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도서정보 : 임용한, 조현영 / 레드리버 / 2022년 12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종교, 정치, 자본의 아귀다툼, 중동전쟁
네 차례에 걸쳐 일어났고, 현재도 진행 중인
거대한 전쟁의 본질을 파헤친다!
◎ 도서 소개
치열하게 살고 있는 당신을 위해
임용한 박사가 쉽게 풀어주는 ‘시간순삭 전쟁사 시리즈’의 두 번째 편!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는 〈토크멘터리 전쟁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임용한 박사와 대본을 쓴 조현영 작가가 뭉쳐서 쓴 전쟁사 시리즈이다. 한 권만 읽으면 전쟁사를 전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쓰고, 인포그래픽을 도입했다. 전쟁사, 밀리터리 덕후, 역사 독자는 물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처럼 읽을 수 있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중동전쟁: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는 네 차례에 걸쳐 일어난 전쟁인 중동전쟁을 다룬다. 그 배경인 유대인 민족의 형성부터 시작해서 1차, 2차, 3차, 4차 전쟁의 세세한 진행 과정과 결과를 짧은 호흡으로 읽기 쉽게 풀어냈다. 이 책을 읽으면 중동전쟁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어떻게 약체로 평가받은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승리했는지, 이 전쟁이 일어난 본질은 무엇인지, 전쟁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 다양한 통찰을 얻어갈 수 있다.
◎ 출판사 서평
한 권으로 지식과 재미, 통찰을 동시에 잡는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시리즈
8,000만이 열광한 〈토크멘터리 전쟁사〉의 재미를 이어 가다!
“보기도 전에 기대된다!”
“임용한이라면 믿고 본다!”
“이야기를 듣는 사이사이 역사를 새롭게 깨우치게 한다!”
다윗 ‘이스라엘’ VS 골리앗 ‘아랍연합’
어떻게 이스라엘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나?
중동전쟁은 약체라고 여겨졌던 이스라엘이 아랍연합을 상대로 4차례 모두 승리를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승리에는 물론 우연도 작용했지만 두 군대 사이에는 매우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전쟁의 승패를 갈랐을까?
저자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정치’를 꼽았다. 중동전쟁에서 아랍 국가들은 대부분 전시에 내부 정치가 혼란스러웠고 이스라엘은 비교적 갈등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또한 역설적으로 정치 논리가 전장에 적용되면서 이스라엘과 아랍권 모두 피해를 입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전쟁)에서는 이스라엘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판단에 정치적 요소가 개입되어 오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종교와 냉전 질서가 섞인 아비규환
임용한의 통찰과 함께 생생한 전쟁의 현장 속으로!
“역사, 특히 전쟁의 역사는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인간이 평화와 정의를 바라는 마음만큼이나 얼마나 쉽게 이기심과 이해관계에 굴복하는가를 보여준다.” - 본문 中
중동은 여전히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폭력을 동반한 분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이스라엘과 다른 중동 국가 간의 긴장감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은 사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년 동안 4차례에 걸쳐 벌어진 중동전쟁의 연장선에 있다. 이스라엘의 독립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은 종교적 근본주의가 부딪히는 종교전쟁이기도 했고 냉전 시기 강대국들의 대리전쟁이기도 했다. 민족문제, 자원문제, 정치문제가 뒤섞인 이 전쟁은 그 복잡함은 물론 물리적·심리적 거리 때문에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중동전쟁에 대한 자료는 너무 범위가 넓거나 아예 한 전투만 좁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 기초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임용한 박사는 이번 저서에서 전체 전쟁의 진행 과정과 이를 둘러싼 맥락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또한 기존 책들과 달리 최대한 중동과 이스라엘의 입장을 균형 있게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치열한 것이 살아남는다!”
전쟁 같은 일상에서 역사를 내 편으로 만들어라
우리는 왜 전쟁사를 배워야 할까? 이제껏 전쟁은 먼 이야기처럼만 느껴졌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고,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패권을 두고 힘싸움을 하고 있다. 세계정세는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이런 전쟁은 결국 주식 투자, 정치, 물가 등 당연히 우리의 일상에도 영향을 끼쳤다.
또한 우리의 일상이 이미 전쟁이다. 급격한 경제 긴축으로 인해 사회가 얼어붙고, 이로 인해 세대갈등, 빈부갈등, 남녀갈등 등 수많은 ‘내부전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이는 명백한 현상이며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치열한 노력이 필수다. 중동전쟁은 먼 나라의 일이었지만, 제약 속에서 전략적 목적을 달성한 이스라엘과 압도적 우위에서도 패배한 아랍연합을 참고해 약자가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혹독한 지금, 살아남으려면 역사를 당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 추천사
“객관적으로 전쟁을 보기 위해선 그 맥락을 알아야 한다. 전투의 승패 같은 단면만 바라보면 편협한 시각으로 한쪽 주장에만 동조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하지만 임용한 박사님은 이 책에서 해박한 지식으로 역사적인 측면을 날카롭고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 태상호(군사전문 기자, 작가)
“중동전쟁의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임용한 소장님의 책이기에 더욱 흥미롭고, 유익합니다. 이 책은 여러분을 현대전의 실상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 방종관(서울대학교 산학협력 교수, (예)육군 소장)
◎ 본문 중에서
독자들의 반응도 걱정되었다. 중동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이미 편을 정해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민이 앞섰지만, 이 난감함이 오히려 집필에 대한 욕구를 복돋워주었다. 이념과 종교, 냉전의 편향이 뒤섞인 복잡한 그물망을 그 편향성 때문에 희생되고 마는 인간의 이야기로 헤쳐나가기로 했다.
【작가의 말 : 5쪽】
1940년대 팔레스타인은 분출 직전의 용광로였다. 세계대전이 한창이었고, 세계사에서 유례없이 복잡한 독립 투쟁과 종족 갈등, 가장 완고하고 타협이 어려운 종교 분쟁, 20세기를 뒤흔들 자원 전쟁이 동시에 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투쟁을 주도할 전사들, 상처 입은 영웅들이 팔레스 타인 땅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1부 | 01 1940년대의 팔레스타인 ? 들끓는 용광로 : 12쪽】
그 순간, 거리 북쪽에서 굉음이 일고 불길이 솟았다. 이어 서 총성이 요란하게 울렸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얼른 주저앉았던 샤이히는 그곳이 삼촌의 가게가 있는 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년은 벌떡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라디오에서 들은 문구가 자신의 목소리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유대인 놈들, 세상의 악, 세균, 없어져야 할 종자들…!”
【1부 | 05 팔레스타인인 VS 유대인 ? 다윗과 골리앗 : 46쪽】
이스라엘군부 내의 조직과 파벌 싸움은 다른 나라 같으면 내전이나 쿠데타가 발생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르군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 갈등은 극적인 선에서 봉합되었다. 이런 갈등이 많은 군사 행동을 방해했지만, 패전에 이르게 하지는 않았다. 여기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이스라엘의 특수한 상황, 상대적으로 낮은 아랍 군대의 수준도 한몫했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만큼 이성적이지 않아서 누가 보아도 막장인 상황에서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대가 약하면 방심한 나머지 엉뚱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의 타협은 놀라운 것이었다. 또한 벤구리온의 끈질기면서도 유연하고 강력하면서도 적절한 실천력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1부 | 16 알탈레나 사건 ? 하나의 이스라엘군 : 158쪽】
아랍연합의 탄생을 보면서 이집트의 2인자 사다트는 불 안을 느꼈다. 언제부터인가 두 사람은 성격이 정반대로 바뀌어 있었다. 단단한 어둠 속, 신비한 존재로 머물기를 좋아하던 나세르는 이제 빛났다. 정치적 암살까지도 서슴지 않던 이집트의 사무라이 사다트는 나세르의 그림자 뒤에서 조용히 그를 관망하며 부름이 있을 때만 나서는 닌자가 되어 있었다.
【2부 | 01 아랍연맹의 결성과 균열 ? 살라딘의 깃발 아래 : 239쪽】
골란고원전투 시작 전과 후에 시리아군이 보여준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전쟁 전의 기세등등하던 모습과 사기는 온데간데없어지고 전투에서 형편없는 모습을 보였다. 시리 아군은 꽤 좋은 장비로 무장했지만, 내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스르’라는 작전명은 그럴듯해 보였지만, 그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었다.
【2부 | 07 골라니 여단의 신화 ? 북부 전선 : 356쪽】
이스라엘 방식을 도입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의 사례는 전쟁에서 인재의 양성과 적절한 배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우리 사회는 모든 부분에서 규제가 너무 많다. 그 모든 규정이 정의와 부정부패 방지를 내세우지만, 알고 보면 책임 회피가 진짜 목적 다. 그 약점이 드러나거나 비교될 것을 걱정해서 기업 같은 민간 영역에까지 관이 규정을 강요하고 정의라는 이름으로 협박을 해댄다. 분쟁도, 소음도, 부정도, 차별도 없는 세계는 죽은 자들의 공간뿐이다.
【2부 | 16 욤키푸르 전쟁이 남긴 것 ? 전쟁사의 교훈 : 520쪽】
구매가격 : 20,000 원
서가명강27-SF, 시대정신이 되다
도서정보 : 이동신 / 21세기북스 / 2022년 12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시간을 뛰어넘고 공간을 확장하며
답을 찾는 매혹의 세계
◎ 도서 소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우리에게 ‘SF적 공상력’이 필요한 이유!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스물일곱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지식의 확장과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SF, 시대정신이 되다』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이동신 교수가 SF의 계보를 살피며 SF의 매력과 가능성, 그리고 SF를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짚어낸 책이다. SF의 가장 대표적인 소재인 ‘시간’과 ‘공간’을 문학이 어떻게 다루어왔고 또 어떻게 확장하여 뻗어가고 있는지 뜯어본다. 이와 함께 이런 SF를 우리가 왜 읽고 쓰는지, 나아가 SF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까지, 문학 안팎으로 확장하여 다채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이 선보이는 다양한 작품들을 맛보며 저자의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SF라는 장르의 매력은 물론 SF를 읽어야 할 시대적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SF의 상상은 더 먼 곳까지 간다
시공간부터 인류의 사명감까지… SF가 말하는 모든 것
서점가를 비롯하여 OTT, 극장 할 것 없이 SF가 대세다. 아이작 아시모프부터 김초엽까지 많은 SF 소설들이 앞다투어 영상화되고 있으며, 대중들은 이에 열광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SF는 왜 대세가 되었는가. 『SF, 시대정신이 되다』는 이 질문의 충분한 해답이 될 것이다. 물론 SF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책이 될 테다. 좋아하는 장르를 얼마나 넓고 깊게 경험할 수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안겨줄 것이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이동신 교수는 SF 작품을 면면히 살피며 SF가 가진 매력과 개성, 그리고 정체성까지 속속들이 설명해주고 있다. SF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타임머신, 우주여행, 외계인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평평한 2차원 세계, 살아 숨 쉬는 무생물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SF 작품들 속 상상의 향연을 접하다 보면 그 새로움과 다양한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그저 신기하다고만 해서 이렇게까지 많은 이들이 열광할까. 저자는 SF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심어준다고 지적한다. 시간을 비틀고, 공간을 확장하며 다른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지금 현재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 대하여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속한 현재가 어떻고, 그리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논의할 계기를 만들어준다.
SF, 무한함을 유영하고 가능성을 탐색하다
SF는 초기에 일부 독자들에게만 인기 있는 대중문화의 작은 영역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상력을 무한대로 넓혀가며 현재를 통찰하게 하는 장르로 성장했다. 높은 오락성으로 마니아층을 모은 SF는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왜 쓰고, 왜 읽는가”에 대해서 독자와 작가가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답을 하며 성장해왔다. 시대에 맞춰 확장하고 변화하는 SF를 보며, 소수를 위한 장르가 어떻게 시대정신이 되었는지까지 알 수 있다. 이는 어떻게 우리가 시대적 요구에 유연하게 답하며 성장할 수 있는지를 배울 실마리를 제공한다.
SF적 사고력이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되고 있다. 미래사회가 현재의 경제·인종·성·이념·환경 등의 문제를 악화시킬 거라는 우려가 현실로 입증되는 지금, 이런 문제를 극복하거나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지식체계가 아닌 그 너머의 생각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현대인의 사고의 틀을 넓혀주는 ‘사변 소설’에 대해서 다룬다. 사변 소설은 과학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아 인공지능, 동물, 사물 등 온갖 영역에 대해 사변하는 작품들을 일컫는다. 우리 주변의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변 소설처럼,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시각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SF는 시대정신이라 할 만하다. 저자 이동신 교수가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데 있다”라고 말한 이 책의 목표는 SF라는 장르 그 자체의 목표이기도 한 것이다.
“과학이 설명하는 어떤 세계 너머의 과학이 있어야만 한다. 아니면 과학 밖 실재를 이야기하는 소설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칙상으로 이 실험적 과학이 불가능하고 실제로 알려지지도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소설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작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살면서 겪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겪게 될 많은 현상이,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던 방식으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복잡하거나 아니면 너무 거대한 일이라서 과학이 그것을 충분히 설명해줄 때까지 기다리거나, 철학이 충분히 그 의미를 파악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문학도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하고 그런 면에서는 SF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_본문 중에서
■ 본문 주요 내용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SF가 다루는 ‘시간’에 대해서 알아본다. SF는 “여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이 지금 있는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파악한다. 시간을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인 소설 『타임머신』을 비롯해 ‘다중적 시간관’이라는 지금 우리의 시간관과는 전혀 다른 시간관을 다룬 영화 〈컨택트〉도 살펴본다. 2부에서는 SF가 다루는 ‘공간’에 대해서 알아본다. 〈스타워즈〉, 〈스타트렉〉의 배경인 우주는 물론이고, 〈매트릭스〉 속 사이버 스페이스까지… SF가 새로운 공간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확장해온 장르라는 것을 보여준다. 3부에서는 ‘SF를 왜 읽고 쓰는가?’에 대해서 다룬다. 아이작 아시모프, 필립 K. 딕 등 SF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다루면서 SF를 쓰고 읽는 이유를 SF가 싹트고 성장하며 변화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살피며 답을 찾는다. 그리고 인종·성별·국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약진하는 과정을 그리며 다채로운 작품들을 소개한다. 일본의 〈아키라〉, 중국의〈삼체〉, 한국의 〈괴물〉등의 작품을 언급하며 아시아의 SF를 다룬 부분도 눈길을 끈다. 4부에서는 “SF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며 ‘사변 소설’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사변 소설의 대표작 『플랫랜드』를 비롯하여 인공지능, 동물, 사물 등을 사변한 다양한 작품을 폭넓게 소개한다. 이와 함께 이제 SF가 어떤 장르로 성장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SF의 사명감에 대해 말한다.
◎ 본문 중에서
“여기는 언제인가?”
언뜻 ‘시간’을 물어보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질문처럼 들린다. 하지만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 이하 SF)에서는 별 뜻 없는 질문이 아니다. 왜일까?
첫째, 시간여행을 많이 하는 SF에서 ‘여기’는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여기’는 때로는 우연히, 때로는 의도적으로 바뀔 수 있다.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 순간이 유일한 일상일 수밖에 없지만, SF에서 ‘여기’는 하나가 아니다. 우리는 눈을 감고 다시 뜨는 사이 계속 시간이 변하는 가변적인 세상에 살고 있으므로 ‘여기’라는 말은 단순히 한순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는 전혀 다른 시간대의 ‘여기’로 변할 수 있기에 계속해서 변하는 ‘어떤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언제’인지를 물으면 사람들은 보통 숫자로 된 연도로 답한다. 다른 문학 장르에서도 대부분 주인공이 사는 현실의 연도를 ‘언제’의 답으로 삼는다. 그렇지만 SF에서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므로 엄청나게 앞선 연도 혹은 과거의 연도로 여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802701년이라고 답했다고 해보자. 매우 놀라운 숫자이기는 하지만, 이 숫자도 한 해씩 쌓여서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나온 숫자다.
SF에서는 802701년처럼 어마어마한 시간대로 갑자기 떠날 수 있고 때로는 0년으로 갈 수도 있다. 어쩌면 숫자로 연도를 세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인류 탄생 이전이라고 뭉뚱그려 답할 수도 있고, 지구가 멸망한 이후 새롭게 시작된 어느 시간으로 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연도로 가늠되는 시간이라는 개념은 지구라는 행성에서만 유효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여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우주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1부 | SF, ‘신의 영역’인 시간에 돌을 던지다 : 17~18쪽】
“어디로 갈 것인가?”
SF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문장이다. 이 질문에는 네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새로운 것을 찾아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모험심, 낯선 것을 탐구하는 호기심, 어디든 갈 수 있는 능력, 어디로 가든지 거기서 살아남고 번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어쩌면 거대한 보상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 이 모든 것이 그 말 한마디에 담겨 있다.
이런 것들은 SF를 읽고 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어떤 장르에서보다 더 크게 만족을 느끼는 감정이다. 바로 SF의 인기를 만들어내는 감정인 것이다. 따라서 ‘어디로 갈 것인가?’는 그냥 자주 등장하는 말이 아니라 꼭 등장해야만 하는, 또한 계속해서 더 묻게 만들어야만 하는 말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SF는 이 질문에 답을 하면서 생존해나가기 때문이다.
【3부 | SF의 무대, 어떤 상상은 현실이 된다 : 79~80쪽】
“왜 읽고 쓰는가?”
이는 지극히 평범한 질문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답은 단순하지 않다. 문학으로만 범위를 좁혀 이 질문을 던져도 우리는 너무도 다양한 답, 때로는 매우 다른 답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그 이유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저 재미로 쓰는 사람,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해 쓰는 사람, 변화를 원해서 쓰는 사람, 예술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쓰는 사람….
쓰는 이유만큼이나 읽는 이유도 다양하다. 재미로 읽는 사람, 자랑삼아 읽는 사람, 고민의 해답을 찾기 위해 읽는 사람, 자신을 바꾸기 위해 읽는 사람, 문학적인 연구를 위해 읽는 사람…. 독자 수만큼이나 문학을 읽는 이유도 무궁무진하며 다양하다.
SF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대중과의 밀착된 관계에서 발전한 장르이기에 더 그렇다. 하지만 다른 문학 장르보다 늦게 시작해 역사가 짧은 탓에 그런 다양성을 갖게 된 과정은 조금 다르다. 또한 SF가 대중적 장르로 시작했다는 사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힐 무렵 TV나 영화 등의 시청각 매체, 이후에는 비디오 게임 같은 매체가 대세를 이루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왜 읽고 쓰는가?”는 “굳이 왜 SF를 쓰고 읽는가?”라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SF라는 문학 장르에서 이 질문은 장르의 생존에 대해 묻는 것이기도하다.
【3부 | 우리에게는 SF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 133~134쪽】
우리는 보통 SF를 이야기할 때 공상과학 소설을 떠올린다. 사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허상이나 상상의 영역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르가 SF이기 때문에 이를 현실 도피의 장르라고도 말한다. 그렇기에 SF를 읽으면 ‘왜 그런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읽느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SF라는 말 자체는 항상 허상이나 공상이 따라붙고, 그런 의미에서 사실주의와는 반대되는 장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로빈슨은 자신이 SF를 쓰는 이유에 대해 “사실적으로 쓰고 싶어서 SF를 썼다.”라고 말하고 있다. 로빈슨이 지구상에서 바로 지금 여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만 쓰는 것은 아니다. 그는 우주 전쟁 등에 대해 쓰면서도 자기가 쓰는 글이 사실주의적이라고 말한다.
【4부 | 새로운 눈으로 SF를 바라보기 : 190~191쪽】
구매가격 : 13,600 원
더 원더
도서정보 : 엠마 도노휴 / arte / 2022년 11월 22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살아 있는 기적인가, 모두를 속인 살인인가?
200만 부 판매 세계적 베스트셀러 『룸』의 엠마 도노휴 최신작
플로렌스 퓨 주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원더〉 원작!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책이자 200만 부 판매 세계적 베스트셀러 『룸』으로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엠마 도노휴의 최신 화제작 『더 원더』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룸』은 언론과 평단의 극찬 세례를 받으며 영화로 제작되었고, 주연으로 열연한 브리 라슨의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휩쓸면서 엠마 도노휴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이번 작품 『더 원더』 역시 ‘애절하고, 비범하다’는 《뉴욕 타임스》의 호평과 함께 출간 즉시 〈스코티아 뱅크 길러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잭슨상〉을 수상했고, 〈아마존 에디터 선정 최고의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굿리즈 최고의 소설상〉에 선정되었다. 또한 엠마 도노휴가 직접 각색에 참여하고 〈글로리아〉의 세바스티안 렐리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더 원더〉는 플로렌스 퓨 주연으로 22년 넷플릭스 전 세계 공개를 앞두고 〈제47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제66회 런던 국제 영화제〉, 〈텔루라이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4개월 전부터 주님의 성수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어요.”
1850년 아일랜드의 어느 마을, 한 소녀가 몇 개월 동안 음식을 먹지 않고도 생존하여 기독교 신자들에게 기적의 상징으로 추앙받기 시작한다. 금식 소녀 애나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면서 두 눈으로 직접 기적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이 선정적인 이야기를 취재하기 위해 국제 기자가 파견된다.
한편, 나이팅게일의 제자이자 노련한 영국 간호사 리브는 2주 동안 환자를 돌보며 건강 상태를 관찰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녀는 아일랜드에 도착하고 나서야 애나가 진짜 살아 있는 기적인지, 영악한 사기꾼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이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로 인해 마음의 거리를 두고 냉정한 시선을 보내던 리브는 점차 사랑스러운 소녀 애나를 둘러싼 어른들의 위선과 추악한 진실에 대해 알게 되는데…….
상처 깊은 두 사람이 서로의 삶을 변화시키고
위선의 가면을 쓴 사람들과 싸우는, 진짜 사랑에 대한 이야기!
19세기 중반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더 원더』는 그 시기에 실제 있었던 ‘단식 소녀’ 사건을 소재로 쓰여진 강렬한 심리 스릴러다. 1845년, 감자를 주식으로 삼았던 아일랜드에 감자 품종 전염병이 생기면서 대기근이 발생하였고, 다른 음식마저 영국에 착취당하면서 수백만 명이 아사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음식을 먹지 않고도 오랜 기간 동안 생존했다는 소녀들이 나타났는데, 이러한 ‘금식 소녀’들은 종교적 힘이 있다고 여겨져 성인으로 추앙받았으며 기적과 신성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저는 우연히 ‘금식 소녀’ 현상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많은 서구 국가에서 소녀들이 먹지 않음으로써 유명인이 되었다는 것이 그 소녀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1869년에 간호사들의 감시를 받다가 죽은 어린 소녀 ‘사라 제이콥’의 이야기는 저처럼 어두운 취향을 가진 작가에게도 너무 비극적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역사 소설을 쓰는 평소의 방법을 버리고, 직접 이야기를 창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작가의 말
아일랜드가 고향인 작가 엠마 도노휴는 이 비극적인 사건을 단순하게 풀어내는데 그치지 않고, 기적으로 불리는 애나와 이 소녀를 관찰하며 진실을 파헤치는 간호사 리브를 통해 역동적인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위선의 가면을 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혼란 속에 놓인 애나와 리브. 상처 깊은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삶을 변화시키며 진짜 기적을 향해 달려가는 서스펜스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과연 두 사람은 과거의 고통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인가? 긴장감이 고조되는 팽팽한 심리전이 충격적인 진실 게임으로 뒤바뀌는 순간, 카타르시스가 폭발하는 완벽한 결말을 맛보게 될 것이다.
◎ 언론의 찬사
“안나의 점점 작아지는 몸만큼이나 야위고 불편한 우화. 도노휴는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한다.” _ 시카고 트리뷴
“도노휴는 신앙과 믿음에 대한 강력한 질문을 제기한다.” _ 뉴스데이
“트라우마의 낙수 효과에 대한 매혹적인 우화.” _ 보그
“이 미스터리에는 미신과 지역 방언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리브는 공동체 그 차제와 종교, 과학, 전통에 대한 모순된 믿음을 파헤쳐야 한다. 리브가 안나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점차 그녀 자신에 대한 진실을 갖게 된다.” _ O, 오프라 매거진
“사실 기반의 훌륭한 역사 소설. 도노휴는 파괴하는 영성의 힘에 대해 격렬하게 썼다. ” _ 뉴욕 타임스
“리브는 현대 여성이 동경할 수 있는 여주인공이다.” _ 타임 매거진
“역사 소설 독자들은 이 이야기에 매료될 것이다.” _ 메리앤 그윈, 시애틀 타임스
“사실에 기반한 훌륭한 역사 소설, 도노휴는 파괴할 수 있는 영성의 힘에 대해 썼다.” _ 스티븐 킹
“도노휴의 현대 스릴러 『룸』은 그녀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 『더 원더』는 그녀의 역사 소설 역시 『룸』 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준다.” _귀커스 리뷰
“가슴 아픈 강렬함으로 믿음과 신뢰의 본질을 탐구하는 뛰어난 소설.” _ 북리스트
“도노휴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 『더 원더』는 그녀의 베스트셀러 『룸』처럼 많은 매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소설은 시대 풍습과 19세기 가톨릭 신앙의 사물과 기도에 대한 묘사로 가득 차 있으며,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담한 질문을 던진다.” _ 출판사 주간평
“도노휴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19세기 아일랜드 지방 사회의 초상화를 환기시키는 동안 신앙과 믿음에 대한 강력한 질문을 제기한다.” _ 뉴스데이
“도노휴의 뛰어난 스릴러는 그녀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멀리 갈지 고민하면서 모든 단어들에 매달리게 할 것이다.” _ 리즈 로크
“신선하고 유난히 생동감 넘치는 역사 소설. 도노휴의 최신작은 아이들의 위험에 대한 생각과 그녀의 재능을 모두 결합시켰다.” _ 보리스 카치카
“선 대 악에 관한 잊히지 않는 소설.” _ 브렌다 자노위츠
“도노휴는 『더 원더』를 통해 그녀가 끊임없이 창의적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 책은 당신의 밤잠을 설치게 하고, 더 똑똑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_ 코스모폴리탄
“풍부한 역사 연구, 깊이 파헤쳤지만 가볍게 다뤄진 기발한 이야기.” _ 월스트리트 저널
“목소리, 줄거리, 도덕적 복잡성에 있어 능숙하고 설득력 있는 훌륭한 작품. 도노휴는 진짜 솜씨로 카드를 나누어준다.” _ 보스턴 글로브
“소설은 역사의 슬픔에 대한 작은 위로이면서, 기록을 바로 세우는 한 가지 방법이다.” _ 뉴요커
“활활 타오르는 역사 소설.” _ 뉴스데이
“도노휴의 매혹적인 글솜씨로 가득 찬 잊혀지지 않는 작품.” _ 시애틀 타임스
◎ 책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편견을 심어주고 싶지는 않지만, 이건 아주 특이한 사례예요. 애나 오도널은…… 아니, 그 아이 부모는 애나가 열한 살 생일 이후로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_20쪽
이제야 모든 게 이해됐다. 리브는 보모 겸 감시자로 일하기 위해 그 먼 길을 온 것이었다. 고작 동네 의사 한 명의 금 간 자존심 때문에. 왜 일을 수락하기 전에 수간호사에게 좀 더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을까? _25쪽
“어제로부터 4개월 전인 4월 7일. 그날 아침부터 주님의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어요.” _42쪽
방문객은 모두 나가면서 금고 구멍에 돈을 넣었다. 몇몇 사람의 동전 소리는 리브 귀에 유독 크게 들렸다. 이 여우 같은 꼬마가 십자가 조각상이나 돌기둥 유적처럼 꽤 돈이 되는 명물인 듯했다. _47쪽
애나가 올림머리를 풀고 빗질을 하자 검은 머리카락 뭉치가 빗살에 걸려 나왔다. 리브는 마음이 불편했다. 어린아이 머리카락이 한창때가 지난 여자처럼 우수수 빠지다니……. 아이가 자초한 일이야. 세상을 상대로 벌이는 치밀한 속임수의 일환일 뿐이라고. 리브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_89쪽
사기극에는 책임이 없다고 판명 나더라도 아이 엄마는 최소한 이 소동을 즐기고 있었다. 현관문 옆에는 돈 상자까지 있었다. 옛말에 뭐라고 했더라? 아이는 가난한 자의 재산이다. _90쪽
거짓에 속는 인간의 순진함은 얼마나 무한한가. 특히 그것이 시골의 무지와 결합하면 상황은 더욱더 심각해진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이 속고자 한다면 속게 내버려두어라.’ _130쪽
“제 기억이 맞는다면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박해자를 피해 사막으로 도망칠 때 그들이 먹을 수 있도록 매일 하늘에서 떨어진 음식이었어요.” _144쪽
“저기 꼬마 기적이 온다!” 한 남자가 소리쳤다. 한 여자가 가까이 다가왔다. “아가, 네 치맛단 한 번만 만지게 해줘…….” _184쪽
“지금 우리는 나라 전체가 상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라이트 씨. 기근과 역병을 7년이나 겪었는데 어느 가족이 멀쩡히 남아 있겠어요?” _193쪽
“애나가 음식을 먹지 않는 이유는 여자아이로 위장한 무시무시한 괴물이기 때문이래요.” _195쪽
“성모님이 모든 것에 빛을 잔뜩 쏟아부어주어시잖아요. 빛에서 향기가 나는 것 같아요.” _270쪽
번이 길 쪽으로 돌아선 뒤에야 리브는 아이 얼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다. 바로 그 냄새였다. 희미하지만 불쾌한 과일 냄새. _276쪽
“그거 알아요? 아니, 당연히 모르겠죠. 암흑기에는 많은 성인이 오랫동안 식욕을 완전히 잃은 채로 살았대요. 심지어 몇십년 동안이나요. 그걸 Inedia prodigiosa, 즉 ‘경이로운 단식’이라고 불렀어요.” _290쪽
“좋은 간호사는 규칙을 따르지만, 최고의 간호사는 언제 규칙을 깨야 하는지 알아요.” _340쪽
구매가격 : 17,600 원
클래식 클라우드 030 - 반 고흐
도서정보 : 유경희 / arte / 2022년 11월 30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서양미술사의 하늘을 수놓은 성좌 중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별,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공간
반 고흐의 상실과 결핍의 근원인 쥔데르트에서부터
예술이라는 구도의 길을 걷기 시작한 파리를 거쳐
유토피아적 꿈의 시작점과 마침표를 찍은 아를과 오베르쉬르우아즈까지,
그의 자취를 따라가다
_ 속지 않는 자가 방황한다
문학, 사상, 예술의 위대한 거장을 찾아가는 국내 대표적 인문 기행 프로젝트인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서른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거장의 자취를 직접 밟아 가면서 그의 생애와 작품·사상·예술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평전은 평전이되 공간의 현장성을 질 높은 도판과 산뜻한 디자인으로 담아 낸 입체적 평전의 모범을 보여 줌으로써 인문 교양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아 왔다. 서른 번째로 만나는 거장은 서양미술사를 수놓은 성좌 중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빈센트 반 고흐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거장 화가로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드바르 뭉크, 클로드 모네, 얀 페르메이르, 에드가르 드가에 이어 여섯 번째다.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고 평생 세상과 불화하며 부랑자처럼 떠돌았지만 죽은 뒤 서양미술사상 가장 높고 찬란한 명성을 누린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 세계는 “속지 않는 자가 방황한다”라고 한 자크 라캉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은 흔히 그를 극한의 광기로 치닫다가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 예술가로만 여기지만, 그는 누구보다 명료한 정신으로 자기 안의 깊은 고독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날마다 치열하게 분투한 건강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37년이라는 짧은 생의 여정 동안 어디에도 온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유배자처럼 떠돌았던 것은 역설적으로 그가 너무나 투명한 영혼을 가진 자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기성의 보수적 체제에 늘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며 저항했는데, 그것은 창조적 모험이라 할 만한 탈주로 이어졌다. 그가 이 지상에서 보여 준 탈주의 파노라마는 결국 영원과 닿아 있는 위대한 예술을 탄생시켰다.
저자인 미술평론가 유경희는, 내면의 깊은 상실과 결핍을 오히려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아 눈부신 예술 세계를 일군 반 고흐의 행보를 따라간다. 저자의 여정은 특히 화가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으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걸작들을 탄생시킨 프랑스의 아를, 생레미드프로방스, 오베르쉬르우아즈 등에 집중되어 있다. 저자는, 평생 고단하게 떠돌았던 반 고흐라는 한 인간에 접속하여 그를 이해해 보고자 한 이 시도는 “빈센트 반 고흐-되기의 시간”이자, “빈센트로 시작해 나에게 도달한 영적인 여행”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여행을 통해 “빈센트처럼 사물과 사람을 보는 습성도 생겼다. 그는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않는다며 불평했는데, 나는 무엇보다 그처럼 감탄하는 법을 배웠”으며, 또한 반 고흐의 “방황과 방랑은 자기만의 삶을 구축하기 위한 너무도 건강한 삶의 드라이브이자 메커니즘이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_ 예술이라는 구도의 길
반 고흐의 인생은 주로 네덜란드, 벨기에에서 보낸 전기와, 프랑스의 파리, 아를, 생레미드프로방스,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보낸 후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는 큰아버지 센트가 운영하던 구필화랑 덴하흐 지점의 화상으로서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때 유명 화가들과 작품들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었는데, 특히 장 프랑수아 밀레를 필두로 한 바르비종파의 자연 친화적 화풍에서 심대한 영향을 받았다. 그림 파는 일을 그만둔 뒤에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종교적 포부를 안고 평신도 전도사로서 열악하기로 악명 높은 보리나주 광산촌으로 들어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러나 교단으로부터 전도사로서 부적합하다는 판결을 받은 그는 종교 대신 예술이라는 구도의 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화가로서 반 고흐의 인생은 세계 예술의 중심지 파리에 입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파리에서는 무엇보다도 인상주의 사조를 접하면서 그의 그림도 초기의 어둡고 무거운 색조에서 강렬하고 생기 있는 색조로 바뀌기 시작했다. 즉 “색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색채 속에서 삶을 찾고자 했으며, 진정한 그림이란 색채에서 솟아나는 것이라고 믿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는 파리보다는 보다 밝은 빛과 따뜻한 색채가 있는 곳에서 예술가들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 했다. 밀레와 앙리 루소가 주축이 되어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인 바르비종에 화가들의 공동체를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반 고흐의 아를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가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장 폭발적으로 분출한 생의 마지막 3년의 시작점이다.
밝고 화사한 색으로 뒤덮인 남프랑스 아를의 봄은 마치 그가 꿈꾼 유토피아에서 온 편지 같았다. 그리고 반 고흐가 테오의 돈으로 심혈을 기울여 꾸민 ‘노란 집’은 유토피아 건설을 위한 꿈의 아지트 같았다. 그러나 그 유토피아 건설의 동지라고 여긴 폴 고갱과의 갈등이 끝내 비극적 결말로 치달으면서 반 고흐의 꿈도 모두 부서지고 말았다. 이후 정신 질환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그는 생레미드프로방스에 있는 생폴드모졸요양원에서 약 1년간 머물렀다. 당시 반복되는 발작과 불안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는 그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 〈꽃핀 아몬드나무〉를 비롯하여 〈올리브나무〉, 〈사이프러스나무〉 등 많은 걸작을 남겼다.
이후 요양원을 떠나 파리와 가까운 오베르쉬르우아즈라는 작은 마을로 거처를 옮긴 반 고흐는 마을 여기저기를 쏘다니며 드넓게 펼쳐진 밀밭, 포도밭, 나무, 정원 등을 그렸다. 특히 죽기 얼마 전에 그린 〈구름 낀 하늘 아래의 밑밭〉, 〈까마귀가 나는 밀밭〉은 생의 끄트머리에 선 그가 느꼈을 절망감과 고독감이 사무치게 묻어난다. 1890년 7월, 그는 저물녘 들판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쏘았고, 이틀 뒤 테오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다. 살아생전에 그는 “내 작품이 팔리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만 언젠가는 사람들도 내 인생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라고 했는데, 그의 예견대로 이제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화가가 되었다.
◎ 본문 속에서
“속지 않는 자가 방황한다”라는 자크 라캉의 아포리즘을 들었을 때 나는 그것을 즉각적으로 내 삶을 관통하는 메타포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단박에 빈센트를 떠올렸다. 그는 창조적 모험이라고 할 만한 방황에 함께할 동반자를 평생 찾아 헤맸다. 사실 그는 일생 동안 기성세대의 보수적 이념과 구태의연한 체제에 대해 미심쩍은 시선으로 경계하며 저항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나는 그런 빈센트와 만나 수년간 동거했다. 그 동거는 정주가 아닌 탈주의 동거였다.(18쪽)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늘 딴 생각을 했고, 생각은 시시각각 변했다. 하루에도 감정이 수십 번씩 변했고, 늘 다른 직업이나 일을 도모하고자 했다. 그림으로 성과가 나지 않을 때는 농장 일, 군대 입대, 위생병, 다시 화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했다. 물론 이 모든 일을 꿈꾸었음에도 불구하고 빈센트를 안정되고 살 만한 삶으로 이끌었던 것은 그림 그리기였다. 그림은 불안을 차단하는 장막이 되어 주었다.(26쪽)
그렇다면 빈센트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냉혹할 정도로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스물여섯 살 때 그는 “나는 정열의 인간이고, 다소 무분별하고 지나친 행동에 빠지기 쉽고, 그래서 종종 후회하기도 해. 더욱 참고 기다리는 편이 좋았을 때도 바로 말을 뱉거나 행동하는 경우도 자주 있어.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솔한 행동을 하지”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예민하고 우울하고 변덕스럽다고 느꼈다. 자기가 보낸 호의나 작품에 대해 어떤 응답이나 보수가 곧바로 오지 않을 때는 낙담과 분노 혹은 모욕당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순진할 정도로 사람을 잘 믿는 그가 역설적으로 사람에 대해 곧잘 의심하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는 점도 아주 특이한 사실이다. 더군다나 그는 자신의 광기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이처럼 그는 스스로에 대한 자각, 자신을 타자화해서 보는 능력도 갖추었다.(29~30쪽)
빈센트가 정말 미친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규칙적으로 온전히 그림을 그려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제정신을 유지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했다는 증거다. 그림 그리는 일은, 그것도 추상도 아니고 구상은 매우 아폴론적인 장르이기 때문이다. 물감을 섞어 제대로 된 색을 만들고, 형태를 만들고 구성을 한다는 것은 매우 이성적인 집중과 온전한 정신을 요구하는 일이니까 말이다.(44~45쪽)
폴 세잔은 빈센트가 그린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보고 미치광이 그림이라고 혹평했다. 그렇게 자극받은 빈센트의 그림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즉 색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색채 속에서 삶을 찾고자 했으며, 진정한 그림이란 색채에서 솟아나는 것이라고 믿기에 이르렀다.(74쪽)
파리는 자유로웠지만 사람들은 냉담했고 빈센트는 고독했다. 그는 파리를 떠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치열한 생존경쟁에 빠져 죽을 것만 같았다. 그에게는 나름의 예술을 추구할 새로운 공간과 시간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리하여 떠올린 곳은 남프랑스였다. 이를테면 로트레크가 유년을 보낸 프로방스, 몽티셀리가 떠난 프로방스, 세잔의 고향 엑상프로방스 같은 곳 말이다. 그리고 빈센트는 남프랑스가 따뜻한 태양과 다채로운 색채, 값싼 생활비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다른 화가들을 초청하여 공동체를 만들기에 안성맞춤일 것이라고 기대했다.(81쪽)
빈센트는 인생의 종착점에서 사진을 보고 어머니의 초상을 그렸고, 시 한 편을 함께 썼다. 훗날 그는 모든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이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가슴을 녹인다고 고백했다. 모성애를 환기하는 모든 이미지는 빈센트를 사로잡았다. 꽃꽂이, 바느질, 요람 흔들기, 불가에 앉아 있기 등. 그는 스무 살이 넘어서도 어린아이가 원할 법한 모성애와 그 상징에 집착했다. 어머니는 그를 버렸지만, 그의 내면은 지극한 모성을 찾는 일을 단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109쪽)
빈센트가 독서의 세계에 오롯이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기질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고통당하고 소외감을 느낄 때마다 그는 무작정 걷거나 독서의 세계로 깊이 침잠했다. 열한 살 때 강제로 기숙학교에 들어가면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되었을 때도, 런던에서 하숙집 여인 유지니에게서 실연당한 뒤에도 그는 많은 시간을 고독한 취미 생활인 산책과 독서와 편지 쓰기로 보냈다.(121쪽)
빈센트가 이토록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감동할 줄 아는 존재였음을 말해 준다. 자연에 대해 그러했듯이 예술에 대해서도 연신 감탄한 빈센트는 자주 흔들렸고, 자극받았고, 위로받았다. 그는 예술가야말로 어떤 순간에도 진정으로 감동할 줄 아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마치 희랍인 조르바가 모든 만물을 처음 보듯 감탄했던 것처럼. 그래서 “되도록 많이 감탄하려무나. 많은 사람들은 충분히 감탄하지를 않아”라고 테오에게 보낸 조언은 비단 테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129~130쪽)
아를에 가게 된다면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이 반 고흐가 머물렀던 노란 집이었다. 아를을 생각하면 언제나 나는 반 고흐가 드나들던 카페보다 노란 집을 가 보고 싶었다. 작가의 작업실이 훨씬 호기심을 자극했던 탓이다. 게다가 노란 집에서 탄생한 빈센트의 걸작은 또 얼마나 뭉클한 것인가. 제일 보고 싶은 것은 제일 나중에 보려고 남겨 둔 채 해거름이 질 때까지 강둑을 걷고 또 걷다가 도착했다. 이미 그곳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노란 집에 대한 노스텔지어는 포기할 수 없었다.(153쪽)
빈센트가 사로잡힌 것은 초상화였다. 그는 “인간이야말로 모든 것의 뿌리다. 인간의 얼굴이야말로 내 안에 있는 최고의 것, 가장 진지한 것의 표출이다”라고 말했다. 평생을 모델을 찾는 데 열중했던 그에게 초상화란 유일하게 사람을 소유하는 경험을 해 주는 장르였다. 그는 모델을 선정해 자세를 취하게 하는 등 그 자신이 주도적인 위치가 된다는 것에 매료되었다. 그는 개성 있는 모델을 구해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일생의 과제로 삼게 되었다.(164쪽)
그런 빈센트는 들판의 농민이나 우체부와 카페의 주인 같은 평범한 사람들을 그렸다. 그는 인물들을 면밀하게 관찰해 개성을 포착했고, 그 자신의 명확한 확신에 의해 재현했다. 그렇게 탄생한 초상화는 아무런 허식이 없이 간결하고도 자연스러웠다. 보통 사람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빈센트는 보통 사람을 보통 사람으로 그리기 위해 과거의 초상화에서 신비롭거나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드리웠던 짙은 음영은 물론이고 부드러운 채색과 피부의 분장을 말끔히 제거하고 거친 질감으로 피부를 자유롭게 표현했다.(165쪽)
생레미가 빈센트의 마을이라고 느껴진 것은 바로 그가 요양한 생폴드모졸수도원까지의 오래된 길 때문이다. 빈센트는 당시 생래미역에서 이 수도원까지 마차를 타고 갔지만, 나는 시내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수도원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그 길은 빈센트 반 고흐의 여정에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주었다.(204쪽)
나는 이 책을 쓰면서 빈센트의 예술을 낳은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애정 결핍으로 인한 인정 욕망이었다는 것을 밝혔지만, 사실 그것만으로 그의 예술 세계를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 한 존재에게는 수만 년 동안 살아남은 유전자가 새겨져 있다. 그에게는 집단 무의식, 개인 무의식을 비롯해 시대정신, 에피스테메, 가족, 자연, 환경, 친구, 교육, 심지어 전생까지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그러므로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빈센트라는 한 존재를 진심 어린 관심과 애정으로 바라보되, 한편으로는 감정이입과 공감이라는 시선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이성적으로 객관화하고 타자화하는 시선으로 임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내게 미스터리한 존재다. 아니 한 존재를 미스터리로 놓아두는 것이 그를 새롭게 감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줄 것이다.(278~279쪽)
구매가격 : 16,800 원
워드슬럿: 젠더의 언어학
도서정보 : 어맨다 몬텔 / arte / 2022년 12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여자를 모욕하고 싶다면 그를 걸레라고 부르고
남자를 모욕하고 싶다면 그를 여자라고 불러라?!”
사회언어학의 시선으로 추적하는 언어 속 젠더 부조리의 근원
오늘도 말과 글에 차별당하는 당신을 위한
페미니스트 언어 덕후의 유쾌한 성찰
◎ 도서 소개
사회언어학의 시선으로 추적하는 언어 속 젠더 부조리의 근원
오늘도 말과 글에 차별당하는 당신을 위한 페미니스트 언어 덕후의 유쾌한 성찰!
여자들은 왜 공적인 자리에서 ‘남자처럼’ 말하길 요구받을까? 언어의 기본형은 대부분 남성인데 왜 비속어는 대부분 여성에 대한 것일까? 모욕당하는 여성은 왜 꼭 음식이나 동물, 혹은 성판매자로 비유될까? 왜 ‘여자어’는 쉽게 조롱받는데 여성혐오 표현은 금방 일상어가 될까?
페미니스트 언어학자 어맨다 몬텔이 언어 속 젠더 부조리의 근원을 추적한다. 그의 첫 책 『워드슬럿』은 최신 사회언어학 연구를 바탕으로 각종 문헌과 매체, 정치인의 공적 발화와 개인들의 은밀한 뒷담화까지 다양한 사례를 오가며 젠더 차별적 언어의 역사를 분석하고 고발한 결과물이다. 책에 담긴 유쾌하고 거침없는 사회언어학적 지식은 여성의 발화를 조롱하고 억압하는 권력으로부터 여성의 자유로운 언어를 되찾게 해 줄 것이다.
기존의 언어와 완전히 합치되지 않는 언어를 교정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어떤 권위 없이 자신의 말을 만들어 냈다는 이유로 건방지다는 평가를 들은 적이 있다면 『워드슬럿』은 분명한 준거점이 되어 줄 수 있다.
-이민경
◎ 출판사 서평
“여자를 모욕하고 싶다면 그를 ‘걸레’라고 부르고
남자를 모욕하고 싶다면 그를 ‘여자’라고 불러라?!”
젠더화된 언어, 언어화된 젠더의 모든 것
사회언어학의 시선으로 언어 속 젠더 부조리의 근원을 추적하다
언어와 사회학의 교차를 다루는 사회언어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는 ‘젠더’다. 젠더는 음절에서부터 단어, 발화 방식과 대화의 형태까지 언어의 거의 모든 면과 맞닿아 있다. 가령 많은 언어의 문법 체계에서 기본형은 남성이며, ‘남성’은 ‘사람’의 동의어다. 언어 속 젠더 편향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성별 표지가 없는 동물이나 캐릭터를 볼 때조차 자연스럽게 그것을 남성이라고 인식한다. 젠더화된 언어는 우리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남성 권력을 강화한다.
페미니스트 언어학자이자 기자인 어맨다 몬텔은 그의 첫 책 『워드슬럿』에서 사회언어학의 시선으로 언어 속 젠더 부조리의 근원을 추적한다. 비속어와 은어에 담긴 젠더 편향과 성차별(1장, 7장, 10장), 남성 언어가 ‘여성’을 규정하는 방식(2장), 만인에게 조롱받는 ‘여자어’가 지닌 언어학적 기능(3장, 4장), ‘캣콜링’과 ‘끼어들기’ 등 남성들이 언어를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6장), 어째서 ‘게이 같다’라는 말이 ‘레즈비언 같다’라는 말보다 쉽게 쓰이는지(9장)까지, 『워드슬럿』은 최신 사회언어학 연구들을 바탕으로 각종 문헌과 기사, 정치인과 연예인의 발화, 개인들의 은밀한 뒷담화까지 다양한 매체와 사례를 오가며 젠더 차별적 언어의 역사를 다층적으로 분석하고 고발한다. 여성들이 너무나 오래 우리 편이 아니었던 언어를 탈환하는 데 필요한 거침없는 지식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늙은 백인 남자들은 문화를 너무 오래 다스렸고, 언어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소통되는 매개체다. 그렇기에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도전하고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살필 시간이 왔다. - 본문에서
√ 여자들은 왜 공적인 자리에서 ‘남자처럼’ 말하길 요구받을까?
√ 왜 ‘여자어’는 쉽게 조롱받는데 여성혐오 표현은 금방 일상어가 될까?
만인에게 조롱받던 ‘여자어’를 재조명하다
여성의 발화를 둘러싼 편견은 각종 매체에서 수없이 재생산된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간접적으로 에둘러 말한다, 여자는 과장된 존칭어를 쓰며 지나치게 사과한다, 여자는 자신감 없이 말끝을 흐리거나 음절 끝을 올려 질문하듯 말한다…… ‘여자어(lady language)’는 젊은 여성의 무능력을 뜻하는 대중적인 조롱의 상징이 되었다. 진보 논객들은 긴장한 사회초년생 여성의 말투를 과장되게 따라 하며 세태를 풍자하고, 여성들조차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여성에게 자신 있게 말할 것을, 그러니까 ‘화이트칼라 백인 남성처럼’ 말할 것을 요구한다.
어맨다 몬텔은 ‘여자어’가 유독 우습게 들리는 것은 언어가 문화의 권력을 반영하기 때문임을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어떤 집단의 발화를 기본값으로 여기는지에 대한 성찰 없이 젊은 여성들에게 남성의 언어학적 선호에 길들여지도록 가르치는 것은 젠더 권력에 복무하는 일일 수도 있다.
동시에 그는 언어학자로서 조롱받는 ‘여자어’가 가진 기능과 의의를 살핀다. 예컨대 의문문처럼 말끝을 올리는 업토크(uptalk)는 불안과 미성숙의 지표가 아니라, 민감한 소재를 쉽게 다루게 하고 다른 이들의 참여를 북돋우며 누구도 대화를 독점하지 않게 하는, 굉장히 협력적이고 경제적인 언어학적 기능이다. 언어학자들은 ‘여자어’라고 알려진, 가장 추하고 조롱당하는 발화가 근미래에 표준 언어가 향하게 될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러니까 문장 끝에서 목소리를 누른다고, 미안하단 말을 많이 한다고, 혹은 마음에 들지 않는 언어적 특징을 보인다고 누군가 당신을(또는 다른 누군가를) 바보같이 여기게 만든다면, 기억하라. 규범남들이 당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언어학자들은 이해한다. 결국 혐오자들은 그저 당신이 자신이 컨트롤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에 그저 씁쓸한 것뿐이다. -본문에서
√ 언어의 기본형은 대부분 남성인데 왜 비속어는 대부분 여성에 대한 것일까?
√ 모욕당하는 여성은 왜 꼭 음식, 동물, 성판매자 중 하나로 비유될까?
욕먹는 여성, 그리고 욕하는 여성을 위한 송가
UCLA는 한 연구에서 비속어와 은어를 수집해 젠더화된 모욕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수집된 여성에 대한 은어 중 90%가 부정적인 뜻이었던 반면 남성에 대한 은어 중 부정적인 뜻을 담은 것은 46%뿐이었다. 모욕당하는 여성은 대개 다음 중 하나로 비유되었다. 음식, 동물, 혹은 성판매자.
어맨다 몬텔은 우리가 여성을 먹을 수 있고, 비인간적이고, 성적인 대상으로 부른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 사회의 욕설들은 시스젠더 남성의 관점을 보여 준다. 그들에게 여성은 언제든 남성에게 먹히거나 길들여질 수 있는 존재, 혹은 이기적이고 히스테릭한 존재다. 규범적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욕과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욕 사이에는 의미론적 불균형이 존재한다.
욕설 대부분이 여성을 향한 것과 대조적으로 욕하는 여성을 둘러싼 인식은 역사적으로 늘 부정적이었다. 남성과 여성이 욕을 하는 이유를 조사한 연구에서 남성들은 자신이 습관적으로 욕을 하며, 그렇게 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들은 자신의 일탈적이고 괴상한 ‘성격’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회언어학 연구들은 언어 속 젠더 차별을 깨닫지 못하면 생각 없이 던진 아주 간단한 욕설조차 남성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권력은 언어의 진화를 바라지 않는다’
너무나 오래 우리 편이 아니었던 언어를 탈환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
자신의 언어로 말하려는 페미니스트를 위한 가이드
사회적 특권을 가진 쪽은 언어의 진화를 어떻게든 막고 싶어 한다. 그들은 혐오 표현의 대안으로 나온 단어가 비문법적이라고 비꼬거나 섹스와 젠더의 차이를 배우길 거부하고, ‘무서워서 무슨 말도 못 하는’ 시대가 됐음을 개탄한다. 기존 언어를 수호함으로써 자신들이 혜택을 보던 사회적 위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매일 젠더 정체성과 섹슈얼리티를 점점 더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고, 혐오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도 높아져 가며, 우리가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서 쓰는 언어도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도전하고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살필 시간이 왔다. 기존의 언어와 합치되지 않는 언어를 교정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어떤 권위 없이 자신의 말을 만들어 냈다는 이유로 건방지다는 평가를 들은 적이 있다면, ‘더 여자처럼’ 혹은 ‘덜 여자처럼’ 보이게 말하거나 침묵하기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면, 『워드슬럿』은 분명한 준거점이 되어 줄 수 있다.
◎ 시리즈 소개
거부할 수 없는 물결, 새 시대의 상식
Philos Feminism
1 백래시: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 수전 팔루디 지음 | 황성원 옮김 | 손희정 해제
2 여성, 인종, 계급
- 앤절라 데이비스 지음 | 황성원 옮김 | 정희진 해제
3 워드슬럿: 잡년의 언어학
- 어맨다 몬텔 지음 | 이민경 옮김
4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가제)
- 도나 해러웨이 지음 | 임옥희?황희선 옮김
5 스티프드(가제)
- 수전 팔루디 지음 | 손희정 옮김
6 다크룸: 영원한 이방인, 내 아버지의 닫힌 문 앞에서
- 수전 팔루디 지음 | 손희정 옮김
7 자본의 성별(가제)
- 셀린 베시에르?시빌 골라크 지음 | 이민경 옮김
8 임신중지: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 에리카 밀러 지음 | 이민경 옮김
9 페미니스트 킬조이(가제)
- 사라 아메드 지음
10 가부장제 깨부수기: 성차별의 역사와 여성의 투쟁
- 마르타 브렌?옌뉘 요르달 지음 | 손화수 옮김 | 권김현영 해제
◎ 옮긴이의 말
무대는 호흡과 진동으로 뒤집힌다 ? 이민경
『워드슬럿』은 모국어, 외국어, 신조어, 은어, 속어를 가리지 않고 언어학적으로 스스로를 갱신해 간 소수자들의 역사를 담고 있다. 소수자 집단이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어 나가는 언어는 기존의 언어에 위협으로 여겨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언어는 금세 또 다른 위협으로부터 사수해야 하는 인류의 소중한 자원이 된다. 기존의 언어 구조에 순응하는 대신에 구조에 생채기를 내고 튀어 나가는 발화들을 격려하는 이유일 것이다. 기존의 언어와 완전히 합치되지 않는 언어를 교정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어떤 권위 없이 자신의 말을 만들어 냈다는 이유로 건방지다는 평가를 들은 적이 있다면 『워드슬럿』은 분명한 준거점이 되어 줄 수 있다.
◎ 추천의 글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회언어학의 신조를 반영한다. 언어는 문화와 분리될 수 없다. 언어는 정체성과 권력에 관한 통념을 반영하고 창조한다. 기초 연구 속에 자리 잡은 이 세련된 방식의 책이 언어와 젠더 연구 분야에 새로운 청중을 불러오기를 바란다.
? 《라이브러리 저널(Library Journal)》
영어에 대한 이 열정적이고 매혹적인 책은 당신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어맨다 몬텔의 분석은 날카롭고 도발적이지만 재미있고 읽기도 쉽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멋진 괴짜 페미니스트다.
? 휘트니 커밍스(Whitney Cummings), 배우·코미디언·PD
『워드슬럿』은 우리의 성차별적인 역사에 대한 매혹적인 정보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말 그대로 ‘우와’ 하고 여러 번 소리 내어 말했다. 매우 재치 있고 훌륭한 책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읽어야 한다.
? 블라이드 로버슨(Blythe Roberson), 작가·코미디언
어맨다 몬텔은 젠더가 우리의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여성이 말하는 방식을 향한 비판이 직감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느끼던 사람에게 확신과 도구를 주었다. 『워드슬럿』은 놀랍도록 재미있고, 모든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임파워링한다.
? 개비 던(Gaby Dunn), 작가·배우·퀴어 활동가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이 책은 당신이 언어의 혁명적인 힘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 당신을 크게 웃게 만들 것이다. 사회언어학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의미론적인 마술 트릭을 풀고 싶다면 언어의 달인 어맨다 몬텔에게 맡겨라!
? 카밀 페리(Camille Perri), 『도둑비서들The Assistants』 작가
나는 어맨다 몬텔의 탁월함이 전 세계에 폭발적으로 퍼져 나가려 한다는 것을 알고 페미니즘의 미래를 기뻐했다.
? 질 솔로웨이(Jill Soloway), 방송작가 ·PD
‘썅년’이라 말하는 것도, ‘썅년’에 대해 말하는 것도 좋아하는 ‘썅년’으로서, 이 영리하고 기이할 정도로 재미있는 책은 언어에 집착하는 입이 험한 페미니스트인 나를 사로잡으며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내 뇌의 일부를 깨웠다. 영어를 쓰는 사람인데 이 책을 읽지 않았다고? 도대체 뭐 하는 거야!
? 서맨사 어비(Samantha Irby), 작가·코미디언
수십 년간의 혁신적인 페미니즘 연구에 기반을 둔 『워드슬럿』은 작가의 재치 있는 일화로 가득 차 있다. 현상을 교란하고 변화시키려는 실용적인 목표로 쓰인 이 책은 성평등과 말장난, 정교한 의사소통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유쾌하고 중요한 책이다. 다음 세대의 페미니즘 이론에 계속 영감을 불어넣으려면 이런 예리하고 의미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 본문에서
우리의 발화?단어, 억양, 문장구조?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 주는 보이지 않는 신호다. 이는 우리를 어떻게 대할지도 알려 준다. 잘못하면 발화는 무기로 쓰일 수 있다. 잘 쓰인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p.13)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에서 젠더화된 모욕에 대해서 비슷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여성에 대한 은어 가운데 90퍼센트가 부정적인 뜻이고 이에 반해 남성에 대한 은어는 46퍼센트만 부정적인 뜻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말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어휘 중에서 남성보다 여성에 대한 모욕의 함량이 더 높다는 뜻이다. 이 연구는 여성에 대한 ‘긍정적인’ 뜻을 담은 어휘도 있는 것으로 밝혀냈지만, 이때의 긍정적이라는 의미 역시 여성을 음식에 비유하는 (복숭아, 트릿, 필레와 같이)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p.37)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참조되는 네 개의 사전(콜린스 사전, 메리엄-웹스터 사전, 딕셔너리닷컴,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모두 ‘여성’이라는 단어를 ‘성인 여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는 여성이 되는 것과 성인 여성이 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여성이란 무엇인가? 이 사전들은 모두 여성을 ‘난자와 자손을 낳는 성’(또는 약간의 변형)으로 정의한다. 사전에 따르면 여성이 되려면 난자와 자손을 낳는 성인이어야 한다는 연결을 만들 수 있다. 정의는 신체적인 것이다. (p.77)
여성과 다른 사회적으로 억압받은 이들이 언어를 통해서 힘을 얻는 방식은 연결되어 있다. 주변화된 집단이 언어를 창의적으로 사용하여 스스로를 일으킨 역사는 길다. 그리고 그들은 이에 무척 능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멋진 새 은어, 발음, 억양에 대해 누구에게 공을 돌릴지 알든 모르든, 세계 나머지 지역도 예외 없이 그들처럼 말하게 되기 때문이다. (p. 159)
사람이 아닌 것에 ‘그것’ 대신 ‘그녀’를 붙여서 부르는 모든 예를 생각해 보라. 예를 들어서 차, 보트, 배, 대양, 나라, 네스호의 괴물, 허리케인과 같은 것들이 있지 않은가. (1950년대에, 미국 기상청은 해군 기상학자들이 선박에 여성의 이름을 붙이던 전통을 빌려 와서 허리케인에 이름을 붙였다. 다행히 1979년에는 허리케인에 남성과 여성의 이름이 번갈아 붙는 방식으로 체계가 바뀌었다.) 이 모든 것들은 크고, 도전적이며, 남성에게 정복되었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p. 179~180)
정치적 올바름은 우리의 표현의 자유를 전혀 해치지 않는다. 정치적 올바름으로 인해 정말 위협받는 건 단어 선택과 정치학을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이며, 어떤 소통 방식을 택하느냐가 우리가 누군지 더 잘 말해 주는 건 아니다. 미국 영어를 쓰는 화자로서, 우리는 원하는 언어를 택할 자유가 있다. 우리는 우리 언어가 사회적, 도덕적 신념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코믹’ 대신 ‘코미디엔’을 쓰거나 페라리를 ‘그녀’라고 묘사한다면, 그저 단순한 성차별 때문이 아니라 젠더 평등에 대한 무관심을 표했다는 사실로 지적을 받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무슨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고, 정치적 중립이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란 것이다. (p. 197)
매우 많은 언어에 어떤 사람이(대체로 남성이다)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여성 혹은 여성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성적인 언사를 외치는 행위를 묘사하는 표현이 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이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p. 202)
2015년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여성으로서 말하는 일의 이중 억압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은 간단하다고 적었다. 여성 상사를 더 많이 뽑는 것이다. 이미 배운 대로, 여성들을 일하는 환경에 더하는 것만으로는 그들에게 더 많은 존중이 돌아가도록 할 수 없다. 심지어는 남성 동료들을 위협함으로써 남성들이 더 지배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성이 상위 직급의 과반, 혹은 전부를 차지한다면, 이야기는 바뀐다. 텍사스대학교의 교수 이선 버리스(Ethan Burris)가 감독자 중 여성이 74퍼센트를 차지한 신용조합을 연구한 적이 있었다. “해결 가능하다.” 샌드버그는 적었다. “여성이 위에서 이야기하면, 남성의 목소리보다 잘 들릴 수 있다.” (p. 268~269)
엘긴은 ‘라아단’ 어휘가 여성들이 공유하는 육체적, 사회적, 감정적 경험을 효과적으로 요약하는 단어들을 포함할 수 있기를 바랐다. 여성의 언어는 영어에서 대체로 침묵되거나 여러 문장으로 복잡하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라아단’에는 ‘생리를 일찍 하다’, ‘생리를 고통스럽게 하다’, ‘생리를 기분 좋게 하다’와 같은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이유 있게 당황스럽고 화가 나거나, 이유가 없이 그렇거나, 이때 비난할 사람이 있거나 없는 등도 각각 달리 포함된다. 동사인 ‘도롤레딤’은 여성이 자신을 적절히 돌보지 못해서 과식하는 행위와 맛있는 음식과 같은 것에 탐욕을 부려 극단적인 죄책감을 느끼는 행위를 함께 포괄하고 있다. ‘라디이딘’이라는 단어는 ‘휴일 아닌 휴일’이라는 뜻인데, 휴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요리하고, 장식하고, 손님을 맞아야 하는 여성에게는 짐이 되는 날을 뜻한다. (p. 329)
구매가격 : 19,200 원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10 : 장화 신은 고양이
도서정보 : 안성훈(글), 이경희(그림) / 아울북 / 2022년 12월 07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70만 구독자를 매료시킨 유튜브 키즈 크리에이터 간니닌니,
환상의 동화 나라로 신나는 모험을 떠나다!
◎ 도서 소개
70만 구독자를 사로잡은 키즈 크리에이터 간니닌니,
마법이 살아 숨 쉬는 동화 왕국 판타지아로 신나는 모험을 떠나다!
요즘 아이들의 친근하고 편안한 일상을 보여 주며 많은 사랑을 받는 유튜브 채널 ‘간니닌니 패밀리’. 간니와 닌니가 이번엔 동화의 주인공이 되었어요! 피터 팬, 앨리스, 알라딘, 도로시, 앤, 인어 공주까지 이름만 들어도 아는 명작 주인공들과 친구가 되어 동화 나라를 여행하지요. 책보다 슬라임이나 유튜브와 더 친숙한 어린이 친구들에게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시리즈는 책 읽기가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지 알려 준답니다. 열 번째 이야기인 ‘장화 신은 고양이’에서 간니와 닌니는 지금까지 모은 황금 책갈피를 흑마법사에게 모두 빼앗겨요. 그리고 마지막 남은 황금 책갈피만이라도 먼저 손에 넣기 위해 꾀 많은 고양이, 장고에게 도움을 청하지요. 지혜를 모은 자매와 고양이는 과연 흑마법사보다도 먼저 황금 책갈피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흥미진진해지는《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환상적인 모험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출판사 서평
70만 키즈 유튜버 간니닌니와 함께 떠나는 환상적인 동화 여행
명작 속 인물들과 흥미진진한 모험을 떠나요!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키즈 유튜버 간니닌니, 동화 속 주인공이 되다!
간니닌니 가족의 솔직하고 따뜻한 일상으로 인기를 얻으며 수많은 구독자의 사랑을 받는 유튜브 채널 ‘간니닌니 패밀리’. 간니닌니가 전하는 순수하고 유쾌한 감동이 동화로 탄생했습니다. 10권은 《신데렐라》, 《빨간 모자》 등 각종 유명 동화를 집필한 프랑스 유명 작가인 ‘샤를 페로’의 동화, 《장화 신은 고양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요. 간니와 닌니는 그동안 모은 황금 책갈피를 모두 빼앗기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고양이 장고와 지혜를 모아 흑마법사에게 대적합니다. 과연 간니와 닌니는 황금 책갈피를 모두 되찾고 판타지아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명작이 전하는 불변의 교훈과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명작 읽기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고, 삶의 가치를 일깨우는 명작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오랜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진득하게 책 읽는 것을 무척이나 힘들어하지요. 이에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고 싶도록, 손에 든 책을 놓고 싶지 않도록, 키즈 유튜버 간니닌니를 명작 속 주인공으로 한《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유튜브를 보며 일상을 간접 체험하듯,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즐거운 독서 경험을 하고 나아가 명작의 감동과 가치도 되새길 수 있길 바랍니다.
특히 이 시리즈를 통해 옛이야기가 전하는 아름다운 가치들, 이를테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악에 맞서 싸우는 용기 등을 담으면서도, 외모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된 성 역할 같은 낡은 관념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보게끔 했습니다. 10권 ‘장화 신은 고양이’에서는 ‘함께’의 가치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간니와 닌니는 흑마법사에게 대적하기 위해 등장인물들과 지혜를 모아 맞섭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도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지요.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시리즈는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 동화의 감동과 변화한 시대 속에서 추구해야 할 새로운 가치관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고,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 주는 좋은 친구가 될 것입니다.
찾고, 활동하고, 더 알아보고!
다양한 부록 수록
내용 이해를 돕고 책 읽기에 흥미를 높이는 독후 활동이 본문 뒤에 실렸습니다. 원작에 대해 알아보는 명작 채팅방, 작가 소개, 등장인물에게 쪽지 쓰기 등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다양한 독후 활동을 즐길 수 있고, 여기에 더해 원작 줄거리가 담긴 브로마이드도 부록으로 제공되니 원작과 이번 작품의 다른 점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 줄거리
흑마법사가 황금 책갈피를 전부 빼앗아 갔다고?
간니와 닌니는 흑마법사와의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황금 책갈피를 찾기 위한 모험이 막바지에 다다르던 어느 날, 간니는 꿈속에서 우연히 호시탐탐 황금 책갈피를 노려온 흑마법사를 만나요. 괜스레 불안한 마음에 닌니의 손을 잡고 파피루스 도서관으로 간 간니는 그만, 흑마법사에게 여태껏 모은 황금 책갈피를 모두 빼앗겨 버리지요.
하지만 간니와 닌니는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남은 하나의 황금 책갈피를 구하기 위해, ‘장화 신은 고양이’ 왕국으로 떠나요. 그리고 지혜로운 고양이 장고와 함께 무시무시한 식인귀와 흑마법사의 사악한 꾀임을 차례차례 극복해 나가지요. 마침내 대마법사 토니와 흑마법사의 목숨을 건 최후의 대결이 펼쳐지고, 열세에 몰린 토니를 위해 머리를 맞대던 자매와 장고는 흑마법사를 물리칠 결정적인 진실에 도달하게 되는데요.《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10권, ‘장화 신은 고양이 편’! 드디어 밝혀지는 흑마법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간니와 닌니는 흑마법사와의 마지막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시즌1의 마지막을 장식할 숨겨진 진실들이 지금 바로 밝혀집니다.
구매가격 : 12,000 원
위어드
도서정보 : 조지프 헨릭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2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위어드(WEIRD): 현대 서구 문명의 번영을 가져온 5가지 키워드”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 도서 소개
★ 최재천 교수 특별 추천사 수록! ★
★★ 조슈아 그린, 캐스 선스타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강력 추천! ★★
“서구 사회의 독특한 심리, 문화, 제도는 어떻게 세상의 주류가 되었을까?”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세상은 이들을 ‘WEIRD(위어드)’라고 부른다. 오늘날 국제 사회의 주류라고 여겨지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진 이 집단은 역사 속에서 등장한 세계의 많은 지역, 그리고 지금까지 살았던 대다수 사람과 달리 대단히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에 집착하고, 통제 지향적이며,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지 않고, 분석적인 동시에 낯선 사람을 신뢰한다. 이들은 관계와 사회적 역할보다 자기 자신, 즉 자신의 특성과 성취, 열망 등에 초점을 맞춘다. 과연 이 집단은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된 걸까? 또 이런 심리적 차이는 지난 몇 세기에 걸친 산업혁명과 유럽의 전 지구적 팽창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위어드》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다루며 인류학과 심리학, 경제학과 진화생물학의 첨단 연구를 하나로 엮는다. 가족 구조, 결혼, 종교의 기원과 진화를 탐구한 끝에, 저자는 이 제도들이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고,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또한 일부일처 핵가족의 기원을 고대 후기까지 추적하며 로마가톨릭교회가 가장 기본적인 인간 제도(결혼과 친족 제도)를 변형시킴으로써 어떻게 의도치 않게 사람들의 심리를 변화시키고 서구 문명의 궤적을 이동시켰는지를 보여준다.
광대한 범위에 걸쳐 놀랍도록 세부적인 사실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도발적이고 매력적인 이 책은 문화와 제도와 심리가 어떻게 서로를 모양 짓는지를 탐구하고, 이런 사실이 우리 인간의 가장 개인적인 자아 인식과 인류 역사를 움직이는 대규모 사회?정치?경제적 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설명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총, 균, 쇠》보다 재미있고,
《사피엔스》보다 구체적인 역작의 탄생!
최근 전 세계 출판계와 언론에서 찬사가 쏟아지는 책이 있다. 〈더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은 물론, 캐스 선스타인과 조슈아 그린, 프랜시스 후쿠야마 등 세계적 석학으로부터 수많은 추천을 받은 이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블룸버그〉 선정 최고의 논픽션, 〈뉴욕타임스〉 선정 주목할 만한 책 등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인류학, 역사학, 심리학, 경제학을 통합하여 현대 서양의 문화가 다른 모든 문화와 어떻게 다른지를 명쾌하게 설명해낸 탁월한 저작”, “인간의 본성은 어디에서나 동일하다는 심리학과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책”, “사회 이론의 쟁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학문과 풍부한 데이터를 망라하여 친족에 기반한 사회에서 근대 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야심차 게 설명해냈다.” 하버드대학교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 조지프 헨릭의 《위어드》에 쏟아진 찬사들이다.
이렇듯 전 세계가 이 책에 주목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학자들이 ‘왜 서구가 부상했는가’라는 문제에 천착해왔다. 이 질문에 대해 저자가 내놓는 대담하고도 흥미로운 대답에서 우리는 역사가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바꾸고, 인간의 심리가 역사를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진화생물학과 문화 진화, 심리적 연구와 현장 실험, 첨단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연구를 결합해 책에 깊이를 더했다는 평을 받는 저자의 글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함께 회자되며, 근대의 기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필독서로 평가받는다.
“위어드(WEIRD): 현대 서구 문명의 번영을 가져온 5가지 키워드”
5가지 키워드를 통해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진화론을 파헤치다!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어쩌면 당신도 WEIRD 일지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심리적으로 조금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세계의 많은 지역, 그리고 지금까지 살았던 대다수 사람들과 달리, WEIRD는 대단히 개인주의적이고,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며, 통제 지향적이고, 일반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으며, 분석적이다. WEIRD는 관계와 사회적 역할보다는 자기 자신, 다시 말해 자신의 특성, 성취, 열망에 초점을 맞춘다. WEIRD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자신’이고자 하며 다른 사람의 일관되지 못한 모습을 유연함이 아니라 위선으로 여긴다. 이것은 인식, 기억, 관심, 추론, 동기부여, 의사결정, 도덕적 판단 등 저자가 언급한 심리학이라는 영역의 몇 가지 사례일 뿐이다.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는 말했다. “서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개인 개념은 사람을 다른 이들과 자신을 구분하고, 독특하며, 어느 정도 통합된 동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의식, 감정, 판단, 행동의 역동적 중심으로서 다른 사람들과는 물론이고 사회적, 자연적 배경과 구분되는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인지적 우주로서 파악한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결코 바뀔 수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소 독특한 관념이다.”
중세 후기에 이르러 어떻게, 왜 일부 유럽 사람들이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면, ‘서구의 부상’이라는 또 다른 커다란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 또한 분명해진다. 1500년경부터 서유럽 국가들이 세계의 많은 지역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왜 18세기 말에 서유럽에서 신기술과 산업혁명을 동력으로 삼은 경제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며 오늘날까지 세계를 휩쓸고 있는 세계화의 물결을 일으킨 걸까?
“인간은 어떤 종류의 동물인가?”
인간의 본성과 사회 진화에 대하여
우선 인간 본성과 사회 진화에 좀 더 깊이 살펴보자. 과연 우리는 어떤 종류의 동물인가? 문화와 문화 진화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제도란 무엇이며, 어디에서 생겨난 것인가? 문화, 제도, 심리는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공진화하는가? 왜 대다수 인간 사회에서 친족, 결혼, 의례가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는가? 어떻게 그리고 왜 사회의 규모와 복잡성이 커지고, 그 과정에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인간 본성에서 문화가 차지하는 중심적 위치를 이해하는 방법은 ‘학습’이나 ‘사회화’에 근거한 설명을 가지고 ‘진화론적’ 또는 ‘생물학적’ 설명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그 대신 연구자들은 자연선택을 통해 우리의 영장류 뇌가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떤 생태적, 사회적 환경에서든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 필요한 사고와 믿음, 가치, 동기, 관행을 가장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되었는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확대된 진화적 접근법에 문화를 포함시켰다. 이는 곧 우리는 우리가 마주치는 환경에 맞추어 우리의 정신과 행동을 조정함으로써 주변 환경에 적응하도록 유전적으로 진화해왔음을 의미한다.
“문화적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를 압도한다!”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저자는 이 수수께끼를 따라 고대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독교의 한 교파가 특정한 묶음의 사회 규범과 믿음을 확신시켰음을 이야기한다. 이런 사회 규범과 믿음은 수 세기에 걸쳐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결혼과 가족, 유산과 소유의 개념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이처럼 가족생활이 근본에서부터 변화하면서 일군의 심리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새로운 형태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비개인적 상업이 활성화되는 한편 상인 길드와 자치도시에서부터 대학과 초지역적 수도회에 이르기까지 자발적 조직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 조직들은 점차 개인주의적인 새로운 규범과 법률에 따라 운영되었다.
만약 서기 1000년이나 1200년에 외계인 인류학자 팀이 비행 궤도에서 인류를 관찰했다면, 유럽 사람들이 밀레니엄 후반에 지구를 지배하게 되리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내기를 했다면 아마도 유럽 대신 중국이나 이슬람 세계에 돈을 걸었을 것이다. 이 외계인들이 자신들의 궤도에서 보지 못한 것은 중세시대에 유럽의 몇몇 공동체에서 새로운 심리가 조용히 들끓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발전하는 원형적 WEIRD 심리가 점차 비개인적 시장, 도시화, 입헌정부, 민주 정치, 개인주의적 종교, 과학학회, 가차 없는 혁신 등이 부상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요컨대, 이런 심리적 변화가 근대 세계의 맹아가 싹틀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현대 사회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WEIRD의 심리가 어떻게 문화적으로 적응하고 그들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제도(가족)와 공진화했는지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 추천의 글
이 책은 재러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에드워드 윌슨 《지구의 정복자들》의 발자취를 잇는 책이다. 헨릭의 분석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바로 ‘공진화’다. 유전자, 생태환경, 심리, 문화 등이 서로 꼬리를 물고 함께 진화하며 오늘날의 인간 사회를 만들어냈다. 문화는 우리 뇌의 회로를 바꾸고 우리를 생물학적으로 변화시킨다.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단연코 올해의 최고의 수작이다. 조지프 헨릭은 광범위한 자료를 재치와 유머를 섞어 명쾌하게 정리하여 놀라운 독서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캐스 선스타인 |?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교수,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 저자
사회 이론의 쟁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학문과 풍부한 데이터를 망라하여 친족에 기반한 사회에서 근대 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야심차게 설명해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학교수 겸 정치경제학자, 《역사의 종말》 저자
인류학, 역사학, 심리학, 경제학을 통합하여 현대 서양의 문화가 다른 모든 문화와 어떻게 다른지를 명쾌하게 설명해낸 탁월한 저작이다. 인간의 본성은 어디에서나 동일하다는 심리학과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다.
리처드 니스벳 |?사회심리학자, 《생각의 지도》 저자
읽는 내내 흥분을 감출 수 없는 기념비적인 저서다. 현대 서구 사회가 누리는 번영이 유럽 계몽주의보다 수백 년 앞서 우연히 만들어진 이상한 사고방식 때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놀라울 뿐이다. 이 주장이 믿기지 않는다면 이 시대 최고의 사상가인 저자가 제시하는 수많은 증거를 마주할 준비를 하시라.
조슈아 그린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옳고 그름》 저자
흥미진진하고 도발적이며 감탄을 자아내는 책이다. 엄밀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저자가 풀어내는 문화적 다양성과 진화에 관한 흥미진진한 설명은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의 내용을 뛰어넘는다.
우타 프리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 발달심리학자
수많은 학자들이 ‘왜 서구가 부상했는가’라는 문제에 천착해왔다. 이 질문에 대해 저자가 내놓는 대담하고도 흥미로운 대답에서 우리는 역사가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바꾸고, 인간의 심리가 역사를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담대한 시각으로 밀어붙인 이 기념비적 저서는 근대의 기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필독서가 될 만하다.
발터 샤이델 |?스탠퍼드대학교 역사학 교수, 《불평등의 역사》 저자
진화론의 시각으로 역사, 문화, 종교, 심리를 분석하여 인류 역사의 주요한 발전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가져온 광범위한 데이터로 자신의 주장의 명쾌하게 풀어냈다.
〈월스트리트 저널〉
사회 간 심리적 차이를 통해 인류사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해낸 놀라운 책이다. 단언컨대 사회사상의 이정표가 될 책이다.
〈타임스〉
인류사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매력적이면서도 도발적인 책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구매가격 : 33,600 원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 4권 네 번째 고민: 친구
도서정보 : 서지원(글), 김헌(글), 최우빈(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17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양 고전 전문가 김헌 교수가
신과 통하는 책방에서 들려주는
고민 해결 인문학 동화
◎ 도서 소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도 우리와 같다고?
신과 통하는 책방에서 공감하는 초등 고민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는 신화와의 공감을 통해 어린이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동화예요. 그러니 고민이 있다면 ‘신화를 사랑하는’ 필로뮈토 책방으로 어서 오세요! 책방 주인인 허니 쌤이 엄청난 책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연구에 열심인 허니 쌤의 모습에 감동한 최고 신, 제우스가 신비로운 선물을 주었거든요. 바로 신들과 직접 통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허니 쌤은 이 책으로 고민 많은 어린이들을 돕기로 했지요. 대체 어떻게 도와주냐고요? 비밀은 바로 공감에 있어요. 위대한 신과 영웅들도 사실 모두 우리처럼 많은 고민을 했어요. 나도 모르는 내 마음, 어려워진 친구 관계 등 성장기의 여러 고민을 가진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신화 속 인물들과 만나게 될 거예요. 이들과 공감하며 마치 내 이야기 같다고 느낀다면, 내 고민을 해결할 방법도 함께 찾아 볼 수 있답니다.
서양 고전 전문가가 끌어온 어린이의 생활 속 신화 이야기
〈차이나는 클라스〉, 〈벌거벗은 세계사〉, 〈그리스 로마 신화 - 신들의 사생활〉 등 여러 방송과 강연을 통해 서양 고전과 신화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서양 고전 전문가, 김헌 교수님이 이번에는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는 멀게 느껴지는 신화를 생활 속 고민과 연결, 어린이들이 신화를 자신의 삶 속에서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개인적인 문제에서 출발해 아이를 둘러싼 관계적인 문제로 확장해 신화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 볼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구성했지요.
자아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신의 왕으로 우뚝 선 제우스의 여정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몰라 고민하는 어린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거예요. 한창 외모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아이라면 아름다운 외모로 유명했던 나르키소스를 만나 보세요. 학교에서의 내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면, 도시 국가 케크로피아의 수호신이 되기 위해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줘야 할까 고민하는 아테나의 모습을 보고 힌트를 얻을 수도 있지요.
신화와 인문학의 관계를 충분히 반영한 새로운 구성
인문학은 인간에 관련된 것을 다루는 학문이에요. 인간이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를 탐구하지요. 대표적으로 문학, 역사, 철학이 있어요. 열심히 공부하면 인성과 창의력이 자라죠. 어렵게만 들리지만, 쉽게 시작하는 방법이 있어요.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는 신화를 통해 배우는 인문학 동화예요. 이 동화를 재미있게 읽는 것만으로도 모든 어린이가 쉽게 인문학을 시작할 수 있어요. 신화는 인문학의 뿌리라고 볼 수 있거든요. 신과 영웅들이 갈등하며 성장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는 언제나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고민이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동화가 끝난 후에는 ‘책방 강의’를 통해 꼭 알아야 할 원래 신화를 짚어보고, ‘알쏭달쏭 게임’과 ‘가치 사전’을 통해 동화 속에 담겨 있던 인문학적 키워드도 얻을 수 있지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인문학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읽다 보면 바른 인성과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창의력도 자연스럽게 자랄 거예요.
#함께_읽으면_좋은_책 #책방에서_만난_신화가_더_궁금하다면?
#만화로_읽는_초등_인문학 #아울북_그리스_로마_신화
#26권 #아킬레우스 #파트로클로스
#18권 #이아손 #메데이아
#25권 #에리스 #황금_사과 #트로이아_전쟁
◎ 4권 줄거리
친구에 대한 고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그렇다면 필로뮈토 책방으로 놀러 와!
최고의 신 제우스가 신화를 사랑하는 교수, 허니 쌤에게 특별한 선물을 내렸다!
신화 속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는 제우스의 책을 통해
아이들을 돕기로 결심한 허니 쌤.
그런 허니 쌤이 책방 주인으로 있는 〈필로뮈토 책방〉에
친구와 관련된 고민을 가진 아이들이 하나둘 찾아오게 되는데…….
절친한 친구에게 괜히 화를 내 버리고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용우,
자신을 향한 여자 친구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현우,
말을 함부로 하는 친구가 너무나 미워
친구가 따돌림을 당할 만하다는 생각을 한 세정이까지.
각자의 고민과 함께 책방을 찾은 친구들은
둘도 없는 친구인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
이아손을 존중하지 않고 사랑한 나머지 끔찍한 짓을 저지른 메데이아,
다른 신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에리스를 만나게 되는데…….
과연 친구들은 신과 영웅들을 보고 무엇을 깨닫게 될까?
구매가격 : 10,400 원
성적표의 김민영
도서정보 : 이다혜, 이재은, 임지선, 이소영, 이라영, 서솔, 이의진, 김주아, 윤아정 / arte / 2022년 10월 3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앞으로 뭘 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가금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에게
2022년 가장 주목받은 독립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책으로 만난다!
◎ 도서 소개
?앞으로 뭘 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우리들〉 〈벌새〉 〈남매의 여름밤〉을 잇는 독립영화계의 새로운 물결
2022년 가장 주목받은 반짝이는 독립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책으로 만난다!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주목받으며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린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책으로 만난다.
이재은·임지선, 두 신인 감독이 공동 연출한 〈성적표의 김민영〉은 열아홉에서 스물, 삶의 궤적이 가장 급변하는 서툴고 예민한 그 시기를 함께 통과하고 있는 두 친구의 미묘한 우정을 그리는 영화다. 그 시절을 건너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정교하게 담아내는 〈성적표의 김민영〉은 독특한 리듬과 유머 감각, 새롭고 통통 튀는 현대적 화법, “고요한 열기와 청정한 패기가 공존하는 듯한” 신선한 연출로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에는 영화에선 아쉽게 편집된 미공개 시나리오를 비롯, 저마다의 시선으로 영화 속 장면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비평 다섯 편과, ‘정희’와 ‘민영’을 연기한 배우 김주아와 윤아정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작품 안팎으로 풍성한 이해를 돕는다. 영화의 인물들을 소재로 두 감독이 나눈 대담에선 〈성적표의 김민영〉의 제작 비하인드는 물론, 어쩔 수 없는 ‘한국인’으로서의 진솔한 경험과 고민 들을 읽을 수 있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이상한 상실과 기대의 시간이 주는 정서를 아름답게 포착한다. 그리고 그 정서와 접속하면 이 영화를 몹시 좋아하지 않기란 힘들 것 같다. 잘 호명되지 않던 스산한 삶의 한 시기, 그 공기를 그려 준 두 감독에게 감사하다.
- 〈벌새〉, 김보라 감독
◎ 출판사 서평
?과연 나는 너에게 몇 점짜리 친구였을까??
‘근거 없이 씩씩하고, 기이하게 희망찬’ 스무 살의 버디 무비
가끔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에게
★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장편경쟁부문(발견) 대상
★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국제장편경쟁 특별 언급, 관객특별상
★ 제5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36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삼행시클럽을 만들어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 유정희, 김민영, 최수산나.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우정도 졸업과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대학에 가지 않고 고향에 남아 테니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정희, 경산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서울로 편입을 준비하는 민영, 하버드대학에 입학한 수산나. 정희는 화상채팅으로라도 삼행시클럽을 끌고 가려 노력하지만 멀어진 거리만큼 셋의 간극은 자꾸만 벌어진다.
민영이 자신의 서울 자취방으로 정희를 초대한 어느 여름날, 정희는 고교 시절의 추억이 담긴 갖가지 물건을 챙겨 기쁜 마음으로 민영을 찾아가지만 정작 민영은 그날 뜬 성적의 정정 메일을 보내느라 여념이 없다.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모진 말들을 친구에게 쏟아 내며 정희를 버려둔 민영. 혼자 남아 친구의 일기장을 훔쳐보곤 민영을 향한 성적표를 쓰는 정희. 과연 정희와 민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서운함’과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화두로 이재은 감독이 기획한 단편영화에서 시작한 〈성적표의 김민영〉은 이재은 감독이 동료 임지선 감독에게 공동 연출을 제안하며 지금의 장편영화로 발전했다. 소중한 친구 앞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모난 감정, 대학을 둘러싼 어설픈 우월감, 한국 사회 속에 야릇하게 남아 있는 가부장제, 진로에 대한 정상성 강박… 오직 스무 살 무렵에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과 알 수 없는 불안을 두 감독은 일상적이면서도 신선하게, 아프지만 경쾌하게, 슬프면서도 용기 있게 그려 낸다.
누군가를 악마화하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스무 살의 아슬아슬한 우정을 놀랍도록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성적표의 김민영〉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경쟁(발견) 대상, 제3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관객특별상, 제99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대상,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관객상 등 출품하는 영화제마다 수상하며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또한 제5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41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제36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벌새〉, 〈남매의 여름밤〉을 이을 한국 독립영화계의 새로운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만물이 정지한 순간에 끼어들어 오는 딸꾹질 같은 감각과 센스. 엉뚱하고도 신선한 유머 감각과 극 중 세계를 반박자 느리게 우회하며 흐르는 독특한 리듬이 도드라지는 작품.
- 이동진 평론가
바쁜 당신에게 보내는 사차원 친구의 엉뚱하고도 사려 깊은 응원과 지지의 태피스트리.
- 〈고양이를 부탁해〉, 정재은 감독
미공개 장면 포함 오리지널 시나리오, 영화와 ‘읽는’ 다섯 개의 시선,
김주아?윤아정 두 배우의 에세이, 이재은?임지선 감독의 대담까지
〈성적표의 김민영〉을 만나는 가장 오롯한 방법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에는 영화에선 아쉽게 편집된 미공개 장면들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비롯해, 영화 속 장면과 설정 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다양한 면면에 대한 이해를 돕는 풍성한 글들이 담겼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영화를 읽어 낸 이소영, 이다혜, 이라영, 서솔, 이의진의 비평은 〈성적표의 김민영〉의 세계를 작품 안팎으로 다채롭게 확장한다. 《씨네21》 기자 이다혜는 영화가 시종일관 경쾌하게 넘나드는 미묘함을 중심으로 〈성적표의 김민영〉을 읽어 낸다. 말을 경유하지 않은 채 흘러 온 과거, 유머러스하면서도 서로에게 작은 상처 같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들. 누구의 잘못, 결정적인 큰 사건이 아닌 이런 미묘한 순간들이 〈성적표의 김민영〉 속 갈등을 구성한다.
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라영은 지방의 여성 청소년에게는 대학 진학이 자신을 구속하는 문화들로부터 떠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짚으며, 그럼에도 ‘더 깊은 나’를 꿈꾸며 고향에 머무르기를 선택한 청춘, 정희에게 초점을 맞춘다.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의 운영자이자 작가 서솔은 영화를 훗날 민영이 과거를 회고하며 쓰는 한 편의 반성문으로 해석하며 불완전한 기억과 미숙한 우정에 대해 성찰한다. 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하고 있는 교수 이소영과 오랫동안 고3 입시를 담당해 온 고등학교 국어 교사 이의진은 자신의 내밀한 경험을 기꺼이 나누며, 온몸으로 스무 살을 통과하는 중인 주인공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를 보낸다.
정희와 민영을 연기한 소회를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배우 김주아와 윤아정의 반짝이는 에세이와, 영화의 인물들을 소재로 두 감독이 나눈 대담에는 〈성적표의 김민영〉의 제작 비하인드는 물론, 21세기 한국에서 관계 맺고 살아가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으로서의 진솔한 경험과 고민 들이 담겼다.
오늘도 오지 않을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외로운 정희와 민영이 들에게,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 속 글들은 때로는 고요한 시처럼, 때로는 솔직한 일기처럼, 때로는 유쾌한 시트콤처럼 독특한 위로와 공감을 전해 줄 것이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한국인인 우리 모두는 늘 가식과 형식에 둘러싸여 알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에 떨겠지만, 영원히 이대로 살아가도 된다고, 아무도 한심하다고, 덜 절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우리 영화가 그런 위로를 주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
- 윤아정, 가끔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으로부터, p.181
◎ 추천의 글
만물이 정지한 순간에 끼어들어 오는 딸꾹질 같은 감각과 센스. 엉뚱하고도 신선한 유머 감각과 극 중 세계를 반박자 느리게 우회하며 흐르는 독특한 리듬이 도드라지는 작품.
- 이동진 평론가
스무 살. 그해의 나는 미디어에서 그리는 젊음과 내 젊음이 너무 다른 데서 오는 기이한 괴리감을 느꼈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이상한 상실과 기대의 시간이 주는 정서를 아름답게 포착한다. 그리고 그 정서와 접속하면 이 영화를 몹시 좋아하지 않기란 힘들 것 같다.
잘 호명되지 않던 스산한 삶의 한 시기, 그 공기를 그려 준 두 감독에게 감사하다.
- 〈벌새〉, 김보라 감독
〈성적표의 김민영〉을 보지 못한다면 올해의 발견을 놓치는 거다.
- 〈화차〉, 변영주 감독
우리는 좀 더 늠름해질 수 있다며 차분하게 이의를 신청하는 친구를 만났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윤성호 감독
바쁜 당신에게 보내는 사차원 친구의 엉뚱하고도 사려 깊은 응원과 지지의 태피스트리.
- 〈고양이를 부탁해〉, 정재은 감독
한 세계가 다른 세계를 향해 육박하는 세찬 포옹
-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오직 20대에만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있다. 〈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임지선 감독은 그 외로움과 막막함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데뷔작을 만들었다.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현민 프로그래머
‘한국인의 삶’을 이야기할 때 불쑥 튀어나오는 외로움, 고독, 쓸쓸함 같은 감정들은, 물론 절반만 무거울지라도 넓은 공감대를 얻기에 충분하다.
-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
강하고 자극적인 드라마 장치 없이, 그리고 김민영을 악인화하지 않으면서 화자의 시선, 그러니까 정희의 시선을 통해 우정과 관계의 본질을 담아낸다.
- 무주산골영화제 조지훈 프로그래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장편경쟁부문(발견) 대상
*제9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한국장편경쟁 대상(작품상)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국제장편경쟁 특별 언급, 관객특별상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땡그랑동전상(1일차 대상)
*제4회 고창농촌영화제 한국장편경쟁 관객
*제5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18회 홍콩아시안국제영화제, 제41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제22회 샌디에이고아시아영화제, 제36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 본문에서
-정희: 김
-민영: 김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김씨들이 모여 가장 효용 없는 한 사람을 추방하자 회의를 했다.
-정희: 민
-민영: 민영아.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변호하고 싶었다.
-정희: 영
-민영: 영원히 제가 이대로 살아가진 않을 거예요. (p.12)
정희, 냉장고 문을 열어 안을 구경한다.
-정희: (냉장고 속 푸딩을 집어 냄새를 맡으며) 오. 푸딩 있네?
-민영: (놀라서 뒤돌아보며) 아야, 그거 누구 줄 거야. 그거 빼고 진짜 다 먹어.
정희, 푸딩을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푸딩 외에 파, 다진 마늘, 레몬, 불고기 양념 소스 통만이 있는 텅 빈 냉장고 안. (p.73)
삶은 그들이 약초의 박사가 될 때까지 숲속에 있도록 인내해 주지 않을 것이다. 스무 살의 세 사람은 저마다의 숲을 내면에 품은 채 세상 안으로 계속 걸어 들어가야 할 것이다.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상태로, 자기모순의 혼란을 앓으며, 그럼에도 이들은 매일의 발걸음을 뗄 것이다.
(이소영, 한 시절의 마음을 매기다, p.137)
깜깜한 방 안에서 민영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마치 물결치듯 정희도 따라 웃기 시작한다. 〈성적표의 김민영〉 속 고등학교 시절 시간이 흐르는 방식이다. 그들은 대체로 서로를 잘 이해하는 듯 보이는데, 그 이해는 말을 경유하지 않는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다. 더 정확히는 서로에게 구구절절 설명해 본 적 없는 관계다. 매일 같이 지낼 때 비언어적 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한 부분이 컸다는 사실을, 열아홉 살에는 굳이 알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누구의 잘못, 결정적인 큰 사건이 아니라 이런 미묘한 순간들이 〈성적표의 김민영〉 속 갈등을 만들어 간다.
(이다혜, 멀어지는 것들 사이의 네 얼굴, p.142)
어쩌면 정희는 ‘더 넓은 세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더 깊은 나’를 꿈꾸는 것은 아닐까. 그가 가끔 꿈꾸는 삶은 깊은 숲속에서 홀로 약초를 캐며 사는 삶이다. 사람들에게는 잊힐 즈음 자신은 약초 박사가 되어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 은둔을 희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세상을 알고 싶어 한다. 민영에게는 ‘사차원’으로 보이는 다소 엉뚱한 정희는 오히려 제 삶을 매우 현실적인 차원으로 구축한다. 민영의 현실적 충고와는 결이 다른, 정희가 만드는 현실이다.
(이라영, 관계의 시차, pp.153~154)
역설적으로, 이 영화 자체가 훗날 민영이 정희에게 보내는 거대한 반성문으로 보였다.
사실 민영은 그렇게까지 별로인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자신을 위해 참외며 햇반을 한가득 싸 온 친구에게 현관문조차 잡아 주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을 수도 있고, 성적 정정을 하느라 ‘그렇게까지’ 정희를 내팽개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실제론 멀리서 온 정희를 위해 맛있는 한 끼를 해 먹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 가면서 10년 전 자신을 돌아봤을 때, 정희에게 못되게 한 행동만 기억나는 것이다. 만약 10년 뒤 민영의 곁에 정희가 없다면, 그날의 기억은 영원히 그렇게 멈출 수도 있다.
(서솔, 회고록의 김민영, p.162)
앞으로도 세 명은 서로 다른, 각자의 길을 갈 것이다. 영원히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라는 바람은 세월에 닳아질 것이다. 하지만 각자가 가진 꿈이, 현재의 상황이, 모순된 태도가 아무리 가볍게 보여도 무시할 수 없다. 딱히 누군가가 덜 절실하다고도 말할 수도 없다. 알 수 없는 불안, 막연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그다지 희망적일 수만은 없는 기다림을 가진 열아홉과 2분의 1살이 가진 젊음은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 열아홉과 스무 살 사이, 완전하지 못한 미묘한 우정은 그렇게 현재진행형이다.
(이의진, 열아홉과 스물 사이, 불완전한 우정 보고서, p.171)
사실, 이 장면 말고도 참 솔직해서 안쓰럽고, 그래서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참 많다. “이런 감정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감정인지 알아?” 하며 이야기해 주는 것 같은 그 장면들이 나에게 ‘위로’가 됐다면, 관객분들껜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정말 궁금하다. 어떤 감정에서든 문득 꺼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 그런 마음이 들면 언제든지 일기장 펼쳐 보듯 볼 수 있는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이 관객분들께 그런 영화가 되면 좋겠다.
(김주아, 안쓰럽고 사랑스러운 감정들에게, p.177)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앞으로 바삐 나아가는 것도, 제자리에 머무르며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 것도 모두 가치 있다.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살아가는 것도, 때로는 세상을 뒤집어 상상해 보는 것도 모두 의미 있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한국인인 우리 모두는 늘 가식과 형식에 둘러싸여 알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에 떨겠지만, 영원히 이대로 살아가도 된다고, 아무도 한심하다고, 덜 절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우리 영화가 그런 위로를 주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
(윤아정, 가끔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으로부터, p.181)
아주머니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물어본 건데, 정희는 혼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조금은 비장하게 대답하잖아. 그 대사는 정희가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확신이 있는 사람이기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싶은, 더 당당해지고 싶은 사람이라는 해석에서 나왔던 것 같아. 사실 그 장면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자격지심’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정희식의 자격지심. 그런데 이 표현이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 건, 이 단어를 정희에게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서인 거 같아.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조금 더 따뜻하고 사려 깊은 단어를 써 주고 싶어. 그래서 단단해 보이는 정희가 ‘내면에 가지고 있을 약간의 불안감’, ‘확신을 가지고 싶은 마음’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재은·임지선, 성적표의 뒷면, p.197)
나는 여태까지 성적표에서의 핵심은 ‘한국인의 삶’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어제 다시 생각하면서, 그리고 우리는 진짜 영화를 한 100번은 봤잖아. 그 100번을 보면서 다시 이 부분을 생각했을 때, 성적표의 “마음과 행동 A: 내가 이상한 이야기를 해도 ‘아, 그렇구나’ 하고 이야기를 들어 줌. 밖이 아니라 안에서 나를 봐 주고 있다는 느낌. 괜찮은 사람이구나 싶을 때가 있어.” 이 항목이 더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게 영화를 통해 주고 싶은 메시지라는 생각도 들고. ‘있는 그대로 봐 주는 시선’. 어쩌면 이게 인간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다른 말로는 ‘신뢰’, 다른 말로 ‘용서’인 것 같기도 한데. 있는 그대로 상대를 본다면 사람 사이에 정말 많은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아.
(이재은·임지선, 성적표의 뒷면, p.198)
구매가격 : 14,400 원
마법천자문 55권
도서정보 : 유대영(글), 정수영(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26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소스시티 전체를 가로지르는 거대 지네 괴물!
지네가 훑고 간 자리에서 나타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마정석!
이 모든 혼란과 파괴를 조장한 수상한 세력들이 나타났다!
마법천자문 55권
분명하게 정래라! 결정 決定
◎ 55권 소개
거대 지네 괴물의 출현! 폭주하는 마정석!
사람들도 소스시티도 모두 위험한 상황에서
멀리서 재미있는 일인 듯, 이 상황을 지켜보는 검은 그림자!
거대 지네 괴물로 인해 소스시티의 건물들은 무너져 내린다. 지네는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피해는 점점 커져만 간다. 수많은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인데도 리더들은 손 놓고 보고만 있는 상황이다. 아무도 지네를 막지 않을 때 유일하게 손오공이 나선다. 손오공은 광부 대장에게 자기가 지네 괴물을 상대할 동안 사람들을 대피시켜 달라고 설득한다. 광부 대장과 광부들은 사람들을 구하기로 마음먹고 삼국 리더의 수장들인 해리, 시엔, 크레스는 미등록 리더인 손오공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현장에 출동해 소스시티 사람들을 지켜주기로 결심한다. 아람치는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손오공의 용기와 선한 마음에 감동받아 자신 또한 오공을 돕기로 한다.
설상가상, 지네 괴물이 훑고 간 자리에서 폭발하기 일보 직전 상태인 엄청난 양의 마정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스시티의 파괴가 코앞에 놓인 상황에서 광부 대장은 마정석을 안정시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기로 한다. 광부들은 이런 광부 대장을 보고 자신들도 끝까지 현장에 남기로 한다. 한편, 이 모든 상황을 멀리서 지켜보며 도시의 파괴를 고대하는 수상한 이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지네 괴물을 막으려는 손오공과 아람치 앞에 나타나 다짜고짜 공격을 퍼붓는데... 지네 괴물의 등장, 마정석의 폭주 그리고 새로운 적들까지…! 과연 이 세 가지의 긴급 상황들은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 저자 소개
글 유대영
오랫동안 어린이 학습만화를 기획하고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정글의 법칙』, 『위기탈출 넘버원』,『도티&잠뜰』,『스페셜솔져 코믹스』,『겜브링의 공룡대전』,『좀비고등학교 코믹스』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그림 정수영
어린이를 위한 유익하고 재미있는 만화들을 오랫동안 그렸고, [소년조선일보]에서 『간풍기의 인체 탐험』, 『반려동물 이야기』를 연재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도전 꼬마 애견미용사』, 『그랜드 체이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브리태니커 만화 백과: 패션』, 『엘소드』, 『드래곤빌리지』, 『신비아파트 공포 수학』, 『처음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카트라이더 리턴즈』 등이 있습니다.
《감수자 소개》 강용철
현직 중학교 국어 교사로, EBS 강사로도 유명합니다. EBS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어 선생님이며 MBC 『공부가 머니?』에 패널로 참여하는 등 여러 방송 출연과 유튜브 특강, 다수의 강연 경력이 있습니다. 현재 경희여자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며, 교과서 집필 등 우리나라 국어 교육 전반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시리즈 소개
(1)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필독서이자 AR로 즐기는 국내 유일의 한자 학습만화 『마법천자문』!
2,000만 독자가 선택한 마법천자문은 2003년 첫 출간된 이후, 지난 20년간 한자 학습의 열풍을 일으키며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마법천자문』1~53권은 각 권 별로 등장하는 신규 한자 20자를 만화 속 이야기에 나오는 한자 마법을 통해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권수를 더해갈수록 저절로 암기되는 한자의 양은 늘어나고, 한자 낱자 두 개를 붙여 만드는 단어마법과 한 개의 낱자를 다양한 낱자들과 합쳐 확장하는 단어확장마법까지 읽고 나면 한자 능력이 부쩍 향상됩니다.
54권부터『마법천자문』은 1~53권을 통해 익혔던 하나하나의 한자들을 ‘어휘력’이라는 한층 고차원적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우선 국어 학습과 연계하여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한자 어휘 20개를 선정하고, 유의어와 반의어 등으로 어휘 관계를 확장했습니다. 또한 한자 어휘들을 만화, AR, 학습 섹션, ‘3중 구성’을 통해 반복 학습하며 하나의 한자에서 파생되는 여러 어휘들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토리텔링이 접목된 다양한 퀴즈로 구성한 학습 페이지는 만화의 여운을 이어갑니다. 긴 글을 읽고, 글 속에 담긴 어휘들을 활용해 보며 어휘력은 물론 문해력까지 잡을 수 있습니다.
『마법천자문』시리즈는 주입식 한자 교육이 아닌 한자 어휘가 저절로 기억되는 이미지 한자 학습서입니다. 손오공의 성장과 더불어 『마법천자문』의 학습 단계도 한층 높아져 가지만, AR 콘텐츠로 한자 어휘들을 마법처럼 체험하며 암기 스트레스 없이 익힐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필독서이자 AR로 즐기는 국내 유일의 한자 학습만화 『마법천자문』을 지금 바로 만나 보세요!
(2) 이 책의 장점
학교 공부에 꼭 필요한 한자어!
완벽하게 익힐 수 있도록 재미있고 다양하게 구성했어요!
① 초등 필수 한자 어휘 20選
강용철 선생님과 현직 국어 선생님의 도움 아래, 하나의 한자에서 어휘를 확장하는 방법으로 20개의 초등 필수 어휘를 선정했습니다. 또한 유의어, 반의어, 연상어도 같이 표기해 어휘의 범위와 관계를 넓혔습니다.
② 만화, AR, 학습 섹션의 3중 구성으로 탄탄하게 짚어 주는 어휘 학습
먼저 만화를 보고 이야기의 맥락을 통해 어휘의 쓰임을 파악합니다. AR 퀴즈로 기본 뜻을 익히며, 학습 섹션과 나만의 문장 만들기 섹션을 통해 어휘를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③ 긴 지문 속 문해력 학습
만화의 숨겨진 이야기를 기사문, 일기 등 다양한 형태의 긴 글로 구성하여 어휘력을 넘어 문해력까지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 수상 내역
? 교육인적자원부 후원 교육산업대상 출판물 분야 대상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선정 문화산업진흥기금 지원 사업 개발도서
? 삼성경제연구소(SERI) 선정 10대 히트상품
? 예스24, 다음 공동 선정 올해의 책
? 인터파크 독자 선정 2013 골든북 어워즈 어린이 청소년 부문 수상
? 서울신문 선정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구매가격 : 11,2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