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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성과 계몽: 모더니티의 미래

도서정보 : 장춘익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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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치열하게 분석해낸 현대사회의 문제들, 그리고 새로운 미래

장춘익의 사유와 통찰을 응축한 사회철학 시리즈
미시마 겐이치 교수, 주동률 교수, 신광영 교수, 홍윤기 교수 추천



◎ 도서 소개

근현대 독일철학사가 낳은 위대한 원전을 통해 현재 우리의 삶을 묻다
장춘익의 사유와 통찰을 응축한 사회철학 시리즈

장춘익의 사회철학 시리즈(전 2권). 1권 『비판과 체계: 하버마스와 루만』, 2권 『근대성과 계몽: 모더니티의 미래』는 고(故) 장춘익(1959~2021)이 남긴 학술적인 원고를 모은 책이다. 1992년 여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후 한림대학교 철학과에서 28년 6개월간 재직하는 동안 저자가 우리말로 쓴 학술지 논문, 공저 도서의 원고, 연구보고서의 원고, 역서 머리말 중에서 학술적 작업으로 간주되는 글을 모아 편집한 책이다.
장춘익은 헤겔, 하버마스, 루만 등 난해하기로 유명한 대학자들의 사상을 누구보다 쉽고 정확하게 소개하고 해석할 뿐만 아니라, 합리성, 평등, 공동체, 평화, 기술지배 등 철학과 사회과학의 주요 주제들을 치밀하게 파고들어 현대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각 글이 다루는 주제를 고려하여 1권에서는 하버마스와 루만, 칸트, 헤겔, 마르크스, 짐멜에 이르는 독일 사회철학을 대표하는 불멸의 사상가를 탐구하고, 2권에서는 사회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현대사회의 문제를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의 글은 정확한 원전 이해와 균형 잡힌 해석을 제공하면서도 가독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현대 사회이론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독일 사회이론의 탁월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사회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치열하게 분석해낸 현대사회의 문제들, 그리고 새로운 미래

2권 『근대성과 계몽: 모더니티의 미래』에는 사회이론적이고 사회철학적 학식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진지하게 대안을 모색한 장춘익의 글을 담았다. 하버마스와 루만 등 사회철학의 중요한 사상가들에 대한 저자의 연구물들은 이미 널리 주목을 받아왔지만, 시대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엄밀하고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하는 저자의 글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에서 2권에 실린 글들은 독자들에게 사회철학자 장춘익의 치열한 사유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기쁨을 줄 것이다.
2권의 제목은 근대의 기획이 노정한 문제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치유할 힘 또한 근대성 안에서 길어 올릴 수 있으며, 그것은 근대사회가 스스로를 계속해서 새롭게 성찰함으로써 가능하다는 저자의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위기의 시대에 사회철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함과 동시에, 기술지배와 생명과학의 문화적 충격, 정보사회의 위험성, 근대의 폭력, 생태 위기, 가부장제 젠더 질서에 대한 진지한 의문을 던지며 공감과 연대, 환대의 윤리의 필요성을 참신한 시각으로 일깨운다.
저자는 칸트의 평화구상이 그가 스스로 표명한 것보다 훨씬 더 인류의 도덕적 학습능력에 의지한다는 점을 역설하며, 환대의 윤리는 현재의 세계에서 평화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긴급하고도 중요하게 요청되는 윤리라는 점을 강조한다. “좌절된 자들이 소통의 장으로 들어올 용기를 갖도록, 소통의 방식으로 뜻을 전달할 수 있음을 경험하게 하도록, 소통을 통해 오히려 의사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바로 환대의 윤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장춘익은 분석과 논증의 힘을 믿었지만 그 결과를 현실화하는 데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근대성의 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계몽’을 향한
사회철학자 장춘익의 깊이 있는 사유

『근대성과 계몽: 모더니티의 미래』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근대성과 합리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실천적·규범적 함의를 발휘하는 근대성과 도구적 합리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실천적 합리성의 성격을 탐색한다. 여기서는 헤겔의 철학을 참조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바람직한 사회에 대한 근대적 이상을 밝히고 있다. 그 이상은 바로 보편적 원리에 입각해 사회성원들의 공동 삶이 규제되고, 그 안에서 사회성원들은 최대의 자유를 누리며, 동시에 사회가 자신들의 자유롭고 안정적 삶의 현실적 기반이 된다는 자각에 입각해 그 사회에 대하여 공동체적 유대감을 느끼는 사회이다.
2부 ‘위기의 근대성’은 현대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문제를 사회이론적 기반 위에서 철학적으로 성찰한다. 자율적 주체와 이성적 사회를 추구하는 이론적·실천적 노력으로서 ‘사회철학’이 의지하고 있는 자율적 주체라는 이념이 “사회적 관계에 대한 설명틀로서나 규범적 평가의 기준으로서 의심스럽게 된” 상황을 ‘사회철학의 위기’로 규정하고, 이런 위기의 시대에 사회철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한다.
3부에는 ‘새로운 계몽’이란 표제 아래 주로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진단과 더불어 대안을 모색하는 글들을 담았다. 현대산업사회의 기술지배가 사회의 통합적 기능을 위축시키는 상황에 맞서서 인문과학과 대학교육이 담당해야 할 과제들을 성찰하고, 지구화된 시대에 국가의 역할을 탐구한다. “배타적 주권국가로서의 근대국가는 낡은 틀이 되었지만, 보편주의적 원칙이 정치문화에 뿌리를 내리고 사회제도를 통해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이념형으로서의 근대국가는 여전히 유효하며”,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가의 성격 변화도 국가 역할의 감소라기보다는 형태 변화의 과정으로 저자는 진단한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국내 독자를 만나는 논문은 「평화, 세계시민권, 그리고 환대의 윤리: 칸트의 평화구상에 대한 한 해석」이다. 이 글은 칸트의 환대 개념을 “이방인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자세”로 독창적으로 재해석한다. 그것은 이방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상호이해를 위한 부담을 함께 지려는 태도인데, 이런 환대의 윤리가 테러리즘의 시대인 현재에 더욱 긴급하게 요청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분배적 정의와 복지」 또한 지면에 발표되지 않은 귀한 글이다. 분배 정의를 둘러싼 복잡한 논의를, 한편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마르크스를 거쳐 현대의 자유주의(롤즈, 노직, 드워킨), 운(運)평등주의와 공동체주의에 이르는 이론사적 측면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각 이론이 평등의 이념을 해석하고 있는 철학적 구조의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비교하고 분석한다.
이 책은 사회비판이론과 실천을 매개하고 통합하려는 집요한 산물이다. 동시에 지난 시대를 지배했던 좌우 이데올로기 대립을 초월하는 ‘새로운 계몽’을 향한 탐색의 기록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사회철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저자가 늘 지향했던 소통과 연대의 정신, 독일철학의 다양한 성과를 도입하여 현대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분투하는 한 철학자의 사려 깊은 고뇌를 만나게 될 것이다.


◎ 추천사

이 책은 사회비판이론과 실천을 매개하고 통합하려는 집요한 노력의 산물이다. 동시에 지난 시대를 지배했던 좌우 이데올로기 대립을 넘어선 ‘새로운 계몽’을 향한 탐색의 기록이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과 루만의 체계이론 모두를 섭렵한 장춘익이 이 책에서 그려내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고 구체화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미시마 겐이치 三島憲一 (오사카대학교 비교문명학과 명예교수,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 국제자문위원)

평생 한 철학자만을 섬기는 것과는 거리가 먼 장춘익은 근대 이후 독일철학의 다양한 성과를 도입하여 현대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자신이 논의하는 문제의 핵심, 그에 답하는 일의 어려움, 또 유효한 대답들 간 균형을 찾고자 분투하는 한 철학자를 만난다. 그는 분석과 논증의 힘을 믿었지만, 그 결과를 현실화하는 데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점을 나와 독자에게 일깨워주는 그가 한없이 그립다.
주동률(한림대학교 철학과 교수, 전 한국윤리학회 회장)

사회철학자인 장춘익 교수는 독일 비판이론의 전통을 잇는 하버마스의 이론과 서구 체계이론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루만의 이론을 체계적이고 균형 있게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자로서 원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두 독일 사회이론가를 소개하고 있어서 현대 사회이론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독일 사회이론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신광영(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석좌교수,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 저자)

20세기 서유럽 사회철학의 흐름을 경쟁적으로 주도했던 하버마스와 루만의 대작을 우리말로 옮겼다는 것만으로도 장춘익 교수의 학문적 기여는 정말 크다. 하지만 이 두 대가의 저작을 포함하여 근현대 독일철학사가 낳은 위대한 원전의 ‘철학적 문제의식들’과 ‘핵심개념들’로 우리의 현재 삶을 묻고 성찰한 것이야말로 그의 진정한 학문적 기여일 것이다. 그의 이러한 창의적 성찰에 힘입어 우리가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홍윤기(동국대학교 철학과 교수, 전 사회와철학연구회 회장)

◎ 본문 중에서

공통에 대하여 차이를, 보편적인 것에 대하여 특수한 것을 강조하는 것이 철학의 구호가 된 오늘날 헤겔의 역사철학이 사람들에게 여전히 감동을 줄지, 또 헤겔의 역사철학이 가장 발달된 것으로 제시하는 사회형태가 과연 사회발전의 완전한 척도를 제공하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직도 가장 중요한 사회발전의 척도인 것은 부정될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문제는 헤겔이 제시한 사회발전의 척도가 불완전하다기보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보편성에 입각한 법에 의해 통치되고 개인이 자유를 누리되, 그런 법을 자신의 자유와 권리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 사회형태에 근접한 나라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오늘날 더 이상 보편주의적 관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이 생겨났다고 주장되지만, 보편주의적 관점의 사회적 구현이 여전히 가장 시급한 과제인 것도 사실이다._46쪽

하이데거와 헤겔은 근대적 주체를 각기 다른 방향으로 초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데거는 근대적 주체가 존재자를 객체화하기 이전의 존재관계에로 초월하려 한다면, 헤겔은 근대적 주체보다 상위의 주체인 이성에로 초월한다. 그러나 하이데거식의 탈주체(脫主?)도, 헤겔의 초주체(超主?)도 현대사회의 문제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하이데거의 문제의식이 기술에 의한 세계의 황폐화라면, 그리고 헤겔의 문제의식이 이기적 개인들 사이의 적대적 관계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그런 문제의식은 오늘날 인간의 다양한 필요와 공동의 이익을 고려하며 자연을 최소한으로만 간섭하려는 포괄적인 민주주의적, 생태학적 시각으로부터 재설정되어야 할 것이다._74쪽

사회적 협동이 필요하다고 해서 물리적 강제력에 의해 사회질서를 확립하거나 전통적 도덕에 회귀하는 방식은, 만일 불신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에 머물지 않는다면, 당분간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신뢰의 기반을 허물어뜨릴 위험을 갖는다. 근대성의 조건하에서 지속적인 신뢰에 기반한 사회적 협동체제는 실천적 합리성과 기능적 합리성을 훼손하면서 성취될 수는 없다. 보편주의적 도덕교육과 복지를 통해 사회적 연대성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 공정한 언론과 시민운동 등을 통한 활발한 사회적 의사소통, 민주적 법치, 사회체계의 기능적 역량향상 등은 근대성의 조건하에서 신뢰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방향지표로 삼아야 할 사항들인 것으로 보인다._134쪽

동일한 유전적 형질을 갖는 인간을 복제하여 성장시키는 것은 금지하여야 한다. 이것은 장기를 사용하기 위한 경우뿐 아니라 후손을 갖기 위한 복제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복제인간의 특정한 소질이 그의 존재 이유가 되기 때문에 인간의 자기 목적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런 지침은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결국 그의 어떤 특정한 소질 때문이라는 주장에 의해 반박되지 않는다. 상대의 특정한 소질은 우리가 그와 관계를 맺는 이유이지만 그의 존재의 이유일 수는 없다. 이에 반해 특정한 유전적 형질을 갖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것이 선인을 만들거나 악인을 만들거나 간에, 특정한 소질 때문에 어떤 인간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_164쪽

앞에서 나는 범지구화된 자본의 이윤 논리와 권력의 효율성 논리에 저항하는 집합적 실천을 가능케 할 연대성의 기반으로서 자연에 대한 책무 의식, 보편적 인권주의, 여성주의적 의식과 진전된 개성화 등을 들었다. 나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정치적 상상력은 저 의식들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식에 기초한 실천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 예측한다는 것은 물론 불가능하다. 그러나 저 인식과 규범의식은 적지 않은 사람들로 하여금 정보 통신 기술에 의해 새로운 차원의 생산력과 교류의 가능성이 개화되는 이 시점에도 여전히 감소하지 않는 극단의 빈곤과 자연 파괴, 경제적 수탈, 억압, 성차별 등을 회피하지 않고 대면하게 만들며, 개선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자극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내가 저 인식과 의식들에서 보고자 했던 것은 일차적으로 성공의 전망이 아니라 비관하지 않을 근거였다._224~225쪽

나의 생각으로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일종의 사회계약 정신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저작권 사업자들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나 개인들과 지금처럼 기존의 법에 의존하여 대결만을 벌일 것이 아니다. 저작권자들만이 디지털 환경이 주는 이점의 독점적인 수혜자일 수는 없다. 오히려 그들과 한시적인 협정을 맺어 현재 정보공유 방식이 저작권에 미치는 효과를 공동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저작권에 피해가 가지 않는 정보공유방식을 정착시켜나가기로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저작권자와 사용자의 이익을 함께 배려하면서 디지털 환경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부분의 음반회사들이 냅스터사와 어떤 타협도 하려 하지 않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태도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정보공유론자들도 저작권의 보호 없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식과 정보가 축적될 수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타인에게 정보와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많은 사람에게 큰 기쁨이지만 일반적으로 강제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근대사회에서 산업생산과 상품경제의 발달이 소유권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요구하였고 노동과 공정한 교환에 근거한 물적 소유권이 정당화되었듯이, 오늘날 디지털 환경은 저작권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_252쪽

폭력은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 단답형으로 말하자면, 그럴 수 없다. 인간이 신체적 존재인 한에서, 적어도 ‘주관적인’ 최종해결책으로서 폭력은 완전히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폭력을 줄이려고 하는 시도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폭력 극복의 실존적 불가능성을 핑계로 폭력을 미화하고자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내가 강조하고자 했던 것은 반폭력주의가 좁은 안전지대를 만드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특히 안전지대 밖의 폭력은 ‘그들’의 일이고, 폭력이야말로 ‘그들’과 ‘우리’를 가르는 징표라고 보는 태도가 문제로 여겨진다. 오늘날 폭력은, 개인적 차원에서나 집단적 차원에서나, ‘그들’의 삶의 조건을 ‘그들’의 탓으로 돌리는 가장 좋은 이유가 되고 있다. 폭력적 개인은 도울 필요가 없는 존재이고, 폭력적 집단은 응징을 받아야 하는 집단으로 여겨진다. 폭력은 배제된 자들을 배제된 영역에 묶어두는 마법의 고리가 된 것이다. 그런데 만일 배제된 자들이 폭력성 때문에 배제된 측면보다 배제되었기 때문에 폭력에 노출되는 측면이 더 크다면, 폭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방향은 분명하다. 배제를 아주 배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그것이다._273쪽

경쟁적 대중민주주의와 복지국가는 시민들에게 수혜자의 위치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시민들은 세계차원에서 어떤일이 일어나든, 자신들이 누리는 수혜의 폭이 줄어들지만 않으면 된다. 자신들의 복지수준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의 세계질서가 된다. 이런 시민들에게, 저개발국으로부터의 이방인은 아주 쉽게 수혜의 경쟁자로 축소되어 이해되고, 그런 이방인들의 유래지인 저개발국은 문제의 온상 정도로 여겨진다. 이방인과의 소통이 확대되기는커녕, 오히려 소원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칸트를 따라, 인류의 도덕적 학습능력에 희망을 건다. 또 그럴 조짐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나는 잘사는 나라의 시민들이 인색한 표정을 거두고 의사소통의 문제에 관한 한 그들이 오히려 만회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길 바란다._350쪽

구매가격 : 30,400 원

역사가 되는 오늘

도서정보 : 전우용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무너진 인간적 가치를 성찰한다!
‘SNS 현인’ 전우용이 말하는 오늘

★★★ ‘인간의 의무’를 지키려는 역사학자의 기록 ★★★



◎ 도서 소개

어제와 오늘을 함께 보는 촌철살인의 평론,
권력 앞에서 정의를, 정치 앞에서 상식을 말한다!

재야의 역사학자 전우용의 쓴소리가 책으로 나왔다. 2021년의 우리나라는 영화와 드라마로 문화적 위상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공식적으로 UN에 의해 ‘선진국’이 되었지만, 안으로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와 언론이 시끄러웠다. 유력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가 또 다른 ‘국정농단’을 일으키지 않을지 우려하게 되는 오늘, 전우용은 역사학자로서 써온 그동안의 짧은 글들로 정의와 상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는 현재의 여권 입장을 대변한다고 알려졌지만, 그의 글들은 어느 ’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원칙’에 관한 것이다.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거나 실천하는 사람과 사리사욕을 염두에 둔 사람을 구분하여 우리에게 정치인들을 올바로 선택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눈길은 비단 정치인들에 대한 시선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을 지탱하고 있는 이름 없는 촌부에게도 가닿는다.

이 책은 모두 7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다. 전우용이 SNS를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곳곳의 분야마다 내지르던 포효들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무지와 무식의 위험을 알리고, 정치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역설하고, 언론과 검찰의 작태를 고발하면서 그 혁파의 타당성을 찾게 한다. 그리고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를 위해 역사와 철학을 소환하기도 하고, 차라리 자기 욕망에 정직한 사람들이 위선자보다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시대 앞으로 나아가는 시민 실천운동을 부추기기도 하는 전우용은 진영에 따라 극한대립으로 치닫는 일을 지양하며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열망한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킹메이커는 왜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하는가 | 김종인 지음 | 19,800원
▶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의 주인공들에게 듣는 정치의 오늘 | 김연주 · 김민규 · 신인규 지음 | 19,800원
▶ 이낙연의 약속: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 이낙연 지음 | 19,000원


◎ 출판사 서평

역사 속에서 찾는 오늘날의 상식과
매일매일의 기록이 만드는 시대의 성숙

역사학자이자 이 시대의 논객인 전우용 교수의 글을 묶은 책이다. 전우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이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에 대한 날카로운 논평으로 많은 독자를 만들었다. 특히 SNS 전성시대를 맞아 그가 개설한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그의 글을 찾아 읽는 많은 사람들로 ‘전우용 팬덤’이 형성되기도 했다.

저자는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도도한 강물처럼 흐르는 역사 속의 현재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의 짧은 글들에는 그러나 비판에만 그치지 않고 그 너머의 대안까지 생각하는 혜안이 있다. 촌철살인의 글들을 읽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대안 없는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흔히 비난이라 부르는 행위들이다. 그러나 비난조차도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면서 남의 눈에 낀 티끌을 얘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사람을 비난할 ‘자격’에 대해서라면 우리는 대부분 자격미달이다. 물론 저자도 어느 부분에서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전우용의 글이 특별한 점은 짧은 글에서 드러나는 비판과 대안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이다. 그의 비판적인 글에서 나의 미숙함을 보고, 그가 제시하는 대안 속에서 밝고 건강하게 소생하는 사회를 상상한다.

이 책은 모두 7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전우용이 SNS를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곳곳의 분야마다 내지르던 포효들을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무지와 무식의 위험을 알리고, 정치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역설하고, 언론과 검찰의 작태를 고발하면서 그 혁파의 타당성을 찾게 한다. 그리고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를 위해 역사와 철학을 소환하기도 하고, 차라리 자기 욕망에 정직한 사람들이 위선자보다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시대 앞으로 나아가는 시민 실천운동을 부추기기도 하는 전우용은 진영에 따라 극한대립으로 치닫는 일을 지양하며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열망한다.

결국, 날카롭기만 한 필봉이 아니라 따뜻한 먹물을 그 붓끝에 간직한 채 우리에게 다가오는 그의 글들은 이정표 없이 흔들리는 이 시대의 부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글들로 혹세무민하는 여타의 책과는 다른 『역사가 되는 오늘』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러면서도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번에 발간된 책은 그가 지난 1년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했던 글들을 중심으로 엮은 것으로, 1년간의 역사를 톺아보면서 우리 5천 년 역사를 돌아보는 데도 아주 유용한 내용을 수록했다. 아울러 SNS에 발표하여 반응이 높고 의미가 큰 글들도 포함하고 있다.

전우용의 글들은 촌철살인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그의 글은 짧으면서도 확실한 의미를 보여주는 임팩트가 강해, 그를 따르는 독자도 많은 반면에 비호감을 표시하는 독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을 묶어 펴내는 데는 2022년도 벽두라는 특별한 역사적 시점이 많이 작용했다. 통합을 지향해야 함에도 일부 기득권층이나 정치권 등에서는 여러 분야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는데, 특히 이번 대선을 앞두고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젊은이와 늙은이, 진보추앙자와 보수지향자들을 갈라놓아 사사로운 이득을 챙기고자 하는 무리들에게 전우용의 글은 깊은 울림으로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역사가 되는 오늘』은 사표(師表)를 잃은 이 시대의 민중들에게 훌륭한 나침반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혹자들은 민중을 ‘우매한 개·돼지’로 취급하지만, 전우용은 늘 민중의 편에서 권력, 금력으로 민중을 억압하는 자들을 비판해 왔다. 이번 대선은 특히 혼탁한 선거 양상으로 이 나라의 진정한 대표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시기에 발간되는 『역사가 되는 오늘』은 어찌 보면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대선에도 보다 명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준다고 믿는다.

◎ 책 속으로

2021년은 분명 대한민국 역사에 중대한 획을 그은 해였습니다. 그러나 2021년 말 국내 언론사들 중 ‘한국의 선진국 진입’을 ‘올해의 10대 뉴스’ 중 하나로 꼽은 언론사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인류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룬 ‘민족사적 성취’를 자축하는 게 민망해서 그랬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역사적 변화’가 즉각적인 ‘삶의 변화’로 체감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1945년 8월 15일 한국이 일본의 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되었을 때도, 사람들의 삶은 즉각 바뀌지 않았습니다. 삶과 자의식의 변화는, 대체로 시대의 변화보다 뒤늦게 진행되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역사가 지금 어떤 단계를 경과하고 있는지에 관해 성찰하는 일은, 어쩌면 역사학자의 임무일 수도 있습니다. 구매력 기준 1인당 GDP 일본 추월, 1인당 GDP 이탈리아 추월, 무역 규모 영국 추월, 군사력 세계 6위로 평가, ‘결함 있는 민주국가’에서 ‘완전한 민주국가’로 승격, 세계 최고의 방역 성과 등 지난 1~2년새 간헐적으로 보도됐던 ‘민족사적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저는 지난 10여 년간 늘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과거와 현실, 미래에 대한 ‘역사학자의 소견’을 SNS에 적곤 했습니다. 이 책은 그 글들에 지금도 쓸모 있을 것 같은 ‘오래된 글’들을 추가하여 주제별로 재분류한 것입니다.

[책머리에 | 6~7쪽]

무식은 용서해도 악은 용서할 수 없다
(…) 윤석열 씨는 지난 몇 달 새 상식이 기절할 정도의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노동자들이 한 주에 120시간도 일할 수 있어야,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이하라도 사 먹을 수 있게 해야, 말기 환자에게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도 쓸 수 있게 해야,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 검출되지 않았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것, 출산율이 낮은 건 페미니즘 때문, 집이 없어 청약통장 안 만들었다, 인문학은 대학 4년이나 대학원까지 공부할 필요 없다 등등.
이런데도 그가 ‘상식의 아이콘’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공정과 상식이 뭔지 모를 정도로 무식한 사람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과 상식이 뭔지 알만한 언론인이나 자칭 ‘진보 지식인’이 이렇게 주장하는 건 자신들의 ‘악惡’을 드러낼 뿐입니다. 무식은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惡)’을 용서해선 안 됩니다. 불공정과 몰상식에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름을 붙인 언론인과 지식인들은 언제나 반인륜적 국가 범죄의 공범들이었습니다.

[1장: 인격의 성숙과 명예 | 14~15쪽]

정치적 식견 수정
청년정의당 대표가 “쥴리라는 이름을 들어봤나?”라는 YTN 라디오 진행자의 질문에 “들어봤다”라고 대답했다는 이유로 추미애 씨를 맹비난했습니다. “못 들어봤다”라고 거짓말하는 게 올바른 태도였다는 걸까요? 그는 다음날 자기라면 “그런 질문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답했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쥴리’라는 이름이 표상하는 건 어떤 여성의 과거 직업에 관한 의혹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 이름은 돈과 검찰권력이 연결되는 경로, 검찰권력이 불공정하게 작동하는 방식, 검찰의 특이한 조직 문화, 성의 물건화 등 우리 사회와 정치가 풀어야 할 중요 문제들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여러 문제를 압축적으로 표상하는 이름을 지우려는 건 그 문제에 대한 관심을 지우려 드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이름이 하나의 문제만을 표상하는 줄 아는 걸 정치력 식견 탓이라고 하기도 민망합니다.

[2장: 성찰이 필요해 | 49쪽]

무식의 과잉 대표
‘당신’은 본래 ‘그분’ 또는 ‘그 어른’에 상당하는 3인칭 존칭이었습니다. 1921년 계명구락부는 우리말 2인칭 대명사가 ‘너’밖에 없어 평등한 언어생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당신’을 2인칭 평어(平語)로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부부 사이에서만 평어로 정착했을 뿐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게 쓰면 ‘너’와 다르지 않은 말이 되었습니다.
‘당신’이라는 말이 화자(話者) 사이의 관계와 대화의 맥락에 따라 여러 뉘앙스로 쓰인다는 사실을 모르는 정의당 비례대표 1번 국회의원이 이 단어에 발끈하여 국회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역시 말의 맥락은 이해할 줄 모르고 ‘혐오단어’ 찾기 놀이에만 열중하던 같은 당 비례대표 2번 국회의원도 1번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공자는 ‘정치란 바로잡는 것’이며, 첫 번째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 ‘말’이라고 했습니다. 남의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말을 바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정의당은 국민 평균 지적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사람들을 비례대표 1, 2번으로 선정하여 국회에 보냄으로써 국민의 언어생활 문화에 아무 쓸데 없는 혼란을 야기하고 무식이 과잉 대표되도록 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2장: 성찰이 필요해 | 52쪽]

한국 언론의 의제(議題) 설정
이제껏 백신 불안감 조장에 앞장섰던 조선일보가 태도를 돌변하여 ‘서둘러 백신 맞자’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집단면역’ 달성 시점을 최대한 늦춰 다음 대선을 ‘방역 실패 심판’ 이슈로 치르려 했다가 그게 불가능해지자 차라리 그 시점을 앞당겨 다른 ‘이슈’로 전환하려는 속셈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설득력 있는 분석이라고 봅니다.
이런 ‘속셈’에는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 자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일본 쇼와 덴노,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에게 한결같이 충성했던 정신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집단면역 방해’의 의도를 알고 ‘백신 불안감’을 조장했던 자들은 그나마 낫습니다.
자기들이 어떤 음모에 조종당하는지도 모른채 그저 신이 나서 [속보] 경쟁에 부화뇌동했던 ‘기레기’가 너무 많습니다. ‘자서전’과 ‘회고록’도 분간하지 못하는 수준의 ‘기레기’들이 자기 행위의 배후 음모를 알 리 없습니다. 이런 ‘기레기’들이 이 시대의 일본군 밀정이고, 서북청년단원이며, 중정 끄나풀이고, 백골단원입니다.

[3장: 개가 달을 보고 짖는 이유 | 104~105쪽]

사실을 말하자면 이승만은 누구보다 편하게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그는 가난한 동포들의 피와 땀이 서린 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받아서는 그 중 많은 부분을 로비 자금으로 썼습니다. ‘로비’는 고급 호텔 로비에서 만나 같이 밥 먹고 선물 주는 청탁 관행에서 생긴 말입니다. 이승만처럼 미국의 고급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자주 먹은 독립운동가는 없었습니다. 그는 또 가정생활에서도 기독교인다운 도덕률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고향에 부인이 살아 있는데도 프란체스카와 결혼했고, 해방 후 귀국한 뒤에도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집권 후에는 송병준 외손자 등의 친일파를 중용했으며 독립운동가들을 냉대했습니다. 이승만 정권 때 건국훈장을 받은 한국인은 이승만과 이시영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안중근의 순국일 3월 26일이 이승만의 생일이어서 추도식마저도 이승만의 눈치를 보아가며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승만은 독립운동을 자기 혼자 다 한 것인 양 행세했고, 친일 모리배와 그 후손들도 이승만 한 사람만을 찬양함으로써 독립운동에 대한 기억 자체를 지우려 했습니다.
역사에 무식한 자에게 ‘친일 모리배의 부를 대물림하게 만들고 독립운동가들의 가난을 대물림하게 만든 역사’에 대한 초보적 식견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무식한 자들의 망언이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만든 현실에 대해서는 깊은 자괴감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부자로 만들어줄 수는 없지만, 나라와 동족과 양심과 인간성을 팔아 제 배 불리는 데만 ‘열심’이었던 것들을 ‘열심히 산 사람’으로 칭송하는 자들이 다시 활개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겁니다.

[4장: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 | 139~140쪽]

한국 사람들은 흔히 ‘식민지 잔재’를 운위하지만 그 핵심 중의 핵심이 재벌인 줄은 잘 모릅니다. 한국의 초기 재벌들은 일본의 자이바츠처럼 되려고 했고, 일본의 자이바츠에게 성공 방법을 배웠습니다. 예를 들어 1950년대 한국 최대 재벌로 꼽혔던 태창은 이승만이 귀국한 직후부터 4.19로 물러날 때까지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거액의 자금을 상납하고 그 대가로 원조물자 배정 등에서 정권으로부터 엄청난 특혜를 제공받았습니다.
게다가 재벌은 식민지 잔재일 뿐 아니라 ‘중세 잔재’이기도 합니다. 국가권력과 결탁하여 성장하고 국가 정책에 비정상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력가 집단이라는 점에서 식민지 잔재이고, 그 ‘재력가 집단’이 순수하게 ‘가족’만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중세 잔재입니다. 이 지구상에 한민족만큼 혈통과 세습에 집착하는 민족은 또 없을 겁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도, 한국의 재벌도, 심지어 한국 교회도, 혈통에 따른 세습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서로 별 관계가 없는 거대 기업들을 가족 구성원들이 나누어 맡아 경영하고 그 경영권을 세습하면서 국가의 모든 영역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의 특권 가족(들)’이 재벌의 올바른 사전적 정의입니다.
사유재산을 세습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들 하지만 문제는 ‘재산의 세습’이 아니라 ‘경영권의 세습’입니다. 주식회사는 개인기업이나 가족기업이 아닙니다. 한국의 거대 주식회사들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은 10% 미만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는 법이 없습니다. 한진해운 사태에서 보듯, 회사를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뜨리기 전에는 물러나지 않습니다. 회사가 망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남습니다.

[5장: 자기 욕망에 정직한 사람 | 207~208쪽]

피의자와 검사의 대화
“내가 전달한 것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기억하는 게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 국민의힘 김웅
“당신 내가 탈탈 털어서 최하 15년 이상 살게 해줄게. 구속 재판만 3~4년 받게 해줄게. 변호사비만 수억 쓰게 해줄게.”― 이재명 표적수사 담당 검사
다른 때 다른 곳에서 나온 말이지만, 서로 대화하는 것 같네요. 검사 시절의 김웅 씨도 피의자에게 저런 말을 들었으면 화가 났겠죠.

[6장: 시대 앞으로 나서다 | 263쪽]

인정은 혐오를 거두는 것
(…) 퀴어축제 소식을 처음 접하고 문득 ‘서울로 7017’과 관련한 에피소드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서울시는 낡아서 사용할 수 없게 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개조하면서 주변의 역사 문화콘텐츠 자원 조사를 병행했는데 저도 어쩌다 그 일에 관여하게 됐습니다. 그 기회에 한 가지 건의를 했습니다. ‘서울로 7017’에서 1년에 하루 정도 날을 잡아 ‘홈리스 페스티벌’을 열면 어떻겠느냐고.
(…)
그때 돌아온 답은 “취지는 좋은데, 그렇게 하면 시민들의 반발이 클 뿐 아니라 전국의 노숙인들이 다 서울로 몰려들 겁니다.”였습니다. 현재 몇몇 나라의 ‘홈리스 페스티벌’은 ‘국제행사’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원해서 노숙인이 된 사람은 없고, 아직은 노숙인을 아주 없앨 방도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정’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들에 대한 ‘혐오’를 거두는 것이 ‘인정’입니다. 사람에 따라선 ‘극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예를 들었지만, 소수자들이 ‘해방의 시간’과 ‘해방의 공간’을 더 많이 갖는 건, ‘다수자’들의 ‘자아’를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7장: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 346~348쪽]

구매가격 : 15,840 원

전인구의 미국주식 투자 전략

도서정보 : 전인구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6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 도서 소개

개미투자자를 위한 우량주 투자의 모든 것!
3억 투자로 월 200만 원 버는 미국주식 투자법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하락 쇼크에도 수익 내는 투자법
코로나19로 힘든 작년 한 해 가장 많은 상승을 보인 것은 미국 증시이다. 경기 불황이나 호황과 상관없이 미국 증시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스타벅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미국은 글로벌 1등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불황이 오면 업종 전체가 힘들지만 1위는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되고 더 성장하게 된다. 미국은 경기 호황과 관련 없는 식품·프랜차이즈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 많아 장기적으로 주가가 꾸준히 많은 반면, 한국은 수출 중심 국가로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이 몇 안 된다.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올해 전문가들이 미국주식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35세에 경제적 자유를 이룬 전인구 저자는 코스피가 2000대선으로 무너져 패닉에 빠져 있는 개미투자자들을 위해 증시 하락에도 주가가 꿋꿋이 버티는 주식, 크게 하락하지 않고 배당금을 주는 미국주식을 정리해 이 책에 소개한다. 저자는 전 세계 상위 5% 기업이 모여 있는 미국주식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한다.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개미투자자를 위해 저자는 기업이 아니라 브랜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이것이 10년 만에 7배 수익을 올리는 글로벌 브랜드 순위 투자법이다.

53만 경제 유튜버의 돈 버는 주식투자 안내서
친환경·전기차·헬스케어·메타버스 앞으로 오를 미국주식 총정리

미국주식의 가장 큰 장점은 배당을 잘 준다는 점이다. 주식 초보자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주식을 사서 그 주식의 배당금을 받는 것으로 쉽게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주식투자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부인에게 자신이 죽은 후 ‘직접투자는 하지 말고 S&P 500 지수 ETF만 사라’고 조언할 정도이다.
미국 ETF에 투자하고 싶어도 어떤 ETF가 있는지 몰라서 망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초보자도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ETF 검색하는 방법부터 앞으로 오를 ETF 등 투자법을 자세히 소개한다. 불황 시장에 더 강한 미국주식을 파헤친 이 책은 돈 버는 주식투자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1장에서는 미국주식을 잘 모르는 투자자를 위해 미국주식과 한국주식의 차이점, 세금 줄이는 노하우, 배당수익률이 높은 미국주식 등 투자법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초보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미국 ETF 검색법과 투자법을 소개한다. 자율주행·친환경·전기차·헬스케어·메타버스 수혜주 등 분야별로 주목할 종목을 알려준다.
3장에서는 앞으로 오를 미국주식을 총정리했다. 미국주식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브랜드 순위 투자법을 소개하고, 브랜드별 주식을 상세히 분석해준다.
4장에서는 고배당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베트남 주식, 올해 가장 큰 상승이 예상되는 홍콩 주식 등 주목할 만한 해외주식을 소개한다.

◎ 본문 중에서

투자는 단순하고 즐거워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자하고, 그 브랜드가 세계 1위로 성장해서 주가가 오르면 스트레스도 안 받고 삶이 재미있어집니다. 그래야 투자를 습관처럼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주식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주식을 사고 배당금을 모아 그 기업의 제품을 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주가는 13만 원 정도로 2주를 보유하면 배당금 4달러, 커피 1잔을 마실 수 있습니다. _ P. 28

미국 ETF 투자의 장점은 세금에 있습니다. 해외주식과 ETF에 투자하면 연간 250만 원까지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줍니다. 초보자들이 보통 1,000만 원 이하를 투자해 연수익률이 25% 이상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국내 ETF보다 세금에서 이익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액투자자는 미국 ETF로 투자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_ P. 56

한국주식 투자 전략과 미국주식 투자 전략은 달라야 합니다. 미국주식은 장기 우상향하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워런 버핏이 말하는 경제적 해자가 높은 기업들이죠. 강력한 브랜드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상승하고, 불황을 타지 않으면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업종입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스타벅스, 애플, 코스트코 등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기업을 찾기가 꽤 어렵습니다. _ P. 120

메타버스 투자로 어떤 기업이 매력적일까요? 메타버스는 기본적으로 3D 그래픽을 사용합니다. 이를 물리엔진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이 유니티소프트웨어와 에픽게임즈입니다. 유니티소프트웨어는 미국에 상장된 기업이고 에픽게임즈는 비상장 기업이죠. 둘 다 시가총액 50조 원 이상으로 에픽게임즈의 지분 40%를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메타버스 플랫폼 회사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3개 기업을 꼽는 이유는 메타버스가 모든 종류의 플랫폼을 집어넣을 수 있는 거대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_ P. 159~160

구매가격 : 14,400 원

오월의 미학 2

도서정보 : 장경화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0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시대의 예술가 23인이 창조한 오월의 미학

★★★ 『오월의 미학』 1권 이후 10년 만의 신작 ★★★



◎ 도서 소개

전 광주시립미술관 큐레이터가 말하는
우리 시대 대표적 민중미술가 23인 이야기

한국의 리얼리즘 화가들을 소개하는 『오월의 미학 2: 서슬에 새겨진 평화』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전작 『오월의 미학 1: 뜨거운 가슴이 여는 새벽』이 출간된 지 10년 만에 나온 저작이다. 1권 또한 2권과 함께 표지와 본문을 새롭게 단장한 리커버판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1권에서는 30명의 민중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경향과 의미를 소개했고, 이번에는 23명의 작가를 추가하여 우리 민중미술의 넓어진 지평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민중미술은 40년이 넘도록 사회, 정치는 물론 생명과 환경, 인권에 이르기까지 인간사회의 여러 문제를 예술에 녹여왔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외국의 미술연구가와 전시기획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민중미술’이 일반 대중들에게는 ‘무서운 그림’, ‘왠지 거북하고 어려운 미술’로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민중미술처럼 건강하게 우리 민족의 정서와 시대 상황을 기반으로 자생하여 시대의 정당성을 외치면서 진정한 현대성을 확보해온 예술형식도 없다. 이 책이 민중미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 오월의 미학 1: 뜨거운 가슴이 여는 새벽(리커버) | 장경화 지음 | 23,000원


◎ 출판사 서평

미술은 감상의 대상이지 해설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술작품 앞에 서기를 망설인다. 추상미술은 말할 나위 없지만, 구상 계열의 미술품 앞에서도 사람들은 선뜻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한다.

민중미술이라는 장르의 작품들을 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주저함에 어색함까지 더해진다. 익숙한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장르의 예술품 앞에서 어떤 걸음걸이를 해야 하는지 더 막막해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출간된 『오월의 미학 2: 서슬에 새겨진 평화』는 민중미술을 대하는 일반인들에게 매우 친절한 지팡이가 될 것이다.

『오월의 미학 2』는 9년 전 출간된 『오월의 미학 1: 뜨거운 가슴이 여는 새벽』의 후속작이다. 『오월의 미학 1』은 광주항쟁 당시의 기억에서 태동해 시대의 불의와 정당성에 맞서는 작품을 주로 다루며 민중미술의 탄생과 발전을 서술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작가들은 이제 우리 화단의 거목이 되어 민중미술이라는 우람한 숲을 만든 산증인이 되었다. 저자는 1권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작가 23인을 일일이 찾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예술 세계를 직접 들여다보고, 일반인들이 민중미술이라는 분야에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즉 전문가들을 위한 전문 비평서가 아니라, 민중미술이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안내하는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0년의 작업, 합본으로 집대성
화가는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감정, 신에 대한 신실한 마음, 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열정,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 등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한 편의 그림으로 완성한다. 그들에게 그림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충실한 도구다. 동시에 이렇게 탄생한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저마다의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이 된다. 관객들은 한 편의 그림 앞에서 울고 웃고 용기를 내고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그림이 역사 속에서 단순히 표현과 감상의 대상이 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정의롭지 않은 사회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그림,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비난하는 그림, 다수에 의한 폭압을 고발하는 그림도 있다. 작금의 서울 모 서점 벽면에 그려진 작품이나 저항의 상징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그래피티 작품들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그림은 때론 해학과 풍자의 방법으로, 때론 사회와 권력에 대한 극단적인 감정을 표출하며 사람들을 일깨우고 선동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이후 독재에 대한 반작용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예술 운동이 일어났다. 이렇게 탄생한 ‘민중미술’은 광주민주화운동과 6ㆍ10민주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민중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위로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오월의 미학 2』는 1979년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뜨거운 순간들을 한 필의 붓으로 그려낸 대표적 민중미술가 23인의 예술 세계와 작품을 정리한 책이다. 광주시립미술관 큐레이터인 저자는 저항 운동이 뜨거웠던 80년대의 순간들부터 지난 30년 동안 민중미술에 대해 연구하고 직접 전시를 기획했다. 이 책은 지금도 어둡고 습기 찬 작업실을 고통스럽게 지키면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만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예술적 삶을 걸고 붓을 잡고 있는 이 땅의 모든 민중미술가들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한, 작가의 뜨거운 애정의 결과물이다. 또한 이번 출간을 계기로 그동안 절판되었던 1권을 함께 출간, 합본으로 묶어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집대성한 의미도 남다르다.

꺼지지 않은 촛불로 남은 오월의 미학
한국 민중미술은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자생적으로 발생한, 진정성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한 장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23인의 작가들은 형식 미학의 모더니즘과 자연주의 미술 등 서구 미학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당시의 미술계를 비판하고, 유신 독재와 광주 학살로 정권을 잡은 이들의 부당함에 대한 저항을 표현한 진보적 미술인들이다. 이 책에서는 대중에게 오랫동안 거칠고 투쟁적으로만 비쳤던 민중미술이 시대와 역사 속에서 어떻게 대응해왔고, 미술사적으로 어떻게 정리되었으며, 이후 자본주의와 환경, 생태, 인권 문제에 어떠한 입장을 취하며 진화해왔는지, 그리고 현재 어떠한 자취를 남기고 있는지에 대해 평가한다.

분단 70년을 일으켜 세운 야생미학의 송창, 일그러진 초상이 빚어낸 생명을 그리는 안창홍, 무거운 주제를 고독과 슬픔의 서정에 담아내는 한희원, 서슬에 새겨진 광주의 5월을 그림으로 녹여낸 하성흡 등 한국 민중미술사에서 큰 활약을 보인 작가들의 작품과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또한 부록에서는 한국 민중미술사 연보를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민중미술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이렇듯 저자는 한국 민주화운동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 ‘5월 광주’의 관점에서 한국 민중미술을 바라보고, 그 연장선상의 시각과 미적 체험으로 한국 민중미술 주요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고자 했다. 그리고 1980∼90년대 군부독재 정권에 쫓겨 숨어 다니고, 더러는 체포되어 고문받고 더러는 작품을 빼앗기며 독립군의 심정으로 투쟁했던 민중미술화가에 대한 깊은 애정과 격려를 담았다.

한국의 민중미술은 지난 40여 년 동안 사회, 정치는 물론 생명과 환경, 인권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와 관계의 문제를 예술에 이입해왔다. 사람들은 흔히 민중미술을 무서운 그림, 왠지 거북하고 어려운 작품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민중미술은 시대의 아픔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한, 너무나 현실적이고 지극히 자유로운 예술의 한 장르이다. 세상이 주는 삶의 무게와 현실에 대한 고민을 온몸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민중미술가 30명의 삶과 예술작품을 통해 현재 내가 서 있는 곳이 아무리 힘들고 아프고 어려울지라도 그곳에서 희망과 사랑과 온기를 다시금 발견할 만한 여유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송창은 대학시절부터 ‘노동요’를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하여 왔다. 시골의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농부의 애환과 한을 흥으로 전환하였던 민속놀이가 주제였다. 그러나 80년 이후 그의 예술관은 시대를 읽는 눈을 훈련시키면서 ‘예술이란 사회와 어떠한 관계를 갖고 접근해야 하는가? 즉, 예술과 사회는 어떠한 관계를 정립시켜야만 하는가? 그리고 동시대성을 어떻게 예술에 반영시킬 것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부의 격차에 대해 예술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새로운 예술관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1980년 5월 광주’가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화우들과 거듭되는 토론을 해가면서 이념적 논리를 세우던 시기에 같은 생각으로 고민과 토론을 하던 몇몇의 화우들과 함께 ‘임술년’(1982) 그룹을 결성한다.
그의 예술적 태도와 입장은 역사와 시대 앞에 진솔함으로 증언자가 되어야 하는 리얼리즘(realism) 예술론을 존중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현실적인 상상력을 경계하며, 현실에 충실한 형상성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신만의 형상성을 이끌어 내는 것에 대하여 미술평론가 성완경 씨는 그의 첫 전시에서 “분단이라는 현실적 주제를 ‘냄새’로 그려 낸다.”라고 평하고, 이를 다시 미술평론가 이영욱 씨는 “놀라운 예술적 직관력을 드러내는 다른 측면으로 ‘냄새’라는 표현이 암시하는 분단의 생태학적 포착”이라고 규정하였다. 두 사람의 평가는 그가 역사와 시대를 읽어내고 주제를 마주하는 통찰력과 미학적 아우라aura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느껴진다는 의미로 읽힌다.

[분단 70년을 일으켜 세운 야생미학 · 송창: 25~26쪽]

1980년대와 90년대의 서울과 광주, 그리고 전국 주요 도시의 광장과 아스팔트 거리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뜨겁게 달구어질 때, 그는 생계를 위한 삶의 현장과 비좁고 음습한 작업실을 오가면서 붓을 세워가며 투쟁하였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현재적인 모순의 반복과 정당치 못한 불공정의 악순환에 대한 실마리를 온당치 못했던 역사에서 주목하고, 역사를 거슬러 역 추적하는 탐구 활동은 ‘동학’에서 멈추었다. 이는 오늘의 삶이 결코 과거 역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이러한 예술적 화두를 마주할 때마다 밀려오는 두려움과 피해의식은 거친 호흡과 신음소리가 되어 붓끝에 모아진다.
구한말, 우리 근대사는 격동의 시간이며 사회?정치적 전환기이자 출발시점인 ‘동학’에 집중된다. 이러한 역사의 전환기에서 근대주의와 식민지문화를 극복하고자 하는 민중의 주체적 의식은 역사의 정당성으로 한 시대의 거대한 무덤이 되었다.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역사는 고스란히 민중의 고통으로 이어져 신음과 희생으로 점철되어 한탄의 강으로 남겨지고 말았다. 이렇게 근대의 출발이 ‘동학’이라는 고통으로 서막을 열게 되었다. 김재홍의 작품 〈근정전-혁명의 역사, 1994〉는 구한말 청치의 상징이자 민족의 심장부로 ‘동학’의 비운을 함축하고 있다.

[거인의 땅에서 역사의 우물을 긷다 · 김재홍: 39쪽]

박진화의 부친은 전남 장흥 안양면 농협조합장을 역임할 정도의 지도력으로 주변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부끄럽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4남 1녀 중 2남으로 출생하여 고등학교까지 고향에서 학업을 마쳤다. 초등학교 시절, 외삼촌의 그림에 매료되어 모사를 시작하고 중?고등시절 미술 선생님의 관심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었지만 체력도 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사교적이지도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미술선생님의 도움으로 늦은 밤까지 학교에 홀로 남아 데생과 수채 그림을 그려 미술대학에 입학한다.
1979년, 진보지식인 그룹에서는 한반도의 총체적인 문제는 분단과 계급에 관한 이념적인 논쟁을 시작점으로 보고 있었으나 그의 시점에서는 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1983년경, 뒤늦게 ‘광주 5?18’에 관한 구전과 자료를 접하고 한국 근현대사와 분단의 질곡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 시기 이후 점차 의식 있는 지식인이자 화가로 민중미술을 시작한다. 거칠고 어두운 그림으로, 현실사회와 역사비판을 예술이라는 무기로 적극적으로 작품제작을 했으나 진보미술계에서는 그에게 쉽게 존중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는 실망과 아쉬움으로 고향으로 내려가 수년간 칩거하다 다시 강화도에 정착하면서 거친 그림에 전념한다. 그의 그림은 분단의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가슴에 묻어가며 강화의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임진강과 분단의 사유를 미학언어로 담아가고 있다.

[강화의 춤추는 꽃, 분단에 새기다 · 박진화: 61쪽]

그리고 이 시기, 기념비적인 회화적 성과를 올리게 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가족사진〉과 1980년대 들어 작업한 〈봄날은 간다〉 연작은 과거 근현대사의 이름 없는 자들에 대한 기록으로, 개인과 그 가족에 집중한다. 사진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민중인 그들은 목숨을 내려놓고 항일운동을 했던 독립군이거나 그 가족들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군부 독재에 맞서 고문과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민주투사였거나 그 가족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역사와 시대의 중심에 서보지도 못하고 희생된 민중들이다.
이렇게 불안정한 역사의 피지배계급은 작품에 등장하는 사진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강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양식적으로는 자그마한 사진 자체를 작품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사진을 캔버스에 확대한 후 탁월한 묘사력으로 회화적인 재구성을 했다. 오래된 사진 속의 인물은 눈을 검게 칠하거나 감고 있어, 영혼이 없이 맞닥뜨린 죽음을 이미 받아들였거나 또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역사를 망각하고자 눈을 감고 있다. 작품 속의 인물들에서는 현실의 고통과 궁핍, 슬픔과 아픔, 배고픔과 상실들로 이루어진 막다른 현실을 넘어서고자 비극의 삶을 초월하여 공존하기 위한 삶의 긴장감이 읽힌다.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의 예견된 죽음을 아무런 저항 없이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이탈의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일그러진 초상이 빚어낸 생명 · 안창홍: 93쪽]

1980년 5월, 이명복은 서울에서 미술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모든 신문과 방송에서는 ‘광주는 북한군 진입과 폭도에 의한 소요사태’라고 했다. 언론보도가 모두 거짓인 줄 직감할 수 있었을 즈음 서울의 거리와 광장에서도 송화가루에 눈물을 섞어 날려 보내야만 하는 날이 많아졌다. 느글거림의 무거운 시절이었다.
그에게 광주를 방문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1980년 7월이 되어서야 광주 여행일정을 마련할 수 있었다. 광주의 금남로와 무등산에 올라가 본 인상은 죽은 유령의 도시, 침묵의 도시, 공포가 휩쓸고 간 도시로, 거리에는 시민의 활기가 없고 광주음식은 그의 혀끝에서 비린내로 다가왔다.
작품 〈그날 이후, 1983〉는 민중미술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작한 초기작품으로 당시 진보적인 지식인에게 관심을 끌었던 작품 중 하나다. 작품의 배경은 중학교 시절부터 지켜봐왔던 이태원의 탐욕이 넘쳐흐르던 거리에 미군과 어린 양공주가 있는 풍경이다. 시대를 바라보는 예리함과 상상력이 절제된 것은 역사로부터 강요받은 것이다. 이는 군부독재정권과 독점적 자본주의의 야합을 통해 체류하는 강대국의 군인에 대해 이름 없는 민초의 끊임없는 식민주의희생을 강요하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이태원을 통한 시대의 어두움은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다만 강대국의 힘과 자본주의의 깊은 그림자는 뼛속까지 침투하여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고통을 감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그날 이후〉는 이태원의 풍경을 그렸으나 단지 이태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태원을 통해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 몸에 새기는 문신처럼 끝없이 밀려오는 아픔을 견디어 내기를 요구받는 시대의 슬픔을 역사에 고발하고자 한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한동안 ‘그날 이후 연작’을 제작했다.
그는 ‘5월 광주’라는 주제에 시대를 살아가는 화가로 그 책무감이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다. 늦게나마 광주에 대한 기운과 인상으로 5월, 1990>을 제작했다. 태극기가 걸려 있는 화려한 방의 샹들리에는 무거운 그림자를 중첩시켰으며, 방의 두터운 콘크리트 외벽은 가시가 돋아 있다. 권력과 자본의 화려함을 화면의 중앙에 배치하고, 하단에서 죽은 자는 총검에 심장이 찔렸고, 늑대 3마리는 뼈가 남을 때까지 주검을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어둠속의 어린이는 이러한 광경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작품에서 진회색 톤의 무거움과 황금빛의 대조는 극한 상황을 설명하고 ‘5월 광주’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다만 작품에 광주의 형상은 깊숙한 곳에 묻어둔 채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담았다고 본다.

[이름 모를 바람에 남겨진 생명의 흔적 · 이명복: 128~130쪽]

이러한 사회상황을 주시하면서 노동운동을 시각매체운동으로 확산시켜가던 중 1989년 7월, ‘임수경의 평양축전’을 놓치지 않고 5년간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제작했다. 1990년대 대표작인 〈분단의 기억〉은 44년 만에 남북통일의 씨앗을 뿌린 사건으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형 캔버스 중앙에 ‘임수경’ 양과 ‘문규현’ 신부를 중앙에 배치하여 한국현대사에 존재해 왔던 주요사건의 상징적 이미지를 담아내었다. 그리고 6.25 전쟁에 고아가 된 소년, 광주 5.18의 계엄군과 아버지의 영정을 든 어린이, 6.10 항쟁의 화염병과 경찰, 김재규, 4.3 제주양민 학살, 삼청교육대 등 과거 부당한 권력의 역사적인 사건을 서술적으로 나열했다. 또한 그 이미지는 같은 화면에 사실적인 정밀묘사방식의 인물재현도 있지만 각 시대의 주요 사건을 투박한 선으로 그린 거친 형상도 있어 크게 대비되면서, 색상도 붉은 색상과 푸른색, 그리고 진회색으로 톤을 이루고 있다. 동일한 화면에 서로 상반된 이미지의 병합과 교차로 격렬했던 긴장감과 함께 시각적 효과를 높인 것이다.
작품 〈분단의 기억〉은 한반도 분단이라는 무거운 시대 상황과 통일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담아내기 위해 부당한 권력의 폭력을 함께 녹여냄으로써 더욱 굳건하게 다가온다. 이렇듯 주제를 담아내는 방식을 ‘환유법’이라는 문학적 표현기법을 인용하여 시각화한 것은 독창적이고 성공적인 화법이라 볼 수 있다.

[시대에 맞선 붓 끝은 신자유주의를 해명하다 · 김영진: 245~246쪽]

황영성의 어린 시절은 한국동란으로부터 출발한다. 6?25 동란은 칠흑의 두려움과 잔혹함, 그리고 이념전쟁으로, 그는 고향 강원도 철원과 부모님을 뒤로하고 어린 두 동생과 함께 1?4후퇴 때 남으로 내려온다. 그의 나이 10살이었다. 이렇게 그는 한국현대사의 고통과 함께 출발한 불운한 시대의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세상을 마주해야 했다. 그는 동생들과 서울의 친척집에 잠시 기거하다 광주로 내려와 전쟁고아로 고아원에서 생활하며 중학교까지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은 포기하고 ‘광주사범’에 입학하여 초등학교 선생을 꿈꾸었고, 그림 그리기가 즐거워 미술반 활동에 열중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처음 부임한 ‘영등포초등학교’ 시절, 조선대학교의 ‘임직순 교수’를 숙명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큰 전환점이 되어, 조선대학교수로 정년퇴임한 이후 오늘까지 작품생활을 하게 되었다. 40여 년 동안 대학에서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며 체험했던 예술에 이념적으로 고통받거나 착오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그의 노력은 한국미술계 곳곳에 훈훈한 교훈으로 남는다.
예술에는 작가의 삶과 인품이 어떠한 유형으로든 고스란히 담겨 있어 거울이자 시대정신이며 정서인 것을 증언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보면 그의 예술에서는 삶과 인품의 체취가 묻어나기에 그가 살아왔던 시대의 미적 정서를 읽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예술은 시대가 바뀌어도 존중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이처럼 그의 예술세계는 인품에서 우러난 따뜻한 가족 공동체가 주제이고, 그러한 세계관을 확장시켜가는 미학어법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마르지 않는 샘처럼 그의 조형성을 계속 변화 발전시켜 왔다.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그의 사전에 존재하지 않으며 항상 청년작가의 정신으로 새로운 재료와 조형언어를 변화시켜 온 것이다.

[광주 정신, 사랑과 생명의 자유로운 미학 여행 · 황영성: 308~309쪽]

하성흡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새겨진 ‘5월 광주’의 현장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책무감은 그를 끈질기게 따라 다녔다. 특히 ‘광주민주항쟁’ 20주기(2000년) 이후 기념이 되는 해에는 더욱 충동이 심했을 것이다.
매년 5월 관련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작품을 남기긴 했으나, 특히 그가 목도한 도청 앞의 발포가 시작되었던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그는 야심찬 〈1980년 5월 21일 발포〉라는 명제의 대작을 연이어 제작(2010, 2017)한다. 도청 앞에 대치 중인 공수부대와 시민 시위대, 그리고 군인들의 총기 난사로 아스팔트에 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시민, 하늘에서는 헬리콥터가 총기를 난사하고 삐라가 뿌려지고 있다. 도청 주변 곳곳은 화염에 싸여 있고 건물 옥상에는 총소리에 놀란 사람들이 금남로 시위자들과 함께 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이렇게 급박한 발포 현장의 상황을 사실대로 기록했다.
〈1980년 5월 21일〉 연작을 비롯한 거의 모든 작품도 대작 중심의 ‘부감법’으로 제작되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을 더 넓게, 그리고 더 멀리 바라보고자 하는 그의 강렬한 의지를 드러내는 세계관이자 예술관이다. 그는 시대를 읽고 관통하는 날카로운 예지력으로 세상을 열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수묵화는 특성상 어려운 예술 양식이다. 대학에서 올곧게 전공을 해도 계속해서 필법과 먹을 익혀가야만 한다. 이러한 수묵화는 80년대 후반에 들어 서서히 미술시장에서 밀려 점차 외면받아 전업화가에게는 어려움이 커져갔다. 민주화의 열풍과 함께 자본의 논리와 포스트모던 예술 이념은 무차별적으로 우리의 생활 깊숙하게 자리하면서 수묵화 양식은 미술시장의 진부함으로 치부되었다. 시대의 문화적 정서변화라고 이해하더라도 우리 선조가 남긴 전통의 가치이자 정신이요 삶의 자취를 우리 스스로가 외면하는 꼴이 아니던가? 우리 자신의 문화적 주체성과 자존감이 부족한 일면을 스스로 드러내는 문화사대주의의 부끄러운 민낯일 것이다.

[서슬에 새겨진 5월의 증언들 · 하성흡 327: 339~340쪽]

구매가격 : 22,400 원

비트겐슈타인의 사자와 카프카의 원숭이

도서정보 : 라르스 스벤젠 / 21세기북스 / 2022년 02월 10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동물의 세계를 통해 그려낸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철학 에세이



◎ 도서 소개

인간과 가장 가까운 개와 고양이에서 바닷속 문어 선생님까지,
동물을 이해할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철학적 성찰

개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러면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 두 질문은 과연 본질적으로 다른 걸까?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한 《비트겐슈타인의 사자와 카프카의 원숭이》는 동물에 대한 책이자 사람에 관한 책이다. 《외로움의 철학》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우정과 고독에 대해 우리 사회에 울림을 던진 저자가 이번에는 우리 곁에 있는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철학 에세이를 들고 돌아왔다. 다양한 철학자들의 풍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녹여내고 라르스 스벤젠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는 한편,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는 저자의 반려묘, 반려견들의 일화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동물을 이해하는 것이 곧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서 침팬지와 같은 야생동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 또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 고양이, 새와 같은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가 동물과 맺는 일상적 관계로부터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낸다. 저자의 철학은 인간과 동물에 관해 숨겨진 사실을 새롭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눈앞에 항상 있는 것들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한다. 곁에 있는 동물로부터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확장시키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인간이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나아가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해 깊이 있는 사유를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 출판사 서평

동물을 사랑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간혹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동물의 의식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고 동물이 언어를 알지도 못하기에, 인간과 동물이 나눌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공유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다른 사람이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는 또 얼마나 알 수 없는가. 가까운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어떤 경험을 하고 있을 때조차 우리에게는 혼자만의 경험, 아니 밖으로 전할 수 없는 경험이 존재한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강의 중에 “어느 날 아침, 욕실에서 옷을 벗고 서 있는데 고양이가 빤히 쳐다보자 그 시선에 부끄러움을 느꼈고 그 사실에 놀라워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 중에도 이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 있을 듯싶다. 데리다의 이야기에는 생각할 거리가 담겨 있다. 동물이 우리를 쳐다볼 수도, 뒤돌아볼 수도 있고 말을 걸기도 하고 심지어 원망하는 눈초리로 쳐다볼 수 있다. 그래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은 동물의 시선을 마주할 때 동물은 그 순간 ‘동물’이 아니라 ‘우리’한테 속하는 어떤 존재가 된다.


◎ 추천의 글

“삶에 대한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수많은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줄 가이드가 필요하다. 스벤젠의 책이 바로 그 가이드다.”

―제프리 코스키 (워싱턴 앤드 리 대학교수, 『경이의 기술』 저자)

‘“비트겐슈타인, 칸트, 하이데거의 가르침을 결합하여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물의 의식을 탐구하는 책. 동물의 도덕성, 슬픔, 외로움 등을 다루다 보면, 독자들은 동물보다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다.

―사라 머독(영국 배우)

◎ 책 속으로

반려동물을 길러본 사람이라면 ‘우리 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 고양이는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같은 질문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우리가 이 동물을 이해하는 게 약간이라도 가능할지, 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게 가능할지 나는 궁금하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기르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자신들이 반려동물을 이해하고 있고, 반려동물에게 어느 정도의 이해를 받고 있다고 말이다. 개나 고양이의 마음 상태를 잘 알고 있고, 자신이 뭔가 슬픈 일이 있을 때 그들이 와서 위로해준다고도 말할 것이다.

[4장 인간의 관점으로 동물을 본다는 것]

로마 시대 철학자 세네카는 루킬리우스에게 보낸 124통의 편지에 동물은 영원히 현재 속에 살아가며 지금 그들의 지각에 들어온 것과 결부된 시간만 살아간다고 적었다. 말은 길을 달릴 때 길을 인식할 수 있지만, 마구간에서는 길에 관한 기억을 잊는다. 동물에게 과거는 현재의 무엇인가에 의해 떠올려질 때만 존재하고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세네카는 주장했다. 이런 시각이 대다수 철학자가 동물에 관해 가졌던 생각이었다. 동물의 생활 양식은 늘 현재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 말이다.

[8장 동물의 시간은 늘 현재에 머물러 있을까]

어느 동물이나 ‘표현의 문법’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를 읽는 법을 터득할 수 있지만, 이해하려면 지적인 능력과 정서적 능력을 함께 발휘해야 한다. 떨어져 지내다 만난 코끼리 2마리가 인사말을 건네듯 웅웅 소리를 내며 제자리를 빙빙 돌고 귀를 펄럭일 때, 우리는 기쁨이라는 순수한 감정을 목격하게 된다. 떨어져 있다가 재회한 침팬지 2마리가 끌어안고 상대의 등을 토닥이며 입맞춤하는 모습은 또 어떤가. 감정을 느낄 능력이 있는 동물은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사람이 그런 것처럼 동물도 기쁨을 얻기 원한다. 이런 동물의 기쁨을 이해하려면 우리의 경험·상상력·감정이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물을 관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동물의 감정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9장 동물을 이해하는 것은 가능할까]

개는 우리의 슬픔에 대해 생각할 수는 없어도 마치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슬픔에 반응할 수는 있다. 우리가 행복할 때도 비슷하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인간 친구는 우리 때문에 그 자신이 슬퍼하거나 행복해할 수 있지만 개나 고양이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을지라도 동물의 삶과 인간의 삶을 가르는 경계는 일직선으로 반듯하게 그을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닐 수 있다. 우리에게 동물의 삶은 닫혀 있지 않다. 동물을 이해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18장 인간과 동물, 그 우정에 관하여]

구매가격 : 13,600 원

인생명강 05 - 개인주의를 권하다

도서정보 : 이진우 / 21세기북스 / 2022년 01월 2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우리는 모두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희망 없는 사회의 유일한 희망인 ‘개인주의자’를 꿈꾸며
니체 철학의 대가 이진우가 전하는 8가지 철학적 통찰



◎ 도서 소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우리 시대 대표 철학자 이진우가 전하는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고 삶의 기준을 나로 세우는 법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개인주의를 권하다』는 여전히 집단주의를 답습하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힘이 되어줄 철학적 통찰을 선사하며, 혼란스러운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고 조금 더 담대히 나답게 살아가라는 지침을 담았다. 니체 철학 최고의 권위자인 이진우 교수는 ‘개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내 삶을 사랑하는 개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심도 있게 모색한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사는 일에 지쳤다면, 일상에서 부딪히는 기준들 때문에 나만의 개성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느낀 적 있다면, 본연의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다면, 이진우 교수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개인주의자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무거운 시대를 가볍게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삶의 이야기는 내 손으로 써 내려가야 한다!”
진리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스스로 삶의 진리가 되기 위한 질문에 철학이 답하다!
혼밥, 혼술 등의 라이프 스타일이 일상화되었으며, 1인 가구의 생활을 보여주는 TV 예능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고, 많은 회사들이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수평적 체계를 도입했다. 한국 사회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인주의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나이를 묻거나 상하관계를 확인하고, 튀지 않고 주변에 적당히 맞추어 살기를 서로 강요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개인’으로서의 삶은 이해받기 어렵고, 개인주의자는 별종 취급을 받곤 한다. 남들과 똑같이 살고, 아등바등 경쟁하고, 의무와 위계에 순종해야만 인정받는 삶이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니체는 다른 사람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건 ‘노예의 삶’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집단주의 사회가 붕괴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개인과 개인주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넌 너무 개인주의적이야!’라는 말을 비난처럼 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자유롭고 행복한 삶,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원한다. 지금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자. 당신은 삶을 사랑하고 있는가? 삶의 이유를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과연 나 자신이 정말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등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대한민국 독자들에게 철학으로 사유하는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는 이진우 교수는 “우리가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며, 8가지 질문을 통해 우리를 스스로가 삶의 진리가 되는 길로 인도한다.

√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습니까?
√ 당신은 나를 드러내고 있습니까?
√ 당신은 개인주의자입니까?
√ 당신은 이기주의자입니까?
√ 당신은 어떤 세대에 속해 있습니까?
√ 당신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까?
√ 당신은 쓸모있는 사람입니까?
√ 다시,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습니까?



진정한 개인과 개인주의의 의미, 나를 둘러싼 환경을 최소한의 상태로 디자인하고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는 법,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 등을 담아낸 이 책 『개인주의를 권하다』를 통해 저자는 나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고 삶의 척도를 자신에게서 발견할 것을 이야기한다. 진리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슬퍼하거나 노여워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판단의 중심에 타인이나 집단이 아닌 나를 놓는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할 때다.


건강한 개인주의가 사회 발전의 토대가 된다!
서로 포용하고 인정하는 ‘다정한 개인주의자’의 필요성
개인주의는 16세기를 기점으로 서양에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자본주의·민주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개인화를 21세기의 메가 트렌드라고 꼽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주의의 본질적인 의미가 퇴색된 채 자기중심적인 태도 혹은 ‘이기주의’의 다른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진우 교수는 이 책 『개인주의를 권하다』에서 니체의 말을 토대로 이기주의에 대한 편견을 뒤엎는다. “이기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물건으로 대하는 태도는 부정적 이기주의지만, 개인적인 욕구를 추구하면서도 타인을 나와 같은 욕망이 있는 인격체로 대하는 태도는 건강한 개인주의이다”라며 건강한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저자는 여전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집단주의 문화와 권위주의적인 위계질서 가 건강한 개인주의를 가로막고 있음을 지적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불거진 ‘갑질 문화’를 날카롭게 진단하며 타인의 인정을 통한 자기 인정, 자기 인정을 바탕으로 한 타인의 인정, 이 두 가지가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비로소 건강한 개인주의가 탄생한다고 설명한다.
“너는 너 자신의 인격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격에서도 인간성을 항상 목적으로 사용하고 결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행위하라.”(본문 중에서) 개인주의는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타인이 나와 같은 욕망을 지닌 인격체로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사람을 물건으로 대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성장을 도모하는 분위기가 갖춰졌을 때 건강한 개인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생존 개인주의’ 사회
어떻게 나를 되찾을 수 있을까?
삶의 확실한 날갯짓을 만들어내는 자기 신뢰의 힘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의 심장을 뛰게 합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_ 그룹 BTS의 리더 RM의 유엔 총회 연설 중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니체는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한 번도 자신을 탐구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자아 찾기가 사회적 화두가 된 지 오래지만 우리는 여전히 ‘나’를 모른다.
저자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는 자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내일도 오늘과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이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는 실존적 불안을 겪기 마련이다. 혼란스럽고 무겁기만 한 현실 속에서 내 중심을 찾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즉 기초적 신뢰가 필요하다. 누에가 고치를 깨고 아름다운 나비로 재탄생하듯 우리에게도 한 발 더 도약하기 위한 ‘보호고치’가 필요하며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구체적인 물음과 성찰이 요구된다.
이 책 『개인주의를 권하다』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말을 따라가며 하나씩 묻고 답해보는 과정을 통해 기꺼이 ‘개인주의자’가 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전통적 가치가 타당성을 잃어버린 허무주의 시대에 그가 찾은 최고의 가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삶에 대한 사랑이었다. 허무주의는 최고로 여기던 가치의 붕괴와 삶에 대한 부정을 동시에 뜻한다. 우리의 삶을 구속하던 절대적 가치가 사라졌는데도, 왜 우리는 우리의 삶을 긍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제기되었던 이런 질문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맴돌고 있다.2 전통적 가치와 규범의 파괴를 삶의 원동력으로 전환하려면, 개인이 먼저 모든 제도와 관습의 속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삶을 사랑하려면 당연히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허무주의는 이렇게 해서 개인주의와 연결된다.

【1강 _현대사회를 관통한 ‘자기 사랑’이라는 병 : 19쪽】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기애에 빠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다만 내면의 진짜 모습을 바라보지 않고 타인의 눈에 비치는 인상과 이미지만 붙들다가 결과적으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차이를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 현대인들은 피상적인 인상과 이미지에 전례 없이 몰두한다. 집 밖으로 나가기 전에는 꼭 한 번씩 거울을 들여다본다. 거울은 주체를 객체로 만들고 외부 세계를 자아의 확장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타인과 구별되지 않는 사람은 엄밀한 의미에서 개인이 아닌데도 거울 속의 이미지만을 사랑하는 현대인은 결과적으로 타인과 구별되지 않는다. 자신을 성찰하지 않으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가 나르시시즘 현상을 바라보면서 얻는 지혜다.

【2강 _거울 밖의 삶을 상상해보기 : 81쪽】

한국은 개인이 없는 사회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근대사회에 비해 개인화되었음에도 진정한 개인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진정한 개인’이란 권리의 주체로서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사회학자 송호근은 우리가 아직 성숙한 시민사회를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시민사회의 시대에 한국에는 ‘비시민’이 넘쳐난다”고 진단한다. 시민 정신이 없는 시민은 사적 영역에 웅크린 이기적 인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에는 ‘개인’이 보편화되어야 사회가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3강 _위험한 개인들의 도시 : 90쪽】

공동체를 너무 강조하는 사회에서는 인간의 존엄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먼저 의심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과 가치를 내세우는 태도를 도덕적인 잣대로만 평가한다면 진정한 개인주의는 발전하기 어렵다. 성숙한 시민사회가 도래할 때, 한국 사회에도 아름다운 개인주의가 정착할 수 있다.

【6강 _ 질문하지 않는 사람들 : 197쪽】

니체가 광인의 입을 빌려 “신은 죽었다”라고 외치면서 한 말이다. 우리는 모든 것에 빛을 내뿜던 태양이 사라진 허무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은 이제 자신의 태양을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당신에게는 당신만의 태양이 있는가?

【7강 _선택할 것인가, 멈춰 설 것인가? : 233쪽】

구매가격 : 13,600 원

인생명강 06 -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도서정보 : 권수영 / 21세기북스 / 2022년 01월 28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 박재연 대표 강력 추천!

국내 최고 상담학 권위자 권수영 교수가 전하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법



◎ 도서 소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국내 최고 상담학 권위자 권수영 교수가 전하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법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는 자신에 대한 자동적인 비난과 타인을 향한 즉각적인 판단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관계회복의 신비를 섬세한 언어와 풍부한 사례들과 함께 풀어낸 심리학 처방전이다. 에포케(epoch?)란 ‘판단중지’를 뜻하는 철학 용어로, 현재의 경험에 영향을 주는 과거의 기억을 잠시 묶어둘 때 진정한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내포한다. 이 책은 에포케에 기반한 관계를 맺는 법, 대화하는 법, 일하는 법 등을 소개하며, 타인과의 관계가 유난히 힘겹고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잃어가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관계 맺기의 기술을 알려준다.


“우리가 알던 ‘친밀함’의 환상을 깨부수다!”
적절하게 친밀하고 의심 없이 안전한
‘나와 너’ 관계 맺기의 기술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사회철학 교수였던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일찍이 “인간의 본질은 다름 아닌 ‘관계’에 있다”고 지적해왔다.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한 반면, 누군가를 볼 때 시선을 고정하는 곳은 머리카락의 길이나 손에 끼워진 반지처럼 상대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고 ‘나와 너’의 본질을 꿰뚫는 관계가 전무해지는 관계의 쇠퇴를 개탄하기도 했다.
실제로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일은 ‘인생 과제’라고까지 일컬어질 만큼 어려운 일이다. 인간 본성과 관계의 상관성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점은 상대방을 평가할 때 겉보기에 집중하게 되는 경향성을 최소화할 것, 즉 이전의 판단경험으로 현재를 가늠하는 버릇을 소거하는 것이 관계를 회복하는 데 훨씬 수월하다고 전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판단중지’를 의미하는 철학적 개념 ‘에포케(epoch?)’다.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는 에포케, 쉽게 말해 ‘심리적 거리두기’를 핵심 원칙으로 단절 또는 왜곡된 밀착의 관계를 불안감이 사라진 신뢰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심리 처방책들의 집합소다. 매년 6천 회 이상의 상담 및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방대한 작업을 일궈낸 권수영 교수는, 대학과 기업,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인간관계를 둘러싼 갈등과 고민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명쾌한 해답과 감동을 선사하는 상담코칭학의 대가이자 ‘공감과 치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던 ‘친밀함’의 환상을 뒤엎는 동시에, 적절하게 친밀하면서도 의심 없이 안전한 ‘나와 너’ 관계 맺기의 기술을 내담자와 상담사가 일대일로 만나듯 친절하게 전달한다. 독자들은 ‘나와 너’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심오한 방법을 배우며 얄팍하게 도구화된 관계를 극복한 탄력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실제 삶에서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나에 대한 판단을 퍼붓게 하지 마라!”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저자는 독일의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 이론부터 비폭력 대화의 창시자인 로젠버그의 소통법, 최신 상담학 사례들을 부드럽게 융합하며 궁극의 개념인 에포케의 힘을 설명하고 그 실천방안을 빼곡히 적어나가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위는 평범한 대화에서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으며, 말 한마디로 상대방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경우는 굉장히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물론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고 내가 상처를 받지도 않는 관계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마음의 거리두기’라는 신세계를 펼쳐 보인다.
‘마음의 거리두기’는 과거의 경험대로 나를 조종하는 내면의 매니저와 거리두기, 내 문제의 결정권까지 가로챈 가족 또는 지인들과 거리두기, 직원들을 존중하고 숨겨진 자원을 끌어내는 조직 안에서의 거리두기,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심도 있게 분석된다.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내 욕구와 느낌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 남들이 하지 않는 궂은일을 자청하는 사람, 회의 때마다 모두의 눈치를 보며 어느 편에도 서지 않으려는 사람, 자신이 어려울 때 정작 믿고 찾아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수시로 소통하지 않으면 관계가 잘못될까 불안한 사람 들이 ‘마음의 거리두기’라는 개념을 습자지에 글을 쓰듯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관계를 진단하고, 묶어두고, 거리두고, 새롭게 잇는 일련의 과정들을 섬세한 언어와 공감의 사례들로 녹여냈다.

한편 저자는 “오랜 시간 다른 시간을 살아온 너는 단순히 나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는 전혀 알 수 없는 신비한 존재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치 눈앞에 광대하게 펼쳐지는 대자연처럼 겸허하게 다가가야 한다. 우리의 과거 경험으로 쉽게 판단하는 순간 그 끝을 알 수 없는 신비는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다”라면서 상대의 오묘한 세계를 겸허히 인정할 것을 마지막까지 당부한다. ‘나의 욕구를 억누르지 않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함께 일할 수 있을까? 궁극적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란 물음에 가장 현실적인 해법들을 제시한 이 책을 통해 감정과 본심을 숨긴 왜곡된 관계의 고리를 끊어내고 ‘나와 너’의 기적 같은 관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의 글 ★★★

일과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관계들을 맺고 있는가? 또 그 안에서 빚어진 크고 작은 갈등들은 얼마나 복잡한가?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구조를 생생한 사례와 함께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우리가 그 갈등을 통해 무엇을 발견하고 다시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철학적이면서도 매우 실용적으로 안내하는 이 ‘마음의 거리두기’ 이야기들은, 나에게도 읽는 내내 많은 이들의 손에 들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책이 되었다. 돌이키는 방법을 몰라서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냈거나 현재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이들이 있다면, 담담하게 이 책을 보면서 강한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깊은 숙고와 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분명히 수많은 이들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 확신하며 그러한 마음으로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 박재연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대표,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 저자





◎ 본문 중에서

우리가 관계주의자로 살면서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타인과 나 사이에 건강한 거리두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이 만성적으로 자기주장 결핍증을 안고 살아간다. 자기주장 결핍증을 안고 사는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와 너’의 관계로 살지 못하고, 늘 평가받는 ‘그것(es)’으로 살아간다. 자기주장이란 내가 상대방과 당당한 인격체로 만날 때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자기 목소리다. 어린 시절 늘 부모나 주변의 인정과 주목을 받지 못한 이들은 커서도 친구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자꾸만 부정평가를 불안해하는 ‘그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 89쪽

마음속 매니저를 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는 내 편이자 나의 보호자다. 늘 나를 위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주었다는 것에 감사를 표하고, 현재의 경험을 과거의 상처로부터 떨어뜨리면서 아픈 과거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전히 우리는 과거 부모님이나 친구, 타인에게서 ‘그것’으로 취급받으며 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내면의 목소리 역시 우리에게 해를 가하는 존재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내 안의 매니저와 단번에 멀어질 수는 없다. 과거의 나로부터 현재의 나를 서서히 분리하면서 거리를 두는 것만이 최선이다. 그래야만 지금, 여기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타인과 나와 너로 관계 맺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를 전문적으로 도울 수 있는 심리상담사에게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 104~105쪽

인사법도 마찬가지다. 카피르(Kaffir)라는 종족의 인사말은 “자네가 보이네. 네가 거기 있네”로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말의 “안녕하세요” 역시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출발하고 있다. 나, 너, 우리가 있고, 가족이 있어서 서로의 안녕을 묻는 것이 인사말이다. 관계는 버리거나 끝내거나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와 너, 너와 나 사이에 처음부터 있었던 선물이다. 부버는 ‘상대방을 그것으로 만나는 관계는 아직 번데기의 관계’라고 했다. 아직 더 성장해야 할 단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에서 내가 상대방을 ‘너’로 만나야 나비로 날아오를 수 있다. 나 스스로를 그것으로 여겼던 과거의 기억에서 거리를 둘 때라야 오늘 나와 너의 관계는 비로소 나비처럼 재탄생할 것이다.--- 134쪽

모든 리더는 한결같이 자신도 상대방이 일만 잘하면 말을 곱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이 막말에 가까운 거친 언사를 하는 건 모두 상대방에게 원인이 있다고 믿는 듯하다. 하지만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고, 어쩌면 언론에 나올 만한 실수가 터져 나올 수도 있다. 정말 상대방에게 작은 변화라도 일으키고 싶다면 잠시라도 행동과 존재를 구분하는 에포케를 연습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가 에포케 없이 판단만 앞서는 대화를 반복하면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데 즉시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과거에 머물러 현재의 대화를 할 수 없고, 상대방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스스로 주도적으로 파악하는 데 실패한다. 상대방 역시 대화에서 방어적인 상태가 되고, 변명과 같은 말만 늘어놓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상대방이 맞대응하면서 분노를 폭발시킬 수도 있다. 결국 자신의 존재가 나와 너로 존중받지 못한 것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 164~165쪽

어린 시절부터 내가 나를 당당하게 주장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며 부모와 건강한 심리적 거리두기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정 내에서 건강한 분화에 실패한 그는 성인이 되어서도 늘 누군가에게 필요한 ‘그것’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지니고 살았을 것이다. 결국 성인이 되어 본인의 가정을 꾸렸지만, 어린 시절 부모와의 ‘정서적 융합’을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누구나 원가족 시절 융합 경험을 전수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남편이나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나와 그것의 관계’를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따로 또 같이 거리두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가장 먼저 과거로부터 밀려오는 과도한 유기불안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현재의 남편이나 자녀와도 이런 과도한 유기불안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기 쉽기 때문이다. 거리두기에 실패하면 여지없이 다시금 ‘정서적 융합’을 재현하고 만다. 누구나 ‘나와 그것의 관계’로부터 적절한 마음의 거리두기가 필요한 이유다. --- 226쪽

구매가격 : 13,600 원

임포스터

도서정보 : 리사 손 / 21세기북스 / 2022년 01월 07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메타인지 학습법》 리사 손 교수가
늘 불안한 완벽주의 부모들에게 알려주는 좋은 생각의 길



◎ 도서 소개

“부모가, 아이에게, 가면을 벗어도 완전한 존재라는 걸 알려주세요.”

《메타인지 학습법》 리사 손 교수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알려주는 좋은 생각의 길

“늘 완벽해야 해”, “처음부터 잘해야 해”, “잘난 척하면 안 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이런 생각들과 함께 따라오는 가면들을 쓴다. 완벽해 보이는 가면, 천재 가면, 착한 아이 가면. 특히 공부와 학습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은 가면 쓰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여기면서 자란다. 그렇게 나 자신을 잃고 가면을 쓰면서 불안심리에 시달리는 현상, 즉 가면증후군을 겪는 ‘임포스터(Impostor, 남을 사칭하는 사람, 사기꾼을 의미)’로 성장하는 한국인들이 너무나 많다. 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불안감을 쉽게 끊어내지 못하고, 자녀에게 같은 가면을 대물림하기도 한다.
메타인지 심리학 전문가 리사 손 교수는 자신 역시 어린 시절에는 착한 딸, 좋은 학생, 성인이 된 후에는 완벽한 엄마, 훌륭한 교수로서 가면을 쓰고 살았다고 고백한다. 손 교수는 메타인지를 연구하면서 비로소 진실한 자신을 찾을 수 있었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학습과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와 아이들을 돕기 위해, 가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메타인지 실천법을 신간 《임포스터》 안에 담았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메타인지 학습법|리사 손 지음|21세기북스|2019년 6월 출간|15,000원
▶ 공부머리를 완성하는 초등 독서법|남미영 지음|21세기북스|2021년 5월 출간|18,000원
▶ 엄마의 자존감 공부|김미경 지음|21세기북스|2021년 7월 출간|18,000원


◎ 출판사 서평

리사 손 교수는 왜 임포스터에 주목할까? 임포스터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기 때문!

누구나 임포스터가 될 수 있다. 바라던 일이 잘되더라도 내가 마치 남들을 속이는 것만 같고, 실력이 아니라 운이 좋아서인 것만 같은 기분은 일상에서 숱하게 경험하지 않는가. 사실 임포스터 현상은 가면증후군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전 인구의 70%가 경험한다고 할 정도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어서 학계에서는 이를 질환이 아닌 경험이나 현상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만큼 흔한 이 현상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한다는 데 있다. 리사 손 교수는 특히 한국 아이들이 임포스터 현상으로 인한 고통을 더 자주 경험할 것으로 추측한다. 높은 목표와 성적만을 최고로 추구하는 한국에서 어린 학생들이야말로 임포스터의 고위험군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나 성적이 좋은 학생도 겉으로는 행복해 보일지 모르나 속으로는 많이 불안할 수 있다”라고 손 교수는 말한다. 임포스터 성향의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 비해 자기 실력이 부족하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적도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부모와 교사들에게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으로만 보이기 때문에 불안에 떠는 학생의 속마음을 알 길이 없다. 결국 이들은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혼자 발버둥치며 우울감을 느끼거나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손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한국 부모와 아이들에게 임포스터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어린 시절부터 이를 인지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 설명하고, 가면에 너무나 익숙해져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이미 임포스터로 살고 있는 이들에게 메타인지를 사용하여 진짜 자신과 만나는 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실수를 즐기는 아이,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부모가 되는
메타인지 실천법

우리가 가면을 쓰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내 모습을 보여주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은 부모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신의 실수와 실패를 가리는 목적으로 가면을 쓰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성공한다 해도 앞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두려움이 가면을 더욱 두텁고 단단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 리사 손 교수는 아이의 가면 속 심리를 알아보고 해결하는 방법으로 다시 한번 메타인지를 강조한다. ‘빠르게, 쉽게, 실수 없이’ 배우는 것이 좋은 학습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실수와 성공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타인지는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모니터링, 앞으로 더 알아야 할 내용을 익히기 위해 좋은 학습전략을 선택하는 컨트롤링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이 바로 가면의 존재를 ‘들키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리사 손 교수는 책 곳곳에서 가면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메타인지 실천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왔을 때 “우리 애 천재인가 봐!”, “우리 애는 모르는 게 없네!” 하며 배움을 완결 짓는 칭찬이 아니라, “이번 시험에서는 뭐가 어려웠어?” “여기서는 어떤 게 더 궁금해?” 하고 새로운 학습을 유도하는 칭찬을 해야 한다. 또한 아이가 잘 모른다고 해서 ‘우리 애는 공부머리가 없어’ 하고 금세 포기하기보다, ‘조금만 더 해보자’ 하고 생각을 돌이킨 뒤 아이를 기다려주는 용기를 가져보길 권한다. 부모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아이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일어나고 있다. 학습이 이뤄지려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거쳐 이것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손 교수는 일상 속에서 메타인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연습을 통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며, 혼자 힘으로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부모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목표와 성적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생각의 길,
학습곡선의 이야기를 찾아라

이 책은 완벽주의 부모들이 흔히 갖는 세 가지 생각의 오류를 극복하는 메타인지 사고법을 소개한다. ‘행복의 조건은 완벽주의다’, ‘우리 아이는 처음부터 다 잘해야 한다’, ‘인정받으려면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와 같이 가면을 쓰게 만드는 대표적인 사고방식들, 그리고 부모들의 잘못된 자녀교육 방식을 메타인지를 통해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는지, 흥미로운 심리 실험들과 함께 알려주고 있다. 동시에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배움의 길을 찾아가며, 이 길의 가치는 시험점수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만으로 평가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손 교수는 오직 가면에서 자유로운 어른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학습을 하는 상황에서 학습목표에 도달해가는 과정을 시각화한 것을 가리켜 ‘학습곡선(Learning Curve)’라 한다. 학습곡선은 무엇을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지는데, 처음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는 곡선이 있는가 하면, 초반에 완만한 상승을 보이다가 뒤늦게 치솟는 곡선도 있다. 이런 학습곡선은 아이마다 각기 다른 양상으로 형성되며,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형태 역시 천차만별이다. 한국 부모들의 가장 큰 문제는, 모두가 동일한 학습곡선을 가져야 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메타인지 연구에서는 각자의 학습곡선에 따라 느리고 어렵고 실수가 수반되는 학습을 더 좋은 학습으로 보는데, 시험성적이라는 목표에만 집착하면 평균과 성공의 틀에 아이로 하여금 자신을 읽어버리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 역시 자신만의 학습곡선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영영 가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수 있다. 리사 손 교수는 이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가면으로부터 자유로운 어른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건강한 믿음을 불어넣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비록 거북이처럼 느리고 실수투성이더라도 끝내 자기만의 방식대로 성공의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말이다.”
3년 만에 신간 《임포스터》로 돌아온 손 교수는 단순한 학습법 이상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의 성장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살다 보면 가면을 완전히 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때로는 가면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장 멋진 가면은 ‘나 자신’이라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가면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도 괜찮다’는 위로의 말이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독자들의 마음에는 가면을 벗고 자신만의 성장의 길을 찾아갈 용기가 차오를 것이다.

◎ 책 속으로

이 책을 쓴 첫 번째 이유는 임포스터로서 가면을 쓰고 살았던 내가 어떻게 진실한 나 자신을 찾게 되었는지 그 변화 과정을 나누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가면에 익숙해져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메타인지를 사용하여 진짜 자신과 만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포스터이즘과 관련된 심리학 실험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사람들이 왜 임포스터 가면을 쓰는지, 그리고 그 가면을 왜 유지하거나 벗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처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아이가 감정 표현을 배운다고 해서 혼자 했던 생각들을 다 꺼내놓는 것은 아니다. 메타인지는 내면에 숨겨져 있는 생각들이고, 그중에 무엇을 밖으로 펼치고 무엇을 안에 담을지는 온전히 아이가 선택할 문제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부모라면 아이가 임포스터이즘에 빠지지 않도록 잘 안내해줘야 한다. 우선 아이 스스로 울고 싶을 때는 울고, 화내고 싶을 때는 화를 내고, 짜증이 날 때는 짜증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때,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와 마주하고 만날 수 있다.
- 〈가면이 위험해지는 이유〉 중에서

시험점수만 신경쓰는 부모는 아이에게 엄청난 부담감을 떠안긴다. 아이가 100점을 받아 오더라도 “시험은 어땠어? 헷갈렸던 문제도 있었어? 어떤 문제가 제일 어려웠니?” 하고 재차 물어주는 것이 좋다. 또 시험 한번에 인생 전체가 달린 것처럼 심리적으로 무거워질 필요가 없다고 격려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성적을 잘 받아 온 아이에게는 “이제 됐다! 내 새끼 진짜 똑똑한걸!” 같은 말보다는 “잘했어! 그런데 앞으로는 어떤 걸 더 배우고 싶어?”라고 묻는 것이 아이의 성장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메타인지 학습법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나간 시험점수에 목을 매기보다 추후의 학습방향에 대해 모니터링과 컨트롤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할 때, 아이는 학습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생각 버리기〉 중에서

성인이 된 후로 나는 ‘어릴 적부터 특별히 잘하는 건 없고, 그저 운이 좋아 일이 잘 풀렸을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항상 가면을 쓰고 다녔다. 그래서 늘 불안했다. 그러나 부족함 속에서도 노력을 통해 결국 해내고야 마는 내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나의 과거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실수하고 극복해내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그저 ‘운’만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메타인지 모니터링을 실천하고 실수를 통해 컨트롤을 해오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내게 가면을 벗을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 〈착한 딸 가면을 쓴 아이가 완벽주의 엄마가 된다〉 중에서

구매가격 : 14,400 원

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도서정보 : 이호정 / 21세기북스 / 2022년 01월 21일 / EPUB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꾸준함은 기적일지도 몰라!”

베스트셀러 《나도 손글씨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저자
하오팅캘리의 펜 하나로 시작하는 다꾸 ‘꿀팁’ 수록!



◎ 도서 소개

세상의 모든 게으른 완벽주의자와
부지런한 무계획자를 위한 일상기록법!

당신이 기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기록을 꾸준히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어떤 날은 쓰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서 펜을 잡고 단숨에 몇 페이지를 넘기며 기록을 하지만, 어떤 날은 피곤하고 쓸 만한 이야기가 없어서 몇 글자도 제대로 적지 못한 채 기록을 포기하기도 한다. 수많은 ‘기록 덕후’들의 마음을 훔친 자칭타칭 일상기록자인 저자도 이 책을 시작할 때 ‘내가 왜 기록이라는 것을 하고, 또 꾸준히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이겨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사소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붙잡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 전작 《나도 손글씨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를 통해 손글씨의 매력과 잘 쓰는 방법을 알린 저자는, 이번 신작을 통해 하오팅캘리만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속 기록의 이유, 기록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다양한 꿀팁들을 전수한다.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의 작은 기록들도 추억할 수 있는 하루를 만들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기록이란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적고, 남기고 싶은 것을 남기는 것

“Q. ‘기록이라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면요?
A. 누군가의 딸이자 친구, 작가, 선생님이 아닌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이자 존재.“

_본문 중에서

한 달도 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 다이어리. 앞쪽만 빼곡한 채 어딘가에 처박혀버린 노트. 매년 올해는 다이어리 한 권을 다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사지만, 날이 풀리고 꽃이 피는 3월엔 내 마음도 같이 풀려 버리는 것일까. 일상을 기록하고 순간을 추억하기 위해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기로 한 결심을 ‘꾸준히’ 지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어느 순간 반복되는 일상을 기록하다 보니 매번 똑같은 글만 쓰는 것 같고, 똑같은 글만 쓰다 보니 더 이상 쓸 말도 없다. 오히려 핸드폰 메모장에 간략히 적은 메모가 일상을 더 잘 기록한 것 같고, 포스트잇 메모지에 급하게 휘갈겨 쓴 글씨가 더 예쁘게 기록된 것만 같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빈 페이지들을 보며 ‘역시나 나는 꾸준함과는 거리가 멀구나’ 하는 자책감으로 괴로워하기 일쑤다.
그러나 저자는 기록이란 대단하거나 완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남기고 싶은 것을 남기되, 모든 포커스가 ‘나’를 향해 있을 때 비로소 기록은 완전해진다. 때론 딱 한 개의 단어일지라도, 혹은 단 한 장의 사진일지라도 나만의 것을 담아낸다면 이미 충분한 기록이다. 당신의 사소한 일상도 차곡차곡 쌓다 보면 어느 순간 가장 특별한 이야기로 오래도록 반짝일 것이다.

“문구 덕후, 일상기록자가 되다!”
특별한 도구 없이 펜 하나로 시작하는 ‘슬기로운 기록생활’

[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TIP]
◆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은 방법으로! ◆
1. 글씨 대신 그림으로: 그날의 대표적인 것 한 가지를 그림으로 그려 넣어보자.
2. 자급자족! 아이템 활용하기: 때론 단순한 포장지, 영수증 한 장이 하루를 충분히 기록해준다.
3. 칸 채우기가 부담스러울 때: 주어진 틀이 아닌 내 일상에 맞춰 직접 칸을 그려보자.

공부하기 싫어 노트 한쪽에 의미 없이 하던 낙서, 한쪽 귀퉁이를 항상 둥근 햇님으로 채우던 그림일기, 매일 만나도 할 말이 많던 교환일기, 예쁜 필기를 위해 형형색색으로 준비하던 필기구 등 우리는 사실 아주 예전부터 다양한 기록을 여러 방법으로 해오던 사람들이다. 기록을 ‘별 것 아닌 시시콜콜한 것들의 모음’이라고 칭하는 저자도 자신의 기록생활은 ‘문구 덕후’이던 어린 시절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전작 《나도 손글씨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로 4주 완성 손글씨 교정 커리큘럼을 안내했다면, 이번엔 신작 《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을 통해 하오팅캘리만의 다양한 ‘꿀팁’과 기록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기록을 한층 더 풍성하게 해줄 도구들을 소개한다. 나아가 그동안 저자가 직접 기록해온 생생한 사진 자료들을 더해 독자들의 기록생활을 돕는다.
무언가를 지속하게끔 하는 것은 아주 작은 성취감에서부터 시작된다.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붙잡아 추억할 수 있는 하루로 만들어나가는 기록법에도 특별한 정도(正道)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한 장씩 넘기며 읽다 보면 출근길에 올려다본 어스름한 하늘, 오늘 점심에 들렀던 카페의 영수증, 저녁에 봤던 영화의 티켓, 잠깐 끄적인 낙서도 어느새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만의 멋진 기록이 될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
▶ 아주 보통의 행복|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2021년 7월 21일 출간|17,000원
▶ 무조건 행복할 것|그레첸 루빈 지음 | 전행선 옮김|21세기북스|2021년 10월 13일 출간|22,000원

◎ 본문 중에서

의미 없는 기록은 없다.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쓰고 싶은 대로 쓰자.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써넣을 준비만 되어있다면 우리는 기록을 통해 한 층 더 단단해지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 당신이 기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_7쪽】

생각해보면 지금 사용하는 노트에 정착하기까지 정말 많은 노트들을 거쳐왔다. 그야말로 다이어리 유목민이었는데, 매해 연말이면 경쟁이 치열하다는 스타벅스의 커피 스탬프를 모아 교환했던 다이어리도 써보고, 디자인 문구 쇼핑몰을 하루에도 수십 번 들락날락하면서 이 노트 저 노트 비교해보며 구매했던 때도 있었다.
【PART 1. 준비운동: 기록을 하기 전에_13쪽】

좋았던 순간도 힘들었던 순간도 빼먹지 않고 기록하다 보면 알게 된다. 좋았던 순간은 내가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힘들었던 순간은 그 당시엔 괴로운 일이었다 할지라도 나중에 보면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경험이며, 나의 밑거름이자 자양분이 됨을.
【PART 2. 마음가짐: 우리는 기록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_71쪽】

이렇게 당일의 일기처럼 생생하고 또 이것저것 알차게 쓰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뭐라도 써서 하루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을 땐 먼슬리 페이지가 딱이다. 굳이 길고도 구구절절한 글이 아닌 단어 몇 개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PART 3. 시작하기: 펜 하나로 시작하는 슬기로운 기록생활_104쪽】

주어진 틀은 기록을 도와주는 역할이지 절대적인 역할은 아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다면 때론 과감하게 벗어나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ART 3. 시작하기: 펜 하나로 시작하는 슬기로운 기록생활_126쪽】

써놓은 일들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날의 할 일들을 알고 해내기 위해 움직이는 것, 하지 못한 일들은 왜 못했는지 스스로 피드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PART 3. 시작하기: 펜 하나로 시작하는 슬기로운 기록생활_138쪽】

배송을 기다리는 그 짧디 짧은 순간이 싫은 것도 있지만 서점에서만 맡을 수 있는 책 냄새, 이미 살 책을 고르고 간 것이지만 괜히 이것저것 보고 고르는 재미, 무튼 그 번거로운 것들 속에 숨겨져 있는 시간과 감각들을 좋아합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일기를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부록 | Q&A: 무엇이든 물어보세요_171쪽】

구매가격 : 14,400 원

이시원의 영어 대모험 13

도서정보 : 박시연 / 아울북 / 2022년 01월 21일 / PDF

지원기기 : PC / Android / iOS

초등학생 97.3%가
“영어에 흥미가 생겼다!”고
응답한 바로 그 책!



◎ 출판사 서평

이시원표 초등영어 학습만화 탄생!
“영어가 안 되면~”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CM송과 쉬운 영어 학습 강의로 알려진 시원스쿨. 시원스쿨의 메인 강사이자 대표인 이시원 선생님을 드디어 학습만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시원스쿨 기초영어 콘텐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은 이시원표 초등영어 학습만화입니다.
영어는 지구상의 수많은 언어 중에서도 공용어로 꼽힐 만큼 중요하고, 필수적으로 익혀야 할 언어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수준에 맞지 않는 영어책과 과도한 학습량을 만나 영어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 버립니다.

이시원 선생님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만화 속 시원 쌤 캐릭터로 변신했습니다. 파리만 날리는 예스어학원의 시원 쌤은 사실 예스잉글리시단의 비밀 요원으로, 위기에 처한 영어 유니버스를 구하러 떠나지요. 영어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시원 쌤과 함께 모험을 하다 보면, 시원스쿨 특유의 쉬운 영어 학습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고, 영어의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 개성 넘치는 만화 속 캐릭터로 변신한 시원스쿨 대표강사 이시원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만화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유쾌한 성격 만큼이나 탄탄한 영어 실력을 갖춘 시원 쌤, 그리고 어린이들이 공감할 만한 영어 고민을 가진 예스어학원 신입생들의 모험을 따라가 보세요. 만화 속 핵심 영어 문장이 머리에 남는 것은 물론,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생깁니다.

* 시원스쿨 기초영어 콘텐츠의 노하우를 접목한 학습법
책 속의 또 다른 책 ‘예스어학원 수업 시간’에서 시원스쿨의 노하우가 살아있는 초등영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필수 단어 30개와 핵심 문법 3가지는 빠르게 영어 말문을 열어 주는 단어 연결법을 적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시원스쿨의 차별화된 학습법을 통해 다양한 영어 문장을 익힐 수 있습니다.

* 만화로 생긴 흥미를 영어 실력으로 만들어 주는 학습 과정
만화 속 이야기가 학습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나도록 구성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만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영어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만화 속 대사를 영어로 표현해 보는 말하기 시간, 영어에 대한 배경지식을 심어 주는 이야기 시간 등 만화를 통해 얻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탄탄한 영어 실력으로 만들 수 있는 학습 과정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진짜 이시원 선생님의 강의와 원어민 발음 듣기 제공
책 곳곳에 들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시원스쿨 이시원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와 원어민 영어 발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눈으로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 진짜 이시원 선생님이 진행하는 영어 수업을 보고, 필수 영어 단어를 원어민 발음으로 들으면 한층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 언제 어디서나 재미있게 영어 단어와 친해질 수 있는 딱지 수록
영어 단어는 많이 보고 반복해서 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이들이 영어를 한층 더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귀여운 캐릭터와 영어 단어가 들어 있는 딱지를 특별 부록으로 담았습니다. 딱지를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다가 심심할 때마다 꺼내서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 단어와 친해질 수 있습니다.

* 초판 한정 〈영단어 브로마이드〉도 놓치지 마세요!




◎ 13권 줄거리

드레이크 해적단이 세계 일주를 하고 있는 339 유니버스!
시원 쌤, 수상한 점술가의 정체를 밝히고 해적단의 해체를 막아라!

유명한 해적, 드레이크가 있는 339 유니버스에 도착한 시원 쌤과 친구들!
그곳에서 여왕의 명을 받아 세계 일주 중인 드레이크 해적단을 만나게 된다.
해적의 맹세를 하며 드레이크 해적단의 일원이 된 예스잉글리시단!
그런데 드레이크 선장이 어쩐지 이상하다!
형제 같은 선원들에게 괴상한 명령을 마구 내린다.
막내 해적 엘리의 말에 따르면 선장이 변하기 시작한 건
무인도에서 이상한 보물 상자를 발견한 다음부터라는데……
한편, 조난자 신세로 해적단에 합류하게 된 점술가, 트리크라다무스!
그는 드레이크 선장이 보물을 독차지하기 위해
선원들을 배신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점술가의 말에 넘어간 선원들은 하나둘 참아 왔던 불만을 터뜨리고,
드레이크 해적단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과연 예스잉글리시단은 드레이크 해적단을 화해시킬 수 있을까?

구매가격 : 9,6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