치열하고도 따뜻한 감독 일기, 배역에 깊이 몰입한 배우들의 진솔한 인터뷰를 읽다보면 단순히 다양성 영화 중 하나로만 〈메소드〉를 정의하기 어려워진다. 더욱이 시놉시스에서 완고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위트 있게 풀어낸 시나리오 작가의 고백, 냉철하고 심도 있는 이화정과 백은하의 평론, 더없이 상세한 콘티까지 접하고 나면 〈메소드〉가 ‘메소더’라는 팬덤을 형성하며 관객의 마음을 끄는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방은진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는 상업 영화가 아니라 다양성 영화이다.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배우라는 직업을 말하면서도 연기의 치명적인 그늘을 말하고, 오랜 연인의 안정된 사랑, 새로운 연인과의 격정적 멜로를 그리면서도 모든 관계가 얼마나 쉽사리 깨질 수 있는지를 말한다. 누구나 짐작하면서도 외면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독보적 연출로 보여주는 〈메소드〉의 모든 것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책 속에서
“재하는 오랫동안 메소드 연기를 해온 배우다. 애송이 같다고 무시하던 영우가 점점 인물에 빠져가는 모습에 감정이 움직였을 거다. 궁금하고, 낯설고, 빠져들고…. 그 감정의 변화를 상황에 맞게 표현하는 데 집중을 했다. 결국 나는 이 친구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계속 되뇌었지. 재하에게 영우는 어쩌면 나른한 봄날의 긴 꿈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 〈박성웅, 연기에 미치다〉, 158쪽
“재하가 연기에 빠져 흔들릴 때마다 곁에 있는 건 희원이지 않나. 깊은 슬픔 속에서도 희원은 두 남자가 느끼는 열병 같은 감정의 중심을 잡아주는 냉정한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 어려운 과제였지만 잘 해내고 싶었다.”
- 〈윤승아, 진심을 더하다〉, 164쪽
“잘하고 싶었고 잘해야 했다. 절대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영우라는 인물에 다가가기 위해 그의 마음을 여러 각도로 해석했고, 최선을 다해 영우를 모호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처음에는 영우가 재하를 당연히 유혹하는 것처럼 행동해야지 했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 건가? 사랑하는 척을 하는 건가? 영우의 행동에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 … 충동적으로 행동하려고 했다.”
- 〈오승훈, 열정을 태우다〉, 169쪽
너무 이르고 짠하고 체력도 좋지 않은 시나리오를 급히 내어놓고, 아직 배 속에서 키워야 할 아기를 조산한 듯한 기분으로 이후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덜 큰 아기를 스태프분들이 어르고 보듬고 좋은 걸 먹이고, 배우분들이 그야말로 ‘메소드’ 연기로 살찌워 혈색이 돌게 만들어주신 것 같다.
- 민예지, 〈4월의 기억〉, 182쪽
〈메소드〉는 연기라는 소재를 통해 예술의 본질을 말하는 오롯이 상징의 세계이자, 오히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은 무대의 원형적인 비극에 가깝다. 이렇게 방은진 감독의 연출 세계에서 일견 비죽 솟아나온 면면들은 오히려 〈메소드〉를 새롭게 하는 지점이자, 연출가 방은진의 새로운 전환으로도 해석된다.
- 이화정, 〈방은진의 예술 세계를 만나는 혹독한 시간〉, 190쪽
박성웅의 말대로 결국 배우란 “누가 더 미쳤을까 내기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욕망한다. 과연 나는 어떻게 네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너를 완전하게 품고, 너에게 완전하게 소유될 수 있을까. 급기야 광기가 되어 버린 어떤 욕망이라는 이름의 메소드. 결국 메소드란 실패할 것을 예감하면서도 시작되는 어떤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 백은하, 〈메소드란 이름의 욕망 메소드란 이름의 광기〉, 206쪽
결과만이 성과를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다. 과정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을 간과하지 말자. 매 순간 우리에겐 황홀한 햇빛과 거세 된바람이 함께했다. 그야말로 인생의 편린이 아닌 가운데 토막을 관통했다. 영화 한 편을 만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함께 작업한 창작자들 각자의 선택과 능력으로 더불어 격랑을 헤쳐온 것이기에 어떤 결과이든 겸허히 받아들이고 서로를 위로하거나 격려할 마음을 준비하면 된다.
- 방은진, 〈에필로그〉, 209쪽
구매가격 : 11,200 원
달콤한 노래
도서정보 : 레일라 슬리마니 / arte / 2017년 12월 1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누군가 죽어야 한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2016년 공쿠르상 수상작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아무것도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다.”
공쿠르상의 파격적인 선택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사랑할 방법을 잊어버린
모든 이들의 이야기
두 아이가 살해된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해 보이던 보모 루이즈에 의해.
그녀가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이유, 그동안 그 집에서 일어난 일들,
그리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그녀의 고독한 인생이 조금씩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ㆍ올해 공쿠르상은 젊고 유망한 작가에게 시상한다는 본래 취지로 돌아갔다. 우리는 슬리마니가 현재를 이야기하는 진정한 작가라고 확신한다.
_공쿠르상 심사평
ㆍ공포의 보편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엄마, 보모, 아이의 상호관계는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 보모와 아이의 애착 관계, 그걸 보는 엄마의 감정, 또 엄마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 보모가 느끼는 감정까지. 모든 엄마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이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 그 자체다.
_레일라 슬리마니
◎ 도서 소개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아무것도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다.”
* 2016년 공쿠르상 수상작 *
* 113년 공쿠르상 역사상 12번째 여성 작가 *
* 전 세계적인 문학 스타의 탄생, 레일라 슬리마니 *
*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35만 부 판매 *
*『달콤한 노래』는 한마디로, 올해 최고의 책이다.《리르》*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두 아이가 살해됐다. 완벽해 보였던 보모의 손에. 그녀는 왜 그토록 아끼던 아이들을 죽인 것일까.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 프루스트, 보부아르, 뒤라스 등 최고 작가들의 손을 들어준 세계적인 문학상 공쿠르상이 선택한 작품 『달콤한 노래』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여성 작가로는 113년 공쿠르상 역사상 12번째 수상이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공쿠르상은 젊고 유망한 작가에게 시상한다는 본래 취지로 돌아갔다. 우리는 슬리마니가 현재를 이야기하는 진정한 작가라고 확신한다.”, “2016년 공쿠르의 선택은 아주 시의적절하다.”라고 극찬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이 레일라 슬리마니의 단 두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다. 알베르 카뮈의 “오늘 어머니가 죽었다.”(『이방인』)라는 첫 문장처럼, 슬리마니는 “아기가 죽었다.”라는 충격적이고 과감한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겼다. 『달콤한 노래』는 출간 1년여 만에 35만 부 이상 판매되며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작가는 프랑수아즈 사강을 잇는 프랑스의 문학 스타로 부상했다.
“그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모든 이들의 이야기
『달콤한 노래』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경력 단절 여성, 산후 우울증을 겪는 어머니, 변방의 국가에서 흘러 들어온 이민자, 계급적 소외를 겪는 빈곤층까지. 인생 전체에 걸쳐 배척받고, 끊임없이 거절과 모욕을 받으며, 결국은 삶 전체를 부정당하는 사람들. 슬리마니의 시선은 특히 소외된 여성을 향하고 있으며 강요받는 모성, 짓밟힌 개인성을 그린다. 작가는 여성이 겪는 소외를 “숨겨진 고통”이라고 표현하면서, 하찮게 여겨지고 은폐되어 있던 여성의 삶을 무대의 한가운데로 끌어와 보여준다.
끔찍하게 살해된 두 아이의 모습을 묘사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하지만 누가 죽였는지, 어떻게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작가는 오히려 잔인한 살인자 루이즈의 삶, 마약과도 같은 고독 속에서 평생을 견뎌온 그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끝내 독자들은, 아니 그 누구도 그녀를 완전히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작가는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는 인생, 결국은 자기 자신도 외면하고자 했던 고통스러운 삶을 그리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우리에게 남는 것은 왜라는 의문뿐이다. 이 작품의 처음부터 끝은 어쩌면 그런 질문의 형상화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언가를 몹시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그의 사정을, 그 삶의 곡절을 알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그 과정이다. 알고자 하는 과정. 알고자 했으나 결국 알지 못한다는 고백.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고자 하는 열망의 기록이며, 그러므로 도저히 알 수 없다는 좌절에 대한 위안일 수 있다._옮긴이의 말
세상에서 거절당한 한 여자가,
아이들을 영원히 잠재울 달콤한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얘들아, 잘 시간이야.”
『달콤한 노래』는 감미로운 자장가가 아닌 아이를 잃은 어머니 미리암의 울부짖음과 함께 시작된다. 그녀는 두 아이를 낳고 기르다가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느꼈다. 변호사 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아이들을 돌봐줄 완벽한 보모를 구했다. 까다롭고 철저한 면접을 거쳐서 만난, 아이들이 첫눈에 선택한 여자, 루이즈. 그녀는 모성을 타고난 것 같다. 아이들에겐 친절하고, 요리부터 청소까지 모든 일에 철두철미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보모 루이즈 덕분에 모든 생활이 제자리를 찾아갔고, 그녀는 이제 집 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다. 루이즈가 가끔 자고 가거나 마음대로 집 안의 가구를 옮길 때 드는 미묘한 감정은 애써 모르는 척했다.
루이즈는 미리암 가족과 함께 있으면 어떤 확신이 들었다. 자신의 행복이 그들에게 속해 있다는 고통스럽지만 뜨거운 확신. 하지만 손에 잡힐 것만 같던 그들과의 삶은 오히려 계속 멀어지는 것 같아 점차 초조해진다. 또다시 완전히 혼자가 되고, 고독에 잠식당할까 두렵다. 결국 루이즈는 영원히 이 가족에 속해 있을 방법을 생각해낸다. 자신이 돌봐줄 새로운 아기. 그 무엇도 원해본 적이 없는 그녀가 아기를 원한다. 자신의 욕망을 가로막는 모든 것의 숨통을 끊고, 불태우고, 없애버릴 수도 있을 만큼 강렬하게.
“그녀는 어디에 가는 걸까, 정말 그녀였을까,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이방인,
낯선 세상에 잘못 도착해, 영원히 떠돌 운명을 선고받은 사람
고독은 꼭 마약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마약을 안 하고 싶은 건지 잘 알 수 없었다. 루이즈는 얼이 빠진 채, 눈이 쿡쿡 쑤셔올 만큼 크게 뜨고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고독 속에서 그녀는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진짜로 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이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으로, 진동이 느껴지고 손에 만져졌다.(본문 128쪽)
소속감이란 때론 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거부와 모욕만을 겪으며 살아온 한 여자가 있다. 그런 사람에게 삶이란 마치 오면 안 되었을 곳, 잘못 도착한 곳으로 느껴지기만 한다. 오로지 고독만이 느껴지고, 타인이란 낯설고 무섭기만 한 존재다. 남편과도 딸과도 사랑으로 가득찬 관계를 맺지 못했던 여자 루이즈. 그런 사람이 난생처음 다른 가족에게서 따뜻함을 느끼고, 소속감을 느낀다. 영원히 떠돌기만 할 것 같던 루이즈의 삶이 처음으로 머무름에 대한 생각을 한다. 세상에게 거절당한 한 여자의 고독감, 그것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다.
◎ 추천사
▶올해 공쿠르상은 젊고 유망한 작가에게 시상한다는 본래 취지로 돌아갔다. 우리는 슬리마니가 현재를 이야기하는 진정한 작가라고 확신하며,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_공쿠르상 심사평
▶『달콤한 노래』는 한마디로, 올해 최고의 책이다._《리르》
▶슬리마니는 사회의 모든 모순과 역설을 우리 눈앞에 보여준다. _《르몽드》
▶모든 문장이 위대하다. 친숙한 일상에서의 공포와 두려움을 묘사하는 굉장히 예외적인 작품이며, 문학사에 남을 위대한 책이다. _《라 크루아》
▶제목을 믿지 마라. 레일라 슬리마니가 선물하는 삐걱거리는 오르골 소리는 엄청나다. _《라 비》
▶작가는 현실과 악몽 사이에 끊임없는 긴장을 담아내며 어두운 퍼즐의 조각들을 맞춰간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과 비밀을 드러내는 그녀의 문장은 정확하고 철저하다. 슬리마니가 엄청난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것을 확인했다. _《르 푸앵》
▶자신의 망상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함정에 빠져드는 주인공. 『달콤한 노래』는 스릴러인 동시에 비극적인 우화이다. _《텔레라마》
▶“아기가 죽었다.”라는 문장은 책을 읽는 내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이 소설은 놀라운 힘으로 독자를 단번에 사로잡아버린다. _《데 리브르》
▶슬리마니는 독자를 꼭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평온한 듯하지만 광기로 가득한 일상 속을 들여다보는 작품. "보모는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가?" 우리는 그녀가 궁금해진다. _《리브르 엡도》
▶우리는 모두 불가해한 한 인간을 묘사하는 레일라 슬리마니의 놀라운 힘과 재능에 매료되었다.-《파주》
▶레일라 슬리마니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_《엘르》
▶독자들은 레일라 슬리마니의 작품을 읽으며 자신 안의 아주 깊은 틈을 느낄 것이다._《리테르트》
▶지금, 이 시대에 여성은 사회적 소수에 속할 수도 있다. 2016년 공쿠르의 선택은 아주 시의적절하다. 레일라 슬리마니는 명확하고 능숙하게, 또 읽기 쉽게 재밌게 쓴다. 이야기하기에 최적화된 작가다._《디렉트 마탱》
▶지배와 사회적 불행의 관계에 대해 통찰하는 걸작._《렉스프레스》
◎ 책 속에서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9쪽)
▶미리암은 침울해졌다. 공원에 나가는 일이 끔찍하게 싫어졌다. 겨울날 긴 하루하루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밀라의 투정에 진절머리가 났고 아당이 첫 옹알이를 해도 무관심했다. 혼자 걷고 싶은 욕구가 하루하루 조금씩 더 커가는 것이 느껴졌고, 거리로 나가 미친 여자처럼 울부짖고 싶었다. 때로 그녀는 속으로 “얘들이 날 산 채로 잡아먹는구나.”라고 말하기도 했다.(18쪽)
▶아이들이 태어나고부터 그녀는 모든 것이 다 두렵다. 특히 아이들이 죽을까 두렵다.(27쪽)
▶그녀는 오르골 속 원형 받침대에 고정되어 미소를 짓고 있는 두 무용수같이 그들을 종탑 아래 세워두고 싶다. 그녀는 몇 시간이든 질리지 않고 하염없이 그들을 바라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이 살아가는 것을 바라보고, 자신은 기계에 녹이 슬지 않도록, 모든 것이 흠잡을 데 없게끔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만족하리라고. 그녀에게는 이제 자기만의 확신, 고통스러운 뜨거운 확신, 자신의 행복이 그들에게 속해 있다는 확신이 있다.(99-100쪽)
▶고독이 거대한 구멍처럼 모습을 드러냈고, 루이즈는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바라보았다.(127쪽)
▶고독은 꼭 마약 같았다. 루이즈는 얼이 빠진 채, 눈이 쿡쿡 쑤셔올 만큼 크게 뜨고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고독 속에서 그녀는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진짜로 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이 그 어느 때보다 구체적으로, 진동이 느껴지고 손에 만져졌다.(128쪽)
▶몸속에서 증오가 솟아오른다. 증오는 그녀에게로 와서 노예근성과 어린아이 같은 낙관을 저지한다. 모든 것을 흐려놓는다. 그녀는 슬프고 혼란스러운 꿈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다른 이들의 내밀한 삶, 그녀는 절대 가질 권리가 없는 내밀한 삶을 너무 많이 보고 너무 많이 들었다는 느낌이 그녀의 머릿속을 맴돈다. 그녀는 한 번도 자기 방을 가져보지 못했다.(204쪽)
▶폴과 미리암은 그녀에게 문을 닫았고, 그녀는 그 문을 부수고 싶다. 그녀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다. 그들과 함께 세상을 이루고, 자기 자리를 찾고, 그곳에 거주하는 것, 몸을 숨길 둥지 하나, 따스한 은신처 하나를 마련하는 것.
▶아이들 곁에서 우리는 외로움을 느낀다. 아이들은 우리의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 관심이 없다. 이곳의 어려움, 어두움을 짐작은 하지만 아무것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은 불행한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척하지 않는다.(269쪽)
▶더 이상 아무것도 그녀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이제 사랑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그녀는 인정해야 한다. 그녀는 심장에 담긴 모든 애정을 다 소진했고, 그녀의 손은 더 이상 아무것도 스치지 않는다.
“이러니 벌을 받을 거야. 사랑할 능력이 없으니 벌을 받을 거야.”라고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소리를 듣는다.(273쪽)
▶그녀는 광신도처럼 격렬하게, 악마에 들린 사람처럼 맹목적으로 그 아기를 욕망한다. 그 무엇도 거의 원해본 적이 없는 그녀가 그 아기를 원한다. 자신과 욕망의 만족 사이에 가로놓인 모든 것의 숨통을 끊고, 불태우고, 없애버릴 수도 있을 만큼.(261쪽)
▶거의 흐릿한, 달의 세계의 루이즈, 무언가를 기다리는 루이즈. 어떤 경계의 끝에서 이제 막 그 경계를 넘으려 하는 루이즈. 그 경계 뒤에서 그녀는 사라질 것이다.(280쪽)
구매가격 : 12,000 원
다르면 다를수록
도서정보 : 최재천 / arte / 2017년 12월 1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달라서 아름답고, 다르니까 특별하고, 다르므로 재미있다!
최재천 교수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자연 이야기
과학, 감성을 만나다!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최재천 교수의 생태 에세이
최재천 교수는 이 책에 실린 45편의 에세이에서 동‧식물이 지니고 있는 재미있는 습성을 생태학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하되 그들을 비교하거나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최재천 교수에게 다양성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각 생명체는 너 나 할 것 없이 ‘특별한’ 존재이며, 이렇게 다른 모습들을 알아가고 포용하려는 과정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취향조차 획일화된, 남과 다른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에 다시 한 번 다양함의 가치를 일깨우는 감성 생태 에세이!
◎ 도서 소개
자연, 동물, 인간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시선!
학계와 대중을 아우르는 최재천 교수의 솔직 담백한 글맛
개미부터 까치, 긴팔원숭이 등을 연구한 독보적인 진화생물학자. 일 년에 6000건 이상 강연 요청을 받고, 유력 일간지에서 400회 이상 칼럼을 연재해 왔으며, 국내 저서 50권 이상 집필하며 과학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꾸준히 힘써 온 1세대 과학커뮤니케이터. 이화여대에 국내 최초로 에코과학부와 에코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생태학 연구자를 양성하고 있는 진취적인 교육자. 일찍이 ‘부계혈통주의’의 생물학적 모순을 증명하며 호주제 폐지에 힘을 보태고, 남방큰돌고래 방사 프로젝트(제돌이 방사 프로젝트)의 시민 위원장, 제1기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위촉위원을 지낸 실천적인 지식인.
최재천 교수가 걸어온 길을 보면 활동 영역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알면 사랑한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호모 심비우스” 등 그가 시대에 던진 화두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남녀노소를 불문해 자연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다. 최재천 교수를 흠모해 온 독자라면 그가 자연과학계와 대중 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며 설파해 온 하나의 키워드가 ‘다양성’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다르면 다를수록』에서 동‧식물이 지니고 있는 재미있는 습성을 생태학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하되 그들을 비교하거나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그 대신 ‘인간’이란 독특한 동물이 가진 미욱한 점은 분명하게 지적한다. 특히 그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어우러짐을 추구하는 자연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들이 사는 방식이 너무 이기적이란 점이다. 그러나 최재천 교수는 지치지 않고 자연과학의 중요성과 다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의 핵심에는 다양성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각 생명체는 너 나 할 것 없이 ‘특별한’ 존재이며, 이렇게 다른 모습들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메시지가 놓여 있다.
다르면 다를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답고 특별하고 재미있다!
각자도생의 시대, 자연에서 발견하는 다양성의 가치
최재천 교수는 “인간이 살아남을 무기는 다른 생물과 공생뿐”(『대담』, 2005)이라고 주장해 왔다. 공생의 중요성은 곧 다양성의 가치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2003년 서천 국립생태원의 비전을 ‘생명사랑, 다양성, 창발, 멋’으로 지으며 그 이유를 “균일 집단의 일사불란보다 다양성이 만들어 내는 ‘창발’ 효과”가 사회에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진화생물학자로서 “다양성은 사물의 원형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하며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책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 그걸 모르고 우리는 농사를 짓는답시고 한곳에 한 종류의 농작물만 기른다. 해충들에겐 더할 수 없이 신나는 일”(‘다름의 아름다움’, 52쪽)이라며 조류 독감이 때를 불문하고 창궐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유전적 다양성의 고갈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한 “지구의 생물들은 그 오랜 진화의 역사를 통해 서로 간의 유사성을 줄여 공존할 수 있도록 변화해 왔다. 그 결과가 오늘날 우리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이 엄청난 생물다양성이다”(‘어우르는 자연’, 63쪽)라며 진화의 결과로서 생명다양성을 찬양한다. 이러한 견해는 “생물다양성이 특별히 높은 열대지방에 다양한 언어들이 발달했고 생물다양성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지역들에서 언어다양성도 가장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이야기에서 다시 사회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언어의 죽음’, 248쪽)
따듯한 에세이에 위트 있는 일러스트를 더하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선물 같은 책
“나는 ‘구의 삼사칠9-347’ 할구다. 어머니의 난자가 아버지의 정자를 받아들여 수정란이 된 후 벌써 아홉 번째 분할을 맞으며 내가 태어났다.”(204쪽)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세포에 관한 우화’는 처음에는 같은 처지였던 세포가 우연하게 다른 기관으로 배정(?)되면서 완전히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푼 우화이다. 학창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문과 영순위’”(135쪽)였던 저자이기에 쓸 수 있는 글이다. 이 밖에도 그가 열대림에 머물렀던 이야기,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과의 일화, 진화생물학자로서 느끼는 생명의 의미 등, 일상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독창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담백한 글로 풀어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룩한 지식의 깊이를 보여주면서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저자의 글 때문일까? “저의 중학교 생물 선생님이 최재천 교수님 팬이었어요.” “자녀들과 함께 강연에 갔다가 제가 더 교수님을 좋아하게 됐어요.” 라며 어린이, 대학생, 전문가, 기업가 등 나이와 직업을 불문하고 최재천 교수의 팬임을 자처하는 독자들이 많다. 최재천 교수 역시 자연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청하는 곳이라면 그 규모가 크건 작건 신경 쓰지 않는다. 최재천 교수의 이 같은 열린 마음은 기존의 생태 일러스트와는 다른 감성을 흔쾌히 수용하는 것으로서, 『다르면 다를수록』을 한층 경쾌한 감각의 책으로 되살아나게 했다.
『다르면 다를수록』은 자연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은 1장 「아름답다」, 저마다 다른 동물들이 지닌 차이와 그 다름의 가치를 보여 주는 2장 「특별하다」, 다른 동물 사회와는 다르게 인간 사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집단 문화와 개인의 습성을 포착한 3장 「재미있다」로 구성되었다. 이 책에 실린 45편의 에세이는 언뜻 가볍게 보이지만 자연과학자로서의 엄정한 관찰력과 시인의 감수성이 융합된 최재천 교수만의 독특한 시각을 잘 드러낸다. 또한 최재천 교수의 글에 조응하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최진영 작가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지는 일러스트 18점은 많은 독자들에게 휴식과 같은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2001년 초판 발간된 『알이 닭을 낳는다』의 개정판입니다.
◎ 책 속에서
산다는 것은 정말 무엇인가? 시인 김상용은 그저 “왜 사냐건 웃지요”라 했다. 어린이용 사전에서 ‘생명’이란 단어를 찾아보면 대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이라 정의되어 있다. 어른들을 위한 사전에는 상당히 많은 정의와 설명들이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시간적인 정의를 주었다. 삶에는 무엇보다도 시작과 끝이 있다는 이른바 한계성이 생명의 특성 중 아마 가장 뚜렷한 것인가 보다.
-알이 닭을 낳는다, 〈아름답다〉 중 (31쪽)
『종의 기원』이 출간되자마자 사람들은 다윈이 동물원 철책 안에 앉아 있는 원숭이가 우리 인류의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줄로 오해했다. 다윈의 진화론은 그때나 지금이나 절대로, 이를테면 침팬지가 진화하여 우리 인류가 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침팬지와 인간이 그 옛날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화되어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할 뿐이다.
-자연선택론의 의미, 〈아름답다〉 중 (55쪽)
진화학적으로 보면 자기 번식을 포기하는 것보다 더 큰 희생은 없다. 생물이 무생물과 다른 근본적인 차이점이 자기 증식일진대, 자기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지 못한다는 것은 진화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사실상 죽음과 다를 바가 없다. 동물행동학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곤충들의 사회를 진사회성(eusocial) 사회라 부른다. 사회구조의 발달 면에서 보면 인간 사회보다도 더 진화한 사회라 할 수 있다.
-자연 속에 겸허한 자세로, 〈아름답다〉 중 (99쪽)
침팬지와 우리의 DNA는 불과 1퍼센트 남짓 다를 뿐이다. 하지만 그 1퍼센트의 차이 속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600만 년 전 우리 인류의 조상과 침팬지의 조상이 각기 서로 다른 진화의 길로 들어서며 서로에게 흔들어 주던 두 손의 운명이 엇갈려 있다.
-침팬지와 인간의 엇갈림, 〈특별하다〉 중 (114쪽)
지금까지 생물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대부분의 젖먹이동물이나 새들은 물론 거의 모든 동물들의 경우 모두 수컷들이 때가 되면 다른 집단으로 이주하는 것이 통례다. 거기다가 혈연관계로 맺어진 수컷들이 자기 영역을 철저하게 방어하며 적의 집단을 무자비하게 공격하여 그 구성원들을 살해하는 행동까지 고려하면 인간과 침팬지는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 중 참으로 별난 두 종의 동물들이다.
-지극히 예외인 동물, 〈특별하다〉 중 (171쪽)
암세포의 유전자를 생물학자들은 ‘무법자 유전자’라고 부른다. 세포분열을 하지 않겠다던 계율을 어긴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100조 개의 세포들은 모두 제가끔 늘 갈등과 타협의 삶을 산다. 갈등이 빚은 불균형들이 끝내 타협을 얻어내지 못하면 모두 함께 침몰한다.
-세포에 관한 우화, 〈재미있다〉 중 (207쪽)
거짓말이란 일단 상황 판단이 끝난 다음 문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인지능력을 요구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치밀한 계획하에 하는지는 몰라도 거짓말을 하는 동물들의 예는 수없이 많다. 거짓말은 이처럼 동물들의 생존과 번식을 돕는 엄연한 적응 행동이다.
-도덕의 진화, 〈재미있다〉 중 (215쪽)
구매가격 : 12,000 원
부채 트릴레마
도서정보 : 김형태 /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0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열광하는 지식 네트워커,
김형태 원장의 가장 명쾌한 부채 해결책!
우리나라 대다수 청년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채무 인생’을 시작한다. 졸업 후 사회로 나온 청년들이 취업난이 극심한 현실 속에서, 안타깝게도 저신용-고금리-신용불량의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계부채 누적의 첫 시작이다.
이렇게 부채에 쪼들린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고 집 구입도 포기할뿐더러, 고정적으로 갚아야 하는 이자 때문에 위험 부담이 있는 창업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직장만 찾게 된다.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시스템 위기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청년부채는 경제 시스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위협하는 커다란 문제다. 기성세대는 미래 국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빚 지워 사회에 내보는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 경제의 ‘뇌관’인 부채 해결책을 제안한다. 가계부채와 정부부채 축소 그리고 교육 확대… 도무지 풀 길이 보이지 않는 부채의 트릴레마를 극복할, 혁명적이고도 현실 가능한 개혁 방안이다.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한다면 미래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청년부채라는 시한폭탄을 단번에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정의롭고 건강한 경제 생태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 추천사
한국경제는 가계부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런 시점에 청년부채에 관한 경고와 그에 대한 혁신적 해법을 제시한 책이 발간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유익한 일이다. 이 책은 부채를 생명과학 ․ 물리학 ․ 생태계 ․ 예술과 연결 지어 다양한 시각에서 보게 하며, 인상적이고 다양한 사례로 닫힌 뇌의 문을 열게 해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트릴레마 구조는 부채뿐 아니라 진퇴양난에 빠진 한국의 경제 ․ 사회 ․ 외교 ․ 북한 문제 해법을 구하는 데 소중한 프레임이 될 것이다.
_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형태 원장의 글엔 항상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넘친다. 다양한 사례들이 흥미롭고 재미있을뿐더러 부채와 연결시킨 통찰력이 놀랍다. 특히 ‘소득나눔 학자금은 시대정신’이라는 문장이 피부에 와닿는다. 부채 트릴레마, 부채총량불변의 법칙, 부채수용력 모두 깊이 곱씹어볼 주제다. 부채가 넘쳐나는 시대, 부채 파고를 헤쳐가기 위해 노력하는 정책 담당자, 기업, 금융사 그리고 대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_최종구 금융위원장
부동산 거품, 저성장, 고실업률… 복잡다단한 경제 생태계 속에서 얽히고설킨 부채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지식 네트워커’로 이름 높은 김형태 원장이 예술, 정치, 과학 등 분야를 막론한 전방위적 지식을 동원해 부채 패러다임을 지분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통찰과 아이디어가 가득한 책이다.
_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첫 장의 참호전과 탱크 비유를 시작으로, 부채에 관한 다양한 혁신 스토리와 흥미진진한 해석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부채문제의 본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부채의 패러다임 혁명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를 조망하고자 하는 금융인, 기업인, 정책가 그리고 학자금부채의 당사자인 청년들에게, 다른 곳에서는 얻지 못할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다.
_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IPO하는 사례를 읽고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이 한동안 가시질 않았다. 학자금대출과 더불어 학자금지분이 공존하는 사회, 개인지분이 거래되는 사회, 새로운 보완화폐들이 공존하는 사회는 어떤 세상일까. 경제, 금융 그리고 부채의 미래를 미리 보는 즐거움이 실로 크다.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쓴 미래 기업 생존과 성장을 위한 길라잡이 책이다.
_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배부르고 맛도 있으면서 살 안 찌는 야식은 찾기 어렵고, 테러범을 진압하면서 인질도 무사하고 아군도 안전하기는 불가능하다. 김형태 원장은 세상의 수많은 고민거리들이 이런 트릴레마 구조임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투시하면서 우리가 직면한 부채문제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한다. 그가 써온 글들이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분석과 지적에 그치지 않고 기발한 대안과 신선한 해법까지 함께 제시한다. 언제 또 새로운 글을 쓸까 항상 기다려지는 작가다.
_이진우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 출판사 서평
빚더미 공화국 대한민국,
‘트릴레마(trillemma)’로 보면 1,400조 가계부채 해결이 보인다!
지난 11월 20일 한국은행이 조사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 국내 61개 금융기관에 소속된 68명의 전문가가 국내 최대 금융리스크 현안으로 ‘가계부채’ 문제를 꼽았다. 14년 전과 비교하면 가계부채는 464조원에서 약 1,400조 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8%다. GDP 대비해서는 100%에 가깝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도 연내 인상될 예정이다. 안 그래도 가계를 압박하고 있는 부채가 몸집을 더 불리게 되는 셈이다. 금리가 올라가는 순간, 채무불이행자도 폭증할 것이기 때문에, 가계부채는 다음 경제 위기를 가져올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년층의 부채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차주 연령별 가계대출 증감 현황’ 자료를 보면 대출 증가분의 30대 이하 젊은 층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28.6조 원, 2017년 상반기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 중 61.1%). 같은 기간 40대(15.8조 원), 50대(6.5조 원)보다 월등히 높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들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 것이다. 부채에 쪼들리는 청년들은 어떻게 될까? 사소하게는 큰돈이 들어갈 병원 치료를 연기하게 되고, 더 나아가 결혼을 미루거나 집 구매를 포기하고, 고정적으로 갚아야 할 이자에 매여 위험 부담이 있는 창업은 포기하고 안정적인 직장만 찾게 된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스타트업이 경제를 이끌어나가야 할 시기에, 빚 때문에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청년부채 문제는 단순히 경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전반적인 시스템 문제다.
이 책, 『부채 트릴레마』의 저자이자 글로벌금융혁신연구원장인 김형태 원장은 “미래 국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빚 지워 사회에 내보는 데 대해 기성세대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청년부채 악순환의 시작인 학자금부채부터 가계부채, 국가부채에 이르기까지, 부채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시각으로 ‘트릴레마’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트릴레마(trillemma, 하나의 목표를 이루려다 보면 다른 두 가지 목표를 이룰 수 없는 상태) 구조로 보면 대한민국 특성상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고등교육을 확대하면서도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를 축소할 방법이 보인다는 것이다. ‘부채’라는 좁은 관점에서 벗어나, ‘부채 패러다임’을 ‘지분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보완화폐’를 도입하는 것이 그것이다.
폭증하는 가계부채가 대한민국 경제위기의 뇌관이 된 지금, 김형태 원장이 제시하는 혁명적이고도 현실 가능한 부채 개혁안은 부채를 둘러싼 복잡한 경제 생태계 속에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통찰을 안겨줄 것이다. 정책가, 금융인, 기업인 그리고 학자금부채와 가계부채의 당사자인 청년들과 부모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림, 조각, 건축, 물리, 뇌과학, 생태계…
전방위적 지식으로 탐색한 부채의 본질과 그 해법
저자 김형태 원장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생각의 덫을 온 사방에 놓아두고 거기에 걸린 아이디어를 잡아내는 작업을 즐기는’, ‘눈으로 볼 뿐 아니라 귀로, 코로, 손으로도 보는 능력을 갖고 싶은’ ‘30년 차 아마추어 아트 컬렉터’. 그가 혁신적인 부채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처럼 그림, 조각을 비롯한 예술 작품부터 건축, 물리, 뇌과학, 생태계 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서 영감을 얻은 덕분이 크다. 부채 문제의 본질을 해석하기 위해 1차 세계대전을 종결시킨 ‘마크4 탱크’가, 부채 개혁안을 설명하기 위해 틴토레토의 그림 〈최후의 만찬〉이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것만으로 저자의 심도 깊은 연구를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그는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3년간 객원교수로 지내면서, 미국의 부채 해결 정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별다를 것 없이 미국 역시, 젊은이의 희망을 담보로 한 학자금 부채 문제에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학자금 부채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모색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도하고 있는 정책 정도로는, 너무나 커지고 복잡해진 부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 부채는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을 ‘먹고산다’. 미래가 어느 정도 예견되고 불확실성이 크지 않은 사회에 적합한 형태다. 경제적 여건에 변화가 있어도, 채무자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 생겨도 이자와 원금상환은 고정된 상태 그대로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부채와 소득 간의 균형이 깨지고, 소득불평등이 심각해진 현재의 한국경제에서는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 가능한, 전통적 부채를 뛰어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저자가 부채 문제의 본질을 분석하여 새롭게 제안하는 것은 ‘융통성을 가진 민감한 부채’, 즉 개인 수준에서는 학자금부채의 경우 미래소득의 일정 비율을 일정 기간 나누는 대가로 등록금을 받는 ‘소득나눔 학자금(학자금지분)’, 국가 수준에서는 정부부채의 경우 ‘소득나눔 재정조달(국가주식)’이다.
성장하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길,
부채, 그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라!
왜 부채를 지분과 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까? 여기서 경제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질문이 등장한다.
“기업은 부채와 지분을 모두 사용해 자본을 조달하는데, 국가와 개인은 왜 부채로만 자본을 조달하는가? 왜 국가와 개인이 발행하는 지분은 없는가?”
먼저 교육열과 교육의 상대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조만간 한국은 청년부채의 시발점이 되는 학자금부채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본래 교육투자는 자원의 생산성을 높여 경제성장에 공헌하고, 동시에 가난의 대물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분배방법이다. 김형태 원장은 교육비 지출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며, 이에 대한 정부지원도 늘어날 것이라 단언한다. 그러나 대출한도를 늘리고, 대출을 보다 쉽게 받게 하는 전통적인 부채중심의 정책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완전히 다른 차원의 부채 해결법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대학생 미래소득의 3%를 일정 기간 동안 지불한다는 조건하에 상환의무 없이 학자금을 제공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현재 미국 30개 주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 퍼듀대학에서 성공적으로 시행 중이다.
정부부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부담할 수 있는 부채수준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스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부채수용력을 초과해 국채를 발행하면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국채가 위험자산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기업이 부채-주식교환 또는 출자전환을 활용하듯, 국가도 상황과 성과에 따라 상환액이 조정되는 융통성 있는 ‘국가주식’을 발행한다면 부채수용력이 늘어난다. 15세기 제노바, 18세기 영국와 프랑스에서 이미 시행됐던 방법이니 역사 연구를 통해 현재에 걸맞게 활용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자연생태계에서는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이 살아남고 번창하듯, 경제도 경제환경에 적합한 자금조달수단을 선택해야 경제가 건강하게 돌아간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답을 찾고 파격적인 질문을 던지며 혁신적인 부채 대책을 제안하고 있는 이 책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살아남게 할 무기다.
◎ 책 속에서
경제 이슈와 관련해 최근 가장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부채’다. 가계부채에서 시작해 학자금부채, 정부부채, 기업부채까지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보자. “과연 부채란 무엇인가?”, “부채를 부채로 만드는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다면 부채문제의 90%는 풀린다. 부채의 본질과 원형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비로소 부채문제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고 부채 차원을 넘어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모색할 수 있다.
_ p.54, 2장 부채의 본질
경기가 침체되면 국민소득이 늘지 않고 소득이 늘지 않으면 세금을 늘리기 쉽지 않다. 거래가 위축되니 거래세도 준다. 결과적으로 생기는 현상이 정부부채 발행 증가다. 이 경우 정부부채 증가는 결과다. 정부부채가 늘더라도 재정투입을 확대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 케인지안(Keynesian)의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정적자가 쌓이고 정부부채가 일정 수준, 즉 부채수용력을 넘으면 오히려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경우에는 과도한 정부부채가 ‘결과’가 아니라 경제회복과 성장을 가로막는 ‘원인’이 된다. 결과라면 이미 결정된 것이니 고칠 수도 없고 논란이 많지 않다. 원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속히 고쳐야 한다.
_ p.112, 3장 부채의 복잡성 패턴
정부의 책임 또는 부담이란 측면에서 보아도 가계부채는 정부부채에 가깝다. 가계부채가 잘못되었을 때 정부부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에는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있지만 가계에는 적용할 수 없다. 가계는 ‘창조적 구제’의 대상이지 창조적 파괴의 대상이 아니다. 가계는 정치적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기업과 다르다. 기업은 투표권이 없다. 삼성전자라도 대통령 투표권이 없다. 투표권 때문에 가계부채를 사용하는 가계가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스스로 자생력을 갖게 된다. 어떻게든 정부가 개입해 처리해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가계부채는 정부부채와 함께 생각해야 한다. 심하게 말하면 ‘가계부채 특히 학자금부채는 정부부채의 또 다른 이름’이다.
_ p.205, 5장 부채총량불변의 법칙
최근 논의의 두드러진 특징은 과거의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을 넘어서 학자금대출의 기본 특성 즉 ‘부채’라는 성격 자체를 직접적으로 공격한다는 것이다. 물론 각국의 개별 특성이 다양하게 반영되기는 하지만 혁신의 기본 방향은 일치한다. 부채의 빡빡함을 완화하고 융통성을 늘리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자금의 부채적 성격을 줄이고 지분적 성격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분적 성격이 강화된다는 것은 ‘상태의존적 계약’ 형태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상태의존적 학자금에서는, 자금조달자인 대학생들의 미래수입 정도나 경제적 상황여부에 따라 상환금액의 패턴이 달라진다. 쉽게 말하면 상황이 어려우면 적게 갚고, 정상적이면 평상시대로 갚고, 상황이 좋으면 좀 더 많이 갚는 구조다. 부채처럼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다.
_ p.255, 7장 학자금부채를 넘어 소득나눔 학자금으로!
부채수용력과 부채총량불변의 법칙을 합해서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가계부채든 기업부채든 없어지지 않고 정부가 부담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정부의 부채수용력에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정부가 자기부담으로 전환시켜 부담할 수 있는 부채수준에는 한계가 있다. 부채수용력을 초과하는 국채발행은 국가신용등급을 하락시키고 안전자산이었던 국채를 위험자산으로 전락시킨다. 몰라서든 아니면 알기는 하는데 ‘뭔 일이야 있겠어?’라는 방만한 생각에서든 이 한계점을 넘으면 국가경제가 치명적 위기를 맞게 된다. 그리스 위기처럼 말이다.
_ p.323, 9장 왜 국가주식은 없을까?
구매가격 : 16,000 원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
도서정보 : 오가와 고이치 /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급증하는 자연재해, 한반도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평상시의 사소한 준비가 당신과 가족의 소중한 생명을 지킨다
최근, 어느 때보다 세계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깝게는 일본부터 네팔, 에콰도르,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지역에서 초대형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빈번하게 들린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 폭우, 폭설 등의 이상기후가 잦아지고 있고, 동남아 전역을 휩쓴 쓰나미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기도 했다. 이렇듯 예고도 없고 정해진 패턴도 없이 찾아오는 재해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국가적으로 재해 예방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2017년 11월 포항 지진으로 인해 지진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절감하게 됐다.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관심이나 일상 속 재해 대비 상식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은 전문 방재사인 저자가 곳곳의 재해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재해 대비 방법을 상세하게 전한다. 지진, 쓰나마, 태풍, 홍수, 화산, 폭설 등 각 재해별 기본 지식과 대처 요령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물론, 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어떤 행동 유형을 보이고 급작스런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도 하나하나 알려준다. 평소 재해에 대해 충분히 알아두고 철저히 대비하는 것만이 나와 가족을 재해로부터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을 내딛는 데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경주 지진에 이어 포항 지진까지
하지만 여전한 안전 불감증?!
지진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온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일이 일어났다. 2016년 경주 대지진이 일어난 지 1년여 만인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포항 지진은 경주 대지진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더 얕은 곳에서 발생해 서울 광화문에서까지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굳이 지진과 쓰나미가 아니더라도 장마철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나 겨울철 예상치 못한 폭설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소식을 뉴스 보도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다. 또한 그때마다 충분히 대비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재해였기에 우리 사회에 팽배한 안전 불감증이 큰 문제라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달라붙는다.
이처럼 재해는 예고 없이 닥치며, 일정한 규칙성을 띠지도 않으므로 평소에 여러 가지 가능한 재해 상황을 가정한 대비 훈련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재해 대비책은 단편적이고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 경주 대지진 이후로 특히 지진에 대한 관심이 커져 지진 발생 시 대피 방법에 대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그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지진 대피 요령은 고작해야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기는 것 정도였을 뿐이다. 이 때문에 포항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도 대다수의 주민들이 집 밖으로 뛰쳐나와 두려움에 떠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재해는 ‘갑작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닥치면 많은 사람들이 패닉 상태에 빠진다. 따라서 평상시에 더욱 철저히 대처 요령이나 관련 지식을 준비해둬야만 한다. 지진이나 쓰나미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만큼, 각자가 스스로의 안전을 책임질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재난 대국 일본의 경험에서 배운다
준비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진이나 쓰나미, 화산 피해를 많이 겪어온 일본은 그만큼 방재 지식과 방재 대책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집 주변의 위험 지역과 대피소 위치가 표시된 방재 지도가 각 가정으로 배포될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 자율 방재 조직이 있을 정도다.
일본에서 전문 방재사로 활동하며 재난 교육에 힘쓰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재해를 맞닥뜨린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유형을 분석하고, 주변 공간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방법과 평소 실천 가능한 재해 대비책을 제시한다. 또한 지진, 쓰나미, 태풍, 홍수, 화산, 폭설 등 각 재해별로 꼭 알아두어야 하는 정보와 대피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재해 상황에서 꼭 필요한 응급처치법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고, 가구가 쓰러져 출입문을 막거나 침대를 덮치지 않도록 가구를 재배치하는 방법이나 폭설이 내렸을 때 다치지 않고 걷는 요령처럼 아주 세심하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제시하고 있어 누구라도 생활 속에서 쉽게 이를 실천할 수 있다.
남에게 맡길 수 없는 우리 가족의 안전,
일상 속의 실천으로 재해를 예방하자!
태풍, 홍수, 폭설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재해든 지진, 쓰나미, 화산 폭발처럼 자주 경험할 수 없는 재해든 우리는 모든 재해에 대비해야 한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급증하고 있어 재해 예방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평소 각 재해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었으며, 얼마나 잘 대비해왔는지가 실제로 재해가 발생했을 때 생사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일상에서의 철저한 대비만이 나와 소중한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재해 대비는 누군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갖고 이 책에서 소개한 대비책들을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나씩 실천해보자.
◎ 책 속에서
여러분도 ‘내가 사는 곳은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재해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피해자들은 재해에 대비하고 있었을까?’, ‘재해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한편 살아남은 사람들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설마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설마 내게 재해가 닥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고 말한다.
나는 동일본 대지진 때 친구 한 명을 잃었다. 막상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 주변 사람과 말 한 마디 나눌 수조차 없었고, 그 슬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서 괴로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내가 사는 곳이 지진으로 흔들리자 ‘내가 그 친구였더라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살아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재해 예방, 즉 ‘방재’에 대해서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살아왔다는 것을 이때 처음 깨달았다.
- p.10~11, 머리말
재해 예방에 있어서 재해 심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재해 심리란 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람이 ‘어떤 심리 상태에 빠지는지’,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다. 즉 재해 시 ‘가질 법한 생각’, ‘할 것 같은 행동’을 의미한다.
우리는 과거 재해 사례를 통해 재해가 일어났을 때 많은 사람이 빠지기 쉬운 심리 상태와 하기 쉬운 행동을 파악할 수 있다. 평소 이에 대해 알아두고 실제로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방재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재해 심리를 알고 있다면 ‘아, 내가 지금 그 심리 상태에 빠져있구나’, ‘어? 지금 내 행동, 나쁜 사례로 소개된 것 아니었나?’라고 알아차림으로써 스스로 심리와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기 쉬워. 하지만 그런 심리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지’와 같은 식으로 해당 사례를 머릿속에 많이 담아두자
- p.22~23, 제1장 재해 심리를 알자
우리 대부분은 일상을 ‘집’이나 ‘근무지’에서 보낸다. 그러므로 그 공간 자체에 위험 요소가 있어서는 안 된다. 모처럼 방재 가방을 준비했는데, 가구를 고정해두지 않아서 크게 다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심지어 애써 재해 심리를 배웠는데, 집이 지진에 취약해 무너져내려 그 아래에 깔려버리면 이 또한 아무 의미가 없다.
집이나 근무지가 재해에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은 안심하고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게다가 집이 지진에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고, 일상용품이 적절히 비축되어 있다면 대피소로 가지 않고도 자신의 집 안에서 재난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피소 생활은 사생활 보호나 위생 면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으니 재해 발생 후에도 익숙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나은 것이 있겠는가.
이번 장에서는 ‘건물을 튼튼하게 한다’와 ‘방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든다’라는 두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서 재해에 무너지지 않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이는 다만 가구 하나를 고정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책은 아무리 세워도 끝이 없다. 모든 대책을 일일이 실행하려면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할 일이 많으니 하나씩 착실하게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침실과 거실처럼 소중한 사람과 오래 시간을 보내는 공간부터 방재력이 높은 공간으로 만들어가자.
- p.50~51, 제2장 재해에 강한 공간을 만든다
재해를 당했을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상용품도 롤링스톡 법을 활용하여 비축해두면 편리하다. 평소보다 조금 더 준비하고 보충하면서 사용하도록 하자.
영유아・고령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기저귀나 비상약품도 필요하다. 특히 비상약품의 경우 재해로 인해 제때 구할 수 없게 되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평소에 넉넉하게 준비해서 오래된 것부터 소비하면 재해에 대비할 수 있다.
또한 대피소에서 생활해야 할 때에는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샤워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형 물티슈를 항상 넉넉하게 비축해서 평소에도 사용하고, 간이 화장실을 준비해두는 것만으로도 피난 생활이 상당히 편해진다.
계절에 따라 독감과 같은 전염병이 퍼질 위험도 있으므로 마스크를 몇 상자 준비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 p.76, 제3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해보자
큰 지진이 일어나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내가 재해를 입은 지역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을 무렵, 막상 큰 지진이 일어나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던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주변을 둘러봐도 재난 지역을 걱정하며 지원 활동을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을 지키는 방재 대책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다가가는 한편 동시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지진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많은 경우 큰 진동이 오기 몇 초 전에 긴급 지진속보를 통해 미리 알 수 있다. 그 몇 초 동안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가 중요하다. 장소와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방법은 다르지만, 어떤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중요 사항들은 꼭 기억해두자.
포인트 ① 머리를 보호한다
포인트 ②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은 가능하다면 제거한다
포인트 ③ 문을 연다
포인트 ④ 물건이 없는 곳으로 이동한다
포인트 ⑤ 외출 중일 때의 대피법도 알아두자
- p.112, 제4장 지진
구매가격 : 11,200 원
업스타트
도서정보 : 브래드 스톤 / 21세기북스 / 2017년 12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 신작!
아마존 2017년 ‘최고의 책’!
굿리드․아마존 독자들이 꼽은 ‘공유경제 필독서’
공유경제의 글로벌 유니콘 우버와 에어비앤비,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나
킬러컴퍼니의 탄생지, 실리콘밸리의 혁신 생태계와
바퀴벌레보다 독한 스타트업들의 생동감 넘치는 분투기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만큼 “빠르게 움직이며 파괴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페이스북의 좌우명을 더 잘 실천한 기업도 없을 것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차를 같이 타거나 같은 숙박 시설을 나눠서 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기업이 단시간 내에 이뤄놓은 혁신의 결과로 이런 ‘공유하는’ 삶은 우리의 일상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며 생활 방식에 일대 변화를 일으켰다.
전작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로 기업 일대기에 대한 탁월한 묘사 실력을 뽐낸 적 있는 실리콘밸리 전문기자 브래드 스톤Brad Stone은 이번 신작을 통해 무일푼의 우버와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이 어떻게 해서 ‘공유’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수백 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을 일궜는지 그들이 걸어온 성공과 좌절의 전 여정을 정확하고 자세하며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여전히 논란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두 위대한 스타트업이 걸어온 길은 새로운 기술 프랜차이즈 회사나 실리콘밸리 기업에 애정과 비판의 눈길을 가진 사람들, 비즈니스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역경과 승리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일반 독자 모두에게 4차 산업혁명이 낳은 새로운 경제 형태인 공유경제의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줄 것이다.
업스타트 Upstart (명사)
1. 새로 성공을 거둔 개인이나 기업 등.
2. 최근 어떤 활동을 시작해서 성공했으며, 연륜이 있고 노련한 사람들이나 기존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적절한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
◎ 출판사 서평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
바퀴벌레보다 독한 ‘업스타트’의 성공 전략을 추적하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웹 붐이 일면서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이 생겼고,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로 스마트폰 붐을 타고 리프트, 스냅,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의 스타트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킬러컴퍼니’라고 부르는데, 이 책에 주로 등장하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또한 그들 중 하나다.
두 기업은 불과 10년도 채 안 돼서 ‘방 하나 없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호텔회사’, ‘차 한 대 없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서비스 회사’로 도약해 전 세계인들의 일상에 파고들었는데, 과연 그들의 성공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로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의 모든 것을 조명했던 블룸버그 기자 브래드 스톤이 우버와 에어비앤비라는 ‘업스타트Upstart’들의 험난한 여정을 인내심 있게 추적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저자는 기업스토리에 강점을 가진 기자답게 단순히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성공스토리만을 전하지 않는다. 성장과정에서 잘못된 전략으로 경쟁에서 밀려나 사라져버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나 그들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투자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까지 꼼꼼히 인터뷰해 흥미를 더한다. 비슷한 아이디어로 시작했는데 왜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성공했고 다른 경쟁자들은 실패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묵직한 통찰을 남긴다. 또한 기존 서비스에 안주해 있는 기득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시민 전체의 편익을 위해 과감하게 새로운 스타트업의 편을 들어주는 규제 당국자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이뤄낸 단편적 승리만큼이나 많은 지면을 그들이 저지른 시행착오와 비판적 견해를 덧붙이는 데 할당함으로써 독자에게 객관적인 판단의 기회를 열어줄 뿐만 아니라 훨씬 더 심도 깊은 이야기로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10억 달러짜리 아이디어’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바닥을 치고 올라온 에어비앤비 이야기
“모든 위대한 스타트업은 누구의 주요 우선순위에도 들지 못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출발한다. 우리에게 에어베드앤드브렉퍼스트는 임대료를 낼 수 있는 길,
시간을 벌면서 거창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길이었다.”
_ 브라이언 체스키
2017년 3월 10억 달러를 신규로 자금 조달하며 기업가치가 310억 달러로 오른 에어비앤비. 하지만 초창기 모델, 다시 말해 2009년의 ‘에어베드앤드브렉퍼스트닷컴Airbedandbreakfast.com’은 ‘0달러’부터 시작한 그야말로 신생이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파산상태나 다름없었는데, 2007년 9월 22일, 샌프란시스코 세계디자인총회 때문에 호텔의 숙박 예약이 넘치고 숙박료가 확 오르자 게비아가 체스키에게 자신들의 집에 남는 소파와 아침 식사를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해 수입을 올리자는 이메일을 보냈고, 이 메일 한 통으로 둘은 험난한 스타트업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두 사람은 워드프레스 무료 도구들도 사흘 만에 간단한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자신들의 황당한 생각이 실은 훨씬 더 큰 사업 밑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그들의 첫 번째 멘토가 되어준 창업자 마이클 세이벨Michael Seibel을 통해 투자자를 찾아나섰지만 연이어 거절만 당했고, 체스키와 게비아는 가진 돈을 탕진해 빚만 늘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런 진척 없이 시간만 흐르던 중, 마침 대통령 선거 시즌이던 때라 조식용 시리얼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아이디어를 살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오바마 오Obama O’ 시리얼이다. 포장상자 뒷면에는 에어베드앤드브렉퍼스트에 대한 정보와 함께 재미있는 게임들을 실어 광고했고, 심지어 CM송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이때도 역시 다른 창업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멘토였던 세이벨은 화까지 낼 정도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말도 안 되는 전략은 결국 성공한다. 둘은 대선 관련 뉴스가 정점에 이르던 때 가능한 모든 언론사에 시리얼 상자를 보냈고, 화제성 기삿거리가 될 거라고 느낀 기자들이 연락을 해온 것이다. 어쨌거나 언론에 소개되면서 시리얼 주문이 마구 쏟아졌고, 3일 만에 ‘오바마 오’는 완판되면서 체스키와 게비아는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회사가 즉각적인 성공이나 상당한 부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그들은 여전히 겨우 적자나 면할 정도의 상태였기 때문에 남은 시리얼 잔여분을 팔면서 근근이 버텼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체스키와 게비아의 엄청난 근성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결국 오랫동안 기다려온 성공으로 이끌 창조적 사고 능력을 입증해주었다.
그 후로도 게비아와 체스키는 직접 발로 뛰어 사업을 점검했다. 주말을 이용해 뉴욕에 가서 집주인들과 회의를 하고 좀 더 좋은 사진을 찍어 숙박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영업이 되도록 지원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런 식의 지원 정책은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데 도움이 안 되는 비효율적 일로 간주됐다. 하지만 이런 행보를 통해 체스키와 게비아는 초기 이용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할 뿐만 아니라, 멋진 프로필 사진들이 에어비앤비라는 사이트 경험할 때 더욱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업스타트의 필수조건은 ‘피, 땀 그리고 라면?’
우버는 어떻게 규제와 싸워 이겼는가
“예상할 수 있는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_ 트래비스 캘러닉이 우버의 CTO 투언 팜Thuan Pham에게 보낸 글 중
지금은 우버를 떠난 전 CEO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은 우버 이전에 ‘레드 스우시Red Swoosh’라는 P2P 동영상 파일공유 업체를 운영했는데, 이때 그는 산전수전을 다 겪고 결국 회사를 매각해야 했다. 이후 캘러닉은 당시를 두고 “피, 땀, 라면이 뒤섞인 시절”이라고 표현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때의 경험이 지금의 우버를 있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책의 상당 부분에 걸쳐 규제당국과의 길고도 험난한 싸움을 자세히 소개해놓고 있는데, 특히 우버의 경우 정점은 샌프란시스코 택시 업계와의 분쟁 때였다. 법적으로 보면 길거리에서 승객을 태우는 것은 택시만이어야 했고, 택시는 반드시 정부에 의해 검증과 인증을 받은 미터기를 사용해야 했다. 리무진과 타운카는 대개 승객이 기사나 중앙배차소에 전화를 거는 식으로 ‘사전 예약’을 한 후 이용해야 했는데 우버는 이러한 차이를 모호하게 만들었고, 휴대폰을 이용한 호출 그리고 아이폰을 요금 미터기로 이용하는 식으로 그 차이를 완전히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당연히 택시기사들은 거칠게 반발했고, 골머리를 앓던 규제당국은 우버캡UberCab에 정지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인 리더 역할을 했던 캘러닉과 우버 창업자들은 택시 회사로 마케팅하던 것을 중단하고 우버캡이라는 이름에서 ‘캡’을 뺏으며, 변호사들은 우버가 실제 차량 운영업체가 아니라 운전사와 승객들 사이를 ‘중개하는 회사’에 불과함을 주장했다. 결국 시는 우버의 주장에 동의했고, 우버는 영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우버는 규제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후 캘러닉과 공동창업자들은 우버가 새로운 도시로 진입할 때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플레이북playbook’이라고 부르며 온라인 구글 문서로 기록해놓았는데, 사업 단계별 행적을 데이터로 체계화한 우버만의 전략 교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우버 각 지점들이 여러 도시로 뛰어들어 빠른 속도로 신규 사업을 일으킬 때 요긴한 초창기 ‘틀template’이 되었다.
‘합법과 불법 사이, 제3의 답을 찾아 증명하라’
혁신은 불확실성과의 싸움, 결국 승패는 실행력에서 갈린다
두 회사가 걸어온 여정은 거의 끊임없는 논란거리와 함께했다. 많은 도시에서 우버는 전문 운전사들이 혹독한 훈련을 이수하고, 지문이 날인된 신원조사 결과를 제출하며, 정부가 발행한 값비싼 운전면허의 취득을 요구하는 법규를 피해갔다. 또한 택시 회사와 입법의원들이 제기하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으며 베를린, 파리, 밀라노, 뭄바이에서 폭력 시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도 우버 못지않게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으며 성장했다. 뉴욕,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도쿄에서 불법 호텔 경영자들의 영업을 방해하고, 사람들이 연간 집을 임대해줄 수 있는 일수를 제한하는 법들에 직면했다.
하지만 애초에 ‘혁신’은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며 규제와의 줄다리기다. 정부는 항상 ‘기존에 만들어진 원칙’에 따라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나 신규 사업을 제한하고, 파이를 나누기 원치 않는 집단은 가능한 모든 규제를 자기편으로 만들어 공격하기 마련인데, 이에 대해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그들만의 새로운 답을 만들어냈다. 지방정부들이 과거의 규제 체제를 열심히 지키는 게 정말 맞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새로운 사업 양식business code을 구현한 것이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이베이 같은 인터넷 시장이 앞장서서 만들었던 자정 도구들을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승객이 운전사 등급을 매기고, 손님이 집주인을 평가하게 하는 한편, 수요자와 공급자를 하나로 모으는 플랫폼을 활용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규모의 경제’를 창출해냈다. 결국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들의 창의적인 사고방식과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실행력에 있다고 봐야 한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여전히 진화 중이라 그들이 업계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예측하기 힘들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은 어쩌면 결말이 없는 이야기의 첫 장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시의적절하고, 현실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킬러컴퍼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어떤 기업이 성공하고 실패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만할 것이다.
◎ 추천사
브래드 스톤의 이 책은 탐정소설처럼 읽힌다.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혁신과 부와 불안감을 동시에 낳는 무자비한 기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 같은 기업들 내부의 삶은 어떤 느낌일지를 이 책보다 더 잘 말해주는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땀, 스트레스, 순식간에 새로 얻은 부가 주는 엄청난 힘이 여기 모두 들어 있다.
조슈아 쿠퍼 라모 『제7의 감각, 초연결 지능』 저자
저자 브래드 스톤은 최신 인터넷 슈퍼파워 세대가 일으킨 문화적․경제적 대격변을 생생하게 포착해냈다. 그의 책은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들이 등장하게 된 경위, 그 과정에서 부침을 겪은 사람들, 그리고 두 회사의 기술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세계에 미칠 영향을 훌륭하게 드러내고 있다.
애슐리 반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저자
브래드 스톤은 기술 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전 세계적으로 낡은 사업에 일대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스타트업들을 생생하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실패한 기업뿐만 아니라 대박을 터뜨린 기업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그것은 상당이 필요했던 노력이다. 그는 또한 삶이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분명 즐겁게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기술들이 야기한 광범위한 정책 문제들도 지적한다.
파리드 자카리아 『흔들리는 세계의 축』 저자
시의적절하고, 현실적이고, 생동감 넘친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명암 속에는 혁신 인큐베이터, 속임수, ‘차세대 대박’을 놓치지 않으려는 벤처자본 투자자들 사이의 절박함, 경쟁사의 현명한 생각 그리고 젊은 리더들의 놀랍도록 상이한 성격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풍부한 기술 환경에서 어떤 아이디어와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는지 통찰을 얻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아드리안 리앙 「아마존 북 리뷰」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의 저자 스톤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두 스타트업을 동시에 그리면서 공유경제로 관심을 전환시키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에서 저자는 이상적 비전과 공격적 사업 관행을 통해 각자의 회사를 이끈 CEO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는다. 이 책이 다룬 엄청난 양의 주제만으로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퍼블리셔스위클리」
실리콘 밸리 천재들의 초창기 활동을 가장 구체적으로 밝힌 책! 흥미로우면서 잘 빚어낸 이야기다.
레슬리 후크 「파이낸셜 타임스」
이 책은 모든 IT 부문 챔피언의 뒤에는 폭삭 망한 경쟁사, 열 받은 투자자, 내팽겨진 창업자와 보상을 받지 못한 초기 직원들이라는 잊혀진 사람들의 무리가 있다는 사실까지 소상히 밝혀준다. 저자는 독자에게 스타트업 기업이 겪은 격한 감정적 경험을 알려주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안토니오 가르시아-마르티네스 「워싱턴 포스트」
이 책은 경쟁력 있는 혁신 기업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잘 엮어냄으로써 풍부한 통찰력을 주는, 읽기 쉬운 이야기이다.
월터 아이작슨 「뉴욕타임스 북 리뷰」
◎ 책 속에서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두 회사 모두 2008년 설립됐다. 바로 전년에 아이폰이 시판돼서 사람들이 조금씩 스마트폰의 가능성에 눈뜨기 시작할 때다. 또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로 실리콘밸리가 주춤할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 변화의 시기에 정말로 위대한 기업이 태어나는 법이다. 또 두 회사 모두 기존 규제에 맞서면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세계 각국 정부와 치열하게 대립하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했다. 무서운 성장세와 함께 열정적인 고객의 지지를 등에 업고 규제공세를 해쳐나갔다는 것도 비슷하다.
_ p.5, 감수의 글
몇몇 사람들은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기술 엘리트의 극단적 오만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비평가들은 그들이 기본적인 채용 규칙을 파괴하고 교통체증을 늘리며 평화로운 거주지를 망쳐버린다는 데서부터 시작해 자유민주적 도시들 안에 무자비한 자본주의 논리를 끌어들였다는 사실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걸 비난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과장되기도 했지만, 그것은 우버와 에어비앤비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대혼란의 중심에는 젊고 부유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트래비스 캘러닉과 브라이언 체스키 같은 CEO들이 있다. 그들은 앞선 세대의 기술 리더들을 상징했던 빌 게이츠Bill Gates, 래리 페이지Larry Page,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처럼 숫기 없고 내성적인 혁신가들과는 전혀 딴판인 새로운 기술 CEO를 상징한다. 그들은 자기가 세운 기업들이 인류를 위한 극적인 발전을 모색할 수 있게 하고, 많은 기술자들뿐 아니라 운전사와 집주인, 로비스트와 입법의원들을 자신들이 표방하는 명분에 동참시킬 수 있는 외향적 성격의 이야기꾼이다.
_ pp.20-21, 머리말
마운틴 뷰에 있는 YC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는 사실상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세 사람이 숙박공유 개념에 대해 설명하자 그 프로그램의 전설적인 공동창업자인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걸 원하다고요? 왜요? 진짜로 말입니까?”라고 물었다. 당시 44세였던 그레이엄은 훗날 자신이 숙박공유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소파에서 자는 것도, 다른 사람이 내 소파에서 자는 것도 원하지 않았거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돌아가려 했을 때 게비아는 시리얼 상자 두 개를 꺼내 그레이엄에게 건냈다. 블레차르지크는 놀랐고 그레이엄 역시 당연히 황당해했다. 이어 그들은 작년에 일어났던 복잡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디자인 콘퍼런스에서 받은 영감에서부터 시작해서 끔찍했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콘퍼런스를 거쳐 여러 대회들 및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것 같았던 시리얼 도박에 이르기까지 모두 말이다. 그레이엄은 마침내 “와우, 당신들 참 바퀴벌레 같은 사람들이군요. 쉽게 망하지는 않겠어.”라고 말했다.
_ pp.62-63, 1장 슬픔의 밑바닥_에어비앤비의 초창기
샌프란시스코에는 아무 표시가 없는 검은색 세단을 몰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승객일 것 같은 사람들에게 접근한 뒤 전조등을 깜빡이며 탑승을 유도하는 식으로 몰래 영업하는 차량들이 있었다. (중략) 이런 운전사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승객을 태우는 사이사이에 생기는 빈 시간을 채우는 일이었다. 그들은 보통 호텔 밖에서 무작정 대기했다. 캠프는 이 운전사들의 휴대폰 번호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한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고의 검은색 차를 운전하며 영업 중이던 운전사들의 전화번호 10~15개를 저장해놓기도 했었죠.”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그는 이 시스템을 좀 더 잘 이용해보기로 했다. 그는 차를 이용하기 몇 시간 전에 자신이 선호하는 운전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약속한 시간에 레스토랑이나 술집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또 어느 날 밤에는 이런 차를 한 대 빌려서 저녁 내내 친구들을 태운 채 몰고 다녔다. 그것은 1,000달러의 돈이 들어간 사치이자, 동 트기 전 도시를 돌아다니며 모든 친구들을 집에 데려다줘야 한다는 점에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바로 그때,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열〉에 나온 초현대적 이미지가 개릿 캠프의 머릿속에서 불쑥 떠올랐다.
_ pp.72-73, 2장 즉흥 연주_우버의 초창기
우버의 일원이 돼서 느끼는 흥분과 즐거움이 온몸에서 솟구칩니다. 우버가 미국과 전 세계 모든 주요 도시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면 전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택시를 타려다 겪는 좌절감이 줄어들 거고 도시 교통의 신뢰성, 효율성, 책임감, 전문성은 올라갈 겁니다. 우버가 진출한 모든 도시는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했을 때 더 좋은 곳으로 변할 겁니다. 당신이 우버가 진출한 도시에 산다면 그곳의 교통 세계는 영원히 변할 것이며, 그런 변화가 도래할 때 우버의 진가가 드러날 겁니다.
_ pp.188-189, 5장 피, 땀 그리고 라면_우버는 어떻게 샌프란시스코를 정복했나
구매가격 : 17,600 원
팍스
도서정보 : 사라 페니패커, 존 클라센 / arte / 2017년 12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뉴욕타임스 48주 베스트셀러, 아마존 최고의 어린이 책
“인간 친구가 나를 찾으러 올 거예요.”
500킬로미터 떨어진 ‘나의 여우’를 찾아 떠난 열두 살 소년 피터
인간과 동물의 공존, 그리고 평화에 관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이야기
우아한 언어와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으로 위안을 주는 우화_「타임」
이 책은 여우 팍스 같다. 반쯤은 야생적이고 완전히 아름답다_「뉴욕타임스」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강력 추천하는 책_브라이틀리닷컴
★뉴욕타임스 2016년 최고의 책
★엔터테인먼트위클리 2016년 최고의 청소년 책
★아마존 2016년 최고의 어린이 책
★NPR 2016년 최고의 책
★타임지 2016년의 청소년 책 Top10
★피플지 2016년의 어린이 책 Top10
★학교도서관저널, 키커스 2016년 최고의 책
★내셔널 북 어워드 노미네이트
◎ 도서 소개
칼데콧 3회 수상에 빛나는 그림책의 거장 존 클라센과
보스턴 글로브 혼북, 골든 카이트가 선택한 동화작가 사라 페니패커의 만남
내셔널 북어워드 노미네이트, 「키커스」 「타임」 「피플」 등 8개 매체 2016 최고의 어린이 책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아이들에게 평화 의식과 생명 존중의 감수성을 키워줄 책 『팍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인간에게 길들었지만 전쟁 때문에 야생에 던져진 여우와, 그 여우를 구하러 떠난 열두 살 소년의 모험을 다루었다.
동화작가 사라 페니패커와 일러스트레이터 존 클라센, 두 거장의 콜라보로 더욱 특별한 이 책은 뉴욕타임스 48주 연속 어린이 분야 1위, 아마존 분야 1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그 위력을 증명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위클리, 피플, 타임, 학교도서관저널, 키커스, NRP까지 모든 매체가 2016년 최고의 청소년·어린이 책으로 뽑았고, 미국 어린이도서관연합회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2016년 내셔널 북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을 뿐 아니라, 시나리오 판권을 얻기 위한 여러 제작사의 경쟁 끝에 시드니 킴멜 엔터테인먼트에 낙점되어 영화화 중이다.
여우와 소년, 작고 평범한 존재가 보여준 강렬한 우정
인간과 동물이 만들어 낸 위대한 가치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은 열두 살 소년 피터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미를 잃고 길가에 버려졌던 아기 여우 팍스를 데려와 5년 동안 정성껏 키운다. 전쟁이 일어나자 전쟁에 참전하려는 피터의 아버지는 팍스를 공장 근처 야생 숲에 놓아주고, 피터를 500킬로미터나 떨어진 할아버지 집에 맡긴다. 모든 상황이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여우 팍스는 참을성 있게 피터가 다시 되돌아올 것을 기다리고, 팍스를 포기했다는 슬픔에 괴로운 피터는 팍스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숲을 헤매다 다리가 부러진 피터는 숲 속 은둔자 볼라 아주머니 네에서 꼼짝 못한 채 상처가 낫기만을 기다리게 되고, 두려움과 배고픔에 당황하던 팍스는 까칠한 암컷 여우 브리스틀과 연약한 동생 런트를 만나 야생 생활에 적응해나가는데….
전쟁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한 신뢰의 힘
어린이와 성인 모두가 읽고 토론해야 할 놀라운 픽션
소년과 여우의 시점으로 번갈아 서술되는 이 소설의 핵심은 떼려야 뗄 수 없던 두 존재가 헤어져 있는 동안 이루는 아름다운 성장이다. 다시 돌아올 피터를 기다리는 동안 숲에서 팍스가 듣는 것들, 보는 것들, 팍스가 선택하는 것들은 놀랍도록 세세하게 묘사된다. 또한 세상을 피해 숨어 살고 있는 볼라 아주머니를 통해 전쟁의 진정한 무서움, 잔인함, 폭력과 희생과 슬픔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소년과 여우의 절대적 신뢰와 유대는 무엇보다 강한 힘으로 전쟁에 상처받은 존재들을 보듬고 현실의 한계를 극복한다. 인간을 믿지 않는 동료들에게 보여지는 여우 팍스의 피터에 대한 신뢰, 다리가 부러진 고통 속에서도 반려 여우를 찾으려 애쓰는 소년 피터의 팍스에 대한 사랑. 두 존재의 끈끈한 연결고리가 소름 끼치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아름다운 감동으로 아로새겨진다.
『팍스』는 구체적이지 않은 시대와 공간에서 일어난 어느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라틴어로 ‘평화’라는 뜻의 팍스(PAX)는 전쟁으로 가장 먼저 희생되는 약자인 어린이와 동물, 자연을 상징한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이야기도 될 수 있는 『팍스』는 시대를 뛰어넘어 평화에 대한 가치를 전하는 새로운 클래식이 될 것이다.
◎ 서평
감동적이고 시적이다_「키커스」
작은 포장으로도 놀라운 깊이를 보여주는 이야기_「ALA 북리스트」
어린이와 성인 모두가 읽고 토론해야 할 놀라운 픽션_「학교도서관저널」
놀랍도록 강력하다_「퍼블리셔스 위클리」
생존하기 위한 야생 속 모험이 크고 철학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정직하고 또 정직하고 사랑스럽다. 아주 단순한 걸작_캐서린 애플게이트(뉴베리 상 수상작가)
◎ 책 속에서
“인간 친구가 나를 찾으러 올 거예요. 그때 저 길에 있어야 해요.”
그레이는 땅 위에 편안하게 앉아 기지개를 켰다.
“길은 어제 군인들로 막혔어.”
팍스는 전날 지나가던 자동차를 다시 떠올렸다. 그 자동차들은 소년 아버지의 새 옷에서 나는 것과 같은 냄새를 풍겼다. 그때부터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는 건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소년이 나를 찾아서 거기로 올 거예요.”
“아니. 까마귀가 알려줬어, 길은 막혔다고.”
팍스는 꼬리를 흔들어대며 돌멩이에서 돌멩이로 왔다 갔다 하며 생각해보았다. 답이 나왔다.
“난 우리 집에 있는 소년한테 가야겠어요.”
“네 집이 어딘데?”
팍스는 확신을 갖고 몸을 확 돌렸다.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자신의 집이 있는 방향, 단 하나의 방향에서 자신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걸 느꼈으니까. 남쪽이었다.
그레이는 그다지 놀라는 것 같지 않았다.
“저쪽 인간의 식민지는 아주 넓어. 군인들이 여기 도착하면, 우리 가족은 그 식민지에 더 가까운 쪽이나 북쪽으로 가야 할 거야. 산속으로 말이야. 그곳 인간들에 대해 말해봐. 거기 인간들은 어떻게 살고 있지?”
다시 이 늙은 여우의 태도에 팍스의 마음이 누그러졌다. 팍스 는 돌아와서 앉았다.
“멀리서 사람들을 많이 보긴 했어요. 하지만 내가 아는 건 딱 두 사람이에요.”
“그 사람들은 속이는 거짓 행동을 하니? 내가 알던 사람들처럼?”
팍스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레이는 엉덩이를 세우고는 안절부절못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보았던 인간의 행동을 들려주었다. 굶주린 이웃을 모른 체했던 한 인간. 그 인간은 저장실에 음식이 가득 차 있는데도 없는 것처럼 굴었다. 자신이 선택한 짝에게 무관심한 척했던 한 인간. 구슬리는 목소리로 양 한 마리를 무리에서 꼬드겨낸 다음에 잡아먹었던 한 인간.
“네 인간들은 이런 짓 안 했어?”
즉시 팍스는 소년의 아빠가 자동차에서 자신을 끌어낸 것을 떠올렸다. 유감스러운 척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거짓이라는 걸 팍스는 알고 있었다. 거짓말 냄새를 폴폴 풍기고 있었으니까.
(중략)
팍스는 나이 든 여우, 그레이에게 말했다.
“저도 봤어요. 하지만 내 소년은 그런 짓 안 해요. 그 아이한테는 정말 그런 거 없어요. 하지만 소년의 아빠는 진짜 그랬어요.”
늙은 여우는 이 말을 듣고 불편해하는 것 같았다. 여우는 간신히 허리를 곧추세웠다.
“사람들은 여전히 조심성이 없니? 내가 함께 살던 사람들은 조심성이 없었어.”
“조심성이오?”
“사람들은 밭을 갈고 거기에 사는 쥐들을 아무런 경고 없이 죽였어. 강을 막아서 물고기를 죽게 내버려두기도 했지. 인간은 여전히 그렇게 조심성이 없니?”
한번은 피터의 아빠가 나무를 잘라내려 할 때, 팍스는 피터가 나무에 올라가 둥지를 떼어내 다른 나무에 옮기는 걸 지켜보았다. 추운 날에는 피터가 팍스의 여우 집에 새 지푸라기를 가져다주었다. 피터는 자신이 음식을 먹기 전에 언제나 팍스에게 물과 음식이 있는지 확인했다.
“내 소년은 조심성이 없지 않아요.” (74-78p)
“전쟁 때문이에요. 우리 마을 쪽으로 전쟁이 번져오고 있어요. 강까지 번져가겠죠. 아빠는 군대에 가야 했어요. 엄마는 돌아가셨고요. 그러니까 우리만 남은 거예요. 그래서 아빠가 나를…….”
“네 아빠는 몇 살인데?”
“뭐라고요? 서른여섯 살이에요. 왜요?”
“그렇다면, 네 아빠는 뭐든 할 필요가 없었어. 징병이 있다 해도, 그건 열여덟 살에서 스물다섯 살까지만 해당되거든. 아직 어린 사람들은 세뇌시키기가 쉬우니까. 그러니까 네 아빠가 군대에 갔다면, 분명 자원했을 거야. 그건 네 아빠가 선택한 거지. 진실을 이야기해보자꾸나. 그게 이곳 규칙이야.”
“알았어요, 맞아요. 아빠가 자원했어요. 아빠는 나를 할아버지 집에 데려다주었어요, 그런데…….”
“넌 거기가 마음에 안 들었구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건…… 제발 그것 좀 치우시면 안 돼요?”
여자는 고개를 숙였다. 칼이 자기 손에 있는 걸 보고는 놀란 것 같았다.
“내가 좀 무례했구나, 내 이름은 볼라란다.”
볼라가 사과하더니 칼을 작업대 위로 던지며 말했다.
“계속해봐.”
“알겠어요. 저한테 여우가 있었어요. 아니, 여우가 있어요. 우리는 그 여우를 풀어줬어요. 길옆에 놓아줬어요. 아빠가 그래야 한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요.”
여우를 놓아주고 차를 타고 떠난 이후로, 피터는 아빠한테 하지 못했지만 했어야 하는 말 때문에 괴로웠었다. 무슨 영문인지 그 말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 여우를 아기 때부터 제가 키웠어요. 여우는 저를 믿었어요. 그 애는 바깥세상에서 사는 법을 모를 거예요. 녀석이 ‘그냥 여우’라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아빠가 ‘그냥 여우’라고 말했거든요. ‘그냥 여우’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냥 개’라든가 다른 뭔가와 마찬가지라는 말은 아니에요.”
“그래, 그래. 아주 화나는 일이었겠구나. 그래서 넌 달아난 거고.”
“저는 화나지 않았어요. 화 안 나요. 제 여우예요. 여우는 저를 의지해요. 이제 돌아가서 여우를 찾을 거예요.”
“음, 지금은 안 돼. 계획을 바꿔야겠구나.”
“안 돼요. 가서 집으로 데려가야 해요.”
피터는 무릎을 접었다. 큰 숨을 내쉬며 발에서 터져 나오는 고통을 꿀꺽 삼켰다. 피터는 나뭇가지를 움켜잡고 잠깐 동안 체중을 실으려 애를 썼다. 그러다가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이렇게만 했는데도 몹시 힘이 들고 진땀이 났다.
“지금? 너 이건 생각해봤어? 너 여우한테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건지 알기는 하고?”
“300킬로미터 이상이오. 어쩌면 더 될지도 몰라요.”
피터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볼라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 꼴로는 1킬로미터도 못 갈걸. 지금 밖에 나가면 곰 미끼밖에 안 돼. 첫날밤에 저체온증으로 죽지 않는다면 말이지. 넌 몸에서 열기가 날 만큼까지 움직일 수도 없잖아.” (88-89p)
런트가 좀 더 가까이 다가와 팍스의 어깨에 코를 얹었다. 즉시 브리스틀이 런트의 뺨을 후려쳤다. 그래도 이 암컷 여우가 발톱을 세우지는 않았다는 걸 팍스는 알아차렸다. 런트는 땅으로 내려왔다.
“헛간 주위의 땅바닥은 발자국이 너무 많았어. 동물과 인간들의 발자국 때문에 눈이 남아 있지 않았어. 허공에 쥐 냄새가 진동했어. 엄마는 바닥 근처 나무판자 틈으로 향했어. 우리는 몇 걸음 떨어져 뒤따라갔지. 엄마가 그곳에 미처 이르기도 전에, 강철로 만든 입이 땅속에서 정말 순식간에 허공으로 튀어 올라왔어. 엄마는 비명을 질렀어. 덫이 철컥하고 엄마의 앞발을 낚아챘거든. 엄마가 몸부림치면 칠수록 그 쇠붙이는 점점 더 깊이 파고들었어. 엄마는 달아나려고 자기 발을 물어뜯기 시작했어.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려고 할 때마다 엄마는 우리한테 달아나라고 마구 울부짖었어.
그때 아빠가 나타났지. 우리 흔적을 쫓아왔던 거야. 아빠는 여동생과 나한테 숲으로 돌아가서 꼼짝 말고 있으라고 했어. 그러고는 엄마를 도와주려고 나섰지.”
브리스틀은 오랜 애정과 낯선 두려움으로 묶여버린 두 마리 여우의 모습을 매우 생생하게 전달해주었다. 그 두려움은 너무 끔찍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여우들의 눈동자가 한껏 겁에 질렸다. 너무 생생해 팍스는 그 강렬한 냄새를 맡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런트가 훌쩍거렸다. 그 애처로운 소리에 팍스는 런트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브리스틀이 얼씬도 못 하게 했다.
“그때 인간이 막대기를 들고 나타났어. 부모님은 우리한테 집으로 가라고 울부짖었지. 우리는 그곳에 얼어붙은 것처럼 그대로 있으면서 똑똑히 봤어. 그 인간이 막대기를 들어 올렸지. 우리 눈앞에서 엄마하고 아빠는 피가 터지고 털가죽이 찢겨 나갔어. 눈 위로 산산조각 난 뼈가 사방으로 흩어졌어.”
런트는 낑낑거리며 다시 굴을 향해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다시 누나가 막아 세웠다.
“여동생과 나는 부모님 곁을 떠날 수가 없었어. 어둠이 내리고, 다음날이 밝았어. 우리는 여전히 그 헛간 옆 장작더미 속에 숨어 있었지. 한참을 그렇게 숨어 있다가 출발했어. 그런데 그날 밤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 눈은 소리와 냄새를 전부 덮어버렸어. 우리는 길을 잃고, 소나무 가지 아래로 기어 들어갔어. 나는 여동생을 꼭 안아주었지. 여동생은 나보다 훨씬 작았거든. 하지만 다음날 아침 여동생은 죽고 말았어. 눈이 그치자, 우리가 능선 꼭대기 커다란 소나무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았어. 우리는 집이 보이는 곳 근처에 있었던 거야.”
브리스틀은 자신이 똑똑히 보았던 모습, 그러니까 커다란 소나무 아래 놓인 여동생의 꽁꽁 언 시체에 치가 떨리는 것 같았다.
“동생, 왜 우리한테 가족이 없지?”
브리스틀이 런트에게 물었다.
런트가 팍스를 향했다.
“인간 때문에. 인간이 우리 가족을 죽였거든.”
브리스틀의 황금빛 눈동자가 팍스를 도전적으로 노려보았다. (107-109p)
피터가 아침에 늘 팍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처럼 부드럽게 너구리에게 말을 붙였다. 너구리는 한 번 더 나른하게 피터를 살펴보았다. 이윽고 별 흥미가 없는지 벌러덩 드러눕더니 눈을 감아버렸다.
“사나운가요? 아니면 길들었나요?”
볼라는 모기가 와서 떠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피터의 질문을 무시해버렸다.
“난 현관문을 열어둬. 그러면 자기 마음 내킬 때 들어와. 괜찮은 친구야. 내가 먹이를 주긴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어. 알아서 잘 먹고 있으니까. 우린 닭장과 관련해 모종의 합의를 했지. 프랑수아는 닭은 안 건드려. 그러면 난 이따금 프랑수아에게 계란 하나를 깨서 주지. 프랑수아는 말하자면 내 동료야. 그게 우리 사이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말이야.” (123p)
저기 멀찌감치, 썩은 고기를 먹는 좀 더 낮은 서열의 동물들이 먹어치우고 남긴 고기가 있었다. 팍스는 그 썩은 고기를 쿡쿡 찔러보았다. 늪지대에 사는 쥐의 꼬리 끝에는 살점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까마귀가 먹기에도 너무 고약했다.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팍스는 고개를 숙여 그 사체를 들여다보았다. 입을 벌렸지만, 냄새 때문에 뒤로 물러났다. 이건 음식이 아니었다.
팍스는 주춤주춤 뒤로 몇 걸음 물러나 클로버 무더기에 주둥이를 파묻고 자신의 예민한 코 주위에서 역겨운 냄새를 씻어내려 새순을 질겅질겅 씹었다. 꿀꺽 삼켰다가 머뭇거리며 먹기 시작했다. 먹는 행동은 쪼그라든 배에 위안을 주었다. 클로버를 먹어보았자 힘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몇 번 먹고 나자, 그 생각이 다시 또렷해졌다. 소년을 찾아야 한다.
바로 그때, 풀밭 사이로 뭔가가 휙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팍스의 둔한 감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뭔가 단단하고 묵직한 것이 팍스를 짓눌렀다.
런트가 팍스 위로 덤벼들어 멋지게 공격에 성공한 것을 좋아하며 의기양양해하고 있었다. 팍스가 몸을 흔들어 떨쳐내지 않자 런트는 팍스를 살펴보았다. 팍스가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는 사이 이 작은 여우는 코를 킁킁거리며 팍스를 이리저리 핥았다. 팍스는 작은 여우를 떨쳐낼 힘조차 없었다.
“어디 아파?”
팍스는 낮게 비추는 햇빛을 받으며 눈을 감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런트는 멈칫하더니 조금 있다가 입에 지렁이 한 마리를 물고 돌아왔다. 그러고는 팍스의 발에 지렁이를 떨어뜨렸다.
팍스는 주춤주춤 물러섰다. 하지만 전에 했던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소년을 찾아야 한다. 먹으면 죽음을 피할 수 있다. 팍스는 지렁이를 들어 올려 깨물었다. 살아 있는 살코기의 맛은 처음이라, 구역질이 나고 속이 뒤틀렸다.
런트는 지렁이를 또 한 마리 파서 팍스 앞에 떨어뜨렸다. 이번에 팍스는 일어서서 몇 걸음 걷다가 다시 주저앉았다.
런트가 따라와서 팍스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먹어.”
팍스는 있는 힘껏 기운을 끌어모았다.
“가.”
런트는 잠깐 동안 이 형 여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윽고 몸을 돌려 풀밭으로 걸어갔다. 팍스는 마음이 놓여 머리를 발 위에 갖다댔다. 이제 저항할 힘도 없었다. 하지만 런트가 조금 있다가 다시 나타났다. 입에 뭔가를 물고 있었다. 런트는 자신의 선물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게 깨졌다.
알. 그 냄새를 맡으니 어떤 기억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언젠가 아주 어렸을 때, 팍스는 소년의 부엌 조리대를 돌아다니다가 동그랗고 딱딱한 하얀색 물체를 찾아냈다. 소년의 장난감이라고 생각한 팍스는 그걸 내리쳤다. 그러자 그 물건이 바닥으로 데구루루 구르다 깨지면서 맛있는 뭔가를 흘려보냈다.
팍스가 그 비밀스러운 물체의 마지막 한 방울을 핥고 있는데 피터의 아빠가 들어왔다. 그러고는 팍스를 후려 갈겼다. 그 바람에 옆구리가 찌를 듯이 아팠지만, 그 알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때부터 팍스는 혼자 있을 때면 알을 좀 더 찾기 위해 부엌 조리대를 기웃거렸다. 몇 번은 운이 좋았다.
런트가 가져온 메추라기 알은 자신이 보았던 그 알보다 훨씬 작았다. 거뭇거뭇한 껍질에 마른 풀이 뒤섞여 있었다. 소년의 식구들이 먹었던 것보다 고기 냄새가 더 짙게 풍겼다. 하지만 분명했다. 알이었다.
팍스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런트는 팍스가 그 노른자를 핥아 먹을 수 있게 뒤로 물러섰다. 팍스는 풀잎에 묻은 한 방울, 한 방울까지 깨끗하게 싹싹 핥았다. 그러고 나서 고맙다는 표시를 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런트는 가고 없었다. 하지만 몇 분 뒤 다시 돌아왔다. 주둥이 안에 알 두 개를 조심스럽게 물고 있었다. 팍스는 게걸스럽게 그 알도 먹어 치웠다. 런트는 그렇게 두 번 더 돌아왔다. 팍스는 쉬지 않고 먹었다. 마침내 알 일곱 개가 쪼그라든 배를 빵빵하게 채워주자, 여우 굴 앞 모래 더미에 앉아 눈을 감았다.
런트가 여우 굴 위쪽의 옹이진 뿌리 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더니 몸을 한껏 끌어올렸다. 팍스가 잠을 자는 사이, 이 몹시 지친 자그마한 짐승, 런트는 망을 보았다. (128-130p)
“군대에서 나왔을 때, 난 내 자신에 대한 진실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어. 군대 훈련은 사람을 그렇게 만들지. 더 이상 개인은 없어. 그저 군대라는 기계에 딱 맞출 수 있는 부품조각일 뿐이지. 민간인이 되고 첫날을 맞이했을 때 난 어찌할 바를 몰랐어. 정말이지 어찌할 바를 몰랐지. 슈퍼마켓에 갔단다. 내가 고를 수 있는 그 모든 물건들을 뚫어지게 쳐다보았지. 식료품을 사려고 하는 내가 누구인지, 난 계속 궁금했어. 이 사람은 주린 배를 무엇으로 채워왔지? 스튜 아니면 파이? 콩 아니면 빵? 농산물 코너에서 나는 무너져 내렸단다. 왜냐하면 내 자신에 대해서 단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거든.”
볼라는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러더니 눈을 감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잠시 뒤, 피터는 이야기를 재촉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가게에서요. 가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요?”
“아, 땅콩버터.”
볼라는 스토브로 몸을 돌려서 옥수수 빵을 뒤집었다.
“땅콩버터가 있었다고요?”
그녀는 허공으로 손을 던졌다.
“땅콩버터. 그게 내게 일어난 첫 번째 행운이었어. 나는 거기 슈퍼마켓 바닥에서 흐느끼고 있었어. 붉은색과 하얀색 체크무늬가 그려진 더러운 리놀륨 바닥에서. 절대 그 일을 잊지 못할 거야. 나는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기억할 때까지는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어.” (145-146)
“아줌마가 누군가를 죽였다고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을 죽였을 거야. 아니, 적어도 사람들을 죽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지. 하지만 그 남자는……. 그 남자는 내가 직접 봤어. 그 사람을 죽인 후에……. 난 그 사람의 몸을 수색해야 했어. 우리는 무기를 수색하도록 훈련받았거든,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간에 말이야.
난 무릎을 꿇었어. 난 그 사람에게 손을 대야 했어. 무기를 찾으려고……. 그 사람을 만지는데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직도 똑똑히 기억나. 난 간호병이었잖니. 하지만 그 사람이 플라스틱이라든가, 어쨌든 진짜가 아니라고 어느 정도 생각했어. 훈련받을 때 적을 그렇게 생각하라고 배웠으니까. 하지만 물론 그 사람은…… 그 사람은 따뜻했어. 밖은 추웠지. 그런데 그 사람은 온기를 내뿜고 있었어. 마치 그 사람의 목숨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나는 그 사람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 사람 몸에 손을 대고 있었어. 나는 그 사람을 죽였어. 하지만 나를 괴롭힌 건 그 사람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할 권리조 차 잃었다는 사실이야. 넌 아마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 그렇지?”
피터는 입이 바짝 말랐다. 뭐라 말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작스레 눈빛이 친절했던 치료사가 떠올랐다. 그러 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깨달았다.
“무척 힘들었겠어요.”
볼라는 얼굴에 갑작스레 편안한 표정을 띠고 피터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그 사람이 누군지 몹시 궁금해졌어. 그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뭘 걱정하는지, 누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지. 마치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그 사람의 입이 벌어졌는데, 그때 난 뭔가를 깨달았어. 그가 남자이든, 다른 인종이든, 혹은 다른 나라에서 자란 사람이든 간에, 우리에겐 서로 공통점이 아주 많았을지도 몰라. 중요한 건, 어떤 군대가 우리를 징집했는지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말야, 우린 둘이지만 둘이 아니라는 거야. 하지만 난 그 사람을 죽였어. 그래서 이제 우리가 서로 어떤 공통점을 가졌는지 절대 알지 못할 거야. 난 그 사람 몸을 뒤졌어. 무기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누군지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말이야.”
볼라는 입을 다물었다. 얼굴이 너무나 비탄에 빠져 있어서 피터는 시선을 돌리고 싶었다.
“그리고…….”
볼라가 책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거, 『신드바드의 모험』. 『아라비안나이트』 시리즈 중 하나지. 이게 그 사람 주머니에 있었어. 그 사람은 이걸 전쟁터로 가져왔어. 그러니까 이건 뭔가 분명 의미가 있었을 테지. 낡은 책, 어쩌면 어렸을 때 좋아했던 이야기였을 거야. 신드바드는 용감했어. 어쩌면 그 사람은 이 책이 자신에게 용기를 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아니, 어쩌면 자신이 한때 어린 소년이었다는 걸 기억하고 싶었거나,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졌을지도 모르지. 어떤 페이지에 표시가 되어 있었어. 신드바드가 어떻게 록*의 보금자리에서 탈출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더라고. 그 이야기가 자신도 언젠가 탈출해서 집으로 돌아가리라는 믿음을 주었을지도 모르지.”
볼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그 커다란 날개 달린 인형을 다시 벽에서 떼어냈다.
“록. 이 새는 발톱으로 코끼리도 낚아 올릴 수 있었지. 이걸 봐.”
볼라는 그 새를 다시 피터에게 가져다주고는 새의 부리가 피터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놓았다.
새의 눈빛이 너무도 강렬해서 피터는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섰다.
“제가 이걸로 뭘 해야 하는데요?”
피터가 다시 물었다.
“이 책은 그 군인에게 아주 중요했을 거야. 그러니 전쟁터까지 가지고 왔겠지. 내가 그 군인의 삶을 없앴으니, 난 그 사람한테 빚을 진 거야. 난 그 사람에게 무척이나 의미 있는 그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할 빚이 있어. 내가 이 인형을 전부 다 깎았어. 그리고 거의 20년 동안 여기 내 창고에서 록한테서 탈출하는 신드바드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볼라는 피터에게 인형 조종 손잡이를 건넸다.
“그리고 지금 마침내, 난 그게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고 싶어.”(170-173p)
팍스는 전선을 움켜잡았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팍스가 전선줄을 벗겨내는 순간, 강력한 불꽃의 냄새가 땅을 타고 불어왔다. 뒤쪽 이빨에 전류가 찌릿 흘렀다. 전류는 팍스의 아랫입술을 지나 목구멍을 태우고 척추로 찌르르 흘러내렸다.
이윽고 나지막한 들판이 하늘 높이 폭발했다. 팍스는 능선으로 나가떨어졌다. 그러면서 다시 딱딱한 땅에 부딪히고 뿌리가 드러난 관목 울타리에 나뒹굴었다. 엉망이 된 세상이 잠잠해졌다. 머리가 침묵 속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폭풍 같은 뜨거운 흙과 돌멩이와 나뭇가지와 잡초가 팍스에게로 비처럼 우수수 쏟아져 내리고 이윽고 모래의 장막으로 변했다. 팍스는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봤다.
팍스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머리가 맑아질 때까지 지친 허파로 탄내 나는 공기를 빨아들였다. 마침내 등을 꼿꼿하게 세우고 런트와 브리스틀의 냄새를 찾았다. 사방, 모든 곳을 다 찾아보았다. 하지만 코는 아무 기능도 하지 못했다. 재와 숯 때문에 감각이 마비되어 미세한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팍스는 브리스틀과 런트를 찾아 울부짖었다. 하지만 귀에 들려오는 울림은 오직 자신의 울부짖음뿐이었다.
팍스는 덤불을 헤치고 나아가, 파편을 털어냈다. 군인들이 무리지어 군데군데 연기가 피어오르는 들판을 가로지르며 언덕을 내려갔다가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군인들이 지나가고 난 뒤, 팍스도 따라갔다. 움직일 때마다 뼛속까지 고통이 스며들었다.
두 여우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곳에서, 팍스는 런트와 브리스틀을 찾아 다시 울부짖었다.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곧 희미하기는 하지만 처음으로 자신이 짖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울부짖는 것 같은 희미한 소리였다. 이윽고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팍스가 지나가자 말라비틀어진 잡초 줄기가 탁탁 꺾이는 소리가 들렸다. 문득 참호로 돌아가는 군인들 의 사나운 외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무 위에서, 살인자 같은 까마귀가 엉망이 된 세상을 향해 기분 나쁘게 까악까악 울어댔다. 팍스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팍스는 한 시간 동안 들판을 뛰어다니며 잃어버린 여우들을 애타게 찾았다. 어둠이 내리고 마침내 소리가 들렸다. 브리스틀의 기운 빠진 울음소리였다. 팍스는 그 목소리를 따라 강가로 갔다. 거기, 졸참나무가 갈라져 쓰러져 있는 강둑 위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물속에 시커멓게 변해버린 나뭇가지가 나뒹굴고 있었다.
팍스는 둥그스름한 흙덩이 같은 뿌리 속에 끼여 있는 브리스틀을 찾아냈다. 브리스틀이 고개를 들었다. 눈빛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주둥이는 피로 물들어 있었다. 아름다운 몸의 털은 시커멓게 불에 그슬렸다. 팍스는 브리스틀의 얼굴에 코를 가져다 댔다. 뺨에 묻은 피는 브리스틀의 것이 아니었다.
브리스틀이 고개를 숙였다. 브리스틀 아래에 꼼짝하지 않고 몸을 웅크린 런트가 있었다.
팍스는 그 작은 여우의 가슴에 머리를 가져다댔다. 거칠고 힘겹게 심장이 뛰고 있었다. 팍스는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그 순간 브리스틀이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팍스도 보고야 말았다. 런트의 뒷다리가 있어야 할 곳, 검은 털이 덮인 깔끔한 다리와 재빨리 움직이는 하얀 발이 있어야 할 곳에 피가 흥건히 고인, 갈기갈기 찢긴 붉은색 덩어리만 남아 있었다. (205-207p)
“하지만 대개는 팍스가 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여우는 영리해요, 진짜 영리해요. 팍스가 찬장을 전부 열 줄 알아서 우리 집 부엌으로 가는 문을 잠가야 했어요. 한번은 팍스가 내 방에 새로 갖다둔 선풍기 전깃줄을 잘근잘근 씹었어요. 아빠가 엄청 화를 냈어요. 그런데 아빠가 선풍기를 고치려다가, 그 선풍기에 합선이 있었다는 걸 발견한 거예요. 자칫 불이 날 뻔했던 거죠.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팍스가 알았던 것 같아요. 팍스는 나를 보호해줬어요. 그러니까 사냥을 배울 만큼 영리하지 않겠어요? 아줌마는 그 애가 살아남았을 거라고 생각 안 하죠?”
“살아남을 거야.”
볼라는 동의했다.
피터는 나뭇조각품을 다시 받아들고 여우의 얼굴을 살펴보며 말했다. “그것 말고도 뭔가 다른 게 있어요. 그건, 그러니까…… 저는 팍스가 죽으면…… 느낌으로 알 거예요.”
이어서 피터는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하지 않았던 말을 볼라에게 털어놓았다. 자신이 이따금 팍스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을, 여우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따금 실제로 자신이 직접 느꼈었다는 것을. 피터는 숨죽였다. 자신의 이야기가 이상하게 들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볼라는 웃지 않고 피터에게 행운아라고 말했다.
“‘둘이지만 둘이 아닌 걸’ 경험했구나.”
“그거 아줌마 메모판에 붙어 있는 말이잖아요. ‘둘이지만 둘이 아니다.’ 저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었어요.”
“불교 개념이야. 비이원성*. 그러니까, 단일성에 관한 거야.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물이 사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떨어져 있는 건 없어.”
볼라는 여우 조각을 다시 들어 올렸다.
“이건 그냥 나뭇조각이 아니야. 나무는 또한 구름이기도 해. 구름은 나무를 촉촉하게 해주는 비를 가져오지. 새가 나무 안에 둥지를 틀고, 다람쥐는 그 열매를 먹어. 나무는 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한테 먹여주셨던 음식이기도 하지. 내가 이 나무를 자를 만큼 날 튼튼하게 해주었어. 그리고 나무는 내가 사용하는 도끼 속의 쇠붙이가 되기도 해. 그리고 이게 네가 여우를 아는 방식이야. 그래서 어제 너도 모르게 이 여우를 깎았지. 그리고 네 자식들한테 이걸 줄 때 들려줄 이야기가 되겠지. 전 부 따로 떨어져 있지만 또한 연결된 하나라는 거야. 떨어질 수 없는 하나. 알겠니?”
“둘이지만 둘이 아니다. 떨어질 수 없다. 그러니까…… 며칠 전 밤에 저는 팍스가 음식을 먹었다고 확신했어요. 그걸 느꼈어요. 어젯밤에는 달을 보았어요. 그리고 팍스도 바로 그때 달을 보고 있을 거란 걸 알았어요. 팍스가 살아 있다고 제가 느낀다면, 그러면 팍스가 살아 있겠죠?”
(208-211p)
구매가격 : 15,840 원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
도서정보 : 박흥식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1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타락한 세상의 구원자인가 실패한 혁명가인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떻게
마르틴 루터와 종교개혁을 기억해야 하는가?
◎ 도서 소개
서울대 서양사학과 박흥식 교수,
종교의 영역을 넘어선 통합적 시각으로 루터의 개혁을 재평가하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전 유럽을 개혁의 열기로 들썩이게 한 주인공, 마르틴 루터를 재평가한 도서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21세기북스)가 출간되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에서 ‘서양 중세사’ ‘기독교와 유럽문명’ 등의 강의를 해왔으며, 종교개혁기 교회와 사회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박흥식 교수가 집필한 첫 대중서인 이 책은 역사학자의 균형 잡힌 시각과 종교의 영역을 넘어선 통합적 해석으로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짚는다.
500주년을 기념하는 도서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 책의 차별성은 종교개혁과 루터의 업적만을 칭송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루터의 개혁이 완성작이 아닌 이유를 짚어내고 우리 시대의 관점에서 성찰하고 보완하여 개혁의 정신을 계승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 루터가 이뤄낸 빛나는 업적뿐만 아니라 교회의 분열, 농민전쟁과 반유대주의 등 그의 잘못과 한계까지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 루터와 개혁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종교개혁이 단순한 신학적 발견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을 결정지은 사건이자 인류에게 커다란 과제를 남긴 사건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루터와 종교개혁은 우리 사회를 비춰 보는 거울이다.”
500년 전 루터가 21세기 대한민국에 던지는 메시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사상의 발상지인 독일을 비롯한 전 유럽이 떠들썩하다. 국내에서도 서울 강남의 한 도로명을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이름을 딴 ‘칼빈로’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고, 고가의 기념메달이 발매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움직임들이 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일까?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종교개혁이 거대한 운동으로 발전하기까지 루터의 업적을 대표하는 사건들과 개혁을 가능케 한 시대적 요건, 나아가 루터의 성공과 실패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저자인 서울대 박흥식 교수는 “루터와 종교개혁은 21세기 한국 사회를 비춰 보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인 시점을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념행사가 아닌, 당대의 시대적 맥락에서 루터의 개혁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그가 남긴 빛과 그림자를 정확히 파악하여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1517년 10월 31일, 독일 작은 도시의 젊은 수도사였던 루터는 교회의 면벌부 판매 관행을 비판하는 95개조 논제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종교개혁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변혁을 촉발시켰다. 종교개혁은 유럽의 중세에 마침표를 찍고 근대의 문을 연 열쇠가 된 사건으로, 종교사의 관점에서만 유의미한 사건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를 결정지은 개혁이다. 루터는 교황과 황제에 맞서 저항했으며, 민중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등 종교개혁사상을 전파하는 데 자신의 온 삶을 바쳤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종교개혁과 루터에 대한 평가가 동일시신성시되거나, 교회사가들의 제한된 관심 때문에 루터의 성취에만 도취되어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저자는 루터를 일컬어 “헌신적인 개혁가였지만 완벽한 영웅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의 목표는 성공신화 속에 갇힌 루터를 현실의 경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루터는 결정적으로 시대정신에 소홀했으며, 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종교개혁을 배반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개혁의 과제를 끝내 완수하지 못했다. 이렇듯 루터가 당면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추적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내다보는 책이다.
종교개혁의 시작과 전개부터 루터의 개혁이 드리운 그늘까지,
루터는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남겼는가
루터와 종교개혁에 관한 자료의 홍수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루터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이 아닌 그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다. 종교개혁은 신학적인 발견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사건이다.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다른 개혁가들과 달리 루터만이 전 유럽을 뒤흔들 수 있었던 원인이 무엇인지 포괄적인 역사적 접근으로 평가한다.
1부 ‘종교개혁의 발단과 루터의 투쟁’에서는 루터가 95개조 논제를 발표하면서 예기치 않게 종교개혁이 시작되어 거대한 운동으로 발전한 국면을 다룬다. 루터의 역할뿐만 아니라 인문주의자들, 도시민들 그리고 작센 선제후의 대응과 참여를 주목해서 살피고 있다.
2부 ‘개혁사상과 시대적 저항’에서는 루터 개혁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1520년대 전반, 그의 업적을 대표하는 주제들과 그것을 가능케 한 시대적 요건을 살펴본다. 루터의 종교개혁사상, 보름스 제국의회에서의 신앙고백, 독일어 번역 성경의 탄생과 파장 그리고 개혁 사상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새로운 매체들의 활약을 통해 시대적 저항의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다.
3부 ‘위기와 돌파 그리고 루터의 유산’에서는 루터가 위기를 맞이하고 돌파하는 과정을 다룬다. 종교개혁의 발전 과정에서 어떤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루터의 선택과 판단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짚어보며 종교개혁 후반부의 변화를 추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앞서 살펴본 종교개혁의 정신과 본질, 그것을 지키지 못한 루터의 실패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교회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문한다. 사회 구성원의 고통에 공감하고 성경을 기반으로 당대를 해석하고 높은 차원의 소통과 정치 능력을 키울 때 우리 사회는 새로운 개혁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종교 갈등이 첨예해지고 다종교 문화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루터에게서 오늘날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루터가 어떤 반면교사가 될 수 있는지를 짚어낸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루터와 종교개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오늘날의 우리가 루터의 개혁을 이어나가야 할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시점을 맞아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루터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갖추어 그것으로 현재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또 그의 긍정적인 모습만 선별적으로 기억해 자부심을 갖도록 조장하는 것도 일종의 역사왜곡이다. 루터를 당대의 시대적 맥락에서 균형 있게 이해하고, 그의 성취와 한계, 빛과 그림자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가들의 과오를 성찰하고 나아가 극복할 수 있을 때 위기에 처한 한국 교회가 새롭게 도약할 계기도 주어지리라고 생각한다. (22쪽)
의도하지 않게 바르트부르크에 은신하게 된 루터는 그곳에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구현하는 위대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신자들이 성경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그들의 일상어로 옮김으로써 성경 해석의 독점권을 아래로부터 무너뜨리는 ‘종교혁명’을 가능케 했다. 루터는 독일어로는 성경의 의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뜨리고 독일어의 고유한 언어적 특징을 잘 살린 우수한 번역을 완성하여 제화공이나 여성들도 성경에 대해 토론하는 문화의 기반을 닦았다. (120쪽)
농민전쟁은 루터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루터는 결코 농민들의 봉기를 부추길 의도가 없었지만 그들은 루터가 불의에 대한 저항을 지지한다고 오해했다. 루터는 세속 정부에 대한 반란은 합법적인 권위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명백한 불의에 대해서조차 인내해야 한다고 했다. 종교개혁은 본질상 사회 변혁적 속성을 내포하고 있었으나, 루터는 제후나 귀족이 권력을 남용해 농민들을 피폐하게 만드는 현실에 대해서 무관심했다. 그는 종교개혁이 사회적·정치적 성격으로 발전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려 했다. 농민전쟁을 계기로 농민과 수공업자들은 개혁운동으로부터 소원해졌고, 종교개혁의 대중운동의 발전 가능성도 제한되었다. (170쪽)
공평과 정의의 관점에서 볼 때, 현실에서 고통받고 있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눈을 감고, 다수의 농민들을 희생시켜 얻은 성취를 과연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루터는 대다수의 농민을 배제한 채 제후들의 아량에 기대 가시적인 성과를 얻으려 노력했다. 그 결과에 후대에게 권위주의적 유산을 물려주었다. 루터의 선택과 돌파는 이른바 ‘성공의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185쪽)
루터는 사실상 본인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종교개혁을 인도했다. 그리고 그것은 종교개혁에 대한 하나의 견해였을 따름이지, 종교개혁이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 아니었다. 루터는 본래 성공을 염두에 두고 개혁을 시작했거나 교회에 저항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점차 현실적 조건과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초심을 상실하고 길을 잃었다. 결국 루터의 개혁은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미완으로 끝났다. 그는 복음과 시대정신에 더욱 투철해야만 했다. (243쪽)
오늘날 교회가 쇠락하고 역동성을 상실한 이유는 ‘그들’만을 위한 모임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복음의 시각에서 볼 때 존재 의의를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다시 세상과 이웃을 위한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 루터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거울이다. 그는 최선을 다한 개혁가였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한 전범은 아니다. 한국의 개신교회는 루터가 유산으로 남겨준 빛과 그림자를 잘 분별하고, 새로이 미완의 종교개혁을 이어가야 한다. (248쪽)
구매가격 : 14,400 원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
도서정보 : 나카마사 마사키 / arte / 2017년 11월 23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노동하는 동물’이 되어 버린 인간과
그들이 잃어버린 세계에 관한 가장 통렬하고 아름다운 성찰
『인간의 조건』을 읽다
|Bookmeter.com|
“나카마사 마사키의 책을 찾아 읽게 된 계기. 이 책을 전후로 철학서를 읽는 방법이 바뀌었다.”
“입문서이지만 ‘정독’하기에 최적의 책. 독일어 판본까지 살피며 『인간의 조건』을 쉽게 풀어 썼다.”
“대학 시절 친절한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 같은 상세한 설명. 아렌트 생각의 윤곽이 드러난다.”
◎ 도서 소개
저녁 무렵 함께 읽어 내려간 『인간의 조건』
아렌트 사유의 정수를 한 줄씩 풀어 쓴,
원전에 가장 가까운 해설서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을 이해하는 출발점, 『인간의 조건』은 정치철학의 틀을 뛰어넘어 사회학, 법학, 역사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 영감을 불어넣었고, 그 속에 담긴 아렌트의 사유와 ‘세계 사랑’의 정신은 수많은 문필가들에 의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다.
나카마사 마사키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역작을 가장 정중한 방법으로 독해한다. 아렌트가 의도한 사소한 말장난부터 참조한 문헌에 대한 상세한 해설까지, 영어와 독일어, 일본어 판본을 비교하며 읽는 가운데 독자들은 문장 사이사이에서 되살아나는 사상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노동, 작업, 활동, 그리고 세계 소외와 자유의 문제를 다룬 가장 힘찬 밑그림, 이제 『인간의 조건』을 펼칠 시간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활동이란 무엇인가?
지금, 『인간의 조건』을 읽어야 하는 이유
한나 아렌트의 대표작으로 주로 거론되는 것은 『전체주의의 기원』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각각 정치사가로서, 그리고 저널리스트로서 아렌트의 면모를 세상에 드러낸 작품이다. 두 저서 사이에 출간된 『인간의 조건』은 아렌트 개인의 학문적 경력뿐 아니라 정치사상사 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짐에도 두 책에 비해 대중적인 조명을 덜 받은 것이 사실이다. 아렌트가 왜 20세기 대표적인 정치철학자로 손꼽히는지, 아렌트의 정치 이론이 어떠한 전통과 사유의 자장 안에서 꽃피었는지, 그리고 아렌트 사상을 꿰뚫는 ‘정치적인 것’에 대한 강조가 어떤 함의를 갖는지 알고 싶다면 가장 먼저 참조해야 할 책이 『인간의 조건』이다. 무엇보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 냈으며, 현대사회가 가장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때 가장 아름다운 사유를 펼쳤던 사상가로서 아렌트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인간의 조건』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텍스트다.
이 역작을 여섯 차례로 나눠 함께 읽어 내려간 결과를 책으로 엮었다. 직장인, 연구자 할 것 없이 인문적 교양에 목마른 일반인들이 5개월에 걸친 강독 수업을 함께 했다. 이 수업을 이끈 나카마사 마사키는 아렌트의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칸트 정치철학 강의』를 일본 독자들에게 번역, 소개한 아렌트 권위자이다. 『인간의 조건』 1장을 함께 읽은 후 청중과 나눈 질의응답 시간에서 밝혔듯, 나카마사 마사키는 『인간의 조건』을 독일의 철학적 전통 안에 자리 잡은 ‘교양주의humanitas’의 문맥 안에서 읽는다. 『인간의 조건』을 둘러싼 정치적 선입견을 걷어 내면서 동시에 학술적인 도그마에 갇히지 않으려는 시도이다. 『인간의 조건』은 좌-우파 이데올로기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에 출간되었고, 일찍이 저작의 중요성을 알아본 이들에 의해 아렌트는 ‘권력에 맞선 투사’이면서 동시에 ‘반공 투사’가 되어야 했다. 나카마사 마사키는 불가피하게 감내해야 했던 시대적 오해에서 『인간의 조건』을 구출해, 말 그대로 “허심탄회하게 읽으려” 한다. 그의 균형 잡힌 해설 속에서 우리는 현대사회의 소외 문제에 천착하면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본질을 궁구하려 한 한 사상가의 노고를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조건』은 두 번 쓰였다
아렌트를 가장 ‘아렌트답게’ 읽는 법
한편으로 『인간의 조건』은 아렌트의 저작 가운데에서도 난해하기로 손꼽히는 책이다.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부터 출발하는 어원학적 고찰과 사이사이 뿌려 놓은 문학적 수사들은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독자들을 번번이 좌절시킨다. 나카마사 마사키는 그 이유를 아렌트의 독일적 사고, 정확히는 독일의 철학적 ‘교양’에 뿌리를 둔 아렌트의 사유 습관에서 찾는다. 아렌트가 영어로 The Human Condition(1958)을 쓰고, 2년 뒤 독일어판 Vita Activa(1960)를 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독일어판이 분량도 많고 언어에도 리듬감이 있지만, 일본이나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영어 판본이다.
나카마사 마사키는 집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겨난 두 언어 사이의 긴장감을 오히려 『인간의 조건』을 더 철저하게 이해하기 위한 해석의 도구로 삼는다. 이를테면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아렌트가 제시한 ‘노동labor’과 ‘작업work’의 구분은 처음에 영어권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를 독일어 ‘Arbeit’와 ‘Herstellen’에 대응시키면 별 차이 없는 두 단어를 전혀 다른 뜻으로 개념화한 아렌트의 의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처럼 독일어판을 경유해 읽으면 『인간의 조건』은 더 풍부한 텍스트가 된다. 나카마사 마사키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표제의 뜻을 풀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노동, 작업, 활동, 세계와 세계 소외, 사회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등 아렌트의 핵심 개념들을 그것의 어원뿐 아니라 영어, 독일어, 일본식 번역어를 빠짐없이 비교해 설명함으로써 아렌트를 가장 ‘아렌트답게’ 읽어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아렌트가 곳곳에 숨겨 놓은 언어적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는 덤이다.
엄격한 분석과 폭넓은 해석으로 드러나는
아렌트 사유의 독창적인 면모
아렌트는 ‘노동하는 동물’의 승리로 끝이 나 버린 근대사회를 비판하려는 의도로 『인간의 조건』을 집필했다. ‘정치적인 것’이 ‘사회적인 것’으로 대체되고, ‘공적인 것’에 대해 ‘사적인 것’이 우위를 점하고, 활동을 정점으로 한 전통적 위계가 노동 중심으로 전도되면서 인간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조건, 즉 세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을 잃게 되었다는 통찰이다. 문명 비판론으로까지 읽히는 이 대담한 주장을 밀고 나가는 과정에서 아렌트는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마키아벨리, 갈릴레이, 데카르트, 루소, 로크, 베버, 그리고 마르크스까지 서양 철학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들의 텍스트를 의욕적으로 끌어온다.
나카마사 마사키는 수많은 인용문 속에서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각각의 논평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위대한 프로젝트에서 어떠한 의미와 위치를 점하는지 친절하게 표지판을 달아 준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작은 규모의 마르크스 연구”에서 출발한 이 저작이 어떻게 ‘인간의 조건’이라는 표제를 달게 되었는지, 갈릴레이의 망원경과 스푸트니크 위성과 인간이 경험하게 된 세계 소외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아리스토텔레스의 ‘zōon politikon(정치적 동물)’을 ‘animal socialis(사회적 동물)’로 옮긴 세네카의 오역이 갖는 상징성은 무엇이며 데카르트적 자아가 어떻게 인간의 능력을 축소시키고 세계를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나카마사 마사키의 노력이 진정 빛을 발하는 부분은 아렌트의 사유가 빚지고 있는 철학적 전통뿐 아니라 아렌트의 사유에 영향을 받은 현대 철학의 새로운 전통으로까지 『인간의 조건』의 해석을 확장하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하이데거에서 아도르노로 (매끈하진 않지만) 이어지는 독일 철학 전통에서 아렌트가 누구와 어떻게 대화하는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의 철학적 논쟁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현대 영미 철학에서 아렌트의 사유가 어떠한 시사점을 갖는지, 샌델의 ‘공통선’이 아렌트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을 공유하면서도 결국 엇갈리는 주장으로 귀결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이 『인간의 조건』에 대한 한 편의 긴 주석 중간중간 부록처럼 소개되고 있다. 『인간의 조건』을 중심으로 과거와 당대, 그리고 현재의 사유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아렌트 사유의 독창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일반인을 위한 고전 강독
lecture+text 시리즈를 펴내며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을 읽는 시간》은 아르테가 소개하는 일반인을 위한 고전 강독 시리즈, ‘lecture+text’의 첫 번째 책이다. 시리즈 로고의 타이포가 갖는 의미 그대로, 원전original text과 원전에 대한 해설lecture을 책 한 권에 담았다. 독자들에게 스스로 고전을 읽을 수 있는 힘을 불어넣고 그 방법을 안내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이 시리즈는 ‘해석’보다는 ‘해설’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상가들의 복잡한 사유의 결을 훼손하지 않는 가운데 고전을 더 깊고 풍요롭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해 줄 것이다. 기획 의도를 반영해 본문 꾸밈새는 원전을 풍부하게 인용하면서 해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개념과 설명은 해설 사이사이 도해처럼 수록했다. 입말을 살린 문장과 말미에 실은 청중과 강연자의 질의응답은 강의 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 책 속에서
“『인간의 조건』을 읽는 제 관점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확실하게 정하지 않고 될수록 허심탄회하게 읽으려고 합니다. …… 오늘의 강의처럼 아렌트의 텍스트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서 그녀의 논의에 배경을 이루는 철학적이고 교양주의적인 문맥을 찬찬히 살펴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불가피하게 저 자신의 선입견이 작용하겠지만, 일방적인 견강부회, 단정하기만은 피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아렌트는 ‘노동’에 대해서 마르크스주의와 대립하는 견해를 제시하는 반면, 마르크스가 전개한 소외론의 논의와 문제의식에는 꽤 공감을 표합니다. 아렌트는 인간 본래의 모습에 비추어 소외에 대해 깊이 사유했습니다.”
“우리는 ‘정치’를 ‘지배/피지배’의 관계로 파악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렌트가 상정한 ‘정치’의 원형, 즉 폴리스의 정치에는 그런 관계는 없고 ‘공적 영역’에 등장해 ‘활동’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만 있을 뿐입니다. 반대로 생명 유지를 위한 ‘필연성’으로 인해 지배/피지배 관계에 있는 ‘집’의 영역은 불평등의 영역입니다.”
“아렌트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생활privacy’에는 그런 긍정적인 의미가 없었고, 오히려 결여를 나타내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어원을 통해 고찰합니다. (…) 한마디로 ‘privacy’는 결여한 상태였습니다. 무엇을 결여했느냐 하면, 공적 성격을 결여하고 있었습니다.”
“「제3장 노동」은 (…) 마르크스의 ‘노동’ 개념 비판이 주제입니다. 아렌트는 그것을 정면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 폴리스의 ‘노동’을 규정하는 것에서 시작해 그것이 어떻게 변질되었고,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더듬어 갑니다.”
“근대인이 부를 획득하려는 욕구의 본질은 ‘사물’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자기를 재생산하려는 ‘생명life’에 있다는 것이 아렌트의 분석입니다. 자기 증식하는 ‘생명’이 사물에 내구성을 부여하고 시민에게 아이덴티티를 부여함으로써 서사를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 세계’를 짓밟아 부서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대량 소비사회에서는 상품으로 산 물건을 금방 소비해 버리고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미덕이라고 칭찬했습니다. (…) 그렇게 되면 내구성을 갖고 존재하는 ‘사물’들로 이루어진 ‘공통 세계’ 안에서 다른 시민과 리얼리티 감각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뿐 아니라 (…) 우리가 지속적으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세계’는 이미 찾아볼 수 없어집니다.”
“아렌트는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물학적 삶에만 관심을 두고, 그것을 중심으로 사회가 움직이기에 이른 까닭은 무엇이냐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 아렌트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배경을 이루는 작업과 노동의 균형 변화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이 아무개라고 자신의 독특함을 현전하는 타자들을 향해 두드러지게 내보임으로써 새로운 것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자유의 원리principle of freedom’입니다. 아렌트가 보기에 각 ‘인간’을 둘러싼 ‘시작’은 ‘자유’를 함의합니다.”
“아렌트는 ‘권력’과 ‘폭력violence’을 구별합니다. ‘폭력’이 물질적이고 그것을 위한 도구를 저장할 수 있는 반면, ‘권력’은 ‘언어’와 결부되어 ‘출현의 공간’을 지키는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치에서는 타자에게 보이고 들리는 것이야말로 중요합니다.”
“근대에 들어와 (…) ‘생명 과정-노동’이 인간의 생활 전체를 지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서 ‘생명’과 결부된 ‘활동적 생활’이라고 불리는 것은 “‘노동하는 동물’의 승리”입니다. 근대인은 내세를 잃어버린 대가로 ‘세계’를 획득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에 되던져졌을 따름이라고 서술한 것입니다. 내부 지향적인 내성을 통해 찾아낸 것은 무언가 고상한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입니다.”
구매가격 : 19,200 원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2권
도서정보 : 박시연, 이선영 / 아울북 / 2017년 11월 21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마법천자문을 잇는 아울북의 야심작
2017년 9월, 새로운 ‘신화’가 시작된다!
◎ 출판사 서평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로 시작하세요!
신들의 왕 제우스, 올림포스 십이 신과 영웅 등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대모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인류의 위대한 정신이자 지식의 창고, 상상력의 원천입니다. 우리가 세대를 뛰어넘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지요.”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 교수 김헌
“그리스 로마 신화 신들의 이름이 낯설고 너무 많아서 헷갈리는데 아울북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외모의 특징을 잘 살린 만화 캐릭터로 이해하기 쉬웠어요.”
- 인천정각초등학교 교사 김찬원
“아울북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화 TALK’ 코너는 신화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지도해야 할지 도움을 줍니다. “
- 인천부평남초등학교 교사 문새롬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내고 신화 속 지식을 쉽게 구성한 책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의 문화를 이해하는 원천이고, 신과 영웅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인류 최고의 고전입니다. 또한 수천 년 동안 무한히 펼쳐진 상상력의 세계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고전이지만 신화를 읽는 어린이들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만화로 읽는 어린이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들의 왕 제우스를 중심으로 올림포스 십이 신들이 어떻게 이 세계를 이끌었는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미난 이야기 형식으로 꾸몄습니다. 신화에 대한 쉽고 재미난 해석으로 어린이들이 신화에 친근감을 느끼고, 신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줍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와 역동적인 스토리로 쉽고 재미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이끄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아이들의 눈을 먼저 사로잡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된 신화 이야기를 만나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열 가지 테마의 교양 페이지로 신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주었습니다.
만화를 통해 신화에 흥미를 가졌다면, 만화 속 또 다른 책인 ‘똑똑해지는 신화 여행’을 통해 인문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꼭 알아야 할 지식들, 만화에서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지식들까지 알차게 다루었습니다. 갖가지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어서 어린이 인문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신화 전문가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의 감수를 거친 검증 받은 콘텐츠입니다.
신화 관련 명화, 유물 등을 참고하고 고증을 거쳐 만화를 구성했습니다. 또 그리스 신화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김헌 교수가 자문으로 참여해 수준 높은 내용을 선보입니다.
*궁금한 지식을 해결하고,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진정한 학습만화입니다.
‘신화 TALK’ 코너에서는 김헌 교수가 직접 신화에 대해 궁금한 점을 되짚어 줍니다. 신화를 어떻게 읽혀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신화 속 의미를 먼저 이해하고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신화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신화 캐릭터 카드가 들어있습니다.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살펴보며 신화 속 여러 신들을 쉽게 익힐 수 있고 카드를 활용해 다양한 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신화를 한층 친밀하게 느낄 것입니다.
◎ 2권 줄거리
티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는 신들의 왕이 된다. 제우스는 자신이 왕이 되는 데 큰 도움을 준 지혜로운 메티스를 사랑하게 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가이아는 티탄을 풀어달라는 부탁을 제우스가 거절하자 제우스한테 끔찍한 저주를 내린다. 메티스가 낳은 딸은 제우스 못지않은 힘과 능력을 갖출 것이고, 아들은 제우스를 넘어서서, 아버지를 몰아내고 왕좌를 차지하게 될 거라고 말이다.
결국 제우스는 되풀이되는 저주에 두려워하고, 이런 제우스를 지켜보던 메티스는 제우스를 위해 이별을 선택한다.
한편 포세이돈과 하데스는 제우스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제우스는 세상을 셋으로 나누어 누가 어디를 다스릴지 제비뽑기를 통해 정하기로 한다. 제비뽑기 결과에도 포세이돈과 하데스는 호시탐탐 왕좌를 노리는데∙∙∙.
제우스한테 불어닥친 또 다른 위기! 과연 제우스는 이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구매가격 : 9,6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