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태평양 이야기
도서정보 : 사이먼 윈체스터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23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미국과 중국은 왜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치하는가?”
지구 전체 면적의 1/3을 차지하는 태평양을 둘러싼 현대사 이야기
미국은 왜 원자폭탄 실험 장소로 태평양을 선택했는가? 중국은 왜 태평양 바다에 콘크리트 인공섬을 만들었는가? 아시아에서 제국주의는 어떻게 무너지기 시작했는가? 산호초의 탈색 현상과 앨버트로스의 멸종 현상은 왜 일어났는가? 이 책은 현대 태평양에서 일어난 역사, 문화, 정치, 환경의 주요 사건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한 사이에 그어진 38선의 시작과 북한의 독재 체제의 문제점, 바닷속 심해열수공의 발견과 태평양 자원의 개발, 원자폭탄 실험의 잔혹성, 트랜지스터라디오의 발명, 서핑의 역사와 유행 등 태평양이 품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10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 추천사
"사이먼 윈체스터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 박식한 인물은 저녁식사에 초대하기에 완벽한 손님이다" _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윈체스터 특유의 활력 넘치는 문체와 흥미롭고 폭넓은 주제는 책을 읽는 내내 독자를 즐겁게 한다." _퍼블리셔위클리
"태평양을 놀랍도록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윈체스터의 모든 작품과 마찬가지로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작가의 열정적인 연구와 훌륭한 분석이 이야기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준다." _커커스리뷰
◎ 출판사 리뷰
트랜지스터라디오에서 G2의 대립까지
현대 태평양에 관한 10가지 이야기
미국의 시인 로빈슨 제퍼스는 1955년 발표한 시 〈눈eye〉에서 태평양을 가리켜 “지구의 눈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라고 표현했다. 태평양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의 목격자라는 의미쯤 될까? 태평양은 1억 6,525만 제곱킬로미터의 드넓은 바다로, 지구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 광활한 바다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건과 역사가 펼쳐지며, 무수한 인간의 욕심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태평양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벌어지는 끔찍하고 탐욕스러운 사건의 목격자인 셈이다.
이 책은 1950년 이후 태평양과 그 주변 국가에서 발생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비키니섬에서 자행된 미국의 핵 실험(원자폭탄 실험)과 그로 인한 피해들, 유럽의 태평양 식민 시대의 종식 과정과 그 영향, 서양과 동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펼치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한반도의 분단 과정과 북한의 정치 체제 등 태평양을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뿐 아니라 트랜지스터라디오의 발명과 소니의 탄생, 서핑의 시작과 유행, 바닷속 새로운 세상의 발견, 폴리네시아 전통 항해술로 세계를 일주하는 배 등 다양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윈체스터는 이 주제들이 동양과 서양을 잇는 매개 역할을 하는 장면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와이에서 시작된 서핑과 일본에서 만들어낸 트랜지스터라디오가 서구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그들의 삶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그리고 서구의 식민 지배가 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과 소련에 의해 쉽게 그어진 38선으로 인해 한반도가 어떠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등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동서양의 연결점을 발견하게 된다.
"중국은 왜 한국의 사드(THAAD) 배치에 민감한가?"
태평양 해상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파헤치다
오늘날 태평양의 해상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열강, 특히 G2로 통하는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은 동아시아의 해상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항공모함 건조, 해군 확충을 비롯해 막대한 군비를 축적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해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공해전투’라는 새로운 군사 정책을 만들어냈다. 이제 미국은 세계의 화약고로 불렸던 중동 국가보다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더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해전투’는 육군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군과 공군의 기여도를 늘려 태평양 공해상에서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공해전투에서 활용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기지 중 하나가 현재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다. 그러니 한국에서 아무리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외쳐봤자 한국의 사드 배치가 미국의 공해전투의 일환이라면 중국으로서는 절대로 달가울 리 없다.
중국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2040년까지 해군 전력을 키워 태평양을 호령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고, 미국 역시 공해전투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무기를 늘려나갔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윈체스터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이 아시아의 특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알맞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단순히 중국의 해상 확장을 견제하고 막는 것이 아니라, 동양의 국가들이 태평양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윈체스터는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서양은 동양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지배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상대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동양과 서양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지구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동서양을 가운데 둔 태평양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장 큰 메시지다.
◎ 책 속에서
무기는 오전 8시 35분 정각에 폭발했고, 목격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쉭 하는 엄청난 소리가 나고, 물과 수증기와 방사능 응축 물질이 뒤섞인 지름 1.5킬로미터의 거대한 구체가 솟아올랐으며, 거울같이 잔잔했던 푸른 석호 주변에는 산산조각 난 산호와 진흙이 뒤범벅되어 흩뿌려졌다. 구체가 터지면서 1.6킬로미터 높이의 빈 기둥이 되어 상공으로 순식간에 치솟았는데, 포말과 산호 잔해가 구름을 생성해서 기둥 꼭대기를 덮고 있었다. 이때 기둥이 천천히 수면으로 내려오는 장면이 사진으로 남았는데, 이는 아직까지도 당대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사용된다. 핵폭탄에 마음을 사로잡힌 사람들(특히 미국의 젊은이들이 핵폭탄에 열광했다)의 침실에, 입술을 삐죽 내민 브리지트 바르도와 바람에 부풀어 오른 치마를 부여잡고 웃는 메릴린 먼로 포스터 옆에 붙여놓기 딱 좋은 사진이었다. 버섯구름은 만화영화에서 상투적으로 쓰이는 표현 방법이 됐다. 베이커가 터지고 나서 버섯구름이 그 모양 그대로 그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이를 소재로 삼아 만화영화 표현 기법을 더한 독창적인 작품이 여럿 나왔는데 그 중에서도 왕관 모양이나 콜리플라워 모양이 많았다. _ 77~78p.
군인 가문에서 태어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대째 군인으로 복무 중이던 본스틸은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장학제도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장학제도 중 하나다–옮긴이)으로 선정된 엘리트였다. 그는 커다란 미국지리학협회 지도 앞에 서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의 수도 서울까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선을 손가락으로 죽 그어 보였다. 본스틸은 두 도시가 모두 적도에서부터 37.5도가량 북쪽으로 떨어져 있다는 묘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는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동료 두 명(둘 중에 한 사람, 딘 러스크는 후에 존 F. 케네디대통령 재임 당시 국무장관으로 임명됐다)과 의견을 공유했다. 본스틸은 소련에 한국의 수도인 서울 바로 위쪽에서 확장을 멈추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이 북위 37.5도에 위치해 있으니까, “북위 38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되겠다.”고 본스틸은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러고는 지체 없이 연필을 들고 북위 38도에 아시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관통하는 직선을 그렸다. 이들은 마셜 장군에게 이 내용을 보고했다. _ 196~197p.
동서양 한가운데 자리 잡은 평화로운 폴리네시아의 존재는 어쩌면 이러한 우리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암시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지혜와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광대한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동양과 서양의 공존이 가능하고, 인종을 근거로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줬다. 어쩌면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아니면 아예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할 시기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오랜 정복과 지배의 시기에 막을 내린 태평양은 이제 더 이상 갈등과 충돌의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우리 앞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_ 568p
구매가격 : 18,400 원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하)
도서정보 : 박연선 / arte / 2017년 10월 1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여성 연대의 서사. ‘청년 담론’에서조차 배제당한 20대 여성들의 내밀한 상처를 어루만진다-김선영 TV평론가
성매매 스폰서와 데이트 폭력, 안락사 등 묵직한 이슈를 설득력 있게 다뤘다-이준범 기자
겪어보지 못한 일까지 공감하게 만드는 박연선 작가의 힘-정석희 칼럼니스트
여성이 주체가 되는 드라마가 나와서 너무 고맙다-한예리 배우
내 청춘의 단편이 오롯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박은빈 배우
2017년 8월 시즌2 방영!
이 시대의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동갑내기 과외하기〉 〈연애시대〉 〈화이트 크리스마스〉 박연선 작가 대본집!
◎ 도서 소개
다섯 명 중 한 명은 반드시, 아니 다섯 명 모두가 당신과 닮아 있을 것이다!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출간
2016년 전혀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삼각관계도, 신데렐라 코드도 없이 다섯 명의 여대생들이 한 집에서 살아간다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청춘시대1〉은 ‘현재의 20대를 가장 훌륭히 대변했다’, ‘인생작’,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젊은 층의 막강한 지지를 딛고 2017년 8월 시즌2를 방영하며 시즌제 드라마의 대열에 합류한 〈청춘시대〉 대본집이 아르테팝에서 출간된다. 〈청춘시대〉는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로, 여성들끼리 공생하며 생기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과 서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첫 방송 0.4%로 시작해 최종화 2.1%로 종편 사상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완성도가 뛰어나면 자극적 코드 없이도 시청률이 역주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청춘시대1 대본집』은 드라마, 영화, 소설까지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잘 쓰는’ 베테랑 박연선 작가의 첫 대본집이기도 하다. 박연선 작가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한 뒤 남녀노소가 감정이입했던 명품 멜로드라마 〈연애시대〉를 비롯, 드라마스페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8부작 〈화이트 크리스마스〉, 수많은 폐인을 양산한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 〈백야행〉 등을 집필했다.
“남자 출입금지, 남친 출입금지, 남사친 출입금지”
남자보다 뜨거운 여자들의 우정이 온다!
당신이 상상했던 그 이상의 극사실주의 셰어하우스
리얼심리 상처 치유 드라마 〈청춘시대〉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 같고 그래도… 이럴 필욘 없잖아!” -소심이 유은재
“뭐… 이놈이든 저놈이든 명심해? 섹스할 땐 콘돔 장착!” -모태솔로 음담패설러 송지원
“그 사람을 좋아해도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좋아하니까. 너무 너무 좋아하니까….” -연애 호구 정예은
“쉽게 사는 게 나쁜 걸까? 힘들 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 걸까?" -외모 센터 강이나
“넌… 내가 싫은 거냐? 내 가난이 싫은 거냐?”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
벨 에포크에 사는 다섯 여자는 ‘죽음’이라는 화두와 함께 다시없을 청춘을 보낸다. 강이나 곁을 맴돌던 중년 남자 오종규의 정체는 강이나와 함께 사고를 당했다가 호수에 빠져 죽은 아이의 아버지였다. 강이나는 오종규와의 일을 통해 자신이 스폰서 생활을 하며 삶을 스스로 망가트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윤진명은 레스토랑 매니저의 성적인 거래를 거부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도둑 누명을 쓰고, 식물인간 동생의 병원비 때문에 진 빚까지 갚고 나서는 자살할 마음을 먹는다. 한편 정예은은 나쁜 남자 고두영과 헤어지고 암 환자의 심리와 유사하다는 실연의 5단계, 거부, 분노, 우울, 타협, 수용을 차례차례 밟아나가지만 왜인지 고두영은 여전히 정예은 주변을 얼쩡거린다. 평온하던 유은재조차 보험조사관이 아버지 시신을 부검하겠다고 말한 뒤로 안절부절못하자, 송지원은 이 모든 사건이 ‘신발장에 귀신이 산다’는 자신의 거짓말 때문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드는데….
살아 숨 쉬는 캐릭터, 심금을 울린 명대사, 한 편의 시와 같은 에피소드
‘보는 맛’과는 또 다른 ‘읽는 맛’을 극대화하다!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은 ‘읽는 맛’이 남다른 박연선 작가의 대본을 지면에 맛깔나게 살려냈다. 각 회의 타이틀에 맞춰 영상으로 표현되었던 오프닝 시퀀스를 눈앞에 되살아날 듯 유려한 지문으로 읽을 수 있다. 심금을 울린 명대사와 내레이션뿐 아니라, 드라마에 나타나지 않았던 인물의 속마음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배경음악, 날씨, 인물의 옷차림과 화장, 벨 에포크의 공간 디자인까지 다방면에 걸쳐 섬세하고 치밀하게 창조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대본으로, 영상의 ‘보는 맛’을 넘어 글로 ‘읽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 책 속에서
강이나 (깔깔 웃으며) 남자들은 진짜 단순해요. 꼬실 땐 정식, 코스 막 사주면서, 헤어질 땐 꼭 짜장, 짬뽕. 횟집 가면 동태탕이야. (다시 한 번 깔깔 웃는다) ….
오종규 (맞은편에 앉아 술을 홀짝인다) ….
강이나 하긴. 비즈니스니까. 그게 더 깔끔하긴 해요.
오종규 그럼 이제 애인이 두 명인가?
강이나 응, 한 명 더 구해야 돼요. (말을 돌린다) 근데 아저씬 왜 나한테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 안 해요?
오종규 나? (피식)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만큼 잘난 인생도 아니구….
강이나 (턱을 괴고 물끄러미 오종규를 바라본다) ….
오종규 (강이나의 시선을 모르는 척 술을 마신다) ….
강이나 아저씨 뭐 하는 사람이에요?
오종규 ….
강이나 나이가 나이니까 결혼은 했을 텐데 왠지 홀애비 냄새가 나는 거 같고… 주말 부부? (손뼉을 딱 치며) 이런 거 어때요? 서로 궁금한 거 하나씩 물어보기.
오종규 (순간 매서워진 눈빛을 숨긴다) ….
강이나 나부터! 애인이나 부인 있어요?
오종규 (고개를 흔든다) ….
강이나 에, 왜요?
오종규 내 차례 아닌가?
강이나 (맞다. 어서 하라고 손짓한다) ….
오종규 (뭐부터 물어봐야 할까…. 지나치게 신중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가씨는 왜 그렇게 살어?
강이나 (휴지를 툭 던진다) 뭐야? 좀 전하고 말이 다르잖아요.
오종규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냥…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싶어서….
강이나 흐음… 뭐 설명하기는 좀 힘든데…. (생각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넌다고 쳐봐요. 초록 불에 건너죠. 손까지 들구, 조심조심. 그치만 음주운전하는 놈이랑 부딪치면 끝장나요. 안 그래요? 내 얘기는 그러니까… 인생 어느 골목에서 뭔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뭐 하러 열심히 사냐는 거예요. 막 사는 게 최고예요. 난요. 10년 만기 적금 붓는 사람이 제일 신기해요. 10년 후에도 자기가 살아 있을지 어떻게 안대요? 안 그래요? 이제 내 차례죠? (별거 아닌 것처럼) 아저씨, 그날 왜 울었어요? (그림자놀이 흉내 내며) 이거 하면서….
오종규 (들킨 줄 몰랐다. 당황스럽다) …아… 울었다기보다… 어, 그냥… 창피하게…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강이나 옛날 생각 뭐요?
오종규 딸하고 놀던… (강이나가 묻기 전에) 죽었어.
강이나 (잠깐 할 말을 잃는다) 어…… 아저씨 차례예요.
오종규 (술을 한 모금 마신다) 아까 같은 생각… 인생 언제 어떻게 잘못될지 모른다던 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지? 아직 한참 젊은데….
강이나 (생각해본다) 어…. (가볍게) 사실은요. 나 텔레비전 나온 적 있어요. 신문에도 나고…. 고등학교 때 놀러갔다가 죽을 뻔했거든요. 남들은 죽다 살아나면 인생이 소중해진다는데… 난 아니더라구요. 뭘 해도 현실감이 안 생기고. 미래니 장래 희망이니 웃기지도 않고, 공부도 하기 싫고…. 뭐, 공부는 그전부터 하기 싫었지만. (웃는다) ….
-7회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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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30. 별장 거실(밤)
불이 켜진다. 매니저가 슬리퍼를 신는다. 윤진명에게도 슬리퍼를 건네준다. 신발장에 어린이용 슬리퍼가 보인다. 뽀로로다. 윤진명이 현관에 우두커니 서 있다.
매니저 (와인을 따다가) 뭐 해? 들어와?
윤진명 (뽀로로 슬리퍼를 보고 있다) ….
매니저 (직접 와서 윤진명의 손을 잡아끈다) 왜 이래? 여기까지 와서 촌스럽게….
윤진명 뽀로로네요.
매니저 (윤진명이 뭘 말하는 건지 본다) 아….
윤진명 (손을 뺀다) 저거 우리 집에도 있었어요.
매니저 그래? 흔한 거잖아.
윤진명 그러니까요. 흔한 거죠. 별것도 아닌 거…. 생각해보면 나랑 그렇게 다른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게 어렵고, 겁먹고…. (매니저를 똑바로 본다) 마치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사람한테도 가위가 눌리나 봐요.
매니저 (윤진명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윤진명 가위 눌렸었다구요. 매니저님한테….
매니저 무슨 소린지…. 서서 이럴 거야?
윤진명 할 얘기 있으면 여기서 듣겠습니다.
매니저 (강압적으로) 중요한 얘기를 어떻게 서서 하나? 이제껏 내 얘기 뭐 들었어? 네가 내 사람인지 아닌지 허심탄회하게….
윤진명 (말 끊는다) 매니저님의 사람이란 게 뭔데요? 이런 데서 단둘이 술 마시는 거요? 그런 거라면 저는 매니저님의 사람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
매니저 너 아직… 덜 절박하구나.
윤진명 아뇨, 절박합니다. 절박하니까 가위에 눌리고, 절박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겠죠.
매니저 ….
윤진명 하실 말씀 없으면 돌아가겠습니다.
-7회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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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재 예은 선배는 왜 그런 연애를 하나 몰라요.
송지원 (흘깃 본다) ….
유은재 얼굴도 예쁘고 애교 많고 잘 웃고… 더 좋은 남자 만나면 좋을 텐데….
송지원 예은이 언니 얘기 모르지?
유은재 예은 선배, 언니 있어요?
송지원 어, 지금 독일에 유학 가 있는데 엄청난 수재래. 어려서부터 뭐… 장난 아니었대. 올해 박사 따면 우리나라 최연소라는데….
유은재 (감탄한다) 아… 몇 살인데요?
송지원 예은이랑 동갑. 쌍동이야.
유은재 에, 진짜요? 예은 선배 쌍둥이였어요?
송지원 이란성인데 얼굴도 그쪽이 훨씬 이쁘대. 키도 크고. 얼굴도 예뻐. 공부도 잘해. 쌍둥이가 그래버리니까 뭐, 어려서부터 좀 치였겠냐? 모든 관심이 그쪽으로 쏠린 거지. 예은이가 죽을 둥 살 둥 해봐야 넘사벽인 거구. 그런 상황에서 자존감이 싹트겠냐?
유은재 (고개까지 끄덕인다) 그렇죠….
송지원 자존감 없는 애들이 연애 잘못하면 그렇게 되는 거야.
유은재 아… 예은 선배는 되게 좋은 집에서 되게 행복하게 자란 줄 알았는데….
송지원 (한숨 쉰다) 그러니까 말이다….
유은재 안됐다…. (하다가) 이상하다. 예은 선배 외동딸이랬는데…
송지원 (어쩔까 하다가 씨익 웃는다) ….
유은재 뭐예요? 거짓말한 거예요? 선배 진짜… 왜 그런 거짓말을 해요?
송지원 (진지한 얼굴로 쓰윽 보며) 너 방금 내 얘기 듣고 예은이가 그럴 만도 하다 싶었지?
유은재 ….
송지원 그러니까 내말은…. 내 얘기가 정답은 아니라도 사람마다 죄다 사정이란 게 있다는 거야. 그 사정 알기 전까진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안 된다는 거구… 예은이뿐만 아니라 강 언니도 그렇구, 윤 선배도 그렇구, 너만 해도 그런 거 하나쯤은 있을 거 아니야. 남들은 도저히 이해 못 해도 너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어떤 거.
-8회 희망, 그 빌어먹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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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76. 화단 턱(밤)
저 멀리 토사물이 보인다. 정예은이 혼자 앉아 있다. 강이나가 물과 물티슈를 사 가지고 왔다. 정예은이 입을 헹군다. 강이나가 물티슈로 오물을 닦아준다.
강이나 그 새끼들 질 나쁜 걸로 유명하대. 분명히 술에 뭐 탔을 거야. 그러니까 너 같은 범순이가 발정이 났지.
정예은 상관없어.
강이나 상관없어? 진짜? 너 진짜 원나잇할라 그랬어?
정예은 응.
강이나 (어이없다) ….
정예은 넌 그러고 다니잖어.
강이나 ….
정예은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그런 네가 좋다는데… 나는 그러면 안 돼? (눈물이 차오른다)
강이나 (외면한다) 바보야. 그 새끼들이 원나잇 정도로 끝내는 줄 알어? 네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돈단 말야. 문란도 좀 봐가면서 하는 거지….
정예은 뭔 상관이야? 이미 다 망가졌는데….
강이나 웃기시네. 넌 기스도 안 났어. 나에 비하면.
정예은 (울먹인다) 난 네가 싫어.
강이나 (한숨 쉬며) 나도 너 싫다.
정예은 네가 젤 나뻐.
강이나 니예니예. 그런 걸로 합시다.
정예은 차라리 네가 잘못한 거였으면 좋겠어. 네가 꼬리 친 거면 좋겠어. 그럼 너만 미워하면 되잖아. 그럼 덜 비참하겠어. 내가 좋아한 남자가 그것밖에 안 되는 놈인 것보다는….
강이나 (마음이 짠하다) 아, 병신… 널 어떡하면 좋냐?
-8회 희망, 그 빌어먹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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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재 (결국) 저기… 무슨 일로….
보험조사관 아… 저기… 그게… 저희 회사가 이번에 자체 조사를 했는데…. (숫자가 나올 때마다 움찔움찔 손가락을 펴 보이며) 그게 한 사람이 10년 동안 세 번 이상 보험금을 받았을 때… 그걸 다시 조사하라고 그래서… 안정희 씨… 그러니까 유은재 씨 어머니가 그 경우에 해당돼서…. (땀을 닦는다) 죄송합니다.
유은재 예? 뭐가요?
보험조사관 아뇨, 그게… 그냥 이 상황이…. 금방 끝내겠습니다. (수첩을 찾는데 긴장해서 원하는 페이지가 안 나온다)
유은재 (상대적으로 느긋해진다. 물을 천천히 마신다) ….
보험조사관 그러니까 7년 전 유동범 씨… 아니 씨는 빼고 유동범 군… 그러니까 오빠 되시는 분이 돌아 가셨을 때는 가게가 잘 안됐을 때구… 4년 전에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는 거액의 채무 관계가…. (유은재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다) 그래서… 그게… 그러니까…. (차를 마셨다가 뜨거워서 혼자 소란을 피운다) ….
유은재 (휴지를 집어준다) ….
보험조사관 이번에 조사하다가 새로 알게 된 건데… 17년 전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유은재 시어머니요?
보험조사관 아, 그러니까 엄마의 시어머니, 유은재 씨 할머니죠. 할머니…. 유은재 씨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보험금을 수령했더라구요.
유은재 저는 잘….
보험조사관 그렇죠. 모르시죠. 두 살 때니까… 세 살 땐가…. (혼자 손가락을 꼽아보는데) …
유은재 저기….
보험조사관 예.
유은재 그래서 저한테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 건지….
보험조사관 잘 모르시겠죠? 그런 말 많이 들어요. 하하… 제가 말이 두서가 없어서…. 그러니까 그게… 이번에 새아버지가 교통사고 났잖아요.
유은재 얼마 안 다치셨는데요.
보험조사관 아, 그렇죠. 천만다행으로… 천만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도 교통사고였죠?
유은재 (테이블 위에 놓았던 손을 밑으로 숨긴다) ….
보험조사관 사고 장소가… 어떻게 이런 데서 사고가 났나 싶게… 커브길이긴 했지만 탁 트인 데다가…. 사고가 날 만한 데가 아닌데…. 혹시 가보셨어요?
유은재 …아뇨.
보험조사관 아, 안 가보셨구나…………. (불쑥)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
유은재 예?
보험조사관 (또 혼자 당황해 횡설수설한다) 아니… 그게… 엄마를 따르자니 아빠를 배신하는 거 같고… 엄마를 믿자니 아빠가 억울할 거 같고…….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인 것처럼………. 근데요. 유은재 씨 앞으로도 거액의 보험이 들어 있던데… 그거 알고 있었어요?
유은재 (몰랐다. 표정을 숨기면서 차를 마신다) ….
-9회 제자리에 서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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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영 (정예은 입꼬리의 물을 닦아주고, 김밥을 입에 넣어주려 한다)
정예은 (고개를 홱 돌려 피하며 단호히) 뭐 하는 거야?
고두영 배 안 고파? ‘아’ 해.
정예은 누가 김밥 먹고 싶대? 이 상황에서 김밥이 넘어가?
고두영 싫어? 그럼 먹지 마. (혼자 먹는다) ….
정예은 (혼자 김밥을 먹는 고두영을 본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
고두영 (그러든 말든 맛있게 김밥을 먹는다. 가끔 정예은과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 ….
정예은 내가 헤어지자고 해서 그래? 솔직히 오빠 나랑 헤어지고 싶어 했잖아. 나랑 사귀면서도 한눈팔았잖아. 강이나한테 집적거린 거… (말하다 보니 자존심 상한다) 나 그거 알고 있었어. 내가 알고 있다는 거 오빠도 알고 있었지?
고두영 (정예은을 빤히 보며 김밥을 먹는다. 이 상황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김밥 씹는 소리가 경쾌하다) ….
정예은 잘 생각해봐. 오빠 솔직히 나 안 좋아했어. 이럴 만큼 나 안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이러지 마. 응?
고두영 (단무지를 씹는다. 단무지 씹는 소리는 더 경쾌하다) ….
정예은 (대꾸 없는 고두영에게 화가 난다) 그럼 따져봐. 오빠는 이제까지 나한테 몇 번 헤어지자고 했어? 세 번? 네 번? 잠수 탄 거까지 하면 수십 번이야. 오빠는 헤어지자고 해도 되고. 난 안 돼? 왜 안 돼?
고두영 (물을 마신다)
정예은 (냉정하게) 오빠, 이러지 마. 그래도 우리 한때는 좋아했잖아. 서로 사랑했잖아. 이런 식으로 끝내진 말자. 오빠, 이거 풀어줘.
고두영 (혀로 이빨사이에 낀 것을 빼낸다) ….
정예은 (짜증 난다) 이거 풀어줘!! 풀으라구!! 이래서 뭘 어떡할 건데? 뭐가 어떻게 되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진짜? 내 얘기 듣고 있어? (소리 지른다) 뭐냐고, 이게!!!!!!!!
고두영 (접착테이프를 붙인다. 정예은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왜 비웃었어?
정예은 ….
고두영 (먹은 자리를 치우며) 저번 날에 너네 학교 앞에서… 내 옆을 지나가면서 너 나 비웃었지?
정예은 (말은 못 하게 됐고 고개를 흔든다) ….
고두영 (조근조근 말한다) 그래. 사귀다가 헤어질 수도 있어. 결혼했다가 이혼도 하는데 뭐….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라는 게 있는 거야. 안 그래? 그래. 우리 한때는 좋아했던 사람인데 사람을 그런 눈으로 보면 안 되지. 하긴, 너 나랑 사귈 때도 속으로 나 비웃었잖아. 너보다 후진 대학 다닌다고. (정예은을 향해 서서히 얼굴을 들이댄다) 내가 아무리 뭣 같애도 그럼 안 되지. 네가 뭔데 날 비웃어? (귀에 대고 갑자기 버럭) 어?
정예은 (튀어오를 듯 놀란다) !!!
-11회 알고 보면 모두가 특별한 사연들
구매가격 : 11,200 원
착각 탐정단 3
도서정보 : 후지에 준 / 을파소 / 2017년 10월 1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당신의 뇌는 벌써 속았다★
그렇다면…… 착각 탐정단이 나설 때!
교과연계: 과학 4-2 03. 거울과 그림자, 6-1 03. 빛의 굴절
교과연계: 미술 4 관찰하기 / 탐색하기, 6 시각적 특징 발견하기 / 이미지의 의미 찾기
◎ 도서 소개
반짝이는 눈동자의 저주를 풀어라!
착각 탐정단 ★ 대반전
그림자 연극 수업에 참가한 강현우와 친구들은
갑자기 수상한 아저씨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른 채 위기에 처한 착각 탐정단은
점점 더 거대한 음모 속으로 빠져 드는데…….
이번 사건을 해결할 열쇠가 그림자 속에 있다고!?
흥미로운 착시의 세계와 함께 미스터리를 풀어 보자!
절대 눈에 보이는 대로 믿지 말 것!
착시의 원리를 밝혀 사건을 해결하는 착각 탐정단
우리의 눈과 뇌는 왜 실제와 다르게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걸까요? 알고 있더라도 속을 수밖에 없는 착시. 바로 이 착시 트릭을 풀어 마을의 사건사고를 해결하는 어린이 탐정단이 등장했습니다! 에임스의 방, 비탈길 착시, 카페 벽 착시 등등 착각 탐정단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착각 ․ 착시 트릭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합니다.
초등학교 과학 및 미술 등 여러 교과들과 연계되어 있는 지식과 함께 수수께끼를 풀고, 다양한 착시를 경험하는 특별한 추리 동화는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따라 읽는 것만으로 착시와 추리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평범하게 보아 넘기던 주변 세상에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열린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착각 탐정단의 활약을 통해 독자들은 교과서에선 가르쳐 주지 않은 소중한 배움을 경험할 것입니다.
다른 줄 알았는데 똑같다,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
착각은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어!
학예회에서 그림자 연극을 공연하기로 한 착각 탐정단 단원 강현우, 윤지민, 한수지, 오만수는 미술관에서 열리는 그림자 연극 교실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그림자 연극 동아리 ‘빛과 그림자’ 소속 최한기와 유민아에게 그림자 연극을 배운 것을 계기로 친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술관에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 둘이 유민아를 찾아 들이닥칩니다. 두 사람은 유민아가 자기네 회사의 비밀문서를 훔쳐갔다며, 잡히면 가만 안 두겠다고 단단히 벼릅니다. 착각 탐정단 단원들은 일단 민아가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착해 보이던 유민아가 도둑질을 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수상한 남자들의 주장이 맞는지, 조사를 해 보기로 합니다.
한편, 인기 배우 김지훈은 착각 탐정단에게 조만간 번쩍이는 눈알의 저주가 내릴 것이란 예언을 하는데……. 번쩍이는 눈알이라니? 또 저주라니? 안 그래도 갈 길이 먼 착각 탐정단은 눈알 귀신의 저주까지 풀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과연 착각 탐정단은 유민아를 둘러싼 의혹과 자신들에게 닥친 저주를 풀 수 있을까요?
2017 볼로냐 라가치상 특별상 수상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신작
이 책의 그림은 현재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요시타케 신스케가 맡아 귀여운 착각 탐정단의 활약을 귀여운 필치로 표현했습니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 《이유가 있어요》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통해 친숙해진 그의 재치있고 섬세한 일러스트는 독자들을 한층 더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 책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윤곽 착시, 카페 벽 착시, 에임스의 방 등 책에 소개된 다양한 착시 자료를 실제로 재고 비교해 보다 보면 어느덧 독자들은 착시와 추리의 세계에 푹 빠질 것입니다.
★당신의 뇌는 벌써 속았다★
그렇다면…… 착각 탐정단이 나설 때!
교과연계: 과학 4-2 03. 거울과 그림자, 6-1 03. 빛의 굴절
교과연계: 미술 4 관찰하기 / 탐색하기, 6 시각적 특징 발견하기 / 이미지의 의미 찾기
◎ 도서 소개
반짝이는 눈동자의 저주를 풀어라!
착각 탐정단 ★ 대반전
그림자 연극 수업에 참가한 강현우와 친구들은
갑자기 수상한 아저씨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른 채 위기에 처한 착각 탐정단은
점점 더 거대한 음모 속으로 빠져 드는데…….
이번 사건을 해결할 열쇠가 그림자 속에 있다고!?
흥미로운 착시의 세계와 함께 미스터리를 풀어 보자!
절대 눈에 보이는 대로 믿지 말 것!
착시의 원리를 밝혀 사건을 해결하는 착각 탐정단
우리의 눈과 뇌는 왜 실제와 다르게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걸까요? 알고 있더라도 속을 수밖에 없는 착시. 바로 이 착시 트릭을 풀어 마을의 사건사고를 해결하는 어린이 탐정단이 등장했습니다! 에임스의 방, 비탈길 착시, 카페 벽 착시 등등 착각 탐정단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착각 ․ 착시 트릭을 활용해 사건을 해결합니다.
초등학교 과학 및 미술 등 여러 교과들과 연계되어 있는 지식과 함께 수수께끼를 풀고, 다양한 착시를 경험하는 특별한 추리 동화는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따라 읽는 것만으로 착시와 추리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평범하게 보아 넘기던 주변 세상에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열린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착각 탐정단의 활약을 통해 독자들은 교과서에선 가르쳐 주지 않은 소중한 배움을 경험할 것입니다.
다른 줄 알았는데 똑같다,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
착각은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어!
학예회에서 그림자 연극을 공연하기로 한 착각 탐정단 단원 강현우, 윤지민, 한수지, 오만수는 미술관에서 열리는 그림자 연극 교실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그림자 연극 동아리 ‘빛과 그림자’ 소속 최한기와 유민아에게 그림자 연극을 배운 것을 계기로 친해지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술관에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 둘이 유민아를 찾아 들이닥칩니다. 두 사람은 유민아가 자기네 회사의 비밀문서를 훔쳐갔다며, 잡히면 가만 안 두겠다고 단단히 벼릅니다. 착각 탐정단 단원들은 일단 민아가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착해 보이던 유민아가 도둑질을 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수상한 남자들의 주장이 맞는지, 조사를 해 보기로 합니다.
한편, 인기 배우 김지훈은 착각 탐정단에게 조만간 번쩍이는 눈알의 저주가 내릴 것이란 예언을 하는데……. 번쩍이는 눈알이라니? 또 저주라니? 안 그래도 갈 길이 먼 착각 탐정단은 눈알 귀신의 저주까지 풀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과연 착각 탐정단은 유민아를 둘러싼 의혹과 자신들에게 닥친 저주를 풀 수 있을까요?
2017 볼로냐 라가치상 특별상 수상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신작
이 책의 그림은 현재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요시타케 신스케가 맡아 귀여운 착각 탐정단의 활약을 귀여운 필치로 표현했습니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 《이유가 있어요》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통해 친숙해진 그의 재치있고 섬세한 일러스트는 독자들을 한층 더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 책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윤곽 착시, 카페 벽 착시, 에임스의 방 등 책에 소개된 다양한 착시 자료를 실제로 재고 비교해 보다 보면 어느덧 독자들은 착시와 추리의 세계에 푹 빠질 것입니다.
구매가격 : 8,800 원
세 명의 사기꾼
도서정보 : 스피노자의 정신 / arte / 2017년 10월 1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세계 3대 종교에 직격탄을 날린 ‘17세기 비밀출판물’
베일에 가려진 저자, 희대의 금서! 17세기 자유사상가들을 열광시킨 지하수사본
종교는 사기술이다!
“예수는 마호메트보다 나은 점이 없고, 마호메트는 모세보다 나은 점이 없고, 그 셋 모두 공자보다 나을 것이 없다.
실은 그 모두가 사기꾼에 불과하다!” —사드
◎ 도서 소개
베일에 가려진 저자, 희대의 금서!
17세기 자유사상가들을 열광시킨 지하수사본
세계 3대 종교에 날리는 직격탄
“종교는 사기술이다!”
이 책은 17세기 비밀출판물 가운데 가장 악명 높은 금서다. 세계 3대 종교의 본질에 과감하게 직격탄을 날린 괴문서로 당대 다양한 형태의 수사본으로 한정된 부수만이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통되었다. 실제 저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쟁이 끝없이 이어졌고 오늘날까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저자에 대한 온갖 추측과 연구가 난무한 가운데, 스피노자의 사상체계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는 점을 들어,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추종자일 것이라는 것밖에는 밝혀진 것이 없다.
이 책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는 당대 스웨덴 제일의 지성적 군주 크리스티나 여왕이 이 문헌을 구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했으나 소문만 무성할 뿐, 한 부라도 구해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통념으로 볼 때 지독하리만치 끔찍한 신성모독과 엄청나게 전복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핵심은 세상의 모든 종교는 사기꾼들에 의해 정교하게 조작된 거짓일 뿐이며,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민중을 폭압하는 목적으로 운영된다는 주장이었다. 초긴장 상태의 파리경찰이 직접 나서 이 책을 유통시키는 서적상을 일제 검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1712년 자유의 나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이 문헌은 최초로 『스피노자의 정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세 명의 사기꾼’이란 제목은 문헌이 정식 활자화되기 이전부터 소문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이한 수사본에 갖다 붙여진 속칭인 셈이다.
자유사상가 볼테르도 놀란 신성모독적 발언
이 문헌의 과격성과 대범함이 일찍이 볼테르조차 기겁을 하게 만들었을 정도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있다. 볼테르는 「‘세 명의 사기꾼’이라는 책의 저자에게 부치는 서한시」에서, 기독교적 유일신론에 대해 문제의 저자가 내뱉는 지독한 신성모독적 발언들에 경악한 나머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명언을 남긴다.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만들어내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너무도 유명한 볼테르의 이 명언은 다름 아닌 이 책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사드 역시 이 문헌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있다.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에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설교자여, 어서 이성을 되찾게나. 자네의 예수는 마호메트보다 나은 점이 없고, 마호메트는 모세보다 나은 점이 없으며, 그 셋 모두 공자보다 나을 것이 없는 존재들이지. 그나마 공자는 나머지 세 명이 정신나간 소리를 해대는 동안 몇 가지 괜찮은 삶의 원칙들을 구술했으니까. 하지만 그 모두가 실은 사기꾼에 불과하네. 철학자가 가소롭게 여겼는가 하면, 천민들은 곧이곧대로 믿었고, 당국이 나서서 의당 목을 매달았어야 할 그런 존재들.”
자유의지의 원동력이자 무신론 철학의 고전!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모세, 예수, 마호메트 이 세 사람은 사기꾼이다. 저자는 이들 종교에 대해 인민의 억압에 기여하는 허상임을 논리정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성서의 내용과 역사적 사실을 동원한 치밀한 예증을 거침으로써 오늘날 보아도 생생한 설득력과 위트 또한 갖추고 있다. 계몽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본 종교의 모습과 근대초기 이성의 성립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문헌학적 역사학적 가치도 두루 지닌 자료이기도 하다.
이 문헌은 무신론 철학의 고전이자 인문정신의 토대를 만든 최초의 문헌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지지했던 디치킨스 (『만들어진 신』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신은 위대하지 않다』저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합친 말)의 ‘합리적인 주장’의 원류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에 의지하고 미신과 정념에 사로잡혀 억눌려 있던 이성의 힘을 해방시켜, 신과 종교라는 무지몽매한 믿음에서 풀려나 ‘이성의 담지자'로서 인간을 재정의하자는 것이다.
이 책은 가정, 지역, 나라에 만연한 종교적 가치에 아무 의구심 없이 길들고 받아들이는 상황을 ‘합리적 이성’으로 의심해보자고 주장한다. 우리가 이해하는 신과 종교에 대한 믿음이 진실인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마음이 투영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역사적 고증, 성서 구절을 들어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과격한 신성모독적 발언 때문에 이 책의 목적이 이 세상 모든 종교와 그들의 신을 부정하고 비방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저자의 논리와 합리적 의심을 따라가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진짜 목적은 다음과 같다.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맑은 정신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종교를 직시하여 타 종교인들이 비방할 구실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신의 본질과 종교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3백 년 전에 작성된 문헌이지만, 이 속에 담긴 지혜와 자유의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 책 속에서
신이란, 한 마디로 자연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신을 마치 인간처럼 어떤 욕망과 목적을 추구하는 존재로 보기에, 그와 같은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자연에는 필연성만 있을 뿐 어떤 목적성도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곧 신의 속성과 일치한다. 결국 선악이라는 개념도 신의 속성에 대한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했을 따름이다.(14쪽)
기독교도의 계율에 대해 말하자면 원본은 온데간데없고 사본들만 그것도 이것저것 제각각인 문헌에 근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초자연적인 내용들, 즉 불가능한 현상들만 그득할 뿐인 그 책에서는 선행과 악행에 대해 돌아온다는 보상과 징벌도 오로지 내세와 관련된 것이어서, 이승에서는 그 기만(欺瞞)이 폭로될 리 없게끔 해놓았다. 이미 저세상으로 간 사람이 사실 여부를 전달해주러 다시 이승으로 돌아올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57쪽)
신성과 직접 교류한다는 명목 아래, 그는 대중으로부터 존경과 무한한 복종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무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면 제아무리 유능한 통치자였다 해도 완전한 복종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무력을 동반하지 않은 속임수가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실제로 그가 교묘히 복속(服屬)하게 만든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엔, 그의 가식을 알아볼 만큼 깨어 있고, 정의와 평등의 번드레한 허울 너머 그가 권세와 잇속을 챙긴다며 노골적인 비난을 던질 만큼 용기 있는 자들도 있긴 했다. 요컨대 절대권자의 권위라는 것이 혈통의 문제인 만큼, 그걸 참칭(僭稱)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는 주장 말이다. 요컨대 모세는 종족의 아버지가 아니라 압제자일 뿐이라는 얘기다.(73쪽)
예수 그리스도가 철학자나 지식인들을 자기 사도로 절대 임명하지 않은 것은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그는 자신이 내세우는 계율이 보편적 양식(良識)과는 정반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토록 여러 군데에서 학자들을 노골적으로 탄핵했고, 자신이 말하는 왕국으로부터 배척했으며, 오로지 지력이 박약한 자들과 단순한 사람들, 어리석은 자들만을 받아들였던 것이다.(93쪽)
예수 그리스도를 논할 때, 일반 철학자들과 구별되는 그만의 독특한 윤리에는 두 가지 문제가 눈에 띈다. 하나는, 그의 윤리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하고 자연에 반하는 사항들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자기 자신을 미워하라느니, 원수를 사랑하라느니, 사악한 자들에게 저항하지 말라느니 하는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바로 자기 제자들과 추종자들같은 거지와 떠돌이들이 무사히 연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윤리가 아니냐는 점이다. 실제로 그 속에는 부자들의 인색함에 대한 저주가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96쪽)
세상 여러 종교들은 서로 다른 점 또한 여럿 가지고 있다. 각자 고유한 조항들을 갖추고 있고, 그것들을 통해 서로를 구분하는 가운데, 서로 더 잘나고 서로 더 진짜임을 내세우면서, 트집을 잡아 비난하고 결국은 상대를 무조건 단죄하여 거부하는 것이다.(141쪽)
실제로 유대인들이 제멋대로 인용하는 “사람은 신의 이름으로 모든 악행을 저지른다(in nomine Domini committitur omne malum)”라는 속담이야말로, 교황 레오가 황제 테오도시우스를 상대로* 내뱉었다는 다음의 비난 발언 못지않게 진실이다. “지금은 제각각 자기 탐욕에 맞추어 종교를 끌어다 사적인 일들을 마구잡이로 처리하고 있다.”(176쪽)
신은 극히 단순한 존재이거나 무한정한 외연(外延) 자체로서 자신 안에 포함되는 모든 것과 닮아 있다. 말하자면 그냥 물질 자체가 되겠는데, 결코 정의롭지도 자비롭지도 않거니와 그렇다고 질투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신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결론적으로 벌을 내리는 존재도, 보상을 해주는 존재도 아니다.(182쪽)
신이 보기에 아름답되 추하지 않으며, 선하되 악하지 않으며, 완전하되 불완전하지 않은 것이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 신은 항상 칭송받길 원하고, 기도와 사랑, 흠모의 대상이길 바라며, 인간의 말과 행위에 반응해 사랑과 증오를 느끼는가 하면, 요컨대 다른 어떤 피조물보다 인간을 더 많이 염두에 두신다는 발상. 이런 모든 변별적인 사고는 오로지 협소한 정신력이 만들어낸 순전한 상상일 뿐 그밖에 아무것도 아니다. 무지가 그런 것들을 만들어냈고, 이기심이 그것을 부추길 따름이다.(183쪽)
자신의 이성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천국이든 지옥이든 영혼이든 신이든 악마든 결코 보통 사람들이 떠드는 식으로는 믿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거창한 단어들은 하나같이 대중의 눈을 멀게 하고 겁을 주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진 것들이다.(184쪽)
악마와 지옥에 대해 말하면서 정말로 우리에게 얘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가? 신이란 전능하고 신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는 거라면, 악마가 신을 증오하고 저주하며 신의 친구들을 앗아가 버리는 일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 그런 일들에 신이 동의를 한 것일까, 아닐까? 만약 동의를 한 거라면, 악마는 신을 저주함으로써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것일 뿐이다. 악마가 무엇을 행해도 신이 원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기에, 결국 신을 저주한 건 악마가 아니라 신 자신이며 단지 악마의 입을 빌렸을 뿐일 텐데, 정말이지 내 생각엔 얼토당토않은 얘기일 수밖에 없다.(212쪽)
구매가격 : 14,400 원
마법천자문 40
도서정보 : 김성재, 올댓스토리 / 아울북 / 2017년 10월 12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기억을 되찾은 검은마왕!
잃었던 기억의 진실이 밝혀진다!
마법천자문 40권
고와라! 고울 선 鮮!
◎ 40권 소개
자연에서 빛의 기운을 가득 채운 마법천자문은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손오공과 흑룡이 거대한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한편 과거의 기억을 되찾은 검은마왕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마법천자문 바로 밑, 지상에 거대한 구멍으로 빨려 들어간 손오공과 흑룡은 어딘가로 떨어져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리고 이들 곁에 괴물이 나타난 손오공을 들어 올려 입을 쩍 벌리는데, 그 순간 꽃미남 요정이 나타나 오공의 목숨을 구한다. 그는 오공에게 이곳은 암흑계이며, 곧 괴물들이 몰려올 테니 자신에게로 건너오라 이른다.
한편, 마법천자문이 신들의 땅에 오르자 암흑계에 ‘신들의 통로’가 열리고, 이제 암흑상제는 암흑계를 벗어나 자신이 부활한 장소인 신들의 땅으로 향한다. 부활을 코앞에 둔 암흑상제! 그러나 손오공은 예기치 않게 암흑계로 빠져버리고, 삼장은 계속해서 여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과연 암흑상제의 부활을 막을 수 있을까? 마법천자문 40권에서 확인해 보세요.
◎ 저자 소개
글 올댓스토리
영화, 방송, 공연, 출판 등 각종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스토리텔러들이 만든 기업입니다. 주요 작품으로는『깨미』, 『알포』 등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써라』, 『스틸 레인』 등의 도서, 『LG』, 『코오롱』, 『설화수』 등 기업 브랜드스토리 등 다방면의 스토리텔링을 담당한 종합 스토리텔링 회사입니다.
대표 김희재는 추계예술대학교 교수이자 유명 시나리오 작가로, 『실미도』, 『한반도』, 『공공의 적 2』 등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여 2004년 제41회 대종상영화제 각색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드라마, 도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윤색 김성재
2003년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고, 현재 상명대 등에서 만화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작품으로 『천추』, 『아스카론』, 『망원』, 『로이월드스토리』, 『마법천자문 과학원정대-원자력, 백신 편』, 『마법천자문 사회원정대 3~6권』 등이 있습니다. 현재 만화잡지 챔프에서 『용병 마루한』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림 홍거북
프로작가들이 모여 만든 만화 제작 전문팀입니다. 2005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작으로 뽑혀 『고구려혼』을 만화잡지 점프에 연재했으며, 현재는 점프에 『나르샤』, 교원 과학소년에 『시크릿 사이언스』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주요작품으로는 『테일즈런너 과학킹왕짱』, 『테일즈런너 수학킹왕짱』, 『만화로 보는 오싱』, 『S.I.S.A』, 『마법천자문 과학원정대-원소, 물, 원자력, 태양계 편』 등이 있습니다.
《감수자 소개》 김창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습니다. 민족문화추진회(현 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에서 유가 경전, 제자백가 등을 공부한 뒤에 서울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에서 중국 고전문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중국어교사 특별양성과정에서 초빙교수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중국어문학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중문과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도연명의 사상과 문학』, 『중국의 역대 명문 24선』, 『중국어 유래어휘 사전』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陶詩의 『莊子』 思想 受用樣相」, 「『五經算術』 初探」, 「『論語』를 통해 살핀 孔子의 敎授法」 등이 있습니다.
◎ 시리즈 소개
(1) 대한민국이 선택한 최고의 한자 학습만화!
아이들 한자와 어휘 공부는 마법천자문으로 시작하세요!
마법천자문은 그 동안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한자학습과 학습만화 열풍을 이끌며, '재미'와 '학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적인 에듀테인먼트의 모델이라는 평가와 함께, 교육산업대상 출판분야 대상(2006년)을 비롯한 각종 상을 수상한 대한민국 최고의 학습만화입니다.
대한민국 2,000만 독자가 증명했듯, 어른들도 알쏭달쏭한 한자들을 『마법천자문』 어린이 독자들은 술술 막힘 없이 읽어 갑니다. 단순히 아이들이 어른들 보다 배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일까요? 비결은 '반복 학습'! 두 번, 세 번 반복되는 『마법천자문』의 이미지 학습법에 있습니다. 『마법천자문』은 각 권에 등장하는 새로운 한자 20자를 소개하면서 앞 권에서 배운 한자를 50회 이상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법의 주문을 외우다 보면 어느새 신규한자 20자는 물론, 예전에 배운 한자들까지 머리에 쏙쏙 집어넣게 됩니다. 여기에 한자 낱자 두 개를 붙여 만드는 단어마법, 한 개의 낱자를 다양한 낱자들과 합쳐 확장하는 단어확장마법 등을 통해 어휘학습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2) 이 책의 장점
① 그림으로 보고 마법의 주문으로 읽는 이미지 학습법!
한자 학습은 쓰기보다 뜻과 소리를 먼저 읽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마법천자문』은 그림으로 한자를 보면서 마법의 주문으로 음과 훈을 읽기 때문에 재미있게 한자를 배웁니다.
② 적절한 학습량과 난이도가 섞인 진도로 학습 효과 두 배!
『마법천자문』 각 권에서는 새로 배우는 한자 20자와 복습 한자가 50회 가량 반복되며 8급부터 1급 한자가 함께 구성돼 있습니다.
③ 낱자 암기가 아닌 다각적인 한자학습 구현!
반의어, 동의어 등 단어를 쉽게 조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9권부터 등장하는 단어마법으로 어휘력을 한층 키울 수 있습니다.
④카드를 활용한 다양한 학습!
학습만화 최초로 특허를 획득한 한자카드는 놀이 속 학습을 실현하는 학습 도구입니다. 각 권 당 20개씩 들어있는 카드를 활용하면 단어, 사자성어 등 한자 어휘까지 익히게 됩니다.
(3) 수상 내역
o 삼성경제연구소(SERI) 선정 '10대 히트상품'
o '한자카드와 인터넷을 이용한 학습 시스템' 특허 획득
o 예스24, 다음 공동 선정 '올해의 책'
o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o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선정 '문화산업진흥기금 지원 사업 개발도서'
o 서울신문 선정 '소비자만족 히트 상품'
o 인터파크 독자 선정 '2013 골든북 어워즈' 어린이 청소년 부문 수상
구매가격 : 7,840 원
위대한 유산
도서정보 : 김응빈, 조대호, 서홍원 / arte / 2017년 10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벼룩에서 인공지능까지
철학, 과학, 문학이 밝히는 생명의 모든 것
연세대학교 학생이라면 꼭 한 번 듣는 명강의 〈위대한 유산〉
인간을 살아 있게 하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문학, 철학, 자연과학의 눈으로 보는 인간과 생명의 비밀
인간의 유전정보를 정확히 알아낸 지금, 이를 수정하고 개선하여 슈퍼맨을 만들 수도 있는 아주 낯선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였고, 이제 무엇이 되려고 하는가. 3000여 년 시공을 관통하는 위대한 질문과 탁월한 대답. 인간과 생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린다.
◎ 도서 소개
연세대학교 학생이라면 꼭 한 번 듣는 명강의 〈위대한 유산〉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중세의 신학, 다윈의 진화론과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명과 영혼을 찾아 떠나는 여정
“나는 누구인가?”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인간의 본질을 물었고 ‘생명’은 철학과 예술의 으뜸가는 과제로 자리 잡았다. 생명의 신비를 영혼의 존재를 통해 이해하려 했던 고대와 기독교 신학에 의지해 생명체의 질서를 규정하고 해명했던 중세를 지나 오늘날 우리는 진화와 유전자를 통해 생명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흔히 진화론 하면 다윈을 떠올리지만, 고대 그리스의 엠페도클레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는가를 탐구했던 진화론의 선구자들이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생명의 본질을 해명하기 위해 부단히 사색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전망을 열어온 것이다. 이제 우리는 생명을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자신의 유전정보를 정확히 읽어내 원하는 대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유전병을 예방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수려한 외모와 강인할 체력, 뛰어난 지능을 지닌 맞춤형 인간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 변형과 더불어 인간의 지적 능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눈앞의 현실이다. 인간보다 훨씬 강하고 빠를 뿐만 아니라 지능까지 뛰어난 로봇이 등장한다면 과연 우리와 공존할 수 있을까? 혹여 인간을 멸종시키려 들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열어버렸는지도 모른다. 특별한 피조물인 인류는 스스로 ‘창조주’가 되려는 문턱에서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철학, 문학, 생물학을 전공한 지은이들은 각자의 영역을 넘나들며 수천 년 인류의 발자취를 되짚으며 인간과 생명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어디서 왔고 지금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를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육체와 영혼의 알레고리
미국의 의사 던컨 맥두걸은 정밀한 저울을 사용해 사람이 죽어 영혼이 몸을 떠난 순간 몸무게를 재보았다. 죽은 후에는 살아 있을 때보다 21그램이 적었다. 그렇다면 영혼의 무게는 21그램인가? 우리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퍼센트에 불과한 뇌와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도 않고 무게를 가늠할 수도 없는 영혼(맥두걸에 따르면 21그램)은 ‘인간의 거의 모든 것’이다. 영혼, 즉 생명이 없는 인간의 육신은 단순한 물질일요 허깨비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이 죽으면 영혼이 감옥이나 다름없는 몸에서 빠져나가 지하세계로 떠난다고 믿었다. 또 영혼은 불멸하며 죽음을 통해 육신에서 해방되면 새로운 몸을 입어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믿음은 중세 천년에도 근본적으로 변함이 없었으며 철학과 문학, 예술의 영원한 테마가 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밀레니엄을 열어젖힌 오늘날에도 우리는 호모사피엔스의 ‘찬란한 불꽃’, 영혼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단지 신화로 이야기하고 시로 노래하며 그림으로 묘사할 뿐이다. 대신 영혼의 또 다른 짝이자 생명의 담지자인 인간의 육체에 대한 탐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이제 거의 모든 비밀을 풀어냈다.
인간은 신이 될 것인가, 프랑켄슈타인이 될 것인가
인간이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했다는 진화론은 놀랍게도 고대 그리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또 DNA를 비롯한 생명공학의 중요한 아이디어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이미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원자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원자 하나하나가 모여 더 높은 수준의 기관, 생명체가 된다는 이론을 내놓은 고대인들은 당대의 ‘화학자’들이었다. 사실 엠페도클레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위대한 진화이론가들이었으며 다윈조차 “린네와 퀴비에는 내게 신이지만 그들도 아리스토텔레스에 비하면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털어놓았을 정도였다. 17, 18세기 과학혁명, 19세기 찰스 다윈의 업적에 의해 자신이 진화해온 궤적을 밝혀낸 인류는 20세기에 이르러 마침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히고 말았다. 2000년 인간유전체사업을 완료해 인간 DNA를 이루는 30억 개의 염기쌍을 모두 해독해낸 것이다. 30억 개의 알파벳으로 쓰인 23장(인간 염색체 23쌍)으로 구성된 책 한 권을 완독한 셈이다. 이제 인간은 원하는 유전체를 설계하고 합성하여 다른 생명체에 이식해 맞춤형 생명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공상과학영화가 ‘실화’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또 한편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대신 처리하는 ‘일꾼’ 로봇을 넘어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수준 높은 로봇을 만들어내고 있다. 인간의 위대한 영감과 창조성을 상징하는 게임의 하나였던 바둑의 절대고수조차 ‘인공지능’에 압도적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처럼 아주 낯선 미래에 맞닥뜨린 우리에게 인간과 생명은 여전한 수수께끼이고 비밀을 풀어낼 열쇠이다. 인간의 욕망은 제약이 없고 과학기술은 맹목적으로 나아갈 뿐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진정 고귀하고 참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우리는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그해야 한다. 인간과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과학과 철학, 도덕과 윤리의 대화와 소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간은 완전할 때는 모든 동물 가운데 최선이지만 법과 정의에서 일탈하면 최악이기 때문이다.
◎ 책 속에서
그렇다면 다윈 이전에는 생명계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서양에서는,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생명의 세계가 사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맨 밑에는 물, 불, 흙, 공기 와 같은 생명 없는 물질들이 있고 그 위에 식충류나 해면 같은 하등 생명체들이 자리 잡고 있고, 이어 곤충, 어류, 조류, 포유류, 인간이 윗자리를 차지하면서,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사다리 구조를 이룬다고 보았지요. 이에 따르면 사다리의 각 단계는 서로 분명히 구별되는 하등/고등 생명체로 구성되지만 이는 진화 과정을 거쳐 형성된 게 아니라 무시간적으로 고정된 것입니다. 나중에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체계화된 생각이고, 이 생각이 기독교 세계관에도 받아들여지면서 거의 2000년 동안 서양의 생명관을 지배해왔습니다.(26~27쪽)
기원전 6세기에 접어들면서 ‘철학자’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스 세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보통 ‘자연철학자들’이라고 불립니다.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들에게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자연physis’이 그들의 주된 관심사였기 때문입니다. 호메로스를 비롯한 그 이전 사람들이 제우스, 포세이돈, 아폴론 등 신들의 모습과 작용에 관심을 두었던 ‘신학자들theologoi’이라면, 자연철학자들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데서 신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을 그 자체로서 이해하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입니다. 런 뜻에서 철학사가들은 그들을 ‘피시올로고이physiologoi’라고 부릅니다. 그리스어 ‘피시스physis’는 ‘네이처nature’를 뜻하거든요. 피지션physician, 피직스physics, 피지올로지physiology, 이런 낱말들이 모두 ‘피시스’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피시스’는 여러 가지 뜻으로 쓰입니다. ‘자연적인 생성’, 불의 뜨거운 성질이나 돌의 무거운 성질 같은 ‘자연적 성질’, 자연적 성질들이 발휘하는 ‘자연적인 힘’, ‘자연의 질서’, 전체 ‘자연 세계’, 자연 안에 있는 자연물들, 이 모든 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바로 피시스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이 시작될 때 철학자들이 한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피시스의 발견’, ‘자연의 발견discovery of nature’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53~54쪽)
천지를 창조한 신이 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기독교 신학자들은 신의 위대함을 나타내는 세 가지 특징을 옴니omni, 모두라는 말을 이용해서 만들어냅니다. 신은 ‘전능omnipotent’하고 ‘전지omniscient’하고 ‘전재omnipresent’하다. (98쪽)
중세인들의 시간관을 살펴볼까요? 중세인들의 하루는 분초를 다투며 치열하게 일에 매진하는 우리의 하루와는 달랐습니다. 당시 서구의 모든 사회가 교회를 중심으로 움직였는데, 중세인들은 교회와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며 살았습니다. 그들의 시간은 교회의 시간과 다르지 않았지요. 당시엔 자연조명 밖에 없었기 때문에 5시, 6시쯤 되면 깜깜해집니다. 그러니까 종이 치면 집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지요. 그게 중세인들의 일상이었고 이런 삶은 매일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14세기 들어 이탈리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도시의 주요 광장에 자리 잡은 성당들에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거대한 탑시계들이 설치되기 시작하지요. 탑시계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도시 곳곳에서 시계 수요가 급등하면서 모래시계, 기계화된 시계가 속속 등장하더니 중세 유럽 전역으로 퍼집니다. 탑시계, 기계화된 시계의 등장은 인간의 의식을 바꾸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교회 종소리에 따라 반복되던 하루가 정확히 24시간으로, 한 시간은 60분으로, 1분은 60초로 쪼개지면서 분초를 다투는 삶이 문을 열었지요. 어찌 보면 인간이 굉장히 불행해진 순간이기도 합니다. 하루가 조각조각 나뉘면서 인간은 시간에 쫓기게 된 것이죠. 이 또한 기계화되어가는 인간의 의식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122~123쪽)
문제는 과학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매우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하지만, 우리가 던지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왜 태어나야만 했는가?”라고 물으면,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해버리는 과학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는 그래서 비과학적인 질문은 무의미한 걸까요? 과학이 답을 할 수 없을 뿐, 우리에겐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질문을 ‘궁극 질문’이라고 합니다. 과학은 보통 궁극 질문을 다루지 않습니다. 바로 앞 질문을 이렇게 바꾸어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이런 질문을 ‘근접 질문’이라고 하는데, 과학은 주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가용한 모든 정보와 실험 결과, 관찰을 근거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하고 또 다른 관찰을 하기도 합니다. 검증 과정에서 가설이 맞지 않으면 폐기되거나, 수정· 보완되어 다음 검증을 받게 되지요. 이런 과정에서 가설이 살아남아 계속 다듬어지면 이론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142~143쪽)
과학에서 말하는 이론이란, 수많은 증거를 토대로 더 완벽한 이론이 나오기까지 사실로 인정받는 지식의 체계를 말합니다. 진화이론은 명백한 과학 이론입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진화론이 좋거나 싫을 수는 있겠지만 무조건 진화이론을 부정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과학이라는 잣대로 다른 사람의 종교적 믿음을 비웃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열린 자세로 논리적이고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서로 약점을 보완하면서 진리를 찾아가는 데 힘을 합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75쪽)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은 ‘영혼psychē’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합니다. 물론 그가 말하는 ‘영혼’은, 곧이어 이야기하겠지만, 뭔가 신비한 것이 아니라, 영양 섭취, 생식, 감각, 운동 등과 같은 동물의 생명 능력 전체를 아우르는 낱말입니다. 영혼에 대한 연구에 이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의 다양한 기능들이 어떤 신체 기관을 통해서 수행되는지 연구합니다. (210~211쪽)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을 “잠재적으로 생명을 가진 자연적인 물체의 첫째 현실태”라고 정의합니다. 『영혼론』에 나오는 영혼에 대한 유명한 정의입니다. (215쪽)
하지만 다윈의 모델, 헤켈의 모델, 굴드의 모델 등 어떤 모델로 진화 과정을 설명하건 한 가지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공통의 유래를 갖는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간이나 말미잘이나 해면이나 멍게나 개불이나 모두 공통의 유래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 차이는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이르게 됩니다. (247쪽)
그런데 영혼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영혼이 비물질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떤 때는 영혼이 육체와 완전히 분리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둘이 하나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육체와 영혼이 하나가 아니고, 죽음이 육체에 의해 감금당했던 영혼을 해방시킨다는 믿음은 육과 영의 이원론body and spirit dualism이라 불립니다. 반면 육체와 영혼이 분리될 수 없다는 사상은 물질적 일원론materialist monism이라 하지요. 물질적 일원론자는 영혼이 비록 비물질로 보일지라도 물질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물질의 순도가 너무 높아서 그렇지 않게 보일 뿐이지요. 이 생각을 끝까지 따라가면 사람이 죽을 때 영혼과 육체가 둘이 아니므로 육체이자 영혼이 죽는다는 모탈리즘mortalism이라는 극단적인 견해에 이르기도 합니다. 일원론 대 이원론의 논쟁에서 이원론이 승리하지만 어느 영향력 있는 시인이 일원론적인 우주관을 드러내는 작품을 내놓아 부지불식간에 세상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그 작품이 밀턴의 『실낙원』입니다. (255~256쪽)
밀턴의 우주는 만물이 각자의 역할과 생을 착실하게 수행하고 살아갈 때 본연의 방향, 즉 상향 이동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중세의 고정된 우주와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창조된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소멸하는데 이는 신(의 물질)에게 회귀하는 것으로서 이 역시 상향입니다. 단 하나의 전제가 있으니 바로 “선으로부터 타락하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260~261쪽)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만 막상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잘못 알려진 것이 있지요.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이름이 아닙니다. 괴물을 창조한 사람 이름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이고 괴물은 그냥 ‘그것’으로 지칭됩니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이름으로 둔갑하고 만인은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이지요. 다시 원작으로 돌아가서, 소설의 괴물은 이름이 없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이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소설 속에서만 일어난 일이지만 인간이 역사상 처음으로 창조한 것이 창조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정당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한 것입니다. (304쪽)
최초의 공상과학소설을 쓴 메리 셸리의 비전은 무엇이었을까요? 과학이 약진함에 따라 물리, 화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세계, 하나의 기계처럼 돌아가는 세계 속에서 인간조차도 배터리에서 공급되는 전기에 의해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존재라면, 인간은 과연 무엇인가? 프랑켄슈타인의 목적이 인간의 ‘창조’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온전한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면 그것은 창조가 아닌 부활이었겠지요. 창조를 위해 여러 사체에서 필요한 부분을 모아 ‘그것’을 만들었다는 점. 소설에 나오는 이러한 암시들은 인간이 결국 여러 부품으로 이뤄진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메리 셸리는 과학 발전과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기계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포착한 것 같습니다. (312~313쪽)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에서 드러나듯이 나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은 동서양의 현자들에게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이었습니다. 탈레스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지요. 기원전 6~7세기에 살았던 탈레스는 ‘서양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에요. 그는 이 세상 만물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질문을 던졌고, 물이 모든 것의 원리라고 대답했지요. 탈레스의 지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일화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탈레스는 “남에게 충고하는 것”이라고 대답했지요. 남에게 충고하는 것, 훈수 두는 것만큼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바둑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도 이세돌이 바둑 두는 데 훈수를 둘 수 있어요. 그다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탈레스는 “나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2700여 년 전의 탈레스에게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나 내가 무엇인지 아는 일은 가장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364쪽)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가 과거 경험을 상상의 재료로 삼아서 미래를 계획한다고 말하면서, ‘상들similitudines’이라는 낱말을 쓰는데, 결국 미래에 대한 상상은 과거의 경험들을 재료로 삼아서 이루어지는 ‘시뮬레이션simulation’이 되겠지요. 현대 심리학은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계획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한 사실처럼 내세우지만, 그런 사실은 이미 고대와 중세의 철학자들이 누누이 반복해서 강조했던 것입니다. (402~403쪽)
다른 동물들의 경우와 달리 인간에게는 이성적 확신에 의거해서 본성과 습관을 넘어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인간 사회의 뿌리 깊은 악, 그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인간을 단순히 생물학적 존재로 여기는 관점은 인간 사회에서 빚어지는 수많은 악의 현상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인간이란 완전해질 때에는 모든 동물 가운데 최선이지만, 법과 정의로부터 일탈할 때에는 최악입니다. 인간에게는 이런 양극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 양극의 가능성은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 즉 호모사피엔스라는 데서 유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에게 축복일까요, 저주일까요? 아무쪼록 이 강의가 인간으로서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우리가 지향할 만한 최선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414쪽)
구매가격 : 14,400 원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상)
도서정보 : 박연선 / arte / 2017년 10월 1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여성 연대의 서사. ‘청년 담론’에서조차 배제당한 20대 여성들의 내밀한 상처를 어루만진다-김선영 TV평론가
성매매 스폰서와 데이트 폭력, 안락사 등 묵직한 이슈를 설득력 있게 다뤘다-이준범 기자
겪어보지 못한 일까지 공감하게 만드는 박연선 작가의 힘-정석희 칼럼니스트
여성이 주체가 되는 드라마가 나와서 너무 고맙다-한예리 배우
내 청춘의 단편이 오롯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박은빈 배우
2017년 8월 시즌2 방영!
이 시대의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동갑내기 과외하기〉 〈연애시대〉 〈화이트 크리스마스〉 박연선 작가 대본집!
◎ 도서 소개
다섯 명 중 한 명은 반드시, 아니 다섯 명 모두가 당신과 닮아 있을 것이다! 20대가 응답한 웰메이드 드라마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 출간
2016년 전혀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삼각관계도, 신데렐라 코드도 없이 다섯 명의 여대생들이 한 집에서 살아간다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청춘시대1〉은 ‘현재의 20대를 가장 훌륭히 대변했다’, ‘인생작’,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젊은 층의 막강한 지지를 딛고 2017년 8월 시즌2를 방영하며 시즌제 드라마의 대열에 합류한 〈청춘시대〉 대본집이 아르테팝에서 출간된다. 〈청춘시대〉는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로, 여성들끼리 공생하며 생기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과 서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첫 방송 0.4%로 시작해 최종화 2.1%로 종편 사상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완성도가 뛰어나면 자극적 코드 없이도 시청률이 역주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청춘시대1 대본집』은 드라마, 영화, 소설까지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잘 쓰는’ 베테랑 박연선 작가의 첫 대본집이기도 하다. 박연선 작가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한 뒤 남녀노소가 감정이입했던 명품 멜로드라마 〈연애시대〉를 비롯, 드라마스페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8부작 〈화이트 크리스마스〉, 수많은 폐인을 양산한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 〈백야행〉 등을 집필했다.
“남자 출입금지, 남친 출입금지, 남사친 출입금지”
남자보다 뜨거운 여자들의 우정이 온다!
당신이 상상했던 그 이상의 극사실주의 셰어하우스
리얼심리 상처 치유 드라마 〈청춘시대〉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 같고 그래도… 이럴 필욘 없잖아!” -소심이 유은재
“뭐… 이놈이든 저놈이든 명심해? 섹스할 땐 콘돔 장착!” -모태솔로 음담패설러 송지원
“그 사람을 좋아해도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좋아하니까. 너무 너무 좋아하니까….” -연애 호구 정예은
“쉽게 사는 게 나쁜 걸까? 힘들 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 걸까?" -외모 센터 강이나
“넌… 내가 싫은 거냐? 내 가난이 싫은 거냐?”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
〈청춘시대1〉은 연남동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에 성격도, 사연도, 남자 취향도 다른 20대 여성들이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심하고 순박하지만 의외의 강단과 비밀을 간직한 스무 살 새내기 유은재(박혜수 배우), 자기 몫만 챙기는 깍쟁이 같지만 실은 연애 호구인 헛똑똑이 정예은(한승연 배우), 화끈하고 털털한 데다 섹시한 외모까지 갖춘 가짜 여대생 강이나(류화영 배우), 생활비, 등록금에 동생의 병원비까지 대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흙수저 윤진명(한예리 배우), 예쁜 외모에 학보사 기자로 일하며 쌓은 지성까지, 완벽한데 왜 ‘모태 솔로’인지 입만 열면 바로 알겠는 송지원(박은빈 배우), 이들은 각자 비밀을 숨기고 있다. 바로 신발장 귀신이 누구인지 짐작 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 ‘신발장에 귀신이 산다’는 한 마디는 다섯 여자의 삶에 돌이킬 수 없는 파문을 몰고 오는데….
살아 숨 쉬는 캐릭터, 심금을 울린 명대사, 한 편의 시와 같은 에피소드
‘보는 맛’과는 또 다른 ‘읽는 맛’을 극대화하다!
『청춘시대 시즌1 대본집』은 ‘읽는 맛’이 남다른 박연선 작가의 대본을 지면에 맛깔나게 살려냈다. 각 회의 타이틀에 맞춰 영상으로 표현되었던 오프닝 시퀀스를 눈앞에 되살아날 듯 유려한 지문으로 읽을 수 있다. 심금을 울린 명대사와 내레이션뿐 아니라, 드라마에 나타나지 않았던 인물의 속마음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배경음악, 날씨, 인물의 옷차림과 화장, 벨 에포크의 공간 디자인까지 다방면에 걸쳐 섬세하고 치밀하게 창조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대본으로, 영상의 ‘보는 맛’을 넘어 글로 ‘읽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 책 속에서
유은재 내가 우스워?
정예은 (화난 유은재는 좀 무섭다) 야아… 왜 그래?
유은재 (폭발한다) 너야말로 왜 그래? 니들이야말로 왜 그래?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 같고 그래도… 이럴 필욘 없잖아! 그렇게 못되게 굴 것까진 없잖아! 아무리 친구가 아니라도… 비웃을 필욘 없잖아!! (눈물이 고이는 줄도 모르고 필사적으로 화낸다) 조금은 친절해도 되잖아!!! 다들 니들처럼 익숙한 건 아니니까!!! 나는 죽을 것같이 힘든데!!!! (결국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고개를 숙인다. 소진됐다) 그냥 좀… 친절하게 대해줄 수도 있잖아. 조금만 잘해주면…. (방으로 들어간다) …다들 정말 너무해… 너무해….
-1회 출발선상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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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나 말해봐.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유은재 (죽을 바라볼 뿐) ….
강이나 말 안 해도 알 거 같지? 절대 모른다, 너.
유은재 (그래도 말 못 하는데) ….
정예은 없어? 그럼 나 먼저 한다. 너 워드 칠 때 너무 세게 쳐. 우리 방까지 들려.
유은재 (몰랐다) 아, 그래요? 주의할게요. 근데요….
정예은 (말하라는 듯) 응.
유은재 선배님, 남자 친구랑 통화하는 소리도 다 들려요.
정예은 (몰랐다) 진짜? (윤진명에게) 진짜야?
윤진명 (고개를 끄덕이고 콧소리 흉내 낸다) ‘으으응, 예은이 만두 먹고 시포’
정예은 내가 언제?
윤진명 ‘오빠야가 사다 주라, 으응?’
정예은 (소리 지른다) 하지마아!! (투덜댄다) 집을 날림으로 지어 갖고는…. 벽이야, 종잇장이야.
윤진명 너 오줌 눌 때 물 틀어놓는 거 하지 마. 물세 많이 나와.
유은재 …예.
강이나 맞다, 너 똥 너무 오래 싸.
유은재 (반론하려고) 그건… (생각을 고친다) 강 언니도 나 샤워할 때 들어오는 거, 그거 하지 마세요.
강이나 어쭈….
유은재 (소리 없이 웃는다) ….
정예은 너 웃을 때 소리 좀 내. 음침해 보여.
유은재 (어이없다. 하지만 농담이란 걸 알고 웃는다)
-1회 출발선상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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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명 (그들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는다) 이제까지 어떤 비밀이 밝혀졌는데?
정예은 (유은재에게) 막내야, 브리핑해라!
유은재 강 언니는 현재 양다리구요, 가슴 수술은 안 했고, 눈 수술만 했대요. 정 선배는 63킬로까지 나간 적 있대요.
(유은재) 비밀에는 두 가지가 있다. 말할 수 있는 비밀과 말할 수 없는 비밀.
유은재 송 선배는… 이제껏 소개팅에서 애프터를 받아본 적이 없구요. 나는 중3때부터 술을 마셨어요.
(유은재) 어차피 이런 자리에서 털어놓을 수 있는 비밀이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그저 그런 이야기.
송지원 (부시시 일어난다) 내 진짜 비밀을 말해줄까?
(유은재) 나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다.
윤진명 얜 왜 이렇게 취했냐?
송지원 나 사실은… (스윽 둘러보고는) 귀신 본다.
(유은재) (술 취하면 그렇듯 희미하게 웃으며 거의 동시에) 나는 사람을 죽였다.
정예은 뭐 본다구?
송지원 귀신.
정예은 에, 진짜? 언제부터?
송지원 옛날부터.
정예은 근데 왜 그걸 지금 얘기해?
송지원 그게 사실은… (신발장을 가리킨다) 지금 저기도 하나 있어.
(유은재) (신발장을 본다. 술이 깨는 느낌이다) 나는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
강이나 (술에 취한 눈으로 신발장 보며) 아, 그럼 그때 내가 죽인 게 맞나 부다….
유은재 (놀라 강이나를 본다) ….
윤진명 (신발장 보며 혼잣말한다) 난 죽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유은재) (윤진명을 본다. 사람들을 둘러본다) 이 사람들… 이상해.
-1회 출발선상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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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은이 걸어온다. 유명 브랜드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들었다. 막 입구에 도착한다.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 카톡 온다. 발신자 ‘오빠’다. ‘앗, 지금 일어났다. 어떡하지’ 정예은,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신 났던 기분이 푸시식 빠져나간다. 짜증 난다. 다시 카톡… 사죄의 이모티콘이다. 정예은, 문자. ‘그래서 얼마나 늦을 건데…’라고 쓰는 동안 다시 카톡 온다. ‘어디야? 나 30분쯤 늦을 거 같은데’ 정예은, 잠깐 생각하다가 입력된 문자 지우고, ‘아, 다행이다. 나도 늦을 것 같았는데…. 대충 비슷하게 갈 것 같아’ 문자 보낸다. 정예은이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에서 돌아선다. 짜증 나서 몸을 흔든다.
씬38. 편의점(낮)
편의점 파라솔 의자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는 정예은.
(정예은) 또 거짓말을 해버렸다. 일찍 왔는데도 늦은 척, 보고 싶어 죽겠으면서도 안 보고 싶은 척, 공들여 화장하고도 막 나온 척, 이런 척, 저런 척. 뭔가 바보 같아. 강 언니라면 안 그럴 텐데….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 〉〉
강이나가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좀 늦을 것 같아’
강이나, ‘미친…’ 그대로 가버린다.
(정예은) (슬쩍 웃는다) 윤 선배라면….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 〉〉
윤진명이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미안, 늦을 것 같아’
윤진명, 답장… ‘정확히 10분만 기다린다’ 답장 보내고 안으로 들어간다.
(정예은) (음료수를 마신다) ….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입구 〉〉
송지원이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송지원, 답장… ‘늦고 지랄이야. 밥 네가 사. 술도 네가 사. 비싼 거 먹을 테다!!!’
(정예은) (그럴듯한 상상에 웃음이 난다) ….
•인서트 - 패밀리 레스토랑 문 앞 〉〉
유은재가 걸어온다. 문자가 온다. 유은재 답장… ‘괜찮아요. 천천히 오세요’
유은재, 레스토랑 문 앞에서 기다린다.
(정예은) 나만 이상한 건가?
(고두영) 여기서 뭐 해?
고개를 들면 고두영이 서 있다.
고두영 늦는다며? 왜 여깄어?
정예은 (당황했다) 아… 아… 지금 막 왔는데… 잠깐 목이 말라서….
-2회 이 팬티가 네 팬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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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친다. 안에서 나온 정예은이 손을 닦다가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본다. 눈 밑의 다크서클을 확인한다. 화장을 안 한 얼굴이 낯설다. 가방에서 알 없는 안경과 모자를 꺼내 쓴다.
(정예은) 거짓말은 화장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씬67. 버스(저녁)
정예은이 서 있다. 쓰지도 않은 여행 가방이 무겁다. 시선을 내리자 바로 앞에 앉은 여자의 카톡이 보인다. ‘뭐 하고 있어?’라는 질문에 ‘책 읽고 있었어’ ‘무슨 책?’ ‘『정의란 무엇인가』?’ ‘어얼(감탄의 이모티콘)’ 정작 여자의 무릎 위에 있는 책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정예은이 버스 안을 둘러본다. 모두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각자의 머리 위로 자막이 뜬다. 술 취한 아저씨 머리 위의 말풍선은 오타가 난다. ‘술ㅎ 안 머것어’ 20대 남자는 ‘나도 사랑해’라고 쓰며 하품한다. 양복쟁이 회사원 ‘어머님 상태는 어떠신가?’라는 카톡에 ‘지금 검사 중입니다’라고 답장 쓴다. 옆자리 여자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정예은) (버스 안의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차창에 비친 자신을 본다) 맨 얼굴을 가리기 위해 화장을 하는 것처럼, 진심을 들킬까 봐 거짓말을 한다. 화장은 점점 진해지고 거짓말은 점점 늘어간다. 씬68. 골목, 벨 에포크 앞(저녁)
정예은이 타박타박 걸어온다.
(정예은) 언제부터 맨 얼굴이 부끄러워진 걸까? 언제부터 진심이 창피해진 걸까?
벨 에포크 앞, 길 건너편에 남자가 서 있다. 강이나를 쫓아다니는 그 남자다.
(정예은) 그래, 진심은 저렇게 찌질하고, 슬프고, 약하니까… 진심이 거절당하면 진짜 아프니까…. 쿨한 척, 덜 좋아하는 척, 농담인 척. (안으로 들어간다)
-2회 이 팬티가 네 팬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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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 프롤로그(강이나 몽타주)
— 미용실
강이나가 모발 케어를 받는다. 동시에 손톱 관리를 받는다.
— 계산대
강이나가 세 개의 카드 중 하나를 내놓는다.
(강이나) 나는 쉽게 살아간다.
— 거리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이 거울처럼 거리를 반사한다. 강이나가 걸어온다.
(강이나) 젊음과 외모 덕분이다.
앞에서는 안 보는 척, 시야에서 벗어나면 대놓고 돌아보는 남자들, 신호를 기다리는 차 안의 남자도 쳐다본다. 신호가 바뀌고 뒤차의 여자 운전자가 빵! 경적을 울린다.
(강이나) 사람들은 쉽게 사는 걸 경멸한다. 모르겠다. 쉽게 사는 게 나쁜 걸까? 힘들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 걸까?
유리창 안, 커피숍의 여자들이 강이나를 바라본다. 질투와 선망!! (그렇다고 강이나가 옷을 대단히 섹시하게 입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청바지에 면 티를 입었을 수도 있다. 강이나는 무엇보다도 몸매가 훌륭하다)
(강이나) 인생, 두 번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뭐가 옳은지는 모르는 거다. 그것도 인생. 이것도 인생. 그저 그럴 뿐이다.
커피숍 여자들의 시선이 재빨리 흩어진다. 강이나가 커피숍 안으로 들어왔다.
-3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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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은이 머리를 잡힌 채 비명을 지르다가 강이나의 머리채를 맞잡는다. 강이나는 머리가 뽑히든 말든 상관없이 정예은을 바닥에 쓰러트린다. 정예은이 꼬집고 할퀸다. 강이나가 무릎으로 정예은의 팔을 누른다.
정예은 (비명을 지르며) 아아악!!!! 뭐 하는 거야?
강이나 더러워? 내 입이 더러워?
정예은 그래, 더러워. 그 입으로 온갖 것을 물고 빨고 했을 거 아냐.
강이나 그래?
송지원과 유은재가 말리려고 달려들다가 멈칫한다. 강이나가 정예은에게 입을 맞춘 것이다.
강이나 (정예은을 뿌리치듯 놔주며) 썩나 안 썩나 잘 살펴봐!! 아침저녁으로 꼼꼼하게….
마침 들어오던 윤진명이 뭔가 싶어 현관에 서 있다.
강이나 (어쩐지 윤진명을 슬쩍 보며) 뭣도 아닌 게 까불고 있어.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
정예은 (충격에서 벗어나자마자 비명을 지른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미쳤어. 저 미친년, 죽여버릴라. 아아… 그지 같은 년. (싱크대의 물로 입술을 박박 닦는다. 다시 비명을 지르며 발을 동동 구른다) 으아아아악!! (마침내 주저앉아 운다)
-3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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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가 다가오자, 윤진명이 한쪽으로 비켜선다. 택시가 멈춘다. 윤진명이 바라본다.
강이나 (차창을 내리고) 타. 윤진명 됐어.
잠시 후,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린다. 택시가 그들을 지나쳐 골목을 빠져나간다. 강이나가 윤진명 옆에서 걷는다.
강이나 이게 라일락 냄샌가? (심호흡한다) ….
윤진명 (그제야 고개를 든다. 꽃이 피어 있는 걸 발견한다) ….
강이나 한 학기 남았다고 그랬나?
윤진명 어.
강이나 고생 끝나겠네.
윤진명 ….
강이나 제일 가고 싶은 회사가 어디야? 삼성? 현대?
윤진명 ….
강이나 그런 덴 연봉이 얼마야? 5천 넘어?
윤진명 ….
강이나 아침부터 밤중까지 일하고. 주말도 일하고, 죽어라 일해도 마흔 넘으면 대부분 명퇴라며?
윤진명 ….
강이나 상사한테 아부하고, 먹기 싫어도 술 마시고… 그게 좋아? 그렇게 살고 싶어?
윤진명 (그제야 멈춰 서서 강이나를 본다) ….
강이나 윤 선배 보면 정말 열심히 사는데, 어떻게 저렇게 사나 싶을 정돈데… 그렇게까지 열심히 해서 되고 싶은 게 겨우 회사원인가 궁금해서….
윤진명 (다시 걸으며) 그치? 나도 가끔 쪽팔려. 내 꿈이 우주비행사나 유엔 사무총장쯤이면 좋을 텐데….
강이나 (포커페이스인 윤진명이 밉다. 쳐다보다가 쫓아온다) 아, 참, 팁 받았어?
윤진명 응, 너무 많이 놨더라. 잘못 놓은 거 아니지?
강이나 으응, 그 정도는 암것도 아니야. 그 사람들한테는…. 윤 선배 얘기했더니 등록금 내줄까 그러던데…. 어때? 말해볼까?
윤진명 왜?
강이나 뭐가 왜야? 윤 선배 고생하는 게 마음 아파서지.
윤진명 됐어.
강이나 애인 되라는 것도 아닌데? 그냥 장학금이라고 생각해.
윤진명 그럼 정식으로 절차 밟아서 줘.
강이나 윤 선배 참 답답하다.
윤진명 답답해도 할 수 없어.
강이나 (픽 웃는다) 윤 선밴 내가 싫지?
윤진명 (그 순간 멈춰 강이나를 본다) 그러는 넌? 넌 내가 왜 싫은 거냐?
강이나 (윤진명을 빤히 본다) ….
윤진명 (심호흡 한 번에 흥분을 가라앉힌다. 지치고 슬퍼 보인다) 넌… 내가 싫은 거냐? 내 가난이 싫은 거냐?
강이나 ….
윤진명 (돌아서 걸어간다) ….
(강이나) (멀어지는 윤진명을 바라본다) 부러워서 싫어. 가난하고 괴팍하고 깡마르고 볼품도 없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질투 나게 만들어서 싫어. (멀어지는 윤진명의 뒷모습을 보면서) 너처럼 되고 싶은데 너처럼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하는 수밖에 없어. (천천히 따라 걷는다) 그래서 냄새가 나는 거야. 나의 질투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
-3회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구매가격 : 11,200 원
더 테이블
도서정보 : 김종관 / arte / 2017년 10월 1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영화〈더 테이블〉의 모든 것을 담았다!
오리지널 시나리오,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영화의 또 다른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기쁨
대화와 침묵 속에 담아낸 삶과 사랑의 가장 섬세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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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지나간 텅 빈 공간에 이야기들이 남았다.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 그들이 앉아 있는 카페는 사실 내 기호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카페에 흘러들고 대화를 시작한 사람들은 내가 그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비록 나약하고 좋은 판단을 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람들뿐이지만 그런 어리석음을 들여다보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서로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얼굴을 한 사람들에게, 스쳐 지나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나와 어딘지 모르게 닮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_김종관
◎ 도서 소개
영화 〈더 테이블〉의 모든 것을 담았다!
오리지널 시나리오,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영화의 또 다른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기쁨
모든 것이 지나간 텅 빈 공간에 이야기들이 남았다.
대화와 침묵 속에 담아낸
삶과 사랑의 가장 섬세한 모습
일상의 미학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김종관 감독과 한국 영화계가 사랑하는 네 명의 배우들(정유미, 정은채, 한예리, 임수정)의 만남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더 테이블〉이 책으로 나왔다. 〈더 테이블〉은 하루 동안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 위에서 벌어지는 네 가지 이야기에 관한 영화다.
상업영화의 관점에서도 다양성 영화의 관점에서도 발자국이 드문 낯선 방식의 영화지만, 좋은 배우와 스태프가 조금씩 소중한 시간을 내어 단 7일의 촬영 기간으로 프로덕션을 마쳤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대화를 시작한다. 그 대화 속에는 추억이 되어버린 사랑을 바라보는 씁쓸함이 있고, 하룻밤의 사랑 이후 용기 내지 못한 마음, 뜻밖의 교감, 인생의 갈림길에 마주한 애틋함이 있다.
네 가지 에피소드의 단면 속에 드러난 그들의 대화와 표정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그들의 과거와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태어났다. 네 명의 그녀들이 시나리오의 상황이 아닌, 다른 사정에 놓였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콘셉트로 잡아 스핀오프한 단편소설 네 편이 들어 있다. 그들 삶의 경험과 감정을 교감할 수 있는 또 다른 축이 김종관 특유의 감성과 문체로 녹아 있어 〈더 테이블〉을 깊고 풍성하게, 다층적으로 볼 수 있는 텍스트가 된다.
텍스트의 주된 정서는 ‘클로즈업’된 이야기와 ‘바깥’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만들어진다. 결함과 모순을 가진 한 인간의 내면, 얄팍한 인간사에 상처 받고 무너지는 감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정교하게 보여준다. 이는 텍스트 자체가 이야기 ‘바깥’으로 유연하게 확장하여 해석될 수 있는 김종관식 ‘클로즈업’의 힘이며, 그의 문체와 은유, 여백이 가진 힘이다.
각본집의 새로운 시도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설로 읽는 즐거움!
이 책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더 테이블’ 장에는 촬영 전 최종고인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담겨 있다. 영화의 에피소드와 순서가 다르며, 영화에서 삭제된 분량이 포함되어 있어 영화와 시나리오를 비교하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영화에서 보여준 시간선상의 느슨하지만 긴밀한 연계, 주인공의 감정을 텍스트로 읽어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줄 것이다.
‘언더 더 테이블’ 장은 단편소설로 구성된 그녀들의 후일담이다. 여백과 은유로 만들어진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여기서 독자는 그녀들의 깊은 곳에 있는 마음들, 모순과 결함, 지나간 시간들의 사정을 좀더 밀착하여 대면하게 된다.
‘비하인드 더 테이블’ 장에는 영화를 만들며 느낀 창작자의 고뇌가 담겼다. 희미한 공상이 선명한 그림으로 완성되는 과정, 작가의 취향, 취향이 가져오는 결과물, 그에 따르는 책임까지 긴장과 기대라는 이름으로 수식되는 창작자의 정서가 여실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더 테이블: 지나가는 마음들』은 영화를 보고 읽어도 영화를 보지 않고 읽어도 상관없다. 읽는 것과 보는 것의 즐거움은 다르다. 텍스트를 통해 우리는 그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우리가 겪어내는 삶과 사랑의 모습을 가장 섬세한 모습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모습과 닮은 그녀들의 후일담, 영화의 탄생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해석되는 바깥의 이야기들까지, 〈더 테이블〉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고 관객이 아닌 독자를 기다리는 마음을 작가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옷을 입고 분장을 한 배우들이 무대에 들어선 순간 땅과 볕의 영양을 먹고 움트고 꽃을 피우는 식물들처럼 스스로의 생명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만들어진 시간을 지나 나는 다시 글을 썼습니다. 지나간 인물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인물들이 다른 사정에 놓이고, 나는 그들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들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이 책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얼굴을 한 사람들에게, 모순과 결함을 안고 그럼에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아마도 그것은 나약하고 좋은 판단을 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가진 힘일지도 모른다.
◎ 책 속에서
작가의 말_막연하게 떠오른 이미지로 인물을 그렸습니다.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쓰면서 조금씩 그 인물들을 알아갔습니다. 배역이 캐스팅되었고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배우가 그 인물을 연기하는 순간 비로소 유진, 경진, 은희, 혜경 그리고 그 외의 인물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투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완성되고 머릿속에 떠돌던 인물들을 눈으로 보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그들은 나의 구상에서 시작되었지만 나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옷을 입고 분장을 한 배우들이 무대에 들어선 순간 땅과 볕의 영양을 먹고 움트고 꽃을 피우는 식물들처럼 스스로의 생명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영화가 만들어진 시간을 지나 나는 다시 글을 썼습니다. 지나간 인물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인물들이 다른 사정에 놓이고, 나는 그들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들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대부분 그들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지만 영화의 속편이 책으로 나온 셈입니다. 아무래도 흔치 않은 일이지 싶습니다.
이 책에는 배우와 공간이 생기기 전의 극본이 담겼고, 짧은 소설의 형식으로 극본 안의 인물들이 겪은 다른 사연들이 담겼습니다. 영화를 보고 읽어도 영화를 보지 않고 읽어도 상관없을 듯합니다. 각자의 감상은 다르겠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읽는 것과 보는 것의 재미는 다르니까요. 그녀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고 관객이 아닌 독자를 기다려봅니다. (6쪽)
스쳐 간 기억들을 떠올려보았으나 기억나지 않는다. 은희의 진짜 삶과 가짜 삶 어디에도 그녀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있었을까? 어딘가에? 은희는 잠시의 혼란을 견뎠다. 그리고 그녀가 지나온 가짜 삶들을 기억해보았다. 그녀의 삶 어딘가에 그 소녀의 얼굴이, 미소가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미소는 그녀의 기억 어디에도 없다. (154쪽)
흉터를 지니고 살던 K는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던 중 들른 타투샵에서 그 길게 난 상처들을 따라 꽃과 꽃의 줄기를 그렸다. 상처는 그럭저럭 멋진 역사가 된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경진은 남은 술을 비웠다. 빈 잔에 얼음들만 떠돌아다녔다. 경진은 자신의 왼쪽 팔과 두 다리, 그리고 등과 왼쪽 가슴께를 타고 배꼽까지 내려온 화상 자국을 생각했다. (161쪽)
경진은 K가 여행했던 먼 곳의 겨울은 어떨까 그려보았다. 두꺼운 옷을 벗지 않아도 되는 곳, 여름이 오지 않는 곳, 빽빽하게 들어선 자작나무 숲과, 아무도 없는 바람 부는 먼 곳으로의 여행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상상했다. 세상에 혼자뿐인 감추어진 그녀만의 숲속에서 옷을 벗고 바람에 알몸을 대어보는 것을. (164쪽)
어느 밤, 아카시아 향에 출렁거렸던 혜화동의 조용한 주택가에서 혜경과 운철은 이내 슬픔을 느꼈다. 향은 혀끝에 닿는 듯 달콤했다. 아무도 없었고 그들은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운철의 손이 혜경의 손등에 닿을 때가 있었다. 둘은 멈추는 길을 몰라 계속 걷기만 했다. 놀이터에 앉아 밤을 보았고 행복과 동시에 서글픔이 있었다. 그들은 섹스를 하지 않았고 만나면 그저 취하고 걷는 것이 다였음에도 그들은 이미 성적인 관계에 엮여 있었다. (172쪽)
극이 끝나면 저는 다시 갈피를 잃어버려요. 저는 다시 누구인지 모르는 내가 되어요. 가진 게 없는 사람. 전에 있던 나라는 사람이 빠져나가고 두려움을 느끼는 누군가가 되어버립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저는 다시 그 역할놀이로 빠져들기 위해 살아요. 노력을 하지만 좋은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아요. 기회를 다시 찾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저는 다시 가면을 써요. 진짜 가면이요. 저는 저를 모르는 채 정말 제가 모르겠는 사람을 연기해요. (191쪽)
후회하기도 늦었지만 나는 닫는 삶을 살아왔다. 사람들 사이를 걷지 못했고 나를 찾지 못했다. 나는 텅 빈 곳을 좇았다. 텅 빈 거리와 살아 있던 것들의 흔적들을 카메라로 담으며 그저 견디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다. 관찰이라는 것으로 즐거움을 찾았지만 나 외에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사실 잘 알지 못했다. (193쪽)
안톤 체호프와 레이먼드 카버, 제임스 설터, 엘리스 먼로, 헨리 제임스, 줌파 라히리, 마쓰모토 세이초 등의 작가들이 쓴 단편소설들은 내가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적잖은 토양이 되었다. 요란한 수식 없이 함축적으로 내용과 정서를 전달하고, 단 하나의 장면으로도 인간의 삶이 드러난다. 한 사람이 느낀 긴 삶의 슬픔도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단지 하나의 사건으로도 혹은 짧은 시간의 토막으로도 보이지 않는 삶의 이면을 이야기한다. (201쪽)
생생하고 깊이 있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들이 각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렇게 하나의 사연을 끝내면 다음 날 같은 테이블 같은 의자에 다음의 배우들이 앉았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또다시 배우들은 대화를 시작했다. 대화를 하거나 대화를 듣거나 눈길이 오가고 엇갈리며 배우들은 나의 글에 생명을 덧대어주었다. 나와 스태프들은 숨죽인 채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았고 배우들이 떠나면 빈 공간을 찍었다. 긴장의 시간들이 지나고 모든 촬영이 끝난 후, 나는 배우들이 떠난 의자에 앉아본 적이 있다. 모든 것이 지나간 텅 빈 공간에 이야기들이 남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도, 창밖 거리에도, 내가 보았던 것들이 그곳에 남아 있었다. (203쪽)
구매가격 : 10,800 원
미래채널
도서정보 : 황준원 / 21세기북스 / 2017년 09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유튜브 조회수 360만뷰,
페이스북 ‘미래채널 MyF' 10만 팔로워가 믿고 보는 콘텐츠!
국내 1호 미래캐스터의 메가트렌드 보고서!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최고의 미래를 상상하라,
그리고 그 미래를 직접 만들어라!”
미래에 일어날 변화를 일기예보 보듯 미리 예상할 수 있다면 어떨까?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른 이후, 비즈니스 산업은 물론 우리 일상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지만, 막상 우리는 당장 나의 생활에 어떤 변화가 닥쳐올지 피부로 체감하고 있지는 못하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 미래에 대한 막연한 관념은 아직 먼 이야기 같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생활 속 변화를, 풍부한 영상자료와 명료한 설명으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면 학업진로나 직업, 창업 등 미래를 설계할 때 보다 현명한 로드맵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미래채널 MyF’는 바로 이러한 대중의 소구점을 충실히 반영한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미래의 변화를 크게 최신 IT 트렌드, 산업시장, 교육 환경, 일상생활, 의료 개발 분야로 나누어 한발 빠른 변화의 트렌드를 체감할 수 있게 돕는다. 이 책은 ‘미래채널 MyF’에서 소개한 콘텐츠 중에서 구독자들이 가장 뜨겁게 반응했던 주제를 선별하여 풍부한 사진자료와 쉬운 설명을 덧붙여 구성했다. 미래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IT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스타트업 준비생들에게 빛나는 영감과 아이디어를 줄 트렌드 가이드가 될 것이다.
◎ 추천사
“알파고 이후,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불러올 미래에 대해 걱정한다. ‘우리의 일자리를 가지고 가지는 않을까? 인류를 지배하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다. 나는 로봇을 연구하고 로봇을 만드는 로봇 공학자다. 내게 있어 로봇은 사람이 할 수 없는, 혹은 해서는 안 될 일을 대신해주는 지능적인 기계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 나는 멋진 미래를 상상하면서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을 만든다. 부디 독자들도 멋진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이 책을 읽고 꿈을 꾸길 바란다! 진정으로 자기의 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 미래는 바로 당신의 것이다.”
- 데니스 홍 로봇 공학자, 『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꿈 설계도』 저자
“‘벤치마킹의 시대는 끝났다. 퓨처마킹의 시대가 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초우량 기업의 조건』 저자 톰 피터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했던 말이다. ‘당연해질 세상’을 읽는 것은 미래의 필수 생존법이다. 미래에 무엇이 당연해질지 궁금하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그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박용후 PYH 대표, 『관점을 디자인하라』 저자
“‘푸드테크’ 영역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고민하는 나에게 ‘미래채널 MyF’는 언제든 찾아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보물창고’와도 같다. 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와 저출산, 고령화 등 미래 트렌드에 대한 최신 지식과 통찰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은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 모두가 함께 읽어볼 만하다.”
-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 (주)우아한형제들 CEO
“현대인들의 마음은 미래기술 르네상스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 하루가 다르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미래를 당신의 눈앞에 총 천연색으로 그려주는 이 책을 꿈 많고 호기심 가득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 홍정모 동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출판사 서평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거대한 변화,
‘메가트렌드’는 이미 시작되었다
2016년 다보스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다. 제조업을 비롯해 우리 생활에 차원이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견되는데, 뉴스나 매체를 통해서 용어 자체는 종종 듣지만 막상 ‘나의 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직접적으로 체감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변화를 일기예보 보듯 미리 볼 수 있다면 어떨까? ‘미래채널 MyF’는 생활 전반에서 일어날 미래의 변화상을 ‘메가트렌드’로 정의하고 변화의 양상과 그 예는 무엇인지 최신 IT 트렌드, 산업시장, 교육 환경, 일상생활, 의료 개발 분야 등 전 세계의 놀라운 아이템들을 찾아 소개한다.
메가트렌드 1. 가상 세계로의 전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은 온라인쇼핑에서도 새로운 매개체로 떠올랐다. 알리바바의 VR 쇼핑몰 ‘바이플러스(Buy+)’, 집에 가구를 배치한 모습을 예상할 수 있는 이케아의 AR 앱이 대표적인 예다. 그 외에도 방 안에서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탐험하거나(캔잔스튜디오), 공룡들이 살았던 과거(BBC VR 다큐멘터리 ‘다이나믹 다이노월드’)로 돌아갈 수도 있는 등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경험의 폭을 넓히며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메가트렌드 2. 다품종 소량생산 & 개인 맞춤생산으로의 전환
3D프린터는 작게는 엔진 부품(GE)이나 신발(아디다스)부터 크게는 건물과 자동차(로컬모터스)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의 전 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3D 파일 제작 프로그램들[스케치 업(Sketchup), 팅커캐드(Tinkercad), 두들3D(Doodle3D), 리소피아(Lithopia)]이 좀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게 된다면 3D프린터를 통한 개인의 제조혁명 또한 좀 더 빨라질 것이다.
메가트렌드 3. 2세대 인공지능 활용으로의 전환
앞으로는 개인이 일상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감이나 추측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안을 추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옷을 고를 때(에코 룩), 나만의 비서가 필요할 때(구글홈, 에코, 누구, 기가지니), 외국어 번역이 필요할 때(인공신경망, 사물번역기),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가능한 요리 레시피를 알고 싶을 때(셰프왓슨), 과제 도우미가 필요할 때(IBM 왓슨, ‘소크라틱’ 앱)뿐만 아니라, 개인을 위한 맞춤옷을 디자인할 때[패션 브랜드 잘란도(Zalando) + 구글]나 과거 유명 화가의 그림을 재현하고 싶을 때(‘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 작곡할 때[플로우머신(Flow-machines) 프로젝트]에도 활용할 수 있다.
메가트렌드 4. 연결성 중심 사물인터넷으로의 전환
가전시장의 핫키워드인 ‘IoT’도 빼놓을 수 없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집에 적용한 ‘스마트홈’ 트렌드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도어락, 플러그, 조명 등 가정에서 쓰는 거의 모든 제품을 포함한다. 이에 더해, 아마존의 ‘알렉사’, 삼성의 ‘빅스비’ 등 인공지능 비서와 연결되는 가전제품 라인이 속속 선보이면서 인공지능 기술과의 연결성이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고, 이런 흐름 속에서 서로 다른 제조사의 사물인터넷 제품과 이메일, SNS 등의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IFTTT(‘IF This Then That’의 약자로 ‘이럴 땐 이렇게’라는 뜻)’ 기술이 성장하고 있다.
메가트렌드 5. 자율주행차가 불러올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
최근 자동차시장은 ‘자율주행’ 기술의 전쟁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현대,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물론 구글, 인텔, 네이버 같은 ICT 기업들까지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자율주행차 도입은 단순히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안전성이 높아지므로 교통사고가 줄어들어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적어지고, 사고로 인한 환자의 수도 줄어드는 등 의료계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차체 파손이 줄어 자동차 수리점이나 부품 업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가벼운 소재의 자동차가 생산된다면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도 늘어나고, 또 지금처럼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도로 활용의 효율성은 높아지며 교통 체증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용자 또한 이동 중 자동차 안에서 여유 시간을 확보하게 되어 영화나 게임을 즐기거나, 업무를 하거나, 이동식 카페나 마사지숍, 도서관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자체가 변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우버와 리프트(Lyft),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 한국의 쏘카(Socar) 등 각국의 차량공유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만약 이런 공유차량에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된다면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 것이다.
메가트렌드 6. 고령화와 인구증가를 극복할 신기술로의 전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요양기관 등은 물론 요실금 속옷처럼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아이템 개발, 노인생활 컨설턴트, 헬스웨어러블 기기, 예방 중심의 의약품 개발, 간병미용치료, 시니어 교육 등 고령층의 증가로 기회와 성장을 맞이하는 분야가 점점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근력을 향상시켜주는 외골격 수트(Exoskeleton Suit)나 신체장애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는 웨어러블 기기[시각장애인용 헤드셋 호루스(Horus), 수화통역 장갑 사인얼라우드(Sign-Aloud)], 하반신 마비 환자를 다시 걷게 할 무선통신 기술, 알약처럼 삼켜서 치료하는 로봇, 가정에서 하는 유전자 분석 키트[23앤드미(23andMe)] 등 의료 신기술와 증강현실과 프로젝터를 이용한 암벽등반이나 스쿼시 프로그램, 헬스트레이너처럼 코칭해주는 사물인터넷 거울[스마트스폿(Smartspot)], 트레이닝용 인공지능 선글라스[오클리(Oakley)]나 이어폰[비(Vi)] 등 건강관리를 위한 아이템들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지구의 인구증가로 식량부족 문제가 커지면서 식용곤충(메뚜기, 번데기), 가짜고기(‘임파서블 버거’), 배양육, 식물성 단백질로 만드는 마요네즈(‘저스트 마요’) 등 푸드테크 영역도 보다 활성활 될 것이다.
메가트렌드 7. 반복 노동에서 창의 노동으로의 전환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5년 안에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 불안해하기보다는 ‘사라지는 직업은 무엇인가’가 아니라 ‘어떤 직무가 대체될 것인가’를 파악하여 대체될 수 있는 업무 역량은 줄이고 대체될 수 없는 것은 길러가는 것이 미래의 직업 변화에 잘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이라고 예측되는 직종들을 들여다보면 대개 단순반복, 계산, 데이터 수집, 분석, 암기 등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이 더 잘할 수 있는 업무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약사’의 경우, 약을 조제하는 업무는 자동화 기술로도 가능하고 로봇을 활용한다면 실수할 확률이 제로에 가까우니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존의 약사들은 손님의 건강을 상담해주는 컨설팅 직무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노인들의 식습관을 컨설팅해주거나 건강식품을 약국 내에서 파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망직종이라 예견되는 직종은 데이터과학자, 로봇공학자, 헬스케어 종사자, 보안전문가, 바이오엔지니어, 인공지능 연구원, 시니어교육전문가, 반려동물행동상담원, 테라피스트, 1인미디어창작자 등이다.
당신이 현재를 고민할 때
누군가는 다른 미래를 본다
“바람이 불면 어떤 이는 담을 쌓고 어떤 이는 풍차를 만든다.”
- 중국 격언
“우리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미국의 미래학자 로이 아마라(Roy Amara)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하에 3D프린터, 드론, VR, 인공지능 등이 미래 트렌드로 주목받기 시작하자 수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관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각 언론매체와 시장조사기관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신산업이 ‘10년 뒤에는 수십 배 성장’하고, ‘몇십 조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만, 아직 초창기 단계인 기술들을 실제로 사용해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에 실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미래의 메가트렌드 사례들이 당장 대중화되어 세상을 급격하게 바꾸어놓을 것이라는 식의 환상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 기술들이 현재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무시해버리는 것 역시 현명한 자세는 아니다. 왜냐하면 트렌드는 따르는 게 아닌, 이용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형 인재로서 성장하기 위한 역량을 쌓는 것이 먼저다. 달라진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배우면서 호기심, 즉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능력’과 ‘상상력’을 기르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현상을 바라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상상한 것들을 실행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풀어가는 ‘문제해결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감하는 능력’도 필수요소다. 공감 능력은 자신이 가진 역량으로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고, 보다 많은 이들과 함께 잘 살기 위한 노력의 동기가 된다. 종합해 보면 미래형 인재란 ‘공부’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는 사람’이며, ‘정답이 있는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 ‘정답이 없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 기술 관련 산업에서 활약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이나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처럼 자신만의 역량을 준비하고, 목표를 설계한 뒤 새로 생겨나는 4차 산업혁명의 도구들과 큰 흐름을 이용한다면 보다 큰 성과를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구매가격 : 16,000 원
국가재정의 정치경제학
도서정보 : 오연천 / 21세기북스 / 2017년 09월 2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재정을 아는 국민이 국가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대한민국 공공경제에 관한 이론적·정책론적 탐구
“마음 가는 데 돈 가고 돈 가는 데 마음 간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벌고 어디에 쓰느냐를 관찰하면 어떤 사람이나 단체의 정체를 간단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국가의 ‘마음’도 ‘돈’을 통해 드러난다. 국가 공동체의 모든 일을 돈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재정이다. 그러기에 재정이야말로 한 나라의 관심사와 형편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든 국가 활동의 기반이 되는 재정에 대한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올바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 방법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인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은 『국가재정의 정치경제학』을 통해 ‘국민이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에서 국민의 참여가 결정적임을 역설하고 이를 위한 제반의 지식을 공유하고자 했다.
재정에 관한 국민의 관심은 미미하며, 정치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시민들조차 재정과 관련된 문제에는 손사래를 치곤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재정은 특별한 전문가들만이 다루는 고차원적인 영역이기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탓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와 행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재정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당사자들을 면밀히 살피며 그들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할 국민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거시경제와 법률, 행정 절차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평범한 시민이 국가재정의 본질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 책은 이러한 취지에 발맞추어 정부의 모든 재정 활용을 일반 시민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부와 재정의 본질을 진단하고 진화의 방향을 모색한다!
올바른 정책과 재정개혁을 향한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의 통찰과 제언
이 책은 시장과 정부라는 두 축을 설정하고 그 속에서 정부의 역할과 재정의 본질에 대해 설명한다. 조세(수입)와 예산(정부지출)의 맥락에서 정부의 활동은 ‘시장의 효율 → 시장의 실패 → 정부의 개입 → 정부의 실패 → 정부의 혁신’으로 도식화된다. 이와 함께 국민이 정부에 대해 갖는 기대치를 ‘효율적 정부론’과 ‘적극적 정부론’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이들 입장이 갖는 이념적·정책적 성격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재정의 관점에서 정부혁신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한국 사회의 뜨거운 화두인 사회적 형평 실현, 경제적 양극화 해소에 대한 정부 역할과 재정정책의 방향을 탐구한다. 특히 현재 한국 재정정책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조세부담’의 특징과 정치적 의미를 분석하고 재정개혁의 중요한 축인 예산개혁의 방향을 모색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는 재정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확장된 논의를 전개하는데, 즉 중앙정부를 넘어서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 전체의 구도에서 정부 활동과 재정의 기능을 다루는 점이다. 먼저 지방재정제도와 관련한 핵심 논쟁에 대해 분석하고 이어서 공기업부문의 국민경제적 역할과 개혁방향에 대해서도 상세히 제시한다.
최근 시장의 자율적 영역이 국민경제발전의 중심축이 되고 정부는 경제적 불균형을 완화해야 하는 의무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제 정부는 긴박한 안보 상황에 대처하고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통해 국민적 기대에 능동적으로 부응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시점에서 미래의 정부 역할을 목표를 설정하고 ‘정부와 재정’의 본질을 재확인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할 수 있도록 한다.
◎ 추천사
경제발전의 관건인 정부와 시장의 역할분담과 적절한 균형이라는 난제를, 국가재정에 관한 저자의 자전적인 학문탐구의 경험과 연계하여 분석한 역작이다. 민주사회에서 정책을 선택하는 시민의 지적 역량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선각자적 혜안도 두드러진다. 오늘 날 많은 민주국가에서 올바른 정책이 채택되지 못하고, 지속불가능한 시혜가 더 성행하고 있지 않은가.
재정 전문가로서의 탁월한 식견과 대학총장으로서의 풍부한 행정경험, 그리고 한국을 이끌어온 대표적 지성의 혜안을 누구나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정갑영(前 연세대학교 총장)
공공활동 및 재정 분야의 역할과 그 결정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가 자칫 현상만을 보고 판단하기 쉬운 주제임에도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었나?’ 또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공공경제 분야에서 탁월한 혜안을 통하여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수많은 사안에 대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정리해내고 있다. 특히 재정․세제분야에 있어 역대 정부의 자문 역할을 해 온 그가 제시한 처방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 대한민국이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는 시점에 공공경제의 본질을 이야기하며 그 핵심을 꿰뚫는 책이 나와 반갑기 그지없다.
김영주(前 산업자원부 장관)
◎ 본문 중에서
시장의 불완전성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개입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이에 대응하는 집합적 메커니즘이 정부의 활동이라는 접근방식은 정부의 존재와 활동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 설득력 있는 설명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시각에서는 시장이 불완전할수록, 시장의 실패가 뚜렷할수록 정부개입의 정당성은 높아지고 정부의 역할은 중시될 수밖에 없다. 반면 “시장이 완전하고 효율적 자원배분의 규칙에 충실할수록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이라는 명제를 취하게 된다. (26쪽)
부자로부터 거둔 세금을 가난한 사람에게 소득이전지출을 통해 지급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의 증진에 기여한다고 하면 이러한 이전지출은 사회적 효율의 관점에서도 정당성이 공감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소득이전장치는 cd(강자의 사회적 가치 감소분)보다 ab(약자의 사회적 가치 증가분)가 크다고 간주되는 한 사회적 효율의 관점에서 유효하다. 이 모형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소득이전 프로그램이 형평성의 기준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효율의 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84쪽)
양과 질 측면에서 복지 향상을 위한 정부 역할을 강화하려면 기존 정부지출구조의 획기적 구조조정이 없는 한 일정 수준의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고 표현한 여당 국회의원이 집권 수뇌부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복지 확산을 둘러싸고 진솔하고 정직한 논의가 정치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정치적 사건이다. ‘복지 확대’ 주장이 가시화되려면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특히 추가적 부담의 상당 부분을 분담해야 하는 중산층 이상 납세자들의 적극적 이해와 지지가 필수적이다. (168쪽)
왜 지방자치가 긴요한 정치제도인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응답의 하나가 “분권화가 지역주민의 효용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재정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자원배분의 조정’은 1차적으로 시장과 정부 간의 자원배분을 의미하지만, 공공부문 내에서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자원배분의 구도도 포함한다. 현대국가의 수직적 다단계(multi-level government) 정부 구조 (중앙정부→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하에서 하위정부가 왜 자율적 단위로 존재하여 중앙정부와 별개로 자율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분명한 이론적 근거가 확립되어야 한다. (242-243쪽)
‘효율성 증대’라는 판단기준보다 공기업을 통한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공적신뢰가 더욱 중시되어야 한다는 가치판단이 정치적 선택과정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민영화는 일단 유보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영화를 통한 경쟁과 개방이 공기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공공이익의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정치적 선택이 이루어진다면 민영화에 따른 당사자들의 반대를 극복하는 노력에 민영화 정책수립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311-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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