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악착같은 장미들
도서정보 : 이우연 / arte / 2022년 04월 1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사유가 만들어낸 의미의 집적,
주체하기 어려운 격정
그 위에 그려진
묵직하고 충격적인 세계
◎ 도서 소개
새로운 소설의 등장!
작가는 광인이거나 천재이거나
한국문학에 새로운 유형의 소설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개성의 소설가가 등장헸다. 말 그대로 ‘약관’의 나이에 이토록 독특하고 담대한 소설을 상재할 수 있을까? 작가는 이 소설에 대한 힌트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경악하는 히스테리 짐승들의, 즉흥적인, 음탕한, 불결한 소음들의 장소다. 동물들의, 동물일 수 없는 여자들의, 너무 느끼는 자들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자들의, 내가 발견한 실종자들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안내에 따라 소설의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밀림처럼 빽빽한 언어의 가시덤불 속에서 옴짝달싹해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뒤로 돌아서지도 못한다. 작가가 쌓은 단어들에 의해 만들어진 문장은 수많은 의미를 집적한 채 독자들의 움직임을 옭아매고 있다.
어찌 보면 1930년대 이상의 모더니즘 작품 구성 같기도 하고, 니체가 구사한 단절과 연계의 의미망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어쨌거나 힘겹게 한 발짝씩 내딛다 보면 방향은 모르지만 점점 더 깊은 사유의 숲으로 빠져드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
우리 문단에서 이처럼 들끓는 용광로와 같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이렇게 토해낸 작가가 또 있었을까.
이 험난한 소설에 대해 평론가 김종회는 이렇게 안내한다. “의식의 정제된 절차를 따라 선형적으로 읽기를 포기하고 비선형성의 방식을 따라가면, 곧 의미의 외형적 정렬을 놓아 버리면 이 작가의 글은 한결 쉽고 재미있다. 아마도 작가 자신은 독자가 그러한 독서 패턴으로 따라와 주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이 소설, 장편소설로 명명된 이 작품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은 일반적인 장편소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 전개의 순차적인 항목을 따라가지 않는다. 그러하자면 중심 인물과 그와 연관된 인물의 구성 그리고 그들이 엮어나가는 사건 구조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우연은 당초부터 그렇게 소설을 쓸 의향이 없었다. 만약에 억지로라도 하나의 연속성을 포착하자면, 여러 항목 가운데서 단절 없이 사유하고 발화하는 존재 자아의 지위를 지목할 수밖에 없다.“
글쎄, 작가의 소설만큼이나 이 글을 안내하는 평론가의 권유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껏 우리 문단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작가와 작품이 등장했다는 것이고, 이 책은 문학의 정의를 바꿀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다.
◎ 추천의 글
참으로 오랜만에 정좌(正坐)하고 읽어야 하는 소설을 만났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잡는, 대상에 대한 존중의 뜻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범상한 글 읽기의 태도나 각오로서는 그 깊은 바닥을 두드려 보기 어려운, 실로 만만찮은 작품과 대면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아직 그렇게 귀에 익지 않은 이름의 이우연이라는 작가가 ‘악착같은 장미들’이란 표제를 붙여 쓴 장편소설이다. 제본된 원고의 첫 장을 열고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 딱히 문장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읽기 어려운 비문(非文)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쉽사리 눈길을 옮겨 책장을 넘길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_김종회 문학평론가
◎ 책 속에서
소녀는 남자이고 싶었다. 남자가 되어 여자를 갖고 싶었다. 어째서 그녀는 내 것이 아니지? 어째서 그녀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내가 아니지? 어째서 나는 그녀를 가질 수 없지? 하고 소녀는 생각했다. 그러한 의심이 소녀를 불행하게 만들리라는 것을 모르는 채로, 소녀는 파멸적인 의문들을 던졌다. 어째서 나는 바닷가로 나가지 않았지? 난 그녀에게 무엇이든 해 줄 수 있는데 그녀와 함께 놀고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눈만 바라보아도 좋은데 어째서 그녀는 내 것이 아니지? _11쪽
양계장에서의 마지막 밤, 여자는 그녀를 훔쳐 달아났다. 죽음 직전의 암탉들처럼 자궁이 조금 삐져나오고 골다골증에 시달리며 돌이킬 수 없이 늙어버린 그녀를. 그러나 그녀는 아직 세 살밖에 되지 않았다. 삶이 끝난 뒤에도, 알을 낳을 수 없게 된 뒤에도 끈질기게 남아 있는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그녀에게 산란 이후의 삶을 가르쳐줄 수 있는 암탉은 없었으니까.
철판 위에서, 끓어 넘치는 태양과도 같은 광폭한 열기 위에서 그녀는 흐느끼면서 주춤거렸다. 골절된 날개로 그녀는 어디로도, 심지어 여자의 둥근 어깨 위로도 도망칠 수 없었다. 관중들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토록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암탉처럼 흐릿하고 지친 얼굴들. _47쪽
남자 비서가 사냥꾼 그라쿠스가 돌아왔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가 날 조롱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령에 대한 연구를, 실패로 끝났음에도 영원히 실패할 것임에도 내가 아직 놓지 못한 연구를 비웃고 있다고요. 실제로 어젯밤에 난 유령과 리바의 기후, 언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하인은 내 앞에서 내가 십 년 동안 연구한 페이지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부어버렸죠. 커피 필터와 오렌지 껍질, 바퀴벌레의 찢겨진 날개와 뭉그러진 날벌레들과 함께 뒤얽힌 내 밤들, 치명적으로 오염된 밤들, 그러나 오염된 것이 내 연구인지 벌레들인지는 모를 일이죠, 부인. 난 내 실패한 연구로 그 미물들의 가여운 죽음을 조롱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차마 버리지 말라고 붙잡지는 못했지만 연구를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었어요. 물론 어제 낮까지만 해도 연구를 끝내야겠다고, 날 비참하게 하고 철저하게 몰락시키며 파멸시키는 연구를 그만두어야겠다고 다짐했죠. 리바의 시장 직무와 리바의 귀신 연구를 함께 할 수는 없어요. 리바에 남아 리바의 시장으로 살거나 리바를 떠나 리바의 귀신에 대해 연구하거나 둘 중 하나여야 했죠. 하지만 난 이미 시장이고 리바 역사상 리바의 귀신을 연구하기 위해 시장직을 그만둔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난 리바의 시장이라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거예요. 이상한 일이죠, 부인. 난 리바의 시장직에 자원한 적이 없는데도 리바의 시장직에 선출되었어요. _144쪽
아무도 그의 범행을 알지 못할 것이었다. 오직 그녀만이. 누구에게도 증언할 수 없는, 돼지의 비명과 돼지의 아가리와 돼지의 혀만을 가진 그녀만이 그를 기억할 것이었다. 그는 결코 자백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고통스럽게 되뇌었다. 그는 그녀를 죽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녀는 숲 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었다. 그는 검은 숲으로 갈 때마다 그녀를 찾을 것이고 그녀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그녀를 간직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와 다시 마주친다고 해도 그는 첫 번째에 그렇게 하였듯 그녀를 외면할 수 있었으리라. 지금 그녀가 그에게 끈질기게 보내는 혹독한 외면을 이번에는 그가 그녀에게. 하지만 그는 그녀를 쏘았고 그녀는 죽은 채 그의 손 아래에서 식어가고 있었다. 삶의 속도보다 현저히 빠르게 부패해가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죽이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총을 내려놓고 그녀를 지나치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지나칠 수 있었을까? 그녀를 두고 두 번째 사냥감을 찾아갈 수 있었을까? 그가 그녀를 외면할 수 있었을까? 그녀의 곧고 적막한 시선을 미소를 외면할 수 있었을까? _220~221쪽
그는 아직 그의 의지대로 움직인다고 믿을 수 있는, 그에게 연결된 신체 기관을 움직여 불청객들을 쫓아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제 그의 것이었으니까. 누군가의 훼손된, 이제는 누구도 원하지 않을 그 잘려나간 왼손, 인간은 먹지 않을 썩어가는 고기는 그의 것이었으니까. 그가 가진 것은 경멸스러운 푸른빛으로 녹아내릴 듯 번쩍거리는 낚싯배 한 척과 군데군데 삭아서 튿어진 더러운 그물, 그리고 그가 찾아낸 보물들밖에는 없었다.
보물들. 그는 밝은 햇빛을, 바스러지는 노란 빛의 분말들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찾지 않을, 폐수와 끔찍한 화학 물질, 기화되어 인체에 어떠한 작용을 할지 알 수 없는 역겨운 독과 방사성 폐기물이 침전된 버려진 강가에서 보물들을 찾았다. 낚싯배와 낚시 그물로 살아 있는 물고기들을 낚는 데에 그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는 항상 삶이 어려웠고 살아 있는 것들이 거북했고 살아 있음이 두려웠다. 물고기들은, 정해진 행로와 습관에 몸을 맡기고 일상의 궤적을 건너가는 사람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살아 있었다. 낚싯바늘에 꿰뚫린 미끈한 몸, 관통당한 심장에서 분수처럼 쏟아져나오는 붉은 육즙, 눈꺼풀 없는 눈의 투명한 막에서 비어져나오는, 절망적으로 짠 소금기, 헐떡거리며 음탕하게 뻐끔거리는 아가미. _376~377쪽
날이 어둑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줄이 적은 어트랙션을 골라 타기 시작했다. 4D 영상관이나 거울 미로는 가만히 멈추어 서서 검거나 검지 않은 머리들의 숫자를 셀 필요도 없이 순식간에 걸어들어가 이용할 수 있었다. 거대한 검은 거미들이 나비의 배 위에 올라가 나비의 두 눈을 꿰뚫었다. 나비는 간지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키득거리면서 발을 저었다. 너무 크게 웃었다간 거미 여왕이 잡아갈 것이라고 언니가 속삭였고 나비는 놀라 입을 다물고 숨을 참았다. 불꽃의 소년들이 거미들의 왕궁을 찾아 들어갔다. 왕궁은 투명하고 날카로운 거미줄로 정교하게 짜내려간 것이었다. 나비는 손끝을 스치는 희미하고 스산한 바람을 느꼈다. 소년들은 거미 여왕이 알들을 숨겨 두는 은밀한 거울 방 속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수백 개의 얼굴들로 증폭된 그들의 붉고 아름다운 거울상을 보았다. 소년들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고 그들의 미지근하고 축축한 눈물이 나비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나비는 그녀의 얼굴 위에 이마를 맞대고 있는 흰 여자를 떠올렸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소년들은 곧 용기를 되찾고 바르작거리는 축축한 배아들에 불을 질렀다. 거미의 알들, 미래를 앞두고 있는 작은 아기들은 눈이 아플 정도로 새빨갛고 뜨거운 화염에 타들어갔고 눈처럼 부드러운 재가 소녀의 얼굴을 뒤덮었다. 소녀는 얼굴을 덮는 고요한 천의 감촉을 기억하고 있었다. _464쪽
구매가격 : 15,840 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
도서정보 : 존 위딩턴 / 레드리버 / 2022년 04월 1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이것은 살인인가, 아니면 혁명인가?
세상을 바꾼 극적인 암살이 쉼 없이 이어진다
◎ 도서 소개
파라오에서 대통령까지
누구도 암살의 비수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
“앞으로는 정치, 종교, 혁명, 전쟁 옆에
암살의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바로 어제까지 일어난 거의 모든 암살 사건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책과 논문, 인터넷 기사를 바탕으로 수백 건의 암살 사건을 검토하여 자신만의 필체로 풀어냈다. 섬뜩하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암살은 가십거리에 불과하며 컬트적인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잊게 될 것이다. 역사의 분기점마다 암살은 은밀하게, 혹은 공공연하게 함께했다. 게다가 단순히 암살 사건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방대한 참고문헌을 통해 암살자의 심리까지 재현해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이면에서 역사를 움직여 온 암살을 양지로 드러내 제대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푸틴 대통령을 암살해야만 끝날 것”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두고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2018년에 김정은 암살을 제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반대로 러시아의 목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암살이다. 러시아는 푸틴 정권에 비협조적인 자에게 ‘방사능 홍차’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암살은 카이사르의 최후나, 유비소프트의 게임 〈어쌔신크리드〉에 등장하는 옛날이야기가 아닌, 지금-여기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암살은 전쟁보다 현실적으로 나은 대안일지도 모른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나, 고대 인도 철학자인 차나키야는 암살은 십만 명의 군대가 할 일을 혼자서 해내기 때문에 전쟁보다 경제적이고, 무고한 일반인이 아닌 권력자가 죽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참상을 일으킨 히틀러에겐 적어도 청년 시절에 7번, 권력을 잡은 뒤 25번 이상 암살 시도가 있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죽었다면 수천만에 달하는 전쟁의 사상자와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그레이엄의 발언은 단지 강경파 의원의 수위 높은 해프닝에 불과한 것일까?
암살이라는 새로운 한 축
사라예보의 총성이 제1차 세계대전을 불러왔듯, 암살은 역사의 방향을 바꾸어 왔다. 히피의 몰락은 베트남 전쟁 종전과 에이즈 창궐 때문이라고만 알려졌지만, 사실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이 샤론 테이트를 암살한 사건이 몰락의 신호탄이 됐다. 경제 측면은 또 어떤가.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을 통해 대공황에 빠진 미국을 건져 올렸다고 평가받는다. 그런데 당시 부통령이었던 존 낸스 가너는 뉴딜 정책에 부정적이었다. 주세페 찬가라가 루스벨트를 노리고 쏜 총알이 빗나가지 않았다면, 가너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을 것이고 대공황을 탈출한 뉴딜 정책의 신화는 물거품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암살은 전쟁, 정치, 경제 등 흔히 생각하는 역사의 중심축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아니, 차라리 주목받지 못한 하나의 중심축이라고 말하는 게 맞겠다. 실패한 암살이든, 성공한 암살이든, 암살 사건을 돌아보는 건 역사의 분기점을 돌아보는 일이다. 다만 기존의 역사 서술과의 차이점은, 어느 것보다 흥미진진하다는 점이다.
암살에 얽힌 인간의 이야기
현실의 암살에는 자신의 신조에 목숨을 바치는 ‘암살단’도, 언제나 여유가 넘치는 ‘제임스 본드’도 없었다. 대체로 암살의 순간에는 긴장 때문에 한바탕 촌극이 벌어졌다. 멀쩡한 총이 격발되지 않거나, 혼란 속에서 주동자들이 서로를 찌르는 일이 빈번했다.
암살이라는 단어는 비정하고 참혹한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연루된 사람들은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칭기즈칸은 불우한 어린 시절 배고픔 때문에 이복형을, 아리스토게이톤과 하르모디우스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히파르코스를 암살했다.
암살 희생자들도 마찬가지다. 아우구스투스가 고백했듯, 통치자는 안전한 친구도, 안전한 공간도, 안전한 시간도 없기에 늘 가슴 졸이며 살아야 했다. 책에서 등장하는, 암살당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대왕인 키루스는 죽기 직전까지 암살을 대비하며 한시도 긴장을 놓지 않았기에 평화롭게 눈을 감을 수 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은밀한 시선
이처럼 암살은 역사의 중심축을 차지하는 동시에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암살에 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심지어 ‘암살이란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이것이 더더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다. 온갖 욕망이 얽히고설킨 암살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보는 색다른 시선에 눈뜨게 될 것이다.
◎ 건들건들 컬렉션
유튜브 밀리터리 채널 ‘건들건들’이 큐레이팅하는 밀리터리 역작 컬렉션
〈건들건들 컬렉션〉은 밀리터리 전문 유튜브 채널 〈건들건들〉과 레드리버가 함께 만드는 전쟁사 ? 밀리터리 시리즈다. 최근 한국에도 밀리터리 도서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양서가 번역되지 않아 외국어가 가능한 일부 마니아들만 즐기는 책으로 남아 있다.
〈건들건들 컬렉션〉은 레드리버와 밀리터리 전문 유튜브 채널 〈건들건들〉이 선별한 수준 높은 밀리터리 도서를 국내에 소개하고, 때로는 국내 전문가를 섭외하여 한국 독자들을 위한 책을 출간해 밀리터리 도서 시장의 저변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책 속에서
13~14쪽 모든 암살은 살인이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모든 살인이 암살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암살의 요건은 무엇일까? 케임브리지 사전에서 멋지고도 간결하게 정의해 두었는데, ‘주로 정치적 혹은 사상적 동기를 가지고 고용되거나 전문적인 살인 청부업자에 의해 수행되는 계획된 공격’이라 정의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32~33쪽 차나키야는 상대를 뒤흔들어 놓기 위해 미인계를 동원한다든가, 적군 지도자 사이에 불화를 조장하는 등 살 떨리는 암살 방법을 제안했다. 실제로 암살 사건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질투에 사로잡힌 경쟁자가 죽였다고 여겼다. 사랑에 빠진 적장에게 가짜 의사를 투입해 사랑의 묘약으로 속여 독을 주입하는 방법은 또 어떤가? 만약 왕이 장수의 충성심을 의심한다면? 차나키야는 자객을 투입해 전투 도중에 그를 살해하고 전사한 것처럼 꾸미라고 제안했다. 차나키야는 목표물을 체포하거나 재판에 부치는 것보다 암살이 더 낫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목표물이 구금되었을 때 그의 지지자가 소동을 벌일 가능성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1장 전쟁보다 경제적인 전략〉 중에서
56쪽 칼리굴라는 어느 날 재물의 여신에게서 카시우스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믿었다. 그는 즉시 아시아 지역의 총독을 맡고 있던 카시우스 롱기누스를 사형시켰지만, 그 카시우스가 아니었다. - 〈2장 얽히고설킨 욕망의 분출〉 중에서
96~97쪽 암살 시도가 계속되자 살라딘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 극도로 조심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줄로 된 사다리로만 출입할 수 있는 목조탑에서 잠을 잤다. 살라딘이 시리아 지역의 교주 시난이 지배하던 마시아프를 포위하고 공세를 이어 가고 있을 무렵, 어느 날 밤 살라딘은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 오직 하시신만이 구울 수 있는 케이크가 침대맡에 놓인 것을 발견했다. 베개 옆에는 독이 묻은 단도와 함께 ‘네 목숨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라는 쪽지가 꽂혀 있었다. 살라딘은 이렇게 삼엄한 경비를 완벽히 뚫을 수 있는 사람은 교주 시난 밖에 없을 것이라 짐작했다. 불안해진 살라딘은 시난에게 용서를 구하는 서한을 보내 신변만 보장해 준다면 다시는 하시신과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시난은 살라딘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었고 살라딘도 약속을 지켰다. - 〈3장 더럽혀진 기사도 정신〉 중에서
158~160쪽 오스만제국의 암살에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바로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허가한 정책이었다는 점이다. 1453년,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오스만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는 “내 아들 중 누군가가 왕좌에 오른다면 모든 이를 위해 형제를 모두 죽여도 좋다.”라고 선언했다. 또한 대다수 이슬람의 학자들이 이러한 방식을 승인한다고 덧붙였다. 조금 잔인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설득력 있는 주장이기는 하다. 핵심은 왕권을 노리는 잠재적인 경쟁 상대의 싹을 잘라 버림으로써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4장 신이 암살을 원하신다〉 중에서
186쪽 갑자기 건장한 남성 여섯 명이 숙소로 쳐들어왔고 사투를 벌이다가 오무라는 온몸의 이곳저곳에 부상을 당했다. 그 후 오물로 가득한 욕조에 몸을 숨겨 겨우 목숨을 건졌다. 제일 고통스러운 상처가 다리에 남았고 끈질기게 낫지를 않았다. 결국 그는 오사카에 있는 저명한 서양 외과의에게 치료를 받았다. 의사는 다리를 절단하기를 권했으나 오무라와 같은 고위직 인사는 수술을 하려면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다. 그러나 정부는 어영부영 결정을 미뤘고 결국 그는 12월 7일에 세상을 떠났다. - 〈5장 혁명의 단짝〉 중에서
280쪽 1921년 3월 15일, 파샤가 잠깐 밖에 나와 바람을 쐬고 있을 때 텔리리안은 그의 뒤로 다가가 뒤통수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주변 행인들이 텔리리안을 붙잡아 제압한 뒤 경찰에 넘겼다. 그러나 재판에서 피고 측 증인들이 대학살 이야기를 들려주고 변호인이 텔리리안은 민족의 복수를 대신해 준 영웅이라고 주장하자 배심원단은 불과 한 시간 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 〈6장 더욱 생생해진 암살〉 중에서
298쪽 다음 날 시위대가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포위하며 입구에 불을 질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이렇게 나올 경우 이란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대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관련된 트위터 계정은 “그래도 당신네들은 아무것도 못할걸.”이라고 응수했다. 이 모든 내용이 국제 외교라기보다는 놀이터의 유치한 싸움처럼 들릴지는 몰라도, 2020년 1월 3일 새벽 솔레이마니와 다른 이라크 고위급 민병대 지도자가 살해당하며 모든 사람이 웃음기를 잃었다. - 〈6장 더욱 생생해진 암살〉 중에서
393쪽 피델 카스트로는 “만약 암살에서 살아남기라는 올림픽 종목이 있었다면 내가 금메달을 땄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를 제일 잘 보여 주는 자료가 아마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카스트로를 죽이는 638가지 방법〉일 것이다. 여기 등장하는 638이라는 숫자는 실제로 쿠바 첩보 기관이 카스트로에 대한 암살 시도 횟수를 헤아린 것이다. 미국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도 미국이 쿠바에 병적으로 집착한 면이 없지 않다고 인정한 바 있었다. - 〈7장 빗나간 죽음의 그림자〉 중에서
구매가격 : 17,600 원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8 : 헨젤과 그레텔
도서정보 : 저자명 : 지유리 그린이 : 이경희 / 아울북 / 2022년 04월 14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70만 유튜브 친구들을 매료시킨 키즈 크리에이터 간니닌니,
환상의 동화 나라로 신나는 모험을 떠나다!
◎ 도서 소개
70만 구독자를 사로잡은 키즈 크리에이터 간니닌니,
마법이 살아 숨 쉬는 동화 왕국 판타지아로 신나는 모험을 떠나다!
요즘 아이들의 친근하고 편안한 일상을 보여 주며 많은 사랑을 받는 유튜브 채널 ‘간니닌니 다이어리’. 간니와 닌니가 동화의 주인공이 되었어요! 피터 팬, 앨리스, 알라딘, 도로시까지 이름만 들어도 아는 명작 주인공들과 친구가 되어 동화 나라를 여행하지요. 책보다 슬라임이나 유튜브와 더 친숙한 어린이 친구들에게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시리즈는 책 읽기가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지 알려 준답니다. 여덟 번째 이야기인 ‘헨젤과 그레텔’에서 간니와 닌니는 달콤한 과자 집에 도착해요. 헨젤과 그레텔의 환영을 받으며, 숨겨진 황금 책갈피까지 찾은 간니와 닌니! 이번엔 간니와 닌니가 어떤 위기를 마주할까요? 그리고 아름다운 과자 집에 숨겨진 무시무시한 비밀은 무엇일까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흥미진진해지는《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모험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출판사 서평
70만 키즈 유튜버 간니닌니와 함께 떠나는 환상적인 동화 여행
명작 속 인물들과 흥미진진한 모험을 떠나요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키즈 유튜버 간니닌니, 동화 속 주인공이 되다!
간니닌니 가족의 솔직하고 따뜻한 일상으로 인기를 얻으며 수많은 구독자의 사랑을 받는 유튜브 채널 ‘간니닌니 다이어리’. 간니닌니가 전하는 순수하고 유쾌한 감동이 동화로 탄생했습니다. 8권은 서양 동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그림 형제’의 동화《헨젤과 그레텔》 속 숲이 배경인데요. 간니와 닌니는 흑마법사와 손을 잡은 마녀의 함정에 빠집니다. 간니와 닌니는 흑마법사와 대적하면서, 외모는 단지 겉모습에 불과하며, 사람의 행동과 내면의 심성을 알아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명작이 전하는 불변의 교훈과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명작 읽기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고, 삶의 가치를 일깨우는 명작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오랜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진득하게 책 읽는 것을 무척이나 힘들어 하지요. 이에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고 싶도록, 손에 든 책을 놓고 싶지 않도록, 키즈 유튜버 간니닌니를 명작 속 주인공으로 한《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유튜브를 보며 일상을 간접 체험하듯,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즐거운 독서 경험을 하고 나아가 명작의 감동과 가치도 되새길 수 있길 바랍니다.
특히 이 시리즈를 통해 옛이야기가 전하는 아름다운 가치들, 이를테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악에 맞서 싸우는 용기 등을 담으면서도, 외모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된 성 역할 같은 낡은 관념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보게끔 했습니다. 8권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간니와 닌니가 외모로 인한 편견에 갇히지 않는 법을 배웁니다. 외모로 인한 오해가 어떤 상처를 주는지를 공감하고 자신들도 외모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실수를 하기도 하죠. 간니와 닌니는 자신들의 실수를 깨닫고, 외모가 아니라 사람의 심성과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시리즈는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 동화의 감동과 변화한 시대 속에서 추구해야 할 새로운 가치관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고,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 주는 좋은 친구가 될 것입니다.
찾고, 활동하고, 더 알아보고!
다양한 부록 수록
내용 이해를 돕고 책 읽기에 흥미를 높이는 독후 활동이 본문 뒤에 실렸습니다. 원작에 대해 알아보는 명작 채팅방, 작가 소개, 숨은 황금 책갈피 찾기, 간식 십자말풀이까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다양한 독후 활동을 즐길 수 있고, 여기에 더해 원작 줄거리가 담긴 브로마이드도 부록으로 제공되니 원작과 이번 작품의 다른 점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할 거예요.
◎ 줄거리
간니와 닌니가 이번엔 황금 책갈피를 손쉽게 찾았다고?
기쁜 마음에 과자 집에서 파티를 벌이는 간니와 닌니에게 벌어진 일은?
향기롭고 달콤해서 집어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과자 집에 도착한 간니와 닌니. 간니와 닌니는 과자 집과 정원의 과자들을 먹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때 간니와 닌니 뒤에 나타난 한 사람! 바로 과자 집에서 길 잃은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 주는 그레텔이었다. 뒤늦게 도착한 헨젤과 함께 네 사람은 황금 책갈피를 찾기 시작한다. 과자 집을 구석구석 뒤져 봐도 보이지 않는 황금 책갈피. 단 한 군데, 지하 창고만 빼고 모두 찾아 봤는데….
헨젤과 그레텔이 주의를 돌리는 통에 이번엔 숲으로 나서게 된 간니와 닌니 자매. 숲을 샅샅이 뒤진 간니와 닌니는 마침내 황금 책갈피를 찾아낸다. 오늘따라 흑마법사의 방해 없이 황금 책갈피를 무사히 찾아낸 것을 축하하며, 간니와 닌니는 헨젤과 그레텔이 준비한 만찬을 즐긴다. 그런데, 음식을 실컷 먹다 잠깐 잠이 든 간니와 닌니가 깨어난 곳은 어둡고 서늘한 지하실? 손쉽게 얻은 황금 책갈피와 마법의 책도 사라진 상황! 그리고 당황해하는 간니와 닌니 곁에 갇혀 있는 또 다른 존재들이 있다! 그들은 누구일까? 간니와 닌니는 흑마법사와 계략을 극복하고, 판타지아를 구할 수 있을까?
구매가격 : 10,400 원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2
도서정보 : 사물궁이 잡학지식 / arte / 2022년 03월 24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구독자 150만 명, 누적 조회 수 2.5억 회
대한민국 청소년이 추천하는 베스트 유튜브 채널 3년 연속 선정!
국내 최대 과학 유튜브 ‘사물궁이 잡학지식’ 도서 2권 출간
◎ 도서 소개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궁금증은 없다.
유튜브 세상에서 150만 구독자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과학 채널 ‘사물궁이 잡학지식’이 펴낸 과학 도서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시리즈가 많은 독자의 선택을 받아 콘텐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사물궁이 시리즈 2권 역시 유튜브 사물궁이 잡학지식 채널에서 구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많은 클릭을 끌어낸 주제 40개를 선정해 풍성한 그림과 함께 책 속에 오롯이 담았다.
누구나 버스나 지하철에서 졸아도 도착할 때쯤 되면 저절로 깨는 이유가 궁금했을 것이다. 혹시 거울 속 나와 사진 속 내가 왠지 달라 보인다고 느낀 적이 없는가? 바이킹 같은 놀이 기구를 탈 때 설명하기 어려운 야릇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얼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는 장면은 정말일까 아니면 극적 효과를 위한 연출일 뿐일까? 우리는 이 같은 궁금증을 순간순간 느끼지만,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오늘날의 인류가 이룩한 과학 문명은 바로 사소한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 게 아니던가? 최초의 호기심과 질문이 없다면 우리에겐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2020 올해의 우수 과학 문학상품 과학 콘텐츠 부문 수상
사소한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생활 밀착형 과학의 세계
사물궁이 잡학지식 채널의 구독자나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시리즈의 독자라면 사소하게 느꼈던 현상에 담긴 과학적 지식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언뜻 보면 사소해 보이더라도 모든 자연 현상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겨 있다. 이 원리를 알아야 비로소 궁금증이 해소되는데, 사물궁이 잡학지식은 이를 명쾌하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구독자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저자가 치열한 고민을 감당했다는 증거다. 실제로 사물궁이 잡학지식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방대한 과학 논문을 탐독하는 것은 기본이고, 과학자뿐만 아니라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얻은 자료에서 영감을 얻고 설명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내, 이를 말과 영상으로 풀어내는 작가의 정성은 콘텐츠 곳곳에 녹아들어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한다. 명쾌하고 정확한 설명을 넘어,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 지식에 절로 웃음 짓게 만드는 유머를 조화시킨 것을 보면 이 콘텐츠에 쏟아부은 작가의 정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하기에 한국과학창의재단 선정 2020 올해의 우수 과학 콘텐츠 수상, 대한민국 청소년이 추천하는 베스트 유튜브 채널로 3년 연속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교육 매체와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각종 기관이 앞다퉈 추천 채널로 소개했을 터이다.
조회 수로 검증된 호기심 유발도 200% 주제들
너무 사소하지만 무척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해결하는 즐거움
너무 사소해서 어디에 물어보지도 못하고, 궁금했다는 사실조차 쉽게 잊히는 궁금증들을 해결하는 것은 저자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이러한 즐거움을 더욱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사물궁이 잡학지식은 출판을 결심했고,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시리즈 1권은 예상했던 바와 같이 큰 호응을 얻었다. 기대에 부응하고자 사물궁이 잡학지식은 1권에서 미처 담지 못한 주제들을 선정해 시리즈 2권으로 다시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 책은 조회 수로 검증된 호기심 유발도 200% 주제 40편을 선정해 신비로운 뇌 이야기와 엉뚱한 실험 이야기, 일상에서 생길 수 있는 생활 궁금증, 몸에 관한 궁금증, 잡다한 궁금증 등 다섯 개의 부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시리즈의 2권 역시 과학 소양을 높이고 싶은 성인과 학생들에게 과학의 재미와 의미를 느끼게 함으로써 과학 실력 향상으로 이끌어 줄 교양 과학서의 몫을 톡톡히 해줄 예정이다. 유튜브계의 호기심 해결사 ‘궁이’가 안내하는 생활 밀착형 과학의 세계에 빠져 보자!
일상의 당연함을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 예리한 시선
유머러스한 설명, 진정성 있는 탐구
유튜브라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런 세상에서 너무 사소해서 어디 가서 물어보지도 못할 소박한(?) 궁금증을 해결한다는 사물궁이 잡학지식의 도전은 과연 그게 될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어떤 곳에서도 해소할 수 없는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불과 1년 만에 100만 구독자를 돌파했고, 그 기세는 식지 않고 이어져 현재 150만 구독자의 선택을 받았다. 저자는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에 이뤄낸 성과라고 하지만, 사물궁이 잡학지식 채널의 진짜 인기 비결은 진정성이다. 사물궁이 잡학지식의 반전 매력은 사소해 보이는 질문에서 절대 사소하지 않은 과학 원리를 명쾌한 설명과 함께 유머러스하게 끌어내는 점이다. 제목을 보는 순간 클릭을 유도하는 기발한 주제 선정과, 탄탄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설명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2권”의 1부 7장 ‘왜 우리는 눈 깜빡임을 인지하지 못할까?’편을 보자.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따르면 사람이 눈을 깜빡일 때 시각 중추 활동이 억제되기 때문에 세상을 연속적인 장면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눈 깜박임이 의식되고, 부자연스러워지지는 않았는가? 그에 대한 흥미로운 답변도 다루고 있으니 마지막 팁박스 부분도 놓치지 말자!
◎ 책 속에서
새끼 쥐에게 약물이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서 뉴런 증식을 차단했더니 놀랍게도 어릴 때의 기억을 더 오랫동안 유지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연구팀은 새로 형성된 뇌세포 DNA에 녹색 형광물질 단백질을 바이러스 형태로 주입해서 녹색 빛의 새로운 뇌세포가 기존 뇌세포의 연결 회로와 결합하는 것도 확인합니다.
이를 통해 신경세포의 생성과 결합 과정에서 우리는 기존의 기억을 잃을 수 있으며, 종종 어떤 일이 드문드문 기억나는 이유는 단편적인 기억의 조각들이 복잡하게 섞여 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단편적인 기억의 조각들은 부정확하고 왜곡되기 쉽습니다.
_03 왜 어릴 때의 일들은 기억이 안 날까?(25~29쪽)
공룡의 걸음 속도(3.6~13km/h)가 사람이 걷거나 달리는 속도(5~10km/h)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거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물리적 관점에서 보면 걸음을 걷기 위해서는 골반을 축으로 다리를 회전시켜야 하며 여기에 둔근이나 종아리 근육 등의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이때 근력은 근육의 단면적에 비례하는데, 제곱-세제곱 법칙에 따라서 몸집이 커지면 다리 무게는 세제곱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근력은 제곱밖에 증가하지 않습니다.
_14 거인이 되면 왜 느리게 움직일까?(93~99쪽)
온수가 수도관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수도관을 녹여 뿌연 물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요? 실제로 파이프 연결관의 납 성분이 온수에 녹아 나올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에만 해당하는 상황입니다. 누구나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이 뿌연 온수는 '백수 현상'이라고 합니다. 공기가 물속에 녹아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과포화 상태의 기포가 대기 중으로 나오면 갑자기 압력이 낮아지면서 급격한 기압 차가 생깁니다. 이때 온수 속에 녹아 있던 공기가 대기 중으로 빠져나가려 하고, 그로 인해 잠시 미세한 거품이 많이 생깁니다.
_21 수도에서 나오는 온수는 왜 뿌옇게 보일까?(143~145쪽)
위와 소장이 자극을 받으면 배변 운동을 일으키므로 식사 직후에도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배변 운동은 30초 정도 지속하다가 2~3분 정도 이완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대변이 마려울 때 참다 보면 순간적으로 괜찮아지는 이유는 이완 상태에 있기 때문이고, 다시 대변이 마려운 이유는 수축과 이완의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화장실로 직행해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 참아야 하는데, 배변 운동은 10~30분간 지속하므로 견디다 보면 괜찮아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 번 배변 운동이 지나가고 나면 다음 배변 운동이 오기까지 한참 동안 대변이 마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_27 똥 마려운 걸 참다 보면 왜 괜찮아질까?(177~181쪽)
하지만 굳이 범인 근처에 가서도 사이렌을 울리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폭행·살인·강도 사건 등으로 출동할 때 사이렌을 켜면 범인의 범죄 행위를 멈추게 할 수 있고, 도주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우선하기 위해서입니다.
_34 드라마 속 경찰차는 왜 범인 근처에서도 사이렌을 안 끌까?(221~223쪽)
구매가격 : 15,040 원
프레임의 힘
도서정보 : 케네스 쿠키어, 빅토어 마이어 쇤버거, 프랑시스 드 베리쿠르 / 21세기북스 / 2022년 03월 25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위기와 기회의 시대,
사고의 틀을 바꿔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라
◎ 도서 소개
문제를 정의하고, 접근방법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선별해
최고의 해결책을 찾는 인간의 고유 능력 ‘프레임’
“위기와 기회의 시대, 사고의 틀을 바꿔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라!”
인류는 우리의 존재를 위협하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있다. 팬데믹이든 포퓰리즘이든, 새로운 무기든 새로운 기술이든, 지구온난화든 불평등의 심화든, 이에 대한 인간의 반응 방식이 생존과 소멸을 가른다. 인간의 행동방식은 인간이 지각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에, 앞으로 펼쳐질 미래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은 ‘두 개의 반대되는 의견을 놓고 하나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어떤 인공지능이나 빅 데이터도 우리를 위해 결정을 내려줄 수는 없다. 오직 우리의 프레임 능력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프레임의 힘』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프레임’은 문제를 정의하고, 접근방법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선별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인간의 고유 능력을 말한다. 〈이코노미스트〉의 수석 편집자이자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글을 기고하는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케네스 쿠키어는 빅 데이터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빅토어 마이어 쇤버거, 경영학의 대가 프랑시스 드 베리크루와 함께 인간이 가진 심성모형, 즉 프레임의 힘을 역설하며 기술과 혼돈의 시대에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생존 기술에 대해 자세히 풀어냈다. 『오리지널스』 『싱크 어게인』의 저자 애덤 그랜트는 “격동의 시대를 겪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건네는 책”이라며 『프레임의 힘』을 극찬했으며, “이 날카로운 책은 어떻게 당신이 끼고 있는 렌즈를 인지하고, 주변의 세상이 변화함에 따라 렌즈를 바꿀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또한 책에는 실용적인 책에는 실용적인 ‘프레임 활용 가이드’를 실어 독자들이 즉각적이고 실현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했고, 한국어판은 국내 최고의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와 메타인지, 인지적 편향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김태훈 교수가 번역을 맡아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프레임 형성은 중대한 일을 처리해야 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프레임 형성은 모든 일상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마음속에 늘 세상을 설명하는 모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파트너와 더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사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건강하려면 삶을 어떤 방식으로 재조정해야 할까? 더 부유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종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프레임은 생각을 단단히 뒷받침하여 우리가 지각하는 것과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프레임을 눈에 보이게 해서 신중하게 선택하고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면,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인간의 인지 능력은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열쇠가 되는가?
1928년에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10여 년 후에 대량 생산을 하기 전까지는 골절이나 가벼운 상처만으로도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1924년에는 미국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열여섯 살짜리 아들이 테니스를 치다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는데, 그곳에 세균이 감염되어 1주일 만에 사망했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지위도 경제적 여유도 별 소용이 없었다.
MIT 인공지능학과 교수 레지나 바질레이는 다채로운 식물로 가득한 연구실에서 해결책을 떠올렸다. 연구팀은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항균 특징을 가지고 있는 2,300개가 넘은 합성물질을 대상으로 악명 높은 박테리아인 대장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약물 용도 재지정 허브Drug Repurposing Hub에서 약 6천 개의 분자에 이 모형을 적용했고, 이후 다른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1억 개가 넘는 물질에 적용하여 작동 가능성을 예측해본 결과 2020년 초에 드디어 한 개의 분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하는 슈퍼 의약품의 발견이 전 세계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언론은 기계가 인간의 우위에 선 순간을 마치 찬양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헤드라인은 “인공지능이 약물 내성 질환을 치료할 항생제를 찾아냈다”였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빠졌다. 슈퍼 의약품의 발견은 인공지능의 승리가 아니라 ‘인간의 인지human cognition’의 승리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인지’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할 때 해결방법을 머릿속에 그리고 여러 측면을 바꾸어가면서 해결책에 이르는 길을 여는 능력을 말한다. 바질레이는 “정확한 화학물질을 선택한 것도, 그 물질을 모형에 투입해 학습을 진행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던 것도 바로 인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인간은 문제를 정의하고, 접근방법을 설계하고, 분자를 선택해 알고리즘을 훈련시키고, 검토할 물질 데이터베이스를 선정했다. 책이나 기존의 방식 또는 눈에 보이는 것을 연결하는 방법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한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돌파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프레임 형성’능력에 달려있다!
인간은 심성모형mental model을 사용하여 상황을 인식하고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며, 주변의 상황을 이해한다. 심성모형이 없다면 현실세계는 정보가 넘쳐나고 성숙되지 않은 경험과 감각 정보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 공간에 불과할 것이다.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세상을 해석해야 하며, 현실을 지각하는 방식이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오랫동안 알고 있었고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레지나 바질레이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바질레이는 프레이머Framer, 즉 프레임을 만들어가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상황에 대한 프레임을 정확하게 형성한 덕분에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었다. 우리가 선택해서 적용하는 심성모형이 프레임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프레임은 일반화와 추상화를 가능하게 해서 다른 상황에 적용하게 해준다. 그 덕분에 새로운 상황과 맞닥뜨려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배우지 않고 그 상황을 다룰 수 있다. 프레임은 항상 물밑에서 작동한다. 물론 잠시 멈추고 어떤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는지, 그 프레임이 이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그 결과 가장 적합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더 나은 프레임을 선택하거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은 심지어 인식하지 못할 때조차 늘 심성모형을 사용한다. 상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의 관점을 유지할지 아니면 변경할지 신중하게 고민하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은 주로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이직하거나 부모가 되거나 집을 사거나 공장 문을 닫거나 고층 건물을 지을지 고민할 때 말이다. 이런 순간에는 단지 추론이 아니라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에 근거를 두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상황을 바라보는 특수한 렌즈, 즉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인지의 근원적인 수준이 심성모형을 구성한다.
팬데믹에서 부의 불평등, 기후 변화에 이르기까지
당신은 어떤 프레임으로 이 시대의 난제를 헤쳐나갈 것인가?
우리 사회가 가진 난제들은 대부분 그 중심에 그 문제의 프레임을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가를 두고 갈등이 있다. 미국이 국경에 장벽을 건설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리를 놓아야 하는가? 스코틀랜드는 영연방에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독립을 선언해야 하는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정책에서 일국을 강조해야 하는가, 아니면 양제를 강조해야 하는가?
프레임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프레임은 구성 요소 중 일부는 확대하고 일부는 축소한다. 자본주의자의 프레임으로 보면 모든 곳에 상업적인 기회가 있고, 공산주의자의 프레임으로 보면 모든 것이 계급투쟁으로 이어진다. 기업가는 열대 우림에서 값비싼 목재를 보는 반면 환경운동가는 장기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지구의 허파’를 본다. 팬데믹이 진행되는 동안에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할까? 미국에서 의료적인 측면의 프레임을 사용하는 사람은 “반드시”라고 대답하는 반면, 자유의 중요성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소리친다. 같은 데이터, 다른 프레임, 반대의 결론이다.
◎ 추천의 글
“격동의 시대를 겪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건네는 가장 중요한 책. 이 날카로운 책은 어떻게 당신이 끼고 있는 렌즈를 인지하고, 주변의 세상이 변화함에 따라 렌즈를 바꿀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애덤 그랜트 (『오리지널스』 『싱크 어게인』 저자)
“이 책은 다양한 프레임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떤 프레임이 다른 프레임보다 더 효과적인지 깨닫고, 당신의 새로운 프레임이 과학적·경제적·정서적 돌파구를 가져올 수 있는지 지켜보라.”
?케일럼 체이스 (『경제의 특이점이 온다』 저자)
“쿠키어와 그의 친구들은 우리가 우리의 관점과 편견, 즉 프레임에 의해 얼마나 강력하게 영향을 받는지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런 프레임을 도구로 활용하여 새로운 시대에 얼마나 최적화하여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포브스〉
“심성모형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혁신의 핵심이다.”
?에런 레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BOX CEO)
“알고리즘이나 본능이 지배하는 의사 결정 과정에 다원주의와 진보적인 인간의 가치를 과감하게 재주입하라!”
?〈파이낸셜타임스〉
“알고리즘 시대에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 기계보다 앞서기 위해 생각하는 방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고찰.”
?무스타파 슐레이만 (구글 딥마인드 공동 설립자)
◎ 책 속으로
위협은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럽게 닥치기도 하지만 느리게 기미만 보이기도 한다. 두 가지 모두 우리가 준비하지 않은 인지적 사각지대를 드러낸다. 팬데믹이든 포퓰리즘이든, 새로운 무기든 새로운 기술이든, 지구온난화든 불평등의 심화든, 이에 대한 인간의 반응 방식이 생존과 소멸을 가른다. 그리고 인간의 행동방식은 인간이 지각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결정]
우리는 최근에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2008년에 노키아는 휴대전화 판매 세계 1위였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흥행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당시는 전화기를 더 작게 만들고 판매가격을 낮추는 경향이 있었으나, 애플의 전화기는 덩치가 더 크고 가격이 비쌌으며 버그가 많았다. 노키아의 프레임은 보수적인 통신사업에서 생성된 것으로 실용성과 평판에 가치를 두고 있었다. 애플의 프레임은 숨쉴 새 없이 혁신이 이루어지는 컴퓨터산업에서 생성된 것으로 사용의 편의성과 소프트웨어를 통한 새로운 기능의 확장 가능성에 가치를 두고 있었다. 결국 애플의 프레임이 소비자들의 요구와 욕구에 더 잘 들어맞았고 애플이 시장을 지배했다.
[심성모형과 세상]
트위터를 이용하겠다는 발상은 완벽하게 통했다. “트위터를 이용하면 많은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고, 이 소름 끼치는 사람이 아니라 희생자와 생존자에게 관심을 돌릴 수 있다.” 알리사 밀라노 역시 25년 전에 영화 촬영 세트에서 폭행을 당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 그녀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면, 이 트윗에 미투라고 댓글을 달아주세요.” 트위터 창을 닫은 밀라노는 꿈나라에 있는 세 살짜리 딸을 보면서 잠이 들었다. 미투운동은 많은 의미가 있었지만, 가장 강력한 부분은 바로 프레임이다. 성폭력은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공개해야 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프레임 형성]
벤처 투자가가 투자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할 때, 군 장교가 수행할 작전을 찬찬히 들여다볼 때, 엔지니어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먼저 쟁점 사항에 대한 프레임을 형성해야 한다. 풍력발전 단지를 어느 곳에 건설할 것인지 또는 태양발전 단지로 대체하는 게 좋을지 결정해야 한다면? 우리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즉 어떻게 프레임을 형성하는가다.
[거기에 없는 것을 본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아무것도 구상할 수 없다. 심성모형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을 일반화하거나 설명하지도 못한다. 알파제로는 우리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블랙박스일 뿐이다. 말이나 돌의 움직임을 보고 ‘포진’이나 ‘희생’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킨 것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간이다. 알파제로의 행동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행동을 설명 가능하게 하고 일반화해서 적용하는 것도 인간이다. 인공지능의 성과를 추상화하면서 점점 영리해지는 것은 인간이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교훈을 얻고 적용할 수 없다.
[기계와 군중]
2014년 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발했을 때, 전문가들은 유행을 멈출 방법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UN 산하의 세계보건기구와 국경없는의사회가 이와 관련된 작업을 시작했다. 두 단체의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가 데이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두 단체는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으나 정반대의 결론을 도출했다. 분석에 결함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발생 맥락과 향후 확산 가능성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진 프레임을 사용해서 상황을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잘못된 프레임 형성이 불러운 불운]
한 번 프레임 재구성에 성공했다고 해서 계속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 프레임 재구성이라는 성과를 왕관처럼 여겨 너무 자부심에 가득 찬 나머지 새로운 프레임이 잘 들어맞지 않는 곳에도 적용하려 할 수 있다. 최고의 혁신가는 이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능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 같은 이들은 모두 고집스럽다는 평판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견해와 충돌하는 다른 대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이들은 단일 프레임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과 대안 프레임에 노출될 때의 가치를 이해한다.
[새로운 프레임의 대가]
우리 모두는 프레임 재구성을 더 잘할 수 있다. 프레임 재구성의 출발점은 프레임을 전환하려고 시도할 때 맞이하는 어려움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이다. 특별히 네 가지가 중요한데,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지적 에너지, 친숙한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성, 환경에 적합한 프레임을 인식할 필요성, 그리고 프레임 재구성에 적합한 때를 인식하는 현명한 시점 판단이다.
[프레임을 재구성할 시점 알아차리기]
구매가격 : 15,840 원
이사도라 문 시리즈 13: 이빨 요정을 만나다
도서정보 : 해리엇 먼캐스터 / 을파소 / 2022년 04월 07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반은 요정, 반은 뱀파이어!
특별해서 평범한 ★★ 이사도라 문 ★★에게
이빨 요정이 찾아왔어요!
◎ 도서 소개
모두가 잠든 밤, 이빨 요정이 찾아왔어요.
뱀파이어 송곳니가 흔들리기 시작한 이사도라.
요정들은 헌 이를 이빨 요정에게 주고,
뱀파이어들은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둔대요.
반은 요정, 반은 뱀파이어인 이사도라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에요.
드디어 흔들리던 이가 빠지자,
이빨 요정 왕국에 그 소식이 전해졌어요.
이사도라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는데…… 어쩌죠?
한밤중에 이빨 요정을 만나
이사도라가 내린 결정은?
■ “저 생쥐 요정이 바로 이빨 요정이야!”
뱀파이어 요정 이사도라의 뱀파이어 송곳니가 흔들려요. 송곳니가 빠지면 엄마는 요정들만의 전통에 따라 이빨 요정에게 송곳니를 주라고 하고, 아빠는 뱀파이어들만의 전통대로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두래요. 하지만 이사도라는 요정이기도 하고, 뱀파이어이기도 한데 이를 어쩌면 좋죠?
게다가 뱀파이어 치과에 가서 새로 날 송곳니를 반짝이게 닦는 법도 배워야 해요. 뱀파이어 치과라니, 생각만으로도 너무너무 무서운걸요! 고민이 가득한 이사도라의 마음도 모르고, 뱀파이어 송곳니가 빠지고 말았어요.
그날 저녁, 이빨 요정 왕국에도 그 소식이 전해졌답니다. 그래서 이빨 요정 미뇨네트가 이사도라의 송곳니를 가지러 왔지요. 곰곰이 고민하던 이사도라는 뱀파이어 요정다운 결정을 내리기로 했어요.
한밤중에 이빨 요정을 만나 이사도라가 내린 결정은 무엇일까요?
특별해서 평범한 ‘이사도라 문 시리즈’의 열세 번째 이야기!
■ 어린이들의 마음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유머 가득한 이야기,
전 세계 30개국 어린이들과 함께 읽어요!
〈이사도라 문〉 시리즈는 남들과 다른 모습에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를 북돋아 줄 재미있는 모험으로 가득 찬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인종과 국경, 성별을 초월해 모든 아이들이 유쾌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 시리즈이기도 하지요. 영국,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헝가리, 스페인…… 지금까지 전 세계 30개국 어린이들이 함께 읽고, 이사도라의 특별하지만 평범한 모험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남들과 조금 달라도 괜찮다고, 사실은 모두가 다르고 특별하다고 말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이 세상 모든 어린이 독자들에게 명쾌한 해답과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 다양한 해외 매체의 극찬을 받은 새로운 어린이 판타지
분홍색과 검은색으로 꾸려진 이사도라 문의 세상
이사도라 문의 세상은 아름답고 귀여운 분홍색과 검은색으로 가득합니다. 이 책의 작가 해리엇 먼캐스터는 이사도라의 정체성을 분홍색과 검은색 두 가지만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뱀파이어 요정’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한 이 방법은 해외 각종 리뷰 매체에서도 찬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검은색으로 대표되는 뱀파이어의 세계, 분홍색으로 대변되는 요정의 세계……. 두 세계를 아우른 주인공 이사도라 문의 이야기는, 작가 해리엇 먼캐스터의 손을 통해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변신합니다.
◎ 해외 매체 서평
“분홍색이 아닌 검은색 발레복의 반짝이는 매력에 찬사를!” 가디언
“있는 그대로의 네가 좋다”는 고전적인 서사를 초자연적인 소재로 경쾌하게 풀어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는 매력적인 이야기” 커커스 리뷰
“귀엽고 재미있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이사도라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주인공이다” 칠드런스 북 센터
“일러스트가 아주 선명하고 눈에 쏙 들어와서 눈길을 끈다.” 북셀러
◎ 한국어판 저자 특별 서문
한국의 이사도라들, 안녕!
우리는 가끔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곤 해요. 다른 사람들이 잘하는 걸 나만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이사도라 문은 요정 아이들처럼 마법을 잘 쓰지 못하고, 뱀파이어 아이들처럼 빨리 날 수 없답니다. 자기와 똑같은 아이는 세상에 한 명도 없는 것 같아 보이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주인공 이사도라 문이 특별한 거랍니다. 이사도라는 그 자체로 독특하고 신비로워요. 여러분도 다 그렇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잘하지만 나는 못하는 게 있고, 다른 사람들이 못해도 나는 잘하는 게 있지요. 그리고 이 세상 그 누구도 절대로 나만큼 잘하지 못하는 게 하나 있답니다. 그건 바로 나다운 것!
이 책을 읽으면서 남들과 다른 이사도라가 왜 특별한지를 느껴 보세요.
반짝이는 마법과 사랑을 가득 담아,
해리엇 먼캐스터
구매가격 : 9,600 원
제3의 성찰
도서정보 : 류우익 / 21세기북스 / 2022년 04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우리는 어떤 통일을 원하는가?”
통일 30년, 독일의 변화와 독일인들의 인식에서 교훈을 얻다
★★★ 전 통일부 장관이 제시하는 한반도 통일의 원칙과 방향 ★★★
★★★ 한국과 독일 동시 출간! ★★★
◎ 도서 소개
독일인들에게 통일은 무엇이었나?
30년을 통해 보는 우리의 미래
『제3의 성찰』은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이 로베르트 보슈 재단의 초청을 받아 1년 동안 베를린에 머물며 독일 통일과 그 후 30년간의 궤적을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하고, 그것이 한반도의 통일에 어떤 교훈이 될 수 있는지를 제시한 책이다. 학자이자 관료로서 평생을 이어온 연구의 일환이자 이 시대에 있어서의 통일에 대한 제언이다.
저자는 통일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 두 개를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어떤 통일을 원하는가?”, “우리가 원하는 통일을 이루기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을 두 가지 차원의 ‘통일의 원칙’에서 찾는다. 즉, 한반도 통일의 ‘기본원칙’과 ‘실행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유민주통일’, ‘자주통일’, ‘평화통일’을 한반도 통일의 3대 기본원칙으로 꼽는다. 또한 자신의 연구와 경험 그리고 독일에서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동정신’, ‘실용적 접근’, ‘정책의 일관성’, ‘적극적 통일준비’를 4대 실행원칙으로 삼았다.
평화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평화가 오지 않는다. 그리고 소원을 비는 것만으로는 통일이 오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무엇인지, 통일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알고 있어야 하며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준비가 되어 있을 때야 저자가 한반도를 위한 시대정신이라고 밝힌 ‘자유와 통일’의 결합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 독일의 힘, 독일의 총리들 1: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이끈 정치 리더십 | 김황식 지음 | 20,000원
▶ 한반도, 평화를 말하다: 튼튼한 평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평화정책 | 최대석 등 16인 지음 | 24,000원
◎ 출판사 서평
우리는 어떤 통일을 원하는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원칙과 준비
『제3의 성찰』은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이 로베르트 보슈 재단의 초청을 받아 1년 동안 베를린에 머물며 독일 통일과 그 후 30년간의 궤적을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하고, 그것이 한반도의 통일에 어떤 교훈이 될 수 있는지를 제시한 책이다. 학자이자 관료로서 평생을 이어온 연구의 일환이자 이 시대에 있어서의 통일에 대한 제언이다.
세계사적으로 볼 때 하나의 민족이 스스로의 결정 혹은 타의에 의해 분단이 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분단된 민족이 재통일된 경우는 독일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대립이라는 유사한 이유로 분단국이 되었고 재통일을 꿈꾸는 우리의 입장에서 통일 독일은 유일한 벤치마킹 대상인 것이다. 다만, 그 내막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손을 빌어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통일에 대한 연구에서 멀어져 본 적이 없던 저자야말로 이 일의 최적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와 독일 킬대학에서 지리학과 역사학, 사회학을 공부했으며 28년 동안 서울대에서 지리학 교수로 재직하며 사회지리학, 지역정책론, 지정학을 연구하고 가르친 저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5년 동안 대통령실장과 주중국 대사, 통일부 장관, 주중국 대사로 일했다. “여러 곳, 다양한 자리에서 일했지만, 내 모든 활동은 어떻게든 분단 및 통일과 연결되어 있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분단된 한반도에 대한 해법을 지정학적, 사회학적 관점에서 찾고자 한 대표적인 연구자이자 정치가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기초가 된 인터뷰는 〈독일통일 30년에 관한 독일인들의 인식〉이라는 이름으로 진행이 되었다. 저자는 독일 체류 기간 중에 62건의 집중 대담을 수행했다. 대담자는 서독과 동독의 의사결정자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회집단에 속한 이들로 독일의 통일과 그 이후 30년간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것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묻고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교훈은 무엇인지를 저자의 해석을 곁들여 정리한 것이다.
힘의 균형이 깨질 때 기회가 찾아온다
교황으로 막 선출된 요한 바오로 2세가 1979년 6월 폴란드를 방문한다. 교황이 집전한 미사에는 100만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날의 미사로 인민들은 그들이 힘을 가졌다는 것을 깨닫고 두려움을 떨쳐낸다. 이것은 ‘자유노조운동’을 가열시켰고 유럽의 민주혁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바와 같다. 소비에트 연방이 와해되면서 동구 공산권의 붕괴 조짐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독은 굳건한 듯 보였지만 서독의 겐셔 외무장관이 프라하 서독대사관에서 동독 주민들을 향해 "우리는 오늘 저녁 여러분께, 오늘 여러분의 출국 여행이 ……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라고 한 선언이 시발점이 되어 동독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이 이어졌다. 그리고 몇 달 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다.
독일의 통일이 무엇 때문에 가능했는지 단순하게 말하기는 힘들다.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고 국제 사회를 둘러싼 우연한 혹은 의도된 일들이 쌓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통일독일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냉전이라는 견고한 대치상태 아래에서는 이뤄질 수 없었던 일이 힘의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비로소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독일 통일 당시의 상황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세계는 이념뿐만 아니라 경제와 종교 등의 이유로 서로 대치하고 협력한다. 영원한 아군도 없고 영원한 적군도 없다. 이런 상황은 인류 문명과 그에 입각한 질서에 균열을 만들고 마침내 세계정치의 구조적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변화가 만들어낼 새로운 질서 속에서 저자는 한반도 통일의 기회를 본다.
한반도 통일의 ‘기본원칙’과 ‘실행원칙’
한반도라는 지리적 위치와 형태는 변하지 않는다. 독일 역시 국가의 지정학적 위치는 바꿀 수 없었다. 그러나 정치적인 국면은 외교적 전략을 통해 부분적, 잠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서독의 서방 연대, 특히 미국과의 동맹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소련의 개혁정책 및 이웃나라들과의 관계도 적절한 시기에 신중하게 활용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역사가 누적되면서 공간의 속성은 변해간다. 그렇게 자연과 인간의 작용으로 시간과 공간의 공생관계가 누적 순환하면서 변화가 일어난다. 한반도 통일도 결국 그런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실제로 통일이 이루어질지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고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언제가 될지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반도가 통일에 근접할 절호의 기회가 언젠가 온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느 날 기회가 눈앞에 다가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통일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 두 개를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어떤 통일을 원하는가?", "우리가 원하는 통일을 이루기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을 두 가지 차원의 ‘통일의 원칙’에서 찾는다. 즉, 한반도 통일의 ‘기본원칙’과 ‘실행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유민주통일’, ‘자주통일’, ‘평화통일’을 한반도 통일의 3대 기본원칙으로 꼽는다. 또한 자신의 연구와 경험 그리고 독일에서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동정신’, ‘실용적 접근’, ‘정책의 일관성’, ‘적극적 통일준비’를 4대 실행원칙으로 삼았다.
저자의 말처럼 평화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평화가 오지 않는다. 그리고 소원을 비는 것만으로는 통일이 오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무엇인지, 통일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알고 있어야 하며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준비가 되어 있을 때야 저자가 한반도를 위한 시대정신이라고 밝힌 ‘자유와 통일’의 결합이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자유와 통일이라는 단어는 다소 공허하거나 거창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풀어쓰면 그 느낌이 무척 달라진다. "한국인은 왜 통일을 원하는가?"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기본 관념은 한반도에서 함께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로 이어지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여러 곳, 다양한 자리에서 일했지만, 내 모든 활동은 어떻게든 분단 및 통일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통일부 장관에 취임할 때에는 “통일은 우리 일생을 관통하고 있는 과제다. 나 자신 먼 길을 돌아 결국 와야 할 곳에 왔다. 그래서 나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2011년 9월 19일 취임사)고 말하기도 했다.
[서문 | 11쪽]
그 많은 통일론에 또 한 권의 책을 보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꼭 해야 하고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통일을 이야기하자. 독일은 이미 30년 전에 통일되었는데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되어 있다. 통일 후 한 세대가 지난 독일에서 다시 우리나라 통일의 길을 찾는 작업을 하자. 현장을 조사하고 증언을 듣고 그들의 인식을 평가하고 재해석하자. 그것을 한국에 비추어 교훈을 얻자. 그리하여 ‘성찰’이라는 방법론적 개념을 찾아내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01 제3의 성찰 | 29쪽]
나의 목적은 그보다는 통일과 그 이후의 통합 과정에 대한 독일의 정치적 경험과 그에 대한 독일인들의 인식을 평가하고 해석하여 한반도에 비추어보는 데에 있다. 나아가 여전히 분단된 나라에 사는 한국인들이 통일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실용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데에 있다. 이 전체 과정을 나는 ‘성찰’이라고 하고, 그것을 책의 제목으로 정한 것이다. 독일인들이 역사에서 배웠다면, 한국인들은 왜 지리에서 또한 배울 수 없겠는가? 독일인들이 그들 자신의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면, 한국인은 왜 먼저 이루어진 독일로부터 다시 배울 수 없겠는가?
[01 제3의 성찰 | 30쪽]
‘평화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평화가 오지 않는다. 그리고 소원을 비는 것만으로는 통일이 오지 않는다.’ 평화통일은 말하기 좋고 듣기에 편하다. 그러나 말만 가지고는 평화도 통일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분단 후 7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05 한반도 통일의 기본원칙 | 313쪽]
통일은 한쪽이 다른 쪽에 주는 선물이 아니다. 그러므로 통일한국은 남한이나 북한 또는 그 둘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다. 그렇다고 마지막 통일 국가였던 옛 조선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에 비해 통일한국의 새로운 자유민주체제에 더 익숙하기는 하겠지만, 그렇더라도 남과 북 양쪽의 한국인들은 동등한 권리와 책임을 가지고 새 나라 재건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
[06 한반도 통일을 위한 실행원칙 | 321쪽]
지리적 위치와 형태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시간이 흐르고 역사가 누적되면서 공간의 속성이 변해갈 뿐이다. 그리하여 시간과 공간은 밀접한 공생관계(共生關係, symbiosis)로 들어간다. 필연과 우연이 만나면서 실제 상황이 전개되고, 도전과 대응의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그렇게 한 장소와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러나 그 운명도 시간과 함께 다시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변해간다. 변화의 원동력은 자연의 운행과 함께 사람들의 인식이고, 사상이고, 행동이다. 그것들이 모여 사조(思潮)를 이루고 시대정신을 만들며 다시 공간에 투영된다. 변화는 그렇게 자연과 인간의 작용으로 시간과 공간의 공생관계가 누적 순환하면서 일어난다. 한반도 통일도 결국 그런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07 요약 및 결론: 자유와 통일 | 358쪽]
구매가격 : 15,840 원
측은한 청진기엔 장난기를 담아야 한다
도서정보 : 이낙원 / 21세기북스 / 2022년 04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손힘찬 작가 강력 추천!
논문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문제적 의사’ 이낙원,
생사를 가름하는 숙명의 무게를 버티며
자신과 타인을 지켜나가는 이야기
◎ 도서 소개
“바이러스 행성에서 다정한 의사로 산다는 것”
글 잘 쓰는 의사 이낙원이 전하는
위드 코로나판 ‘슬기로운 의사생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는 2019년 12월부터 오미크론 대유행을 지나는 현재까지 이 지구가 다시 한 번 ‘바이러스 행성’임을 실감케 했다. 인천 나은병원 호흡기내과 의사이자 중환자실 실장인 이낙원은 선별진료소부터 병동 진료실까지 현장 의사로 분투하며 환자들의 삶을 더 밝은 곳으로 끌어내고자 작금의 의료 현실과 싸우고 있는 내과 의사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로 침투했을 때 의료진의 대응과 갖가지 감정들을 현장감 있는 글로 담아내며 특별한 기록물을 남기기도 했던 그가 이번에는 그간의 묵직함은 조금 덜어내고, ‘의사로 산다는 것’에 대한 말쑥한 에세이로 다시 돌아왔다.
『측은한 청진기엔 장난기를 담아야 한다』는 “두 번은 못할 것” 같은 코로나 시대 의사라는 생업을 수행중인 저자의 일, 관계,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위트와 경외를 담아 완성한 업(業) 에세이다. 때론 생사의 현장에서 오롯이 견뎌야 하는 적막감과 혼란의 감정, 시끌벅적한 환자와의 교감 속에 피어오르는 인정과 감동, 특별하지 않아 소중한 의사의 일상, 타인의 생사를 가름하기도 하는 숙명의 무게, 그럼에도 슬기롭게 자기와 타인의 삶을 지켜나가는 벅찬 신념 등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현실판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이호정 지음|21세기북스|2022년 1월 12일 출간|18,000원
▶ 유일한, 평범|최현정 지음|21세기북스|2021년 11월 17일 출간|16,000원
▶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를 위한 다정한 말 한마디 | 윤정은 지음|21세기북스|2021년 4월 14일 출간 | 15,000원
◎ 출판사 서평
질병과 의학을 이해하기 위한 진지함,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을 책임지기 위한 측은함,
삶의 쓸쓸함과 처연함을 막기 위한 장난기,
의사에게는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
논문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문제적 의사’ 이낙원,
생사를 가름하는 숙명의 무게를 버티며 자신과 타인을 지켜나가는 이야기
“선생님!!” 세 글자만으로도 충분했다. 굳이 응급이라고 얘기 안 해도 마음의 준비는 저절로 된다. 나는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음식을 음식물 수거통에 통째로 뒤집어버리고 중환자실로 뛰어 내려갔다. 나와 간호사 서너 명이 달려들어 십여 분간 심폐소생술을 하니 환자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이 의심되어 음압실에 입원한 환자여서 보호복을 갖추고 들어와야 하는 공간인데, 모두가 마스크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심장이 멎은 환자 앞에서 입는 데만 몇 분이 소요되는 보호복이란 얼마나 사치인가. 그 와중에 나는 마스크 두 개를 겹쳐 끼는 노련함을 발휘했지만, 심폐소생술 중에 마스크가 고정이 안 되어 시야를 가리는 통에 하나를 벗어버리고 말았다. 간호사들의 머리는 땀에 젖어 이마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멋있었다. 땀이 때로는 가장 멋진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 그나저나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감염병 환자에게 모두가 노출된 상황이니, 환자의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보고된다면 정말 큰일이다. 간호사 한 명이 물었다.
“선생님, 우리 다 격리되는 건가요?”
“격리 정도가 아니고, 우린 이미 다 걸린 거야.”
-본문 중에서
똑같은 삶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처연한 생존기’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발랄한 예술’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 될지는 삶의 주체인 당사자의 결정이다. 가운, 방호복, 병동 등 차가운 ‘흰 색’으로 점철된 장소에 발랄한 의연함을 가득 채운 기록, 이 책 『측은한 청진기엔 장난기를 담아야 한다』에는 코로나19가 지나간 의료 현장의 선득한 풍경과 스펙터클한 분투의 전경이 진지함과 측은함만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의사’라는 전문가인 동시에 공통의 일상 생활자로서 삶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 터져 나오는 낙담과 절망과 매너리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자신이 넘어졌을 때 일으켜 세워주고 위로해줄 누군가가 또는 무언가가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끝없이 질문하며 삶을 돌보고 지켜나가는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편안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 환자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를 만난 것이 나쁜 우연’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게 될 때가 의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두려운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필 나를 만나 병세가 나빠진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급습하는데, 매번 그 책임감을 능히 당해낼 수 없어 귀퉁이 닳은 전공서를 다시 뒤적이게 되고 다른 선택지는 과연 없었을지 반추를 거듭한다고 담담히 고백한다. 하지만 아무리 지식으로 무장한 ‘자신감’이 있더라도 사람의 몸이 기계가 아니듯 고장 나면 설명서대로 갈아 끼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약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예상 밖의 사건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책임감을 져야 하는 사건들의 집합이 의사의 숙명을 결정 짓는다.
그런데 이 의사의 숙명에 대한 저자의 응수는 기발하면서도 철학적이다. 저자는 의사라면 마땅히 질병과 의학을 이해하기 위한 진지함,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을 끝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측은함,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하나, 유머와 장난기를 지녀야 한다고 제법 곧은 어조로 말하고 있다. 장난기 없는 진지함만 가지고서는, 장난기 없는 측은함만을 가지고서는 삶은 처연해질 수밖에 없기에 슬픔과 고통으로 삶이 뒤덮이기 전에 비어 있는 공간, 비어 있는 순간을 기어코 찾아내 사랑와 회복의 기운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가워진 가슴에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진료실의 기쁨과 슬픔이 담긴 40편의 기록들
저자가 역설하는 의사의 덕목 중 하나는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따뜻한 선생님’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기다. 필요할 때 자가 냉각기를 가동시키고, 자신의 눈빛과 얼굴의 온도를 떨어뜨려 차가움을 만들어낼 줄 아는 것인데, 과정의 차가움이 더 따뜻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하는 저자의 태도는 환자와 그들의 삶을 대하는 자신의 심성이 강퍅해지지 않도록 얼마나 이성과 감정을 컨트롤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세 명의 사망진단서를 이렇게 편안히 앉아서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이 내려쓰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라는 기묘한 성찰과 함께 마치 제조업체의 생산라인에 앉아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처럼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기도 하지만, 의사가 정신을 다잡아야 두려움과 불안에 휘둘리는 가족들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소신으로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신이 환자와 한 배를 타고 있는 운명공동체임을 깨닫게 하고야 만다.
인간적 존중이 통계적 수치에 매몰되지 않도록, 쓸쓸한 병원 안팎의 풍경을 가능한 한 아름답고 다채로운 색깔로 칠할 수 있도록, 삶과 죽음의 고통스러운 흔적을 세세하게 듣고 근사하게 써내려갈 수 있도록 저자는 진료실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갔다. 생존을 위한 호흡 같은 ‘진료실의 글쓰기’는 기쁨과 슬픔이 얽히고설킨 40편의 기록물이 되었고, 이 이야기들은 헛되고 허전하게 느껴지는 일상에 무엇보다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고, 회복에의 의지를 생성케 하기엔 충분하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마스크 밖으로 청진기 밖으로 흘러넘친 사랑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다. 위드 코로나 시대라는 공간과 사건 속에서 ‘의사’의 시선을 빌려 자신와 타인의 이야기들을 부지런히 옮긴 이 책을 통해 힘들어서 곧 넘어질 것 같은 사람, 뭐라도 붙들고 일어나야 하는 사람, 직종에 관계 없이 ‘충분히 지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삶을 향유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뜨거운 격려를 받아안을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의 글 **
과거에도 그렇지만 특히 코로나19 시대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순전히 의사는 무슨 생각을 하며 일하는 것일까, 하는 작은 호기심으로 읽었다가는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을 것이다. 슬픔과 고통이 가득한 공간, 예민하고 날 설 수밖에 없는 환경 가운데 그들은 늘 머물러 있다. 생과 사를 오가는 공간에서 애도하며 반성하지만, 때로는 웃음기가 번질 수 있는 곳에서 펼쳐지는 희로애락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길 바란다. 병원 안팎의 풍경 묘사와 삶에 관한 진심 어린 고찰은 드라마나 소설 못지않게 큰 몰입도를 더할 테니 말이다.
-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국내 1호 뉴미디어 콘텐츠 디렉터,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저자
◎ 본문 중에서
외과의사들의 수술방은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곳이다. 의사가 이어놓은 뼈와 인공관절을 가지고 환자는 한평생을 살아야 한다. 뇌혈관 수술, 심장판막 또는 신장이식등 한 순간의 술기로 여생의 질이 결정될 수 있다. 회식 자리에서 술이 거하게 취한 어느 교수님이 의사들에게 한탄 섞인 부탁을 한 적이 있다. 평생 함께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짊어질 수 없다면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몇 개월 전에 여섯 살 아이의 엄마를 병원 로비에서 만났다. 얼굴빛이 건강해 보였고, 퇴원할 때보다 살도 조금 더 찐 것 같았다. 그녀는 커피를 손에 들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반가웠지만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다. 한동안 책임감에 마음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것으로 치사를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녀가 이제는 일곱 살이 된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나에게는 책임감을 짊어질 눈에 보이지 않는 근력이 조금 더 생겨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상은 충분하니까.--- 34~35쪽
우리는 흔히 많이 생각하는 문제가 중요한 문제라고 착각하는 오류에 빠진다. 우리의 골통은 작아서 쉽게 사소한 생각들에 점령당해버리고 만다. 사소한 것들이 골을 반복적으로 치면 세상 중차대한 골칫거리로 둔갑한다. 사실 따져보면 별것 아닌 것들이 내가 지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압도해버리고 만다. 그래서 가끔은 정신을 리셋해야 한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채로 이 땅에 왔음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회진을 돌 때 환자들의 얼굴을 오롯이 쳐다보았다. 집중하니 느낌이 다르다. 다 내려놓고 그저 얼굴만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할 말도 생기고 여유도 생기고 재미도 생긴다. 이참에 더 노력해보기로 한다. 좀 더 실존적 자세로 삶을 대하는 것이다. 여러 계산을 내려놓고 회진을 돌 것이며, 만나는 ‘얼굴’들에 집중할 것이며, 안경이 멋진 분 또는 손톱이 예쁜 분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117~118쪽
“어머니의 희망과 기도를 제가 잘 압니다. 그러나 제가 의사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드님은 소생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어머니는 더욱 강해지려고 했다.
“아니에요. 내가 약해지면 안 되지. 마음을 더욱 강하게 먹어야지. 아들은 이겨냅니다.”
아마도 지난 몇 개월간 밤낮 없이 기도를 했을 것이다. 혼자서 병원을 찾아오지도 못할 정도로 연로한 어머니지만, 어디서 나오는지 힘과 열정이 끊이지 않았다. 사랑과 슬픔이라는 반대편에 서 있는 감정 두 가지는 한 인간 ‘의지’를 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았다. 깊은 슬픔의 기원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랑과 슬픔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모순이다.--- 127~128쪽
엘리베이터에는 이제 사용금지가 붙어 있는 버튼이 2개다. 3층 버튼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사용금지다. 3층에 코로나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병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3층 사용금지는 더욱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3층에서 내려 자칫 실수로 오염 구역에 들어갔다간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2주간 격리될 수도 있다. 버튼 사용금지는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접근금지를 의미한다.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온 환자 한 분이 5층에는 안 서냐고 물었다.
“5A 병동 가시는 거죠? 1층에 가셔서 A동으로 이동하시고 거기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합니다”라고 대답해주었다. 환자가 의아스럽다는 눈빛으로 도로 내렸다. 의아스러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만들어놓은 엘리베이터 풍경이다.--- 209쪽
나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일반병상에 오버배드로 받아야 할까? 준중환자실 어디라도 비집고 들어갈 것인가. 아니다. 중환자실 4인실 병상 중 한자리 남은 자리가 적절할 것 같다. 내가 더 이상은 못 받는다고 장담해놓은 그 자리다. 선택에 여지가 없다. 면구스럽지만 간호사들에게 부탁을 했다.
“미안하다. 한 명만 더 살리자”라고 말하자 간호사실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던 석다솜 간호사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로 끄덕끄덕했다. 다행히 크게 저항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간호사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질문이다. ‘지금 우리가 피곤하니 나중에 살리면 안 돼요?’라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고마웠다. 병상 배정반에 ‘○○○ 환자 나은병원에 입원하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남겼다. 늘 이런 식이다. 미안할 뿐이다.--- 240쪽
구매가격 : 12,000 원
두 소년
도서정보 : 양영제 / 21세기북스 / 2022년 03월 29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그때를 말하면 마을 사람들은
죄다 입을 다물어버리기 일쑤였다”
끝나지 않은 전쟁과 남겨진 이들의 굴레
◎ 도서 소개
여수를 비극의 고장으로 만든 또 다른 사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다
한국전쟁 중인 1950년 8월 3일, 전라남도 여수 안도의 이야포 바다 위에서는 미국 공군기에 의한 피난선 학살이 자행됐다. 《두 소년》은 이 사건의 마지막 생존자 증언과 마을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자료 조사를 거쳐 가공한 르포소설이다.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금도 세계의 어딘가에서는 포성이 멈추질 않는다. 외세의 침입이 일상이었던 이 땅에서 한국전쟁은 또 하나의 비극이었다. 각자의 명분을 내세운 전쟁에서, 그러나 명분 없는 죽음들도 있었다. 노근리 사건으로 알려진 비극에서도 영문을 모른 채 죽어간 양민들이 있었다. 이런 또 다른 사건 하나가 세상에 알려져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여수 안도의 이야포 사건이다.
부산을 떠난 피난선이 여수 앞바다를 지날 즈음, 경찰은 웬일인지 배를 정지시킨다. 그리고 얼마 후, 피난민들이 8월의 땡볕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미국 공군기가 이들에게 기총소사를 퍼부어버린 것이다. 수많은 피난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총에 맞아서, 혹은 파편에 맞아 숨져 갔고, 일부는 폭파되는 배와 함께 수장되어 버렸다.
이 사건의 생존자들은 숨을 죽인 채 사건에 대해 발설하기를 두려워했다. 그러나 세상이 민주화되면서, 생존자와 목격자 증언이 하나둘 나왔고 드디어 정부에서도 이야포 사건의 잘잘못을 가리는 일에 나섰다. 그 결과, 여수의 안도 이야포 해변에는 그날의 억울한 죽음을 달래기 위한 위령탑이 세워졌다.
《두 소년》은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이 사건을 좇아 ‘사실’ 너머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저자 양영제는 여수 토박이다.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아버지의 무덤》으로 등단한 저자는 여순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르포소설 《여수역》(2020)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끈질기게 책임을 묻는다. 여순사건의 심층 구조를 치밀하게 드러낸 전작 《여수역》 집필을 위해 수년 동안 안도와 인근 섬들의 피해 내용을 조사하러 다니며 이야포 학살사건 목격자의 증언을 채록해 왔고, 낚시꾼으로 위장한 채 주민들과 친밀관계를 유지하면서 목격담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책 《두 소년》이 미군기에 의한 이야포 피난선 학살사건의 실체를 정교하게 드러내면서 한국전쟁을 재인식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 추천의 글
르포 작가 양영제는 끈질기게 책임을 묻는다. 여순사건의 심층 구조를 치밀하게 드러낸 전작 《여수역》 집필을 위해 수년 동안 안도와 인근 섬들의 피해 내용을 조사하러 다니며 이야포 학살사건 목격자의 증언을 채록해 왔고, 낚시꾼으로 위장한 채 주민들과 친밀관계를 유지하면서 목격담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책 《두 소년》이 미군기에 의한 이야포 피난선 학살사건의 실체를 정교하게 드러내면서 한국전쟁을 재인식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 신기철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팀장
★★★ 1950년 여수에서 일어난 이야포 사건은 누가, 왜 일으켰나
★★★ 70년이 넘도록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나라 현대사의 민간인 학살사건
★★★ 여순사건을 소재로 한 르포소설 《여수역》 양영제 작가의 신작
◎ 책 속에서
“저, 여쭤볼 게 있습니더.”
“뭔디 나한테 물어 볼꺼시 있다요.”
“그때 말입니더.”
“뱅기가 배 때렸을 때 말이요?”
“네, 그때 저의 어머니하고 동생 시신을 요 앞에 옮겨 놨드랬습니다.”
“오메! 그믄 그 송장이 엄마였소?”
“네….”
“오메… 그요.”
“혹시 그때 저의 어머니하고 동생 시신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십니까?”
“글세…… 그거시 하도 옛날 일이라서…….”
모친은 기억이 가뭇한지 대답을 못하고 고개를 모로 돌려놓고 입을 열지 않았다. 전쟁 중에 죽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만 작은 섬에서 일어난 엄청난 사건이니 모친이 기억 못할 것도 없었다. 각인된 기억은 몸뚱이에 새겨져 있는 것이라 유상태는 모친의 기억을 돋치게 만들었다.
“엄니, 그때 마을 어른들이 죽은 피난민들 저그 서고지산에다 몽땅 묻었다고 안 했소?”
_46쪽
조종사들 사격실력은 대단히 뛰어났다. 쌕쌕이들이 화물선을 향해 줄을 서서 날아올 때에는 층을 만들어 계단을 이루었다. 맨 앞에서 날아온 쌕쌕이가 곤두박질 쳐서 기관포 불벼락을 쏟아붓고 솟구치면 그 다음 쌕쌕이들이 차례대로 꼬꾸라져 내려오면서 기관포를 퍼부었다. 신기에 가까운 비행기 사격 실력이었다.
피난화물선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피난민들이 쌕쌕이 기관포 불벼락을 피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봤자 배 안이고 독안에 든 쥐에 불과했다. 사람이 폭탄에 맞으면 허공으로 날아가는데, 기관포에 맞으니 아무 소리도 못내고 폭삭 꼬꾸라졌다.
_92쪽
“형, 저… 아줌마 죽었어?”
“누…구?”
“부산에서 우리한테 배탈 약 줬던 아줌마.”
“몰…라.”
(…) 갑판에는 기관포를 맞은 피난민들이 여기저기 포개져 쓰러져 있거나 뱃전에 몸뚱이가 걸쳐진 상태로 피를 바다에 흘리고 있었다. 대부분 손가락도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죽어 있었다. 갑판에 쌓인 시신들 중에 아버지와 여동생은 보이지 않았다. 서울소년이 시신들을 헤집자 목숨이 붙어 있는 어떤 남자가 소년을 보고 입을 달싹거렸다. 물을 달라는 소리였다. 영등포에서 부산으로 피난 내려오는 기차에 혼자 탔던 반공단체 간부 아저씨였다.
_95쪽
부산으로 오긴 했으나 갈 곳이 없었다. 누나는 동대문아줌마에게 서울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영도다리 건너 봉래에 갔다 와보자고 말했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있을 줄 모를 일이었다. 누나와 동대문아줌마는 영도다리를 건너기 위해 여수뱃머리 뒤 조차장 철길을 따라 걸어갔다. 형제와 아줌마 딸은 부산항을 바라보며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형제가 여수뱃머리에 쭈그려 앉아 부산항에 쏟아져 들어오는 미군 전쟁물자를 하역하는 광경을 쳐다보고 있는데 아줌마 딸이 형 홍춘송에게 물었다.
“오빠, 우리 엄마 언제 와?”
“좀 있으며 올거야.”
이번에는 홍춘송이 아줌마 딸에게 물었다.
“니네 식구 몇 명이었냐?”
“다섯 명.”
“그럼 세 명 죽었냐?”
“응.”
“누구 죽었냐?”
“아버지하고 오빠 둘.”
_173쪽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 이동 통제는 한국 경찰이 맡았다. 정부의 명령대로 피난민들이 이동하다 미군기 폭격에 학살을 당했으니 국가와 미국은 학살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땅에 인권이 굳건하게 서고 왜 평화가 중요한 것인지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_추천의 글, 290쪽
구매가격 : 12,000 원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1
도서정보 : 설이나 / 21세기북스 / 2022년 03월 30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금토드라마 시청률 1위!” “괴물 같은 드라마”
치밀한 대본과 묵직한 메시지가 돋보이는 웰메이드 범죄 심리 수사극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작가판 무삭제 대본집 출간!
◎ 도서 소개
동시간대 2049 시청률 1위!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역대급 몰입도!
악을 무너뜨리려는 자들의 치열한 이야기,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작가판 대본집 출간
프로파일링이라는 말조차 생경하던 시절, 사이코패스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 잔혹한 살인 사건이 급증하던 시절,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범과 벌이는 심리 싸움을 밀도 있게 그려낸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대본집이 출간되었다. 누구보다 사람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헤아리는 형사 송하영, 범죄심리분석의 필요성을 깨닫고. 대한민국 최초로 범죄행동분석팀을 만드는 감식반 계장 국영수. 그들은 악(惡)의 마음을 읽고 끔찍한 연쇄살인범의 그림자를 잡을 수 있을까?
2000년부터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활동한 전직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와 전직 기자 고나무가 쓴 동명의 논픽션 에세이를 원작으로, 범죄자를 쫓으며 고군분투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탄탄한 대본과 묵직한 연출로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김남길, 진선규, 김소진… 명품 배우들의 숨 막히는 열연과 ‘인간의 마음’을 다룬 깊이 있고 진중한 메시지의 시너지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몰입도로 “이런 웰메이드 범죄 수사극은 처음” “광고할 때 겨우 숨 쉰다” 등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작가판 대본집만의 숨겨진 묘미!
방영된 드라마와는 다른 초기 설정부터 작가의 코멘트까지!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우리에게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의 고귀함과 중요함’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대본집을 보면서 영상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디테일한 사건 경위,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복잡한 인과관계의 실타래를 더욱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방송에서는 편집된 미공개 장면과 대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며, 대본 집필 초기 설정과 실제 방송 단계에서 달라진 장면에 대한 작가의 코멘트를 덧붙여 소장가치를 높였다. 대본집을 통해 드라마의 감동과 여운을 더 오래 간직하며 다시금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어지러운 세상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악마와 다를 수 있는 건, 어쩌면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는 데 있을지 모른다.
_ ‘기획의도’ 중에서
◎ 본문 중에서
영수 거기에 열린 마음, 직관, 상식, 논리적 분석력, 사적 감정 분리까지 두루 필요하거든. 근데 뭐, 이런 건 둘째치고라도 개인적으론 감수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인데, (만족스러운)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너는.
하영 감수성이요?
영수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라고 이해하면 될라나.
하영 그게 왜 필요하죠.
영수 사람의 마음을 분석하는 일이니까.
【1화 ─ 46】중에서
영수 괜찮아. 지금처럼만 해. 남들은 이해 못 해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란 걸 넌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 끝까지 양용철을 찾아간 것도 그렇고. 공부는 이제부터 하면 돼.
하영 …
영수 (단호한) 누군가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야. 나는 그 적임자가 바로 너라고 확신한다.
【2화 ─ 83】중에서
태구 이 팀은 늘 열심히 시네요.
영수 범죄행동분석팀이 범인 잡는데 일조한다는 걸 인식시키려면 더 바빠야죠. 더.
일영 (‘일조’라는 말이 거슬리는지 태구를 슬쩍 보면)
하영 (냉소 섞인) 우리도 ‘관심’이 아닌 ‘의무감’으로 움직인다는 걸 보여줘야 하니까요.
【4화 ─ 73】중에서
구매가격 : 15,84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