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십일
팍스 2, 집으로 가는 길
도서정보 : 사라 페니패커 / arte / 2022년 02월 2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뉴욕타임스·아마존 베스트셀러, 칼데콧 수상 작가 존 클라센과
보스턴 글로브 혼북, 골든 카이트가 선택한 사라 페니패커의 만남!
“인간을 사랑할 수도 있어요?”
“응, 그런데 사랑하고 나면 두려워져.”
상처를 딛고 다시 세상과 만나려는 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동화
◎ 도서 소개
내셔널 북어워드 노미네이트, 키커스 타임, 피플 등 8개 매체에서 선정한 최고의 어린이 책 〈팍스〉의 후속작 〈팍스 2, 집으로 가는 길〉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벌어지며 폭력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아이들에게 평화 의식과 생명 존중 감수성을 키워주었던 전작 〈팍스〉 보다 더 깊고 커다란 감동을 선사해 줄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48주 연속 어린이 분야 1위, 아마존 분야 1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미 그 위력을 증명한 두 거장, 사라 페니패커와 존 클라센의 콜라보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작고 평범한 존재인 여우와 소년이 보여준 강렬한 우정과 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원한다면, 이 책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전쟁으로 오염된 강을 치유하며 자신의 고통과 마주하는 피터
아픈 새끼 여우를 데리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팍스
슬픔 가득한 여정 끝에 만난 기적 같은 이야기!
피터와 팍스가 헤어진 지 1년 후, 피터는 팍스와 아빠를 잃은 슬픔을 안고 볼라 아줌마 농장에서 살아간다. 6개월 동안 혼자 힘으로 오두막을 지어 완성단계에 이르렀지만, 왠지 이곳은 자신이 속한 곳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할아버지 집에 모셔둔 아빠의 유해를 엄마 무덤가에 뿌리고 옛집으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기로 계획한다. 하지만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바로 전쟁으로 오염된 강물을 정화하기 위해 활동하는 ‘워터 워리어’에 합류해 힘을 보태는 일이다. 피터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아빠 유해를 배낭에 넣고 볼라의 집을 나선다. 워터 워리어에 들어간 피터는 제이드와 사무엘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강을 정화하며 차츰 마음을 열고 자신이 겪었던 일을 하나둘 털어놓는다.
한편, 암컷 여우 브리스틀과 단란한 가정을 꾸린 팍스는 까마귀에게서 근처에 인간들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결국 평화롭게 지내던 농장 터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기로 한 팍스는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난다. 새끼 여우가 따라오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지고, 새끼 여우가 오염된 연못물을 마신 뒤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팍스는 우연히 피터의 냄새를 맡고 작년에 헤어진 옛 공장 터에서 그와 재회하게 되는데…….
“열세 살 피터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오해를 풀고 새끼 여우를 살릴 수 있을까?”
전작의 감동을 잇는 소년과 여우의 끈끈한 우정 이야기!
〈팍스 2, 집으로 가는 길〉은 전쟁으로 인해 오염된 자연에서 죽어가는 동물과 소중한 것을 모두 잃어버리고 절망하는 소년이 우정을 통해 한 줄기 희망을 발견하는 가슴 벅찬 이야기다. 자신의 손으로 팍스를 버린 피터는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편지를 받게 되지만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펼쳐보지 못한다. 과연 피터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고 상실로 가득한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리고 전쟁병에 걸린 인간들이 몰려와 여정을 떠난 팍스는 아픈 새끼 여우를 데리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여우 팍스(PAX)의 이름은 라틴어로 '평화'라는 뜻이다. 작품 속에서 전쟁은 비단 약한 동물만 병들게 하지 않는다. 소년 피터 또한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아끼던 여우 팍스를 제 손으로 떠나보내며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고 절망하게 만드는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팍스 2, 집으로 가는 길〉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시대 배경이 구체적이지 않다. 이는 어느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지 보다는 전쟁으로 인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를 말하기 위함일 것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 문제로 부각된 환경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써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각할 거리를 남겨줄 것이다. 상처를 딛고 다시 세상과 만나려는 이들을 위한 아름다운 동화 〈팍스 2, 집으로 가는 길〉은 치유와 위로가 필요한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소설이 될 것이다.
★★★ 이 책은 여우 팍스 같다. 반쯤은 야생적이고 완전히 아름답다 _뉴욕타임스
★★★ 감동적이고 시적이다 _키커스
★★★ 놀랍도록 강력하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 어린이와 성인 모두가 읽고 토론해야 할 놀라운 픽션 _학교도서관저널!
★★★ 정직하고 또 정직하고 사랑스럽다. 아주 단순한 걸작 _캐서린 애플게이트(뉴베리 상 수상작가)
◎ 책 속에서
“새로운 냄새 안 나?”
“알아, 새로운 냄새야. 우리 냄새.”
팍스는 여전히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브리스틀은 등을 펴고 둥근 배를 내밀었다.
“곧, 새끼가 나올 거야.” _11쪽
“아빠는 전쟁터에서 돌아가셨어요. 그게 다예요.”
이미 학교에서 모두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어느덧 익숙해졌다. 전쟁터에서는 항상 사람들이 죽는다. 그 밖에 자세한 건 필요 없다. _27쪽
바로 그때 퍼뜩 떠올랐다. 피터는 면역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 피터는 모든 걸 잃었다. 엄마, 아빠, 팍스. 자신이 아끼던 것 모두를. 하지만 모든 걸 잃었다는 건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_48쪽
가장 당혹스러운 건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자유롭게 지내던 시절, 흐르는 물에서는 생명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았다. 빗물받이에서는 하늘 냄새와 빗물에 부딪히는 나뭇잎 냄새가 났다. 강물에서는 이끼와 은빛 송어 냄새가 났다. 샘물에서는 뿌리 냄새가 났다. 하지만 여기 이 물은 생명의 흔적이 전혀 없이 흘러갔다. _55쪽
브리스틀과 달리 팍스는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팍스는 한 소년과 함께 살았는데, 그 소년을 무척 좋아해서 인간의 습성을 익혔다. 그리고 그 생활방식은 결국 팍스의 삶 대부분이 되었다. _56쪽
팍스는 새끼들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회색 털이 날마다 붉어졌다. 꼬리와 뺨 끝에 난 털은 하얘졌다. 다리도 까매지고 길어졌다. 서로를 쓰러뜨릴 만큼 힘도 붙었다. _57쪽
브로드벨리의 늙은 여우 그레이와 함께 강이 흐르는 낡은 공장 터 옆의 물이 잔잔한 곳으로 갔다. 그곳은 바로 전쟁병에 걸린 인간들이 돌아온 곳이자 그레이가 죽은 곳이었다. _74쪽
마침내 런트가 짧은 거리나마 달릴 수 있고 브리스틀의 꼬리에서 더 이상 진물이 흐르지 않자, 브리스틀은 점점 인간과 전쟁으로부터 떨어진 곳으로 더 멀리 가고 싶어 안절부절못했다. _75쪽
새끼는 꿈속에서 징징거리며 아비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팍스는 다시 한번 새끼를 향해 다짐했다. 필요한 건 뭐든 다 해주겠다고. _182쪽
어느 쪽 마지막 시간이 더 어려웠을까? 마지막인 줄 몰랐던 아빠와의 시간이었을까? 아니면, 마지막을 알았던 팍스와의 시간이었을까? _198쪽
불이 갑자기 으르렁거리며 살아나서 피터는 숨이 턱 막혔다.
1년 동안 꽁꽁 묶어두었던 것, 그 모든 것을 전부 보내버렸다. 불이 옛날의 생활을 먹어치우자 피터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불길이 이글거리며 타오를 때는 피터도 울부짖었다. _237쪽
팍스는 새끼 너머로 피터에게 몸을 기댔다. 피터의 턱과 옷깃 사이, 종종 잠이 들곤 하던 그곳에 고개를 집어넣었다. 옛 친구의 부드러운 숨결이 피터의 귀를 따뜻하게 해주었다. 목과 목, 맥박과 맥박, 그곳은 신뢰의 위치였다. 자신이 다시 용서받았다는 걸 알았다. 그러자 눈물이 흘러나왔다. _241쪽
갑자기 피터는 깨달았다. 새끼에게 총을 쏘는 게 아빠에게는 옳은 일이었는지도 모르지만, 피터에게는 아니었다. 그것은 용감해 보이지 않았다. 사실 비겁해 보였다. 아빠라든가 다른 누군가에게 실망을 주었다 해도 글쎄,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건 피터의 삶이었다. 그리고 피터는 피터의 삶을 살아야 했다. _250쪽
팍스와 브리스틀은 슬픔의 울음소리를 냈다. 수컷 새끼들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지만 목구멍 속에서 그 외침이 터져 나왔다.
잠시 후, 런트가 어디선가 나타나 함께 울었다. 여우 다섯 마리가 함께 몸을 맞댄 채 서서 울부짖었다. 그 외침은 이들이 느끼는 부재,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상실을 노래했다. 그리고 살아남은 기쁨을 노래했다. _262쪽
구매가격 : 12,800 원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도서정보 : 김종인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24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좌우를 넘나드는 킹메이커,
김종인이 말하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길’은 무엇인가
★★★ 한국 정치 최고의 전략가가 제안하는 대통령의 길 ★★★
◎ 도서 소개
나라는 선진국, 대통령은 후진국!
이승만부터 문재인까지, 대통령의 빛과 그림자를 살피다
최근 국민의힘을 위해 대선판에 뛰어들었다가 물러난 ‘킹메이커’ 김종인의 저서다. 김종인은 오랜 세월, 우리의 첫 번째 대통령 시기부터 정치판을 읽을 수 있는 위치에 있던 몇 안 되는 사람이다. 그의 조부인 가인(街人) 김병로가 초대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아직 어린이였던 그는 집에 드나드는 수많은 정치인들을 보며 자랐다. 그뿐 아니라 독일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후에는 직접 정치권과 지근거리에서 청년기를 보냈고, 장년기에 접어들면서는 곧장 이 나라의 정치권 깊숙이 들어와 그 누구보다도 정치적 후각을 키운 사람이다.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는 광복 이후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특질을 분석, 역대 대통령들이 실패했던 원인을 분석하고, 미래 대통령이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부터 현직 문재인 대통령까지, 김종인이 분석한 대통령의 재임 기간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성적표상의 숫자가 아니라, 그 평가를 딛고 일어설 방법에 대한 그의 제안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정치의 오늘〉
▶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의 주인공들에게 듣는 정치의 오늘 | 김연주 · 김민규 · 신인규 지음 | 19,800원
▶ 이낙연의 약속: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 이낙연 지음 | 19,000원
▶ 정책의 배신: 좌파 기득권 수호에 매몰된 대한민국 경제 사회 정책의 비밀 | 윤희숙 지음 | 17,000원
▶ 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 문재인 지음 | 문형렬 엮음 | 17,000원
▶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아이콘, 좌우의 간극과 그 접점을 이야기하다 | 이준석 · 손아람 지음, 강희진 엮음 | 16,000원
◎ 출판사 서평
왜 우리는 유독 실패한 대통령만 줄지어 뽑아왔던 것인가
왜 차악을 선택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기대 이하 후보들끼리 벌이는 대결을 지켜봐야 하는가
정치 인생 60년, 열두 명의 대통령을 거친 김종인의 경험과 제안
김종인은 이 책을 통해서 각 대통령마다 공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골치 아픈 숫자를 들먹이는 것이 아니라 여든 야든, 지지하는 정파를 떠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수밖에 없는 논리로 분석하면서 똑같은 실패를 겪지 않을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몇 권의 저서를 펴낸 노정객 김종인은 이 책에서 ‘스스로를 위해 정리하려는’ 회고록이 아니라 ‘역사를 위해 정리하려는’ 회고록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만큼 사리사욕 없이 객관적인 시선으로 우리의 대통령들을 개괄하려는 노력을 말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결국 대통령제에서는 후진국일 수밖에 없는 이 땅의 지나온 대통령들을 하나하나 분석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을 지나 경제적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 분야도 선진국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20대 대선을 즈음한 무렵에 출간되는 것이 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제 80줄의 노정객은 자신의 ‘사심’이 아니라 이 나라의 정치사를 지근거리에서 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시선에 담긴 안타까움을 애정과 함께 쏟아부은 것으로 읽혀진다.
이승만, 윤보선을 비롯,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등 한국 현대사를 이끌었던 대통령들의 말로를 보면서 좀 더 영광스러운 퇴장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곳곳에 배어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이 진보나 보수, 어느 한 진영의 시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더욱 배가시켜준다.
한마디로 이 책은 광복 이후 우리 정치사를 거시적으로 들여다보면서도 미시적으로 분석한 결과물이다. 이 책이 오는 20대 대통령 당선자에게 금과옥조가 되고, 또 그를 선택하는 국민들에게도 올바른 대통령 선택의 유용한 도구가 되리라 확신한다.
◎ 책 속으로
이 책은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문제를 역사의 창으로 들여다볼 것이다. 제목부터 너무 회의적이지 않으냐고 힐난하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실패의 과정 속에 성공의 조건을 유추하려고 한다. 어쭙잖은 내 경험에서 그렇게 골라낸 결과는 ‘대통령에게 건네는 6가지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해두었다. 어제의 대통령을 통해 내일의 대통령이 지녀야 할 조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대체 무엇인지, 궁극적으로는 그것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프롤로그: 나라는 선진국, 대통령은 후진국 | 16~17쪽]
야당에 가서 내가 할 일은 세 가지 정도라고 봤다. 더 많을 필요도 없이, 딱 세 가지에 집중하면 될 것이라고 각오했다.
첫째,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일. 그것만으로도 야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어느 정도 풀고 안심하는 마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둘째,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는 일. 당명은 그렇다치고, 정강정책은 당의 혁신을 보여주는 핵심 징표다. (그런데 기존의 정당비대위를 보면, 정강정책의 변화에는 특별한 관심도 없고 당명 변화나 이합집산에만 촉각을 곤두세운다. 진정한 개혁을 목적으로 하는 비대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이 만년 야당 신세를 극복하고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던 비결, 독일 사민당이 30년 만에야 기민당을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국민도 놀랄 만큼 철저한 변화와 혁신을 단행한 데 있었다.
셋째, 잃어버린 수도권 민심을 되찾고 전국 정당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일. 그동안 보수 정당은 호남은 지레 포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다. 그것은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을 포기하는 일이고, 나아가 정치를 포기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공화주의 국가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특정한 지역을 아예 포기하는 구상을 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더 큰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이 이 세 가지만 잘해도 내가 할 일은 어느 정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간단해 보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일을 이룰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1부 왜 정치는 실패하는가: 21대 총선에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까지 | 58~59쪽]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역시 서울시장 개표 결과다. 역대 우리나라 모든 선거를 통틀어 여당이 서울 지역 모든 선거구에서 그토록 완패한 선거는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처음이었다. 단 하나의 선거구에서도 여당은 승리하지 못했다. 30년 넘게 민주당 지지 성향을 강하게 보여줬던 선거구 유권자들마저 야당을 지지했다. 정권 심판 여론이 그토록 높았다.
결과를 정리하자면, 당시 선거는 야당이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여당이 못해’ 이긴 선거다.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 우매한 정권은 그것을 자꾸 세금이나 규제로만 막으려 했다. “부동산은 자신 있으니 믿어달라”고 호언하던 대통령이, 막상 문제가 커지니 자신은 뒤로 빠지고 총리와 장관을 앞세워 마치 남의 일처럼 관료들을 질타했다. 아파트 한 채 있는 중산층은 세금이 올라 아우성, 아파트 한 채 없는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의 희망이 사라져 망연자실이었다. 게다가 주택개발과 관리를 책임진 LH공사 직원들이 개발예정지에 대대적인 땅 투기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 분노하는 민심이 하늘을 찔렀다.
부동산 문제뿐 아니다. 지난 정부의 과오를 들추기 위해 이른바 ‘적폐청산’을 할 때는 검찰을 충견처럼 앞세우더니, 그런 검찰이 현 정부를 향해 수사의 예봉을 돌리니 갑작스레 세상 모든 잘못이 검찰에서 비롯된 것처럼 난리를 피웠다. 법무부장관이란 사람이 검찰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온갖 해괴한 짓을 다 벌이는 한심스런 다툼이 1년 가까이 계속됐다. 정상적인 국가, 정상적인 정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다. 국민은 거기에도 염증을 느꼈다.
결국 2021년 4.7재보궐 선거는 부동산 선거였고, 조세저항 선거였으며, 검찰총장 탄압에 반대하는 선거, 정권 심판의 성격이 뚜렷한 선거였다. 우리나라 역대 모든 선거가 그렇듯, 견제받지 못하는 권력은 스스로 패망을 재촉하는 법이다. 그러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선거이기도 했다.
[1부 왜 정치는 실패하는가: 21대 총선에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까지 | 74~75쪽]
이승만도 첫 임기에 만족했더라면 평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우리나라의 역사도 바뀌었을 것이다. 발췌개헌 과정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렇게 재임만 하고 3선 개헌은 하지 않았더라면, 조지 워싱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의 ‘건국의 아버지’로서 이승만도 충분히 존경받았을 것이다. 그의 치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복잡한 대내외 환경 가운데 정확한 현실 판단으로 정부 수립을 이끌었고, 외교적 경험과 역량으로 유엔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고,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주고 있는 미국과의 군사적 동맹 관계를 확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승만의 업적은 가히 인정할 수 있다.
이승만이 아니었으면 지금 우리는 어떤 나라, 어떤 체제 아래에서 살고 있을까. 어쩌면 ‘오늘의 우리’를 있도록 만들어준 인물이 바로 이승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업적과 영광을 스스로 발로 걷어차 버린 인물이 또 이승만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지나친 권력욕 때문에 그렇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이라는 지독한 정치적 자기본능주의가 늘 권력자를 망친다.
[2부 1. 이승만: 건국의 공로를 스스로 무너뜨린 대통령 | 108쪽]
사회의료보험 제도 도입 과정은 더욱 만만치 않았다. 이것 역시 “왜 근로자들만 의료보험을 들어줘야 하는가?”로부터 시작해 “국가에서 국민 건강까지 챙겨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그럴 돈이 있으면 중화학공업을 육성하자”, “의료보험보다 연금제도를 먼저 도입하자”는 등 다양한 반론에 부딪혔다. 그런 논란을 정리하는 데에는 박정희의 결정이 큰 역할을 했다. 박정희가 경제팀 각료들을 불러 한자리에 모아놓고 “정부 정책을 객관적으로(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대학 교수도 이렇게 의료보험을 먼저 하라고 한다”면서 복지연금보다 의료보험을 먼저 실시하라고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국민의료보험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관료들에게 맡겨 놓았으면 논의만 하다 끝났거나, 당장 기금이 쌓여 재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복지연금부터 실시하는 손쉬운 길을 택했을 것이다.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 권력자였던 박정희의 지시가 만든 역설적 성과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승만은 자신이 앞장서 창출한 자유민주 체제의 힘으로 무너졌다. 박정희는 자신이 앞장서 창출한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힘으로 무너졌다. 성장과 몰락의 과정이 신기할 정도로 닮았다.
[2부 3. 박정희: 경제 발전의 성과에 스스로 무너진 대통령 | 153쪽]
김대중 정부의 IMF 경제위기 대응에 대해 나는 늘 이렇게 비유하곤 한다. “김대중이라는 의사가 한국 경제를 수술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는데, 수술실에서 환자의 배를 가르고 보니 내부가 생각보다 심각해 어떻게 손을 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섣불리 건드렸다가 여기저기 아픈 부위가 터지고 피가 날 것 같으니까 그냥 적당히 진통주사 한 방 놓고는 봉합해버렸다. 수술을 그렇게 적당히 중단해버리고, 일찍 완치되었다고 파티를 벌였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 경제다.”
김대중 정부 초기 2년 경제정책은 우리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 IMF의 경제정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한국 경제의 수술을 위해서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내놓은 요구 조건을 이행하기 바빴다. 당시 IMF가 요구한 사항은 채권시장 완전 개방, 부실은행 매각, 정리해고제 도입, 외국인 주식 소유 제한 완전 철폐, 회계 투명성 확보 등이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어쩌면 김대중 정부는 운이 좋은 정부였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도움으로 급한 불은 껐으니, 다음 단계로는 그동안 우리가 미처 하지 못했던 경제 개혁 조치를 과감히 단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미적거렸다. 1998년 1월 미셸 캉드쉬 IMF 총재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했던 말이 있다. “당신들이 7년 전에 하려고 했던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고, 지금 우리가 도와주려고 한다.” 우리나라가 7년 전에 하려다 하지 못한 일은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대기업 업종 전문화다. 대기업집단이 순환출자, 중복투자, 문어발식 확장을 못하도록 조치하고 전문 업종에 집중해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일 말이다. 그것만 제대로 실행했으면 IMF 경제위기는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한때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보좌했던 나로서도 직무를 맡고 있을 때 대기업 업종 전문화를 추진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아쉬움과 책임으로 느낀다. 여하튼 평소에는 대기업집단의 반발로 착수조차 하기 어려운 그런 숙제를 30대 재벌의 절반이 사라진 IMF 경제위기의 그때에 오히려 수월하게 단행할 수 있는 역설적 기회였다. IMF와 우리나라가 협약을 체결할 때 캉드쉬 총재는 “위장된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뜻밖의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으니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으라는 뜻이다.
[2부 8. 김대중: 위기를 기회로 살리지 못한 평범한 대통령 | 225~226쪽]
문재인 정부 들어 불균형은 더욱 심각해졌다. 인위적으로 소득을 올려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단세포적인 사고는 고용 참사를 불렀고, 그런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양극화의 계단에는 더욱 큰 간극이 생겼다. 팬데믹으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 우선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부의 편중을 막고 사회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했는데, 오로지 인기를 의식한 무분별한 예산 낭비로 양극화는 격화하고 국가 재정을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았다.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어느 나라든 확장재정정책을 펼치고 있고, 이런 때야말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확장’도 원칙에 따라 하는 것이지, 이때다 싶어 매표(買票)하는 양상으로 돈을 뿌리는 정부는 세계에서 문재인 정부가 유일하다.
문재인 정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좋지 않은 일, 인기 없는 개혁은 무조건 뒤로 미룬다는 점이다. 전두환 정부의 예산동결처럼, 뒤에 벌어질 일은 생각지 않고 자기 임기 중에 드러나는 현상만 중시하는 태도다. 문재인 정부의 그런 대표적인 사례가 방만한 재정이고, 노동개혁이나 연금개혁 등은 손도 대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임기 마지막에 인기를 의식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까지 동결하면서 다음 정권에 책임을 넘겼다. 나중 일에는 눈 감고 오직 오늘만을 즐긴다.
(…) 지난 대통령을 통틀어 대통령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한심하고 비겁하며 무책임한 행태를 문재인 정부에서 모두 목격했다.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책임과 균형의 원리에 맞는 새로운 권력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다음 대통령의 가장 큰 숙제라 할 것이다. 문재인이 훼손한 3권분립의 민주주의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2부 12. 문재인: 촛불을 이용하고 촛불을 배반한 대통령 | 313~314쪽]
개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걸어놓고 있는 이 제도의 모순이 근본적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너머’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보기 싫거나 듣기 싫다고 이 논의를 회피해서는 안된다. 나는 우리 국민이 언제나 현명한 국민이라고 믿는다. 일시적 판단의 잘못도 있었지만, 역사의 굴곡마다 우리 국민은 대체로 올바른 판단을 해왔고, 그런 국민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만큼 발전한 대한민국이 탄생할 수 있었다. 우리 국민은 교육열도 높고, 대학 진학률을 비롯한 교육 수준도 세계적으로 높다. 한편으로 우리 국민은 착하고 순응하는 국민이다. 많은 것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감싸 안으려 한다. 그래서 대통령중심제의 문제와 모순이 몇 번이나 반복되는 와중에도 ‘사람을 교체해 고칠 수 있다’는 낙관주의 비슷한 심정으로 이 제도를 유지하는 것 아닐까 싶다. 이제는 권력구조 자체를 바꾸어야 할 때가 되었다.
선한 권력은 선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마련이고, 국민의 힘으로만 바꿀 수 있다.
민주화 이후 많은 대통령이 개헌을 약속했지만 매번 시늉만 하다 끝났다. 다들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한번 잡은 권력을 놓기 싫었던 것이다. 내각책임제를 실시하겠다는 각서같은 것도 정치인들이 정직하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배신 행위로 끝났다. 이제는 정치인들의 밀실 야합이 아니라 국민이 적극적으로 권력구조 개편을 요구해야 한다.
이런 대통령제는 제발 끝내자고 말이다. 최악 중에 최악인 사람들끼리 경쟁하는 대통령 선거도 이젠 끝내자고 말이다.
권력구조가 달라지더라도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남을 것이다. 모쪼록 다음 대통령은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마지막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현명한 국민이 역사의 정도(正道)를 선택하리라 믿는다. 적자생존, 승자독식의 낡은 시대는 이제 그만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줘야 하지 않겠나.
[에필로그 대통령 제도하 마지막 대통령을 바란다 | 401~403쪽]
구매가격 : 15,840 원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 1 첫 번째 고민: 내 마음
도서정보 : 김헌 / 아울북 / 2022년 02월 24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양 고전 전문가 김헌 교수가
신과 통하는 책방에서 들려주는
고민 해결 인문학 동화
◎ 도서 소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도 우리와 같다고?
신과 통하는 책방에서 공감하는 초등 고민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는 신화와의 공감을 통해 어린이의 고민을 해결하는 동화예요. 그러니 고민이 있다면 ‘신화를 사랑하는’ 필로뮈토 책방으로 어서 오세요! 책방 주인인 허니 쌤이 특별한 방법으로 해결을 도와줄 거예요. 그리스 로마 신화 연구에 열심인 허니 쌤의 모습에 감동한 최고 신, 제우스가 신비로운 선물을 주었거든요. 바로 신화 속 신과 직접 통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허니 쌤은 이 책을 고민 많은 어린이들을 돕는 데 쓰기로 했어요. 대체 어떻게 도와주냐고요? 비밀은 바로 공감에 있어요. 위대한 신과 영웅들에게도 사실 우리와 같은 고민이 있거든요. 나도 모르는 내 마음, 어려운 친구 관계 등 성장기의 여러 고민을 가진 어린이들이 책 속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신화 속 인물들과 만납니다. 이들과 함께 공감하며 마치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느낀다면, 고민을 해결할 방법도 함께 찾아 볼 수 있지요.
서양 고전 전문가가 끌어온 어린이의 생활 속 신화 이야기
〈벌거벗은 세계사〉 〈차이나는 클라스〉 등 여러 방송과 강연을 통해 서양 고전과 신화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서양 고전 전문가, 김헌 교수님이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는 멀게 느껴지는 신화를 가까운 생활 속 고민과 연결, 어린이들이 신화를 자신의 삶 속에서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문제에서 출발해 아이를 둘러싼 관계적인 문제로 관점을 확장하며 어떤 문제든 신화와 연결해 생각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구성했지요.
자아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신의 왕으로 우뚝 선 제우스의 여정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몰라 고민하는 어린이의 공감을 부를 거예요. 한창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아이라면 아름다운 외모로 유명했던 나르키소스를 만나 보세요. 학교에서의 내 역할이 고민이라면, 도시 국가 케크로피아의 수호신이 되기 위해 시민들에게 무엇을 줄까 고민하는 아테나의 모습을 보고 힌트를 얻을 수도 있지요.
신화와 인문학의 관계를 반영한 새로운 구성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는 신화를 통해 배우는 인문학 동화예요. 인문학은 인간에 관련된 것을 다루는 학문이지요. 인간이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슨 일을 하게 될지 탐구해요. 문학, 철학, 역사가 대표적이고 열심히 공부하면 인성과 창의력이 자란답니다. 어렵게만 들리지만 이 동화를 재미있게 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답니다. 신화는 인문학의 뿌리라고 볼 수 있거든요. 신과 영웅들이 갈등하며 성장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는 언제나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고민이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동화가 끝난 후에는 ‘책방 강의’를 통해 꼭 알아야 할 원래 신화를 짚어보고, 재미있는 ‘알쏭달쏭 게임’과 신통한 지혜가 숨어 있는 ‘가치 사전’을 통해 동화 속에 숨은 인문학적 키워드도 얻을 수 있지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인문학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 바른 인성과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창의력도 자연스럽게 자랄 거예요.
◎ 1권 줄거리
필로뮈토 책방,
내 마음 속 고민을 알아 줘!
최고의 신 제우스가 신화를 사랑하는 교수, 허니 쌤에게 특별한 선물을 내렸다!
신화 속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는 제우스의 책을 통해
아이들을 돕기로 결심한 허니 쌤.
그런 허니 쌤이 차린 〈필로뮈토 책방〉에
마음 속 고민이 있는 아이들이 하나 둘 찾아오게 되는데…….
자신이 마치 공부하는 기계 같아서
자아정체성에 혼란이 온 지아,
노래도, 춤도, 그림도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자존감이 상한 해림이,
감정 조절이 미숙해 친구들과 싸우는 바람에
화가 잔뜩 난 태양이.
각자의 고민과 함께 책방을 찾은 친구들은
크레타 섬의 제우스와 꿈이 많은 어린 헤파이스토스,
영웅 중의 영웅인 헤라클레스를 만나게 되는데…….
과연 이 신들은 어떻게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구매가격 : 10,400 원
4000주
도서정보 : 올리버 버크먼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당신의 인생에 주어진 유한한 시간, 4000주
어떻게 가치 있게 사용할 것인가?
◎ 도서 소개
‘생산성이라는 덫’에 빠진 우리를 구원할 단 한 권의 책!
영국 최고의 저널리스트가 전하는 시간에 대한 가장 파격적인 통찰
인간의 수명은 터무니없이 짧다.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의 수명은 겨우 4천 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더 생산적인 일에 집착한다. 그러나 ‘생산성’은 인생의 덫이다. 효율성으로 포장된 이 함정은 당신의 삶을 더욱 바쁘게 만들고, 시간을 통제하기 위한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올 뿐이다. 영국의 말콤 글래드웰로 불리는 저널리스트, 올리버 버크먼은 이런 시간에 잘못된 집착을 꼬집는다. 시간의 개념이 인류 역사상 가장 불안정해 보이는 지금 이 시대야말로 역설적으로 시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볼 수 있는 적기라고 말하는 그는 우리가 시도했던 시간 관리법이 수많은 실패 사례들만을 낳았을 뿐이며, 이제 ‘시간을 관리하는 척’을 멈출 때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고 말한다.
세상이 말하는 생산성과 효율성이 꽤 그럴듯해 보이겠지만, 개인을 위해서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더욱 바쁘게 돌아가는 삶과 번아웃을 불러올 뿐, 업무를 빨리 처리할수록 그 자리엔 더 많은 업무가 쌓이게 될 것이고 그 끝에는 완전히 소진되어 지쳐버린 당신의 모습이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알고 있는가? 효율성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든 찰나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날은 절대 오지 않는다. 오히려 생산성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우리의 삶이 지향해야 할 것들에 집중할 수 있다.
아마존,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가디언, 옵서버 등 수많은 언론에서 극찬 세례를 받은 『4000주』는 입버릇처럼 바쁘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정말로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유한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말해주는 안내서인 동시에, 당신의 지난날을 돌아볼 기회를 건네고, 유한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하여 끊임없는 불안감에서 당신을 해방시켜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아마존,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가디언…
수많은 언론에서 쏟아지는 극찬 세례!
기존의 ‘시간 관리’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바꿀 문제작의 등장
시간 관리는 곧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시간 관리라는 개념은 생산성과 마찬가지로 편협하고 자잘한 일들이 되어버렸다. 예를 들어 정해진 시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업무를 처리하거나 완벽한 아침 일과를 계획하거나 일요일에 한 주 동안의 모든 저녁 식사를 한꺼번에 준비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시간 관리의 척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일들 역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인생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세상은 경이로운 곳이다. 하지만 생산성과 효율의 노예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이 결국 더 많은 경이로운 세상을 경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는 듯하다.
지금 세상은 마치 손수레에 실려 지옥으로 달려가고 있다. 도시의 생활은 점점 미쳐가고 있고, 팬데믹은 사회를 마비시켰으며,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주변 사람들과 사회 문제 혹은 환경 문제에 생산적으로 참여할 시간을 낼 수 있는 시간 관리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생산성에 관한 책 중에서 인간의 삶이 짧다는 분명한 사실을 무시하기보다 깊이 있게 다루는 책들이 어느 정도 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우리가 직면한 실제 현실, 그리고 4,000주라는 터무니없이 짧은 인생과 그 희미한 가능성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시간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고, 시간의 개념을 다시 회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입버릇처럼 바쁘다고 말하는 당신,
정말로 시간을 가치 있게 쓰고 있는가?”
어찌 보면 현대인들에게 시간이 없다는 말은 당연한 이야기다. 받은 편지함에는 읽지 않은 메일들이 넘쳐나고, 할 일 목록의 끝은 어디인가 싶다. 현대인들은 더 많은 일을 하거나 새로운 일은 하거나 혹은 둘 다 해내야 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최근에는 성장하며 바쁘다는 것이 ‘허슬’로 재포장되고, 끝나지 않는 노동과 업무가 버거운 짐이 아닌 소셜미디어에 과시할 만한 꽤 그럴듯한 삶의 유형이 되어버렸다. 현실에서도 문제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가며 물리적으로 늘릴 수 없는 하루라는 정해진 시간 안에 불가능해 보이는 업무량을 쏟아부어 스스로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바쁘다는 것은 사실 시작에 불과하다. 잠시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춰보자. 그래도 쏟아져 나오는 불만들은 본질적으로 부족한 시간에 대한 것들이다. 우리는 집중을 방해하는 온라인 환경과 매일 전쟁을 벌인다. 어린 시절 책벌레였던 사람들조차 한 문단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아침에 시간이 무한하게 주어진다면 페이스북을 보며 아침 시간을 보내는 자기 자신이 그렇게 한심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바쁘게 살지 않거나 지루한 회사생활을 견디고 있거나 혹은 오랫동안 취업을 못 해서 고민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짧은 삶 때문에 훨씬 더 고통스러운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율성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당신은 비로소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시간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은 내가 더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집념에 의해 악순환된다. 생산성이 삶에서 진정 의미 있는 것들을 우선순위 저 멀리 밀어내는 좋은 핑계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일을 하나씩 처리할 때마다 삶에서 진정 의미 있는 것에 한 발자국 다가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그러는 한편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세상의 속도를 따라갈 만한 원동력이 나에겐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을 따라잡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누군가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더 오랜 시간 일하며 얻은 추가 수입을 더 많은 소비재를 구매하는 데 사용하면서 경제라는 기계 안의 톱니바퀴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의 결과는 마음의 평화와 안도가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인생이라는 시간을 소중한 가치에 쏟지 못하는 결과만을 가져올 뿐이다.
이 책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지금까지 우리가 시도했던 시간 관리법은 수많은 실패 사례들만을 낳았을 뿐이며, 이제 시간을 관리하는 척하는 행위를 멈출 때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시간의 개념이 인류 역사상 가장 불안정해 보이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시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볼 수 있는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과거 사상가들도 현재의 우리와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었기에, 그들의 지혜를 현실에 적용해보면 수면 위로 뚜렷하게 드러나는 진실이 있다. ‘생산성’이 우리 인생의 덫이라는 사실 말이다.
모든 찰나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날은 절대 오지 않는다. 효율성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마침내 우리의 삶이 지향해야 할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패배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자. 혹시 아는가? 절대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인정하는 것이 인간에게 더 큰 기쁨이라는 것을.
◎ 추천의 글
“시간 관리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
?애덤 그랜트, 『오리지널스』 『싱크 어게인』 저자
‘시간과 삶, 그 자체와의 새로운 관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크리스타 티펫, 저널리스트
“당신은 그의 글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것이다”
?데런 브라운, 영국의 멘탈리스트
“돌처럼 차가운 클래식”
?팀 하포드, 『경제학 콘서트』 저자
◎ 책 속으로
바쁘다는 것은 사실 시작에 불과하다. 잠시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춰보자. 그래도 쏟아져 나오는 불만들은 본질적으로 부족한 시간에 대한 것들이다. 우리는 집중을 방해하는 온라인 환경과 매일 전쟁을 벌인다. 어린 시절 책벌레였던 사람들조차 한 문단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아침에 시간이 무한하게 주어진다면 페이스북을 보며 아침 시간을 보내는 자기 자신이 그렇게 한심하게 느껴 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바쁘게 살지 않거나 지루한 회사생활을 견디고 있거나 혹은 오랜 기간 동안 취업을 못 해서 고민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짧은 삶 때문에 훨씬 더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표가 없던 시간]
시간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은 내가 더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집념에 의해 악순환된다. 생산성이 삶에서 진정 의미 있는 것들을 우선순위 저 멀리 밀어내는 좋은 핑계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일을 하나씩 처리할 때마다 삶에서 진정 의미 있는 것에 한 발자국 다가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그러는 한편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세상의 속도를 따라갈 만한 원동력이 나에겐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된다.
[‘효율성’이라는 덫]
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던 ‘생산성 중독자’였다. 몸 만들기. 최신 패션 동향 분석, 암벽타기, 시 암송 등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있듯이, 생산성 중독자들은 할 일을 빼곡히 적은 후, 사인펜으로 하나씩 항목을 지울 때마다 쾌감을 느낀다. 무한히 공허해진다는 것만 빼면 다른 중독자들과 비슷하다.
[어느 생산성 중독자의 고백]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가 지구라는 공간에서 주어진 시간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가장 깊이 있게 연구한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철학을 접하기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 깊게 논할 수 없을 것이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철학자 하이데거에 대해 안타까운 점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하이데거는 1933년부터 10년 이상 정식 나치당원으로 활동했다. 그가 나치당원이었다는 사실이 그의 철학 사상과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많은 논란과 함께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주제와 크게 관련이 없다. 따라서 형편없는 그의 선택이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사상까지 무의미하게 만드는지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유한한 시간에 대한 진실]
구매가격 : 13,600 원
오리지널의 탄생
도서정보 : 세상의모든지식 / 21세기북스 / 2022년 01월 2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38만 구독자의 지식 유튜브 채널 ‘세상의모든지식’이
알려주는 세상 모든 브랜드의 역사
◎ 도서 소개
“세계사를 바꾼 브랜드의 핵심 전략은 오리지널 스토리다!”
오래된 브랜드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들이 갖는 오리지널의 가치와 철학이 보인다.
세계인의 아침 식사를 책임지는 ‘켈로그’ 시리얼부터, 찍으면 바로 인화되는 즉석카메라 ‘폴라로이드’, 상상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장난감 ‘레고’, 국민 소화제 ‘활명수’… 사용해본 적은 없을지라도 누구나 들으면 바로 아는 브랜드들이 있다. 이러한 브랜드 파워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오리지널의 탄생』은 그 해답을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에서 찾았다. 유튜브 대표 지식 채널인 ‘세상의모든지식’이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28개 브랜드를 선별해, 브랜드의 탄생 배경과 창립자의 철학, 소비자와 함께 쌓아온 역사를 추려 묶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브랜드 이야기와 브랜드 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최초이자 최고로서 오랜 세월 살아남은 브랜드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그 비밀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사물궁이 잡학지식 지음|아르테|2020년 9월 16일 출간|17,000원
◎ 출판사 서평
오리지널은 저마다의 특별한 ‘역사’를 갖는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갑을 열게 하는 브랜드 스토리
“춤추는 곰 모양 젤리 ‘하리보’를 간식으로 즐기던 독일은 ‘폭스바겐’ 자동차를 개조해 만든 장갑차에 올라타 전쟁을 일으켰고, 전쟁에 겁먹은 아이들을 위해 덴마크의 부모들은 ‘레고’를 선물로 사줬다. ‘3M’ 스카치 셀로판테이프로 탄약 박스를 포장하던 미군은 전투 식량으로 ‘스팸’을 먹었으며,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승리에는 수백만 개의 ‘페니실린’이 크게 기여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하루에도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브랜드 홍수 시대. 치열한 브랜드 경쟁 속에서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무엇이 다를까? 이 책은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뻔한 기업 경영서만 읽었거나, 지루한 브랜드 이론서만 읽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브랜드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날 차례다.
『오리지널의 탄생』에서는 역사의 판도를 바꾼 최초의 브랜드, 또는 끈질기게 살아남은 전설이 된 28가지 브랜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유튜브 대표 지식 채널 ‘세상의모든지식’의 첫 책으로, 구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브랜드 백과사전’의 콘텐츠를 다듬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더하여 펴냈다.
브랜드의 시작과 흥망성쇠, 그리고 현재의 모습까지 쉽게 정리하여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브랜드를 분야와 시대순으로 정리해 브랜드가 탄생했던 시대상과 트렌드변화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브랜드가 일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어떤 아이디어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는지, 성공한 브랜드를 만든 사람은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 등 흥미로운 브랜드 이야기 속에 담긴 브랜드 핵심 가치를 배워보자.
브랜드의 강력한 무기가 되는
오리지널 스토리의 힘!
브랜드도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라이프 사이클을 갖는다. 주기는 차이가 있지만, 모든 브랜드가 태어나서 성장하고 죽는 과정을 거친다. 인간의 수명은 해마다 늘어나 이른바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전 세계 브랜드의 평균 수명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21세기 이후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15년 이하라고 밝혔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기업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속도도 빨라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저자는 브랜드의 생명력을 그들이 갖고 있는 오리지널 스토리에 있다고 정리했다. 구매 결정 단계에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질 좋은 제품을 고르지 않는다. 소비자의 선택에는 브랜드의 특별한 스토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온 브랜드 스토리는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를 쌓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스토리는 많은 돈을 투자한 반짝 광고와는 비교할 수 없는 브랜드의 유산이 되고, 나아가 브랜드 경쟁에서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책을 따라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 성공과 실패의 궤적을 차근차근 밟아가다 보면 브랜드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급변하는 시장의 변화를 내다보는 통찰력까지 키울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키세스’라는 이름의 어원은 허쉬사에서도 제대로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미스터리다. 노즐에서 초콜릿이 나올 때 마치 키스하듯 ‘쪽쪽’ 소리가 나서 그렇게 지어졌다는 소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보다 당시 한입 크기의 캔디 조각을 ‘키스Kiss’라고 부르던 것이 유래가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키스가 보편적인 단어라는 이유로 키세스는 무려 94년이나 상표등록을 하지 못한 채 판매됐다는 점이다. _〈허쉬: 대량 생산이 만들어준 경쟁력〉 중에서 38쪽
1861년에 시작된 미국 남북전쟁 당시에도 커피는 중요한 전투 식량이었다. 북군을 이끌던 벤저민 버틀러 장군은 병사들에게 수통에 물 대신 커피를 담아 수시로 마시도록 했다. (중략) 당시 미국 대통령이자 북군을 이끌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2년에 남군의 항구를 봉쇄했다. 그런데 무역로가 끊어지면서 남군은 커피를 전혀 보급받을 수 없었다. 반면 북군은 병사 1명당 하루 평균 1.8L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심지어 북군은 소총 개머리판에 커피 그라인더를 장착시켜 전투 중에도 커피를 빠르게 갈아 마실 수 있었다고 한다. 북군이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이유가 커피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_〈조지 워싱턴 커피: 커피를 마신 자가 전쟁에서 승리한다〉 중에서 54쪽
스카치 셀로판테이프는 1929년 대공황 시기에 출시되었다. 처음에는 포장업체를 중심으로 납품하려 했으나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스카치 셀로판테이프의 기회는 다른 곳에서 생겼다. 가정에서 스카치 셀로판테이프를 사용해 찢어진 책은 물론 부서진 장난감이나 찢어진 옷에 붙여 재활용했고, 심지어 농부들은 갈라진 칠면조알에도 테이프를 붙였다. 모두가 강제로 구두쇠가 될 수밖에 없던 시기, 소비자들의 재활용 정신을 발판 삼아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3M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_〈3M: 구두쇠에겐 수선용 테이프가 필수〉 중에서 120~121쪽
최초의 바세린은 작은 유리병에 담겨 코르크 마개로 봉해진 상태로 생산되었는데, 사람들은 난생처음 보는 낯선 상품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단 바세린을 써본다면 다른 사람들도 분명 그 효과를 알게 될 거야.’ 이렇게 생각한 로버트는 마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바세린을 조그만 병에 담아 무료로 나눠주었다. 미국 최초로 무료 샘플 증정 마케팅을 시도한 것이다. _〈바세린: 최초의 무료 샘플 마케팅〉 중에서 214~216쪽
그 시절 조선의 성인 남자가 먹은 밥의 양은 7홉 정도로, 1홉이 180ml다. 그러다 보니 급체, 구토, 설사 등 토사곽란으로 목숨 잃는 사람이 많았다. 고종 황제 당시 궁중 선전관이던 민병호閔竝浩는 이처럼 고통받는 민중의 모습에 안타까워했다. (중략) 민병호는 선전관직을 사임하고, 1897년 아들 민강과 함께 한성부 서소문 차동, 지금의 서울특별시중구 순화동 5번지 위치에 동화약방을 열었다. 죽어가는 민중을 살리기 위해 궁중 생약 비방과 서양 의학을 접목시켜 개발한 새로운 물약을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이 물약이 바로 활명수活命水다. _〈활명수: 국내 최초의 브랜드, 동화약방〉 중에서 227~228쪽
구매가격 : 12,800 원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상)
도서정보 : 이한우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창업과 수성을 함께 이룬 조선 최고의 리더, 태종 이방원
혼탁한 시대를 향해 던지는 새로운 통찰
◎ 도서 소개
16년에 걸친 집요한 인물 탐구
이방원의 인생과 내면을 종횡으로 엮어낸 총체적 접근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상·하권)은 이방원이라는 불세출의 인물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특별한 책이다. 이방원의 생애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나열하는 단면적 방식 대신 그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며 사상적 배경을 파고드는 한 입체적 분석을 시도했다. 이 작업을 통해 태종 이방원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생생하고 매력적으로 드러내었다.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 상권은 이방원의 출생과 성장에서 시작하여 격동기의 역사 속에 선 아버지를 보좌하여 건국에 큰 공을 세우는 과정과 즉위 초반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와 함께 그와 대립하거나 뜻을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소개된다. 이방원은 고려 재상 정몽주를 살해하는 그릇된 도리로 나라를 세웠고 1, 2차 왕자의 난으로 아버지 태조 이성계를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다. 이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후세에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세 차례나 도리를 거슬러 마침내 나라를 차지하는 동안 이방원은 어떤 뜻과 의지를 품었을까? 그를 이끈 생각들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내면을 좇으며 해답을 찾아간다.
혼돈이 깊을수록 위대한 리더가 절실해진다. 태종 이방원이 말하고 일했던 방식을 복원하여 시대를 관통하는 전범(典範)을 세워야 할 때이다. 지금 이 책이 필요한 이유가 이것이다.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은 상권과 하권으로 발간됩니다.
◎ 출판사 서평
태종 이방원에 대한 독창적 해석
그의 ‘말하는 스타일’, ‘일하는 스타일’에 주목한 새로운 평전
태종 이방원은 누구인가?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아버지 태조를 도와 새로운 나라를 열고 난세를 치세로 바꾼 현명하고 강인한 지도자이다. 세종대왕의 찬란한 업적도 태종이 닦아놓은 토대 위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정적(政敵)을 잔인하게 짓밟고 골육상잔의 비극을 일으켜 왕위를 차지한 무자비한 냉혈한의 모습도 부인할 수 없다. 현대인에게는 후자의 모습이 더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호불호로 나뉘는 해석은 모두 단편적이다. 이러한 접근으로는 태종 이방원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제대로 발견할 수 없다. 여기에 덧붙여 그의 선택과 행적을 끌어낸 생각 즉, 가치와 지향을 함께 살필 때 이방원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로부터 이 혼탁한 시대를 헤쳐나갈 통찰에 도달하게 된다.
저자 이한우는 태종 이방원에 깊은 매력을 느끼고 그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 집요하리만큼 천착해왔다. 이미 2005년 『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를 썼고, 그 이후 16년간이나 태종 이방원에 가까이 가려는 고투(苦鬪)를 벌였다. 그렇지만 겉돌기만 한다는 아쉬움을 이길 수 없었다. 고전을 번역하며 특별히 『이한우의 태종실록』(전 19권)을 완역하며 이해의 지평을 넓혔고 16년 만에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태종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가 영향받은 책들을 탐구하는 쪽으로 공부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논어』, 『주역』, 『한서』등이 그 책들이다. 이 과정을 통해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태종 이방원의 면모가 눈에 들어왔고 그의 행적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그때와 지금의 필자는 다르다. 그때는 태종이 수련한 학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태종의 깊은 심사(深思) 즉 그의 정신세계(精神世界)를 명료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한 예로, 태종이 2차 왕자의 난 때 맞섰던 형 이방간(李芳幹)을 끝내 살려준 진짜 까닭이다. 피상적으로는 그가 방간을 끝까지 살려준 이유를 그냥 형제애(兄弟愛)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정신세계를 파고들어 냉철하게 살펴보면 ‘왕권 강화 차원에서의 왕실 사람 보호’가 더 결정적인 이유였다. 왕실의 존엄을 높이는 일은 곧바로 왕권 강화를 위한 기반이었다. 이것이 이번에 다시 만난 태종의 한 면모다.” - 본문 중에서
태종 이방원을 이해하는 키워드
통치 철학과 가치로써 지공(至公) 추구
공자가 『논어』에서 역설한 ‘부부자자(父父子子) 군군신신(君君臣臣)’에서 주안점은 군군신신에 있다. 이는 공(公)의 영역으로 왕권중심주의의 토대를 이룬다. 그러나 주희(朱熹)의 해석은 공자와 정치관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였다. 즉 성리학이나 주자학에 반(反)왕권 사상이 담긴다. 우리 역사에서도 송익필, 김장생, 송시열 등은 주자의 방향으로 갔다. 그들은 신하들이 판결권을 쥐고서 임금을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는 신권중심주의를 추구했다.
주자학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이전의 인물인 태종은 공자의 원래 뜻에 가깝다. 부부자자가 중요하지만, 군군신신이 훨씬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것이 공(公)이다. 그는 종묘사직을 위해서라면 아버지, 아내와 처남들, 장남 같은 혈친과의 대립과 충돌과 갈등도 꺼리지 않았고, 신하들 가운데 1등 공신들과의 대립도 꺼리지 않았다. 태종과 정도전 대결은 공자의 왕권중심주의 사상을 철저하게 소화한 태종과 주희의 신권중심주의를 구현하려 한 정도전의 대결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태종은 전적으로 자신이 정변을 주도했기에 태종과 공신들 간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곤 했어도, 결국 공(公)과 사(私)의 논리에 입각해 공신을 공이 아닌 사로 간주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을 위한 신하가 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태종 자신부터 매사 공(公)에 입각해 말하고 행동했다. 이를 미처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거스를 경우 태종은 냉정하게 그리고 무자비하게 제거했다. 민씨 형제들이 당한 참화도 그런 경우 중 하나다. 이처럼 태종은 통치 철학과 가치로써 지공(至公)을 추구했다. 그리고 『논어』에 담겨 있는 ‘사람 보는 법’으로서의 직(直), 즉 곧음이라는 개념에 주목해 이를 체화했다.
왜 태종은 유학(儒學)을 선택했는가
공자의 현실주의를 체현한 반(反)종교 합리주의자
주자학적 사고방식이 아직 자리 잡지 않았던 시기를 살았던 태종을 만나려면 주자학적 사고방식을 넘어야 한다. 여기에 머물러 태종을 바라본다면 그는 한갓 도덕주의적 비판의 대상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도 만연되어있는 ‘잔혹’, ‘무자비’ 등의 인상비평이 그것이다. 주자학의 본질과 주자학적 사고방식을 꿰뚫어 그것을 넘어설 때라야 태종이 살아낸 본래 모습이 오롯이 드러난다.
공자를 이상론자, 도덕주의자, 허공에 붕 떠 있는 관념론자, 고지식한 심신(心身) 수양론자 정도로 보는 오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는 잘못된 견해다. 공자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이다. 그가 말한 예(禮)는 예법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이치이자 상도(常道)이다.
이방원은 공자의 현실주의를 체현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권도(權道)를 적시에 제대로 쓸 줄 아는 지도자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자 양녕을 폐하고 충녕을 세운 택현론(擇賢論)이다. 그는 현실에 집중했다. 그에게 현실은 곧 ‘정치’였다. 그는 현실주의적인 유학(儒學)을 선택했으며 무엇보다 현실정치에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았고 불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적 습속들에 비판적 태도를 지녔다. 태종 이방원은 정치를 위한 일에 초(超)인간적 영역을 끌어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인간으로서 극한치까지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지공(至公)을 추구한 반(反)종교 합리주의의 현실주의자의 길. 그것이 태종 이방원의 삶이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이한우 저자의 책
▶ 『이한우의 태종실록』(전 19권) |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 『이한우의 주역』(전 3권) |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 『완역 한서』(전 10권) | 반고 지음 |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 본문 중에서
이번 작업의 핵심 관심사는 태종이 가졌던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가 ‘말하는 스타일’과 ‘일하는 스타일’을 복원하는 데 있다. 지금 시점에서 태종을 다시 불러온다고 했을 때 다름 아닌 이 2가지가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지금 시점에서 그를 미화 찬양한다고 해서, 혹은 그를 비판 매도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태종이 ‘말하고 일하는 스타일’을 탐구하는 것은 ‘말과 일을 모르는 자’들이나 일삼는 공리공담을 피하는 효과적 방법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이 같은 태종 스타일, 즉 태종풍이 바람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 널리 불어 허위의식으로 가득한 공리공담 고담준론 따위를 쓸어가 버리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68쪽 ? 들어가는 말】
군주론 혹은 제왕학에 누구보다 관심이 깊었던 정안군이 건괘에 담긴 의미를 몰랐을 리 없다. 오히려 효사마다 담겨 있는 깊은 뜻을 새기고 또 새겼으리라. 그랬기에 세자 시절 처음으로 『주역』을 강하는 자리에서 이서가 하는 말을 듣자마자 “인정은 끊기가 대단히 어렵다”라는, 짤막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답을 할 수 있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태종은 그 후 집권 내내 지공(至公) 앞에서 인정을 끊어내는 정치를 보여주었다.
【207쪽 ? 현룡 이방원: 1차 왕자의 난까지】
태종이 재위 내내 강한 왕권을 구사할 수 있었던 주요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이 같은 학문적 우위(優位)였다. 「재재」편은 주나라 무왕(武王)이 동생 강숙(康叔)을 위(衛)나라에 봉해주면서 가르침을 전한 글이다. 대체로 이 글은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를 말한 것으로, 위아래의 실상이 통하게 하고 형벌을 너그럽게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신하 입장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더라도 임금 입장에서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는 글이다. 여기에는 “신하 중에도 스승처럼 여겨야 할 신하가 있으니 삼공(三公)이 그들이다”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는 실제로 태종이 조준?권근?하륜에게 보여준 태도이기도 하다. 즉 그들은 태종에게 사신(師臣), 즉 스승 같은 신하였다.
【301쪽 ? 태종의 진덕수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고 왕권을 안정시킬 때까지 세운 공에 비하면 끝내 이숙번을 내치는 태종의 결단은 야멸차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태종은 단지 사사로운 감정으로 신하 문제를 처리하는 법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숙번을 그냥 두었을 때 왕실에 미칠 수 있는 위험을 내다보아야 했다. 그러면 공적인 해법은 하나다. 처남 민씨 형제들과 비교할 때,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숙번에게는 큰 은혜를 베푼 것이라 봐야 한다. 또 한 가지, 하륜과 비교해서 잘못된 그의 언사(言辭) 하나를 짚어야 한다. 2차 선위 파동이 한창이던 태종 9년(1409년) 8월 13일의 일이다.
【471쪽 ? “내가 조준을 아낌은 하륜을 아낌만 못했다”】
태종은 대간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정확히 견해를 밝혔다. “간관은 마땅히 노성(老成)하고 일을 경험한 사람으로 써야 한다. 말을 해야 할 터인데 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고, 말을 할 것이 아닌데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 사사로움에 얽매여 공정(公正)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박신과 조용은 그 말뜻을 알아듣고서 이렇게 답했다. “신 등이 이미 명을 들었으니 어찌 감히 털 한 오라기의 사사로운 뜻이 있겠습니까!”
【587쪽 ? 동년 인재풀’ 활용과 사헌부 장악】
구매가격 : 30,400 원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하)
도서정보 : 이한우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창업과 수성을 함께 이룬 조선 최고의 리더, 태종 이방원
혼탁한 시대를 향해 던지는 새로운 통찰
◎ 도서 소개
16년에 걸친 집요한 인물 탐구
이방원의 인생과 내면을 종횡으로 엮어낸 총체적 접근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상·하권)은 이방원이라는 불세출의 인물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특별한 책이다. 이방원의 생애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나열하는 단면적 방식 대신 그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며 사상적 배경을 파고드는 한 입체적 분석을 시도했다. 이 작업을 통해 태종 이방원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생생하고 매력적으로 드러내었다.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 하권은 태종이 일하고 말하는 방식과 그 근간이 된 내면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저자가 ‘태종풍’으로 명명한 독특한 스타일이다. 태종은 군주로서 언행에 있어 일관되게 지공(至公)을 추구했다. 그가 두려워한 것은 종묘사직과 백성과 역사, 세 가지뿐이었다. 그는 ‘곧음’을 기준으로 신하를 품었으며 공(公)에 거스르면 친족과 공신을 막론하고 단호히 처결했다. 태종은 겸손하면서도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 제왕다운 언변을 지녔으며 시작할 때 끝마침을 먼저 그리며 주도면밀하게 일했다.이방원은 도리를 거슬러 나라를 차지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다스림 영역에서는 탁월함을 보여주었다. 혼돈이 깊을수록 위대한 리더가 절실해진다. 태종 이방원이 말하고 일했던 방식을 복원하여 시대를 관통하는 전범(典範)을 세워야 할 때이다. 지금 이 책이 필요한 이유가 이것이다.
*『이한우의 태종 이방원』은 상권과 하권으로 발간됩니다.
◎ 출판사 서평
태종 이방원에 대한 독창적 해석
그의 ‘말하는 스타일’, ‘일하는 스타일’에 주목한 새로운 평전
태종 이방원은 누구인가?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아버지 태조를 도와 새로운 나라를 열고 난세를 치세로 바꾼 현명하고 강인한 지도자이다. 세종대왕의 찬란한 업적도 태종이 닦아놓은 토대 위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정적(政敵)을 잔인하게 짓밟고 골육상잔의 비극을 일으켜 왕위를 차지한 무자비한 냉혈한의 모습도 부인할 수 없다. 현대인에게는 후자의 모습이 더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호불호로 나뉘는 해석은 모두 단편적이다. 이러한 접근으로는 태종 이방원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제대로 발견할 수 없다. 여기에 덧붙여 그의 선택과 행적을 끌어낸 생각 즉, 가치와 지향을 함께 살필 때 이방원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로부터 이 혼탁한 시대를 헤쳐나갈 통찰에 도달하게 된다.
저자 이한우는 태종 이방원에 깊은 매력을 느끼고 그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 집요하리만큼 천착해왔다. 이미 2005년 『태종, 조선의 길을 열다』를 썼고, 그 이후 16년간이나 태종 이방원에 가까이 가려는 고투(苦鬪)를 벌였다. 그렇지만 겉돌기만 한다는 아쉬움을 이길 수 없었다. 고전을 번역하며 특별히 『이한우의 태종실록』(전 19권)을 완역하며 이해의 지평을 넓혔고 16년 만에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태종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가 영향받은 책들을 탐구하는 쪽으로 공부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논어』, 『주역』, 『한서』등이 그 책들이다. 이 과정을 통해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태종 이방원의 면모가 눈에 들어왔고 그의 행적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그때와 지금의 필자는 다르다. 그때는 태종이 수련한 학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태종의 깊은 심사(深思) 즉 그의 정신세계(精神世界)를 명료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한 예로, 태종이 2차 왕자의 난 때 맞섰던 형 이방간(李芳幹)을 끝내 살려준 진짜 까닭이다. 피상적으로는 그가 방간을 끝까지 살려준 이유를 그냥 형제애(兄弟愛)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정신세계를 파고들어 냉철하게 살펴보면 ‘왕권 강화 차원에서의 왕실 사람 보호’가 더 결정적인 이유였다. 왕실의 존엄을 높이는 일은 곧바로 왕권 강화를 위한 기반이었다. 이것이 이번에 다시 만난 태종의 한 면모다.” - 본문 중에서
태종 이방원을 이해하는 키워드
통치 철학과 가치로써 지공(至公) 추구
공자가 『논어』에서 역설한 ‘부부자자(父父子子) 군군신신(君君臣臣)’에서 주안점은 군군신신에 있다. 이는 공(公)의 영역으로 왕권중심주의의 토대를 이룬다. 그러나 주희(朱熹)의 해석은 공자와 정치관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였다. 즉 성리학이나 주자학에 반(反)왕권 사상이 담긴다. 우리 역사에서도 송익필, 김장생, 송시열 등은 주자의 방향으로 갔다. 그들은 신하들이 판결권을 쥐고서 임금을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는 신권중심주의를 추구했다.
주자학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이전의 인물인 태종은 공자의 원래 뜻에 가깝다. 부부자자가 중요하지만, 군군신신이 훨씬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것이 공(公)이다. 그는 종묘사직을 위해서라면 아버지, 아내와 처남들, 장남 같은 혈친과의 대립과 충돌과 갈등도 꺼리지 않았고, 신하들 가운데 1등 공신들과의 대립도 꺼리지 않았다. 태종과 정도전 대결은 공자의 왕권중심주의 사상을 철저하게 소화한 태종과 주희의 신권중심주의를 구현하려 한 정도전의 대결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태종은 전적으로 자신이 정변을 주도했기에 태종과 공신들 간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곤 했어도, 결국 공(公)과 사(私)의 논리에 입각해 공신을 공이 아닌 사로 간주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을 위한 신하가 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태종 자신부터 매사 공(公)에 입각해 말하고 행동했다. 이를 미처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거스를 경우 태종은 냉정하게 그리고 무자비하게 제거했다. 민씨 형제들이 당한 참화도 그런 경우 중 하나다. 이처럼 태종은 통치 철학과 가치로써 지공(至公)을 추구했다. 그리고 『논어』에 담겨 있는 ‘사람 보는 법’으로서의 직(直), 즉 곧음이라는 개념에 주목해 이를 체화했다.
왜 태종은 유학(儒學)을 선택했는가
공자의 현실주의를 체현한 반(反)종교 합리주의자
주자학적 사고방식이 아직 자리 잡지 않았던 시기를 살았던 태종을 만나려면 주자학적 사고방식을 넘어야 한다. 여기에 머물러 태종을 바라본다면 그는 한갓 도덕주의적 비판의 대상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도 만연되어있는 ‘잔혹’, ‘무자비’ 등의 인상비평이 그것이다. 주자학의 본질과 주자학적 사고방식을 꿰뚫어 그것을 넘어설 때라야 태종이 살아낸 본래 모습이 오롯이 드러난다.
공자를 이상론자, 도덕주의자, 허공에 붕 떠 있는 관념론자, 고지식한 심신(心身) 수양론자 정도로 보는 오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는 잘못된 견해다. 공자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이다. 그가 말한 예(禮)는 예법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이치이자 상도(常道)이다.
이방원은 공자의 현실주의를 체현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권도(權道)를 적시에 제대로 쓸 줄 아는 지도자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자 양녕을 폐하고 충녕을 세운 택현론(擇賢論)이다. 그는 현실에 집중했다. 그에게 현실은 곧 ‘정치’였다. 그는 현실주의적인 유학(儒學)을 선택했으며 무엇보다 현실정치에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았고 불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적 습속들에 비판적 태도를 지녔다. 태종 이방원은 정치를 위한 일에 초(超)인간적 영역을 끌어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인간으로서 극한치까지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지공(至公)을 추구한 반(反)종교 합리주의의 현실주의자의 길. 그것이 태종 이방원의 삶이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이한우 저자의 책
▶ 『이한우의 태종실록』(전 19권) |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 『이한우의 주역』(전 3권) |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 『완역 한서』(전 10권) | 반고 지음 | 이한우 옮김 | 21세기북스
◎ 본문 중에서
태종은 신하들에게 최우선으로 곧음을 요구했다. 특히 뒤에 보게 되겠지만 승정원 대언들에 대해서는 공신에 준하는 대우를 하되 결코 털끝만큼의 속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태종 생각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논어』에 대한 이해가 깊었던 태종은 스스로 강명(剛明)한 군주를 지향하며 신하들을 평가하는 잣대를 『논어』의 곧음에서 가져왔다. (…) 이는 태종 스스로도 이상적으로 생각한 바람직한 군신(君臣)관계의 모범이기도 하다. 물론 태종도 간언을 물리친 적이 있고 널리 듣지 못한 적이 있지만 적어도 곧은 말을 하는 신하를 좋아하는 진정성은 조선 어떤 다른 임금들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였다.
【96쪽 ? 제1장 신하를 품는 잣대는 곧음】
태종을 위한 변명이 필요하다. 겉으로 드러난 실상은 거기까지였다고 하더라도 일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판단하는 문제는 당시 살았던 인물 간 역학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태종은 막강한 힘을 갖고 있었다. 태종과 민무구 형제 간 충돌은 당대 문제가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주도권 문제였다. 태종은 당장 보기에는 죄가 아닌 것 같아도 조선이 지향해야 하는 미래 그림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죄라는 논리였다. 태종은 ‘현재 하는 꼴을 보아하니 얼마 안 가서…’라는 심정으로 일을 밀어붙이고 있었고 민무구 당파는 ‘지금 당장 우리가 뭘 했다고…’라는 억울한 심정으로 당하고 있었다.
【315쪽 ? 제가 정치학: 세자 외척에 대한 태종풍 제가의 겉과 속】
태종은 묻기를 좋아했다. 태종이 묻는 경우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정말로 몰라서 묻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신하들 마음속을 살피기 위해 묻는 경우다. 스승 같은 신하로 여기던 하륜이나 권근에게 물을 때는 대부분 전자에 속한다. 이런 물음들을 통해 태종 제왕학 연마 수준과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반면 어떤 정치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하는 질문은 질문받는 신하 속내를 알아내기 위함이었다. 이럴 때 신하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418쪽 ? 태종풍 일하기】
영의정 유정현이 홀로 “지금은 뛰어난 사람을 고르는 것이 마땅하다”라며 택현론(擇賢論)을 제시했다. (…) 좌의정 박은도 이에 동의했다. 그러자 일부 신하들도 이에 동의했다. 상도보다는 권도가 맞다는 의견이었다. 문제는 태종의 결정이었다. 결국 “이번에는 뛰어난 사람을 고르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결심을 굳히고 신하들에게 누가 뛰어난지 골라 보고하라고 명했다. 상도에서 권도, 정(正)에서 중(中)으로 선회하는 순간이다.
【545쪽 ? 태종풍 지공의 완성: 폐세자와 택현】
실록은 그 생애를 간략하게 압축했다. 태상왕은 귀 밝고 눈 밝고 특출나며 일에 밝았고 굳세고 튼튼하며 너그럽고 어질었다. 경전과 역사를 널리 읽어 고금의 일을 밝게 알고 어려운 일을 많이 겪어 일의 진위(眞僞)를 훤히 알며 한 가지 재주와 한 가지 선행이 있는 자라면 등용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 (…) 상줄 데 상주고 벌줄 데 벌주되 친소(親疎)로 차등을 두지 않았고 관직을 임명하되 연조로 계급을 올려주지 않았다. 문교(文敎)를 숭상하고 무비(武備)를 닦으며 검박한 덕을 행하고 사치와 화려함을 없앴다. 20년 동안 백성이 편안하고 물산이 풍부해 창고가 가득 찼다. 해적들이 와서 굴복하고 예의가 바르고 음악이 고르며 (모든 법의) 강령이 서고 조목이 제정되었다.
【674쪽 ? 신왕에게 병권을 가르치고 떠나다】
구매가격 : 30,400 원
톱픽 기업 30개만 분석하면 주식투자 성공한다
도서정보 : 이건희(토리잘)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복잡한 그래프와 차트는 쳐다볼 필요 없다!”
가장 빨리, 가장 입체적으로
메가 트렌드를 선점하는 투자 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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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기업 하나당 10분이면 이해하는 ‘속성’ 기업분석
◎ 도서 소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메타버스, 신세계, 테슬라 등
유망 기업 하나당 10분이면 이해하는 ‘속성’ 기업분석
PER, PBR, EPS 등 쏟아지는 주식 용어, 주식 차트들의 위협에 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 주가 등락에 매일 일희일비 하는 사람들에게 기업에 대한 일목요연한 스토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메타버스, 대한항공, 신세계 등 투자 초중급자가 가장 알고 싶은 실전기업분석 30가지와 기업분석 노트 만들기까지 국내외 톱픽 기업과 산업에 대한 실용적인 이야기들을 총망라했다. 기업분석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 수 있고, 나름의 기업분석을 해본 사람이라도 이 책이 안내하는 메가 트렌드에 대한 통찰과 영감을 통해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결정적 투자 포인트들을 발견할 수 있다. 독자들은 관심 기업을 쉽고 빠르게 이해함으로써 종목 선택에 자신감과 확신을 얻게 됨은 물론,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오리지널의 탄생: 세계사를 바꾼 28가지 브랜드|세상의모든지식 지음|21세기북스|2022년 1월 12일 출간|16,000원
▶ 세상 편하게 부자되는 법, ETF: 투자는 하고 싶은데 주식이 어려운 당신에게|이승원, 임종욱, 안상혁, 두지영 지음|21세기북스|2021년 10월 27일 출간|17,000원
▶ 나는 부자 엄마가 되기로 했다: 내 가족의 미래가 바뀌는 아주 특별한 투자 수업 | 엄지언 지음|21세기북스|2021년 8월 27일 출간 | 17,000원
◎ 출판사 서평
“주가폭락, 경기침체, 상장폐지… 잔치는 끝났다!”
대국민 주식투자의 시대, ‘기업분석’만이 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종목은 삼성전자(6조 1300억 원), 그리고 뒤를 이어 네이버(1조 7630억 원)와 카카오(1조 6690억 원)였다. ‘국민주’로 불리는 세 기업들의 주가 내리막은 “물리고 버티다 손실을 키우는” 투자의 늪으로 이어졌고, 이에 소액 주주들의 손실이 막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천만 개인 투자자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이성과 합리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복잡한 투자의 셈법에서 현재 수많은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공포’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성장주에 치우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문제라고 진단한다. 실제 2022년 들어 성장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손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매수에 나섰으며, 시장의 분위기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급격히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성장주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은 낮으며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하는 시기에 강세를 보인다는 ‘가치주’들은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국내 최고 기업분석 큐레이터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이건희(토리잘) PD는 투기적 포지션에서 진정한 투자적 포지션으로 전환하기엔 성장주가 주저앉는 지금이 적기라고 역설하며, 금리가 올라도 이익을 내는 기업, 위기 상황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기업, 건실한 경연진을 보유한 기업을 찾아내기 위한 ‘기업분석’부터 시작할 것을 당부한다.
《톱픽 기업 30개만 분석하면 주식투자 성공한다》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30개 기업과 산업에 관한 핵심 요약집으로서, 재무제표 읽기, IR공시 찾아보기, 6개월간 보고서 및 뉴스 완독하는 법 등에 관한 상세한 길잡이부터 글로벌 메가 트렌드의 궤를 꿰뚫는 거시적 통찰까지 이건희 PD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방대한 기업분석 데이터를 녹여냈다. 이 책을 투자 베이스캠프로 활용한다면 부(富)의 큰 물줄기를 한발 앞서 따라가는 것은 물론, 투자 시 필수불가결한 결정력, 추진력, 통찰력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그래프와 차트는 쳐다볼 필요 없다!”
가장 빨리, 가장 입체적으로
메가 트렌드를 선점하는 투자 필살기!
“웬만한 신차는 1년을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로 차가 없어서 난리들이니 차를 할인해 팔 일도 없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현대차의 이야기다. 현대차는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가 안 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가 안 된다. 그럼에도 왜 유망한 가치주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단순히 재무제표를 바라본다고 알 수 있을까? 매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에서 매년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매년 증가세와 흑자를 일궈내지만 자회사로 인해 연결실적이 매년 적자인 회사가 있기도 하다.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익 모두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으나 점점 하락세를 걷고 있는 사양산업의 경우도 있으니, 재무제표에 있는 실적이 아닌 복합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전후상황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다.
한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기업 하나하나에 이렇게 많은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다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것을 감내하고 기업분석을 시도하더라도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어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다. 이때 저자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예상해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주저 없이 말하며, 복잡한 그래프를 쳐다봐야 할 필요도 없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만큼 전문적이지 않아도 된다며 이 책을 통해 끝없이 떨어진 투자자들의 심리 회복부터 꾀한다. 동시에 기업분석의 3가지 축, 즉 거시적 분석, 미시적 분석, 해당 기업분석이라는 순차적 분석을 통해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업들의 경영판단과 최근 실적 등을 가장 빨리 가장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전 과정을 속성으로 펼쳐 보인다.
“당신의 초과수익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한 번 정리로 주식 시장이 통째로 이해되는
기적의 기업분석 이야기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본격적으로 기업분석하는 법을 실제 톱픽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는 데 있다. ESG(신재생에너지/배터리/전기차/반도체 외), 성장(IT/이커머스/가상세계 외), 경기(조선/철강/건설/석유화학), 소비(항공/식품/가구/백화점/멀티플렉스/기호식품 외), 4가지 테마로 나누어 국내외 경제를 탐사하고 해당 산업이 당면한 문제와 트렌드를 명징하게 짚은 후 기업을 평가, 전망하는 것으로 귀결하는 유기적 분석이 긴밀한 구성으로 짜여 있다. 기업 역시 시장과 산업 속에서 돌아가는 하나의 유기체이기에, 그것이 속한 배경 상식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경제 생태계 속에서 특정 기업이 경영활동을 잘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에서 비롯된 결과인데, 이것이 결국 하나의 거대한 ‘기업분석 아카이브’를 탄생시킨 것이다.
저자는 삼성전자, 현대차, 비상장 기업 한국야쿠르트 실적 분석 따라 하기로 이 책을 마무리지으며, 투자의 기본기이자 필살기로서 기업분석을 반드시 활용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기업과 경제 분석 알고리즘을 구상할 수 있을뿐더러, 지금 같은 변동성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 종목 선택에 대한 투자 자신감으로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기업을 분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과열, 저평가 등의 급등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투자하려면 기업의 본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업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과거와 역사를 알아야 합니다. 또한 주가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반영하므로 경제, 산업, 국가의 정책 등 기업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분석하여 기업의 미래와 청사진을 예측해야 합니다. 우선 기업이 현재 놓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상황, 기준금리, 물가지수, 해외 변수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기업이 놓여 있는 강물의 흐름을 분석해 과연 어느 ‘바다’로 나아갈지 판단해야 합니다. 지금 이 강이 과연 청정 태평양으로 가는지 아니면 중간에 끊겨 메말라 버릴 물줄기를 타고 있는지, 기업의 동향을 정확히 분석하여 미래 종착지가 어디로 귀결될지 알아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 34쪽
그렇다면 움직이는 차량에서 과연 어떤 콘텐츠를 주로 소비할까요?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단순히 기존 차량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영화를 보고, 쇼핑하고,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자율주행차량에 탑재된 VR 기기로 시각과 청각을 게임에 집중하겠죠. 그리고 메타버스라는 고성능 게임을 스트리밍 해줄 수 있는 클라우드 역할을 구글이 하려는 것입니다. 요컨대, 구글은 스마트카 OS 시장을 선점해 제2의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차량용 플랫폼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게다가 클라우드 플랫폼을 자처하며 차량 안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 역시 갖추어나가는 거죠. 현대차와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소문의 실마리 역시 구글의 스마트카 OS 패권 장악의 일환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 59~60쪽
SM엔터테인먼트에는 엑소, 에스파, 샤이니,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등 글로벌 K-POP의 인기를 이끈 연예인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어요. 가장 최근에 나온 에스파는 현실 멤버 4인, 가상 멤버 8인으로 메타버스와의 연계까지 염두에 뒀고요. 멤버 역시 한·중·일로 다국적으로 구성해 아예 글로벌 눈높이에 맞췄어요. 이제는 그룹을 데뷔시킬 때부터 눈높이가 글로벌 팬덤 시장을 향해 있는 거죠. 카카오는 기존에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로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다수의 영화, 드라마 기획사를 인수했었습니다. 여기다가 아예 SM엔터테인먼트를 추가적으로 인수하는 것은 이제 영화, 드라마 기획사에서 활동할 소속 아티스트까지, 생태계를 구축해 팬더스트리 확장에 활용하려는 것이죠. 현재 SM은 팬덤 플랫폼인 ‘리슨’과 ‘버블’을 운영하면서 팬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를 인수하면서 과거 아이돌 덕질 문화라고 여겼던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죠. 시장 규모 8조의 팬더스트리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카카오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 108쪽
포스코는 국내 푸드테크 기업인 HN노바텍 및 지구인컴퍼니와 글로벌 마케팅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습니다. HN노바텍과 지구인컴퍼니가 생산하는 대체육의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대체육 산업에도 뛰어들고 있는 것이죠. 현재 세계 육류 시장 대비 대체육 시장의 비중은 1∼2% 정도지만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신소비 트렌드로 인해 2030년에는 대체육 시장이 전 세계 육류 시장의 약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포스코는 탄소 중립 등의 친환경 흐름에 대응하며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차 전지 소재, 수소 등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식품 산업에도 진출하면서 철강이라는 오래된 기업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기업가치 재평가를 노리는 것이죠. --- 200쪽
현재까지 영상과 OTT가 콘텐츠 시장의 메인 스트림이었다면, 앞으로 VR이 제2의 콘텐츠 산업으로 뜰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운용할 VR 관련 기기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스북은 2014년 오큘러스 인수 이후 VR 분야에 총 6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HTC는 2019년 10월 스마트폰 개발을 중단하고 VR 기기에 집중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2018년 단독형 기어 VR을 내놓았죠. 특히 페이스북은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의 가격을 거의 마진을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내놓아 시장 선점을 예고했습니다. 일반적인 VR 기기가 100만 원이 넘는데,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는 같은 고성능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40만 원대로 내놓았으니까요. 이처럼 VR 기기 시장도 제2의 스마트폰 시장처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며 슈퍼사이클이 예상되는 만큼, VR 기기에 들어가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애플과 함께 중소형 패널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성장하기에 적기인 것이죠. --- 278쪽
구매가격 : 15,840 원
서가명강 22 -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
도서정보 : 고학수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인공지능의 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다!”
AI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질문하고 고민하다!
법학자의 시선으로 보는 정의로운 AI 세상의 열쇠
우리는 지금 AI 논의의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 도서 소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해 던지는 가장 뜨거운 쟁점들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강의를 책으로 만난다!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의 스물두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에게 지식의 확장과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는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과 서울대 인공지능정책 이니셔티브 공동디렉터를 맡고 있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고학수 교수가 쓴 책으로, 새로운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제도와 정책은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왔는지 진단하고, 인공지능의 활용으로 파생한 문제와 논란을 짚어보며, 우리 사회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알아본다.
◎ 출판사 서평
이미 우리가 매일 접하는 AI 기술, 과연 믿을 수 있는가?
정의를 모르는 AI에게, 정의와 공정 그리고 신뢰를 묻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매일 접하는 유튜브의 추천 동영상이나 맞춤형 결과를 보여주는 인터넷 검색, 스마트폰 메시지를 보낼 때 뜨는 자동완성부터 금융, 의료 등 전방위에 걸친 분야 곳곳에 다방면으로 쓰이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분명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나 논란이 생기는 일도 적지 않다.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의 저자 고학수 교수는 그 부작용과 논란을 살펴보고 관리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한다. 기술의 발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 기술이 우리 생활에 적용되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관련된 이슈들에 대한 논의가 무엇보다 시급하는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인공지능 시대에서 살아갈 것인지, 지금의 논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테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인공지능의 사회적 영향력과 그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부작용과 논란을 주요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채용 과정에 도입된 인공지능이 지원자들을 차별하거나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편향된 시각을 키우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간이 입력한 데이터에 의해 발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기술 앞에서 오히려 인간이 사회, 정의와 윤리에 대해 고민하고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였다!
AI가 분석한 ‘우리 사회’라는 데이터값은?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그리거나 반대로 디스토피아를 우려하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제도는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변해야 하는지 연구해온 고학수 교수는 이 책에서 인공지능이 우리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거기에서 대두된 이슈들을 짚어준다. 현행법에 대한 해석을 넘어 앞으로의 사회를 위한 법과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안면인식과 채용, 신용평가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잘못된 판단을 했던 사례들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채용 알고리즘을 개발해오다 여성이라는 요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실이 발견되어 결국 해당 개발팀을 해체하게 된 아마존, 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백인 남성 얼굴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는 미국의 안면인식 프로그램 등등.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이 책은 그 원인을 인공지능 작동 원리에서부터 차근차근 살펴나간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입력한 데이터를 학습해 작동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잘못되거나 편견이 담긴 판단을 했다면, 이는 인간이 가진 오류와 편견을 학습한 결과인 것이다. 인공지능의 문제는 우리 인간과 사회의 편견과 차별, 불공정 등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이 책의 제목이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인 이유다.
이처럼 저자는 인공지능 문제의 대부분이 결국은 인간의 문제라는 데 주목한다. 이것을 뒤집어보면 인공지능을 사람의 손으로 잘 키워나갈 수 있다는 뜻이기에 각계각층의 열띤 토론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 윤리에 관한 원칙을 세워야 하고, 법적·제도적 장치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독자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오늘날 더욱 주목받는 화두인 정의와 공정, 차별에 대해 다시 한번 치열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기술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주요 내용
이 책은 크게 네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작동되며 그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본다. 2부에서는 이처럼 발전한 인공지능을 채용·금융 등에서 활용한 사례들과 거기에서 떠오른 이슈들을 알아본다. 3부에서는 알고리즘에 의한 차별과 공정성에 관한 논란을 살펴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인공지능 윤리에 관해 알아보고 인간 중심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면 인공지능이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는 기술적인 지식은 물론이고, 이런 기술의 발전은 기술만이 홀로 앞서는 것이 아니라 경제·사회·법의 측면에서 발맞출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것 역시 절감하게 된다. 나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통찰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각은 실로 매우 다양하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장밋빛 유토피아를 그리는 시각도 있는 한편, 반대로 커다란 우려를 보이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어느 쪽이건 극단적인 시각은 적지 않은 경우에 기술의 현주소에 대한 이해부족을 반영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이런 간극을 채우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개인의 판단이건 국가정책적인 판단이건, 출발점은 인공지능 기술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러한 메커니즘이 일상과 사회에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에 관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들어가는 글 | 인공지능 시대, 다시 정의란 무엇인가 : 13쪽】
우리가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을 하고,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고,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보는 모든 과정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알고리즘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시각에서는, 추천 알고리즘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편향적 사고에 빠지게 되면서 이른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나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지게 된다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필터 버블은, 예를 들어 이용자에게 검색의 결과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관심사, 성향, 철학, 이념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결과를 찾아서 보여주는 것이, 개별 이용자를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확증편향은 이용자들이 자신의 생각에 부합하는 정보를 더 빈번하게 또는 선택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자신의 평소 선호나 성향을 더욱 강화하게 되는 경향에 관한 것이다.
【1부 |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 세계에 살고 있다 : 31쪽】
안면인식 기술은 이미지 매칭을 통해 동일인임을 파악하는 용도 이외의 다른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 안면인식 기술을 응용하여 얼굴 모습만으로도 그 사람이 가진 특징의 일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종종 발표되고 있다. 그런 연구 중 사회적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하나로 개인의 얼굴 이미지로부터 특징을 인식하여 해당 개인에게 동성애 경향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데이팅 사이트에 올린 프로필 사진을 분석하여 진행한 것인데, 프로필 사진을 분석하는 것만으로 일정 수준의 정확성을 갖고 동성애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여 논란을 일으켰다.
만약 이런 유형의 기술이 고도화되고 상용화된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동성애 경향의 지원자가 채용되는 것을 꺼리는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런 기업에서는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지원자 중에서 동성애 경향의 지원자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고, 그 경우에 동성애 차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 기술이 가진 오류의 가능성 때문에 추가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을 동성애자로 취급해서 또 다른 형태의 차별 논란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2부 |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나 : 112~113쪽】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사결정에 차별이나 편향이 나타날 수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 도식은 데이터 수집에서 시작하여 인공지능 모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전체 흐름을 몇 개의 단계로 나누어 간략하게 요약한 것으로, 각각의 단계에서 모두 차별이나 편향으로 인한 문제가 생겨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데이터의 존재가 핵심적인 관건이다. 적어도 개념적으로는 인공지능 모형을 개발하는 첫 단계는 실제 세상(real world)의 데이터에서 출발한다. 사회적 환경을 배경으로 하는 유형의 작업은 실제 세상의 데이터가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사회에는 편견과 차별, 불공정이 어느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인공지능 개발의 기본 배경이 되는 인간 사회의 모습은 인공지능 기술 자체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라 하겠다.
【3부 | 새로운 시대의 과제, 알고리즘 공정성과 차별금지 : 153~154쪽】
우리가 인공지능 세상에 대해 가지는 가장 궁극적인 질문은 인공지능을 얼마나 믿을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신뢰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앞서 인공지능의 투명성이나 설명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이런 개념이 중요한 화두로 제시되는 커다란 이유는 아직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해 충분한 신뢰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배경에 있다. 만일 인공지능이 사회적 규범을 적절히 반영하여 ‘좋은’ 판단을 할 것이라는 신뢰가 충분히 형성된 상황이라면, 투명성이나 설명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4부 |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정의와 윤리를 묻다 : 251~252쪽】
구매가격 : 12,800 원
비판과 체계: 하버마스와 루만
도서정보 : 장춘익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하버마스와 루만에서 칸트, 헤겔, 마르크스, 짐멜까지
독일 사회철학을 대표하는 불멸의 사상가를 깊이 탐색하다
장춘익의 사유와 통찰을 응축한 사회철학 시리즈
미시마 겐이치 교수, 주동률 교수, 신광영 교수, 홍윤기 교수 추천
◎ 도서 소개
근현대 독일철학사가 낳은 위대한 원전을 통해 현재 우리의 삶을 묻다
장춘익의 사유와 통찰을 응축한 사회철학 시리즈
장춘익의 사회철학 시리즈(전 2권). 1권 『비판과 체계: 하버마스와 루만』, 2권 『근대성과 계몽: 모더니티의 미래』는 고(故) 장춘익(1959~2021)이 남긴 학술적인 원고를 모은 책이다. 1992년 여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후 한림대학교 철학과에서 28년 6개월간 재직하는 동안 저자가 우리말로 쓴 학술지 논문, 공저 도서의 원고, 연구보고서의 원고, 역서 머리말 중에서 학술적 작업으로 간주되는 글을 모아 편집한 책이다.
장춘익은 헤겔, 하버마스, 루만 등 난해하기로 유명한 대학자들의 사상을 누구보다 쉽고 정확하게 소개하고 해석할 뿐만 아니라, 합리성, 평등, 공동체, 평화, 기술지배 등 철학과 사회과학의 주요 주제들을 치밀하게 파고들어 현대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각 글이 다루는 주제를 고려하여 1권에서는 하버마스와 루만, 칸트, 헤겔, 마르크스, 짐멜에 이르는 독일 사회철학을 대표하는 불멸의 사상가를 탐구하고, 2권에서는 사회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현대사회의 문제를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의 글은 정확한 원전 이해와 균형 잡힌 해석을 제공하면서도 가독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대 사회이론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독일 사회이론의 탁월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하버마스와 루만에서 칸트, 헤겔, 마르크스, 짐멜까지
독일 사회철학을 대표하는 불멸의 사상가를 깊이 탐색하다
1권 『비판과 체계: 하버마스와 루만』에는 저자의 중요 연구대상이었던 사상가들을 입문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글을 모았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헤겔과 마르크스에 대한 연구로 사회철학을 시작했으며, 『자율적인 주체와 이성적인 사회. 헤겔, 마르크스, 하버마스의 이론과 실천』(Selbstreflexiv-selbstbestimmende Subjektivit?t und durchsichtig-vern?nftige Gesellschaft: Theorie und Praxis bei Hegel, Marx und Habermas. Peter Lang, 1994)이라는 논문으로 독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이후 2006년 하버마스의 주 저작인 『의사소통행위이론』의 한국어 번역본을 내놓을 때까지 하버마스의 주요 저작들을 탐구하는 논문을 많이 썼기 때문에, 저자는 국내에서 일차적으로 하버마스 연구자로 인식되었다.
또한 저자는 1990년대에 여러 글에서 루만의 다양한 저작들을 참조하고 인용했으며, 2012년에는 루만의 주 저작인 『사회의 사회』 한국어 번역본을 내놓으며, 이를 통해 한국에서 하버마스에 비해 덜 주목받았던 루만의 체계이론적 사회학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저자는 이후 루만의 주요 개념들을 소개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논문들은 물론이고,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겔렌이나 짐멜의 저작들을 루만 사유의 지평에서 다각도로 탐색하거나, 하버마스와 루만 사회이론을 상호 비교하는 관점을 담은 흥미로운 논문들을 여러 편 남겼다.
하버마스에 대한 저자의 연구는 2018년 『의사소통행위이론』에 대한 네이버 강연에 이어 2020년 하버마스의 최근 대작을 소개하고 비판하는 논문으로 다시 한번 결실을 보았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과 루만의 체계이론 모두를 섭렵한 저자의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고 구체화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판과 체계’로 압축할 수 있는 철학적 문제의식에 대한
사회철학자 장춘익의 빛나는 통찰
1권의 제목인 ‘비판’과 ‘체계’는 각각 하버마스와 루만을 대표하는 개념임과 동시에, 장춘익이 특별한 존경을 표현했던 사상가인 칸트와 마르크스를 비롯하여 독일 사회철학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개념이다. ‘비판’은 근대적 주체 혹은 근대 시민사회의 한계를 규정하기 위한 핵심 개념으로, ‘체계’는 이성과 학문의 질서를 수립하는 원리 혹은 분화된 근대사회를 총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핵심 개념으로 꾸준히 사용되어왔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하버마스는 파슨스와 루만의 체계이론과 매체이론을 자신의 비판적 사회이론에 부분적으로 수용했다.
이 책의 1부 ‘하버마스’에 모은 글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저자는 하버마스가 규범적 혹은 비판적 관점뿐만 아니라 경험적 분석과 제도적 차원에 주목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하버마스의 비판적 사회이론 성립에 기여한 루만의 공로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있다. 루만 역시 하버마스와의 논쟁을 거친 후 일차 관찰자의 맹점에 대한 이차 관찰로서의 비판을 비롯해 규범적 함축을 갖는 여러 개념들에 대한 체계이론적 해명을 시도하였다.
2부는 하버마스의 철학과 대비해보며 루만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현대사회의 합리성, 도덕의 반성이론으로서의 윤리학, 여론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루만의 사유를 탐색한 저자의 글들은 하버마스와 루만의 논쟁의 상호과정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두 사상가와 다소간의 연관 속에서 헤겔, 칸트, 마르크스, 짐멜을 다루는 글을 모아 ‘철학사적 지평’이라는 제목 아래 3부로 구성하였다.
3부에서는 하버마스가 역설한 비판적 사회이론의 방향을 모색하면서 헤겔, 마르크스 등을 다룬 논문과, 루만 연구의 과정에서 갖게 된 도덕사회학에 대한 관심을 짐멜을 통해 전개한다. 이 글을 통해 변증법과 역사유물론이 쇠퇴하고 포스트구조주의가 유행하기 시작한 1990년대의 지적 상황에 대한 저자의 대응을 확인할 수 있고, 짐멜을 다룬 글에서는 규범적 지향을 뚜렷이 갖고 있는 사회철학자가 다소 탈규범적인 사회학 이론을 어떻게 다루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장춘익은 여러 위대한 사상가의 사유를 쉬운 우리말로 소개할 뿐 아니라, ‘비판과 체계’로 압축될 수 있는 복합적인 사회철학적 문제의식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 이 책에서 우리는 사회철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저자가 늘 지향했던 소통과 연대의 정신, 독일철학의 다양한 성과를 도입하여 현대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분투하는 한 철학자의 사려 깊은 고뇌를 만나게 될 것이다.
◎ 추천사
이 책은 사회비판이론과 실천을 매개하고 통합하려는 집요한 노력의 산물이다. 동시에 지난 시대를 지배했던 좌우 이데올로기 대립을 넘어선 ‘새로운 계몽’을 향한 탐색의 기록이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과 루만의 체계이론 모두를 섭렵한 장춘익이 이 책에서 그려내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고 구체화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미시마 겐이치 三島憲一 (오사카대학교 비교문명학과 명예교수,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국제자문위원)
평생 한 철학자만을 섬기는 것과는 거리가 먼 장춘익은 근대 이후 독일철학의 다양한 성과를 도입하여 현대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자신이 논의하는 문제의 핵심, 그에 답하는 일의 어려움, 또 유효한 대답들 간 균형을 찾고자 분투하는 한 철학자를 만난다. 그는 분석과 논증의 힘을 믿었지만, 그 결과를 현실화하는 데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점을 나와 독자에게 일깨워주는 그가 한없이 그립다.
주동률(한림대학교 철학과 교수, 전 한국윤리학회 회장)
사회철학자인 장춘익 교수는 독일 비판이론의 전통을 잇는 하버마스의 이론과 서구 체계이론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루만의 이론을 체계적이고 균형 있게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자로서 원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두 독일 사회이론가를 소개하고 있어서 현대 사회이론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독일 사회이론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신광영(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석좌교수,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 저자)
20세기 서유럽 사회철학의 흐름을 경쟁적으로 주도했던 하버마스와 루만의 대작을 우리말로 옮겼다는 것만으로도 장춘익 교수의 학문적 기여는 정말 크다. 하지만 이 두 대가의 저작을 포함하여 근현대 독일철학사가 낳은 위대한 원전의 ‘철학적 문제의식들’과 ‘핵심개념들’로 우리의 현재 삶을 묻고 성찰한 것이야말로 그의 진정한 학문적 기여일 것이다. 그의 이러한 창의적 성찰에 힘입어 우리가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홍윤기(동국대학교 철학과 교수, 전 사회와철학연구회 회장)
◎ 본문 중에서
마르크스의 사회, 역사이론은 사람들 사이의, 그리고 사람의 자연에 대한 관계가 지배로부터 자유롭고, 소외되지 않은 ‘명백히 이성적인 관계’로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을 탐구하는 데 있었다. 그는 이 조건을 사회의 물질적 생산과정이 사람들이 자유롭게 맺은 사회관계의 산물이 됨으로써 ‘의식된 계획적 통제’하에 놓이게 될 때, 즉 사회주의 사회에서 충족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만일 마르크스가 사람들이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그의 통찰에 충실하려 한다면, 그가 생각하는 사회주의사회는 개인들의 반성적 능력이나 도덕적 행위를 통해서보다는 자본주의사회 스스로 자기 지양의 객관적 조건과 주체적 조건을 만들어 낼 때만 가능할 것이다._20쪽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념의 한계는 우리가 현재 동원할 수 있는 이론, 실천적 역량에 비추어 볼 때 그어지는 역사적 한계이지 하버마스에게 눈에 띄는 것처럼 원칙적인 한계는 아니다. 앞으로는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의 성격과 행위주체들의 역량, 사용 가능한 수단 등에 따라 마르크스가 생각했던 사회주의의 이념에 근접하는 새로운 사회조직 원리가 요청되고 구현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국가, 계층, 민족, 성 간의 불균등 관계, 환경의 파괴와 의미상실이 주는 위협 등은 한편에서 하버마스가 말하는 것처럼 분명 활발한 의사소통을 요청하지만, 다른 한편 교환가치에 바탕을 둔 경제체제에서 사용가치에 초점을 맞춘 경제체제로의 전환 외에는 최종적인 해결책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게 한다. 지금 이런 경제체제를 현실성 있게 그려낼 수 없는 상황에서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념’에 비추어 하버마스의 이론을 비판하는 것도 독단이지만, 또한 그런 경제체제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도 피해야 할 독단이다._47쪽
생활세계는 체계에 대해 수동적 저항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체계분화 자체는 사회합리화의 결과로 본다는 점에서 하버마스의 사회이론은 분명 생활세계에 의한 체계의 정복 혹은 지배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이론의 실천적인 함의가 수동적 저항에 그치는 것 같지는 않다. 그의 2단계 사회구상으로부터 추론해보자면, 실천의 관건은 체계들을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생활세계에 정박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합리화된 생활세계를 전제한다면, 특히 체계의 작동을 보편주의적인 규범의식을 기초로 하는 법에 의해 규제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생활세계의 문법에 따라 조달된 정당성에 기초하여 체계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보자면 기본적으로 능동적이고 활발한 시민공중의 역할을, 그리고 잘 작동하는 민주적 법치를 요구한다. 그래서 하버마스 이론으로부터 나오는 실천의 방향을 단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토의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_71쪽
나에게는 자율의 이념에 바탕한 사회상을 제시하려는 마르크스의 노력과 하버마스의 노력이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대립된 견해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역사적 경험은 오히려 우리에게 두 가지를 생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자율이 허상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물질적 조건의 변화가 필요하며, 정치적후견주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하버마스가 강조하는 심의적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_138쪽
하버마스는 도덕을 “사회문화적 생활형식 자체에 내재하는 본질적인 위험을 보상하는 보호장치”라든가 “각 개인의 통합성의 불가침성을 보장하고, 다른 한편으로 서로 의존하는 개인들이 상호 인정하는 사회적 공간을 설립하고 제한하는”(ND2, 284) 것으로 규정한 바 있다. 나는 도덕의 역할에 대한 이런 규정을 수긍하게 만드는 경험과 의미론적 자원이 비종교적 영역에 충분히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터(E. M. Forster)의 표현122)에 기대어 말하자면, 단지 수평적으로 연결하라!_206~207쪽
하버마스의 비판적 사회이론은 실천적 측면에서 볼 때 결국 근대문화에서 등장한 보편주의적 규범을 사회적 차원에서 구체화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제도적 차원에서는 보편주의적 규범이 사회조직의 원리가 되고 생활세계에서는 언어적 의사소통에 의한 문제 해결 방식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강제 없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화 이외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힘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버마스는 권력의 문제를 주로 언어적 의사소통에 반대되는 개념만으로 설정하는 까닭에 권력이 언어적 의사소통과 상보관계의 측면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하버마스의 사회이론은 비판의 측면에서 가장 철저한 것도 아니며 ‘경험적’ 토대의 측면에서도 보완의 여지가 많은 이론이다. 그러나 비판적 관점을 논증적 담론으로 만들어내는 ‘비판적 사회이론’으로서는 오늘날 가장 존중할 만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_416쪽
최근에야 처음 볼 수 있는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진보의 개념에 대하여 여기저기서 회의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의심의 눈길은 진보적 이념의 바탕인 이성과 합리성의 개념에까지 미친다. 이런 지적 분위기는 진보적인 사회?역사이론의 대표적인 경우인 변증법적 사회이해를 더 이상 진지한 논의의 대상일 수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사실 변증법적 사회이해는 위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하였듯이 자신의 규범적 토대를 밝히는 점에서도, 그리고 사회의 객관적 역학을 분석하는 데에서도 완전치 못하였다. 그러나 변증법적 사회이해를 단순히 폐기하는 것은 변증법적 사회이해에 대한 대안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생산적인 대안은 한편으로 우리의 규범적 사회이해의 근원을 분명히 하고, 다른 한편 탈규범적 사회파악을 정교하게 함으로써 가급적 독단적이지 않은 이론과 실천을 확보하는 일이다. 좀 역설적으로 말하면, 철학과 사회과학들이 어느 정도 탈독단화한 오늘날의 상황은 변증법적 사회이해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 그것이 변증법의 이름을 걸지 않더라도 ? 새로운 차원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이다. 변증법은 아직 무효화되지 않은 사회파악 방식의 이상이다. 다만 그것이 이상인 것이 망각되었을 때 변증법은 자기정당화의 요구에서 벗어난 신화로서 기능하였다. 좀 역설적으로 말하면, 철학과 사회과학들이 어느 정도 탈독단화한 오늘날의 상황은 변증법적 사회이해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 그것이 변증법의 이름을 걸지 않더라도 ? 새로운 차원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이다. 변증법은 아직 무효화되지 않은 사회파악 방식의 이상이다._444~445쪽
구매가격 : 30,4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