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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쿼레이드 1

도서정보 : 송윤 / 동아 / 2013년 09월 3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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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가을밤, 만월에 취한 가면무도회.
“너 이름이 뭐야?”
신분조차 밝히지 않았거늘, 이름을 대라는 황당한 요구에 선뜻 답이 없는 건 당연했다.
“저와 두 번 만나시렵니까.”
“아니, 그건 아니지만.”
“헌데 아셔서 무얼 하려 그리 물으십니까.”
“이름은 상관없잖아. 이 바닥에 같은 이름이 한둘이야? 이름이 뭐야?”
그래도 막무가내다.
도대체 어느 가문의 여식이 저렇단 말인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혹, 19세라 하면 아직 데뷔하지 않아 그가 모르는 여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알게 되어도 내년쯤이 될 것이다.
그리 고심하던 중 남자는 흠칫 생각을 멈추었다.
갑작스레 치솟은 호기심을 문득 자각한 탓이다. 그는 자문했다.
나는 그녀가 누군지 알고 싶은 건가?
- 웃음을 보이지 않는 철벽재상 르준 반 디시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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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쿼레이드 2

도서정보 : 송윤 / 동아 / 2013년 09월 3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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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가을밤, 만월에 취한 가면무도회.
“나가.”
“머물라 하신 분은 영애입니다.”
“당신이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인 줄 알았나. 얼른 나가. 안 가니?”
“관심이 생겼습니다.”
“뭐가?”
“흥미롭습니다. 영애 말입니다.”
그녀가 은근히 눈웃음을 지었다.
이리 물고 늘어지는 걸로 보니 자신이 어떤 근본 없는 가문의 여식인지 궁금하긴 한가보다.
헌데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가 줄 것 같으랴.
“사람을 앞에 두고 흥미가 생겼네 뭐네 하는 거 보니 너도 참 예의가 없구나.”
순식간에 굳는 낯을 마주한 그녀는 배를 부여잡으며 깔깔대고 싶었다.
세상에나 어쩜 사람이 이렇게 재미없을 수가.
한마디, 마디마다 받아칠 답을 찾지 못하는 양이
진정 농담이라고는 쥐뿔만큼도 모르고 살아온 목석같았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 남자는 누굴까?
- 한 송이 꽃처럼 병약한(?) 2왕녀 일리야 브리에리스 네이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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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해 1권

도서정보 : 김애정 / 동아 / 2013년 10월 3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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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한테 저는 뭐였어요?” 스물한 살의 그녀는 보통의 또래와 달리 전혀 꾸미지 않고 수수하기만 한데도 빛이 난다 싶을 만큼 단정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언제 목이 꺾여 꽃 머리가 떨어질지 몰라 불안한 작약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 채 위태한 아름다움 같은 걸 저도 모르게 초연하니 흘리고는 했다. 그렇게 그녀는 부서질 듯 웃고, 사그라질 것처럼 걸었다. “사랑만 빼고 다 드렸어요. 아직 저한테 얻을 게 남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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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해 2권

도서정보 : 김애정 / 동아 / 2013년 10월 3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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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 네가 어딜 가든…… 나는 따라갈 거다. 만약 네가…… 죽고 싶어지거든 그래도 좋아. 나도 따라가면 그뿐이니까. 네가 곧 나라는 걸 잊지 마라, 사해야." 그의 속삭임은 꿈결 같았다. 아무리 두 눈을 깜빡여 봐도 저를 마주보는 것은 분명 그였고 제 뺨을 쥔 것도 진짜 그였다. 슬플 때만 눈물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너무 감당하기 힘든 사랑고백을 받았을 때도 눈물이 난다. 너와 함께 죽겠다 할 만큼 사랑한다고, 그가 말할 때. "네가 죽으면 나도 죽을 만큼, 사랑해. 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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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량전에 걸린 달

도서정보 : 이남희 / 동아 / 2013년 11월 14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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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자식 6권(완결)

도서정보 : 비아 / 동아 / 2013년 12월 31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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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의 절대자이자 흑마법사 백강석. 그가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지구로 귀환했다. 러시아에 운석이 떨어진 날 이후. 지구 곳곳에서 이상한 증후가 시작되었다. 많은 유성과 변화하는 인간들. 그 속에서 진행되는 치밀한 음모와 계략. "날 건드린 걸 죽을 때까지 후회하게 해주지." 세상을 놀라게 하기 위해 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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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매혹

도서정보 : 장현미 / 로담 / 2013년 08월 29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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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을 잔혹하게 짓밟고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던 첫사랑이 돌아왔다. 그의 모든 것을 쥐고 흔들었던 그녀. 이제 반전의 때가 왔다. 그의 차례가 온 것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감정을 버린 차가운 인형이 되었다. 하지만 그를 잃는 것만은 견딜 수 없었다. 십 년 만의 재회, 이제 다시 그를 손에 넣을 것이다. 불같은 남녀의 사랑,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시작된다. “차설희, 날 원해?” “그래, 널 원해.” 진심으로 자신을 갈망하는 눈동자에 그가 웃자 그녀의 눈빛이 짙어졌다. 그녀의 귓가로 다가온 그의 입술이 열렸다. “내가 말했지. 날 갖는 방법은 단 한 가지라고. …네가 내 여자가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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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연

도서정보 : 청휘 / 로담 / 2012년 05월 20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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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회를 통하여 맺어진 인연, 기연機緣 “그 분과의 기억이 도륙당하는 것 자체가 끔찍하고 참담합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의 추억 따위는 만들지 않으려 합니다.” 그에게는 멀어지는 것만이 최선이었지만, 이미 마음은 온통 그로 물들어 버렸다. “……뭐 하러 떠난단 말인가! 그대가 없으면 어차피 나는 껍데기밖에 없는 죽은 목숨인 걸……. 어디로 가야 그대를 만나오? 어디로 가야…….” 감미로운 열락의 해독제인 그녀에게 맹목하게 된 순간, 연기처럼 그녀가 사라졌다. 만나선 안 될 인연이 맺어짐으로 결과는 예측불가의 암흑 속으로 빠져들지만, 그는 절대로 그녀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 죽음도 초월한 궁극의 기연!! <> 강어는 모친이 뭐라거나 말거나 무조건 못 들은 척 하고 고집을 피울 참이었다. 우안에게 번듯한 집안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녀와의 혼사를 진행시키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거라 그는 간단히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저고리 고름을 잡아당겨 후루룩 풀어내고 속적삼도 벗겨냈다. 하얀 어깨와 봉긋하게 골이 팬 젖가슴이 드러나자 그의 욕정이 그를 꿀꺽 집어 삼켰다. 이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무아지경이었다. 허리끈을 풀어 버리자 치마가 후루룩 양파 껍질 벗겨지듯 바닥으로 툭 떨어져 내렸다. 그와 동시에 드러난 젖가슴이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서인지 유두를 꼿꼿이 세우고 그를 반겼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쭉쭉 빨다가 서서히 고개를 내려 그녀의 젖가슴을 입 안 가득 담고 정신없이 빨아 들이켰다.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져만 가고 사위가 벌겋게 차올라 심장이 귀 옆에서 두근거리는 것만 같았다. 헐떡거리며 그녀의 젖가슴을 물고 다른 한 손으로는 풍만한 가슴 전체를 손바닥 전체로 감싸 쥐고 찹쌀 반죽하듯 쫄깃쫄깃 감겨오는 그녀의 젖가슴을 휘휘 짓뭉갰다. 손바닥 아래 짓눌린 와중에도 유두가 꼿꼿이 솟아 그의 손바닥을 콕콕 찔러댔다. 그는 천천히 다른 손을 내려 그녀의 속곳 끈도 훌렁 벗겨내 버렸다. 이미 그녀의 몸은 눈을 감고라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아낼 만큼 너무도 익숙해져 버렸다. 속곳이 벗겨지자 그녀가 허벅지를 오므리고 몸을 경직시켰다. 그는 젖가슴을 쭉쭉 소리 내어 빨다말고 그녀의 허벅지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나리이…….” 젖가슴을 빨리던 그녀가 간드러지는 신음을 쏟아내며 목을 뒤로 젖혔다. “닷새나 참으라니…… 그대는 진정 너무하오!” 그는 참지 못하고 늘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허벅지 안쪽 연꽃처럼 붉게 만개한 여인의 속꽃 속으로 머리를 들이 밀었다. 활짝 그녀의 허벅지가 열리며 그의 머리를 받아들였다. 허벅지는 연꽃의 잎새요, 안에 피어난 붉은 술은 연꽃의 꽃술이요,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즙은 꽃물이라. 그는 꽃술에 코를 박고 뭉그적뭉그적 비벼대다가 혀로 슬슬 그것을 핥아 보았다.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이파리를 슬쩍 열고 안쪽에 감춰진 윤기 좔좔 흐르는 진홍빛 과실을 내려다보며 부러 입김을 훅하고 불자 그녀가 자지러졌다. 몸을 빳빳하게 경직시키며 그녀가 전율하는 것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며 이번엔 혀를 꼿꼿이 세워 진홍빛 과실을 혀로 빗질하듯 슬슬 쓸었다. “옴마야! 으응…….” 늘 단아한 어조로 고저 없이 건조하게 말하는 그녀가 유일하게 묘한 소리를 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빗질을 위아래로 해대고 좌우로도 해대다가 빙글빙글 원을 만들며 그녀의 과실을 괴롭히자 그녀가 파닥파닥 엉덩이를 이리 튕기고 저리 튕기며 신음도 내뱉지 못하고 할딱이는 숨소리만 가까스로 토해냈다. “좋소?” “흐응…….” 묻는 질문에 그녀는 대답도 못하고 야릇한 콧소리 섞인 신음만 내뱉을 따름이었다. 다시 혀를 내려 이번에는 콩나물을 쪽하고 빨아들이듯 그녀의 과실을 쪽쪽 혀로 받쳐 들고 입 안으로 흡입했다. “아아앙…….” 이리도 귀여운 목소리를 듣게 될 날이 올 줄이야. 슬쩍 고개를 들어 올려 벽면에 여전히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오만상을 찡그리며 헐떡거리는 우안을 올려다봤다. 풍만한 젖가슴에 땀이 차서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언뜻 보면 몸에 윤기가 흐르듯 보여 뇌쇄적이었다. 가슴골로는 맺힌 땀방울들이 졸졸 흘러 내려 색기가 좌르르 흘렀다. 그에게 실컷 괴롭힘을 당했던 유두는 딱 그의 입 모양처럼 부어올라 탱탱하게 솟구쳐 그의 색욕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슬며시 입 꼬리를 늘이며 이번엔 손가락을 준비시켰다. 손가락 두 개를 슬쩍 그녀의 즙이 흘러내리는 화구에 대고 슬슬 문질렀다. “아앙…….” 이젠 신음소리만 들어도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문질러대던 손끝을 슥 하고 안으로 밀어 넣자 오밀조밀 밀려드는 살들의 향연이라니. 속살에 감춰진 근육들이 팽팽히 손가락을 집어삼키며 환영하고 있었다. 그는 보란 듯이 가만히 움직임을 멈췄다. 혀로 찰박찰박 그녀의 과실을 핥으며 약만 올리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가 근육을 경직시키며 아래쪽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느껴졌다. “말해 보시오. 그대 음성을 듣고 싶소.” “무슨…… 하아…….” 두 음절도 가까스로 말하고 있었다. “어찌하길 원하오!” “하아…… 하아…… 제발…….” 그녀가 하체를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자 그가 움직이지 않는데도 저절로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내부에서 조금씩 너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제법이오! 스스로 움직이며 욕망을 채우려 하다니. 너무 음란하지 않소?” 그의 힐난 어린 말에 우안이 볼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그런 여인이…… 아닙니다. 아하…….” 말은 그렇게 하면서 얼굴엔 붉은 정염이 가득 번져 있었다. 정말이지 이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장치나 기계가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남겼으리라. 그렇다고 화공을 불러 이 모습을 그려 달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런 모습은 그 홀로 감춰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은 것이지 다른 누군가와 공유할 마음 따위는 없었다. 색정적인 그녀의 모습에 취해 헐떡거리며 서서히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이미 빳빳하게 솟구칠 대로 솟구친 그의 양물이 당장이라도 뻗쳐올라 그녀의 화구로 뛰어 들어갈 기세였다. 아릿하도록 저려오는 거센 힘에 그도 점차 견딜 수 없는 황홀경에 빠졌다. 손가락으로 그녀를 한껏 유린한 그가 바지를 훌렁 벗고는 그녀의 아래쪽 묽은 즙을 줄줄 흘리는 화구에 불쏘시개처럼 부풀어 오른 그의 양물을 턱하니 갖다대자 물기가 솟아올랐다. “아흣!” 닿기만 했는데도 우안이 죽을 듯이 몸을 비틀며 신음했다. 그녀의 다리를 잡아당겨 방바닥에 대자로 눕힌 뒤, 벌어진 다리 사이에 양물을 밀착시키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여 보았다. 단지 밀착만 시켰을 뿐인데 그녀가 제 젖가슴을 쥐고 꿈틀대며 까무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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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열대야 1권

도서정보 : 서향 / 로담 / 2013년 05월 1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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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없는 심장의 주인, 강홍연 ‘한국 최고 그룹 오너의 딸로 태어나, 현재는 최연소 부사장이 되었다. 이성 관계 깨끗하고, 스캔들 한 번 터진 적 없는 워커홀릭이다. 냉혹하지만 일할 때만은 지독하게 열정적인 여자다.’ 그가 알아낸 그녀의 정보는 이랬다.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재벌가의 딸.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어 보이는 그녀를 본 순간 그는 예감했다.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과 열망을……. 노련한 사냥꾼, 문태하 ‘밑바닥부터 시작해 현재는 막강한 대기업 전무로 인정받고 있는 기대주이다. 매력적으로 잘생긴 얼굴과 이지적인 분위기로 모든 여성들의 대대적인 편애를 받고 있다. 무뚝뚝하고 냉철하며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인재다.’ 그녀가 수소문한 바에 의하면 그는 이런 사람이었다. 약점 하나 없어 보이는 젠틀맨. 사막보다 건조하고 황폐한 그를 본 순간 그녀는 예감했다. 거부할 수 없는 열기와 전율을……. <> 태하가 바 메르시에 도착해 안쪽을 살폈다.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 턱을 괴고 앉은 홍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눈이 서서히 가늘어졌다. 긴 목과 섬약한 어깨선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듯 선을 그리고 있었다. 가만히 그녀의 옆얼굴을 바라봤다. 깊고 처연한 슬픔이 고독과 뒤섞여 검고 푸르게 차오르고 있었다. 우아하게 틀어 올려 정수리 뒤에 고정시킨 그녀가 서서히 시선을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이미 몇 잔 비웠는지 위스키 병의 반쯤이 비워져 있었다. “일찍 온 모양이군.” 그녀가 투명한 립글로스를 발라 입술 색깔만 엷게 표현된 분홍빛 입술을 천천히 휘어 올렸다. 무언가 이상하다. 팽팽하게 조율되어 있어 한 치의 틈도 용납하지 않았던 강홍연이 아니었다. 그가 곁에 앉아 그녀의 엷은 브라운 빛 동공을 쳐다봤다. 탁자 위에 밝혀둔 자그마한 우즈윅 촛대에서 오묘한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의 눈동자가 촛불을 바라본 덕분에 그녀의 눈동자 빛깔도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나?” 홍연이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턱을 괸 채로 다시 야경을 응시했다. 만사 귀찮다는 표정이 권태로워 보였다. 그가 말을 걸지 않았을 때까지만 해도 머금고 있던 푸르고 시리던 한기는 이미 사라졌다. 자신의 감정을 절대 노출하지 않도록 훈련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굴었다. “의외더군. 강홍연 씨가 먼저 나를 찾을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어.” “내가 왜 좋아요?” 갑자기 날아든 스매싱에 그는 망설임 없이 맞받아쳤다. “첫눈에 반했다는 유치한 대답밖엔 해줄 말이 없군.” “정말 유치하네.” 그녀가 입술 끝을 잔혹하게 비틀어 올렸다. “그 감정이 결혼까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것인가요?” 턱을 괴고 나른하게 앉아 있던 그녀가 천천히 허리를 곧추세우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똑바로 정시했다. 그녀가 이렇게 정색하고 자신을 바라볼 때면 관능의 물결이 전신을 휘덮어 야성적인 본능에 사로잡히고 만다. 노골적인 열망을 담고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을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다른 여자들 따윈 그대로 끌고 호텔 룸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지만, 강홍연은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 뺨따귀 정도는 미리 각오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강홍연은 철저히 금욕적인 여자가 아니던가! 왜 갑자기 그를 향해 자신의 본능을 고스란히 열어 보인단 말인가! 그가 미간을 좁히고 그녀를 꿰뚫을 듯 지독하게 응시했다. “결혼은 좀 이르지 않나?” “그렇죠. 당신의 사귀자는 제안은 됐어요. 곧 서른을 앞둔 재벌가의 후계자가 연애를 하는 건 아주 위험한 짓이에요. 차라리 나랑…… 잘래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귀는 건 싫은데 섹스는 가능하다, 말하는 여자의 본심을 그가 감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자신을 버리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금 그녀의 태도는 놀랍도록 냉철했고, 그녀의 제안은 마치 사업 제안서를 내놓듯 간결했다. 단순한 타협만으로도 자신을 품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여자. 그렇다면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는데, 혀끝이 썼다. 부유한 집안의 여식이기 때문에 그를 같잖게 보고 이렇게 지분거리는 것이라면 용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원수 집안의 딸이 아닌가! “나를 가지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쿡쿡!” 그녀가 간헐적으로 몸을 떨며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당신 같은 남자를 어떻게 가지고 놀아요? 당신이 먼저 나에게 흥미를 보였으니까, 난 당신에게 섹스 파트너가 되어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적어도 당신에게 성적인 흥미는 느끼고 있으니까.” 도무지 이해불가였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태도 변화에 혼란스러운 건 그였다. “하나…… 조건이 있어요.” 태하가 경직된 얼굴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의 시선이 소름끼치도록 냉정하고 서늘해졌다. “결혼해요. 그게 조건이에요.” 갑자기 연타로 잽이 날아들었다. 뇌가 얼얼하도록 흔들리는 그런 엄청난 힘이 실린 잽. 이건 예상에도 없던 전개였다. 강민국이 먼저 제안했던 것을 채 3개월도 채울 필요도 없이 갖게 생겼다. 그러나 한 가지, 강민국과 강홍연이 동시에 그를 자신들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려 한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홍연에게 이유를 묻는데도 절대 이유를 순순히 알려줄 그녀가 아니었다. “일어나.” 홍연이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따라와. 우선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그가 그녀의 팔뚝을 잡아 일으키자, 이미 취기를 느끼는 그녀의 몸이 조금 휘청거렸다. 태하는 팔을 뻗어 그녀의 겨드랑이 아래쪽으로 손을 밀어 넣어 그녀를 부축했다. 그는 곧장 홍연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그의 집으로 이동했다. 일류기업의 장녀와 호텔로 이동하는 건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기에 굳이 그의 집을 선택했다. 태하는 그녀를 부축해 현관을 열고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홍연이 휘청거리며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 태하는 상의 재킷을 벗어두고 그녀 앞에 한 무릎을 접고 앉았다. 홍연이 초점 없는 눈동자로 그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무표정한 여자, 감흥 같은 건 모를 것 같은 도자기 인형처럼 흠결 하나 없이 완벽한 미인. 그나마 취기 때문에 몽롱해진 눈동자가 살가웠다. 그가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날카로운 턱 선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녀가 흠칫 놀라더니 미간을 촘촘하게 구겼다. “뭐죠?” “결혼하자며?” “그런데요?” “통과의례라고 생각해.” 태하가 손으로 그녀의 턱을 감싸 쥐더니 서서히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녀의 몸이 자연스럽게 뒤로 점점 젖혀졌다. 그를 자신도 모르게 자석의 반대 극처럼 밀어내려 했지만, 이미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낙인을 찍었다. 홍연은 가만히 석상처럼 굳은 얼굴로 어떤 감흥도 없다는 듯 텅 빈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키스. 태어나 처음 해 보는 것이었다. 홍연은 분석하듯 그의 입술이 닿은 자리를 느껴 보았다. 뜨거운 무언가가 닿은 듯 얼얼하고, 닿았다는 감촉 자체보다 더 에일 듯한 감각이 전신을 뜨겁게 휘감았다. 그녀의 발바닥에서부터 불붙은 열기가 빠른 속도로 모든 혈관을 지배했다. 살갗을 태울 것 같은 열기가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늘 기초체온보다도 낮아 몹시 추위를 느끼던 그녀가 지금은 체온이 견딜 수 없이 뜨거워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 너무 놀란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셔츠 깃을 꽉 움켜쥐었다. 멋모르고 덤빈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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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열대야 2권

도서정보 : 서향 / 로담 / 2013년 05월 16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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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없는 심장의 주인, 강홍연 ‘한국 최고 그룹 오너의 딸로 태어나, 현재는 최연소 부사장이 되었다. 이성 관계 깨끗하고, 스캔들 한 번 터진 적 없는 워커홀릭이다. 냉혹하지만 일할 때만은 지독하게 열정적인 여자다.’ 그가 알아낸 그녀의 정보는 이랬다.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재벌가의 딸.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어 보이는 그녀를 본 순간 그는 예감했다.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과 열망을……. 노련한 사냥꾼, 문태하 ‘밑바닥부터 시작해 현재는 막강한 대기업 전무로 인정받고 있는 기대주이다. 매력적으로 잘생긴 얼굴과 이지적인 분위기로 모든 여성들의 대대적인 편애를 받고 있다. 무뚝뚝하고 냉철하며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인재다.’ 그녀가 수소문한 바에 의하면 그는 이런 사람이었다. 약점 하나 없어 보이는 젠틀맨. 사막보다 건조하고 황폐한 그를 본 순간 그녀는 예감했다. 거부할 수 없는 열기와 전율을……. <> 태하가 바 메르시에 도착해 안쪽을 살폈다.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 턱을 괴고 앉은 홍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눈이 서서히 가늘어졌다. 긴 목과 섬약한 어깨선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듯 선을 그리고 있었다. 가만히 그녀의 옆얼굴을 바라봤다. 깊고 처연한 슬픔이 고독과 뒤섞여 검고 푸르게 차오르고 있었다. 우아하게 틀어 올려 정수리 뒤에 고정시킨 그녀가 서서히 시선을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이미 몇 잔 비웠는지 위스키 병의 반쯤이 비워져 있었다. “일찍 온 모양이군.” 그녀가 투명한 립글로스를 발라 입술 색깔만 엷게 표현된 분홍빛 입술을 천천히 휘어 올렸다. 무언가 이상하다. 팽팽하게 조율되어 있어 한 치의 틈도 용납하지 않았던 강홍연이 아니었다. 그가 곁에 앉아 그녀의 엷은 브라운 빛 동공을 쳐다봤다. 탁자 위에 밝혀둔 자그마한 우즈윅 촛대에서 오묘한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의 눈동자가 촛불을 바라본 덕분에 그녀의 눈동자 빛깔도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나?” 홍연이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턱을 괸 채로 다시 야경을 응시했다. 만사 귀찮다는 표정이 권태로워 보였다. 그가 말을 걸지 않았을 때까지만 해도 머금고 있던 푸르고 시리던 한기는 이미 사라졌다. 자신의 감정을 절대 노출하지 않도록 훈련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굴었다. “의외더군. 강홍연 씨가 먼저 나를 찾을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어.” “내가 왜 좋아요?” 갑자기 날아든 스매싱에 그는 망설임 없이 맞받아쳤다. “첫눈에 반했다는 유치한 대답밖엔 해줄 말이 없군.” “정말 유치하네.” 그녀가 입술 끝을 잔혹하게 비틀어 올렸다. “그 감정이 결혼까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것인가요?” 턱을 괴고 나른하게 앉아 있던 그녀가 천천히 허리를 곧추세우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똑바로 정시했다. 그녀가 이렇게 정색하고 자신을 바라볼 때면 관능의 물결이 전신을 휘덮어 야성적인 본능에 사로잡히고 만다. 노골적인 열망을 담고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을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다른 여자들 따윈 그대로 끌고 호텔 룸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지만, 강홍연은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 뺨따귀 정도는 미리 각오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강홍연은 철저히 금욕적인 여자가 아니던가! 왜 갑자기 그를 향해 자신의 본능을 고스란히 열어 보인단 말인가! 그가 미간을 좁히고 그녀를 꿰뚫을 듯 지독하게 응시했다. “결혼은 좀 이르지 않나?” “그렇죠. 당신의 사귀자는 제안은 됐어요. 곧 서른을 앞둔 재벌가의 후계자가 연애를 하는 건 아주 위험한 짓이에요. 차라리 나랑…… 잘래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귀는 건 싫은데 섹스는 가능하다, 말하는 여자의 본심을 그가 감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자신을 버리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금 그녀의 태도는 놀랍도록 냉철했고, 그녀의 제안은 마치 사업 제안서를 내놓듯 간결했다. 단순한 타협만으로도 자신을 품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여자. 그렇다면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는데, 혀끝이 썼다. 부유한 집안의 여식이기 때문에 그를 같잖게 보고 이렇게 지분거리는 것이라면 용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원수 집안의 딸이 아닌가! “나를 가지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쿡쿡!” 그녀가 간헐적으로 몸을 떨며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당신 같은 남자를 어떻게 가지고 놀아요? 당신이 먼저 나에게 흥미를 보였으니까, 난 당신에게 섹스 파트너가 되어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적어도 당신에게 성적인 흥미는 느끼고 있으니까.” 도무지 이해불가였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태도 변화에 혼란스러운 건 그였다. “하나…… 조건이 있어요.” 태하가 경직된 얼굴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의 시선이 소름끼치도록 냉정하고 서늘해졌다. “결혼해요. 그게 조건이에요.” 갑자기 연타로 잽이 날아들었다. 뇌가 얼얼하도록 흔들리는 그런 엄청난 힘이 실린 잽. 이건 예상에도 없던 전개였다. 강민국이 먼저 제안했던 것을 채 3개월도 채울 필요도 없이 갖게 생겼다. 그러나 한 가지, 강민국과 강홍연이 동시에 그를 자신들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려 한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홍연에게 이유를 묻는데도 절대 이유를 순순히 알려줄 그녀가 아니었다. “일어나.” 홍연이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따라와. 우선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그가 그녀의 팔뚝을 잡아 일으키자, 이미 취기를 느끼는 그녀의 몸이 조금 휘청거렸다. 태하는 팔을 뻗어 그녀의 겨드랑이 아래쪽으로 손을 밀어 넣어 그녀를 부축했다. 그는 곧장 홍연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그의 집으로 이동했다. 일류기업의 장녀와 호텔로 이동하는 건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기에 굳이 그의 집을 선택했다. 태하는 그녀를 부축해 현관을 열고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홍연이 휘청거리며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 태하는 상의 재킷을 벗어두고 그녀 앞에 한 무릎을 접고 앉았다. 홍연이 초점 없는 눈동자로 그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무표정한 여자, 감흥 같은 건 모를 것 같은 도자기 인형처럼 흠결 하나 없이 완벽한 미인. 그나마 취기 때문에 몽롱해진 눈동자가 살가웠다. 그가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날카로운 턱 선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녀가 흠칫 놀라더니 미간을 촘촘하게 구겼다. “뭐죠?” “결혼하자며?” “그런데요?” “통과의례라고 생각해.” 태하가 손으로 그녀의 턱을 감싸 쥐더니 서서히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녀의 몸이 자연스럽게 뒤로 점점 젖혀졌다. 그를 자신도 모르게 자석의 반대 극처럼 밀어내려 했지만, 이미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낙인을 찍었다. 홍연은 가만히 석상처럼 굳은 얼굴로 어떤 감흥도 없다는 듯 텅 빈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키스. 태어나 처음 해 보는 것이었다. 홍연은 분석하듯 그의 입술이 닿은 자리를 느껴 보았다. 뜨거운 무언가가 닿은 듯 얼얼하고, 닿았다는 감촉 자체보다 더 에일 듯한 감각이 전신을 뜨겁게 휘감았다. 그녀의 발바닥에서부터 불붙은 열기가 빠른 속도로 모든 혈관을 지배했다. 살갗을 태울 것 같은 열기가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늘 기초체온보다도 낮아 몹시 추위를 느끼던 그녀가 지금은 체온이 견딜 수 없이 뜨거워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 너무 놀란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셔츠 깃을 꽉 움켜쥐었다. 멋모르고 덤빈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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